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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귀가하던 중 다리에 매달린 여성을 살리다가 부상을 당한 소방관 황대하 씨(30)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16일 오후 11시경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집 앞에서 부인을 만나기로 했었다고 한다. 황 씨는 집 인근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대교를 걸어가던 중 20대 여성 A 씨가 발끝으로 다리 밖 난간 모서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을 봤다. A 씨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또래 남자친구는 난간 안에서 옷깃만 겨우 잡고 버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신 것 같았다고 했다. 광주 북구와 광산구를 잇는 왕복 8차로인 첨단대교는 높이 10∼13m, 길이 385m 규모다. 첨단대교는 영산강 상류에 있어 강보다 하천 둔치가 많아 추락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황 씨는 첨단대교 주변 상황을 알고 있어 애가 탔다. 그는 A 씨를 붙잡은 뒤 다리 안쪽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1, 2분 동안 안간힘을 다했다. 다리 난간 폭이 좁아 까치발을 해가며 구조했다. 구조한 이후 5분 정도 A 씨를 안정시키며 119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황 씨는 A 씨가 안전하게 이송되는 것을 보고 귀가했다. 그러다 다음 날인 17일 출근하려고 준비하던 중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긴박하게 구조작업을 하다가 다친 줄도 몰랐다. 병원 진료 결과 오른쪽 무릎 인대와 근육 파열이라는 전치 2주 부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는 광주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소방교로 근무하고 있다. 5년 동안 화재·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했다. 부인 김미현 씨(32)는 광주 광산소방서 구급대원이며 아버지는 소방관으로 정년퇴직한 소방 가족이다. 황 씨는 “어릴 적부터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보면 항상 달려가 구조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지원하려는 기부와 복구 활동이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개인 기부자와 단체는 물론이고 외국인 근로자, 타 지역 자원봉사자들도 복구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22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경남 기부 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남성이 이날 오전 창원시 의창구 모금회 사무국 입구에 성금 500만 원과 손편지, 국화꽃 한 송이가 담긴 상자를 놓고 사라졌다. 편지에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희생된 분들께 애도를 표하며, 이재민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남성은 2017년부터 매년 재난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누적 기부액은 6억9000여만 원에 달한다. 광주 서구에서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서구아너스’ 회원들이 침수 피해를 입은 13가구에 전기밥솥, 냉장고, 선풍기 등 1300만 원 상당의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도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옥과농협 소속 라오스 출신 근로자와 농협 직원 등 29명은 침수 피해를 입은 농가를 찾아 토사 제거와 주변 정리, 멜론 모종 세우기 등의 작업을 도왔다. 지난봄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영양군 주민들도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군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22일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영양군 주민 10여 명은 미니 굴착기를 실은 1t 트럭을 이용해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오전 4시께 출발해 250km가량을 달려와 도착 직후 복구 현장에 투입됐으며, 토사 제거 등 복구 작업을 도왔다. 김남수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영양지역 대책위원장은 “지난 산불 때 전국 각지에서 우리를 도와주러 와주셨던 걸 잊지 않았다”고 했다. 기업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SK그룹은 성금 20억 원과 3억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룹 각 계열사의 구호 활동도 이어졌다. LG그룹도 성금 20억 원을 기탁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모포류, 의류, 생활용품 등 이재민에게 필요한 긴급 구호키트도 전달할 계획이다. GS그룹은 성금 10억 원을 기탁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풍산그룹도 각각 성금 5억 원을 기부했다. 유통업계도 힘을 모으고 있다. CJ그룹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5억 원을 기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밖에 KT&G가 성금 5억 원, 현대백화점그룹이 성금 3억 원, 윤호중 hy·팔도 회장이 2억 원을 기부했다. 쿠팡은 4만여 개 구호물품을 광주, 경남 함양군 등 피해 현장에 전달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오직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귀가하던 중 다리에 매달린 여성을 살리다 부상 당한 소방관 황대하 씨(30·사진)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16일 오후 11시경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집 앞에서 부인을 만나기로 했었다고 한다.황 씨는 집 인근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대교를 걸어가던 20대 여성 A 씨가 발끝으로 다리 밖 난간 모서리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을 봤다. A 씨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또래 남자친구는 난간 안에서 옷깃만 겨우 잡고 버티고 있었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신 것 같았다고 했다.광주 북구와 광산구를 잇는 왕복 8차선인 첨단대교는 높이 10~13m, 길이 385m 규모다. 첨단대교는 영산강 상류라 강보다 하천 둔지가 많아 추락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황 씨는 첨단대교 주변 상황을 알고 있어 애가 탔다. 그는 A 씨를 붙잡은 뒤 다리 안쪽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1, 2분 동안 안간힘을 다했다. 다리 난간 폭이 좁아 까치발을 해가며 구조했다. 구조한 이후 5분 정도 A 씨를 안정시키며 119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황 씨는 A 씨가 안전하게 이송되는 것을 보고 귀가했다. 그러다 다음날인 17일 출근하려고 준비하던 중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긴박하게 구조작업을 하다 다친 줄도 몰랐다. 병원 진료 결과, 오른쪽 무릎 인대와 근육파열이라는 전치 2주 부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는 광주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소방교로 근무하고 있다. 5년 동안 화재· 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했다. 부인 김미현 씨(32)는 광주 광산소방서 구급대원이며 아버지는 소방관으로 정년퇴직한 소방 가족이다. 황 씨는 “어릴 적부터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며 “위험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보면 항상 달려가 구조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에 하루 동안 42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1300건 이상 발생하자 광주시는 배수용량 확대와 배수구 청소도구함 설치 확대 등 폭우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대응뿐 아니라 시민들의 공동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광주시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까지 광주에는 총 536.1mm의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한 재산 피해 신고는 총 1311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도로 침수 447건 △도로 파손 263건 △차량 침수 124건 △경사지 붕괴 62건 △수목 전도 54건 △기타 101건 등이다. 피해 대부분은 하루 동안 426.4mm가 쏟아진 17일에 집중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집계는 신고와 응급복구를 기반으로 한 잠정 수치로, 실태조사가 완료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폭우로 광주 내 상습 침수 지역도 어김없이 물에 잠겼다. 광주에는 침수 우려 도로 31곳, 홍수 취약지구 19곳 등 상습 침수지역이 총 50곳 있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북구 신안교, 남구 백운광장 등도 이에 포함된다. 신안교 일대 주민들은 “차수벽 등 침수 예방시설이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고, 백운광장 주민들은 “몇 년마다 침수가 반복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신안교의 경우 복개 하천인 서방천의 폭을 1.5배 이상 넓히는 등 근본적인 치수 대책이 필요하고, 백운광장은 지하철 2호선 공사가 마무리돼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시간당 88mm의 강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배수관과 저류시설 등을 확대·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도심 하천 여건과 예산 문제로 이 목표 달성 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0일 신안교 등 피해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광주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강 시장은 신안교 저지대 침수 방지를 위한 신안철교 재가설과 서방천 하천 폭 확대 등 항구적인 폭우 대책 마련과 함께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도 건의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자연재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대응에는 시민 참여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의 재산 피해 1311건 중 172건(13%)은 배수 불량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 배수구가 쓰레기로 막힌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최근 한 달 동안 저지대 배수구를 중심으로 정비를 해왔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 전역에서 쓰레기가 배수구로 밀려들었다. 시 관계자는 “침수 피해 상당수가 배수구를 덮은 쓰레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배수구 주변에 시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청소도구함 25개를 설치해왔다. 폭우 시 시민들이 청소도구함을 활용해 배수구를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된다. 전남 지역도 큰 피해를 입었다. 도로·제방 등 공공시설 파손 366건, 주택 침수 572건, 가축 폐사 29만 마리, 농경지 침수 7764ha 등이 보고됐다. 류용욱 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7일 광주에 내린 비는 기상이변 수준의 폭우였다”며 “행정기관은 저류지 설치 등 배수 용량을 키우고, 시민들도 배수구 청소 등 일상적인 노력에 나서야 민관이 함께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데, 시골에 계신 친어머니가 떠올라 정신없이 뛰었습니다.”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17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택가에서 20분 만에 이웃 할머니 3명을 구조한 주인공은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문종준 씨(50·사진)다.건설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문 씨는 이날 오후 폭우가 내리자 상습 침수지역인 신안교 주변 자택이 걱정돼 조기 퇴근했다. 회사 대표는 “광주 곳곳이 침수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귀가를 권했다. 오후 3시 30분경 집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거리는 평온했고, 함께 퇴근한 아내와 외출을 준비하고 있었다.그러나 오후 4시 30분경 외식을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거리에 빗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배꼽까지 물이 차오르자 문 씨는 가장 먼저 옆집 할머니가 걱정됐다. 그는 곧바로 옆집으로 뛰어들어가 할머니를 부축해 집 밖으로 모셨다.잠시 뒤, 또 다른 이웃집 앞에서 50대와 60대 남성이 철제 대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문 씨는 이들과 함께 문을 비틀어 40~50cm 틈을 만들고, 두 번째 할머니를 구조했다. 해당 주택은 지대가 낮아 빗물이 문턱을 넘은 뒤 수심이 입에 닿을 정도까지 불어나고 있었다.세 번째 구조는 가장 극적이었다. 구조를 마친 뒤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문 씨에게 한 이웃이 “어머니가 침수되고 있는 저 집에 혼자 있다”고 외쳤다. 문 씨는 키 176cm, 체중 92kg의 건장한 체격으로 물살을 가르며 침수 주택으로 향했다. 문턱을 넘자 물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그는 기어이 거동이 불편한 80대 할머니를 업고 무사히 빠져나왔다.문 씨가 구조한 세 가구 모두 1층 한옥으로, 침수에 취약한 구조였다. 물은 불과 1~2분 만에 허리에서 목 높이까지 차올랐다. 세 명의 할머니를 구조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했다.문 씨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 순간엔 망설일 틈도 없었고, 마치 우리 어머니를 구하듯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구조 작업을 함께한 이웃들과는 자연스럽게 끈끈한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좋은 일을 했다고 유급 휴가와 침수 피해 복구비를 일부 지원해줘 감사했다”고 덧붙였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에 하루 동안 42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1300건 이상 발생하자, 광주시는 배수용량 확대와 배수구 청소도구함 설치 확대 등 폭우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대응뿐 아니라 시민들의 공동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광주시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까지 광주에는 총 536.1㎜의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한 재산 피해 신고는 총 1311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도로 침수 447건 △도로 파손 263건 △차량 침수 124건 △경사지 붕괴 62건 △수목 전도 54건 △기타 101건 등이다. 피해 대부분은 하루 동안 426.4㎜가 쏟아진 17일에 집중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집계는 신고와 응급복구를 기반으로 한 잠정 수치로, 실태조사가 완료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폭우로 광주 내 상습 침수 지역도 어김없이 물에 잠겼다. 광주에는 침수 우려 도로 31곳, 홍수 취약지구 19곳 등 상습 침수지역이 총 50곳 있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북구 신안교, 남구 백운광장 등도 이에 포함된다.신안교 일대 주민들은 “차수벽 등 침수 예방시설이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고, 백운광장 주민들은 “몇 년마다 침수가 반복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신안교의 경우 복개하천인 서방천의 폭을 1.5배 이상 넓히는 등 근본적인 치수 대책이 필요하고, 백운광장은 지하철 2호선 공사가 마무리돼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광주시는 앞으로 시간당 88㎜의 강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배수관과 저류시설 등을 확대·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도심 하천 여건과 예산 문제로 이 목표 달성 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다.강기정 광주시장은 20일 신안교 등 피해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광주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강 시장은 신안교 저지대 침수 방지를 위한 신안철교 재가설과 서방천 하천 폭 확대 등 항구적인 폭우 대책 마련과 함께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도 건의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자연재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한편, 피해 대응에는 시민 참여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의 재산 피해 1311건 중 172건(13%)은 배수불량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 배수구가 쓰레기로 막힌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최근 한 달 동안 저지대 배수구 중심으로 정비를 해왔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 전역에서 쓰레기가 배수구로 밀려들었다. 시 관계자는 “침수 피해 상당수가 배수구를 덮은 쓰레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배수구 주변에 시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청소도구함 25개를 설치해왔다. 폭우 시 시민들이 청소도구함을 활용해 배수구를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된다.전남 지역도 큰 피해를 입었다. 도로·제방 등 공공시설 파손 366건, 주택 침수 572건, 가축 폐사 29만 마리, 농경지 침수 7764㏊ 등이 보고됐다.류용욱 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7일 광주에 내린 비는 기상이변 수준의 폭우였다”며 “행정기관은 저류지 설치 등 배수 용량을 키우고, 시민들도 배수구 청소 등 일상적인 노력에 나서야 민관이 함께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이후 조종사가 정상 작동하는 엔진을 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이 “근거 자료 없이 결론만 제공한다”며 강력 반발해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가 취소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사조위는 19일 오후 3시 전남 무안공항에서 엔진 합동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앞서 사조위는 현장에서 수거한 엔진 2개를 5월 엔진 제작사인 프랑스 CFM 인터내셔널에 보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프랑스 사고 조사 당국 등이 참여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항공사, 국토부 등 책임 소재가 갈릴 수 있다. 조사 결과 사조위는 엔진에 조류가 충돌하며 손상을 입은 뒤에도 좌측 엔진은 비행이 가능한 정도의 출력을 유지했지만, 조종사가 비상 절차를 수행하며 엔진을 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결과 발표 전 별도 브리핑을 받은 유가족 측이 “죽은 새와 조종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발표 자체를 반대해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여러 근거를 첨부해 유가족을 납득시켜야 하는데 결론으로만 설명하고 근거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며 “세계적인 전문가가 함께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해 달라고 하는데 사고 결과만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 측은 사조위가 소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조위 측은 4월 관제탑과 조종사 간 교신 내용 일부를 공개할 때도 사조위 단장이 내용을 낭독한 뒤 별도 질문 등을 받지 않았다. 사조위 측은 국제 규정에 따라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조종실 음성기록(CVR)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관계자는 “유가족 대상으로 10여 차례 설명회를 개최해 왔다”며 “2, 3중으로 사실 확인을 한 자료는 국제 규정에 따라 전면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무리한 중간발표보다 신뢰성을 높일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조위는 법적 책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조위는 내년 4월 최종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6월 중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빠루(망치) 좀 가져와요, 얼른!” 17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최승일 씨(54·사진)는 거세게 불어난 빗물 속에서 두 다리가 아스팔트 틈에 끼여 움직이지 못하는 70대 노인을 붙잡고 다급히 외쳤다. 노인은 이미 많은 물을 마셔 얼굴이 노랗게 질린 상태였다. 망치를 손에 쥔 최 씨는 노인의 다리가 낀 도로 틈을 깨기 시작했다. 그 순간 노란색 승용차가 물살에 휩쓸려 두 사람을 향해 밀려왔다. 정비소 직원들이 몸을 던져 차량을 막아섰다. 이들은 20여 분간의 사투 끝에 노인을 무사히 구조해 물 밖으로 탈출시켰다. 노인은 다리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고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 떠내려오는 승용차, 몸으로 막으며 노인 구출 20일까지 닷새간 한반도를 휩쓴 역대급 폭우로 전국 곳곳이 물에 잠기고 17명이 숨졌다. 행정력이 총동원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시민들도 직접 발 벗고 나서 사람들을 구하고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다.17일 광주 소태동에서는 최 씨와 정비소 직원들, 인근 주민들이 힘을 합쳐 70대 노인을 구조했다. 이날 오후 5시쯤 폭우로 물에 잠긴 도로를 걷던 노인의 두 다리가 아스팔트 틈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넘어진 것으로 보였다. 최 씨는 “노인분을 일으켜 드리려 도로 가장자리 철조망을 붙잡고 다가갔는데 다리가 완전히 끼여 옴짝달싹 못 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물살이 몰아치던 현장은 경사진 도로였다. 광주에는 이날 하루 동안 4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역대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빗줄기는 거세게 이어졌고, 순식간에 물은 성인 허벅지를 넘더니 엉덩이 높이까지 차올랐다. 최 씨는 노인을 붙잡아 세운 뒤 소리쳐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물살은 키 178cm, 체중 80kg인 건장한 체격의 최 씨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로 거셌다. 최 씨는 직원들에게 “정비소 신축 공사 때 남은 합판을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직원들이 합판을 들고 와 노인 주변에 세워 물살을 막자 점차 수위가 낮아졌고 노인의 안색도 차츰 돌아오기 시작했다. 30년 경력의 차량 정비기술사인 최 씨는 도로 상태를 감안할 때 다리가 꽉 끼여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당기면 큰 부상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망치를 받아 쪼개진 아스팔트 사이에 끼워 넣고 비틀며 도로 틈을 넓혀 나갔다. 그 사이 직원들은 돌, 나무, 타이어 같은 부유물들을 온몸으로 막았다. 노란색 승용차 한 대는 최 씨와 노인 바로 뒤까지 밀려왔지만 직원들이 힘을 모아 가까스로 막아냈다. 20여 분 만에 노인의 왼쪽 다리가 먼저 빠졌다. 이어 오른쪽 다리도 꺼낼 수 있었다. 최 씨와 직원들은 노인을 부축해 무사히 물 밖으로 이끌었다. 노인은 다치지 않았지만 최 씨는 거센 물살 속 부유물에 다리를 찢기고 온몸에 멍이 들었다. 최 씨는 “구조하면서 1L들이 콜라병만큼 빗물을 마신 것 같다”면서도 “나도 위험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할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무사히 구조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급류 속 시민 구출한 교사, 밧줄로 주민 구한 이장 17일 시간당 4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북 청도군에서도 시민 구조가 이어졌다. 청도고 교사 박제규 씨와 김동한 씨는 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살피던 중, 소하천에 떠내려가는 60대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하천 물살에 휩쓸리다 바위를 간신히 붙잡은 상황이었다. 두 교사는 주저 없이 물에 뛰어들어 그를 구조했다. 이 남성은 작업 도중 발을 헛디뎌 100m가량 떠내려왔으며, 조금만 더 흘러갔다면 본류와 합류하는 급류에 휘말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19일에는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군 송계마을에서 마을 이장이 물에 고립된 주민 2명을 직접 구조했다. 마을 주택들이 모두 침수된 가운데, 이장은 밧줄을 들고 불어난 물살을 헤엄쳐 주민들에게 접근해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울산 태화강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 갇힌 시민 2명이 다수 시민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구조됐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시민들의 빠른 신고가 없었다면 골든타임을 놓쳤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청도=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산청=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빠루(망치) 좀 가져와요, 얼른!”17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동.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최승일 씨(54)는 거세게 불어난 빗물 속에서 두 다리가 아스팔트 틈에 끼어 움직이지 못하는 70대 노인을 붙잡고 다급히 외쳤다. 노인은 이미 많은 물을 마셔 얼굴이 노랗게 질린 상태였다. 곧바로 전달된 망치를 손에 쥔 최 씨는 노인의 다리가 낀 도로 틈을 깨기 시작했다.그 순간 노란색 승용차가 물살에 휩쓸려 두 사람을 향해 밀려왔다. 정비소 직원들이 몸을 던져 차량을 막아섰다. 이들은 20여 분간의 사투 끝에 노인을 무사히 구조해 물 밖으로 탈출시켰다. 노인은 다리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고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 떠내려오는 승용차, 몸으로 막으며 노인 구출 20일까지 닷새간 한반도를 휩쓴 역대급 폭우로 전국 곳곳이 물에 잠기고 최소 16명 이상 숨졌다. 행정력이 총동원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시민들도 직접 발 벗고 나서 사람들을 구하고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다.17일 광주 소태동에서는 최 씨와 정비소 직원들, 인근 주민들이 힘을 합쳐 70대 노인을 구조했다. 이날 오후 5시쯤 폭우로 물에 잠긴 도로를 걷던 노인의 두 다리가 아스팔트 틈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넘어진 것으로 보였다. 최 씨는 “노인분을 일으켜드리려 도로 가장자리 철조망을 붙잡고 다가갔는데 다리가 완전히 끼어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물살이 몰아치던 현장은 경사진 도로였다. 광주에는 이날 하루 동안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역대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빗줄기는 거세게 이어졌고, 순식간에 물은 성인 허벅지를 넘더니 엉덩이 높이까지 차올랐다. 최 씨는 노인을 붙잡아 세운 뒤 소리쳐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물살은 키 178㎝, 체중 80㎏인 건장한 체격의 최 씨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로 거셌다. 최 씨는 직원들에게 “정비소 신축 공사 때 남은 합판을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직원들이 합판을 들고 와 노인 주변에 세워 물살을 막자 점차 수위가 낮아졌고 노인의 안색도 차츰 돌아오기 시작했다.30년 경력의 차량 정비기술사인 최 씨는 도로 상태를 감안할 때 다리가 꽉 끼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당기면 큰 부상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망치를 받아 쪼개진 아스팔트 사이에 끼워 넣고 비틀며 도로 틈을 넓혀 나갔다. 그 사이 직원들은 돌, 나무, 타이어 같은 부유물들을 온몸으로 막았다. 노란색 승용차 한 대는 최 씨와 노인 바로 뒤까지 밀려왔지만, 직원들이 힘을 모아 가까스로 막아냈다. 20여 분간 만에 노인의 왼쪽 다리가 먼저 빠졌다. 이어 오른쪽 다리도 꺼낼 수 있었다. 최 씨와 직원들은 노인을 부축해 무사히 물 밖으로 이끌었다.노인은 다치지 않았지만 최 씨는 거센 물살 속 부유물에 다리를 찢기고 온몸에 멍이 들었다. 최 씨는 “구조하면서 1L들이 콜라병 만큼 빗물을 마신 것 같다”면서도 “나도 위험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할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무사히 구조해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급류 속 시민 구출한 교사, 밧줄로 주민 구한 이장 17일 시간당 4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북 청도에서도 시민 구조가 이어졌다. 청도고등학교 교사 박제규 씨와 김동한 씨는 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살피던 중, 소하천에 떠내려가는 60대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하천 물살에 휩쓸리다 바위를 간신히 붙잡은 상황이었다. 두 교사는 주저 없이 물에 뛰어들어 그를 구조했다. 이 남성은 작업 도중 발을 헛디뎌 100m가량 떠내려왔으며, 조금만 더 흘러갔다면 본류와 합류하는 급류에 휘말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19일에는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군 송계마을에서 마을 이장이 물에 고립된 주민 2명을 직접 구조했다. 마을 주택들이 모두 침수된 가운데, 이장은 밧줄을 들고 불어난 물살을 헤엄쳐 주민들에게 접근해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울산 태화강에서는 침수된 차량 안에 갇힌 시민 2명이 다수 시민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구조됐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시민들의 빠른 신고가 없었다면 골든타임을 놓쳤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청도=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산청=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9일 오후로 예정됐던 ‘12·29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가 무산됐다. 유가족들이 “사고 원인과 관련된 일부 표현에서 마치 최종 결론에 도달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들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결과 발표를 강하게 반대하면서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당초 이날 오후 3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의 엔진 합동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엔진 정밀조사 결과와 사고 경위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열린 유가족들과의 사전 설명회에서 조사결과에 대한 유가족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브리핑을 전격 취소했다. 유가족들은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유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에서 각 위원들과 세계적인 전문가들 등이 같이 (엔진에 대해) 조사했다. 분명히 조사 결과가 있을 텐데,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일방적 사고 조사 결과만 통보했다. 결과가 있다면 과정도 알려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이 국토부에 엔진 정밀조사 결과에 대한 근거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들은 또 관제 기록도 4분 7초 분량만 공개됐을 뿐 사고 전 상황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유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 개최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원래 중간보고서 이후에 (공청회를) 열도록 돼 있는데 공청회 통해서 투명하게 공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후 유가족 측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조위가 준비한 엔진 정밀조사 관련 보도자료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사고 원인과 관련된 일부 표현들에서 마치 최종 결론에 도달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들이 있었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다양한 원인의 가능성 중 하나를 다루는 중간 조사 결과로 이해돼야 하며, 이 같은 표현이 언론을 통해 전달될 경우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추락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숨졌다. 올해 1월 국토부는 “엔진에서 깃털이 발견됐다”며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배수구와 배수로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침수 피해를 키운 지역도 적지 않았다. 19일까지 전국에 강한 비가 예보된 가운데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적 호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대전 동구 대전천에서는 18일 새벽 50대 여성이 물에 휩쓸려 숨졌다. 전날 하루 동안 426mm의 폭우가 내려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광주에선 논에서 물을 빼던 70대 남성 1명이 연락이 끊겨 수색 중이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신안동 신안교 인근 광주천에서 80대 남성이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이들을 포함해 16일부터 폭우로 총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시설 피해와 이재민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기준 건물 침수와 담벼락 붕괴 등 사유시설 피해는 425건, 도로와 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는 499건으로 집계됐다. 광주 남구와 서구, 충남 당진 등에선 빗물에 휩쓸린 토사와 쓰레기 등이 배수구를 막아 침수 피해가 더 컸다. 시장과 광장 등에서 악취 등 이유로 배수구를 막아 놓아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247곳이 휴업하거나 등교 시간을 조정했고, 축구장 약 1만8000개에 해당하는 1만3033ha(헥타르·약 394만 평) 면적의 논밭이 침수됐다. 16일부터 18일 오전까지 주요 지역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 519.3mm, 전남 나주 444.5mm, 광주 442.3mm, 충남 홍성 437.6mm 등이다. 경남 창녕 375.5mm, 산청 341mm, 경북 청도 242.5mm 등 영남 지역도 큰비를 맞았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8, 19일 광주·전남에는 최대 400mm 이상, 부산·울산·경남은 최대 300mm 이상, 충남·전북·대구·경북은 최대 2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지대 낮은 당진시장 비오면 ‘물그릇’… “배수구가 오히려 물 뿜어”[200년만의 ‘괴물 폭우’]작년 강수량의 23%, 이틀만에 내려… “분당 350t 배수 펌프장, 감당 못해”쓰레기에 막힌 배수구 제기능 상실… “하수구 냄새난다” 장판 덮어두기도무등시장은 배수관 좁아 물 안빠져… 전문가 “비 오기전 배수구 점검 필수”“물을 빨아들여야 할 배수구가 오히려 물을 뿜더라니까요.” 18일 충남 당진시 전통시장에서 만난 양응세 씨(85)는 진흙으로 곤죽이 된 도자기 가게 바닥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방은 물론이고 길바닥 배수구에서도 고동색 물이 솟구쳤다”고 했다. 당진에는 16일부터 이틀 동안 강한 비가 쏟아져 곳곳이 침수됐다. 낮은 지대에 괴물성 폭우가 쏟아진 탓도 있지만, 제 역할을 못 한 배수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배수구 내 이물질을 시급히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침수 피해 키운 배수구 덮개시장 상인 대부분은 “시장과 100여 m 떨어진 당진천이 폭우를 버티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16일부터 17일까지 당진 강수량은 377.4mm로, 지난해 연평균 강수량(1609.8mm)의 23%가 이틀 만에 쏟아졌다. 당진시장은 지대가 낮아 비가 오면 물을 담는 ‘물그릇’으로 변한다. 시장 근처에 2002년에 완공된 배수펌프장이 분당 350t을 배수할 수 있지만, 이번 폭우는 감당하지 못했다. 배수펌프장 증설은 2028년 1월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 많은 배수구가 나뭇가지나 쓰레기 등으로 막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일부 배수구는 상인들이 ‘여름철이라 하수구 냄새가 난다’며 장판이나 플라스틱판으로 덮어둔 상태였다. 안 그래도 배수 능력이 부족한데 이 중 일부마저 기능을 못 하자 시장이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한 것이다.상습 침수지역인 광주 남구 백운광장도 사정이 비슷했다. 3, 4년 전 광장 바로 아래 배수관로를 넓혔지만, 주변 무등시장의 배수관로는 여전히 좁아 물이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배수구마저 담배꽁초 등 쓰레기나 비닐장판으로 막혀 물난리가 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배수구를 덮은 장판을 제거해 가져오면 ‘돌려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 “배수로 점검하고 빗물펌프장 확충해야” 배수로는 아스팔트로 덮인 도심에서 물이 빠지는 중요한 통로다. 하지만 장마철을 앞두고 청소나 점검은 부진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나 점검을 끝낸 배수로는 127만578개로 집계됐다. 전체(437만7467개)의 29%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빗물펌프장을 증축하고 하천을 더 깊게 파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장 배수구를 덮은 이물질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특히 저지대는 빗물에 휩쓸려 온 쓰레기와 흙 등으로 인해 배수로가 쉽게 막힐 수 있다”며 “비가 오기 전부터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실종됐다. 공공시설은 636건, 사유 시설은 건물 침수 등 572건의 피해가 났다. 전국 13개 시도 59개 시군구 3967가구 6073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열차도 발이 묶였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호남선(광주송정∼목포역), 경전선(동대구∼진주역) 구간에선 일반 열차와 고속철도(KTX) 모두 운행을 멈췄다.당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물을 빨아들여야 할 배수구가 오히려 물을 뿜더라니까요.”18일 충남 당진시 전통시장에서 만난 양응세 씨(85)는 진흙으로 곤죽이 된 도자기 가게 바닥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방은 물론 길바닥 배수구에서도 고동색 물이 솟구쳤다”고 했다. 당진에는 16일부터 이틀 동안 강한 비가 쏟아져 곳곳이 침수됐다. 낮은 지대에 괴물성 폭우가 쏟아진 탓도 있지만, 제 역할을 못 한 배수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배수구 이물질을 시급히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침수 피해 키운 배수구 덮개시장 상인 대부분은 “시장과 100여m 떨어진 당진천이 폭우를 버티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16일부터 17일까지 당진 강수량은 377.4mm로, 지난해 연평균 강수량(1609.8mm)의 23%가 이틀 만에 쏟아졌다. 당진시장은 지대가 낮아 비가 오면 물을 담는 ‘물그릇’으로 변한다. 시장 근처에 2002년에 완공된 배수펌프장이 분당 350t을 배수할 수 있지만, 이번 폭우는 감당하지 못했다. 배수펌프장 증설은 2028년 1월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 많은 배수구가 나뭇가지나 쓰레기 등으로 막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일부 배수구는 상인들이 ‘여름철이라 하수구 냄새가 난다’며 장판이나 플라스틱판으로 덮어둔 상태였다. 안 그래도 배수 능력이 부족한데 이 중 일부마저 기능을 못 하자 시장이 삽시간에 물바다로 변한 것이다.상습 침수지역인 광주 남구 백운광장도 사정이 비슷했다. 3, 4년 전 광장 바로 아래 배수관로를 넓혔지만, 주변 무등시장의 배수관로는 여전히 좁아 물이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배수구마저 담배꽁초 등 쓰레기나 비닐장판으로 막혀 물난리가 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배수구를 덮은 장판을 제거해 가져오면 ‘돌려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 “배수로 점검하고 빗물펌프장 확충해야”배수로는 아스팔트로 덮인 도심에서 물이 빠지는 중요한 통로다. 하지만 장마철을 앞두고 청소나 점검은 부진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나 점검을 끝낸 배수로는 127만578개로 집계됐다. 전체(437만7467개)의 29%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빗물펌프장을 증축하고 하천을 더 깊게 파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장 배수구를 덮은 이물질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특히 저지대는 빗물에 휩쓸려 온 쓰레기와 흙 등으로 인해 배수로가 쉽게 막힐 수 있다”며 “비가 오기 전부터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실종됐다. 공공시설은 636건, 사유 시설은 건물침수 등 572건의 피해가 났다. 전국 13개 시도 59개 시군구 3967세대 6073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열차도 발이 묶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호남선(광주송정~목포역), 경전선(동대구~진주역), 전라선(남원~여수엑스포역) 구간에선 일반 열차와 KTX 모두 운행을 멈췄다.당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도시 전체가 수족관이 돼버린 거 같당께요.” 광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서광진 씨(45)가 17일 말했다. 이날 광주 일일 강수량은 412.7mm(오후 10시 기준)로, 1939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서 씨는 “짧은 시간에 물 폭탄 같은 비가 퍼붓더니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며 “도심을 수영해서 다녀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도심은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찰 정도로 잠겼고, 맨홀이 역류하는 일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광주뿐 아니라 충청, 대구, 경남, 수도권 등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거대한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가로지르며 침수와 붕괴로 최소 4명이 숨졌고, 1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기차와 항공, 선박 운항도 중단되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재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광주 도심 물바다, 충청선 인명 피해 광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남구 진월동과 광산구 도산동에선 차량에 고립된 시민 3명이 약 1시간 만에 구조됐다.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 역사 침수로 농성역∼광주송정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서광주 나들목 구간도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 사거리도 침수되면서 북구청 직원들이 고립됐고, 오룡동의 한 로컬푸드 매장에선 손님과 종업원 70여 명이 2층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광주시는 긴급 대피소 10여 곳을 마련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김명자 씨(61)는 “손쓸 틈도 없이 집으로 물이 들이닥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충청권에서는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오전 6시 14분쯤 충남 서산시 석남동 세무서 사거리 인근 청지천에서 침수 차량에 갇혀 있던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오전 11시 24분쯤엔 같은 하천 하류에서 실종됐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충남 당진에선 낮 12시쯤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 청양군 대치면에선 토사가 밀려들며 주민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태성리에선 마을회관 뒤편 흙더미를 치우던 주민 3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구출됐다. 세종시 소정면에선 시간당 48mm의 폭우로 곡교천 위를 지나는 광암교가 붕괴됐으나 재난 문자 발송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 지역 재난특교세 지원200mm 넘는 비가 내린 대구에선 상습 침수 구역인 북구 노곡동이 다시 물에 잠겼고, 차량 침수 및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1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산청군 신등면에선 토사에 하반신이 깔린 60대 여성이 구조됐고, 밀양시 무안면의 노인요양원 일대가 침수되면서 구조보트를 동원해 환자 56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서울 강북구에서는 빈집 외벽이 무너져 18명이 대피했고, 경기 남양주 주택이 침수되는 등 경기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16일 오후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180t 규모의 고가 옹벽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며 58세 남성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17일 오후 8시 현재까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폭우로 주요 교통망도 마비됐다. KTX와 SRT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 1호선 평택∼신창역 구간 등도 멈췄다.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 등 여객선 31개 항로 39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북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15곳의 374개 탐방로도 통제됐다. 서울과 인천, 충남 등지에선 둔치 주차장 69곳, 하천변 90곳의 출입이 제한됐다. 항공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82개교에서 학사 일정이 조정됐다. 이 중 충남 아산, 서산 등의 403개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도시 전체가 수족관이 돼버린 거 같당께요.”광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서광진 씨(45)가 17일 말했다. 이날 광주 일일 강수량은 412.7mm(오후 10시 기준)로, 1939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서 씨는 “짧은 시간에 물폭탄 같은 비가 퍼붓더니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며 “도심을 수영해서 다녀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도심은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찰 정도로 잠겼고, 맨홀이 역류하는 일도 곳곳에서 발생했다.광주뿐 아니라 충청, 대구, 경남, 수도권 등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거대한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가로지르며 침수와 붕괴로 최소 4명이 숨졌고, 1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기차와 항공, 선박 운항도 중단되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재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광주 도심 물바다, 충청선 인명 피해광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남구 진월동과 광산구 도산동에선 차량에 고립된 시민 3명이 약 1시간 만에 구조됐다.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은 역사 침수로 농성역~광주송정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서광주 나들목 구간도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 사거리도 침수되면서 북구청 직원들이 고립됐고, 오룡동의 한 로컬푸드 매장에선 손님과 종업원 70여 명이 2층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광주시는 긴급 대피소 10여 곳을 마련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김명자 씨(61)는 “손쓸 틈도 없이 집으로 물이 들이닥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충청권에서는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오전 6시 14분쯤 충남 서산시 석남동 세무서 사거리 인근 청지천에서 침수 차량에 갇혀 있던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오전 11시 24분쯤엔 같은 하천 하류에서 실종됐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당진에선 낮 12시쯤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청양군 대치면에선 토사가 밀려들며 주민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공주시 정안면 태성리에선 마을회관 뒤편 흙더미를 치우던 주민 3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구출됐다. 세종시 소정면에선 시간당 48mm의 폭우로 곡교천 위를 지나던 광암교가 붕괴됐으나 재난 문자 발송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 지역 재난특교세 지원200mm 넘는 비가 내린 대구에선 상습 침수 구역인 노곡동이 다시 물에 잠겼고, 차량 침수 및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1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산청군 신등면에선 토사에 하반신이 깔린 60대 여성이 구조됐고, 밀양시 무안면의 노인요양원 일대가 침수되면서 구조보트를 동원해 환자 56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강북구에서는 빈집 외벽이 무너져 18명이 대피했고, 경기 남양주 주택이 침수되는 등 경기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16일 오후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180t 규모의 고가 옹벽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며 58세 남성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17일 오후 8시 현재까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폭우로 주요 교통망도 마비됐다. KTX와 SRT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 1호선 평택~신창역 구간 등도 멈췄다.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 등 여객선 31개 항로 39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북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15곳의 374개 탐방로도 통제됐다. 서울과 인천, 충남 등지에선 둔치 주차장 69곳, 하천변 90곳의 출입이 제한됐다. 항공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82개교에서 학사 일정이 조정됐다. 이 중 충남 아산, 서산 등의 403개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17일 폭우로 광주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배수 작업을 하던 119구조대원들이 물에 떠내려온 흰색 봉투를 발견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543만 원이 들어 있었으며, 구조대는 이를 경찰에 인계하고 주인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박선홍 소방위 등 북부소방서 구조대원 5명은 광주 북구 중흥동 주택가의 침수 현장에서 배수 작업을 벌이던 중 물에 떠내려오는 흰색 봉투를 발견했다. 박 소방위는 “침수된 도로 주변 하수구 입구에 쌓인 낙엽을 치우다 흰 봉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봉투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100여 장과 1만 원권 몇 장 등 총 543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으며, 봉투에는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 위치한 한 회사의 이름이 인쇄돼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해당 회사에 연락해 현금 발견 사실을 알리고, 곧바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현금을 인계했다.황인 광주 북부소방서장은 “당일 폭우로 도심 곳곳에서 침수 신고가 이어져 구조대원들이 전원 출동한 상황이었다”며 “배수 작업 중 발견한 소중한 돈이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하남산단과 북구 본촌산단 일대 지하수에서 수질 기준치를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하남산단 지하수 토양오염을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조사했다. 광주시가 2019년 지하수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오염 기준을 초과한 지점이 확인되자 광산구에 10억 원을 지급해 실태 파악과 대책을 세우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171개 지점에서 심도별로 확보한 지하수 시료 657개 중 184개 시료에서 발암물질인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농도가 높은 지역을 5곳으로 구분해 조사했는데, 3곳에서 기준치의 466배가 넘는 TCE와 284배가 넘는 PCE가 각각 검출되었다. TCE는 금속공업 부품 세정제, 접착제 첨가제, 페인트 제거제, 세정용제, 농약 등에 사용되며 PCE는 드라이클리닝, 금속 부품 세정제 등에 이용된다. 이들 물질은 유독성 발암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염이 확인된 5곳은 오래전부터 금속가공, 전자부품 제조, 도금 등 업체들이 입주해 있었다. 조사 보고서는 오염된 일부 지하수가 주거지역을 거쳐 풍영정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오염물질이 주거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산구는 2023년 7월 이런 결과 보고서를 받고 2년 동안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2023년 하남산단 지하수 토양오염 용역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신속하게 적극 대응하지 못했고 이런 사실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며 “하남산단 노동자, 인근 주민들에게 걱정을 안겨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어 “수완지구 주거지역 내 5곳을 검사한 결과 수질 기준이 초과된 1곳의 지하수 사용을 즉시 중지시켰다”며 “하남산단, 장덕동 일부에서 지하수를 공업용, 농업용, 청소용수, 조경 등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데 2021년 이후 TCE, PCE는 검출되지 않았거나 기준치 이하였다”고 덧붙였다. 광산구는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팀을 구성해 오염 확산을 막고, 정화 대책을 강구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광주 북구 본촌산단 일대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 북구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본촌산단 일대에서 지하수·토양 오염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총 43개 지점 중 14곳에서 TCE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일부에서는 TCE가 수질 기준치의 9∼11배에 달하는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지하수 오염은 본촌산단이 조성된 이후 관련 법령이 마련되기 전인 1980∼1990년대에 사용된 TCE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북구는 본촌산단 정화 사업을 위해 광주시에 재정 지원 54억 원을 요청하며 환경부에 문의하는 등 자구 노력을 했다.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광주시가 지하수 관리 계획을 수립해 광산구가 지하수 용역을 진행한 만큼 총괄 권한과 책임은 광주시에 있는 것 아니냐”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행정은 없는 만큼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정화 예산 150억 원 확보 및 오염 확산 방지에 착수하라”고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하남산단과 북구 본촌산단 일대 지하수에서 수질 기준치를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하남산단 지하수 토양오염을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조사했다. 광주시가 2019년 지하수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오염 기준을 초과한 지점이 확인되자 광산구에 10억 원을 지급해 실태 파악과 대책을 세우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171개 지점에서 심도별로 확보한 지하수 시료 657개 중 184개 시료에서 발암물질인 TCE(트라이클로로에틸렌)와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농도가 높은 지역을 5곳으로 구분해 조사했는데, 3곳에서 기준치의 466배가 넘는 TCE와 284배가 넘는 PCE가 각각 검출되었다. TCE는 금속공업 부품 세정제, 접착제 첨가제, 페인트 제거제, 세정용제, 농약 등에 사용되며, PCE는 드라이클리닝, 금속 부품 세정제 등에 이용된다. 이들 물질은 유독성 발암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염이 확인된 5곳은 오래전부터 금속가공, 전자부품 제조, 도금 등 업체들이 입주해 있었다.조사 보고서는 오염된 일부 지하수가 주거지역을 거쳐 풍영정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오염물질이 주거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광산구는 2023년 7월 이런 결과 보고서를 받고 2년 동안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2023년 하남산단 지하수 토양오염 용역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신속하게 적극 대응하지 못했고 이런 사실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며 “하남산단 노동자, 인근 주민들에게 걱정을 안겨준 것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어 “수완지구 주거지역 내 5곳을 검사한 결과 수질 기준이 초과된 1곳의 지하수 사용을 즉시 중지시켰다”며 “하남산단, 장덕동 일부에서 지하수를 공업용, 농업용, 청소용수, 조경 등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데 2021년 이후 TCE, PCE는 검출되지 않았거나 기준치 이하였다”고 덧붙였다. 광산구는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팀을 구성해 오염 확산을 막고, 정화 대책을 강구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광주 북구 본촌산단 일대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 북구는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본촌산단 일대에서 지하수·토양 오염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총 43개 지점 중 14곳에서 TCE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일부에서는 TCE가 수질 기준치 9~11배에 달하는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지하수 오염은 본촌산단이 조성된 이후 관련 법령이 마련되기 전인 1980∼1990년대에 사용된 TCE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북구는 본촌산단 정화 사업을 위해 광주시에 재정 지원 54억 원을 요청하며 환경부에 문의하는 등 자구 노력을 했다.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광주시가 지하수 관리 계획을 수립해 광산구가 지하수 용역을 진행한 만큼 총괄 권한과 책임은 광주시에 있는 것 아니냐”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행정은 없는 만큼 긴급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정화 예산 150억 원 확보 및 오염 확산 방지에 착수하라”고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25일까지 창의적 건축도시 실현과 도시 품격 향상을 위해 광주시 제4기 공공건축가 50명을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공공건축가는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건축물과 공간환경 개선 사업에 기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전 과정에 참여하며 일관성을 유지하고 디자인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시는 2019년 공공건축가제도를 도입했고 현재까지 총 3기의 공공건축가 100명이 민간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번 제4기 공공건축가는 건축, 도시, 조경 등 분야별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다. 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공공건축 사업에 참여해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8월 중 위촉될 예정이며 임기는 위촉일부터 2년간이다. 응모 자격은 △건축사 △건축·도시·조경 관련 기술사 △대학 또는 공인된 연구기관 부교수 이상 재직자 등이다. 신진 건축가와 공인된 건축 관련 수상 실적 보유자는 우대한다. 정승철 광주시 건축경관과장은 “공공건축가제도는 광주형 도시개발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광천터미널 복합개발 등 대규모 사업이 추진 중인 만큼 역량 있는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광양산단 공장에서 노후 배관 철거 작업 중 배관이 무너져 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15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경 광양국가산단의 한 철강업체 공장 내부 철거 현장에서 배관 일부가 붕괴돼 권모 씨(62)와 김모 씨(35)가 약 15m 아래로 추락했다. 권 씨는 숨졌고, 김 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다른 근로자 장모 씨(63)는 배관 파편에 맞아 눈을 다쳤다. 해당 현장에서는 지난달부터 30년 넘은 노후 배관 4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는 길이 140m의 세 번째 배관 해체 도중 발생했다. 사고 당시 권 씨와 김 씨는 배관에 안전 고리를 걸고 있었지만, 약 20m 구간이 한꺼번에 무너져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배관 내부 먼지 등으로 인한 구조적 약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광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막고 서해 해역을 지키기 위한 해양경찰청의 핵심 시설 ‘서부정비창’ 공사가 승인 절차가 누락된 설계도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천억 원이 투입된 보안시설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5일 해경 등에 따르면 해경은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2583억 원을 투입해 전남 목포시 허사도에 서부정비창을 건설 중이다. 부지 9만9000m²(약 3만 평), 건축면적 2만2500m²(약 6800평) 규모로 공정은 현재 87%다. 이 시설은 해경 전용으로는 처음으로 500t 이상 대형 함정까지 정비할 수 있다. 기존 부산정비창은 중소형 함정만 수리가 가능해 대형 함정은 민간 조선소나 해군 정비시설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대기가 길어 수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에 서부정비창은 해경 작전 능력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 핵심 시설이 정상적이지 않은 설계도로 시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감리 업무를 맡았던 A 씨는 “2023년 12월 전기 분야 설계도 감리 중 설계기술사의 도장이 없는 원본 도면을 받았다”고 밝혔다. 건설 공사에서 설계도는 설계 책임자의 도장을 받은 후, 감리자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 시공에 사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A 씨에 따르면 이 공사의 설계도는 2022년 5월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앙심의를 통과하려면 설계자의 도장이 반드시 있어야 하므로, 이후 감리와 시공사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도장이 빠진 채 ‘다른 도면’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A 씨 주장이다. A 씨는 즉시 해경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이듬해 3월 감리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이후에도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해경은 9개월이 지난 2023년 12월에야 감찰에 착수해 이듬해 담당 경찰관 3명에게 경고 및 주의 조치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절차 위반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대학교수는 “설계자의 도장이 없는 도면은 시공자나 감리자가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무효 도면’”이라며 “정상적인 공사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재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당초 해경은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법에 따라 조명타워, 울타리, 가로등 등 일부 자재는 반드시 관급 자재(국가가 정한 특정 업체 제품)를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총 300억 원 규모의 관급 자재 중 약 100억 원어치가 저가 사급 자재로 바뀌어 사용된 사실이 해경 감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2023년 4월 해경에 “관급 자재는 해경과의 사전 협의 없이 사급 자재로 대체할 수 없다”며 경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대해 해경은 “설계도 제공 과정에서 도장이 빠진 건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자재 관련 의혹에 대해선 “자재 사용은 정당했다”며 “서부정비창이 완공되면 각종 오해와 의혹도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