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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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구조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과 돈, 그리고 선택이 만들어내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동아닷컴 팩트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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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4-09~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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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만든 가짜 판례”…월가 유명 로펌, 법원에 공식 사과

    미국 대형 로펌이 인공지능(AI)이 생성한 허위 판례를 법원에 제출했다가 공식 사과했다. 법률 문서의 핵심인 ‘인용’ 단계에서 오류가 드러나면서, AI 활용에 대한 신뢰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유명 로펌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은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면에 AI가 생성한 부정확한 인용이 포함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해당 사건은 캄보디아 기반 기업 프린스 그룹 관련 파산 절차에서 제기된 긴급 신청서에서 발생했다. 로펌 측은 18일 법원에 보낸 서한에서 “해당 신청서에는 AI 환각으로 인한 부정확성과 오류가 포함돼 있었다”며 “문서 작성 과정에서 내부 검증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어 “이로 인해 법원과 당사자들에게 부담을 준 점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팀을 대표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로펌 측은 향후 모든 제출 문서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 로펌서 ‘AI 환각’…왜 문제인가AI 환각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법률 문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잘못된 인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인 오류로 평가된다.이번 사례는 개인 변호사나 소규모 로펌이 아닌, 글로벌 대형 로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오류로 인한 법정 문제는 그동안 주로 개인 실무자 중심으로 발생해왔지만, 대형 조직에서도 통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관련 사례를 추적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AI 환각이 확인된 법정 사례는 900건을 넘어섰지만, 파산 법원에서 발생한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검증 실패”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기술이 아닌 ‘검증 과정’에서 찾는다. 로펌 측 역시 내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실제로 일부 판사들은 AI가 생성한 허위 인용을 제출한 변호사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한 파산법원 판사가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판례를 제출한 고든 리스 스컬리 만수카니 로펌 소속 전 수석 변호사를 공개적으로 지적했으며, 다만 해당 로펌 자체에 대한 제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법률 문서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법조계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판례 인용과 같은 핵심 작업에서 인간의 검증이 생략될 경우,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결국 이번 사건은 AI가 만들어낸 오류 자체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내부 통제 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에 가깝다. 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통제할 기준과 책임 구조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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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 타고 유행 ‘주사형 펩타이드’…의사들 “종양 키울 수도”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된 ‘주사형 펩타이드’가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로 떠오르며 의료계가 경고에 나섰다. 비만 치료제 확산으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 틈을 타, 검증되지 않은 물질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BPC-157, TB-500, CJC-1295 등 합성 펩타이드를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근육 증가, 부상 회복, 항노화 효과 등을 주장하며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왜 위험한가…“회복 촉진이 종양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암 발생 가능성이다. 일부 펩타이드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거나 신생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데, 이는 손상된 조직 회복을 돕는 동시에 종양 성장 환경을 강화하는 기전과 맞닿아 있다.특히 ‘울버린 스택’으로 불리는 조합은 빠른 회복력을 내세우지만, 같은 원리로 잠재된 종양에도 성장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의과대학 세포생물학 교수 폴 크노이플러는 “이들은 본질적으로 승인되지 않은 약물”이라며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발암 리스크 특성상 문제가 수년에서 수십 년 뒤에야 드러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근거는 있나…“임상 부족, 사실상 인체 실험”안전성을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하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스포츠의학 책임자 알렉산더 베버는 “FDA 승인도, 규제도 받지 않은 주사제이며 장기 임상 데이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관련 연구를 검토한 결과 인간 대상 임상시험은 단 한 건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설계가 미흡한 수준이었다.전문가들은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확산이 주사형 약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를 넘어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검증되지 않은 물질까지 소비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어디서 왔나…“원료부터 ‘깜깜이’ 공급망”제품 자체의 위험도 지적된다. 미국 내과 전문의 샤일라 파이-버마는 “주사 물질이 중금속이나 세균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조제약국을 통한 공급이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원료 상당수가 해외 실험실에서 조달되는 구조여서 제조 단계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영국 링컨대학교의 루크 터녹는 펩타이드의 단기·장기 영향이 모두 불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장기간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는 꺼리면서, 검증되지 않은 주사제에는 쉽게 접근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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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락 대신 널뛰기”…‘빅쇼트’ 버리가 본 ‘이상한 강세장’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빅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당장 폭락은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시장이 고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 직후 곧바로 무너지는 전개는 나타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20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버리는 개인 구독 플랫폼을 통해 최근 증시 흐름을 분석하며 “기록적인 랠리 이후 곧바로 대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시장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버리는 주가가 수직 상승한 뒤 곧바로 급락하는 ‘송곳형 고점(needle top)’ 패턴을 두고 “유니콘과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고점을 찍자마자 즉각적인 붕괴가 이어지는 경우는 현실 시장에서는 거의 없다는 의미다.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상승 관성이 예상보다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고점을 단정하기 어려운 국면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만에 12% 급등…과열 신호 뚜렷시장 흐름도 이런 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최근 13거래일 동안 약 12% 상승하며 7126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이동평균선 대비 16% 이상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정 기간 이후 다시 상승 흐름이 이어지기도 했다.버리는 최근 “공매도는 영원하지 않다”는 기존 발언을 다시 언급하며,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의 위험성도 시사했다. 시장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AI 과열 속에서도 “폭락 단정은 어렵다”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붕괴를 예측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과잉 투자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다만 이번 발언에서는 기존의 강한 비관론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 자체를 경고하는 데 더 가까웠다.버리는 ▲과도한 밸류에이션 ▲불투명한 회계 ▲과잉 투자 ▲순환 거래 등을 언급하며 시장의 기초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결국 버리의 메시지는 단순한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다. 고점은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상승과 하락이 뒤섞인 채 이어지는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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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애플 CEO 교체, 팀 쿡·터너스 메모 보니

    애플이 9월 1일 최고경영자(CEO)를 팀 쿡에서 존 터너스로 교체한다. 15년 만의 리더십 전환을 앞두고 공개된 내부 메모에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반복됐고, 동시에 하드웨어 중심 전략으로의 이동 신호가 함께 읽힌다.21일(현지시간) 애플 공식 발표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월 1일부터 팀 쿡 CEO가 물러나고 존 터너스가 신임 CEO를 맡는 체제로 전환한다. 팀 쿡은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회사를 지원할 예정이다.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인사와 함께 공개된 내부 메모에서 팀 쿡은 “지금이 역할을 전환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물러나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복잡함보다 단순함 ▲중요한 소수의 일에 집중하는 혁신 ▲조직 전반의 탁월함 ▲사용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책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애플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특히 “이러한 가치들은 개인보다 더 큰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영진 교체 이후에도 애플의 정체성과 문화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직 내부와 시장을 동시에 안정시키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팀 쿡이 메모 서두에서 15년 전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제안받았던 순간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퇴장이 잡스의 승계처럼 ‘질서 있는 전환’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팀 쿡은 후임자인 존 터너스를 두고 “애플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갖춘 인물”이라며 “앞으로의 혁신과 새로운 도전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여름 기간 동안 긴밀히 협력해 인수인계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존 터너스 역시 별도의 메모에서 “앞으로도 실무에 깊이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CEO 취임에 앞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며, 해당 조직은 새로운 리더가 맡게 된다.● 하드웨어 수장 전면 배치…왜 지금인가조직 개편도 함께 진행된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조직은 새 책임자가 이끌고, 기존 반도체·하드웨어 기술 부문 수장은 역할이 확대돼 전반적인 하드웨어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재편으로 해석된다.이번 인사는 칩 설계부터 제품 개발까지 이어지는 ‘하드웨어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려는 신호로도 읽힌다. 하드웨어 책임자가 CEO로 올라오고 관련 조직 위상이 함께 격상되면서, 핵심 기술을 경영 최전선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는 평가다.업계에서는 이번 CEO 교체를 ‘연속성과 변화’를 동시에 담은 결정으로 본다. 팀 쿡이 강조한 가치와 문화는 유지하되, 하드웨어 출신 리더를 전면에 내세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방향 전환이 감지된다는 것이다.특히 아이폰 이후 뚜렷한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인공지능(AI) 경쟁에서의 대응 속도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전략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하드웨어 전문가를 수장으로 세운 것은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 성능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하고 단계적 인수인계를 예고한 점 역시 ‘준비된 승계’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내부 혼선을 최소화하고 외부 불확실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결국 이번 교체는 단순한 인사 변화가 아니라, 애플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드러낸 결정이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유지한 채, 전략의 중심은 다시 하드웨어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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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사 대신 ‘킬러 로봇’ 투입”…전쟁까지 바꾼 자동화

    전장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참호로 먼저 뛰어들던 병사 대신, 폭약을 실은 로봇이 앞서 진입한다. 사람이 아닌 기계가 싸우는 방식이 실제 전투에 적용되기 시작했다.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동부 전선에서 무인 지상 차량(UGV)을 활용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원격으로 조종되는 소형 로봇이 폭발물을 싣고 진격하고, 드론이 상공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부 작전에서는 병력 투입 없이 적 진지를 장악한 사례도 나왔다.병력 부족이 이 흐름을 밀어붙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투 인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작전을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무인 지상 차량을 활용한 전선 작전은 9000건을 넘었다. 2025년 11월 약 2900건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년 전만 해도 제한적으로 쓰이던 방식이 빠르게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이런 흐름은 단순한 인력 부족 대응을 넘어, 병력 격차 자체를 기술로 뒤집으려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미콜라 진케비치는 “우리는 결코 적보다 많은 병력을 가질 수 없으며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따라서 기술을 통해 이런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보병의 약 3분의 1을 드론과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진케비치는 “사람 대신 금속을 투입하는 것이 낫다”며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고, 로봇은 피를 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보병 투입 없이 지상 로봇과 드론만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점령하고 항복을 받아낸 사례를 공개했다.그러나 이런 효율성은 전쟁의 문턱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더 길고 반복되는 분쟁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장 바꾸는 무인화…“싸움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전장의 무인화는 이미 공중에서 시작됐다. 소형 드론이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며 전투 양상을 바꿨다. 최근에는 지상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지상 로봇은 드론보다 느리고 노출되기 쉽지만, 더 많은 폭발물을 실을 수 있고 안정적인 사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로봇과 드론이 결합된 공격 방식은 전장의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전투에서는 ‘항복하겠다’는 문구를 내건 적 병력이 로봇을 향해 나오는 장면도 포착됐다. 사람이 아닌 기계와 맞서는 상황 자체가 전의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완전한 대체까지는 거리가 있다. 로봇이 진지를 무너뜨리더라도 이를 점령하고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병력의 몫이다. 배터리 수명과 통신 문제도 제약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무인 지상 차량은 24시간을 넘기지 못하거나 전투 중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그럼에도 전장에서 기계의 역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술 자체보다 이를 운용하는 방식의 변화가 전투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무인 지상 차량과 드론을 활용한 공격 장면을 소개하며 “미래는 이미 전선에 와 있고,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통해 서방의 군사 지원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국 무인 전력 기술을 외부에 수출하거나 협력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이 흐름은 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력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사람 대신 시스템을 투입하는 방식이 산업을 넘어 군사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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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앤스로픽에 50억달러 추가 투자…1000억 클라우드 ‘연계 계약’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추가 투자와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결합한 ‘인프라 동맹’을 강화했다. 투자와 동시에 장기 매출을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AI 경쟁이 모델이 아닌 ‘컴퓨팅 자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상업적 성과에 따라 총 투자 규모는 최대 250억 달러(약 37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이번 계약의 핵심은 투자 자체보다 ‘맞물린 구조’에 있다. 앤스로픽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이상 규모로 이용하기로 했으며, AI 모델 학습과 운영을 위해 최대 5기가와트(GW)에 달하는 컴퓨팅 용량도 확보하기로 했다. 투자금이 다시 클라우드와 칩 구매로 이어지는 일종의 ‘순환 구조 계약’이다.5GW는 대형 도시 하나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AI 모델 운영이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전력·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델 경쟁에서 ‘전력·칩 확보 경쟁’으로AI 산업의 경쟁 축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앤스로픽은 대표 모델 ‘클로드(Claude)’ 수요 급증 속에서 접속 장애와 속도 저하를 겪었고, 일부 고객이 경쟁 모델로 이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인프라 부족이 실제 매출과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이번 계약에서 제시된 5GW 규모는 단일 기업이 확보하는 컴퓨팅 인프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도시 하나에 가까운 전력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평가한다. AI 서비스 확장이 사실상 ‘전력 인프라 사업’과 결합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클로드의 성능 저하가 알고리즘이 아닌 ‘컴퓨팅 파워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존 “투자 + 매출” 동시에 확보아마존 입장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크다. 앤스로픽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핵심 고객이자,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Trainium)’의 주요 수요처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엔비디아 GPU 중심 시장에 대응하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이번 계약은 아마존이 투자한 자금이 다시 자사 클라우드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라는 점에서 ‘AI 자본 순환’의 전형으로도 평가된다. 빅테크가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자체 실적을 방어하는 구조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다.양사의 협력은 2023년 아마존의 40억 달러 투자에서 시작됐다. 이후 인디애나주에 앤스로픽 전용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를 구축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해왔다. 해당 센터에는 약 50만 개의 트레이니엄2 칩이 투입됐으며, 향후 두 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AI 투자 과열” vs “인프라 선점 경쟁”아마존은 올해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AI 데이터센터와 칩 개발에 투입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번 계약 발표 이후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지만, 투자 부담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다.한편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가치 약 3800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성장에 힘입어 연환산 매출 3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오픈AI와의 기업공개(IPO) 경쟁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앤스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급증하는 수요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브로드컴과도 수 기가와트급 컴퓨팅 용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AI 기업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는 끝났고, 클라우드·반도체 기업과 결합한 ‘연합 구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의 경쟁력도 ‘모델 성능’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전력과 칩을 확보하느냐’는 물리적 실행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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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는 약이 술·담배까지 줄인다…위고비, 음주 욕구 40%↓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음주와 흡연 욕구까지 낮출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식욕을 조절하는 약물이 보상 행동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약물의 작용 범위를 둘러싼 해석도 확장되는 분위기다.지난해 학술지 자마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발표된 연구지만, 최근 팟캐스트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GLP-1 계열 약물의 활용 범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해당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 장애(AUD)를 가진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9주간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결과 일부 음주 행동과 갈망 지표에서 변화가 확인됐다.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음주 갈망 수치가 약 40% 낮아졌으며, 한 번 술을 마실 때의 음주량 역시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간 경과에 따라 폭음 빈도(heavy drinking days)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고, 흡연을 병행하는 그룹에서는 하루 흡연량까지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다.다만 술을 마시는 전체 일수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약물이 음주 행동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는 ‘얼마나 마시느냐’와 ‘얼마나 강하게 원하느냐’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이번 연구는 최대 1.0mg 용량까지 투여된 조건에서 진행됐다. 일반적인 비만 치료 용량(최대 2.4mg)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행동 변화가 관찰됐다는 점에서 향후 중독 치료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술·담배 ‘욕구’ 줄였다…보상 회로까지 영향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GLP-1 계열 약물이 뇌의 보상 회로에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식욕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도파민 기반 보상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며, 알코올과 니코틴에 대한 갈망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알코올과 흡연, 과식은 동일한 보상 회로와 연결돼 있어 하나의 약물이 여러 행동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상 연구 단계”…행동 치료 확장 가능성다만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는 참가자 48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2상 임상이며, 관찰 기간도 9주로 짧다. 또한 치료 의지가 없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실제 치료 환경과 차이가 있다.연구진은 보다 큰 규모의 3상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번 결과는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을 넘어 행동 자체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음주나 흡연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보던 기존 인식을 넘어, 뇌의 보상 회로라는 생물학적 구조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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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L, 디지털 병리 시스템 고도화 추진…AI 분석 도입으로 진단 효율 개선

    검사 전문기관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이 디지털 병리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솔루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진단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의료 기술 발전과 함께 병리 진단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SCL은 기존에 구축한 디지털 병리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판독 과정의 정확성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AI 결합한 디지털 병리…시장 확대 지속디지털 병리 시스템은 병리 슬라이드를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최근에는 AI 기술과 결합되며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AI 기반 이미지 분석은 병변 탐지와 분류, 정량화 과정에서 기존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활용된다.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저장·공유 기술도 확산되면서 원격 진단과 협진,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병리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5억8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8.63% 성장해 2028년 약 37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시스템 도입…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SCL은 2023년 국내 검사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병리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고 판독 과정의 효율성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디지털 전환 이후 축적된 병리 데이터는 향후 AI 분석 및 연구 활용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협진 시스템과 온라인 슬라이드 리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SCL은 올해 하반기 AI 기반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분석 알고리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를 분석해 양성 세포를 탐지하고 분포를 시각화하는 방식이다.회사 측은 이를 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판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권귀영 SCL 병리과 원장은 “디지털 병리 데이터는 향후 신약 개발과 질병 연구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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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해피빈·CJ제일제당, ‘나눔 햇반’ 출시…판매 수익 일부 아동 지원

    네이버 해피빈이 CJ제일제당과 협업해 판매 수익 일부가 기부되는 ‘햇반 나눔에디션 잡곡밥’을 출시했다.네이버 해피빈은 20일 해당 제품을 선보이고 도서산간 지역 돌봄공백 아동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판매 수익금의 2%가 기부되는 구조다.양사는 2024년부터 ‘나눔햇반 캠페인’을 통해 돌봄공백 아동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제품은 해피빈 캐릭터를 적용한 기부형 상품으로, 별도 절차 없이 구매만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CJ제일제당은 경남 거제 지역아동센터 등 도서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햇반 나눔에디션’ 400박스를 전달할 예정이다.해피빈 이미경 리더는 “일상적인 소비를 통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네이버는 오는 26일까지 ‘오픈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N포인트 1000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운영한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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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대1 경쟁 뚫었다”…청년마을 10곳이 바꿀 지역 경제 실험

    행정안전부가 2026년 ‘청년마을’ 10곳을 신규 선정하고 최대 3년간 총 6억 원을 지원한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청년을 지역에 정착시키는 실험이 다시 확대되는 셈이다.비어 있던 지방의 유휴공간이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문화·창업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 체류를 넘어 ‘일거리 실험’과 ‘공간 재생’을 결합한 모델이 실제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15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141개 팀이 지원해 약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지역 특색을 살린 청년 자립 모델을 제시한 10개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지역은 대전 중구, 강원 철원군, 충남 논산시, 전북 김제시·고창군, 전남 구례군, 경북 영주시·봉화군, 경남 고성군, 제주 서귀포시다.선정된 청년 단체에는 매년 2억 원씩 3년간 총 6억 원이 지원된다. 사업 종료 이후에도 전문가 컨설팅, 기업 ESG 연계, 판로 지원 등 후속 지원이 이어진다. 단순 재정 투입이 아니라 자립 기반 구축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조다.● ‘청년마을’은 지역 정착으로 이어질까…체류형에서 자립형으로 전환이번 사업의 특징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실험’과 ‘공간 재생’을 동시에 추진하는 점이다. 과거 단기 체류 프로그램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수익 모델과 생활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강원 철원군은 북한이탈 청년과 지역 청년이 협업하는 ‘통일마을’을 조성한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과 로컬 브랜드 구축이 핵심이다. 경북 봉화군은 정원 문화와 농업을 결합한 ‘그린가드너스’ 프로젝트를 통해 취·창업 실험을 진행한다. 전북 김제시는 ‘마을방송국’을 중심으로 콘텐츠 창작자 육성과 체류형 프로그램을 결합해 온라인 관계인구 확대를 노린다.● “청년이 머무는 구조가 핵심”…지역경제 자생력 확보 관건2018년 시작된 청년마을 사업은 2025년까지 총 51곳이 조성됐다. 정책의 핵심은 청년을 ‘방문자’가 아닌 ‘정착 주체’로 전환하는 데 있다. 유휴 공간을 주거·창업·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생하고, 지역 자원을 콘텐츠화해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다만 단기 체류 후 이탈하는 구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수익 모델과 생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청년 유입’보다 ‘청년 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 설계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진명기 자치혁신실장은 “청년마을은 청년이 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출발점”이라며 “청년이 지역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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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보유’, 금융은 ‘운용’…자산가들 돈 굴리는 방식 바뀐 이유

    자산가들에게 부동산은 여전히 자산의 중심에 남아 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과거에는 부동산 자체를 통해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얻는 ‘운용’의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부동산을 ‘보유’ 자산으로 두고 금융자산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특히 50대 이하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집을 팔지 않으면서도 추가 자금을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과 ETF 등으로 빠르게 자금을 운용하며 수익 기회를 찾는 방식이다.이 같은 변화는 하나금융연구소의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10년 이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형성한 50대 이하 자산가(‘K-EMILLI’)의 경우 48%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K-EMILLI’는 연평균 소득 5억 원, 총자산 60억 원 수준의 고소득 직장인 중심 신흥 자산가 집단이다.단순한 투자 선호의 이동이라기보다 자산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무엇을 갖고 있느냐보다, 어떻게 굴리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부동산 줄이지는 않았다”…금융과 비중 빠르게 수렴연구소는 이번 변화를 ‘부동산 이탈’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산가들이 부동산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최근 5년간 자산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비중이 63%에서 52%로 낮아지고, 금융자산 비중은 35%에서 46%로 늘면서 두 자산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이 빠졌다기보다 금융자산이 확대되며 구조가 달라진 것이다.이는 자산 구성의 변화라기보다,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조사를 주도한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금리나 세제 영향이 있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투자 환경 자체가 바뀐 결과”라며 “ETF와 국내외 주식 등에서 개인 투자자도 기관 수준의 접근이 가능해졌고, 실제 수익을 경험한 비중도 늘었다”고 말했다.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가 10명 중 9명은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냈으며, 가장 큰 기여를 한 자산은 주식(31%)이었다. 투자 의향은 ETF(48%)와 주식(45%)에 집중되고 있으며, 자산가의 60%는 올해 금융투자에서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이어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특히 젊은 자산가일수록 부동산보다 금융에서 기회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자산 운용의 중심은 이미 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금융투자 과정에서 챗GPT 등 AI를 활용해 세금이나 시장 정보를 확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돈은 벌었지만…부동산 ‘관리 부담’에 흔들린 선택이 변화가 단순한 수익률 경쟁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연구소 역시 부동산과 금융자산 간 수익률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밝혔다.대신 투자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황 연구위원은 “수익률보다 유동성과 관리 효율까지 포함한 ‘총 투자 매력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융자산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비중을 조정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거래와 보유 과정에서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실제 자산가의 39%는 올해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계획이며,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8%로 그 반대(10%)보다 1.8배 많았다.조사 과정에서는 “부동산 투자로 돈은 벌었지만, 이사나 세입자 문제 등 관리 부담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부동산은 ‘보유’, 금융은 ‘운용’…역할 나뉘는 자산부동산과 금융의 역할은 점차 분리되고 있다. 부동산은 자산을 지키는 기반으로, 금융자산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기능이 나뉘는 흐름이다.황 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은 금융투자 선호가 늘어난 이유를 중심으로 해석한 것일 뿐, 보고서만으로 부자들이 부동산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결국 최근 자산가들의 선택은 ‘대체’가 아니라 ‘분화’에 가깝다. 자산을 쌓기보다, 어떻게 굴릴지가 더 중요해졌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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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증명만 보내다 6개월 날린다…월세 연체 대응법 [집과법]

    월세가 여러 달째 밀린 세입자에게 “언제 나가실 건가요”라고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 계약은 이미 끝났지만 집은 비워지지 않았다. 임대인은 내용증명을 보내고 답을 기다렸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이처럼 월세를 내지 않거나 계약 종료 후에도 퇴거를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대응 시기를 놓치면 수개월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진다.임대차 분쟁은 민사소송에서 꾸준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경기 둔화와 자영업 침체가 겹치면서 월세 연체와 퇴거 지연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문제는 절차다. 임대인이 계약 종료나 연체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더라도, 임차인이 응하지 않으면 강제로 내보낼 수 없다. 결국 법적 절차를 통해 점유를 회수해야 한다.● 가장 흔한 실수…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린다현장에서 반복되는 실수는 ‘내용증명만 보내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내용증명은 계약 해지 의사와 인도 요구를 공식적으로 남기는 단계일 뿐, 실제 퇴거를 강제하는 수단은 아니다. 이 단계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미납 월세는 계속 쌓이고, 손실은 커진다.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증금은 줄어들고, 임대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기회까지 사라진다. 손실은 단순 누적이 아니라 사실상 복리처럼 불어난다.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많은 임대인들이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판단으로 구두 독촉만 반복하다가 대응 시점을 놓친다”며 “차임이 일정 기간 연체되는 순간부터는 내용증명을 통해 해지 의사를 명확히 남겨야 이후 절차에서 입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송보다 중요한 건 ‘초기 설계’법적으로는 ‘명도소송’이라는 절차를 통해 점유를 회수하게 된다. 다만 단순히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핵심은 초기 대응이다. 내용증명 발송과 함께 소송 제기, 점유 상태를 묶는 조치를 동시에 설계해야 전체 기간을 줄일 수 있다.특히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진행하지 않으면, 소송 도중 점유자가 바뀌어 판결로도 강제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명도소송은 실제 점유자를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엄 변호사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없이 소송을 진행했다가 판결 직전에 제3자로 점유가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 경우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해 수개월 이상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겨도 못 돌려받는” 상황, 왜 생기나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실제로 손실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가장 큰 변수는 임차인의 지급 능력이다. 판결로 미납 월세 지급이 인정되더라도, 임차인 명의의 재산이 없으면 강제집행이 사실상 어렵다.엄 변호사는 “임차인의 재산이 없으면 집행 대상이 없어 회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소송 초기부터 보증금 공제, 재산 조회, 채권 압류 등을 병행해야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보증금이 이미 연체 월세로 소진된 경우에는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 결국 연체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법적 승소가 곧 경제적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6개월? 대응 늦으면 더 길어진다명도소송은 통상 4~6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임차인의 대응, 항소 여부, 강제집행 단계까지 이어질 경우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결국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전체 소요 시간과 손실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임대차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납 월세와 공실 손실이 동시에 누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팩트필터|월세 연체 임차인 대응 체크포인트※ 초기에 놓치면 손실이 커지는 핵심 단계① 내용증명으로 해지 의사 명확히→ 구두 독촉은 법적 증거로 인정되기 어려움② 소송과 동시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검토→ 점유자 변경 시 판결 무력화 가능성③ 연체 내역·계약서 등 증거 미리 정리→ 절차 지연 방지④ 보증금·재산 상태 함께 확인→ 미납 월세 회수 가능성 판단⑤ 대응 지연 금지→ 미납 월세·공실 손실 동시 증가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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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때문에 대량해고 한다더니”…경영진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미국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명분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해고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르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구조조정이 ‘위기 신호’가 아닌 경영 전략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1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단계적 감원이 아닌 대규모 일괄 감축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력 감축으로 비용 구조를 빠르게 줄이고, 그에 대한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다.스냅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23% 하락한 상태였지만, 1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는 하루 만에 약 8% 급등했다. 15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에반 스피겔 최고경영자(CEO)는 “AI 발전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흐름은 다른 기업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WSJ는 블록, 아마존, 오라클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뒤 주가 반등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블록의 경우 연초 대비 주가가 약 16% 하락한 상황에서 2월 말 직원 4000명,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감축했다. 이후 주가는 낙폭을 만회한 데 이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섰다. 블록 사례 이후 다른 기업 경영진들이 유사한 전략을 문의하는 등, 감원이 하나의 운영 방식처럼 공유되는 양상이다.● “AI 때문인가”…전문가들 “구조조정 명분”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내세우는 ‘AI 효율화’에 대해선 신중한 해석이 나온다. 벤처캐피털 샤인캐피털의 모 코이프먼은 “대부분 기업은 언제든 인력의 30~50%를 줄여도 성과에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며 “AI는 이런 구조조정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명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시장 해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규모 감원이 ‘경영 악화’의 신호로 읽혔다면, 최근에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 절감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구조다.기업들의 설명 방식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경영 판단에 따른 구조조정’이라고 밝히는 것보다, ‘AI를 통한 효율화’와 ‘조직 슬림화’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시장 반응이 더 긍정적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AI가 직접적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업에서도 선을 긋는 분위기다. 코드 검증 기업 소나의 타리크 쇼캇 최고경영자(CEO)는 “AI로 일부 업무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40% 감원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생성된 결과물을 검증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고용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경제학자 가드 레바논은 미 노동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34세 이하 대졸자의 실업률이 2년제 학위 소지자 실업률(4.1%)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학사 학위가 제공하던 고용 안정성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다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술 업종을 넘어 물류·창고 등 코로나 기간 고용이 급증했던 분야에서도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헬스케어를 제외하면 대부분 산업에서 채용 자체가 정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은 해고도, 채용도 모두 활발하지 않은 구간”이라는 설명이다.결국 이번 감원 흐름은 기술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기보다,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이어지는 한, 유사한 결정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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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량 같아도…마운자로-위고비, 근육 손실 차이 났다

    비만 치료제 간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근육 손실’ 차이가 확인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체중이 아닌 ‘체성분’이 약물 선택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엔퍼런스(nference)가 티르제파타이드(대표 제품 마운자로)를 처방 받은 환자 1800명과 세마글루타이드(대표 제품 위고비)를 처방 받은 환자 62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 사용군이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제지방(근육) 손실 비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티르제파타이드 사용군은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3개월 기준 약 1.1%포인트, 12개월 기준 약 2.0%포인트 더 큰 제지방 감소를 보였다. 체중을 20% 이상 감량한 환자 중에서도 제지방이 5% 이상 감소한 비율은 티르제파타이드가 약 10% 수준으로, 세마글루타이드(7% 미만)보다 높게 나타났다.제약사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판매하는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번 분석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지만, 기존 임상시험에서는 근육량 변화가 위약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신체 기능도 유지됐다고 밝혔다. 티르제파타이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같은 ‘감량’이라도 다르다…“근육 손실이 핵심 변수”비만 치료에서 체중 감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체성분 변화다. 지방이 줄어드는 대신 근육까지 함께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체력 저하나 요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특히 근육은 혈당 조절과 에너지 소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지방 손실이 클수록 장기적인 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체중 감량 폭뿐 아니라 근육 보존 능력이 주요 평가 지표로 부상하는 추세다.이번 결과는 동일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내더라도 약물에 따라 체성분 변화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몇 kg 빠졌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빠졌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비만약 경쟁, 이제는 ‘근육 보존’으로 이동”업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은 체중 감소 효과가 핵심 지표였지만, 향후에는 근육 보존이나 심혈관 보호 효과 등 ‘질적 개선’이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 복용 시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근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연구를 이끈 엔퍼런스의 벤키 사운다라라잔은 “환자들이 단순히 ‘얼마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지’만 보고 약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같은 감량 효과라도 체성분 변화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근육 감소 가능성이 높은 약물을 선택하고, 기존에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 운동 수행 능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약물 복용 중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제지방 감소가 더 가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임상 아닌 분석”…해석 주의 필요다만 이번 결과는 통제된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보도에 따르면 해당 분석은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며, 환자의 식이·운동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약물 간 효과 차이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그럼에도 이번 분석은 비만 치료제 효과를 단순 체중 감소가 아닌 ‘체성분 변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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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K 슬로모션·1인치 센서까지…DJI 오스모 포켓4, 무엇이 달라졌나

    DJI가 신형 짐벌 카메라 ‘오스모 포켓4’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으로도 촬영이 가능한 시대지만, 저조도 화질과 안정화 성능에서 한계를 느낀 사용자층을 겨냥한 제품이다.17일 DJI에 따르면 오스모 포켓4는 1인치 CMOS 센서를 탑재하고, 4K 240프레임(fps) 슬로모션 촬영을 지원한다. 손바닥 크기의 카메라 하나로 촬영과 짐벌 안정화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도 고화질로 세밀하게 담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이전 모델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미지 처리 성능이다. 14스톱 다이내믹 레인지와 10비트 컬러를 지원해 명암 차가 큰 환경에서도 색 표현이 자연스러워졌고, 인물 촬영 시 피부톤도 보다 안정적으로 구현된다. 특히 어두운 실내나 야간 촬영에서 결과물 차이가 크게 체감된다는 설명이다.촬영 편의성도 강화됐다. AI 기반의 액티브트랙(ActiveTrack) 7.0을 탑재해 피사체가 움직이거나 군중 속에 섞여 있어도 프레임 안에 안정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 제스처만으로 촬영을 시작하거나 종료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걸으면서 촬영해도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3축 짐벌 안정화 기능 역시 그대로 유지됐다.특히 107GB 내장 저장공간을 탑재해 별도의 메모리카드 없이도 촬영이 가능해졌다. 촬영 직후 고속 전송을 통해 편집까지 이어지는 작업 흐름이 간소화된 점이 특징이다.별도 수신기 없이 DJI 마이크와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음성 녹음 환경도 개선됐다. 외부 마이크 사용 중에도 USB-C 단자를 통한 충전이 가능해지면서 장비 구성을 간소화할 수 있게 됐다.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의 촬영 편의성을 높인 부분이다.최근 브이로그와 숏폼 영상 제작이 일상화되면서, 촬영 장비 역시 ‘간편함’과 ‘결과물 품질’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대중화됐지만, 저조도 촬영이나 안정화 성능에서는 여전히 전용 장비가 강점을 보이는 만큼,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한 제품으로 풀이된다.오스모 포켓4는 이날부터 사전 주문을 시작하며, 공식 판매는 22일부터 진행된다. 가격은 구성에 따라 60만 원대부터 80만 원대까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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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감고 한 발로 7초 못버티면 노인”…회춘 시험 억만장자의 ‘신체나이 테스트’ [건강팩트체크]

    눈을 감고 한 발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단순한 균형 테스트처럼 보이지만, ‘역노화’에 투자해온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은 이 동작 하나로 생물학적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결제 시스템 기업 브레인트리 창업자인 존슨은 젊어지기 위해 매년 30억 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신체 데이터를 관리하며, 가족 간 혈장 교환 실험 등 다양한 역노화 시도를 이어왔다.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즈니스 인사이더 행사에서 존슨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신체 나이 테스트’를 소개했다. 타이머를 켠 뒤 눈을 감고 한 발로 서서 버티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그는 0~7초는 60~80대, 7~15초는 40~60대, 15~30초는 20~40대 수준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이 수치는 존슨 개인이 제시한 기준으로, 의학적 표준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눈 감는 순간’ 난이도 급격히 상승이 테스트의 핵심은 ‘눈을 감는 것’이다.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시각 정보가 균형을 보정해주지만, 눈을 감는 순간 이러한 보조 기능이 사라지면서 신경계와 근육 감각만으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때 신체 위치를 인식하는 ‘고유수용성 감각’과 균형을 담당하는 신경계 기능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존슨은 나이가 들수록 뇌 기능이 저하되고 균형 감각이 약해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균형 능력은 노화와 관련된 기능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이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한 발 서기 시간은 나이에 따른 변화를 비교적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쇠약(frailty)과 독립적 생활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했다.● 팩트체크: “정말 ‘수명’ 지표일까”존슨이 제시한 수치는 흥미롭지만, 이를 ‘생물학적 나이 공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같은 연구에서도 한 발 서기 능력은 나이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변화 방식은 존슨이 제시한 ‘연령 구간’과는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후에는 10년마다 균형 유지 시간이 약 2초씩 줄어드는 수준이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균형 능력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의미일 뿐, 특정 시간을 기준으로 나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균형 감각 자체도 단일 지표로 보기 어렵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균형 능력이 시각, 전정기관, 고유수용성 감각 등 여러 신경계 요소가 함께 작용한 결과다.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체 근력이 부족하거나 균형 훈련이 부족한 경우에도 측정 시간이 짧게 나올 수 있다.이 때문에 한 발 서기 테스트는 ‘생물학적 나이’보다 신체 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의료 현장에서도 낙상 위험이나 기능 저하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균형 감각 저하는 건강 상태를 반영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노화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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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회사, AI로 간판 바꾸자…주가 하루만에 582% 폭등

    친환경 운동화 브랜드 올버즈(Allbirds)가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을 선언하자 하루 만에 주가가 582% 급등했다. 신발 회사가 AI 인프라 기업으로 방향을 틀겠다고 밝히자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역량보다 ‘AI’라는 이름에 시장이 반응한 사례로 해석된다.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버즈는 사명을 ‘뉴버드 AI(NewBird AI)’로 변경하고, AI용 고성능 서버를 구축해 기업에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구조다. 발표 직후 주가는 전일 종가(2.49달러) 대비 582% 급등한 16.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올버즈는 2015년 설립된 친환경 신발 브랜드로, 메리노 울과 유칼립투스 섬유 등 자연 소재 제품으로 성장했다. 기업가치는 한때 40억 달러에 달했지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최근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을 약 3900만 달러에 매각하며 기존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면서, 회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신발 회사가 AI 인프라로…전문성·자본 모두 ‘물음표’이 같은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가 AI 인프라 사업이다. 회사는 약 50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통해 GPU 장비를 확보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친환경 소재 기반 신발 사업과 AI 컴퓨팅 인프라 사이에는 기술적 접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특히 수십조 원 단위 투자가 이뤄지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5000만 달러는 경쟁력 확보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양동이에 물 한 방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닷컴·블록체인 이어…‘이름 갈아타기’ 반복그럼에도 투자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이야기’가 주가를 움직이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데이브 마자 런드힐 투자 최고경영자는 “AI로 방향을 틀었다는 내러티브 변화 자체가 개인 투자자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다”고 말했다.실제로 부진한 기업이 유행하는 기술 테마로 사업을 전환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닷컴 버블 당시 기업들이 인터넷 기업으로 간판을 바꿨고, 이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열풍 속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이어졌다. 음료 회사였던 롱아일랜드 아이스티가 ‘블록체인’으로 사명을 바꿔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장 자체가 자산”…껍데기 기업의 재활용이번 사례는 상장사 지위 자체가 하나의 ‘자산’으로 활용되는 구조도 보여준다. 신규 상장은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기존 상장사를 활용하면 비교적 빠르게 새로운 사업을 시장에 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 리터 미국 플로리다대 금융학 교수는 “상장 자체가 자산”이라며 “역합병 등으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은 대체로 투자 성과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 과정에서 알고리즘 기반 투자 자금도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 특정 키워드(AI)나 거래량 급증을 포착해 자동으로 매수하는 ETF 및 퀀트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 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맷 말리 밀러 타박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신호”라며 “투자자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사업 전환이라기보다 자금 조달을 위한 주가 부양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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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는 왜 선의에만 기대왔나”…김현훈 회장이 던진 질문 [함께미래 리더스]

    “복지는 그동안 선의로 버텨온 영역입니다.”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만난 김현훈 회장은 복지의 현재를 이렇게 짚었다. 환한 표정이었지만, 말의 방향은 또렷했다. 지금의 복지 구조는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진단이었다. 변화의 필요성은 이미 현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올해 3월 제35대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현장의 뜻이 모인 결과”라고 말했다. 동시에 협의회의 역할을 “흩어진 복지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해 설립된 전국 단위 민간 협의 기구이면서 동시에 공공기관이다. 정책 연구와 현장 조정, 자원봉사, 교육훈련 등 민・관의 복지 생태계를 잇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국 시·도, 시·군·구 협의회를 연결하는 구조 역시 이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서로 다른 영역과 주체를 이어주는 ‘중간 지점’의 기능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김 회장은 지금 복지의 문제를 ‘구조’에서 찾았다.“현장은 계속 바뀌고 있는데, 시스템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복지 5.0’…복지를 정책이 아닌 ‘문화’로그가 취임 직후 내놓은 방향은 ‘신복지 5.0 문화운동’이다. 저출생, 초고령화, 지방소멸. 여기에 팬데믹 이후 달라진 사회 인식과 디지털 전환까지 겹치며 기존 복지 모델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설명이다.“복지를 제도나 정책으로만 보면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드는 문화로 확장해야 합니다.”신복지 5.0은 신뢰 기반 복지, 지속가능한 복지경영, 지역 중심 통합돌봄, 스마트복지, K-복지의 세계화 등 다섯 축으로 구성된다.그가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신뢰’였다.“지금 복지 현장은 감시와 규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행정은 통제하고, 현장은 대응하는 구조. 그는 이 구조가 복지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봤다. 실제 현장에서는 절차를 맞추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쓰이고, 그만큼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줄어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전문가를 믿지 않는 시스템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그는 복지 현장이 ‘관리 대상’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주체’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부족이 아니라 불신”…구조의 핵심김 회장이 반복해서 꺼낸 단어는 ‘불신’이었다. 복지 재정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신뢰가 부족해 비효율이 쌓인다는 설명이다.“서류와 절차는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줄어듭니다.”그는 이를 ‘증명 중심의 행정’이라고 표현했다.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쓰는 시간이, 사람을 돌보는 시간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복지는 결국 관계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스템은 관계를 만들기보다, 관계를 증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합니다.”보고와 점검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현장은 점점 조심스러워진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선택을 고르게 되고, 새로운 시도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렇게 쌓인 선택들이 결국 복지의 움직임 자체를 둔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되는 순간, 좋은 복지는 나오기 어렵습니다.”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현장은 먼저 지친다.● 100만 복지인, 그러나 쉴 곳은 없다이 문제는 ‘복지인의 복지’로 이어진다. 국내 사회복지 종사자는 약 100만 명. 그러나 이들을 위한 회복과 교육 인프라는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김 회장은 이를 “선의에 의존해온 구조의 결과”라고 말했다.“복지는 좋은 일이라는 이유로, 종사자의 희생을 전제로 운영돼 왔습니다.”낮은 보상과 높은 감정 노동, 반복되는 소진. 그는 이 구조를 더 이상 당연하게 둘 수 없다고 했다.해법으로 꺼낸 것이 ‘사회복지연수원’이다.“100만 명이 넘는 사회복지인이 있지만,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 하나 없습니다.”연수원은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회복할 수 있는 기반으로 구상되고 있다. 일에서 잠깐 떨어져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 자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복지훈장’ 신설도 함께 제안했다.“평생 사람을 돌본 이들에게 사회가 공식적으로 존중을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오랫동안 헌신은 있었지만, 이름을 불러준 적은 많지 않았다.● 복지 사각지대를 찾는 방식…‘그냥드림’현장에서는 다른 방식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냥드림’ 사업이다.먹거리를 건네는 동시에, 위기가구를 찾아 연결하는 구조다.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6만 명 이상이 이용했고, 수천 건의 상담과 연계가 이어졌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드러났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던 필요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김 회장은 이 이야기를 하다 잠시 과거를 꺼냈다.일본 유학 시절, 지역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배달하던 때였다. 며칠째 문이 열리지 않는 집 앞에서 그는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그때 느꼈습니다. 복지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가야 하는 일이라는 걸요.”그 경험은 지금의 방향으로 이어졌다.“중요한 건 단순 지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입니다.”그는 복지가 ‘신청을 기다리는 구조’에서 ‘먼저 찾아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는 결국 사람”…연결과 신뢰의 복지로그는 지금 복지의 과제를 ‘얼마나 더 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이어주느냐’로 본다.필요한 사람을 찾아내고,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일. 그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이다.“복지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연결돼야 작동합니다.”인터뷰 말미, 그는 복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복지는 결국 사람입니다.”선의로 버텨온 구조에서 신뢰로 작동하는 구조로.그는 답을 말하기보다, 방향을 남겼다.‘함께미래 리더스’는 공익 현장의 리더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그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통해 미래를 묻는 인터뷰 시리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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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 약 매일 먹는 대신 6개월에 1번 주사”…치료 판도 바뀌나

    고혈압 치료의 가장 큰 현실적 문제 중 하나는 약효보다 ‘복약 순응도’다. 약을 처방해도 매일 꾸준히 먹지 못해 혈압 조절에 실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한계를 겨냥해 6개월에 한 번 주사로 혈압을 낮추는 치료법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영국 퀸 메리 런던대 연구진이 주도한 글로벌 임상 2상(KARDIA-2)에 따르면, 실험약 ‘질레베시란(zilebesiran)’을 기존 혈압약과 함께 투여한 환자군은 표준 치료만 유지한 환자보다 혈압이 더 크게 낮아졌다. 연구 결과는 1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자마(JAMA)’에 게재됐다.이번 임상에는 기존 약물로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성인 600여 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인다파미드, 암로디핀, 올메사르탄 등 1차 치료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질레베시란을 추가 투여했다.그 결과 투여 3개월 시점에서 수축기 혈압은 위약군 대비 최대 12mmHg 이상 추가로 낮아졌다. 올메사르탄 병용군과 인다파미드 병용군에서 각각 약 12mmHg, 암로디핀 병용군에서도 약 10mmHg 가까운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특히 한 번의 주사로 이 같은 효과가 약 6개월간 유지된 점이 눈에 띈다.● ‘생활 혈압’까지 안정적…복약 문제 겨냥한 접근24시간 활동 혈압 측정에서도 낮과 밤 구분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혈압 조절이 나타났다. 이는 병원에서 일시적으로 측정한 혈압이 아니라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혈압까지 안정적으로 낮췄다는 의미다.질레베시란은 소간섭리보핵산(siRNA) 기술을 활용한 약물이다. 간에서 혈압을 높이는 단백질인 안지오텐시노겐(AGT)의 생성을 억제해 혈관을 이완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존 치료제가 혈관 확장이나 이뇨 작용을 통해 혈압을 낮추는 것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이번 연구를 이끈 마니시 삭세나 박사는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주요 질환이며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라며 “질레베시란은 기존 1차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방식은 환자들이 혈압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고혈압 환자 상당수가 처방된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아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투여 주기를 크게 줄인 방식이 이런 관리 공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안전성은 변수…추가 임상 진행다만 일부 환자에서 저혈압, 고칼륨혈증, 신장 기능 저하 등이 위약군보다 더 많이 관찰된 만큼,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의 이상 반응은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으며 별도의 치료 없이 회복된 경우가 많았다.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현재 심혈관 질환을 동반했거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KARDIA-3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올해 안에 뇌졸중과 심혈관 사망 등 주요 사건 감소 효과를 확인하는 대규모 글로벌 연구도 시작할 계획이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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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로리 같아도 살 더 찐다”…빵·쌀 식단의 뜻밖의 결과 [바디플랜]

    빵과 쌀 같은 탄수화물 식단이 추가 열량 없이도 체중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찌는 이유가 ‘과식’이 아니라 ‘대사 변화’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일본 오사카공립대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탄수화물 중심 식단이 체중과 체지방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영양 및 식품 연구(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에 게재됐다.연구진은 일반 사료를 먹는 군과 함께 빵, 밀가루, 쌀가루 등을 추가로 제공한 여러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쥐들은 탄수화물 식품을 강하게 선호하며 기존 사료를 거의 먹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섭취 열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체중과 체지방은 증가했다. 특히 쌀가루를 섭취한 쥐 역시 밀가루를 섭취한 경우와 유사한 방식으로 체중이 증가해, 특정 식품보다는 탄수화물 중심 식단 자체의 영향일 가능성을 시사했다.연구를 이끈 시게노부 마츠무라 교수는 “체중 증가가 특정 식품 때문이라기보다 탄수화물에 대한 강한 선호와 그에 따른 대사 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덜 먹어도 살찐다”…대사량 감소가 원인연구진은 호흡가스 분석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한 결과, 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한 쥐에서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섭취량이 비슷하더라도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체중이 늘어난 것이다.연구진은 “체중 증가는 과식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대사 변화도 나타났다. 혈중 지방산은 증가하고 필수 아미노산은 감소했으며, 간에서는 지방 축적이 늘고, 지방산 생성 및 지질 수송과 관련된 유전자 활성도 증가했다. 몸이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 저장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셈이다.● 특정 식품 아닌 ‘탄수화물 중심 식단’이 변수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특정 식품의 문제가 아니라 식단 구성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밀가루를 제거하자 체중과 대사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는 경향도 관찰됐다.마츠무라 교수는 “향후 인간을 대상으로 이러한 대사 변화가 실제 식습관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통곡물, 식이섬유, 단백질·지방과의 조합, 섭취 방식 등이 탄수화물 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추가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결과로, 인간의 식습관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동일한 열량이라도 영양소 구성에 따라 신체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같은 칼로리라도 결과는 같지 않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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