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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주요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단체장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결국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정부는 각 기업이 경제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를 살려놓으면 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이번 간담회는 이 대통령 취임 9일 만에 열린 첫 경제계와의 회동 행사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또 대한상의와 함께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이 대통령은 한미 통상협의에 대해 “미국 관세 조치에 대해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화 시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로 한 만큼 실무 협의를 한층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밝혔다. 또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면서 우리 기업이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이 대통령은 기업 지원과 관련해선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에도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네거티브 방식은 법률이 금지한 것이 아니면 허용하는 규제 방식이다.이날 간담회에선 이 대통령이 수차례 추진 의지를 밝힌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안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것이니 시장이 좋아지는 방향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남북 경협 가능성에 대해선 “대북 확성기를 중단하니 북한 쪽에서 반응을 멈췄다는 건 그러한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라며 “가까운 곳에서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재용 회장은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최태원 회장은 “대통령과 새 정부에서도 통상 산업 정책을 조율하는 데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기업들도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9일 오전 경기 화성시 반송동 번화가의 한 사거리. 빠른 속도로 달려온 배달 오토바이가 횡단보도 신호를 무시한 뒤 지나갔다. 잠시 뒤에는 다른 오토바이가 차도가 아니라 사람이 다니는 인도 위에서 달리고 있었다. 취재팀과 함께 현장을 주시한 화성동탄경찰서 차길영 교통안전계장은 “점심시간마다 아찔한 질주가 벌어진다. 경찰 단속을 피해 도망가기 일쑤”라며 혀를 찼다.최근 배달앱 이용 급증, 이에 따른 배달 오토바이 증가가 각종 법규 위반과 사고로 이어진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취재팀은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반송동 일대 번화가 및 학원가를 경찰과 함께 돌며 이륜차 법규 위반 단속 현장을 지켜봤다.● 신호 위반, 인도 질주… 평균 15분마다 위반 적발 경찰이 단속을 시작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배달원이 몰던 오토바이가 신호를 위반해 붙잡혔다. 그는 하마터면 도로를 건너던 행인과 부딪칠 뻔했다. 오전 11시 50분경에는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다가 경찰을 보곤 바로 옆 골목으로 방향을 틀어 도망갔다. 차 계장은 “오토바이가 단속을 피해 도망가면 잡기 쉽지 않다. 쫓아가며 경고 방송을 한다고 스스로 서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경찰이 무리하게 추격하다간 오토바이가 질주하며 시민들을 들이받아 인명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정차한 차량들을 피해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위에 정차한 이륜차도 많았다. 이들은 신호가 바뀌자마자 총알같이 튀어 나가며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 내리막길을 감속 없이 내려와 앞서가던 자동차와 부딪칠 뻔한 오토바이도 있었다. 이날 1시간 반 동안 교통법규 위반으로 붙잡힌 배달 오토바이는 총 6대였다. 15분마다 1대씩 잡힌 셈이다.● 오토바이 사고 사망률, 승용차의 2.4배이륜차 사고는 승용차 사고보다 사망률이 높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률은 2.4%였다. 사고 100건당 사망자 2.4명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승용차(1.0%)의 2.4배다. 정미숙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육운영처 차장은 “이륜차 특성상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돼 사고 시 신체 손상이 심각하다”며 “충돌 이후 이륜차가 전도되면서 운전자가 도로로 튕겨 나와 2차 사고가 발생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이륜차 사고는 총 9만2000건 이상 발생했고 2221명이 숨졌다. 특히 오토바이 배달원이 숨지는 사고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난해 이륜차 사고로 숨진 361명 중 54명(15%)은 배달 이륜차 운전자였다. 주재홍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경우 주문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보며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빨리 배달하기 위해 과속, 신호 위반을 일삼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중 ‘안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4만8262건(52.5%)으로 절반 이상이다. 전방 주시 소홀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신호 위반(20.6%), 안전거리 미확보(6.8%) 등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뒷번호판 단속 장비 수 늘려야 문제는 승용차에 비해 이륜차 단속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륜차는 전면 번호판(앞번호판)이 없기 때문에 기존 무인 단속 장비로 단속하기 어렵다. 이에 경찰청은 2023년부터 후면 번호판(뒷번호판) 촬영 기능이 있는 단속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륜차는 뒷번호판을 찍을 수 있는 후면 무인 단속 장비로만 단속할 수 있다.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12월 후면 무인 단속 장비 78대를 분석한 결과, 설치 장소에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설치 전보다 50%가량 감소했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마땅한 무인 단속 장비가 없어 ‘어차피 안 걸린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오토바이도 단속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4월 기준 전면 번호판을 단속할 수 있는 무인 장비는 전국에 2만8000여 개가 있다. 하지만 후면 단속 장비는 561개뿐이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설치하다 보니 지역마다 편차도 심하다. 경기 252대, 서울 38대, 인천 27대 등 수도권에는 비교적 많지만 제주는 1대, 세종은 2대뿐이다. 이 장비로는 그 많은 배달 오토바이를 단속하기 역부족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이륜차 수를 감안해 단속 효과를 보려면 지금의 5배인 2500여 대까지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해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 말부터 앞번호판 부착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앞에서도 이륜차 번호를 알 수 있게 스티커 형식의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이다. 다만 스티커 형식은 왜곡이 심해 무인 단속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번호판을 통해 육안 식별이 쉽게 되도록 함으로써 불법 행위를 방지하는, 이른바 ‘명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오토바이 불법개조-번호판 훼손도 기승… 작년만 2900대 적발불법 튜닝 땐 사고 위험 높아져“다른 운전자-보행자 위협할 수”지난해 불법 개조(튜닝)와 번호판 훼손 등으로 적발된 이륜차가 2900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륜차 안전 검사 제도’를 시행해 불법 튜닝을 방지하고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12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안전 단속 적발 건수는 총 4130건이었다. 이 중 등화(조명) 훼손 등 안전기준 위반이 2590건, 불법 튜닝이 1206건, 등록번호판 훼손 등 기타 위반이 334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명 관련 위반 사례는 3207건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주로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불법 설치하거나, 기존 조명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였다. 등화 장치를 임의로 바꿀 경우 현행법상 임시 검사 명령이 내려질 수 있으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불법 튜닝된 이륜차는 사고 위험성을 높인다. 특히 기준을 벗어난 조명이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번호판을 훼손하면 교통사고 후 신원 확인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도난 차량이나 범죄용 차량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영재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차장은 “이륜차 불법 튜닝은 도로 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만들어내며,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이륜차에 대한 정기 검사를 의무화했다. 기존에 배출가스 중심으로만 관리되던 이륜차에 대해 구조·장치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 개조 승인 차량은 ‘튜닝 검사’,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차량은 ‘임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정기 검사 대상 이륜차는 약 20만4150대로 추산되며, 5월 말 기준 약 1만6425대가 검사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이상환 사회부 기자 payback@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서지원(사회부) 오승준(산업2부) 기자}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A36 5G’(사진)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갤럭시 A36 5G 가격은 49만9400원이며 12일부터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신제품은 170.1mm(6.7형) 대화면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최대 120Hz(헤르츠)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후면 카메라로 5000만 화소 광각, 800만 화소 초광각,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를 탑재했고 광학식 손떨림 보정, 동영상 손떨림 보정 기능도 갖췄다. 신제품에는 갤럭시 A시리즈 전용 모바일 인공지능(AI)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사진 속 원하지 않는 피사체를 지우는 ‘AI 지우개’와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반 기능도 지원한다. 색상은 어썸 라벤더, 어썸 화이트, 어썸 블랙 등 세 가지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가 50만 원 이하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A36 5G’를 국내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갤럭시 A36 5G의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12일부터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이동통신사 온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신제품은 170.1mm(6.7형) 대화면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최대 120헤르츠(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최대 밝기 1200니트로 야외에서도 선명하게 화면을 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카메라는 후면에 5000만 화소 광각, 800만 화소 초광각,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를 탑재했다. 광학식 손떨림 보정과 동영상 손떨림 보정 기능도 갖췄다.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채용했고, 전·후면 모두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를 채용해 내구성도 갖췄다. ‘녹스 볼트’를 통해 결제 정보와 생체 인증 등 보안을 유지한다.신제품에는 갤럭시 A시리즈 전용 모바일 인공지능(AI)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사진 속 원하지 않는 피사체를 지우는 ‘AI 지우개’와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반 기능도 지원한다. 색상은 어썸 라벤더, 어썸 화이트, 어썸 블랙의 3가지다.정호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갤럭시 A36 5G는 일상에 꼭 필요한 성능으로 실속을 더한 제품”이라며 “더욱 커진 디스플레이와 트리플 카메라, AI 기능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반도체 완제품과 장비에 이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업계가 ‘이가 없으면 잇몸’ 식으로 대응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1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달 말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지멘스 등 주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에 중국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해당 업체들은 중국 고객사에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큰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주가가 하루 만에 각각 9.6%, 10.7%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이 EDA 수출 규제에 나선 것은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을 막기 위해 기존 수준을 뛰어넘는 기술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DA는 반도체 설계와 검증에 필요한 기술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겨 넣는 노광장비와 함께 중국 반도체 산업의 ‘약한 고리’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중국 시장의 80% 안팎을 점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중 대표단의 통상 교섭 테이블에서도 EDA 수출 규제 문제가 다뤄졌다.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중국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등 양국 통상 대표는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나 미국의 EDA 등 기술 수출 규제와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제한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규제에 맞서 중국은 EDA 및 반도체 장비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중국 EDA 업체 엠피리언 테크놀로지는 2023년 14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지원하는 EDA를 상용화했고, 현재는 7나노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계의 5나노 이하 공정 기술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규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 방식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통제 사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가 7나노급 공정이 필요한 화웨이의 AI 칩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미세공정이 필요한 AI 칩 생산에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SMIC는 수출 규제로 EUV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심자외선(DUV)만으로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DUV로는 한 번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없어 여러 번 노광과 식각을 반복해 회로를 새겨야 한다. FT는 “중국이 수출 통제 상황에서도 AI 인프라 마련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촉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미국의 대중 규제가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했던 수준의 핀포인트 제재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한 오히려 중국 반도체 자립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반도체 제품과 장비에 이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까지 나섰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업계는 ‘이가 없으면 잇몸’ 식으로 해결하며 반도체 자립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10일 외신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정부는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지멘스 등 주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에 중국 수출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EDA는 반도체 설계와 검증에 필수적인 기술로, 노광장비와 함께 중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로 분류된다. 현재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 중국 시장의 80% 안팎을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을 막기 위해 반도체 제품과 장비 수출 규제를 한 단계 뛰어넘는 기술 규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굴하지 않고 2030년까지 반도체 국산화율을 70%까지 늘리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국가 직접회로 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EDA 및 반도체 장비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등 약한 고리를 보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EDA 업체 엠피리언 테크놀로지는 2023년 14나노 공정(nm·1nm는 10억분의 1m)을 지원하는 EDA 툴을 상용화했고, 곧장 공정을 크게 뛰어넘어 현재는 7나노 공정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화웨이가 2023년 메이트60 프로에 탑재한 7나노급 공정의 AI 칩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엠피리언 테크놀로지가 협력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5나노 이하 공정 기술력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속도로 기술력이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중 반도체 규제에 대항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체하는 중국의 대응 방식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통제 사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올 2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SMIC가 7나노급 공정이 필요한 화웨이의 AI 칩 수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수율이 60%를 넘어서면 상용화에 근접한 것으로 본다. 고도의 미세공정이 필요한 AI 칩 생산에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SMIC는 EUV를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N+2’ 공정을 활용해 저사양 장비인 심자외선(DUV)만으로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DUV로는 한 번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없어 여러 번 노광과 식각을 반복해 회로를 새기는 방식이다. FT는 “미국의 수출통제에도 중국이 AI 인프라 마련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이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를 강화할수록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빨라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이번 EDA 수출 규제로 3나노급 초미세 공정 등에서 표면적으로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중국 팹리스 업체들이 최소 5년 전부터 미국 업체의 EDA를 불법 복제하거나 개조한 제품 등을 활용하고 있어 타격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의 대중 규제가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했던 수준의 핀포인트 제재를 계속 이어가지 않는 한 오히려 중국 반도체 자립을 촉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민 절반 이상이 향후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소플’ 이용자 2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57.9%가 ‘향후 디지털 자산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9일 밝혔다. 디지털 자산은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며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그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디지털 자산 투자 확대의 이유로 ‘법제도 정비 전망’(28.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는 “새 정부의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과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공약이 속히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응답자의 78.2%는 디지털 자산 활성화가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41.6%)보다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58.4%)이 더 많았다. 대한상의는 “주요국은 규제 정비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디지털 자산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가 전력을 계속 공급하지 않아도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 놓을 수 있는 디지털 광고판인 ‘삼성 컬러 이페이퍼’(사진)를 8일 출시했다. 삼성 컬러 이페이퍼는 디지털 종이에 잉크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의 초저전력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유지하는 동안의 소비전력은 0.00W(와트)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 기준에 따르면 소비전력 0.005W 미만은 0.00W로 표시한다. 화면을 변경할 때도 기존 디지털 사이니지 대비 소모 전력이 낮아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하는 모델은 32형 사이즈 한 종류다. 쿼드HD(QHD)해상도와 16 대 9 화면비가 적용됐다. 가장 얇은 부분이 8.6mm이며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는 2.5kg으로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다. 함께 제공되는 거치용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벽이나 천장 레일 와이어에 걸 수 있다. 삼성 컬러 이페이퍼는 ‘컬러 이미징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실제 종이 포스터 등 광고물과 비슷한 느낌의 화면을 재현할 수 있다. 정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 컬러 이페이퍼는 아날로그 방식 대비 운영 효율성이 높아 상업용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인공지능(AI) 도입이 기업의 부가가치 상승과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8일 내놓은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3년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도입 전과 비교할 때 부가가치가 7.6%, 매출이 4.0%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I를 도입한 기업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을 그룹으로 나눠 매출과 부가가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AI 도입 기업 그룹이 3가지 요소 모두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SGI 분석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2018년 2.8%에서 2023년 6.4%로 높아졌다. 정보통신업의 AI 도입률이 26.1%로 가장 높았으며 교육 서비스업이 15.7%, 금융·보험업이 15.5% 순이었다. 반면 제조업은 4.0% 수준에 그쳤다. SGI는 “범용 AI 기술이 제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기술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AI 기술 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경영진의 이해도와 판단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인공지능(AI) 도입이 기업의 부가가치 상승과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8일 내놓은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3년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도입 전과 비교할 때 부가가치가 7.6%, 매출이 4.0%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I를 도입한 기업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을 그룹으로 나눠 매출과 부가가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AI 도입 기업 그룹이 3가지 요소 모두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SGI 분석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2018년 2.8%에서 2023년 6.4%로 높아졌다. 정보통신업의 AI 도입률이 26.1%로 가장 높았으며, 교육 서비스업이 15.7%, 금융·보험업이 15.5% 순이었다. 반면 제조업은 4.0% 수준에 그쳤다. SGI는 “범용 AI 기술이 제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기술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AI 기술 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경영진 이해도와 판단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이재명 정부는 성장 잠재력 저하, 혁신 기업의 부재 등 한국 경제의 고질병을 치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AI 기술 자체를 발전시키는 것보다 AI를 각 산업 분야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며 “한국의 풍부한 산업 기반에 AI를 접목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각 산업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것입니다.”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정책의 방점을 ‘AI의 발전’이 아니라 ‘AI의 활용’에 찍어야 한다”며 “한국의 넓은 산업 포트폴리오에 AI를 접목하고 기초과학에 투자하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이 교수는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축적의 시간’과 ‘최초의 질문’ 등 저서를 통해 한국 산업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새 정부가 펴야 하는 산업 및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창조적 파괴’가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시도,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낡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산업이 ‘새살’로 바뀌는 역동적인 환경을 산업 생태계에 조성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은 인내의 시간이다. 내가 지금 씨를 뿌려서 후임자, 또 그 후임자 대에서 성과를 낸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장기 정책과 단기 정책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당장 우리 경제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건 단기 정책이고,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 장기 정책이다. 예를 들면 통상 이슈에서 ‘당장 협상을 잘해서 관세를 얼마나 깎느냐’의 문제는 단기 이슈다. ‘어떻게 하면 근본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겠느냐’는 장기 이슈다. 단기 이슈와 장기 이슈가 한 테이블에 올라가면 국정 최고책임자는 단기 이슈에 먼저 손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산업을 망친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면 안 된다.”―단임제 정부라면 눈앞의 일부터 챙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리더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돌 하나 더 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30년’ 동안 크고 작은 부양책을 20번 넘게 썼다. 그동안 일본의 산업 근간이 망가졌다. 비록 (대통령 임기가) 5년밖에 안 되더라도 50년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여파는 어떠한가.“비유하자면 누군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잘라라. 아킬레스건을 몇 가지 알려 줄테니 정확하게 수술해라’라고 지령을 내린 것처럼 정밀타격을 줬다. 예산삭감 이후 재계약이 안 된 ‘포닥(박사 후 연구원)’ 숫자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도 이들을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 와서 예산을 복구해도 무용지물이다. 공장은 반년 정도 스위치를 껐다가 켜도 다시 바로 가동할 수 있지만 연구는 다르다. 완전 ‘생짜’로 다시 해야 된다.”―중국의 산업,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파르다.“중국은 장기 성장 정책을 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전략 산업을 확실하게 지정하고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원이 몰리도록 해준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이제 블랙홀처럼 주변국의 산업 생태계를 빨아들이고 있다.”―오랜 기간 동안 한국에서 이렇다할 혁신기업이 배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한국 기업들 중엔 ‘스케일업(Scale up)’하는 기업이 전혀 없다. 작은 성과에서 시작해 비용을 투자하고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거쳐 성과를 점점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스케일업이다. 9999번 실패하더라도 1번 성공하면 결실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실패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실패는 곧 책임소재와 비용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일수록 더 심하다. 같은 이유로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의 성공률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도전성이 있는 연구가 아니라 성공이 보장된 연구만 하기 때문이다.”―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퇴보하고 있다고 보나.“주가는 미래 성장 잠재력의 합계다. 지금 돈을 못 벌더라도 도전적으로 시도를 하고 있을 때 주가가 올라간다. 근데 우리 기업들을 보면 장부 가격과 주가 차이가 크지 않다. 시장이 잠재력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IMF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지만 점점 기업의 의사결정이 단기화되고 수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가의 시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한국 산업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벤처캐피털(VC)과 금융회사들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나.“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VC 투자는 초기 벤처가 아니라 거의 성공한, 또는 성장이 보장된 벤처에만 투자하고 있다. 그건 벤처가 아니다. 벤처 투자는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기업이라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 결실을 얻는 것이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가지고 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자기 아파트를 맡기고 돈을 빌려야 하는 현실이다. 은행의 존재 이유가 없다.”―혁신기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대체 불가능한 것을 찾아나서야 한다. 우리가 1번부터 20번까지 하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들은 1번부터 100번까지 하고 있다 가정해 보자. 이 상황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잡으려면 101번, 102번이 뭔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다들 21∼100번 중에서 찾고 있다.101, 102번이 무엇일지는 우리도 모르고 글로벌 기업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기초과학에 투자해 예상치 못한 발전의 씨앗들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해도 그렇게 허접한 나라가 아니다. 특허 개수로는 세계 4, 5위권, 논문은 10위 권이다. 결정적으로 한국은 앞선 세대의 피와 땀으로 만든 넓은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건 우리가 각기 다른 종류의 기술을 가지고 있고 또 앞으로 새 기술이 생길 가능성도 많다는 의미다. 이럴 때일수록 기초과학이라는 씨앗들을 심을 필요가 있다.”―산업 혁신을 위해 정부나 정치권은 무엇을 해야 하나“혁신과 관련해서는 정부보다 국회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 절차에서 합의를 이루라고 만든 공간이 국회인데 막상 국회에서는 그런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혁신이 생기려면 창조적 파괴가 계속 일어나야 한다. 규제완화 등을 통해 창조의 길을 터주는 것은 물론, 파괴되어 밀려나는 분야의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밀려나는 사람들의 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보살피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재교육을 통해 일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 이 매커니즘 역시 국회가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해외 인재를 데려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 지금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 국가 출신 학생들만 해도 정말 똑똑하다. 근데 한국에서 취직을 못 한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글로벌 인재 허브를 자임할 정도로 생각을 바꿔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집중 현상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이공계의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보여주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려면 새 대통령부터 더욱 과학자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AI 기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은 무엇인가.“AI의 속성은 과거 철도, 전기 등과 같다. 기술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기술이 각 산업에 침투해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꾼다는 게 핵심이다. AI 시대에 선진국이 되려면 AI 기술 자체를 고도화하는 것보다 AI가 각 산업 분야에 빨리 스며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책의 방점을 ‘AI의 발전’이 아니라 ‘AI의 활용’에 찍어야 한다. ‘AI 기술을 최고로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정책은 잘못됐다는 의미다. AI 기술이 극도로 고도화돼도 일선 산업 생태계가 AI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AI 전문가에게 바이오를 가르치는 게 빠르겠나, 아니면 바이오 전문가가 AI를 배우는 게 빠르겠나. AI 자체의 발전을 주장하기에 앞서서 우리가 구축해 놓은 넓은 산업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AI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그 어떤 나라보다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새 정부에게 바라는 모습은.“매번 정부가 기업들을 불러다 회의를 한다. 만약 워싱턴에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불러 모으면 오나?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기초 과학 발전과 같이 나중에 기업이 가져다 쓸 씨앗을 심는 것, 차마 기업이 신경쓰지 못하는 영역을 먼저 나서 열심히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유재동 산업1부장 jarrett@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각 산업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것입니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정책의 방점을 ‘AI의 발전’이 아니라 ‘AI의 활용’에 찍어야 한다”며 “한국의 넓은 산업 포트폴리오에 AI를 접목하고 기초과학에 투자하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공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축적의 시간’과 ‘최초의 질문’ 등 저서를 통해 한국 산업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새 정부가 펴야 하는 산업 및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창조적 파괴’가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기업이 생겨나고 낡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산업이 ‘새살’로 바뀌는 역동적인 환경을 산업 생태계에 조성해야 한다. 새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은 인내의 시간이다. 내가 지금 씨를 뿌려서 후임자, 또 그 후임자 대에서 성과를 낸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소나기부터 피하고 보자’는 생각을 하면 산업을 망친다.” ―단임제 정부라면 눈앞의 일부터 챙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리더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돌 하나 더 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30년’ 동안 크고 작은 부양책을 20번 넘게 썼다. 그동안 일본의 산업 근간이 망가졌다. 비록 (대통령 임기가) 5년밖에 안 되더라도 50년 앞을 내다보고 돌을 놓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여파는 어떠한가. “비유하자면 누군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잘라라. 아킬레스건을 알려줄 테니 정확하게 수술해라’라고 지령을 내린 것처럼 정밀 타격을 줬다. 예산 삭감 이후 재계약이 안 된 ‘포닥(박사 후 연구원)’ 수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 와서 예산을 복구해도 무용지물이다. 공장은 반년 정도 스위치를 껐다가 켜도 다시 바로 가동할 수 있지만 연구는 다르다. 완전 ‘생짜’로 다시 해야 된다.” ―중국의 산업 기술 발전이 가파르다. “중국은 장기 성장 정책을 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전략 산업을 확실하게 지정하고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그 결과 중국은 이제 블랙홀처럼 주변국의 산업 생태계를 빨아들이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혁신기업이 배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기업들 중엔 ‘스케일업(Scale up)’하는 기업이 없다. 작은 성과에서 시작해 비용을 투자하고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거쳐 성과를 점점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스케일업이다. 9999번 실패하더라도 1번 성공하면 결실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실패는 곧 책임 소재와 비용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일수록 더 심하다.”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퇴보하고 있다고 보나. “외환위기 영향일지 모르겠지만 점점 기업의 의사결정이 단기화되고 수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가의 시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한국 산업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 ―벤처캐피털(VC)과 금융회사들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나.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VC 투자는 초기 벤처가 아니라 거의 성공한, 또는 성장이 보장된 벤처에만 투자하고 있다. 그건 벤처가 아니다.” ―혁신기업을 만들어 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대체 불가능한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우리가 1번부터 20번까지 하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들은 1번부터 100번까지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상황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잡으려면 101번, 102번이 뭔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다들 21∼100번 중에서 찾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초과학에 투자해 예상치 못한 발전의 씨앗들을 키워야 한다. 한국은 앞선 세대의 피와 땀으로 만든 넓은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건 앞으로 새 기술이 생길 가능성도 많다는 의미다.” ―산업 혁신을 위해 정부나 정치권은 무엇을 해야 하나. “혁신과 관련해서는 정부보다 국회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 절차에서 합의를 이루라고 만든 공간이 국회인데 막상 그런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혁신이 생기려면 창조적 파괴가 계속 일어나야 한다.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창조의 길을 터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로 인해 밀려나는 사람들이 새 길을 찾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AI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AI의 속성은 과거 철도, 전기 등과 같다. 기술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기술이 각 산업에 침투해 산업의 구도 전체를 바꾼다는 게 핵심이다. AI 시대에 선진국이 되려면 AI 기술 자체를 고도화하는 것보다 AI가 각 산업 분야에 빨리 스며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구축해 놓은 넓은 산업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AI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그 어떤 나라보다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에 바라는 모습은…. “매번 정부가 기업들을 불러다 회의를 한다. 만약 워싱턴에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불러 모으면 그들이 오나?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기초과학 발전과 같이 나중에 기업이 가져다 쓸 씨앗을 심는 것, 차마 기업이 신경 쓰지 못하는 영역을 먼저 나서서 열심히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유재동 산업1부장 jarrett@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일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우수사례 10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한경협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 환경성이 주관하는 ‘ESG 파이낸스 어워즈 저팬’ 수상 기업 10곳의 실천 사례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식품·제약그룹 메이지홀딩스는 자체 인증 기준을 마련해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한 제품을 인증하고 있다. 스미토모화학 또한 자사 인증위원회를 거쳐 기후변화 대응 등에 기여한 제품과 기술을 인증한다. 건설업체 다이토켄타쿠는 주택의 전 생애주기 동안 탄소 배출량보다 태양광 발전 등에 의한 탄소 감축량이 더 많은 완전 탈탄소형 주택을 개발했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폐전자기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로 자원 소비를 줄이고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경협은 “해당 기업들은 자체 시스템 설계와 기술 투자로 실질적인 환경·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 ESG를 기업 가치 제고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사진)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허 회장은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아들이며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형이다. 허 회장은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 보성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1961년 삼양통상 사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은 베트남 진출 등 국내 제혁산업의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1986년 미국 나이키와 계약을 맺고 한국 나이키를 설립한 뒤 회장을 맡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삼양통상 회장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고인은 생전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교육, 스포츠 분야에서 사회공헌에 앞장섰다. 서울대 총동문회 기부를 통해 ‘허남각 특지 장학회’를 조성하고 후학 양성에 힘썼다. 허 회장 등 삼형제는 부친 허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고려대 장학기금인 ‘보헌(寶軒) 장학회’를 운영해 왔다. 또 ‘스포츠를 통한 인재 양성’이라는 부친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한국 아마추어 골프 발전에도 힘썼다. 2003년부터는 부친의 이름을 딴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 대회’를 후원하면서 유망 선수 발굴과 골프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고인은 증조부인 지신정(止愼亭) 허준 선생부터 이어져 온 ‘상생과 나눔, 절제와 겸손한 삶의 태도’를 깊이 새기고 가문의 전통 및 명예를 지키는데 앞장섰다. 평소 ‘가문이 곧 사회의 기초’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화목한 가족, 품격 있는 가풍’을 몸소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유족으로는 아들 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딸 정윤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02-2227-7550), 발인은 7일 오전 8시. 장지는 진주 사봉면 봉곡리 선영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일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우수사례 10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한경협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 환경성이 주관하는 ‘ESG 파이낸스 어워즈 재팬’ 수상 기업 10곳의 실천 사례를 분석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식품·제약그룹 메이지홀딩스는 ‘메이지 지속가능 제품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서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한 제품을 독자 기준에 따라 인증하고 있다. 스미모토화학 또한 자체 인증위원회를 거쳐 기후변화 대응 등에 기여한 자사 제품·기술을 독자적으로 인증하고 있다. 사회적가치 창출 기여도를 임직원 평가에 반영하기도 한다. 상선미쓰이는 선박에 날개형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 ‘윈드 챌린저’를 탑재해 추진력 일부를 풍력으로 전환했다. 18개월간 시험 항해에서 최대 17%까지 연료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건설업체 다이토켄타쿠는 주택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보다 감축량이 더 많은 완전 탈탄소형 주택을 개발했다. 일본 지방은행인 시즈오카은행은 지역 전체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배출량 계산 플랫폼을 현 내 금융기관에 전면 개방했다. 이는 지역금융이 단순 자금조달을 넘어 지역 ESG 생태계를 선도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폐전자기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로 자원소비를 줄이고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등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한경협은 “해당 기업들은 자체적 시스템 설계와 기술 투자, 지역 파트너십을 통해 실질적인 환경·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에게도 ESG를 기업가치 제고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한때 먹통이 되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사용에 불편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오류 발생 후 약 3시간 만에 결제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고 원인에 대해 “해킹이나 보안 문제가 아니며 일부 신용카드 회사와의 전용선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경부터 삼성페이로 결제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페이로 결제할 때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보안을 해제해야 하는데 그때 “삼성월렛을 사용할 수 없음” 등의 오류 문구가 뜨며 결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즉각 복구에 나서 이날 오전 10시 22분 “문제가 해결돼 정상 사용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월요일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결제 오류로 인해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A 씨(33)는 “아침에 운동하고 편의점에서 아침 식사를 구매해 출근하려는데 삼성페이 결제가 되지 않아 아침을 굶었다”며 “스마트폰을 껐다가 켜보기도 했는데 해결되지 않더라. 뒤에 다른 손님들이 대기하고 있어 난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갑작스러운 결제 오류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오전에 병원 진료를 받고 진료비를 삼성페이로 결제하려다가 오류가 나서 당황했다”며 “가방에서 비상용 실물 카드를 찾아 겨우 결제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SNS로 “갤럭시 (스마트폰) 쓰시는 분들은 오늘 실물 카드 꼭 챙기라”고 권유했다. 다만 이번 삼성페이 사용 장애가 전체 이용자에게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와만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에 특정 이용자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장애 발생 직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련법상 1개월 이내에 장애 원인과 대응 조치 등을 상세하게 보고받을 예정”이라며 “보고 내용을 검토한 뒤 현장 조사에 나갈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는 세계 최초로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동시에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핀테크 결제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페이를 모바일 신분증 등의 기능을 포함한 삼성월렛에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3월 기준 약 1700만 명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한때 먹통이 되며 일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오류가 발생한 지 약 3시간 30분 만에 결제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경부터 삼성페이로 결제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제를 위해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보안을 해제하려고 하면 오류 안내 문구가 뜨며 결제가 진행되지 않는 등 현상이다. 다만 모든 이용자들에게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며 일부 사용자들은 정상적으로 결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류가 계속되자 삼성전자는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에 나섰고 이날 오전 10시 22분경 “문제 현상이 해소돼 정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월요일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결제 오류로 인해 이용자들은 많은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A 씨(33)는 “아침 일찍 운동하고 편의점에서 아침식사를 구매해 출근하려는데 삼성페이 결제가 되지 않아 결국 아침을 굶었다”며 “스마트폰을 껐다가 켜보기도 했는데 해결되지 않더라. 뒤에 다른 손님들이 줄을 서 대기하고 있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갑작스러운 결제 오류로 인해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오전에 병원 진료를 받고 진료비를 삼성페이로 결제하려다가 오류가 나서 당황했다”며 “가방에서 비상용 실물 카드를 찾아 겨우 결제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이용자는 “드라이브스루로 커피를 결제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삼성페이가 안 되더라. 차에 있는 동전을 긁어모아 겨우 결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 쓰시는 분들은 실물카드 꼭 챙기시라”고 주변에 권유하기도 했다.이날 삼성전자 측의 오류 발생 공지가 늦어 불만을 표시한 이용자들도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오전 9시 9분경 “카드 결제 및 등록 시도 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약 2시간 만에 공지를 올린 것이다. 시스템을 정상화한 삼성전자는 오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세계 최초로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동시에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핀테크 결제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페이를 모바일 신분증 등 기능을 포함한 삼성월렛에 통합해 운영 중이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3월 기준 약 1700만 명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한화그룹은 ‘함께 멀리’라는 기업 철학에 기반해 미래세대 교육과 환경보호, 문화예술 지원, 사회적 약자 배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화는 2022년부터 카이스트와 협력해 중학생 대상 체험형 우주교육 프로그램인 ‘우주의 조약돌’을 운영 중이다.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을 융합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한국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학교’로도 불린다. 6개월간 진행되는 우주의 조약돌은 우주 인문학 콘퍼런스와 중학생 맞춤형 우주 미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진과 석박사 과정 멘토들이 참여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참가 학생들은 카이스트 총장 명의 수료증과 NASA 등 선진 우주항공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도 받을 수 있다. 한화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안전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맑은학교 만들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선정된 학교에는 태양광발전 설비와 창문형 환기 시스템 등 공기질 개선을 위한 시설이 지원된다. 최근 4년 동안 전국 21개 초등학교, 633개 학급, 1만5000여 명의 학생이 지원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저출산으로 생긴 빈 교실을 활용해 만드는 친환경 휴게공간 ‘맑은 쉼,터’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화는 2000년부터 25년째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달력을 제작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부수도 매년 늘려 지난해까지 누적 96만 부를 배포했다. 한화 점자달력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할 수 있어 ‘배리어프리(무장애)’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자 출판·인쇄 전문 사회적 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생 활동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예술 후원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 역시 한화표 사회 공헌이다. 2013년 시작한 ‘한화클래식’은 고(古)음악 불모지였던 국내에 바로크음악을 소개하며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천안과 청주에서 ‘한화청소년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청소년들에게 정통 클래식 악기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화는 앞으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에 힘쓸 계획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와 예술의 섬 장도 조성 및 운영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예술가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GS칼텍스는 2006년 GS칼텍스재단을 설립하고 ‘GS칼텍스 예울마루’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예울마루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도시인 여수의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GS칼텍스가 여수시와 함께 조성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예울마루는 매년 여수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음악 영재들에게 전문 연주자들만 설 수 있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한 연세대와 음악 캠프를 기획하고 교수진, 재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여수 학생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합동 연주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수 한센인 마을 출신 애양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이 음악캠프에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매년 예울마루에서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다. 아울러 예울마루는 동양인 최초로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수 출신 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의 독주회를 두 차례 여는 등 지역 출신 예술가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수도권 중심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역에 소개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맘마미아 등 뮤지컬 공연과 앙리 마티스전, 라이프 사진전 등의 전시를 기획해 지역사회에 선보였다. GS칼텍스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메세나대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2023년에는 예울마루가 ‘코리아 유니크 베뉴 52선’에 선정되며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GS칼텍스는 “앞으로도 전국 지역민에게 폭넓은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아동·청소년 복지와 교육 격차 해소, 발달장애 아동의 사회 적응력 강화 등을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CSR)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농어촌 지역 아동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행복 드림(Dream) 도서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어촌 지역아동센터의 독서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도서를 기증해 독서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올해는 전국 25개 센터의 도서관을 개선하고 약 1만 권의 도서를 추가 기증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기획 및 재정 후원을 맡고 교보문고가 도서 선정 및 시민 기부 캠페인을, 세이브더칠드런이 현장 실행을 담당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후원금에는 임직원들이 급여 1%를 기부해 조성한 ‘1%행복나눔기금’이 활용됐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발달장애 아동·청소년 신체 발달과 사회 적응력 향상을 위해 서울과 대전에서 핸드볼 교실을 운영한다. SK엔무브의 여자 핸드볼 구단 SK슈가글라이더즈, 한국체육대와 협력해 4개 특수학교에서 3000여 명의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에게 핸드볼을 가르칠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서구 지역 초등학교 특수학급 아동 119명을 대상으로 ‘희망키움 체육교실’을 운영한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6년부터 인천서구장애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번 체육교실에는 축구와 농구, 음악 체조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돼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환경 생태 숲 교실’ 등 발달장애 아동의 사회성 향상을 돕는 활동과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사회 공헌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