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20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를 거쳐 현재 국제부에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살고 죽는 일과 닿아 있는 해외 소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되도록 쉬운 문장으로 진실되게 쓰겠습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4-04-21~2024-05-21
칼럼41%
사회일반33%
기업7%
교육7%
보건3%
국회3%
지방뉴스3%
기타3%
  • 텍사스 총격에 갈린 남매의 생사 “오빠가 성적우수상 받던 날…”

    미국 사회를 슬픔에 빠뜨린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도 언론을 통해 잇달아 전해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건이 벌어진 초교에 재학 중이던 남매의 생사(生死)가 엇갈린 사연을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총격 사건이 벌어진 24일 오전 호세 플로레스(10)와 안드레아 헤레라(9) 남매는 여느 날처럼 함께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4학년에 재학 중인 두 사람은 각자의 교실로 가기 전에 “잘가, 이따 보자”며 약속처럼 작별 인사를 건냈다. 오빠 호세의 교실은 111호, 동생 안드레아는 104호였다. 이것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 경찰이 꿈이었던 호세는 원래 5학년 나이지만 읽기와 수학 과목의 성적이 좋지 못해 1년 유급했다. 때문에 동생과 같은 학년이었다. 호세는 잘 웃고 농구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호세를 ‘베이비 호세’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호세와 안드레아는 남매이지만 서로 성(姓)이 달랐다. 호세의 아버지인 호세 마누엘 플로레스는 스무 살 때 지금의 아내 신시아 헤레라를 만났다. 당시 스물 세 살이었던 헤레라는 딸 안드레아를 혼자 키우고 있던 미혼모였다. 플로레스도 아들 호세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 플로레스는 헤레라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만난지 얼마 뒤 플로레스는 헤레라를 상징하는 문신을 자신의 왼팔 가득히 새겼다.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고 이후 아들 둘을 더 낳았다. 호세와 안드레아는 5살 남동생과 생후 7개월 된 막내를 잘 돌보며 화기애애하게 지냈다. 사남매의 집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이웃들도 남매들을 귀여워했다. 총격 당일, 호세는 부족한 성적을 따라잡기 위해 그간 열심히 공부한 결실로 성적 우수상을 받았다. 그간 부모님은 호세에게 “5학년에 진급하고 경찰이 되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독려했고 호세는 많은 시간을 읽기, 수학 공부에 할애했다. 그 결과 이날 호세는 교실에서 상장을 들고 웃으며 기념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하늘색 티셔츠, 회색 반바지와 조던 농구화, 짧게 깎은 까까머리의 호세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었다. 그의 가슴팍에는 자랑스러운 훈장처럼 성적 우수상이 들려 있었다. 그의 마지막 사진이었다. 몇 시간 뒤, 18살 고교생 샐버도어 라모스가 돌격용 소총을 들고 롭 초교로 들어갔다. 그는 111호, 112호 교실로 가서 총을 난사했다. 111호 교실에 있던 호세는 총을 맞고 숨졌다. 그의 시신을 살핀 의사는 “머리를 포함해 총 세 군데 총을 맞았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 경찰은 마침 사건 당일 찍은 사진에서 호세가 입고 있었던 옷과 시신의 옷이 똑같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04호 교실에 있던 동생 안드레아는 총격 소리를 듣고 창문을 통해 탈출해 살아남았다. 호세의 부모는 아이의 시신을 안치할 ‘작은 관’의 디자인을 직접 결정했다. 호세가 천사의 날개를 달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마치 영화 포스터처럼 관에 그려넣었다. 관에 넣을 유품으로는 호세가 아꼈던 야구배트, 글러브가 결정됐다. 호세가 입을 ‘마지막 옷’은 그가 좋아했던 티셔츠, 농구 유니폼 반바지였다. 아버지 플로레스는 아들을 기리기 위해 집안에 작은 추모 공간을 만들었다. 호세의 아기적 사진, 농구 유니폼, 꽃, 즐겨 먹던 과자, 촛불, 호세가 생모(生母)와 함께 찍었던 사진 등을 놔뒀다. 플로레스는 “아들은 늘 껌처럼 내 옆에 꼭 붙어 다녔다”고 말했다. 호세의 죽음을 전해들은 이웃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호세의 집에 모여들었다.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파란색 옷을 입었다. 파란색은 호세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색깔이다. 가족들의 삶은 완전히 변했다. 호세보다 한 살 어리지만 키는 더 컸던 동생 안드레아는 “오빠가 그립다”고 말했다. 셋째 동생은 큰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날 고열에 시달렸다. 호세가 쓰던 방에는 여전히 호세의 침대와 이불, 인형들이 남아있다. 엄마 헤레라는 “이 집에는 이제 아픈 기억이 너무 많다. 집에 들어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안드레아마저 탈출하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는 두 자녀의 장례식을 치르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충분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의 가족과 이웃들은 다음달 1일 모여 호세의 장례식을 열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31
    • 좋아요
    • 코멘트
  • ‘금값’된 美소고기… 스테이크 햄버거 값 급등 조짐

    미국에서 가뭄과 산불,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이 즐겨 먹는 소고기 스테이크와 햄버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를 키우는 농가들이 치솟는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해 소를 내다 팔면서 사육하는 소가 줄고 있어서다. WSJ는 “소비자는 더 저렴한 돼지고기 닭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소 사육 농가들은 기르던 소를 빠르게 처분하고 있다. 미 서부의 지속적인 가뭄으로 목초지가 바짝 말라버렸고 여기에 산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부족한 목초는 사료를 구입해 충당해야 하지만 인플레와 공급망 문제로 사료 가격도 급등했다. 버지니아주에서 4대째 목장을 하는 제니 앨더슨 씨는 기르던 소 250마리 가운데 75마리를 최근 처분했다. 앨더슨 씨는 “많은 목장주가 빚더미에 올랐고 앞으로 몇 년 안에 파산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는 내년 소고기 생산량이 올해보다 7% 감소할 것이며 소고기 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소고기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올랐다. 미 축산업계는 최근 2년간 호황을 누린 JBS 같은 대형 육가공업체들도 비용 상승 여파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고기가 ‘금값’이 되자 소비자들은 대체 식품을 찾아 나섰다. WSJ는 “더 저렴한 다른 육류나 냉동식품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소고기 판매량 저하로 이어지면서 소 사육 농가에 더 큰 시련을 안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만 언론 “中, 대만 침공 위한 전시 동원령 극비 논의했다”

    대만의 영문 매체 타이완뉴스가 “중국군 지휘관들이 대만 침공을 위한 전시(戰時) 동원령을 논의한 최고 기밀회의 녹음 파일이 온라인에 공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파일에는 중국이 ‘평시(平時)에서 전시’ 체제로 전환할 때 필요한 지침, 각 지방정부에 요구할 병사 및 군수물자,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전쟁 활용 방안 등이 담겼다”며 “중국 1급 비밀 군사회의 내용이 유출된 것은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인도 유력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쟁 준비를 위한 회의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회의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실제 침공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만약을 대비한 회의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대만 언론 “대만 무력 침공 가정 회의” 주장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반(反)중국 성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루더미디어는 57분 분량의 중국 광둥성 당위원회 상무위원회 회의 녹음 파일을 23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왕딩강 씨가 운영하는 이 SNS 채널은 “중국군의 최고 기밀회의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하며 참석자 사진과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파일은 14일 열렸다는 회의에서 “중국 동원령을 전한다”는 한 발표자의 발언으로 시작한다. 그는 “회의 주요 목적은 상부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평시에서 전시 전환에 관한 주요 업무 및 요건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에 군사력을 집중해 전방으로 압박하고 섬을 점령할 수 있도록 한다”며 “우리의 사명은 대만해협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결정적 전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나온다. 타이완뉴스는 “회의의 구체적 목적은 국방 동원 지위 체계 구축, 전시 작업 메커니즘 구축, 전시 통제 준비”라고 보도했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대만을 병합하기 위해 무력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했다는 것이다. 녹음 파일에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와 남부전구가 광둥성 정부에 전쟁에 필요한 인력 14만 명, 무인장비 1653대, 선박 953척, 공항 20곳, 군함 수리에 필요한 조선소 20곳, 긴급 교통환승센터 14곳, 곡물창고, 병원, 주유소 동원을 지시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광둥성 간부라는 사람이 “대만해협 전쟁을 전폭 지원하기 위해 선박 64척, 항공기 38기, 열차 588량, 공항과 부두 같은 민간 시설 19곳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녹음 파일에 “전쟁으로 대만 통일” 주장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를 전쟁 물자 동원 수단으로 쓰겠다는 내용도 있다. 한 참석자는 “전시에 해외 물자와 자산을 동원해야 한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주변국과 많은 경제무역 협력 이점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간 기업을 총동원해 고급 (반도체) 칩, 정밀기계, 특수자재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중국군 지휘관이라는 사람은 “전쟁으로 대만 통일을 이루고 적들의 음모를 분쇄하며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수호하겠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서방이 우리를 비방하고 우리 의지를 흔들려 할 것이다. 간부와 대중을 널리 동원하고 국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녹취록은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 세부 사항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은 조작이 아니라 진본이라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가부도’ 스리랑카의 비극… 병원 갈 연료 못구해 두 살배기 숨져

    극심한 경제 위기로 디폴트(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에서 휘발유를 비롯한 연료 부족 사태가 악화돼 국민이 비참한 상황에 내몰렸다. 황달 증세를 보인 두 살배기가 병원에 갈 교통수단을 제때 구하지 못해 숨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곳곳에서 생지옥이 벌어지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리랑카 남부 할둠물라에 사는 칸차나 씨의 두 살배기 딸은 최근 온몸이 누렇게 변하는 황달 증세를 보였다. 칸차나 씨 집 근처에는 딸을 데리고 갈 마땅한 병원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그의 남편이 모는 ‘툭툭’이라고 불리는 소형 택시는 기름이 다 떨어졌다. 스리랑카 정부가 ‘파산 선언’을 한 뒤 전국 주유소에는 휘발유와 경유가 고갈되다시피 했다. 남편은 몇 시간 동안 도시의 온 주유소를 찾아다녔지만 그때마다 “재고가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 탓에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한 딸아이는 숨졌다. 숨진 아기를 부검한 병원 검시관은 이 사연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휘발유 1L를 구하지 못해 아기를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의 기억은 평생 그들을 괴롭힐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가디언은 “최근 6개월 사이 스리랑카에서는 기름값이 137% 올랐다”며 “동네 곳곳의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도 휘발유값 20∼24%, 경유값은 35∼3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툭툭 기사 루왈 라나싱헤 씨는 “아무리 일해도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름을 사려고 주유소에서 33시간 줄을 섰다는 남성도 있다. 이들은 “진절머리가 난다. 정부가 증오스럽다”며 분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대만 군사개입” 발언 파장…中 “불장난에 스스로 타 죽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개입을 할 것”이란 취지로 발언한 이후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이 “대만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언론들은 대만에 대한 선제적 무기지원 등 입장 전환을 주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쿼드(Quad) 정상회의 관련 행사 도중 전날 발언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끝났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침공할 경우 대만에 군대를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어제 말할 때 이 점을 말했다”고 했다.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이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수용하면서 대만 문제에 불개입할지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가리킨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23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 해협의 평화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 한 것”이라며 “대만관계법에 따라 방어수단을 제공한다는 기존 약속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미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침공당할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된다는 점이다. 대만에 선제적으로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그레고리 아큐리 연구원은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다른 국가들이 대만을 보호하도록 만드는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23일 “명백한 불장난이다.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5-24
    • 좋아요
    • 코멘트
  • 美싱크탱크, ‘中 대만봉쇄’ 가정 시나리오 분석…전면전땐 양측 부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 이후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의 오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고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재촉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 국방 전문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 또한 “중국이 대만 봉쇄를 감행할 경우 미국은 대응이 쉽지 않다”는 시나리오 보고서를 내놨다. 또 대만해협의 갈등이 미국과 중국의 무력 충돌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이 끔찍한 선택을 강요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美싱크탱크, 中의 ‘대만 봉쇄’ 가정 랜드코퍼레이션은 중국이 대만 봉쇄를 감행하게 될 경우 중국, 대만, 미국을 둘러싸고 벌어질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랜드코퍼레이션은 미국의 방산업체 맥도널드더글러스가 1948년 설립한 권위의 국방안보연구소다. 보고서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 수단은 방공식별구역 침범에서부터 전면 침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그 중 ‘대만의 무역을 막는 봉쇄’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대만 주변 바다에서 대만과 외국을 오가는 선박, 화물, 항공 등을 통제하면서 대만에 대한 ‘사실상의 주권’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봉쇄를 감행할 경우 첫 단계로 대만 주변 바다에 일방적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해상에는 중국 해안경비대(CCG)를 투입해 오가는 선박을 검사, 수색하고 공중에는 중국인민해방군 공군(PLAAF)를 투입해 대만 주변 영공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것으로 봤다. 대만으로 향하는 외국 국적기들을 강제로 중국 본토 공항에 착륙시켜 검사하거나 대만에 착륙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고 봤다. 랜드코퍼레이션은 “중국은 초기에 자국이 전쟁을 일으킨다는 국제적인 비난을 피하기 위해 해군이 아니라 해안경비대와 중국 해상민병대(PAFMM) 같은 ‘준(準) 군사조직’을 동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FMM은 중국이 운용하는 비공식 해상 군사조직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정부는 PAFMM의 존재를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CCG의 명칭은 경비대지만 웬만한 중소국가 해군에 비견될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CCG는 대형 경비함 130척 이상, 고속 경비정 70정 이상, 해안경비함 40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CCG는 매우 잘 무장돼있다. 헬기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CCG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직속 인민무장경찰(PAP) 소속이다. ● “반도체 대란, 세계 여파 시작” 랜드코퍼레이션은 “대만은 세계 공급망에서 ‘반도체 생산 핵심국’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중국의 봉쇄가 시작되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가 매우 빠르게 시작된다. 대만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이다. 때문에 보고서는 미국이 직접적인 방식으로 사태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중국은 ‘반도체’라는 핵심 산업을 자국 통제 아래 두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위기 상황에서 대만의 반도체 생산,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경우 중국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중국은 대만보다 경제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그렇다고 ‘난공불락’은 아니다”며 “대만이 반도체 생산을 중단하면 중국도 그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점 때문에 중국이 대만에 대한 봉쇄나 침공을 쉽게 결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보고서는 “이 경우 중국은 전 세계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고 중국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대만 무역을 봉쇄한 데 대한 조치로 미국이 그에 맞먹는 대(對)중국 수출금지 조치와 금융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보고서는 “미국 달러화는 여전히 전 세계 은행시스템의 핵심 통화로 총 거래액의 90%가 달러로 이뤄진다. 미국은 거의 무제한으로 세계 금융 시스템에 접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응 조치는 다른 국가들의 동참 여부가 관건이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처럼 전 세계가 동참할 경우 중국은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 미국 대응도 쉽지만은 않아 다만 이 경우 미국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지금까지 대만-중국 관계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해왔지만 일단 중국의 대만 봉쇄가 현실화 되면 더 이상 이를 유지할 수 없다”며 “미국이 대만과 방위조약을 맺진 않았지만 상황을 방치한다면 이는 ‘중국의 행동을 용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수조치, 금융제재 같은 비(非) 군사적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 있을 지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엄청난 경제적 영향력을 가졌고 자국 내부의 활동을 통제할 수 있다”며 “중국도 미국처럼 독자적으로 다른 국가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 대국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5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는 24조 달러로 세계 1위, 중국은 17조 달러로 2위였다. GDP ‘10조 달러’가 넘는 국가는 이 두 국가가 유일했다. 3위 일본은 5조 달러였다. 보고서는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미국이 중국의 봉쇄 조치를 무시하고 대만에 선박을 보내거나 인근 바다에서 해상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또 봉쇄작전에 동원된 중국의 소형 선박, 함정, 항공기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에는 중국 본토 인근 해상에서 작전이 진행되고 아직 미국의 핵심 해상전력이 동원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해군도 중국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 미-중 전면전, 양측에게 모두 부담 랜드코퍼레이션은 미국, 중국, 대만 간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가장 높은 갈등 단계’에 진입할 경우도 가정했다. 바로 미국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경우다. 보고서는 “이는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지만 사실상 미국의 선택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대만으로의 물자 공급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 없이 가장 강력한 수준의 무력을 즉시 동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공격하고 중국이 방어하는 입장이 된다면 미국이 중국보다 더 큰 군사력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은 미국을 더 큰 군사적 지출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만 입장에서는 수일 내 중국에 항복을 선언하거나 미국에 더 강력한 개입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윈스턴 로드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23일 폴리티코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불필요하게 불안하다. 미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의 핵심이었던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하나)’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담당 국장은 “미국이 대만 방어를 약속하는 공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 하여금 대만 침공을 결행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4
    • 좋아요
    • 코멘트
  • 공동성명에 첫 ‘中인권 겨냥 문구’… 왕이 “패거리로 中포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인권 문제가 처음 등장했다.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하면서 전 세계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신장위구르, 티베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이후 악화한 홍콩의 인권 상황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없었던 내용이다. 한미 정상이 중국을 사실상 배제하는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인권 문제가 새로 포함되고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언급한 다음 날 중국이 반발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겨냥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당장 가시적인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말라’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것이냐’고 중국이 압박해 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을 망라하는 한미 동맹의 새 원칙을 중국에 설득하면서 한중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최대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대만, 인도태평양 안보 핵심 요소” 처음 포함이번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정상은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 및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성명에는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 대목에 대만을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라고 규정한 부분이 없었다.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에 윤석열 정부가 협력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나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대만 문제가 한미 성명에 포함된 뒤 중국은 “불장난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 中매체 “보복 없을 거란 건 韓 희망사항”왕 부장은 22일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패거리를 이뤄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목적은 중국을 포위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그는 “특히 위험한 것은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카드로 도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혼란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분열을 꾀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과의 기존 질서를 망가뜨리고 방향을 틀면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차저왕(觀察者網)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이 보복하거나 오해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해 “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한국의 희망사항일 뿐 중국은 매우 격앙돼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청년보는 “한국이 공급망, 안보, 무역, 기술에서 미국의 파트너로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했다. 선전위성TV는 “일본처럼 미국에 경도돼 외교의 틀을 바꾸면 한국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에 당장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지만 관계 악화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미국도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견제와 협력을 병행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정부가 한국만의 확실한 원칙을 갖고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 공동선언문에 ‘인권 문제’ 첫 등장…中매체 “대가 치를 것” 위협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온 인권 문제가 처음 등장했다.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하면서 전 세계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신장위구르, 티베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이후 경찰국가로 변모하고 있는 홍콩의 인권 상황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없었던 내용이다. 한미 정상이 중국을 사실상 배제하는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인권 문제가 새로 포함되고 대만·남중국해 문제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언급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당장 가시적인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핵심 이익을 건들지 말라‘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것’이냐고 중국이 압박해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브리핑이 없는 주말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과의 기존 질서를 망가뜨리고 방향을 틀면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공급명 협력을 망라하는 한미동맹의 새 원칙을 중국에 설득하면서 한중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최대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대만, 인도태평양 안보 핵심 요소” 첫 포함이번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정상은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 및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공동성명에는 대만을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라고 규정한 대목이 없었다.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에 윤석열 정부가 협력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나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바다의 합법적 사용 등을 포함한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약속도 재확인했다“고 했다. 지난해 대만 문제가 한미 성명에 포함된 뒤 중국은 중국은 “불장난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주말이라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이 날선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편에 서서 미중 사이의 균형을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관차저(觀察者)왕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이 보복하거나 오해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한국의 희망사항일 뿐 중국은 매우 격앙돼 있다”고 평했다. ●中 매체 “한국 반드시 대가 치를 것”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미경중)’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의 틀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마샤오린(馬曉霖) 저장외국어대 교수는 21일 베이징칭녠보에 “한국이 공급망, 안보, 무역, 기술, 환경 등에서 미국의 파트너로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평했다. 류허핑(劉和平) 국제문제 평론가는 선전위성TV에 “일본처럼 미국에 경도되는 방식으로 외교의 틀을 바꾼다면 한국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중국과의 교역, 북핵 위협에 대한 중국과의 공조 등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에 당장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지만 관계 악화를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이 당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 상황이 정리되면 한국을 향해 ‘보여주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미국도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에서 견제와 협력을 병행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2
    • 좋아요
    • 코멘트
  • ‘中 일대일로 빚더미’ 스리랑카, 결국 국가부도

    스리랑카가 1948년 건국 후 최초로 19일 ‘국가부도(디폴트)’를 선언했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하며 막대한 빚을 진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무너지자 버티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파키스탄, 페루, 레바논 등 주요 개발도상국에서 경제난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리랑카의 부도 선언이 다른 개도국의 연쇄 부도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스리랑카는 7800만 달러(약 998억 원)의 대외 채무를 갚지 못하고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이미 지난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후 한 달이 넘게 흘렀는데도 이를 갚지 못해 최종 부도를 선언했다. 난달랄 위라싱게 중앙은행 총재는 “채무 재조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며 향후 수개월간 물가 상승률이 40%까지 치솟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리랑카는 IMF의 구제금융에 목을 매고 있지만 IMF는 채권단과의 채무 재조정, 구조조정 등이 우선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인도, 중국, 세계은행 등에 손을 벌리려고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서민들은 휘발유, 식료품, 의약품 등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스리랑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집권 후 대대적으로 추진해 온 일대일로에 참여했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중국 돈을 빌려 공항, 항구, 철도 등 각종 인프라 건설을 통한 경제 발전을 꾀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대중국 부채만 잔뜩 늘어 사실상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리랑카 정부는 대외 부채 중 10%가 중국에 진 빚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그 비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소리(VOA)는 스리랑카의 국가 부채 중 22%(110억 달러)가 중국에서 빌린 돈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에는 중국 빚을 갚지 못해 남부 요충지 함반토타 항구의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내주는 일까지 겪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리랑카가 일대일로 때문에 ‘빚의 덫(debt trap)’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정정 불안, 부정부패, 족벌 정치 등도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현 대통령의 친형인 마힌자 라자팍사 전 총리는 경제난의 책임을 지고 9일 사퇴했지만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약탈, 방화, 폭동으로 번진 상태라 언제든 대규모 유혈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군용기 띄워 분유 수입”… 공급대란에 6·25 국방물자법 발동

    미국의 분유 부족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값 또한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우유와 유제품 가격 또한 급등해 서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 6·25전쟁 당시 군수물자 동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제정한 ‘국방물자조달법(DPA)’까지 발동하며 정부가 직접 분유 원료 조달 및 생산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분유 대란을 얼마나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다.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이지 못하는 미 부모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분유를 먹지 못한 일부 아기가 병원에 실려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바이든 “군용기 동원해 분유 수입”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분유 원료 생산 업체들은 다른 어떤 거래처보다 우선적으로 분유 제조사에 원료를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미 안전기준에 부합한 해외 분유 현황을 서둘러 파악하고 국방부 항공기, 민간 전세기 등을 이용해 들여오라”며 민관 합동으로 분유 수입에 총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자신도 손주가 있는 조부모로서 아기에게 줄 분유를 찾지 못해 걱정하는 미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분유 원료 수입 및 생산을 원활하게 하는 이번 조치가 분유 증산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조달법은 미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특정 상품의 생산, 유통, 조달 등을 강제할 수 있다. 제정 당시에는 무기 등 군수물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물자를 조달하는 데도 쓰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분유 대란을 전쟁, 코로나19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분유 대란이 진정되려면 빨라도 8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분유를 구하지 못한 부모와 아이들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남동부 테네시주에서는 선천성 장 기형 때문에 특수 분유를 먹어야 하는 아기 2명이 이를 구하지 못해 탈수 증세에 시달리다가 응급실에 입원했다. 각종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사기꾼은 ‘분유를 판매한다’며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프트 카드 결제, 계좌 이체, 암호화폐 지불 등을 요구하고 상품을 보내지 않았다. ○ 美 휘발유값 최고가 경신이 와중에 휘발유 가격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미국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처음으로 50개 주 전체에서 갤런당 4달러(약 5000원)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47.4% 급등한 수치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갤런당 6달러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산유국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우유 도매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급등했다. 이 여파로 우유, 달걀, 치즈 등 거의 모든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세계적 비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파로 비료, 연료값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생산비용이 대폭 오른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주산지인 밀 등 주요 곡물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당분간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살인 원한다 했더니 병원 보내, 농담 아닌데…”[사람, 세계]

    “내 인생 최악의 밤은 병원 응급실에서 20시간을 보낸 2021년 5월 28일이었다. 경제학 수업 과제물에서 은퇴한 다음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살인’과 ‘자살’이라고 적었더니 나를 병원으로 보내버렸다. 농담이 아니었는데. 정말 하려는 일인데.” 미국 뉴욕주 북부의 한 백인 밀집 마을에 사는 고교생 페이턴 겐드런(당시 17세)은 2021년 12월 9일 컴퓨터를 켜고 이런 일기를 써내려 갔다. 학교에서 외톨이였고 가족과도 단절된 그는 늘 혼자 집에 돌아와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이런 그에게 일기를 쓰며 분노를 표출하는 행위는 일종의 의식이나 다름없었다. 1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흘 전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흑인 10명을 숨지게 한 겐드런의 일기를 입수해 보도했다. 일기에는 그가 음모론, 편집증, 폭력으로 점철된 상황에 빠져드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더한다. 영국 런던킹스칼리지 급진화국제연구센터(ICSR) 라잔 바스라 박사는 “겐드런은 일기를 통해 자신과 대화하며 인종차별 신념을 증폭시켰다”며 그의 정신세계가 지극히 불안정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 16일 일기에는 “사촌 집에 놀러 갔다.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를 빼고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견딜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의 강박증 성향도 갈수록 심해졌다. 올 들어 겐드런은 노골적인 인종차별 옹호, 각종 음모론 등을 담은 글이 다수 올라오는 온라인 사이트 ‘포챈’을 알게 됐다.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낸 겐드런은 포챈에 접속하는 시간이 점점 늘었고 흑인 혐오를 담은 게시물에 갈수록 빠져들었다. 이달 5일 일기에는 “포챈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흑인은 지적, 감정적으로 열등하다’고 알려줬다.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급기야 흑인을 살해하기로 결심한 겐드런은 범행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 16일 일기에는 이번 범행 장소인 버펄로 톱스슈퍼마켓에 가서 흑인 및 백인 고객의 수, 경비원 배치 등을 살폈다고 적었다. 약 두 달 뒤인 이달 14일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대만계 교회 총기난사… 올해 199번째 총격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5일 대만계 미국인들이 모여 있던 교회에 아시아계 남성이 총을 난사해 신도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전날 뉴욕주 버펄로시 ‘흑인 혐오 총기 난사’ 사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터진 총격 사건에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미국의 첫 흑인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증오의 풍토병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5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버타운 러구나우즈시 제네바장로교회에 60대 아시아계 남성이 침입해 권총을 난사했다. 당시 신도 40여 명이 점심 모임을 하고 있었다. 신도들은 몸을 던져 범인을 제압한 뒤 손발을 묶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갖고 있던 권총 2자루를 증거물로 확보했다. 전날에는 18세 백인 페이턴 겐드런이 버펄로시 톱스슈퍼마켓에서 총을 50발 이상 마구 쏴 손님과 점원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 전원과 부상자 1명은 흑인이었다. 당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던 시민은 총소리를 듣고 대형 냉장고 안에 숨어 총격이 멈추기만 기다렸다고 말했다. 뉴욕주 경찰 등에 따르면 겐드런은 흑인을 많이 살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흑인 밀집 지역의 이 슈퍼마켓을 고른 뒤 차를 3시간이나 몰고 범행 현장으로 갔다. 그는 범행 직후 온라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백인 중심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흑인을 죽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전 작성한 180쪽 분량의 문서에서도 스스로를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묘사했다. 실버타운 교회 총격사건은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공영라디오방송 NPR는 버펄로 총격 사건이 올 들어 미국에서 벌어진 198번째 총격 범죄라고 14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실버타운 교회 총격 사건은 199번째인 셈이다. NPR는 “올해에만 총격 사건이 매주 평균 10건 벌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증오 범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20년 미국 증오 범죄는 8263건으로 전년보다 500건 이상 늘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 성명에서 “인종 범죄는 매우 혐오스럽다. 백인 우월주의를 포함한 어떠한 국내 테러 행위도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버펄로시 사건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도 “인종 범죄와 극단주의 폭력은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우리가 안전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핀란드, 푸틴 경고에도 나토 가입 공식발표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가 14일 0시부터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전격 중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 수도 헬싱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3일 전 처음 나토 가입 의사를 언급했고 이날 74년 만에 중립국 지휘를 포기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마린 총리는“나토 동맹 전체의 안보도 책임지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모자라 폴란드, 발트3국 등 동유럽 나토 회원국을 위협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14일 니니스퇴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중립국 위치를 포기한 것은 실수”라며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핀란드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므로 나토 가입을 철회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13일 핀란드는 물론이고 조만간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30곳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두 나라의 가입이 불가능하다.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RAO 노르딕’은 결제 대금이 지불되지 않았다며 14일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전력은 핀란드 전력 소비의 10%를 차지한다. 하지만 핀란드 측은 “전력 수급에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영국 더타임스는 익명의 러시아 신재벌을 인용해 “혈액암에 걸린 푸틴 대통령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승차공유 업체 ‘우버’ 앱과 비슷한 프로그램 ‘GIS 아르타’ 를 러시아군 격퇴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군의 위치를 신속히 알려주고, 동시에 아군의 가장 가까운 무기를 포착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 강을 건너려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전멸 했을 때도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상하이 혼란 본 대만, 강력봉쇄 풀고 경제활동 재개 선택”

    “‘상하이 봉쇄’의 혼란을 지켜본 대만이 중국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한 중국과 달리 대만이 경제활동 재개를 선택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미국 CNN이 보도했다. 그간 중국과 대만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강경한 봉쇄 조치를 취한 대표적인 두 국가로 꼽혔다.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도시가 봉쇄되고 민심이 들끓으며 혼란으로 이어지자 대만이 중국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CNN은 대만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대만 수도 타이페이에서 4대 째 식당을 운영해 온 오스카 첸 씨는 최근 식당 운영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때문에 두 달 이상 식당 문을 닫아야만 했다. 손님 감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일부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방역 조치를 완화하며 식당 운영도 재개됐다. 최근 대만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약 6만 명 수준이지만 정부는 ‘경제 회복’을 택했다. CNN은 “대만은 그간 중국과 비슷하게 거의 마지막까지 강력한 봉쇄를 유지한 국가였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정부가 방역 정책의 방향을 고민했고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CNN은 “이는 대만해협 넘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첸 씨는 “우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 씩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며 정부의 조치를 지지했다. CNN은 “중국은 제로 코로나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주민들의 희생과 민심 동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첸 씨의 동생은 상하이에 거주 중인데 45일 째 집에 격리된 채 외부 출입을 못 하고 있다. 대만의 의료전문가들도 대만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만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 완료자들 중에서도 재감염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중증, 사망 비율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봉쇄보다는 부스터샷(추가 접종) 확대, 항바이러스제와 자가진단키드 보급 확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이페이의 한 주민은 “중국의 가혹한 봉쇄 조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는 어렵게 백신을 접종한 의미를 없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다만 대만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초부터 대만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타이페이 등 대도시의 약국 앞에는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방역조치를 완화하기 전에 미리 충분한 진단키트를 확보해 놓았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만 중앙전염병통제센터(CECC)는 7월 중 코로나19를 5급 전염병에서 4급 전염병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급 전염병은 확진 뒤 24시간 이내에 당국에 신고해야하지만 4급 전염병은 확진 뒤 24시간~1개월 이내에만 신고하면 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5
    • 좋아요
    • 코멘트
  • “러, 서방제재로 냉장고서 반도체 빼내 軍장비 만들어”

    서방 제재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부품 수입이 막힌 러시아가 가전제품 반도체를 뜯어 군사무기에 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러시아 군사장비 내부에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빼낸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對)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첨단제품 수출은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또 “러시아 탱크 생산업체 2곳은 부품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작전 지속 능력을 없애기 위해 제재를 한다.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장비 레이저 센서 등의 러시아 수출을 막았다. 다른 국가가 미국 장비나 기술이 쓰인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발동했다. 서방 무기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고, 우크라이나군도 “하르키우 북부 4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로 ‘유럽 수출 가스관’ 중단에 나섰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12일 러시아에서 폴란드를 경유해 다른 유럽국으로 공급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방 제재에…러, 냉장고 반도체 뜯어 군사장비 만들어

    서방 제재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부품 수입이 막힌 러시아가 가전제품 반도체를 뜯어 군사무기에 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러시아 군사장비 내부에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빼낸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對)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첨단제품 수출은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또 “러시아 탱크 생산업체 2곳은 부품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 탱크 생산업체 우랄바곤자보드는 공장을 돌리지 못하게 되자 근로자 일부를 일시 해고했다.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작전 지속 능력을 없애기 위해 제재를 한다.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장비 레이저 센서 등의 러시아 수출을 막았다. 다른 국가가 미국 장비나 기술이 쓰인 제품은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발동했다. 서방 무기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헤르손 멜리토폴 베르ㅤ댠스크 마리우폴 같은 도시도 해방시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도 하르키우 북부 4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2
    • 좋아요
    • 코멘트
  •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유력 …러 ‘나토 확장’ 부메랑 맞는다

    북유럽국 핀란드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공식화할 것이 유력하고 스웨덴도 가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안보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이들 국가가 합류함에 따라 나토 전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나토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는 상황이 오히려 ‘나토 확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자 반발했다. 나토 회원국은 1949년 창설 당시 미국, 영국 등 12개국이었으나 현재 30개국으로 늘었다. 스웨덴, 핀란드가 합류하면 32개국으로 확대된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회원국 중 누구라도 침공을 당할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동 개입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원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은 세계 2, 4, 5위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에 나토에 대한 공격은 ‘핵무기 보유국’에 대한 공격이 되는 셈이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 명, 예비군 90만 명을 보유 중이고 스웨덴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폴란드 매체 뉴이스턴유럽은 “두 국가는 강력한 육해공군과 잠수함,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유럽 나토 회원국이 F-35 등 최첨단 전투기 250기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F-35의 대항마로 꼽히는 수호이(Su)-57을 가지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실제 배치된 것은 5기가 채 안된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경우 확실히 응징하겠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를 공격한다면 이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집단적으로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토에 대한 공격은 푸틴 대통령의 계산에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 능력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를 각각 만나 상호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상대방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공격당하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존슨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중요한 안보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가하며 반발했다. 앞서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핵전쟁이 나면 나토국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도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발사 200초 안에 런던, 파리, 베를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방송했다. 하지만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된 러시아 군사장비에는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떼어낸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첨단 제품의 대러 수출금지 제재 때문에 러시아가 심각한 부품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2
    • 좋아요
    • 코멘트
  • 美연준 흑인여성 이사 탄생… 109년 역사상 처음

    1913년 설립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109년 만에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가 탄생했다. 백인 남성 일색인 연준에는 그간 흑인 남성 이사조차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곧 연방대법관 취임을 앞둔 커탄지 브라운 잭슨 판사 등 최고위직에 속속 흑인 여성이 자리하면서 미 사회의 유리천장이 부서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은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교수(사진)에 대한 인준안을 51 대 50으로 통과시켰다. 상원 100석을 절반씩 나눠 가진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각각 찬성 50표와 반대 50표를 던졌다. 상원 의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간신히 통과됐다. 공화당은 쿡 교수가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쿡 교수는 학창 시절 백인 학교를 다니면서 본인 또한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고 인종 불평등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연준, 첫 흑인여성 이사 탄생…美 유리천장 또 깨져

    1913년 설립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109년 만에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가 탄생했다. 백인 남성 일색인 연준에는 그간 흑인 남성 이사조차 3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곧 연방대법관 취임을 앞둔 커탄지 브라운 판사,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등 최고위직에 속속 흑인 여성이 자리하면서 미 사회의 유리천장이 부서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 상원은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교수에 대한 인준안을 51대 50으로 통과시켰다. 상원 100석을 절반씩 나눠 가진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각각 찬성 50표와 반대 50표를 던졌다. 상원 의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간신히 통과됐다. 공화당은 쿡 교수가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쿡 교수는 학창시절 백인 학교를 다니면서 본인 또한 인종 차별을 경험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고 인종 불평등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연준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 등 총 7명이다. 이들은 모두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11
    • 좋아요
    • 코멘트
  • 美·英 참전용사들 ‘모차르트 그룹’, 푸틴의 ‘바그너 그룹’에 대적한다

    전직 미국 해병대 지휘관과 영국 참전용사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군사조직을 만들어 전장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병사, 공군 파일럿 등에게 사격술 전술 전략부터 공중 기동전 노하우까지 가르치고 있다.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최근 ‘모차르트 그룹’이라고 불리는 이 조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악명 높은 용병 바그너 그룹에 대항하는 서방 용병부대”라고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 해병대 예비역 대령 앤드류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을 만들었다. 밀번 예비역 대령은 과거 미군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만든 특수작전 태스크포스(TF) 첫 지휘관이었다.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학교를 나온 밀번 대령은 31년 간 미군에 몸담고 2019년 전역했다. 밀번은 외신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알게 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무인항공기(드론) 방어장구 의료장비 통신장비 등 모든 물자가 부족했어요. 이를 알고 모차르트 그룹을 조직해 우크라이나를 돕기로 했습니다.” 그는 푸틴의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에 대항한다는 의미에서 조직 이름을 ‘모차르트 그룹’이라고 지었다.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진 바그너 그룹은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한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전직 미 특수작전부대(SOF) 대원, 영국 참전용사, 전직 파일럿 등이 모였다. 전 세계에서 합류를 신청한 약 5000명 가운데 시험을 통과한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을 꾸렸다. 모차르트 그룹은 러시아군과 직접 싸우지는 않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더 효율적으로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격퇴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사격, 지뢰를 비롯한 사제 폭발물(IED) 식별 및 제거, 전술 전략 등을 가르친다. 우크라이나군에 방탄복, 야간투시경, 드론을 비롯한 군장비도 조달, 지원하고 있다. 모차르트 그룹은 미국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외부 기부금으로만 운영된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며 ‘러시아군이 궁지에 몰렸다’는 얘기도 있지만 밀번은 이런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군 공격이 다소 서툴지 몰라도 그들은 지뢰와 탄약, 무기를 어마어마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목표물을 매우 빨리 파괴할 수 있는 포격 능력도 지녔다”고 말했다. 키이우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밀번은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 참상을 목격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뉴스위크 기고에서 ‘부차 학살’이 벌어진 부차를 방문했을 때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러시아군이 퇴각한 부차 거리에는 어린이들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 러시아군은 IS보다 더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1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밀번은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대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권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있다. 우리는 작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2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 수십 명이 피신해 마리우폴을 벗어났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5-03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