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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모두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원치 않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2일(현지 시간)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상호관세를 향후 90일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한 사실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전쟁을 벌여 왔던 두 나라는 이날 전격적으로 관세 인하 및 유예를 발표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이는 올 1분기(1∼3월) 예상치 못한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한 미국, 부동산 시장 및 내수 침체에 고전하는 중국 모두 이대로 가면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자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가진 두 나라의 무역 단절이 야기한 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두 나라 모두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양국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국에 취한 비(非)관세 보복 조치 또한 대부분 중단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美-中 “통상 대화 메커니즘 구축”두 나라는 10, 11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약 18시간에 걸쳐 통상 협상을 벌였다. 이후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올 2, 3월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 제외) 중에 24%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91%는 취소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펜타닐을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 관세 및 전 세계에 일괄 부과한 10% 등 30%의 관세만 남긴다는 뜻이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115%포인트 인하됐다. 중국 또한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115%포인트)으로 내렸다. 대미 관세율은 기존 125%에서 10%로 낮아진 것. 두 나라는 향후 통상 의제를 의논할 고위급 협의체도 만들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필요에 따라 실무급 협의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에 펜타닐 단속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책상 위 설탕을 조금 집어든 후 “이 정도 펜타닐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더 집어들고 “이 정도면 스위스 국민 전체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 미국 측이 줄곧 불만을 제기했던 중국의 금융 및 농산물 시장 개방, 위안화 가치의 인위적인 하락 유도,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기술 스파이 의제 등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 온도 차 다만 양국이 최종 관세율을 합의하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은 1조2000억 달러(약 1700조 원)의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대중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허 부총리는 11일 협상 직후 “미국이 중국의 권익을 침해한다면 단호히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선 “WTO의 틀 안에서 이견과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다만 양국의 무역 긴장 완화 소식에 이날 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한때 7.30위안대를 넘나들었던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12일 오후 7.20위안대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또한 향후 12개월간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기존 7.35위안에서 7.0위안으로 낮췄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불만을 표해 왔다. 이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매우 치밀하고 거친(tough) 협상가들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10, 11일(현지 시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통상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협상단을 높게 평가했다. 양측이 관세 115%포인트 인하에 전격 합의하는 깜짝 성과를 내자 허리펑(何立峰·70)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통한다.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꼽히며 대표적인 국내파 경제 관료다. 반면 리청강(李成剛·58)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와 랴오민(廖岷·57) 재정부 부부장은 영어에 능숙한 유학파 국제금융통이다. 미국 대표단과 접점도 많다. 리 대표는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중국 대표로 근무했다. 랴오 부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통상협상 때도 참여했다. 이를 통해 그리어 대표와 안면을 텄다. 리 대표는 베이징대 법학과를 나와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랴오 부부장은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펜타닐 등 마약 문제 담당으로 협상단에 합류한 왕샤오훙(王小洪·68) 공안부장도 주목을 받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마약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왕 부장에게 공을 돌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매우 치밀하고 거친(tough) 협상가들이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10, 11일(현지 시간) 진행된 고위급 통상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협상단을 높게 평가했다. 양측이 관세 115%포인트 인하에 전격 타결하는 깜짝 성과를 내자 허리펑(何立峰·70)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허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통한다.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꼽히며 대표적인 국내파 경제관료다. 반면 리청강(李成剛·58)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와 랴오민(廖岷·57) 재정부 부부장은 영어에 능숙한 유학파 국제금융통이다. 미국 대표단과 접점도 많다. 리 대표는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본부(WTO) 본부에서 중국 대표로 근무했다. 랴오 부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통상협상 때도 참여했다. 이를 통해 그리어 대표와 안면을 텄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그리어 대표가 이들과 “매우 좋은 개인적 인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리 대표는 베이징대 법학과를 나와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랴오 부부장은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펜타닐 등 마약 문제 담당으로 협상단에 합류한 왕샤오훙(王小洪·68) 공안부장도 주목을 받았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마약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왕 부장에게 공을 돌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100GW(기가와트) 수준인 원자력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늘리고,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방 안전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또 행정명령 초안에는 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농축 우라늄을 비롯한 핵연료 공급망을 미국 내에서 재건하기 위한 계획과 새 원자로 승인 절차를 18개월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 초안에서 “2017년 이후 전 세계에 설치된 원자로의 87%가 러시아와 중국 설계에 기반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 없으며, 미국의 ‘원자력 르네상스’에 시동을 걸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최근 30여 년간 미국에서 건설된 신규 원전이 3기에 불과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원전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정보기관으로 알려진 영국 해외정보국(MI6) 수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기용된다. MI6 창립 116년 만에 첫 여성 국장이다.1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MI6의 리처드 무어 국장이 올가을 퇴임을 앞둔 가운데 차기 국장 후보군 3명이 모두 여성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 조직이던 MI6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이 이끄는 전문가 위원회가 MI6의 18대 국장 선출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마쳤으며, 내부 승진 혹은 외부 인사 발탁을 두고 고심 중이다. 래미 장관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조만간 후임 국장을 낙점할 예정이다.최종 후보군에는 MI6 여성 요원 2명과 ‘중국통’ 외교관인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대사(64·사진)가 선정됐다. 여성이 최종 후보에 오른 일도 1909년 MI6 설립 후 처음이다. 5년 전 17대 국장 선발 당시에도 여성이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 후보군엔 남성만 포함돼 있었다.그동안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MI6는 16대 국장 알렉스 영거와 17대 무어 국장을 거치며 여성 요원을 늘렸다. 특히 무어 국장은 올 3월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MI6는 철저히 능력만 보고 채용한다. 여성 요원이 재능에 걸맞은 성공을 이루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MI6 내 여성 간부 비율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국장급 간부 4명 중 부국장, 작전 담당 국장, 기술 담당 국장 등 3명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3대 정보기관 중에선 MI6만 여성 국장이 없었다. 신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는 2023년 첫 여성 수장을 배출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배우 주디 덴치가 맡은 MI6 국장 ‘M’은 영국 국내정보국(MI5) 최초의 여성 국장 스텔라 리밍턴(1992∼1996년 재임)을 모델로 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MI6 차기 국장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은 우드워드 대사다. 하지만 그는 정보기관 근무 경력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예일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마친 뒤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1994년 외교부에 들어왔다. 미국 뉴욕, 스위스 제네바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2007∼2009년 부대사, 2015∼2020년 대사로 각각 활동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참상을 알려온 활동가로 유명한 마르고트 프리틀렌더(사진)가 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4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거주했던 유대인인 프리틀렌더는 1944년 나치에 붙잡혀 체코의 한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 부모와 남동생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프리틀렌더는 종전과 함께 풀려난 뒤 수용소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했다.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재봉사와 여행사 직원으로 일했다. 1997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76세의 나이로 동네 문화센터에서 회고록 쓰기 수업을 듣다 활동가로서 인생 2막을 살게 됐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하임베(Heimweh·그리움)라 부르지 마세요’가 2004년 공개됐고, 자서전도 2008년 출간됐다. 독일 국적을 회복해 2010년부터 베를린에서 거주했고, 다양한 홀로코스트 관련 활동을 벌이며 “피부색이나 종교를 떠나 모두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세 이틀 전에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 기념행사에 연설자로 나섰다. 세상을 떠난 날에는 독일 최고 훈장을 받기로 돼 있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려는 목적인 큰 것으로 풀이된다.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100GW(기가와트) 수준인 원자력 발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늘리고, 원자력 발전소(원전)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방 안전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또 행정명령 초안에는 주로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농축 우라늄을 비롯한 핵연료 공급망을 미국 내에서 재건하기 위한 계획과 새 원자로 승인 절차를 18개월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 초안에서 “2017년 이후 전 세계에 설치된 원자로의 87%가 러시아와 중국 설계에 기반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 없으며, 미국의 ‘원자력 르네상스’에 시동을 걸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최근 30여 년간 미국에서 건설된 신규 원전이 3기에 불과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원전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정보기관으로 알려진 영국 해외정보국(MI6) 수장에 처음으로 여성이 기용된다. MI6 창립 116년 만에 첫 여성 국장이다.1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MI6의 리처드 무어 국장이 올 가을 퇴임을 앞둔 가운데 차기 국장 후보군 3명이 모두 여성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 조직이던 MI6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이끄는 전문가 위원회가 MI6의 18대 국장 선출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마쳤으며, 내부 승진 혹은 외부 인사 발탁을 두고 고심 중이다. 래미 장관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조만간 후임 국장을 낙점할 예정이다.최종 후보군에는 MI6 여성 요원 2명과 ‘중국통’ 외교관인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대사(64)가 선정됐다. 여성이 최종 후보에 오른 일도 1909년 MI6 설립 후 처음이다. 5년 전 17대 국장 선발 당시에도 여성이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종 후보군엔 남성만 포함돼 있었다.그동안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MI6는 16대 국장 알렉스 영거와 17대 무어 국장을 거치며 여성 요원을 늘렸다. 특히 무어 국장은 올 3월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MI6는 철저히 능력만 보고 채용한다. 여성 요원이 재능에 걸맞는 성공을 이루도록 보장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MI6 내 여성 간부 비율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국장급 간부 4명 중 부국장, 작전 담당 국장, 기술 담당 국장 등 3명이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Q’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기술국 간부 3명도 모두 여성이다.영국의 3대 정보기관 중에선 MI6만 여성 국장이 없었다. 신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는 2023년 첫 여성 수장을 배출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배우 주디 덴치가 맡은 MI6 국장 ‘M’은 영국 국내정보국(MI5) 최초의 여성 국장 스텔라 리밍턴(1992~1996년 재임)을 모델로 했다. 실제 MI6 국장은 초대 국장 맨스필드 스티브커밍의 이니셜을 따 ‘C’로 불린다.더타임스에 따르면 MI6 차기 국장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은 우드워드 대사다. 하지만 그는 정보기관 근무 경력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예일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마친 뒤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1994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미국 뉴욕, 스위스 제네바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2007~2009년 부대사, 2015~2020년 대사로 각각 활동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참상을 알려온 활동가로 유명한 마르고트 프리틀렌더(사진)가 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3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거주했던 유대인인 프리틀렌더는 1944년 나치에 붙잡혀 체코의 한 강제수용소에서 수감됐다. 부모와 남동생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프리틀렌더는 종전과 함께 풀려난 뒤 수용소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했다. 이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재봉사와 여행사 직원으로 일했다. 1997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76세의 나이로 동네 문화센터에서 회고록 쓰기 수업을 듣다 활동가로서 인생 2막을 살게 됐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하임베(Heimweh·그리움)이라 부르지 마세요’가 2004년 공개됐고, 자서전도 2008년 출간됐다. 독일 국적을 회복해 2010년부터 베를린에서 거주했고, 다양한 홀로코스트 관련 활동을 벌이며 “피부색이나 종교를 떠나 모두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세 이틀 전에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년 기념행사에 연설자로 나섰다. 세상을 떠난 날에는 독일 최고 훈장을 받기로 돼 있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푸틴이랑 휴가를 가든 말든, 트럼프가 뭘하든 상관 없다. 중요한 건 결과다.”미국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70)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9)의 ‘외교 스타일’에 적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공화당 전통 매파의 대표주자였다. ‘보수 거목’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함께 전 세계를 누볐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후 달라졌다. 골프장에서 쌓은 우정을 발판 삼아 충성파로 변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노선에 이견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내쳐지지 않고 입지를 지키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살펴봤다. ● 선거 준비의 시작은 지역구 관리그레이엄 의원은 4선 연방 상원의원이다. 미국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고, 상원 총 100석 가운데 3분의 1씩 2년에 한번 선거를 치른다. 그레이엄 의원은 내년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5선에 도전한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이유가 공천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철저히 경선제를 선택하고 있다. 각 정당의 후보를 유권자 투표로 결정한다. 방식은 주마다 다르지만 유권자가 선택한 인물이 후보로 나서게 된다. 당내 경선이 미국 선거에서 중요한 관문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래서 당 지도부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당 지도부가 밀어주지 않는 인물이 경선에서 이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뉴저지주에서 앤디 김 당시 하원의원은 지역 지도부와 각을 세우며 “당내 기득권 개혁”을 내세웠다. 그 결과 경선(프라이머리)에서 득표율 81%를 얻었고, 본선에서도 승리해 상원에 입성했다.지역구 기반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일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자, 농산물 수출에 의존하는 켄터키주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어깃장을 놨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는 농부들을 위한 거액의 보조금을 약속했다.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며 정치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유권자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충실한 후보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주는 후보자가 경선에서 탈락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의 ‘지지 선언(endorsement)’이 사실상 공천처럼 된 것이다.그레이엄 의원이 대표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딥사우스(백인 보수층이 많은 남동부)’의 핵심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사업가 마크 린치가 그레이엄 의원에 도전장을 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3월 이미 그레이엄 의원을 공식 지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작전그레이엄 의원은 한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모욕을 주고받았다. 2016년 대선에서도 제3당 후보 에반 맥멀린에게 투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180도 입장을 바꿨다. 워싱턴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극적인 화해를 했다. 2019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정치적 결혼 관계냐’고 묻자 “아, 세상에,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같이 골프도 치고, 나에게 정말 잘해준다”고 했다. ‘아첨꾼’이라는 지적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내가 걱정하는 건 우리가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잘못 다루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개입하기 위해 변절자라는 비판을 감수했다는 뜻이다. “정책이 가장 중요하고, 지금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실제로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100% 순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의 매파 기조를 가능한 만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그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거부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러시아를 지지한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내놨다. 올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는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자동으로 가입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재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그와 협조하는 이유에 대해 “그레이엄은 트럼프 행정부와 ‘이성적인 미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 처세술과 ‘정치의 기술’ 사이그러나 결정적 순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있다. 올 2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직후,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이너서클 진입을 통해 보상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have the president’s ear)’는 평가를 얻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 부탁을 주고받는 사이다. 이 연극의 끝에서 트럼프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고, 나는 그가 나라에 좋은 방식으로 성공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데 계기를 마련한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한 뒤로 러시아에 각을 세우고 있는데, 둘 사이 다리를 놓은 인물이 그레이엄 의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를 설득할 유럽 정상을 물색하던 중 미국에서 골프 유학을 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스투브 대통령과 손잡았다는 것이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투브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러시아를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나란히 앉았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을 맹비난했다. ● “그레이엄은 필요할 때 곁을 지켰다”강경 트럼프 지지층은 여전히 그레이엄 의원이 ‘이름만 공화당(RINO)’이라고 비난한다. 마가와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시늉만 내는 위선자라는 뜻이다. 이들을 의식해 그는 최근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타운홀(지역 유권자와 질의응답하는 행사)에선 “유럽이 ‘워크(woke·깨어있음, 진보주의자를 비꼬는 말)’에 경도됐다”고 비꼬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영토를 일부 포기하는 현실적인 종전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지층 일각의 불신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레이엄 의원의 충성심을 높게 사고 있다고 한다. 올 3월 그는 “내가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있어줬다”며 그레이엄 의원의 5선 도전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레이엄 의원이 선보인 ‘정치의 기술’을 인정한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동석했던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에게 이같은 말을 건넸다. “이건 정말 위험한 사업입니다. 한 번 실수하면 끝장이죠. 펑.”23화 요약: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략적 관계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외교 정책에 개입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 시각을 대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충성심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서클 일원으로서 지역구 유권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내년 재선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중동 첫 디즈니랜드가 들어선다. 디즈니가 15년 만에 공개한 신규 테마파크로, 항공 허브라는 아부다비의 이점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2030~2033년경 개장할 예정이다. 월드디즈니컴퍼니는 7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도심에 디즈니랜드와 호텔 등을 포함하는 ‘아부다비 디즈니 리조트’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 테마파크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와 홍콩 등에 있다.아부다비 디즈니랜드는 걸프만 해안가에 위치한 UAE의 대표적인 레저 관광지 ‘야스섬’에 들어선다. 이곳에는 페라리월드와 워너브라더스월드 같은 유명 테마파크, 중동 최초의 수족관 ‘시월드’ 등이 위치해 있다. 연간 방문객 수는 3400만 명에 달한다.아부다비 디즈니랜드 역시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찾을 전망이다. UAE는 인구가 1048만 명에 그치는 부유한 산유국이나, 중동의 항공·물류 허브로 자리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여행객이 아부다비를 경유지로 선택해 관광하는 사례가 많다. 아부다비 자이드 국제공항과 인근 두바이 알막툼 국제공항의 연간 이용객은 1억2000만 명에 달한다.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인근 아랍국에서도 디즈니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바로미터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중위연령이 22세일 정도로 젊은층 인구가 풍부하다. 밥 아이거 월드디즈니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랜드 아부다비는 디즈니 정신과 에미리트 정체성을 융합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세계의 교차로에서 디즈니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생히 펼쳐내겠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를 계기로 국경지대에서 소규모 교전을 벌여 온 인도와 파키스탄이 7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아 한국 시간 오후 8시 기준 130명(사망자 36명, 부상자 9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대규모 무력 충돌에 들어간 건 6년 만이다. 테러 발생 뒤 물 공급 중단, 핵공격 위협 등으로 높아진 양국 간 갈등 수위가 전면전 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의 무력 충돌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국 미사일 공격 주고받아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인도군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州)의 9곳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단행했다. 이에 파키스탄 군 당국도 인도 내 목표물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파키스탄 매체 사마TV가 전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군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도 밝혔다. 현재 양국은 사실상의 국경인 실질통제선(LoC) 곳곳에서 국지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보안당국(ISPR)은 인도군이 파키스탄령 6곳에 미사일을 발사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26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안보 내각을 소집한 뒤 X에 “파키스탄은 인도의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를 가졌고, 현재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썼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의 보복 공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에 ‘물 전쟁’ 가세 인도군이 미사일 공격 작전명으로 쓴 ‘신두르’는 결혼한 인도 여성이 얼굴에 바르는 붉은 분을 뜻한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총기 테러 당시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인도 여성을 대신해 복수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간 인도는 카슈미르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를 지원해 온 파키스탄에 테러 책임이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특히 인도는 세계은행 중재로 1960년 파키스탄과 체결한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6일 인더스강 지류인 체나브강 물줄기를 막았고, 파키스탄은 핵전쟁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서 발원하는 인더스강에 전체 수자원의 80%를 의존하고 있어 인더스강이 막히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카슈미르 지역은 1947년, 1965년 각각 발발한 양국 간 전쟁에 이어 이번 무력충돌에도 도화선이 됐다. 이는 1947년 영국에서 양국이 독립할 당시 카슈미르 지역 주민 다수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었던 반면에 지배층은 힌두교도였던 역사적 연원에 따른 것이다. 2019년 3월에도 인도령 카슈미르의 풀와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져 인도 경찰 41명이 숨졌다. ● 양국, 경제난에 전면전 피할 듯 다만, 양국 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경제위기에 처한 파키스탄은 전쟁을 피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으로선 군사력 차이도 전면전을 꺼리게 되는 요인이다. 인도는 항공모함 2척과 군용 항공기 2296대를 운용하지만, 파키스탄은 항공모함이 없고 군용 항공기도 절반(1434대)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인도도 최근 미국의 고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 가중 등 경제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미사일 공격 뒤 “우리의 행동은 집중적이고 절제돼 있으며 확전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파키스탄 측은 인도군이 이번 미사일 공격 시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의 수력발전 시설인 노세리댐 등 민간 시설도 공격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편 인도와 국경 갈등을 빚어 온 중국은 7일 외교부 발표를 통해 “인도의 군사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인도 견제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2013년 파키스탄은 남부의 전략 요충지이며 인도양과 접해 있는 과다르항의 개발 및 운영권을 중국에 내주기도 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69·사진 왼쪽)가 6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인 ‘광화장’을 받았다. 광화장은 우방국과의 친선을 다지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수교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2022년 7월부터 올 1월까지 약 2년 6개월간 한국 대사로 활동했다. 특히 재임 기간 중 6차례의 한미 정상회담과 5차례의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지원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날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조현동 대사로부터 훈장을 전달받은 골드버그 전 대사는 “한미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의 틀 안에서 이룬 모든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콜롬비아, 필리핀, 볼리비아 대사도 지냈으며 한국 대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를 계기로 국경지대에서 소규모 교전을 벌여 온 인도와 파키스탄이 7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아 한국 시간 오후 8시 기준 130명(사망자 36명, 부상자 9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대규모 무력 충돌에 들어간 건 6년 만이다. 테러 발생 뒤 물 공급 중단, 핵공격 위협 등으로 높아진 양국 간 갈등 수위가 전면전 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의 무력 충돌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국 미사일 공격 주고 받아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인도군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州)의 9곳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단행했다. 이에 파키스탄 군당국도 인도 내 목표물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파키스탄 매체 사마TV가 전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군 전투기 5기를 격추했다”고도 밝혔다. 현재 양국은 사실상의 국경인 실질통제선(LoC) 곳곳에서 국지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파키스탄 보안당국(ISPR)은 인도군이 파키스탄령 6곳에 미사일을 발사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26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안보 내각을 소집한 뒤 X에 “파키스탄은 인도의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를 가졌고, 현재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썼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의 보복 공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에 ‘물 전쟁’ 가세인도군이 미사일 공격 작전명으로 쓴 ‘신두르’는 결혼한 인도 여성이 얼굴에 바르는 붉은 분을 뜻한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총기 테러 당시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인도 여성을 대신해 복수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간 인도는 카슈미르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를 지원해 온 파키스탄에 테러 책임이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특히 인도는 세계은행 중재로 1960년 파키스탄과 체결한 ‘인더스강 조약’의 효력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6일 인더스강 지류인 체나브강 물줄기를 막았고, 파키스탄은 핵전쟁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서 발원하는 인더스강에 전체 수자원의 80%를 의존하고 있어 인더스강이 막히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수밖에 없다.카슈미르 지역은 1947년, 1965년 각각 발발한 양국 간 전쟁에 이어 이번 무력충돌에도 도화선이 됐다. 이는 1947년 영국에서 양국이 독립할 당시 카슈미르 지역 주민 다수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었던 반면, 지배층은 힌두교도였던 역사적 연원에 따른 것이다. 2019년 3월에도 인도령 카슈미르의 풀와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벌어져 인도 경찰 41명이 숨졌다. ● 양국, 경제난에 전면전 피할 듯다만, 양국 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경제위기에 처한 파키스탄은 전쟁을 피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으로선 군사력 차이도 전면전을 꺼리게 되는 요인이다. 인도는 항공모함 2척과 군용 항공기 2296대를 운용하지만, 파키스탄은 항공모함이 없고 군용 항공기도 절반(1434대)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인도도 최근 미국의 고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 가중 등 경제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미사일 공격 뒤 “우리의 행동은 집중적이고 절제돼 있으며 확전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파키스탄 측은 인도 군이 이번 미사일 공격시 인더스강 지류이자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닐럼강의 수력발전 시설인 노세리댐 등 민간 시설도 공격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한편 인도와 국경 갈등을 빚어 온 중국은 7일 외교부 발표를 통해 “인도의 군사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인도 견제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다. 2013년 파키스탄은 남부의 전략 요충지이며 인도양과 접해 있는 과다르항의 개발 및 운영권을 중국에 내주기도 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후티에 대한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다.”(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중동의 재앙으로 끌어들이려 한다.”(압바스 아그락치 이란 외교장관)이스라엘이 5일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가 4일 미사일로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타격한 지 하루 만이다. 후티의 지원자이며 최근 미국과 핵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은 이스라엘의 이런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후티의 핵심 근거지인 예멘 서부 호데이다의 항구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현지 매체 알마시라TV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지 매체 와이넷에 “‘자제의 시간’은 끝났고,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추가 공습도 예고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내각이 텔아비브에서 약 2400km 떨어진 호데이다에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공격을 감행한 건, 하루 전 후티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텔아비브에서 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따른 국내 비판을 만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압바스 아그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같은 날 ‘X’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거듭 대(對)이란 강경책을 주문하며 핵협상 타결을 방해하고 있다며 “네타냐후가 이란과의 외교에서 (미국이)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뻔뻔스럽게 지시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한 바이든 팀(조 바이든 행정부)’을 속여 230억 달러에 달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돈(군사 지원)을 쏟아붓게 한 네타냐후가 미국을 중동의 또다른 재앙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루 전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고 무기한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기드온의 전차’ 계획을 승인했다. 그는 5일에도 ‘X’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보다 더 강경한 보수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가자지구를 점령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같은 강경 행보에 어떻게 대처할 지도 관심이다. 그는 오는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 주요 3개국을 찾는다. 이스라엘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상을 재개하고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계획에 반대한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반면 관세 전쟁에 따른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이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 중재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 타결’ 같은 외교 치적을 통해 국정 운영 동력을 얻겠다는 생각이 강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과 무기한 주둔을 목표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5일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약 30%를 점령한 상태로, 완전 점령 계획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의 ‘자발적 이민’을 돕기 위해 여러 국가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킨 뒤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상에 호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완전 점령’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가자 전역 무기한 점령”AP통신에 따르면 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가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새로운 전쟁계획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을 무기한 점령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비군 수만 명을 소집해 가자 전쟁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억류 중인 2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네타냐후는 “하마스 궤멸과 인질 귀환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자 전역을 통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즉각 확전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이후 시점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가자 완전 점령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가자지구 봉쇄도 이어가기로 했다. 가자 전역은 3월 초부터 석 달째 모든 구호품의 반입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이스라엘은 내각 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구호품 반입을 재개하기로 해 봉쇄를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서는 최후 통첩을 했다. 내각 회의 일원인 제에브 엘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협상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말했다.● 트럼프-네타냐후 균열 조짐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보복도 선언했다. 전날 친(親)이란 무장단체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자 이란을 “테러의 주범”이라고 칭하며 후티와 이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4일 오전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은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에 떨어져 최소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방공망 ‘애로3’와 미국이 지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동원해 미사일 격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후티는 배후를 자처하며 “가자 작전을 확대한다면 앞으로 계속 공항을 타격해 ‘공중 봉쇄’로 압박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가 이스라엘 공항 타격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최근 소원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하욤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해 여러차례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올 2월 네탸냐후 총리가 매파 성향의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이란 핵시설 공습을 논의한 게 왈츠의 경질 배경 중 하나라는 사실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핵협상을 시도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외교적 치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집권 1기 때 밀착했던 네타냐후 총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을 찾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핵협상을 개시하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며칠 뒤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자 이를 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과 무기한 주둔을 목표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5일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약 30%를 점령한 상태로, 완전 점령 계획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의 ‘자발적 이민’을 돕기 위해 여러 국가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킨 뒤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상에 호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완전 점령’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가자 전역 무기한 점령”AP통신에 따르면 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새로운 전쟁계획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을 무기한 점령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비군 수만 명을 소집해 가자 전쟁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억류 중인 2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네타냐후는 “하마스 궤멸과 인질 귀환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자 전역을 통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즉각 확전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이후 시점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가자 완전 점령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가자지구 봉쇄도 이어가기로 했다. 가자 전역은 3월 초부터 석 달째 모든 구호품의 반입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이스라엘은 내각 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구호품 반입을 재개하기로 해 봉쇄를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서는 최후 통첩을 했다. 내각 회의 일원인 제브 엘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협상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말했다. ● 트럼프-네타냐후 균열 조짐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보복도 선언했다. 전날 친(親)이란 무장단체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자 이란을 “테러의 주범”이라고 칭하며 후티와 이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4일 오전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은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에 떨어져 최소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방공망 ‘애로3’와 미국이 지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동원해 미사일 격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후티는 배후를 자처하며 “가자 작전을 확대한다면 앞으로 계속 공항을 타격해 ‘공중 봉쇄’로 압박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가 이스라엘 공항 타격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최근 소원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하욤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해 여러차례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올 2월 네탸냐후 총리가 매파 성향의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이란 핵시설 공습을 논의한 게 왈츠의 경질 배경 중 하나라는 사실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핵협상을 시도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외교적 치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집권 1기 때 밀착했던 네타냐후 총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백악관을 찾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핵협상을 개시하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며칠 뒤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자 이를 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일 경질된 마이클 왈츠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주장하다가 군사 개입 최소화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 체결’을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최근 이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2월 초 이란에 적대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때 왈츠 전 보좌관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할 때가 됐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는 듯 행동했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일부 인사는 왈츠 전 보좌관이 이스라엘과 결탁했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집권 1기 네타냐후 총리와 밀착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그는 이달 중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주요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이스라엘은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왈츠, 네타냐후 ‘이란 공격’에 동의해 경질 WP에 따르면 왈츠 전 보좌관은 올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상회담 직전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자”는 주장에도 사실상 동조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참모는 “왈츠가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해야지 다른 나라 정상을 위해 일해선 안 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3일 ‘X’에 “WP 보도와 달리 왈츠 전 보좌관과 집중적으로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왈츠 전 보좌관을 만났을 때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도 동석했다고 썼다. 왈츠 전 보좌관은 이란,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호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매파 노선을 따르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자 강경한 대응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그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견이 커지는 상황에서 J D 밴스 미 부통령이 왈츠 전 보좌관의 구명을 위해 나섰지만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고 WP는 진단했다.● ‘재향군인의 날’을 1차대전 전승일로?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1954년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매년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제1차 세계대전 전승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힘, 용기, 군사적 탁월함에 있어 미국에 근접한 나라는 없다. 우리의 승리를 기념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국방부, 보훈부 등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다 모든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을 예우한다는 미국의 전통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거세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79번째 생일인 다음 달 14일 수도 워싱턴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대통령이 군대를 치적 과시 등 사적 용도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54)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약 100일 만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겠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행정부 내 존재감이 부쩍 줄어들 전망이다. 한때 일주일 내내 워싱턴에서 숙식하며 정부효율부 안착에 매진했던 그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앞으로 정부효율부에 사용하는 시간을 ‘주 1일’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했다. 앞으로 머스크는 정부효율부를 비롯해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X, xAI 운영에 고루 시간을 쓰며 공직과 사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실적 악화라는 사업적 어려움에도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활동을 통해 얻어간 것은 무엇일지, 운영 기한이 내년 7월까지인 정부효율부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살펴봤다. ● 테슬라에는 손해, 우주사업에는 이득테슬라는 전기차 구입에 적극적이던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반(反)머스크’ 불매운동을 벌이며 큰 타격을 입었다. 올 1분기(1~3월)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71% 급감했다. 그러나 테슬라를 비롯해 머스크의 사업 대다수가 연방정부 계약 및 보조금과 직결돼 있다. 이에 정부효율부 경험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머스크의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부 기조가 수정되려는 조짐이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일 2026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하며 화성 유인 탐사 관련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예산을 전년 대비 24.3%(약 60억 달러) 삭감하면서도 머스크의 오랜 꿈인 화성 탐사에는 힘을 실어준 것이다. *머스크가 44년간 품어온 화성 탐사의 꿈은 에서 다뤘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연방항공청(FAA)의 24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관제 통신망 사업권을 따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방항공청은 올 2월 스타링크 서비스를 알래스카주와 뉴저지주에 처음으로 시범 도입한 상태다. 연방항공청 청장 대리가 올 3월 상원 청문회에서 “관세 통신망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부 요직에 머스크와 가까운 인물들이 기용된 점도 주목된다. 나사 수장은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우주 비행을 두차례 한 사업가 재러드 아이잭먼(42)이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국부펀드의 설립은 머스크의 2022년 트위터 인수 당시 자문을 맡은 투자은행 모건 스텐리 출신 금융인 마이클 그라임스가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가 화성 식민지 건설을 위한 지식을 쌓기 위해 정부효율부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는 이해충돌과 월권 논란에도 재무부, 상무부, 국세청(IRA), 에너지부, 보건부, 교육부 등 연방 부처의 각종 민감 정보를 열람했다. 3월에는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을 보고받으려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알게 돼 무산된 사건도 있었다. 정부효율부 활동과는 별개로 ‘초소형 도시’ 건설에도 착수한 상태다. 스페이스X 로켓 발사시설이 있는 텍사스주 최남단에 발사시설의 이름을 딴 도시 ‘스타베이스’의 탄생을 결정짓는 찬반 투표가 3일 열렸다. 이 지역에 주소지를 둔 유권자 283명 대부분은 스페이스X 직원이라 거뜬히 가결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 만을 위한 3.9㎢ 규모(여의도 면적의 약 1.3배)의 도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머스크는 화성에 정부를 직접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스페이스X 관련자 20명 이상을 인터뷰해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의 진짜 쓰임은 화성 식민지 건설”이라는 분석을 내놨는데, 이 연장선에서 정부효율부 경험과 스타베이스 건설은 머스크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 정부효율부가 뿌린 씨앗들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낸 성과를 두고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2조 달러 삭감이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1500억 달러 삭감에 그쳤고, 정리해고된 공무원 수만 명도 법원 제동에 따라 복직하는 등 예상 이하라는 평가도 받는다. 반면 정부 대개편에 초석을 놓은 것까지가 머스크의 역할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 주도로 정부효율부가 연방부처들의 핵심 정보를 수집해 트럼프 행정부 4년간 이어질 작업에 추진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머스크를 이을 트럼프 행정부 내 숨은 실력자로는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49)이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냈고 충성파로 분류된다. 그는 이번 내각에서 유일하게 같은 직책으로 복귀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머스크와는 정반대 성격을 지녔다고 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보트는 머스크와 달리 신중하고, 집중력이 있으며, 디테일에 강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예산관리국 고문으로 일한 바비 코건 미국진보센터 선임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에는 함량 미달인 인물이 여럿 있으나, 보트는 매우 똑똑하고 신중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전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꼽힌다. 직책 상으로는 예산 담당이지만 행정부 운영 기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보트가 미국 정부를 트럼프식으로 재편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워싱턴에서 연방정부의 작동 원리를 그보다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정부 구조조정을 두고 “머스크는 얼굴, 보트가 설계자”라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보트가 이른바 ‘실리콘밸리식 구조조정’을 부추겼을 가능성도 있다. 신속하고 거친 실행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인 정부효율부는 공직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는데, 이 또한 보트의 설계에 부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보트는 2023년 비공개 연설에서 “관료 집단을 악당으로 몰아가고, 이들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줘서 아침에 출근하기 싫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트는 자칭 ‘복음주의 보수주의자’다. 일리노이주의 복음주의 기독교 대학 위튼칼리지 출신으로 2021년 보수 싱크탱크 ‘미국 재건 센터’를 설립했다. ‘신 아래 국가로 미국을 재정립하는 것’이 이 싱크탱크의 설립 이념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청사진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 보고서도 공동 집필했다. 그는 미국 정부와 미국 문화가 “마르크스주의를 추종하는 좌파 기득권 관료에 장악당했다”며 ‘딥 스테이트(그림자 정부)’ 해체를 앞장서 주장했다. 의회를 통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략에도 보트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미 대선 기간에 행정명령 초안을 미리 작성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지, 교육·환경·복지 분야의 연방정부 역할 축소 등을 지시하는 행정명령 수립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 한때 보수 진영에서도 급진적이라고 평가받던 그의 주장은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정부효율부와 백악관 예산관리국을 활용해 정부 곳곳에 친트럼프 인사를 채워 넣는 한편,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확대하려는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보트가 의회 권력 약화와 헌법 재해석을 위해 필요한 전략을 짤 것”이라고 내다봤다. 22화 요약: 일론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활동을 통해 자신의 우주사업에 유리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효율부의 ‘얼굴’이었던 머스크는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실세이자 전략가로 꼽히는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남는다. 그는 정부 개편 작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며 대통령 권한 확대, 복음주의 보수주의 실현, 관료제 해체를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친구(First buddy)’로 불리며 미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일론 머스크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규정에 따르면 DOGE 수장은 특별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에서 365일 중 최대 130일만 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DOGE 수장으로서 머스크의 임기는 이달 30일 종료된다. 하지만 무리한 구조조정과 월권 행위 등으로 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테슬라 판매가 급감하고 주가가 폭락한 것이 임기를 한 달 남겨 놓은 상황에서 미리 ‘사임 의사’를 밝히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머스크 리스크’가 커지면서 테슬라 이사회가 그를 대신할 CEO 후보군까지 물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가 모자’ 두 겹 쓰고 사임 인사 폭스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정식으로 사임 인사를 전했다. 당시 그는 ‘DOGE’가 새겨진 검은 모자 위에 ‘미국만(GULF OF AMERICA)’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겹쳐 썼다. 또 “미국 국민들은 안전한 국경, 안전한 도시, 그리고 합리적 지출을 위해 투표했고 첫 100일 동안 엄청난 성과가 이뤄졌다”며 “이 정권이 미국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정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도움에 우리 모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정말 많은 것을 희생했고,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눈을 뜨게 해 줬다”고 치켜세웠다. 머스크가 연방정부에 대해 기업식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조직 축소, 인력 감축, 프로젝트 종료 등 각종 비용 절감을 추진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회의에 참석한 각료들이 머스크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기간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2기 행정부의 ‘스타’로 떠올랐다. 민간 기업인 신분임에도 특별 공무원으로 채용됐고, 백악관에서 일하며 월권 논란을 빚었다. 최근에는 ‘경제 사령탑’ 격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심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테슬라 순이익 71% 추락, 조직적 불매운동 발생 최근 테슬라의 경영 악화가 심각해지면서 머스크는 백악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 1분기(1∼3월)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71%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의 공무원 대량 해고 등 급격한 구조조정 추진, 나치식 인사 등 극우 논란이 맞물려 테슬라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반(反)머스크 운동’이 조직적으로 벌어지며 불매 운동과 차량 테러, 판매점 공격이 잇따랐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미 산 테슬라가 부끄럽지만 팔 방법이 없다”며 테슬라의 T자 엠블럼을 차에서 떼 내거나, ‘난 일론이 미치기 전 이 차를 샀다(I Bought This Before Elon Went Crazy)’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와 머스크에 대해 반감이 확산되면서 유럽, 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 매출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조5000억 달러(약 2144조 원)까지 올랐던 테슬라 시가총액은 최근 약 9000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테슬라의 어려움이 커지자 지난달 22일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테슬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후임자를 찾는 데 진지하게 나섰다”고 전했다. WSJ는 “약 한 달 전 이사회는 테슬라의 차기 CEO를 물색하기 위해 주요 헤드헌팅 회사에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최고위직에 변화가 생긴다면 테슬라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WSJ의 보도 뒤 테슬라는 로빈 덴홈 이사회 의장 명의의 성명을 X에 올려 “이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머스크 역시 “WSJ가 의도적으로 허위 기사를 게재했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