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7

추천

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legant@donga.com

취재분야

2024-04-19~2024-05-19
교육67%
문화 일반1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보건3%
기타7%
  • 전희철 색깔 입은 SK 최준용, 높이 살린 득점력 폭발

    프로농구 SK의 포워드 최준용(28·200cm·사진)이 팀의 상승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경복고-연세대를 거친 최준용은 큰 키에 스피드와 운동 능력을 겸비한 전천후 포워드 자원으로 농구계의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6년 SK 입단 뒤 기대에 걸맞은 잠재력을 100% 터뜨리지는 못했다. 리딩 욕심에 공격을 지체시킨다든가 지나친 쇼맨십으로 팀 전술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시즌에는 무릎 수술 등으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국가대표팀에서도 잊혀진 선수가 됐다. 그랬던 그가 이번 시즌 부활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득점만 해도 15.7점으로 국내 선수 중 3위다. 2019∼2020시즌 기록한 11.8점을 훌쩍 뛰어넘는다. 공격에서 드리블을 할 때와 안 할 때를 구분하면서 득점을 노리는 움직임이 간결해졌다. 속공 시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 골밑 돌파 기회를 잡고, 지공 때는 자밀 워니와 2 대 2 공격을 통해 확률 높은 돌파와 슛을 노린다. 동료들의 공격이 이뤄지는 반대편 45도 지점에서 잡는 3점슛 타이밍도 자연스러워졌다. ‘풀업 점프’가 동반된 최준용의 공격 높이는 상대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럽다. 2일 KCC 전에서 이 옵션으로 31점을 퍼부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톱 위치에서 2 대 2 공격을 할 때 무리하게 던지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소비하면서 높이를 살려 결정을 지으라고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최준용의 발전을 칭찬했다. 조상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도 “최준용의 이번 시즌 모습은 대표팀 세대교체의 주축이 될 젊은 포워드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리온, ‘산타’ 이대성 활약에 4연패 벗어나

    안방에서 붉은색 유니폼을 입는 프로농구 오리온의 에이스 이대성이 크리스마스이브 날 산타클로스 노릇을 하며 4연패에 빠진 팀에 승리를 안겼다. 오리온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방경기에서 현대모비스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8-95로 이겼다. 오리온은 12승 12패로 5할 승률을 맞추며 한국가스공사와 공동 4위가 됐다. 11승 13패가 된 현대모비스는 DB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연장을 포함해 50분 경기가 이대성의 ‘원맨쇼’처럼 보였다. 1쿼터 16-21로 뒤지던 흐름을 2쿼터 3점포로 바꾼 이대성이 3쿼터에서도 7점을 올리고 공격을 풀어가며 오리온은 현대모비스에 접전을 이어갔다. 4쿼터 종료 1분을 남기고 75-77로 뒤진 상황에서 속공 득점을 올린 이대성은 종료 22초 전 77-79 상황에서 파울을 얻어내고 자유투 2개를 넣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차 연장에서도 84-88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연이은 득점으로 2차 연장행을 이끈 이대성은 종료 1분을 남기고 95-95 상황에서 장신 이우석을 앞에 두고 스텝 백으로 통렬한 3점포를 꽂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대성은 3점 슛 5개를 포함해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인 36점을 퍼부었다. 오리온 신인 이정현도 15득점을 하며 뒤를 받쳤다. 머피 할로웨이는 27득점에 무려 2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오리온 골밑을 굳게 지켰다. 할로웨이는 95-95에서 상대 슛을 결정적으로 블록해내며 이대성의 결승포를 이끌어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축구 황제’ 펠레 퇴원… “대장암 수술 후 상태 안정적”

    ‘축구 황제’ 펠레(81·브라질)가 대장 종양 수술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24일 펠레가 수술을 한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병원 측도 성명을 내고 “펠레가 9월 대장암이 발견되고 수술을 받은 뒤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펠레는 정기 검진에서 대장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때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지며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다행히 한 달 만에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던 펠레는 집에서 요양을 하다 7일 화학치료를 위해 다시 이 병원에 입원했다. 1958, 1962, 197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3회 우승을 이끈 전설인 펠레는 2015년 전립선비대증, 2016년 고관절 수술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요로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펠레는 이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젊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이 웃고 있는 사진은 장난이 아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올해 성탄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게 됐다. 집으로 돌아왔다. 걱정해준 모든 팬들의 메시지에 감사드린다”라는 글을 남겼다. 20일에는 생일을 맞은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를 위해 “너의 별이 계속 빛나고, 네가 더 높이 날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SNS를 통해 전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4
    • 좋아요
    • 코멘트
  • ‘印尼의 박지성’ 아스나위… 신태용 매직 주역으로

    프로축구 K리그2(2부) 안산의 인도네시아 출신 수비수 아스나위(22)가 ‘신태용 매직’의 중심 역할을 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준결승에 진출한 인도네시아(FIFA 랭킹 166위)는 22일 4강 1차전에서 싱가포르(160위)와 1-1로 비겼다. 적지에서 열린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아스나위는 전반 28분 오른쪽 측면 수비 진영에서 상대 패스를 가로채 하프 라인부터 드리블로 폭풍 질주해 위탄 술라에만의 선제골을 도왔다. 순간적으로 약 70m를 오버래핑하며 술라에만에게 완벽한 밥상을 차려줬다.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위기 때마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 상대 슛 타이밍을 지연시키고 밀어냈다. 조별리그에서도 한 수 위의 베트남을 상대로 무실점(0-0)으로 막아내는 데 기여했다. 이 때문에 아스나위는 집요한 몸싸움과 측면에서 중앙 수비 지역까지 커버하는 활동량으로 ‘인도네시아의 박지성’으로 불린다. 신 감독의 영향을 받은 아스나위는 올해 초 연봉까지 낮춰가며 한국 축구를 경험하기 위해 안산에 입단 이력서를 냈다. 안산은 신 감독에게 어떤 선수인지를 물었고,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선수에게서 볼 수 없는 멘털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적극 추천했다. 신 감독은 아스나위가 최효진(전남), 최철순(전북)의 스타일과 비슷하다며 “소위 말해 상대를 부숴버리고 담글 줄 안다”고 축구에 대한 간절함을 높이 평가했다. 아스나위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4경기에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4월 24일 대전과의 경기에서는 후반 폭풍 오버래핑으로 심재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아스나위 영입으로 인도네시아 팬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안산은 구단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에서 K리그1, 2부를 합쳐 전체 1위에 올랐다. 팔로어가 7만으로 K리그1 5연패를 차지한 전북(5.6만)보다 많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안산 선수들도 팔로어하며 “에와코(파이팅)”라는 글을 남기고 응원한다. 안산 구단은 내년 시즌 안방경기 날 중 하루를 ‘인도네시아 데이’로 정할 계획도 갖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15위권 목표”

    ‘금메달 1, 2개, 종합 순위 15위권.’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목표가 정해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예상 기대 성적을 밝혔다. 내년 2월 4일에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90여 개국 5000명의 선수단이 7개 종목 15개 세부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한국은 6개 종목에서 11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23일 현재 한국은 2개 종목에서 28명이 출전권을 얻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1, 2개 정도를 딸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한다. 여자 컬링, 스노보드 이상호에게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 5개, 은 8개, 동 4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여러 여건을 감안해 냉정하게 목표치를 낮췄다. 전통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부터 메달 획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체질 개선,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빙상의 경우 (회장사 없이) 관리 단체로 오래 지정돼 지도부 공백과 팀워크 문제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목표 실현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안산 “우승 아드레날린 또 느끼고 싶어”… 김제덕 “키는 1cm, 경험은 1m쯤 자랐죠”

    “저 올림픽 뒤에 이만큼 컸어요. 키 176cm인데 177cm가 됐죠.”(김제덕) “안도감과 행복감에서 나온 아드레날린을 앞으로도 느끼고 싶어요.”(안산) 올림픽 사대에서 내려온 뒤의 열렬한 환호와 응원은 이제 끝났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양궁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과 3관왕 안산(20·광주여대)의 들뜬 마음도 잠시, 이제 다시 초심이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낸 두 신궁을 20일 서울 강동구 대한양궁협회 회의실에서 화상 대담으로 만났다.○ 안산 “제덕 선수의 파이팅 소리 아직 들리는 듯”경북 예천 자택에 머물고 있는 김제덕은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를 좋아해 축구도 즐겨 한다. 최근 축구를 했는데 추워서 힘들더라”며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제 본업인 활 쏘는 게 너무 좋고 재밌다”는 재치 있는 말솜씨로 근황을 알렸다. 안산은 광주여대 기숙사에서 화상을 통해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얼떨떨하다. 올림픽이 끝나고 귀국 다음 날 엄마가 끓여준 애호박찌개와 집밥이 잊을 수 없는 올해의 선물”이라며 “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 때 제덕 선수가 외쳐준 파이팅이 아직 들리는 것 같다. 관중이 없어서 더 크게 들린 파이팅이 힘이 됐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혼성 단체전에서 탄탄한 호흡을 맞춰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된 둘은 서로가 보기에도 여러모로 부쩍 커 있었다. 김제덕은 “키가 올림픽 후에 1cm 컸다. 원래 176cm인데 177cm가 됐다”는 말로 안산의 웃음보를 터지게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험은 1m 정도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아직 완벽하게 다 자라지는 않은 것 같다”며 “올림픽 뒤 국내 대회 부담이 컸다. 혹시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와 ‘김제덕이 나태해지거나 자만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이 많았다”며 “일단 기량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초긍정 멘털과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파이팅을 보여준 김제덕은 스스로에게 감정 조절의 숙제를 내줬다. 김제덕은 “파이팅을 하자는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올림픽 때처럼 하면 목이 감당 못 할 것 같다”며 “사대에서 흥분하지 않고 자신 있게 슛을 할 수 있는 멘털 관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안산은 “제덕 선수가 평소에 장난기가 있지만 활을 쏠 땐 다르다. 나에게 ‘김제덕’은 양궁 할 때 아주 진지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두 신궁의 2022년 목표 중 하나는 운전면허 취득올림픽에서 극적인 순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김제덕은 “일본과의 남자 단체전 4강전 마지막 슛오프 때(10점 명중) 화살이 어디로 날아가고 어디에 꽂혔는지 몰랐다. 긴장을 많이 해 화살이 나가는 느낌이 안 들었는데 양궁을 하면서 처음 경험한 일이었다. 이때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안산은 “개인전 결승 마지막 슛오프(10점 명중) 뒤 안도감과 행복감에서 나온 아드레날린은 앞으로도 느껴 보고 싶다. 이 경기 영상을 자주 다시 보고 감각을 떠올리곤 한다”고 밝혔다. 둘은 10월 열린 2022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통과했다. 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이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김제덕은 남자 1위로, 안산은 30위 안(14위)에 들며 살아남았다. 올림픽 때 “대충 쏘자”고 혼잣말을 하며 부담감을 털었던 안산은 “이제 ‘열심히 대충 쏘자’가 될 것 같다”며 2차 선발전 선전을 다짐했다. 새해를 향한 둘의 시선은 여전히 과녁에 꽂혀 있다. 안산은 “국내 대회 싱글라운드에서 1400점을 완전히 넘어보고 싶다. 또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제덕은 “(내년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콕 찍어 말했다. 두 사람에겐 운전면허 취득도 새해에 빼놓을 수 없는 소망이 될 듯하다. 올림픽 금메달 포상으로 대한양궁협회로부터 차량을 받았지만 둘 다 운전면허가 없기 때문. 면허를 빨리 따고 싶겠다는 질문에 두 선수는 일제히 “네” 하며 크게 웃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안산-김제덕 “내년 아시아경기도 금메달…운전면허 꼭 딸거에요”

    “저 올림픽 뒤에 이만큼 컸어요. 키 176cm인데 177cm가 됐죠.”(김제덕) “안도감과 행복감에서 나온 아드레날린을 앞으로도 느끼고 싶어요.”(안산) 올림픽 사대에서 내려온 뒤의 열렬한 환호와 응원은 이제 끝났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하루아침에 국민 스타가 된 남녀 양궁 금메달 영웅인 2관왕 김제덕(17·경북일고)과 3관왕 안산(20·광주여대)의 들뜬 마음도 잠시, 이제 다시 초심이다. 본보는 근황이 궁금한 두 신궁을 20일 서울 성내동 대한양궁협회에서 화상으로 만났다. ●안산 “제덕 선수의 파이팅 소리 아직 들리는 듯” 경북 예천 자택에 머물고 있는 김제덕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좋아해 축구도 즐겨한다. 그런데 지금은 추워서 축구가 힘들다”며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제 본업인 활쏘는 게 너무 좋고 재밌다”는 재치 있는 말솜씨로 근황을 알렸다. 안산은 광주여대 기숙사에서 화상을 통해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얼떨떨하다. 올림픽이 끝나고 귀국 다음날 엄마가 끓여준 애호박찌개와 집밥이 잊을 수 없는 올해의 선물”이라며 “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 때 제덕 선수가 외쳐준 파이팅이 아직 들리는 것 같다. 관중이 없어서 더 크게 들린 파이팅이 힘이 됐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혼성 단체에서 호흡을 맞춰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된 둘은 서로가 보기에도 여러 모로 부쩍 커 있었다. 김제덕은 “키가 올림픽 후에 1cm가 컸다. 원래 176cm인데 177cm가 됐다”는 말로 안산의 웃음보를 터지게 했다. 키는 1cm 컸지만 마음가짐은 1m 이상 더 컸다. 김제덕은 “올림픽 뒤 국내 대회 부담이 컸다. 혹시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와 ‘김제덕이 나태해지거나 자만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 많았다”며 “일단 기량이 떨어지지 않아야한다는 마음 가짐을 갖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초긍정 멘탈과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파이팅을 보여준 김제덕은 스스로에게 감정 조절의 숙제를 내준 상황이다. 김제덕은 “파이팅을 하자는 마음은 똑같다. 하지만 올림픽 때처럼 하면 목이 감당 못할 것 같다”며 “사대에서 흥분하지 않고 자신있게 슛을 할 수 있는 멘탈 관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안산은 “제덕 선수가 평소에 장난기가 있지만 활을 쏠 땐 다르다. 나에게 ‘김제덕’은 양궁할 때 아주 진지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두 신궁의 2022년 목표 중 하나는 운전면허 취득 올림픽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에 얻은 경험과 감은 여전하다. 김제덕은 “일본과의 남자 단체천 4강전 마지막 슛오프 때(10점 명중) 화살이 어디로 날아가고 어디에 꽂혔는지 몰랐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화살이 나가는 느낌이 안 들었던 건 양궁을 하고 처음이었다. 이 때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은 “개인전 결승 마지막 슛오프(10점 명중) 뒤 안도감과 행복감에서 나온 아드레날린은 앞으로도 느껴보고 싶다. 이 경기 영상을 자주 다시 보고 감각을 떠올리곤 한다”고 밝혔다. 둘은 10월 열린 2022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통과했다. 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전 통과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김제덕은 남자 1위로, 안산은 여자 14위로 통과했다. 올림픽 때 “대충 쏘자”며 혼잣말을 하며 부담감을 털었던 안산은 “이제 ‘열심히 대충 쏘자’가 될 것 같다”며 2차 선발전 선전을 다짐했다. 2022년 목표는 과녁에 있다. 안산은 “국내 대회 싱글라운드에서 1400점을 완전히 넘어보고 싶다. 또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제덕은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콕 찍어 말했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운전 면허 취득도 중요한 목표다. 올림픽 금메달로 대한양궁협회로부터 승용차를 받았지만 둘 다 운전면허가 없다. 면허 이야기가 나오자 두 선수는 정곡이 찔린 듯 “네”하고 크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화상에서 급히 빠져 나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1
    • 좋아요
    • 코멘트
  • 스펠맨 골밑에 밀어넣은 비결은 소고기

    “내 말만 들어. 원하는 거 다 해줄게.” 프로농구 KGC가 지난 시즌에 이어 제1 옵션 외국인 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시즌 역대급 활약으로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제러드 설린저에 이어 영입한 오마리 스펠맨(24·206cm)이 팀의 효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KGC는 최근 1, 2, 4위인 KT, SK, 오리온 등을 차례로 격파하며 4연승을 내달렸다. 14승 9패로 SK(16승 7패)를 바짝 추격하며 3위를 달리고 있다. 4연승 동안 스펠맨은 경기당 평균 26.5득점을 몰아쳤다. 3점슛도 34개를 던져 17개(50%)를 꽂았다. 팀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평균 21.9득점(3위), 리바운드 10.3개(5위), 블록슛 1.8개(1위) 등 공수에서 모두 돋보였다. 3점슛도 경기당 2.8개로 전체 1위다. 김승기 KGC 감독의 절묘한 ‘밀당(밀고 당기기)’이 적중했다. 24세로 혈기 왕성한 스펠맨은 심판 판정에 예민하다. 골밑보다 외곽 플레이를 선호한다. 3점슛이 정확한 편이지만 때를 가리지 못하고 던지는 상황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은 “골밑에서 자리를 잘 잡으면 너를 이길 상대는 없다”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따로 고깃집으로 데려가 소고기를 직접 구워 주고 소주도 따라주면서 인사이드 공격에 대한 소통을 적극적으로 했다. 오세근은 “나와 ‘하이-로 포스트 플레이’를 제대로 해보자. 내가 밖에서 공을 잡으면 패스를 정확하게 찔러주겠다”며 다가왔고 스펠맨이 적극 화답했다. 인사이드에서 생긴 자신감 덕분에 19일 오리온전에서 5개의 3점슛까지 전부 성공했다. 김 감독은 “중하위권 팀들 경기 때 더 집중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소고기는 언제든지 또 사줄 것”이라며 스펠맨의 의지를 북돋았다. 한편 2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9, 10위 간의 맞대결에서는 안방팀 LG가 삼성에 81-68로 이기며 5연패에서 탈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엄홍길과 함께 VR로 에베레스트 등반 도전하세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6좌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61·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의 도전 역사와 등정 당시 기록, 실제 착용한 장비 등을 둘러보고, 가상현실(VR) 장비를 통해 엄 대장과 함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간접 등반할 수 있는 산악 전시 체험관 ‘우이동 산악 문화 허브(HUB)’가 17일 개관식을 개최하고 문을 열었다. 북한산 둘레길과 등산로의 시작점인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삼정기업(회장 박정오)이 설립해 강북구(구청장 박겸수)에 기부채납한 체험관은 지하 2층 3800m² 규모에 산악체험관, 엄홍길전시관, 기획전시실, 휴게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HUB’라는 이름은 ‘히말라야 엄홍길 북한산’의 앞 글자 알파벳에서 따왔다. 체험관은 엄홍길휴먼재단이 위탁 운영한다. 전시관에서는 증강현실(AR) 화면으로 엄 대장이 실제 16좌에 오르는 장면과 루트를 확인할 수 있으며, VR로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체력이 떨어지면 엄 대장의 육성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완등 기록 곳곳에 포토존도 설치돼 있다. 16좌 등반 도중 유명을 달리한 동료 10인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도 있다. 엄 대장은 “등산인들과 예비 등산인들에게 산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정보 공유의 장이 됐으면 한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도 힐링의 거점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골밑 벗어나 종횡무진… 15번째 시즌에 커리어하이 진격”

    “진짜 ‘신한은행=김단비’가 된 것 같아요.” 15일 인천에서 만난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신한은행의 김단비(31·180cm)는 이번 시즌 비로소 자신이 하고 싶은 농구를 찾았다며 싱글벙글이다. 이번 시즌 경기당 36분을 넘게 뛰면서 20.6득점에 9.3리바운드, 4.2어시스트. 그야말로 공수에서의 전천후 활약이다. 이전 14시즌을 뛰는 동안 평균 20점을 넘은 적은 없다. 신한은행이 KB스타즈, 우리은행과 3강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 바로 김단비다. 새로 신한은행 사령탑에 부임해 ‘일타강사’로 불리고 있는 구나단 감독 대행은 간판스타 김단비에게 ‘프리 롤’을 줬다. 골밑이라는 우리에 갇혀 있던 그를 외곽으로 아예 빼내 자유롭게 날뛰도록 했다. 김단비는 “구 감독님은 ‘이 팀의 에이스는 너’라며 믿어 주신다. 즐거운 책임감이 더 든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지난 시즌보다 3점 슛 라인 바깥에서 많이 움직이고 있다. 전체 대비 골밑에서 플레이하는 비율이 지난 시즌 42.8%에서 34.7%로 줄었다. 자유투 서클과 주변(페인트 존)에서의 움직임도 20.6%에서 16.9%로 감소했다. 김단비의 장점인 외곽 일대일 돌파, 스크린을 활용한 슛을 철저하게 살리려는 구 대행의 배려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단비를 위한 새 응용 옵션을 계속 찾고 시도 중이다. 김단비는 “처음에는 내가 했던 농구와 달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수학 공식까지 쓰며 설명해주셔서 지금은 외곽 플레이에 대한 답을 잘 찾아가고 있다. 요즘 감독님께서 내주는 전술 시험을 보면 다 맞는다”며 웃었다. ‘단비 농구’를 찾으면서 맞수인 우리은행에 대한 두려움도 덜었다. 지난달 20일 우리은행전에서 김단비는 연장전 74-72로 앞선 상황에 8초 동안 하프 라인을 넘지 못하는 바이얼레이션을 범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단비는 “‘흑역사’로 기억되겠지만 그날 모처럼 잘했다. 내게는 ‘우리은행 트라우마’를 벗게 된 경기”라며 웃었다. 올해 시작은 힘들었지만 마지막으로 가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김단비는 “김민정(KB스타즈)이 수비를 붙어도 농담을 할 정도로 자신이 있다. 대표팀에서는 수비로 희생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6년 연속 1위(1만8947표)의 영광까지 얻었다. 그 대신 지난해 결혼한 남편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로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2007년 (호화 멤버의) ‘레알 신한’에 입단할 때는 저에게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2022년은 그때의 절실했던 초심으로 한 번 돌아가 봐야 할 것 같고요. 또 도쿄 올림픽에서 23번(마이클 조던의 등번호)을 달았는데 등번호도 바꿔보고 싶네요. 하하.”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T 김영환 “두 번째 9연승, 신나게 즐기는 중이죠”

    “톡톡 튀는 (허)훈이와 조용한 (양)홍석이를 함께 코트에서 살려주는 재미에 신이 납니다.” 프로농구 KT는 올 시즌 파죽의 9연승으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KT 주장 김영환(37·사진)은 선수 각자의 개성과 장점들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팀 분위기가 놀랍다. 기존 허훈 양홍석에 이적생 김동욱과 정성우,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선발된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 그리고 성실한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이 새로 가세한 진용은 약점을 찾기 힘들다. 모든 선수를 아우르는 건 서동철 감독의 세심한 전략이다. 김영환은 12년 전인 2009년 12월 9연승을 했을 당시를 경험했던 팀 내 유일한 선수다. 김영환은 “전창진 감독(현 KCC 감독)님이 계셨는데 지금 9연승보다 바쁘게 뛰어다닌 것 같다. 많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를 하느라, 또 팀 제공권이 낮아서 수비에서 수시로 바꿔 막기를 하고 트랩 수비를 가야 했다”며 “지금은 상대가 빠르면 더 빠르게 대응하고, 상대 높이에 따라 맞춤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내 역할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체력을 아껴 내 ‘플레이 타임’에 집중력을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몇 시즌 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자주 놓쳤다. 3, 4쿼터에서 흐름을 넘겨준 탓이다. 이를 경험한 김영환에게 6일 현대모비스전에서 한때 22점 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막판에 뒤집어 승리한 것은 의미가 크다. 김영환은 “점수 차이를 극복할까 싶었는데 고비를 넘기더라. 만약 져서 연승이 끊겼어도 다음에 연패를 안 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제는 질 것 같지 않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에 비해 김영환의 출전 시간은 31분대에서 20분으로 10분가량 줄었지만 할 일은 더 많아졌다. 김영환은 “개성과 흥을 살리되 진지하게 몸 관리와 팀에 대한 희생이 강조될 때라고 본다. 이런 점을 동료들과 더 소통해보고 싶다”고 했다. 14번째 시즌을 뛰는 김영환은 그동안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대급 버저비터를 유난히 많이 터뜨렸다. 팀의 10연승, 그 이상의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 버저비터가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기회면 되면 자신 있게 던져볼게요.” 15일 경기에서는 LG(8승 14패)가 KCC(10승 12패)를 69-62로 제압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빗장 수비’ 신태용의 인니, 박항서의 베트남에 판정승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62) 감독과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지휘하는 신태용(51) 감독이 자존심을 건 두 번째 맞대결에서 비겼다. 15일 싱가포르 비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양 팀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똑같이 2승 1무(승점 7)가 됐으나 골 득실(+6)에서 베트남(+5)에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전력에서 앞선 베트남은 유기적인 패스 조합으로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인도네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였다. 지난 6월 박 감독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0-4로 완패했던 신 감독은 5-4-1 시스템을 가동하며 수비를 두텁게 세우고 역습을 노렸다. 베트남은 응우옌 꽝하이와 응우옌 콩푸엉의 2대1 패스와 측면 돌파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문전을 수없이 위협했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인도네시아 밀집 수비에 번번이 걸렸다. 주전 골키퍼가 경기 전 워밍업 도중 어깨 탈골이 돼 출전하지 못한 인도네시아는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으로 베트남의 기세를 끊었다. 전, 후반 통틀어 4장의 경고 카드를 받았다. K리그2(2부) 안산에서 뛰는 인도네시아의 아스나위는 주장 완장을 차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상대 침투를 봉쇄하면서도 중앙 수비수 후방 커버까지 했다. 베트남은 후반에도 압도적으로 상대 문전을 노렸지만 마무리 정확도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신 감독의 묘략이 통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인도네시아는 전, 후반 각각 1개씩의 슛을 기록했지만 효율적인 지역 방어로 실점을 하지 않고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베트남은 7개의 슛을 기록했지만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은 1개에 불과했다. 경기 후 미소를 살짝 지은 신 감독은 “베트남이 아직까지는 제일 강한 팀이다. 실점을 하지 않는 전략으로 경기를 풀었는데 잘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즈키컵은 A, B조에서 상위 1, 2위가 4강에 올라 우승팀을 가린다.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은 약체인 캄보디아(승점 3), 인도네시아는 까다로운 3위 말레이시아(승점 6)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에 패하면 4강에 오르지 못한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김대용 주심과 김희곤 대기심 등이 심판으로 배정돼 두 한국인 감독과 마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전반 초반에는 박 감독과 신 감독이 서로 상대의 거친 플레이를 놓고 김 대기심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6
    • 좋아요
    • 코멘트
  • PSG-R마드리드, 내달 16일 ‘파리대첩’… 챔스리그 16강 확정

    유럽축구 최정상 클럽을 가리는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대진이 확정됐다. 13일 스위스 니옹의 유럽축구연맹 본부에서 열린 UCL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서 초호화 멤버 진용을 갖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거함’ 레알 마드리드(레알·스페인)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PSG 소속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는 FC바르셀로나 출신으로 라이벌인 레알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수없이 ‘빅 매치’를 벌였다. 메시, 네이마르와 공격의 축을 이루는 킬리안 음바페는 레알 이적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묘한 일전을 벌이게 됐다. 게다가 PSG 수비의 핵 세르히오 라모스는 7월 이적이 성사되기 전까지 레알에서 16시즌을 뛰었다. UCL 최다 우승팀(13회)인 레알은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를 앞세워 2017∼2018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우승컵 탈환을 노린다. 두 팀은 내달 16일 파리에서 16강 1차전을 벌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는 16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스페인)를 상대한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팀인 AT마드리드에는 걸출한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가 있다. 호날두가 레알에서 활약하던 시절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호흡을 맞추며 라이벌 대결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수아레스는 2014∼2015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바르셀로나에서만 283경기에 출전해 195골을 터뜨렸다. 2015∼2016시즌에는 리그 40골로 호날두(35골)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호날두와 수아레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도 적수로 만났다. 당시 우루과이가 2-1로 포르투갈을 꺾어 수아레스는 웃고 호날두는 울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노린다. 프리미어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은 각각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인터밀란(이탈리아)과 맞붙는다. 지난 시즌 리그 10연패가 좌절되고 호날두까지 떠나보낸 유벤투스(이탈리아)는 비야레알(스페인)을 상대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한편 이날 추첨식에서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재추첨을 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규정상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속했거나 같은 국가 리그 소속 팀은 16강에서 붙지 않는다. 또 각 조 1위를 한 팀들은 조 2위 팀과 상대한다. 그런데 조별리그 F조에 함께 속했던 비야레알과 맨유의 16강 대진이 만들어져 버렸다. 추첨자가 다시 공을 뽑아 맨체스터시티가 상대로 결정됐는데 이어 AT마드리드의 상대를 뽑을 때도 같은 B조였던 리버풀의 공이 포트 안에 포함되는 실수가 나왔다. 이후 추첨이 계속돼 메시와 호날두가 대결하는 ‘메호 대전’까지 성사됐다. 그러자 현지 언론과 AT마드리드 등 일부 팀이 항의를 하면서 결국 재추첨이 이뤄졌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쿼터 신들린 허훈, KT 9연승 이끌어

    프로농구 선두 KT 에이스 허훈(26)이 상대방을 ‘녹다운’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KT는 14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안방경기에서 2쿼터 허훈이 소나기 공격을 주도한 끝에 84-59로 대승을 거뒀다. 12년 만에 팀 역대 최다 타이인 9연승 행진을 이어간 선두 KT는 17승 5패로 2위 SK(14승 6패)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1쿼터 3분 31초간 뛰면서 득점, 어시스트를 올리지 못한 허훈은 2쿼터 폭발적인 원맨쇼로 삼성의 기를 꺾어 놓았다. 2쿼터 6분 32초를 남겨놓고 21-19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허훈은 하윤기의 득점을 어시스트한 뒤 호쾌한 3점포를 꽂았다. 이어 정성우의 득점과 하윤기의 덩크슛, 김동욱의 3점포가 연달아 터진 상황에서 허훈이 다시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득점을 올리며 점수는 36-19로 벌어졌다. 삼성은 3분 30여 초간 무득점에 그쳤다. 삼성이 힘겹게 두 점을 따라붙자 허훈은 재차 3점포와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으로 일찌감치 대승을 예고했다. 전반을 47-28로 마친 KT는 4쿼터 허훈을 출전시키지 않고도 완승을 마무리했다. 허훈은 2쿼터 10분 동안 이날 올린 13점을 전부 몰아치면서 어시스트 2개와 가로채기 3개를 곁들였다. KT는 하윤기(13점), 정성우(11점), 김영환(11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캐디 라렌은 10득점 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지난달 핵심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다니엘 오세푸마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삼성은 4연패에 빠져 6승 16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항서-신태용, 이번엔 스즈키컵서 맞대결

    박항서 감독(62)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51)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15일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B조 3차전에서 맞붙는다. 2017년 베트남에 부임해 ‘국민 영웅’이 된 박 감독은 상승세의 인도네시아를 잡고 2018년 대회 우승에 이어 또 한 번의 ‘매직’을 노린다. 조별리그에서 라오스(2-0), 말레이시아(3-0)를 꺾은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에 골 득실 차에 뒤져 조 2위다. 하지만 3년 가까이 손발을 맞추며 아시아경기, U-23 챔피언십, 월드컵 최종예선 등 수준 높은 경기 경험을 한 베트남 선수들의 조직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인도네시아보다는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캄보디아(4-2), 라오스(5-1)를 꺾었다. 두 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매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12차례 열린 스즈키컵에서 준우승만 5번 차지한 인도네시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독일을 꺾은 신 감독에게 우승 매직까지 기대하고 있다. 두 감독은 K리그 팀을 맡을 당시 10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신 감독은 성남 감독 시절 당시 상주(현 김천)를 이끈 박 감독을 만나 8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거뒀다. A매치에서는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6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었다. K리그 무대를 밟아본 선수들의 대결도 관심사다. 베트남 공격의 핵심 응우옌꽁푸엉은 2019년 K리그1(1부) 인천에 입단해 8경기에 출전했다. 인도네시아의 측면 수비수 아스나위는 지난 시즌 K리그2(2부) 안산에서 뛰면서 1도움(14경기 출전)을 올렸다. 둘은 나란히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은 검증된 감독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같은 한국인이지만 아름다운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베트남은 강력한 우승 후보”라면서도 “베트남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황의조 ‘패트리엇 헤딩’…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프랑스 보르도 황의조(29)가 수비수 뒤에서 대각선 크로스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찾아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움직임으로 시즌 6호 골을 터뜨렸다. 보르도는 13일 프랑스 트루아의 스타드 드 로브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랑스 리그1 18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보르도는 3승 8무 7패(승점 17)로 강등권에서 15위로 뛰어올랐다. 프랑스에서 2019∼2020시즌 6골, 2020∼2021시즌 12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이번 시즌 6골을 추가해 통산 24골로 리그1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박주영(서울)은 AS모나코에서 2008∼2009시즌부터 3시즌 동안 25골을 터뜨렸다. 10월 17일 낭트전에서 입은 발목 부상 등으로 한 달여간 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황의조는 이달 1일 부상 복귀전인 16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 때와 같은 헤딩골을 잡아냈다. 1-1로 맞서던 후반 9분 레미 우댕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중앙 수비 뒤로 올린 크로스를 정확하게 헤딩으로 받아 골문을 갈랐다. 스트라스부르전에서도 야신 아들리가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수비 뒤에서 백헤딩으로 이어 골을 만들었다. 황의조는 부상 복귀 후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AS모나코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끈 파리생제르맹(PSG)의 킬리안 음바페(23)는 리그1 단일 팀 최연소 100골 기록을 세웠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슛도사 허웅 vs 승부사 허훈

    걸출한 농구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는 신(新)‘오빠부대’의 선봉장 허웅(28·DB)과 허훈(26·KT) 형제가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다. 허웅의 DB와 허훈의 KT는 11일 DB의 안방인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맞붙는다. 예능 방송인이 된 아버지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의 인기와 맞물려 2000석 표가 일찌감치 매진됐다. 허웅이 슈팅 가드, 허훈이 포인트 가드로 나서지만 둘의 공수 ‘매치업’ 상황이 자주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는 허웅과 허훈 역시 서로 이기겠다고 대결을 벼르고 있다. 두 선수의 현재 컨디션은 절정에 와 있다. 경기당 평균 17.4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인 허웅은 1일 LG전에서 39점, 5일 KGC전에서 29점을 몰아치며 극강의 ‘클러치 원맨쇼’를 펼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2라운드에서 복귀한 허훈도 평균 득점 15.2점(국내 4위)으로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6일 현대모비스전에서는 후반에만 16점을 폭발시키며 팀에 대역전승을 선물했다. KT는 허훈 합류 후 6연승 행진 중이다. 허웅은 11일 기준 프로농구 올스타전 투표에서 12만4275표를 받아 2002∼2003시즌 이상민(현 삼성 감독)의 기록(12만354표)을 넘어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허훈은 10만389표로 2위다. 허재 전 감독에게서 물려받은 끈기와 과감한 슈팅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허웅, 아버지를 빼닮은 넉살과 승부욕으로 코트를 장악하는 털털한 동생 허훈의 대결에서 승자는 누굴까. 한편 SK는 오리온을 81-71로 꺾고 13승 6패로 선두 KT(14승 5패)를 한 경기 차로 추격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KB스타즈(13승 1패)가 2위 우리은행(10승 4패)을 70-66으로 꺾고 선두를 질주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K리그2 경남 김영찬, 오늘 ‘예능대부’ 이경규 딸과 결혼

    “축구 선수로 멋진 남편과 사위가 되고 싶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경남의 중앙 수비수 김영찬(28)이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중요한 새 가족을 만난다. 김영찬은 11일 ‘예능 대부’인 개그맨 이경규의 딸인 이예림 씨(27)와 4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린다. 김영찬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인 소개로 식사를 같이 하고 호감을 느껴 교제를 하게 됐다.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갔을 때 긴장되고 떨렸는데 (장인께서)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이경규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축구 선수라 바로 결혼 승낙을 했다”며 사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경규는 “월드컵도 보지 않던 예림이가 K리그를 보고 있어서 남자 친구가 축구 선수라는 것을 직감했었다”고 털어놨다. 김영찬은 장인 이경규를 아버지로 부른다. 최근 이경규가 출연하고 있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 녹화에 함께 참여한 김영찬은 “아버님은 축구 전문가들과 대화한다고 느낄 정도로 전문적인 축구 지식을 갖고 계시다. 그렇다고 팀에서 뛰는 부분에 있어서 부담을 준 적은 없다”며 “예림이도 다치지 말라는 당부 외에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수고했다’고 응원해준다. 그래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갈고-고려대를 거쳐 2013년 K리그1 절대 강자 전북에 입단했던 김영찬은 그해 단 한 경기만 뛰고 대구, 수원FC, 안양으로 임대됐다. 189cm 장신 센터백으로 대인 방어와 제공권, 공격 가담 능력이 좋지만 전북의 두터운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부천으로 이적해 21경기에 출전했고, 이번 시즌 경남에서 28경기에 나서며 수비의 중추로 활약했다. 부천 시절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라는 별명도 붙었다. 김영찬은 “사실 다른 팀을 보면 수비수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으며 이기는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저는 골이 없어) 마음 한편에 설기현 감독님께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2022년에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골도 넣고 싶다. 골 세리머니는 예림이랑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두경민 26점-김낙현 22점…가스공사 불 지핀 두 가드

    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가 가드 듀오의 활약으로 KCC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한국가스공사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KCC에 103-98로 승리했다. 3연패를 끊은 가스공사는 9승 10패로 공동 5위에 올랐다. KCC는 8승 11패로 8위로 떨어졌다. 팀의 ‘투 에이스’인 가드 두경민과 김낙현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22점을 합작하며 1쿼터 32-19로 기선을 제압한 가스공사는 2쿼터부터 KCC 이정현(33점)과 라건아(17점)의 폭발적인 득점에 흐름을 내줬다. 가스공사는 4쿼터 초반 KCC 이정현에게 자유투 득점과 3점포를 얻어맞아 83-88로 역전을 당했다. 위기의 순간 두 가드가 다시 팀을 살렸다. 87-94에서 김낙현이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킨 뒤 곧바로 두경민이 상대 공격을 가로채 앤드류 니콜슨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김낙현이 다시 KCC의 공을 뺏어 두경민의 3점포를 도와 동점을 만들었다. KCC와 한 골씩 주고받은 가스공사는 경기 종료 1분 28초 전 96-96 상황에서 이대헌이 천금 같은 3점포를 꽂으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경민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26점 4어시스트 가로채기 2개, 김낙현은 3점슛 3개 포함해 22점 7어시스트 가로채기 4개로 가드 1, 2번 듀오가 올라운드 활약을 펼쳤다. KCC는 초반 흐름을 반전시키며 4쿼터 승기를 잡았으나 경기 막판 이정현의 결정적인 3점포가 연이어 빗나가며 승리를 놓쳤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점프슛-드리블 땀 쭉쭉 빼니 키도 성적도 쑥쑥”

    “원 핸드 슛을 쏘는데 ‘밸런스’가 잘 안 잡혀요. 슛 거리도 더 늘려야 하고….” 서울 상암고 1학년 이혜인 양은 평범한 학생인데 전문 농구 선수들이 할 법한 고민을 한다. 이 양은 학교 농구 동아리에서 취미로 하는 농구에 푹 빠져 있다. 슛 자세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재밌고 즐겁다. 농구의 기본을 하나씩 익혀가는 재미 덕에 학업 집중력까지 좋아졌다고 했다. 이 양은 “농구를 모르고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는 토요일 아침 시간 같은 경우 늦잠만 자고 하루가 엉망이었다. 학교에서 농구를 배우고 생활 패턴이 적극적이 됐다. 하루 종일 깨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상암고에는 여학생들로 이뤄진 농구 동아리가 있다. 강 건너 그리 멀지 않은 등촌고에서 재직할 때 학교 체육 활동을 권장했던 이윤희 체육 교사가 2017년 상암고에 부임하자 학생들이 먼저 농구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이 교사가 직접 팀을 짜 방과 후 수업으로 주 2회씩 농구를 지도하고 있다. 이 교사가 거쳐 간 등촌고 동아리와 상암고 동아리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서울시 학교스포츠클럽 리그 결승에서 맞붙은 ‘동네 라이벌’이 됐다. 상암고에는 농구 동아리가 생기기 전 여자 핸드볼 동아리도 있었다. 이 교사가 부임한 뒤 핸드볼 동아리에서 뛰던 학생들 중 몇몇은 농구 동아리에도 가입해 ‘멀티 체육인’이 됐다. 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운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학교 이미지도 좋아졌다. 일선 학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 여파로 주 1, 2회 체육 수업조차 제대로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 반면 상암고는 학교의 지원 아래 여학생들이 방과 후 동아리 활동을 자발적으로 소화하면서 면학 분위기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다. 농구 동아리 포워드인 구교안 양(2학년)은 상암고에 오려고 가족이 학교 근처로 이사를 왔다. 상암고에서 농구를 하면서 키가 170cm까지 컸다. 땀의 소중함도 알았다. 구 양은 “이 학교에 못 온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한다”며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무척 만족해했다. 신수아 양(2학년)도 “농구를 하면서 진로를 체육 쪽으로 결정했다. 농구 덕분인지 키도 175cm 가까이 됐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농구 동아리 출신 졸업생 선배들이 모교로 찾아와 후배들과 경기도 하고 진로 상담도 해주는 전통도 생겼다. 이 교사는 “선배들이 팀 후배들 고민도 들어준다. 재학생들은 운동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언니들까지 많이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2020 국민생활체육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의 규칙적 체육 활동 참여율(주 1회 이상)은 2014년 63.1%에서 2020년 52.0%로 감소했다. 특히 10대 여학생의 경우 1주일간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49.0%에 달했다. 이 교사는 “운동하는 여학생들의 생활 만족도가 크더라. 본인 건강도 관리하고 나중에 2세를 운동선수로 키울 수도 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건강한 학교 체육의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1-1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