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 AD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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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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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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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재교육 작년 10만명…‘교육’보다 ‘스펙’쌓기?

    2002년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재교육이 제도 도입 10년을 맞았다. 교육계에서는 영재교육의 양적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정부 영재교육 정책의 첫 번째 목표는 많은 학생이 영재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10년간 도시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농어촌 학교에도 영재학급을 개설했다. 2008년 5만4626명이었던 초중고교 영재교육 대상자는 2011년 10만8548명으로 2배가 됐다. 이는 전체 초중고교생의 약 2%에 해당한다. 영재가 50명당 1명꼴로 흔한 시대라는 의미다.이전까지는 극히 일부 학생에게만 영재교육의 기회가 있었고 교육 또한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나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듯이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과학 영재를 길러내기 위한 영재학교도 한국과학영재학교 1곳에서 전국에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 등 3곳이 추가되면서 지역 편중 문제를 해소했다.그러나 영재교육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영재가 되기 위해 학부모가 사교육에 매달리는 문제도 커졌다. 영재교육 기관 출신이라는 점이 고교,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스펙’이 됐다는 인식 때문이다.지난해 아이가 영재학급에 선발됐다는 학부모 박모 씨(42·여)는 “아이가 영재였는데 못 알아봤다는 생각에 뒤늦게 학원에 다니면서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영재교육 기관에 선발되려면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필수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영재교육 기관은 학교별 또는 지역별로 몇 개 학교가 공동으로 설치하는 ‘영재학급’, 지역교육지원청이나 대학이 설치하는 ‘영재교육원’, 서울과학고처럼 정부가 지정하는 ‘영재학교’의 3가지로 나뉜다. 이 기관들은 ‘영재성 검사’라는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했지만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2009년부터 ‘관찰추천제’를 도입했다. 교사가 학생을 학기 초부터 말까지 관찰한 뒤 영재교육 대상자를 추천하는 제도다. 현재 50% 이상의 기관이 관찰추천제를 도입했다.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교사 추천 외에도 별도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며 여전히 경시대회 실적을 중요하게 반영한다.소외계층의 영재교육 대상자를 2012년까지 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정부 목표도 달성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외계층 영재교육 수혜자는 2009년 2075명, 2010년 2261명, 2011년 1969명으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전체 영재교육 대상자가 늘어난 것에 비하면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전문가들은 영재교육의 선발과 수업의 질이 예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은 이유로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을 꼽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말 실시한 정부의 영재교육 정책 평가에서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이 특히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영재교육 담당 교사 수는 2008년 1만501명에서 2011년 2만2319명으로, 약 2배로 늘었지만 이들을 위한 연수 수준은 제도 도입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영재교육 담당을 꺼리기 때문에 전문 교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 A초등학교 교사는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영재학급을 교직 2년차에 떠맡아 뭘 가르쳐야 할지 답답했다”고 했다. KEDI는 “우수 교사가 영재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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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영어캠프 수업 중시… 美 홈스테이는 문화체험 장점

    여름방학을 앞두고 해외 영어캠프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영어캠프는 짧게는 3주, 길게는 2개월까지 학생이 부모 품을 떠나 해외에서 독립심을 기르고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시행으로 말하고 쓸 수 있는 영어 능력의 중요성도 커졌다. 문제는 최고 1000만 원에 이르는 비용. 교육 프로그램이 내실이 있는지도 걱정이다. 지난해에는 부실 영어캠프 문제가 불거졌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영어캠프에서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는지를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목적 고려해 국가를 선택해야 영어캠프에 보내기로 했다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영어 실력 향상뿐 아니라 학습동기 부여, 해외 체험 등을 원하는 경우 여기에 맞는 지역과 프로그램을 골라야 한다.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진행하는 영어캠프는 엄격하게 짜인 시간표에 따라 외국인 강사와 긴 시간 동안 수업을 하는 식이다. 미국과 캐나다 같은 영어권 국가는 현지 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고 현지 가정에 머물면서 해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YBM 조기유학센터 석철민 팀장은 “영어권 가정의 홈스테이 같은 영어캠프라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 필리핀 영어캠프는 수업시간이 길어 공부량이 많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잘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의 캠프라고 해서 성격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 어떤 상황 속에서 수업을 받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석 팀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영어권 캠프도 현지 학생이 모두 실제 수업에 참여하지는 않으므로 어떤 장소에서 어떤 내용의 수업을 받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학교의 수업에 참여하려면 높은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다. 이경원 MBC연합캠프 업무팀장은 “1 대 1 원어민수업이나 1 대 5 그룹수업을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필리핀 영어캠프에 먼저 참가하고, 미국에서 현지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코스를 나중에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외 명문대의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캠프가 늘었다. 자녀가 중학생이라면 이런 캠프를 통해 해외 유학에 대한 의지를 심어줄 수 있다.○ 안전과 업체 신뢰도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길게는 한 달 이상 부모 곁을 떠나 있어야 하는 영어캠프. 무엇보다 안전과 학생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캠프를 주관하는 회사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아일보 교육법인 이지에듀의 이승태 팀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이다. 캠프를 얼마나 오랫동안 운영했는지, 자녀가 지내는 곳은 시내나 위험지역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프 설명회에 참가하거나 업체에 직접 문의할 때는 △한국에서 모집하는 곳과 현지에서 운영하는 곳이 같은지 △3∼5년 이상 캠프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지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치료를 받을 병원이 있는지 △학부모가 학생 및 현지 인솔교사와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는지 △인솔교사가 전문교사인지 △인솔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이전에 진행된 캠프 후기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진행 상황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영어캠프도 많다.○ 학생 실력보다 성격 고려해야 학생의 성격 역시 영어캠프를 보내기 전에 고려해야 한다. 오랫동안 부모 곁을 떠난 적이 없다면 한 달가량의 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다. 또 지나치게 내성적인 학생은 생각만큼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 수 있다. 정상JLS 유학센터 김은희 팀장은 “외국 가정에서 머무는 홈스테이 형태로 캠프를 할 경우 학생의 적극성이 가장 중요하다.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낯선 사람과도 잘 지내는 성격이어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극적인 학생이라면 현지 학생과 같이 공부하는 방식보다는 한국 학생끼리 영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한국인 관리교사가 상주하는 기숙사 형태의 캠프도 고려할 만하다. 집 밖에서 따로 생활한 경험이 없는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은 짧은 기간의 국내 캠프를 통해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연습을 하고 해외캠프를 떠나는 방법이 좋다. 무엇보다 한 달 내외의 영어캠프로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고 기대하기보다는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배우고 해외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떠나기 전에 학생에게 너무 큰 학습 부담을 주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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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야간산행 2시간… ‘문제아’ 닫힌 마음 열다

    1시간이면 끝날 야간 산행이 2시간으로 훌쩍 늘어버렸다. 지친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19일 오후 8시 경기 퇴촌의 관산에서는 ‘문제아들의 야간산행’이 진행됐다. 서울 양천구 신남중이 올해 들어 담배를 피웠거나 친구를 때려 징계를 받은 27명을 대상으로 19, 20일 연 캠프의 프로그램이다. 이만대 교장을 비롯해 교사 6명이 서울시학생교육원 퇴촌야영교육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한 캠프에 동아일보 기자가 동행했다. 산행에 앞서 주간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열렸다. 11m 높이의 통나무에 박힌 쇠말뚝을 밟고 올라가 공중에 매달린 공을 치며 뛰어내리면 친구들이 생명 줄을 잡아주는 ‘터치 볼’ 프로그램은 재미있기까지 했다. 특별교육이라기보다는 ‘놀이캠프’ 같은 느낌에 아이들은 신이 났다. 야영지가 어둑어둑해지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아이들은 예정된 퇴촌 관산으로의 ‘침묵 산행’을 시작했다. 스스로 그동안의 잘못을 돌아보기 위해 대화는 일절 금지됐다. 학교에서는 5분도 가만히 있지 못할 만큼 산만한 아이들이었지만 이번에는 각오가 남달랐다. 산행은 정적 그 자체였다. 흙과 돌, 낙엽과 나뭇가지 밟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산새 울음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렸다. 산행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 아이들의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급기야 누군가의 웃음이 신호탄이 돼 금세 시끌시끌해졌다. 이 교장은 아이들을 멈춰 세웠다.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시간 전에 스스로 한 약속도 못 지켜서야 무슨 일을 이룰 수 있겠어?” 이 교장과 아이들은 길을 바꿔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어둠에 묻힌 아이들의 표정은 볼 수 없지만 착잡한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생활지도를 맡고 있는 표영수 교사가 “우리, 스스로 약속을 지키자”며 독려했다. 칠흑 같은 어둠. 나무 사이에 걸쳐둔 밧줄을 잡지 않으면 자갈투성이의 급경사를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첫 산행보다 힘들었지만 아이들의 입은 굳게 닫혔다. 오후 10시. 침묵 산행은 그렇게 끝났다. 아이들의 등판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2시간의 산행은 아이들을 훌쩍 성장시켰다. 유형우(가명·15) 군은 “열흘 전에 축구 유니폼 등번호가 겹치는 사소한 문제 때문에 친구를 때리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캄캄한 밤에 산길을 걸으며 나를 돌아보면서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했다”고 말했다. 강성일(가명·15) 군도 “주말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귀찮았지만 막상 와보니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올해 두 차례 폭행으로 문제를 일으켰는데, 돌아가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잘해 봐야지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말썽을 부리는 문제아도 산속 캠프에서 만나면 아주 달라진다. 한 번의 캠프로 말썽꾸러기를 모범생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친구들과 인간적 관계를 계속 맺다 보면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신남중은 앞으로도 이런 캠프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행사는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2만26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2012 해피드림캠프’ 사업의 일환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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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도 다함께 1부/당당히 일어서는 다문화가족] 청소년에 꿈 심어주는 전문 교육기관

    《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7년에 1만4654명이던 다문화가정 학생은 2011년 3만8678명으로 급증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꿈을 키워주는 다문화학교도 점차 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서울과 충북 제천에 서울다솜학교와 한국폴리텍다솜학교가 문을 열었다. 기술·직업 교육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 대안학교다. LG는 2010년부터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어떤 빛깔의 꿈이 영글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 처음에 받아쓰기 0점을 받았을 때 집에 와서 엉엉 울었다. 그렇지만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는 잘하겠다고 생각했다. 경기 고양외국어고에 다니는 바수 데비 양(17)은 한국에 전학 왔을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문화를 알고 있고, 새로운 지식을 개방적인 태도로 흡수할 수 있거든요. 나부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원동력은 자신감과 당당함 데비의 아빠는 인도 출신의 대학 강사다. 한국에 유학 와서 대학원을 다니다 한국에서 한국 여인과 결혼했다. 이들 가족은 데비가 7세 때 인도로 떠났다가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기에 초등학교 2학년 때 전학 와 치른 첫 받아쓰기 시험에서 0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숙제를 꼬박꼬박 하면서 집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했다. 시험점수가 20점이 됐다. 그 다음엔 40점, 60점, 80점…. 한 번 100점을 받은 후엔 계속 100점을 받았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위축되거나 의기소침해진 적이 없었다.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생활한 덕에 성적이 더 오르기 시작했다. 어느새 전교 1등도 하며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다. 이런 데비의 태도는 여동생 혜나(13)에게도 영향을 줬다. 혜나는 “공부도 잘하고 학교생활도 활발하게 하는 언니에게 지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혜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틈만 나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혜나 주위엔 친구가 많다. “그냥 겉모습만 보면 사람들은 우리 아빠가 인도 출신인지 몰라요. 그렇지만 내가 당당하면 내 배경을 먼저 얘기할 수 있고 친구들도 편견을 갖지 않아요. 스스로 위축될 때 누군가가 ‘너, 다문화가정이라며’라고 했을 때 ‘들켰네’ 하는 심정을 갖는 거예요. 나부터 자신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면 문제될 게 없답니다.”○ 다문화학교를 통해 진로 모색 데비와 혜나는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자매는 2010년부터 2년간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 1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꿈을 키워왔다. 주로 주말을 이용해 2년간 무료로 교육받았다.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과학인재과정이나 언어인재과정에 참여하면 각각 KAIST와 한국외국어대 재학생 멘토가 가르치는 시스템이다. 자매는 과학인재과정에 참여했다. 가장 큰 수확은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게 됐다는 점이다. 과학과 미술을 좋아하는 혜나는 전자기기 제품 디자이너가 되려고 한다. 프라다폰을 개발한 조영민 LG 수석연구원의 강연을 들은 게 계기였다. 혜나는 이때 전자제품을 디자인하는 직업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데비도 다문화학교를 통해 진로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중학교 때 방송반에서 열심히 활동했는데 하루빨리 방송기계를 만져보고 싶어서 실업계고에 진학하려고 했다. 멘토인 KAIST 재학생은 데비에게 조언했다. “당장 방송기계를 다루는 것도 좋지만, 대학에 가도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어. 성적이 좋은데 외고에 도전해보는 건 어떻겠니. 가능성을 더 넓게 열어두자.” 데비는 이 말을 듣고 외고 입학시험을 치러 합격했다. ○ 꿈을 키우는 다문화학교 학생들 데비와 혜나는 LG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올 1월 졸업했다. 12일부터 ‘LG이노텍과 함께하는 사랑의 과학 리더 클럽’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는 LG다문화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꾸준히 꿈을 키우도록 수준 높은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자매와 같은 다문화청소년 60명이 LG 다문화학교 2기생으로 2월에 입학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언어인재과정 2기 학생들이 모여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머니가 인도네시아 출신인 박수진 양(11·충남 와촌초 5년)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출신 어머니를 둔 이기선 양(12·경기 원곡초 6년)은 다문화학교에 참가한 이후 ‘한국 중국 퓨전 의상 디자이너’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학생들은 “엄마 나라와 우리나라 사이에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 “한국인에게 다양한 외국 문화를 알려주고 싶다”고 앞 다투어 발표했다.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꽃처럼 피어올랐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나만의 특기 살려 관광-컴퓨터 전문가로” ▼■ 서울다솜학교서울 중구 서울다솜학교 호텔관광과 실습실에서 만난 3학년 이형준 군(18)은 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 연습에 빠져 있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날이라 일찍 귀가해도 되지만 최근 배운 칵테일 만들기가 재밌어 학교에 남았다. 잔에 얼음을 넣고 탄산수와 칵테일 시럽을 섞으니 이내 붉은색 칵테일이 완성됐다. 시음에 나선 1학년 조려화 양(17)이 “마트에서 파는 음료수보다 훨씬 시원하고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실용교육으로 삶의 목표 찾았다” 아버지가 일본인인 이 군은 7세 때 한국에 왔다.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부터 간신히 한국어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당연히 학교생활에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이 군에게 올해 초 출입국관리소가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서울다솜학교’를 개교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직업교육을 받아 빨리 사회로 나가고 싶었던 이 군은 주저 없이 전학을 선택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이 군은 여행사 직원이나 관광가이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호텔관광과를 선택한 이 군이 가장 먼저 도전한 게 칵테일 교육이었다. 그는 앞으로 커피와 와인, 카지노 교육을 받게 된다. 게다가 이 과를 마치면 관광통역안내원, 국외여행인솔자 같은 자격증도 딸 수 있다. 이 군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삶의 목표 자체가 없었는데, 다솜학교에 와서 비로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3학년인 그는 다솜학교 전교학생회장도 맡고 있다. 예전 학교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이 군은 “늦게 생긴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생겨 다행”이라며 “그 덕분에 공부도 할 수 있었고 자신감도 되찾았다”고 말했다.○ “진학-특기 살리기, 두 토끼 잡았다” 이날 이 군의 칵테일을 칭찬해 준 조 양은 1학년으로 입학한 신입생이다. 중국 칭다오(靑島)가 고향이다. 현지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 지난해 3월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들어왔지만 낯설고 말이 통하지 않아 공부, 일 모두 쉽지 않았다.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모습을 보다 못한 그의 어머니가 아는 사람의 소개로 피자집에서 일할 것을 권유했다. 6개월간 그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말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었다. 그 후 조 양은 공부할 곳을 찾았다. 처음엔 미용이나 화장, 디자인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보다 나이도 많았고, 진학할 학교도 마땅치 않았다. 학교에서 따돌림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바로 그 무렵 다솜학교 개교 소식을 들었다. 조 양은 컴퓨터미디어과로 입학했다.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어렴풋한 계획은 세워놓았다. 그는 요즘 매일 방과 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고 있다. 만약 대학에 못 가더라도 ‘정보기술기초’ ‘멀티미디어’ ‘컴퓨터 구조’ 등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과정은 어디를 가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등의 자격증도 딸 수 있다. 그는 “1학년으로 입학해 오랫동안 공부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찾아볼 수 있어 참 좋다”며 “중국어라는 특기를 살리는 진로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따돌림이 없고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다솜학교 3월 개교, 2개 과정 운영 서울시교육청이 3월 문을 연 서울다솜학교는 컴퓨터미디어과정과 호텔관광과정 등 2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1학년 40명, 2학년 5명, 3학년 3명으로 모두 48명이 재학 중이다. 출신 국가는 중국(38명) 베트남(4명) 몽골(2명) 일본(1명) 등이다. 곽미란 교무기획부장은 “실용적인 직업교육을 목표로 다문화학생을 위한 특성화고의 역할을 하고 있다. 9명의 이중언어 강사가 함께 수업에 들어가서 학생들이 언어 문제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솜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토요일을 활용해 종묘나 덕수궁 같은 곳을 찾고 한국문화의 집에서 한국무용, 탈춤, 사물놀이 등도 가르친다. 방과 후에는 수준별로 한국어 수업도 따로 진행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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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남수단에 학교 지어주는 신부, 국내 제자들이 모금운동 나서… 원선오 신부

    광주 살레시오고 동문회가 아프리카 남수단에 학교를 지으려 모금에 나섰습니다. 1962년부터 20년간 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82년 남수단으로 건너가 봉사활동을 하는 원선오 신부(본명 빈첸초 도나티·84·사진)의 요청 때문입니다. 가난하던 시절, 한국에서 원 신부가 길러낸 제자들이 이제는 어려운 나라를 도울 정도로 자랐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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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러닝 ‘인기짱’… 책 대신 게임으로 영어단어 외워요

    서울 송파구 신가초 4학년 신재민 군(10)은 로켓을 탄 자신의 캐릭터가 하늘로 높이 날아가는 내용의 게임을 즐긴다. 화면에 ‘또한’이나 ‘거의’ 같은 단어가 뜨면 신 군은 ‘either’ ‘almost’ 같은 답을 적어 넣는다. 답을 맞히면 화면 속 캐릭터가 한 단계씩 더 솟구친다. 게임 이름은 ‘로켓 라이더’. 학습효과를 높이도록 만든 ‘G러닝’ 프로그램이다. 신 군은 “하루에 1시간씩 컴퓨터 게임을 이용해 영어를 공부한다”면서 “1년가량 했는데 책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게임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공부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게임을 ‘당근’으로 활용 유아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G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G러닝의 장점과 한계를 잘 고려해 적절히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초등학생이나 아직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하기는 부담스러운 유아에게 재미있는 학습의 기회를 준다. 공부할 내용과 결합된 게임이 ‘당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학생이 학습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을 때, 부족한 학습주의력을 길러주고 싶을 때 G러닝은 좋은 대안이 된다. 정상JLS 서은선 G러닝사업팀장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굳이 게임을 활용해 공부를 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게임을 좋아하고 공부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서와 연계하면 효과 높아져 G러닝을 활용할 때는 학생의 나이를 고려해 게임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학습 내용과 수준은 게임 프로그램에서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학생이 좋아하는 게임을 활용해야 효과가 높다. 유아의 경우 문제를 아이가 풀면서 스스로 진행하는 방식은 버겁다. 예를 들어 화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굴러오는 양파 그림을 ‘Onion’이라는 단어와 자연스럽게 연결짓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초등학생 중에서 저학년은 앙증맞고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이나 주인공 캐릭터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액션게임을 좋아한다. 반면 고학년은 문제를 정확히 풀었을 때 받는 ‘보상’을 활용해 캐릭터를 키우거나 자신의 구역을 만드는 게임을 좋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서 팀장은 “이왕에 G러닝을 활용하기로 했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게임을 선택해야 몰입과 집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책이나 교과서를 연계하는 전략도 유용하다. 게임을 했던 단원을 찾아 교과서를 훑어보면 복습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게임 속 역사적 배경을 책 및 백과사전에서 찾아보거나 수학 G러닝 게임에서 했던 블록을 실제로 부모가 함께 쌓아 보면 학습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접속해서 학습한 기록이 남고 캐릭터의 레벨을 통해 학생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는 학생의 게임시간, 즉 ‘G러닝 학습량’을 계속 살펴보고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게임’의 한계 분명히 해야 게임과 학습이 직접적으로 결합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학습에 대한 ‘보상’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방법도 넓은 의미의 G러닝에 속한다. 예를 들어 웅진씽크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학습지 ‘씽크U’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매일 해야 하는 학습량을 마칠 때마다 사이버머니를 지급해 캐릭터를 꾸미거나 인물카드를 모아 게임에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짝을 지어 일주일 동안 문제를 풀고 평균 점수로 승패를 결정하게 하는 게임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공부가 아니라 게임에만 지나치게 빠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웅진씽크빅 신원섭 교문마케팅팀장은 “학습과 게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게임 시간이 학습 시간의 10% 미만, 최대 30분 이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경영학과)는 “학습 수준은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다양하게 맞출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유아와 초등학생 수준이 G러닝을 활용하기에 가장 적절하다”면서 “학습의 보조수단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학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두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G러닝 ::게임에 정규 교육과정 내용을 담아 학습내용의 개념과 원리를 재미있게 익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기로 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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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도 교사 됐으면” 23%… 5년새 찬성률 반토막도 안돼

    김모 씨(23·여)는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를 보고 자라면서 자신도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김 씨가 교대에 합격했을 때 어머니도 무척 기뻐했다. 그러나 김 씨가 졸업반이던 지난해, 어머니는 “내 딸이 교사가 되는 건 싫다”며 대기업 취업을 권했다. 그 무렵 명예퇴직을 한 어머니는 “30년 넘게 교단에 몸담았지만 최근 3년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들마저 교사를 함부로 대한다. 지난해 학부모에게 멱살을 잡힌 뒤 교직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31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교 및 대학 교원 3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점이 확인됐다. 우선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응답자의 81.0%가 “나와 동료 교사의 교직 만족도와 사기가 최근 1, 2년간 떨어졌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09년 55.3%, 2010년 63.4%, 2011년 79.5%에 이어 4년 연속 증가했다. 사기가 올랐다는 응답은 5.7%에 불과했다. 자녀들이 대를 이어 교사가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이를 찬성한 응답자는 고작 23%. 57.6%는 자녀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2007년 조사 때만 해도 교원들은 자녀가 교사가 되는 것에 대해 76.9%(딸), 53.8%(아들)가 찬성했다.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이유는 뭘까.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꼽은 교원(29.8%)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22.6%)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21.1%) △학생의 교과지도 및 잡무의 어려움(14.0%) 순이었다. 교원 명예퇴직이 급증하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도 ‘학생지도의 어려움과 교권 추락’(70.7%)이 가장 많았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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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총, 3대이상 교직 10가족에 ‘명가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2일 충남 논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제31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갖고 가족 중 5명 이상이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10가족에게 교육가족상을 수여한다. 6명이 자매인 경남 진양고 이순자 교사는 여동생 4명이 모두 경남 지역 초중학교와 경상대 교단에 서고 있다. 대전 문정중 민병찬 교사는 형제 3명과 장남, 며느리까지 가족 6명이 대전과 충청남북도의 초중고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한국교총은 △3대 이상 교육에 헌신한 교원가족에게 교육명가상(10가족) △교직 경력 32년 이상 교원에게 교육공로상(3671명) △열악한 여건에서 교육에 헌신한 교원에게 특별공로상(34명) △교육발전에 공헌한 개인과 단체에 독지상(13명)을 함께 수여한다. 스승의 날은 올해 기념식이 열리는 충남 논산 지역의 강경여고(현 강경고) 학생들이 1958년 병석에 누운 교사 등 퇴직 교사들을 찾아간 은사의 날 행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원단체와 학교가 기념행사를 하다가 촌지 등 부작용 문제로 정부가 없앴으나 1982년부터 부활돼 공식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한편 한국교총은 스승의 날 전후인 14일부터 20일까지를 학교폭력 근절을 실천하는 제60회 교육주간으로 정했다. ‘행복한 학교, 따뜻한 교실’을 주제로 학생생활지도 우수사례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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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도 다함께]다문화 편견 부추기는 교과서

    초중고교 사회교과서에 수록된 다문화 관련 내용이 오히려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설규주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초중고교 사회과목 교과서 17권에 담긴 다문화 관련 내용을 연구, 분석한 논문 ‘초중고 사회 교과서의 다문화 관련 내용 분석’을 내놓았다. 이 논문은 현재 학교에서 쓰이고 있는 2007 개정교육과정 교과서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11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한국다문화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처음 발표된다.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는 표현이 교과서에 많이 수록돼 있었다. 예를 들어 초등 교과서엔 ‘하산은 부모가 불법 체류자여서 언제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살고 있다’는 표현이 있었다. 중1 교과서엔 ‘베트남에서 온 레아남 씨는 식당 종업원이 자신을 외모만 보고 무시해 기분이 나빴다’는 구절 등이 있었다. 설 교수는 “비록 이런 표현들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문화가정에 낙인을 찍는 부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이어 “학생들이 이주 노동자는 대개 불법체류자라거나, 베트남 사람은 못생겼다거나, 혼혈아는 으레 놀림을 받고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한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중1 교과서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와 같은 설문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설 교수는 “이런 표현을 학습한 아이들이 이주민들을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과서는 현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견인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교과서의 사례 하나, 표현 하나가 의도와는 무관하게 학습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교과서는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사르코지 대통령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와 같은 표현들이다. 설 교수는 “문제점을 아예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교육내용을 보다 균형 있게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봉사-운동 많이할수록 외국인 친구 잘 사귀어” ▼고려대 연구팀, 초중고생 분석운동과 봉사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외국인 친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사교육을 많이 받거나 게임을 오래하는 학생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교육학과)와 황여정 연구교수(교육문제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초중등학생의 다문화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울지역 초등학생 4656명, 중학생 4345명, 고등학생 4940명이 ‘다른 나라 사람과도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물음에 응답한 결과를 다문화 수용성의 기준으로 삼았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거나 스스로 운동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외국인 친구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졌다. 게임을 많이 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다문화 수용성이 낮았다. 연구진은 중학생 시절부터 학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학생들이 정신적인 여유나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성 발달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개방적 자세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봉사활동 참여 경험과 운동시간이 다문화 수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등학생 역시 마찬가지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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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年1억 인세 받고도 흙담집 생활… 아이들 돕는 데 쓰도록 재산 남겨

    그는 말년에는 해마다 1억 원이 넘는 인세를 받는 부자였습니다. 하지만 1968년 자리 잡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흙담집에서 마지막 날까지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2007년 그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돈은 이제 아이들을 위해 쓰입니다. 이달 말 추모집이 출간되는 ‘몽실언니’의 작가 고 권정생 선생(사진)의 이야기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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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 한줄기 못봐도… 이들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많은 일에 도전했습니다. 도전할수록 그 일에 흥미가 생겼고 낯선 일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맹학교 고등부 2학년인 안제영 군(17)이 10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서울학생상을 받는다. 선천적인 장애를 뛰어넘는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그동안 안 군이 받은 상들은 그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교내 합주부 활동으로 대전방송(TJB) 주최 음악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고 컴퓨터대회에도 참가해 정보기술 도전(IT challenge) 대회 정보검색 부문 1위와 라이온스 대회 속기 부문 2위를 기록했다. 또 전국 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 참가해 ‘골볼’ 종목에선 은메달을 땄고 올 6월 장애인 직업 기능경기대회에선 점역·교정 부문 서울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학교생활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교내 안마실기대회와 영어말하기대회에서 2등과 3등을 차지했다. 이런 안 군에게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성우로 활동한 경험. 지난해 원고를 낭독하는 연극 ‘낭독극’에 도전해 즐거움을 느끼면서 성우 수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나아가 안 군에게서 감명을 받은 현직 성우의 도움으로 한 아웃도어용품 브랜드의 라디오 광고 녹음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안 군은 자신이 참여한 이 라디오 광고를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컬러링)으로 쓰고 있다. 안 군은 “생소한 낭독극에 두려움 없이 도전한 경험이 성우 활동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이 도전들이 언젠가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늘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詩-사진 올려 페이스북 친구만 700명… 김경식씨▼아무것도 떠있지 않은 아이폰 화면을 김경식 씨(51)가 몇 번 톡톡 쳤다. 그러자 김 씨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안내견 ‘슬기’의 사진이 올라갔다. 곧이어 아이폰 스피커에서 또박또박한 여성의 말투로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페이스북. 담벼락. 최수정 님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열한 살 때 시력을 잃은 김 씨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모습이다. 김 씨에게 유일한 위안은 희망을 담은 시를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가방은 카메라와 노트북, 점자정보단말기와 휴대전화까지 언제나 터질 것처럼 불룩했다. “배낭을 메고 다닐 때면 어깨가 부서질 것 같았죠.” 하지만 지난해 7월 KT의 봉사단체 ‘IT 서포터즈’ 강의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폰 ‘보이스 오버’ 기능을 배우고 나서 김 씨의 가방은 훨씬 가벼워졌다. 스마트폰은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과 달리 ‘보는’ 기능에 집중된 제품이라 시각장애인에겐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 읽어주는 보이스 오버 기능이 들어 있는 스마트폰은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쓸 수 있다. 김 씨가 보이스 오버 기능을 익혀 애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페이스북이다. 김 씨의 페이스북에는 그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글과 사진이 올라와 있다. 아이폰의 메모 기능을 활용해 틈틈이 정리한 시와 안내견 사진이 인기를 얻으면서 페이스북 시작 6개월 만에 친구 700명이 생겼다. 지인들과 카카오톡을 주고받고 시와 사진을 e메일로 보내기도 한다. 김 씨는 “세상과 단절돼 있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을 배우니 많은 사람과 연결된 기분이다. 스마트폰 이용법을 배우는 시각장애인이 더 많아져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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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주 놀토… 청소년 주말프로그램 풍성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매주 ‘놀토’가 생겼다. 날씨가 화창해진 요즘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문화단체의 청소년 주말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어떨까.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19일부터 ‘청소년 토요학교 C-플랫’을 시작한다. 플로리스트, 문화평론가, 자연색 연구가 등 6가지 분야 중 관심 있는 내용을 골라 6주간 강의를 듣고 토론할 수 있다.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북촌 남산 연희문학촌 등 문화 장소를 탐방하면서 역사와 예술의 가치를 발견하고 건축가 감독 예술인의 강연을 듣는 기회.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11주 과정이다. 2차 교육은 6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3차 교육은 9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다. 경기 안산시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19일 방문의 날 행사를 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페이스페인팅, 독도 3차원(3D) 영상 상영, 과학마술쇼, 해조류 표본 만들기 같은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은 청소년들이 토요일을 활용해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청소년 렉처 콘서트’를 11월까지 매달 마련한다. 지역 명사들의 강의와 베토벤의 교향곡 시리즈를 무대에 올린다. 이달에는 19일에 열린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주말 프로그램은 ‘창의인성 교육넷’ 홈페이지(www.crezone.net)에서 알려준다. 서울은 서울시 청소년 정보찾기 홈페이지 ‘유스내비’(www.youthnavi.net)가 도움이 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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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수행평가를 대신… 엄마 창의력만 느네

    수학 과외교사 홍모 씨(29)는 자신이 가르치는 서울 도봉구 A고의 1학년 학생에게서 문제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용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단순한 참고서 문제가 아니라 학교에서 만들어 제출 시간까지 명시한 수행평가 문제지였다. 1학기 내신에서 수행평가가 15%를 차지하니 도와달라는 얘기였다. 홍 씨는 잠시 고민했지만 “고교 내신 점수는 대학 입시에도 반영되므로 수행평가는 가능한 한 만점을 받아야 한다. 학원에서 해오는 아이도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풀어줬다. 서울의 경우 올해부터 중고교 내신에서 수행평가와 서술형 평가를 더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지필고사 위주의 점수 경쟁을 억제해 사교육을 줄이고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하자는 취지이지만 실제로는 부모나 학원강사가 대신 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부 한모 씨(43)는 올 초 서울 은평구 B중 2학년인 아들의 과학수행 평가를 대신 했다. 실제 생활에 활용할 만한 발명품을 만드는 과제. 한 씨는 “아이가 과학에 관심이 많은데도 너무 어려운 과제라 직접 해결하기 버거웠다. 과제로 나오는 수행평가는 어머니 몫으로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종합방안’은 “과제물 위주의 수행평가를 지양해 표절이나 부정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A고처럼 수행평가를 숙제로 내면 자녀의 학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모나 학원강사 또는 과외교사가 떠맡기도 한다. 중간·기말고사와 함께 치르는 서술형 평가 역시 단답식 문제가 상당수여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평가한다는 본래의 뜻을 살리지 못한다. 서울 광진구 C중은 지난해 3학년 2학기 수학 기말고사에서 총 30점짜리 서술형 문항으로 6개를 냈다. 대부분 선분의 길이와 각의 크기를 구하는 단답식 문항이었다. 하늘교육 노원센터 박현주 부원장은 “학교 시험을 분석해보면 단답형 주관식이나 단순한 빈칸 채우기 문항을 서술형으로 출제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 서술형 문항은 한두 문제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 D중 교장 역시 “출제와 채점의 어려움 때문에 일부 서술형 문항은 기존 주관식 문항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평가에 대한 인식이나 전문성이 부족해 교육현장에서 수행평가와 서술형 평가의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학교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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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파일럿 꿈 좇아 ‘무한도전’ 대륙하늘 나는 여성 기장… 조은정 기장

    중국 지샹(吉祥)항공 조은정 기장(40·사진)은 늦깎이 파일럿입니다. 호텔에서 일하던 2001년 파일럿을 처음 꿈꿨습니다. 경비행기를 몰기 위해 미국대사관에 취업했고 2004년에는 미국에 건너가 조종을 배웠습니다. 2009년 부기장을 거쳐 지난해 기장이 됐습니다. “하고 싶으면 도전하라. 그리고 준비하라.” 그녀의 말처럼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어떤 꿈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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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교권조례’ 본회의 통과… 교과부-市교육청 “재의 요구하겠다”

    교사의 지도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권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2일 서울시의회의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시의회에 재의(再議)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제2조 교권침해의 정의 △제4조 교육과정 재구성과 학생 생활지도 △제7조 교원 자율권에 대한 조항이다. 교권의 범위를 교사의 권한 위주로 광범위하게 규정해 초중등교육법 제20조에 있는 학교장의 지도감독 권한을 무력화하고, 일선 학교의 생활지도에 혼란을 준다는 점이다. 교과부는 이날 “교권조례가 법적 근거 없이 교사의 권리를 규정한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법제처의 검토를 거쳐 서울시교육청에 재의를 요구하라고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과부가 재의 요구를 지시할 경우 법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교권조례의 내용을 따져봐야겠지만 일단 교과부의 지시를 받는 대로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가 교권조례에 제동을 거는 근거는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공방 당시와 같다. 권리와 의무는 법률이 위임한 경우에만 하위규정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지원국장은 “교사의 권리와 의무는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에 명시됐다. 이들 상위법의 위임 없이 조례로 교사의 권리를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교권조례가 학교운영위원회의 권한, 학교장의 학교운영권, 사립학교의 경영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국회의 입법권을 훼손한 격이라는 주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재의결을 통해서도 교권조례가 가결된다면 교과부는 법적 효력을 다툴 방침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서울시교육청이 교권조례의 간접체벌 허용 조항을 문제 삼아 공포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한편 교과부는 4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가 두발 및 복장에 대한 학칙을 자율적으로 만들라고 시도교육청을 통해 지시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효력이 정지돼 있으므로 서울의 초중고교도 두발 및 복장에 관한 내용을 학칙으로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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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간접체벌’ 허용될듯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간접체벌과 퇴학 같은 징계를 허용하는 등 교사의 지도권을 크게 강화한 교권보호조례안이 30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안은 2일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현행 학생인권조례와 새로 시행될 교권보호조례가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권보호조례에 따라 교사가 적극 지도하려고 하면 학생이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우며 교사의 지도를 거부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표결을 통해 ‘서울시 교권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안에 따르면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거나 폭력 폭언 조롱 희롱 폄하 같은 방법으로 교원의 인권을 침해할 때 교원은 학교장에게 징계를 요청하거나 교육적인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 또 학생에 대한 학교장의 징계는 ‘초중등교육법 18조’에 따른다고 명시해 간접체벌은 물론이고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퇴학 등의 징계가 가능해졌다. 조례안 초안은 당초 진보 성향 의원들이 만들었지만 학생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교사의 지도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김형태 교육의원은 “학교 현장에서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창과 방패’처럼 모순된 학생인권조례와의 관계는 학교 현장에서 상당한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사립중고등학교장회 곽일천 부회장은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으로 두발이나 복장과 관련된 학칙을 바꾸라고 했는데 교권보호 조례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초중고교는 지금까지 학칙을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맞추어 개정하라는 압력을 받아왔지만 새로운 교권보호조례안은 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 김명신 의원(민주통합당)은 “두 조례의 상충으로 시행착오도 예상된다. 학교 현장에서 합의점을 찾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례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교권조례를 옹호하는 민주당 의원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례안은 이날 교육위에서도 보수 성향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보 성향 의원 7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안은 시교육청으로 보내져 교육감이 공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례가 공포되더라도 본격적인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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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잃은 동심, 악기 연주하며 마음 열어

    어린이날이 코앞이다. 건강한 아이들에게 5월은 야외에서 마음껏 뛰어놓고, 원하는 선물도 받을 수 있는 달이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은 그럴 수 없다. 특히 오랫동안 입원 생활을 하느라 심신이 모두 약해진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이런 어린이 장기 입원환자에게 ‘어린이병원학교’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1999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처음 설치됐다. 지금은 전국 31개 병원이 어린이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면 원래 다니던 학교를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어린이병원학교를 주목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활력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모병원 20층 어린이학교를 찾았다. 소아혈액종양병동 안에 마련된 이 학교에는 36명의 어린이 백혈병 환자가 다니고 있다.○ 암 병동 내 유일한 자유 공간 소아혈액종양병동의 아이들은 하루 종일 격리된 무균병동을 벗어날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혈액검사를 받는다. 그 뒤에는 침상에 누워 있거나 병동 안을 돌아다니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무균병동이라 외부인의 출입도 별로 없다. 가끔 다른 검사를 받기 위해 무균병동을 벗어나지만, 그때도 건물 밖으로는 나가지 못한다. 매일 똑같은 공간에, 똑같은 사람들. 아이들에게 삶이란 정말 무미건조한 것이 돼버렸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멸균 처리된 병원 음식밖에 없다. 회나 고기는 바라지도 않는다. 입맛을 돋우는 김치마저도 푹 익혀 나온다. 그래도 성장하는 아이들이니 식욕을 감당할 수 없다. 때로는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식욕이 커지기도 한다. 퍽퍽한 음식을 먹는데도 늘 배가 고프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린이학교는 자유 공간이다. 적어도 그곳에서만큼은 아이들은 ‘환자’가 아닌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일 뿐이다. 봉사단체 ‘키즈 유나이티드’ 소속 대학생 4명이 진행한 과학수업. 학생은 김강희(가명·7) 양과 이건기(가명·8) 군 달랑 2명이었다. 강혜림 씨(26·여)가 혈액을 주제로 수업을 시작했다. 파워포인트(PPT)로 사진을 띄워놓고 혈액의 구성요소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피가 혈액이라는 건 알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주인이야. 적혈구는 피가 빨갛게 보이게 하고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도 해.” 아이들은 백혈병에 걸려 있으면서도 ‘혈액’을 잘 모른다.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백혈구는 병균이나 바이러스 이런 애들을 방어하고 싸워서 잡지. 혈소판은 상처 났을 때 딱지가 앉게 해. 징그러운 게 아니야. 다친 부분으로 피가 못 나가게 하고 병균의 침입도 막는 거야.” 건기 군이 병원균을 잡아먹는 백혈구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크게 웃었다. 이어 진행된 실험 수업. 자그마한 종이 고릴라를 통과하는 철사 양쪽에 쇠로 된 추를 달아서 균형을 잡는 실험이다. 몇 차례의 도전 끝에 강 선생님이 마침내 성공했다. 강희 양도 오기가 생겼는지 자기도 해보겠다며 안간힘을 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정작 놀란 것은 처음 수업을 참관한 강소영 씨(20·여)였다. 그는 “아파서 힘이 없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열심히 참여해 놀랐다”고 말했다. 어린이학교에서는 주중에 하루 4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과 중등을 나눠서 수학과 영어 같은 기초 과목을 비롯해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술치료와 음악 수업, 종이접기 수업 등도 연다.○ 아이들은 긍정의 마인드를 배운다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다. 수업 시간에는 ‘일상의 삶’을 빼앗긴 아이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치료 때문에 몸이 붓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아이들은 외모 스트레스가 크다. 아이들은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길 간절히 원하면서도 친구들이 싫어할까 봐 두렵다. 자원봉사자들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때로 아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정수현 씨(26)는 미술시간에 마블링 수업을 하면서 ‘쇠고기의 마블링’을 얘기하다 당황했다. 병동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 먹을 것에 대한 얘기는 금물이다. 이은택 씨(23)는 “학년을 묻는 것도 금물”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성별 구분이 때로는 쉽지 않아 ‘언니’ ‘누나’ 등의 호칭을 쓸 때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아이들은 수업에 열정적이다. 자원봉사자들은 그런 아이들로부터 긍정적 마인드를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2009년 5월 이 학교가 문을 열 때부터 매주 금요일 음악치료 수업을 진행하는 김성애 씨(33·여)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표현한 즉흥연주를 한 뒤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 나비가 어떻게 될까?” 청소년반 학생 5명 중에 4명이 “죽어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이 큰 병을 앓으면서 미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1명이 “죽을 것 같은데 살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그런 아이들이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다른 아이들도 자연스레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팀 이름을 정하라고 하자 아이들은 ‘백혈병’을 제시했다. 김 씨는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이를 ‘치료된 사람들’로 바꿨다. 김 씨는 “부모들이 아이의 몸이 아픈 것만 바라보다 마음이 병드는 것을 지나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2학년이던 여자아이가 병 때문에 말을 잃었다. 큰 병이 주는 중압감과 병원의 무거운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입을 닫은 것이다. 그 아이에게 핑거심벌, 탬버린, 에그 셰이커, 패들 드럼 같은 악기를 꾸준히 연주하게 해 마음의 문을 열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가을엔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린이학교 정다운 교무부장은 “어린이학교의 수업은 병동을 감옥처럼 인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여유를 주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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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인권옹호관으로 ‘학생조례’ 대못 박기?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뒷받침하기 위해 학생인권옹호관 조례를 추가로 제정한 사실이 26일 밝혀졌다. 시교육청은 24일 ‘학생인권옹호관 운영조례안’과 ‘학생인권조례 시행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는 학생인권과 관련한 실태조사, 직권조사, 시정 및 조치권고 등의 권한을 가진 학생인권옹호관의 채용과 처우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시행규칙은 학생인권위원회와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설치·운영에 대한 내용을 명시했다. 모두 1월에 공포된 학생인권조례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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