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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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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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6~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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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이상화’ 김민선, 1000m 16위에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커졌어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현재이자 미래인 김민선(23·의정부시청·사진)이 ‘포스트 이상화’에 확실하게 더 다가가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김민선은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49로 출전 선수 30명 중 16위에 올랐다. 500m에서 선전하며 7위에 오른 김민선은 올림픽에서 처음 뛴 1000m에서 순위는 처졌지만 다음 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상화가 틈틈이 가르쳐준 스타트의 팁과 100m 진입 자세, 국제 경기 경험은 확실하게 흡수해 1000m에서도 뽐냈다. 500m에서부터 1000m까지 속도를 유지하는 스피드 지구력 향상이 과제로 남았다. 8조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민선은 첫 200m를 전체 4위인 17초71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600m도 45초45(9위)로 통과했지만 중반부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본인의 최고 기록(1분14초60)에 못 미치는 기록으로 결승선을 들어왔다. 김민선은 “500m 7위에 대해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1000m는 500m를 더 잘 타기 위한 도전이었다. 다음 올림픽을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국민들의 응원으로 잘 마무리했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한편 김현영(28·성남시청)은 1분17초50으로 25위, 박지우(24·강원도청)는 1분19초39로 30위에 머물렀다. 일본의 다카기 미호(28)는 1분13초19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500m와 1500m, 팀 추월 은메달을 딴 다카기는 1000m를 제패하며 세계 최고의 전천후 스케이터 반열에 올라섰다. 4년 전 평창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딴 이상화의 절친 고다이라 나오(36·일본)는 1분15초65로 10위를 기록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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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전 오늘처럼… 차민규-김민석 1000m 메달 사냥

    1992년 2월 18일은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작의 날’이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당시 19세의 김윤만이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출전한 후 44년 만에 나온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이보다 이틀 뒤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첫 메달이자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관계자와 취재진은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장에 모여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 김기훈이 한국의 겨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주종목인 500m에서 10위를 했던 김윤만은 1000m에서는 입상 욕심 없이 후련하게 레이스에 임했는데 120%의 경기력이 나왔다.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몸의 균형을 잡고 힘 있게 치고 나간 스케이팅은 최고 시속 48km의 속도를 내더니 1분14초86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전광판에는 ‘ROK(Republic of Korea) 2’가 떴다. 금메달을 딴 독일 올라프 칭케와는 불과 0.01초 차였다. 예상하지 못한 낭보에 당시 국내는 난리가 났다. 현장에 취재진이 거의 없어서 지금도 시상식 말고는 변변한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샤우팅’ 해설로 인기가 높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당시 김윤만과 함께 1000m에 나섰는데 1분17초34로 26위에 올랐다. 이로부터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18일, 차민규(29·의정부시청)와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나서 30년 전 이정표 재현에 도전한다.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500m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와 역시 1500m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1000m에서도 빙상 역사에 이름을 남길 태세다. 현재 대한체육회 생활체육부 과장인 김윤만(49)은 “베이징 올림픽 1000m 경기 날짜가 정확하게 30년 전 은메달을 땄던 날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알베르빌 이후 올림픽 1000m에서 두 번이나 메달이 나왔는데 베이징에서도 후배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1000m를) 겨울 대표 효자 종목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어 “김형호 대표팀 코치와 통화를 했다. 두 선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한다”며 “1000m가 강한 네덜란드 선수들과 잘 경쟁을 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1000m 10위, 김민석은 17위다. 시즌 랭킹에서 밀리지만 차민규는 지난해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분7초32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김민석도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8초18을 찍어 자신감이 있다. 월드컵 1위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와 1500m에서 김민석에게 밀린 닝중옌 등이 1분6초대의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데 현재의 경기력과 자신감이라면 충분히 기록 근접 대결이 가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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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속 500m ‘이상화 후계자’ 김민선 “오늘 1000m 도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포스트 이상화’로 한발 더 다가가는 의미 있는 타이틀을 얻었다. 김민선은 13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60으로 선전하며 7위에 올랐다. 평창 대회 16위에서 순위를 크게 당겼다. 그래서 대표팀 동료들도 김민선의 숙소 방문에 500m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잘 탔다는 의미로 ‘지구 7위’라고 쓴 종이 팻말을 붙이고 축하를 해줬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4년 후 기대감을 크게 부풀렸다. 최초의 흑인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에린 잭슨(미국)이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일본)로 이어진 빙상 여제 왕관을 새로 받았다고는 하나 나이가 30세라 적잖다. 36세의 고다이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힘과 경기력이 꺾였다. 500m 깜짝 은메달을 딴 28세 다카기 미호(일본)는 중장거리 전문이다. 동메달 안겔리나 골리코바(러시아)도 31세다. 김민선의 7위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는 메달 가능권일 수 있다. 소속팀 제갈성렬 감독도 “조금만 인내하면 밀라노는 너의 올림픽이 된다. 내가 정상에 오를 때까지 지켜줄게”라며 성과에 만족했다. ‘포스트 이상화’가 영광스럽지만 이상화라는 존재감이 너무 커 다가갈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김민선은 확실하게 세계 7위로 홀로서기를 하며 간격을 좁혔다. 옆에서 힘이 된 이상화가 은퇴해 허전함이 컸지만 동경하던 우상이 애정을 갖고 물려준 국제 경기 경험과 스케이팅 노하우는 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김민선이 결선 후 이상화에 대한 질문에 살짝 눈물을 보인 것도 자신을 후계자로 기꺼이 인정해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였다. 김민선으로선 17일 열리는 1000m 레이스가 ‘대선배’에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000m 랭킹은 22위지만 자기 최고 기록(1분14초60)을 깨고 500m에서처럼 순위를 끌어올린다면 확실하게 단거리 톱 레벨에 오를 가능성을 보여주게 된다. 500m 톱 랭커들은 1000m에도 강하다. 평창 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차지한 고다이라는 당시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도 2위다. 골리코바도 4위다. 500m에서 한동안 강자였던 브리트니 보(미국)도 세계기록(1분11초61) 보유자면서 이번 시즌 1위다. 이상화도 500m 세계 최강이었던 2013∼2014시즌 1000m에서도 10위권 내에 있었다. 김민선이 1000m 레이스에서 500∼1000m 구간을 잘 타면 500m 레이스 운영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500m를 넘어 1000m까지 파워 넘치는 질주를 펼친 선수들이 500m에서도 기록 상승 폭이 더 크다. 메달 진입 여부와 관계없이 김민선의 역주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평소 자주 짓는 ‘찐 웃음’을 17일 잠시 감추고 예리하게 눈빛을 바꿀 김민선이 다시 ‘이상화 판박이’를 향해 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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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加 여자아이스하키 4년 만에 리턴매치

    한국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팀을 이긴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직전인 1월 27일. 이날 국내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의 강호인 광운대가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한 여자팀에 쩔쩔매고 있었다. 상대는 세계 최강 캐나다 여자 대표팀이었다. 설마 했지만 오히려 남자 팀에 맞먹는 평균 신장 177cm, 체중 70kg의 피지컬과 현란한 스틱워크를 앞세운 캐나다 대표팀에 광운대 선수들은 3피리어드 내내 진땀을 뺐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이라 광운대 선수들이 강력한 몸싸움을 자제했다고는 하지만 캐나다는 4-0으로 광운대에 완승을 거뒀다. 광운대의 한 선수는 실점 상황에서 캐나다 여자 선수와 몸싸움을 하다 부딪치고 밀려 입술 주위가 터지기도 했다. 캐나다 대표팀은 나흘 뒤 대학 최강 연세대와 가진 시뮬레이션 연습에서도 남자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몸싸움과 경기력을 보여줬다. 연세대 선수들은 “스틱 싸움과 페이스오프(얼굴을 맞대고 마주 서서 퍽을 뺏으려는 상황)에서도 완전히 밀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복수전에 나선다. 4년 전 한국 남자 선수들을 압도했던 운동 능력을 보여줬던 캐나다는 결국 결승전에서는 미국에 패해 다섯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이 깨졌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미국이 초대 대회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후 역대 네 번의 금메달을 차지한 캐나다는 17일 ‘디펜딩 챔피언’ 미국과 결승전을 벌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여자하키선수협회(PWHPA) 소속인 캐나다와 미국은 다른 국가와 실력차가 커서 지난해에도 라이벌 시리즈로 여섯 번의 맞대결을 치르며 전력 담금질을 해왔다. 미국은 감독, 코치를 비롯해 마사지 세러피스트 등 20명의 스태프까지 힘을 보탠다. 진정한 스틱 여왕국을 가리는 역대급 끝판 대결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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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잭슨 500m 金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새 ‘단거리 여제’가 탄생했다. 미국의 에린 잭슨(30·사진)이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04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흑인 여성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주인공이 됐다. 흑인 남성으로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4차례 1위를 했던 잭슨은 기대를 뛰어넘는 벼락같은 질주로 이상화-고다이라 나오(36·일본)로 이어진 단거리 왕관을 넘겨받았다. 시즌 월드컵 순위 44위 다카기 미호(일본·2위)와 42위인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4위)가 예상을 뒤엎고 37초18, 37초28로 선두권에 올라 심리적 압박을 크게 받을 만했지만 잭슨은 거침없었다. 100m를 10초33(2위)으로 통과한 잭슨은 코너 구간에서 흐트러짐 없이 얼음 마찰력을 강하게 이겨내며 첫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중계 해설을 하던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코너에서 다리가 안 보인다”며 괴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적 같은 스토리 라인이 왕관을 더 빛나게 한다. 인라인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잭슨이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건 6년도 안 됐다. 2016년 9월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에서 뒤뚱뒤뚱 걸었다. 그나마 인라인을 타던 습관으로 어설프게 코너를 돌았던 잭슨은 1년 5개월 만에 평창 대회 500m에서 24위를 했고, 4년 만에 세계 여자 단거리를 평정한 것이다. 평창 대회에서 이상화와 명승부를 벌이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 고다이라는 38초09(17위)의 저조한 기록으로 쓸쓸히 퇴장을 했다.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중계를 하다 동병상련을 나눴던 라이벌이자 절친인 고다이라의 출발을 보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다이라는 경기 후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오늘 안 좋았다”고 말해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평창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눈물을 흘리던 이상화를 안아주던 고다이라가 4년 후 이상화에게 위로를 받는 극진한 우정에 한일 누리꾼들은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며 올림픽 정신’이라며 찬사를 보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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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민규, 골반통증 이겨내고 2연속 빙속 銀… ‘올림픽 체질’ 사나이

    역시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올림픽 체질’이었다. 한국 남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눈물을 펑펑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월드컵 랭킹도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23·성남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출격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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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쇼트 계주도 해냈다…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은메달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두 번째 주말에도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12일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메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3초627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4분3초409)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3연패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순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27바퀴 레이스 내내 3위권을 유지했다. 2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전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25)의 2개월 자격정지 징계, 김지유(23)의 부상 낙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속에도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갔다. 11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0.052초’ 차이로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던 최민정은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심장’ 차민규 2연속 은메달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도 해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심리 상태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랭킹은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 20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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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민규 “평창 그 느낌 팍!… 오늘 빙속 500m 2연속 메달”

    ‘흔들린 무게 중심을 찾았다.’ 12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사진)가 2018 평창 대회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후배 김민석(23·성남시청)이 1500m에서 2연속 동메달을 따내 대표팀 분위기는 한껏 고무돼 있다. 베이징으로 향하기 전 컨디션을 80∼90%로 끌어올린 차민규는 평창 때 보여준 폭발력을 되새기고 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에서 11위에 머물러 있지만 올림픽에 맞춰 몸을 만든 만큼 메달권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4차례 8번 레이스)에서 드러난 남자 500m의 구도는 상향 평준화된 ‘춘추전국시대’다. 캐나다의 로랑 뒤브레유가 포인트 420점을 받아 랭킹 1위다. 일본 선수들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모리시게 와타루를 필두로 신하마 다쓰야, 무라카미 유마가 랭킹 2∼4위를 점했다. 월드컵 2차 대회까지는 신하마가 강세를 보였지만 3차 대회부터 모리시게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리시게는 3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4초09(2위)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차 레이스에서 33초99로 기록을 갈아 치우며 1위에 올랐다. 무라카미도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3초대(33초89)에 진입했다. 중국의 자존심 가오팅위도 이번 시즌 3차례나 33초대 기록을 냈다. 올림픽 직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33초87로 뒤브레유에 불과 0.09초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 500m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이번 시즌 33초대 기록은 5명이 갖고 있다. 차민규의 기록은 34초33. 하지만 상위 랭커 대부분이 최고의 빙질로 기록이 잘 나오는 캐나다 캘거리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12일 당일에는 34초 언저리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차민규는 베이징으로 오기 직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창 때처럼 ‘차민규’답게 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발목을 잡았던 스케이트 날 세팅도 올림픽 직전 완벽하게 보정해 불안감을 지웠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민규가 스케이트 날에 상당히 예민했는데 해결이 잘됐다. 스케이트 로그(날을 둥글게 깎는 것), 벤딩(날을 휘는 것) 세팅 고민 등 악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레이스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찾아온 골반 통증도 재활과 코어 훈련으로 확실하게 잡아 100m 진입 후 코너 구간 킥 보강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었다. 9초 5, 6대에 100m 진입만 된다면 코너링과 중·후반부의 강점을 살려 평창 때 세운 34초42를 넘어 자신의 최고 기록 34초03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형호 코치는 11일 “골반은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 100% 컨디션으로 봐도 된다”며 선전을 기대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고 해서 ‘멘털 갑’으로 불리는 차민규는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이날 40분간의 적응 훈련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선수들의 스케이팅을 지켜보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러고는 스타트 점검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랭킹 8위로 시즌 최고기록이 34초18인 김준호(27·강원도청)도 다크호스로 차민규와 함께 메달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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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국 쇼트트랙 대표, 규정 바꿔 ‘싸움닭’ 뽑았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반칙에 가까운 거친 플레이로 밀어붙인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 현재까지 4개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중국 남녀 쇼트트랙은 대체로 초반에 선두 자리를 확보하고 노골적인 터치와 몸싸움을 불사한 견제로 상대 추월을 막는 전략을 펼쳤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덕을 봤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 대표팀 선수 선발 규정을 완전히 바꿨다. 선제적으로 선두에 잘 나서고 인-아웃코스, 후방 견제에 능한 선수들이 유리한 점수를 받도록 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30일 공지한 쇼트트랙 대표 선수 선발 방식에 따르면 1∼3차 선발전(1월 10∼15일)에서 500m, 1000m, 1500m 종목마다 몇 개의 구간을 정해 놓고 구간별로 가장 먼저 들어오는 선수에게 승점을 부여했다. 보통 상식적인 선발 규정은 마지막 결승선 1위 통과자가 포인트를 독식하는 구조다. 그러나 바뀐 규정에서는 모든 구간에서 치열하게 리드를 잡아야 점수를 많이 받도록 했다. 500m는 4개 구간을 두고 구간별 1위에게 900점(총 3600점)씩 배정했다. 1000m도 9개 구간을 나눠 구간별 1위는 400점을 받고, 1500m 역시 12개 구간에서 1위가 300점씩 받도록 했다. 이 조건으로 남녀 5명씩을 선발했다. 남자에서는 이번 시즌 월드컵 2차 대회 1000m 1위, 3·4차 대회 1500m 1위를 한 런쯔웨이와 월드컵 4차 대회 500m 1위를 한 우다징이 자동 선발됐다. 나머지 3명이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올림픽에 나왔다. 18세의 장톈이가 1차 선발전을 뚫었고, 황대헌을 집중 견제했던 리원룽이 2차 선발전, 쑨룽이 3차 선발전에서 국가대표가 됐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중국 대표팀의 1500m와 5000m 계주 핵심 멤버로 테크닉이 좋은 안카이는 1∼3차 선발전 9개 종목 중 6개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구간별 승점을 많이 쌓지 못해 탈락했다. 한국 쇼트트랙 레전드로 꼽히는 A 씨는 “중국이 한국 선수들의 기술적인 추월에 대응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맞춤 대표를 뽑은 것 같다. 남자 1000m에서도 런쯔웨이가 초반 선두로 나가고 바로 뒤에 리원룽을 붙여 황대헌의 추월을 강하게 막는 전략으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황대헌이 인코스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을 경우 충분히 판정에서 안방 이득을 본다는 계산까지 감안했을 것이라는 게 A 씨의 분석이다. 하지만 9일 남자 1500m에서는 런쯔웨이가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쑨룽, 장톈이가 준준결선에서 탈락하면서 이런 계획이 무산됐다. 황대헌과 우리 선수들은 긴 아웃코스로 돌아 몸도 안 부딪히고 수월하게 추월을 했다. 11일 재개되는 쇼트트랙에서 중국의 이런 전략이 다시 통할지 관심거리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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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메이커→에이스’ 정재원 나가신다

    김민석(23·성남시청)이 불을 지핀 열기에 정재원(21·의정부시청·사진)이 부채질에 나선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8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거머쥐며 ‘빙속 괴물’의 진화 모드로 성장한 김민석에 이어 국내 중장거리 최강자인 정재원이 나선다. 김민석과 함께 고교생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섰던 정재원도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정재원은 평창 대회에서 김민석, 이승훈(IHQ)과 호흡을 맞춰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5000m와 1만 m에서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부진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정재원은 기세가 오른 김민석, 이승훈과 함께 13일 팀 추월 결선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에선 월드컵 랭킹 4위로 이승훈을 ‘페이스메이커’로 돕는 ‘방패’가 아닌 ‘창’으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민석이 했던 대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그다. 대표팀에 함께 있든 없든 김민석에게서 항상 동기 부여를 찾았다. 177cm의 김민석이 스피드 향상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중량을 늘리는 것에 자극을 받아 지난해 여름 강원 태백에서 강도를 높인 체력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에게는 공포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인근 불암산 산악 트레이닝도 거르지 않았다. 174cm의 키에 체중이 65kg에 못 미치는 체격 조건이지만 장거리가 유난히 강한 유럽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보강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D-100을 알리는 전광판에서 김민석과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이번 시즌 월드컵 기록에 따른 한국의 팀 추월 랭킹은 10위다. 그러나 김민석의 기운을 받고 또 다른 ‘빙속 괴물’을 꿈꾸는 정재원에게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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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속 김민석, 2개 대회 연속 銅… “4년 뒤엔 챔피언 될 것”

    “될 대로 돼라. 주어진 운명에 맡겼어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애타게 기다리던 첫 메달을 선사한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사진)은 “첫 메달을 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4초24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대회 15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동메달을 차지했던 김민석은 2연속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한국 빙상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쇼트트랙의 편파 판정 논란과 스노보드 이상호의 조기 탈락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한국은 김민석의 동메달로 다시 분위기를 다잡고 메달 레이스에 나서게 됐다.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 7위인 김민석은 11조 경기에서 세계 기록(1분40초17) 보유자이자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를 상대했다. 김민석은 초반 300m에서 급격하게 절대 속도를 높이는 전략대로 스케이트를 힘차게 밀었다. 원래 김민석은 스타트에서 약하고 중·후반부 지구력이 강하다. 평창에서도 300m 기록이 23초94로 16위였으나 1100m에서 1분16초45로 2위 기록까지 치고 올라가며 결국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 대비해 이번 시즌 1000m 종목을 뛰고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의 중량을 늘리면서 파워를 보강한 게 이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 300m를 23초75로 끊은 김민석은 시속 57km의 속도로 질주하며 메달을 좌우하는 700m를 49초13으로, 이어 1100m를 1분15초74로 통과했다. 왼발을 강하게 밀며 코너워크에서 속도감을 유지한 김민석은 마지막 400m를 28초50에 돌파하며 결승선을 1분44초24로 찍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듀오가 너무 빨랐다. 김민석 앞 조에서 토마스 크롤이 1분43초55로 올림픽 기록을 세우더니 나위스가 김민석과 같은 조에서 뛰며 1분43초21로 다시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웠다. 나위스는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네덜란드 강호와 김민석의 선전에 남아 있던 4개 조 선수들이 큰 부담을 느꼈다. 이번 시즌 월드컵 1위 조이 맨티아(미국)가 1분45초26으로 밀려났고,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월드컵 2위 중국의 닝중옌도 1분45초28로 흔들렸다. 긴장감이 절정에 달한 마지막 15조에서 코너 하우(캐나다)가 1분44초86에 그치면서 김민석의 동메달이 극적으로 확정됐다. 경기 직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준비 됐어? 그래 난 준비됐어”라는 글을 남겼던 김민석은 긍정과 자신감을 그대로 빙판에 쏟아냈다. 김민석은 경기 후 “이번에는 확실히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면서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을 못 넘은 아쉬움이 앞으로 원동력이 될 것 같다. 4년 뒤 챔피언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4년간 함께 지내던 반려견 ‘모모’를 하늘로 떠나보내며 한 메달 약속도 지켜냈다. “속으로 모모를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김민석은 “모모 때문에 3등이라도 된 것 같다. 모모가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다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김민석은 1000m와 팀 추월에서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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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미국출신 중국대표인데… 반응은 너무 달랐다

    미국 태생 중국인 스키 스타 아일린 구(20)가 중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아일린 구는 8일 중국 베이징 서우강 빅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합계 188.25점으로 우승했다. 전날 예선 5위였던 아일린 구는 이날 결선 1차 시기에서 93.75점을 받았다. 마지막 3차에서 최고점인 94.50점으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선은 3차례에서 최하점을 뺀 합계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1, 2차까지 선두였던 테스 르되(프랑스)는 3차에서 73.50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아 아일린 구에게 역전을 당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일린 구는 2021∼20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여자 하프파이프 월드컵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빛낼 최고의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 대표로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된 상황까지 더해져 그의 성장사와 경기 외적 일거수일투족이 집중 조명됐다. 천재적인 스키 재능과 학구열, 스타성은 태어나서 자란 곳인 미국도,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도 ‘만능 여신’으로 칭송할 만큼 독보적이다. 중국 대표로 뛰면서 2020년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1600점)에 가까운 1580점을 받아 명문 스탠퍼드대에 합격했다. 수려한 외모로 루이비통 등 여러 세계 유명 브랜드 광고에 등장한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스포츠 브랜드와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 등의 광고를 싹쓸이했다. 중국은 열렬한 지지를 보내던 아일린 구가 올림픽 데뷔전에서 스키 불모지였던 모국에 금메달까지 안겨주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아일린 구의 주 종목은 하프파이프다. 중국 누리꾼들이 “전 세계의 우상”이라며 신을 대하듯 찬사를 보내는 마당에 2관왕 타이틀이 더해진다면 그의 인기와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외신 등을 중심으로 맹목적인 애국주의를 표출하는 중국 누리꾼에 대한 비난 수위도 거세질 수 있다. 미국 출신으로 중국 스케이트 대표인 주이는 7일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집단 성토를 당했다. 아일린 구는 영웅으로, 주이는 수치로 바라보는 중국 여론과 누리꾼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조돼 논란이 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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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을 놀라게 한 김민석 “더 굵어진 허벅지, 메달 색 바꾼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2연속 메달 획득에 나선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해 빙속 대표팀 첫 메달에 도전한다. 4년 전, 19세 나이의 앳된 외모였던 김민석은 근육이 생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또 한 번의 ‘깜짝쇼’를 벼르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구도는 기존 노장들과 평창 올림픽 이후 등장한 신예들이 치고받는 혼전 양상이다. 미국의 조이 맨티아(36)가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포인트 228점으로 랭킹 1위지만 중국의 닝중옌(23·168점·사진)과 캐나다의 코너 하우(22·160점)가 2, 3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석은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시즌 랭킹은 7위(포인트 137)다. AP통신도 한국의 예상 메달 후보를 꼽으면서 김민석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훈련 부족 등의 악조건에도 평창 대회 당시의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해 오고 있어 메달 획득을 자신하고 있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감독)도 “평창 이후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것이 민석에게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코너 워크에서 왼발을 힘 있게 미는 ‘디테일’을 상당히 보완하면서 기록 상승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선전을 예상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닝중옌과의 ‘한중’ 자존심 대결은 국민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김민석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닝중옌은 2차 대회에서 김민석을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닝중옌은 3차 대회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1분41초386)을 세우고 2위를 차지하는 가파른 상승세로 안방에서 꿈의 금메달을 그리고 있다. “평창에서 딴 동메달 색은 바뀌면 좋을 것 같다”는 김민석은 4년 전의 자신을 넘어야 하는 긴장의 순간을 앞두고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베이징 올림픽 즐겨!”라는 글을 올리며 ‘MZ세대’답게 긍정 마인드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로 간 반려견 ‘모모’가 줄 힘도 믿는다. 모모는 김민석이 범계초등학교(경기 안양)에서 스케이팅을 시작할 때부터 14년간 곁에 있었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평생 같이 있자”며 모모를 떠나보낸 김민석은 바로 다음 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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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축구대표팀,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 보인다

    한국 여자 축구가 조소현(34·토트넘 위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조소현은 3일 인도 푸네의 슈리 시브 차트라파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필리핀과의 4강전에서 통렬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역사적인 승리를 안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인 한국은 손화연의 추가골까지 묶어 필리핀(64위)을 2-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1991년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2003년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은 6일 오후 8시 결승전을 치른다. 조소현은 지소연(31·첼시 레이디스)과 함께 여자 대표팀을 15년 이상 이끌어온 미드필더 레전드다. 지난해 1월 조소현이 토트넘으로 이적하자 같은 팀인 손흥민(토트넘)이 깜짝 환영 영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소현은 홍명보 울산 감독이 갖고 있던 A매치 출전(136회) 기록을 넘어 8강 호주전에서 이미 한국 선수 최다 A매치 출전 기록(137회)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은 조소현의 138번째 A매치였다. 지난달 30일 호주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의기소침했다가 지소연의 결승골로 마음의 부담에서 벗어난 조소현은 4강 결승골로 빚을 갚았다. 전반 4분 김혜리(현대제철)의 코너킥이 길게 날아오자 높게 솟구치며 헤딩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날 골은 자신의 통산 23번째 골이자 한국 여자 선수 A매치 최고령(33세 224일) 득점이다. 조소현의 골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한국은 전반 34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추효주(수원도시공사)의 땅볼 크로스를 손화연(현대제철)이 가볍게 방향만 바꿔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으며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뒤 조소현은 “선수들이 전부 열심히 뛰었다. 호주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쳐 만회하고 싶은 생각이 컸는데 팀에 도움이 되는 골을 넣어 기쁘다”며 “잘 오지 않는 기회인데 우승컵을 들어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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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하의 기적과 ‘캡틴 박’ 원맨쇼… 그리고 손흥민까지

    ‘아시아 호랑이’가 발톱을 또 지켜냈다. 한국 축구가 2일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에서 아시아 최초로 10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최종예선 조 편성 당시만 해도 A조에서 중동 5개 팀에 둘러싸여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상 가장 험난한 행보가 예상됐다. 하지만 ‘경우의 수’ 계산이 필요 없는 역대급 본선행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월드컵 본선 도전사를 돌아보면 가시밭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터진 드라마틱한 골 마무리가 있었다. 1954년 이후 32년 만의 본선행을 노린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만난 ‘숙적’ 일본전이 시작이다. 1차전 이태호와 정용환의 골로 2-1로 승리하고 맞은 2차전에서 후반 박창선-최순호-허정무의 슈팅으로 이어진 잠실벌 한 방이 국민들의 ‘한’을 풀어줬다.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는 이라크의 움란 자파르가 ‘도하의 기적’을 썼다. 자파르가 일본전에서 종료 직전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터뜨린 덕에 한국은 골득실에서 일본에 앞서 극적으로 미국 월드컵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북한을 3-0으로 이기고도 쓸쓸히 그라운드를 걸어 나오다 이 소식을 접한 고정운(현 김포 FC 감독)은 두 팔을 휘저으며 뛰었고 한국 벤치는 김호 감독과 선수들이 엉켜 눈물바다가 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은 ‘캡틴’ 박지성의 ‘원맨쇼’ 마무리가 빛났다.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아자디스타디움 방문경기에서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전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상대 5명을 제치고 들어가 천금같은 동점골로 마무리를 했다. 박지성이 주연으로 나선 당시 대표팀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예선 무패로 본선에 진출하는 기록을 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는 ‘월드클래스’가 되기 전 손흥민(토트넘)이 있었다. 이 당시 3차 예선 때는 레바논과의 베이루트 방문경기에서 패배해 탈락 위기에 몰리고 조광래 감독도 경질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시 21세의 손흥민은 본선 진출의 신호등을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꿨다.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의 안방경기에서 후반 5분간의 추가시간도 다 소요된 1-1 동점 상황에서 극적으로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공을 밀어 넣고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없었다면 한국은 2승 2무 1패가 돼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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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우의 수’ 없이 느긋… 한국,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진출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카타르 도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김진수(전북)와 권창훈(김천)의 연속 골 덕택에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6승 2무(승점 20)로 이란(7승 1무·승점 22)에 이어 조 2위를 지키며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세계에서 6번째로 10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했다.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만이 경험한 영광이다.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인 3위 프랑스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으로선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에서 해외파와 국내파의 역대급 조화가 돋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는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시리아전에서도 핵심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정우영(알 사드) 등이 없이도 경기를 지배했다. 최종예선 1, 2차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전술을 너무 고집하고 선수 선발이 유연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던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4차전 이란전(1-1 무)을 기점으로 변했다. 자신의 체제에서 오래 호흡을 맞춘 선수들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인재 풀’ 확장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기존 선수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빌드업(후방에서 미드필더를 거쳐 공을 배급하는) 축구’의 완성도를 높일 새 얼굴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송민규(전북)에 이어 벤투 감독이 K리그 경기를 돌아다니며 점찍은 김진규(부산), 백승호(전북), 김건희(수원), 강상우(포항) 등이 1월 터키 전지훈련을 통해 인상적인 적응력을 보였다. 전 포지션에 걸쳐 해외파-국내파의 경계 없이 가용 가능한 팀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군복무 중으로 머리를 짧게 깎은 조규성과 권창훈(이상 김천)은 전방 공격의 위력을 더할 국내파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권창훈이 조규성을 타깃맨으로 삼고 시도하는 원투 침투 패스는 본선에서 통할 만한 날카로운 공격 옵션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강하고 실수 없는 빌드업 축구를 만들어야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수비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점유율 축구가 가능했지만 본선은 다르다. 선수 개인의 능력과 조직력, 압박의 강도 차원이 다르다. 대응도 달라야 한다.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이끄는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 된 벤투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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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떠받치는 최원혁-오재현 “허훈-허웅 꼼짝 마”

    “상대 ‘에이스 중의 에이스’를 잡는 분석의 힘이 크죠.”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 전희철 감독(49)은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상대 에이스의 특징 분석을 통해 전담 수비 선수를 ‘매치업’시켜 잘 대응한 점을 꼽았다. 전력 분석 파트와 함께 다양한 분석을 한 결과 리그 최고의 판타지 스타인 허웅(DB) 허훈(KT) 형제를 전담으로 막는 ‘에이스 스토퍼’(스타 전담 수비수) 최원혁과 오재현이 업그레이드된 것을 높게 평가한다. 최원혁과 오재현은 공격력이 강한 가드 김선형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상대 공격 시간을 지연시키는 수비수다. 각 팀의 에이스를 막고 있지만 특히 허웅과 허훈의 평균 기록을 줄이고 공격에 부담을 주는 것은 단순히 승리 이상으로 팀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전 감독은 본다. 1980년대 후반 농구대잔치 시절 당시 기아의 정덕화(전 KB스타즈 감독)를 연상케 한다. 그는 한국 슈터의 양대 계보인 ‘슛도사’ 이충희(현대전자), ‘전자슈터’ 김현준(삼성전자)을 그림자 수비로 막아냈다. 한 경기 30점 가까이를 쉽게 넣는 이들은 정덕화만 만나면 고전했다. 기아가 ‘허재-강동희-김유택’으로 이뤄지는 역대급 트리오 공격에 집중하며 현대 삼성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건 원조 에이스 스토퍼의 역할도 컸다. 최원혁은 허훈을, 오재현은 허웅을 전담한다. 허훈은 빅맨을 활용한 빠른 3점 슛과 돌파가 능하다. 수비를 제치는 기본적인 핸드오프(빅맨이 공을 갖고 상대를 등지고 있을 때 순간 다가가 공을 받는 움직임) 동작이 무척 빠르다. 눈치가 빠르고 스텝이 기민한 최원혁이 적당하다. 허웅은 스크린을 활용한 2 대 2 공격에 능하고 드리블과 힘으로 공간을 밀고 들어간다. 상대를 끝까지 따라가는 수비에 능한 오재현에게 맞는 스타일이다. 최원혁과 오재현은 본인의 장점에 상대의 슈팅 구간별 성공률 차트 등의 전력 분석을 곁들여 맞춤 수비를 하고 있다. 최원혁 오재현 효과는 수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허웅은 네 차례 SK전에서 평균 13.7점을 올렸다. 나머지 8개 팀 득점(17.1점)과 비교해 득점이 확연히 줄었다. 허훈에게는 두 차례 경기에서 19.5득점을 내줬지만 파생 공격 득점을 줄였다. 에이스 스토퍼로 둘을 잡는 노력을 하면서 KT(40.1%), DB(41.6%)의 팀 전체 야투율까지 끌어내렸다. SK를 상대한 9개 팀 중 가장 낮다. 3점 슛도 KT가 SK전에서 27.7%, DB도 29.4%로 저조했다. 에이스 중의 에이스를 잡는 노력으로 SK는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도 수비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농구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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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두 SK의 힘…허웅-허훈 막는 ‘에이스 스토퍼’ 업그레이드 됐다

    “상대 ‘에이스 중의 에이스’를 잡는 분석의 힘이 크죠.”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 전희철(49) 감독은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로 상대 에이스의 특징 분석을 통해 전담 수비 선수를 ‘매치 업’ 시켜 잘 대응한 점을 꼽았다. 지난 시즌까지 SK를 이끈 문경은 전 감독(현 기술자문)은 선수의 약점을 가리는 틀을 짜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하도록 했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전 감독은 아예 틀의 개념 없이 100% 장점 발휘를 하도록 전력 분석 단계에서 더 세밀한 정보를 선수에게 제공하면서 자신 있게 맡긴다. SK에서 전력 분석 코치 경험이 있는 전 감독은 분석 파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특히 리그 최고의 판타지 스타인 허웅(DB)과 허훈(KT) 형제를 전담으로 막는 두 명의 ‘에이스 스토퍼(스타 전담 수비수)’가 업그레이드된 것을 높게 평가한다. 최원혁과 오재현은 공격력이 강한 가드 김선형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상대 공격 시간을 지연시키는 수비 선수다. 각 팀의 에이스를 막지만 허웅과 허훈의 평균 기록을 줄이고 공격에 부담을 주는 것은 단순히 승리 이상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팀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전 감독은 본다. 1980년대 후반 농구대잔치 시절 기아의 정덕화(전 KB스타즈 감독)는 한국 역대 슈터의 양대 계보인 ‘슛도사’ 이충희(현대전자), ‘전자슈터’ 김현준(삼성전자)을 ‘그림자 수비’로 막아냈다. 한 경기 30점 가까이를 쉽게 넣는 이들은 정덕화만 만나면 고전을 했다. 기아가 ‘허재-강동희-김유택’으로 이뤄지는 역대급 트리오 공격에 집중하며 현대, 삼성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원조 에이스 스토퍼의 역할도 컸다. 최원혁은 허훈을, 오재현은 허웅을 전담한다. 허훈은 빅맨을 활용한 빠른 3점 슛과 돌파가 능하다. 수비를 제치는 기본적인 핸드오프(빅맨이 공을 갖고 상대를 등지고 있을 때 순간 다가가 공을 받는 움직임) 동작이 무척 빠르다. 눈치가 빠르고 스텝이 기민한 최원혁이 적당하다. 허웅은 스크린을 활용한 2대2 공격에 능하고 드리블과 힘으로 공간을 밀고 들어간다. 상대를 끝까지 따라가는 수비에 능한 오재현에게 맞는 스타일이다. 본인의 장점에 슈팅 구간별 성공률 차트 등의 전력 분석을 곁들여 맞춤 수비를 하고 있다. 허훈은 3점 슛 바깥 라인에서 왼쪽 47.3%, 오른쪽 37.8% 등 높은 슈팅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3점 슛 라인 바로 안쪽으로 들어오면 좌우, 중앙, 코너에서 전부 적중률이 떨어진다. SK 김기만 코치는 “허훈의 경우에는 원, 투 드리블로 3점 슛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게끔 수비를 한다. 이 때 빅맨까지 도움 수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허웅은 3점 슛 라인 바깥에서 좌우 비대칭이다. 왼쪽 45도 지점과 코너의 3점 슛 적중률이 높은 반면, 오른쪽에서는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른쪽 코너에서 3점 슛 성공률도 27.3%다. 때문에 허웅을 되도록 오른쪽으로 몰아가는 수비를 펼친다. 허웅이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는 외국인 센터가 따라나가는 헷지 도움 수비를 자제한다. 효과는 수치에서 드러난다. 허웅은 4차례 SK전에서 평균 13.7득점을 올렸다. 나머지 8개 상대 득점(17.1점)과 비교해 득점이 줄었다. 허훈에게는 2차례 경기에서 19.5득점을 내줬지만 파생 공격 득점을 줄였다. ‘에이스 스토퍼’로 둘을 잡는 노력을 하면서 KT(40.1%), DB(41.6%)의 팀 전체 야투율까지 끌어내렸다. SK를 상대한 9개 팀 중 가장 낮다. 3점 슛도 KT가 SK 전에서 27.7%, DB도 29.4%로 저조했다. 이런 여파를 다른 팀으로 이어지게 하려 한다. ‘에이스 중의 에이스’를 잡는 노력으로 SK는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도 수비로 경기 흐름 뒤집기가 가능한 농구에 자신감을 얻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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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재 도미노’ 못 견디고… 삼성 이상민 감독 사퇴

    ‘컴퓨터 가드’로 명성을 날렸던 프로농구 삼성의 이상민 감독(50·사진)이 팀 성적 부진과 연이은 선수단 사고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삼성은 26일 “이 감독 의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잔여 시즌은 이규섭 코치 대행 체제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지만 지도자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연세대 시절부터 ‘오빠부대’ 팬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닌 이 감독은 KCC와 삼성, 국가대표팀에서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내고 2010년 은퇴했다. 2014년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두 번째 시즌에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3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GC에 2승 4패로 아깝게 밀려 우승컵을 놓쳤지만 ‘스타 출신 지도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뒤집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 4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에도 7승 27패로 최하위로 처지면서 화려한 이력에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이 났다. 매 시즌 도중 주력 외국인, 국내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고, 야심 차게 트레이드 등으로 영입한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결과였다. 악재도 이어졌다. 2019년 드래프트 신인 1라운드에서 영입한 김진영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단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극심한 성적 부진에 구단 분위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상무에서 전역해 복귀한 천기범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최근엔 선수와 팀 관계자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감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 역대 가장 긴 시간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401경기에서 160승 241패(승률 0.399)의 기록을 남겼다. 한편 음주운전으로 5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천기범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이날 은퇴를 선언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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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500m 기적’ 딱 그때 그 느낌”

    “차분하게 컨디션을 80∼90%까지 끌어올렸어요. 제 인생에서 또 한번 의미 있는 ‘콤마’(소수점) 싸움을 할 것 같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사진)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비상하기 위해 막바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 스타가 된 차민규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올림픽 선수단이 메달 목표를 낮게 잡았는데 나보고 부담 갖지 말라고 해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의 지난 4년은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에 이어 제법 긴 정체기로 채워졌다. 2019년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한국기록(34초03)을 세우고 정점을 찍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대회 참가, 훈련에 한계가 있었다. 각종 갈등과 잡음으로 시끄러웠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분위기도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스케이트의 결함도 발목을 잡았다. 대범한 성격이라 ‘일단갑’, ‘차일단’으로 불리는 차민규라 해도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건 차원이 다른 부담이었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스케이트 세팅에 민규가 상당히 예민하다. 그동안 스케이트 로그(날을 둥글게 깎는 것), 벤딩(날을 휘는 것)이 완벽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서야 문제가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차민규도 “날 세팅이 잘돼 초반 100m 구간에서의 애로 사항이 많이 줄었다”고 만족해했다. 제갈 감독은 “민규가 그동안 골반도 틀어져 통증이 있었다. 집중적인 코어 재활 훈련을 하면서 코너 구간의 킥을 보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 경기장으로 신설된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의 빙질을 고려하면 34초00 내로 진입하는 독보적 기록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갈 감독은 “테스트 이벤트 등의 기록을 보면 태릉빙상장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베스트 빙질은 아니다. 중후반부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선수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500m 판도는 ‘안갯속’”이라며 “태릉에서 뛴 경험이 있고 후반부가 강한 민규나 아시아권 선수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제갈 감독은 “민규가 100m를 9초5∼6에 빠져 준다면 충분히 메달 승산이 있다.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 스피드 지구력도 향상시켰기 때문에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민규도 “경기 당일 상대 선수들의 평균 기록을 보면서 레이스를 하겠다. 지난 월드컵 대회에서 스케이트 날이 안 좋아도 100m 기록을 당길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해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는 4년 전 평창 올림픽 때의 상승 사이클을 찾았다.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릴 시점에 후배 김태윤(서울시청·평창 올림픽 1000m 동메달리스트)은 잠시 잊은 자신의 캐릭터를 찾아줬다. “형 스타일대로 일단 ‘고(go)’하라더군요. 제가 여전히 ‘차민규’답게 잘 타고 있다는 걸 보여 줘야겠습니다.”박성현 남자 1500m 극적 티켓 한편 박성현(한국체대)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극적으로 올림픽 추가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은 남녀 10명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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