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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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를 거쳐 현재 국제부에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살고 죽는 일과 닿아 있는 해외 소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되도록 쉬운 문장으로 진실되게 쓰겠습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4-04-21~2024-05-21
칼럼41%
사회일반33%
기업7%
교육7%
보건3%
국회3%
지방뉴스3%
기타3%
  •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어…우크라의 예술을 통해 증명할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날인 올해 2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이후 약 4개월 간 프랑스에 발이 묶였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립발레단이 9월부터 해외 투어를 재개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반 코즐로우 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이번 투어에서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9월 16일부터 미국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등 13개 도시를 돌며 ‘백조의 호수’ 등을 선보인다. 특히 10월에는 뉴욕 맨해튼 뉴욕시티센터에서 열리는 국제무용 축제 ‘폴포댄스’에 참가해 민속무용 ‘키이우의 사람들’, 현대무용 작품 등을 공연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브세볼로드 마에우스키가 수석 무용수로 나선다. 앞서 2월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호두까기인형’의 공연을 위해 파리를 찾았다. 하루 뒤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단원들은 반강제적으로 파리에 머물러야 했다. 파리 샤틀레극장을 임시 거처로 삼은 이들은 틈틈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선 공연을 했다. 일부 무용수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겠다며 귀국 및 군 입대를 타진했지만 “전투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단원들은 조국에 남은 가족들과 통화하며 안부를 묻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꼽고 있다. 코즐로우 감독은 “이들이 조국과 가족을 위해 버티고 있다.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의 예술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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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지로 쥐어짜내… 기계가 된 느낌” 데뷔 9년 BTS, 눈물의 쉼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때는 할 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탈진해 멈춘 BTS… “생각할 틈도 성장할 시간도 없다” 지친 BTS, 9년만에 ‘쉼표’ “뭘 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재밌었던 적도 없다” 무력감 호소병역-K팝 시스템도 활동중단 한몫평론가 “공장서 찍어내듯 음반활동”… 日전문가 “韓, 문화파워 기둥 흔들” 음악계는 방탄소년단(BTS)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할 시간도 생각할 틈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 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 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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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스타들 “할리우드도 총격장면 묘사 줄일때”

    “감독과 작가, 제작자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총격 장면을 묘사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총이 등장하는 장면 대신 다른 장면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에서 헐크 역을 맡은 유명 배우 마크 러펄로 등 미국 영화·방송계 스타 200여 명이 “할리우드도 총기 안전 문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며 미국 내 총기 범죄를 막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총격 장면이 관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영화계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선 대규모 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영화계 인사들은 ‘쇼 유어 세이프티(Show Your Safety·당신의 안전의식을 보여 달라)’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총을 안전하게 다루고 특히 어린이 손에 닿지 않도록 총을 보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모한 총기 사용의 결과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총이나 총격 장면을 넣어야 할 땐 사전 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총기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이와 총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은 제작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서한에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3’를 연출한 J J 에이브럼스, 영화 ‘돈룩업’을 연출한 애덤 매케이, 코미디 배우 에이미 슈머,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 인기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숀다 라임스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올 들어 250건이 넘는 총기 난사가 벌어졌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했다. 5월 14일 뉴욕주 버펄로 총격에서는 10명이 숨졌고 3명이 다쳤다. 같은 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교에서는 2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서한에 동참한 미 영화·방송인들은 “전 세계 TV 프로와 영화에서 총격 장면이 등장하지만 유독 미국에서만 총격 범죄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며 “생명을 잃는 것보다 권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정치인들이 총기 소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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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지로 쥐어짜” “기계된 느낌”… BTS, 그룹 활동 ‘잠시 멈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며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 때는 할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생각할 틈 주지 않는다”…역설적 상황에 지친 BTS음악계는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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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외모-안무 모두 완벽해야…BTS도 못 비켜간 K팝 아이돌의 강박

    방탄소년단의 단체 음악활동 중단 선언이 케이팝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 등으로 청춘의 고뇌와 방황을 가사에 담아온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하이브의 상장(2020년)과 회사 규모 확장에 즈음해 미국 진출이 맞물리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야 했다. 늘 앨범 단위와 한국어 가사로 서사적 음악을 전개해온 이들이 펜을 놓고 영국인 작사·작곡가가 만들어준 영어 디지털 싱글 ‘Dynamite’로 미국 본토를 공략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큰 화제가 됐지만 이후 ‘Butter’ 등 비슷한 댄스곡을 차례로 내면서 초심을 잃었고 방탄소년단의 기존 세계관과 맥락에 맞지 않는 곡들만 내놓는다는 비판을 평단에서 받기도 했다. 음악은 물론 외모, 안무, 비디오, 팬서비스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강박은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도 비켜가지 못했다. 케이팝 시스템 안에서 개인은 10대 시절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피나는 노래, 안무, 연습 과정을 거친다. 데뷔 후에도 기획사의 지시와 팬덤의 요구 사이에서 방송, 공연, 행사는 물론이고 사인회, 악수회 등 육체적·감정적 노동이 많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소속사나 케이팝 시스템 전체를 겨냥한 작심 비판이라기보다는 팬들을 향해 ‘미안하다, 지쳤다’고 하는 고충 토로에 가까워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케이팝 시스템 내의 모든 사람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를 대표 아이돌이 공개된 자리에서 한 솔직함은 결과적으로 작심 비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활동 중단의 배경에는 병역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처음에 힙합 그룹으로 데뷔했던 BTS가 최근 들어 원래 성향에서 일탈한 노래들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번 일을 계기로 기획사의 관리가 아닌 아티스트의 자율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학선 평론가는 “케이팝 시대 이전의 스타로 분류되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스스로 고용되기보다 성향에 맞는 사람을 고용함으로써 음악의 자유, 활동의 자유, 쉼의 자유를 얻고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사태가 국위선양을 이유로 묻어둔 케이팝 시스템의 그늘을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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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中에 첨단산업 투자, 정부 승인 받아야”…초당적 법안 추진

    미국 의회가 중국을 겨냥해 적대국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할 때 반드시 행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아예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차이나 머니’를 동원해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장비를 쓸어 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4시간 반 동안 전격 회동해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했다. 양측은 북한과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 美 의회, 中에 반도체 투자 금지 추진WSJ에 따르면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초당적으로 미 기업 및 투자자가 중국 등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의 특정 분야에 투자할 때 연방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바이오공학,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로봇 등이 망라됐다. 중국이 미 자본을 통해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단체 ‘미중 비즈니스위원회’는 즉각 “미 250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법”이라며 해당 법안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빠르면 다음 달 중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을 2020년보다 58% 늘려 2020, 2021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이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자국 기업에 더 많은 반도체 장비를 사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국 기업이 장비가 단 1개만 필요해도 최소 3, 4개를 주문하고 다른 나라 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지불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은 최근 5년간 중국 매출이 3배 늘자 올해 중국 현지 직원을 200명 이상 더 고용했다. 미 반도체 업체 KLA 역시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이 4배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리번-양제츠, 대만 두고 충돌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양 주임은 특히 대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양 주임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특히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차례 약속한 ‘4불 1무(四不一無)’를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며 △반중 동맹 강화 등을 추진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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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탈출 전직 고위층들, 해외서 호화생활”[사람, 세계]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15일 아슈라프 가니 당시 대통령이 전용 헬기에 돈 가방을 싣고 도망칠 때 그의 옆에는 국가안보보좌관 함둘라 모히브(39)가 타고 있었다. 이후 10개월 동안 수많은 아프간 국민이 피란을 떠났고 고국에 남은 이들은 탈레반의 폭정에 고통받고 있지만 모히브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고급 주택에서 가족과 살고 있다. 방이 4칸인 그의 집 정원에는 야자수가 멋들어지게 늘어서 있다. 32세 때 미국 주재 아프간 대사를 지냈던 모히브는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부인 역시 미국인이다. 그는 카불 함락 직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5성급 호텔 샹그릴라에 가족을 대피시켰고 이후 함께 미국으로 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프간을 탈출한 일부 정치인과 고위 인사가 해외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가니 전 대통령의 측근 겸 재무장관이던 에클리 하키미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부동산 10여 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자택에는 침실 5개와 수영장이 딸려 있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은 터키 수도 앙카라의 고급 저택에, 무스타파 무스투르 전 경제장관은 UAE 두바이의 고급 콘도에 산다. 또 다른 재무장관 출신인 할리드 파옌다(41)는 미 수도 워싱턴 인근에 부동산 2개를 소유한 것이 확인됐다. 그가 최근 100만 달러(약 12억8000만 원)가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그가 미국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우버 운전사로 일한다는 사연이 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재력가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이 고조되자 파옌다는 트위터로 “집을 사면서 45만 달러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내 재산은 100만 달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모히브 또한 최근 UAE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 명의로 된 재산은 없다. 모두 아내나 가족 소유”라고 주장했다. WSJ는 해외의 수많은 아프간 피란민이 생활고와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전직 고위층들의 삶은 매우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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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에 반도체 투자하려면 정부 승인 받아야”…초당적 법안 추진

    미국 의회가 중국을 겨냥해 적대국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할 때 반드시 행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아예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차이나 머니’를 동원해 전세계 첨단 반도체 장비를 쓸어 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4시간 반 동안 전격 회동해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했다. 양측은 북한과 대만 문제룰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 美 의회, 中에 반도체 투자 금지 추진WSJ에 따르면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초당적으로 미 기업 및 투자자가 중국 등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의 특정 분야에 투자할 때 연방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바이오공학,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초음속 로봇 등이 망라됐다. 중국이 미 자본을 통해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단체 ‘미중 비즈니스위원회’는 즉각 “미 250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법”이라며 해당 법안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빠르면 다음달 중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을 2020년보다 58% 늘려 2020, 2021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시장이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자국 기업에 더 많은 반도체 장비를 사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국 기업이 장비가 단 1개만 필요해도 최소 3, 4개를 주문하고 다른 나라 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지불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ASML은 최근 5년 간 중국 매출이 3배 늘자 올해 중국 현지 직원을 200명 이상 더 고용했다. 미 반도체업체 KLA 역시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이 4배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설리번-양제츠, 대만 두고 충돌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양 주임은 특히 대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양 주임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특히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차례 약속한 ‘4불 1무(四不一無)’를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며 △반중 동맹 강화 등을 추진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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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 시달리는 바이든, 사우디에 관계개선 손짓

    물가 폭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사우디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사우디에 전했다고 미국 CNN이 10일 보도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을 위한 고유가 문제 해결을 이유로 인권 문제에 눈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후보 교체론도 제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사우디에 양국 관계를 ‘재설정(reset)’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양쪽 모두 중동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비판했다가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총영사관에서 살해당했다. 미국은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을 지목하며 비판했고 이후 양국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사우디는 미국의 이번 메시지를 ‘더 이상 암살 사건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이런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최근 원유 증산을 결정한 것도 미국의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한 일종의 ‘화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전만 해도 사우디는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親美)’ 국가로 미국의 핵심 경제안보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10일 사상 처음으로 1갤런(약 3.79L)당 5달러(약 6400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휘발유 값을 잡으려면 국제유가 안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사우디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방문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민주당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그가 80세 고령이라는 점과 잦은 말실수 등도 이유로 꼽혔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인 스티브 시메오니디스는 NYT에 “바이든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신 내세울 대선 후보로는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코리 부커(뉴저지) 등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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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중남미서 무역 영향력 키워…미국은 지는 싸움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미주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남미 국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경제 번영을 위한 미주 파트너십’(APEP) 구상을 내놨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중국은 중남미 무역에서 미국을 추월하며 격차를 늘리고 있다고 영국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국 관료는 “중국은 언제라도 테이블 위에 현금을 올려놓을 수 있다. 미국은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한 미주정상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중남미 국가들과 공급망, 디지털 경제, 탈(脫) 탄소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주개발은행(IDB),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중남미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침투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미국의 비전을 진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구상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중남미에서 반미(反美) 정서가 확대되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2015~2021년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 간의 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미에서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대중(對中) 교역 규모가 대미(對美) 교역을 훨씬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멕시코 제외)의 교역액은 2470억 달러였다. 반면 미국과 이들 국가의 교역액은 1740억 달러로 훨씬 적었다. 다만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만 대미 교역액(6070억 달러)이 대중 교역액(1100억 달러)보다 많았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미국 행정부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중남미 무역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했다고 전했다. 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카푸나이 전 중국 주재 페루 대사는“”중남미의 가장 중요한 상업, 경제, 기술 파트너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중남미 곳곳에 강하게 퍼진 것이다. 이번에 열린 미주 정상회의에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됐다. 미국이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3개국 정상을 ‘독재자’라고 비판하며 초청하지 않자 멕시코가 항의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미국과 이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던 과테말라, 온두라스 정상들도 불참했다. 미국의 반중(反中) 진영 구축이 시작부터 파열음을 보이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중남미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한 미국 관료는 로이터에 ”미국은 중국과의 격차를 메우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너무 느리게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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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주사기 테러’ 확산… 여성들 “외출 두려워”

    유럽에서 낯선 남성으로부터 정체 불명의 주사기에 찔린 뒤 언어 장애, 일시적 기억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만 3월 말부터 최근까지 300건 이상 신고가 들어올 정도로 ‘주사기 테러’가 확산되고 있다. 각국 치안당국은 성폭행이나 인신매매 등의 목적으로 이 같은 범죄가 자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피해자들은 술집, 나이트클럽, 지하철 등 일상적 공간에서 범죄가 벌어지고 있어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 중부 도시 스태퍼드에 사는 에바 킬링 씨(19)는 4월 친구와 술집에 갔다가 밖에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는데 갑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다음 날에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고 구토와 통증에 시달렸다. 킬링 씨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의사로부터 “감염된 주삿바늘에 찔렸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술집에서 주사기 테러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프랑스 남동부 도시 리옹에 사는 여성 닐스 마르졸프 씨(21)는 지하철역에서 한 낯선 남성이 자기 옆을 스치는 순간 팔이 따끔하다는 걸 느꼈다. 남성이 지나가고 난 뒤 팔을 살펴보자 바늘 자국이 나 있었다. 동부 도시 스트라스부르의 한 콘서트장에서도 유사한 피해자가 8명이나 나왔다. 프랑스 내무부는 시민들에게 ‘주사기 테러를 조심하라’는 안전 경고를 발령했고, 네덜란드의 일부 도시는 온라인 신고센터를 만들었다. WP는 “범행에 쓰인 주사기와 진통제, 일부 마약성 약품 등은 의외로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한 것들”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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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8발엔 8발… 北도발 다음날 한미 ‘미사일 맞불’

    한미 군 당국이 6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집중 발사했다. 전날(5일) 북한이 4곳에서 8발의 SRBM을 쏘며 도발하자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은 것. 한미는 이르면 7일 전투기 등 공중 전력까지 동원해 연합훈련을 실시한 뒤 이를 공개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당국이 오전 4시 45분부터 10여 분간 강원 동해안 일원에서 지대지미사일 8발을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한국군과 미군은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ATACMS)를 각각 7발, 1발씩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SRBM 도발에도 우리 군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맞대응에 나선 것.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미사일 공동 발사에 이어 F-15K, F-16 등 핵심 공군 자산을 투입한 공중연합훈련도 지난주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경우 양국은 미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해 우리 공군이 연합훈련을 하는 등 공동 대응 규모를 크게 늘려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과 관련해서 정부 핵심 관계자는 “당연히 미국의 핵우산 등 핵을 통한 대북 대응 방식도 포함돼 있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尹 “6·25는 공산세력 침략… 北도발 단호 대처” 경고 수위 높여 한미, 北미사일 8발에 8발로 응수尹,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 참석해… ‘공산세력’ 표현 추념사에 직접 넣어“北 핵-미사일 세계평화 위협… 근본적-실질적 안보능력 갖출 것”한미, 北도발에 공동대응 태세 강화… 北 핵실험 땐 美전략자산 신속전개미군-日자위대도 미사일 요격훈련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강조했다. 전날 북한이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자 실질적·실효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것.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핵우산 등 ‘핵에는 핵’으로 맞설 수 있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도 다시 한번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북한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도 높여 나간다. 한미 당국은 이르면 7일 F-15K, F-16 등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 시 양국 군 고위급 장성 공동 명의로 강력한 규탄 성명도 처음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개를 위한 사전 협의도 빠르면 이달 중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尹 “北 핵·미사일, 세계 평화 위협”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도발까지 준비하는 북한을 향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 윤 대통령은 또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공산 세력’이란 표현은 윤 대통령이 직접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념사는 전임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그 분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북한을 겨냥한 전반적인 메시지 수위는 확 올라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군사 대비 태세를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할 수 있는 대응은 다 열어 놓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에는 지난달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재래식·미사일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전투기 등 미국 핵심 전략자산의 신속하고 확실한 전개, 한미 연합훈련 강화 등 대북 대응 기조 방침도 (윤 대통령 메시지에) 포함됐다”고 했다.○ 한미, 전투기 동원 공중 연합훈련 나설 듯윤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에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새벽 전날(5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SRBM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유사시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900여 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단 한 발로도 축구장 3,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른 새벽 여러 발의 대응 미사일을 발사하며 언제든 북한 핵·미사일 기지나 지휘부를 동시 타격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이번 사격은 북한이 다수 장소에서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도발 원점과 지휘·지원 세력에 대해 즉각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일본 자위대는 전날 북한 SRBM 시험발사에 대한 맞대응 훈련에 나섰다. 양측은 미군과 자위대가 레이더로 미사일을 포착하고, 이지스함과 패트리엇(PAC3) 지대공 유도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AEA 사무총장 “北 풍계리서 핵실험 징후 포착”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IAEA 이사회 정기 회의에 참석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지역에서도 핵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별관에 지붕을 설치해 농축시설 건설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또 경수로 인근 건물 한 개 동이 완공됐고 인접 구역에 건물 2개 동 건설이 시작됐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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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유식 ‘거버’ 첫 아기모델 별세

    미국 대표 이유식 브랜드 ‘거버(Gerber)’의 첫 아기 모델로 유명했던 터너 쿡 씨(왼쪽 사진)가 향년 96세로 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미국 CNN은 이날 쿡 씨가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1926년생인 쿡 씨는 1928년 제1회 거버 베이비 선발대회에서 우승하며 모델로 발탁됐다. 그의 이웃집에 살던 화가가 당시 아기였던 쿡 씨의 얼굴을 스케치로 그려놨다가 대회에 출품했고, 이 그림은 그대로 거버 광고에 쓰였다(오른쪽 사진). 쿡 씨는 성인이 된 뒤 추리 소설가, 영어 교사로 활동했고 1978년에야 그가 거버의 아기 모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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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국 닭고기값 껑충… 우크라戰 여파 사료공급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곳곳에서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닭고기 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물가 급등에 직면한 각국이 식량 안보를 위해 닭고기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영국 BBC,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영국 싱가포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 공급업자와 소비자 모두 타격을 입고 있다. 옥수수 밀 같은 주요 사료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이어서 국제 사료 공급 자체가 줄어 각국 육계(肉鷄) 농가 상당수는 파산하거나 파산에 직면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 초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공급도 악화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일부터 닭고기 수출을 금지했다. BBC는 싱가포르에서 앞으로 서민 음식 치킨라이스(닭고기밥)를 접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체 식량 90% 이상을 수입하는 싱가포르는 특히 닭고기 소비량 3분의 1가량을 말레이시아에 의존한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닭고기는 시작일 뿐이다. 다른 식량도 (수입 중단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도 여파가 퍼진다. 영국 하트퍼드셔주에서 닭고기 요리 레스토랑을 하는 댄 심프슨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닭고기 값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BBC에 말했다. 지난해 박스당 30파운드(약 4만7000원)였던 것이 50파운드(약 7만8000원)까지 올랐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이미 물가 상승을 경험한 영국은 전쟁으로 또 물가가 오르고 있다. 한국도 5월 닭고기 가격이 16.1% 뛰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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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戰 나비효과…치솟는 닭고기값에 전세계 신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곳곳에서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닭고기 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물가 급등에 직면한 각국이 식량 안보를 위해 닭고기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일(현지 시간) 영국 BBC,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영국 싱가포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 공급업자와 소비자 모두 타격을 입고 있다. 옥수수 밀 같은 주요 사료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이어서 국제 사료 공급 자체가 줄면서 각국 육계(肉鷄) 농가 상당수는 파산하거나 파산에 직면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 초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공급도 악화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일부터 닭고기 수출을 금지했다. BBC는 싱가포르에서 앞으소 서민 음식 치킨라이스(닭고기밥)를 접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체 식량 90% 이상을 수입하는 싱가포르는 특히 닭고기 소비량 3분의 1 가량을 말레이시아에 의존한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닭고기는 시작일 뿐이다. 다른 식량도 (수입 중단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도 여파가 퍼진다. 영국 허트포드셔주에서 닭고기요리 레스토랑을 하는 댄 심슨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닭고기 값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BBC에 말했다. 지난해 박스 당 30파운드(약 4만7000원)였던 것이 50파운드(약 7만8000원)까지 올랐다. 브렉시트(Brexit·유럽연합 탈퇴)로 이미 물가 상승을 경험한 영국은 전쟁으로 또 물가가 오르고 있다. 한국도 5월 닭고기 가격이 16.1% 뛰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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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튀르키예’로 불러주세요”…터키, 국호 바뀐다

    터키의 공식 국가 명칭을 ‘튀르키예(Türkiye)’로 변경해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청을 유엔(UN)이 승인했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들도 앞으로 터키를 튀르키예로 바꿔 부를 것으로 보인다. 영어로 ‘터키(Turkey)’는 칠면조, 겁쟁이, 패배자라는 뜻이 있에 터키는 이 표현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1일(현지 시간) 유엔에 따르면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국호 표기를 바꿔달라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이 서한을 받은 즉시 국호 변경의 효력이 발생한다”며 앞으로 유엔의 모든 공식 문서에서 터키의 표기를 튀르키예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지난해 말부터 자국 국호를 튀르키예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튀르키예는 터키어로 ‘터키인의 땅’을 뜻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튀르키예는 터키의 문화와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터키인들은 오래 전부터 자국을 튀르키예라고 불렀으며 터키어로 표현한 터키의 정식 국호 역시 ‘튀르키예 공화국’이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도 유엔의 결정에 따라 터키의 국호 표기를 변경하는 방안을 외교부와 논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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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실험 임박했나…美, 스텔스기 20여대 일본 내 추가 배치

    미국이 일본 내 미군 기지에 최신 스텔스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한반도 주변의 전략 자산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2일 일본 오키나와 지역신문 류큐신포에 따르면 1일 오키나와 내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미 공군 소속 전투기 22대가 추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F-16 전투기 10대가, 1시간 뒤에는 F-22A 랩터 스텔스 전투기 6대가 또 날아왔다. 같은 날 오후 5시 반 경에는 다시 F-22A 랩터 6대가 추가로 등장했다. F-16 전투기들은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F-22A 랩터 전투기들은 미 하와의 히캄 공군기지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부터 미국은 일본 내 미군 기지에 전투기를 대폭 늘렸다. 지난달 29일에는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배치됐던 함재기 FA-18 슈퍼호넷, EZ-18G 등 총 8대가 가데나 기지로 이동했다. 다음날은 FA-18 슈퍼호넷 7대와 C2A 그레이하운스 수송기 2대가 추가로 이동했다. 평소에도 소음 등으로 주민 불만이 높은 가데나 기지에 갑자기 미군 전투기가 더 늘어나자 주민들은 “대화 소리가 안 들릴 정도”라며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류쿠신포에 따르면 가데나 기지에는 2015년 기준으로 F-15 전투기가 약 100대 배치돼 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도 미 해군의 신형 강습상륙함 트리폴리(LHA-7)가 지난달 29일 수도 도쿄와 가까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기지에 기항했다고 전했다. 트리폴리 상륙함은 병력, 차량을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미 군사매체 ‘USNI’는 지난달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기지를 출항한 이 상륙함이 F-35B 20대를 싣고 요코스카 기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이 끝나자마자 미국이 일본 내 공군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일본 내 미국의 전략 자산을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전개해 맞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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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獨-덴마크에도 가스 공급 중단… OPEC+, 러 배제 저울질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침에 대한 러시아의 맞대응이 거세다. 러시아는 1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덴마크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전날 네덜란드 공급 중단에 이은 것이다. 폴란드 불가리아 핀란드도 이미 러시아 가스 공급이 끊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유럽의 잇단 제재로 유럽-러시아 ‘에너지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위기라는 ‘값비싼 대가’를, 러시아 국민은 실생활에 파고든 제재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회원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는 2일 회의를 열고 EU의 원유 금수 조치로 원유 생산 능력이 저하될 러시아를 산유량 증산 합의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를 배제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중동 산유국이 석유 증산을 결정하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길은 더 막히게 된다.○ 獨·佛 물가·에너지 가격 동시 폭등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각각 덴마크와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인 덴마크 에너지 회사 ‘오스테드’와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에너지 유럽’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와 독일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1일부터 중단됐다. 오스테드는 “다른 공급처로 천연가스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셸 에너지 유럽’을 통한 연간 가스 공급량은 독일 연간 가스 소비량(950억 m³)의 1.3%에 불과해 당장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BBC는 “러시아의 보복이 독일과 덴마크까지 번졌다”며 “유럽이 (제재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U는 연간 가스 소비량의 40%(약 1550억 m³)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왔다. 에너지를 무기 삼은 러시아의 압박이 커지면서 유럽은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독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9% 올라 1차 석유파동 때인 1973년 이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 38.3%, 식품 가격은 11.1% 상승했다. 프랑스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5.2% 증가해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 역시 전년보다 28%, 식품 가격은 4.2% 올랐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분석 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8.1%, 에너지 가격은 39.2%나 올랐다. 1997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AFP통신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러 국민 실직 취업난 시달려”러시아 국민은 서방 제재 여파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국민이 취업난과 사업 중단, 실직 등에 직면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년 영업 경력의 나탈리야 클류예바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올 2월부터 일자리를 찾아다녔지만 실패했다. 전쟁으로 많은 서방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영향이 컸다. 그는 “소름 끼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 모스크바의 외국계 브랜드가 점포의 40%를 차지하던 대형 쇼핑몰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올 4월 온라인 구직 플랫폼에 따르면 마케팅 홍보 인사 분야 채용 규모가 2월보다 최대 55% 감소했다. 경제학자 타티야나 미하일로바는 “올가을까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0% 감소하고 실업률은 두 배 이상 뛰는 격변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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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만한 中왕이…남태평양국 순방중 언론 취재 거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신(新)냉전 양상이 드러나는 가운데 우군 확보를 위해 남태평양 국가를 순방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현지 언론의 취재를 고압적인 자세로 거부하면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왕 부장을 취재하려던 현지 기자들을 중국 관리들이 쫓아내거나 취재 허가를 박탈했다. 우군이 아니라‘중국의 적(敵)’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일 대만 자유시보, 영국 가디언 같은 외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남태평양 8개국을 순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반(反) 중국 진영’ 구축에 나선 데 대한 맞대응 외교다. 하지만 방문 국가에서 왕 부장이 보인 태도는 반발을 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왕 부장의 현지 발표나 기자회견 자리에서 기자들 질문과 사진 촬영은 일체 금지됐다. 왕 부장은 방문국에서 양자 협정을 체결하는 등 외교 활동을 폈지만 기자 질문은 일절 받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장에서 중국 측은 취재진에게 “질문하지 말라”고 사실상 명령했다. 자유시보는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지 언론인 라이사 모보노 씨는 가디언 기고를 통해 왕 부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왕 부장의 피지 방문은 시작부터 모든 것이 비밀투성이고 투명성은 결여됐으며 취재진의 접근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보노 씨와 동료 사진기자는 왕 부장과 피지 총리가 호텔에서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다가 현장에서 쫓겨났다. 이후 취재 허가까지 박탈당했다. 지난달 29일에도 작은 소동이 있었다. 왕 부장이 피지 수도 수바에 있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 본부에서 헨티 푸나 쿡제도 총리는 만나는 날이었다. 사전에 촬영 허가를 받은 취재진이 왕 부장을 촬영하려 했지만 갑자기 중국 관계자들이 카메라를 막아서며 “촬영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루 뒤 기자회견장에서 참다못한 일부 기자가 왕 부장에게 “질문하게 해 달라”고 소리치자 중국 관계자들이 “조용히 하라. 나가라”며 윽박질렀다. 모보노 씨는 “내가 본 것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피지에 살다 보면 솔직히 군부와 강압적인 정부에 익숙해진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 관리가 아닌 외국에서 온 중국 관리들이 현지 언론인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매우 짜증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관료가 방문국 언론인을 박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현지 언론인들은 “중국과 관련된 일은 정부가 대부분 비공개로 하려 한다.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피지 남태평양대 저널리즘학과 샤일렌드라 싱흐 교수는 “왕 장관(부장)이 현지 언론인을 멀리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또 기자 취재 허가를 박탈하고 내쫓은 피지 정부를 향해 “중국 요청으로 그러한 일들을 벌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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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군도 가족에 보내주는게 내 임무” 러가 버린 전사자 수습하는 우크라 [사람, 세계]

    육중한 은행 금고처럼 생긴 대형 냉동고의 문을 열자 영하 20도의 한기와 악취가 새어 나왔다. 냉동고 안에는 검은색, 흰색 비닐 가방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군데군데 핏자국이 선명했다. 가방 지퍼가 열린 틈으로 진흙투성이인 군화와 위장 무늬의 군복이 보였다. 이 가방들은 시신을 담는 일명 ‘시신백’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 62명의 시신이 이 냉동고에 보관된 상태였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군 소속 ‘시신 수습팀’의 활동상을 전했다. 이들은 조국을 침공했다가 숨진 적군의 시신을 수습해 보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수습팀 대원은 전쟁 중 군인의 신분을 드러낼 수 없다며 스스로를 호출부호 ‘서머(Summer)’라고 밝혔다. 그는 “방역과 위생 문제 때문에 러시아군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거리 곳곳에 한 달 이상 방치한 러시아군 병사들의 시신이 심각하게 부패하고 있으며, 일부는 개가 뜯어먹고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병사 2명으로 구성된 수습팀은 러시아군 시신을 발견하면 얼굴, 문신, 소지품 등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잔학행위를 저지른 전범(戰犯) 용의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면봉으로 DNA도 채취한다. 이후 시신은 열차 안에 마련된 냉동고로 옮겨져 보관된다. 수습팀과 열차 승무원들은 냉동고 옆의 열차 칸에서 숙식을 한다.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최대 3만 명 이상의 러시아 병사가 숨진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여론 등을 우려해 전사자 시신 수습에 나서지 않고 있어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사자들의 시신을 대신 수습하고 있다. 수습팀은 비록 적군의 시신이지만 망자(亡者)에 대한 예를 갖춰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수습팀 병사는 “내 임무는 이 시신들을 유가족의 품으로 온전히 돌려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정중히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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