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車업계, 삼성 하만 인수에 초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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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자율주행車 진출에 소프트웨어 통제권 상실 우려
WSJ “기술격변 대처 못한 과거 때문”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전격 인수하자 일본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업계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간) “삼성의 하만 인수 발표 이후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산업을 넘나드는 연합이 구축되고 있다. 일본은 분명한 전략을 세워 이 분야의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의 발언도 전했다.

 WSJ는 일본의 이런 분위기는 산업을 뒤집는 기술 격변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과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 기업들은 애플 아이폰의 등장 이후 급전직하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일본의 현재 모습은 20년 전 세계를 지배하던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에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산업은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한다.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자율주행차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연구비로 1억9500만 달러(약 2조2800억 원)를 확보했다. 일본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전자는 9월 미국 반도체업체 인터실을 약 3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해 자동차 분야를 강화했다. 테슬라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파나소닉도 스페인 자동차 부품업체 피코사를 인수했다. 도요타도 자율주행차 연구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이 하만 인수를 통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카, 나아가 자율주행차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본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통제권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전자#하만#일본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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