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20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를 거쳐 현재 국제부에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살고 죽는 일과 닿아 있는 해외 소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되도록 쉬운 문장으로 진실되게 쓰겠습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칼럼41%
사회일반33%
기업7%
교육7%
보건3%
국회3%
지방뉴스3%
기타3%
  • 총격범 “어머니가 종교에 빠져 파산… 아베가 확산시켰다 믿어”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 일본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범행 동기가 드러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의 돈을 기부하다 파산했다고 진술했다. 과거 종교단체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된 뒤 서로 연관이 있다고 믿어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개인적 원한을 품은 ‘외로운 늑대’에게 아베 전 총리가 살해된 셈이다. 야마가미는 10일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8일 체포 당시 안경을 쓰고 회색 티셔츠 차림이던 그는 남색 티셔츠에 안경을 벗은 얼굴로 취재진 카메라를 노려봤다. 교도통신은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아베가 모친 망친 종교 퍼지게 했다 믿어”요미우리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 특정 종교단체 이름을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많은 돈을 기부해 파산했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처음에는 이 종교단체 수장을 살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본부가 해외에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야마가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이 종교단체 산하 기구가 지난해 개최한 행사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의 화상 연설 장면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이후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이 종교단체가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따르면 야마가미 어머니는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 통일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다. 교회를 다닌 기간이나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마가미가 본 것은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상영된 특별연설 영상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생을 마감해 매우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총격범, 범행 전날도 아베 살해 시도”야마가미가 범행 하루 전인 7일에도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자민당 후보 연설회장을 찾아간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날 아베 전 총리 일정은 트위터에 미리 공개됐다. 야마가미는 사제 총을 들고 현장에 갔지만 10분간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 주위의 경찰과 경호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야마가미가 살아온 이력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가 어렸을 때 그의 부친은 건설회사를 경영했다.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회사를 물려받은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종교단체에 빠져들었다. 이후 많은 돈을 이 종교단체에 헌금으로 냈고 야마가미와 형, 여동생 등 삼남매는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기까지 했다. 어머니는 2002년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경영하던 회사도 문을 닫았다. 가난에 시달린 야마가미는 2002년 돈을 벌기 위해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3년 뒤 제대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최근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 저격 사제총, 한번 쏘면 총알 6개 난사 금속원통 2개 속에 총알 6개 캡슐저격범 아파트서 총 5개 추가 압수“폭탄 만들려다 실패해 총 제조”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한 번 쏘면 총알 6개가 한꺼번에 발사되는 사제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저격범 야마가미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총기를 개량한 뒤 살상 성능이 가장 높은 총을 골라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집에서 산탄총과 같은 구조의 총기 여러 개를 직접 제작했다. 범행 후 현장에서 압수된 총은 길이 약 40cm, 높이 20cm로 금속 원통 두 개를 목제 판에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형태였다. 원통 안에는 탄환 6발이 든 캡슐이 들어있었다. 한 번 발사되면 6개 총알이 난사되는 구조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도로변 유세 차량에서는 야마가미의 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 구멍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살던 나라현 나라시의 한 아파트에서 5개의 사제 총기를 추가 압수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화약을 샀고, 처음에는 폭탄을 제조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총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기자가 나라현에 있는 야마가미의 집을 찾아 살펴보니 철제 현관문 밑에 쇠파이프 같은 둔기로 내리친 듯한 자국이 보였다. 이웃들은 그의 집에서 톱 등 연장을 사용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기자에게 “한 달 동안 톱으로 금속을 쓱쓱 써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야마가미의 집에서 시끄러운 전기공구 소음이 흘러나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 2022-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참의원 선거, 자민당 압승”…아베 피살에 보수 결집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가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0
    • 좋아요
    • 코멘트
  • 컬럼비아대, 전미 대학평가 2위 올랐다가 순위 박탈

    미국 뉴욕시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아이비리그(미 동부 8대 사립 명문대) 대학인 컬럼비아대가 올해 전미 대학평가 2위에 올랐다가 순위를 박탈당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평가 주체인 시사 매체 US뉴스앤월드리포트는 컬럼비아대를 2022년 평가 순위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1위 프린스턴대에 이어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와 공동 2위였으나 빠지게 된 것이다. 앞서 마이클 태디어스 컬럼비아대 수학과 교수는 올 2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학이 실제보다 부풀린 평가 자료를 제출했다”며 순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 측은 “교수 현황과 교수·학생 비율 등 제출된 자료 수치를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컬럼비아대에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컬럼비아대는 영국 식민지 시기인 1754년 왕립대로 설립된 미국에서 역사가 5번째로 긴 대학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96명 배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정치학과 졸업)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경영대학원 졸업) 한동훈 법무부장관(로스쿨 졸업) 등이 이 대학 출신이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2-07-10
    • 좋아요
    • 코멘트
  • 치솟는 물가에… 유럽-북미 노조 “임금 올려달라” 파업

    경기 침체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빚어내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 치솟는 물가를 임금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자 세계 곳곳에서 파업이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 프랑스국영철도(SNCF) 소속 4개 노동조합 중 3곳이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주요 도시 및 지방의 열차 운행 3분의 1이 취소됐고 수도 파리 통근열차와 고속열차 테제베(TGV)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노조는 추가 파업을 경고했다. 주요 부두 항만노동자 1만2000여 명이 파업 중인 독일에서는 해운노조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국제운송노동자연맹 독일 지부는 “연료비와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지속 불가능한 부담을 주는데 사측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 파업이 진행 중인 영국에서는 형사변호사, 의료 종사자, 교사, 우체국 노조도 파업을 예고했다. 영국 최대 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BT)도 지난달 30일 창립 35년 역사상 첫 파업을 결의했다. 북미에서도 파업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공공병원 간호사들이 파업에 돌입했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6일 일반노동자노조(BCGEU) 소속 조합원 3만3000여 명이 파업을 의결했다. 또 민간 철도 및 대중교통 노조, 주(州) 소속 축구선수들까지 파업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업 배당금을 근로자에게도 직접 지불하는 안을 ‘공평한 분배’로 제안하며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잇달아 노동계와 접촉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블룸버그통신 산업 담당 칼럼니스트는 “수십 년간 조합원을 잃어왔던 노조가 다시 집단 목소리를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블룸버그 “한국 등 亞 7개국 자본유출 시작”… 코스피 연중 최저점 경신하며 2300 턱걸이

    글로벌 복합위기가 닥친 가운데 한국 경제가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2.2%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4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호주, 캐나다와 함께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부담은 물론이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로 꼽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4일 코스피가 나흘째 하락하며 2,300 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2%(5.08포인트)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76.63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93%(6.75포인트) 하락한 72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 다수가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가 앞으로 1년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이 둔화하면서 이 국가들은 수출로 성장을 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각국이 직면할 불황의 깊이는 다소 다를 것이라면서 한국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 국가들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펀드 자금은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6월 이후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4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38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중국, 일본 증시는 반등했지만 대만 자취안지수는 국내 증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0.88% 하락했다. 올 상반기(1∼6월)에 지난 52년 내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한 미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P500 지수는 올 상반기 1970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인 20.6%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 침체 위험, 기업 순이익 감소 등이 겹쳐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블룸버그 “韓 등 아시아 7개국서 대규모 자본 유출 시작”

    글로벌 복합위기가 닥친 가운데 한국 경제가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2.2%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 것이라고 4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호주 캐나다와 함께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부담은 물론이고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로 꼽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4일 코스피가 나흘째 하락하며 2,300 선에 턱걸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2%(5.08포인트) 내린 2,300.3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 때 2,276.63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93%(6.75포인트) 하락한 722.73으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 다수가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가 앞으로 1년간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이 둔화하면서 이 국가들은 수출로 성장을 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각국이 직면할 불황의 깊이는 다소 다를 것이라면서 한국은 부동산 시장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주요 7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분기(4~6월) 이 국가들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펀드 자금은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규모라고 했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6월 이후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4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38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중국, 일본 증시는 반등했지만 대만 자취안지수는 국내 증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0.88% 하락했다. 올 상반기(1~6월)에 지난 52년 내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한 미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P500 지수는 올 상반기 1970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20.6%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 침체 위험, 기업 순이익 감소 등이 겹쳐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7-04
    • 좋아요
    • 코멘트
  • ‘인플레 공포와 분노’ 개도국 시위 확산

    장기간 내전이 이어져 온 리비아의 주요 도시에서 최근 물가 급등으로 생활고가 심각해지자 시민들이 시청과 의회에 불을 지르는 등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1일 동부 도시 투브루크에서는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해 불을 질렀고 제3의 도시 미스라타에서도 시(市)청사가 불탔다. 벵가지에서는 수천 명이 정전 사태에 항의하며 시위를 했고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시위대가 도로 곳곳에서 타이어를 불태웠다. AFP통신은 “내전과 정치 불안 때문에 원유 생산이 중단된 와중에 수입 식량 가격과 연료값이 폭등하면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2일 “연료값이 폭발적으로 치솟으면서 분노와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선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어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값이 급등하자 원주민들이 생활고를 호소하며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초까지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다. 정부는 “갤런(3.78L)당 15센트를 내리겠다”며 시위대를 달랬다. 에콰도르 인구의 7%를 차지하는 원주민들은 대부분 빈민층이다.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는 지난달 28일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포하며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나이지리아는 휘발유 부족으로 전기 공급이 불안해져 미용사들이 야간에 가게 조명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사용해 일하고 있다. 헝가리는 대부분의 주유소가 고객 1인당 하루에 구입 가능한 휘발유를 50L 이하로 제한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선 한국의 마을버스와 비슷한 ‘지프니’ 운전 기사들이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일을 그만두는 등 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라오스의 휘발유 가격은 3월 21일 L당 1.25달러에서 지난달 27일 1.88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페루는 1.41달러에서 1.76달러로, 벨기에는 1.84달러에서 2.13달러로, 케냐는 1.14달러에서 1.29달러로 올랐다. 아르헨티나에선 연 물가상승률이 60%를 넘어서자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제통화기금(IMF)과의 부채 협상을 주도했던 마르틴 구스만 경제장관이 2일 사임했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연료값과 식품 물가가 동시에 오르면 빈곤층은 배로 타격을 받는다. 일부 국가에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옐런, 추경호에 “러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한국 정부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동참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제도 취지에 공감을 표시한 가운데 구체안이 나온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2일(한국 시간) 기획재정부와 미 재무부는 두 사람이 전날 오후 9시 전화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옐런 장관은 에너지 가격 안정과 러시아 수익 감소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가격 상한제에 동참키로 한 주요 7개국(G7)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설명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가격 상한제 도입 취지를 이해한다. 향후 가격 상한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도출되는 대로 이를 공유해 달라”고 답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는 국제사회가 사전에 정한 가격 상한을 준수한 러시아산 원유 수송 선박에 대해서만 해상보험을 제공하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다. 앞서 지난달 27∼29일에도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방한해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우리 정부 당국자와 협의했다. 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현재 러시아 원유 가격의 절반 정도를 상한으로 정하고 그 이상(가격)으로는 구입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를 국제사회에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의회 난입때 시위대 합류 시도… 말리는 경호원 목졸라”

    지난해 1월 6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합류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차 운전대를 뺏으려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말리는 경호원 목을 졸랐고 시위대를 “내 사람들(my people)”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의회에) 들어가게 놔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검찰이 트럼프를 주시하고 있다”며 증언의 파장을 전했다.○ “트럼프, ‘난입’ 시위대 가담 시도”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이던 캐시디 허친슨(25·사진)은 28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가 총, 칼, 테이저건 같은 무기를 소지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그들이 무기를 가지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난입 사태 때 워싱턴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대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허친슨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시위대를 수색하는 것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금속탐지기를 치워”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내 사람들이 의사당으로 행진하게 하라”고도 했다.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행진하자 대통령 전용차인 ‘비스트(Beast·야수)’에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에게 “나도 의회로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경호원들이 만류하자 그는 “빌어먹을, 내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며 경호원 목을 조르고 완력으로 운전대를 빼앗으려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난입 사태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SS 간 통신 기록이 공개됐다. 그날 낮 12시 29분부터 SS는 “‘거물’(대통령 코드명)이 의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말리고 있다”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잇달아 올렸다. 허친슨은 당시 시위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는 잘못 없다. 그(펜스 부통령)는 당해도 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백악관 측, 사태 며칠 전 위험 인지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폭동 조짐을 알고서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허친슨은 “(난입 사태) 나흘 전 메도스 비서실장과 앤서니 오나토 SS 부국장은 (6일) 집회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상황이 정말 매우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는 “우리를 의사당으로 가게 만들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그건 훌륭할 것이다”라며 폭동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했다. 난입 사태 당일 우려한 상황이 벌어지자 팻 시펄로니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은 허친슨에게 “대통령 일행이 의회에 못 가게 막아라. (가게 되면) 누군가 피를 흘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친슨은 2020년 12월 1일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식사하다 그릇을 벽에 집어던졌다고도 말했다. 허친슨의 증언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허친슨이 증거가 될 만한 기록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허친슨의 증언이 트럼프에게 내란, 선거 방해, 폭동 선동, 폭력 음모 등의 혐의를 적용할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 특조위 부위원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에도 공개 증언을 결심한 허친슨에게 “미국은 그에게 빚을 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친슨은 완벽한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의회 난입’ 시위대 합류 시도…말리는 경호원 목 졸라”

    지난해 1월 6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합류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차 운전대를 뺏으려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말리는 경호원 목을 졸랐고 시위대를 “내 사람들(my people)”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의회에) 들어가게 놔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검찰이 트럼프를 주시하고 있다”며 증언의 파장을 전했다.● “트럼프, ‘난입’ 시위대 가담 시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이던 캐시디 허친슨(25)은 28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시위대가 총, 칼, 테이저건 같은 무기를 소지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그들이 무기를 가지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난입 사태 때 워싱턴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대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허친슨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시위대를 수색하는 것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금속탐지기를 치워”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내 사람들이 의사당으로 행진하게 하라”고도 했다.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행진하자 대통령 전용차인 ‘비스트(Beast·야수)’에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에게 “나도 의회로 가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경호원들이 만류하자 그는 “빌어먹을 내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며 경호원 목을 조르고 완력으로 운전대를 빼앗으려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난입 사태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SS 간 통신기록이 공개됐다. 그날 낮 12시 29분부터 SS는 “‘거물’(대통령 코드명)이 의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말리고 있다”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잇달아 올렸다. 허친슨은 당시 시위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는 잘못 없다. 그(펜스 부통령)는 당해도 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백악관 측, 사태 며칠 전 위험 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폭동 조짐을 알고서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허친슨은 “(난입 사태) 나흘 전 메도스 비서실장과 앤서니 오나토 SS 부국장은 (6일) 집회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상황이 정말 매우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우리를 의사당으로 가게 만들 뭔가 벌어지고 있다. 그건 훌륭할 것이다”라며 폭동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했다. 난입 사태 당일 우려한 상황이 벌어지자 팻 시펄로니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은 허친슨에게 “대통령 일행이 의회에 못 가게 막아라. (가게 되면) 누군가 피를 흘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 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친슨은 2020년 12월 1일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식사하다 그릇을 벽에 집어 던졌다고도 말했다. 허친슨의 증언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허친슨이 증거가 될 만한 기록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허친슨의 증언이 트럼프에게 내란, 선거 방해, 폭동 선동, 폭력 음모 등의 혐의를 적용할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 특조위 부위원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협박에도 공개 증언을 결심한 허친슨에게 “미국은 그에게 빚을 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친슨은 완벽한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9
    • 좋아요
    • 코멘트
  • 경기침체에 폭염, 숨막히는 지구촌

    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신음하는 가운데 폭염까지 지구촌을 덮쳤다. 그에 따른 에너지·식량난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유럽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40도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일부 국가가 원전 가동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놓였다. 프랑스가 총 발전량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데 폭염으로 강물 수온이 올라 냉각수로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이미 원전 56개 중 27개가 유지 보수로 정지 상태인데 나머지 원전까지 가동이 어려워지면 전력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폭염 난민’도 늘고 있다. 19일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폭염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구세군 회관으로 몰려들었다. 구세군 회관 측은 “전기료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에어컨이 있어도 켜지 않고 이곳에 온다. 작년까지 오지 않던 사람들도 올해는 찾아온다”고 전했다. 곡물 생산량도 줄어 안 그래도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일리노이주 등 일명 ‘옥수수 벨트’에 고온과 가뭄이 계속돼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 선물 가격이 올 1월 13일 1부셸당 5.87달러(약 7600원)에서 이달 16일 7.88달러(약 1만210원)로 34% 뛰었다. 폭염이 지속되면 건설 현장이나 농촌 등 실외 근무 인력 수급에 제약이 생기는 등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2050년까지 미국 내 건설 부문 생산성이 연간 3.5%(약 12억 달러)씩, 농업 부문 생산성은 3.7%(약 1억3070만 달러)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경북 지역에서 평년보다 20일가량 빠른 이달 20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 더위로 감자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의 전력 공급예비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9.5%로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가 주춤한 2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강릉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박 3만2000원” 폭염에 물가 ‘비상’…美선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한국도 이른 폭염에 노숙인 등 취약 계층과 서민들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열사병 환자가 6월부터 폭증하는 것은 물론 폭염이 불러일으킨 물가상승이 서민 가계를 옥죄면서 ‘복합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여 정부와 지자체의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 폭염에 77% 늘어난 온열질환자노숙인 등에게 무료급식과 임시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경기 안양시 ‘유쾌한공동체’에는 최근 주거지원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대부분 낮 최고기온 35도에 이르는 폭염을 견디다 못해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이다. 이 단체는 이들을 위해 16일부터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다. 무더위 쉼터 운영 등에 필요한 750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하지만 24일까지 2만 원을 모았다. 윤유정 유쾌한공동체 사무국장은 “이대로 여름을 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건강에 ‘직격탄’을 맞는 건 취약계층과 서민들이다. 폭염경보에도 작업을 멈출 수 없는 실외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6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92명) 대비 77.2% 급증했다. 장마도 더위를 식히기 역부족이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 폭우, 다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을 예보했다. 20일 경북 경산시, 구미시, 의성군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대구시 등에 발효됐던 폭염경보(7월 11일)보다 20일이나 빠르다. 대구시는 이미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에게 3개월 동안 매일 얼음 생수 1병과 선풍기, 보양식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8월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올 7, 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비슷할 확률을 30%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바렌츠해의 빙하와 티베트고원의 눈이 녹아 발생한 고기압이 한반도의 여름 기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뭄에 폭염까지 밥상 물가 ‘비상’가뭄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밥상 물가도 비상등이 켜졌다. 채소류 가격은 줄줄이 급등세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24일 감자 가격은 100g당 590원으로 전년 동기(390원) 대비 51.3% 올랐다. 같은 기간 배추(1통)는 2480원에서 3890원으로, 깻잎(100g)은 1580원에서 219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오르자 시민들은 강제 ‘긴축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의 50대 주부 박모 씨는 “동네 과일가게에서 수박을 두드려 보다 한 통에 3만2000원 가격표를 보고서 그냥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결식아동과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푸드뱅크도 물가 상승의 타격을 받았다. 최근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 비축분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푸드뱅크사업단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기부가 더 어려워진다”며 “운영난을 호소하는 지역조직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 [복합위기속 폭염 덮친 지구촌-해외]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시골마을 “아마존 ‘드론 배송’은 사생활 침해…격추하고 싶을 것”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첫 ‘드론(무인항공기) 배송’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미국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주민들은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 사생활 침해를 받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WP는 “일부 주민들은 날아오는 드론을 총으로 쏘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록포드에 사는 마을 주민들은 이날 WP에 드론 배송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배송 인건비 절감과 배송 시간 단축 등을 이유로 드론 배송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 아마존 직원은 “아마존 드론배송 팀이 날씨와 시골 마을의 지형, 고속도로 접근성, 기존 고객층을 고려해 록포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아마존이 록포드를 대상으로 한 드론 배송 계획을 발표한 이후 마을 주민들은 놀란 심경을 전했다. 록포드의 시멘트 판매업자 팀 블래스톤 씨는 “그들(아마존)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드론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 블래스톤 씨는 과거 이웃이 날린 드론이 자신의 집으로 날아왔을 때 “격추 시키겠다”고 화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아마존은 “드론은 비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영상을 찍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주민 사이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마을의 다른 주민 그렉 바로니 씨는 “지금도 아마존 택배가 충분히 제시간에 도착하고 있다. 드론 배송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배송이 확대되면 기존 배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곳은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 드론이 집 주변 여기 저기를 날아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가축 사육 농가에서도 우려가 컴지고 있다. 말과 양을 기르는 네이든 코스터 씨는 “드론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면 말을 놀라게 할 것이고 위협을 느낀 말들은 철조망, 울타리를 향해 돌진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과거에 상공을 떠 다니는 풍선을 위협으로 느낀 말들이 놀라서 갑자기 자살하는 장면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코스터 씨는 “드론이 이 지역에 해를 끼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3
    • 좋아요
    • 코멘트
  • “바이든, 늙고 늙어보여… 美민주당 ‘재선 불가론’ 기류”

    미국에서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문제가 이슈로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집권여당 민주당 내에서도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22일(현지 시간) 전했다. 현재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2024년에는 82세가 된다. 이날 더힐은 “바이든은 그의 나이에 대한 질문들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미 민주당의 패색이 짙은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끝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혼란, 공급망 대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지지율이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힐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중간선거에서 여당의 패배 가능성이 커지며 불안해하고 있고 2년 뒤 대선에서는 당의 실존적 미래에 대한 의문이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당 내에서는 벌써 ‘후보 교체론’이 퍼지면서 더 젊고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바이든과 경쟁했던 앤드류 양은 “바이든의 나이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달 실시된 하버드-해리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단순히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잇달아 말실수를 하거나 전용기에 오를 때 계단에서 자꾸 넘어지는 등 건강에 이상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앞에 사람이 없는데 허공에 대고 악수를 한 적도 있었다.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직무 수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악관 주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더힐은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은 늙고 늙어 보인다. 백악관에 있기에 그리 멋진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바이든의 고령은 문제다. 그는 늙었고 모두가 그걸 알고 있지만 바이든을 불쾌하게 만들까봐 아무도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금은 참으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2년 뒤에도 그럴 수 있을지는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힐은 당내에서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바이든을 대신할 유력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3
    • 좋아요
    • 코멘트
  • 中 국영 신생기업, ‘日 반도체 거물’ 영입…한국 D램에 도전장

    중국의 신생 반도체 스타트업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가 ‘일본 반도체 거물’로 불리는 사카모토 유키오 전 엘피다 메모리 사장(75)을 영입했다고 2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SCMP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일본 거물을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深圳市)에 있는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최근 유키오 전 사장을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3월 창업한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중국 국영펀드 선전메이저산업투자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국영기업이다. 현재 등록된 자본금은 7억4700만 달러(약 9710억 원)다. 유키오 전 사장은 일본의 D램 제조업체 엘피다의 수장이었다. 1999년 설립된 엘피다는 과거 미국이 꽉 잡고 있던 세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며 한때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벌어진 일명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대만 TSMC 등에 밀려 자금 위기를 겪다가 2012년 파산했다. 이후 마이크론에 인수 합병됐다. 그 후 유키오 전 사장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칭화유니그룹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 회사는 지난해 파산했다. 유키오는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커리어가 될 것이다. 스웨이슈어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TSMC 공장 운영을 책임졌던 리우샤오치앙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3년 전 TSMC를 그만뒀다. 최근 중국은 대만의 반도체 전문 인력들을 공격적으로 영입 중이고 대만은 “중국으로 반도체 전문가를 빼돌리는데 협조하는 사람은 기소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전시는 이달 초 “2025년까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3년 내에 기존 반도체 부문의 가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연간 매출 100억 위안(약 1조 9389억 원) 이상의 집적회로 설계회사를 최소 3곳 이상, 연간 매출 20억 위안(약 3878억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업체를 최소 3곳 이상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3
    • 좋아요
    • 코멘트
  • 러 헬기, 나토 회원국 에스토니아 영공침범… 발트해 긴장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유럽의 제재로 촉발된 러시아와 유럽의 갈등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발트해 주변국들로 번지며 군사적 충돌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자국을 거쳐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철도 화물에 이어 자동차 화물에까지 운송 제한 조치를 가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에서는 러시아 헬기가 영공을 무단 침범했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까지 위협하자 미국은 나토 집단 방위 규정을 거론하며 러시아에 경고장을 보냈다.○ 리투아니아 이어 에스토니아까지에스토니아 외교부는 21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러시아군 Mi-8 헬기가 18일 오후 에스토니아 영공을 허가 없이 2분간 비행했다.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Mi-8 헬기는 옛 소련이 개발한 중형 수송헬기로 승무원을 포함해 27명을 태울 수 있다.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러시아는 이웃나라 위협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대가가 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하며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1991년 옛 소련이 붕괴한 뒤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2004년 나토에 가입했다. 영토 문제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국민 사이에 반(反)러시아 감정이 높다.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들을 마치 속국처럼 지칭하자 에스토니아 정부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는 이날 대러 제재 수위를 높였다. 러시아 본토에서 400km 떨어진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석탄 금속 건설자재 시멘트 철강 사치품 등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화물의 자동차 운송을 제한한 것. 18일 철도 운송 제한에 이은 추가 조치다. 러시아는 ‘외딴 섬’처럼 떨어진 칼리닌그라드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영토를 거쳐 가는 내용의 협정을 2003년 EU와 맺었지만 사실상 EU가 이를 막은 것이다. 화물 운송이 차단되면서 이날 칼리닌그라드에서는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졌다. 러시아는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전날에 이어 발끈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에 화물 운송을 즉각 복원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어 “긴장을 고조시키는 EU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불법적이고 전례 없는 조치”라면서 “며칠간 깊이 분석한 뒤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리투아니아 국민에게 매우 심각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美 집단 방위 거론, 러시아에 ‘경고’미국은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의 조치를 옹호하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리투아니아 등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나토와 리투아니아를 지지한다. 특히 나토 조항 5조에 대한 우리 약속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5조는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동 대응한다’고 돼 있다. 미국은 올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나토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에 약 56억 달러(약 7조3000억 원) 규모의 군사적, 인도적 지원을 했다. 이런 후방 지원만으로도 ‘개전 보름 내에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한다’는 러시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넉 달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과 군사적 충돌을 벌여 미국이 직접 개입하게 된다면 러시아가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빌뉴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저커버그, ‘사람 시력 1.0급’ VR 기기 공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메타(옛 페이스북)가 시력 1.0인 사람이 실제 세상을 보는 것만큼 또렷한 해상도를 구현한 가상현실(VR) 기기 시제품들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현실과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한 3차원(3D)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6일 언론 대상 화상 간담회에서 메타가 개발 중인 VR 기기들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는 ‘비주얼 튜링 테스트 통과하기’. 컴퓨터가 만든 이미지가 실제 사물의 이미지와 얼마나 비슷한지 평가하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VR 기기가 현실과 똑같은 수준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메타가 가장 먼저 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기기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VR 헤드셋 ‘버터 스카치’였다. 버터 스카치는 좌우상하 시야각 1도마다 60개의 픽셀(화소)을 넣어 사실감을 높였다. 약 6m 거리에서 시력검사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또렷함이다. 다양한 거리의 초점 렌즈를 탑재한 VR 글라스 ‘하프돔3’, 가볍고 얇게 휴대성을 높인 ‘홀로케이크 2’ 등도 함께 공개됐다. 메타는 VR 사업 부문에서 올 1분기(1∼3월) 4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는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완벽한 이미지를 구현할 메타버스(가상세계)가 몇 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열돔 확산 “수천만명 덮칠것”… 佛 40도 폭염에 야외행사 금지

    최근 미국 전역에 폭염이 덮친 가운데 올여름 내내 대형 ‘열돔(heat dome)’이 형성돼 최소 수천만 명이 ‘가마솥더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네브래스카, 미주리, 캔자스주 등 미 중서부의 기온이 37도를 넘나들면서 캔자스주에서는 소 떼 20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열돔 주변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폭우, 토네이도 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기상 이변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등 재앙에 가까운 이상 고온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美 인구 3분의 1 폭염 영향권18일 CNN에 따르면 미 기상당국은 현재 북부 오대호 주변 평원에 머물고 있는 거대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이로 인해 여러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3일 미 국립기상청(NWS)은 오대호, 남부 멕시코만 연안,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주민 1750만 명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이틀 후인 15일에는 이들 지역을 포함해 미 인구의 3분의 1(1억2500만 명)이 폭염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16일 캔자스주 당국은 약 2000마리의 소가 고온으로 폐사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소들이 뙤약볕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네 다리를 뻗은 채 널브러져 있다. 이에 따라 21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는 최고기온이 섭씨 37.7도, 2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는 최고기온이 섭씨 37.8도에 달하는 등 미 곳곳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남서부 애리조나, 뉴멕시코, 콜로라도주 등에서는 가뭄과 화재경보 또한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등에서는 폭우와 토네이도가 몰아쳐 일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인도도 이상 고온에 신음 유럽 주요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스페인은 이달 초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남부 일부 지역은 43도까지 올랐다. 수도 마드리드의 15일 최고기온 역시 40.5도를 기록했다. 영국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열 건강 주의보’를 최고 4단계 중 3단계까지 발령했다. 프랑스도 17일 일부 지역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다. 1947년 이후 연중 가장 이른 시기에 ‘40도 폭염’이 찾아온 사례다. 일부 시 당국은 시민들의 야외 활동을 금지하고 콘서트, 대규모 모임을 ‘폭염이 끝날 때까지’ 취소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는 실내 행사도 금지했다. 북극도 평년보다 3도가량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남부의 한낮 최고기온도 50도를 넘었다. 파키스탄의 지난달 일평균 최고기온은 45도였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온난화와 열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의 기후전문가 프리데리케 오토는 “온실가스 때문에 유럽에서만 폭염 빈도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클레어 눌리스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빨리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열돔(heat dome)지상 5∼7km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각난 시신 최대한 온전하게”…우크라 ‘죽음의 노동자들’ 또 다른 전쟁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사는 장의사 안토니 씨는 요즘 밀려드는 시신들을 염습하느라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전에는 한 달에 한 두 건이던 장례식이 이젠 매일같이 이어진다. 한 번에 시신 여러 구를 염습하는 날도 많다. 예전과 달리 젊은이들의 시신이 특히 많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죽음의 노동자들’이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장의사, 검시관, 방부처리사, 묘굴인(묘를 파는 사람) 등이 비극의 한복판에 놓여있다고 18일 전했다. 안토니 씨가 담당하는 시신 중에는 흙과 피투성이인 경우가 많다. 몸에 큰 상처가 있거나 폭격으로 몸이 조각조각 난 상태로 도착한 시신들도 있다. 그는 “최대한 몸의 조각들을 실로 꿰매 온전한 모습으로 유가족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끝내 꿰매지 못한 채 조각들을 가방에 담아 가족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참담한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번은 안토니 씨의 절친한 친구가 전장에서 숨져 시신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안토니 씨는 “그때만큼은 나도 동료들도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안토니 씨의 동료들도 매일 같이 참상을 접하고 있다. 묘굴인 미하일로 씨는 매일 새벽부터 2m 가량 묘를 판 뒤 동료들과 잠깐 농담을 나눈다고 했다. 그는 “농담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렇게라도 몸부림치는 것”이라며 “의사부터 과학자까지 안 묻은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 안치소를 운영하는 보리스 리분 씨는 “시신을 수습하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고인이 유가족과 제대로 이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6-1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