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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는 28일 무능 외교관의 퇴출, 삼진아웃제, 새로운 외교관 채용제도인 한국외교아카데미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외무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외교부는 개정안에 외무공무원이 정기 적격심사에서 △인사평정 결과 △무보직 기간 △어학성적 △공관장의 소환 건의 등을 기준으로 근무실적과 직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부적격자를 선별한 뒤 직권 면직시키는 제도를 신설했다. 개정안은 또 외무공무원이 참사관(과장급) 이상 직위 및 고위공무원단 자격심사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횟수 내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상위직급 임용을 영구적으로 배제하도록 했다. 이는 외교역량을 평가하는 자격심사에서 2회 또는 3회 탈락한 외교관의 보직 임용을 배제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또 외교부 장관 소속으로 한국외교아카데미를 설치한 뒤 일정기간 교육받은 사람 중 훈련성적 등을 기초로 5급 외무공무원에 신규로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부가 올해 강조해온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는 문화 예술 등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상대국 정부와 국민의 마음을 파고드는 외교 전략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10월 취임사에서 ‘소프트파워 외교’의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일관된 소프트파워 외교전략이 마련되지 않아 국가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소프트파워 외교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해외문화원은 불과 12개국에서 16곳만 운영되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외교부에 따르면 영국은 113개 국가에서 무려 201곳의 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90개국에서 문화원 144곳을 운영하는 한편 97개국에서 어학원인 알리앙스프랑세즈 475곳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92개국에서 문화원인 괴테인스티튜트 146곳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의 해외문화원은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 편중돼 있다. 정부가 새로운 외교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 중 해외문화원이 설치된 곳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2곳뿐이다. 공모로 선발되는 일부 해외문화원장의 업무능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원장은 ‘문화외교관’으로서 현지 문화계와의 네트워크 구축, 문화행사 개최, 한국과 현지 문화계의 연결 등이 필요하지만 이런 능력이 부족해 임기가 끝나기 전 소환이 검토될 정도라는 것이다. 유럽국가의 한 문화원장에게는 임기 만료 전 소환도 검토할 수 있다는 비공식적 ‘경고’가 내려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국가의 한 원장도 소환이 검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문화원장에 대한 현지 공관의 관할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문화공연의 선진국 편중도 지적된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전략을 고려하면 한국이 새로 주목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집중적으로 한국의 매력을 알려야 하지만 현재는 공연시설이 좋은 선진국이 아니면 문화공연단을 파견하지 않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와 문화부,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교류재단 등 여러 기관이 문화외교를 수행하면서 공공외교 및 소프트파워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국무부의 공공외교 및 공보담당 차관실이 공공외교를 총괄하고 있다. 일본은 2004년 문화교류와 해외홍보 부문이 통합된 외무성 공보문화교류부가 소프트파워 외교를 전담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년 1월 설립되는 ‘앵스티튀 프랑세즈’라는 독립기관이 문화외교정책을 총괄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문화 및 공공외교를 시행 중인 여러 기관과 대국민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외교부 대변인실, 문화외교국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두고 강경한 전제조건을 내세우던 정부 내에 미묘한 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6자회담 전제조건 가운데 기본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상주사찰단을 수용하는 것이지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을 종료하지 않으면 사찰단이 못 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방북해 북한의 IAEA 사찰관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 정부가 “그는 미국 정부의 대표도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방북했을 뿐”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것과도 달라진 어조다. 또 그동안 정부가 북한과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UEP 가동 중단 △IAEA 사찰관 복귀 △9·19공동성명 이행 등 강력한 전제조건들을 내세웠던 것과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또 이 당국자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운데 우라늄 농축 시설은 9·19공동성명 등 과거에 합의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협상 여부 등) 상황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라늄농축 시설 문제는 향후 협상을 통해서 다룰 수밖에 없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대목인 셈이다.▼ 美-中, 내달 정상회담 앞두고 대화모드로 ▼이 같은 언급은 앞으로 정부가 6자회담 재개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당국자는 “정부가 제시한 6자회담 전제조건 자체를 거둬들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6자회담 전제조건에 대한 요구사항은 계속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정부의 태도 변화는 한반도 긴장을 이유로 대결국면을 보이던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우호적인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한국도 이런 궤도 수정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1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한 대응을 자제하도록 유도했다면서 중국을 책임 있는 파트너 국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또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총괄담당 국장을 한국에 보내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의견을 사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외교통상부가 ‘역량이 안 되는 외교관의 퇴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올해 외교부가 발표한 인사쇄신안의 ‘삼진아웃제’는 외교관 역량을 종합 평가하는 자격심사에서 연속 탈락한 외교관은 보직 임명을 하지 않는 것이었으나 이런 외교관이 교육 등을 통해서도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아예 외무공무원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10월 인사쇄신안을 발표하면서 △과장 및 참사관 진급 △고위공무원단(심의관급 이상) 진입 △해외공관장 파견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엄격한 외교관 자격심사를 하고 해당 심사에서 연속 3회(공관장의 경우 2회) 탈락할 경우 보직에 임명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격심사에서 불합격한 외교관을 면직해 공무원 자격을 박탈하는 퇴출 방안에 대해서는 “공무원 신분과 관련한 복잡한 문제가 있어 아직 검토 단계”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삼진아웃제에 따라 보직 임명이 안 된 외교관을 퇴출 심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교육이나 관찰을 거쳐 개선이 안 되면 고위직이라 할지라도 외무공무원에서 퇴직시키는 시스템”이라며 “공무원법에 공무원에 대한 포괄적 퇴출 규정이 있지만 공정한 심사를 위해 퇴출과 관련한 더 객관적인 규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26일부터 일주일간 국장급 부서장이 함께 일할 과장급 직원을 직접 고르는 ‘드래프트(draft)’ 제도를 시행한다. 과장급 드래프트 제도에서 3회 연속 과장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삼진아웃제의 대상이 된다. 아울러 연내에 단행될 재외공관장 인사에서는 업무평가 점수가 부진한 일부 공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24일 과장급 이하 직원과의 대화에서 “현재까지는 외교관들이 어느 공관, 본부 어디서 언제 어떻게 근무하고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기록을 취합한 파일이 없어 인사기록카드 덜렁 한 장으로 인사를 시행했다”며 “공정한 인사를 위해 외교관 개인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총체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와 평가이력을 담은 인사파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정부 ‘실리’ 정부가 중국 어선의 서해 침몰사건 당시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한 중국인 선원 3명을 25일 중국으로 서둘러 송환한 것은 중국이 한국의 조사결과에 따른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선원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정부 관계자는 26일 “중국 측이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 과정에서 한국의 조사결과에 따른 사실관계를 일부 인정하면서 선원의 조속한 석방과 신속한 사건 마무리를 요청해왔고 한국 정부도 이 문제를 조기에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검찰에 법 절차를 생략하지 않는 선에서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협의 과정에서 중국 측은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한국에 요구했던 ‘사상자 보상 및 사고 책임자 문책’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지 않았지만 사건의 사실관계를 일부 인정한 만큼 더는 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저자세 외교’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 문제가 비화돼 다른 외교적 갈등으로 옮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 법 절차를 생략한 것이 아니다. 중국 측에도 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에 국내법 절차에 따라 조사를 충실하게 진행할 것이나 시간을 끌지 않겠다고 전했다”며 “정선 명령을 어기고 도주한 중국 어선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에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북한의 잇단 도발로 양국 간 외교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사실관계가 분명한 이번 사안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하기보다는 실리적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 얻을 것이 많다고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정부가 중국 어선 단속에 대한 국제법적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해 중국에 협력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북핵 6자회담 등에서 중국이 책임 있는 이해관계자로서 한국에 협력하는 ‘포괄적 상호주의’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발언에 대한 중국의 해명이 그런 단초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장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2005년 9·19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며 비핵화에 대해 주변국들이 공유해온 원칙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한국이 발언의 의도를 문의하자 중국은 24일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은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서 가능하다. 중국과 한국의 입장에 차이가 없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또 한국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면 자칫 한중 간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한 어업협정에 따른 ‘잠정조치수역’이 영유권 분쟁에 휩싸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처럼 국제사회에 인식될 우려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외교 소식통은 “일본 총리실이 주도적으로 나서 이번 서해 중국 어선 침몰 사건을 상세히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로 일본 내에서 중국 어선 침몰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며 “일본 총리실은 한국도 중국과 상대하다가 일본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부각시키려는 ‘희망사항’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와 전혀 다른 성격이기 때문에 분쟁지역처럼 비치는 대응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법적인 측면에서도 체포된 선원들은 정선 명령을 어기고 달아난 배의 선원이 아닌 데다 조업 허가를 받은 상태였고,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은 직접 책임자인 선장은 이미 사망한 만큼 불기소 처분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이번 사건 계기로 中어선들 불법행위 심해질 것”▼폭력 쓰고 도주한 선원 채증자료 中에 보내기로■ 해경 ‘불만’외교통상부가 우리 측 경비함을 들이받은 중국 랴오잉위(遼營漁·63t급) 35403호 선원 3명을 처벌하지 않고 서둘러 중국으로 돌려보내자 해경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경찰관들은 앞으로 중국 어선의 불법 폭력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해경 경비함을 타는 한 경찰관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어선이 침몰하는 바람에 중국으로 도망간 어선 선원들은 한국의 정당한 단속에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4명을 다치게 했다”며 “폭력행위를 촬영한 명백한 영상자료가 있는 만큼 범죄인 인도 청구 등을 통해서라도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정부 차원에서 조율한 것이겠지만 선장이 숨져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선원을 모두 풀어준 것을 빌미로 서해상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과 폭력행위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중국 어선을 단속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송환된 중국 선원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교적 문제를 고려해 서둘러 송환한 것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해경 관계자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유력하지만 행여 기소가 될 경우 이미 송환한 상태라 처벌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나중에 실효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앞서 군산해양경찰서는 25일 중국 랴오잉위호 선원 3명을 석방하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해경은 “당시 랴오잉위호에 탔던 선원 3명을 특수공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결과 공무집행을 주도적으로 방해한 선장(사망)을 제외한 3명은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없어 신병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당시 승선한 선원의 진술과 경비함에서 촬영한 동영상, 레이더스코프 기록, 항박일지 등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내린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북 군산시 중앙장례식장에 안치된 랴오잉위호 선장의 시신은 중국 정부 및 유족과 협의해 이번 주에 인도하고 전복사고로 실종된 선원 1명에 대한 실종자 수색도 조만간 재개하기로 했다. 또 단속하는 경찰관 4명을 폭행하고 중국 영해로 달아난 랴오잉위 35432호와 관련한 채증 자료를 중국 당국에 보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기로 했다.군산=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동영상=EEZ 넘어와 치어까지 싹쓸이, 중국어선 불법조업 적발}
외교안보연구원(외안연)은 24일 펴낸 ‘2011년 국제정세전망’에서 북한이 내년에도 핵개발을 계속해 핵 무장력을 증강하고 3차 핵실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안연은 “북한이 2009년 2차 핵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루토늄탄을 정교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하거나 대외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 중인) 우라늄탄을 실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외안연은 또 “북한이 내년 6자회담에 복귀한 뒤 2·13합의에 따른 플루토늄 활동 불능화 조치를 다시 시작해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문제는 6자회담의 틀과 분리해 각각 핵보유국 간 군축협상과 북-미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어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외안연 관계자는 “내년 중반쯤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 북한의 핵무기가 협상카드의 성격이 강했던 반면 2차 핵실험과 3대 권력세습 이후에는 체제보장용의 성격이 커졌다”며 “북핵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외안연은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6자회담 체제의 보완을 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안연은 “6자회담의 정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회담의 효용성과 북한 비핵화 전략에 대해 정부 내외에서 다각적인 검토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런 검토를 하는 배경에 대해 외안연은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간 갈등구조로 인한 북한 핵 정책 환경의 변화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외안연은 “특히 중국이 북한 비핵화보다 북한 체제 안정화와 권력세습을 중시하고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되면 북핵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대북 대화의 조기 개최가 아니라 비핵화 전략의 재정비”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외교통상부는 22일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전복사고와 관련해 “사망 실종자가 발생한 것에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정부는 서해상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어업질서 확립을 위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해왔다”고 밝혔다. 어선 전복은 정당한 법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 해경의 단속이 유엔 해양법에 근거한 정당한 권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해경 경비함이 불법 조업이 의심되는 중국 어선에 정선 명령을 내린 지점이 한국의 EEZ 안이었고 이 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한 어선을 추적할 권리가 있으며 이 어선을 나포한 지점이 중국의 영해가 아닌 잠정조치수역인 만큼 국제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선 명령을 어긴 것 자체가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어선의 전복과 인명피해가 해경의 물리적 단속의 결과가 아니라 해당 어선의 선원들이 폭력으로 저항하는 과정에서 같은 회사로 추정되는 다른 중국 어선이 우리 경비함 오른쪽으로 돌진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 당국자는 “체포된 중국 기관원도 ‘선장이 왜 그렇게 배를 운전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우라늄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20일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에게 사고 당시 영상과 레이더 사진, 선원들의 진술문을 보여주고 사건 경위를 설명한 데 이어 22일에는 “중국이 희망할 경우 사건 조사결과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중국 측 전문가의 참관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희망한다면 증거를 공개할 것이며 이는 양국의 오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1일 한국에 책임자 처벌과 배상을 요구했던 중국 정부는 22일에는 별다른 추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정중동’ 상태다. 사고 발생 하루 이틀 동안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조치에 불만을 나타냈던 누리꾼들도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추적권 ::외국선박이 연안국의 영해 또는 내수(內水)에서 연안국의 법령을 위반한 경우 이 선박을 공해까지 추적해 나포할 수 있는 연안국의 권리를 뜻한다. 유엔 해양법조약 111조 2항은 배타적경제수역과 대륙붕 상부수역에서도 추적을 개시할 권리를 부여했으며 3항에 도주 선박이 자국 영해나 제3국의 영해로 들어가면 추적권이 소멸한다고 규정했다.}

북한은 20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곧바로 맞대응하지 않았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했으나 추가 도발은 없었다”며 “연평도 북쪽의 서해안 부대 외에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북한의 태도는 연평도 사격훈련에 앞서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위협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북한은 오후 6시 42분에야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며 당분간 대응 도발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북한군이 이날 즉각 도발하지 않은 것은 한국군이 연평도와 백령도의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전투기 폭격 등 강력한 자위권 행사를 예고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격훈련에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점도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이른 시일에 북한이 추가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북한의 향후 추가 도발과 관련해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을 위협하면서 “화력타격의 강도와 포괄범위는 11월 23일(연평도 포격)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재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나리오(1) 서해 5도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함정 간 전투(대청해전)→수중공격(천안함 폭침)→포 사격(연평도 포격) 등으로 같은 방식의 도발을 연속해서 반복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볼 때 추가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 범위는 연평도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해 5도에 대한 동시다발적 포격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군이 최대사거리가 60km인 240mm 방사포 등을 이용해 서해 5도 전역에 걸쳐 포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지대공 미사일 SA-2를 전방에 배치한 만큼 서해에서 활동하는 한국군 정찰기나 전투기를 격추하는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한국군 고속정과 초계함을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로 타격할 수도 있다.우도 대청도 소청도 등에 상륙해 섬을 점령하는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상륙작전을 위해서는 오랜 준비가 필요한 만큼 북한이 당장 이 같은 도발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시나리오(2) 군사분계선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가 아닌 MDL에서 도발을 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MDL에서 도발한다면 예고한 대로 한국군의 대북 심리전에 보복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무엇보다 MDL 인근 11곳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를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 성탄절을 맞아 21일 점등할 예정인 서부전선 최전방인 경기 김포시 하성면의 ‘애기봉 등탑’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남측이) 대북 심리전을 위한 등탑 켜기 놀음을 벌인 것은 대형 전광판에 의한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의 개시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새로운 무장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망동”이라고 위협했다.한국군은 MDL에서 발생하는 북한군의 총격 도발에 대해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mm 무반동총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서해·동해지구 남북공동관리구역에서의 국지적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3) 동해나 수도권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대로 북한이 서해가 아닌 동해나 수도권에서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우선 동해 쪽에서 잠수함을 보내 도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군사적 영도력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한국 해군 호위함이나 초계함을 잠수함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수도권에 대한 포격 가능성도 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0일 “대응타격은 미국과 남조선의 본거지를 청산하는 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이 같은 도발은 북한으로서도 감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격 주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도록 특수부대를 활용한 테러를 택할 수도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동영상=포격은 시작됐다.연평도 방공호안에서 본 대피상황}
연평도에서의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0일 사격훈련 직후 ‘앞으로도 연평도 사격훈련이 정례적으로 실시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가 훈련 일정을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지만 훈련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서남쪽 바다는 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며 포탄이 북방한계선(NLL)에서 10km 이상 남쪽으로 떨어지도록 하는 만큼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1974년 연평도에 105mm 견인포가 최초 배치된 이후 이 지역에선 연중 수차례 사격훈련이 지속됐다”며 “작년에는 10차례 정도 훈련을 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에 두 차례, 9월에 한 차례 사격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례 사격훈련에는 20일 훈련에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동원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 전력이 투입될 가능성은 낮다. 군 당국은 20일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한국형 구축함인 KDX-Ⅱ 2척을 전진 배치하는 한편 공군 F-15K 및 KF-16 전투기 기지에서도 비상출격 태세를 유지하는 등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동원했다. 물론 앞으로도 당분간은 서해 일대에서의 훈련에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합동전력 상당수가 억제력 차원에서 동원되겠지만,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통상적인 규모의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기존 연평도 전력에 추가해 군이 북한의 포격 도발 후 연평도에 증강한 전력이 투입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전과 비교할 때 서해 5도의 전력이 증강됐기 때문에 북한군의 위협에 사격훈련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오늘 지난 훈련에 다 쏘지 못한 잔탄을 쓴 것도 위협과 무관하게 우리의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군에게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한 한국 삼환기업의 공사 현장이 18일 현지 무장괴한 단체의 습격을 받았다. 외교통상부는 “현지 시간 18일 오후 8시 20분경 아프간 북부 발크 주에 있는 국내 기업의 도로공사 현장사무소를 현지 무장괴한들이 공격해 방글라데시 직원 1명이 사망하고 사무소 직원 7명이 실종됐으나 한국인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무장괴한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이날 오후 10시경 도주했으며 실종자들은 괴한들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3일에도 삼환기업이 주관하는 아프간 도로공사에 참여한 ‘신흥발파’ 한국인 근로자 3명이 건설 현장에서 무장괴한 4명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난 바 있어 아프간 내 한국인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공격을 받은 공사현장은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같은 공사 구간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삼환기업은 이 지역의 치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고 현지 공사를 전면 중단했고,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 9명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외교부 간부회의에서 국장급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청탁을 거론하면서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김 장관이 13일 간부회의에서 ‘하루에도 몇 건씩이나 정치권에서 국장급 인사에 대해 청탁이 들어온다’며 크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김 장관은 또 16일 외교부 전 직원에게 이와 관련한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e메일에서 “외교부는 현재 특채 파동으로 받은 깊은 상처를 치유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자 인사·조직 쇄신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일부 직원이 외부 인사를 동원해 인사청탁을 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외부인사를 동원한 인사청탁을 하는 직원들에 대해 이번 인사부터 분명하고 철저하게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며 “이런 행위가 근절되지 않을 경우 외부 청탁을 한 직원들의 명단을 공개토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 방침에 북한이 ‘자위적 타격’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남북관계가 ‘치킨게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겠다는 한국과 이를 무력화하려는 북한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북은 마주 달리는 자동차현재 남북 간 대결은 마주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남북은 어느 한쪽이 먼저 핸들을 틀면 ‘겁쟁이’가 되어 지고 마는 이 치킨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정치적, 군사적 시위를 벌여왔다.한국군은 북한이 다시 도발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달 23일 북한의 도발 이후 연평도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김관진 신임 국방부 장관은 여러 차례 “사격훈련은 반드시 실시하며, 북한의 도발에 항공기로 원점을 폭격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천명했다.북한도 이에 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5일 한국군의 사격훈련 재개에 대해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번지겠는가 하는 것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17일 낮 12시 20분 군 통신선을 통해 ‘자위적 타격’ 위협을 전하고 오후 5시 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 내용을 공개한 것도 핸들을 꺾을 생각이 없음을 확고히 한 것이다.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서해 NLL 무력화를 위한 무력 도발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 왔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17일 대남 군사대결 등 군사조치 3개항을 발표한 뒤 1월 30일 남북기본합의서의 NLL 조항을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10일 대청해전을 도발해 실력행사에 나선 이후 올해 8월 9일에는 NLL 남측 해상으로 해안포를 발사하고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다.과거 국가 간 무력 충돌 위기에서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와 보복 능력을 가진 측이 승리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무력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군과 정부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가 간 치킨게임 어떻게 끝났나 쿠바 미사일 위기는 치킨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다. 쿠바는 미국의 군사, 외교적 압력에 대응해 1962년 소련 미사일을 도입했다. 미국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대가 쿠바에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쿠바에 해상봉쇄 조치를 취하고 소련에 미사일 철거를 요구했다.핵전쟁 위기로 치달았던 대립은 소련이 미국에 ‘쿠바를 침공하지 않으면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하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쿠바로 향하던 소련 선단이 철수했고 미국은 해상봉쇄를 풀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63년 미국과 소련 간에는 ‘핫라인’이 개설됐다.1969년 4월 15일 발생한 EC-121 정찰기 격추 사건도 미국과 북한이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간 사례다. 승무원 31명을 태우고 일본에서 출발한 미 해군 EC-121 정찰기가 동해 NLL 부근에서 격추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자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를 급파하는 등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았다.당시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즉각적인 대북 군사응징을 고려했지만 전면전으로의 확대를 우려하는 참모들의 제지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대신 미국은 사건 수개월 후 전투기의 호위를 받은 같은 기종의 정찰기를 사고 지점에 다시 띄워 유사 사태가 있을 경우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1976년 발생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도 한미와 북한이 극한으로 대립했던 사례다. 북한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유엔군 소속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살해했다.이후 미군은 전투준비태세 명령을 내리고 전폭기 대대와 해병대, 항공모함을 한국에 급파했다. 북한도 최전방에 전투준비태세를 내렸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1976년 8월 21일 한국군과 미군이 JSA에 진입해 미루나무 기둥을 벴다. 한미 양국의 강경한 태도에 김일성 주석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유감 메시지’를 보냈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치킨게임 ::‘겁쟁이 게임’으로 불리는 이 게임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한밤중에 도로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각자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다. 마지막까지 충돌을 감수하는 쪽이 이기지만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을 경우 충돌해 모두 파국에 이른다.▲동영상=세계 최강 자주포 K-9의 위용}

《지난해 8월 부임한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50)는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중국통이다. 그의 푸퉁화(普通話·표준어) 실력은 중국인을 뺨칠 정도다. 생후 7개월 된 중국 여아(女兒)를 자녀로 입양했을 정도로 그의 중국사랑은 각별하다. 광둥(廣東)인에겐 광둥어로 말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사려와 이해도 깊다. 중국의 지방 사람은 현지어로 말하면 더 친근감을 느낀다. 올해 6월 부임한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71) 주중 일본대사 역시 현지어에 능통한 중국통이다. 일본 종합무역상사 중 중국에서 최강인 이토추의 전 회장인 그는 유창한 중국어로 한시(漢詩)를 읊어 듣는 중국인마다 경탄케 한다. 영국과 프랑스 주중대사 역시 중국어가 유창한 데다 서너 차례씩 중국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중국에서 대부분 멀리 떨어진 나라의 주중 대사 얘기다. 하지만 중국과 5000년 역사를 공유하고 바로 이웃국가라는 한국은 정반대다. 중국 근무경력이 있기는커녕 중국어도 구사할 줄 모른다. 우리의 대(對)중국 외교가 삐걱거리는 주요 원인은 아닐지라도 분명한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외교라인에 중국 아는 사람이 없다 보통 정부의 외교라인에서 중국전문가 또는 중국통이라고 하면 ‘현지근무 경험이 있고 중국어를 할 줄 알며 중국의 문화와 역사 등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현지 언어 구사능력은 필수적이다. 우리 외교의 중핵인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이 현지 언어를 모른다면 그 외교는 절름발이가 될 가능성이 많다. 물론 정식 협상이나 공식회의에서는 현지 언어에 능통하더라도 통역을 쓰는 게 낫다. 하지만 사석의 대화까지 해당국 언어로 소통하지 못할 정도로 현지 언어에 약하다면 ‘+α 외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친분인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에서는 특히 그렇다. 문제는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이나 외교통상부의 정책결정 라인엔 이런 중국통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문외한→‘거친(?) 외교’→상호 불신 전문가들은 이런 ‘문외한(門外漢) 외교’는 중국의 대외정책을 오해해 외교의 경직성 내지 편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불쑥불쑥 튀어나온 한국 정부의 ‘거친(?) 대응’은 전문가 부재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우리 정부의 항의나 천안함 사건 때 류우익 주중 대사의 때 이른 중국의 태도 비난 등이 그 예라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특수관계를 이해할 줄 아는 전문가나 외교관이었다면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대처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의 발언도 편중된 대중 인식의 단면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6자회담의 파트너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북한과 비확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중국에서 가장 오만하고 무능한 인물”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외교협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외교라인의 이런 대응이 반복되면서 상당수의 중국 외교 당국자가 한국 외교라인에는 중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거나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 당국자들이 한미관계의 특수성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불만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런 상호 불신은 결정적인 순간에 설득 외교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우치자는 게 아니라 균형 잡자는 것” 외교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우리의 외교라인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천안함 사건이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때 대중국 외교를 담당해야 할 중국통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정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국 외교에서 한미동맹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가끔 지나치게 미국의 시각에 쏠리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중국 내부의 정치동력과 의사결정 과정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대중 외교의 정책 옵션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중국통의 의견보다는 세계정치의 지형에서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아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가 현안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조언해야 균형 잡힌 정책이 가능하다”며 “절대로 중국 쪽으로 기울라는 얘기는 아니며 현재 우리는 한쪽의 목소리만 너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전문가 왜 없나…대처 방안은 이처럼 외교라인에 중국전문가가 부족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외교부의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가 ‘워싱턴스쿨(미국 근무 경험자)’이나 ‘저팬스쿨(일본 근무 경험자)’에 편중되고 중국을 담당하는 ‘차이나스쿨’ 출신은 자주 배제돼 온 관행 때문이다. ‘잘나가는 사람’은 중국통이 되고 싶어 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된 중국통은 외교부의 주요 보직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온 것이다. 또 대중국 외교를 담당하는 부서는 동북아시아국 소속의 중국과 하나에 8명인 데 반해 미국은 무려 4개과(팀 포함)에 20여 명으로 인력만 3배나 차이가 난다. 따라서 그나마 있는 중국통 인재풀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축적된 대중 외교 역량이라도 서로 공유하고 활용할 시스템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나아가 중국 관련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이 대중 외교 라인의 실무자들에게 조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외교부는 올해 천안함 사건이 터진 뒤 중국과 그렇게 갈등이 많았음에도 대표적인 중국통인 김하중 전 주중 대사에게 단 한 번도 자문 전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전현직 중국통 관료나 학자 등 민간전문가의 축적된 경험과 조언을 집약해 대중외교 전략 자료집으로 펴내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 행사 유치하고 공무원 연수… 韓中 지자체 교류는 활발 ▼지자체 175곳 자매결연 “대부분 이벤트성” 지적도 현재 중국과 한국은 ‘도시외교의 시대’라 할 정도로 지방자치단체 간에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 서울시와 부산시 인천시 제주도 등 광역단체뿐 아니라 서울 종로구, 부산 서구 등 기초단체까지 모두 175곳의 지자체가 중국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중국 지자체와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지자체는 무려 255곳이나 된다. 톈진(天津) 시와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시와 우호협력도시인 부산시는 최근 충칭(重慶) 시와도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체결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이 항만과 물류 중심지인 만큼 칭다오(靑島) 다롄(大連) 베이징(北京) 등에서도 우호협력도시 체결을 원하고 있다”며 “자매결연이나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으면 각종 경제교류와 문화행사 유치의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 친밀감이 생겨 중국과 교류할 때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004년부터 매년 톈진 충칭 다롄 등 중국 4개 도시와 서로 1년간 공무원을 파견 근무하게 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항만 물류도시라는 특성상 중국이 업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파견근무를 다녀온 직원들이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업무능력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도시와 중점교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무원에게 서울시 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강점인 교통 디자인 환경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중국 공무원은 특히 급속한 개발 과정에서 야기되는 환경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도시 간 외교는 분명 난맥을 드러내고 있는 정부 간 외교와 달리 중국과 한층 가까워지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여전히 문화행사 유치나 상호 연수 등 초보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도 “연수를 통해 실질적인 도시 간 협력의 기회를 만들려고 했으나 아직까지는 인적 교류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교통상부와 지자체 간,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에 교류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중구난방식의 교류도 우려된다. 연세대 한석희 교수는 “아직 지자체 간 교류가 대부분 행사성으로 서로 중복되고 성과의 축적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북한의 핵개발 중단이 6자회담 재개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은 반드시 6자회담 재개 조건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핵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과 협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 미국 일본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정부 당국자들이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 중 하나로 강조했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다. 한미일 3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핵시설 모라토리엄 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9·19공동성명 이행 확약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5대 조건에 의견을 모으고 중국, 러시아와도 협의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이런 회담 재개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당국자는 “회담 재개 조건 중 설사 IAEA 사찰단 복귀가 이뤄지더라도 핵개발이 중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핵개발이 통제되지 못하는 사찰은 북한의 핵개발 활동을 외부에 선전하는 증폭기(amplifier)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IAEA 사찰단 복귀 검토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은 움직임이 큰 도발을 희석시키는 일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외교통상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에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력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연구센터가 15일 설립됐다. 특정 국가만을 연구하는 싱크탱크가 정부 내에 세워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대 소장으로는 신정승 전 주중 대사가 임명됐다. 센터는 대중 외교정책과 미중 관계, 중국 정치 경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이날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린 설립 기념식과 콘퍼런스에는 대중 외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외교부, 학계, 정당 관계자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에서는 싱하이밍(邢海明) 대리대사가 참석했다. 싱 대리대사는 축사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추구하고 비핵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할 것이며 한국과 손잡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말을 중국어로 한 뒤 한국어로 재차 반복했다. 또 그는 “세계와 동떨어진 중국의 발전은 불가능하고 세계도 중국 없이 발전할 수 없다”며 ”중국은 평화적 발전을 지향하고 대외적으로 평화적 협력을 추구할 것이며 세계 주변국가에 좋은 이웃이자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양국관계가 단순히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통 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수준을 넘어 서로 이견이 있는 분야에서까지 공감대를 확대해가는 구동화이(求同化異)로 발전해 가야 한다”며 “긴밀한 협력은 북핵 및 북한 문제에 있어 더욱 절실하다. 북한의 일련의 도발행위는 북한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제기하고 있는 안보 위협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주펑(朱鋒)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연평도 사건 이후 만난 중국의 고위 북핵문제 전문가는 ‘북한이 우리(중국)의 발목을 잡는다’면서도 ‘북한 인민에 대해 깊은 감정(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중국의 대북정책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은)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그땐 억울한 정도가 아니라 모욕을 당했다는 느낌이어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월 초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 특채 사건 이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던 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차관 시절 아들의 고시 합격을 위해 외무고시 과목을 바꿨다는 의혹에 “난 그렇게 천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맞서며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홍 전 장관은 “유 전 장관이 잘못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외교부 전체를 매도해선 안 된다”며 “글로벌 시대에 외교가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다는 생각을 (당시) 많이 했었다”고 회고했다.딸의 외교부 특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프랑스어 전문가로 특채된 딸이 아비가 고위직이라는 이유로 도매금으로 (의혹이) 제기돼 피해를 본 것”이라며 다시 생각하기조차 싫다는 반응을 나타냈다.9월 초 장관 딸 특채 의혹으로 불거진 파문은 외교부 전반의 채용 비리 의혹과 불공정한 인사 관행까지 한꺼번에 도마 위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지금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지만 외교부는 이를 계기로 그간의 잘못된 인사 관행을 바로잡는 대수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몰아닥친 변화에 직원들은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사 문책으로 이어진 특채의 파장특채 파문 이후 징계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실무진이었다. 당시 유 전 장관 딸 인사 문제를 처리했던 한충희 인사기획관은 보직에서 해임됐고 인사라인에 있던 임재홍 기획조정실장은 보직대기 상태다. 외교부는 이후 외교부 인사라인의 기획조정실장과 채용평가팀장 자리를 행정안전부 출신에게 내줬고, 일부 전문가 채용을 제외한 모든 특채 업무도 행안부로 넘겼다.임 전 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교부 인사를 담당했던 책임자로서 신뢰에 부응하지 못해 한스럽고 죄송하다”며 “다만 이번 일을 반성하면서 외교부가 본래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작 특채 파문의 당사자였던 유 전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 직전에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이후 스탠퍼드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국내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유 전 장관이 당당하게 나서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졌더라면 외교부의 체면이 지금처럼 땅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특채 파문 이후 유 전 장관과 신각수 1차관이 서울고 출신 선후배임을 빗댄 ‘서울랜드’와 두 사람이 외교부를 좌지우지했다는 의미의 ‘유신(유명환-신각수)시대’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정무직인 신 차관은 현직에 그대로 있다.○ 외교부의 다양한 인사제도 실험특채 파문 이후 외교부는 35가지 인사쇄신안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안들이 대략 기대효과 측면만 부각된 채 아이디어 수준에서 곧바로 시행되는 것이어서 직원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외교부는 그동안 장관이 행사하던 인사권을 국장급이 행사할 수 있도록 기존 인사위원회와 별도로 국장급이 참여해 과장급 이하 인사를 결정하는 제2인사위원회를 도입했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과 퇴출을 하는 민간기업 방식의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계량화하는 작업도 검토하고 있다.인사 권한을 분산한다곤 하지만 정작 친분 있는 직원을 챙겨주는 외교부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직원들의 불만은 다른 곳에서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외교부에 에너지외교와 관련된 공관 강화를 지시했다. 과장급 이하 선진국 공관 15∼20개 자리를 없애고 대신 콩고민주공화국 인도 등지에 인력을 보내라는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오가는 이른바 ‘냉탕-온탕 순환근무’ 원칙이 깨지고 냉탕에서만 계속 근무하는 사람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수많은 실험은 결국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외교부 내에서는 어차피 한 번쯤은 겪어야 할 홍역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특채 파동으로 외교부의 이미지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것”이라며 “우수한 인재들이 외교부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되돌릴 수 없는 파장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9일 평양 만남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채널을 통해 10일 저녁 중국 정부로부터 평양회동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12일 “별다른 게 없었다”거나 “앞길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설명은 이렇게 요약된다.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당분간 군사적 충돌을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북한은 ‘희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국이 어느 정도 노력은 했지만 (북한에서) 우리가 바라는 근본적 변화의 신호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고위층은 다이 국무위원에게 “한국이 먼저 쐈다”는 ‘상투적’ 논리를 펴며 연평도 무력도발을 정당화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그 고위층이 김 위원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이런 결과는 9일 저녁 공개된 평양발 사진 한 장에 이미 예고돼 있었다. 사진 속에서 다이 국무위원은 김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걷고 있었다. 그가 지난달 28일 갑작스레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와는 큰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도 “예상했던 결과”라는 분위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한중 정부 간 비공개 접촉에서조차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도발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은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에 대해 한미일 3국보다 ‘전향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 초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주문했을 때 “유엔과 미국이 우리에게 지운 경제 제재를 푼 뒤에야 회담 참가가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4∼17일 중국을 방문한다. 하지만 외교 당국자는 “우리가 듣지 못한 좋은 소식을 들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요즘 워싱턴에는 중국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기류가 특히 강한데, 그런 분위기가 이번 스타인버그 부장관 방문을 포함한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전달되면서 중국의 태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한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다이 국무위원의 평양 방문 시 이뤄진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선은 (이미) 올해 1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것에 대해 정식으로 제안했다”며 “내년 1월에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이 조선반도 현실이 제기한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네덜란드 검찰이 미국 외교전문 25만 건을 공개한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와 거래를 끊었다는 이유로 마스터카드사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용의자를 9일 붙잡고 보니 16세 소년이었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39)가 체포된 뒤에도 위키리크스에 대한 세계인의 지지는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왜 사람들은 위키리크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선 기존 질서와 이를 거부하는 인터넷 문화가 처음으로 강하게 맞붙었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폭로를 통해 단단하게만 여겨지던 기존 현실정치 체제가 교란되고 특히 서방 정치 엘리트의 위선이 드러난 데서 쾌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위키리크스의 중요성은 공개된 정보가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 그 자체”라며 “이 기술은 정부의 거짓말을 무너뜨리고 인권을 보호하는 잠재적 무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어산지 씨와 위키리크스가 탈냉전 이후 미국의 ‘패권적’ 행태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도 한 이유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은 “미국이 볼 때는 어산지 씨가 테러리스트지만 인터넷 사회에서 그는 자유의 전사(戰士)”라고 묘사했다. 특히 미국이 위키리크스와 사업관계에 있는 여러 기업에까지 압력을 넣어 관계를 단절시키는 모습에 사람들은 “미국이 자신이 내세우는 ‘언론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스스로 배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서 다윗이 이기기를 바라는 대중심리도 있다. 이번 싸움은 미국 정부라는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 어산지’의 느낌이 강하다. 위키리크스라는 조직 역시 거의 어산지 씨 단독으로 운영한다. 이 때문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위키리크스의 운영방식을 ‘독재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비밀이 없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꿈꾸는 이상주의자들에게 위키리크스는 지금까지 나온 그 어느 방법보다 그 이상에 한발 다가선 ‘무기’다. 하지만 열광의 이면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위키리크스에 비판적인 진영에서는 “많은 비밀과 정보를 보유하면 할수록 위키리크스는 자신이 공격하는 ‘무책임한 권력’을 닮아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공문에 들어 있는 일부 개인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만한 무분별한(indiscriminate) 폭로” “그나마 인권과 개인의 자유가 잘 보장된 미국에서나 영향력을 미칠 뿐, 억압적인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맥을 못 춘다”는 지적도 나온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만남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두 사람 간에 어떤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이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협의에 대한 호응을 요청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따라 격화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다이 위원이 ‘한국도 긴장 격화를 바라지 않고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으로선 북한의 핵무장에 따른 주변국 핵 도미노 현상으로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중국은 북한에 전향적인 긴장완화 노력을 촉구했을 수도 있다. 앞서 다이 국무위원은 7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세계는 이미 지구촌이 됐고 어느 국가도 홀로 살아갈 수 없으며 중국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치와 대립이 아닌 평화발전이 불가피하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다이 국무위원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신화통신이 ‘김 위원장과 다이 위원이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참가 등 당면한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공감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긴장 완화에 동의한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의견을 피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중국의 외교 태도로 볼 때 ‘공감대 형성’이란 구체적이기보다는 한반도 긴장 완화나 대화의 지속, 6자회담의 유용성에 대해 양국이 원칙적인 공감대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은 중국의 급작스러운 계획에 발 벗고 따라주는 체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 매체는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을 전하면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협의’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다. 당초 지난달 27, 28일 방한 직후로 예상됐던 다이 위원의 방북 시기가 미뤄진 것도 북-중 간에 방북을 둘러싼 물밑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은 이번 기회를 통해 우라늄 농축에 대한 중국의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석주 내각 부총리가 김 위원장과 다이 위원의 면담에 배석한 것으로 미뤄 북한은 지난달 12일 시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대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여준 배경 등을 설명하고 ‘평화적 핵 개발’이라고 강변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은 다이 위원에게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도 남측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적극 변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서기국 상보’를 내고 “연평도 포격사건은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에 의해 면밀히 꾸며지고 의도적으로 감행된 또 하나의 엄중한 반공화국(반북) 군사도발”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중국은 다이 국무위원과 김 위원장의 회동 결과를 14∼17일 중국을 방문하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일행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지난달 27일 급작스럽게 한국을 방문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할 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한반도 긴장완화의 필요성만 이야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다이 국무위원은 ‘남북한이 형제간인데 긴장이 격화되면 손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며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 우라늄 농축 문제 등 당면한 현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전후 맥락 없이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과 대립하기보다는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아침에 연락하고 오후에 면담하자는 방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이 국무위원이 전격 방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그런 방식의 방한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 속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화하자’는 중국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사리에 맞아야 하는데 연평도 도발과 우라늄 농축에 대한 대응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으로 민간인이 숨졌지만 중국이 그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당국자는 남북관계에 대해 “대화 자체가 실종되거나 버린 카드가 된 것은 아니다. 단지 시의성 측면에서 지금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은 종래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계속됐던 패턴에서 나온 또 하나의 도발행위로 보는 관점과 함께 (이와 다른) 새로운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흐름’에 대해선 “(북한의 내부 요인으로)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