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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성장-신사업에 공격적 투자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래 경영’을 화두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ㅜ기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경영 효율화와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관세 부과와 같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라는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며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SK는 사내 독립기업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AI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중복 사업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미래 핵심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SK는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관세장벽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미래 성장 사업과 신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LG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50조 원 이상을 미래 성장 사업·신사업에 할당했다. LG그룹은 도전과 변화의 DNA를 강조하며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해 미래를 준비하고 실행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공급과잉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무역 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인도 최대 철강그룹인 JSW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미래 세대의 ‘기준’이 될 만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계열사들의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플랫폼과 미래 기술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수소 기술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사전 계약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인 기아의 ‘더 기아 PV5’가 대표적이다. PV5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이라는 기치 아래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변화할 수 있으며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시작으로 오픈베드, 라이트 캠퍼, 내장·냉동탑차 등 다양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국격을 높이고 올해 민간 주도 누리호 4차 발사 등 새로운 도전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화는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위성, 탐사 등 전반을 아우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큐셀 등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GS그룹은 친환경 사업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저탄소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2023년 한국남동발전과 여수산단 청정수소 밸류체인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친환경 신사업의 일환으로 ‘프리패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패브 공법은 공장에서 모듈을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환경오염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이다. 또한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부산 기장군에서 첨단 순환여과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육상 연어 양식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을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된 도입 분야는 구매·생산, 영업, 마케팅, 고객관리 영역이다. 롯데 화학군은 지난해 구매·생산 분야에서 과제를 진행하며 업무 역량을 향상했다. 롯데케미칼은 AI가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을 찾아내는 합성수지 컬러 매칭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일일 생산성을 50% 개선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원자재 시황 분석과 계약 단가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 관리와 원료 수급에 효율성을 더했다. 내년 창립 130주년을 앞둔 두산그룹은 장수 비결로 ‘변화 DNA’와 이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동력 발굴 노력’을 꼽는다. 대표적인 계열사는 두산에너빌리티로 가스터빈과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발전 주 기기 부문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80㎿(메가와트)급 후속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항공 엔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에 삼양식품이 시가총액 10조 원을 처음으로 넘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달 27일 종가 기준 10조490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겼다. 삼양식품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54위로 두산(10조7570억 원), 현대글로비스(10조2975억원), 삼성전기(10조1210억원), HD현대(10조163억 원) 등과 비슷하다. 삼양식품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일 130만 원을 넘은 데 이어 27일 133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1년 전(66만2000원)의 두 배로 치솟았다. 해외에서 불닭 챌린지 열풍이 시작된 2016년 말만 해도 삼양식품 주가는 4만 원대였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100만 원을 넘기며 1주당 100만 원 이상인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4∼6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을 1352억 원으로 작년 동기(895억 원)보다 5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5546억 원으로 30.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약 20%로 5% 안팎인 다른 식품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양식품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7일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13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23% 올렸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밀양 2공장이 문을 열며 생산량이 늘어나 해외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에 삼양식품이 시가총액 10조 원을 처음으로 넘었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달 27일 종가 기준 10조490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겼다. 삼양식품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54위로 두산(10조7570억 원), 현대글로비스(10조2975억원), 삼성전기(10조1210억원), HD현대(10조163억 원) 등과 비슷하다. 삼양식품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일 130만 원을 넘은 데 이어 27일 133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1년 전(66만2000원)의 두 배로 치솟았다. 해외에서 불닭 챌린지 열풍이 시작된 2016년 말만 해도 삼양식품 주가는 4만 원 대였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100만 원을 넘기며 1주당 100만 원 이상인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4~6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을 1352억 원으로 작년 동기(895억 원)보다 5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5546억 원으로 30.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약 20%로 5% 안팎인 다른 식품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양식품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7일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13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23% 올렸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밀양 2공장이 문을 열며 생산량이 늘어나 해외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인 가구 1000만 시대’가 굳어지면서 생활용품, 먹거리, 각종 서비스 등이 1인 가구를 주 소비층으로 삼아 재편되고 있다. 과거 4인 가족을 기본 단위로 삼았던 유통업계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1002만1413가구로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통계청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030년에는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소형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인 가구 타깃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용 요리컵 제품은 솥밥, 계란찜, 국, 생선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전제품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족 단위로 제작됐던 밥솥이 1∼2인용 소형 모델로 다변화되는 것이다. 쿠첸의 ‘머쉬룸’, 쿠쿠의 ‘미니 소담밥솥’, 신일전자의 ‘미니밥솥’ 등이 대표적이다. 초소형 정수기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SK매직은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한 ‘초소형 플러스 직수 정수기’를 선보였으며, 독일 친환경 브랜드 브리타는 1인 가구 맞춤형 미니 정수기 ‘리켈리’ 신규 컬러 모델을 1인 가구가 많은 한국, 일본에서만 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여름철 시즌을 겨냥해 빙수 제품을 1인용 컵빙수 형태로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팥빙 젤라또’, ‘망빙 파르페’ 등의 제품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270만 개를 돌파했고, 할리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컵빙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맛과 모양새는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여 혼자서도 온전히 빙수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음식 서비스에서도 1인 가구 대상 메뉴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한그릇’ 카테고리를 통해 BBQ 치킨의 1인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치킨은 대개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메뉴로 인식되는데, 이를 1인용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늘어나는 1인분 배달 수요에 맞춰 배민은 한그릇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가구업계에서도 소형 주거 공간에 적합한 1인용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오피스텔과 원룸 등에 적합한 크기의 암체어 ‘도도 부클 패브릭’을 출시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41)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걱정이 커졌다. 수수료가 계속 올라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다. 오 씨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지만 주문 10건 중 9건은 배달앱을 통해 들어와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 서울시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의 약 절반인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결제시스템(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조사(14곳) 및 온라인 조사(172곳)를 병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1년여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 조사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배달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매장’(43.3%), ‘모바일상품권’(7.9%) 등의 순이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7%로, 자영업자들의 높은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가 나타났다. 배달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24%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중개·광고 수수료로 구성된다. 배달앱 주문으로 100만 원을 벌면 24만 원이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발표한 외식업 점주 502명 설문에서도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를 꼽았다. 이들 중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배달앱 총수수료에 상한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도 7.2%에 달했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배달 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수수료를 절반씩 분담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우대수수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41)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걱정이 커졌다. 수수료가 계속 올라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다. 오 씨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지만 주문 10건 중 9건은 배달앱을 통해 들어와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6일 서울시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의 약 절반인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결제시스템(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조사(14곳) 및 온라인 조사(172곳)를 병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1년여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조사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배달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매장’(43.3%), ‘모바일상품권’(7.9%) 등의 순이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7%로, 자영업자들의 높은 온라인플랫폼 의존도가 나타났다. 배달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24%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중개·광고수수료로 구성된다. 배달앱 주문으로 100만 원을 벌면 24만 원이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발표한 외식업 점주 502명 설문에서도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를 꼽았다. 이들 중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했다.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배달 앱 총수수료에 상한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 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도 7.2%에 달했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중 ‘배달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수수료를 절반씩 분담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우대수수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인 가구 1000만 시대’가 굳어지면서 생활 용품, 먹거리, 각종 서비스 등이 1인 가구를 주소비층으로 삼아 재편되고 있다. 과거 4인 가족을 기본 단위로 삼았던 유통업계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1002만1413가구로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통계청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030년에는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소형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인 가구 타깃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용 요리컵 제품은 솥밥, 계란찜, 국, 생선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전제품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족 단위로 제작됐던 밥솥이 1~2인용 소형 모델로 다변화되는 것이다. 쿠첸의 ‘머쉬룸’, 쿠쿠의 ‘미니 소담밥솥’, 신일전자의 ‘미니밥솥’ 등이 대표적이다. 초소형 정수기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SK매직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설치가 가능한 ‘초소형 플러스 직수 정수기’를 선보였으며, 독일 친환경 브랜드 브리타는 1인 가구 맞춤형 미니 정수기 ‘리켈리’ 신규 컬러 모델을 1인 가구가 많은 한국, 일본에서만 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여름철 시즌을 겨냥해 빙수 제품을 1인용 컵빙수 형태로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팥빙 젤라또’, ‘망빙 파르페’ 등의 제품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130만 개를 돌파했고, 할리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컵빙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맛과 모양새는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여 혼자서도 온전히 빙수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배달 음식 서비스에서도 1인 가구 대상 메뉴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한그릇’ 카테고리를 통해 BBQ 치킨의 1인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치킨은 대개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메뉴로 인식되는데, 이를 1인용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늘어나는 1인분 배달 수요에 맞춰 배민은 한그릇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가구업계에서도 소형 주거 공간에 적합한 1인용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오피스텔과 원룸 등에 적합한 크기의 암체어 ‘도도 부클 패브릭’을 출시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정치 후원단체 록브리지 네트워크의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는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록브리지 아시아가 조만간 신설될 예정이며, 정 회장이 한국·일본·대만을 총괄하게 된다. 록브리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 단체’로 통하며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인사들이 활동 중인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이 단체 소속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배경에는 그와 트럼프 주니어의 친분이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석했고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 4월 정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하기도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 장소의 대명사인 테마파크에 초등학교 단체 방문객이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일 삼성물산 에버랜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에버랜드를 찾은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방문객 수는 2만300명으로, 지난해 6만2900명에서 68%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3년 6만4700명 대비로도 69% 감소한 것입니다. 현장체험학습 방문객뿐 아니라 유아, 초등생 동반 가족 고객들도 40%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저출생 심화로 인한 초등학생 감소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1학년인 2012년생 인구는 48만4550명인데 초등학교 1학년인 2018년생은 32만6822명으로 30% 가까이 적습니다. 속초 체험학습 사고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노학동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10대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졌는데, 올해 2월 재판부가 이 사건에서 인솔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이죠. 교원 단체들은 예측 불가능한 범위에서 일어난 사고이며, 전적으로 버스 기사의 과실로 일어난 일이라며 교사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체험학습 일정들이 취소되고, 교실 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체험학습을 대체하는 학교가 늘어났죠. 테마파크는 이제 중장년층을 공략하거나, 지식재산권(IP) 확대를 통해 성인 방문객을 유인할 만한 방법을 고심 중입니다. 에버랜드는국내 최초로 사계절 정원 구독 서비스 ‘가든패스’를 내놨습니다. 중장년층이 정원과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죠.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IP 모시기에도 적극적입니다. 에버랜드는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함께 시원한 물을 테마로 한 여름축제 ‘워터 페스티벌’을 8월 24일까지 엽니다. 롯데월드는 다음 달 말까지 여름축제 ‘포켓몬 월드 어드벤처: 썸머 페스타’를 진행하죠. 피할 수 없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테마파크의 변신 노력이 성공을 거둘지 지켜봐야겠습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 단체’로 통하는 록브리지 네트워크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는다. 록브리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정치 후원단체로,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인사들이 활동 중인 곳이다. 올해 4월 정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이 단체 소속이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조만간 신설 예정인 록브리지 아시아의 총괄 회장을 정 회장이 맡기로 하면서, 한미 관계의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푸본그룹의 리차드 차이 회장이 록브리지 대만을, 타다시 마에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회장이 록브리지 일본 이사장을 맡는다. 한국에 록브리지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고 아시아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정 회장이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배경에는 그와 트럼프 주니어의 끈끈한 친분 관계가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방한 때 트럼프 주니어는 전용기를 타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자마자 경기 성남시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록브리지는 밴스 부통령과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가 2019년 공동 창립한 정치 후원 단체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테크업계 거물들이 거액을 후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기부한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형제,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삭스, 투자업계 거물인 레베카 머서도 록브리지의 일원이다. 그 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도 모두 록브리지 소속이다. 재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과 록브리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록브리지가 대외 정책을 비롯한 미국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언제든 접근 가능하기 떄문에 관세 협상, 북한 문제 등에서 소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이 다음 달부터 배달 앱 상위 세 곳 중에서 쿠팡이츠에서 빠지면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만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우대 혜택을 주는 대신 경쟁사 입점을 철회하라는 배달앱 플랫폼의 요청을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민 온리’ 협약을 맺는다. 교촌에프앤비는 이 협약을 맺고 쿠팡이츠에서 빠지는 대신 우아한형제들로부터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기로 했다. 그 외 수수료 부담이 적은 공공 배달앱 땡겨요, 교촌치킨 자사 앱에서도 교촌치킨 주문이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협약에 따른 구체적인 우대 중개수수료율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는 매출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1위 우아한형제들이 자사 수익을 줄이는 것을 감수하고 매출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인 교촌치킨을 포섭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지난달 8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시부야의 잡화점 로프트(LOFT) 매장. 1, 2층에서는 K뷰티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코스메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입구부터 3CE, 컬러그램, 롬앤 등 수십 개의 K뷰티 제품이 늘어서 있었고 10, 20대 일본 소비자들이 매대를 오가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K뷰티 브랜드 ‘어뮤즈’ 매대 앞에서 손등에 틴트를 발라보던 대학생 스즈키 요쓰바 씨(18)는 “틱톡에서 한국 인플루언서가 쓰는 영상을 보고 꼭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K뷰티 브랜드들이 해외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속속 입점하면서 한국이 주류 화장품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342억7000만 엔(약 1조2600억 원)으로 전체 수입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프랑스를 제친 이후 3년 연속 1위다.K뷰티의 확산세는 전 세계 소비 중심인 미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샤넬, 디올 등 명품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12억6300만 달러)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발 인기에 힘입어 유럽에서도 K뷰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영국 화장품 수출액은 1억4937만 달러로 전년(1억41만 달러) 대비 약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폴란드 수출액은 161.9%, 네덜란드는 34% 등으로 급증했다.K뷰티의 선전은 K컬처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돌 그룹 아일릿의 멤버 원희가 1월 라이브커머스에서 소개한 롬앤의 ‘듀이풀 워터틴트’는 방송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방송 당일인 12일부터 18일까지 매출은 전주 대비 122% 늘었다. 롬앤을 운영하는 윤현철 아이패밀리SC 부사장은 “K팝 아이돌의 자체 콘텐츠에서 제품이 언급되면 외국인 매출이 급증하는 사례가 많다”며 “한류 콘텐츠를 통한 K컬처 확산이 팬덤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K컬처와 결합한 K뷰티는 산업의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과거 대기업 중심이던 뷰티 시장이 인디 브랜드까지 고르게 성장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수출 중심의 일방적 마케팅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들이 아마존이나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진출하는 추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리브영은 인디 브랜드들의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리브영 입점을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나 소비자에게 올리브영 제품은 한 차례 검증을 거쳤다는 신뢰 의미로 수용된다”고 설명했다.국내 주요 뷰티 기업들도 K컬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K팝 스타나 K드라마 배우를 적극적으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는 것이다.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는 K팝 그룹 세븐틴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자 일본 공략을 위해 2023년 세븐틴 멤버 호시를 아시아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LG생활건강은 K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해외 여러 나라로 수출되는 등 인기를 끌자 지난해 7월 주연 배우 김지원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CJ그룹은 한류 종합 페스티벌 ‘케이콘(KCON)’ 현장에 올리브영 부스를 설치해 K뷰티 협력사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9∼11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저팬 2025’ 현장에 109평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40여 개 K뷰티 브랜드와 100여 개 제품을 일본 팬들에게 선보였다. 행사 기간 부스를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약 4만8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K컬처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K뷰티 지형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류 열풍이 태국, 베트남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확산되면서 케냐나 나이지리아 등 현지 기업들이 한국 화장품 중소기업에 직접 오퍼를 보내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유통망과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시장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도쿄=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로스앤젤레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6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옌지공항에서 버스로 약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지린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의 ‘내두천’(나이터우취안). 백두산 자락에 있는 내두천은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의 수원지다. 이곳은 원시림보호구역에 포함돼 있다. 인적이 드문 고요한 마을에 펼쳐진 하천을 뒤로하고 오르막길을 10분가량 걷자 해발 고도 670m에 깊이 1m의 넓은 수원지가 나타났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 사이로 용천수(湧泉水)가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용천수는 외부의 압력 없이 자연히 솟아 나오는 물로, 어느 계절이든 온도가 6.5∼7도로 유지돼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는 매일 2만4000t이 솟아 나오는데, 이 중 5000t이 백산수 생산에 쓰인다. 갓 솟아오른 원수(原水)를 떠서 한 컵 마셔보니 시원하고 청량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 용천수는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원지까지 약 40년간 총 45km의 자연보호구역 지하 암반층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다. 40년은 국내외 생수 중 가장 오랜 자연 정수 기간이다. 자연 정수 기간이란 빗물과 눈이 지표면에 흡수된 뒤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는 시간이다. 이 기간이 길수록 천연 미네랄 함유량이 높아지고, 불순물이 더 잘 걸러진다. 백두산의 화산 현무암은 거대한 천연 필터로 작용한다. 농심은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가 많이 솟아나는 22개 지점에 장치를 설치해 원수를 수집하고, 지하 배관을 통해 3.7km 거리의 백산수 공장으로 보낸다. 농심 관계자는 “취수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나 자연 파괴가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지에서 버스로 5분을 달리면 백산수 공장이 나온다. 농심은 2015년 2600억 원을 들여 29만1590㎡(약 8만8336평) 규모로 이 공장을 지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대 100만 t의 생수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갖춰 병입, 포장 등의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다. 공정을 마친 백산수는 1.7km 떨어진 철도역으로 옮겨진 후 기차를 통해 약 1000km 거리의 다롄항으로 이동한다. 이후 선박으로 한국 경기 평택항 등으로 들어와 소비자를 만난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이사는 “생산 라인에는 독일 펜티어·크로네스, 캐나다 허스키 등 글로벌 설비업체의 기술이 적용됐다”며 “소위 고급 생수로 불리는 ‘에비앙’과 비교해도 설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2년 12월 생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백산수의 누적 매출액이 1조1000억 원을 넘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 삼다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등과 생수 시장 3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백산수 연간 매출은 2013년 240억 원에서 2015년 520억 원, 2019년부터는 1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농심은 올해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해 2030년까지 연 매출을 20%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상헌 농심 마케팅실장은 “현재 중국 위주로 발생하는 해외 매출의 비중(25%)을 2030년까지 30%까지 늘릴 것”이라며 “중국 외에 미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얼다오바이허=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6일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연길공항에서 버스로 약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지린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의 ‘내두천’. 백두산 자락에 있는 내두천은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의 수원지다. 이곳은 원시림보호구역에 포함돼 있다. 인적이 드문 고요한 마을에 펼쳐진 하천을 뒤로 하고 오르막길을 10분 가량 걷자 해발고도 670m에 깊이 1m의 넓은 수원지가 나타났다.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 사이로 용천수(湧泉水)가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용천수는 외부의 압력 없이 자연히 솟아 나오는 물로, 어느 계절이든 온도가 6.5~7도로 유지돼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는 매일 2만4000t이 솟아 나오는데, 이 중 5000t이 백산수 생산에 쓰인다. 갓 솟아오른 원수(原水)를 떠서 한 컵 마셔보니 시원하고 청량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 용천수는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원지까지 약 40년 간 총 45㎞의 자연보호구역 지하 암반층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다. 40년은 국내외 생수 중 가장 오랜 자연 정수 기간이다. 자연 정수 기간이란 빗물과 눈이 지표면에 흡수된 뒤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는 시간이다. 이 기간이 길수록 천연 미네랄 함유량이 높아지고, 불순물이 더 세심하게 걸러진다. 백두산의 화산 현무암은 거대한 천연 필터로 작용한다. 농심은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가 많이 솟아나는 22개 지점에 장치를 설치해 원수를 수집하고, 지하 배관을 통해 3.7㎞ 거리의 백산수 공장으로 보낸다. 농심 관계자는 “취수 과정에서 환경오염이나 자연 파괴가 없다”고 설명했다.수원지에서 버스로 5분을 달리면 백산수 공장이 나온다. 농심은 2015년 2600억 원을 들여 29만1590㎡(8만 8336평) 규모로 이 공장을 지었다. 이 곳에서는 연간 최대 100만 t의 생수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갖춰 병입, 포장 등의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다. 공정을 마친 백산수는 1.7㎞ 떨어진 철도역으로 옮겨진 후 기차를 통해 약 1000㎞ 거리의 대련항으로 이동한다. 이후 선박으로 한국 평택항 등으로 들어와 소비자를 만난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이사는 “생산 라인에는 독일 펜티어·크로네스, 캐나다 허스키 등 글로벌 설비업체의 기술이 적용됐다”며 “소위 고급 생수로 불리는 ‘에비앙’과 비교해도 설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2년 12월 생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백산수는 누적 매출액이 1조1000억 원을 넘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 삼다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등과 생수 시장 3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백산수 연간 매출은 2013년 240억 원에서 2015년 520억 원, 2019년부터는 1000억 원대로 성장했다.농심은 올해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해 2030년까지 연 매출을 20% 늘리겠다는 목표다. 김상헌 농심 마케팅실장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25%에서 30%까지 늘릴 것”이라며 “중국 외에 미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얼다오바이허=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지난달 1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에 있는 ‘디렉터스 인스피레이션: 봉준호’ 전시관은 평일 낮인데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한 괴물 모형과 봉 감독이 직접 스케치한 영화 ‘옥자’의 그림을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었다. 또 봉 감독이 대학 시절 친구들과 활동했던 소모임 모집 포스터, 직접 그린 작품 콘티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라이언 로드리게스 씨(22)는 “예술 전공 학생이라 다양한 영감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봉 감독의 ‘기생충’을 재밌게 본 후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생겨 이번 전시를 찾았다”고 말했다. 한때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기에 급급했던 한국이 이제 콘텐츠 생산과 확산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음악,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가 세계 콘텐츠 산업에 영감을 주면서 ‘문화 수출 대역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2000년대 이후 K팝 등 K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일종의 역전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 대중문화가 산업적 측면에서 높은 위상을 갖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韓 대중문화 산업적으로 높은 위상”K콘텐츠의 위상 변화는 각종 실적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의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한류 초기인 2005년 13억113만 달러에서 2015년 56억6137만 달러, 2023년 133억3941만 달러로 급증했다. 반면 수입액은 같은 기간 29억8589만 달러에서 11억8282만 달러, 8억9382만 달러로 감소했다.글로벌 시상식에서도 K콘텐츠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영화 ‘기생충’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2022년 에미상에서 6관왕을 기록했다. 두 작품 모두 해당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부문을 수상한 사례였다. K팝 아티스트 방탄소년단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국내 초연의 토종 뮤지컬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K팝은 단순히 ‘해외 떼창’ 열풍에 그치지 않고 K팝 육성 시스템이 해외로 전수되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기획해 ‘칼군무’ 등 K팝식 트레이닝을 거친 일본인 걸그룹 니쥬(NiziU)를 데뷔시켰다.CJ ENM은 일본 요시모토고교(吉本興業)와의 합작사 라포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K팝 DNA’를 접목한 현지 아이돌 육성에 나섰다. 자체 음악 지식재산권(IP) 생태계 ‘MCS’를 기반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저팬’ 시리즈를 통해 JO1, INI, 미아이(ME:1) 등을 배출했다. 이들 중에는 K팝에 영감을 받아 성장한 현지 아티스트도 있었다. 지난달 11일 일본 지바현 ‘케이콘 저팬 2025(KCON JAPAN 2025)’에서 만난 미아이 멤버 이시이 란(21)은 “있지(ITZY) 류진 선배가 K팝 음악에 강하게 몰입해 파워풀한 춤을 추는 모습 영상을 보고 K팝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K팝 정체성으로 승부 할리우드 본토인 미국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CJ ENM은 2022년 미국 기반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을 약 9400억 원을 들여 인수하며 미국에서의 제작 기반을 확보했다. 지난달 11일 만난 크리스 라이스 피프스시즌 대표도 “한국, 일본 등 다양한 동양의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업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 이어진 축적된 투자와 시스템이 지금의 K팝 위상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한국은 J팝에 열광하고 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스 사무소’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기업의 본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데뷔하는 스타 육성 시스템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가 ‘칼군무’ 등 한국만의 스타일을 접목하면서 차별화된 K팝만의 정체성도 구축됐다. 이런 기반 위에 각 세대 아티스트들의 경험과 성과도 차곡차곡 쌓였다. 임 평론가는 “1996년 H.O.T.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싸이, BTS, 블랙핑크에 이르기까지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쌓이면서 그 축적이 오늘의 성과를 이룩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영상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한 점도 경쟁력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K팝은 뮤직비디오나 음악 방송에도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해서 다이내믹한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CJ ENM 관계자는 “참신한 뮤직비디오, ‘프로듀스 101’ 시리즈와 같은 브랜딩, 경쟁력 있는 포맷이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계는 멀티플렉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상영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됐다. 제작부터 배급,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통합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영화 제작 구조도 한층 체계화됐다. 김 평론가는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 마니아층 일부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저렴하고 나름 개성 있는 콘텐츠’ 정도로 인식됐다”며 “이후 대중문화 개방과 정보기술 발전, 막대한 자본 투입이 맞물리며 K콘텐츠가 글로벌하게 퍼지고 세계 시장을 단숨에 따라잡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도쿄=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로스앤젤레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명품 대체품 ‘듀프’ 소비 인기복제품을 의미하는 ‘듀프(dupe)’ 제품 소비 트렌드가 고물가 시대에 ‘현명한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명품 로고가 주는 만족감보다 실속 있는 소비에 대한 효용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며 ‘듀프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직장인 김모 씨(39)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니클로 매장에서 업무용 가방 2개를 7만4800원에 구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 가방을 원래 들고 다니던 약 70만 원짜리 일본 브랜드 ‘요시다 포터’의 인기 제품인 ‘탱커 2WAY 서류 가방’의 대체품 격으로 구입했다. 유니클로 제품이 기존에 들고 다니던 포터 가방과 생김새는 매우 유사한데, 가격은 훨씬 저렴해 실용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가격이 싼데 디자인은 비슷하고, 무엇보다 수납 공간이 많고 편리해서 7개월째 잘 들고다니고 있다”며 “가격이 싸다 보니 여기 저기 들고 다니다 바닥에 놔둬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명품스러운’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이른바 ‘듀프’ 소비가 전 세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후유증,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여력이 감소하면서 듀프 소비 트렌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제적 효율성과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MZ세대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같은 듀프 소비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 짝퉁과는 다른 듀프듀프 제품은 브랜드의 가짜 로고까지 유사하게 달아 명품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이른바 ‘짝퉁’과는 차이가 있다. 상표권을 침해하는 짝퉁은 불법이지만, 디자인이나 주요 특징을 따라 한 듀프 제품은 법적 문제가 될 소지는 크지 않다. 짝퉁을 구매하는 건 부끄러운 일로 여겨지지만, 듀프 제품을 ‘발굴’하는 것은 오히려 자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와이펄스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복제품을 찾는 건 흥이 나는 일’(51%)이라고 답했다. 저렴한 듀프 제품을 찾는 것을 일종의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다. 전미영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짝퉁 소비는 구매력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원본의 아우라에 대해 추종하고 싶은 마음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듀프 소비와는 결이 좀 다르다”며 “듀프는 원본의 아우라를 좇기보다는, 이 돈으로도 그런 성능이 나온다는 태도에서 나오는 소비 행태”라고 설명했다.품질 개선이 거의 없는데도 팬데믹 이후 끊임없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과 반발이 듀프 소비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6월 블룸버그 통신 등은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5만 원)에 팔리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가방의 원가가 53유로(약 8만 원)라고 보도했다. 노동 착취, 불법 이민자 고용 등 사회적 문제와 함께 명품 시장의 마진 구조가 알려지며 거품 낀 명품 브랜드 제품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디올뿐 아니라 아르마니,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모두 원가 대비 매우 높은 판매가로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이 번지는 사이 듀프 소비에 대한 인상은 긍정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올해 2월 실시한 조사에선 미국 성인 10명 중 3명이 듀프 제품을 구매해 봤다고 답했고 ‘듀프’에 대해 ‘패셔너블’(69%), ‘트렌디’(68%) 등의 단어를 떠올렸다. 패션잡지 보그는 “듀프가 올해 패션 뷰티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며 “틱톡과 Z세대(1990년대 중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실용적 소비 태도가 이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dupe’의 연관 검색어를 입력하면, 각종 듀프 제품 구매를 자랑하거나 소개하는 영상이 수십만 개에 육박한다. ● 패션·뷰티·가전 등 듀프 열풍듀프 열풍은 패션, 뷰티,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내세우는 SPA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듀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나아가 크리스토퍼 르메르, JW앤더슨, 질샌더, 마르니, 지방시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클레어 웨이트 등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유니클로의 가성비는 유지하면서,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어 제품이 발매될 때마다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곤 한다. SPA 브랜드 자라(ZARA) 역시 듀프의 선두주자로 ‘샤넬 느낌 트위드’, ‘프라다 느낌 신발’이 화제를 모은다. 다이소의 뷰티 카테고리를 올리브영 독주 체제를 위협할 만큼 급성장시킨 것도 듀프 제품의 적극적인 출시다. 대표적인 사례가 6만 원 상당의 샤넬 립밤을 듀프한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이다. 다이소는 샤넬 제품 가격의 20분의 1 수준인 3000원으로 출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다이소는 1020대 여성 소비자층 유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생활가전 기업 샤크닌자의 뷰티 브랜드 샤크뷰티의 대표 제품인 ‘샤크 플렉스타일’은 2020년대 전후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시장 확장의 중심이었던 다이슨의 ‘에어랩 스타일러’ 듀프 제품으로 불린다. 샤크 플렉스타일은 다이슨 제품의 약 50∼60%에 불과하다. 이 제품은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게 팔렸다. ● “듀프는 디자인의 미래를 죽인다” 비판도 일각에서는 듀프 소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듀프가 불법은 아니지만, 복제 대상 브랜드가 제품 개발, 마케팅 등을 거쳐 시장에 내놓은 것을 일부 베껴서 돈을 버는 것이 불편하다는 시선이다. 미국 가구 브랜드 헬러의 존 에덜먼 최고경영자(CEO)는 “당신이 구매하는 모든 복제품은 디자인의 미래를 죽인다”고 비판했다. 복제품으로 진품 소비가 줄어든다면 창작자는 어떻게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비판 속에서도 고물가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분위기로 인한 듀프 소비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제 대상인 명품 브랜드들이 듀프 제품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듀프는 ‘현명한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소비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듀프 제품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명품 듀프 제품의 경우 이미지를 우려한 명품 브랜드 한 곳이라도 문제를 삼기 시작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줄줄이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듀프(dupe)영어 ‘듀플리케이트(duplicate·똑같은, 꼭 닮은)’의 줄임말로, 고가 브랜드 제품과 비슷한 기능·디자인을 가진 저렴한 대체품을 소비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단순 복제를 넘어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명품의 대체품으로 뜻이 확장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단체장들의 대통령 취임 후 첫 회동은 기업인들이 “미국에서 이 대통령을 좋아한다”며 덕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점심시간까지 이어지면서 도시락을 먹으며 낮 12시 20분에 끝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함께 노력해 달라. 각별히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는 한미 통상협상 등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과 경제 활성화 방안에 집중됐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일종의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아직도 여전히 (기업들에 대한) 불신들이 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 李 “기업이 경제의 핵심” 이 대통령은 “지금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안정되어 가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우리 국민들이 경제단체장들, 주요 그룹의 책임자들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면 마음이 더 편해지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선거 후에 시장이 많이 안정이 돼서 주가도 많이 오르고 그래서 저도 마음이 참 편하다”고도 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코스피 상승에 대해 언급하며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이 대통령이) 표방하신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여기 참석 중인 기업, 우리나라 모든 기업들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지금은 불안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합 위기 상황이고, 혹자는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국난의 시기라고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성장해 왔으며,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은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간담회에서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역시 높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게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진 회장은 ‘내수 활성화’를 강조하며 “이번 여름 휴가 시즌부터 대대적인 국내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해 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리자”고 제안했다.● 기업들 “美 관세로 투자 어려워”이날 간담회에선 한미 통상협상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글로벌 통상 질서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다”며 “외교, 안보 활동을 통해 기업들의 경제 영토, 활동 영역을 확대해 드리는 것에 주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관세 및 투자 협상 방향에 대한 경제계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를 하면 부과했다고 하면 좋을 텐데 ‘한다, 만다’ 한다”며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통상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 인공지능(AI) 분야도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을 통해 석유화학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손경식 회장은 “미국, 중국 중심의 수출입을 타 국가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했고, 김기문 회장은 “미국이 세탁기, 냉장고까지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는데 대기업은 물론이고 협력 중소기업까지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李 “상법 개정안 시장 투명성 위해 필요” 이 대통령은 ‘공정한 경제 생태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이미 다 그 상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도 여전히 불신들이 좀 있다. 그 불신들을 조금 완화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 합리화를 약속하면서도 “필요한 규제들이라면,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제 이런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생명, 안전을 지키는 규제, 이런 것들이야 당연히 강화해야 될 텐데”라고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에 대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업현장 안정 이거는 있건 없건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자 하는 홈플러스의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MBK의 자구노력”이라며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MBK는 입장문에서 “MBK가 보유한 2조5000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 소각할 것”이라며 “경영권을 비롯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가 전 M&A는 구주를 매각하는 인수합병과 달리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전날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조사위원으로 지정된 삼일회계법인이 청산 가치가 더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고, 조사위원의 권고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 허가’를 법원에 신청한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약 3조7000억원으로 영업을 지속하는 데 따른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보유 부동산의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이 부진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MBK 인수 후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MBK는 “인가 전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홈플러스는 인수인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대폭 부채가 감축된 상태로 정상회사로 경영될 것”이라며 “이미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 등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고 했다.MBK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MBK의 자구노력이고, 직접투자”라며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게 나온 것은 MBK가 홈플러스를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한 뒤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을 초래하고, 유통사업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했다.이어 “MBK가 조사보고서를 핑계 삼아 인수합병을 하려 하는 것은 진정한 회생이 아닌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으로 한 절차일 뿐”이라면서 “이는 점포 매각과 사업부 분할매각, 그리고 또다시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산산조각내고 손을 터는 명백한 ‘먹튀’ 시도”라고 비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12일 전 세계 백화점 수뇌부에게 롯데백화점의 혁신 비결을 럭셔리·뷰티·푸드 팝업과 VIP 집중 공략 등으로 소개했다. 그는 또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서울’에 대해 “유통의 혁명”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에 참석한 정 대표는 ‘K리테일, K경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세계 백화점 경영자들이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롯데백화점과 대륙간백화점협회(IGDS) 공동 주최로 열렸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사례로 서두를 열었다. 잠실점은 지난해 매출(거래액) 3조 원을 넘기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어 두 번째로 ‘3조 클럽’에 가입했다. 정 대표는 “잠실점에서는 지난해 31개 럭셔리 브랜드와 46개 K패션 브랜드와 팝업을 진행했다”며 “지난해 가장 반응이 좋았던 ‘포켓몬 타운’은 행사 기간 25일 동안 약 400만 명이 다녀갔고 잠실점 고객 수는 2019년 대비 지난해 28% 증가했다”고 했다. VIP 고객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그는 “백화점 사업에서 VIP 고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롯데백화점은 상위 5% VIP 매출이 전체의 62%를 차지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VIP를 겨냥해 브랜드 협업과 골프 라운딩 등 문화 경험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 사례로는 까르띠에, 불가리, 반클리프아펠 등 14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가 참여하는 ‘하이 주얼리 페어’를 들었다. 그는 이날 경쟁사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을 두고는 ‘유통의 혁명’이라고 칭했다. 정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더현대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다르게 공간 혁신을 꾀한 것이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랜초쿠커멍가. 농심은 이곳에 라면 생산 공장 2곳을 보유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국제공항이 가까워 다양한 유통센터와 제조기업들이 있는 물류 중심지다. 농심은 이곳을 단순한 라면 공장이 아닌 지역 사회와 호흡을 같이하는 상생의 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18년 동안 매년 지역 학생들을 공장으로 초청해 생산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농심 공장을 견학한 학생은 6000명이 넘었다. 니키 커윈 농심 아메리카 총무팀장은 “학생들에게 한국 라면이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되는지 보여주고, 다양한 한국 음식과 문화를 접할 기회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매주 2차례씩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농심의 시설을 소개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1971년 미국 한인타운의 재미교포 공략을 시작으로 라면 수출을 시작한 농심은 40년 만에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을 생산하는 K라면의 대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NYT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는 세계 최고의 라면 11개를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신라면 블랙’(1위),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3위), ‘신라면 건면’(6위), ‘신라면 사발’(8위) 등 농심 제품 4개를 꼽았다. 라면 종주국으로 불렸던 일본 제품들 사이에서 당당히 K라면이 순위에 오른 것이다.● 현지서 1000여 명 고용K컬처에 힘입어 K라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농심은 2005년부터 가동한 1공장 옆에 2공장을 짓고 2022년 가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라면 수요에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까지 등장하면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은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해 있었다. 2공장 가동으로 농심이 현지에서 직접 고용하는 인원은 2025년 현재 700여 명으로 가동 전(2021년 422명)보다 66% 늘었다. 수프 제조를 위한 자회사인 농심태경, 관련 물류 담당 직원까지 합하면 농심은 1000여 명의 일자리를 현지에서 창출했다.미국 진출 반세기 만에 농심은 현지에서 K라면을 연간 10억 개 생산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농심이 미국 시장에 투자한 돈은 3억 달러(약 4100억 원)이다. 농심의 미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5억500만 달러로, 20년 전 4170만 달러(2005년)에서 1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7년 국내 식품사 최초로 미국 전역의 월마트 점포에 제품을 넣기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에서 나오는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질렀다.현재 농심이 받아든 숙제는 여전히 미국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 일본 회사들을 제치고 K라면을 정상에 올리는 것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심은 31억8500만 달러(약 4조3500억 원) 규모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이 21.5%로 2위다.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의 도요스이산(42.8%), 3위는 닛신(18.4%)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30년까지 미주 지역 매출을 15억 달러까지 확대하고, 일본 회사를 제치고 미국 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K라면 식문화 LA 지역 사회에 전파 농심이 미국에 전파하고자 하는 것은 제품뿐 아니라 ‘한국식 라면 식문화’다. 지난해 11월 농심은 뉴욕한국문화원과 협업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서울 한강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면 즉석조리기를 설치해 운영했다. 한국인들이 본토에서 즐기는 ‘한강 신라면’을 미국인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행사 기간 중 뉴욕 20여 개 K푸드 식당에서는 신라면 볶음밥, 채끝살을 곁들인 짜파구리 등 농심 제품을 활용한 메뉴를 판매했다. 농심은 미국 현지에서 축구를 통한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장이 위치한 LA 연고지 팀들과 연달아 파트너십을 맺고 경기장에서 라면 매장을 운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 프로축구팀 LA FC, LA 갤럭시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신라면에 어울리는 토핑을 더하거나 신라면 부리토 등 라면을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역 사회 관중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