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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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4-13~2026-05-13
문학/출판40%
문화 일반27%
인사일반12%
학술6%
역사3%
사회일반3%
만화3%
인공지능3%
기타3%
  • 해방촌 ‘거리 집사’ 황인숙…고양이로 풀어낸 돌봄의 이야기

    1984년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로 등단한 황인숙 시인(68). 그는 매일 오후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서울 용산구 해방촌을 돌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 높낮이가 만만치 않은 언덕배기 해방촌 일대를 오르내리며, 길고양이들을 위해 쓰는 시간만 하루 8~10시간. 해방촌 한 집에서만 20년째 살아온 그는 어느새 동네 길고양이들의 ‘거리 집사’가 됐다.그 경험은 최근 단편소설 ‘하얀 새틴의 밤’에 담담하게 스며들었다. 작품에는 매일 고양이의 밥을 챙기는, 시인을 닮은 화자가 등장한다. 고양이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화자는 이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더는 좋아할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눈이다. 눈비가 내리면 고양이 밥이 완전히 무방비로 망가지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굶어 죽을 지경이 아니면 젖은 건사료를 먹지 않는다. 우아한 고양이들 같으니라고, 소복이 쌓인 눈 아래 멀쩡한 밥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끝내 굶고 만다. 하늘에서는 얇디얇은 새하얀 새틴 커튼이 끝없이 내려온다. 아름다운 풍경마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화자는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체력의 한계 앞에서 화자는 돌봄의 한계를 경험한다. 삶의 피로가 쌓이며 ‘돌봄의 동선’은 조금씩 무너진다. 미처 돌보지 못한 고양이에 대한 연민, 사라져버린 고양이에 대한 죄책감은 겨울밤 흰 눈처럼 차곡차곡 쌓여간다. 섬세하고 따뜻한 언어로 관계와 돌봄의 윤리를 되묻는 소설이다.이 작품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테마 소설집 ‘고양이, 부르면 오지 않는 것들’(잉걸북스)에 수록됐다. 황인숙, 이순원 등 원로 작가와 서성란, 고은규, 권혜린, 염기원, 이수경, 양정규, 강혜림, 이호준 등 개성 강한 중견·신진 작가들이 함께했다.양정규의 ‘떠나도 괜찮아’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찾아온 고양이 가족을 돌보며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강혜림의 ‘살아 있다는 행위’는 마당을 지키려 고양이를 밀어내던 인물이 배제에서 화해로 이동하는 변화를 담아냈다. 고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관계, 돌봄과 상실,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게 풀어낸 10편의 소설이 묶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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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후위기는 아이들에게 ‘호흡위기’다

    “어린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세상은 알아듣지 못한다.” 여덟 살 때 히로시마 원폭을 겪은 평화운동가 오구라 게이코의 이 말로 신간은 문을 연다. 우리는 또 무엇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겐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지구 평균기온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한다. 산불과 허리케인, 폭염 뉴스는 일상이 됐다.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감각이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도시인 네바다주 리노에서 일하는 소아과 의사가 쓴 이 책은 바로 그 무감각을 깨우기 위해 기후 변화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현재 미국에선 초대형 산불이 되풀이되며 시애틀에서 로스앤젤레스, 미줄라 같은 도시에 사는 700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산불 시즌마다 짙은 연기를 들이마신다. 의사인 저자의 머릿속 ‘계절성 질환 달력’에도 변화가 생겼다. ‘독감 유행 기간’ 옆에 ‘산불 기간’이 추가됐다.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그때 몰려오기 때문이다. 산불이 남기는 미세입자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 이 입자들은 바람을 타고 수천 km를 이동하며, 크기가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해 혈류를 따라 심장과 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남부 캘리포니아의 산불을 분석한 연구들은 연기 노출 지역 어린이들에게 천식, 기관지염, 폐렴, 알레르기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5세 이하 유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성 오염물질인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역시 어린이에게 더 치명적이다. 성인은 간 효소가 일부 독성 물질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배출하지만, 태아와 영유아는 이러한 방어 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 같은 농도에 노출돼도 어린이가 더 깊은 피해를 보는 이유다. 더 우려스러운 건 오염이 어린이의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미세 오염 입자가 많은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아이들은 학습 장애, 주의력 부족,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잇따른다. 멕시코시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뇌 영상 검사에선 절반 이상에서 전전두엽 염증이 발견됐다. 계획하고 기억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영역이 손상된 것. 기후 위기는 단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인지 능력까지 위협하고 있다. 정신적 상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대홍수와 초강력 허리케인, 대형 산불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지만, 재난 통계는 어린이들이 겪는 실제 경험을 거의 설명하지 못한다. 집이 무너지고 학교가 사라지고 공동체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깊은 트라우마를 겪는다. 자연재해를 경제적 손실로만 환산하면, 이처럼 오래 지속될 정서적 상처는 보이지 않게 된다. 신간은 기후 위기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건강 문제로 재정의한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어린이들이 내몰려 있음을 보여준다. 어른들이 만든 변화가 가장 작은 몸에서 먼저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오구라 게이코의 말처럼, 어린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보여주지 않으면 세상은 알아듣지 못한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세계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위기의 신호를 계속 듣고 있기만 할 것인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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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오만과 편견’ 읽다가, 주인공과 연애상담

    “다아시, ‘결혼할 사람’이란 확신은 언제 생기나요?” “그 사람이 빠진 미래가 어색할 때입니다. 여행, 이사, 나이 든 모습…. 이런 장면들 속에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서 있다면, 이미 마음은 장기적인 동반자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지요.” 여기서 다아시는 누굴까.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남자 주인공을 떠올렸다면, 정답이다. 다만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 속 장면은 아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미스터 다아시’와의 대화다. 해외 AI 스타트업이 개발한 캐릭터 기반 챗봇 서비스로, 다아시의 생각과 화법을 재현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작중 인물의 생각과 화법을 AI 기술로 재현한 챗봇과 대화하며 책을 읽는 ‘AI 독서’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다아시는 물론 ‘해리 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나 ‘마법천자문’ 손오공과도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이 등장했다. 심지어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와 인생 상담도 가능하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일단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봤다.● 소설 속 인물과 연애 상담먼저 디아시. 요즘 주 관심사인 연애가 궁금했다. “한국어로 말해도 될까요?” “낯선 음률이지만, 그대와의 대화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배우겠습니다.” “당신은 엘리자베스에게 언제 확신을 가졌나요?” “저는 늘 조건을 따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문, 평판, 이익. 그러나 그녀와 함께 있을 때 저는 계산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사람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소설에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첫 청혼을 거절당했다. 그래서 물어봤다. “거절당하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나요?” “다시 고백하기 위해 일어선 게 아닙니다. 그녀가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그 결과로… 다시 기회가 온 것뿐입니다.” AI라는 걸 아는데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내친김에 미국의 한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헤르미온느와도 대화해 봤다.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면 어느 기숙사에 갈까”를 물었더니, 잠시 뒤 답이 왔다. “지금까지 대화를 보면 래번클로일 수도 있겠어요. 질문 방식이 분석적이니까요. 다만 비밀스럽고 계획적인 면이 있다면… 슬리데린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질지도 몰라요!”● “결국 판단은 인간의 몫”이쯤 되면 독서가 아니라 ‘등장인물 인터뷰’에 가깝다. 책을 읽고 해석하는 대신, 인물에게 직접 질문하는 독서 방식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밀리의서재’가 작가나 등장인물 말투를 구현한 ‘AI 페르소나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냉소적인 화법으로 답하는 챗봇이나 ‘마법천자문’ 손오공 챗봇 등이 대표적. 밀리의서재 측은 “쇼펜하우어의 특징을 강화하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를 주요 텍스트로, 작가의 생애나 에피소드, 관련 인물 등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도 AI에게 물어볼 수 있다. 플라톤의 ‘국가’와 관련해 “소크라테스가 묘사한 참주정의 특징”을 물어봤다. AI는 “시민의 재산을 강제로 한꺼번에 빼앗고, 납치해 노예로 삼는 등 폭력적이고 부도덕한 통치 형태”란 답변과 함께, 연관된 본문의 두 대목을 안내했다. 출판 전문가들은 이런 AI 대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풀 동영상을 ‘쇼츠’로 보는 리듬이 독서에도 적용된 것 같다”면서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처음부터 두꺼운 책으로 읽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히스클리프(폭풍의 언덕 등장인물) 챗봇’ 채팅이 독서 장벽을 낮춰 준다면 나쁠 건 없다”고 했다. 다만 “히스클리프 챗봇과 대화했다고 ‘폭풍의 언덕’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완성된 전체로서의 텍스트가 있는데, 자칫하면 복잡한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AI 활용이 독서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지만, 해석과 판단은 독자 몫이란 조언도 나왔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AI가 엉뚱한 답을 줬을 때 잘못됐다는 걸 깨칠 수 있다면, 거기서 또 다른 상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AI가 정답을 줄 것이라 기대하기보단 계속 질문을 던지고 훈련시키며 필요한 것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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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헤르미온느 소환했더니…“당신은 슬리데린 교수님 스타일”

    “다아시, ‘결혼할 사람’이란 확신은 언제 생기나요?”“그 사람이 빠진 미래가 어색할 때입니다. 여행, 이사, 나이 든 모습…. 이런 장면들 속에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서 있다면, 이미 마음은 장기적인 동반자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지요.”여기서 다아시는 누굴까.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남자주인공을 떠올렸다면, 정답이다. 다만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 속 장면은 아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미스터 다아시’와 대화다. 해외 AI 스타트업이 개발한 캐릭터 기반 챗봇 서비스로, 다아시의 생각과 화법을 재현하도록 설계됐다.최근 작중 인물의 생각과 화법을 AI 기술로 재현한 챗봇과 대화하며 책을 읽는 ‘AI 독서’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다아시는 물론 ‘해리 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나 ‘마법천자문’ 손오공과도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이 등장했다. 심지어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와 인생 상담도 가능하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일단 직접 몸으로 부딪혀 봤다.● 소설 속 인물과 연애 상담먼저 다아시. 요즘 주 관심사인 연애가 궁금했다.“한국어로 말해도 될까요?”“낯선 음률이지만, 그대와의 대화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배우겠습니다.”“당신은 엘리자베스에게 언제 확신을 가졌나요?”“저는 늘 조건을 따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문, 평판, 이익. 그러나 그녀와 함께 있을 때 저는 계산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사람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소설에서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첫 청혼을 거절당했다. 그래서 물어봤다.“거절당하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나요?”“다시 고백하기 위해 일어선 게 아닙니다. 그녀가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그 결과로… 다시 기회가 온 것뿐입니다.”AI라는 걸 아는데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내친 김에 미국의 한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헤르미온느와도 대화해 봤다.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면 어느 기숙사에 갈까”를 물었더니, 잠시 뒤 답이 왔다.“지금까지 대화를 보면 래번클로일 수도 있겠어요. 질문 방식이 분석적이니까요. 다만 비밀스럽고 계획적인 면이 있다면… 슬리데린 교수님들이 관심을 가질지도 몰라요!”● “결국 판단은 인간의 몫”이쯤 되면 독서가 아니라 ‘등장인물 인터뷰’에 가깝다. 책을 읽고 해석하는 대신, 인물에게 직접 질문하는 독서 방식인 셈이다.국내에서도 ‘밀리의서재’가 작가나 등장인물 말투를 구현한 ‘AI 페르소나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냉소적인 화법으로 답하는 챗봇이나 ‘마법천자문’ 손오공 챗봇 등이 대표적. 밀리의서재 측은 “쇼펜하우어의 특징을 강화하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를 주요 텍스트로, 작가의 생애나 에피소드, 관련 인물 등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도 AI에게 물어볼 수 있다. 플라톤의 ‘국가’와 관련해 “소크라테스가 묘사한 참주정의 특징”을 물어봤다. AI는 “시민의 재산을 강제로 한꺼번에 빼앗고, 납치해 노예로 삼는 등 폭력적이고 부도덕한 통치 형태”란 답변과 함께, 연관된 본문의 두 대목을 안내했다.출판 전문가들은 이런 AI 대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풀 동영상을 ‘쇼츠’로 보는 리듬이 독서에도 적용된 것 같다”면서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처음부터 두꺼운 책으로 읽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히스클리프(폭풍의 언덕 등장인물) 챗봇’ 채팅이 독서 장벽을 낮춰준다면 나쁠 건 없다”고 했다. 다만 “히스클리프 챗봇과 대화했다고 ‘폭풍의 언덕’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완성된 전체로서의 텍스트가 있는데, 자칫하면 복잡한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결국 AI 활용이 독서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지만, 해석과 판단은 독자 몫이란 조언도 나왔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AI가 엉뚱한 답을 줬을 때 잘못됐다는 걸 깨우칠 수 있다면, 거기서 또 다른 상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AI가 정답을 줄 것이라 기대하기보단 계속 질문을 던지고 훈련시키며 필요한 것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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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리 탄생 100주년, 미공개 詩 47편 공개

    “멀리 가까이/연인같이 오누이같이/다가서고 물러나는 섬,/순박한 사공 아저씨/환하게 웃던 얼굴/지금은 모두 전설이다”(시 ‘고향 항구’에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박경리 작가(1926∼2008)의 미공개 시 47편이 수록된 유고 시집 ‘산다는 슬픔’(사진)이 출간됐다. 박 작가는 대하소설 ‘토지’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생전에 200편에 가까운 시를 발표한 시인이기도 하다. 소설가로 등단하기 1년 전인 1954년, 상업은행 행우회 사보 ‘천일’에 발표한 ‘바다와 하늘’이 첫 발표작이었으며, 이후 다섯 권의 시집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토지문화재단이 소장해 온 자료 가운데 ‘너무 솔직하고 개인적’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시 47편을 선별했다. 제목이 없는 시에는 작가의 외손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작가의 삶과 문학을 바탕으로 가제를 붙였다. 시집엔 고인의 육필 원고 일부도 함께 실렸다. 향토어와 구어체가 어우러진 박경리 특유의 말맛과 호흡을 확인할 수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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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랑시문학상에 최형일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

    동아일보사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3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최형일 시인(64·사진)의 시집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2025년·파란)가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초혜, 이숭원, 고운기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가운데 최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최 시인의 작품을 “매우 깊고 치밀한 시적 디자인 속에서 나온 시집”이라며 “일상의 무료한 전개에 혁신적으로 저항하는 의식의 세계를 짜놓았다”고 평했다. 이번 수상은 영랑시문학상 사상 처음 공모를 통해 수상작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집의 모두(冒頭)에 실린 ‘시뮬라크르의 봄’ 연작 산문시는 시집 전체의 주제를 암시하는 작품이다. “언제인지, 언제부터인지 늘 같은 바다는 어디부터인지 읽고 간 문장인지, 기억나지 않는 부두에 삶을 켠다”는 구절이 시집 전반의 정서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소 현학적이고 작위적인 요소가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짧은 시들에서는 서정시로서의 안정감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시간은 나를 덮친 강물이기에/나는 강으로 머물고/강물은 되돌릴 수 없음으로 흐르네”(시 ‘꽃’에서), “깨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움푹 팬 바탕의 무늬를 담은/하얗고 뾰족한 몸의 기억이다”(시 ‘백색 항아리’에서) 등의 구절을 예로 들며 시적 완성도를 높이 샀다. 특히 표제시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는 시집의 정서를 집약한 작품으로 언급됐다. “검은 돛배가 부두에 잠든다/리스본 바닷가 선술집 파두처럼/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던 화살처럼/기약도 없이 파도는 푸른 자락을 끌어/모래의 기억을 사막처럼 읽는다”(시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에서)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시인의 생애에서 모든 것은 ‘돌아오지 않던 화살’이었는지 모르고 ‘모래의 기억’만 남은 ‘사막’인지 모른다”며 “우리의 생애 또한 그러할지 모르며, 우리가 쓰고 읽는 시가 거기서부터 일어나게 하는 위안과 기적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 문학을 연 영랑 시 정신의 맥을 잇는 문학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다시 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한다”며 “접속돼 있으나 고립돼 있고, 정보는 넘치지만 의미는 결핍돼 있다. 새로운 합리성이 절실히 필요한 분기점에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젊은 날 문학을 시작했다가 교직 생활로 쉬었지만 늘 목마름이 있었어요. 늦게 다시 대학원(추계예술대학원)에서 문학과 새로운 만남을 찾으려 했습니다. 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삶을 긍정하는 힘이며, 설명이 아니라 살아내게 하는 언어예요.” 최 시인은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충청 지역에서 성장했으며 현재 경남 창원에 거주하고 있다. 충남대 공업교육대 기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경남도교육청 산하 중고등학교에서 35년간 교직 생활(기술가정) 뒤 지난해 2월 퇴임했다. 1990년 ‘시와 의식’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나비의 꿈’(2002년), ‘아무도 울지 않는 시간이 열리는 나무’(2024년)를 펴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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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솔직해 공개 못한’ 박경리 시 47편, 유고 시집으로 출간

    “멀리 가까이/연인같이 오누이같이/다가서고 물러나는 섬,/순박한 사공 아저씨/환하게 웃던 얼굴/지금은 모두 전설이다”(시 ‘고향 항구’에서)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박경리 작가(1926~2008)의 미공개 시 47편이 수록된 유고 시집 ‘산다는 슬픔’이 출간됐다. 박 작가는 대하소설 ‘토지’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생전에 200편에 가까운 시를 발표한 시인이기도 하다. 소설가로 등단하기 1년 전인 1954년, 상업은행 행우회 사보 ‘천일’에 발표한 ‘바다와 하늘’이 첫 발표작이었으며, 이후 다섯 권의 시집을 펴냈다.이번 시집은 토지문화재단이 소장해 온 자료 가운데 ‘너무 솔직하고 개인적’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시 47편을 선별했다. 제목이 없는 시에는 작가의 외손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작가의 삶과 문학을 바탕으로 가제를 붙였다.시집엔 고인의 육필 원고 일부도 함께 실렸다. 향토어와 구어체가 어우러진 박경리 특유의 말맛과 호흡을 확인할 수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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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회 영랑시문학상, 최형일 시집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 선정

    동아일보사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3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최형일 시인(64)의 시집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2025년·파란)가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초혜, 이숭원, 고운기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가운데 최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심사위원들은 최 시인의 작품을 “매우 깊고 치밀한 시적 디자인 속에서 나온 시집”이라며 “일상의 무료한 전개에 혁신적으로 저항하는 의식의 세계를 짜놓았다”고 평했다. 이번 수상은 영랑시문학상 사상 처음 공모를 통해 수상작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시집의 모두(冒頭)에 실린 ‘시뮬라크르의 봄’ 연작 산문시는 시집 전체의 주제를 암시하는 작품이다. “언제인지, 언제부터인지 늘 같은 바다는 어디부터인지 읽고 간 문장인지, 기억나지 않는 부두에 삶을 켠다”는 구절이 시집 전반의 정서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소 현학적이고 작위적인 요소가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짧은 시들에서는 서정시로서의 안정감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시간은 나를 덮친 강물이기에/나는 강으로 머물고/강물은 되돌릴 수 없음으로 흐르네”(시 ‘꽃’에서), “깨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움푹 팬 바탕의 무늬를 담은/하얗고 뾰족한 몸의 기억이다”(시 ‘백색 항아리’에서) 등의 구절을 예로 들며 시적 완성도를 높이 샀다.특히 표제시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는 시집의 정서를 집약한 작품으로 언급됐다.“검은 돛배가 부두에 잠든다/리스본 바닷가 선술집 파두처럼/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던 화살처럼/기약도 없이 파도는 푸른 자락을 끌어/모래의 기억을 사막처럼 읽는다”(시 ‘밤비가 파두에 젖는다’에서)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시인의 생애에서 모든 것은 ‘돌아오지 않던 화살’이었는지 모르고 ‘모래의 기억’만 남은 ‘사막’인지 모른다”며 “우리의 생애 또한 그러할지 모르며, 우리가 쓰고 읽는 시가 거기서부터 일어나게 하는 위안과 기적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최 시인은 수상 소식을 듣고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 문학을 연 영랑 시정신의 맥을 잇는 문학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다시 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한다”며 “접속돼 있으나 고립돼 있고, 정보는 넘치지만 의미는 결핍돼 있다. 새로운 합리성이 절실히 필요한 분기점에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젊은 날 문학을 시작했다가 교직 생활로 쉬었지만 늘 목마름이 있었어요. 늦게 다시 대학원(추계예술대학원)에서 문학과 새로운 만남을 찾으려 했습니다. 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삶을 긍정하는 힘이며, 설명이 아니라 살아내게 하는 언어예요.”최 시인은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충청 지역에서 성장했으며 현재 경남 창원에 거주하고 있다. 충남대 공업교육대학 기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경남도교육청 산하 중고등학교에서 35년간 교직 생활(기술가정) 뒤 지난해 2월 퇴임했다. 1990년 ‘시와 의식’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나비의 꿈’(2002년), ‘아무도 울지 않는 시간이 열리는 나무’(2024년)를 펴냈다.시상식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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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스키, 재즈, 달리기… 하루키와의 이야기

    갓 구운 핫케이크를 네 조각으로 자른 뒤 그 위에 콜라 한 병을 붓는다. 식사와 음료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엉뚱한 발상.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7)의 1979년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년)에 나오는 장면이다. 일상의 사소한 취향과 기호품을 과감하게 끌어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하루키 특유의 방식이 잘 드러난다. 27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개막한 기획전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작가의 ‘취향의 세계’를 공간으로 옮겼다. 일본 와세다대 국제문학관과 협력해 무라카미 작가가 소장한 ‘노르웨이의 숲’ 해외판 출간본 42권과 재즈 LP 음반 등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작가와 35년간 협업하며 책 표지와 삽화를 맡았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1942∼2014)의 원화 180점도 함께 전시됐다. 28일 찾은 전시장에는 음식, 위스키, 재즈, 달리기, 티셔츠 등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들이 모형과 자료 형태로 배치돼 있었다. ‘콜라를 부은 핫케이크’도 전시장 한편에 음식 모형으로 놓였다. 장편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실직 후 집에 머물던 오카다 도루가 혼자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 ‘노르웨이의 숲’에서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처음 만날 때 먹은 버섯 오믈렛과 완두콩 샐러드도 재현돼 있다. 위스키를 모아둔 코너도 따로 마련됐다. 무라카미 작가의 소설에서 위스키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된다. 전시는 실제 위스키 병들을 배치해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노르웨이의 숲’에서 주인공들이 아버지 몰래 시바스 리갈을 마시는 장면, ‘1Q84’의 아오마메가 라벨에 그려진 돛단배 때문에 커티삭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 등이 위스키 병마다 하단 설명문으로 함께 소개됐다. 무라카미 작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재즈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고교 시절부터 음반을 수집해 온 그는 LP를 약 1만5000장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엔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운영했던 재즈 카페 ‘피터 캣’에서 실제 사용했던 LP가 전시됐다. 마지막 동선은 지하 공간으로 이어진다. ‘하루키 재즈 킷사’라는 네온사인이 켜진 어두운 공간에 프로젝터 영상이 흐르고, 관람객은 빈백에 기대 앉아 재즈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을 관람하는 동선이라기보다 실제 재즈 카페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다. 소설 속 인물들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연출이다. 작가로부터 영감을 받은 미술가들의 작업도 함께 소개됐다. 강애란 작가는 그의 소설 10편을 모티프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제목이 붙은 작은 책을 관람객이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 작품 속 문장이 일본어와 한국어로 거울에 투사되며 동시에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도 재생된다. 텍스트를 영상과 사운드로 확장해 작가의 문장을 다른 감각으로 체험하도록 했다. 8월 2일까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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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스키부터 재즈 LP 음반까지…하루키의 취향을 옮겨놓은 이곳

    갓 구운 핫케이크를 네 조각으로 자른 뒤 그 위에 콜라 한 병을 붓는다. 식사와 음료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엉뚱한 발상.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7)의 1979년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년)에 나오는 장면이다. 일상의 사소한 취향과 기호품을 과감하게 끌어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하루키 특유의 방식이 잘 드러난다.27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개막한 기획전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작가의 ‘취향의 세계’를 공간으로 옮겼다. 일본 와세다대 국제문학관과 협력해 무라카미 작가가 소장한 ‘노르웨이의 숲’ 해외판 출간본 42권과 재즈 LP 음반 등을 국내 처음 소개했다. 작가와 35년간 협업하며 책 표지와 삽화를 맡았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安西水丸·1942~2014)의 원화 180점도 함께 전시됐다.28일 찾은 전시장에는 음식, 위스키, 재즈, 달리기, 티셔츠 등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들이 모형과 자료 형태로 배치돼 있었다. ‘콜라를 부은 핫케이크’도 전시장 한편에 음식 모형으로 놓였다. 장편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실직 후 집에 머물던 오카다 도루가 혼자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 ‘노르웨이의 숲’에서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처음 만날 때 먹은 버섯 오믈렛과 완두콩 샐러드도 재현돼 있다.위스키를 모아둔 코너도 따로 마련됐다. 무라카미 작가의 소설에서 위스키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된다. 전시는 실제 위스키 병들을 배치해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노르웨이의 숲’에서 주인공들이 아버지 몰래 시바스 리갈을 마시는 장면, ‘1Q84’의 아오마메가 라벨에 그려진 돛단배 때문에 커티삭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 등이 위스키 병마다 하단 설명문으로 함께 소개됐다.무라카미 작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재즈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고교 시절부터 음반을 수집해 온 그는 LP를 약 1만5000장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엔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운영했던 재즈 카페 ‘피터 캣’에서 실제 사용했던 LP가 전시됐다. ‘낸시 윌슨 & 캐넌볼 애덜리’ 음반 오른쪽 하단엔 피터 캣의 로고였던 고양이 도장이 찍혀 있다.마지막 동선은 지하 공간으로 이어진다. ‘하루키 재즈 킷사’라는 네온사인이 켜진 어두운 공간에 프로젝터 영상이 흐르고, 관람객은 빈백에 기대 앉아 재즈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을 관람하는 동선이라기보다 실제 재즈 카페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다. 소설 속 인물들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연출이다.작가로부터 영감을 받은 미술가들의 작업도 함께 소개됐다. 강애란 작가는 그의 소설 10편을 모티프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제목이 붙은 작은 책을 관람객이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 작품 속 문장이 일본어와 한국어로 거울에 투사되며 동시에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도 재생된다. 텍스트를 영상과 사운드로 확장해 작가의 문장을 다른 감각으로 체험하도록 했다. 8월 2일까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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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노벨상 이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가 한강이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을 수상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작별하지 않는다’(영어 제목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2025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 작품에 대해 “눈이 부실 정도로 음울하고 황량한 날씨와 속삭이는 듯한 문장들로 가득한 작품”이라며 “제주4·3사건의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예술적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평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번역서를 포함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 도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미국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심사한다. 퓰리처상·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 3대 도서상으로 꼽힌다. 시상은 소설·논픽션·전기·자서전·시·비평 등 6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환상통’(영어 제목 ‘Phantom Pain Wing’, 최돈미 시인 번역) 이후 두 번째이며 소설 부문에서는 처음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해 1월 펭귄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 호가스에서 출간됐으며 영문 번역은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맡았다. 소설은 제주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풀어냈다.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을 대신해 제주도의 빈집을 찾은 소설가 경하가 인선 어머니의 기억을 따라가며 억눌린 과거사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함께 한강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문단 안팎에서는 이 작품이 한강의 주요작 가운데서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함께 최종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는 캐런 러셀의 ‘해독제’, 케이티 기타무라의 ‘오디션’, 솔베이 발레의 ‘부피 계산에 관하여 3’ 등이 있다. 한강 작가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출판사 편집장이 대독한 수상 소감에서 그는 “이 책을 위해 내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놀라운 연결을 만들어준 두 번역자,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번역가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며 “여러분의 놀라운 응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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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엄마됨, 보람만으론 덮을 수 없는 억울함에 대하여

    일본인 여성 무라타 사야 씨는 28세이던 2013년 첫째 아들을 낳았다. 곧바로 24시간 ‘독박 육아’가 시작됐다. 그해 일본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에 불과했다. 남편은 금세 육아에서 발을 뺐다. 아들이 다섯 살 무렵, 몇 시간씩 울음을 그치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는 행동이 석 달 동안 계속됐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떼를 쓸 때는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혼자서 감당하는 시간은 길었다. 정신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도 찾아왔다.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혼자’라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필요했던 그녀는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마음건강 상담창구에 전화를 걸었다. “혼자라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워서요. 통화 연결 상태로 둬도 되나요?”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함께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상담사들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줬다. 고독을 견디기 위해 찾아낸 최소한의 방법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최악의 시기를 가까스로 버텼다. 이런 서사는 대개 정해진 결말로 이어진다. 힘들지만 결국 아이는 사랑스럽고, 고통은 성장으로 이어지며, 엄마가 되는 일은 보람 있는 경험이라는 식이다. 독박 육아의 고통조차 ‘숭고한 희생’으로 포장된다. 그러나 일본 NHK 기자와 PD가 “엄마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이 책은 그 익숙한 결론을 의심한다.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말한다. 후회한다고 하면 금기를 깨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후회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고. 마음껏 후회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데서 출발해 이후를 고민하자고 한다. 엄마가 되는 일에 어떻게 ‘보람’만 따를 수 있을까. 이들은 과도한 책임에 대한 분노, 자기답게 살지 못한 슬픔,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던 억울함,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다양한 감정을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책이 절망만을 담은 건 아니다. 엄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출구를 찾는다.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건 아이와의 ‘거리’.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던 미호 씨는 아이와 함께 죽음을 떠올리기까지 했지만, “엄마가 죽어도 나는 살겠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오히려 해방감을 느꼈다. 무라타 씨 역시 후회를 인정한 뒤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자신이 육아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다른 일에서 더 큰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좋은 엄마라면 어떻게 할까” 대신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묻기 시작했다. 저출산 시대에 이런 책은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다는 비난을 받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의도는 출산을 말리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엄마됨은 숭고하다’는 단일한 서사에 균열을 내는 데 있다. 힘들어도 보람을 말해야 한다는 기대 속에서는 현실의 문제를 드러낼 언어가 사라진다. 후회한다는 말은 그 금기를 깨는 첫 문장이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현실에 더 가까운 이야기, 그리고 다른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책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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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소설가 한강이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을 수상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작별하지 않는다’(영어제목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2025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 작품에 대해 “눈이 부실 정도로 음울하고 황량한 날씨와 속삭이는 듯한 문장들로 가득한 작품”이라며 “제주 4·3사건의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예술적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평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번역서를 포함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된 도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미국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심사한다. 퓰리처상·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 3대 도서상으로 꼽힌다. 시상은 소설·논픽션·전기·자서전·시·비평 등 6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수상한 것은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환상통(영어제목 ‘Phantom Pain Wing’, 최돈미 시인 번역) 이후 두 번째이며 소설 부문에서는 처음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해 1월 펭귄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 호가스에서 출간됐으며 영문 번역은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맡았다.소설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풀어냈다.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을 대신해 제주도의 빈집을 찾은 소설가 경하가 인선 어머니의 기억을 따라가며 억눌린 과거사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함께 한강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문단 안팎에서는 이 작품이 한강의 주요작 가운데서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함께 최종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는 캐런 러셀의 ‘해독제’, 케이티 기타무라의 ‘오디션’, 솔베이 발레의 ‘부피 계산에 관하여 3’ 등이 있다. 한강 작가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출판사 편집장이 대독한 수상 소감에서 그는 “이 책을 위해 내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놀라운 연결을 만들어준 두 번역자,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에 감사드린다”라며 번역가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며 “여러분의 놀라운 응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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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비평, 난해함 벗고 독서 길잡이로 변신

    21일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낯선 서가에 책 표지와 제목을 종이로 가린 ‘블라인드 북’들이 줄지어 놓였다. “이곳에서 사랑은, 드디어 영원하다”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넘기자 황인찬 시인의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문학동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고 보니, 문구는 시집 속 문장이 아니라 전승민 문학평론가의 평론집 ‘퀴어 (포)에티카’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종이를 벗겨 제목을 모두 맞춰 봤다는 독자 김하영 씨(34)는 “전시된 문장 몇 개만 봐도 다른 책들을 또 읽고 싶어 설레더라”며 “인아영 평론가의 ‘하찮고 아름다운 우리가 있다. 없지 않고 있다. 여기 있다.’ 같은 문장은 비평이라기보다 새로운 문학 작품을 하나 더 읽는 느낌”이라고 했다. 작품 속 문장이 아니라 그를 다룬 ‘비평 속 문장’으로 책을 소개한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마련한 순회전시 ‘쓰는 독자, 읽는 비평가’. 영풍문고에서 16∼22일 개최됐다. 이처럼 최근엔 ‘난해하다’는 인식이 있는 문학 비평의 문턱을 낮춰, 독서의 길잡이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와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르코는 문예지별로 흩어져 있던 비평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공공 디지털 아카이브 ‘한국문학 비평 아카이브(munjang.or.kr/criticism)’를 지난해 개설했다. 아카이브엔 ‘디스토피아’ ‘돌봄노동’ ‘한강 초기 소설’ ‘체호프’ 같은 키워드가 비평마다 상세하게 달려 있어, 키워드에 따라 비평을 검색하고 모아 볼 수 있다. 실제로 아카이브에서 ‘세대’와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 봤다. 김나영 평론가가 성해나 소설가의 ‘혼모노’를 분석한 평론, 심진경 평론가가 김애란 소설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다룬 평론 등 여러 편이 검색됐다. 해당 아카이브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개된다. 2024년 발표된 비평 원고 320여 건이 우선 게재됐고, 올해 말까지 2022∼2025년 발표된 700여 건이 더 올라올 예정이다.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는 “아카이브가 확장되면 연구가 용이해지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다양한 쓰임새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학평론가들이 비평 담론을 논의하고 교류하는 포럼도 활발하다. 아르코가 1월 개최한 ‘한국문학 비평 포럼’에는 강지희, 김영삼, 노태훈, 박혜진, 한영인, 홍성희 평론가가 참여해 최근 한국문학의 흐름을 짚었다. ‘광장’의 경험을 둘러싼 감정과 태도, 구간(舊刊)의 베스트셀러화, 비문학 독서 감소, 소셜미디어·플랫폼·팬덤 문화 등 변화한 독서 환경 속에서 문학이 어떻게 읽히고 수용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포럼은 9월 아르코 문학주간에도 한 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오 교수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국면에서도 비평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인식된 측면이 있다”며 “작품이 사회에 갖는 의미와 가치를 발굴해 제시하고 한국문학의 기초 체력을 담당하는 중심축이 바로 비평”이라고 강조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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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생 1인 1출판’ 함양 금반초… “좋은 이야기 위해 수업 적극 참여”[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한 아이가 공원에서 만난 작은 도마뱀을 집으로 데려온다. 도마뱀은 점점 자라 거대한 고질라가 된다. 사람들은 처음엔 겁에 질려 “떠나라!”고 외치지만, 마을에 큰불이 나자 고질라는 아파트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낸다. 주민들은 “겉모습만 보고 미워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한다. 고질라는 명예 소방관으로 임명된다. 이 이야기는 2017년생 ‘어린이 작가’ 최우진 군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책 ‘고질라가 나타났다’의 줄거리다. 경남 함양군 금반초등학교 2학년인 최 군은 1학년 때도 그림책 ‘상어랑 나랑’을 펴냈다.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출판에 어린 학생이 어떻게 도전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이 학교만의 특별한 방침이 숨어 있다. 금반초는 2023년부터 전교생이 ‘1인 1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원고 작성,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배우던 학생이 상어와 자신의 공통점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먹는다’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로 발전시켜 그림책으로 만드는 식이다. 이 같은 특화 교육이 알려지면서 전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14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35명으로 늘어났다. 학년당 평균 6명꼴이다. 학생들이 만든 책은 POD(주문형 출판) 방식으로 제작돼 교보문고를 통해 판매된다. 올해는 학생 각자가 1쇄 1000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기존 교내 도서관을 지역 주민과 학부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마을도서관’으로 재개관했다. 서가와 의자 등 집기를 보강해 도서관 기능을 강화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책들도 비치했다. 2023년 금반초에 부임한 백종필 교장은 “출판을 하게 되면 아이들의 수업 참여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좋은 주제를 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니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어른도 쉽지 않은 출판 경험을 6년 동안 쌓고 졸업한다면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자신감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농어촌 학교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히려 지금이 가장 좋은 교육을 시도할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연 만큼 온 가족이 책을 통해 함께 배우면서 가족 출판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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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험하는 佛작가 테송 “AI 시대일수록 여행 더 필요”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더 이상 떠날 수 없게 된다면…, 그 전에 죽음을 택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실뱅 테송(54)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극한의 탐험을 이어온 모험가다운 과감한 발언이었다. 올해 공쿠르상 홍보 작가 자격으로 주한 프랑스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처음 한국을 찾은 테송 작가는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세 개나 받은 유일한 작가다. 2009년 공쿠르상(소설 ‘노숙 인생’)을 시작으로 2011년 메디치상(에세이 ‘시베리아의 숲에서’)과 2019년 르노도상(에세이 ‘눈표범’)을 수상했다. 그는 19세 때부터 오지와 극한 환경을 찾아다닌 여행가이기도 하다. 눈표범을 보기 위해 영하 30도의 티베트 설산에서 30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잠복한 적도 있다. 바이칼 호수 근처 오두막에서 6개월간 은둔 생활을 하거나, 스키를 타고 4년에 걸쳐 알프스산맥을 횡단하기도 했다. 이번 방한 직전에도 북극 문화를 탐험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체류했다고 한다. 2014년 지붕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26곳이 골절되고 한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1년간의 재활을 거친 뒤 그 경험을 에세이 ‘검은 길 위에서’에 담았다. 테송 작가는 “흔히 큰 사고를 겪으면 조심스러워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자극과 위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며 “불행이 쫓아오지 않게 더 빨리 움직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근작 ‘바다의 기둥들’은 올해 내로 한국어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해식기둥을 다룬 책인데, 한국어로는 ‘주상절리’라는 걸 이번에 처음 배웠다”며 “굉장히 아름다운 단어다. 바로 지금 주상절리로 떠나서 등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여행의 의미는 더 커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테송 작가는 “AI는 인간의 결핍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핍을 만들어내고, 인간이 AI에 끌려가는 시대가 됐다”며 “기술 문명에 순응하기보다는 여행을 통해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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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 작가 탄생…‘1인 1출판’ 금반초 교육 눈길

    한 아이가 공원에서 만난 작은 도마뱀을 집으로 데려온다. 도마뱀은 점점 자라 거대한 고질라가 된다. 사람들은 처음엔 겁에 질려 “떠나라!”고 외치지만, 마을에 큰불이 나자 고질라는 아파트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낸다. 주민들은 “겉모습만 보고 미워해서 미안해”라고 사과한다. 고질라는 명예 소방관으로 임명된다.이 이야기는 2017년생 ‘어린이 작가’ 최우진 군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책 ‘고질라가 나타났다’의 줄거리다. 경남 함양군 금반초등학교 2학년인 최 군은 1학년 때도 그림책 ‘상어랑 나랑’을 펴냈다.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출판에 어린 학생이 어떻게 도전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이 학교만의 특별한 방침이 숨어있다.금반초는 2023년부터 전교생이 ‘1인 1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원고 작성,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직접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배우던 학생이 상어와 자신의 공통점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먹는다’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로 발전시켜 그림책으로 만드는 식이다.이 같은 특화 교육이 알려지면서 전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14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35명으로 늘어났다. 학년당 평균 6명꼴이다. 학생들이 만든 책은 POD(주문형 출판) 방식으로 제작돼 교보문고를 통해 판매된다. 올해는 학생 각자가 1쇄 1000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초에는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기존 교내 도서관을 지역 주민과 학부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마을도서관’으로 재개관했다. 서가와 의자 등 집기를 보강해 도서관 기능을 강화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책들도 비치했다.2023년 금반초에 부임한 백종필 교장은 “출판을 하게 되면 아이들의 수업 참여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좋은 주제를 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니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어른도 쉽지 않은 출판 경험을 6년 동안 쌓고 졸업한다면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자신감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학령인구 감소로 농어촌 학교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히려 지금이 가장 좋은 교육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연 만큼 온 가족이 책을 통해 함께 배우면서 가족 출판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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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험가 작가’ 실뱅 테송 “움직일 수 없다면 죽음 택할 것”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더 이상 떠날 수 없게 된다면… 그 전에 죽음을 택할 것 같습니다.”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 실뱅 테송(54)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극한의 탐험을 이어온 모험가다운 발언이었다.올해 공쿠르상 홍보 작가 자격으로 주한 프랑스대사관 초청을 받아 처음 한국을 찾은 테송은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세 개를 받은 유일한 작가다. 2009년 공쿠르상(소설 ‘노숙 인생’), 2011년 메디치상(에세이 ‘시베리아의 숲에서’), 2019년 르노도상(에세이 ‘눈표범’)을 수상했다.그는 19세 때부터 오지와 극한 환경을 찾아다닌 여행가이기도 하다. 눈표범을 보기 위해 영하 30도의 티베트 설산에서 30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잠복하거나, 바이칼 호수 근처 오두막에서 6개월간 은둔 생활을 자처했다. 스키를 타고 4년에 걸쳐 알프스산맥을 횡단하기도 했다. 이번 방한 직전에도 북극 문화를 탐험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체류했다.2014년에는 지붕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26곳이 골절되고 한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1년간 재활을 거친 뒤 그 경험을 에세이 ‘검은 길 위에서’에 담았다. 그는 “흔히 큰 사고를 겪으면 조심스러워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자극과 위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됐다”며 “불행이 쫓아오지 않게 더 빨리 움직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근작 ‘바다의 기둥들’은 연내 한국어로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해식기둥을 다룬 책인데 한국어로는 ‘주상절리’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배웠다”며 “굉장히 아름다운 단어다. 바로 지금 주상절리로 떠나서 등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여행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테송은 “AI는 인간의 결핍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핍을 만들어내고, 인간이 AI에 끌려가는 시대가 됐다”며 “기술 문명에 순응하기보다는 여행을 통해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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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관계 파고든 30년… 반대편 누군가가 삶을 붙드는 힘”

    “그거 아세요? 길을 걷다 보면 혼자 울고 다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을 ‘외계에서 온 지구인 행동 채집가’처럼 살아온 조경란 작가(57)의 말이다. 조 작가는 길을 걸을 때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고 했다. 버스를 타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도 사람들의 대화에 자연스레 몸이 기울어진다. 황태포 꼬리가 삐죽 솟은 에코백을 메고 가는 청년을 보면 ‘한여름에 황태포로 무엇을 할까’ 궁금해하다가 ‘누군가의 제사를 준비하는 길이겠구나’ 짐작하게 된다. 이렇게 사람들의 대화와 몸짓, 표정을 붙잡아 상상한 그 사람의 사정은 소설의 씨앗이 된다.최근 아홉 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문학동네·사진)를 낸 조 작가를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언젠가 조 작가가 동네 이탈리안 식당에 갔을 때 일이다. 그날따라 화장실 문에 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반대편 사람 주의”. 문을 세게 열었다간 문 뒤에 있는 사람을 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었다. 이 단순한 문구가 작가에게 공명을 불러일으켰다. 얼마나 많은 상처가 ‘반대편 사람’을 주의하지 않아 생겨나는가. 반대로, 반대편 사람을 주의할 때 얼마나 기적 같은 회복이 가능할까. 새 소설집은 관계의 힘을 다시 믿게 만드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수록된 7편의 단편 가운데 ‘일러두기’와 ‘그들’은 각각 2024년 이상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을 받은 작품.“30년 동안 소설을 써오면서 저의 주제는 두 가지였죠. 가족 그리고 관계. 어떤 관계가 좋은 관계인가를 규정지을 적당한 단어는 잘 모르겠어요. 적어도 반대편 사람도 나와 같은 결핍과 슬픔, 욕망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나에게 주의해 주기를 바라는 만큼 간절히 서로를 주의해 줄 때 그 관계는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세상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7편의 소설에 이런 바람을 담았죠.” 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삶의 불안정한 국면에 놓여 있다. 신분이 위태로운 사십대 후반 대학 강사와 그와 단둘이 사는 노모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어머니들은 노년의 우울에 잠겨 있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들 역시 크고 작은 ‘죽음 충동’에 시달린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장면도 곧잘 등장한다. 반대편에 선 누군가와의 끊임없는 부딪힘은 인물들을 위태롭게 흔들어 놓지만, 동시에 삶을 붙드는 힘으로도 작용한다. 서로를 지켜보며 마음 졸이는 이 관계가 애틋하면서도 팽팽하게 그려진다. 조 작가는 이런 인물 설정이 자신의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모든 중심인물들이 저처럼 나이가 들었어요. 나이가 들어 그들에게 가장 뜨겁고 곤란한 일이 무엇일까 했을 때, 그것은 가족이었죠. 예전엔 부양을 받았지만 이제는 부양의 대상으로 남은 부모가 아닐까. 사랑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감정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인물들을 뒤흔드는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조 작가는 온라인서점에서 신간을 하루에 두 번 검색하고, 하루에 한 번은 책을 산다. 집 앞에 거의 매일 책 택배가 도착하는 셈이다. 그는 “최근 온라인서점 구매 내역을 확인하다가 ‘이 돈이면 아주 좋은 전셋집을 얻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등단 30주년이면 아무래도 좀 지치지 않았을까.“지금 너무 재밌어요. 작업실에서 혼자 웃을 때가 있어요. 소설 노트, 문장만 쓰는 노트 등이 쌓여 있거든요. 새로운 걸 배울 때마다 메모하는데 ‘오늘 이런 걸 배웠어’ 하고 막 가슴이 뛰어요. 40, 50년 하신 선생님들도 계신걸요.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들어요.”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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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편 사람 주의’ 같은 배려가 관계회복의 기적 만들어”

    “그거 아세요? 길을 걷다 보면 혼자 울고 다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을 ‘외계에서 온 지구인 행동 채집가’처럼 살아온 조경란 작가(57)의 말이다. 조 작가는 길을 걸을 때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고 했다. 버스를 타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도 사람들의 대화에 자연스레 몸을 기울인다. 황태포 꼬리가 삐죽 솟은 에코백을 메고 가는 청년을 보면 ‘한여름에 황태포로 무엇을 할까’ 궁금해하다가 ‘누군가의 제사를 준비하는 길이겠구나’ 짐작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대화와 몸짓, 표정을 붙잡아 상상한 그 사람의 사정은 소설의 씨앗이 된다.최근 아홉 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문학동네)를 낸 조 작가를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언젠가 조 작가가 동네 이탈리안 식당에 갔을 때 일이다. 그날따라 화장실 문에 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반대편 사람 주의”. 문을 세게 열었다간 문 뒤에 있는 사람을 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었다. 이 단순한 문구가 작가에게 공명을 불러 일으켰다. 얼마나 많은 상처가 ‘반대편 사람’을 주의하지 않아 생겨나는가. 반대로, 반대편 사람을 주의할 때 얼마나 기적 같은 회복이 가능할까. 새 소설집은 관계의 힘을 다시 믿게 만드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수록된 7편의 단편 가운데 ‘일러두기’와 ‘그들’은 각각 2024년 이상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을 받은 작품.“30년 동안 소설을 써오면서 저의 주제는 두 가지였죠. 가족 그리고 관계. 어떤 관계가 좋은 관계인가를 규정지을 적당한 단어는 잘 모르겠어요. 적어도 반대편 사람도 나와 같은 결핍과 슬픔, 욕망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나에게 주의해 주기를 바라는 만큼 간절히 서로를 주의해 줄 때 그 관계는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세상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7편의 소설에 이런 바람을 담았죠.”소설 속 인물들은 대체로 삶의 불안정한 국면에 놓여 있다. 신분이 위태로운 사십대 후반 대학 강사와 그와 단둘이 사는 노모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어머니들은 노년의 우울에 잠겨 있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들 역시 크고 작은 ‘죽음 충동’에 시달린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장면도 곧잘 등장한다. 반대편에 선 누군가와의 끊임없는 부딪힘은 인물들을 위태롭게 흔들어 놓지만, 동시에 삶을 붙드는 힘으로도 작용한다. 서로를 지켜보며 마음 졸이는 이 관계가 애틋하면서도 팽팽하게 그려진다.조 작가는 이런 인물 설정이 자신의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모든 중심인물들이 저처럼 나이가 들었어요. 나이가 들어 그들에게 가장 뜨겁고 곤란한 일이 무엇일까 했을 때, 그것은 가족이었죠. 예전엔 부양을 받았지만 이제는 부양의 대상으로 남은 부모가 아닐까. 사랑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감정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인물들을 뒤흔드는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의미 있는 작업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조 작가는 온라인서점에서 신간을 하루에 두 번 검색하고, 하루에 한 번은 책을 산다. 집 앞에 거의 매일 책 택배가 도착하는 셈이다. 그는 “최근 온라인서점 구매내역을 확인하다가 ‘이 돈이면 아주 좋은 전세집을 얻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등단 30주년이면 아무래도 좀 지치지 않았을까.“지금 너무 재밌어요. 작업실에서 혼자 웃을 때가 있어요. 소설 노트, 문장만 쓰는 노트 등이 쌓여있거든요. 새로운 걸 배울 때마다 메모하는데 ‘오늘 이런 걸 배웠어’ 하고 막 가슴이 뛰어요. 40, 50년 하신 선생님들도 계신걸요.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들어요.”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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