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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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취재분야

2024-03-26~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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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숨진 공무원, 새벽 2시까지 민원 시달려”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되는 이른바 ‘좌표 찍기’를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공무원이 오전 2시까지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민원 전화 폭탄’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공무원 10명 중 8명은 악성 민원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행정기관 차원의 대응은 턱없이 적고 정부의 대응 지침도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주무관, 오전 2시까지 민원 전화 받아”7일 경기 김포시 등에 따르면 5일 숨진 채 발견된 시청 소속 주무관(9급) 이모 씨는 포트홀(도로 함몰) 공사가 있었던 지난달 29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 2시 넘어서까지 민원 전화를 받았다. 교통 불편을 항의하는 전화가 당직실을 통해 담당자인 이 씨의 휴대전화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교통사고와 체증을 피하려 오전 5시까지 공사가 이어지는 동안 대기조처럼 전화를 받은 것. 김포시 관계자는 “밤늦게 문의가 오면 당직 서는 사람이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담당자에게 연락이 가는 경우가 있다. 자정 전후까지 연락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이 씨가 사망한 후 그의 동료 중 한 명은 사표를 냈다. 다른 부서 직원들도 정신적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김포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시는 이 씨의 신상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 민원 전화를 유도한 누리꾼 등을 고발하기 위해 증거를 모으고 있다.공무원이 ‘갑질’에 가까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지난해 8월 조합원 7061명을 설문해 보니 84%가 “최근 5년 새 악성 민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4월에도 경기 구리시의 한 행정복지센터 소속 주무관이 민원인을 상대한 직후 투신했다.● ‘폭언 들으면 1시간 휴식’ 현실 모르는 정부 민원 지침행정안전부는 7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민원 접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유형별 대응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이달 중 배포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의 현장 증거 취득부터 수사 단계, 검찰 기소, 법원 공판까지 절차별 대응 요령도 상세히 담길 예정이다.문제는 과거 비슷한 대책도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행안부는 민원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같은 민원을 3회 이상 제출하면 내부 결재를 받아 종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침을 배포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은 “내부 종결이 이뤄지는 걸 본 적이 없다. 같은 민원을 문구만 고쳐서 계속 올리는 경우에도 속수무책이다”라고 말했다. 폭언 피해 공무원에게 1시간 이내 휴게시간을 준다는 지침에 대해서도 다른 공무원은 “일하다 말고 어딜 가느냐.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인사고과 영향 등을 고려해 강경 대응을 꺼리는 공무원 조직 특성을 반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피해 공무원이 원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해주는 등의 조치가 자동으로 실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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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공백’ 첫 강제수사… 의협, 집단휴진 시사

    경찰이 의료 공백 사태의 책임을 물어 1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사태 이후 첫 강제 수사다. 보건복지부는 사직서를 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3명의 의사면허 번호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의료 현장 복귀를 명령했다.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2월 29일까지 복귀하라’고 밝혔지만 대다수가 응하지 않자 의사 단체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과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의 자택 등을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영장에는 지난달 17일 비대위 회의록과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관련 지침 등을 압수 대상으로 적시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전공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등 집단행동을 교사하거나 방조해 수련 병원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6일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복지부도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 등 병원 이탈 전공의 13명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공시 송달했다. 공문을 보낼 대상이 연락이 안 닿을 때 홈페이지 게시 등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정부는 명령에 불응한 전공의의 면허를 최소 3개월 정지시키고 사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태 초기 업무개시 명령 대상 중 등기우편이 반송되거나 전화번호가 바뀐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날 압수수색과 공시 송달에 대해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사직서 제출을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사직 및 계약 종료 등으로 돌아갈 병원도 없는 전공의들에게 노동을 강제한다”며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께 불편을 끼칠 수도 있다”며 추가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 위원장은 “공권력이 전공의 후배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한발 더 나아가 개원의들도 휴일이 아닌 평일에 휴진하고 집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 전공의 13명 면허번호 공개… ‘최소 3개월 정지’ 처분 착수 [의료공백 혼란]전공의에 업무개시명령 공시 송달“미복귀 확인뒤 고발 오래 안걸릴것”… 대상자들 “인턴 끝나 복귀할 곳 없어”경찰, 의협 ‘투쟁 로드맵’ 등 압수수색… 병원장들 “환자 우선” 연일 복귀 촉구 정부는 복귀 시한으로 정한 지난달 29일이 지나자마자 강제 수사에 돌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3명의 면허번호까지 공개하며 면허 정지 및 고발 수순에 착수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동네 병원도 진료를 중단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시 송달로 면허정지·고발 시동 1일 0시 보건복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서를 공시 송달했다. 이름 중 일부 글자는 가렸지만 소속 병원과 6자리 의사면허번호는 공개했다. 공시 송달은 보통 공고로부터 14일 뒤를 효력 발생 시점으로 설정하지만 이번에는 ‘공고 당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효력 발생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령서 송달이 급박하게 이뤄지느라 일부 전공의의 소속 병원과 면허번호가 잘못 기재됐다가 수정되기도 했다. 정부는 전공의 단체 지도부를 시작으로 예고했던 최소 3개월 면허정지와 형사 고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시 송달을 이어가면서 4일부터 현장 조사를 거쳐 미복귀가 최종 확인된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및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또 “2020년의 경우 미복귀 확인 후 고발까지 이틀 걸렸다. 이번에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이달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공시 송달 대상이 된 전공의들은 반발했다. 류 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턴 과정이 이미 끝나 복귀할 병원이 없는데 업무를 어떻게 개시하라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개원의 진료 중단 가능성”같은 날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김택우 위원장과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지난달 6일 전후 작성된 회의록과 투쟁 로드맵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에서 이들의 혐의에 대해 “정부 정책 폐기를 목적으로 전공의 9006명과 공모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후 진료를 불가능하게 해 병원들의 정상적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적시했다. 또 “전공의들의 업무개시명령 위반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배포·전파했다”고도 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우리가) 그런 적도 없고 만약 그렇게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따를 것도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또 “하루이틀 개원의가 집단 휴직하는 건 비대위에서 정할 수 있다”며 전공의에 이어 동네 병원도 진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의사협회(WMA)도 이날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강압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병원장들 “지금이라도 복귀해야”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병원장들은 연이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1일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내 “여러분을 의지하고 계신 환자분들을 고민의 최우선에 두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복귀를 촉구했다. 이화성 가톨릭대의료원장도 산하 8개 수련병원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요청했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병원장은 지난달 28, 29일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유사한 메시지를 전했다. 조규홍 장관도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금이라도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귀 시한이 지나긴 했지만 연휴 동안 복귀할 경우 행정 조치 여부를 추가로 판단할 것”이라며 선처 가능성을 시사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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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배현진 습격범, 정신질환 입원 대기중 범행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피의자 A 군(15)에 대해 경찰이 우발 범행으로 결론 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사건 당시 A 군은 평소 앓던 정신질환이 심해져 입원할 상태였는데, 병원으로부터 ‘빈자리가 나려면 20일 넘게 걸린다’는 안내를 받고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A 군을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며 “계획 범행이나 공모의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 군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배 의원을 습격한 직후 검거됐다. 그는 “연예인 지망생을 보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우연히 배 의원을 만났고 무의식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경찰이 사실이라고 결론 낸 것이다. 경찰이 A 군 주거지에서 확보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분석했지만 정치적 동기로 볼 만한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 의원의 이름을 검색한 기록이 있었지만 오래전 일이었고, 사건과 연결 지을 근거가 없었다. 김동수 강남경찰서장은 “피의자의 과거 행동 전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언론 등의 관심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A 군은 범행 당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로부터 입원 치료를 권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폐쇄 병동에 빈자리가 없어 최소 20일 대기해야 한다고 안내받았다고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폐쇄 병동, 특히 소아 환자를 위한 병상은 2, 3개월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경복궁 낙서범에게 지갑을 던지고 배우 유아인 씨에게 커피를 뿌린 것도 A 군이었다고 확인했다. A 군은 “주목받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A 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는 보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경복궁 낙서범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갔다가 현장에서 우연히 (집회 현장을) 조우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대표 피습 사건이 A 군에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두 사건을 연결 지을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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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전공의 이탈에 불법 의료 내몰린 간호사… 이틀새 134건 신고

    ‘심정지 환자 발생 시 간호사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중환자실로 들어가 의사가 올 때까지 버틴다.’ 20일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들에게 내려진 지침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전국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진이 대폭 줄면서 나온 고육책이다. 그러나 현장의 한 간호사는 “간호사 혼자 환자를 데려가서 의사가 올 때까지 버티라는 이야기는 환자가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심정지 환자는 옮기는 과정에서도 시시각각 상태가 변한다. 흉부 압박 외에 약을 투여해야 할 수도 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 산소를 주입해야 한다. 하지만 간호사에겐 약이나 산소 등을 처방할 수 있는 처방권이 없다. 현행 의료법상 진료나 처방은 의사만 할 수 있고 간호사 업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한정돼서다. 이 때문에 통상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길 때에는 의사가 곁을 지킨다. ● 현장 간호사들 “자칫하다 의료사고 날까 걱정”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 근무중단의 ‘풍선효과’로 기존 의사 업무를 떠맡게 된 간호사 등 현장 의료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일반 간호사들이 별도의 교육이나 훈련 없이 갑자기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로 배치돼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대한간호협회가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20일 오후 6시부터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22일 오후 6시까지 134건이 접수됐다. 또 다른 수도권 대학병원은 최근 동맥혈 가스 검사를 의사 업무에서 PA 간호사 업무로 변경했다. 동맥혈 가스 검사는 환자 동맥 안에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정맥과 달리 몸 깊숙이 있는 동맥혈을 찔러야 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혈종 등 부작용이 크다. 그간 전공의가 해왔던 업무지만 PA 간호사가 맡게 된 것. PA 간호사는 주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의료진이다. 약물 처방, 검사, 수술 등 사실상 의사 업무 전반을 대신하고 있다. 현행법상 의사를 대리하는 PA 업무는 불법이지만, 만성적인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필수의료 특성상 현장에선 암암리에 투입돼왔다. 의료계에서는 이렇게 법의 사각지대에서 활동하는 PA가 전국적으로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전공의 이탈로 일반 간호사들이 갑자기 PA 업무에 투입되는가 하면, 기존 PA의 업무량까지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간호사 업무도 하고 의사 업무도 떠맡다 보니 업무 과중으로 간호사도 힘들고 환자도 힘들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자칫하다 의료사고로 이어질 위험성도 크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의사가 진료하면 안전하고, 간호사가 진료하면 위험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평소 담당하던 업무가 아닌 새로운 업무에 무분별하게 간호사가 대체재로 투입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 법적 보호 없는 정부 동원령에 발끈 특히 정부가 전공의 빈자리를 PA 간호사로 보충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현장에선 논란이 거세다. 간호사들이 불법에 내몰리지 않도록 보호 장치는 마련하지 않은 채 전공의 공백을 임시방편으로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19일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PA 간호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대한간호협회가 “사전 협의된 바 없다”며 즉각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2020년 전공의 파업 당시엔 일부 간호사들이 정부가 지시한 대로 일했다가 무면허 의료행위로 고발당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21일에도 PA 간호사가 처방을 내렸다”며 “의사 업무 중 간호사와의 업무 영역이 모호하게 구분되는 일들은 간호사에게 몽땅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PA 간호사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이들의 의료 현장 투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한간호협회 등에서 PA 간호사 투입 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경감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번 주 중 협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PA 간호사는 한시적으로 투입되며 행정명령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의료대란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PA 간호사 개선협의체를 통해 PA 간호사 합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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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들 병원 떠났다… 정부 ‘진료유지명령’

    전국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19일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세브란스병원과 대전성모병원 등에선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자 전국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내리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지도부 2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착수했다. 또 전공의들에게 병원을 이탈할 경우 “상응하는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전국 병원에서 전공의 수천 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공의 612명 중 600여 명이 사직서를 내고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과는 이날부터 병원을 떠났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 525명 중 160여 명, 서울성모병원은 290명 중 19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빅5 병원에서만 전공의 2745명 중 1000명 이상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병원을 떠나지 말라는 진료유지명령과 함께 병원을 이탈한 경우 문자메시지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했다. 그래도 복귀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상당수는 예고한 대로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의료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의 3년 차 외과 전공의는 “응급수술이 많은 신경외과나 중환자실 등은 일부 남아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병원을 같이 떠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대형병원들은 잡혀 있던 수술과 입원 일정을 속속 연기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하루 200건가량 수술이 진행되는데 19일에 20건, 20일엔 70건가량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의료대란을 막기 위한 비상진료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병원 진료 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상황이 심각해지면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료는 국방이나 치안과 다름 없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복지부는 의협 지도부 2명에 대해 전공의 집단 사직을 부추겼다며 의사 면허정지를 위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법무부와 경찰은 의료계 파업에 대해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의협은 “(정부가) 잘못된 제도를 만들고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텅 빈 소아병동… “심장병 두살배기 딸 어쩌나” 아빠는 한숨만 [‘전공의 집단 사직’ 의료 혼란]예정됐던 암수술도 갑자기 취소… 입원 환자들 퇴원 요구받기도심전도실 진료 대기 평소 2배일부 병원선 교수들이 당직 근무… “사태 장기화땐 버티기 힘들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 1층 로비. 심실중격결손과 대동맥축착 등 심장질환을 앓는 두 살배기 딸을 둔 아버지 김모 씨(34)가 대기 공간에서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유모차에 태우고 있었다. 그는 “전공의 파업과 관련된 설명을 병원으로부터 자세히 듣지 못했다”며 “앞으로 딸의 진료가 어떻게 변동될지 알 수 없어 모든 게 너무 막연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것을 모른 채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까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600여 명은 사직서를 냈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등은 이날부터 병원을 떠났다. 김 씨의 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수술 등 치료를 받아 왔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언제 증상이 심해져 다시 입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딸의 입원이나 수술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파업 개시를 하루 앞둔 19일 일선 대학병원 곳곳에선 환자들의 불안감이 감지됐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나간 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와 간호사 등은 열흘에서 2주가량 대체 근무표를 짜놨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의료 현장은 폭풍전야를 맞았다.● “병원 30년 다녔지만 이런 적 처음”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심전도실 앞엔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40명을 웃돌았다. 30년째 이 병원을 다닌다는 순환기내과 환자 김명환 씨(77)는 “평소 7개 전부 운영되던 검사실이 현재 4개만 운영되고 있다”며 “평소엔 10∼20분만 기다리면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오늘은 이미 20분을 기다렸는데 2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충남 홍성군에 살지만 인근 병원에선 협심증 치료가 불가능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왕복 5시간이 걸려 하룻밤을 묵고 이틀 일정으로 오간다. 김 씨는 “이렇게 오래 기다린 적은 처음”이라며 “20일에 잡혀 있는 진료마저 미뤄질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암환우 온라인 커뮤니티 ‘아름다운 동행’을 운영해 온 최한중 대표는 “수술은 간병인까지 일정을 다 맞춰 두기 때문에 갑자기 취소되면 난감한 경우가 많은데 예정된 수술이 취소됐다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현재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퇴원을 종용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수술이 연기돼 다른 병원을 찾고 있지만 난도가 높은 암 수술 특성상 대체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다고 한다. 폐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있는 사진을 공개한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은 이날 의사들을 향해 “최고의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도 보여 달라”며 “당국과 의협은 즉각 협상을 재개하고 서로 양보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남은 의료진 “장기화하면 못 버텨”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는 마취통증의학과 인력이 부족해지자 이미 다음 주 수술을 절반으로 줄인 상태다. 한 이식외과 교수는 “신장 공여자와 스케줄을 미리 맞춘 건데 다 어그러지니까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며 “간 이식 수술 중에서도 미뤄지면 생명이 위독할 환자 먼저 수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교수는 “열흘 이상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 교수들만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은평성모병원도 16일부터 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있다. 한 흉부외과 교수는 “밤새 환자 보고 당직 서고, 다음 날 외래 보고 수술까지 해야 하다 보니 하루 이틀이야 버티겠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응급환자를 줄이거나 입원 환자나 수술을 줄이지 않으면 지금 인력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파업에 비대면 진료 및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한간호협회 측은 정부의 PA 간호사 활용과 관련해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간호사 업무 범위와 관련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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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없고 돈 아까워” 청년 42% 아파도 병원 안가

    세종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이원근 씨(26)는 아파도 웬만해선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틴다. 지난달엔 감기몸살로 체온이 39.8도까지 올라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들러 수액을 맞았지만 그때뿐이었다. 이 씨는 “바쁜 점심시간에 가게를 자주 비울 수 없어 가급적 약을 먹으며 버틴다”고 했다.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4명은 아파도 바쁘거나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6월 만 19∼34세 청년 4000명을 설문한 결과 1664명(41.6%)이 ‘최근 1년간 아픈데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이유는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가 47.1%로 가장 많았다. ‘병원비를 쓰는 것이 아깝고 부담된다’는 응답은 33.7%, ‘약국에서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사 먹는 편이어서’가 9.3%로 뒤를 이었다. 청년들은 아파도 친구나 가족 등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응답자의 15.2%는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만한 주변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도움을 청할 곳이 있다고 한 청년 중에서도 52.4%는 ‘최근 1년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서적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밝힌 비율은 13.2%, ‘최근 한 달간 사적으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비율도 16.4%에 달했다. 특히 청년의 절반 이상(52.9%)은 최근 1년간 병원, 건강검진센터, 보건소 등에서 건강검진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 30대를 대상으로 청년건강검진 홍보를 강화하고, 취약 청년에 대한 의료비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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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UN출신 배우 김정훈, 추돌후 음주측정 거부 檢송치

    그룹 UN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정훈 씨(44·사진)가 앞서 가던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낸 뒤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3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일원동 남부순환로에서 진로를 변경하며 앞서 가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김 씨에게 3차례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모두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원래 김 씨를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만 입건해 조사했는데, 김 씨가 일으킨 사고로 상대 차량 운전자가 경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검찰로 넘겼다. 김 씨는 2011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뒤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차량을 운전하던 중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김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9%로 당시 면허 취소 기준(0.1% 이상)을 웃돌았다. 이후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백 번, 천 번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일”이라며 “두 번 다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자숙 기간을 거쳐 활동을 재개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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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강남 호텔서 20대 남녀, 마약 취해 퇴실 안 하다 덜미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 투숙하며 마약을 투약한 20대 남녀 유흥업소 종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두 사람은 약에 취한 채 퇴실하지 않다가 덜미가 잡혔다.6일 강남경찰서는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20대 남성 A 씨와 여성 B 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4일 이 호텔에 입실했다. 이후 5일 낮 12시경 프런트 직원이 전화로 퇴실을 안내했지만 A 씨 등은 횡설수설하며 오후 6시가 되도록 객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호텔 관계자가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마약에 취한 이들을 발견했다.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소지품에선 주사기가 발견됐다. B 씨의 팔에서는 주사와 멍 자국이 여럿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A 씨 등을 경찰서로 임의동행시켜 간이 검사를 벌인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두 사람은 마약류 투약 전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A 씨와 B 씨는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로 지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입수했고, 이번에 처음 투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모발 감정 등을 통해 이전에도 투약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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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기사 숨지게한 ‘벤츠 만취여성’은 유명 DJ

    술에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치어 숨지게 한 유명 DJ가 5일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해당 여성이 사고 후 반려견을 안은 채 피해자 구호와 조사에 소홀히 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오전 4시 40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 사망사고를 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로 20대 여성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전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들이받은 걸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엔 “몰랐다”고 했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였다. A 씨는 최근까지 국제무대를 오가며 DJ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는 대기업 계열사에 소속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사고 직후 반려견을 안은 채 피해자 구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장을 이탈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뺑소니 혐의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다만 경찰의 초동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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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츠 만취운전 20대 여성… 배달기사 치어 숨지게 해

    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 기사를 치어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강남경찰서는 전날 오전 4시 40분경 강남구 논현동의 한 오르막길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로 20대 여성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인 50대 남성은 사고로 오토바이에서 튕겨나가 큰 부상을 입고 심정지에 빠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현장서 체포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가 넘었다. 당시 A 씨는 자기 반려견을 끌어안은 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간이 약물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고, 동승자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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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폭발-붕괴 위험땐 소방관 진입중단’ 명시… 韓 매뉴얼엔 없어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에서 불이 난 공장에 들어가 인명을 수색하던 청년 소방관 2명이 안타깝게 순직하면서 현장 안전을 고려해 관련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처럼 폭발과 붕괴 위험이 큰 경우엔 미국 등 선진국처럼 현장 지휘관이 ‘진입 중단’을 선언할 수 있도록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원 안전 우선’ 매뉴얼, 현장선 무용지물” 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56분경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 등 소방관 4명이 불이 난 공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안엔 식용유 3200L가 보관돼 있어 폭발 위험이 컸다. 건물도 붕괴 위험이 큰 샌드위치 패널 구조였다. 하지만 이들은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진입을 결정했고, 30분 후 갑자기 커진 불 탓에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가 고립돼 끝내 숨졌다. 이럴 땐 소방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침이 국내 소방 매뉴얼에 있긴 하다. 지난해 소방청이 발간한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에는 △(진입 전) 유해물질 등 위험 요인 숙지 △지휘관의 최종 승인 후 진입 △폭발 위험 시 안전거리 확보하며 인명 구조 등 절차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이런 지침이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작전의 위험이 아무리 커도 구조할 사람이 남아있다면 작전 중단을 명령할 수 있는 ‘진입 중단’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위험성이 크다고 건물에 들어가지 않았다가 사상자가 나오면 현장 지휘관과 대원이 문책당할 수 있어, 위험해도 일단 들어가는 문화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세부 지침이 224쪽에 걸쳐 뒤섞여 있는 탓에 지침 사이의 우선순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색할 때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내부 열기를 확인하고 완료 후엔 문에 ‘검색 완료’를 표시하라”는 지침이 대표적이다. 한 소방관은 “일일이 지키면 작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세부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 싸잡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美·英, 위험 크면 ‘진입 중단’ 선언 반면 미국에선 진입 중단 원칙을 매뉴얼에 명확히 적어두고 이를 지휘관과 대원들에게 숙지시키고 있다. 미국 화재예방협회 규정에 따르면 현장 지휘관은 위험도 평가를 통해 화재 현장 진입 여부와 수준을 결정한다. 소방관이 처할 수 있는 위험에 따라 발화 지점까지 접근할지, 건물 외곽에서 불길을 잡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폭발 가능성이 있거나 붕괴 조짐을 보이는 장소에는 소방관을 진입시키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권고하고, 현장에선 이를 철저히 지킨다. 2019년 4월 미국 애리조나주(州)의 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땐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에만 2시간 넘게 걸렸지만 누구도 진입을 재촉하지 않았다. 한국 매뉴얼엔 폭발 위험 장소에 소방관을 투입할 때 어떤 차량을 먼저 배치할지에 대한 기준만 있고 폭발이 임박해서야 소방관을 현장에서 대피시키도록 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 정부도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면 대응 태세를 ‘방어형’으로 전환해 현장 대원을 철수시킨다. 진입해도 된다는 전문가 판단이나 진입을 도울 전문 장비가 확보되기 전까진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는 실제 소방관 순직 비율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2021∼2023년)간 국내 재직 소방관 10만 명당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은 11.9명으로, 같은 기간 미국 내 소방관 사망률(8.4명)보다 높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 목소리를 듣고 매뉴얼을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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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는 반납” 말 남기고 돌아오지 못한 청년 소방관들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 소방교(27)가 2019년 성탄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그해 22세의 나이로 소방관이 된 그는 아이디에 119를 붙이고, 프로필에 ‘KOREA FIREFIGHTER(대한민국 소방관)’라는 소개문구를 걸었다. 성탄절 밤 근무가 고될 법도 하건만, 이날 근무복을 입고 찍은 사진 속 그의 표정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저는 소방하고 결혼했어요.” 또 다른 순직 소방관인 박수훈 소방사(35)는 동료들이 ‘언제 결혼할 거냐’고 짓궂게 물을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사였던 그는 ‘사람을 구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2022년 2월 ‘늦깎이’ 소방관이 됐다. 두 소방관은 재난 현장에서 늘 몸을 아끼지 않았다고 1일 동료들은 증언했다. 지난해 7월 경북 집중호우 땐 68일이나 실종자 수색에 참여하고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동료는 “늘 현장에 먼저 뛰어드는 친구들이었다”고 했다. 동료 김춘영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출동이 된 지난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이날 오후 7시 56분경 육가공품 제조공장의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다. 이들은 주저 없이 인명 수색을 위해 불이 난 3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때 불길이 갑자기 커지면서 3층 바닥이 무너졌다. 식품 조리를 위해 쌓아둔 식용유통 더미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안 그래도 무너지기 쉬운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이 삽시간에 붕괴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함께 출동한 다른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끝내 고립됐다. 불길은 거셌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는 거대했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적으로 진화했지만 1일 오전 1시경 김 소방교가, 오전 4시 14분경 박 소방사가 각각 잔해 속에서 숨진 채 수습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소방관의 순직에 대해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두 대원에 대해 1계급 특진과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훈장인 ‘옥조근정훈장’ 추서 했다.“불길 속 사람 있다” 한마디에,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동료들 “남 하기 싫은 일 하던 사람” 특전사 대원 출신 박수훈 소방사… 작년 예천 폭우땐 실종자 수색 앞장비번날도 출근하던 김수광 소방교… 인명구조사 합격뒤 구조대 자원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했던 사람.”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박수훈 소방사(35)의 십년지기 송현수 씨(34)는 떠난 친구를 1일 이렇게 기억했다. 송 씨는 “박 소방사는 근무지인 문경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출동할 기회가 적어서 아쉬워했을 정도”라며 “항상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특전사로 근무하던 중 ‘사람을 구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소방관에 지원해 2022년 2월 임용됐다. “불 속에 사람 있다”는 말에 주저 없이 뛰어든 그는 결국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면 된다’ 외치던 특전사 출신 구조대원 이번 화재로 순직한 박 소방사와 김수광 소방교(27)의 소식을 접한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박 소방사와 김 소방교는 전날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소방관이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솔선수범하는 사람들’로 기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폭우 때도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앞장섰다. 박 소방사는 태권도 도장에서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소방관 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2007년부터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김교철 상주시태권도협회장(50)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7전 8기로 소방관을 준비했던 친구”라며 “10년가량 준비한 끝에 32세 늦은 나이에 소방관 임용에 성공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2021년 소방공무원 최종 합격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격 소식과 함께 “아싸 소방관!”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 씨는 “항상 아이들을 챙겼다.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니까 아이들이 많이 따랐다”며 “아이들이 잘 못 따라와도 긍정적으로 ‘하면 된다!’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박 소방사는 장남으로 여동생이 둘 있는데 두 여동생의 학자금을 본인이 다 벌어서 대학을 졸업시켰다고 한다. 송 씨는 “(화재)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설마 했는데, 기사 내용과 정황이 다 박 소방사를 가리켜 한숨도 못 잤다”며 “힘든 시기가 길었는데 이렇게 가버리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비번에도 출근해 인명구조사 자격증 공부 김 소방교는 2019년도 공개경쟁 채용으로 임용돼 20대 초반부터 경북도소방본부에 몸을 담았다. 지난해에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김 소방교와 함께 일한 김모 소방위는 “남들 하기 싫은 걸 다 하고 싶어 했다”며 “비번에도 집에 안 가고 구조대원들과 함께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연습하던 친구였다”고 전했다. 2022년 11월에는 제60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평소 남다른 화재 예방 활동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소방공무원 등에게 매년 주어지는 표창이다. 이날 두 순직 소방관이 속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직원들은 왼쪽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단 채 침통함에 빠져 있었다. 센터의 한 팀장은 얼굴에 아직 닦지 않은 재가 묻은 채 울먹였다. 구조할 때 입고 나간 복장을 미처 갈아입지 못한 채 눈가는 빨갛게 충혈된 모습이었다. 본보 기자가 다가가 말을 걸자 한 손에 담배와 장갑을 든 채 “미안합니다”라고 잠긴 목소리로 응답했다.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를 알고 지낸 동료 김모 소방위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동료 남모 소방관은 “항상 밝게 웃고 다니고 주변에 힘을 줬다”고 기억했다. 남 소방관은 “동료 중에서도 ‘사회생활 진짜 잘한다’ 싶은 사람들 있지 않나. 둘 다 그런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예천군 폭우 피해 때도 실종 주민들을 찾기 위해 68일 넘게 지속된 수색 작업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솔선수범해서 물에 뛰어들던 사람들이다.문경=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문경=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문경=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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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습격범, 범행이유 묻자 “정치 이상하게 하잖아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피의자 A 군(15)이 범행 직후 현장에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치를 이상하게 하잖아요”라고 답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A 군의 아버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보고 모방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달에만 정치인 대상 살인 예고가 최소 6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3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5일 사건 당시 배 의원을 수행하던 비서관이 사건 직후 A 군을 붙잡아 ‘왜 그랬냐’고 묻자, A 군이 ‘정치를 이상하게 하잖아요’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A 군은 이 수행비서가 나이를 묻자 “열다섯 살이다. 촉법(소년)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A 군은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수행비서가 사건 당일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경찰서에 도착한 A 군의 아버지가 ‘아이가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보고 모방한 것 같다’고 말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A 군은 1차 조사에서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고, (배 의원을 습격한 건)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측 진술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계획 범행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경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과 주변인 조사 등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A 군은 배 의원을 폭행하기 전 두 차례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고 물으며 신원을 확인했고, 배 의원이 인사를 하러 다가오자 손에 들고 있던 돌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가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달에만 정치인 대상 살인 예고가 최소 6건 발생했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 대표 습격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경찰이 수사 중인 정치인 살인 예고·협박 사건은 총 6건이다. 이 가운데 4건의 피의자는 검거됐고 2건은 아직 추적 중이다. 예고 대상은 이 대표가 4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1건, 민주당사 1건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 대표를 상대로 살인 예고 글을 쓴 혐의로 50대 B 씨를 입건했다. B 씨는 9일 모 언론사의 인터넷 뉴스 댓글에 이 대표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댓글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댓글을 본 누리꾼이 신고해 경찰이 22일 B 씨를 검거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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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배현진 습격’ 중학생 집 압수수색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피의자 A 군(15)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28일 A 군의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PC 등을 확보해 포렌식 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9일 A 군이 입원한 병원 등에서 관련 물품을 확보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만큼 A 군의 부모를 상대로 A 군의 평소 행적과 성향을 조사하고 있다. 범행 당일뿐만 아니라 과거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 내역과 폐쇄회로(CC)TV 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이력 등도 조사 중이다. A 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정치인 관련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직 A 군을 상대로 공식 확인하진 않았다”며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통해 행적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A 군의 부모가 경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배 의원 보좌진과 조우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 의원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배 의원 본인을 비롯한 보좌진 누구에게도 피의자 측으로부터 사과 의사는 전달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부모가 경찰서에서 만난 배 의원실 관계자에게 사의를 표했지만 배 의원 측은 사과로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 군의 응급입원 기한이 만료되는 30일 이후에는 강제입원 절차인 보호입원 상태로 전환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의 건강 상태는 병원에서 판단하겠지만 당분간 계속 입원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한두 차례 이상 조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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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습격범 “우발적 범행”… 실제론 얼굴 가린채 주변 배회 정황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25일 무차별 공격한 중학교 2학년 A군(15)이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군이 범행 30분 전부터 돌멩이를 소지한 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주변을 배회한 정황으로 보아 진술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휴대전화 증거 분석 등을 통해 A 군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 보려 기다리다 우발적 범행” 주장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한 직후 현장에서 체포된 A 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했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다.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범행 전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이라는 A 군 진술과 달리 습격 상황 자체는 계획범죄로 전개된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경찰 내부의 의견이다. 실제로 A 군은 25일 범행 30분 전부터 마스크, 모자로 얼굴을 철저히 가린 채 피습 발생 건물 주변을 배회했다. 또한 배 의원의 머리를 때린 돌멩이도 몸에 지니고 있었다. 경찰은 A 군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학교 2학년생인 A 군이 배 의원의 비공식 일정 동선을 어떻게 파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배 의원은 피습 당시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개인 일정인데 어떻게 일정이 새어 나갔는지 의원실 차원에서 도저히 모르겠다. 주변을 배회했다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일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도 경찰 브리핑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의원실 등에 따르면 피습 사건이 일어난 건물 2층 미용실은 배 의원이 평소 자주 가던 곳으로 알려졌다.●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 조치 A 군은 또한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과 같은 학교의 전교 부회장이라고 밝힌 B 군은 사건 당일 자신의 SNS에 “가해 학생은 평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평소에도 일반 학생들을 스토킹했다. 또 콩알탄을 던지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을 많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A 군의 또 다른 지인은 “A 군이 거의 반 모든 애들과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A 군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 관계자는 “A 군이 평소에도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눈만 내놓고 다녔다”고 전했다. A 군이 먼지와 쓰레기가 있는 지하 보일러실에 들어가 드러눕는 돌발행동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경찰은 A 군을 부모 입회하에 조사한 뒤 이날 새벽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돼 자해 및 타해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경찰은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향후 범행동기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일이 지나도 보호자 동의를 거쳐 몇 개월 더 입원을 연장할 수 있는 ‘보호입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렇게(전환) 할 거냐고 물으면 거기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통상 그런 식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경찰이 수사 중인 배 의원 피습 사건을 영장 단계부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가 맡도록 했다. 한편 배 의원이 A 군을 선처하지 않고 처벌을 원한다고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배 의원 측은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 측은 통화에서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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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초선·서울 송파을·사진)이 4·10총선을 76일 앞둔 25일 오후 서울 강남에서 1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습격을 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총선 일정을 본격 시작한 첫날인 2일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지 23일 만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극단적 증오정치 문화에 휩쓸린 정치인 겨냥 테러 사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야는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규탄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학교 2학년인 A 군(15)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손에 돌을 쥔 채 배 의원의 머리를 18초간 17차례 가격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배 의원이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자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 A 군은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저항하는 배 의원을 향해 10여 차례 공격을 계속했다. 비명을 듣고 건물 내 점포에서 사람들이 나왔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고 개인 일정을 위해 강남을 찾았다. 사전에 예고되거나 공개된 일정이 아니었다”며 “습격 현장에 성인 손바닥만 한 돌이 떨어져 있었고 옆에 조그마한 돌 조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머리에 1cm 열상을 입은 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상처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순천향대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1cm 정도 열상을 두 차례 봉합했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 내 출혈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 대표 피습에 이어 배 의원까지 공격당하며 정치인 테러 사건이 반복되자 강하게 성토했다. 대통령실은 “충격적 테러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배 의원이 테러범에게 피습을 당했다”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배 의원의 쾌유를 빌며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면서 “어떠한 정치 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어제 강남 신사동 건물서 습격… 裵의원 쓰러진 뒤에도 계속 공격공개안된 개인 일정 장소 찾아가… 범행 30분전부터 배회하며 기다려경찰에 체포… 계획 범죄 의심순천향병원 “두부 열상 1cm 봉합”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15)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갔다.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었고, 배 의원은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했다. 그때 A 군이 배 의원에게 달려들더니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은 쓰러진 뒤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다. 하지만 A 군은 멈추지 않고 배 의원의 위에 올라타 계속 공격했다. 한 차례 돌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워 공격하기도 했다. 같은 건물 식당의 종업원 등이 만류하기 전까지 18초간 A 군은 배 의원을 총 17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배 의원 습격 당시 상황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가더니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당시 배 의원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개인 일정 중이었던 점, 해당 건물엔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광고업체 등만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이날 저녁 취재진이 찾은 범행 현장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배 의원 측 관계자는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돌이 깨져 있었다. 그 정도로 세게 친 것 같다”고 말했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 A 군은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18세인 ‘범죄소년’은 중대 범죄 시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1cm가량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은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뇌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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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쓴채 “배현진 의원이죠” 확인뒤 18초간 15차례 돌로 내리쳐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걸었다. 배 의원이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자 A 군은 배 의원에게 달려들어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이 쓰러진 채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지만 A 군은 멈추지 않았고, 한 차례 돌을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워 배 의원을 공격했다. 같은 건물 내 식당 종업원과 배 의원의 수행비서가 A 군을 만류하기 전까지 A 군은 배 의원을 총 18초간 15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에 담긴 배 의원 습격 장면이다.●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A 군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갔다가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해당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한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며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해당 건물이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미용실 등이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체포 당시 “내 나이는 15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세라면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19세 미만 범죄자는 ‘범죄소년’이라 하는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두부 열상 1cm에 대해서는 스테이플러로 1차 봉합했다”며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병원에 도착해 ‘머리 뒤를 맞은 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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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객방치 벌금형’에 발묶인 파출소… “英처럼 ‘취객버스’ 만들자”

    《만취자 수습에 발묶인 경찰… “英처럼 ‘취객 수용 버스’ 도입을”치안의 최일선인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경찰’이 사라졌다. 취객을 집 앞까지만 데려다 준 경찰관들이 벌금형을 받은 뒤, 취객 안전 관리가 현장의 ‘최우선 업무’가 됐기 때문이다. 취객을 수습하느라 파출소를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하거나, 폭행사건 현장에 평소보다 적은 경찰 인력을 보내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 영국처럼 ‘취객 버스’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온다.》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파가 닥친 23일 오후 10시 반, 서울의 한 지구대에 112 신고가 접수됐다. ‘술 취한 남성이 길바닥에 누워 있는데, 얼어 죽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경찰관 4명이 순찰차 2대에 나눠 타고 출동해 취객을 데려왔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토사물에 기도가 막히지 않게 고개를 계속 돌려줘야 했다. 경찰관 2명은 2시간 동안 취객을 보살피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사고를 우려한 지구대와 파출소의 일선 경찰들이 취객을 먼저 수습하면서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객을 자택 문 앞까지만 데려다준 경찰관들이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벌금형을 받은 영향인데, 근본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자칫 중대범죄나 사고에 대처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객 수습하느라 파출소 ‘셧다운’ 20일 오전 1시 15분경 서대문구 A파출소는 불이 꺼지고 문이 잠긴 채였다. 취객을 수습하러 경찰관 2명이 출동했는데, 약 3분 만에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와 남은 직원 2명마저 자리를 비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 파출소 반경 1km 내에는 다른 지구대나 파출소가 없다. 취객 1명 때문에 인근 주민 수만 명이 치안 공백에 내몰린 셈이다. 한 경찰관은 “최근 들어 취객 대응 때문에 파출소를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일선에선 “취객 대응에 골머리를 앓긴 했지만 최근처럼 심한 적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벌금 400만∼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나서 취객 대응이 강화됐다는 것. 이들은 만취한 A 씨를 자택 앞에만 데려다주고 들어가는 건 확인하지 않았다. A 씨는 문 앞에서 잠이 들었고 숨진 채 발견됐다. 법원은 경찰관 2명에게 사망에 이르게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유가족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탄원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사법 절차가 진행된다. 한 파출소 직원은 “해당 판결 이후 취객 1명을 수습하는 데 최소 40분씩 더 걸린다”고 호소했다. 범죄 혐의나 응급 증상이 없어도 순찰차에 태워 직접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파출소 직원은 “4명 이상 출동할 사건 사고 현장에 일단 2명만 보내고 나중에 지원을 요청한다. 폭행 사건은 막상 가보면 신고보다 상황이 심각해서 곤란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영국처럼 ‘취객 버스’ 운영 검토해야”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전체 112신고 1911만7453건 가운데 취객 관련이 97만6392건(5.1%)이었다. 2021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의 영향으로 해당 비율이 4.2%였지만, 방역 조치 완화 이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취객은 응급실 병상과 의료인력의 낭비도 초래한다. 대다수 취객이 혹시 모를 응급 증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가기 때문이다. 예전엔 경찰서마다 ‘주취자안정실’이 있었지만 강제구금 등 논란 때문에 2009년에 전면 폐지됐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119구급대,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이 협력해 취객 보호 시설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일본은 경찰서에, 호주는 지자체 위탁 시설에 각각 취객 보호 시설을 두고 있다. 프랑스는 취객이 응급실에 실려 가면 이송 비용을 당사자에게 물린다. 영국 보건당국은 2010년경부터 런던 등에서 응급구조사가 동승하는 이동형 취객 보호소인 ‘취객 버스(Booze Bus)’를 운영하고 있다. 취객을 태워 혈압 등을 측정해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판단하고, 증상이 없으면 귀가시킨다. 2018년경부턴 취객 버스 운영에 국가 건강보험 재정 30만 파운드(약 5억 원)가량도 투입하고 있다. 조윤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자체가 주도하고 소방, 의료기관, 복지기관 등이 참여하는 취객 보호시설을 권역마다 두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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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포스코 호화 이사회 의혹’ 내일 고발인 조사, 내부선 “밥값 800원 인상도 아까워하더니…”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23일 고발인 조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이 수서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21일 포항 지역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3일 오후 2시경 서울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범대위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17일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해외 이사회와 관련해 범대위가 고발한 혐의에 대해선 3일 범대위 관계자들을 불러 한 차례 조사를 마쳤다. 23일 조사에서는 범대위가 추가로 고발한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가 2019년 8월 중국에서도 초호화 이사회를 열고 불법적으로 비용을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 달라며 추가 고발장을 냈다. 호화 이사회 개최 논란은 캐나다에 이어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 중이다. 특히 캐나다 이사회에 동행한 사외이사 7명 모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주관하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소속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호화 해외 이사회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포스코 경영진을 향한 직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들 밥값은 800원 올려주는 것도 아까워한다” “차기 회장을 뽑는 7명이 모두 입건됐는데 이런 사람들이 회장 후보를 뽑고 있다”는 글 등이 올라왔다. 앞서 포스코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은 부끄럽지 않은가. 직원의 고혈을 짜낸 비상경영은 고급 와인을 마시기 위함이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추위는 17일 6차 회의를 열고 내·외부 인사를 포함한 ‘롱 리스트(잠정 후보군)’ 18명을 확정했다. 외부 후보자 12명, 내부 후보자 6명이 포함됐다. 24일 7차 회의에서 ‘쇼트 리스트’를 정하고 이달 말 심층면접 대상자인 이른바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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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 포스코 ‘중국 이사회’도 추가 고발

    포스코홀딩스 이사진이 2019년 중국에서 초호화 이사회를 열고 불법적으로 비용을 집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에 추가로 고발됐다. 시민단체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7일 오후 서울경찰청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8명을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범대위 측은 이들이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루 일정의 이사회 전후로 7일간 백두산 일대를 여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관광과 전세기 이용, 골프와 특급호텔 투숙 등에 약 7억∼8억 원이 소요됐는데, 비용의 상당 부분을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다. 범대위 측은 “최 회장이 3차례 연임하기 위해 사내외 이사들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만들려고 호화 이사회를 통해 로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대위 측은 최 회장 등이 2022년 3월 아르헨티나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추가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범대위는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최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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