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31

추천

국제부 기자입니다. 사건사고, 미중 경쟁 기사를 주로 씁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도 씁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4-04-17~2024-05-17
국제일반34%
인사일반21%
미국/북미15%
사건·범죄9%
국제정세6%
외교3%
IT3%
국제정치3%
국제경제3%
부동산3%
  • 스웨덴서 이슬람 명절에 ‘코란 소각’ 시위…나토 가입 먹구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이슬람 최대 명절날에 이슬람교 경전 코란을 불태운 1인 시위가 벌어졌다. 튀르키예 정부가 “스웨덴 정부가 비열한 시위를 허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TV4를 비롯한 스웨덴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첫날인 이날 이라크 출신 살완 모미카(37)가 스톡홀름 중앙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코란을 불태웠다. 모미카는 한 손에 쿠란을 들고 담배를 태우며 다른 손에 확성기를 들고 아랍어로 뭔가 말했다. 쿠란을 몇 장 찢어 이슬람에서 상대를 모욕하는 상징인 신발에 비비더니 담배로 불을 붙였다. 이슬람 율법이 섭취를 금지하는 돼지고기를 쿠란 책장 사이에 넣기도 하고 쿠란을 던져 발로 차기도 했다. 스웨덴 경찰이 허용하는 가운데 시민 약 200명이 현장에서 지켜본 이날 시위는 통역가라고 밝힌 남성이 찍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모미카에게 돌을 던지려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는 했지만 시위는 차분하게 마무리됐다고 TV4는 전했다. 시위 직후 모미카는 미국 CNN 방송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협하는 이 책(코란)이 금지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며 스웨덴 나토 가입을 방해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자신은 스웨덴 시민권자로 5년 전 이라크를 떠나 스웨덴에 왔으며 무교(無敎)라고 밝혔다. 튀르키예(터키)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는 반발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비열한 행위를 허용한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트위터에 썼다. 모로코는 주스웨덴 모로코대사 자리를 무기한 공석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11,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스웨덴으로서는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스웨덴 쿠르드노동자당에 스웨덴 정부가 온정적이라며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시위에 대해 “합법적이나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9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정적’ 나발니 “푸틴, 러를 내전 문턱에 몰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사진)가 “푸틴이 러시아를 내전 문턱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복역 중인 나발니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푸틴 정권보다 러시아에 더 큰 위협은 없다”며 이 같은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나발니는 이번 무장 반란 과정에서 바그너그룹이 러시아군 헬리콥터를 격추해 장병들이 숨진 것에 대해 “러시아 상공에서 러시아군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은 서방도, (푸틴) 반대파도 아니다. 푸틴 그 자신”이라며 “(세르게이) 쇼이구(국방장관)를 죽이려고 (모스크바로) 향한 피의자들을 모두 사적으로 사면한 사람이 바로 푸틴”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이 개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분열되고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푸틴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판해온 나발니는 2020년 공항에서 차를 먹고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냉전 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화학무기 노비초크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듬해 러시아로 돌아와 사기 및 법정 모독 등 혐의로 11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한편 영국 더타임스는 “크렘린궁이 26일 방송사들에 ‘쿠데타’ ‘폭동’ 대신 ‘반란 시도’라는 말을 쓰라는 (보도) 지침을 내렸다”고 이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 정적’ 나발니 “푸틴, 러 내전 문턱에 몰아 넣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가 “푸틴이 러시아를 내전 문턱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복역 중인 나발니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푸틴 정권보다 러시아에 더 큰 위협은 없다”며 이같은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나발니는 이번 무장 반란 과정에서 바그너그룹이 러시아군 헬리콥터를 격추해 장병들이 숨진 것에 대해 “러시아 상공에서 러시아군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은 서방도, (푸틴) 반대파도 아니다. 푸틴 그 자신”이라며 “(세르게이) 쇼이구(국방장관)를 죽이려고 (모스크바로) 향한 피의자들을 모두 사적으로 사면한 사람이 바로 푸틴”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이 개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분열되고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푸틴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판해온 나발니는 2020년 공항에서 차를 먹고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독일 정부는 ‘냉전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화학무기 노비초크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듬해 러시아로 돌아와 사기 및 법정 모독 등 혐의로 11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한편 영국 더타임스는 “크렘린궁이 26일 방송사들에 ‘쿠데타’ ‘폭동’ 대신 ‘반란 시도’라는 말을 쓰라는 (보도) 지침을 내렸다”고 이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8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협박은 실패할 운명”… 벨라루스 대통령 “프리고진 입국”

    36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철군 결정 사흘 뒤인 27일(현지 시간)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크렘린궁과 철수를 조건으로 거래한 대로 벨라루스에 입국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기소를 취소하고 무장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에 지급한 2조5000억 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보복’ 여지를 남겼다.● 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도착”벨라루스 국영 방송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간의 중재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이 오늘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7일 프리고진의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이 민스크 주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이날 오전 5시 32분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이륙한 뒤 오전 7시 20분경 민스크 주변으로 하강했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등록된 프리고진의 전용기와 식별 부호가 일치한다. 로스토프주는 프리고진이 24일 일시 점령했던 지역이다. 프리고진은 25일 새벽 차량을 타고 로스토프주 내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26일 반란 중단 결정 이후 처음 공개한 11분짜리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반란의)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지 정부 전복을 위한 행진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한때 그가 러시아 당국에 구금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26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을 조사하고 있으며 크렘린궁은 형사 조치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 날 FSB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취하했음을 분명히 했다. FSB는 성명을 통해 “(반란) 참가자들이 범죄 실행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멈췄고, 이를 비롯한 수사 상황을 고려해 23일 조사를 개시한 형사 사건을 27일 종결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에 “바그너그룹의 군용 중장비는 러시아 정규군에 이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군인, 사법 당국이 내전 막아내”푸틴 대통령은 무장 반란 종료 뒤 처음으로 26일 밤 TV 연설에 나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성난 표정이었다. 바그너그룹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신속히 진군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 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반란에 참여한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처벌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프리고진이라는 이름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단 반란죄를 묻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반란 수괴’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을 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 또 크렘린궁 대성당 광장에서 야외 연설을 하며 “군인과 사법 당국이 내전을 막아냈다”고 치켜세우고 이번 반란 중 항공기 격추로 사망한 장병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 등을 비난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들을 재신임하며 빠르게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초청 못받은 네타냐후, 보란듯 내달 시진핑과 만남 추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다음 달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 무력화 시도,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을 두고 전통 우방인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 중이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말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40년 넘게 인연을 맺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자신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지 않자 보란 듯 중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 3월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정상화를 배후에서 중재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또한 14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나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처럼 중국이 주로 반(反)이스라엘 전선에 있는 중동 국가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해 온 상황에서 네타냐후의 방중까지 성사된다면 중동에서의 미중 패권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美 자극해 태도 변화 촉구 2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이스라엘과 중국 실무진은 네타냐후 총리의 방중을 준비하기 위한 만남을 가졌다. 시 주석 외에 다른 중국 지도부와의 면담 방안 또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네타냐후 총리는 2017년 3월 이후 6년 만에 베이징을 찾는다. 이스라엘 측은 방중의 주요 목적이 중국과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자극해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현지 언론에 “미국 외 다른 외교 선택지가 있음을 미국에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이스라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역대 미 행정부는 신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하면 곧바로 초청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1996∼1999년 첫 집권, 2009∼2021년 두 번째 집권 때는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백악관을 찾았다. 세 번째 집권 후에는 초청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혔음에도 이를 이루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3월에도 네타냐후 총리의 초청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단기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사법부 무력화 시도로 40년 우정 금 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위원회 소속 상원의원이던 1982년 당시 주미 이스라엘 대사로 부임한 네타냐후 총리를 처음 만났다. 둘은 이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랬던 둘의 관계에 금이 간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세 번째 집권 후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는 법안을 밀어붙이면서부터다. 이 법에 따르면 의회 과반(61석 이상)이 동의하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도 무효로 만들 수 있고, 대법관 임명권을 가진 법관선정위원회의 과반을 친네타냐후 인사로 채울 수 있다. 이스라엘 검찰은 2019년 11월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 배임, 사기 등으로 기소했다. 이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며 네타냐후 총리가 지면 실각은 물론이고 감옥행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삼권분립의 근간을 해치는 ‘방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올 3월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은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주권국”이라고 발끈했다. 다만 국내에서 연일 항의 시위가 벌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40년 친구”라며 한발 물러섰다. 네타냐후 정권이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것 또한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다. 최근 중동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공존하는 미국의 ‘두 국가 해법’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는 25일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대에 대한 연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도착”…푸틴 “협박은 실패할 운명”

    36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철군 결정 사흘 뒤인 27일(현지 시간)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크렘린궁과 철수를 조건으로 거래한 대로 벨라루스에 입국한 것이다.러시아 정부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고 무장 해제 작업에 착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에 지급한 2조5000억 원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보복’ 여지를 남겼다.● 루카셴코 “프리고진 벨라루스 도착”이날 벨라루스 국영 방송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간의 중재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은 오늘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로이터통신은 27일 프리고진의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이 민스크 주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이날 오전 5시 32분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이륙한 뒤 오전 7시 20분경 민스크 주변으로 하강했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등록된 프리고진의 전용기와 식별 부호가 일치한다. 로스토프주는 프리고진이 24일 일시 점령했던 지역이다. 프리고진은 25일 새벽 차량을 타고 로스토프주 내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했다.앞서 프리고진은 26일 반란 중단 결정 이후 처음 공개한 11분짜리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반란의)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행진’의 목표는 바그너그룹의 파괴를 피하는 것이었지 정부 전복을 위한 행진이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한때 그가 러시아 당국에 구금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26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프리고진을 조사하고 있으며 크렘린궁은 형사 조치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 날 FSB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형사 기소를 취하했음을 분명히 했다. FSB는 성명을 통해 “(반란) 참가자들이 범죄 실행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을 멈췄고, 이를 비롯한 수사 상황을 고려해 23일 조사를 개시한 형사 사건을 27일 종결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에 “바그너그룹의 군용 중장비는 러시아 정규군에 이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군인, 사법 당국이 내전 막아내”푸틴 대통령은 무장 반란 종료 뒤 처음으로 26일 밤 TV 연설에 나서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성난 표정이었다. 바그너그룹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신속히 진군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태 처음부터 대규모 유혈 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반란에 참여한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며 처벌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하지만 프리고진이라는 이름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단 반란죄를 묻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반란 수괴’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을 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 또 크렘린궁 대성당 광장에서 야외 연설을 하며 “군인과 사법 당국이 내전을 막아냈다”고 치켜세우고 이번 반란 중 항공기 격추로 사망한 장병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장관 등을 비난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들을 재신임하며 빠르게 국정 장악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7
    • 좋아요
    • 코멘트
  • “AI 활용 상위기업 100곳 주가 11% 상승… 하위는 변동 없어”

    세계 500대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세계적 대기업 사이에서도 AI 활용을 둘러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 AI 활용도 상위 100대 기업은 매출의 평균 11%를 AI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올 들어 주가 또한 11% 올랐지만 하위 100개 기업은 투자와 주가 상승이 모두 ‘0’이었다. 영국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와 유럽 리서치기업 프리딕트리즈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AI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25일 기준 AI를 적극 활용한 상위 100대 기업의 주가는 올 1월 1일에 비해 평균 11% 올랐다. 반면 하위 100개 기업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상위 100대 기업은 AI 관련 연구개발(R&D)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었다. 이들은 매출의 11%를 R&D에 썼다. 반면 하위 100곳에서는 이 수치가 ‘0’%였다. 이번 조사는 각국 기업의 AI 활용이 본격화한 2020∼2023년 특허, 벤처 투자, 채용 공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AI 관련 회사 인수 등 5개 항목에 관한 해당 기업의 AI 활용도를 전수 분석해 이뤄졌다. AI 활용도 상위 100개 기업 중 절반은 비(非)정보기술(IT) 기업이어서 테크 기업이 AI를 더 많이 활용할 것이란 일각의 예상도 빗나갔다.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 미 제약업체 모더나 같은 금융, 보험, 의료서비스 기업 등 데이터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특히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JP모건체이스는 투자상담 챗봇 ‘인덱스GPT’의 특허를 최근 신청했다. 채용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더나, 길리어드사이언스 같은 유명 제약사는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활용했다. 포드, GM 등 전통 자동차기업 또한 전기차 및 자율주행 자동차의 부상으로 AI 활용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 기간 AI 관련 직원을 단 한 번도 채용한 적이 없는 회사는 500곳 중 약 3분의 1에 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선도기업 내에서도 활용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융시장이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시애틀서 괴한 총격에 30대 한인 임신부 사망…8개월 된 태아도 숨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번화가에서 대낮에 차에 탄 한인 부부가 총격을 받아 임신 8개월째인 30대 부인이 목숨을 잃고 태아도 숨졌다. 14일(현지 시간) 시애틀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시애틀 번화가 벨타운 한 교차로에 신호 대기 중이던 권모 씨(37) 부부의 테슬라 승용차 운전석 쪽으로 미국인 남성(30)이 다가와 갑자기 총을 쏴댔다. 운전석에 있던 아내 권 씨(34)는 머리와 폐 등 신체 4곳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조수석에 있던 남편 권 씨는 아내를 감싸려고 뻗었던 팔에 총을 맞은 뒤 조수석 문 밖으로 쓰러졌다. 아내 권 씨는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응급 분만도 시도했으나 8개월된 태아 역시 살리지 못했다. 남편 권 씨는 치료를 받고 14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범행 직후 도망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 일대를 수색하던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체포 직전 “내가 했다. 내가 했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총격범이 사용한 반자동 권총은 도난당한 총기로 확인됐다. 총격범은 살인 및 불법 총기 소지 등 혐의를 받고 경찰에 구금된 상태다. 경찰은 총격범이 “부부의 차량 안에 총기가 보여서 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입수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일치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총격범은 권 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으며 2017년 총기 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자신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애틀 한인 매체 ‘조이 시애틀’에 따르면 시애틀 시내에서 일식당을 하는 권 씨 부부는 이날 출근하던 길에 변을 당했다. 부부에게는 두 살 된 아들이 있는데 차에는 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권 씨 친구 마이클 호일은 현지 방송 키로7에 “권 씨는 정말 헌신적이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이었다”며 “(숨진) 친구와 남겨진 남편, 그리고 아들을 생각하면 슬픔보다 분노가 더 크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5
    • 좋아요
    • 코멘트
  • “난자-정자 없이 줄기세포로 인간 배아 제조”… 英-美 연구팀 성공

    영국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간 인공 배아(胚芽) 제조에 성공했다. 인간 인공 배아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와 함께 연구 윤리 관련 법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 시간)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소속 막달레나 제르니카괴츠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 보스턴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ISSCR)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서 제르니카괴츠 교수는 “(배아 줄기)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인간 배아 같은 모델을 만들었다”며 “자연 배아 14일째 발달 단계를 약간 넘어서는 정도까지 배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 인공 배아가 인간으로 자라나지는 못할 전망”이라며 “현행법상 인간 자궁에 인공 배아를 착상 시킬 수 없고 만약 착상하더라도 초기 단계 이상으로 자라날 확률은 낮다”고 전했다. 또 인공 배아 연구를 관리, 감독하는 법령도 아직 없는 상태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입법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을 비롯한 인공 배아 연구 주요국에서는 연구자들이 자체 지침 수립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공 배아 연구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법 테두리가 더욱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가디언은 “생명과학 분야 발전 속도를 법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인공 배아 연구는 동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이스라엘 연구진은 쥐 줄기세포를 활용해 최초로 인공 배아를 만들었다. 올 4월 중국 연구진은 원숭이 인공 배아 제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동물 인공 배아 가운데 암컷 자궁에 착상해 자라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5
    • 좋아요
    • 코멘트
  • AI로 환생한 존 레넌… 비틀스, 27년만에 신곡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996년 이후 27년 만에 신곡을 내기로 했다. 1980년 총격 사고로 숨진 멤버 존 레넌이 생전에 남긴 미완성곡에 AI를 통해 레넌의 목소리를 입히는 식이다. 1960년 결성된 비틀스는 수많은 히트곡을 낸 후 1970년 해체됐다. 멤버 4명 중 레넌과 조지 해리슨은 타계했고, 폴 매카트니(81)와 링고 스타(83)는 생존해 있다. 매카트니는 13일(현지 시간)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비틀스의 마지막 곡 작업을 얼마 전에 마쳤다”며 “레넌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둔 데모곡을 AI에 학습시켜 레넌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추출해 냈다”고 공개했다. 또 이 노래를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매카트니는 신곡 제목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 그리고 그때’일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매카트니는 1994년 레넌의 두 번째 부인이자 일본계 예술가인 오노 요코로부터 이 데모곡을 받았다. 이 곡은 레넌이 사망 직전에 만든 ‘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카세트테이프에 수록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틀스 멤버들은 27년 전에 이 노래도 완성하려고 시도했으나 다른 두 곡에 비해 녹음 품질이 낮고, 가사에 빈 부분이 많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카트니는 “아름다운 한 구절이 있는 노래지만 작업물이 만족스럽지 않아 중단했다”고 잡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달로 이번에는 선명한 레넌의 목소리를 추출했을 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수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트니는 “좀 무섭지만 신나는 일”이라며 “이것이 미래”라는 소감을 밝혔다. NYT는 “매카트니는 신시사이저나 샘플링처럼 음악의 흐름을 바꾼 신기술들을 빠르게 작업에 활용한 이력이 있는 호기심 많은 예술가”라고 평했다. 최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AI를 활용한 음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게 한 영상도 있다. 그러나 무단으로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저작권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은 AI가 부른 노래의 게재를 막아달라고 유튜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틀스, 27년 만에 신곡 낸다…AI로 존 레넌 음성 추출

    영국의 전설적 밴드 비틀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996년 이후 27년 만에 신곡을 내기로 했다. 1980년 총격 사고로 숨진 멤버 존 레넌이 생전에 남긴 미완성곡에 AI를 통해 레넌의 목소리를 입히는 식이다. 1960년 결성된 비틀즈는 수많은 히트곡을 낸 후 1970년 해체했다. 멤버 4명 중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은 타계했고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생존해 있다.매카트니는 13일(현지 시간)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비틀스의 마지막 곡 작업을 얼마 전에 마쳤다”며 “레넌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둔 데모곡을 AI에 학습시켜 레넌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추출해냈다”고 공개했다. 이 노래를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도 밝혔다. 매카트니는 신곡 제목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 그리고 그때’일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매카트니는 1994년 레논의 두 번째 부인이자 일본계 예술가인 오노 요코로부터 이 데모곡을 받았다. 이 곡은 레논이 사망 직전에 만든 ‘폴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카세트테이프에 수록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틀스 멤버들은 27년 전에 이 노래도 완성하려고 시도했으나 다른 두 곡에 비해 녹음 품질이 낮고, 가사에 빈 부분이 많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카트니는 “아름다운 한 구절이 있는 노래지만 작업물이 만족스럽지 않아 중단했다”고 잡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달로 이번에는 선명한 레논의 목소리를 추출했을 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수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트니는 “좀 무섭지만 신나는 일”이라며 “이것이 미래”라는 소감을 밝혔다. NYT는 “매카트니는 신시사이저나 샘플링처럼 음악의 흐름을 바꾼 신기술들을 빠르게 작업에 활용한 이력이 있는 호기심 많은 예술가”라고 평했다. 최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AI를 활용한 음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르게 한 영상도 있다. 그러나 무단으로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해 저작권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니버설뮤직 그룹은 AI가 부른 노래의 게재를 막아달라고 유튜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4
    • 좋아요
    • 코멘트
  • 英 앙숙의 충돌… 수낵 “부당요구 거부” 존슨 “헛소리”

    영국에서 리시 수낵 현 총리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작위 수여를 놓고 격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수낵 총리는 존슨 전 총리의 집권 당시 재무장관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존슨 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방역 수칙을 어긴 채 파티를 즐겼다는 ‘파티게이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지난해 7월 주요 장관 중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고 이후 다른 장관도 줄사표를 내면서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초래해 앙숙이 됐다. 수낵 총리는 12일 런던의 한 콘퍼런스에서 존슨 전 총리가 무리하게 최측근의 작위 수여를 종용하고 있다며 “이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하면 정치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며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 전직 총리는 퇴임 후 측근에 대한 작위 수여를 요청해왔다. 상원의 지명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각각 60여 명을 추천했지만 존슨 전 총리는 약 100명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일 발표된 최종 명단에는 존슨 전 총리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최측근 네이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 나이절 애덤스 하원의원 등 8명이 빠졌다. 이에 존슨 전 총리 측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수낵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받아친 것이다. 수낵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존슨 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수낵 총리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talking rubbish)”고 반박했다. 재심사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낵 총리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14일 ‘파티게이트’에 관한 영국 정부의 최종 보고서 공개, 내년 총선에서의 존슨 전 총리 출마 등을 두고도 계속 부딪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北, 미사일 자금 절반 코인 해킹으로 충당”… 5년간 4조 탈취

    최근 5년간 4조 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의 절반가량을 조달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36차례 62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올해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가상화폐 탈취를 통한 수익 급증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세계에 심어 놓은 이른바 ‘그림자 정보기술(IT) 인력’을 무기로 탈(脫)중앙화 금융인 ‘디파이(DeFi)’를 악용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도화하는 北 가상화폐 해킹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외국 부품 조달 자금의 50%가 사이버 작전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버거 부보좌관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의 최고 3분의 1을 사이버 활동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약 1년 만에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가 역대 최대로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올 2월 ‘2023 가상화폐 범죄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도난 규모 38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16억5000만 달러(약 2조1300억 원)가 북한 해커의 소행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는 2016년 150만 달러에서 2017년 2920만 달러, 2018년 5억2230만 달러로 늘었다가 가상화폐 가격 하락 등으로 2019년 2억7110만 달러, 2020년 2억9950만 달러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1년 4억2880만 달러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 그 3배가 넘은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32억 달러(약 4조1200억 원)를 탈취한 것이다. 2020년 북한 총수출이 1억4200만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수출액의 2∼10배를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셈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북한의 사이버 범죄 수익이 급증한 것은 변칙적인 해킹 및 자금 세탁 기술 고도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게임 업체 엑시인피니티의 가상화폐 입출금 권한 ‘노드키’를 해킹해 역대 가상화폐 해킹 중 최대인 6억2500만 달러를 훔쳤다. 올 3월 시세 조작을 이용한 ‘플래시론’ 방식으로 가상화폐 대출 업체 오일러파이낸스를 공격한 1억97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탈취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공급망에 계단식 연쇄 사이버 공격도 벌였다고 WSJ는 전했다. ● “北은 해적 국가… 그림자 IT 인력 문제”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충당하면서 대북 경제 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스파이 활동에 초점을 맞춘 대부분 국가의 사이버 프로그램과는 달리 북한은 국제 제재를 피해 달러 같은 경화(硬貨·언제든 외국 화폐로 바꿀 수 있는 화폐) 절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돈세탁에 활용하는 가상화폐 믹서 기업 등을 제재하고 역(逆)해킹 등으로 현금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 기업에 위장 취업시킨 그림자 IT 인력을 통한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국무부 등이 지난해 5월 공동 발표한 보안 지침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인이나 중국인 프리랜서로 위장시킨 IT 인력 수천 명을 앱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들여보낸 뒤 이들이 얻은 접근권을 해커들에게 넘긴다. 북한은 또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파격적인 이직 조건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하거나, 병원 등에 심은 악성코드로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전 FBI 분석가 닉 칼슨은 “북한은 현대판 해적 국가”라며 “가상화폐 산업에서 이런 가짜 IT 인력을 퇴출시키는 일이 지속적인 문제”라고 WSJ에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마존 기적’ 4남매 어머니 “살아 나가라” 유언

    경비행기 추락 후 아마존 밀림에서 40일 만에 구조된 콜롬비아 4남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살아 나가라”란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경비행기에 탔던 어머니는 추락 후 나흘 뒤 숨졌다. 12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파이스는 4남매 어머니 막달레나 무쿠투이(33·사진)가 아이들에게 “이제 가거라. 엄마가 너희를 이 세상에 데리고 와서 사랑한 것처럼 이젠 아빠의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4남매 아버지 마누엘 라노케는 “(아내의 이 말은) 13세 맏이 레슬리가 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어머니 무쿠투이는 경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크게 다쳐 거동이 어려웠지만 파손된 비행기 안에서 아이들과 나흘 동안 함께 있었다고 한다. 군 수색대는 지난달 15일 어머니 시신을 발견했다. 9일 추락 40일 만에 구조돼 콜롬비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에 입원 중인 아이들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현지 매체에 밝혔다. 다만 밀림에서 갓 돌을 넘긴 막내와 5세, 9세 동생들을 한 달 넘게 돌보느라 크게 신경을 쓴 레슬리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한다. 4남매와 어머니 무쿠투이는 반(反)정부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위협을 피해 인근 도시로 이사를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노케는 “반군이 나를 암살하고 레슬리와 둘째 딸을 조직원으로 들이려 했다”며 “지난달 내가 먼저 도시로 가 돈을 모았고 가족이 오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고 콜롬비아 카라콜TV가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삼성·하이닉스 中공장에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연장 방침 확인

    미국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반입을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선 올 10월로 만료되는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이 확정될 경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지난주 미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및 대만 기업에 대한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조치가 당분간(for the foreseeable future) 갱신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상무부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장비에 대해 중국 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되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해 규제 적용을 올 10월까지 1년 유예한 상태다. 한미 당국은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나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리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 측의 초안 마련 과정에서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중국의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제재를 계기로 미 의회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이 마이크론의 중국 내 공백을 메울 경우 규제 유예 조치를 연장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규제 유예를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다만 미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늦추기 위해 고안된 미국의 수출 통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 2023-06-13
    • 좋아요
    • 코멘트
  • ‘억만장자 가장 많은 도시’는 뉴욕…홍콩-샌프란시스코-모스크바 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는 순 자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이상을 소유한 사람을 뜻한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CNBC는 자산정보업체 ‘웰스X’의 2022년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뉴욕 내 억만장자가 136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뉴욕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맨해튼 월가에 수많은 금융회사는 물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이 있다. 2위는 홍콩(112명)이다. 외국인의 거주 비용이 매우 비싼 편이지만 뉴욕 못지 않은 세계적 금융 중심지라는 점이 억만장자들에게 매력이라고 웰스X는 진단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 샌프란시스코(84명)가 3위를 차지했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활황을 바탕으로 억만장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초호화 주택 소유자의 비율 또한 높다고 분석했다. 4위는 러시아 모스크바, 5위는 영국 런던이 차지했다. 이어 중국 베이징, 미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중국 선전, 인도 뭄바이가 10위 안에 들었다. CNBC는 “상위 10대 도시는 모두 세계적 대도시”라며 “억만장자가 비즈니스는 물론 고급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갖춘 곳을 선호한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 백악관 “北, ICBM 개발자금 절반 해킹으로 마련”

    최근 5년간 4조 원 규모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의 절반가량을 조달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36차례 62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올해도 군사정찰위성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가상화폐 탈취를 통한 수익 급증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세계에 심어 놓은 이른바 ‘그림자 정보통신(IT) 인력’을 무기로 탈(脫)중앙화 금융인 ‘디파이(DeFi)’를 악용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도화하는 北 가상화폐 해킹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외국 부품 조달 자금의 50%가 사이버 작전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버거 부보좌관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 재원 최고 3분의 1을 사이버 활동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약 1년 만에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올 2월 ‘2023 가상화폐 범죄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도난 규모 38억 달러(약 4조6000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16억5000만 달러(2조1300억 원)가 북한 해커 소행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북한 가상화폐 탈취 규모는 2016년 150만 달러에서 2017년 2920만 달러, 2018년 5억2230만 달러로 늘었다가 가상화폐 가격 하락 등으로 2019년 2억7110만 달러, 2020년 2억9950만 달러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1년 4억2880만 달러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 그 3배가 넘은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32억 달러(약 4조1200억 원)를 탈취한 것이다. 2020년 북한 총수출이 1억4200만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수출액의 2~10배를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셈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지난해에도 북한의 사이버 범죄 수익이 급증한 것은 변칙적인 해킹 및 자금 세탁 기술 고도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게임 업체 엑시인피니티 가상화폐 입출금 권한 ‘노드키’를 해킹해 역대 가상화폐 해킹 최대인 6억2500만 달러를 훔쳤다. 올 3월 시세 조작을 이용한 ‘플래시론’ 방식으로 가상화폐 대출 업체 오일러파이낸스를 공격한 1억9700만 달러 규모 가상화폐 탈취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 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 공급망에 계단식 연쇄 사이버 공격도 벌였다고 WSJ는 전했다. ● “北은 해적국가… 그림자 IT 인력 문제”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충당하면서 대북 경제제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스파이 활동에 초점을 맞춘 대부분 국가 사이버 프로그램과는 달리 북한은 국제 제재를 피해 달러 같은 경화(硬貨·언제든 외국 화폐로 바꿀 수 있는 화폐) 절도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돈세탁에 활용하는 가상화폐 믹서 기업 등을 제재하고 역(逆)해킹 등으로 현금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 기업에 위장 취업시킨 그림자 IT 인력을 통한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국무부 등이 지난해 5월 공동발표한 보안 지침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인이나 중국인 프리랜서로 위장시킨 IT 인력 수천 명을 앱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들여보낸 뒤 이들이 얻은 접근권을 해커들에게 넘긴다. 북한은 또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파격적인 이직 조건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하거나, 병원 등에 심은 악성코드로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가상화폐를 요구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전 FBI 분석가 닉 칼슨은 “북한은 현대판 해적 국가”라며 “가상화폐 산업에서 이런 가짜 IT인력을 퇴출시키는 일이 지속적인 문제”라고 WSJ에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 한살배기도 40일 버텼다 ‘아마존의 기적’

    경비행기가 추락해 아마존 밀림에 보호자도 없이 남겨진 콜롬비아 4남매가 4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3세 맏이가 갓 돌을 넘긴 막내 및 5세, 9세 동생들과 함께 한 달 넘게 생존한 것이다. 4남매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콜롬비아 매체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수색대는 이날 오후 맏이 레슬리 양(13)을 비롯해 4남매를 구조했다. 지난달 1일 어머니와 타고 가던 경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밀림에 추락한 지 40일 만이다. 4남매는 추락 지점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콜롬비아 당국은 경비행기가 조종석부터 땅에 충돌하면서 조종사와 그 옆에 앉은 어머니는 숨졌지만 뒷좌석에 앉아 있던 4남매는 무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6인승 경비행기에는 사고 당시 조종사와 4남매 등 승객 6명이 타고 있었다. 4남매는 수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 당시 아이들은 영양 실조 상태였지만 가볍게 긁히고 벌레에게 물린 상처 말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인 4남매가 밀림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에게 배운 생존법이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2, 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숨진 엄마가 가르쳤던 ‘정글 생존법’, 4남매 살렸다

    경비행기가 추락해 아마존 밀림에 보호자도 없이 남겨진 콜롬비아 4남매가 4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3세 맏이가 갓 돌을 넘긴 막내 및 5세, 9세 동생들과 함께 한 달 넘게 생존한 것이다. 4남매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과 콜롬비아 매체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수색대는 이날 오후 맏이 레슬리 양(13)을 비롯해 4남매를 구조했다. 지난달 1일 어머니와 타고 가던 경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밀림에 추락한 지 40일 만이다. 4남매는 추락 지점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콜롬비아 당국은 경비행기가 조종석부터 땅에 충돌하면서 조종사와 그 옆에 앉은 어머니는 숨졌지만 뒷좌석에 앉아 있던 4남매는 무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6인승 경비행기에는 사고 당시 조종사와 4남매 등 승객 6명이 타고 있었다. 4남매는 수도 보고타 중앙군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 당시 아이들은 영양 실조 상태였지만 가볍게 긁히고 벌레에게 물린 상처 말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인 4남매가 밀림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에게 배운 생존법이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2, 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정글서 40일 생존 ‘아마존의 기적’4남매, 후이토토족 소속 원주민어릴때부터 ‘정글의 방식’ 배워13세 큰누나, 식량 찾고 과일 채집영양실조外 외상없어… 2, 3주내 퇴원 “크리스틴 생일 축하해. 우리가 빨리 찾을게.”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 스피커를 타고 한 노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이날은 같은 달 1일 경비행기 사고로 실종된 4남매 중 막내 크리스틴의 첫 번째 생일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이들의 외할머니. 300여 명의 수색대는 매일 외할머니의 목소리를 크게 틀어둔 채 오전 6시부터 해질 때까지 작업했다. 10일 엘티엠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이들이 조난된 지역은 가시거리가 20m에 불과한 정글이다. 물과 과일을 구하기 쉽다는 장점 외엔 재규어와 독사가 서식해 맨몸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남매는 후이토토족 소속 원주민으로, 어머니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체득한 ‘정글의 방식’을 적극 활용한 끝에 조난 40일 만인 9일 마침내 구조됐다. 사고 직후 맏이 레슬리 양(13)은 고구마처럼 생긴 작물인 카사바 가루를 비행기에서 찾아냈고 이후엔 직접 씨앗과 과일을 채집해 동생들과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매의 외할머니는 “레슬리는 전사 같은 아이”라며 “평소에도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면 동생들을 돌보고 숲에서 과일을 따오곤 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나뭇가지로 임시 거처를 만들어 버텼다. 지난달 15일경 수색대는 아이들의 것으로 보이는 젖병, 가위, 머리끈, 임시 거처 등을 발견했다. 카를로스 페레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열대림생태학 교수는 “원주민 아이들은 일찍이 임시 거처를 짓는 방법을 배우고,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뱀 80여 종 중 독사 5종을 구분할 줄 안다”며 “같은 나이대의 서양 어린이들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설명했다. 현재 수도 보고타에 있는 중앙군사병원에서 입원 중인 아이들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슬리 양은 병문안을 온 가족 등에게 “심심하다”며 놀아달라고 조르는 등 10대 소녀 특유의 모습을 보였다. 둘째 솔레이니 양(9) 또한 어른들과 즐겁게 대화했으며 셋째 티엔 군(5)은 동화책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의료진은 남매들이 영양 치료와 심리 치료를 받고 있고 빠르면 2∼3주 안에 퇴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버지, 조부모 등 남은 가족이 아이들을 키울 예정이다. 남매가 속한 후이토토족은 콜롬비아 남동부, 페루 북부 등에 살고 전체 인구 수는 1000명 이하다. 콜롬비아는 고질적 경제난, 마약과 부정부패 등 각종 범죄에 신음하고 있다. 당국은 나라 전체에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네 명의 아이를 최대한 지원할 뜻을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역대 최악 20%대 실업률… 공산당에 등 돌리는 청년들 [글로벌 포커스]

    지난달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실업률 통계는 중국공산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6∼24세 실업률이 20.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7%였던 청년실업률은 올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오르다 4월 20%를 넘어선 것이다. 청년 5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5.2%)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7, 8월 사상 최다인 대졸자 1158만 명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 청년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NN방송은 “자체 추산한 결과 올 3월 중국 청년실업자는 1100만 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의 불만 표출이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공산당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한 대학생 ‘백지 시위’도 단순히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공산당 최대 지지층 링링허우의 ‘반기’ 중국공산당에 대한 청년 반감은 중국에서 매우 낯선 현상이다. 200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링링허우(零零後)’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었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인 링링허우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로 철저히 무장돼 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로 가슴 철렁한 중국공산당이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주의 교육을 강화한 세대다. 당시 중국공산당은 중국이 당한 수모의 역사를 교육해 민족주의 씨앗을 뿌렸다. 민족주의가 응집되면서 자연스럽게 애국주의로 굳어졌고 이는 공산당 지지로 이어졌다. 여기에 개혁개방 경제적 성과까지 더해졌다. 링링허우는 물론이고 199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 ‘주링허우(九零後)’까지 학창 시절 경제 성장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교사들은 “공산당 덕택에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고 가르쳤다. 이런 심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잘 파고들었다. 시 주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 같은 말은 주링허우 링링허우의 피 끓는 가슴을 겨냥했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가 닥치자 믿었던 청년들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중국 전공)는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완수한 이후 자유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부분 형제자매 없이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관리를 받으며 유복하게 자랐을 확률이 높다”며 “하지만 이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자 어렸을 때와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절망과 자조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쿵이지(孔乙己) 문학’이 유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소셜미디어에 스스로를 ‘쿵이지’라고 부르면서 삶을 자조하는 글을 올린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魯迅)의 단편소설 ‘쿵이지’의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기 지식인 쿵이지는 과거시험에 연연하다 밥벌이조차 못 한다. 생계를 위해 도둑질까지 하면서도 선비 신분을 상징하는 낡은 장삼을 끝내 벗지 않았다. 고학력 대학 졸업장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를 거들떠보지 않는 스스로를 쿵이지에 빗대 자조하는 것이다. 한 청년은 소셜미디어에 “학벌은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라는데 나는 거기서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결국엔 장삼을 벗지 못한 쿵이지와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청년은 “람보르기니를 운전하는 그대여, 열심히 살라고 내게 조언하지 마. 나는 밝고 명랑한 쿵이지, 힘없고 가난해 아등바등 살지”라는 노래 ‘밝고 명랑한 쿵이지’ 노랫말을 올렸다. 이 노래는 중국판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에 올라와 조회 수 400만 회를 넘겼지만 바로 삭제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열심히 공부한 끝에 쿵이지 신세가 됐다”는 한탄이 줄을 잇는다.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사를 조이는 노동의 기쁨을 알고 만족했을 텐데” “윗세대가 ‘대학에 못 갔다’ 했을 때 우린 비웃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대학까지 나왔는데 출세를 못 했느냐’며 우리를 조롱한다” 같은 글이 이어진다.● 탕핑 → 바이란 → 쿵이지 쿵이지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최악의 실업난을 맞닥뜨린 청년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 변화와 흐름이 반영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중국 청년 사이에서는 ‘탕핑(躺平)’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탕핑은 ‘똑바로 드러누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뜻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꿈을 실현하려 애쓰는 대신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하겠다는 것이다. 탕핑이 중국공산당 체제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탕핑이 청년층의 무기력함을 부추기는 말이라며 금지어로 지정했다. 탕핑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 ‘바이란(擺爛)’이다. 바이란은 상황 악화로 자포자기하는 태도다. 원래 중국 농구 경기에서 크게 지고 있는 팀이나 선수들이 따라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을 뜻했다. 바이란은 지난해부터 유행이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탕핑은 옛말이 됐고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을 뜻하는 바이란이 새롭게 뜨고 있다”면서 “달성할 수 없는 사회적 기대와의 싸움에서 무력함을 느낀 많은 낙담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청년들은 불가능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에너지를 쏟느니 더 높은 곳을 향한 노력이나 성취도 본질적으로 포기하는 바이란을 결심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바이란을 검색하면 게시물 약 230만 건이 조회된다. 비리비리에서도 바이란 관련 영상이 적지 않다. SCMP는 “중립적 표현인 탕핑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 말고는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으로 무해하다”며 “그러나 완전히 포기하면서 악화하는 상황조차 받아들이겠다는 바이란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주링허우 링링허우 세대는 대학 입학할 무렵 탕핑을 택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바이란을 선언했으며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아갈 시기에는 쿵이지에 빗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중국공산당 최대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단원 감소로 나타났다. 공청단 중앙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공청단원은 7358만 명으로 전년보다 13만2000명 줄었다. 공청단 핵심인 학생단원이 8.3% 급감했다. 기업 및 지역사회 단원은 증가했지만 유독 학생 단원만 감소한 것이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에 따른 경제 침체와 실직, 취업난 그리고 방역 완화 이후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에 실망한 젊은층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연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졸업한 지 2년 미만 미취업 대졸자를 1년 이상 고용하면 고용 보조금을 1회성으로 지원한다.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우대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중국 정부 영향력이 미치는 국유기업에는 대졸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밑돌게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창업을 원하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창업 지원 대출과 이자 할인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청년 취업률 제고를 위한 ‘100일 질주’를 추진하는 중국 교육부는 청년들에게 블루칼라 직종을 택하거나 농촌으로 이주할 것을 촉구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5·4 청년절을 맞아 중국 농업대 학생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학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일을 하며 민생을 이해하고 학문을 연마한다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다”면서 “새로운 시대 중국 청년은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 지시에 따라 남부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내 자원봉사자 등으로 일하게 할 방침이다. 또 중국 정부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한 노점상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청년 일자리도 늘리고 내수도 진작한다는 구상이다. 남부 최대 도시 선전은 9월부터 지정된 구역에 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 수도’ 상하이도 특정 시간 지정된 구역에서 노점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점상 규제 완화 카드 역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CNN은 “중국 지방정부가 실업률 감소를 위해 펼치는 노점 경제가 중국 경제를 살리는 동력이 되긴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고용 창출이나 안정 및 질서 유지 방법으로 젊은이게게 ‘노점상이 돼라’는 것 이상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 기술을 갖춘 노동자나 대학 졸업자가 노점에 힘을 쏟는다면 절망적 징후”라고 지적했다.● 청년 불만, 공산당에 위협 될 수도 이 같은 청년 취업 대책은 해결책이라기보다 구호에 가깝다. 국유기업 고용 확대, 신규 채용 민간 기업 보조금 지급, 청년 창업자금 금리 우대 등은 과거에 나왔던 대책이다. 청년층 농촌행(行) 독려도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 취업난이 심할 때마다 귀향과 농촌 구직 활동 카드를 다시 꺼내든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毛澤東)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는 취지로 지식인과 학생을 강제로 농촌에 보낸 ‘하방(下放)’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실업과 취업난 해결을 위한 당국 해법은 하방뿐”이라거나 “농촌으로 가는 것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택할 수 있는 방법” 같은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온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불만인 셈이다. 임 교수는 “젊은이들의 농촌행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 50, 60대 이상 세대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퇴행적인 느낌을 줄 것”이라며 “중국공산당이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중국 사회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년 불만은 중국공산당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달 30일 “취업난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분노하게 되면 당국에 큰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홍콩 힌리치재단 앨릭스 카프리는 중앙통신사에 “지난해 11월 백지 시위의 의미는 중국 도시에서 분출된 분노”라며 “잘 교육받은 청년층이 들고일어난다면 공산당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