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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상류지역에 조성된 구제역 가축 매몰지 2곳 중 1곳이 ‘2차 환경오염’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11일 “정부 현장조사단이 10일 한강 상류지역의 구제역 감염 가축 매몰지 32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절반인 16곳에서 침출수(동물 사체에서 나온 핏물과 썩은 물) 유출이나 유실, 붕괴 등의 2차 환경오염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문제가 된 16곳은 경기 양평군 개군면 8곳,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4곳, 강원 춘천시 동면 3곳, 강원 원주시 소초면 1곳 등이다. 2차 오염이 우려되는 매몰지 16곳 중 11곳은 하천에 인접해 있어 침출수가 유출될 경우 수질 오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곳 중에는 하천에서 3m가량 떨어진 곳도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 매몰지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환경전문가들은 “매몰지는 하천으로부터 30m 이상 떨어진 곳을 선택해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수로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우기(雨期) 때 유실이나 붕괴 위험이 있는 매몰지도 4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곳은 경사지형에 매몰지가 조성돼 무너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주변 하천이 붉은 빛을 띠는 등 당장 심각한 오염이 발견된 곳은 없었다”며 “정확한 오염 정도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매몰지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한강 상류지역에 조성된 구제역 가축 매몰지 2곳 중 1곳에서 침출수나 붕괴가 예상됨에 따라 한강 식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매몰지에서 새어 나온 침출수에는 대장균, 장 바이러스 같은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병원균과 식중독균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암모니아나 질소, 질산성 질소 등의 유해 화학물질도 함유돼 있다. 침출수가 유입된 물을 마시거나 매몰지 인근 침출수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 신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실제 2009년 전국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 15곳 중 8곳에서 침출수가 발견됐으며 인근 지하수의 80%가 오염돼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침출수 환경재앙’을 조장하거나 우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너무 많은 양만 아니라면 당장 수질오염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 바로 먹는 지하수 외에 한강 등의 식수원으로 침출수가 흘러들어가도 수돗물의 경우 여러 단계의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또 침출수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작물도 침투수 내 유기물이 토양의 자정능력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제대로 씻어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환경전문가들은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수도권 최대 식수원인 한강에 침출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현지은 씨(28·여)는 “정수 과정을 거치므로 수돗물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기분은 무척 찜찜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강 인근 매몰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문제의 매몰지 16곳 중 하천 인근 매몰지엔 차수벽(遮水壁)이, 물이 고일 가능성이 큰 곳엔 배수로가, 무너질 위험이 큰 곳엔 옹벽이 각각 설치된다. 또 합동조사단은 다음 달 4일까지 전국 4200여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뒤 위험 매몰지를 분류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4월 안에 정비할 방침이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1일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발생한 KTX 탈선 사고의 원인은 현재까지 조사결과한 선로전환기의 오작동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고 발생 직후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실시한 현장 조사 결과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광명역에 정차하기 위해 플랫폼으로 향하는 2번 선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열렸던 선로가 갑자기 왼쪽으로 붙여진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나 코레일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자칫 다른 원인이 나오면 생길 수도 있는 후폭풍을 우려한 것. 코레일 관계자는 “탈선사고는 정부차원의 ‘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정밀 조사를 거쳐야 원인을 확인할 수 있어 구체적인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로전환기 오작동 가능성 높아 고속 운행 과정에서 탈선을 했다면 핵심 장치인 배전시스템이나 철도 차량 자체 결함이 원인일 수 있지만 저속으로 달리는 열차가 궤도를 이탈한 것은 선로전환기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철도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국토부와 코레일의 현장 조사에서 사고 열차는 기관차와 열차 1∼4호차는 광명역 플랫폼으로 향하는 2번 선로에 제대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대신 5∼10호차는 가야 할 레일을 못 타고 궤도를 벗어났다. 특히 탈선과정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난 것도 선로전환기가 처음에는 제대로 작동해 사고 열차를 2번 선로로 유도했지만 중간에 오작동으로 선로분기점이 닫혀 5∼10호차가 제 레일을 타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로전환기의 전산시스템에 결함(에러)이 생겼거나 시스템 운영자가 프로그램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정밀조사를 벌이면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체 결함 운전미숙 가능성 낮아 철도 기관사의 운전 미숙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사고 열차가 광명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않아 레일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KTX-산천이 사실상 전자동으로 운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선로의 이물질이 열차 이탈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시속 90km로 들어오던 열차의 바퀴가 레일에 있던 돌이나 쓰레기 등 이물질에 부딪히면서 레일을 벗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KTX-산천은 지난해 3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달 31일 마산역에서 출발한 KTX-산천 열차가 제동장치 오작동으로 서울역에 예정보다 54분 늦게 도착해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달 들어서도 6일 부산역을 출발하려던 열차가 배터리 고장으로 출발 직전 다른 열차로 대체되는 등 최근 4개월 사이 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자체 기술로 제작한 KTX-산천 차량의 구조적 결함이나 차량과 운행시스템 사이의 문제점이 있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가옥 및 하천과 인접하지 않은 장소에 묻되… 배출구는 ‘적당한’ 간격으로… 톱밥은 충분히 뿌려야 한다.”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기반으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제정해 전국 축산농가에 배포한 ‘구제역긴급행동지침’(2010년 10월 개정)과 ‘조류인플루엔자(AI) 긴급행동지침’(2009년 12월 개정)에 나오는 내용이다. 구제역, AI 확산 등 긴급 상황 시 축산농가와 지자체 공무원이 철저히 준수해야 할 매뉴얼이지만 모호한 내용이 많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침 곳곳에 정확한 수치가 없거나 ‘충분히’와 ‘적당히’ 등의 표현이 많은 반면에 내용이 복잡해 구제역 발생 현장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게 돼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행동지침을 분석한 결과 매몰지 선정 항목은 “가옥, 수원지, 하천 및 도로, 집단거주지에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사람과 가축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장소”로만 나와 있다. 정확히 몇 m 이상 떨어진 곳이어야 하는지, 넓이를 구체적으로 몇 m² 내외로 해야 하는지, 경사 몇 도 이하의 평평한 곳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규정은 아예 없다. 매몰방법도 “바닥에 비닐을 깔고 흙을 1m 덮은 뒤 그 위에 사체를 2m, 흙을 3.5m 순으로 쌓으라”고 적혀 있을 뿐 몇 m²에 소 몇 마리, 닭 몇 마리 등을 묻을 수 있다는 등 실제 매몰 작업을 할 때 기준으로 삼을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 이 밖에 “천막이나 비닐로 톱밥을 ‘충분히’ 포장해 고정하고” “배출구는 지면에서 ‘적당한’ 간격으로 돌출시키고” 등의 애매한 표현도 많았다. 하지만 농식품부 측은 “규정 자체는 완벽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대충 묻어도 제재수단 없어 ‘똑같은 실수’ 해마다 반복 ▼구제역 가축 사체에서 나온 침출수가 ‘심각한 환경재앙’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환경전문가들은 “구제역, AI 긴급행동지침이 바이러스 확산 금지 등 방역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사후 환경오염에 대한 부분은 부족하다”며 “이를 보완해야 2차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몰 시 지하수로부터 1m 이상, 하천이나 수원지 집단거주지로부터 30m 이상 떨어진 곳을 선택해야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매몰 매뉴얼에는 이 같은 규정이 아예 없다. 매몰 면적도 바닥은 폭 4∼5m, 상부는 폭 5∼6m 이상을 확보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지만 이 역시 지침에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침에 ‘수시로’ ‘충분히’ 등의 표현보다는 몇 kg, 몇 번 등으로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매뉴얼에 정확한 내용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대충 매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0일 현재 구제역 매몰지 4200여 곳 중 30%에 해당하는 1500곳 정도가 오염됐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또 행동지침에는 가축 매몰 후 매몰지 주변 300m 내 지하수, 토양 등을 검사하도록 돼 있지만 정작 환경영향조사 방법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또 ‘매몰 시 준비물’ 항목도 불도저 작업복 삽 철골 등만 나와 있을 뿐 ‘복토에 필요한 혼합토 몇 kg’ ‘가스 침출수 배출관 몇 m’ 등 환경오염 예방용 준비물 관련 내용도 없었다. 침출수가 지하수나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 병원성 미생물, 식중독균, 질산성 질소 등이 수자원을 오염시킨다. 지난해 1월 구제역이 발병한 경기 포천 지역의 매몰지 주변 지하수 47곳 중 14곳(29.8%)에서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그나마 축산농가나 지자체에 비치된 행동지침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침을 지키지 않고 엉성하게 매몰해도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측은 “매뉴얼을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명문화된 제재수단이나 벌칙 규정은 없다”며 “다급하게 매몰이 진행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시군구 공무원에게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2차 환경오염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보니 똑같은 ‘실수’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초 강화, 포천, 김제 등 구제역과 AI 발생지역 8곳을 조사한 결과 이미 강화지역에서 침출수가 유출됐다. 또 정부가 2008년 85만26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묻힌 지역 15곳을 조사한 결과 8곳에서 침출수가 확산됐다. 당시 정부는 “2차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매몰지 주변에 긴급조사를 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대책 발표까지 했다. 서울대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 이군택 교수는 “형식적인 방역과 환경조사는 문제가 크다”며 “매립지 선정 등이 쉽지 않은 만큼 기존 방역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10일 환경부 행안부 농식품부로 이뤄진 정부 합동조사단 6개 조(6인 1조)가 한강 수계 지역인 양평 남양주 춘천 원주 등 99곳에 대한 2차 환경오염 조사에 들어갔다.길진균기자 leon@donga.com김윤종기자 zozo@donga.com}

“평생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습니다. 이제 죽도록 국민에게 봉사해 (그 빚을) 갚겠습니다.”조석준 신임 기상청장(57·사진)은 최근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국내 최초의 ‘기상전문기자’ 출신으로서 기상청 수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기뻤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20여 년 전의 음주사망 사고 때문. 이 사실을 알게 된 동아일보가 확인을 요구하자 조 청장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당시 사건의 경위를 털어놓았다.KBS 기상전문기자로 근무하던 1984년 6월 어느 날 저녁 그는 직장 동료들과 서울 여의도에서 술을 마신 뒤 자정 무렵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으로 가던 도중 뭔가에 부딪혔다는 느낌에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폈지만 술에 취한 데다 주변이 어두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는 별다른 생각 없이 집으로 향했다. 몇 시간 뒤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다. 경찰은 “교통사고로 사람이 숨진 현장에서 당신의 자동차 검사필증이 발견됐다”며 “당신이 사고를 낸 거 아니냐”고 물었다.조 청장은 “술에 많이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뭔가에 분명히 부딪힌 것은 맞다는 생각에 조사에 응했고 결국 음주 뺑소니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를 구한 뒤 피해자 가족과 합의했고 법원은 이를 감안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던 것도 징역형을 피할 수 있었던 한 원인이었다. 조 청장은 “당시 500만 원(그의 월급 30만 원의 17배가량) 정도를 피해자 가족에게 보상금으로 줬다”고 말했다.하지만 마음의 괴로움은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괴로워하던 조 청장은 사고 석 달 뒤인 그해 9월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는 “TV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공인 입장에서 너무 죄스러운 일을 저질러 기자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듬해 1월 조 청장은 코카콜라 한국지사로 직장을 옮겼다. 하지만 기상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끊을 수 없었다. 결국 13년 만인 1997년 KBS로부터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조 청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한 청와대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조 청장의 뉘우침을 직접 듣고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사회가 나를 용서해주고 기상청장이란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평생 빚을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시기에 대한 정부안이 확정됐다. 정부는 10일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관련 법안에 담을 거래제도 시행 시점을 ‘2013∼2015년 중 어느 때’로 결정했다. 지식경제부는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큰 만큼 2015년 1월에 시작하자”는 주장을 펴 왔지만 이날 규개위 회의에서 이를 철회했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당초 ‘2013년 1월’을 정부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산업계 의견을 존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2013∼2015년 중 실시’를 범정부 차원의 절충안으로 제시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였던 조석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지속경영교육원장(57·전 KBS 기상캐스터)이 8일 신임 기상청장으로 선임됐다. 조 청장 내정자는 1977년 서울대 대기학과를 졸업한 후 1981년까지 공군 기상 장교로 일했다. 전역 후 1981년 KBS에 입사해 기상전문기자로 일하다 1987년부터 2001년까지 기상 캐스터로 활동했다. 조 내정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기상청은 예보를 생산해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배포하면 됐지만 이제 국민은 개인별로 특화된 ‘생활맞춤형’ 날씨정보를 원한다”며 “민간 출신으로 기상정보가 ‘제대로’ 그리고 ‘세밀하게’ 국민에게 전달되는 역할을 하도록 하라며 청장으로 뽑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KBS에서 퇴직한 후 웨더뉴스채널 부사장, 웨더프리 대표이사, 첫 민간 기상센터인 케이웨더 630 예보센터장을 지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폭우와 태풍이 왔을 때 예보 실패로 기상청의 신뢰가 떨어진 점에 대해 “‘생산자’ 입장에서 ‘적중률이 85∼90%가 되는데’라고 항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어떻게 해야 기상예보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높아질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상정보의 유통과정만 개선해도 국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어느 지역에 몇 mm의 비가 내린다’는 텍스트형 단순 정보보다는 동영상 등 비주얼이 강화된 예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구인력 강화’도 강조했다. 조 내정자는 “그동안 기상청이 쉬운 날씨는 잘 알아맞힌 반면 정말 필요한 이상기후 예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결국 위기상황을 예보할 수 있는 고수가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상산업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조 내정자는 “강도를 잡는 데는 경찰과 민간 보안업체의 업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폭우 등 이상기후를 정확히 예보하려면 국가차원의 기상예보 연구뿐 아니라 이를 생활에 편입시키는 기상서비스 산업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조석준 기상청장 내정자 △충남 공주(57) △대전고 △서울대 대기학과 △KBS 기상전문기자 △㈜웨더프리 대표 △한국과학기자협회 공익사업본부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지속경영교육원장}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대량 매몰 처분된 가축들로 인해 심각한 환경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을 휩쓴 구제역과 올 초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최근까지 전국 4251곳에서 소 돼지 닭 등 가축 857만 5900여 마리가 매몰됐다. 전문가들은 가축 사체에서 나온 피와 부패 물질 등으로 인근 지하수나 하천, 토양 등이 오염될 경우 심각한 2차 환경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침출수 흘러나갈 저류조 미설치 많아” 2차 환경오염은 땅속에 매몰된 구제역 감염 가축이 부패되면서 시작된다. 구제역에 감염된 소나 돼지, AI에 감염된 닭 등을 땅에 묻으면 10일 이내에 사체가 썩고 이 과정에서 가축의 사체로부터 핏물과 썩은 물이 나온다. 이 썩은 물은 매몰지 속으로 스며든 후 인근 토양과 지하수 등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확산 이후 지난해 말 돼지 3000여 마리를 묻은 경기 파주시 광탄면 매몰지 주변에서는 침출수가 새어나와 인근 도랑 등이 붉게 변했다. 또 돼지 2000여 마리를 매몰한 경북 영천시 고경면 매몰지에서도 도로와 도랑으로 침출수가 나와 민원이 제기되는 등 매몰지 인근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물론 가축 매몰에는 지켜야 할 기준이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등의 매뉴얼에 따르면 2차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가축 도살처분 시 구덩이를 4, 5m 깊이로 판 후 비닐로 매몰지 전체를 덮어야 한다. 또 가축의 핏물이나 썩은 물이 땅에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에 톱밥이나 석회를 뿌리거나 부직포를 깔아야 한다. 매몰지 속에는 파이프를 심고 사체에서 나오는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며 매몰 구덩이보다 낮은 곳에 저류조를 설치해 침출수가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하지만 구제역과 AI 발생 후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짧은 시간에 매몰처분하다 보니 일선 현장에서 이런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환경부 정은해 토양지하수과장은 “2곳에 묻을 가축 사체를 1곳에 다 묻거나 침출수가 흘러들어갈 저류조를 설치하지 않은 등 매뉴얼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매몰처분 매뉴얼을 정확히 지켰을 경우라도 △생매장된 가축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바닥에 깔린 비닐을 훼손할 경우 △산비탈, 배수로 등 매립이 적절치 않은 곳에 매몰해 우기(雨期)에 산비탈 등이 유실, 붕괴되는 경우에도 침출수가 주변으로 확산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 대장균-장 바이러스 등 유독물질 포함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경북도가 합동으로 지난달 24∼28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북도내의 매몰지 89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8%(61곳)에서 유실과 붕괴 등에 의한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기도가 5, 6일 도내 매몰지 627곳을 조사한 결과 가스배출관 설치 부적절(14곳), 성토 부족(35곳), 매몰지 관리카드 미비치(109곳) 등 관리가 부실했다. 매몰지가 하천이나 강변 등 수자원 주변에 설치된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강 등 상수원 상류지역 50여 곳은 2차 환경오염 위험지역으로 판명돼 10일부터 환경부, 농식품부, 행안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의 특별 조사를 받는다. 매몰지에서 새어 나온 침출수가 식수로 사용하는 인근 지하수와 하천으로 흘러들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침투수는 쉽게 말해 쓰레기에서 나오는 썩은 물과 같아서 대장균, 장 바이러스 등 미생물과 질산성 질소, 암모니아성 질소 등 유독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2년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용인시 백암면 일대 농가 11곳 중 6곳의 지하수에서 일반 세균이 기준치보다 4배 이상 검출됐다. 또 2009년 전국 AI 매몰지 15곳 중 8곳에서 침출수가 발견됐으며 인근 지하수의 80%가 오염돼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매몰지 반경 300m 이내 지하수 추출 시설 3000여 곳과 상수원 상류 주변 지하수 시설 1000여 곳의 오염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구제역 확산 방지 위주의 방역으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방역대책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약품으로 사체부피 축소, 미생물 활용 분해방법도▼■ 2차오염 막으려면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의 2차 환경오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방역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구제역 가축을 매몰하는 방식으로는 환경오염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구제역 의심 가축을 그대로 매장하는 방식이 아닌 비(非)매몰하는 새로운 도살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우선 구제역 가축의 사체의 부피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기로 했다. 유지영 환경과학원 토양지하수연구팀 연구사는 “강력한 산이나 알칼리 등 화학약품을 구제역 소에 뿌리거나 가축 사체를 고압으로 압축하는 방식 등으로 최대한 부피를 줄이면 2차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해부터 미생물을 이용해 구제역 가축 사체를 최대한 빨리 분해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땅에 묻되 신속하게 가축의 사체를 부패시킬 수 있는 혐기성세균을 증식하는 방법이다. 또 구제역 가축 사체를 바이오 디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구제역 가축 사체에서 기름을 짜내 공업용 기름으로 사용하겠다는 것. 이 밖에 매몰된 구제역 의심 가축의 구제역 바이러스 양성 여부를 파악한 후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았을 경우 배출관을 통해 전용 하수처리장으로 침출수를 보내는 시스템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동식 소각시설도 개발 중이다. 현재는 ‘렌더링(rendering)’으로 불리는 소각 방식이 대안으로 개발된 상태. 이 방식은 사체를 고온, 고압의 스팀으로 멸균처리한 후 20% 정도 남은 사체 잔재물을 퇴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기계의 비싼 가격(대당 3억 원)과 처리 용량 부족으로 아직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 선진국에선…英, 매립-열처리정제-소각 등 다양日, 농가 근처 아닌 전용매립장 이동선진국은 단순히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뿐 아니라 2차 환경오염 예방은 물론이고 공중위생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방역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몰보다는 다양한 도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2001년 구제역으로 가축 620만 마리를 도살한 영국은 이후 방역제도를 대폭 개선했다. 영국은 구제역 감염 가축의 위험도에 따라 도살처분 방식을 달리 적용한다.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이 큰 가축은 전용 이송차량으로 수송해 위생매립장에 묻는다. 위험도가 중간인 가축은 열처리정제 방식을 이용해 고열로 바이러스를 소멸시킨 후 처리한다. 위험도가 낮은 구제역 의심 가축은 일반소각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도 구제역 가축 처분 방법에 우선순위(렌더링, 매립지 처분, 현지 퇴비화, 현지 매몰 순)를 정해 효율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쇠고기 유명 산지인 미야자키(宮崎) 현에서 구제역이 창궐해 소 등 28만9000마리를 도살처분한 일본도 국내처럼 구제역 발생 농가 근처에 가축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전용 매립장에 묻는 방역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구제역 가축을 전용 매립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구제역 가축 전용 이송차량’을 개발해 활용하기도 한다. 이 차는 구제역에 감염된 소를 실은 후 밀봉하고 소독한 뒤 전용 위생매립장까지 이동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내 최초로 부녀(父女)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탄생했다.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내정된 김영나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60). 그는 초대 국립박물관장(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김재원 박사(1990년 타계)의 막내딸이다. 김 신임 관장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미술사를 전공했다. 김 신임 관장의 큰언니는 한국 불교미술사 연구의 권위자인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69). 박물관과 미술사 가족에서 대를 잇는 부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탄생한 것이다. 아버지가 1970년 박물관장을 그만둔 지 41년 만이다.▼ 미술연구 父女有親 박물관장 父傳女傳 ▼일제강점기에 독일에서 공부한 김 박사는 1945년 광복 직후 36세에 국립박물관장에 임명됐다. 박물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에 초창기 한국 박물관의 기틀을 다져 나간 김 전 관장은 1970년까지 국립박물관의 수장으로 일했다. 6·25전쟁 등 수난기에 소중한 문화재들을 지켜내는 데도 그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전 북한이 유물을 북으로 옮겨가려 하자 김 전 관장과 박물관 직원들은 ‘유물이 훼손되고 포장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3일 동안 불과 9점만 포장하는 등 지연작전을 펼쳤다. 포장 후엔 유물 기록을 빠뜨렸다며 포장을 푸는 일을 반복했다. 이러는 동안 국군이 서울에 다다르면서 북한군이 후퇴해 결국 유물을 구할 수 있었다. 같은 해 12월엔 중공군이 압록강을 건넜다는 정보를 입수해 1·4후퇴 한 달 전 유물을 미군 트럭에 싣고 부산으로 옮겼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우리 문화재를 구한 것이다. 김 전 관장은 우리 문화재의 해외 홍보에도 열성적이었다. 1957∼59년 미국 워싱턴국립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8개 미국 박물관에서 금동반가사유상, 금관,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유물 195점을 순회 전시했다. 우리 문화재의 첫 해외 전시였다. 이어 1961∼62년에도 영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국보순회전을 열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자란 김 신임 관장도 자연스레 미술사와 박물관에 빠져들었다. 아버지는 1남 3녀의 막내인 그를 특히 귀여워했다고 한다. 언니인 김리나 교수는 “유럽 등을 함께 여행하면서 미술관 박물관과 문화유적을 많이 답사했다. 동생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미술사에 입문했다”고 회고했다. 1970년 김 전 관장이 박물관을 퇴직하고 미국 뮬런버그대 초빙교수로 일할 때도 김영나 관장을 데리고 가 이 대학에 입학시켜 미술사를 공부하도록 했다. 이후 김 관장은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덕성여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근엔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김 관장은 8일 통화에서 “너무 뜻밖입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청하자 부담스러운 듯 “아버님의 이름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내정자 △서울(60) △경기여고 △미국 뮬런버그대 미술사학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미술사학과 석·박사 △덕성여대교수 △서양미술사학회 회장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유연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13년 1월로 예정됐던 도입 시기가 2015년으로 2년가량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 전도사’를 자처하며 강력하게 녹색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온 이 대통령이 무리하게 명분에 집착하는 대신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7일 라디오 연설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적절한 시점에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국제 동향과 산업 경쟁력을 감안해 유연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까지의 기조와는 다소 상반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배출권 거래제는 (규제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이다. 경제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2013년 도입에 무게를 뒀다. 환경부도 지난달까지 “배출권 거래제는 2013년까지 반드시 도입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그린 전도사’ MB, 업계 우려에 ‘실리’ 선택 ▼이에 대해 산업계는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면 국내 제조업이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되며 선진국들도 도입을 미루고 있다”며 일러도 2015년 이후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대통령이 산업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를 함에 따라 배출권 거래제 도입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쪽에서는 2015년 이후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9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관련법 제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율 작업을 할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는 △배출권 거래제 도입 시기를 2013년 1월에서 2013∼2015년 중으로 바꾸는 방안 △제도 시행 초기 배출권 무상할당 비율을 90%에서 95%로 늘리는 방안 △과징금을 시장 평균가격의 5배 이하에서 3배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 배경은 배출권 거래제는 이 대통령이 2009년 11월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한다’는 국가 목표를 발표한 뒤 입법이 추진돼 왔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가격이나 기업별 할당량은 법 제정안에 정하진 않았지만 산업계는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되면 연간 5조6000억∼14조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전기요금도 3∼12%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을 t당 3만 원으로 가정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3조1000억 원(2009년 기준)인 포스코는 배출권 구입에 2조3000억 원을 써야 한다고 계산했다. 산업계는 간접적인 손실도 우려하고 있다. 경쟁국들에 앞서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면 외국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릴 뿐 아니라 우리 기업들도 공장을 중국이나 인도로 대거 옮기는 ‘엑소더스’가 가속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인도, 일본은 최근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연기했거나 아예 도입 계획이 없다. ○ 산업계 반색, 환경단체는 반발 경제단체와 산업계는 7일 이 대통령의 발언을 반겼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5개 경제단체와 대한석유협회, 한국철강협회 등 13개 업종별 단체는 마침 이날 국무총리실에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2015년 이후로 연기해 달라’는 요지의 건의문을 제출한 참이었다. 반면 환경부와 환경단체들은 “청와대가 산업계의 단기 손익계산 논리에 말려 장기적인 이익을 간과한 것 아니냐”며 녹색성장이 표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출권 거래제를 최대한 빨리 도입해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장기적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환경부의 주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탄소배출을 미리 적절히 줄여야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편입되는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별로 허용량을 정한 뒤 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을 사도록 한 제도. 반대로 할당량보다 온실가스를 덜 내뿜는 기업은 줄인 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래가격은 정부가 정할 예정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충남 천안시 축산자원개발부(옛 국립종축원)에서 5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축산연구의 메카인 천안 축산자원개발부는 대관령, 남원, 제주를 포함한 4곳의 국립축산과학원 산하 연구소 중 최대 규모로 젖소 350여 마리, 돼지 1650여 마리, 닭 1만1800여 마리, 오리 1630여 마리, 말 5마리 등이 사육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천안 축산자원개발부의 어미돼지 13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여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히고 “천안 개발부가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으면 우리나라 축산연구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했다. 검사 결과는 6일 나온다. 그동안은 대관령 외에 국립축산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다. 축산자원개발부는 지난달 22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아산시 음봉면 한우농장에서 약 6.7km 떨어져 있다. 개발부 내 가축들은 지난달 4일 구제역 예방백신 1차 접종을 받았고 같은 달 28일 2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의심신고 접수 직후 개발부를 폐쇄하는 한편 의심증상을 보인 돼지 13마리를 예방차원에서 도살처분했다. 한편 설 연휴 동안 그 밖의 지역에서도 구제역 확산이 끊이지 않았다. 1일 밤 충남 홍성군이 뚫렸고 2일과 4일엔 각각 경북 울진군의 한우 및 돼지농장, 경산시 돼지농장이 구제역에 감염됐다. 특히 돼지 48만 마리가 사육되는 국내 최대의 양돈단지 홍성까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명품 한우 생산지인 강원 횡성군과 최대 한우 산지 경북 상주시 등 국내 축산업계를 대표하는 산지 3곳이 모두 구제역에 감염됐다. 5일 현재 구제역 발생 지역은 8개 시도, 68개 시군구로 늘어났으며 도살처분 가축은 308만895마리로 증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지난해 12월부터 한반도를 강타한 혹한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일 “이달 내내 평균기온이 평년(영하 1도∼영상 8도)과 비슷할 것”이라며 “그동안 강한 한파를 몰고 온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데다 평년보다 따듯했던 북극지방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첫날인 2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대전 영하 4도, 춘천 영하 8도, 광주 대구 영하 2도, 부산 1도 등으로 평년치를 웃돌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다만 이달 하순에는 대륙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차례로 받아 기온의 변동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대륙에 남아있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와 아침기온이 영하 3∼4도로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백두산 화산 재(再)폭발’에 대비한 범정부 차원의 연구와 환경대책 마련 작업이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지난달 26일 일본 규슈(九州) 기리시마(霧島) 산 신모에(新燃) 봉 분화(噴火)로 항공편 결항 등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백두산 역시 분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국립환경과학원은 ‘백두산 화산폭발 대비 환경영향 연구’를 2년간 진행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는 백두산 천지가 형성된 1000여 년 전과 같은 폭발 규모(화산재 50km³ 이상 분출)를 가정해 분화 시 △화산재 이동범위 △한반도 대기 질과 기후 변화 △의료 농수산 반도체 항공 등 국가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다.환경과학원이 이번 연구계획 발표에 앞서 ‘1차 백두산 폭발 시뮬레이션 분석’을 한 결과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용암가스와 화산재에 있는 황산입자가 혼합된 물질)이 지상에서 8km 이상 상승한 후 북미와 그린란드 대륙까지 확산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하늘로 올라간 황산화물이 햇빛을 반사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일대 기온이 2개월간 2도가량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송창근 연구관은 “기온이 2도가량 갑자기 떨어지면 농작물이 죽고 전염병이 급증한다”며 “일본 화산보다 훨씬 큰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국가과학기술위원회도 지난달 27일 “‘화산대응 기획위원회’를 만들어 범정부 차원에서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대형화산 기초연구), 환경부(백두산분화 예측 및 관측), 소방방재청(피해저감 대책 연구) 등 7개 부처별로 역할을 분담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정부의 움직임과 달리 ‘백두산 분화’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부산대 윤성효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2002년 이후 백두산 지진 횟수가 잦아진 데 이어 천지 주변의 지형이 매년 약 3mm씩 솟아오르는 등 분화 전조(前兆)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2014년이나 2015년 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상청 지진정책과 황의홍 연구관은 “백두산 내 마그마 활동과 지진 횟수가 매년 유동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화산이 폭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명순 연구원은 “백두산 화산 분화 문제는 중국이나 북한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 분화 시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백두산 분화를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방법론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술을 안 마시는 사람보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통계청의 ‘2010 사회조사’ 중 만 15세 이상 서울시민 460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의 분석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20세 이상 시민 중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56.4%)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47.4%)보다 높았다. 또 만 20세 이상 응답자 중 지난해 주 1회 이상 술을 마셨다는 응답자는 25.5%였으며 이 중 금주 또는 절주를 시도했다는 응답자는 23.4%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음주자 비율을 보면 40대가 31.1%로 가장 높았고 30대(27.5%), 50대(26.8%), 20대(23.4%), 60대 이상(17.2%)의 순이었다. 금주가 어려운 이유로 ‘사회생활에 필요해서’(65.6%)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또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응답도 32.1%나 됐다. 이는 2008년(24.2%)보다 7.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편 직장생활 스트레스는 남자가, 가정생활 스트레스는 여자가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남성은 전체의 80.1%로 여성(75.4%)보다 많은 반면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51.4%로 남성(43.4%)보다 높았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서울시는 납세자가 찾아가지 않은 지방세 환급금을 앞으로 내야 할 세금에서 빼주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납세자가 지방세 환급금을 받으려면 직접 해당 구청에 전화나 우편으로 계좌이체를 신청하거나 서울시 ‘인터넷 세금납부시스템’에 접속해야만 했다. 하지만 납세자가 환급받을 세금이 있는 줄 모르거나 액수가 적을 경우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서울 지역 미환급금은 110억 원(66만여 건)에 이른다. 지방세 환급금은 발생 이후 5년이 지나면 납세자 권리가 소멸되고 지방자치단체 세입으로 귀속된다. 이번 조치로 6월부터는 납세자가 6개월 넘게 찾아가지 않은 환급금을 공제하고 잔액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서울시민은 고지서상에 미환급금을 공제하고 표시된 액수의 세금만 내면 된다. 서강석 서울시 재무국장은 “미환급금을 모두 납세자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2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차기 위원장에 선출된 이용득 당선자가 대(對)정부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 당선자는 27일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지난 지도부가 현장에 찬물을 끼얹었는데 나는 휘발유를 붓겠다. 착각하는 현 정부, 한번 붙어보자”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격려사에서 “우리가 존재하려면 강한 노동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시행 이후 잘 모르는 사이에 이미 현장(노조와 노동운동)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노총과 정부가 합의한 타임오프와 7월 실시될 복수노조 등을 포함한 현행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대해 전면 개정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타임오프 철폐는 단위노조가 단체로 저항하고 (타임오프를 지키지 않는 등) 법을 어겨야 (철폐)된다”며 “악법은 노동자들이 어겨서 깨뜨려야 하고 그 책임은 내가 모두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복수노조에 대해서도 “정부가 복수노조를 이유로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 행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런 노조법은) 더는 존재할 가치가 없는 악법”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소말리아 해적 5명이 아랍에미리트(UAE) 왕실 전용기로 30일 새벽 김해공항에 도착한다.정부 소식통은 28일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서 생포한 해적들을 압송하기 위해 UAE 왕실이 전용기를 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수주와 특전부대 파병 등 우호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협조”라고 말했다.그동안 정부는 해적을 압송하기 위해 민항기나 군용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민항기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일반 승객과 분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군용기는 영공 통과를 위해 주변국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이런 문제는 UAE 왕실의 협조로 금세 해결됐다. 이번 결정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육군 특수부대의 대테러 시범을 보고 감탄해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고, 한국군 특수전 요원 120여 명이 11일 현지에 도착해 UAE군 교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정부 소식통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구출작전에서 인질을 모두 구출한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요원들의 완벽한 임무 완수에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원전 수주 과정에서 쌓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도 작용했다”고 전했다.한편 오만 당국이 해적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해적들은 곧바로 선박이나 헬기편으로 UAE 공항으로 옮겨져 한국으로 출발한다. 해양경찰청은 해적들이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신병을 인수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이달 말까지 한파가 이어지다가 설 연휴 직전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28일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청주 영하 11도, 수원 원주 영하 13도, 철원 영하 22도, 인천 대전 서산 영하 9도, 광주 영하 6도, 대구 부산 영하 5도 등으로 몹시 추울 것”이라며 “29일 서울 아침최저기온도 영하 10도, 30일과 31일은 각각 영하 14도와 영하 10도로 전망되는 등 한파가 1월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한파는 31일 낮부터 풀리기 시작해 설 연휴 하루 전인 다음 달 1일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는 2월 초반에는 포근하게 느껴지겠으나 다음 달 중순 이후 한두 차례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달(1월)의 기능한국인’으로 현대자동차 임용환 차장(50·사진)을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임 차장은 35년간 현대자동차에서 주조 제품 생산 및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1977년 대구직업전문학교(현 한국폴리텍Ⅵ대)를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해 20여 종의 엔진 블록과 부품 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직류전기를 이용한 함침장치, 실린더헤드, 중공캠축 주조법 등 3개의 특허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임 차장은 매주 월요일 출근해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에 몰두하다 토요일에야 퇴근할 정도로 기술개발에 몰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임 차장은 주조기능사(1976년)와 주조기능장(1995년) 금속가공기술사(1996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에는 기능인 최고의 영예라는 주조분야 명장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근무시간 외에 사내에서 후배 기능장, 기술사를 배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주조 기술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고질적인 품질불량이나 기술부족으로 생산성에 문제가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기술 지도도 하는 등 기능인 후배 양성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지역에서 헌혈활동도 꾸준히 펼쳐 지난해 대한적십자로부터 ‘헌혈 유공자 금장’을 받기도 했다. 임 차장은 “‘기술이 곧 미래’라는 생각에 (기술)쟁이라는 말이 듣기 좋다”며 “한국 자동차가 세계 1위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영어를 할 줄 모르는 동양계 젊은 여성이 딸꾹질이 멈추지 않아 병원에 왔다. 진단 결과 그녀는 식도에 부분 파열이 있는 상태. 의료진은 당장 수술을 권했지만 그녀를 데리고 온 남자는 그녀가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이용해 그녀를 안심시킨 후 퇴원시켰다. 그녀는 그날 오후 다시 병원으로 실려 왔다. 피를 토하며 정신을 잃은 것. 알고 보니 그녀는 유명한 먹기 대회 챔피언이었으며 남자는 그녀의 코치였다. 코치는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유명한 먹기 대회 참가를 위해 영어를 못 하는 그녀를 속였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무리한 출전 준비로 식도가 완전히 파열돼 다시는 예전처럼 먹을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먹기 대회 선수’라는 다소 이색 종목의 챔피언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다뤘던 에피소드 중 하나다. 챔피언의 꿈을 가진 젊은 유망주가 승리를 위해 부상을 숨기고 무리하게 경기에 출전했다가 선수 생명 자체를 잃어버리는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없이 반복된 내용.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편협한 시야가 장기적인 인생 레이스를 망치는 것이다. 환경에도 비슷한 예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집단 수은중독 사건’으로 유명한 미나마타병. 공장에서 배출한 메틸수은이 바다를 오염시키면서 1956년 인근 주민들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오로지 발전만을 위해 내달리던 일본은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공장들에 책임을 묻는 대신 사건을 은폐하기 바빴다. 일본 정부가 메틸수은이 미나마타병의 원인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12년이나 지난 1968년이다. 사실을 숨긴 대가는 컸다. 약 12년 동안 1만 명에 달하는 미나마타 시의 주민들이 수은 중독으로 죽어갔다. 결국 미나마타라는 일본의 지명은 환경오염질환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각종 기름 유출 사고나 불법 폐기물 매립을 관련 당국이 알고도 모른 채 방치해 피해를 키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람이든 환경이든 이상 증상이 감지된다는 것은 일종의 경고다. 하지만 그런 문제에 있어서 인간은 때론 참으로 둔감하고 아둔하다. 초기 경고를 무시하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겪고도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니 말이다.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