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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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생애주기별 재활복지 서비스 완성해 장애인 자립 지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인류에게 심어준 고귀한 씨앗 가운데 하나는 약한 자들을 특별히 돌보는 사랑이다. 밀알복지재단은 약자 가운데서도 가장 소외된 장애인에게 그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 실천의 현장에는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자처한 후원자들이 있다.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 이들 덕분에 재단은 꿈의 복지라 일컫는 생애주기별 재활복지 서비스를 완성하며 장애인들에게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와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 있다.두 천사의 생전 유산 기부로 밀알복지재단 설립 1990년대 초, 밀알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더 전문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밀알심기운동’을 전개했다. 당시에는 사회복지법인 설립에 10억 원 정도가 필요했다. 1년 동안 열심히 모금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설립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 기적처럼 두 명의 기부자가 나타났다. 한 목회자는 서울 도심의 빌딩을, 다른 의료인은 대전에 보유한 토지 약 1700㎡(500여 평)를 생전 유산(Living Legacy)으로 내놓은 것이다. 전 재산을 건네고도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조차 원치 않았던 그들은 오로지 소외된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전달되기를 바랐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나눔은 재단의 시작이 되어 수십만 장애인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단초가 됐다.장애아 부모의 눈물 닦아준 후원자들이 만든 밀알학교 “하나님! 내 숨이 끊어지기 전에 우리 아이 목숨을 먼저 거둬가 주세요.”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인 홍정길 목사는 어느 날 우연히 교회 기도실에서 한 자폐아 부모가 울부짖으며 하는 기도를 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부모들은 자신이 죽으면 홀로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했다. 홍 목사는 이 같은 슬픈 기도를 멈추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밀알학교 설립을 결심하고 자신의 퇴직금과 적금을 기부하며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그 뜻을 받아 남서울교회, 남서울은혜교회를 중심으로 많은 성도들이 예·적금 및 퇴직금 기부는 물론 유산 기부 등으로 아낌없이 참여했다. 그렇게 수천 명이 자신의 것을 나누어 밀알학교를 세웠다. 밀알학교는 옥수홀 경희홀 창윤홀같이 유산기부자들의 이름을 딴 공간을 통해 장애아들의 배움터를 소망한 그들의 뜻을 기리며 국내 최고의 명문특수사학으로 성장했다. 재단 설립에 필요한 기본 재산을 기부한 의료인은 이후에도 밀알학교 설립과 졸업생 진로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생전 기부를 2회에 걸쳐 해줬다. 졸업 후 갈 곳이 없어 슬퍼하는 ‘눈물의 졸업식’이 없도록 하고 싶다던 그의 뜻은 이후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굿윌스토어’의 토대가 됐다.생애주기별 재활복지서비스 마지막 단계 완성 주거복지시설은 생애주기별 재활복지서비스의 마지막 단계라 불린다. 재단은 이를 위해 노인복지주택 ‘생명의 빛 홈타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가평군에 있는 생명의 빛 홈타운은 1만9427m²(약 5886평) 규모로 노인을 포함한 은퇴 선교사의 복지를 위해 세워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부터 해외에 선교사를 보냈는데 당시 파송된 선교사들은 이제 노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귀국한 뒤 국내에 기반이 없는 선교사들은 마땅히 머물 곳이 없다. 이런 안타까운 사실을 접한 한 기업가가 자신의 유산을 기부해 홈타운을 건립하는 기초가 됐고 이후 많은 후원자들이 힘을 보태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다.헬렌켈러센터 완성을 위해 중복 장애로 소통과 활동에 제약이 많으며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헬렌켈러센터가 그것이다.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시청각장애인들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 헬렌켈러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관련 입법 운동은 물론 당사자 발굴과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목표는 미국 라이트하우스처럼 재활교육을 제공해 시청각장애인을 자립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헬렌켈러센터는 정부 지원의 부재와 사회적 무관심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산 기부로 미 샌프란시스코에 건물을 구입해 기숙시설까지 갖춘 라이트하우스 사례처럼 재단은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힘을 보태줄 이들을 찾고 있다. 유산 기부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작은 금액을, 다양한 형태로, 살아 있을 때도 할 수 있다. 유산기부센터를 조직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재단은 삶의 발자취를 더 의미 있게 남기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없이 어두운 나날의 연속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더 어둡고 깊은 곳에 자리한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고 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이 땅에서 재물과 재능을 비롯해 모든 것은 잠시 맡아 살아갈 뿐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선한 청지기로 살아갈 때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정형석 상임대표 밀알복지재단▼ 전국 굿윌스토어서 장애인 250명에 일자리 제공 ▼1993년 설립된 밀알복지재단은 아동부터 노인까지 장애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이다. 재단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동등한 기회를 얻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직업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실시하며 국내 수십만 장애인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재단은 설립 당시만 해도 실현 불가능한 ‘꿈의 복지’라고 여겨지던 장애인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의 대부분을 이뤘다. 장애아동을 위한 의료비 지원, 장애와 비장애 아동이 함께 자라나는 장애통합어린이집, 발달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 청장년기 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장애인보호·거주시설과 사회참여 지원이 그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복지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밀알복지재단이 최근 노력하고 있는 사업은 장애인 일자리다. 재단이 2011년 설립한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자활을 위한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해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굿윌스토어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기증이 곧 장애인의 월급이 되기에 무엇보다도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기증 참여가 중요하다. 설립 초기에 이곳이 잘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들의 기증 참여는 큰 힘이 되었다. 오뚜기와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들은 물품뿐만 아니라 공간을 기부해 장애인들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후원자들의 따뜻한 나눔은 전국의 10개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 250여 명의 일자리가 됐다. 장애인 자립이 이뤄지는 꿈과 희망의 일터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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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약자 위한 ‘의암호 킹카누’ 준공

    장애인, 영유아, 고령자가 카누를 탈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1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춘천 의암호 킹카누’ 선착장 준공식을 열었다. 선착장으로 진입하는 곳에 경사로가 있고 촉각 및 음성 안내판도 설치했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카누도 새로 만들었다. 이는 보행로를 개선하고 장애인 화장실, 점자 표시 등을 설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열린관광지 사업으로 추진됐다. 2015년부터 시작한 열린관광지 사업을 통해 경주보문관광단지, 고창선운사국립공원 등 29곳이 조성 완료됐고, 진행 중이거나 선정된 곳은 63곳이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관광복지센터장은 “열린관광지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여행코스를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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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계 위해 택배 일도…공연계 관심 가져달라” 김소현 김문정 등 호소

    “생계를 위해 연습을 하며 택배 일을 하는 지인들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공연이 임박해 무대가 취소돼 절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국악인 김준수가 코로나19로 공연계가 큰 어려움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1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마련한 간담회에서 김준수를 비롯해 배우 김소현, 음악감독 김문정이 공연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1300여 건의 상담 사례 가운데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한 경우가 50%를 차지했다. 공연이 멈추면서 배우를 비롯해 제작진과 관련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김문정 감독은 “가장 안타까운 게 어린이 공연이다. 성인 공연은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린이 공연은 거의 아무것도 못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공연도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티켓을 70% 이상 판매해야 수익분기점을 넘는 대형 공연의 경우 배우, 제작진이 임금을 자진 삭감하거나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기도 한다. 김소현은 “배우와 제작진이 코로나19에 유의하며 연습하고 있고 관객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불안감이 많이 줄었다.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조금씩 활기가 도는 것은 고무적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첫 주 공연 매출은 지난달 주당 평균에 비해 26%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최근 3주간 공연 할인권인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을 46만 장 배포했다. 1인당 8000원을 할인해 주며 최대 3만 2000원(4장 구매 시)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무용 국악 공연을 관람할 때 사용하면 된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코로나19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예술로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공연이 활성화 돼 예술인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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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어떤 피자든 ‘뚝딱’, 깜냥이는 요리 천재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는 고양이 ‘깜냥’. 피자집에 간 깜냥은 주인아주머니가 개발한 메뉴에 홀딱 반한다. 가게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자 깜냥은 피자를 배달하고 아주머니가 장 보러 간 사이 주문받은 피자도 뚝딱 만든다. 냄새로 잽싸게 재료를 파악하고 아주머니의 어깨 너머로 본 요리를 그대로 해낸 것. 한데 횟집에서 매일 밤 생선이 없어진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깜냥을 찾아오는데…. 도도해 보이지만 쿨하게 일을 척척 해내는 깜냥은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낸다. 쌍둥이 자매 손님이 먹방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인간 세상은 의아한 것들 투성이지만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함께하는 깜냥은 해맑다. 생선 도둑을 뒤쫓는 깜냥의 활약과 따스한 결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깜냥이 경비원이 돼 아파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1권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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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 연주는 끝없는 여정”

    “베토벤은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너무도 뛰어난 작곡가이며 음악인들의 삶을 좌우하는 거인이죠. 이런 훌륭한 작곡가의 작품과 인생을 함께한다는 건 행운입니다.”(피아니스트 백건우)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과 ‘음악의 성자’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며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두 곡과 관현악곡 두 곡을 하루 저녁에 접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14일 오후 5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백건우 베토벤 협주곡’ 공연.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2번 4번, ‘코리올란’ 서곡과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을 연주한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한다. 백건우는 2005년 클래식의 명가 영국 데카 레이블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내놓으며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7년 일주일 만에, 10년 뒤인 2017년 다시 8일 만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2곡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완수했다. 협주곡 연주도 왕성하다. 2015년 한 해에만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와 3번,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3, 4번, 뮌헨 필하모닉과 5번 ‘황제’를 국내 협연하며 갈채를 이끌어냈다. 올해는 ‘베토벤의 본거지 악단’인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와 협주곡 협연을 준비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쉽게 무산됐다. 2017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에 즈음해 그는 “베토벤 연주는 끝없는 여정 같다. 모르는 곳에 도착해 문을 하나씩 열어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전에 보이지 않던 정경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고, 이해가 되지 않던 드라마가 이해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콘서트 전반부는 고대 로마 비운의 영웅을 어두운 열정으로 그린 ‘코리올란’ 서곡으로 시작해 실질적으로 베토벤의 첫 피아노협주곡인 협주곡 2번 B장조로 이어진다. 세계 음악의 수도 빈으로 진출해 피아노로 승부를 보려던 야심 찬 청년 베토벤의 모습이 읽히는 작품이다. 후반부는 발레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으로 작곡한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으로 막을 연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준 신화 속의 영웅을 주인공으로 베토벤의 열렬한 계몽주의 의식을 표현한 작품이다. 프로그램 마지막은 피아노협주곡 4번 G장조가 장식한다. 베토벤이 창작력의 정점인 36세 때 작곡한 이 협주곡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중 유난히 밝고 따스하며 우아한 작품으로, 5번 ‘황제’와 최고의 인기를 겨루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한 자리 띄어 앉기로 진행한다. 5만∼13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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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따뜻하고 폭신한 털뭉치 세계로 오세요

    털복숭이 강아지 아롱이. 매일 빠지는 털이 백 개는 넘는 것 같다. 집은 금세 털로 가득해지고 새들이 둥지를 튼다. 소문을 들은 토끼, 여우, 곰, 원숭이, 다람쥐까지 숲속 친구들이 모여든다. 꿈에 그리던 털집을 찾은 동물들과 아롱이는 신나게 춤춘다. 털바다에서 헤엄치고 털언덕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이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든다. 그런데 털 하나가 쓱 빠져나가는데…. 집에 사는 동물에게서 나온 털뭉치가 몽환적인 세계로 이끈다. 그래,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털이 있지. 그 모든 털이 마구마구 날리는 곳에서 논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포근하고 따뜻해서 즐거워하는 동물들의 표정에서 기분 좋은 나른함이 전해져 온다. 이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어울리고 싶다. 동물들은 계속 마음껏 놀았을까. 신나는 놀이를 마무리 짓는 현실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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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소비패턴 변화… 기업이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데 엄청난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존에 들이던 비용, 시간, 노력에 더해 안전성을 중시하게 됐고요. 기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지낸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닷컴 대표가 28일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0 스타트업콘(STARTUP:CON)’에서 테이셰이라 대표는 ‘디커플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스타트업콘은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 및 창작자가 콘텐츠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조망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로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Ready to Rebound! 스타트업, 도약을 준비하라’를 주제로 28, 29일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내에 출간된 ‘디커플링’의 저자인 테이셰이라 대표는 고객의 행동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데서 사업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탐색하고 평가한 후 구매해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분리하기, 해체하기를 의미하는 디커플링은 고객의 행동 과정 일부분을 떼어내 기업이 맡는 것을 말한다. 테이셰이라 대표는 “넷플릭스의 경우 통신망 사업은 기존 기업에 맡기고 영화, 드라마 등을 볼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다. 다른 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관람하고 질문할 수 있게 한 트위치는 게임을 더 잘하는 법을 배우고 어떤 게임을 구매할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소비하는 비용의 90%를 차지하는 식품, 의류, 주거, 치료, 이동,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빅(Big) 7’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에 쓰는 비용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값싼 비디오 게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품이 아닌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구멍을 뚫는 데 드릴을 사용하고 있지만 레이저 기기가 나오면 이를 사용하게 될 겁니다. 고객이 원하는 건 드릴이 아니라 ‘구멍 뚫기’라는 걸 기억하세요. 시장을 파괴하는 견인차는 고객입니다. 고객이 더 빠르고 쉽고 저렴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며 스타트업에 기회를 만들게 합니다.” 이날 ‘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 저자인 데이비드 로완이 ‘포스트 코로나19: 혁신을 이루는 방법’을 주제로 강의했고, 코페 힐투넨 핀란드 게임협회 네오게임스 대표,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29일에는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투자 키워드를 주제로 북미, 유럽, 일본의 창작자들이 강연한다. 행사가 끝난 후 11월 6일까지 스타트업콘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를 한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인식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통찰에서 창작자들이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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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고두심-변희봉, 가수 윤항기 은관문화훈장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열린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배우 고두심과 변희봉, 가수 윤항기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고두심은 드라마 ‘전원일기’를 비롯해 ‘동백꽃 필 무렵’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열연했다. 변희봉은 영화 ‘괴물’, ‘옥자’ 등에 출연했다. 윤항기는 ‘여러분’,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을 만들었다. 보관문화훈장은 성우 송도순, 드라마 작가 송지나, 희극인 임하룡이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배우 김희애 천호진 현빈과 방송인 강호동, 연주자 김기표, 드라마 작가 김은희가 수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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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4번 외식하면 1만원 깎아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됐던 외식·여행·숙박 할인 캠페인이 30일부터 재개된다. 이날부터 주말에 외식을 4번 하면 1만 원을 깎아주고 1000여 개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30% 할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역당국과 협의를 통해 8월 16일부터 잠정 중단했던 할인 캠페인을 이같이 재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말(금요일 오후 4시∼일요일 밤 12시)에 외식업체를 3번 방문해 한 번에 2만 원 이상 결제하면 4번째 외식 때 1만 원이 할인된다. 정부는 당초 6번 외식해야 할인해줬지만 캠페인 기간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 횟수를 단축했다. 유흥주점을 제외한 일반음식점 일반주점 커피숍 등 전국 모든 외식업체가 해당되며 현장 결제를 하면 배달앱으로 주문한 음식도 인정된다. 결제는 9개 카드사(KB국민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의 신용카드로 하면 된다. 사전에 카드사에 별도 신청하면 외식 횟수는 자동으로 집계된다. 캠페인이 중단되기 전인 8월 14, 15일에 했던 외식도 실적으로 잡힌다. 다만 외식 횟수는 카드사별로 하루 2번까지 인정된다. 여러 카드사를 이용한다면 카드사별로 1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외식 할인은 지원 예산 330억 원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된다. 또 30일부터 337개 여행사의 1112개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30%(최대 6만 원)를 할인해준다. 여행상품은 전국 지역을 대상으로 고루 선정됐다. 다음 달 4일부터 야놀자, 여기어때,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27곳에서 숙박 할인권도 받을 수 있다. 7만 원 이하 숙박을 예약하면 3만 원, 7만 원 초과일 때는 4만 원을 할인해준다. 숙박 할인권은 예약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방역을 위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인 12월 24∼31일은 할인권 사용 기간에서 제외했다.세종=구특교 kootg@donga.com / 손효림 기자}

    •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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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간 가족장… 일반인 조문은 안받아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에는 이날 오후부터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씨의 아들인 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 및 자녀들과 함께 조문했다. 이재현 회장은 유족들에게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입니다. 가족을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이십니다”라며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몽윤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 회장님은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셨다”며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 부회장을 만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55분경 아들 지호 씨(20), 딸 원주 양(16)과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현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해서 온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 없이 QR코드를 찍고 빈소가 있는 지하로 내려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도 함께 빈소를 지켰다. 이날 오후 9시 46분경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한 시대의 별이시다”라고 이 회장을 기렸다. 4일장으로 치러지는 이 회장의 장례식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한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장례 기간 삼성전자 전·현직 고위 임원 등 최소한의 조문객을 제외하곤 일반인의 출입은 제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원불교는 가족장과는 별도로 이 회장에 대한 천도재와 추도식을 치른다. 천도재는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하고 11월 8일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연다. 원불교 측은 “법훈을 받은 교도에게는 교단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며 “장의위원장은 오도철 교정원장이 맡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장모인 고 김윤남 여사를 통해 1973년 원불교에 입교했으며 중덕(重德)이라는 법명과 중산(重山)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을 기증하는 등 큰 기여를 한 이 회장은 1991년 대호법(大護法)이라는 법훈도 받았다. 대호법은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허동준 hungry@donga.com·손효림 기자}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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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일상의 풍경에 상상력 한스푼

    ‘하늘에/별이 반짝이네//할머니가 말했네/저 많은 별은/딱따구리가 하늘에/구멍을 낸 것이야//반짝이는 별들/하늘구멍/참 많이도 뚫었네’(시 ‘하늘구멍’) 까만 하늘의 별을 딱따구리가 만들었다고 노래한다. 시인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호기심과 애정, 안쓰러움이 담겼다. ‘새 길을 닦는다고/어린 소나무들이 잘려나갔다/나이테를 세어보니/이제 겨우 열 살이다/베어진 자리가 촉촉했다/송진이 눈물처럼/송골송골 배어 나왔다’(시 ‘어린 소나무의 눈물’) 가족, 친구와 부대끼며 때로 마음 상하기도 하지만 금방 털어낸다. 진한 정과 사랑도 담백하게 그린다. 짝꿍의 말이 마음속 가시로 박혔지만 집에 가는 길에 짝꿍 손을 잡고 웃으니 가시가 쏙 빠지고(‘가시 하나’), 소파에 누워 있던 엄마가 걱정하는 우리를 꼭 안아주자 엄마 기분이 나았다고 안도한다(‘기분이 아프다’). 일상의 풍경도 신선한 관점으로 포착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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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두기 여행’ 인증샷 올리면 푸짐한 선물 드려요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등을 하며 여행한 사실을 인증하면 경품과 관광상품권을 제공한다.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을여행주간을 실시하는 대신에 연말까지 안전 여행 캠페인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문체부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을 통해 이달 28일부터 ‘안전한 여행예보서비스’를 운영한다. 개인의 취향을 입력하면 관광지와 음식점 등을 추천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 여행 계획을 짤 수 있다. 26일부터는 전국을 10개 지역으로 나눠 여행지를 추천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지역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며 여행한 사실을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국민관광상품권(10만 원)을 제공한다. 행사 신청은 테마여행 10선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전국 걷기 및 자전거 여행길 정보를 담은 ‘두루누비 앱’의 따라가기 기능을 이용해 걷기를 하고 인증하면 완주 결과에 따라 경품을 주는 행사도 26일부터 시작한다. 참여 방법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을에 가기 좋은 비대면 관광지 100곳은 여행주간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잣나무숲 메타세쿼이아숲 등 다양한 숲이 있는 경기 양평군 서후리숲, 억새 군락지와 고산습지를 볼 수 있는 경남 밀양시 사자평 고원습지, 고인돌 유적이 있는 전북 고창운곡람사르습지 등이 포함됐다. 한편 문체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 업계에 4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방역 당국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단풍철을 맞아 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소규모로 한적한 관광지 위주로 여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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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충-사선문화상 대상에 이성구 씨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위원장 양영두)는 제29회 소충·사선문화상 대상 수상자로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특별상은 육군 35사단장을 지낸 석종건 소장이 받는다. 부문별 수상자는 △문화예술 김귀복 조각가 △언론 류근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석좌교수 △모범공직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 △의약 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이사 △사회경제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 △농업 안병우 농협사료 대표이사 △향토문화 신우순 전북무형문화재24호단청장 △특별공로 가수 소명 등이다. 시상식은 11월 1일 오후 2시 전북 임실군 사선대에서 열린다. 이달 31일과 11월 1일에 열리는 소충·사선문화제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소충·사선문화제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박준승 선생 및 구한말 의병 활동을 했던 정재 이석용 의병장과 28인의 충절을 기리며 소충사에서 제례를 지내는 소충제와 하늘에서 사선녀(四仙女)가 내려왔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사선제를 합친 축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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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흥사부터 화개장터까지… 1박 2일 템플스테이 기차여행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이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가을 템플스테이 기차여행을 마련했다. 각 지역 템플스테이와 인근의 유명 관광지를 연계해 1박 2일 코스로 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별 참가 인원은 10∼18명으로 꾸려 소규모로 운영한다. 코스는 모두 8개다. 대흥사 송광사 증심사(이상 전남), 금산사 내소사 선운사(이상 전북), 쌍계사(경남), 직지사(경북)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다. 코스별로 낙안읍성, 순천만 습지, 전주 한옥마을, 화개장터 등 지역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전남 지역 코스는 11월까지 상시 운영하며 전북 및 경상도 지역은 해당 지역 전통시장의 장날에 맞춰 운영한다. 코스여행에는 왕복 열차 요금과 템플스테이 참가비가 포함됐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한다. 예약은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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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빗방울이 톡톡, 애벌레가 통통

    손바닥을 펼치면 그 위로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 애벌레와 무당벌레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비를 본 적 없는 애벌레가 비를 한 번 맞아 본 무당벌레에게 “비가 뭔데?”라고 묻는다. 무당벌레는 “나를 통통 튀게 하는 애야”라고 답한다. 빗방울이 떨어지자 애벌레의 몸은 진짜 통통 튄다. 무당벌레는 비가 더 올까 봐 걱정한다. 애벌레는 신나기만 하고, 둥둥 떠내려가는 게 어떤 건지도 알게 된다. 둘은 결국 빗물에 휩쓸려가 어질어질하고 빗물을 꼴깍꼴깍 마셔 배가 부르다. 작은 곤충들이 비로 인해 모험을 하게 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해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다양한 모양의 도형을 가지런히 배치한 듯한 그림은 애벌레와 무당벌레에게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상황과 선명히 대비된다. 물웅덩이에서 놀려면 비가 더 와야 한다는 장수풍뎅이의 말에 깜짝 놀라는 둘. 존재에 따라 세상은 이렇게나 다르게 다가온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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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마니에르 드 부아르’ 한국어판 창간

    프랑스의 유명 국제관계 전문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발행하는 격월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Mani‘ere de voir)’가 한국에 출간됐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발행하는 르몽드코리아는 ‘마니에르 드 부아르’ 한국판 창간호(10∼12월호·사진)를 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사유하는 방식이란 의미로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와 역사, 위대한 사상가의 생애와 작품 등을 폭넓게 다룬다. 한국판은 계절별로 발행한다. 한국판 창간호의 부제는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복제와 모방이 반복되는 디지털 시대에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예술의 가치는 무엇인지 고찰하는 글을 담았다. 1부에서는 갖은 억압에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었던 예술가의 삶을 다룬다. 2부에서는 복종을 강요하는 시대에 맞선 예술가의 저항정신을 담았다. 3부에서는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고 4부에서는 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분석했다. 2∼4호의 부제는 ‘문학, 역사를 넘보다’, ‘당신을 뒤흔들 음모론의 숨은 실체’, ‘그 많던 지식인들은 어디로 갔는가’이다. 권당 1만8000원이며 1년 정기구독은 6만5000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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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둘째 주 목요일 그녀의 시가 우리에게 왔다[광화문에서/손효림]

    “누구지?” 8일 오후 8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77)이 선정됐다는 발표가 나자 문화부 기자들 사이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침묵을 깨고 나온 첫마디였다. 기사 마감까지는 한 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폭풍 검색이 시작됐다. 퓰리처상 수상, 미국 대표 시인인 계관시인에 선정, 거장에게 수여하는 내셔널휴머니티 메달 수상…. 프로필을 확인하자 나도 모르게 “아…” 하는 낮은 탄식이 나왔다. 미국에서 유명한 시인인데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니. ‘깜짝 수상’이라기에는 그의 프로필이 너무나 화려했다. 세상은 넓고 미지의 세계는 더 넓구나! 학계와 출판계에서도 글릭을 모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시집은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다. 그의 시 ‘눈풀꽃’, ‘애도’를 시선집 ‘시로 납치하다’, ‘마음챙김의 시’에 각각 담은 류시화 시인과 ‘헌신이라는 신화’를 수록한 시선집 ‘내가 사랑한 시옷들’을 낸 조이스 박 작가, 영미 현대문학을 전공한 교수들 정도가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10월 둘째 주 목요일은 연중 문학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날이다. 출판계는 이를 200%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교보문고는 ‘2020 노벨문학상 특별전’을 기획해 1957년 수상작가인 알베르 카뮈 배지와 유력 후보인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언들’ 북 파우치를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글릭이 수상자로 발표되자마자 그의 시가 담긴 시선집을 홈페이지 전면에 배치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글릭 작품이 실린 시선집을 포함해 일정 액수 이상의 문학책을 구입하는 이에게 찻잔을 증정하고 있다. 출판사에도 9일부터 책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챙김의 시’를 낸 수오서재의 황은희 대표는 “책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 서점별로 주문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로 납치하다’를 낸 더숲의 김기중 대표도 “부산 영광도서에서 독자들이 계속 문의한다며 휴일인 9일에도 책이 출고되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글릭의 시집이 국내에 나오려면 계약하고 번역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한 달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설의 경우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 계약금이 5배 이상 뛰는데, 시집은 이보다는 상승 폭이 적다고 한다. 시는 원작이 지닌 운율, 어감, 은유적 표현 등을 살려 우리말로 제대로 옮기는 작업이 매우 까다로워 고도의 능력을 요구한다. “시를 번역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건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글릭의 시는 자연과 인간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지금 발을 딛고 선 삶의 매 순간을 단단한 언어로 부여잡는다. 그의 시를 읽은 후에는 흩날리는 낙엽도, 한 잔의 차도 신비롭게 느껴질지 모른다. 이 모두 살아 있기에 누릴 수 있는 ‘운 좋은 삶’이라는 걸(‘애도’ 중) 그는 에두르지 않고 가슴에 시어를 내리꽂는다. 이 가을, 우리는 또 하나의 우주를 만나게 됐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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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킁킁, 드디어 찾았다! 사라진 다이아 반지

    인공지능(AI)급 후각에 날카로운 추리력을 지닌 네 살 암컷. 범이네 강아지 ‘오드리’다. 같이 사는 사람들을 주인이 아닌 식구라고 여기는 당찬 강아지이기도 하다. 어느 날 범이 집 거실에 걸려 있던 값비싼 고서화가 사라진다. 꽃무늬 치마를 입은 누군가가 준 육포 주먹밥을 먹고 오드리가 잠든 사이에 벌어졌다. 범이 아빠 승태 씨가 “도둑도 못 잡는 똥개”라고 구박하자 오드리는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범인을 찾아 나선다. 떠돌이 강아지 ‘준’도 힘을 보탠다. 오드리가 육포 냄새와 맛을 단서로 고서화를 찾아내고 사라진 다이아몬드 반지의 행방을 알아낸 데 이어 길고양이 학대범을 잡는 과정이 짜릿하게 펼쳐진다. 화자인 오드리의 추리는 상당히 논리적이다. 아주 영리한 강아지가 있다면 해낼 법한 일처럼 느껴진다. 오드리가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신선하고 깜찍하다. 책을 펼치면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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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마 가방 구두 조카… 우리말 아니었어?

    호랑이, 고구마, 조카. 이 단어들을 우리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외래어다. 일상생활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 쓰는 외래어나 외국어가 적지 않다. 호랑이는 ‘虎’(범 호)와 ‘狼’(이리 랑)에 접미사 ‘이’를 더해 만들어진 단어다. 호랑이를 뜻하는 우리말은 ‘범’이다. 고구마도 일본어 ‘고코이모’에서 유래됐다. 가방과 구두도 일본어 ‘가방’ ‘구쓰’에서 각각 나왔다. 조카는 ‘발아래’라는 뜻의 ‘족하(足下)’를 발음대로 적은 데서 온 말이다. 깡패는 범죄 조직을 의미하는 영어 ‘갱(Gang)’에 무리를 뜻하는 ‘패’가 붙어서 만들어졌다. 공과금을 낼 때 쓰는 지로용지의 지로는 영어 단어 ‘General Interbank Recurring Order’의 앞 글자를 딴 ‘GIRO’에서 왔다. 갈지자형을 나타내는 ‘지그재그’도 영어 단어 ‘Zigzag’를 그대로 쓴 단어다. ‘바자회’는 시장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바자(bazar)’에 모임을 의미하는 ‘회(會)’가 더해진 말이다. 캠핑 용어로, 최소한의 장비를 사용해 하룻밤을 지새우는 ‘비박’은 군사야영지를 뜻하는 독일어 ‘비바크(Biwak)’에서 온 말이다. 외래어로 오해받는 순우리말도 있다. ‘헹가래’가 대표적이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높이 던져 올렸다 받는 동작을 표현하는 ‘헹가래’는 흙을 파헤치거나 떠내는 농기구 ‘가래’를 사용하는 동작에서 유래된 말이다. 바지나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어깨에 걸치는 끈을 가리키는 ‘멜빵’, 그럴듯한 방법으로 남을 속이는 ‘야바위’도 우리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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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양우 “BTS 병역특례 전향적 검토 필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대중문화예술인의 입영을 연기해주는 병역 특례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7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것에 박 장관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순수예술이나 체육계처럼 대중문화예술인도 병역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좋은 것은 좁은 의미의 특례(연기)”라고 했다. 최근 전 의원은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사람에 대해 병무청장과 협의해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병역 특례(면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활동 기간을 고려해 연기 정도는 검토를 같이 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2018년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에 오르자 병역 면제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자 이 주장이 다시 거세졌다. 하지만 대중문화 차트의 권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한 데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진이 “군 입대는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국가가 부르면 달려가 최선을 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멤버들이 군복무를 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밝혔다. 그런데도 병역 특례 주장이 나오는 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와 관련해 6일에 이어 7일에도 “본인들이 원하는 일이 아니니 말을 아껴라”라고 당내 함구령을 내렸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도 “방탄소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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