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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上場)과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는 새내기 주(株)가 늘어나면서 공모주 시장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은 몇 개 종목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지난해 말 증시 폭락으로 예정된 기업공개(IPO)마저 잇달아 취소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9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GKL(그랜드코리아레저)는 이날 5.67% 급등한 데 이어 다음 날인 20일에도 7.89%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19일 GKL의 거래량은 1520만 주로 케이씨오에너지에 이어 코스피시장 2위를 차지했다.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강원비앤이도 첫날 상한가(15%)를 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내년 전망 너무 장밋빛” 잇단 경고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향순익 3분기 대비 10% 줄듯 올 한 해 실적 잔치를 이어온 국내 기업들이 4분기부터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말을 전후로 기업 실적과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기 시작한 데다 고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낙관적으로 나온 2010년 실적 전망치를 두고도 “지나치게 ‘장밋빛’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업익 3분기 대비 1.2% 감소 전망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을 추산한 234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18조7986억 원으로 3분기(19조230억 원)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순이익은 감소폭이 더 큰 17조859억 원으로 3분기(18조9613억 원)보다 9.9%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3분기 사상 최고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3분기 2조7674억 원에서 4분기 2조5616억 원으로 7.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028억 원에서 2636억 원으로 56.3% 급감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44.5% 감소해 역시 실적이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됐고 KT(―19.6%) 삼성전기(―16.4%) 등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도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3분기 1조6000억 원 영업흑자를 낸 한국전력은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이들 대기업의 실적 하락은 글로벌 경쟁 격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4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대기업은 3분기 실적 쇼크 이후 기저(基底)효과가 예상되는 SK에너지(영업이익 234.9% 증가 추정), 글로벌 철강경기 회복세를 등에 업은 포스코(58.8%), 신차 효과 및 연말 세제혜택 수혜를 볼 현대차(7.4%) 정도다.○ 내년 전망치도 거품 논란 대체로 기업들의 실제 실적은 증권사들의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다. 특히 매년 4분기엔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4∼2007년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증권사들의 추정치보다 평균 9.7% 낮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닝 쇼크가 발생했던 지난해 4분기까지 포함한 2004∼2008년의 괴리율은 27.5%까지 벌어졌다. 올 4분기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지금 추정치보다도 더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 안혁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기업들이 다음 해 실적에 더 신경을 쓰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잘 모르는 손실분을 4분기에 반영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실적 전망치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2010년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선행지수 등 경기지표 둔화의 영향이 불가피하고 실적개선 전망의 가장 큰 요인인 IT와 금융 등의 업황 변동성이 커 전체적으로 내년 전망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계기로 중국이 점진적인 통화 절상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무르익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 이 재료가 증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분석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하더라도 서서히 진행할 것이고, 이것이 전체적으로는 한국 경제나 증시에 나쁘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 영향 줄 것” 위안화의 절상은 국내 경제에 여러 가지 경로로 영향을 미친다. 우선 중국 상품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 자국 통화가치 상승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한국의 대(對)중국 완성품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중국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우회수출을 하는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는다. 또 중국에서 오는 수입 물가도 상승해 국내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위안화 상승이 원화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위안화 절상이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상품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 어느 정도 시차(時差)는 있겠지만 원화 값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료를 놓고 이처럼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위안화 절상은 실(失)보다는 득(得)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과거엔 중국이 한국의 수출 중간기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국내에 부정적인 재료였지만 지금은 중국 자체가 소비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위안화 절상은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수입액을 꾸준히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또 위안화 절상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불균형(미국의 과잉소비와 아시아의 과잉수출)과 국가 간 환율 전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의견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위안화의 절상은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정치적 변수가 없다면 중국 정부가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상 이전에 지급준비율 및 대출금리 인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절상 시점이 빨라야 내년 2분기는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 절상을 하더라도 그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으로서도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수출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수출경기가 정상화된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강도 높은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중국의 자국 통화 절상이 최대한 점진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이슈를 중장기적인 호재 차원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다. 다만 수혜주를 굳이 따지자면 중국의 내수 관련주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어차피 중국 정부가 8%대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내수시장 부양을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모레퍼시픽 웅진코웨이 CJ오쇼핑 오리온 등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도 “원화의 동반강세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낫다”며 “위안화 강세가 중국의 원자재 수입을 늘릴 수도 있는 만큼 철강이나 에너지 산업이 수혜를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주가 상승해 고점 오르면내려가도 그 고점에 얽매여투자판단 흔들리기 쉬워지금의 시장 상황이 중요 프랑스 파리에 처음 온 이방인은 에펠탑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방향을 따지면서 지리를 익힌다고 한다. 파리의 랜드마크는 에펠탑이고 그로부터 모든 길이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으니 당연히 그렇게 방향감각을 잡는 게 쉽다. 외국인이 바둑판식 거리인 서울 강남구의 지리를 알게 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강남구 안의 한 곳, 예를 들어, 강남역 사거리를 일단 알게 되면 그곳에서부터 주변 지리를 익혀 나갈 수 있다. 테헤란로를 타고 동쪽 방향으로 한 블록을 가면 역삼역 사거리, 거기서 두 블록을 더 가면 선릉역 사거리…. 이런 식으로 다른 곳의 지리까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지리뿐만 아니라 숫자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잘 모르는 사물의 크기나 규모를 추측할 때 사람들은 보통 어떤 숫자 하나를 생각하고 그것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인 카렌 야코비츠와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한 공동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에베레스트 산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이 산의 해발고도를 물었다. 첫 번째 그룹의 사람들에겐 “에베레스트 산이 600m보다 높을까요, 낮을까요?”라는 질문을 먼저 던진 뒤 이들의 답변과 관계없이 이 산의 정확한 높이를 다시 추정하게 했다. 이 사람들의 추정치 평균은 2400m로 매우 낮게 나왔다. 두 번째 그룹의 사람들에겐 “에베레스트 산이 1만4000m보다 높을까요, 낮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진 뒤 산의 높이를 물었는데 이들의 평균 추정치는 1만3000m였다고 한다. 처음에 제시된 기준점에 따라 답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상인들과 흥정을 할 때에도 흔히 처음에 부른 가격이 흥정의 최종 가격대를 좌우하게 된다. 그게 상인이 부른 가격이든 손님이 부른 가격이든 말이다. 그러므로 흥정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선수를 쳐서 나에게 유리한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된다. 그 가격을 기점으로 흥정은 시작되기 때문이다(물론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시작하면 흥정이 시비로 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먼저 얘기된 숫자를 마음속에 각인하는 효과를 앵커링(anchoring·닻내림)이라고 한다. 우리가 투자를 할 때 기점이 되는 가격은 말할 나위 없이 매입가, 즉 본전이 된다. 투자자들은 항상 지금이 본전 대비 이익인지 손실인지를 따지고 든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 기준가가 바뀌기도 한다. 만약 주가가 상승해서 한 번 그 주식이 고점을 쳤다면 그 고점이 새로운 기준가로 변한다. 투자자는 주가가 그 고점에 갔을 때의 기분을 이미 느껴봤고 그 가격대를 또 다른 나의 본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가 고점 대비 약간 하락하면서 주춤하는 경향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다시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비관론이 만약 논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주식을 파는 것이 마땅한데, 투자자들은 얼마 전에 경험했던 고점에 미련이 남아 지금 가격대에 팔기가 싫을 수 있다. 또 만약 지금 팔았다가 바로 주가가 반등하면 그야말로 낭패다. 바로 전 고점에 대한 미련이다. 이처럼 주가가 상승을 하다가 다시 하락하면 전 고점은 또 하나의 숫자로 각인이 되고 투자자들은 그 고점을 본전으로 여긴다. 그 숫자에 애착의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를 앵커링과 수정의 효과(anchoring & adjustment bias)라고 한다. 이런 경험은 많은 투자자들이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많은 투자자들의 발목을 붙잡고 심한 경우 하락장의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무시무시한 함정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그래서 기억하는 동물이며 결국 후회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가격 대비 주식의 가치와 시장 상황이 중요할 뿐이지 이전에 이 주가가 얼마였다는 기록은 그저 허망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이는 마치 오래돼 허름하고 유행에 맞지도 않는 구식 명품 옷을 나 혼자 ‘좋아라’ 하고 입고 다니는 것과 같다.대신증권 전무}

아마존 3분기 순익 전년比 68% 급증… 애플 역대 최고 분기 매출…‘킨들’ ‘아이폰’ 등 신상품 활약신기술로 새로운 시장 개척실적 바탕 주가 상승 이끌어美 벤처캐피털 신규투자 증가1999년 주가 회복한 기업도국내 IT업계도 훈풍 기대《미국의 정보기술(IT)기업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붕괴된 지 거의 10년 만이다. 대공황 이후 최대 불황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이들은 사업 영역을 재정비했고, 저력 있는 미국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역사적 고점을 넘어섰다. 다소 성급한 감이 있지만, IT산업의 부활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타개할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요즘 첨단기술 산업의 중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주가가 오르는 기업들은 그에 걸맞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돼 있다. 올 3분기 미국 증시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것도 바로 구글 애플 같은 IT기업들이다.》○닷컴 버블과 금융위기 모두 극복 IT산업의 몰락과 부활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기업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닷컴이다. 1997년 상장된 이 회사는 사업 초기 매년 적자를 내면서도 주가가 1999년 12월 107달러로 60배나 수직 상승했다가, 결국 버블이 터지면서 무려 94% 떨어지는 시련을 겪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02년부터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그해 처음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아마존은 2007년 빅 히트 상품인 전자책 ‘킨들’을 출시하면서 실적이 급상승했다. 아마존은 올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68% 급증했다고 발표하면서 1999년 주가 수준마저 단박에 뛰어넘었다. 글로벌 IT 대표주인 구글의 3분기 순이익은 16억4000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월가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이다. 애플도 3분기 99억 달러라는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내면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불황기에 강한 신개념 서비스로 무장 요즘 미국의 IT기업들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저렴한 신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존은 ‘킨들’이, 애플은 ‘아이폰’이 메가히트를 쳤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윈도 7’을 내놓았다. MS는 이 상품이 침체기에 빠진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대규모 교체수요를 일으키며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도 휴대전화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신규사업 발굴에 나섰다. 대우증권 문지현 연구원은 “그동안 주문받은 책을 배달하던 아마존이 킨들을 통해 물류비용을 줄이는 혁신을 일으켰다”며 “다른 IT기업들도 기존 사업을 탈피해 새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중흥의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미국의 온라인 DVD 시장을 정복한 넷플릭스의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한 달에 최소 8.99달러만 내면 연체료나 반납기한 없이 무제한으로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골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근 회원이 1000만 명으로 불었다. 올해만 139% 주가가 상승한 블루나일은 다른 판매상보다 30∼40% 싼 가격에 온라인으로 보석류를 팔면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때 주가가 6달러까지 추락했던 인터넷 여행서비스 업체 프라이스라인은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여행경비를 직접 결정하는 역경매 방식이 성공하면서 지난주 주가가 200달러를 돌파했다.○IT 버블 극복한 코스닥기업 드물어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는 미국의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가 올해 22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가량 감소하겠지만 내년부터 꾸준히 커져 2014년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벤처캐피털업계의 신규투자도 올 3분기 48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7% 증가했다. 수렁에 빠졌던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의 풍향계라고 할 수 있는 IT산업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IT업체의 선전은 그동안 억압돼 있던 수요(pent-up demand)가 조금씩 분출됐기 때문”이라며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닌 새로운 상품과 수요가 발생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 등 연휴 효과로 소비지출이 평소보다 급증하면 IT기업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도 과거보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IT산업의 중흥을 즐기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누가 시장에서 살아남을지, 누가 한순간에 시장에서 사라질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닷컴 버블을 넘어 금융위기까지 견뎌냈다는 자체만으로 이들 기업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최근 방한한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 투자부문 대표는 “상승장 초기엔 경기를 타는 소비주가 유망하지만 내년엔 기술주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기술주는 거품이 꺼진 지 10년이 지나면서 이제 오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코스닥시장을 주름잡던 한국의 IT벤처 업계에선 아마존처럼 IT 버블 당시의 주가를 회복한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영업실적 부진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되거나, 최고경영자(CEO)가 각종 경제범죄 혐의에 연루돼 청산되는 등 명맥이 끊긴 사례가 많다. 다만 국내에서도 경기 사이클의 회복과 미국시장 훈풍을 받아 점차 재기를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최근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가격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제이 카푸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증권 투자포럼’ 기조연설에서 “올 3월 이후의 강한 상승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다른 신흥 시장보다 저평가돼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선행지표들을 볼 때 한국 경제는 ‘V’자 형태로 급격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주식 비중도 앞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0년의 시장 관심 테마로 △기후변화시대의 탄소배출권 거래 △건설사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행 △중국 동북3성 지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장기 수혜 가능성 등을 꼽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1일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SK C&C가 첫날을 급등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3400원(10.54%) 급등한 3만5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공모가(3만 원)보다 20%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날 SK C&C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3만2250원에서 형성됐으며 장중엔 주가가 3만6500원 선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SK C&C는 시스템통합(SI) 업무를 하는 대형 정보기술(IT) 업체이지만 시장은 이 회사가 SK그룹에서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는 데 더욱 주목하고 있다. 그룹의 공식적인 지주회사는 SK지만 SK C&C가 SK 지분을 31.8%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도 SK C&C의 기업가치를 대부분 자체 영업력보다는 이 회사의 보유지분으로 매기는 분위기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솔로몬투자증권은 김윤모 전 리딩투자증권 IB부문 대표(50·사진)가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신임 김 사장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 하나증권 투자은행본부장, 하나IB증권 자본시장본부장 등을 지냈다. 신임 김 사장은 다음 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남북한 해군이 10일 서해 해상에서 교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위산업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항행용 무선기기 제조업체인 빅텍은 전날보다 115원(5.22%) 오른 23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방산 관련 업체인 스페코도 2.22% 올랐다. 반면 남북 경협주들은 남북 관계의 경색 우려로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제룡산업이 9.31% 떨어졌고 로만손도 소폭(0.63%) 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몇몇 중대형 종목은 이날 교전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흐름을 보였다. 거래소 중형주인 S&T중공업은 방위산업주로 꼽히지만 이날 1.74% 하락했고, 대형주인 삼성테크윈의 주가도 0.53% 떨어졌다. 우리투자증권 유철환 연구원은 “S&T중공업 등 중대형 기업들은 시가총액도 크고 기관들이 장기 투자하는 종목인 만큼 일시적 테마에 주가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이런 종목들은 작은 이슈보다는 펀더멘털 요인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다른 산업 경기호전에도 불황 탈출 신호 안보여공급과잉으로 수익악화… 구조조정 늦추면 더 침체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대부분의 산업은 이미 위기를 극복했거나 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 및 해운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는 올 들어 40%가량 상승했지만 국내 주요 조선 해운업체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허덕이고 있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두 산업은 초호황이었다. 당시 조선업계에는 ‘몇 년 동안의 일감이 쌓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해운업계 역시 ‘모든 선박을 총동원해도 전 세계 교역량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두 산업의 침체는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지만 수년간의 호황에 따른 반작용의 성격도 짙다. 앞으로 실물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조선 해운산업이 정상화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뜻이다.○ 조선-해운의 동시다발적 침체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의 선박 발주량은 1500만 GT(‘총톤수’를 뜻하는 조선업계 계측단위)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03∼2008년 조선업 호황기에 연평균 1억 GT가 발주된 것에 비하면 7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컨테이너선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HR용선지수도 지난해 4월 1361에서 지난달 334까지 떨어졌다. 조선사들은 새로운 일감이 없고 해운사들도 수입이 뚝 끊긴 것이다. 침체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로 교역량이 줄면서 해상 운임과 선박 가격이 폭락했다. 컨테이너선 등 선박 가격은 호황기 고점 대비 30∼40% 떨어졌다. 선박 가격 하락은 선박금융시장에 고스란히 충격을 줬다. 보통 해운사들은 배를 조선사에 주문하면서 선박 가격의 상당 부분을 금융사에서 빌리는데 이때 담보가 되는 선박 가격이 떨어지자 금융사들이 해운사에 대한 대출을 중단했다. 자금난에 빠진 해운사들은 그동안 조선사에 발주해놓은 선박을 취소하거나 인도 지연을 요구했다. 두 산업 간에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두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황기에 만들기 시작한 배가 너무 많아 고질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선박량(12억1000만 t)의 50%에 이르는 5억9000만 t이 지금도 추가로 건조되고 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호황기에 발주된 배가 너무 많은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만약 이 배들이 (발주 취소나 지연 없이) 모두 건조, 인도된다면 많은 조선 해운사가 공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해결 없이는 불황 계속될 듯 가시적인 위기는 글로벌 해운사에서 시작됐다. 올 9월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의 CMA-CGM이 모라토리엄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만 해운사 TMT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전 세계 주요 해운사들의 돈줄이 말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도 올 들어 줄줄이 영업적자를 냈고 3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아직 꾸준한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호황기에 미리 받아놓은 일감이 계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조선사들도 올해 들어 신규 선박 수주가 거의 끊겨버린 것을 감안하면 2011, 2012년이면 극심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에선 조선 해운업계의 불황이 최소 1, 2년은 더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조인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상으로는 2010년 하반기나 돼야 겨우 살아날 수 있지만 업계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2011년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조선업체들의 경우 플랜트나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분야 사업을 확장하는 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줄어든 것보다 해운시장에 배가 너무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산업이 살아나지 못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선박제작금융 5000억 추가부실조선소 수리소로 전환▼■ 정부 조선산업대책 발표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체들을 위해 정부가 선박제작금융 5000억 원 추가, 대출 프로그램 마련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또 건조 중인 선박도 선박펀드 매입 대상에 포함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업계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선·해운산업 지원책을 9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부실조선사에 대한 상시 구조조정 추진과 함께 부실조선소를 수리조선소, 블록공장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조선업의 특성상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구조조정 조선사의 사업 전환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의 선박제작금융을 5000억 원 늘리는 한편 수출보험공사의 현금결제보증 조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한 해운사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선박 가격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낮아져 추가로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 수출입은행이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고, 추가 담보 제공액의 일정 부분을 수출입은행과 수출보험공사에서 분담하는 방안도 새롭게 도입된다. 또 선박펀드가 선박을 매입할 때 투자하는 구조조정기금의 비율을 최고 60%로 높이고, 건조 중인 선박도 매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조성해 운영중인 선박펀드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사의 배를 캠코가 매입한 뒤 다시 해당 해운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토해양부는 “선박펀드는 매입 대금의 20%는 금융회사가, 40%는 구조조정기금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5년 뒤 선박을 되사는 해운사가 내는 형태로 운영됐다”며 “하지만 앞으로 선순위 금융 확보가 제한적일 경우에는 구조조정기금이 최고 60%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은 5일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조선·해운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토의를 거쳐 나온 것”이라며 “우량 조선사, 해운사에 대한 금융지원 활성화와 중장기적으로는 핵심원천기술 확보로 국내 조선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대부분의 산업은 이미 위기를 극복했거나 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 및 해운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코스피는 올 들어 40% 가량 상승했지만 국내 주요 조선 해운업체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에서 허덕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두 산업은 초호황이었다. 당시 조선업계에는 '몇 년 동안의 일감이 쌓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해운업계 역시 '모든 선박을 총동원해도 전 세계 교역량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두 산업의 침체는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지만, 수년 간의 호황에 따른 반작용의 성격도 짙다. 앞으로 실물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조선 해운 산업이 정상화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뜻이다. ●조선-해운의 동시다발적 침체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의 선박 발주량은 1500만GT('총 톤수'를 뜻하는 조선업계 계측단위)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03~2008년 조선업 호황기에 연평균 1억GT가 발주된 것에 비하면 7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컨테이너선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HR용선지수도 지난해 4월 1361에서 지난달 334까지 떨어졌다. 조선사들은 새로운 일감이 없고 해운사들도 수입이 뚝 끊긴 것이다. 침체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로 교역량이 줄면서 해상 운임과 선박 가격이 폭락했다. 컨테이너선 등 배 값은 호황기 고점 대비 30~40% 가량 떨어졌다. 배값 하락은 선박금융시장에 고스란히 충격을 줬다. 보통 해운선사들은 배를 조선사에 주문하면서 배 값의 상당부분을 금융사에서 빌리는데, 이 때 담보가 되는 선박 가격이 떨어지자 금융사들이 해운사에 대한 대출을 중단했다. 자금난에 빠진 해운선사들은 그동안 조선사에 발주해놓은 선박을 취소하거나 인도 지연을 요구했다. 두 산업 간에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두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황기에 만들기 시작한 배가 너무 많아 고질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의 선박량(12억1000억t)의 50%에 이르는 5억9000만t이 지금도 추가로 건조되고 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호황기 때 발주된 배가 너무 많은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만약 이 배들이 (발주취소나 지연 없이) 모두 건조, 인도된다면 많은 조선 해운사들이 공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해결 없이는 불황 계속될 듯 가시적인 위기는 글로벌 해운사들로부터 시작됐다. 올 9월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의 CMA-CGM이 모라토리엄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만 해운사 TMT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전세계 주요 해운사들의 돈 줄이 말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도 올 들어 줄줄이 영업적자를 냈고 3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아직 꾸준한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호황기에 미리 받아놓은 일감이 계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조선사들도 올해 들어 신규 선박 수주가 거의 끊겨버린 것을 감안하면 2011~2012년쯤이면 극심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에선 조선 해운 업계의 불황이 최소 1,2년은 더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조인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 상으로는 2010년 하반기나 돼야 겨우 살아날 수 있지만 업계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2011년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조선업체들의 경우 플랜트나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분야 사업을 확장하는 식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줄어든 것보다 해운 시장에 배가 너무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산업이 살아나지 못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의 전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일화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강연을 할 때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 공군장교의 영웅적인 전투 활동을 묘사하면서 이를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로 치켜세웠다. 레이건에게 이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은 한 기자가 실제 그런 군인이 있었는지 고증을 해봤지만 그런 전투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1944년에 나온 한 전쟁영화에서 레이건이 말한 것과 너무나 흡사한 인물을 발견했을 뿐이었다. 기자는 당시 백악관 대변인에게 레이건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물었다. 대변인은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하다 보니 사실처럼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건은 자신이 오래전에 본 영화를 현실로 착각했던 것이었다. 실제로 사람들의 기억력은 생각보다 그리 좋지 않다. 기억을 잘 못할 뿐만 아니라 기억의 데이터베이스를 뒤죽박죽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때론 없던 기억을 억지로 지어내며 전혀 상관없는 일과 자신의 기억을 연관 짓기도 한다. 이렇게 기억을 내가 편한 대로 조작하다 보면 귀인오류(misattribution)에 빠진다. 이 오류에 빠진 투자자는 투자의 결과에 대해 자신에게 편리한 대로 이유를 만들어 갖다 붙이는 잘못을 저지른다. 결과가 좋은 투자는 자신이 잘 판단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결과가 좋지 않은 투자는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투자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비난의 대상은 그것을 추천한 금융기관의 직원, 직장 동료, 또 무능한 정치인이나 관료일 수도 있다. 물론 투자 실패에 남의 탓이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건강한 투자는 불가능하다. 투자를 포함한 우리의 모든 행동은 ‘내가 판단하고 내가 책임진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결정에 대해 자신이 회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투자는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투자는 꼭 내가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또 시장이 회복되면 항상 주변에는 ‘누가 어디에 투자를 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더라’는 식의 얘기가 많이 들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성공사례는 관심 있게 듣는 사람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른 투자자들의 무수히 많은 실패사례에 대해서는 귀를 닫는다.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도 물론 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지는 모르지만 그 나름대로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투자자들은 그것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얻은 성공인 양 쉽게 받아들인다. 또 자기도 운만 따라준다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본받는 자세는 좋다. 그러나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리스크 관리는 무시한 채 오로지 그 결과만 쫓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 성공한 사례, 그중에서도 그 결과만 보고 자신도 이를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생존편의(survivorship bias)라고 한다. ‘로또 명당’이라 소문난 가게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남들이 그 가게에서 복권을 샀더니 대박이 났다는 얘기(결과)를 듣고 복권의 구입 장소와 당첨확률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을 무시한 채 무작정 그 가게로 몰려가는 것이다(로또 명당이라 소문난 곳이 실제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는 이유는 그 가게가 진짜 명당이라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복권을 사는 고객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신화가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그리로 뛰어든다. 물론 그 결과는 극소수의 성공과 무수히 많은 실패다. 정보기술(IT) 버블이 한창일 때 무작정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가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본 일을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펀드가 한창 대중화됐을 때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개발도상국 펀드에 가입했다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주위에 많다. ‘급등주’나 ‘대박주’의 환상에 젖어 자신의 전 재산을 거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며 투자한다고 하지만 우리의 기억 데이터베이스가 이토록 정확하지 않다면 과거로부터 배울 도리는 없다. 그렇다면 판단의 근거는 어디에 둬야 할까? 과거를 거울삼아 투자를 할 때는 혹시 내가 원하는 기억만을 찾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묻고 점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송동근 대신증권 전무}

중국 주식에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해 사실상 ‘중국펀드’와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아 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중국 투자 비율을 50%대까지 크게 낮췄다. 미래에셋운용은 6일 공개한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투자신탁1호’의 올 3분기 운용보고서에서 이 펀드의 중국(홍콩) 투자비율이 2분기 80.4%에서 3분기 53.9%로 26.5%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운용이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수익을 찾아 투자대상을 자유롭게 옮긴다”는 전략을 내세워 2007년 10월 출시한 해외주식형펀드로 설정 직후 한 달간 4조 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반 토막’ 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전 세계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는 회사의 기존 전략과 달리 증시가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난 중국에 자산의 60∼80%를 투자해 ‘몰빵’ 투자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이트펀드는 중국 투자비중을 줄이면서 한국 러시아 등 다른 신흥(이머징) 국가 비중을 대폭 늘렸다. 한국 투자비율은 올 2분기 9.34%에서 19.34%로 10%포인트 급증했고 러시아(1.57%→10.04%), 인도(0.00%→3.82%), 미국(0.00%→1.67%) 등도 비율이 늘어났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생각에는 변화가 없고 이는 펀드의 장기 자산배분에 중요한 고려대상”이라며 “다만 주가 움직임이 경제 펀더멘털과 달리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따라 급격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어느 정도 고점에 왔다는 판단 때문에 중국 비중을 줄였다”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중국비율을 이전처럼 80% 이상으로 다시 올릴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국 펀드의 투자대상이 집중돼 있는 홍콩 증시의 H지수는 지난해 10월 한때 5,000 밑으로 추락했지만 지금은 13,000까지 상승한 상태다.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투자신탁1호(종류A)’의 설정 후 수익률은 5일 현재 ―25.08%다. 비록 여전히 크게 원금이 손실 난 상태지만 중국 증시의 급등으로 금융위기 직후보다는 상당 수준 회복됐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이 정도 수익률은 러시아나 일본 등 다른 유형의 해외주식형펀드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엔씨소프트가 화려한 3분기 실적을 앞세우며 상승세를 보였다. 6일 국내 증시에서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4500원(3.61%) 오른 1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 6월 한때 20만 원 선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추가 상승의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66억 원, 당기순이익 46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30%, 8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실적 상승은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 대표작들의 국내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중국 일본 등 해외부문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주가 상승은 다른 게임주에도 영향을 줬다. CJ인터넷은 2.7% 상승한 1만3150원에 거래를 마쳤고, 액토즈소프트도 6.94% 급등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두산그룹주(株)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자살 소식과 계열사의 실적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며 동반 급락했다. 5일 코스피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5600원(8.58%) 떨어진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0일(7만4500원) 이후 약 2주 동안 20%가량 추락했다. 이날 두산의 주가도 9.28% 급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도 5.93% 하락했다. 두산중공업은 4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나 감소한 805억 원이었고 2771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크게 벗어나는 ‘어닝 쇼크(예상외의 나쁜 실적)’였다. 하이투자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실적 악화는 신규 착공 감소와 일부 공사 지연,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악화에 따른 지분법 손실 때문”이라며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내년은 한국형 원전 수출, 올해 이월된 담수 프로젝트의 발주 등으로 수주와 매출이 모두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올해 글로벌 증시의 꾸준한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식 시황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단기 반등)’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내 “현재 시장이 1929년 대공황 당시와는 다르게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양책의 효과가 줄어들고 출구전략에 대한 글로벌 공조에 균열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공황 당시 미국 증시는 급락 직후 6개월에 걸쳐 46%의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깊은 하락장세에 빠져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의 곡선을 그렸다. 이와 달리 이번 경제위기 회복 과정에선 글로벌 증시가 3월 저점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세제 지원이 끊긴 뒤 미국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것에서 보듯이 각국 재정정책이 끝난 뒤의 상황이 걱정스럽다”며 “호주가 두 번째 금리 인상을 하는 등 통화정책에 대한 글로벌 공조도 약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더욱 본질적인 측면에서 금융위기가 치유됐는지를 따져볼 경우 지금 증시가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라는 의구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살아있는 투자 교본’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투자 인생에서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까지 가장 컸던 그의 투자 사례 5개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돈을 들여 미국의 한 철도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경제위기의 진행 중에, 그것도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철도운송업에 거액을 투자한 것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역발상 투자’에는 세계 경제가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자신이 수십 년간 일궈 놓은 투자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버핏 인생 최대의 베팅 3일(현지 시간) 미국의 철도운송회사 벌링턴노던샌타페이(BNSF)는 버핏이 이 회사의 지분 77.4%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가격은 버핏의 기존 지분과 이 회사의 부채 100억 달러를 포함해 모두 440억 달러(약 51조9200억 원)로, BNSF 현 주가에 31.5%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BNSF의 매슈 로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버핏의 장기투자에 대한 철학을 존경해 왔으며 이번 계약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일원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50년 역사의 BNSF는 텍사스 주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철도회사 중 하나로 석탄과 곡물, 목재 등을 운송한다. 440억 달러라는 투자액은 버핏의 투자 인생에서 최대 규모다. 종전 기록은 1998년 보험사 제너럴 리를 인수했을 때 162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었다. 또 이번 인수는 그의 사실상 마지막 투자이기도 하다. 미국 금융계에선 그의 나이(79)를 감안해 “버핏 투자인생 최후의 의미 있는 베팅”이라고 해석했고, 버핏 스스로도 “당분간 이런 대규모 인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는 번성할 것이고 여기에 한 치의 의심도 없다”며 “이번 투자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다걸기(올인)’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2007년부터 BNSF에 투자해 이미 22.6%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주요 주주로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진 버핏은 마침내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버핏은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로즈 CEO와 계약을 성사하는 데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어김없이 경기 저점에 통 큰 투자 버핏의 이번 투자는 ‘영원히 추락하는 경제는 없다’는 평소 지론을 잘 반영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곧 무너질 것 같던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골드만삭스에 잇달아 투자했다. 그러고는 공포심에 질린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말을 남겼다. ‘남들이 공포에 질렸을 때 사고, 탐욕에 빠졌을 때 판다’는 그의 철학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버핏의 투자 결정은 ‘경기 부양책으로 지탱해 온 경제가 과연 지속 가능할까’ 하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그는 또 “미국은 성장할 것이고 10년, 20년, 30년 뒤에는 더 많은 물자가 이동할 것”이라며 장기투자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미래의 에너지 산업에 대한 믿음도 이번에 다시 한 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버핏은 BNSF 투자를 진행하면서 “철도회사는 고유가 시대가 오고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익이 커지는 회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핏은 최근 중국의 전기자동차 회사를 비롯해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기업들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며 “철도운송도 언뜻 보면 낙후된 산업 같지만 다른 육상운송에 비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녹색산업인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BNSF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회사라는 점이다. BNSF의 2008년 영업이익은 39억 달러로 호황기였던 2007년의 35억 달러보다 오히려 많았고 올해 3분기에도 9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버핏은 최근 10∼20년간 고성장과 버블 붕괴의 부침을 겪어 온 정보기술(IT) 주식에는 한 번도 투자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의 컨설팅을 맡은 에버코어 파트너스의 로저 올트먼 창립자는 “버핏은 BNSF 수익의 안정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각국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약효’가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려면 민간 부문의 회복이 필수적이지만 그 속도가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이 같은 불안심리의 여파로 2.5% 급락했고 2일 코스피도 5거래일 연속 추락하면서 1,559.09로 마감했다. 올해 초 각국 정부는 전례를 찾기 힘든 고강도 부양책으로 세계 경제를 붕괴 직전 상태에서 구해내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경기회복 조짐이 확연해지면서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출구전략(Exit Strategy) 논의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일련의 부양책들이 점차 끝나가면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허약한 체력이 차례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 미국 등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도 사실은 막대한 재정지출에 크게 의지한 ‘표피적 회복’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부양책 끝나자 경제지표 줄줄이 악화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9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전달보다 0.5% 줄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소비지표가 갑자기 악화된 것은 연비가 좋은 새 차를 구입할 때 약 4500달러의 현금을 보상하는 ‘중고차 현금보상(Cash for clunkers)’ 제도가 8월 말로 종료된 영향이 컸다. 미국 내 9월 신규주택의 판매가 전달보다 3.6% 줄어든 것도 미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주택구입 세액공제가 곧 끝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5%를 두고도 마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경기부양책이 성장률을 3∼4%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결국 부양책이 없었다면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냈을 것이란 뜻이다. 상대적으로 금융위기의 피해를 덜 본 아시아 국가들도 점차 인위적 부양에 따른 ‘부메랑’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올해 4조 위안(약 680조 원)의 경기부양책을 집행 중인 중국 정부는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경제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은 ‘스테로이드 투입에 따른 성장’으로 향후 경기침체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 경제도 ‘나 홀로 회복’ 어려워 표피 성장은 3분기 2.9%라는 깜짝 성장률을 발표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민간 부문의 고용사정은 아직도 추운 겨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9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만 명이 늘었지만 이는 정부의 공공근로 사업에 따라 희망근로와 행정인턴 등 공공 부문에서만 32만6000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제조업(-11만8000명), 도소매음식숙박업(-15만8000명)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고용이 줄어들고 있다. 같은 달 11% 증가한 광공업 생산도 신차 효과와 정부의 세제 지원 덕을 톡톡히 본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부양책이 시들해지면 한국 경제도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현대·기아차의 9월 미국 현지 판매량은 중고차 현금보상 제도가 끝나면서 전달보다 47%나 급감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상무는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쓰는 동안 자생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민간 경제가 되살아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재정부담 때문에 부양책을 계속 쓰기도 어려운 만큼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내핍을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2년이면 펀드로 쳐도 어느 정도 ‘장기투자’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만큼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법은 없다”고 말하지만 2007년 말 중국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에겐 남의 얘기일 뿐이다. 그중 일부는 눈물을 머금고 환매를 했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처참한 수익률에 발이 묶인 채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년 동안 원금 40% 손실 정확히 2년 전인 2007년 10월 31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2,064.85)를 기록했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가 설정됐다. 2007년 10월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가 기록적으로 많았던 때이기도 하다. 당시 해외주식형 펀드에는 11조 원, 이 중 중국 펀드에만 8조 원이란 뭉칫돈이 순유입됐다. 중국 펀드 순유입액이 다음 달인 11월 2700억 원으로 급감한 것을 볼 때 이 한 달간의 광풍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실로 참담한 수준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28일 현재 중국 주식형펀드 119개의 평균 수익률(2년 누적)은 ―40.6%. 그중 순자산이 3조 원에 가까운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펀드는 ―46%로 거의 ‘반 토막’ 상태이고 심지어 ―65%인 펀드도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16.6%,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이 ―31.7%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보다 한참 떨어지는 셈이다. 물론 러시아(―51.5%) 일본(―49.4%) 펀드의 수익률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들 펀드의 순자산은 합쳐도 1조 원밖에 안 된다. 중국 펀드의 순자산은 16조8000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아시아나 신흥국 등의 유형으로 중국 주식을 대거 편입하는 펀드까지 포함하면 전체 해외 펀드의 60%는 사실상 중국 펀드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실패한 투자되나 중국 펀드의 몰락은 사상 최대의 투자 실패 사례로 평가될 정도다. 1999년 12조 원을 끌어 모은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 펀드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자 수익률이 곧 반 토막 났다. 2000년 초 1,000이 무너진 코스피는 이후 다시 1,000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동양종금증권 우재룡 자산컨설팅연구소장은 “그때만 해도 펀드 투자는 일부 계층에 한정돼 있었지만 중국 펀드는 중산층이 광범하게 투자한 만큼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충격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증시 꼭짓점에서 대거 투자자들을 모집한 운용사 및 판매사들은 이후 수익률이 떨어질 때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며 고객을 달래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당시 고점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2, 3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투자자들도 단기 고수익에 대한 욕심으로 시장 흐름을 읽지 않고 무모한 투자를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센터장은 “최근 조금씩 환매되는 중국 펀드는 적립식으로 원금을 회복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거치식 투자자들은 적립식으로 전환해 원금 회복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지난해 말 이후 펀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각종 정책과 업계의 자정 노력이 이어졌지만, 투자자가 지불해야 하는 펀드비용은 오히려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펀드비용이 높다고 해서 해당 펀드 수익률이 높은 것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이 28일 발표한 ‘펀드비용 분석’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펀드비용,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상승 투자자교육재단은 이 보고서에서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일반주식형, 주식인덱스형,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채권형 등 국내외 주식펀드 3395개를 대상으로 펀드 수수료 실태를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펀드들의 올 4월 말 현재 전체 평균 비용은 2.491%로 작년 말 대비 0.067%포인트 증가했다. 5개 유형 중 비용이 가장 높은 펀드는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일반주식형 펀드였다. 4월 말 현재 펀드비용이 3.089%로 지난해 말(3.003%)보다 0.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나머지 유형도 채권혼합형 펀드를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투자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 증가했다. 투자지역별로 구분하면 국내 펀드의 4월 말 현재 전체 비용은 2.404%로 작년 말에 비해 0.019%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해외 펀드의 비용은 같은 기간 3.241%에서 3.246%로 0.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해외 펀드에 비해 국내 펀드의 비용 상승폭이 컸다. 또 설정액 1조 원 이상의 펀드비용은 평균 3.096%였고 설정액이 작아질수록 펀드비용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펀드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합한 신탁보수(65.2%)였고 이어 매매중개 수수료, 판매 수수료 등의 순이었다.○ 수수료 높다고 수익률 좋은 것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운용업계는 펀드 수수료를 매년 단계적으로 낮추고, 각종 수수료 명세를 공개토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펀드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투자 손실이 엄청난데 비싼 수수료까지 물어야 되느냐”는 비난 여론이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 급기야는 최근 감독당국이 나서 펀드 판매 수수료와 판매보수의 상한선을 강제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들이 실제 수수료 인하로 현실화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의 누적 수익률과 펀드비용 간의 관계를 회귀 분석한 결과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펀드비용 증가가 수익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 그동안 운용사나 판매사들은 수수료가 비싼 만큼 높은 수익으로 보답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달랬다. 보고서는 “판매보수 인하가 진행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펀드비용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많다”며 “펀드비용 인하를 위해 온라인 판매채널 활성화 등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투자자교육재단 손정국 센터장은 “수수료 인하를 위해 여러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정책은 새로 만들어진 펀드부터 반영되므로 전체 평균 수수료가 내려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