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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은 말로만 가르칠 수 없다.”제자들을 폭행했다는 논란을 빚은 김인혜 서울대 음대 교수(성악)는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성격이 과격하다 보니 학생을 가르칠 때 배나 등을 때리고 머리를 흔든 적이 있지만 이는 교수법(교육 방법)의 일환일뿐더러 다른 교수들도 비슷하게 가르친다는 것. 동아일보는 17일 음대 교수와 일선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실제 성악 교습이 김 교수의 설명처럼 이뤄지는지 물었다.신동호 중앙대 교수는 “성악은 호흡이 중요한데 이것은 신체 접촉이 없으면 학생이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교수가 자기 배를 학생들이 만져보게 한다든가 학생들의 배를 누르면서 호흡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 것은 폭행이 아니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성악 교육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신체 접촉이 있는 만큼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기현 한국오페라단장은 “배를 잡고, 등을 치고, 머리를 잡고 하는 것은 성악 교육의 기초이고 나도 그렇게 배웠다. 남자 교수가 여학생의 가슴을 치기도 하고 배를 누르기도 하는데 부끄럽기도 하다.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교육의 하나로 본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그러나 김 교수의 해명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대에서 김 교수의 동료로 성악과 학생들을 가르쳐온 한 교수는 “여러 학생이 김 교수 수업을 듣고는 울면서 나와 도움을 요청했다. 많은 학생이 김 교수의 폭행이나 폭언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교수가 화를 내고 폭언을 해놓고 다음 날이면 웃으며 대하니 학생들도 혼란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음대에서 배를 누르거나 때리는 등의 교육 방식이 흔한 것이라는 김 교수의 해명도 반박했다. 그는 “내가 국내에서 학부를 다니던 때에도 학생의 머리나 배를 때리는 등의 행동은 없었다. 외국이라면 소송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의 다른 교수 역시 “김 교수의 ‘그렇게 배워 잘못인 줄 몰랐다’는 해명은 은사까지 매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 스스로가 교수의 강도 높은 교습과 감정적인 교습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대 교수는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학생이 얻어맞아도 선생을 미워하지 않는다. 교육적 의도로 했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렇게 못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아닌 것이다”고 말했다.박세원 서울대 교수는 “김 교수는 열정적으로 활동해 왔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판단은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다. 누가 교육을 의도적으로 때려가면서 하겠나. 주의했어야 하는데 본인 성격을 억제하는 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MOVIE◆만추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귀휴를 허락받은 수인번호 2537번 애나. 그는 시애틀로 가는 버스 안에서 급하게 올라 탄 훈과 마주친다. 누님들을 에스코트 해주며 살아가는 훈은 누님의 남편으로부터 쫓기는 처지. 훈은 애나와 헤어지며 빌린 차비 대신 손목시계를 준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낯선 애나는 다시 발길을 돌리려고 버스터미널을 찾았다가 훈과 재회한다. 여성 고객을 모시는 일에 능한 훈은 하루 동안의 데이트를 제안한다. 김태용 감독, 현빈, 탕웨이, 김서라 출연. 17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공허함을 적셔주는 장면들의 마력으로도 충분하다. ★★★★ (이상용)커피 잔을 거머쥔 탕웨이를 보노라면 김혜자가 울며갈 듯. ★★★★(정지욱)◆그대를 사랑합니다우유 배달을 하는 노인 만석은 욕을 입에 달고 살 만큼 성격이 모가 났다. 만석은 남편과 자식을 잃고 홀로 폐휴지를 모아 살아가는 송 씨를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느낀다. 만석은 이름 없이 살아온 송 씨에게 ‘이쁜’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주고, 생일 한 번 변변히 챙기지 못한 그녀를 위해 파티를 연다. 군봉은 주차장 관리인으로 새벽부터 일한다. 고된 하루이지만 치매에 걸린 아내 순이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아껴주는 군봉은 일편단심이다. 주창민 감독,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출연. 17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착한 이야기, 착한 마음의 영화. ★★★ (이상용)사랑하는 그대여 실버무비의 새 장을 열어주오. ★★★☆ (정지욱)◆혜화, 동18세 고등학생 혜화와 한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혜화가 임신을 하자 한수는 어디론가 떠난다. 5년이 지나 다시 나타난 한수는 혜화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은 줄 알았던 둘 사이의 아이가 살아있다고 말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혜화는 그를 믿지 못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혜화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을 찾아 양부모 몰래 아이를 데려온다. 하지만 또 다른 사연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민용근 감독. 유다인, 유연석 출연. 17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아물지 않는 사랑의 연대기에 관한 집요하면서도 독특한 감성. ★★★☆ (이상용)겪은 만큼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고통 그리고 치유 ★★★☆ (정지욱)◆아이들실화인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다뤘다. 기초의원선거로 임시 공휴일이었던 1991년 3월 26일 아침 8시. 도롱뇽을 잡으러 집을 나선 5명의 초등학생들이 사라진다. 이번 사건을 파헤쳐 특종을 잡으려는 다큐멘터리 PD 강지승, 자신의 의견대로 개구리소년의 범인을 밝히려는 교수 황우혁,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형사 박경식이 각각의 방식으로 사건에 다가서던 중 사라진 아이의 부모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이규만 감독. 박용우, 류승용, 성동일 출연. 17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중반까지는 놀라운 영화, 후반부에는 뻗어나가지는 못하지만 생각거리를 던지는 영화 ★★★☆ (이상용)담담하고 나직하게 들려주는 사건의 실체 ★★★☆ (정지욱)■ CONCERT◆에릭 클랩턴 내한 공연‘원더풀 투나잇’ ‘티어스 인 해븐’ 등으로 사랑받는 세계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이 다시 한국을 찾는다. 기타의 신이란 칭호를 받고 있는 그의 이번 내한 공연은 1997년과 2007년에 이은 세 번째. 6만∼18만 원. 20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544-1555 ◆노리플라이 콘서트 “꿈의 시작”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입상으로 2008년 데뷔한 남성 듀오 밴드 노리플라이의 콘서트. 밴드 칵스, 세렝게티의 멤버 등이 모여 11인조 밴드 포맷으로 무대를 꾸몄다. 4만4000∼6만6000원. 19일 오후 7시, 20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1544-6399 ◆Welcome BACK To Beast Airline 6인조 남자 댄스 그룹 비스트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팬들의 앙코르 요청과 최근 미니앨범 ‘뷰티풀’의 반응이 뜨거운 데 이은 것. 4만4000∼8만8000원. 18일 오후 8시, 19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544-1555◆캐스커 : Save the Air Green Concert이준오, 이융진 남녀 혼성 듀오 그룹 캐스커가 인디 그룹 10여 팀이 돌아가며 여는 환경캠페인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2만 원. 1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 라이브홀. 1544-1555■ PERFORMANCE◆거미여인의 키스 감방에서 만난 공산주의 혁명가 발렌틴과 성범죄를 저지른 동성애자 몰리나는 상대에게 점점 마음이 끌리는데…. 영화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던 마누엘 푸익의 문제작. 이지나 연출, 정성화 박태은 최재웅 김승대 출연. 3만∼5만 원. 4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 1관. 02-764-8760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장르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한 무용가 안은미가 한국 어머니와 할머니들의 거리의 춤을 무대에 올린다. 김길만 할아버지, 심점순 할머니 등 아마추어 춤꾼 18명이 특별 출연한다. 3만∼4만 원.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708-5001◆오후 네 시지난해 연극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 연출로 실력을 인정받은 조최효정 씨가 이웃간의 미묘한 심리를 파헤친 벨기에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무대화했다. 2만 원. 3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정보소극장. 02-889-3561∼2◆뽀로로의 대모험아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대모험’의 뮤지컬 버전. 하늘에서 날리는 눈, 날개 달린 편지, 사라지는 마녀 등 동심을 매혹시킬 장면들로 가득하다. 생후 12개월 이상 입장가. 2만∼4만5000원. 3월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1577-1752■ CLASSICAL◆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Ⅰ’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11명과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 이용규가 실내악의 매력을 풀어내는 콘서트. 말러의 유일한 실내악 작품인 피아노 4중주 a단조, 쳄린스키 클라리넷 3중주, 슈베르트 8중주 등을 선보인다. 1만∼3만 원. 18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1588-1210◆유진 우고르스키 & 콘스탄틴 리프쉬츠, 듀오 리사이틀 로스앤젤레스필, BBC 심포니 등과 협연하며 명성을 높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예 유진 우고르스키와 1990년대 바흐의 작품에 탁월한 해석력을 뽐냈던 피아니스트 콘스탄틴 리프쉬츠의 듀오 무대. 3만∼7만 원. 19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99-5743◆알테 무지크 서울, ‘남국의 불꽃-스카를랏티’르네상스부터 바로크시대까지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알테 무지크 서울이 세계적인 리코더 연주자 한 톨 독일 브레멘 음대 교수와 함께 이탈리아의 음악가 스카를랏티의 음악을 조명한다. 3만 원. 22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02-2692-7945◆2011년 꿈의숲 시민공연 ‘해피 맘 콘서트’클래식 크로스오버 그룹 ‘이모션 콰르텟’과 소프라노 김상혜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영화 ‘시네마 천국’ 등 대중에게 익숙한 곡들을 클래식으로 선보이는 무대. 5000원. 22일 오후 2시 서울 강북구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02-2289-5401∼8■ EXHIBITION◆죽어야 산다-하늘 정원에 핀 백 만 송이 꽃 전나무에서 시작해 돌, 천, 짚, 흙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하는 박경란 씨의 12번째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보이지 않은 영혼을 상징하는 꽃을 흙으로 빚어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온전한 꽃과 깨어지고 비틀린 파편이 어우러지면서 삶과 죽음의 합창을 이룬다. 3월5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갤러리 세줄. 02-391-9171◆키스 헤링의 멘토, 릴랑가 전많은 사람과 동식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현란한 색채와 동화적으로 표현한 탄자니아의 팝 아티스트 릴랑가의 작품전. 미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 키스 헤링이 그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3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통큰. 02-732-3848◆리미티드 에디션 전피카소 등 대가에서부터 줄리앙 오피, 웨민준, 쟝사오강 등 현대작가까지 판화와 조각 등 100여점을 전시. 달리의 ‘타로 카드’ 시리즈, 중국 작가 5명의 한정판화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 3월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네이처포엠빌딩 1층 오페라갤러리. 02-3446-0070◆Class of 2011 전전국 57개 대학 2000여명의 미대 졸업생 중에서 갤러리의 자체 심사를 거쳐 선발된 예비작가 19명의 작품을 전시.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감성과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다.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현대 강남. 02-519-0800}

이준관 시인(62·사진)이 한국동시문학회 제5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 신임 회장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동시집 ‘씀바귀꽃’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쑥쑥’ 등을 펴냈으며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남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선플 달기 운동이 선플 100만을 넘는 성과를 남겼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에요. 이 운동을 더욱 확산하기 위해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마련했습니다.” 15일 동아일보 본사에서 만난 화희오페라단 강윤수 단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100만 선플 달성기념 2011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마련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2007년 5월 창립한 선플달기운동본부는 남을 비방하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는 악성 댓글을 줄이고, ‘선의적인 댓글’이란 뜻의 선플을 널리 확산시키자는 운동을 벌여 왔다. 이 운동을 시작한 지 3년 7개월 만인 지난해 말 100만 선플을 기록했다. 운동본부 회원인 화희오페라단의 심우현 대표가 공연을 기획했다. 화희오페라단과 선플달기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다. 공연 수익금은 선플운동기금 등으로 쓰인다. 강 단장은 운동의 취지에 공감한 국내외 음악가들이 흔쾌히 출연에 응해줬다고 말했다.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미하엘 벤데베르크가 한국에서 첫 지휘봉을 잡는다. 독일 베를린 오페라 하우스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의 수석 제자였던 신예 지휘자다. 그도 선플이란 말을 알고 있을까.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독일에는 선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요. 하지만 국내 인터넷 상황과 이 운동의 취지를 설명해주니 꼭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테너 김남두 채신영, 바리톤 고성현, 베이스 김요한, 소프라노 신지화, 메조소프라노 이아경도 출연한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성악가들일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시기도 하죠. 출연자들이 선플 운동을 대학가에 한층 활발하게 전파하는 데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비제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로 시작한 공연은 들리브 ‘라크메’ 중 ‘꽃의 이중창’,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중 ‘언제나 자유롭게’, 푸치니 ‘투란도트’ 중 ‘잠들지 말라’ 등으로 이어진다. 테너 김남두와 바리톤 고성현이 2부에서 함께 부르는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중 ‘헛되구나 알바노’는 공연의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강 단장은 말했다. ‘선플 오페라’를 하는 강 단장에게 “선플을 직접 달아본 적 있나”고 물으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의아스럽게 들리겠지만 컴퓨터가 싫어서 여태껏 사용하지 않아요. 아예 배우지를 않았죠. e메일 주소도 없어요. 수첩이나 편지를 쓰면서 될 수 있는 한 아날로그하게 살고 싶거든요.” 휴대전화도 통화 용도로 주로 쓰고 아주 가끔 문자메시지를 사용한다. 직접적으로 인터넷 문화를 체험하고 있지는 않지만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알게 된 선플 운동에는 적극 공감하고 응원해왔다고 그는 말했다. “내년에는 창작 오페라 ‘아이리스’(가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에요. 소설가 신경숙 씨의 ‘리진’이 원작인데 근대를 배경으로 프랑스 외교관과 조선의 궁중 무희가 사랑에 빠지는 얘기죠. 200만 선플 달성 때 우리 작품으로 기념하고 싶어요.” 1588-7890, 1544-1555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토요일 오전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클래식 공연을.’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서울 예술의전당의 토요콘서트가 19일 공연을 시작으로 상반기 일정에 들어간다. 이 공연은 ‘토요일 오전 11시+2만 원의 부담 적은 가격+친절하고 재미있는 해설’이란 3박자를 앞세워 잠재돼 있던 클래식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였다. 10월 첫 공연에서 관람객 1551명을 기록했던 공연은 11, 12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린 공연에서 2523석 전석이 연속 매진됐다. 남성 관객 비중은 1∼3회 평균 45%에 달했다. 예술의전당이 목요일 오전 11시 선보이는 ‘11시 콘서트’의 남성 관객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것. 토요 휴무일을 맞은 남성 직장인들이 늦잠을 포기하고 클래식 공연장에 몰린 셈이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 음악해설가로 활동하는 김대진 씨의 재치 있는 해설도 초보자들의 클래식 울렁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무선 헤드셋을 쓰고 대형 전광판에 직접 글씨를 써가며 이해를 돕는다. 김 씨가 지휘하는 예술의전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여러 협연자와 다양한 무대를 펼친다. 19일에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균 씨와 비올리스트 김성은 씨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K364 등을 들려준다. 3월에는 플루티스트 윤혜리 씨가, 4, 5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백주영 씨가 각각 협연에 나선다. 6월에는 지휘자 김 씨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다. 지난해까지는 전석 2만 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3층 429석을 1만5000원으로 내렸다. 상반기 5회 공연을 패키지로 예매할 경우 20% 할인받을 수 있다. 모든 관객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02-580-1300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고독한 뻐꾸기, 치열한 수탉과 암탉의 전투, 애잔한 그리움의 백조. 생상스의 관현악곡 ‘동물의 사육제’로 중년 여성의 지친 삶과 재기의 희망을 표현하는 공연이 열린다.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사진)가 3월 7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는 독주회. 김 교수는 ‘사자’ ‘당나귀’ ‘거북’ ‘코끼리’ 등 ‘동물의 사육제’ 14곡 전곡을 연주하고, 이 음악에 맞춰 안무가 이광석 씨가 춤으로 중년 여성의 희로애락을 풀어낸다. 해당 곡과 춤에 대한 해설은 무대 가운데 놓인 스크린에 시와 글로 펼쳐진다. 김 교수는 병으로 떠난 남동생을 기리며 2007년부터 공연 수익금을 이대 목동병원의 이화백혈병후원회에 기증하고 있다. 02-780-5054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시집’ 하면 연상되는, 손에 쏙 들어오는 시집의 모습에 변화가 오고 있다. 문학동네가 지난달 23일 선보인 ‘특별판’ 시집(사진)은 새로운 시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며 본다’는 통념을 깨고 달력처럼 위로 넘기며 읽도록 돼 있다. 크기도 커졌다. 보통 시집은 출판사를 막론하고 가로 13cm, 세로 21cm 내외였지만 특별판은 가로 25.6, 세로 17.8cm다. 크기는 약 1.5배 커졌지만 달력처럼 위로 넘기며 읽어야 하기에 한층 더 크게 느껴진다.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최승호 시인의 ‘아메바’, 허수경 시인의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송재학 시인의 ‘내간체를 얻다’ 등 이번에 출간된 세 시집의 특별판 초판 1000부씩이 출간 10여 일 만에 모두 판매돼 2쇄에 들어갔다. 문학동네는 특별판과 함께 기존 판형의 ‘보급판’도 선보였지만 특별판이 더 잘나가고 있다. 특별판은 보급판보다 2000원 비싼 1만 원이다. 문예중앙도 지난달부터 시인의 이름 아래 시집 제목이 표기된 새 디자인의 시선(詩選)을 내기 시작했다. 실천문학사는 안상수 홍익대 미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2009년 2월 180호부터 가로 14.8cm, 세로 21cm로 정사각형에 가까운 판형에 한지 느낌이 나는 표지의 새 시집을 선보였다. 각 시집은 초록, 노랑 등 표지 색을 달리해 여러 권이 꽂혀 있을 때의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노렸다. 문학동네 조연주 부장은 “지난달 출간 초기에는 보급판 판매가 더 좋았지만 점차 특별판 판매가 늘어 현재는 특별판과 보급판이 6 대 4 비율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천문학사 정택수 부장도 “시집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단기간 매출이 늘거나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디자인을 바꾸고 난 뒤 확실한 충성 독자군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출판사들의 새로운 시도는 시집 시장에서 후발 주자지만 디자인을 바꿔서 시장의 틀을 깨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현재 시집 시장은 민음사,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 등 ‘3강’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다. 이 3강은 다른 출판사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판형을 변화할 계획은 없다. 호의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학동네 시집은 크기가 커진 탓에 휴대성이 떨어졌고 위로 넘기며 읽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활자가 9.5폰트로 다른 시집(10폰트)보다 작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민음사 강미영 한국문화팀 부장은 “시인과 소설가들을 상대로 문학동네 특별판에 대한 반응을 알아봤는데 ‘호기심은 가지만 읽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얀 바탕의 표지에 양장본으로 만든 민음사 시집에 대한 호응도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국내문학팀 과장은 “1977년 시선이 시작된 이후 시인 캐리커처가 들어간 문지의 시선은 하나의 전통이 됐다. ‘시집은 한손에 쥐고 본다’는 독자들의 습관은 쉽게 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판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서른 두 살의 나이에 지난달 29일 월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화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을 두고 소설가 김영하 씨(사진)가 ‘진실이 외면됐다’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나타낸 글을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최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던 시절 김 씨의 수업을 들었다. 김 씨는 블로그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가 굶어 죽었다고 당연히 믿고 있다는 데 놀랐다”며 “그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샘 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라고 고은이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은이는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개인적 사물들이 정리돼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삶에 대한 희망을 서서히 놓아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갑상샘 기능항진증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고 그러면서 몸은 바싹 말라가는 병이며, 불면증도 뒤따르고 이 불면증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사인에 대해 “진실은 아직 누구도 모른다”고 썼다. 그는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일간지가 선정적 기사를 썼으며 이로 인해 최 씨의 죽음이 아사(餓死)로 기정사실화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신문에서 보도한 쪽지도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최 씨의 집 앞에서 발견된 쪽지에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라고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물론 그녀가 풍족하게 살아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꾸려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편한 대로 믿고 떠들어댄다”면서 “진실은 외면한 채 고은이를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 씨의 죽음을 “어리석다”고 평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고은이는 재능 있는 작가였다.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티다가 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를 예술의 순교자로 만드는 것도, 아르바이트 하나도 안 한 무책임한 예술가로 만드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 할 양 극단”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무엇보다도 죽은 고은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고은아, 미안하다. 살아서도 별로 도움이 못 되는 선생이었는데 가고 나서도 욕을 보이는구나”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최 씨는 지난달 29일 영양실조 상태에서 숨진 채 경기 안양시 석수동 월세방에서 발견돼 사회적 파장을 던졌다. 그는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한 뒤 단편 ‘격정 소나타’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지만 영화제작사와 시나리오 계약 후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생활고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죽음을 계기로 젊은 영화인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트위터에 “그곳에선 남는 밥과 김치가 부족하진 않나요”란 애도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에게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건을 담당한 안양만안경찰서 수사담당자는 “부검 결과 직접적 사인은 갑상샘 기능항진증과 췌장염으로 나타났다. 아사로 사망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밥과 김치를 달라’는 쪽지에 대해서 “왜곡된 것으로, 사망 한 달 전 2층에 살던 부부에게 쌀과 김치를 얻었는데 다시 도와달라는 글을 남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서른 두 살의 나이에 지난달 29일 월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두고 소설가 김영하 씨가 '진실이 외면됐다'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나타낸 글을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최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닐 시절 김 씨의 수업을 들었다. 김 씨는 블로그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가 굶어죽었다고 당연히 믿고 있다는데 놀랐다"며 "그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라고 고은이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은이는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개인적 사물들이 정리돼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삶에 대한 희망을 서서히 놓아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고 말했다. 그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고 그러면서 몸은 바싹 말라가는 병이며, 불면증도 뒤따르고 이 불면증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사인에 대해 "진실은 아직 누구도 모른다"고 썼다. 그는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일간지가 선정적 기사를 썼으며 이로 인해 최 작가의 죽음이 아사(餓死)로 기정사실화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신문에서 보도한 쪽지도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최 작가의 집 앞에서 발견된 쪽지에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고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물론 그녀가 풍족하게 살아갔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꾸려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편한대로 믿고 떠들어댄다"면서 "진실은 외면한 채 고은이를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작가의 죽음을 "어리석다"고 평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씨는 "고은이는 재능있는 작가였습니다.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티다가 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대학을 다닐 때 어떻게 학비를 벌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차피 다들 믿고 싶은대로 믿을 테니까 말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는 "그녀를 예술의 순교자로 만드는 것도, 알바 하나도 안 한 무책임한 예술가로 만드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할 양 극단"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무엇보다도 죽은 고은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고은아, 미안하다. 살아서도 별로 도움이 못 되는 선생이었는데 가고 나서도 욕을 보이는구나. 정말 미안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최 작가는 지난 달 29일 경기 안양시 석수동 월세집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채 숨진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줬다. 최 작가는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한 뒤 단편 '격정 소나타'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지만, 영화제작사와 시나리오 계약을 했지만 제작까지 이어지지 못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작가의 죽음 계기로 젊은 영화인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트위터에 "그곳에선 남는 밥과 김치가 부족하진 않나요"란 애도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에게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고혈압으로 별세하기 3년쯤 전에 박목월 선생은 사모님과 함께 서울의 변두리 상계동에 있던 우리 집을 문득 방문하였다. 선생님을 대접해드릴 아무 준비도 없었지만 그날 어머니는 기르고 있던 닭을 잡고, 밭에서 갖가지 채소를 뜯어와 저녁밥상을 정성껏 마련했다.” 김종해 시인은 목월 선생과 우연히 함께한 저녁 자리를 이렇게 회고했다. 이날 만남은 목월 선생 타계 후 20년이 지난 뒤 ‘현대시학’에 ‘저녁밥상’이란 시로 되살아났다. ‘스승 목월 내외분이 우리 집에 오셨다/상계동 저녁 어스름이 하늘에 깔리고/그 밑에서 불암산이 발을 씻고 있었다/목월은 지팡이로 불암산을 가리키며/그놈 참 자하산 같구나/저녁밥상 위에는 어머니가 손수 기른/닭 한 마리 올라와 있다/…’ 시가 혼자의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시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론 동료, 선후배 시인들과 교류하며 독특한 착상을 얻는다. 계간지 ‘시인세계’ 봄호가 ‘내 시 속에 또 다른 시인이 걸어 들어왔다’는 기획 특집을 실었다. 자신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준 다른 시인과의 인연을 털어놓은 이 기획에 김종해 오탁번 정호승 신달자 등 시인 16명이 참여했다. 정호승 시인은 은사 김현승 시인을 떠올렸다. “상병 때이던가, 김현승 시인의 시를 흉내 낸 몇 편의 시를 그만 선생님께 우편으로 보내고 말았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숭실대에 재직 중이셨는데 ‘언제 휴가 나오면 학교로 한번 들르도록 하라’는 내용의 친필 엽서를 보내주셨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정 시인은 은사에 대한 흠모와 존경을 담아 ‘네가 나는 곳까지/나는 날지 못한다’로 시작하는 시 ‘꿀벌’을 쓴 뒤 자신의 첫 시집에 실었다고 밝힌다. 오탁번 시인은 자신의 시 창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주저 없이 미당 서정주를 꼽았다. “까놓고 말하면, 내 시 속에 느닷없이 들어와서 나를 꼼짝달싹할 수 없게 만든 시인은 미당이다. 시와 소설을 함께 쓰던 젊은 날의 나에게 서정주 말고 다른 시인들의 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 시인은 벌써 10년도 전에 미당을 ‘왕겨빛 그리움’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로 형상화한 ‘미당을 위하여’란 시를 썼다고 밝힌다. 문정희 시인 또한 미당 타계 전 병석에 있던 모습을 보고 시 ‘그의 마지막 침대’를 썼다. 김광규 시인은 자신의 첫 시선집의 해설을 써준 김영무 시인을 떠올리며 시 ‘똑바로 걸어간 사람’을 썼다. 최영철 시인은 김수영 시인의 시를 곱씹으며 ‘통렬한 자기 응시’를 배웠고, 이를 통해 시 ‘오체투지’를 펼쳐냈다고 털어놨다. 때론 한 줄의 농담에서 시 한 편이 탄생하기도 한다. ‘시름시름 앓는 나를 보고/문정희 시인이/신 선생 약은 딱 하나/산도적 같은 놈이 확 덮쳐 안아주는 일이라 한다/그래 그거 좋지/나는 산도적을 찾아/내일은 광화문을 압구정동을/눈웃음을 치며 어슬렁거려 봐야지/…’ 어느 4월 평온한 저녁, 커피를 함께 마시던 문 시인의 농담에 착안해 신달자 시인이 쓴 ‘산도적을 찾아서’다. 시인은 착실하게 다음과 같은 후기까지 남겼다. “며칠 전 택시를 탔는데 글쎄 기사가 대뜸 내게 묻는 게 아닌가. ‘문정희 시인이 처방한 거 이루어졌습니까?’ 아이고 맙소사! 그게 그렇게 소문이 났단 말인가. 산도적은 아직 멀기만 한데….”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난해 8월 63세로 타계한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 씨는 유고 산문집 ‘위대한 침묵’에서 자신을 한없이 낮춘다.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가작 입선’이며,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타인에 의해 ‘졸업’으로 바뀌었으며, 미국 연구원 직함도 월급이 없는 ‘초빙 연구원’인 데다 박사란 직함이 붙었지만 사실은 명예박사라는 사실을 담담히 밝힌다. “입선, 중퇴, 초빙, 객원, 명예…. 보라, 한 번도 ‘꽃’으로 피어보지 못한 채 나는 ‘잎’으로만 살았다. 그래도 잘 살고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힘들 내시라. 이렇게 살아온 사람도 있으니.” 정규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독학을 통해 교양과 지식을 쌓았고 150여 권의 번역서를 냈다. 2000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경기 양평군에서 전원생활을 했던 그는 나무를 심고 텃밭에서 고추와 땅콩을 키우며 살았다. 자연이 좋지만 자연을 찬양하진 않는다는 그는 “봄이 되면 산나물 먹는 맛이 그저 그만이고 여름이 오면 내 손으로 가꾼 채소를 거두어 먹는 재미가 쏠쏠할 뿐”이라고 말한다.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에도 고인의 일상이 녹아 있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소녀에게 천사가 와서 내일까지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예쁘게 만들어 달라고 할까,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할까 고민하던 소녀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소원을 고민하다 보면 자기 현실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으니 소원은 필요 없다고. “삿된 소원, 삿된 꿈이 우리를 누추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그는 말한다. “빨랫감을 물에 담그기 전에 내 바지의 주머니를 뒤지면서 어머니는 그랬다. ‘나는 네 바지 주머니 뒤질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복권 같은 것이 툭 튀어나올까 봐.’” 묵묵히 걸어왔던 저자의 일생은 로또와는 거리가 멀었고, 그랬기에 독자에게 향기 나는 글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일차방정식 같았던 얘기는 고차방정식으로 난해하게 꼬인다. 현실과 꿈, 소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뒤섞이며 변주를 이룬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개운한 느낌을 갖기도 힘들다. “자, 이야기를 계속해봐, 잠이 들지 않도록”으로 끝나는 마지막 문장처럼. 끝난 것 같던 얘기는 끈질기게 꿈틀거리고 이어지며 무한 확장한다. 작품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고백하기도 한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말이죠. 내용이 끊임없이 변하는 책이에요. 누군가가 책 속에 자신을 유폐시켜 놓고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는 거죠.” 지난해 9월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을 통해 이야기의 변주, 확장, 덧붙이기 등의 솜씨를 뽐낸 작가는 이번 첫 장편에서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계간지 ‘자음과 모음’에 연재됐던 중편 4편을 모아 하나의 장편을 이루는 ‘픽스업’ 소설을 촘촘히 짜냈다. 여러 변주 중 하나를 끄집어 내보자. 첫 번째 중편 ‘여섯 번째 꿈’에 나오는 여배우 지망생 ‘유혈낭자’는 긴 생머리의 20대 여성. 연쇄살인마 관련 인터넷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가 다른 회원들처럼 산속에서 고립되고 의문의 살인을 당하며 스치듯 퇴장한다. 하지만 두 번째 중편 ‘복수의 공식’에선 샛강모텔 314호에서 킬러와 정사 후 대화를 나누는 무명 여배우와 오버랩되고, 간질을 앓는 쌍둥이 동생을 두었던 여자와도 겹친다. 샛강모텔 314호는 세 번째 중편 ‘π(파이)’에서 여성이 피살됐던 장소이기도 하다. 네 번째 중편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여배우 ‘미미’는 자신을 ‘스토킹’했던 사내를 살해한다. 이들 여성은 동일인인 듯하면서도 다른 인물 같다. “낯선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소설이 닫혀 있다가 다시 뻗어나가고 계속 반복을 하면서 변증법처럼 확장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네 편의 중편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중편 안에서도 이야기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어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까?”로 시작하는 중편 π는 현실과 환상, 소설 안과 밖이 한없이 이어지는 원주율처럼 확장된다. 일본 책 번역가 M은 묘령의 여인을 술집에서 만나고 그녀에게서 ‘하루의 얘기’를 밤마다 듣는다. 하루가 우연히 베란다에서 투신하는 안경사의 모습을 목격하고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샛강모텔 314호로 찾아가고 돌아와 베란다에서 떨어지며 다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제3자를 본다.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는 이야기는 M이 번역하는 일본 소설(첫 번째 중편 내용이다)과 하루가 겪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착각이 첨가되며 중첩의 극한을 달린다. 하루가 정신병자임을 자각할 때쯤 다시 일침을 날린다. “여기 병원도 어딘가의 다른 현실에서 조각들을 가져다 만든 퍼즐일지 모른다”고. 무엇을 규정하고 이해하기보다는 그 복잡함과 비정형성 자체를 즐기는 게 이 소설의 올바른 독법인 듯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작가는 어떻게 감았을까. “시간이 많이 걸렸죠. 하하. 집필 전에는 네 중편의 구체적인 틀만 잡았고, 작은 부분들은 쓰면서 첨가했어요.” 미로 같은 소설을 푸는 열쇠는 있을까. “‘미미’, 마술사 등이 중심인물이니 이들에 집중해 읽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MOVIE◆생텀동굴 탐험가 프랭크는 탐험대와 함께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태평양의 거대한 해저동굴 ‘에사 알라’를 탐험한다. 어린 시절부터 탐험에 동행한 아들 조쉬는 수개월 째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대원들에게 냉정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해 잦은 충돌을 빚는다. 탐험 비용을 지원하는 칼과 그의 약혼녀 빅토리아도 동굴 탐험에 합류하면서 갈등은 깊어진다. 지난해 ‘아바타’ 열풍을 일으킨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을 맡았다. 앨리스터 그리어슨 감독. 리처드 록스버그, 라이스 웨이크필드, 이언 그루퍼드, 앨리스 파킨스 출연. 10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자연재해와 폐소공포의 만남, 그러나 뻔히 드러나는 스토리 전개. ★★☆ (정지욱)클라이맥스가 좀 더 극적일 수는 없었을까. ★★★ (민병선 기자)◆오슬로의 이상한 밤40년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노선만 운행해오던 기차 기관사 오드 호텐은 은퇴하기 하루 전 은퇴 파티를 하며 이상한 사건들을 겪는다. 호텐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담력이 약한 편이어서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사건들을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성격이 은퇴로 인한 쓸쓸함과 맞물려 블랙코미디를 만들어낸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노르웨이 영화로 이국적인 정서가 담겼다. 벤트 하머 감독. 바드 오베, 기타 뇌르비, 에스펀 스콘버그 출연. 10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추운 나라에서 온 판타지 혹은 눈 위의 인생찬가 ★★★ (이상용)북유럽에서 날아온 어른들을 위한 곱디고운 판타지 ★★★☆ (정지욱)◆라푼젤18년 동안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녀 라푼젤. 그는 어느 날 탑에 침입한 왕국 최고의 도둑을 단번에 제압한다. 과잉 보호하는 모친의 영향으로 세상을 험난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이지만 도둑을 협박해 집밖으로의 모험을 떠난다. 바깥세상에서는 군기가 바짝 든 왕실 경비마 맥시머스가 추격하고, 가짜 엄마 고델의 무서운 음모가 얽히며 흥미로운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처음 접하는 스릴 넘치는 세상을 라푼젤은 맘껏 즐기고 싶다. 네이슨 그레노, 바이론 하워드 감독. 맨디 무어, 재커리 레비 목소리 연기.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20자평: 적절하게 3D를 사용한 디즈니의 탁월함. ★★★ (정지욱)◆친구와 연인 사이애덤은 헤어진 여자친구가 아버지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만취한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 보니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엠마의 집. 애덤은 출근 준비로 바쁜 엠마와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갖는다. 사랑은 믿지 않지만 육체적인 욕구는 해결하고 싶은 엠마는 애덤과 잠자리만 같이하는 관계를 맺는다. 두 사람은 잠자리 뒤 스킨십 금지, 전화번호 1번 저장 금지 등의 원칙을 세우지만 애덤은 엠마에 대한 감정을 점점 키워간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 내털리 포트먼, 애슈턴 커처 출연. 10일 개봉. 18세 이상.20자평: 섹스에 대한 판타지이자 섹스 뒤 몽상 정도의 영화. ★★ (이상용)밸런타인데이를 맞은 여성을 위한 데이트무비. ★★★ (정지욱)▶dongA.com에 동영상■ CONCERT◆원모어찬스 ‘조금 더 가까이’작곡가와 가수로 활동해 온 정지찬,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이름을 알려 온 보컬 박원으로 구성된 듀오 원모어찬스가 어쿠스틱 콘서트를 연다. 이승환 하림 노영심 스윗소로우 이적 요조가 번갈아가며 게스트로 출연한다. 4만4000원.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4시 오후 8시, 13일 오후 6시, 1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장충동 웰콤시어터. 1544-1555◆테일러 스위프트 내한공연2010년 미국에서 가장 ‘핫’한 팝의 요정 테일러 스위프트의 첫 내한 공연. 히트곡 ‘러브 스토리’ ‘유 빌롱 위드 미’ 등을 부른다. 8만8000∼13만2000원. 11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02-3141-3488◆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고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15년, 4CUS(박학기 강인봉 박승화 이동은), 바비킴, 이적, 동물원, 유리상자, 나무자전거 등이 모여 그를 추억한다. 7만7000원. 12일 오후 4시, 오후 7시 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 1544-1555◆NAVI(나비) 첫 콘서트 ‘HELLO’2008년 싱글 ‘아이 러브 유’로 데뷔한 이후 ‘마음이 다쳐서’ ‘길에서’ ‘눈물도 아까워’ 등 강렬한 가창력과 감성으로 주목받는 가수 나비의 첫 콘서트. 4만5000원.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라이브홀. 02-541-7110■ PERFORMANCE◆늘근도둑이야기1989년 초연 후 6번째 무대화되는 인기 시사풍자극. 늙은 도둑 둘이 금고를 털다 잡히는데…. 이상우 극본. 민복기 연출. 김승욱 이대연 김뢰하 이성민 박원상 최덕문 출연. 3만5000원. 7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극장. 02-762-0010◆해님지고 달님안고깊은 산속 단둘이 사는 아비와 아이의 섬뜩한 사연을 신화적으로 풀어냈다. 한예종 출신 극작가 동이향 씨와 연출가 성기웅 씨가 새롭게 호흡을 맞췄다. 오달수 정재성 김은희 박성연 출연. 2만5000원.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 02-762-0010◆뉴 씨저스패밀리작은 미용실에서 복권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서민적 웃음코드로 푼 창작 뮤지컬. 2006년 초연작을 새로 다듬었다. 최승진 작. 이종오 연출. 조원희 이병준 서영주 노현희 출연. 5만∼5만5000원. 4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66-5200◆마당을 나온 암탉병아리를 낳고 싶은 양계장 암탉을 주인공으로 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 장편동화를 테이블 위에서 연기자들이 물체마임극으로 풀어낸다. 송인현 각색·연출. 이경성 박정용 송인현 윤태민 출연.1만7000원.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02-3663-6652■ CLASSICAL◆더 모스트와 함께하는 밸런타인 콘서트 지난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피아노 5인조로 재결성해 활동을 펼치는 클래식 그룹 더 모스트의 밸런타인 콘서트. 클래식, 영화음악 등에서 달콤한 선율들을 추렸다. 진행 탤런트 이병욱, 게스트 가수 짙은 등. 2만5000∼3만5000원. 1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02-3274-8502 ◆2011 부산국제음악제 ‘오프닝콘서트’20일까지 열리는 제6회 부산국제음악제의 개막 공연. 포퍼의 ‘3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등 연주. 피아노 장형준, 첼로 정명화 이강호 데이비드 게이버 등 출연. 2만∼4만 원. 14일 오후 7시 반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대극장. 051-740-5833◆피아노 콰르텟 ‘조이어스’김지선 심윤선 문정원 이주희 등 피아니스트 4명이 밸런타인데이에 펼치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브람스의 ‘사랑의 노래’, 맥 윌버그의 ‘칼멘 테마에 의한 환타지’ 등 연주. 2만 원.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02-581-5404◆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정기연주회작곡가 집중연구 프로젝트 첫 번째로 브람스의 음악을 연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3중주 c단조 작품 101 등 소개.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협연. 1만∼3만 원.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15-5123■ EXHIBITION◆외국인이 그린 옛 한국풍경전1900년대 초중반 이 땅을 방문해 시대상을 그림으로 남겼던 엘리자베스 키스, 폴 자클레, 릴리안 메이 밀러, 윌리 세일러의 작품들. 혼례식에 참여한 하객을 그린 키스의 작품(사진)을 비롯해 조선의 경치와 풍속 등을 담은 50여 점을 전시. 21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8층 롯데갤러리. 02-3707-2890◆팔방미인전경기도 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으로 1970, 80년대 개념미술을 주제로 삼았다. 아방가르드 작가들(김구림 김용익 박현기 이강소 성능경 이건용 홍명섭 곽덕준)의 작품을 소개한다. 3월 20일까지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기도미술관. 031-481-7000◆벗이 있어 즐겁지 아니한가전포스코미술관 개관 13주년 기념전. 한지의 투박한 맛을 살려 소박하고 순후한 정감을 표현하는 강미선 씨를 비롯해 문봉선 김덕기 장영숙 홍수연의 개성적 회화 등. 3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2층 포스코미술관. 02-3457-1655◆장리라, 아이노 카니스토전일상의 낯익은 사물을 변형시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사물의 본질을 묻는 설치작품을 선보인 장리라, 몽환적 분위기의 사진들을 내놓은 아이노 카니스토의 작품을 볼 수 있다.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1층 조현화랑 서울. 02-3443-6364}

“8년 전 유럽 박물관에서 관광객 상대로 미술 해설 가이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게 될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미술 해설가가 클래식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밸런타인데이 아르츠콘서트 ‘세기의 사랑’의 미술 해설을 맡은 윤운중 씨(44). 그의 이력은 본디 미술과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에 공채로 입사해 12년 동안 제어알고리듬 연구원으로 일했다. 5년간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다 이탈리아 관광사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바티칸박물관의 한국어 가이드가 필요하단 말을 들었다. 건조한 삶을 바꿔보고자 무작정 로마행 비행기를 탄 게 2003년 3월이었다. “일반인 평균치보다도 미술 지식이 없었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도 헷갈렸지요.” 닥치는 대로 미술사를 달달 외웠고, 틈만 나면 박물관을 찾았다. 8년 동안 프랑스의 루브르와 오르세, 영국 대영박물관 등 유럽의 30여 개 박물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설을 했다. 그를 거쳐 간 관광객만 4만 명. 파리, 런던, 로마에 지점을 둔 여행사 ‘헬로우 유럽’의 대표도 됐다. 이번 공연도 3년 전 루브르박물관에서 윤 씨의 해설을 들었던 스톰프뮤직 김정현 대표의 제의로 열리게 됐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루브르박물관은 1000번 넘게 갔지요. 여기 앉아서도 작품들을 줄줄 해설할 수 있어요.” 이번 공연에서도 독학과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미술 지식을 버무린다. “로코코 미술의 대가인 와토의 ‘시테라 섬으로의 순례’란 그림이 있어요. 드뷔시는 와토의 이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기쁨의 섬’을 작곡했어요. 그런데 와토도 프랑스 희곡작가 당쿠르의 시를 보고 그림의 영감을 얻은 것이거든요.” 이렇게 샤갈 클림트 고흐 등이 그린 20여 개 미술품을 대형 스크린에 띄워놓고 그 작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예정이다.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와 윤한, 뮤지컬배우 김소현 손준호, 남성보컬 4인조 스윗소로우 등이 해당 그림과 연관된 20여 곡을 들려준다. 박물관 복도에서 20, 30명을 상대로 해설하다가 2000석이 넘는 콘서트 무대에 서는 느낌은 어떨까. “해설하는 것은 똑같은 거니까 사실 덤덤해요. 다만 박물관에서는 좀 진한 농담을 섞기도 하고, 단체관광객 성향에 맞게 ‘맞춤형 해설’이 가능한데, 콘서트에서는 스탠더드하게 정제된 말로 해야 하니 밋밋해질까 봐 걱정이죠.” 윤 씨는 앞으로 미술을 곁들인 콘서트를 시즌제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유럽 박물관들의 작품 해설서도 낼 예정이다. “미술 공부를 한다고 억지로 책을 보면 금세 잊어버리게 돼요. 먼저 열린 마음을 갖고 관심 있는 작품이나 분야를 아주 쉬운 책으로 따라가다 보면 점차 흥미를 갖게 되죠.” 미술에 관심을 갖고 싶은 초보자에게 주는 윤 씨의 조언이다. 3만∼8만 원. 02-2658-3546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예정보단 좀 늦어졌지만 후년쯤부터 연극에 주력할 겁니다. 이제 레퍼토리(희곡)가 10여 개 돼요. 1년간 제 작품만으로 무대를 꾸릴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주변에서 ‘왜 배고픈 연극판으로 가려 하냐’ 하면 ‘이젠 편하게 연극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집도 사고 싶다’고 답해요. 연극인의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할 자신도 있습니다.” 영화판에서 그만큼 연극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연극은 고향”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그는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한 장진 씨(40)다. ‘간첩 리철진’(1999년) ‘킬러들의 수다’(2001년)부터 지난해 ‘퀴즈왕’까지 영화 10여 편을 연출했고 2005년 최다 관중을 동원했던 ‘웰컴 투 동막골’ 등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영화도 많다. 그런 그가 2002년 연극으로 먼저 선보인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에 창작극 ‘로미오지구착륙기’를 들고 돌아왔다. 16∼20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8회 공연한다. 9일 충무로의 한 영화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희곡 쓴 지가 그렇게 오래됐는지 몰랐다”며 “짜릿하고 기대되고 스릴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연극은 서울예대 89학번인 그가 대학 시절 참여했던 창작극 동아리 ‘만남의 시도’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공연된다. 동아리 9기인 장 감독 외에도 ‘만남의 시도’는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배우 황정민, 정재영(이상 10기), 신하균(13기) 등이다. 연극은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재개발이 예정된 달동네에 불시착한 뒤 재개발이 백지화될 위험에 빠지면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그는 “한국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을 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업영화에선 자제했던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을 SF장르를 통해 마음껏 풀어냈다는 것. 스스로 작가로 규정하는 장 감독에게 연극은 상상력의 출발이자 자양분이다. “초등학교 시절 한 유랑극단 공연을 본 뒤부터 연극에 빠졌어요. 중학교 때는 성당 친구들과 연극을 만들어 올리며 만드는 기쁨을 알게 됐죠. 고등학교 시절엔 연극만 250편쯤 봤지요.”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희곡을 썼던 그는 군 생활을 하며 쓴 희곡 ‘천호동 구사거리’가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고 1998년에는 영화 ‘기막힌 사내들’을 연출하며 활동영역을 넓혀 왔다. 그의 영화에서 대사가 스토리를 주도해 연극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은 엉뚱하면서도 밝은데 한때 TV 개그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장 감독의 성향이 많이 반영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색약인 걸 알게 됐어요. 그 일 이후로 결과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 습관이 붙었어요. ‘넌 이게 무슨 색인지 모르지’라고 놀리면 ‘난 너희가 보지 못하는 색깔을 본다’고 응대하죠.” 요즘 연극계의 아쉬운 점을 물었더니 그는 “외유를 많이 한 사람으로 조심스럽다”면서도 “연극계도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 흥행에 대해 ‘거 봐 좋은 작품이니까’라고 하는 대신 ‘거 봐 유명 배우를 쓰니까’라고 반응하는 구조는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진 뒤 얼마 후 장 감독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공연 때 꼭 오세요.’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장진 감독은…△출생: 1971년 2월 24일 △학력: 광문고-서울예술대 연극과 △희곡 데뷔: 1995년 ‘천호동 구사거리’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영화감독 데뷔: 1998년 ‘기막힌 사내들’ △주요 작품: ‘서툰 사람들’(2007) ‘세일즈맨의 죽음’(2005) ‘택시 드리벌’(2004) ‘웰컴 투 동막골’(2002) ‘박수칠 때 떠나라’(2002) ‘아름다운 사인’(1999) ‘매직타임’(1998) ‘허탕’(1995) ‘로맨틱 헤븐’(개봉 예정) ‘퀴즈왕’(2010)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 ‘아들’(2007) ‘거룩한 계보’(2006) ‘박수칠 때 떠나라’(2005) ‘아는 여자’(2004) ‘킬러들의 수다’(2001) ‘간첩 리철진’(1999) ‘기막힌 사내들’(1998)}

허형만 시인이 제43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8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그늘이라는 말’. ‘젊은 시인상’에는 시집 ‘나무의 수사학’의 손택수 시인이 뽑혔다.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 손 시인은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상식은 3월 1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역량개발실 기초연구팀장 오혜영 △〃 직무연수팀장 조은경 △통합상담지원실 상담팀장 이영선 △복지개발실 인터넷중독대응팀장 배주미}

방송작가 출신인 강희진 씨(47·사진)의 장편소설 ‘유령’이 고료 1억 원의 제7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온라인 게임에 빠져 살아가는 탈북자 청년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자들, 그들이 온라인게임상에서 벌이는 ‘바츠 해방전쟁’ 등을 그렸다. 강 씨는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KBS 다큐드라마 ‘그때 그 사건’ 등의 작가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