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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준비된 신인이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배상문(26·캘러웨이) 얘기다. 배상문은 2주 연속 한국인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내며 투어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한국과 일본 투어 상금왕 출신답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배상문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의 PGA웨스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에서 끝난 휴매너 챌린지에서 공동 14위(17언더파)를 차지했다.시즌 데뷔전이던 지난주 하와이 소니오픈에서 공동 29위에 오른 데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2개 대회에서 8라운드를 도는 동안 더블 보기가 없었고 6차례나 60타대 스코어를 적었다. 평균 타수는 69.31타(14위)였다. 두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12만7956달러(약 1억4500만 원)로 37위다. 올해 26명의 신인 가운데 브렌던 토드(33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최경주에게 직접 전수받은 벙커샷 덕분인지 샌드 세이브가 60%(38위)로 높은 편이며 레귤러온을 못해도 파(또는 버디)를 할 확률인 스크램블링은 69.57%로 20위. 쇼트게임 능력 역시 수준급이었던 셈이다.배상문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골프장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3주 연속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니시코리 게이(23·사진)가 한여름인 남반구의 테니스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니시코리는 호주오픈에서 일본인 남자 선수로는 80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2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 세계 26위인 그는 2008년 이 대회에 준우승자로 세계 6위인 조윌프리드 송가(프랑스)를 3시간 30분의 접전 끝에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3-2(2-6, 6-2, 6-2, 2-6, 6-3)로 꺾었다. 일본인 남자 선수가 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1932년 누노이 료스키, 사토 지로 이후 처음이다. 4대 메이저 대회로도 1995년 윔블던에서 마쓰오카 수조 이후 17년 만이다. 178cm인 니시코리는 5세 때 라켓을 잡은 뒤 일본 초등학교 무대를 제패한 뒤 13세에 미국 플로리다 주 닉 볼레티에리 아카데미로 테니스 유학을 떠났다. 마쓰오카가 갖고 있던 역대 일본 선수 최고 랭킹인 46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프로젝트 45’를 내건 그는 2008년 투어 대회 우승을 통해 세계 24위까지 올랐다. 니시코리는 25일 세계 4위 앤디 머리(영국)와 4강 진출을 다투는데 상대 전적에서 1패를 기록 중이다. 한편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로저 페데러(3위·스위스)는 24일 8강전을 무사히 통과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나달과 페데러는 지금까지 26번 대결해 17승 9패로 나달이 우세하며 메이저대회에서도 역시 나달이 7승 2패로 앞서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 명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주원홍 전 삼성증권 감독(56·사진)이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했다. 18일 서울시체육회 실무 부회장에 취임한 것이다. 서울시체육회는 1년 예산만 250억 원 안팎이며 1000만 시민의 체육 활동을 관장하고 있다. 산하 엘리트 운동부만 해도 21개에 이른다. 서울시장이 당연직 회장으로 있는 서울시체육회의 실질적인 수장을 맡게 된 그는 “서울시를 한국 체육의 롤 모델로 만들고 싶다. 운동선수가 공부하는 풍토를 만드는 데서 한 걸음 더 나가 이젠 일반 학생들이 제대로 운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부회장은 지도자 시절 윤용일, 이형택, 박성희, 조윤정 등을 세계적인 수준의 테니스 스타로 키워냈다. 한국 남녀 테니스의 역대 세계 최고 랭킹과 사상 첫 투어 대회 우승이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던 그는 운동에만 매달리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기형적인 행태와 부실한 학교 체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 직무대행으로 5월 서울에서 열리는 휠체어테니스 세계선수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주 부회장은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쉽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저변을 확충해야 한다. 민자 유치 등으로 실내 운동시설을 늘리겠다. 요즘 심각한 학교 폭력 문제도 건전한 체육 활동이 해결책이 된다”고 포부를 밝혔다. 운동시설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소신껏 일하기 위해 무보수로 취임한 주 부회장은 “체육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다. 지나치게 전국체육대회 위주로 운영되는 시도체육회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방과 후 프로그램, 노년층 스포츠 활동 등이 활성화되면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에 진로를 찾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부회장은 1990년대 우물 안 개구리였던 한국 테니스의 국제화를 주도했다. 주위의 반대가 많았고 무모하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기어이 해냈던 그의 뚝심은 이제 한국 스포츠 패러다임의 변화를 향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올 시즌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활약하게 되는 박지은(33·사진)이 스포티즌과 2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다. 박지은은 대회 출전, 후원 계약 관리 등의 업무를 스포티즌에 맡겼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통산 6승을 거둔 박지은은 지난해 11월 K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 골프존은 24일까지 자사 스크린 골프로 선운산CC에서 홀인원을 하면 상금과 순금 열쇠고리를 주는 슈퍼 이벤트(사진)를 실시하고 있다. 이 기간 홀인원을 한 고객에게는 2012만 원의 현금을 균등 배분(1인당 최대 500만 원)하고 추첨을 통해 흑룡 모양의 순금 열쇠고리도 선물한다. 전북 고창의 선운산CC는 지난해 12월 골프존이 인수했다. ○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www.volvik.co.kr)은 4월 말까지 전국 대학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제2회 볼빅 마케팅 공모전을 진행한다. 총상금 3000만 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 수상자는 6월 발표된다. 02-424-5211○ 일본의 골프용품업체 PRGR는 올해부터 출시되는 신제품에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특수 홀로그램을 부착한다. 이 홀로그램 스티커는 사단법인 일본골프용품협회(JGGA)가 모조품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제작했다. 스티커 위조가 불가능하며 판매점, 세관 등에서 간단하게 진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02-554-7770}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66·사진)은 소문난 골프 마니아다. 백악관 재임 시절 유일하게 핸디캡을 줄였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시도 때도 없이 클럽을 휘둘렀다. 이라크 공습 같은 긴박한 상황에도 골프를 쳐 눈총을 산 적이 있다. 퇴임 후인 2002년 나흘간의 일정으로 방한했을 때 빡빡한 스케줄에도 라운드를 2번 했다. 2005년 폐 수술을 하루 앞두고 절친한 사이인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주최한 자선골프대회에 참가했던 그는 “병원은 내일 간다. 오늘은 칠 만하다”고 말했다.골프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도 매너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죽하면 하도 멀리건을 요구한다고 해서 ‘빌리건’이란 별명이 붙었을까.그런 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휴매너 챌린지에서 프로들과 실력을 겨룬다. 20일 개막하는 이 대회 3라운드에서 노먼, 프로골퍼 스콧 매캐런(미국), 타이틀 스폰서인 휴매너 최고경영자 마이크 매칼리스터와 동반자가 됐다. 이들은 22일 오전 3시 20분(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웨스트골프장 파머코스에서 티오프한다. 이 대회에 대통령이 출전하는 것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에 이어 네 번째.클린턴은 올해부터 클린턴재단이 대회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초청받았다. 그는 대통령 재직 시절인 1995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프로골퍼 스콧 호크, 전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 조지 부시 등과 플레이했다. 현직 대통령이 PGA투어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는데 당시 93타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핸디캡은 12로 전해졌으나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게 정설. 공식 대회인 만큼 멀리건이나 컨시드는 없기에 몇 타를 칠지 흥미롭다.이 대회는 프로골퍼와 아마추어 유명인사가 같은 조로 편성돼 1∼3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한다. 최종 4라운드는 프로들끼리 트로피를 다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골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사진)가 ‘필드 거북이’를 향해 일침을 놓았다. 도널드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슬로 플레이가 골프를 죽인다”며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에서 플레이 속도가 느렸던 선수들을 비난했다. 시즌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일에 선두 경쟁을 펼쳤던 나상욱, 벤 크레인, 웹 심프슨, 조너선 버드(이상 미국)는 늑장 플레이로 눈총을 샀다. 도널드는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 미리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선수들이 자신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나상욱은 대표적인 느림보라는 오명에 다시 휩싸였다. 그는 지난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채드 캠벨, 폴 고이도스와 4시간 46분 만에 라운드를 마친 뒤 ‘달팽이’로 불렸다. 당시 2라운드 출전 선수들이 샷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한 결과 나상욱은 평균 50초로 공동 4위에 올랐고 3m 퍼트 하나에 91초나 쓰기도 했다.골프다이제스트는 느림보 플레이어의 사례를 소개했다. 카트 안에서 다음 샷을 기다리고, 샷을 할 차례가 되어서야 풀을 날려 풍향을 재보거나 공을 찾기 위해 카트에서 내려 50야드 이상을 걸어간 뒤 다시 카트로 돌아와 3번 우드를 꺼낸다면 느림보가 분명하다. 또 핀까지 거리가 243야드인지 245야드인지 확인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간신히 그린에 공을 올려 홀까지 10m 이상이나 되고 원퍼트에 성공해도 트리플 보기 상황인데도 퍼트라인을 세밀하게 살피는 골퍼는 피하는 게 좋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동부는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는 동부에서 나올 공산이 커졌다. 대들보 김주성과 함께 윤호영도 강력한 후보다. “누가 좋겠느냐”고 묻자 강동희 동부 감독은 “상이 두 개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주성이야 워낙 모범답안 같은 선수다. 호영이는 주성이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서면서 약점인 공격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윤호영은 18일 SK와의 원주 홈게임에서 28분만 뛰고도 양팀 최다인 21점을 터뜨리며 88-73의 완승을 이끌었다. 두 경기 연속 20점을 돌파한 윤호영은 최근 1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윤호영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한다. 한동안 코트를 떠나있어야 하기에 그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꾼다. 상복이 없기로 소문난 윤호영은 “상 욕심은 전혀 없다. 열심히 하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7연승을 질주한 동부는 2위 인삼공사와의 승차를 다섯 경기로 벌렸다. 김주성은 17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제몫을 다했다. 창원에서 KCC는 디숀 심스(21득점), 전태풍(17득점)을 앞세워 LG를 86-69로 꺾었다. KCC 하승진(12득점, 14리바운드)은 3쿼터에 LG 애론 헤인즈와 리바운드를 다투다 오른쪽 발목을 심하게 접질린 뒤 들것에 실려 나가 결장이 우려된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42.195km를 쉼 없이 달리던 철인, 야구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던 야구의 신….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농구 코트에 모였다. 비록 전공은 아니었어도 공을 튀기고 슈팅하는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악착같은 수비에 여자 프로농구 스타들은 진땀을 뺐다.채널A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불멸의 국가대표(불국대)’가 16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신한은행 선수들과 성대결을 벌였다. 야구 스타 양준혁(43), 마라토너 이봉주(42), 쇼트트랙 제왕 김동성(32), 배구 코트의 귀공자 김세진(38)에 농구 황태자였던 우지원(39)이 가세했다. ‘불국대’ 고정 멤버인 천하장사 이만기(49)와 레슬러 심권호(40)는 과체중과 단신 등의 이유로 치어리더로 변신해 깜찍한 율동을 펼쳤다. 최근 여자 프로농구에서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룬 데 이어 올 시즌에도 선두를 독주하는 신한은행은 전주원 코치가 벤치를 지킨 가운데 김단비, 이연화, 김연주 등이 나섰다. 임달식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비록 시즌 중이어도 여자농구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흔쾌히 응했다. 최윤아와 하은주는 컨디션 난조로 벤치에서 응원했다. 불국대 명예 감독은 왕년의 스타 박찬숙 씨였다. 박 씨의 딸인 연예인 서효명은 불국대의 진행자였다. ○ 몸 풀기선수 소개에서 김성주 MC는 최윤아를 발차기 소녀로 소개했다. 최윤아가 대만 존스컵에 출전했다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하이킥으로 응징하면서 붙은 별명이었다. 최윤아는 “심권호를 발로 차고 싶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경기 전 이벤트인 3점슛 대결에서 불국대는 왕년의 슈터 우지원이, 신한은행은 올스타전 3점슛왕 이연화가 나섰다. 10개를 던져 많이 넣은 쪽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전주원 코치가 “성공률이 35%만 넘어도 훌륭하다”고 말하자 양준혁은 “3할 타자와 비슷하다”며 거들었다. 먼저 우지원이 6개를 내리 성공시킨 데 힘입어 7개를 적중시켰다. 이연화 역시 6개를 연속해 넣으며 장군 멍군을 부르자 이봉주가 방해꾼으로 나서 윙크 공세까지 날렸다. 아랑곳하지 않은 이연화가 모두 8개를 성공시켜 이겼다. 박찬숙 씨는 전주원 코치와 맞붙었다. 박 씨는 자유투를, 전 코치는 3점슛을 시도했다. 박 씨는 자유투 5개 중 4개를 성공시켰고 전 코치도 3점슛 5개 중 4개를 꽂았다. 명불허전이었다.○ 메인 메뉴불국대와 신한은행은 5분 4쿼터 경기로 맞섰다. 불국대가 ‘스타 백화점’이긴 해도 농구를 이름만 갖고는 할 수 없었다. 불국대는 프로농구 선수 출신 정승원(전 SK)과 강우형(전 모비스)을 용병으로 보강했다. 출전은 번갈아 1명씩 할 수 있게 했다. 당당한 체격을 지닌 양준혁은 2번이나 골밑슛에 실패한 뒤 3번째 만에 성공하자 홈런이라도 친 듯 두 팔을 번쩍 들었다. 현역 시절 엄청난 폐활량으로 유명했던 이봉주는 상대 슈터 이연화를 4쿼터 내내 밀착 마크했다.현역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펼친 우지원과 용병 덕분에 불국대가 3쿼터 한때 8점 차로 앞서자 벤치에 있던 최윤아와 하은주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4쿼터 들어 김단비의 3점슛이 연이어 꽂히면서 동점이 되더니 승부는 결국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도 일진일퇴를 거듭하다 동점이던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에 나선 불국대는 식스맨 김동성이 코트 정면에서 슛을 날렸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어떻게 됐을까. 김동성은 “나는 날 밀기로 금메달을 땄다. 결정적인 순간에 강하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 결과는 2월 4일 오후 8시 50분 채널A를 통해 알 수 있다. 경기 후 김단비는 “의외로 너무 잘했다. 탄력과 힘이 대단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예전에 덩크슛도 했다”던 김세진은 종료 버저가 울린 뒤 다리가 풀려 코트에 벌렁 누웠다. 불국대 멤버 대부분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얼굴은 다들 환했다.안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근 프로농구 코트는 염전으로 변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짠물 수비가 유행하면서 저득점 경기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66.4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동부는 지난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역대 최소인 41점을 내줬다. 이번 시즌 10개 구단의 평균 득점은 75.8점으로 1997년 프로 출범 후 16시즌 동안 가장 낮다. 원년 리그였던 1997시즌은 95.5점이었다. 당시에는 정규시즌을 현행보다 33경기 적은 팀당 21경기를 치르긴 했어도 16시즌 만에 20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2009∼2010시즌부터는 3년 연속 70점대에 머물렀다. 흔히 ‘공격은 쇼, 수비는 우승’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정규시즌 득점 1위를 차지한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조니 맥도웰이 위력을 떨친 1998년 현대(96.6점)와 지난해 KCC(82.5점)밖에 없다. LG는 2001년부터 3년 연속, 오리온스는 2004년부터 4년 연속 득점 1위를 차지했지만 우승반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서는 특히 공격력보다는 탄탄한 수비와 실책을 줄여야 승산이 높아진다. 올 시즌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속된 세트 오펜스로 공격 성공률을 높이고 역습 우려가 있는 섣부른 속공을 자제하는 한편 확실히 앞서 나가면 철저한 지공으로 굳히기에 나서는 전술 등이 저득점을 부추기고 있다. 야구의 묘미는 투수전이라고 하듯 농구에서도 오밀조밀한 수비가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은 복싱의 난타전처럼 폭발적인 공격력에 열광한다. 다양한 반찬만이 관중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다. 국내 리그에 수비 농구의 유행을 일으킨 모비스 유재학, 동부 강동희 감독은 “수비 전술은 세밀하게 발전을 거듭했다. 팀워크 위주이므로 개인 능력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격은 다르다. 혼자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별로 없다. 뛰어난 슈터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부정수비가 없었고 공격제한시간이 30초로 길었던 농구대잔치 시절에도 100점 이상이 자주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절박한 심정으로 개인기를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충희 KBS 해설위원은 “선수 때 하루에 1000개의 슈팅을 성공하고 나서야 훈련을 멈췄다”고 회고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종라운드를 맞아 부담감이 심했다”는 경기 후의 소감처럼 아쉬운 마무리였다. 전날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올 시즌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들어 데뷔전인 소니오픈에 나선 배상문(26·캘러웨이·사진) 얘기다.배상문은 3라운드를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8위로 마치며 역전 우승의 희망까지 부풀렸다. 배상문은 지인들에게 “이런 게 바로 나”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16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인근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에 보기 4개로 3타를 잃어 합계 5언더파 275타로 공동 29위에 머물렀다.드라이버샷이 흔들려 페어웨이 안착률이 29%에 그쳤고 그 때문에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도 39%를 기록했다.대회를 앞두고 배상문은 “예선 통과나 시드권 유지 같은 목표가 아니라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준비된 신인답게 그는 그 어떤 무대보다 긴장했을 첫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코리아 군단의 맏형 최경주는 2000년 이 대회를 통해 데뷔했을 때 예선 탈락했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를 통해 PGA투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대회 우승 경쟁은 다양한 퍼터를 사용한 선수들의 경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정작 트로피는 전통적인 퍼터를 사용하는 존슨 와그너(미국)에게 돌아갔다. 콧수염으로 유명한 와그너는 13언더파로 우승했다. 롱 퍼터를 들고 나온 찰스 하웰 3세(미국)는 공동 2위(11언더파). 부삽처럼 보이는 독특한 헤드 모양을 지닌 퍼터를 쓴 맷 에브리(미국)는 전날 공동 선두에서 공동 6위(10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 퍼터는 오라이언골프라는 업체가 만든 ‘블랙호크’라는 제품으로 직육면체 쇳덩이의 위쪽을 파낸 검정 헤드 모양을 지녀 벼루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최경주는 공동 38위(4언더파)로 마감했다. 신인 노승열은 공동 66위(6오버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승리를 알리는 버저 소리가… 35도의 무더운 경기장에 울려 퍼진 순간 나는 할 일을 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찌르르 온몸이 저림을 느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우리 선수들에 들려 공중 높이 추켜올려진 자신을 발견하고 이건 주인이 바뀐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 대나무 숲처럼 싱싱한 선수 하나하나를 내가 던져 올렸어야 했기 때문이다.’ 1969년 12월 6일자 동아일보 6면의 70%는 수기로 채워졌다. 이 글의 주인공은 당시 33세의 농구 대표팀 감독이던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76)였다. 그는 그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사상 첫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단은 청와대 만찬에 초대돼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한선교 현 KBL 총재는 이 모습에 반해 농구팬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30대 중반의 지도자였던 그는 어느덧 주름이 깊게 패고 백발이 성성한 70대 중반이 됐다. 그래도 코트가 마음의 고향이라는 그의 농구공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다. 매일 저녁 농구 중계를 시청하고 농구인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15일 학창 시절 뛰놀던 서울 청계천에서 만난 김 전 총재와의 대화를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재미 올 시즌 프로농구는 저득점 수비농구가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올 시즌 평균 득점 1위 KCC는 78.8점. 프로 원년인 1997년 1위 나래는 104.9점이었다. ▽김영기 전 총재=농구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흐름이 자꾸 끊기면 팬들은 지루해한다. 묘기가 나오고 속공이 쏟아져야 한다. 심판도 플레이를 자꾸 중단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플래그런트 파울(비신사적이고 과격한 반칙)은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 휘슬 판정 시비는 한국 농구의 고질이다. 그 역시 2003년 심판에 대한 불만 끝에 SBS가 일으킨 몰수게임 파문의 책임을 지고 KBL 총재에서 물러났다. 심판과 구단의 갈등은 여전하다. ▽김=감독과 선수는 발전했는데 심판의 자질이 쫓아가지 못했다. 심판들이 관료화되면서 정체됐다. 물갈이가 없었던 탓이다. 선수 출신 심판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 외국인 선수 김 전 총재는 프로농구 출범의 산파였다. 용병 제도는 자주 바뀌어 혼선을 빚었다. 1명 보유, 1명 출전의 현행 자유선발이 다음 시즌 2명 보유, 1명 출전에 드래프트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김=선수 몸값을 끌어올리는 자유계약보다는 드래프트가 좋다. 외국인 선수를 1명만 보유하면 부상과 태업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엑스트라 보려고 극장에 가는 관객은 없다. 예전처럼 외국인 선수 2명의 신장 제한을 두고 뽑으면 아기자기한 볼거리에 득점력도 높아질 것이다.○ 지도자 스타 출신 명장이 없다는 말은 김 전 총재에게는 예외다. ▽김=스타들은 개성이 강해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부딪친다. 미국프로농구 명장 필 잭슨을 보면 성직자 같은 인상을 받는다. 자기 수양이 중요하다. 선수에게 존경받아야 한다. 자기 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선수들의 재주를 최대한 살려줘야 한다.○ 건강 김 전 총재는 한때 두주불사로 유명했다. 소주 8명을 마시고도 끄떡없었다. 골프도 고수다. 35년 구력에 베스트 스코어는 2005년 휘닉스파크GC에서 기록한 72타. ▽김=잘 먹고 몸을 잘 쓴다. 외출할 때 주로 전철을 이용한다. 하루에 8000보 이상 걷는다. 약속이 없으면 오후 5시에 저녁을 먹는다. 지난해 77타를 네 번 쳤는데 우리 나이로 에이지슛에 1타가 적었다. 뭔가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진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김영기 총재는△생년월일=1936년 1월 7일 △고향=서울 △키=180cm △포지션=가드, 포워드 △농구 시작=1952년 배재고 1학년 △출신교=배재고-고려대 △소속팀=공군-기업은행(1965년 은퇴) △주요 경력=대표 선수(1956∼1964년·멜버른 도쿄 올림픽,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출전) 지도자(1969∼1975년·방콕 아시아선수권과 방콕 아시아경기 한국 첫 우승, 테헤란 아시아경기 은메달) 금융인(1976∼1994년·기업은행 지점장, 신용보증기금 전무, 신보투자 사장) 스포츠 행정가(1980∼2003년·대한체육회 이사 부회장, 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한국농구연맹 전무 부총재 총재) TV 해설가(KBS 전속 1호) △가족 관계=부인과 2남 1녀(막내아들은 김상식 프로농구 전 오리온스 감독) △취미=골프(핸디캡 12), 독서(영문 추리소설)}

한선교 한국농구연맹 총재를 사흘 연속 만났다. 동부-인삼공사전이 열린 11일 강원 원주 치악체육관, KT-삼성전이 열린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 이어 13일에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한 총재는 “원주에선 답답했고 잠실에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비슷한 심정이었다. 선두 동부는 2위 인삼공사를 52-41의 민망한 스코어로 이겼다. 선두 다툼의 빅카드로 주목받았지만 역대 최소 득점과 관련된 기록을 줄줄이 갈아 치웠다. 다음 날 KT는 삼성을 103-62로 대파했다. 삼성의 점수와 전날 인삼공사의 득점을 합하면 KT 점수가 됐다. 던지기만 하면 빗나가고 수비에만 치중하는 경기를 누가 보러 갈 것이며 일찌감치 승패가 갈리는 일방적인 승부에 흥미를 느낄 리 만무하다. 잠실 경기에서 일부 팬들은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며 3쿼터부터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수비 농구가 대세인 데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자칫 역습을 허용할 수 있는 속공을 피하고 지공과 세트오펜스를 강조하다 보니 득점력이 떨어졌다. 게다가 ‘퐁당퐁당’으로 표현되는 하루 걸러, 그것도 수도권과 남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졸전이 속출하고 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상황에서 강팀을 만나면 아예 포기하다시피하며 주전들의 체력을 아꼈다 승산 있는 경기에 다걸기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여자 프로농구의 난맥상은 더 심하다. 여자 프로농구는 설 연휴에 경기가 없다. 프로 스포츠의 대목을 맞아 게임을 집중 배정해도 시원찮을 판에 개점휴업에 들어간다. 한국여자농구연맹 관계자는 “중계 사정이 있고 다른 종목에 치일 수 있어 쉰다”고 말했다. 15일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명색이 올스타전인데도 동군 베스트 5명 전원이 국민은행, 서군 4명은 KDB생명 선수로 채워지는 기현상을 빚었다. 구단, 언론, 팬의 외면 속에 인기투표가 왜곡된 결과다. ‘미스샷’을 쏟아내는 남녀 프로농구.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을 콘텐츠 강화를 위한 몸부림이 없다면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도 시들 날이 머잖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전창진 감독은 KT 사령탑에 오른 2009년부터 올해까지 진기록 하나를 갖고 있다. 3경기 연속 패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흔히 감독들은 연승은 못해도 괜찮지만 연패는 꼭 피하고 싶다고 말한다. 패배의 장기화가 어떤 고통을 주는지 분명해서다. 이런 면에서 전 감독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번 시즌 들어 지난해 말까지 전 감독은 3차례 2연패에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번번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103-62의 대승을 거둬 연패를 ‘2’에서 끊었다. KT의 41점 차 승리는 올 시즌 최다 점수차 기록이며 역대 기록에도 1점만이 부족했다. 전 감독은 “3년 동안 3연패가 없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강팀은 연패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전 감독은 서울 강남의 숙소 근처 미장원에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 최근 느슨한 경기를 펼쳤던 KT 선수들은 달라진 헤어스타일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아챈 듯했다. 열심히 뛰고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던 초심을 강조했던 감독의 주문대로 KT는 모처럼 유기적인 협력 수비를 펼쳤고 결정적인 찬스를 위해 무리한 공격 욕심은 버렸다. KT는 조성민(16득점), 조동현(11득점), 양우섭(10득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그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지시받은 패턴 플레이를 무시해 감독의 속을 끓였던 KT 찰스 로드는 24득점, 15리바운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한 3위 KT는 2위 인삼공사를 2경기차로 쫓았다. 경기장 귀빈석에는 한 외국인 남성이 눈길을 끌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무적으로 이끌고 있는 가빈이었다. 이날 삼성은 가빈 같은 특급 외국인 선수가 있어도 승산이 없을 만큼 국내 선수들이 무기력했던 반면 KT는 단단했다. 농구 선수를 하다 배구로 전향한 가빈은 “네댓 번 경기를 보러 왔는데 삼성의 기복이 너무 심했다”고 지적했다. 전주에서 4위 KCC는 모비스를 87-76으로 꺾고 KT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6위 모비스와 7위 SK의 승차는 1.5경기로 줄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성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49)은 12일 선수단보다 사흘 늦게 말레이시아오픈 출전을 위해 출국한다. 합류가 늦어진 사연은 이렇다. 성 감독은 9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다 장모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다. 성 감독은 황망히 경남 진주시의 빈소로 발길을 돌렸다. 성 감독의 부인인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도 셔틀콕 스타 출신. 안식년을 맞아 1년 일정으로 싱가포르에 머물던 김 교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귀국길에 올랐다. 성 감독은 지난해 3월 독일오픈에 출전하는 중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데 이어 3개월 뒤 인도네시아오픈 출전 도중 아버지마저 저세상으로 가셨다. 성 감독은 “임종도 못한 불효자가 된 게 한스럽다”고 말했다. 성 감독처럼 배드민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집안 애경사 참석이 힘들다. 한 달에 집에서 자는 날을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다. 연간 20개 안팎의 국제대회에, 합숙 훈련, 국내 대회 참가 등을 따지만 연간 45주 정도를 외박한다. 10년 동안 대표팀에 있었던 김학균 김천시청 코치는 “첫째 아이가 태어날 때 외국에 있었다. 둘째 때는 아예 부인의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쉬는 날로 맞췄다”고 말했다. 성 감독은 “대우가 좋지도 않고 꿈과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가장이 집을 자주 비우다 보니 가정불화가 일거나 파경에 이른 사례도 있다. 대표팀 지도자를 꺼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표팀 장수 지도자 중에는 셔틀콕 커플이 많다. 대표팀 김문수, 강경진 코치의 부인도 배드민턴 선수 출신. 20년 동안 대표팀을 지켰던 김중수 씨의 부인도 배드민턴 스타인 정명희 씨다. 김 씨는 “아내의 이해가 없었다면 진작 서류봉투가 날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도 사치다. 한국 배드민턴의 대부로 30년 넘게 안살림을 도맡아 한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현장을 누비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 하나를 잘라야 했다. 한국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지난 베이징 대회까지 금메달 6개를 합작했고 주요 국제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배드민턴 지도자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질식 수비로 유명한 동부가 ‘짠물 농구’의 진수를 펼쳤다. 한파가 몰아친 강원도에서 인삼공사의 공격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선두 동부는 11일 원주에서 열린 홈게임에서 2532명의 만원 관중이 몰린 가운데 2위 인삼공사에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의 수모를 안기며 52-41로 이겼다. 신기록을 쏟아낸 승리였다. 동부는 역대 최소인 37경기 만이자 역대 최단인 89일 만에 정규시즌 30승(7패) 고지에 올랐다. 4연승을 달린 동부는 인삼공사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독주를 예고했다. 양팀 합산 점수 93점, 후반 합산 점수 34점, 인삼공사의 3쿼터 3점과 3쿼터까지 점수 28점 등도 모두 역대 최소 기록이다. 지난 인삼공사와의 4차전에서 53점만 허용했던 동부 강동희 감독은 “오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한 술 더 뜬 셈이 됐다. 동부가 4쿼터 막판 주전을 빼지 않았다면 실점을 30점대로 막을 수도 있었다. 저실점 비결에 대해 강 감독은 “상대 스피드에 맞서 오히려 지공을 준비했다. 압박 수비에 따른 실책을 줄이려고 공격 코트로 넘어갈 때 가드 한 명이 안전하게 공격을 이끌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삼공사의 2 대 2 플레이도 철저하게 차단했다. 강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중요한 일전이었다. 선수들이 그 의미를 잘 알고 플레이했다. 최소 득점 기록은 언젠가 깨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부는 벤슨이 23득점, 22리바운드의 괴력을 과시했고 윤호영(11득점)도 득점에 가세했다. 동부 김주성은 수비와 경기 조율에 치중하면서 6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황진원을 대신한 동부 식스맨 진경석은 수비에서 인삼공사 외곽 선수들을 틀어막았다. 설상가상으로 인삼공사 선수들의 발은 무겁기만 했다. 화이트가 17점을 넣었을 뿐 나머지 국내 선수 중에는 오세근의 7점이 최고였다. 고양에서는 ‘고춧가루 부대’가 된 9위 오리온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1승이 절박한 LG를 92-76으로 눌렀다. 공동 7위였던 LG는 8위로 밀려나며 6위 모비스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용인 집으로 배달된 태극마크 유니폼을 받는 순간 가슴이 설레면서 어깨가 무거워지더군요.” 1990년대 한국 여자 골프의 강자로 이름을 날린 박현순(40·사진). 지난해 말 한국 골프 대표팀 상비군 코치에 선임된 그는 18일까지 2주 동안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6승을 거둔 박현순은 “고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대표선수를 한 적이 없어요. 프로 전향 후 2000년 제1회 잉글랜드 월드컵에 강수연과 한국 대표로 출전했는데 당시에는 대표팀 유니폼도 없이 갔었다”며 회고했다. 그는 지난해 말 대표팀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며칠 밤을 새우면서 산고에 가까운 목통증이 생겨 병원을 들락거릴 만큼 의욕을 보였다. 두 아들은 충남 공주의 친정에 맡겼다.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한 박현순은 용인대에 편입한 뒤 2010년 한국체대 대학원에서 스포츠마케팅 석사과정에 입학해 만학의 길을 걸었다. 박세리의 고교 선배인 박현순은 “선수 시절 경험을 살려 어린 후배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 체력의 중요성과 기본기, 매너 등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때까지 육상 800m 선수를 지낸 박현순은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한화에 복귀하는 박찬호의 사촌 누나다. 이들의 아버지가 형제 사이다. 젊은 시절 황소를 번쩍 들 정도로 장사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들은 어려서부터 운동 신경과 체력이 뛰어났다. 명절 때 집안 모임에서 팔씨름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박현순은 “내가 미국 무대에 도전했을 당시 찬호 집에 머물며 큰 도움을 받았다. 찬호가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 이제 한화 팬이 돼 야구장 응원을 가야겠다. 근데 아직 바빠 못 봤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문득 그의 예전 미국 이름을 떠올렸더니 가물가물하다. 그 역시 “이젠 한국사람 다 됐다”며 웃는다. 프로농구 KCC 전태풍(32)이다. 미국 국적의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29년을 산 그는 2009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모국의 농구 코트에서 굵은 땀을 쏟고 있는 전태풍은 새해 들어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 2009년 결혼 후 임신 9주 만에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아내가 5월 기다리던 첫아이를 낳기 때문이다.○ 오늘전태풍은 쉬는 날이면 경기 용인시 마북동 KCC 숙소 근처에 있는 32평 아파트로 달려간다. 배가 제법 부른 아내 전미나 씨(31)를 돌보기 위해서다. 입덧이란 단어를 알 만큼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지닌 전태풍은 “요즘 들어 먹고 싶다는 게 부쩍 늘었어요. 아이스크림, 파인애플 망고 주스, 치즈 팝콘…. 모처럼 집에 와 피곤해 졸기라도 하면 바가지를 긁어요”라며 웃었다.쏘나타 승용차를 직접 모는 그는 “스테이크, 햄버거, 김치찌개, 된장찌개 잘해요. 등심이 최고예요. 미국은 고기 비싸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아기의 성별은 아들이란 얘기를 들었다. 이름까지 미리 정했다. “전강진이에요. 강한 지진이란 뜻인데 승진(KCC 하승진)이가 지어줬어요.” 자신이 외아들이라 자녀는 3명 정도 두고 싶다는 얘기에 그의 아내가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어제전태풍의 어머니는 패션 공부를 위해 19세 때 미국 디트로이트로 유학을 갔다가 자동차 제조업체 GM에서 근무하던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다. “외할머니 밑에서 10년 동안 컸어요. 그래서 영어를 못하고 한국어만 했죠. 어느 날 아버지가 너무 놀라 6세부터 특수학교에 다녔어요.” 전태풍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 “피부색깔 때문에 한국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어요. 한인 사우나에 가면 못 들어오게 막았고요. 미국 친구들은 한국 문화를 낯설어 했고요.” 캘리포니아 버클리대를 나온 전태풍의 아내 역시 혼혈이다. 10세 때 로스앤젤레스의 같은 교회에 다니며 친해졌다. 연락이 끊겼다 전태풍이 한국에 온 뒤 페이스북을 통해 예전 그 소꿉장난 친구가 서울 강남에서 영어 강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그걸 뭐라고 하죠. 데스티니(운명). 서울 목동의 횟집에서 프러포즈했어요. 요리사에게 미리 말해 생선회 사이에 숨겨둔 반지를 끼워줬는데 그저 웃더군요.” ○ 내일KCC에서 두 시즌을 뛰면서 준우승과 우승을 이끈 전태풍은 올 시즌이 끝나면 이적해야 한다. 귀화혼혈선수는 3년이 지나면 팀을 떠나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최근 전태풍은 “이건 디스크리미네이션(차별) 아닌가. 나는 한국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국적을 얻은 뒤 미국에 입국할 때는 심사 받는 데 1시간도 넘게 걸린다. 인천공항 돌아올 때면 너무 신난다. 한국인이라 5분이면 들어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종료 후 전태풍은 동부, 오리온스, SK, 모비스 중 한 팀으로 옮기게 된다. 4개 구단 중 최고 연봉을 적어내는 팀이 지명권을 얻는데 연봉이 최소 5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는 김주성이 있고 오리온스는 최진수 허일영 김동욱 같은 포워드가 너무 좋아요. 그래도 아직 몰라요. 일단 KCC에서 다시 우승하고 싶어요.”올해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전태풍은 “승균이 형(추승균), 재현이 형(KCC 임재현)과 숙소에서 가끔 얘기를 한다. 정직하고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앞으로 6년 정도 더 선수로 뛸 생각인 그의 장래희망은 농구교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미국에선 공부를 안 하면 운동을 할 수 없었어요. 대학 학점은 4.0 만점에 2.5점이었죠. 한국에선 선수들이 공부를 거의 안 했더라고요. 나중에 어린 학생들에게 농구와 함께 영어도 가르치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전태풍의 코리안 드림은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프로 농구에는 황금세대 트리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 2, 3순위로 지명된 오세근(25·인삼공사), 김선형(24·SK), 최진수(23·오리온스)가 그들이다. 프로 입문 동기이지만 나이가 제각각이고 포지션도 모두 다르다. 파워포워드 오세근은 중학교 3학년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하면서 1년 유급해 동기들보다 한 살 많다. 용띠 가드 김선형이 그 다음이며 스몰포워드 최진수는 미국 메릴랜드대를 중퇴하고 국내에 복귀해 일찍 프로에 데뷔했다.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 곧바로 주전자리를 꿰찬 이들은 평균 30분 이상을 뛰며 10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눈부신 기량으로 선배들을 뛰어넘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프로농구 감독들의 시선은 팀을 떠나 흐뭇하다. 한국 농구의 장래를 이끌 기대주이기 때문이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 후보로는 10개 감독 모두가 오세근을 지목했다.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의 기량은 대동소이하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오세근을 첫손가락에 꼽을 만하다는 것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오세근의 가세로 인삼공사가 비로소 강해졌다. 파급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칭찬했다. LG 김진, KCC 허재 감독은 “팀 성적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에서 오세근이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감독 9명(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제외)이 이들의 기량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에서 오세근이 71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오세근이 속한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8점을 준 뒤 “발전 가능성이 많아 더 기대가 크다. 게임이 안 풀릴 때 한 타임 쉬고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비수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와 폭넓은 수비도 보강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187cm의 그리 크지 않은 키에도 덩크슛을 날리고 최근 23m 버저비터를 꽂는 등 강한 인상을 남긴 김선형은 스피드와 함께 화려한 플레이로 팬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감독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김선형은 스피드에만 의존하는 돌파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하는 게 과제”라고 지적했다.최진수는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서서히 제자리를 찾으며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상범 감독은 “대기만성인 것 같다. 공격에서 누가 막더라도 두려움 없이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게 보기 좋다.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문경은 감독과 허재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진수가 나아지고 있다. 신인상이 어렵다면 기량발전상이라도 주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강동희 감독은 “진수는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정체될 수 있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타이거 우즈(37·미국)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 있었다. 2004년 결혼식 때는 카리브 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 비밀리에 했다. 파파라치의 항공 촬영을 막으려고 인근의 헬리콥터를 모두 예약하기도 했다. 그가 타고 다니던 220억 원짜리 요트의 이름을 ‘프라이버시’로 명명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우즈의 숙소는 마치 국빈처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BBC는 “우즈가 우승 트로피만큼이나 사생활을 갈망한다”고 보도했다.그런 우즈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질 것인가. 우즈와 6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행크 헤이니 스윙 코치(57·미국)가 우즈와 보낸 세월을 회고하는 책을 출간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목부터가 ‘큰 실수(Big Miss)’다. 랜덤하우스가 출간을 맡았는데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개막하기 1주일 전인 3월 27일 나온다. 큰 대회를 앞두고 화제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2004년 3월 우즈와 인연을 맺은 헤이니 코치는 2010년 마스터스가 끝난 뒤 우즈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헤이니 코치는 “스윙 코치를 할 때 1년에 110일씩 우즈와 함께 지냈으며 그의 집에도 연간 30일 동안 머물며 식사, 훈련, 취미 생활을 같이했다. 우즈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느낀 것들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내용이다. 우즈가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즈와 관련된 비공개 합의 같은 건 없었다는 게 그의 얘기.헤이니 코치는 이 책에서 우즈가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전략을 동원했다고 소개했다. 또 우즈 역시 다른 골퍼들처럼 미스샷을 두려워했다고 썼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 씨는 “그 책의 출간을 알고 있다. 우즈는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니 코치는 우즈가 올린 29승(메이저 6승 포함)을 거들었으며 우즈의 성추문, 부상 등 영욕을 함께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CC 하승진은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방문경기 직전 어이없는 부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몸을 풀고 벤치로 돌아가다 광고판 배선 장치에 오른쪽 종아리가 찢어져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10바늘 가까이 꿰맸다. KCC는 하승진이 빠져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오히려 KCC는 빠른 농구로 기선을 제압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KCC를 맞아 생각했던 전술이 하승진의 결장이라는 돌발 상황으로 바뀌면서 당황했다. KCC는 올 시즌 최다인 8913명의 관중이 몰려든 경기장에서 1쿼터를 28-12로 앞선 뒤 2쿼터에도 38-1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KCC는 3쿼터 중반 하승진이 돌아오면서 SK에 추격을 허용했다. 하승진의 몸이 덜 풀린 탓이었다. 하지만 4쿼터에 하승진과 드션 심스가 골밑을 다시 장악하고 전태풍이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며 96-91로 이겨 3연패에서 벗어났다. 전태풍은 26득점, 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심스는 32득점, 17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13분을 뛴 하승진은 5득점, 5리바운드. SK는 14승 22패를 기록해 이날 인삼공사에 패한 LG와 공동 7위가 됐다. 6위 모비스와의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로드니 화이트가 33점을 터뜨린 인삼공사는 창원에서 LG를 84-76으로 누르고 선두 동부와의 승차를 3경기로 줄였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LG와의 맞대결에서 4전 전승으로 천적 관계를 유지했다. ‘고춧가루 부대’로 떠오른 9위 오리온스는 2009년 12월 이후 12번 맞붙어 모두 패했던 3위 KT를 25개월 만에 84-72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최근 오리온스는 인삼공사, KCC를 물리친 데 이어 상위권 팀을 물리치며 순위 싸움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KT는 5연승을 마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