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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46)가 ‘포레카 지분 강탈’을 시도하기 1년 전부터 회사 직원들에게 “내 뒤에 어르신이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는 2014년 3월 포스코 광고 계열사인 포레카의 대표가 됐고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구속),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55) 등과 함께 지난해 3∼6월 컴투게더 대표 A 씨에게 포레카 지분 80%를 넘겨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47)가 지인인 이동수 KT 통합마케팅본부장(전무)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받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인사에도 비선 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1일 “김 전 대표가 포레카 직원들에게 ‘내 뒤에 어르신이 있다’ ‘나는 낙하산으로 왔다’는 등의 말을 하고 다녔다”며 “처음 왔을 때도 전임 사장(64)과는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로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어서 의아했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뭔가 있나 보다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비선 실세의 비호 아래 포스코그룹에 입사했다면 포레카 강탈 시도는 이미 1년여 전부터 ‘설계’됐다는 얘기가 된다. 계열사 대표들의 인사는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하기 때문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66)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컴투게더 대표 A 씨를 압박할 당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의 친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2012년부터 포레카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14년 12월 컴투게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을 때 광고업계에서는 “쥐가 고양이를 잡아먹은 꼴”이라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한 중소광고업체 대표는 “컴투게더는 그때 당장 망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을 정도였는데 대기업 광고 계열사를 인수한다고 해서 다들 놀랐었다”고 말했다. 차 씨 사단이 김 전 대표를 미리 포레카에 심어둔 뒤 컨트롤이 용이한 중소업체를 중간에 내세워 경영권을 가져오려 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차은택, 송성각 씨는 모른다”며 “포레카 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다 소명했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1일 오후 7시 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과정을 조사했다. 최순실 씨(60·구속)의 국정 농단 의혹에 관해 대기업 총수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회장이 불법행위에 개입하거나 묵인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민 기자}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11일 STX조선해양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6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 5개월 만이다. STX조선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에게 각각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36.2∼100%, 7∼8%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는 출자 전환한다. 또 기존 주주의 지분은 4.09%로 줄어들고 출자전환 주주의 지분이 95.91%가 된다. 이번 회생계획안 인가로 STX조선 매각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4일까지 4개 업체로부터 STX조선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다음 주 예비실사를 시작해 본입찰도 다음 달까지는 마무리할 방침이다. 법원은 특히 STX조선과 STX프랑스의 ‘패키지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국과 미국의 재계 인사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뒤 처음 머리를 맞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제28차 한미 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양국 간 경제 및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자리에는 양국 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을 포함한 재계 대표들은 물론이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정부 인사까지 모두 70여 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미재계회의가 경제협력은 물론 한미동맹 강화, 동북아 안보 협력, 통상 현안 해결 등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날 “한미 FTA가 체결된 2011년 이후 세계 교역규모는 10% 감소했지만 양국 간 교역은 15% 늘었다”며 “또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지난해에만 157억 달러가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서에는 △안보협력 지속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강한 지지 표명과 양국 정부의 이행 관련 현안 해결 노력 환영 △양국 간 상품 및 서비스, 투자 부문의 상호 호혜적 결과를 위한 공동노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LS니꼬동제련이 9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창사 80주년 기념식을 열고 ‘글로벌 넘버원 제련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기념식에는 이 회사의 구자홍 회장과 요시미 도시히코 부회장, 도석구 사장, 박성걸 노조위원장 등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LS니꼬동제련은 전기동(전기분해로 순도를 높인 구리), 귀금속, 희소금속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비철금속 제련업체다.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가 모태로 1982년 럭키그룹에 편입됐고 1999년에는 LG금속과 일본의 니꼬그룹이 합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구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그동안 성원해 준 고객과 사회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매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경영계획을 세우는 게 어렵다고 해왔지만 올해는 ‘최순실 쇼크’에 미국 대선 결과마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준이다.”(10대 그룹 관계자) 재계가 예상치 못했던 국내외 쇼크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날이 기업으로 향하면서 위기의 터널로 접어들었는데 극단적인 자국 이기주의를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출현으로 출구까지 막힌 모양새다. 내년 경영계획 수립과 그에 상응하는 연말 인사 또한 줄줄이 밀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보통 11월 말까지 경영계획 초안을 확정한 뒤 12월 첫 주 사장단 인사에 맞춰 신임 사장들에게 이를 보고해 왔다. 올해는 등기이사에 처음 선임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직접 인사의 큰 틀을 짤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에 삼성전자와 승마협회가 연루되면서 모든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다. 8년 만에 미래전략실이 압수수색까지 당한 상황이라 올해 안에 이 부회장 체제를 완성 지으려는 계획이 사실상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잇따른 품질 논란과 사상 최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노조 파업으로 흔들렸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현대 수장과 국내영업본부장을 모두 교체하면서 위기 돌파에 시동을 걸어 왔다. 지난달 25일에는 그룹 전체 임원 1000여 명의 급여를 10%씩 삭감키로 하면서 사실상의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통해 자국 자동차산업을 살리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혀온 데다 ‘트럼프 쇼크’에 따른 시장 침체가 불 보듯 뻔해 ‘반등’을 노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달 최태원 회장 주도로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고 재도약을 선언한 SK그룹도 좌불안석이다. SK그룹 주요 임원들이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 또한 세계 경제가 ‘시계 제로’ 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는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에 많은 공장을 둔 대기업보다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판매하는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우리 정부도 트럼프 당선이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능성에 대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마련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기자}
2014년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빅딜’에서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다시 맡는 게 핵심 조건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 정부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8일 “삼성과 한화 간 빅딜을 할 때 한화 측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이 가져가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라며 “당시로서는 삼성이 화학 및 방산 계열사를 정리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2014년 11월 한화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약 2조 원에 매각했다. 임기 2년여를 남겨 둔 차남규 대한승마협회장(한화생명 대표이사)은 그해 12월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이듬해 3월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화그룹은 2014년 4월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협회 내에 불협화음이나 다툼이 너무 많아 회장사로서 도저히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라며 “그해 10월 아시아경기까지만 맡아 달라는 체육계 요구에 따라 6개월 정도 더 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도 승마협회를 떠안기 부담스러웠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1995∼2010년 회장사를 맡았던 적이 있지만 2014년 당시 이미 승마협회 내부 갈등에 대한 소문이 재계에서도 파다했기 때문이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방산과 화학을 팔아야 했던 시점이었는데 해외나 펀드에 매각하면 논란이 생길 게 뻔해 마침 관심을 보인 한화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삼성이 완전 ‘을’이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삼성이 새롭게 승마협회를 맡아 선수 지원 프로젝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부 인사의 적극적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승마협회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넘어간 데는 정부 측 핵심 인사가 삼성 고위층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메시지를 전한 정부 측 인사가 구속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나 승마협회 담당 부처였던 문체부의 김종덕 전 장관과 김종 전 차관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검찰 수사에서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정경유착의 핵심 연결고리라는 비판으로 해체설까지 나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일로 예정됐던 비공개 회장단 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두 달에 한 번씩 개최되는 정기 회의이지만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의혹이 본격화한 뒤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재계에서는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주재로 올해 마지막 회장단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는 전경련의 자체 개혁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경련 해체 주장에 대해 각 회원사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경련의 개혁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허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는 일과도 맞물려 있다. 재계에서는 후임 회장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포함한 인적 쇄신 방안이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각 회사가 자구안을 내놓고 인력을 줄이고 있지만 지금처럼 수주가 안 되면 인원 구조조정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8일 조선업계 한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온 나라가 ‘최순실’이라는 블랙홀에 휘말리는 동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숙제인 산업 구조조정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최 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한 정치권 다툼이 끝없이 확대되면서 정부마저도 각종 현안에 손을 놓고 있다. 현직 경제부총리와 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동시에 업무를 보다 보니 갈팡질팡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정부는 9월 말과 지난달 말 각각 철강·석유화학, 조선·해운에 대한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은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산업 구조조정을 공론화한 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계획’이 아닌 ‘실행’에 있다. 미진한 계획이라도 실행에 옮겨야 구조조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모두가 정치판 싸움을 구경하느라 넋을 놓고 있는 사이 국가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는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 산업 경기의 키워드로 ‘빙벽’을 꼽았다. 취약 산업들의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다른 산업으로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쉽게 넘길 수만은 없는 경고다. 올해 들어 조선업계 ‘빅3’에서만 5000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희망퇴직의 형태로 거리에 나왔다. 내년과 후년에는 더 많은 이들이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칠 경우 조선업계 전체 종사자들이 일자리 위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산업 구조조정에 고삐를 죄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경제는 반도체, 스마트폰, 조선, 석유화학 등 일부 주력산업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존 주력산업들이 점차 쇠락해 가는데도 이를 대체할 새로운 ‘스타산업’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의 구조조정이 산업 내 경쟁력 회복이라는 일차적 목표를 넘어 ‘한국 산업 지도’를 수정하기 위한 시작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구조조정은 ‘타이밍’이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한국경제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노사협상을 하며 나란히 큰 진통을 겪었다. 노사 간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현대차는 1차례, 르노삼성은 2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24차례나 파업하는 동안 르노삼성 노조는 한 차례도 파업하지 않았다. 일하면서 협상하기로 한 원칙 때문이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정 공백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노조의 파업과 다를 게 없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회사가 손해를 보지만 정부가 일하지 않으면 그 부담은 모두 국민이 져야 한다. 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

쌍용자동차의 신차 ‘X100’(티볼리의 프로젝트명)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과제였다.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극심한 노사 갈등까지 겪었지만 쌍용차는 생존에 성공했다. 힘겹게 다시 일어선 쌍용차 임직원들은 티볼리에 희망을 걸고 품질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1년 인도 마인드라그룹이 인수한 뒤 처음 내놓는 신차이기도 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1월 판매에 들어갔고,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며 ‘효자’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7일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5021대를 팔았고 1만8672대를 수출했다.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국내 판매 3만844대, 수출 1만7132대를 합쳐 총 4만4976대를 팔았다. 올해 3월 출시한 티볼리 에어도 총 2만642대를 판매했다. 티볼리는 쌍용차의 첫 2000cc 이하 모델이다. 연구개발(R&D)에 42개월간 총 3500억 원이 투입됐다. 티볼리는 지난해 10월 국내에서만 5237대가 팔려 쌍용차로서는 ‘첫 내수 월 5000대 돌파’ 모델로 기록됐다. 티볼리는 지난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국내 시장의 54.7%를 차지했다. 기아자동차 ‘니로’가 가세한 올해도 1∼9월 기준 57.1%의 점유율로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티볼리의 돌풍으로 쌍용차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4%나 늘어난 9만9664대였다. 연간 기준으로 2004년 이후 11년 만의 최대 규모였다. 올해는 티볼리 에어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판매 10만 대 이상을 자신하고 있다. 티볼리의 강점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계약 고객을 분석한 결과 여성 비율이 31.7%나 됐다. 또 20, 30대 고객 비율이 48.1%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생애 첫 차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젊은 고객, 여성 고객이 티볼리를 많이 선택하는 것은 유니크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 때문”이라며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점이 티볼리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8%나 줄어들었다. 수출 역시 크게 줄어 해외 판매량도 4.7% 감소했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 판매가 6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판매량 역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4만7186대, 36만4313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4%, 6.6% 줄어든 실적이다. 태풍 ‘차바’로 울산 1, 2공장이 침수 피해를 보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국내 생산량(내수+수출)은 13만8092대로 지난해 10월 16만6979대보다 17.3%나 감소했다. 여기에 해외 생산량마저 지난해 10월 29만792대에서 지난달 27만3407대로 6.0% 떨어지면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아차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국내 판매량 감소 폭이 14.1%로 현대차보다 적었지만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한 물량이 33.4%나 줄었다. 현대·기아차를 합친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67만742대로 전년 동월 72만6710대보다 7.7% 감소했다. 반면 나머지 완성 차 3사는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3254대를 팔았고 닛산 로그를 중심으로 1만4714대를 수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0%, 13.9% 증가한 수치다. 내수 기준으로는 2010년 6월(1만4653대) 이후 6년 4개월 만의 최고 실적이고 내수와 수출을 합한 전체 판매량 역시 2010년 12월(2만8455대)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한국GM은 지난달 국내에서 말리부와 스파크 등을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1만6736대를 판매했다. 회사 출범 이래 10월 기준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다만 수출이 3만8533대로 전년 동월보다 9.4%로 감소해 전체 판매량은 3.9%가 줄었다. 쌍용자동차도 선전했다. 지난달 내수(9450대)와 수출(4278대)을 합친 전체 판매량 1만3728대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이다. 쌍용차는 특히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는데도 수출량이 27.7% 증가해 향상된 실적을 낼 수 있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최순실 블랙홀 정국’이 야속하기만 하다.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이 하릴없이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정부는 올해 주요 미래성장정책 중 하나로 14개 시도별로 전략산업을 지정했고 대구에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해도 연구소 부지 외에는 시험운행을 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정치 이슈가 이렇게까지 경제계 발목을 잡아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사태에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서 재계가 역풍을 맞고 있다. 부진한 성적표에 울상을 짓고 있던 기업들로서는 정치 리스크마저 더해져 ‘최악의 겨울’을 맞고 있는 것이다. 4대 그룹 중 하나인 A그룹 임원은 “공직사회가 모두 일손을 놓으면서 각종 현안과 관련한 기업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도 거의 막혔다”며 “또 지금 같은 시기에 공무원을 찾아갈 수 있는 대범한 대관 담당자가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기업들의 대관 담당 업무가 사실상 ‘올 스톱’ 됐다는 것이다. 다음 달 1∼4일 열릴 창조경제박람회 역시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하나를 지원하고 있는 B기업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창조경제센터에 돈도 많이 투자했고 가시적인 성과도 내려고 애써왔다”며 “그런데 개소 2∼3년 만에 ‘식물 센터’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내년이 더 큰 문제라는 시선도 있다. 국회 예산 심의가 중단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내년 사업 구상이 어려워져서다. 게다가 노동개혁과 규제개선 등 산적한 문제들도 언제 해결될지 기약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 대변인’ 역할을 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르 및 K스포츠재단 논란에 휩싸여 거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장 최순실 사태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트라우마’ 때문에 한동안은 통상적으로 처리되던 인허가나 법안 처리 등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곽도영 기자}
기아자동차가 2018년까지 사내하청 근로자 1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했다. 기아차는 1일 기아차 사내하도급업체 대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기아차 사내하청분회 등 4개 주체가 전날 사내하청 근로자 104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내년까지 749명을(기존 채용 99명 포함) 정규직으로 선발하고 2018년 추가로 300명을 정규직으로 뽑기로 했다. 공장별로는 경기 소하리공장 149명, 경기 화성공장 600명, 광주공장 300명이다. 이들 근로자의 사내하도급 경력은 최대 10년까지 인정된다. 이번 최종 합의안은 465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경력은 4년까지 인정하기로 한 지난해 5월의 합의안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기아차는 2019년 이후에도 정규직 수요가 발생할 경우 하도급 인원을 일정 비율로 우대해 선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극심한 수주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조선업계가 오랜만에 날아든 희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연료 환경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해운업계의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조선업계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결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IMO “2020년부터 벙커C유 사용 못 한다” 30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IMO는 2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회의에서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SOx) 함유량 상한선을 현행 3.5%에서 0.5%로 줄이기로 확정했다. IMO는 그동안 적용 시기를 놓고 2020∼2025년 사이에서 저울질하다 이같이 결정했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선박들이 50년간 사용하던 벙커C유는 더 이상 연료로 쓰기 힘들어진다. 선주들로서는 중고 선박들을 선박용 경유(MGO)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연료에 적합하도록 설비를 교체해야 한다. 설비 교체 비용에 추가적인 검사 비용까지 고려하면 선령(20∼25년)이 지나지 않은 배들까지도 아예 신규 선박 발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박 건조 기간이 설계부터 인도까지 2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선박 발주는 늦어도 2018년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수주 실적이 낭떠러지로 추락한 조선업계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전 세계 수주 잔량은 9369만 CGT(표준화물선 환선 톤수)로 2004년 12월 말(8874만 CGT) 이후 11년 9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친환경 선박이 늘어나면 국내 조선업에도 유리하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관련 기술 수준이 앞서 있어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박 연료의 변화는 LNG 추진선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한국 조선업은 유일하게 갖가지 환경 규제를 만족하는 선박 설계도를 그려낼 수 있어 글로벌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조적 공급과잉 해결까지 확대 해석은 무리 31일 조선해운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는 ‘빅3’ 체제 유지에, 산업부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빅2’ 중심의 재편을 원해 왔다. 이번 IMO의 환경규제 강화는 ‘일단 버티면 곧 수주 가뭄이 해갈될 것’이라는 금융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그러나 조선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추락하고 있는 해운경기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선박 발주가 갑자기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당 규제 역시 시기만 미정이었을 뿐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었던 내용이어서 선주들도 이를 대비한 로드맵을 짜두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규제 변화가 당장 조선경기 사이클까지 바꿔 놓는다는 것은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를 앞두고 내년 1월부터 전 임직원에 대해 한 달씩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해 고정비 절감에 나서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2년 안에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15조 원)의 절반 수준인 7조 원대로 매출 규모를 줄이고, 현재 전체 절반을 차지하는 해양 사업 비중도 30% 이하로 낮추는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 등 친환경차 전용모델 출시와 함께 자율주행차 부문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완성차업체 간 경쟁 심화와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라 산업구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올해 경영방침을 ‘산업혁신 선도 미래 경쟁력 확보’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그룹 내 최초의 친환경차 전용차종인 아이오닉(프로젝트명 AE)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3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보였다. 기아차도 3월 니로(프로젝트명 DE), 7월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내놓았고 연내 신형 K7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8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점유율 ‘넘버2’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및 인력을 매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 원을 투입해 다양한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관련 원천기술도 확보키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정보기술(IT)과 친환경차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더욱 확대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등 스마트카 분야의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 투싼ix 자율주행차를 데모카 형태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이 차량은 검문소, 횡단보도, 사고구간 등 총 9개의 미션으로 구성된 포장 및 비포장 도로 4km의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이후 이 분야의 지속적인 R&D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신기술을 주요 양산차에 확대 적용해 왔다. 이런 양산화 기술들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국내 자동차업체 최초로 미국 네바다 주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했다. 특히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와 기아차 쏘울 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차,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동국제강 연구개발(R&D)의 중심에는 10년 넘게 기술 연구, 전문가 양성 등에 집중해 온 중앙기술연구소가 있다. 중앙기술연구소는 1인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생산, 정비, 전기, 품질관리 부문의 엔지니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중앙기술연구소의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기술 개발 및 연구 기능에 더해 설비 검토까지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했다. 동국제강은 꾸준한 R&D 투자를 바탕으로 제품 혁신을 거듭해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컬러강판이 대표적이다. 동국제강은 9월 부산공장에 컬러강판 증설 투자를 완료하고 프리미엄 컬러강판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이 공장에 총 250억 원을 투자했고 증설 규모는 연간 생산 10만 t에 이른다. 동국제강은 이번 투자로 국내외에서 8만 t 이상의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3년간의 연구 끝에 디지털 잉크젯 기술을 컬러강판에 접목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8월 디지털 프린트강판용 특수 용제 잉크와 전용 장비 개발을 끝내 철판에도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강판이란 컴퓨터에 연결된 잉크젯 컬러 프린터처럼 4∼7색 잉크를 디지털로 조합한 뒤 강판에 분사해 컬러강판을 만드는 방식이다. 건축 외장재의 변색, 강판 부식 등 기존 프린트 강판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 높은 해상도와 다채로운 색상도 표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근 잦은 지진 발생으로 관심이 높아진 내진 강재 역시 동국제강의 선제적 기술 개발이 빛을 발하는 분야다. 내진철근은 통상 규모 6.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철근 제품이다. 동국제강은 내진철근의 국가표준(KS) 제정을 주도해 2011년 11월 KS D3688(고성능 철근콘크리트용 봉강)을 제정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함께 내진용 고성능 H형강도 개발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화체육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강하게 질책을 받은 직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서둘러 설립되었다는 재계의 증언이 나왔다. 안 수석이 두 재단의 설립을 주도했다는 정황이 재계에서 또다시 포착된 것이다. 10대 그룹 고위 관계자 A 씨는 28일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콘텐츠 사업이나 스포츠 사업을 도와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한중 정상회담(지난해 10월 31일)을 앞두고 ‘그건(문화체육 사업)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실제 진행된 사업이 없으니까 안 수석이 굉장히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A 씨는 “이후 안 수석이 부랴부랴 여기저기(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기업들) 해가지고 당시 급하게 두 재단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가받는 것도 굉장히 서둘러서 이뤄지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4일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 21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간담회 목적은 문화체육 부문 투자 활성화와 평창 올림픽 지원 요청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에도 재계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렀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이 모두 출범한 것이 계기였지만 이 자리에서도 ‘문화융성’이 재차 강조됐다. 박 대통령은 이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문화, 체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업인들에게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문화체육 산업 활성화를 위해 양국이 함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박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에게 부탁했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7월 처음 얘기가 나온 뒤 지지부진하던 미르재단 설립은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지난해 10월 27일 완료됐다. 미르 사무실 계약(지난해 10월 24일), 전경련의 출연금 모금 공문 발송(25일), 출연 기업들을 한데 모아 서류 작업 및 설립 신청(26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승인(27일)까지 고작 나흘이 걸렸다. 안 수석 등 청와대가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A 씨의 말은 이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전언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한 창조경제혁신센터 프로젝트에 안 당시 경제수석이 깊이 관여한 것 역시 최 씨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에서 매주 한 번씩 대관 담당자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며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준다는 명분이었지만 미래전략수석보다 경제수석이 더 적극적이어서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전주영 기자}

최순실 씨의 흔적은 청와대는 물론이고 재계와 관가에도 넓게 퍼져 있다. ‘최순실 사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이들이 최 씨와 어떤 관계이고, 최 씨가 국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만 커지고 있다. ○ 청와대부터 명백히 밝혀야 청와대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의 연결 고리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정호성 대통령부속비서관이다. 박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고 있고, 최 씨의 태블릿PC에서 발견된 일부 문서파일의 작성자가 정 비서관으로 돼 있다. 정 비서관은 “매일 자정에나 퇴근하는데 언제 가서 전달하느냐. e메일로도 전한 바 없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과 최 씨의 다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최 씨에게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고 시인했다. 따라서 정 비서관은 최 씨가 언제까지, 어떤 자료를 받아봤고 연설문 작성 등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정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도 최 씨와의 연관 여부를 밝혀야 한다. 세 사람은 모두 최 씨의 전남편인 정윤회 씨를 통해 박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 공통점이 있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및 운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된다. 안 수석은 대통령 순방과 관련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설립 과정에 대해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좋은 취지의 재단을 잘 만들었다’고 격려한 게 전부”라고만 하고 있다. 안 수석이 최 씨와 함께 모금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최 씨와 안 수석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체육인재 전지훈련 예산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했지만 안 수석은 “최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김한수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은 최 씨가 갖고 있던 태블릿PC의 소유주인 ‘마레이컴퍼니’의 대표를 지냈다. 김 행정관은 2012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 씨를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씨가 “태블릿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태블릿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지만 열쇠를 쥔 김 행정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설명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도 “지난 대선 때 이뤄진 일인 것 같은데 확인해봐야 한다”는 정도의 반응만 내놓았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윤전추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우 수석의 발탁, 윤 행정관 입성에 최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목받았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구체적 해명 없이 “언급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윤 행정관이 최 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의상을 준비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우 수석이 최 씨 관련 수사를 지휘해서는 안 된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재계와 관가에도 드리운 그림자 전경련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대기업들은 미르에 486억 원, K스포츠에 288억 원의 돈을 모아 냈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사람이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재단은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전경련이 주도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쳐 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부회장은 먼저 안종범 수석과 최 씨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두 재단의 설립을 지시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오류투성이 설립 신청서까지 내가며 재단 설립을 서둘러야 했던 이유와 두 재단의 이사진을 구성할 당시 최 씨나 주변 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이 말해야 할 때다. 이 부회장은 최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최 씨가 K스포츠재단을 사적 용도로 활용하려 한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최 씨가 실소유한 더블루케이가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맺은 장애인 펜싱팀 선수 에이전트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차관은 올 1월 13일 K스포츠재단 설립허가 신청 하루 만에 문체부가 허가를 내준 과정에 개입했고, 최 씨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차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씨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다. 최 씨를 만난 적도 없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최 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CF감독 차은택 씨의 홍익대 영상대학원 지도교수를 지냈다. 김 전 장관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허가를 신청한 지 하루 만에 내준 과정, 두 재단이 거액을 조성한 과정 등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장관은 통화에서 “차 씨의 추천으로 장관이 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김창덕·전승훈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회장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사업계획서를 보이면서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대기업들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인도, 그 어떤 누구도 대통령이 이렇게 협조를 요청하면 거부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증언을 공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하면서 ‘전화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러자 안종범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재벌 회장들에게) 전화를 해 돈을 갈취하고, 더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언제, 어떤 대기업 회장을 불렀는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현행법상 대통령을 형사 소추할 수 없다면 수사는 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진솔하게 밝히고, 눈물을 흘리면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그러한 사실을 들어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사실무근이다. 일부 언론에서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재단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관련 기업들도 일제히 부인했다. 4대 그룹 중 하나인 A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대통령 관저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고 재차 확인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B그룹 측도 “전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관련자들이) 그럼 긍정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창덕 기자}

산업 구조조정 태풍에 휘말린 조선·해운업에서 본격화한 ‘비상경영체제’가 국내 대표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 임금의 10%를 삭감키로 했고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겪은 삼성그룹은 올겨울 가장 살벌한 정기 임원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7년 만에 재연된 임원 임금 삭감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임원 임금 삭감이라는 고강도 조치가 취해진 것은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도 현대차그룹은 임원들의 임금을 10% 내려 약 1년간 유지했었다. 당시는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전 세계 경기가 휘청거리던 시기였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게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간 판매량이 증가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1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9월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실적은 562만1910대로 전년 같은 기간 572만6249대보다 10만4339대(1.8%) 줄어들었다. 지난해의 경우 9월까지는 전년 실적(588만5070대)에 못 미쳤지만 4분기(10∼12월) 판매량을 끌어올려 연간 기준으로는 기어이 2014년을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극적인 뒤집기가 녹록지 않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여전한 데다 국내에서 잇달아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고객들과 ‘냉각기’를 겪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에는 노조의 파업도 한몫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최근 임금협상을 타결할 때까지 24차례 파업했고, 여전히 사측과 협상 중인 기아차 지부는 20차례 파업을 강행했다. 두 회사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액 차질은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 LG도 위기 극복이 ‘제1 미션’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도 겉으로 공표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나 다름없다. ‘갤럭시 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면서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부사장급 이하 임원 294명을 승진시켰다. 전년 대비 17%나 줄어들어 2009년(247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였다. 2014년 갤럭시 S5의 실패를 지난해 S6가 만회하지 못하면서 ‘칼바람’이 분 것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임원 승진 규모가 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원 장기성과급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이유로 7월 비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MC사업본부 임원 20여 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MC사업본부 영업조직을 가전제품 영업만 담당하던 한국영업본부에 통째로 넘기는가 하면 본부 인력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 ‘빅3’는 이미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이나 희망퇴직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사장단은 100%, 그 외 임원들은 50%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7월부터 대표이사는 전액, 나머지 임직원은 15∼30%의 임금을 내놨고 대우조선해양은 일부 임금 반납과 함께 내년 한 달씩의 순환 무급휴직을 시행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큰 기업일수록 위기가 닥칠 때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기업이 국내에서 더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서동일·정민지 기자}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7∼9월) 0.7% 성장하는 데 그치며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 성장률이 7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1.2%)에 반짝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부터 줄곧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과 현대자동차 파업의 여파로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1.0%로 주저앉았다.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3분기는 그나마 부동산 호황에 힘입은 건설 투자와 정부 지출이 성장을 이끌었지만 4분기부터는 겹겹이 쌓인 대내외 악재로 ‘성장절벽’ 우려가 나온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51개 계열사 전체 임원 약 1000명이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급여 10%를 자진 삭감한다고 밝혔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