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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스데이(최후의 날)’라는 별명을 가진 핵 어뢰를 장착한 러시아 최첨단 스텔스 핵잠수함 ‘벨고로드(Belgorod)’가 러시아 백해 기지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고 4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 이스라엘 내셔널뉴스 등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벨고로드의 핵 어뢰가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해안 도시 전체를 날려버릴 위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를 향해 핵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 세계 최대-최강 잠수함, 행방 묘연이날 외신은 세계 최대, 최강 잠수함인 벨고로드가 기지에서 사라져 어딘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벨고로드는 7월까지 러시아 북서해안 백해(White Sea)에 정박해 있다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 나토는 벨고로드의 종적이 묘연해지자 보고서를 통해 만일의 사태를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벨고로드가 북극해로 향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벨고로드는 러시아가 보유한 ‘슈퍼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만약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핵전쟁이 벌어지고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가장 유력한 것이 벨고로드를 사용한 핵 공격이다. 핵잠수함의 특성 상 장기간 해저에 은신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본토가 피해를 입더라도 바다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벨고로드의 위력은 현존 최강 잠수함 급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92년 건조를 시작해 수정, 재건조를 거쳐 2018년 완성 및 테스트를 마쳤다. 길이 184m로 미국 최강 잠수함인 오하이오급(171m)보다 13m 더 길다. 지난달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332.8m)의 절반을 넘어서는 크기다. 최대 120일 간 연속으로 심해 작전이 가능하다. 벨고로드는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에서 따온 명칭이다.○ "美 해안 도시 쓸어버릴 위력" 전문가들 경고 서방이 우려하는 것은 이 잠수함이 탑재한 무기다. 벨고로드는 ‘포세이돈’이라고 불리는 100Mt(메가톤)급 전략 핵 어뢰를 최대 6~8기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뢰는 길이 20m, 높이 2m로 현존하는 어뢰 중 가장 크다. 일반 중어뢰(길이 6m, 무게 2 t(톤))의 3배가 넘는다. 미국 CNN은 “헤비급 어뢰의 30배 크기”라고 전했다. 포세이돈이 수중에서 터지면 500m 높이의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켜 연안을 휩쓴다. 해군 기지 인근에서 터질 경우 항공모함, 군함은 물론 해군 기지 자체와 인근 마을, 지역까지 모조리 파괴된다. 주변 지역은 방사능에 오염돼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한다. 은퇴한 러시아 장교이자 군사전문가인 콘스탄틴 시브코프는 “미국 산업의 90%와 인구의 80%가 집중된 미국 동부, 서부 해안을 모두 쓸어버릴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벨고로드와 포세이돈의 위력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 잠수함 전문가 H. I. 서튼은 3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 거대한 핵 어뢰는 세계 역사상 유일무이하다”고 평가했다. 또 “포세이돈은 인공위성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도 요격할 수 없다”며 “느리게 다가오지만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무기로 러시아와 서방 양쪽 모두의 해군 계획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11월 크리스토퍼 포드 당시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 차관보는 포세이돈을 가리켜 “미국 해안 도시를 방사능 쓰나미로 덮어버릴 계획으로 설계된 무기”라고 우려했다. 올 4월 미국의회조사국(CRS)도 포세이돈이 “러시아가 핵 공격을 받을 경우 반격하기 위해 설계된 보복 무기”라고 분석했다. ○ 러 잠수함, 과거에도 美 영해서 비밀 작전 벨로고르 개발 및 배치는 러시아의 일급 비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월 8일 직접 벨고로드의 해군 인도 소식을 발표하며 “조용하고 기동성이 좋다. 항공모함 전단, 해안 해군 기지, 기반시설 등의 목표물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군사전문가이자 ‘푸틴의 플레이북(작전계획)’ 저자인 레베카 코플러는 “러시아 잠수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텔스 능력을 보유했고 과거에 미국 영해에도 들키지 않고 진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러 잠수함은 수 주 동안 미군에 탐지되지 않고 작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러 잠수함이 미국 영해에서 작전을 이미 다 마치고 빠져나갈 때 쯤 미 해군에 탐지된 적도 있었다. 코플러는 “당시 미 해군 정보국 장교들은 장군에게 심하게 질책 당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벨고로드를 이용한 핵무기 공격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7년은 돼야 포세이돈이 완전히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일 인도네시아의 한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안방 팀의 패배에 흥분한 관중이 경기장에서 난동을 부리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벌어져 최소 125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쳤다. 1964년 남미 페루 리마 축구장에서 328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사망자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인명 피해가 많은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망자 중에는 5세 어린이도 포함됐으며 경찰관도 2명 숨졌다.○ 팬 난동→최루탄 진압→관중 출입구 몰려 참사AP통신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경 동부 자와주(州) 말랑시의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안방 팀 ‘아레마FC’와 방문 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가 열렸다. 두 팀은 자와 지역의 양대 라이벌이며 이날 경기장에는 수용 인원보다 4000명이나 많은 4만2000명이 입장한 상태였다. 경찰 또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아레마FC는 안방 팬들의 응원에도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초로 안방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격분한 아레마FC 열성 팬 약 3000명은 오후 10시경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놀란 페르세바야 선수들은 서둘러 경기장을 나가 경찰의 무장 장갑차 안으로 대피했지만 걸어 나오던 아레마FC 선수단과 일부 경찰은 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했다. 일부 관중은 주변의 경찰차를 부수고 불태웠다. 경찰은 이들을 향해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여기저기서 최루탄이 터지자 관중들은 앞다퉈 출구를 향해 달렸다. 관중 대부분은 경기장 10번 출구로 향했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와주 경찰청장은 “사람들이 출구 한 곳으로 달려갔고 그곳에 점점 사람들이 많아졌다. 산소도 부족해졌다”고 했다. 서로 밟고 밟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질식해 숨지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속출했다. 한 생존자는 “많은 이들이 발밑에서 짓밟혔고, 최루탄 연기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영상들에는 어린 딸을 품에 안고 뛰는 남성, 경기장 난간을 기어오르는 관중, 그라운드에 방치된 시신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이 담겼다. 자와주 부지사는 사망자가 174명(2일 기준)이라고 발표했으나 몇 시간 뒤 수사당국이 “일부 사망자가 중복 집계됐다”며 125명으로 정정했다.○ ‘최루탄 남용’ 과잉 진압 논란일각에선 축구팬들의 난동에 최루탄까지 쏘며 대응한 경찰의 과격 진압이 참사의 발단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단체 ‘인도네시아 경찰감시단(IPW)’은 2일 페르리 히다야트 말랑 경찰서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소속 운동가 베로니카 코만 씨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전부터 최루탄을 과도하게 써 왔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의 과도한 응원 행태 또한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축구팬들이 인도네시아어로 ‘죽을 때까지’를 뜻하는 ‘삼파이 마티’란 용어를 쓰며 경기장에서 폭력적인 행태를 자주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1부 리그 일정을 일주일간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일 “향후 축구 경기에 관중 입장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인도네시아의 한 축구장에서 1일(현지 시간) 홈팀 경기의 패배에 흥분한 팬들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한 무장 경찰과 충돌한 끝에 대규모 압사 사고가 벌어져 최소 174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쳤다. 1964년 중남미 페루 리마 축구장에서 328명이 숨진 사건 이후 사망자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인명 피해가 많은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희생자 중에는 경찰도 포함됐으며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1부리그 일정을 1주일간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 역시 2일 “향후 축구 경기에 관중 입장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팬 난동→최루탄 진압→관중 출입구 몰려 참사 AP통신 등에 따르면 1일 동부 자바주(州) 말랑리젠시의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홈팀 ‘아르마FC’가 원정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가 열렸다. 두 팀은 자바 지역의 양대 라이벌이며 이날 경기장에는 이미 수용 인원보다 4000명이나 많은 4만2000명이 입장한 상태였다. 경찰 또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다. 아르마FC는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초로 홈경기에서 2대 3으로 패했다. 격분한 아르마FC 열성팬 약 3000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놀란 페르세바야 선수들은 서둘러 경기장을 나가 경찰의 무장 장갑차 안으로 대피했지만, 천천히 걸어 나오던 아르마FC 선수단과 일부 경찰은 관중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했다. 관중들은 주변의 경찰차도 부쉈다. 결국 무장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 작전을 시작하자 경기장에 난입한 열성팬과 일반 관중들이 모두 놀라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관중들이 서로 밟고 밟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경기장에서만 최소 34명이 질식사로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들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살아나지 못했다. 경찰 또한 2명 숨졌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어린 딸을 품에 안고 황급히 뛰는 아버지, 살기 위해 경기장 난간을 기어 올라가는 관중, 그라운드에 방치된 시신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불 탄 경찰차들이 뒤집힌 채 경기장 여기 저기 방치된 사진도 공개됐다.● 최루탄 과잉진압 논란 일각에서는 축구팬 난동에 최루탄까지 쏘며 대응한 경찰의 과격 진압이 참사의 발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 ‘인도네시아 경찰감시단(IPW)’은 2일 페르리 히다야트 말랑 경찰서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소속 운동가 베로니카 코만 씨는 “경찰의 최루탄 남용은 불법이고 고문”이라며 위도도 정권이 이전부터 최루탄을 과도하게 써 왔다고 지적했다.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으로 물병을 던지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당국이 경기장 내 물병 반입을 금지하는 바람에 관중들이 최루가스를 씻어내지 못해 더 큰 고통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축구팬의 과도한 응원 행태 또한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축구팬들이 인도네시아어로 ‘죽을 때까지’를 뜻하는 “삼파이 마티”란 용어를 자주 쓰며 폭력 사태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역대 축구 관련 참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64년 페루 리마에서는 페루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이 끝난 뒤 관중이 난입해 328명이 숨졌다. 1969년 중남미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가 이민자 문제로 갈등을 벌이던 중 월드컵 예선전에서 온두라스가 패하자 쌓인 앙금이 폭발해 전쟁으로 이어졌고 약 3000명이 희생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네튠그리 마을에는 군 입영센터로 가는 버스가 서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한 러시아 남성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버스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버스 앞으로 뛰어와 까치발을 한 채로 그와 긴 포옹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러시아 전역에서 징집 절차가 시작됐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연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게 된 러시아인들은 ‘생이별’ 위기에 놓였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입영을 앞두고 가족들과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쉼 없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는 한 공터에 몰려 있던 시민 수십 명이 이제 막 출발하는 버스 10여 대와 군용 트럭을 향해 울음을 터뜨렸다. 한 여성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통곡했다. 같은 날 러시아 벨고로드주 스타리 오스콜 지역에서는 한 여자 어린이가 동원령에 소집돼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를 향해 “아빠 안녕. 꼭 돌아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을 택한 이들도 이별의 슬픔에 잠겼다. 러시아 예비역 상사 올레크(29)는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이 떨어지자마자 만삭인 아내를 남겨두고 카자흐스탄 국경으로 향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출산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푸틴이 나를 전쟁터로 몰아 살인자로 만들게 놔둘 순 없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징집된 장병 수는 1만 명에 달했다. 전국적 징집이 시작된 이날 러시아군은 가을까지 여성을 포함한 12만 명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동원 대상이 아닌 군 경험이 없는 남성과 학생들까지 당국으로부터 동원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고 전했다.러, 반전시위 체포 학생도 징집… 탈출 돕는 웹사이트 150만명 몰려 러 전역서 징집 생이별軍경력 없는 사람-여성도 대상…장병 수송 위해 스쿨버스까지 차출일각 “30만 아닌 100만 이를듯”시민들 “전쟁 아닌 정치에 동원돼”… 모병소 방화 추정 불길 치솟기도 “정부 관계자들이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남성과 여성을 따로 분리한 뒤 나를 포함한 남성들에게 소집 요구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다고 했어요.” 22일 모스크바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스크바 대학생 안드레이 샤슈코프(18)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도 당국자들이 반전 시위를 하다 구금된 시위대를 상대로 소집 요구서를 건네며 징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된 현직 기자도 소집 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경력 관계없이 무차별 징집”러시아가 대대적인 징병에 착수하면서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시베리아 국경 지역 주민 등 약 1만 명이 하루 사이 전쟁터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WSJ는 이날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징집 통지서가 발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복무 경험이 없거나 대학생일 경우 동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러시아 정부의 방침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징집 요구서가 날아들고 있다는 것. 러시아 변호사 그리고리 바이판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군 복무 경험이 없는데도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며 “전쟁이 처음 터졌을 때와 똑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W)에 “소집 대상도 아니고 아직 소집 요구서를 받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모를 두려움 때문에 러시아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러시아 내 인권단체 대표인 세르게이 크리벤코는 모스크바타임스에 “통상 하루에 50건 정도 문의가 오는데 동원령 선포 이후 이틀간 동원령 관련 문의전화가 1만4000통 넘게 몰렸다”고 했다. 러시아는 구체적인 동원 기준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혼란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침랸스키 러시아군 총참모부 국장은 이날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35세 이하 예비군 등이 동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1급 장애가 있는 예비군, 16세 이하 자녀를 4명 이상 뒀거나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이들 중 35세가 넘은 예비군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52세 남성이나 자녀를 5명 둔 남성도 징집 통지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총동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실제 전쟁에 동원되는 예비군은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30만 명을 훨씬 넘어서는 1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0만 명 징집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전쟁이 아니라 정치에 동원된 것”한 남성은 군 모집소 관계자를 향해 “2차 대전 당시 동원령은 진짜 전쟁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 동원령은 오직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모집소 관계자가 “동원령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하자 이 남성은 “도대체 누구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톨리야티 지역 군인 모집소에는 방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기도 했다. 물자도 총동원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동부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징집 장병을 수송하기 위해 스쿨버스까지 동원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교사들이 소집 요구서를 돌리는 데 동원돼 집집마다 방문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도 ‘생이별’에 슬퍼하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자유 세계로의 인도(Guide to the free World)’ 대표 노바놉스카야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동원령 이후 하루 동안 150만 명이 단체 웹사이트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징집 대상자이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러시아를 빠져나오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3일(이하 현지 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는 반도체, 배터리 핵심 소재 광물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이었다. 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캐나다 기업 및 정부 기관 간 4건의 핵심 광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소재의 ‘탈중국화’를 위해 잰걸음을 걷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한-캐나다 정상회담, 핵심 의제는 ‘광물자원 협력’이날 오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배터리 원자재가 풍부한 광물 수출 국가다. 한-캐나다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광물자원 분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정상회담에 앞서 현지 브리핑에서 “배터리 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핵심 광물 아니겠느냐”면서 “핵심 광물 공급원 가운데 캐나다가 굉장히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상 간의 회담에서 그 부분의 협력에 대한 말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6월 미국 주도로 결성된 MSP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반도체에 쓰이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다자 협력 구상이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MSP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국내 배터리 업계, 소재 ‘탈중국’ 잰걸음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탈중국화’와 공급망 다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배터리 원재료 제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에 대한 음극재 의존도는 85.3%, 반제품 78.2%, 양극재 72.5% 등이었다. 미국이 발효한 IRA에 따르면 내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현지 전기차 보조금 대상이 된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외 국가에서 핵심 소재를 확보해야 하는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캐나다 광물업체인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레이크와 각각 MOU를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 발효 이후 북미 지역 내 배터리 핵심 연료를 채굴·가공하는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광해광업공단도 캐나다 천연자원부와 핵심 광물 관련 정보 교류 및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서 20일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와 관련한 민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외에도 잠비아가 태양광과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밴쿠버·오타와=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을 향해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망명을 신청하면 보호해 주겠다”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타크스차이퉁(FAS)과의 인터뷰에서 “위협받는 (러시아) 탈영병들은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다. 푸틴 정권에 용감하게 대항해 위험에 처한 이들은 독일에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 부슈만 독일 법무장관도 “푸틴의 길을 증오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라면 환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도 “그들은 EU에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 EU 회원국들은 이에 대한 공통된 접근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 내부의 반전(反戰) 여론을 고취시키고 푸틴의 전쟁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EU 외교장관들은 21일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몇 시간 뒤 긴급회의를 열고 8차 대러 제재 패키지 준비에 착수했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 경제 주요 분야, 전쟁에 책임 있는 개인이 제재 대상이 될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추가 무기를 지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는 23일부터 러시아와의 합병 여부를 묻는 투표가 강행됐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에서는 23일 오전 8시부터 합병 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 군 당국과 친(親)러 정권은 4일간 ‘방문 투표’를 실시한 뒤 27일 하루만 현장 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인들이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대놓고 “러시아에 편입되는 것을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고 묻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운 방식이다. 앞서 20일 미국 백악관은 이 같은 투표가 “우크라이나 주권을 침해하는 사기 투표”라고 비판하며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가짜 투표”라고 비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런 발상 자체가 냉소주의의 극치”라고 꼬집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동부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시 네튠그리 마을에는 군 입영센터로 가는 버스가 서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권 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한 러시아 남성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버스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버스 앞으로 뛰어와 까치발을 한 채로 그와 긴 포옹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러시아 전역에서 징집 절차가 시작됐다. 하루 아침에 가족과 연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게 된 러시아인들은 ‘생이별’ 위기에 놓였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입영을 앞두고 가족들과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쉼 없이 올라왔다. 전날 저녁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에서는 한 공터에 몰려 있던 시민 수십 명이 이제 막 출발하는 버스 10여 대와 군용 트럭을 향해 울음을 터뜨렸다. 한 여성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듯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통곡했다. 같은 날 러시아 벨고로드주(州) 스타리 오스콜 지역에서는 한 여자 어린이가 동원령에 소집돼 전쟁터로 떠나는 아빠를 향해 “아빠 안녕. 꼭 돌아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탈출을 택한 이들도 이별의 슬픔에 잠겼다. 러시아 예비역 상사 올렉(29)은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이 떨어지자마자 만삭인 아내를 남겨두고 카자스흐탄 국경으로 향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출산일)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푸틴이 나를 전쟁터로 몰아 살인자로 만들게 둘 순 없다”고 했다. 전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동원 대상은 아니지만 징집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일단 혼자 먼저 비행기를 탔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크바타임즈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징집된 장병 숫자는 1만 명에 달했다. 전국적 징집이 시작된 이날 러시아군은 가을까지 여성을 포함한 12만 명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즈는 “동원 대상이 아닌 군 경험이 없는 남성과 학생들까지 당국으로부터 동원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무차별적으로 날아드는 ‘징집 요구서’… ‘총동원 공포’ 확산“정부 관계자들이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남성과 여성을 따로 분리한 뒤 나를 포함한 남성들에게 소집 요구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다고 했어요.” 22일 모스크바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힌 모스크바 대학생 안드레이 샤스코프(18)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도 당국자들이 반전 시위를 하다 구금된 시위대를 상대로 소집 요구서를 건네며 징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된 현직 기자도 소집 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경력 관계없이 무차별 징집”러시아가 대대적인 징병에 착수하면서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시베리아 국경 지역 주민 등 약 1만 명이 하루 사이 전쟁터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WSJ은 이날 연령과 직업에 관계없이 징집 통지서가 발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복무 경험이 없거나 대학생일 경우 동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러시아 정부의 방침과 달리 무차별적으로 징집 요구서가 날아들고 있다는 것. 러시아 변호사 그리고리 바이판은 이날 뉴욕타임즈(NYT)에 “군 복무 경험이 없는데도 소집 요구서를 받았다”며 “전쟁이 처음 터졌을 때와 똑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한 17세 러시아 남성은 독일 언론 DW에 “소집 대상도 아니고 아직 소집 요구서를 받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모를 두려움 때문에 러시아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러시아 내 인권단체 대표인 세르게이 크리펜코는 모스크바타임즈에 “통상 하루에 50건 정도 문의가 오는데 동원령 선포 이후 이틀 간 동원령 관련 문의전화가 1만4000통 넘게 몰렸다”고 했다. 러시아는 구체적인 동원 기준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혼란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침랸스키 러시아군 총참모부 국장은 이날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35세 이하 예비군 등이 동원 대상”이라고 밝혔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1급 장애가 있는 예비군, 16세 이하 자녀를 4명 이상 뒀거나 병사 및 부사관으로 전역한 이들 중 35세가 넘는 예비군도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52세 남성이나 자녀를 5명 둔 남성도 징집 통지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총동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실제 전쟁에 동원되는 예비군은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30만 명을 훨씬 넘어서는 1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0만 명 징집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전쟁이 아니라 정치에 동원된 것”한 남성은 군 모집소 관계자를 향해 “2차 대전 당시 동원령은 진짜 전쟁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 동원령은 오직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쳤다. 모집소 관계자가 “동원령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하자 이 남성은 “도대체 누구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냐”며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톨리야티 지역 군인 모집소에는 방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기도 했다. 물자도 총동원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동부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징집 장병을 수송하기 위해 스쿨버스까지 동원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교사들이 소집 요구서를 돌리는데 동원돼 집집마다 방문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도 ‘생이별’에 슬퍼하고 있다. 이들의 탈출을 돕는 비정부기구(NGO) ‘자유세계로의 인도(Guide to the free World)’대표 노바노프스카야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동원령 이후 하루 동안 150만 명이 단체 웹사이트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징집 대상자이거나 막연한 두려움에 러시아를 빠져나온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을 향해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망명을 신청하면 보호해 주겠다”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 신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FAS)과의 인터뷰에서 “위협 받는 (러시아) 탈영병들은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다. 푸틴 정권에 용감하게 대항해 위험에 처한 이들은 독일에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도 “푸틴의 길을 증오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라면 환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도 “그들은 EU에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 EU 회원국들은 이에 대한 공통된 접근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 내부의 반전(反戰) 여론을 고취시키고 푸틴의 전쟁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EU 외무장관들은 21일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몇 시간 뒤 긴급회의를 열고 8차 대러 제재 패키지 준비에 착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 경제 주요 분야, 전쟁에 책임 있는 개인이 제재 대상이 될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추가 무기를 지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는 23일부터 러시아와의 합병 여부를 묻는 투표가 강행됐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에서는 23일 오전 8시부터 합병 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 군 당국과 친(親)러 정권은 4일간 ‘방문 투표’를 실시한 뒤 27일 하루만 현장 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인들이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대놓고 “러시아에 편입되는 것을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고 묻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운 방식이다. 앞서 20일 미국 백악관은 이 같은 투표가 “우크라이나 주권을 침해하는 사기 투표”라고 비판하며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가짜 투표”라고 비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런 발상 자체가 냉소주의의 극치”라고 꼬집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2번째 민간 우주비행에 최초의 아랍 여성 우주비행사가 탑승할 예정이라고 22일(현지 시간) 영국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해당 비행사는 동시에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가는 최초의 아랍인 우주비행사”라고 덧붙였다. ‘액슘(Axiom)’으로 불리는 이번 우주비행 프로젝트는 내년 초에 실시될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 프로젝트에 사우디아라비아 우주비행사 2명과 미국 우주비행사 1명이 탑승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 비행사 중 1명은 여성, 1명은 남성이며 나머지 미국 비행사도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까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자동차 운전면허 취득을 금지했을 정도로 여성의 권리가 제한된 국가로 알려져있다. 비행사들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들의 탑승 여부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신원을 비공개 해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21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예비군 30만 명이 징집될 예정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핵무기로 위협하며 모든 선을 넘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서방을 상대로 사실상 확전을 선언한 것이다. 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 보전을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 발표 직후 예비군 30만 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3월만 해도 예비군 동원령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푸틴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핵 협박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영토 보전이 위협받으면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단지 허풍이 아니다”라고 했다.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은 바람이 그들을 향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의 가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곳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 시행을 결정한 것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푸틴의 핵공격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나약함과 실패를 의미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통신에 “전쟁과 악화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서방에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푸틴, 핵 들고 확전 선언 “모든 수단 쓸것”… 동원령 직후 러선 출국 항공편 구입 러시 러 예비군 30만 동원령EU “절망한 푸틴, 위험한 핵 게임”교황 “미친 짓”… 中 “대화로 휴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핵공격을 위협하며 사실상 확전 선언을 하기 하루 전인 20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 행정부 4곳은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동부의 가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4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대반격을 통해 일부 러시아 점령지를 수복하며 진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이곳들의 주민투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러시아 영토가 위협받으면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허풍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배경이 주목된다. 주민투표로 해당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병합한 뒤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영토 위협”이라며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수세에 몰릴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러시아를 겨냥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하면서 “핵무기 협박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며 서방의 핵위협을 핑계로 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미 CNN은 “러시아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20일 뉴욕에서 시작된 유엔총회에서 서방 정상들이 잇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화상으로 진행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발표했다”고 했다. 서방은 비판과 우려를 내놓았다. 질리언 키건 영국 외교부 장관은 “상황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통제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이 절망을 드러냈다. 매우 위험한 핵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주변국은 긴장 속에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러시아와 갈등 중인 리투아니아는 신속대응군 경계를 상향했다. 핀란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화를 통한 휴전”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에 “미친 짓”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에 러시아 내부에서도 동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직후부터 러시아에서 출국하는 편도 항공편이 급속도로 팔려 나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동원령 대상자인 젊은 러시아 남성들이 출국이 금지될 것을 우려해 서둘러 항공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할리우스 스타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대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을 깜짝 방문했다고 20일(현지 시간) PTV를 비롯한 파키스탄 언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6월부터 약 3개월간 폭우가 내려 1500명 넘게 숨졌다. 졸리는 이날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州) 카라치 공항에 도착해 헬기를 타고 홍수 피해 지역 다두로 이동해 카이르 무하마드 무기리 마을 이재민 구호 캠프를 찾았다. 대홍수로 파키스탄은 국토 3분의 1이 잠겼고 사망자 1559명, 이재민 약 3300만 명이 나왔다. 신드주에서만 692명이 숨졌다. 졸리는 캠프에 머무는 여성, 어린이들을 만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후 보트를 타고 다른 홍수 피해 지역도 방문한 뒤 파키스탄군(軍)과 지역 당국 관계자들에게 피해 상황을 들었다. 이날 방문을 주선한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졸리가 수재민을 직접 살펴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방문했다. 세계가 파키스탄 홍수 피해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행동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양한 국제 구호활동에 참여하며 인권운동가로도 활동하는 졸리는 2010년에도 파키스탄 홍수 피해 현장을 찾아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할 조짐을 보여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 씨티그룹은 “중국 민간 개발기업(POE)뿐 아니라 국영 기업(SOE)도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에 자금을 융통한 중국 은행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체 침체로 이어질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30∼40%인 남미 국가와 미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이 (중국발) 공급망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中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 규모 3075조 원”씨티그룹은 올 상반기(1∼6월) 중국 부동산 대출 규모를 7조6000억 달러(약 1경566조 원)로 추산하면서 이 중 29.1%가 부실채권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규모만 약 3075조 원인 셈이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집값이 뛰자 부동산 시장도 급성장했다. 건설사는 앞다퉈 은행에서 돈을 빌려 건물을 올렸다. 집값 폭등이 양극화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5년여 전부터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내세워 대출을 조이며 부동산 시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자 사업을 확장하던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버티지 못했다. 그 여파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와 미분양 주택이 넘쳐났다. 20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119개 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말자”는 부동산 대출 상환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행에서 돈은 빌려 집을 샀지만 집이 다 지어질 때까지 은행 빚을 갚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들은 건설사와 분양받은 사람 모두에게서 대출금을 떼일 상황에 놓였다. 씨티그룹은 “52조 달러(약 7경2280조 원) 규모 중국 은행 산업에 부실채권이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실채권(NPL) 비율은 보고된 것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중국 은행들이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이 사상 최악의 ‘부동산 거품 붕괴’ 전쟁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공산당 지도부, 세계 경제 모두에 위험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홍콩 인재도 이탈… “美-남미까지 여파 가능”경제 및 금융 인력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최근 해외 근무 중인 인력을 불러들이기 위해 금융사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해외근무가 퍼질 때 파견됐던 인력이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원, 펀드매니저들은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인 방역 정책, 민주화 탄압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3년간 홍콩 경제는 초토화됐다”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9일 “중국 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총수출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칠레를 비롯한 남미 국가가 중국 경제 위기 여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페루도 수출 30%가량을 중국에 의존한다. BoA는 “중국 위기로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 완화라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상품 수입에 문제가 생기면 공급망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20차 공산당 대회도 중국 경제를 반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번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침체 위기에 대한 세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5년 만에 열리는 (10월) 당 대회도 침체된 중국 증시를 반등시키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대형은행 씨티그룹은 “중국 국영 부동산 개발사들도 디폴트(파산)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가 수렁에 빠지면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라틴아메리카로 위기가 전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中 경제 곳곳 경고음… “부동산 부실 확산”19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와 부동산 침체로 압박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극단적인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공장 가동도 중단시키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성공’이라는 성과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3연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경제에 미치고 있다.골드만삭스는 다음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대회도 중국 증시를 반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정치 이벤트가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오곤 했지만 이번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하는 MSCI 세계 주가지수에서도 중국 증권시장 지수는 올 6월 정점을 찍은 후 최근 20% 가량 하락했다. 과거 당 대회 때는 개막 전 한 달간 2% 안팎 수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번 달에만 하락률이 8%였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부동산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내년 2분기(4~6월)까지 고수할 것으로 전망했다.●씨티그룹 “中 국영기업도 파산 위기”씨티그룹은 “중국 부동산업 전반에 부실이 퍼져 국가가 지원하는 국영 개발사들도 채무 불이행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1~6월) 중국 내 전체 부동산 대출 중 29.1%가 부실 채권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24.3%)보다 부실 채권 비중이 커졌다. 중국 부동산 기업은 호황기에 앞다퉈 아파트 빌딩을 비롯한 건물을 올렸지만 최근 경기 침체 위기가 도래하며 분양에 실패하자 자금 위기에 몰렸다. 씨티그룹은 “민간 기업(POE) 디폴트 파급효과가 국영 기업(SOE) 자금 조달 어려움과 디폴트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기업에 돈을 빌려준 중국 은행도 부실 대출 위험에 직면했다. 중국 은행 부동산 대출 규모는 53조 위안(1경 564조 원)으로 추산된다.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올 초부터 중국 ‘부동산 대출 상환 거부 운동’ 때문에 최악의 경우 은행이 3500억 달러(487조 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은행은 “중국 은행이 보유한 ‘상환 불가능 채권 비율(NPL)’이 공식 보고된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미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부동산 부문 부실 대출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고 밝혔다.●해외 금융 인력 “홍콩 안 돌아간다”인재 이탈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시(市) 당국은 해외에서 근무 중인 경제 및 금융 관련 인력을 홍콩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최근 금융사들과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3년간 엄격한 방역조치 이후 홍콩 경제가 초토화되고 인재 이탈이 가속화된 가운데 홍콩시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 위상을 되찾길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금융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인력은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나 해외 근무가 장려되자 해외로 나간 은행원이나 펀드매니저 들이다. 하지만 최근 상당수가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사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인 봉쇄 위주 방역 정책, 홍콩 민주화 탄압,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중국발 위기, 라틴아메리카 전파 가능성중국 위기는 다른 국가 위기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미 경제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는 19일 “중국 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비지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칠레는 총 수출 40%를 중국에 의존한다. 브라질 페루도 각각 수출 30%씩을 중국에 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이 국가들 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게 되고 이는 무역수지 악화, 국가재정 위기로 도미노처럼 이어지게 된다.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경제 침체 영향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국가마다 희비가 갈리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BoA는 중국 성장 둔화가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 완화에는 도움이 된 반면 라틴아메리카 수출에는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중국 경제 악화 상황이 장기화하면 미국 역시 중국발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BoA는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각종 상품, 재화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은 공급망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스라엘 국립공원에서 3300년 전 시신과 유물이 매장된 동굴이 발견됐다. 인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농부가 올리브나무를 심다가 1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비잔틴 유적을 발견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에 따르면 18일 이스라엘 중부 팔마힘 국립공원에서 2.5m 깊이의 고대 인공 동굴이 발견됐다. 작업하던 인부들이 옮긴 바위 중 하나가 동굴 천장이었다. 이 동굴에서는 붉은 토기, 주전자, 청동화살촉 같은 유물 수십 점이 나왔다. 상태가 온전한 유골도 최소 한 구 발견됐다. 망자(亡者)를 묻으면서 사후세계를 준비하는 부장품을 함께 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유물들은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 람세스 2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 야나이 IAA 박사는 “유물들은 3300년간 누구의 손도 닿지 않았다. 청동기 후기 매장 관습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농부 살만 알 나바힌 씨가 나무를 심으려고 땅을 파다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화(畵)를 발견했다. 화려한 색으로 새를 비롯한 동물을 묘사한 모자이크화는 보존 상태가 양호했다. 동로마제국 시대(395∼1453)로 불리는 비잔틴 시대는 건축과 모자이크가 유명했다. 대성당 대저택 등에 돌이나 유리로 모자이크화를 그려 넣었다. 나바힌 씨는 “모자이크화를 발견한 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비잔틴 시대 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고고학자 르네 엘테르는 “역대 가자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아름다운 모자이크화다. 이같이 정교한 모자이크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일(현지 시간)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國葬)에는 전례 없는 치안 및 의전 인력이 동원됐다. 영국 정부는 여왕 장례식을 ‘런던브리지 작전’으로 부르며 혹시 모를 테러와 범죄를 막기 위해 역사상 최다 치안 보안 경호인력을 투입했다. 약 100만 명이 운집한 이날 장례식에는 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경찰이 동원됐다. 스튜어트 컨디 런던 경찰청 부국장은 “200년 영국 경찰 역사상 최대 치안 작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런던 중심부에 총연장 36km의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여왕의 관 운구 행렬에는 병력 4000명이 동원됐다. 미국 폭스비즈니스는 이번 장례식에 총 23억 파운드(약 3조6482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세인트존 앰뷸런스협회는 의료 지원에 자원봉사자와 직원 1000명을 24시간 투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모인 만큼 영국 외교부도 전례 없는 의전을 동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입된 의전 공무원만 300명이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1960년에 계획이 수립된 이번 작전과 관련해 올 4월 열린 검토회의에서 성직자, 경찰, 군인을 비롯해 280여 명이 모여 여왕 서거 이후 애도 기간과 장례식 날까지 10여 일간 일어날 일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9일(현지 시간)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國葬)에는 전례 없는 치안 및 의전 인력이 동원됐다. 영국 정부는 여왕 장례식을 ‘런던브리지 작전’으로 부르며 혹시 모를 테러와 범죄를 막기 위해 역사상 최다 치안 보안 경호 인력을 투입했다. 약 100만 명이 운집한 이날 장례식에는 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경찰이 동원됐다. 스튜어트 컨디 런던 경찰청 부국장은 “200년 영국 경찰 역사상 최대 치안 작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런던 중심부에 총연장 36km의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미국 폭스비지니스는 이번 장례식에 총 23억 파운드(약 3조6482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세인트존 앰뷸런스협회는 의료 지원에 자원봉사자와 직원 1000명을 24시간 투입했다. 런던 소방대는 교통 요지와 식당 상점 등에서 화재 및 안전 검사를 하루 160건 이상 진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모인 만큼 영국 외교부도 전례 없는 의전을 동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입된 의전 공무원만 300명이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1960년에 계획이 수립된 이번 작전과 관련해 올 4월 열린 검토회의에서 성직자 경찰 군인을 비롯해 280여 명이 모여 여왕 서거 이후 애도 기간과 장례식 날까지 10여 일간 일어날 일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62년 전 수립된 이 작전 계획은 매년 2, 3번씩 실제 적용 방안을 검토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3개국 5박 7일 순방길에 올랐다. 취임 이후 두 번째 해외 방문이자 첫 순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와 오타와를 차례로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환송을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는 것과 관련해 “과하다 싶을 정도까지 엄중하게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저녁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찰스 3세가 주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한다. 1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당일 저녁 미국 뉴욕으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0, 21일엔 한미·한일 정상회담도 추진된다. 19일 열리는 여왕의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루히토 일왕,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정상 및 최고위급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 밖의 주요 인사까지 포함하면 고위급 인사만 2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2인자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참석한다. 앞서 린지 호일 영국 하원의장은 16일 중국 대표단의 여왕의 관 참배를 거부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 문제를 비판하는 영국 의원 7명을 제재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17일 “영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왕 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특별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손님을 거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에 영국 정부의 기류가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소나무 숲에서 송진 향기와 시신 썩는 냄새가 뒤섞여 진동했다. 두 손이 묶인 채 팔과 다리가 부러진 시신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5개월여 만에 수복한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도시 이줌에서 러시아군이 점령 기간 저지른 감금, 고문, 살인, 암매장 같은 전쟁범죄 흔적이 쏟아져 나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협조적인 민간인을 고문하기 위한 감옥도 운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까지 이줌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 445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매장된 이들을 향해 재미 삼아 총을 쐈다는 증거가 있다”고 했다. 올 3월 세계를 경악하게 한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대학살’보다 더한 참극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신 발굴지 ‘지옥 방불’… 악취 진동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3월부터 이줌 공습을 시작해 4월 완전 점령한 뒤 다섯 달 만인 지난주 퇴각했다. 이줌 주민들은 “그 기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종됐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줌 외곽 숲에서 시신 집단 매장지를 발견하고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16일 시신 40여 구가 발견된 이후 시신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나무십자가가 꽂힌 땅속에서 발견된 시신 다수는 두 손이 묶여 있거나 목에 밧줄이 감겨 있었다. 대부분 민간인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팔과 다리가 부러진 시신은 고문 흔적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으로 발견된 한 여성의 팔목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현지 주민들은 “일부 시신은 러시아군 공습으로 숨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 남성은 “5월 16일 아내가 거리에서 러시아군 집속탄에 맞아 죽었다”며 울부짖었다. 집속탄은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될 만큼 잔혹한 살상무기다. 이 남성은 숲속 매장지에서 아내의 시신을 찾아냈다. 미국 CNN방송은 “숲에 폭우가 내린 뒤에도 시신 냄새가 씻겨 가질 않았다”고 묘사했다.○ 생존자 “전기고문당해”… 국제사회 분노이줌 생존자들은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고문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3월과 9월 두 차례 러시아군에 끌려간 출판업자 막심 막시모우 씨(50)는 경찰서 지하 구치소에서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막시모우 씨는 “군인들은 나를 ‘우크라이나 스파이’라며 의자에 앉히더니 내 손가락에 악어 이빨 모양의 클립을 채웠다. 그것은 구식 소련군 야전 전화 기계에 연결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병사가 기계 손잡이를 빠르게 돌리면서 고문이 시작됐다. 내 맥박은 미친 듯 뛰었고 눈과 귀가 멀었다. 이후 쓰러졌다”고 말했다. 고문은 40여 분간 이어졌다. 그는 “일부 군인은 자신들이 벨라루스에서 왔다고 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어디에나 죽음을 남긴다. 부차, 마리우폴 그리고 이제 불행히도 이줌. 러시아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 의장국 체코의 얀 리파프스키 외교장관은 17일 “21세기에 민간인에 대한 이 같은 공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스럽다”며 특별 국제사법재판소 설치를 촉구했다. CNN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팀이 가능한 한 빨리 이줌으로 이동할 것이며 전쟁범죄 수사팀도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소나무 숲에서 송진 향기와 시신 썩는 냄새가 뒤섞여 진동했다. 두 손이 묶인 채 팔과 다리가 부러진 시신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5개월여 만에 수복한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도시 이줌에서 러시아군이 점령기간 저지른 감금 고문 살인 암매장 같은 전쟁범죄 흔적이 쏟아져 나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협조적인 민간인을 고문하기 위한 감옥도 운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까지 이줌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 445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올 3월 세계를 경악케 한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대학살’보다 더 한 참극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신 발굴지 ‘지옥 방불’…악취 진동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3월부터 이줌 공습을 시작해 4월 완전 점령한 뒤 다섯 달 만인 지난주 퇴각했다. 이줌 주민들은 “그 기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종됐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줌 외곽 숲에서 시신 집단 매장지를 발견하고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16일 시신 40여 구가 발견된 이후 시신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나무십자가가 꽂힌 땅속에서 발견된 시신 다수는 두 손이 묶여 있거나, 목에 밧줄이 감겨 있었다. 대부분 민간인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팔과 다리가 부러진 시신은 고문 흔적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으로 발견된 한 여성 팔목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현지 주민들은 “일부 시신은 러시아군 공습으로 숨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 남성은 “5월 16일 아내가 거리에서 러시아군 집속탄에 맞아 죽었다”며 울부짖었다. 집속탄은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될 만큼 잔혹한 살상무기다. 이 남성은 숲속 매장지에서 아내 시신을 찾아냈다. 미국 CNN방송은 “숲에 폭우가 내린 뒤에도 시신 냄새가 씻겨가질 않았다”고 묘사했다.● 생존자 “전기고문 당해”… 국제사회 분노이줌 생존자들은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고문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3월과 9월 두 차례 러시아군에 끌려간 출판업자 막심 막시모프 씨(50)는 경찰서 지하 구치소에서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막시모프 씨는 “군인들은 나를 ‘우크라이나 스파이’라며 의자에 앉히더니 내 손가락에 악어 이빨 모양 클립을 채웠다. 그것은 구식 소련군 야전 전화 기계에 연결돼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병사가 기계 손잡이를 빠르게 돌리면서 고문이 시작됐다. 내 맥박은 미친 듯 뛰었고 눈과 귀가 멀었다. 이후 쓰러졌다”고 말했다. 고문은 40여 분 간 이어졌다. 그는 “일부 군인은 자신들이 벨라루스에서 왔다고 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강력히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어디에나 죽음을 남긴다. 부차 마리우폴 그리고 이제 불행히도 이줌. 러시아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 의장국 체코의 얀 리파브스키 외무장관은 17일 “21세기에 민간인에 대한 이 같은 공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혐오스럽다”며 특별 국제사법재판소 설치를 촉구했다. CNN은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CHR) 팀이 가능한 빨리 이줌으로 이동할 것이며 전쟁범죄 수사팀도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전례 없는 규모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흘 간 애도 기간에 영국에서는 각종 사업이 중단되고 의회는 긴급 예산안 처리까지 미뤘다. 애도 기간으로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가게가 문을 닫고 생산 활동도 줄어들 전망이다.이는 영국 국내총생산(GDP)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이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모두 납세자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은행 상점 문 닫고 병원은 수술 연기14일(현지 시간) NYT는 ‘여왕 장례비용은 결국 영국 납세자 부담’이라는 기사에서 장례비용을 분석했다. 이번 장례가 역대급 규모로 치러질 예정인 만큼 비용 소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여왕 장례는 영국 전역에 경제적, 사회적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수천 명이 갑작스러운 장례 때문에 약속을 취소했고 (빈민을 위한) 푸드뱅크는 문을 닫았으며 슈퍼마켓도 영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병원에서는 몇 달 전 이뤄진 진료 예약이 장례 때문에 취소되기도 했다. 많은 병원은 장례식 당일 19일 예정된 수술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렌 셀리스버리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는 “항암 치료나 화학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시민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숙박업소가 장례를 이유로 손님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가수는 “사이클협회는 장례식 기간 아무도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권고했다. 온 나라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영국 최대 소매업체 테스코와 아스다 등은 19일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19일 오후 5시까지 영국 내 모든 매장을 폐점한다고 밝혔다.“안 그래도 어려운데”… 기술적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외신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과 에너지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발생한 여왕 장례식이 영국 경기 침체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16조~17조 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정부는 조만간 정확한 장례비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여왕 장례비용은 1965년 윈스턴 처칠 총리 장례식이나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어머니 장례식보다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하원에 따르면 여왕 어머니 장례식 때는 장례 직접 비용 82만5000파운드(13억 원), 경호 및 보안에 430만 파운드(69억 원)가 들었다. 이번 여왕 장례식과 뒤 이은 찰스 3세 왕 대관식에 드는 직접 비용만 9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가디언도 14일 “영국이 여왕을 애도하기 위해 멈춰서면서 경기 침체 위험이 짙어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여왕 타계 전부터 영국 경제는 취약해져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며 “장례 때문에 공휴일이 늘고 기업이 사업을 일시 중단해 경기 전망은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AXA인베스트먼트 모듀프 아데크벰보 이코노미스트는 “장례 기간 은행이 추가로 쉬면서 영국이 기술적 경기 침체(technical 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기술적 경기 침체란 각종 수치상으로는 경제 침체 상태지만 대규모 실업, 기업 파산 같이 실제 침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숫자상 침체’란 뜻이다."왕실 돈 씀씀이 공개해야" 비판도 영국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물가상승률은 10%를 넘어 최근 40년 이래 가장 빠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다음달부터 평균 가계지출도 80%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인은 ‘식량이냐, 난방이냐’ 선택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2일 "여왕 장례식이 영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 예측된다"고 전했다. 경제컨설팅 기업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사무엘 톰스 영국 담당 수석연구원은 장례식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이달 영국 GDP가 0.2%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영국을 2개 분기 연속 GDP 하락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장례식 때문에 공휴일이 늘어나고 이는 영국 경제 악영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하원 긴급 예산안 논의도 장례식 뒤로 미뤘다. 영국 투자사 AJ 벨 대니 휴슨 애널리스트는 미 CNN방송에 “긴급 예산안 편성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 조지 버클리 연구원은 “런던 꽃집은 환호할 것이고 커피 판매는 치솟겠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부에서는 영국 왕실 돈 씀씀이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왕실이 집행하는 비용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영국 재무부는 왕실에 ‘주권 보조금’이라고 불리는 1억 달러 규모의 돈을 지급한다. 현재 왕실 재산은 28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