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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보다 영향력 있는 논문 한 편이 낫죠.”(조용성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글로벌 평가 기준에 맞추려면 논문을 질적으로 평가할 인프라가 있어야죠.”(조준모 성균관대 교무처장) 학계는 한국연구재단이 공개한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논문인용지수(IF·Impact Factor)에 반색했다. 양이 아닌 질로 논문을 평가할 기준이 새로 나왔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논문 수만을 늘려 학문 연구의 토양을 갉아먹는 일은 이제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 질 평가하는 추세 확산 김인세 부산대 총장은 “박수 쳐 줄 일”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자연계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을 통해 양적 질적으로 연구 성과를 평가받았지만 인문계는 논문 수만으로 평가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한계를 보완할 지표가 개발됐으니 앞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KCI 인용지수가 처음으로 동아일보에 보도되자 대학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논문 평가 방식의 많은 문제점을 체감하면서 대안을 고심한 결과다. 중앙대가 대표적. 이 대학은 교수 연봉제를 실시해 업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정교수로 승진하려면 5년간 논문 점수 750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인용지수를 볼 수 있는 해외 학술지와 달리 국내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연구 역량을 평가할 수 없어 논문 수로만 점수를 매겼다. 그나마 KCI 등재지에 실린 논문만 인정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평가하는 쪽과 평가받는 쪽 모두가 인정할 만한 객관적 지표가 필요했다. 앞으로는 KCI 인용지수를 활용해 논문 영향력도 평가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학계는 KCI 인용지수가 대학 평가와 교수 임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무처장은 “KCI 인용지수를 대폭 반영하는 쪽으로 대학의 인사 관리가 변해갈 게 분명하다. 논문의 질을 반영하는 추세로의 신호탄을 마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연구는 인정 안 하는 풍토 탓 이번 조사를 계기로 대학 부설 연구소는 영향력 낮은 논문을 쏟아내는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 부설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는 120여 종. 많게는 20편 이상의 논문을 매년 게재하지만 단 한 번도 인용되지 않는 논문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17종의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2008년에 한 번도 인용되지 않았다. 서울대의 경우 교육종합연구원 사회발전연구소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경영대학부속경영연구소가 여기에 포함됐다. 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이화여대 ‘국제통상협력연구소’,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 한양대 ‘경제연구소’ 등 유명 대학의 연구소도 마찬가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장경섭 소장은 국내 학술지의 인용지수가 낮은 배경으로 국내 학문 풍토를 꼽았다. 장 소장은 “국내 연구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있다. 논문을 참고해도 국내 논문보다는 해외 논문을 참고한다. 주제를 고를 때도 국내 학계에서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해외 학술지가 주목할 만한 주제를 택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다 보니 국내 학술지의 인용도는 계속 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학문 공동체 전체가 침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판비 나눠주기 비판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부실한 학술지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1000곳이 넘는 학회의 학술지를 위해 연간 5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2007년에는 48억4000여만 원(902개 학술지), 2008년에는 55억5000여만 원(1020개 학술지)이었다. 학술지의 영향력과 질적 수준에 대한 평가절차 없이 예산을 지원하는 실정이어서 ‘출판비 나눠주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학술지 하나당 500만 원 정도를 지원하는 셈. 학술지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 지원액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학술지는 2010년에 1984종, 정부의 학술지 지원액도 71억 원으로 증가했다. 등재 및 등재후보 학술지가 신청할 수 있고 발간 계획에 큰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비용의 50% 이상을 지원받는다. 전년도 계획과 실제 발간실적에 큰 차이가 없으면 계속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 대학교수는 “지원금으로 1년에 한 번씩 학술지만 내면서 이름을 유지하는 학회도 적지 않다. 정당한 평가를 거쳐 차등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KCI 지수 개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 “연구 質도 따질 수 있어 긍정적… 교수평가 활용”박우희 세종대 총장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KCI 인용지수는 아주 긍정적이다. 세종대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수평가 및 임용·승진에 이 지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세종대는 비전 2020의 하나로 올해부터 교수평가제(S·A·B·C 4등급)를 도입했다. 연구를 잘하는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다. 이공계열은 이미 인센티브와 연구업적에서 SCI 인용지수에 따라 차등을 뒀다. 그러나 인문사회계열은 그럴 수 없었다. 평가 잣대인 인용지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 등재 학술지는 A급, 등재후보 학술지는 B급 정도로 나눠 차등화했다. 이제는 교수의 성과를 양과 질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정교수 승진을 위해 논문 10편을 써야 한다면 인용지수 상위 10%에 드는 논문이 최소한 1편은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KCI 인용지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논문이라도 국내 논문은 멀리하는 풍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 학술지나 논문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말이다. 학계 전체가 발전해야 KCI 인용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 ○ “교수 서바이벌 시대? 인용 횟수로만 평가 한계”한건수 강원대 교수 요즘 세간의 화제는 서바이벌 형식의 방송프로그램이다. 가수나 연예인 지망생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나 아나운서 같은 전문직 지망생도 서바이벌 형식을 통한 생존경쟁으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동료 교수들과 “이러다가는 대학의 연구 평가도 ‘나는 교수다’라는 이름의 서바이벌 형식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교수의 연구나 교육 내용을 평가하는 일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형식과 지표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론과 비판이 나온다. 분야별 특성이나 교수의 연구 주제에 따라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계량적 통계로 무리하게 비교함으로써 논문의 양적 팽창만 초래할 뿐 연구의 진정성과 심화 수준은 오히려 퇴보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KCI지수가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의미가 있음은 분명하나 이 역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시류에 따라 주목받거나 국내 학계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라서 관심이 적고, 따라서 다른 연구자가 잘 인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연구를 묵묵히 수행하는 많은 연구자가 인용횟수와 관계없이 자신의 연구 결과만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인문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26회)된 논문 ‘농촌 지역 결혼 이민자 여성의 가족생활과 갈등 및 적응’의 저자) ○ “논문양산 대학도 책임… 인용 남발 부작용 우려도”김기덕 건국대 교수이번 조사는 2006∼2007년의 논문을 대상으로 했다. 인용 횟수는 참고문헌을 기준으로 했다. 역사학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지인 ‘역사학보’ ‘한국사연구’ ‘역사와현실’은 참고문헌을 달지 않았다. ‘역사와현실’은 어떤 학술지보다 먼저 등재지로 선정됐고 최우수로 평가받는데 참고문헌은 2009년부터 붙였다. 최근에는 모든 학술지가 참고문헌을 넣으므로 앞으로의 분석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논문의 양적 평가보다는 인용횟수와 연동하여 질적 평가로 가야 한다는 기본 방향에는 동의한다. 다만 분석결과를 처음으로 내놓으면서 세부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국가와 대학이 지난 10년 동안 대학교수에게 얼마나 가혹한 논문생산을 요구했는가. 교수들은 이런 방향이 대학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보고, 나름의 노력을 통해 학회지와 학술논문을 양산했다. 헛된 노력 혹은 실적 늘리기 등으로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 참고문헌의 문제만이 아니다. 양적 성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 학계가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쪼개고 끼워 넣는 엉터리 논문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어디엔들 없을까. 나는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한다. 모든 연구자가 참고문헌을 과도하게 작성할 가능성이다. 자기 논문을 인용하는 횟수도 급증할 것이다. 좀 더 세심하게 한국적 환경과 평가방식을 고려하면서 질적 평가라는 목표를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각장애 대학생도 일반 학생과 같은 곳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마트러닝’ 시스템 덕이다. 이 시스템은 청각장애 대학생이 강의를 태블릿PC나 노트북컴퓨터로 촬영해 원격지원센터로 보내면 센터가 문자나 수화로 바꿔 학생에게 다시 전하는 방식. 자료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므로 같은 곳에서 강의를 듣는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SK텔레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추진한 스마트러닝 플랫폼이 완성돼 5월부터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충북대에서 이 시스템을 시연했다. 국내 청각장애 대학생은 전체 장애 대학생의 13.8%(721명). 교과부는 우선 1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뒤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시각장애 대학생을 위해 전공 및 교양도서를 음성도서로 변환하는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건강문제나 지체장애로 등교하지 못하는 초중고교 학생이 스마트기기로 수업내용을 내려받아 공부하는 스마트러닝 사업은 6월에 시작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4·19혁명의 현장을 걸으며 민주주의 역사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마련된 ‘4·19 민주올레’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16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1시 무대에 올라 “여러분의 교육감 곽노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교복 차림의 중고교생 900여 명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곽 교육감은 행사장이 이승만 대통령 하야에 큰 역할을 했던 교수단 시위대의 출발지라며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금 같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시대는 목숨을 내던지며 독재에 맞선 4·19혁명 열사들이 만든 것입니다. 4·19혁명은 당시 17세이던 김주열 열사의 주검이 바다 위에 떠오른 게 도화선이 됐습니다. 오늘 체험학습으로 서울 곳곳에 있는 4·19혁명의 정신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어 곽 교육감은 “민주올레를 만든 분”이라며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소개했다. 이 전 국무총리는 “효자동은 이승만 대통령이 학생들에게 총을 쏴서 100여 명이 죽어간 곳입니다. 요즘 중동에서 사람들 많이 죽는 것 봤죠? 그게 우리나라에서 시작됐습니다”라고 말했다. 행사 전에 곽 교육감은 “4·19 올레를 개발한 민간단체가 친노 단체라는 이유로 이 행사를 비난하는 건 헌법정신 계승을 위한 교육활동을 비난하는 겁니다. 헌법정신이 정치색?”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해 이 행사를 시민단체인 ‘시민주권’(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이 진행하면서 반정권 성격의 집회로 흘렀고, 그런 점에서 올해 학생 참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음을 의식한 내용이다. 시교육청은 최근 학생들의 행사 참여를 창의체험활동으로 인정한다는 공문을 서울시내 일선 중고교에 보낸 바 있다. 이 전 총리 다음은 학생의 자유발언 시간. 경기도에서 왔다는 여고생이 무대에 올라 곽 교육감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그는 “곽 교육감님은 누구보다 학생 인권과 복지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이다. 김상곤 교육감과 추구하는 정책이 비슷해 좋아한다”면서 호소했다. “입시 위주가 아닌 재능과 적성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체벌을 금지했지만 끝이 아닙니다. 아직도 감정적으로 학생을 때리는 선생님들이 계시니 지속적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야자(야간자율학습)도 자율이라지만 아직도 타율로 운영됩니다. 주민발의 중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서울학생인권 조례안도 시행될 수 있게 애써주세요.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지역별로 정책이 다른데 교육감님이 설득해 주세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원 앞에서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라이트코리아, 부모마음교육학부모회 등 6개 단체가 규탄 시위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민주올레 행사는 곽 교육감이 특정 정치세력에 이념교육의 장을 열어준 관치 동원”이라고 지적했다. A고 교사는 “강제동원이 아니라지만 학생에게 창의체험활동 4시간 인정은 엄청난 매력”이라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앞두고 자신의 정책 홍보를 제대로 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공립특수학교 현직 교감인 어머니가 아들의 사립특수학교 정교사 채용을 돕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허철호)는 14일 현직 교감을 통해 교사 채용시험 응시자에게 필기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서울시교육청의 고발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과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A공립특수학교 교감인 염모 씨는 1월 노원구 B사립특수학교 정교사 채용시험에 응시한 아들 김모 씨를 위해 필기시험 문제를 몰래 빼냈다. B학교에서 채용시험 출제를 위탁받은 C 씨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염 교감의 아들이 해당 학교에 응시했다는 사실을 듣고 시험지를 빼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친노 모임인 시민주권(상임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이 주관했던 ‘4·19 민주올레 행사’를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16일 오후에 열리는 이 행사에 중고교생이 참여하면 창의체험활동으로 인정한다는 공문을 최근 일선 학교에 보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조직을 개편하면서 민주시민교육팀을 만든 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민주시민교육 체험활동에 민주올레 행사를 포함시켰다. 올해는 시민주권이 주관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개막식 때 곽노현 교육감과 이 전 국무총리가 환영 인사를 한다. 민주올레 행사는 4·19혁명 당시 역사현장을 걸으며 민주주의 역사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승만 대통령 하야에 큰 역할을 했던 교수단 시위대의 출발지 마로니에공원에서 출발해 혜화경찰서와 탑골공원 등을 돌게 된다. 지난해에는 이 전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야권 인사와 진보성향 시민단체 등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 전 국무총리는 “이명박 정권은 무능력한 부패 집단”이라고 했고, 일부 참가자는 “이 대통령 하야하라”란 구호를 외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교육계에서는 집회 성격의 행사를 교육청이 주최하고 학생 참여를 권장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정치색을 일절 배제한 순수한 학생 행사다. 가족과 함께 중고교생 2000여 명이 참여한다. 체험활동으로 인정하는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바쁘시죠? 연구하랴, 학생들 지도하랴….” “어휴, 학생들 챙길 시간이 어디 있나요?” 유명 대학 교수와 나눈 이 짧은 인사는 학생지도에 소홀한 대학의 현실을 보여준다. KAIST 학생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대학에서 전인교육이 사라졌다는 지적에 대한 반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수평가에서 연구 못지않게 학생교육을 중시해야 한다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려 한다. 대학도 학생지도 강화방안을 고심하는 중이다. 많은 교수들은 상담전문가의 조언이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와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점점 멀어지는 사제지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자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지난 연말 출간하기 전에 설문조사를 했다. 전국 대학생 1000명 중에서 교수와 상담을 해본 학생은 5명. 김 교수는 “사제지간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더 충격이었다”며 “제자와 자녀를 위해 가볍게 쓴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는 게 기쁘기보다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교수의 조언을 구하는 학생의 갈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되지 않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이 학교 사범대 4학년생인 양모 씨(25)는 “입학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교수실에서 상담해 본 적이 없다. 어려운 일이 생겨도 교수님을 찾아간다는 건 생각조차 안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교환학생으로 뽑혀 다음 학기에 해외로 나갈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지도교수와 면담 한 번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교수는 “요즘엔 많은 신입생이 학부 단위로 들어오므로 1학년은 내 전공 학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히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대학에 첫발을 디딘 1학년생이 가장 고민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챙겨주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실적 중심에 학생들은 뒷전 교수와 학생이 멀어진 데는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면서 교육이 설 자리를 잃은 탓이 크다. 값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이 가장 뒷전으로 밀리는 셈이다. 특히 논문 실적에 큰 비중을 두고 교수 역량을 평가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교수와 학생 사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다. 대학이 학교평가를 받으면서 순위가 오르내리는 데 매달리니 교수에게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몇 편 이상, 영어 강의 한 개 이상 같은 조건만을 강조하고, 교수들은 결과적으로 학생지도보다는 실적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 성균관대 박모 교수는 “학교에서는 연구 잘하는 사람에게만 인센티브를 준다”며 학생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데는 관심 없는 대학의 실정을 비판했다. 그는 “연구 실적이 높은 사람만 발언권이 있다 보니 학생을 챙기는 교수는 패배자로 인식될 정도이고, 학생 지도는 몇몇 뜻있는 교수에게만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수도 “학생 한 명을 상담하다 보면 1시간이 훌쩍 흐른다. 나도 모르게 시계를 보곤 하는데 학생도 눈치가 있으니 교수와의 대화를 점점 멀리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 연세대 교육과학대 교수는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류를 많이 하고 싶지만 교수로서의 성과를 위해 상담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곤 한다. 미국에서는 정해진 시간에는 학생들이 편하게 교수 연구실 문을 두드리는데….”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서울에서 처음으로 논의됐던 초등학교 통폐합이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학교신설위원회를 구성해 강남구 일원동 대청초와 영희초의 통합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2009년 대청초 학생이 계속 줄어들자 영희초와 합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주민 여론조사 이후 최근까지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과학영재학교 네 곳이 다음 주부터 2012학년도 신입생 원서를 접수한다. 모집인원은 모두 480명. 지난해 경쟁률은 평균 18.5 대 1이었다. 지원자가 2009학년도 4679명, 2010학년도 7894명, 2011학년도 8902명으로 계속 늘었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데 학교마다 전형방법이 다르다. 지원했다가 떨어져도 과학고 외국어고 자율고에 다시 응시할 수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와 2단계 영재성 다면평가로 15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와 달리 제출 서류에서 에세이와 포트폴리오를 제외하고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넣었다. 대구과학고는 자기주도학습 위주의 거경(居敬)전형으로 36명, 과학창의성을 주로 보는 궁리(窮理)전형으로 54명을 뽑는다. 서울과학고는 4단계 전형을 3단계로 줄였다. 과학영재성전형은 학생기록물 평가와 영재성 및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과학캠프로 뽑는다. 경기과학고의 과학영재전형도 4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었다. 1단계는 서류평가 및 기초수학능력 평가, 2단계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3단계는 과학캠프. 입학담당관전형을 신설해 서류, 기초수학능력, 개인연구주제 발표 평가로 선발한다. 과학영재학교 입시에서는 수학과 과학의 내신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목고 입시전문업체인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지난해 1단계 서류전형 합격자의 수학 과학 내신은 보통 1∼1.5% 이내”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필고사나 과학캠프에서 중학교 수준을 넘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개념을 활용해 사고력을 묻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시대회 기출문제집을 통해 응용력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서류에는 외부 수상실적을 기록하지 못하지만 관련된 내용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임 대표이사는 “경기과학고는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직접 기입하면 안 되지만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영재성이나 창의성을 입증한 경험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쓰라고 지난주 입시설명회에서 밝혔다”면서 “문제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특정 종류의 문제를 좋아한다고 쓰는 정도는 허용한다”고 강조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평소 수학 과학에 대한 관심을 교과목뿐 아니라 책과 실험으로 다양하게 공부한 게 도움이 됐어요. 얼마나 창의적으로 생각하는지가 지필고사와 과학캠프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핵심 요소거든요.” 양준혁 군(16)은 20 대 1의 경쟁을 뚫고 올해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2009년 영재학교로 바뀐 뒤 지원자가 계속 늘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120명 선발에 2405명이 몰렸다. 그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서울 강동교육청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 수학과정을 다녔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연세대 영재교육원의 수학과정을 들었다. 과학영재학교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3학년이 되자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의 과학과정에서 공부했다. 경시대회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참가했다. 가장 먼저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에 응시했다. 100점 만점에 33점. 수학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기에 믿기 어려운 점수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수학올림피아드의 지름길’이라는 중급 교재부터 한 권씩 밤을 새우며 독학했다. 결국 중2 때 KMO에서 금상을 받았다. 다음은 서울시 수학과학경시대회 금상, 성균관대 수학경시대회 금상. 양 군은 “노력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공부에 점점 재미가 붙었다. 나에게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가장 잘 알기에 찾아가며 공부한 게 도움이 됐다. 경시대회도 계속 꾸준히 나가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상 실적은 응시원서에 쓸 수 없지만 스스로 공부계획을 세운 경험이나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은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녹였다. 예를 들어 학업능력을 중심으로 본교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서술하라는 항목에서 경시대회 준비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실패를 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더 발전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표현했다. 이런 경험은 2단계로 진행한 서울과학고 지필고사에도 도움이 됐다. 객관식 문제는 중학교 과정의 심화수준이고, 서술형은 고교 수준이었지만 크게 어렵지 않았다. 특히 서술형은 예고 없이 나왔지만 평소 경시대회 준비로 응용력을 키운 덕분에 잘 풀 수 있었다. ‘동아사이언스’ 같은 과학 관련 책을 평소에 꾸준히 읽고 영재교육원에서 과학실험을 하거나 과학 이론을 배울 때 기본 원리와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연습도 했다. 이는 과학캠프에서 힘을 발휘했다. 수학과 과학의 심층면접은 20분간 2문제씩을 대기실에서 풀고 면접관 앞에서 설명하는 식이었다. 이틀간 모두 8개 문제였다. 양 군은 “문제는 어렵지 않았지만 시간이 걸리고 실수하기 쉬운 게 나왔다. 평소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시험에서는 팀별로 미래의 곤충 모형을 만들라는 실험평가도 나왔다. 양 군은 “어떻게 실험을 꾸리면 될지 평소에 끊임없이 생각해 봐야 팀별 과제가 주어졌을 때 빨리 아이디어를 내고 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처음 도입되는 학교성과급을 반납하는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6월경 지급되는 학교성과급은 교원성과급 예산의 10%(1400억 원)를 차지하며 학업성취도평가 향상도, 특색 사업 현황, 방과후 학교 참여율, 학업중단 비율, 취업률에 따라 학교별로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난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교성과급은 학교를 경쟁 위주의 비교육적 환경으로 내몬다”면서 “학교성과급에 반대하는 의미로 학교성과급을 (전교조에) 반납하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성과급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돌려보내지는 않고 모아서 비정규직 교원을 돕는 등 투쟁사업이나 사회적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도 “학교성과급 반납이 쉽지는 않겠지만 차등성과급 반대를 위해 중앙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부분적인 액수라도 모아지면 사회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서울과학고(과학영재학교)가 2012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중학교 수준 이상의 수학 과학 시험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창의력을 묻는 문제가 많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런 내용의 입학전형 요강을 발표하면서 “사교육의 도움으로 준비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고 전형 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성적, 자격증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과학영재성 전형’(120명)은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든다. 1단계는 학생기록물 평가로 추천서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본다. 2단계는 영재성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지필고사, 3단계는 과학캠프(2박 3일)에서 과제 수행능력과 심층면접, 인성평가를 한다. ‘기회균등 전형’은 정원 외로 12명 이내를 뽑는다. 1단계는 학생기록물평가와 방문면접, 2단계는 과학캠프(1박 2일). 원서 접수는 5월 11∼16일, 합격자 발표는 7월 27일에 한다. 입학설명회는 이달에 경기여고(16일) 전남대 경북대(23일) KAIST(24일) 서울과학고(30일) 순으로 열린다. 자세한 일정은 서울과학고 홈페이지(www.sshs.hs.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중고교생 수학·과학경시대회가 내년부터 없어진다. 대학이나 고교 입시에 유리한 자료로 쓰려고 사교육을 받는 문제점을 없앤다는 이유에서다. 1989년 첫 대회가 열린 지 23년 만의 일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외부 수상 실적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는데도 대입 입학사정관전형에 스펙으로 쓰려고 시험 준비가 과열됐다”며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경시대회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고 7일 말했다. 올해 경시대회는 중학생의 경우 3학년만, 고등학생은 학년에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다. 저학년까지 사교육에 매달리지 않도록 중학교 1, 2학년은 올해도 시험을 못 보게 했다. 공동 문제 출제를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수학·과학경시대회를 없앰에 따라 11개 시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어디에서 출제를 주관할지, 혹은 대회를 완전히 없앨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자체 수학·과학경시대회를 없앤 시도교육청은 3곳. 진보교육감이 있는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부터 폐지했다. 대구와 전북은 2005년 노무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없앴다. 경기는 문제를 자체적으로 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사교육 의존형 선행학습을 추방하겠다. 중학생은 수학·과학경시대회 참여 학생을 3학년으로 제한하고 출제 범위도 5월까지의 중3 과정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시대회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학부모 이모 씨(45)는 “학생이 자기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회를 아예 없애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모 씨(48)는 “외부 경시대회 실적을 안 본다고 해도 교육청 주관이라 신뢰도가 있고 대회 준비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해 쓰기도 한다”며 “특정 지역만 폐지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지 누가 아나요.”전국에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 7일 시민들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 등 관계기관은 이날 비에 섞인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 극소량이라고 밝혔지만 시민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일부 시민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고 집에 머물렀으며 상당수 학교가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수학여행 중인 일부 학교는 일정을 포기하고 실내에서 다른 강의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4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천안을 비롯해 도내 9개 시군에서 시작된 충남소년체전도 실내 종목만 치르고 야구와 요트, 카누, 조정, 정구, 테니스 등 6개 실외 종목은 모두 8일 이후로 연기됐다.○ 휴교 휴강 휴가 잇따라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하루 동안 휴교조치를 내렸다. 경기도 내 126개 초중학교와 유치원은 이날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정해 수업을 하지 않았다. 또 43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휴교령은 내리지 않았지만 각급 학교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손 씻기를 지도하라’는 긴급 공문을 내려보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시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내 아이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에 노출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전체 학교가 휴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대학에서도 교수 재량에 따라 휴강이 속출했다. 숙명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모 씨(30·여)는 “교수님이 먼저 휴강을 제안했다”며 “일부 외국 출신 교수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기업에서도 이날 하루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직원이 늘었다. 또 직원들이 비를 피하려고 평소 이용하지 않던 승용차를 몰고 나오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오전 내내 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임신 7개월째인 박모 씨(26)는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비가 내릴 때마다 신경이 예민해진다”며 “오늘은 아예 연차휴가를 내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보냈지만…휴교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일부 학교 학부모들은 직접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키기도 했다. 딸이 서울 종로구 숭인2동 숭신초등학교 1학년인 한모 씨(45)는 “집과 학교가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비를 맞지 않도록 차로 직접 데려다줬다”며 “우산 대신 마스크와 우비도 챙겨줬다”고 말했다.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장화를 신겨 학교에 보낸 김모 씨(38·여)는 “내리는 비만 안 맞으면 되는 게 아니라 땅에 고인 빗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오늘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동네 시장에서 장화를 사서 신겨 보냈다”고 말했다.이날 제주도에서 수학여행 중인 서울 모 학교는 수학여행 스케줄을 취소하고 실내에서 다른 강연으로 대체했다. 이 학교 학부모 서모 씨(45·여)는 “걱정이 돼 연락을 했더니 학교에서 실내수업을 하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난해 비리 의혹에 휘말린 서울외고를 대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이사진의 공금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청은 서울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청숙학원의 이모 전 이사장(40)과 감사 2명에게 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이 저지른 비리를 바로잡고 학교가 입은 손실액을 회수하지 않으면 현직 이사장과 이사 6명의 취임도 함께 취소키로 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설립자인 이 전 이사장 측은 지난해 교비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물러날 때 변상액 24억 원을 비롯한 수십억 원의 빚을 법인으로 떠넘겼다. 또 학교 수익용 재산에서 나온 수익금 3100여만 원을 2009년 4월∼2010년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횡령했다. 전 이사장과 설립자, 전 교장 김모 씨는 2005∼2010년까지 학교 법인카드로 백화점과 음식점에서 3억1000여만 원을 사용했다. 학교와 거래하는 시공업체와 짜고 2009년 1월∼2010년 2월에 4건의 시설공사를 23건으로 나눠 계약하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해 4월 횡령혐의를 수사한 뒤, 이 전 이사장은 변호사 수임료 3300만 원을 법인과 학교로부터 받아서 썼다. 이 전 이사장 일가가 2005년부터 이런 식으로 빼돌린 돈은 17억 원이 넘는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시교육청이 10월에 특별감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사 신분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서울외고 관계자는 “전 이사장의 비리 의혹은 법정에서 다투는 사안으로 안다. 현직 이사진이 이사회를 열어 시교육청의 통보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외국어고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교생활에 얼마나 충실한가를 봐요. 학습계획서에도 그걸 보여주면 됩니다.”(박민재 군·가명·대원외고 1)” “봉사활동이나 교내활동은 여러 개를 하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좋아요.”(이정원 양·한영외고 1) 지난해 수도권 외고 입시에서 처음으로 미달 학교가 나왔다. 경쟁률도 사상 최저였다. 서울지역 외고 6곳의 평균경쟁률은 1.38 대 1로 2010학년도(3.08 대 1)의 절반 수준. 경기지역 외고 8곳의 경쟁률도 3.8 대 1에서 2011학년도 2.4 대 1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처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단계에서는 영어 내신만으로 1.5∼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학습계획서와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방식. 부족한 내신을 지필고사로 만회할 수 없고 다른 전형요소 준비에 부담을 느낀 학생이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고에 합격하려면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합격의 기쁨을 맛본 외고 신입생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영어 내신 4개 학기 평균 2등급 이내로 영어 내신이 기본이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1단계 통과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목고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이 2011학년도 외고 1단계 합격자 762명의 영어 내신 성적을 조사한 결과 서울권은 160점 만점에 155.4점, 경기권은 155.02점이었다. 중학교 2학년 1학기∼3학년 2학기의 영어 내신을 등급으로 환산하면 학기별로 1, 1, 2, 3등급(153.6점)∼1, 1, 2, 2등급(156.8점)에 해당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일부 외고에서 미달 사태가 생겨 1단계 통과 인원을 늘린다고 해도 4개 학기의 영어 내신은 평균 2등급 이내를 유지해야 한다”며 “경쟁률 상승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1등급 중반은 돼야 합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어 내신은 석차 백분율 구간에 따른 9등급제다. 4% 이내가 1등급, 11% 이내가 2등급이다. 영어시험이 쉽게 나와 4% 이내에 해당하는 인원을 넘길 경우 1등급이 없어지고 모두 2등급을 받는다. 이에 따라 변별력 논란을 피하려고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의 영어시험이 아주 어렵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의 강남 송파 서초 양천 노원구 등 교육특구는 학교 내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이들 지역의 외고 합격자 배출 비율은 40%로 1년 전(48.1%)보다 낮아졌다. 그렇다면 영어 내신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박 군은 “중학교 때 영어학원에 아예 다니지 않았다. 내신은 학교 선생님이 문제를 내는 만큼 평소 강조하는 내용을 반복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게 제일”이라며 “시험 전에 본문을 적어도 세 번 복습하고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와 자습서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양도 “내신은 한번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수업시간에 제대로 듣고 필기 위주로 교과서 내용을 완벽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계획서는 학교생활 위주로 학습계획서는 면접에까지 이어지므로 중요하다. 학업계획 지원동기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봉사·체험활동과 독서활동은 개인별 학교별로 편차가 커서 비중 있게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평소 자기만의 공부 습관과 방법을 부각시키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지원 동기와 학습계획서 내용이 얼마나 맞는지도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외부 수상 실적을 적지 못하게 됐으므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학습계획서를 써야 한다. 그러나 외부 경력을 전혀 못 쓰는 것은 아니다. 박 군은 “텝스를 열심히 준비해 봐서 학습계획서에도 썼다. 하지만 ‘텝스를 봐서 성적이 얼마나 올랐다’고 쓴 게 아니라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목표와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어 영어시험에 응시했고 실력이 올랐다’고 적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봉사·체험활동은 하나를 꾸준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양은 “3년 내내 매주 토요일이면 복지관에 계시는 홀몸 할머니를 찾아가 말동무를 해 드렸다. 시험 기간에도 빠지지 않았다. 봉사활동 시간을 많이 채우기 위해 잡다하게 이것저것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보다 하나를 꾸준히 하면서 뭘 얻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이 양은 학급반장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특별활동 시간에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을 하며 얻은 경험을 리더십과 연관지어 썼다. 학습계획서는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적어도 3주 정도 여유를 갖고 서너 차례 고쳐보는 게 좋다.○ 면접은 학습계획서 내용 중심 지난해 외고 면접은 개인별로 5분 동안 서너 가지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면접관은 보통 3명. 학교나 학과에 따라 교실을 옮기며 2, 3차 면접을 하는 곳도 있었다. 학습계획서의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외고 또는 해당 학과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 장래 희망과 외고 지원이 어떤 관계가 있나, 자기주도학습을 한 경험에 대해 말해보라는 등의 질문이 많았다. 독서활동이나 체험활동에 대한 추가 질문도 나왔다. 이 양은 “방과후 학교로 영어 에세이 수업을 들었다고 썼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었는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과 삶의 질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면접관이 물었다”고 말했다. 박 군은 “학습계획서에 경제 관련 책을 좋아한다고 썼는데 그 이유와 어떤 책이 있는지를 물었다”면서 “면접은 학습계획서의 진실성을 가리는 절차라서 내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어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고 했다. 학습계획서의 내용에 대한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정리하고 지난해 실제로 나왔던 면접 문항을 체크해 답변을 만들어두면 도움이 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자기주도학습 지도자과정 개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과정’을 이달 둘째 주에 개설한다. 교육 원리, 시간 및 공부습관 관리, 공부감성 향상법을 알려준다. 학부모, 학원 및 교육업계 관계자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주중반(A반 월·수요일, B반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과 토요반(오전 9시 반∼오후 4시 반)이 있다. 자체 시험을 통과하면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수료증을 발급한다. 교육업체인 ㈜TMD교육그룹이 운영하는 자기주도학습센터의 트레이너나 강사, 온라인·전화 멘터 지원 시 우선 선발된다. 참가비 55만 원. 신청은 홈페이지(www.d-camp.co.kr)에서 하면 된다. 1577-9860중앙대 전국투어 입학설명회 중앙대가 11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서울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2012학년도 전국 투어 입학설명회’를 실시한다. 지난해 입시 자료와 올해 전형의 주요 내용 및 수시·정시 지원 전략을 알려준다. 입학사정관전형과 논술 및 면접 준비 방법도 설명한다. 중앙대 입학처 홈페이지(admission.cau.ac.kr)에서 세부 일정을 확인하고 참가 신청을하면 된다. 02-820-6396∼9“영국비자 신청 시 자격서류 면제” 주한영국대사관은 영국 정부의 새로운 학생비자 제도 운용 방침에 따라 한국 학생은 올여름부터 비자 신청 시 자격조건이나 경제적 능력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 증명서는 학교입학 과정에서 필요할 수 있으므로 비자 신청이 끝난 뒤라도 갖고 있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ukba.homeoffice.gov.uk) 참조.중등 1학기 중간고사 시험 특강 중등 온라인학습 사이트 교원 하이퍼센트(www.hipercent.com)가 ‘1학기 중간고사 시험특강’을 개설한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5과목의 요점정리 강의와 유형별 핵심문제 해설 강의로 구성했다. 서술형 평가에 대비한 단원별 족집게 문제, 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만 엄선한 파이널(final) 모의고사, 학교별 기출문제 X-파일, 키워드 톱10을 제공한다. 이달 마지막 주부터 열흘간은 ‘SKY 선배들의 실시간 게시판’을 운영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학생들이 1시간 내에 달아 준다. 1577-5840}
‘성급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음’→‘추진력이 있음’, ‘다소 다혈질적인 면이 있으나 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음’→‘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고 올곧은 성품이 돋보임’.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는 3학년 학교생활기록부를 이같이 고쳤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서울지역 고교 308곳 중 학생부 정정 건수가 많은 30개교를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실시한 결과 23개 고교가 고3 학생부를 무단으로 고쳤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학교는 외국어고 6곳, 국제고 1곳, 과학고 2곳, 예술고 2곳, 자율고 9곳, 자율형 공립고 1곳, 일반계고 2곳이다. 이번에 적발된 23개교가 고친 건수는 1261건이었다. 교육청은 학생부를 고친 학교의 교장과 교감, 교사 29명을 경징계(감봉 또는 견책)하고, 198명에게는 주의 또는 경고하기로 했다. 적발된 학교는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주요 참고사항으로 꼽히는 학생부의 정성적 요소를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추가 혹은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 건수 1261건 중 가장 많은 영역은 진로지도로 550건(44%)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학생과 학부모 희망 모두 ‘브랜드 마케터’로 기록된 것을 3학년 때는 ‘인문학자’로 고쳤다. 독서활동(359건)과 특별활동(268건)에 대한 수정도 많았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76건)과 봉사활동(8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교사들은 대부분 입시를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학생부를 수정했다는 관측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11학년도 대학 수시전형에 합격한 학생과 학생부를 수정한 학생을 비교해 봤지만 학생부 수정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학생에 대한 처벌은 유예한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 서대문구 A고는 3주 뒤 중간고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중고교에 “서술형·논술형평가 등 수행평가를 전 교과목 총 배점의 30% 이상 실시하라”고 보낸 공문 탓이다. 이 학교 박모 교사는 “출제도 문제지만 채점에 예민할 것 같아 걱정이다. 특히 내신이 중요한 고3은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서술형 평가 확대는 4개 지역 진보교육감이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초중고교의 서술형 문제를 25∼30% 출제하도록 의무화했다. 내년에는 30∼35%, 2013년에는 35∼40%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원도교육청도 중고교의 중간·기말고사에서 서술형 문제가 10∼20%가 되도록 정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중고교 5개 교과(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에서 20% 이상을 서술형 평가로 하도록 했다. 진보교육감들은 사교육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서술형 평가를 늘리려고 한다. 기출문제가 소용없어 학원에서 대비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문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형태라 사고력 신장도 기대한다. 교사들은 서술형 평가의 긍정적인 측면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걱정하거나 불만을 갖는다. 서울 B고 교사는 “서술형 평가를 하려면 문제 만드는 것부터 채점 기준 등 논의가 많이 필요한데 당장 의무적으로 하라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채점에 대한 공정성. 서술형 평가는 학생마다 답이 다르고 비슷한 내용을 썼어도 어휘나 맞춤법에 따라 채점이 달라진다. 지난달 전국 처음으로 경기도교육청이 고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의·서술형평가’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고, 아들의 입장에서 답장을 쓰라’(고2 국어, 4점). ‘조선 후기 수취제도 개편에 관한 상소문을 읽고 제도 명칭과 실시 배경, 지주계층의 찬반 여부와 이유를 서술하라’(고2 사회, 10점). 경기도교육청은 기본 답안 외 1∼4개의 인정 답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기 성남시 C고 교사는 “교육청이 제시한 답안은 학생이 내는 답안을 다 포함할 수 없다. 자기 기대와 채점 결과가 다르면 이의 제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고3 딸을 둔 학부모 김영미 씨(44)는 “지난해 영어 서술형 문제에서 아이가 동일한 뜻의 다른 단어를 이용해 답을 썼는데 수업 때 강조한 단어가 아니라고 점수가 깎였다”며 “창의적 답변이 아니라 교사가 가르친 틀에 맞춰 써야 하고, 그래도 주관이 개입하니 불안하다”고 했다.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과 대입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내신이 중요해지면서 서술형 평가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점수가 깎이기 쉬운 서술형 평가의 비중이 늘어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 사교육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엄마 이모 씨(39)는 “지난해부터 서술형 평가가 늘어 논술학원 보내는 게 유행이다. 그래도 아이가 답을 잘 못 써 점수가 깎이는데 중고교에서 서술형 평가가 확대된다니 학원을 관둘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1일자 A18면 ‘2011학년도 수능 원자료 분석’ 기사에서 대구 경신고는 3개 영역 평균 표준점수가 수리 ‘가’ 기준 348.95점으로 전국 37위, 수리 ‘나’ 기준 337.39점으로 95위입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개 영역(언어 수리‘나’ 외국어)의 학교별 평균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대원외고로 나타났다. 자연계 수험생이 많이 선택하는 수리‘가’와 언어 외국어 점수를 기준으로 하면 일반계고인 한일고(충남 공주)가 특목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동아일보가 2011학년도 수능 원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인문계-외고 저력 여전, 자사고 약진 대원외고는 학교별 성적이 최근 3년간 1위였다. 인문계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리‘나’를 기준으로 2위는 한국외국어대부속용인외고(경기 용인), 3위는 민족사관고(강원 횡성)였다. 외고와 국제고는 상위 20위에 15곳, 상위 40위에 28곳이 들어간다. 1년 전에는 외고와 국제고가 상위 20위에 16곳, 40위에 27곳이 포함됐다. 특목고의 힘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입학한 2008년 당시 자립형사립고(현 자율형사립고)였던 학교는 20위 내에 4곳으로 1년 전보다 2곳 늘었다. 자율고인 울산의 현대청운고는 12위에서 5위로, 부산 해운대고는 29위에서 7위로 올랐다. 2010학년도 수능에서 응시자가 30명 미만이라 순위에서 제외됐던 민족사관고는 이번에 3위, 상산고(전북 전주)는 9위를 유지했다. 일반계고는 20위 내에 한일고 1곳뿐이었다.○ 자연계-평준화 일반고 1위 경기여고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리‘가’를 기준으로 3개 영역의 점수를 계산하면 수리‘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상위권에 들어가는 특목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상위 20위에 특목고와 일반고 모두 8곳씩 포함된다. 외고 학생들이 수리‘가’를 거의 선택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원외고는 고3 학생 중 1명만, 명덕외고는 26명만 수리‘가’를 선택했다. 이번 분석은 학교의 평균적인 학업 수준을 보기 위해 수리‘가’나 수리‘나’에 30명 이상 응시한 학교만 대상으로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응시자 30명 이상을 분석 기준으로 삼는다. 한일고는 일반고이지만 학교가 선발권을 가지고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기숙사를 운영해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몰린다. 20위에 들어간 풍산고(경북 안동)와 거창고(경남 거창)도 전국단위 모집 학교다. 서울의 경기여고는 15위로 평준화 지역에서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었다. 1년 전에는 17위였다. 이 밖에 상위권에 오른 평준화 지역 고교는 광주의 광주수피아여고(22위) 서울 은광여고(27위)와 광주진흥고(28위)였다.1년 전에 비해 새롭게 100위권에 진입한 학교는 수리‘가’를 기준으로 40곳, 수리‘나’를 기준으로 13곳이었다. 수리‘나’를 기준으로 한 순위에는 상위권을 차지하는 외고가 해마다 많이 포함돼 변동 폭이 적다.○ 역시 ‘강남 3구’ 서울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든 학교는 대부분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교육특구’에 있었다. 13개교(수리 ‘가’ 기준) 중 77%(10곳)가 이들 3개 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머지 세 곳은 특목고인 서울과학고와 노원구의 용화여고, 양천구의 목동고다. 노원 양천구도 강남과 마찬가지로 학원이 밀집해 서울의 3대 교육특구로 꼽힌다.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강북의 일반고는 전국 100위권에 하나도 들지 못한 셈이다. 서울에서도, 강북에서도 학력격차가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00위에 든 일반고 11곳 중에는 경기여고를 비롯한 여덟 곳이 여고였다. 수리‘가’를 선택하는 상위권 학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교들은 대부분 학생 선발권을 갖거나 기숙사를 운영했다. 학원이 적지만 학교가 학생 개인에게 맞춘 수준별 수업을 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남 장성고는 32위에서 23위로 올랐다. 학생 78%가 기숙사에서 지내며 영어와 수학을 상중하로 나눠 수업을 듣는다. 방과후에는 교사실명제에 따라 교사가 단원별로 개설한 수업을 학생이 선택해 듣는다. 77위에서 29위로 껑충 뛰어오른 부산 장안제일고는 자율학교. 학생 80%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학교에서 개설한 단과강좌로 수능을 준비한다.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