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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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일본40%
국제일반20%
미국/북미13%
국제정세8%
칼럼5%
인사일반5%
국방3%
러시아3%
중국3%
국제교류0%
  • [문학예술]나를 비우는 절집, 나를 채우는 수풀

    나뭇가지마다 새파란 새순이 돋는 5월은 숲에 생기가 가득한 시기다. 우거진 숲을 따라 산을 오르다 보면 양지바른 산자락에 서 있는 절을 한두 번은 마주친다. 불자뿐 아니라 등산객들도 가쁜 숨을 돌리며 속세의 찌든 피로를 잠시 잊을 수 있는 마음속 휴식처다. 길게는 천년 넘게 한자리에 머물고 있는 절은 저마다의 역사와 전설들을 품고 있는 이야기의 보고(寶庫)다.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은 산림학자인 저자가 절과 함께 절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설명해 이채롭다. 이를테면 ‘사찰림 답사기’랄까. 절집 숲은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973년부터 시작된 정부 주도의 녹화사업은 성공했지만 이 때문에 대부분의 숲이 40년생 이하의 어린 숲이다. 반면 절집 숲은 수백 년 이상의 수목으로 이뤄진 곳이 많다. 이런 이유로 국토 면적의 0.7%에 불과한 절집 숲이 식물 천연기념물 가운데 10.7%를 품고 있다. 충남 서산시 개심사(開心寺)는 봄에 흐드러지게 만개하는 왕벚꽃나무로 유명하다. 어린이 주먹만 한 크기의 개심사 왕벚꽃은 희고 붉고 푸른 꽃을 피워내기에 5월 개심사는 꽃대궐 같다며 저자는 탄복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 벚꽃길, 백양사 초입의 벚꽃길, 화엄사의 올벚나무도 저자의 추천 목록에 들어간다. 절집 주변에 벚나무를 심는 이유는 불가에서 벚꽃을 속세를 떠나 극락(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피안앵(彼岸櫻)’의 상징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유럽의 ‘산티아고로 가는 길’처럼 강원 인제의 백담사에는 ‘순례자의 길’이 있다. 백담사-영시암-오세암-봉정암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불자들 사이에서 순례자의 길로 불린다. 저자는 이 길에 ‘천연림 터널’이라는 이름을 덧붙인다. 단풍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거제수나무 함박나무 개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와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가 가득해 마치 나무로 이뤄진 거대한 터널 같다는 표현이다. 이처럼 책에는 24곳의 절과 사찰림 이야기가 풍성하다. 숲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 땅이나 바닥에 걸터앉아 천천히 호흡하며 나무와 함께 숨쉰다는 것을 상상해보라는 게 저자의 제안이다. 절과 숲을 함께 다룬 ‘비우고…’와 달리 ‘바람이 지은 집, 절’은 전국 23곳 절의 숨겨진 내력과 전설, 그리고 현지를 찾아 얻은 감상을 차분히 정리했다. 송광사는 국보 3건에 3점, 보물 19건에 110점이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큰 절이지만 석탑이나 석등이 없다. 그 대신 다양한 형태의 석축과 돌담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운달산 김룡사의 가람(伽藍)은 누운 소의 모습이어서 스님들은 그 소의 눈에 해당하는 명부전에 머문다. 절에 대한 갖가지 내력이 흥미롭지만 사진의 비중이 높은 반면 글의 분량은 상대적으로 적어 해설이 한 층씩 더 깊게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준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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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얼굴에 안개가? 눈코입 안 보이는 소년

    얼굴에 안개가 낀 모습으로 태어난 소년은 부모가 도망가고 외할머니 손에서 어렵게 자란다. 짙은 안개 가 덮인 듯 눈, 코, 입이 보이지 않아 ‘달걀귀신’처럼 보이기 때문에 소년은 후드티를 입어 얼굴을 가린다. 통증 같은 증세는 딱히 없다. 세수를 여러 번 해도 민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밖에는. 안면장애를 설명하는 상징으로 안개를 차용한 점은 신선하다. 소수자의 삶을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낸 것도 눈에 띈다. 하지만 소재의 신선함에 비해 중반 이후 긴장감이 떨어진다. TV에 나가 유명인이 됐다가 구설수에 휘말리고,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그리고 어느 돈 많은 회장이 안개의 비밀을 풀려고 한다는 등 어디선가 본 듯한 전개가 아쉽다. 안개처럼 뿌옇게 끝나는 밋밋한 결말도 허전하다. 2005년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저자의 세 번째 장편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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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시간’을 거꾸로 돌리자 사람들이 젊어졌다

    1979년 9월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80대 초반의 고령자 8명을 대상으로 심리실험이 진행됐다. 이들은 1959년 모습으로 꾸며진 집에서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장면을 흑백TV로 보고, 카스트로의 공산주의 등 당시 시사 문제를 논했다. 요리와 설거지, 청소도 직접 했다. 일주일 뒤 이들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시력과 청력, 기억력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시간을 뒤로 돌리자 젊어진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흥미로운 ‘시간 실험’들을 보여준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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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말 한마디에 깨지고 이어지는 사랑

    말 한마디에 연인 관계가 깨질 수도 이어질 수도 있다. 다음은 작품 속 두 상황. 5년째 사귄 커플. 여러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고, 만나서 하는 일은 ‘기계적인 섹스’다. 자장면을 먹다가 남자가 심각하게 말한다. “우리 결혼할까?” 여자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 남자가 산통을 깬다. “하하, 농담이야.” 여자는 젓가락을 놓고 나간다. 여자는 일과 관계된 사람과는 절대 연애를 안 한다는 것이 신조다. 일로 만난 남자는 같이한 업무가 끝났지만 계속 문자를 보낸다. 어느 날 남자는 마음을 털어 놓는다. “음. 음. 우리 내일 밥… 먹으면서 얘기할까?” ‘밥이나 먹자’는 말이 아니어서 여자는 미소 짓는다. 극단 직원으로 일하는 여성이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흔들리는 사랑 얘기를 그렸다. 신춘문예 희곡(1999년 중앙일보)과 단편소설(2007년 동아일보) 부문에 당선된 저자는 ‘연극 소설’로 첫 장편을 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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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훈상 이영광-김영미씨

    시인 이영광 씨와 김영미 국민대 교수가 제11회 지훈상 문학과 국학 부문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수상작은 이 씨의 시집 ‘아픈 천국’과 김 교수의 저서 ‘그들의 새마을운동’. 이 상은 시인 조지훈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시상식은 21일 오전 11시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 조지훈 선생 종택에서 열린다.}

    • 201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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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록의 5월 실내악의 유혹

    풍성한 피아노 연주로 신록의 5월을 맞는 실내악 축제가 열린다. 10∼22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플로팅아일랜드, 세종체임버홀, 덕수궁 등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2011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6회를 맞는 올해 축제는 피아노에 초점을 맞췄다. 10일 프리뷰 ‘갈라 콘서트’에 이어 11일 개막 공연에서는 사티, 훔멜, 루토스와프스키, 리스트 등 피아니스트 출신 작곡가들의 실내악곡을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부아용(프랑스), 서혜경, 김영호, 유영욱 씨와 현악 연주자들이 협연한다. 13일 ‘파리 스토리’에서는 작곡가 미요, 쇼송의 곡들로 파리를 피아노가 참가한 실내악곡으로 그려내고 14일 ‘합스부르크제국’에서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을 지배한 합스부르크왕가의 통치 아래 활동했던 모차르트, 훔멜, 리스트 곡들을 조명한다. 현대 피아노의 전신인 포르테피아노 연주도 싱가포르계 영국 건반연주자 멜빈 탄 씨가 20일 ‘건반의 변주’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클래식과 무용이 함께하는 무대도 선보인다. 14일 ‘음악, 무용, 그리고 피아니스트들’에서는 사티의 짐노페디 1번을 드부아용 씨가 연주하고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이에 맞춰 춤을 춘다. 1만∼4만 원. 02-712-4879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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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국제문학포럼 24일 개막

    프랑스의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중국의 가오싱젠, 영국의 앤드루 모션 씨 등 세계적인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이 24∼26일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과 세미나룸에서 열린다. 김우창 서울국제문학포럼 조직위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은 3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포럼이 노벨상 수상을 비롯해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우리 작가들에게 자극이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포럼은 대산문화재단이 2000년부터 5년마다 주최해왔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행사가 1년 미뤄져 올해 열리게 됐다. 주제는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 영국 시인이자 부커상 심사위원장 앤드루 모션,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벤 오크리, 통독 이후 동독 3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잉고 슐체, 일본 소설가 시마다 마사히코 씨 등 14명의 해외 작가가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유종호 정현종 박범신 복거일 최윤 성석제 공지영 조경란 김연수 정이현 씨 등 문인 32명이 참여한다. 김성곤 집행위원장(서울대 영문과 교수)은 “이 행사는 학술적 발표의 장이라기보다는 작가가 교류하는 ‘놀이마당’이며 세계적인 관심사를 공유하는 게 목표다. 한국 문학과 문화를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지한파 소설가인 르 클레지오 씨는 ‘이(異)문화 간 상호관계성과 예술의 기능’이란 기조강연문을 통해 “오늘날 세계화 사회에서 대중문화는 획일화와 체제 순응주의를 대변하고 있다”며 “쉽고 신속한 비즈니스와 정보의 교환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적 제국주의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방한하는 가오싱젠 씨는 ‘이데올로기와 문학’ 발제문에서 “전실하고 성의에 찬 문학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문학이며 문학은 시적 정취를 통한 자주독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문열 씨는 ‘내 문학과 이데올로기’ 발제문에서 “나만의 이데올로기에 의지해 유사의식과 정신적 허영과 지난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내 문학이 상처입고 변질되었을지는 몰라도 거기에 실린 내 본질적 이데올로기만은 변질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포럼은 일반인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미리 e메일(sifl@daesan.co.kr)로 신청하면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 02-725-5420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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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과 평창 뉴욕 3곳서 동시에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기원 합창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대규모 합창 공연이 14일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사진)의 지휘로 서울과 강원 평창,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열린다. 사단법인 월드하모니와 강원도민대합창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원 국민대합창’ 공연을 14일 오후 7시부터 100분 동안 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서울광장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앞에서 각각 2018년을 상징하는 2018명씩의 합창단이, 뉴욕 링컨센터 광장에서 200여 명의 합창단원이 참여한다. 세 곳의 합창단은 서울과 평창, 뉴욕을 연결한 멀티비전을 통해 정 감독의 지휘에 맞춰 함께 노래한다. 합창에는 일반인의 참여도 가능하다. 이번 공연 홈페이지(www.whc.or.kr)를 통해 신청하거나 현장에서 합류할 수도 있다. 이날 행사에는 소녀시대, 씨엔블루, 인순이 등 가수와 이상화, 이정수, 성시백, 곽윤기, 황영조 등 스포츠 스타도 참여해 올림픽 유치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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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동아 문우회’ 회원들, 박완서 선생 추모문집 발간

    《“아유, 요즘 그거 재밌더라. ‘발리에서 생긴 일’, 주인공 조인성이가 나는 좋던데.” 소설가 박완서 씨가 배우 조인성 씨 얘기를 불쑥 꺼냈다. “내가 조인성이가 좋다고 하니까, 조인성이랑 점심 먹을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더라고….” “정말요? 드시죠. 사인도 받고.” “아유, 그렇게까지는…호호.” 박 씨와 후배 문인 유춘강 씨가 2004년 충남 당진에서 봄꽃놀이를 하고 올라오는 길에 나눈 대화의 한 토막이다. 좋아하는 남자 배우 얘기가 나오자 박 씨는 소녀처럼 수줍어했다.》* * * 여성동아 문우회 24명의 문인들이 낸 추모문집 ‘나의 박완서, 우리의 박완서’(문학동네)에 실린 일화다. 문집에는 1월 타계한 박 씨가 후배 문인들과 나눈 솔직한 얘기들이 가득하다. 고인은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며 등단했고, 이후 여성동아 출신 문인들에게는 ‘큰언니’와 같은 존재였다. “선생님을 아끼는 수많은 독자에게 우리만이 간직한 선생님의 보드랍고 비밀스러운 추억들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것이 출간 취지다. 수익금은 고인을 기리는 일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 씨는 문학계의 거목으로 불렸지만 사석에서는 스스럼없는 편한 선배였다고 후배 문인들은 책에서 털어놓았다. “우리가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큰 소리로 무엇을 주장하거나 우기거나 하시는 법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우리가 하는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듣고 계시다가 마지막에 한마디 보태시거나,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눈앞에 삐악거리는 병아리들을 지켜보고 있는 어미닭 같았다.”(이혜숙) “선배님은 신성우, 장근석, 이민호 등 그때그때 드라마에 나오는 꽃미남들을 멋지다며 좋아하셨는데, 나는 선배님의 이런 일면이 귀엽고 솔직하고 또 평범한 할머니 같아서 좋았다.”(최순희) 박 씨는 후배들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하다가 반응이 너무 좋으면 “내가 (소설로) 쓸 거야”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고, 문우회 명의로 부조금을 낼 때 자신의 돈을 더 얹어 봉투를 두툼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글에 있어서만은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은 엄한 선배였다. 방송국 중편 공모에 가명으로 신청했다가 당선된 권혜수 씨는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 씨에게 뒤늦게 당선자가 자신이라고 밝혔다가 호된 꾸중을 들었다. “장편소설까지 당선된 사람이 문장이 그게 뭐냐. 소재가 진지해서 뽑았지만 문장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일침이었다. 다섯 아이의 엄마로 마흔 살에 등단한 박 씨를 두고 ‘슈퍼맘’이라 부르는 시선도 있지만 이남희 씨는 박 씨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여태껏 나는 집안일 도와주는 사람 안 두고 산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매스컴에선 마치 내가 살림도 완벽하게 잘하면서 작가 생활을 하는 그런 사람인 것처럼 선전하는데, 잘못된 거예요. 난 세상에 슈퍼우먼은 없다고 생각해요.” 박 씨는 1988년 남편을 암으로,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뒤 깊은 좌절과 실의에 빠진다. 박 씨는 이해인 수녀가 있는 부산 성 베네딕도 수녀원으로 가서 마음을 추스르기도 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조양희 씨가 “훗날 아들을 다시 만나면 반갑지 않으시겠느냐”라고 묻자 박 씨는 눈을 흘기며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무슨 반갑기는. 어미보다 뭐가 더 급해서 먼저 가, 네가 왜 나보다 앞질러 가, 이 못난 녀석 같으니, 이 불효자, 맞아라, 맞아야 해.”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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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성문학상 현길언-신달자씨

    소설가 현길언 씨와 시인 신달자 씨가 계간 ‘21세기 문학’이 주관하는 제18회 김준성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현 씨의 단편소설 ‘애증’과 신 씨의 시집 ‘종이’. 김준성문학상은 2007년 작고한 소설가이자 기업인 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상금은 소설 1000만 원, 시 500만 원. 시상식은 27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

    • 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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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작가다’… 문단도 오디션 열풍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방송에 속속 선보인 데 이어 서바이벌 형식의 신인작가 공모전이 등장하고 있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1일 신인작가 발굴 프로젝트 ‘나는 작가다’를 시작했다.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자유 주제의 소설을 출판사 인터넷카페(cafe.naver.com/cafejamo)에 연재할 수 있으며 단계별로 평가를 거쳐 최종 4단계를 통과하면 종이책 출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신청자는 1단계로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는데 원고지 100장이 되면 독자와 편집자의 평가에 따라 연재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통과가 되면 2단계 연재를 계속하며 500장이 될 때 3단계 통과 여부를 같은 방법으로 정한다. 3단계에 오르면 창작지원금과 함께 문학평론가, 소설가의 지도를 받을 수 있고 800장 이상의 작품을 완성하면 전자책으로 출간해 판매한다. 일부 작품은 최종 4단계 평가를 통해 종이책으로도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손수지 자음과모음 편집장은 “단계별로 탈락 여부를 결정하고 평론가 등의 지도를 받아 소설을 완성하는 점이 기존 공모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전자책 사이트를 운영하는 KT는 ‘이외수와 함께하는 올레e북 공모전’(battle.olleh.com)을 진행 중이다. 소설가 이외수 씨가 제시한 ‘산갈치’를 모티브로 원고지 100장 내외의 작품을 써서 신청한다. 접수는 6월 9일까지. 현재 30여 편이 응모됐으며 마감되면 이 씨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본선 8편을 정하고 누리꾼 투표 등을 통해 4강, 2강, 우승자를 차례로 가린다.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본선에 오른 8편은 이 씨와 공저로 전자책을 낸다. 강유정 문학평론가는 “예전에도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을 통해 신인 발굴이 이뤄져 왔지만 서바이벌 공모전은 보다 대중성이 높기 때문에 예비 작가군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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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리빠똥 장군’ 소설가 김용성씨

    ‘도둑일기’ ‘리빠똥 장군’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보였던 소설가 김용성 인하대 명예교수(사진)가 2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1940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1961년 한국일보 장편소설 공모에 ‘잃은 자와 찾은 자’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도전하는 혼’ ‘버림받은 집’ ‘기억의 가면’ ‘홰나무 소리’ 등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과 동서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요산문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받았다.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기자로 재직했으며 같은 대학 국문과 석박사를 거쳐 인하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유족으로 아들 홍중 씨(한국필립모리스 본부장)와 욱중 씨(사업)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5월 1일 오전 9시. 02-2258-5951}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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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나, 돌아갈래… 바빴던 직장생활로

    만원 지하철, 늘어만 가는 업무량, 상사의 호된 잔소리….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지만 대출금에, 커가는 아이들 걱정에 언감생심이다. 직장인은 꿈을 꾼다. 언젠가 회사를 퇴직하고 연금 받아 유유자적하는 노후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지만 과연 그때는 행복할까. 나른한 오후 공공도서관. 우연히 만난 은퇴자들인 스고우치와 기리미네는 신문을 뒤적이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다. 여행과 골프도 지겹고, 독서와 산책도 신물이 난다. 이들은 깨닫는다. 그토록 다니기 싫어했던 회사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작가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여기서 시작된다. 이들은 가상의 회사를 차려 ‘주식회사 놀이’를 시작한다. 장롱 속에 간직했던 양복을 꺼내 입고 스고우치의 집에 모인다. ‘주식회사 모조’라는 회사명도 정하고, 회사 이념도 정한다. 오랜만에 하는 회의에 절로 신이 난다. 이들은 ‘사업’을 키우기로 한다. 근처 허름한 찻집을 본사로 정해 신입사원을 받기로 한 것. 동네 몇 군데에 포스터만 붙였지만 은퇴자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주식회사 놀이’는 제법 설득력 있다. 은퇴자들은 각자 사장, 간부, 평직원으로 나눠 일한다. 재무제표를 만들고 매출 계획을 짠다. 진짜 돈과 물건이 오가진 않지만 어차피 서류상으로 움직이는 것은 똑같다. 회의, 야식, 퇴근길 가벼운 술자리까지. 추억이 현실이 되자 은퇴자들의 얼굴에선 생기가 넘친다. 제목처럼 ‘극락(極樂)컴퍼니’다. 엉뚱한 설정이지만 현실감이 넘치는 데서 작품의 매력이 나온다. 은퇴자들의 ‘놀이터’였던 가상 회사가 실제 돈이 오가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변모하면서 몰락해가는 과정은 웬만한 기업소설 뺨친다. 1960, 7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가정보다 회사를 먼저 생각했던 아버지 세대와 이들 세대를 현재 부양하는 아들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가 담겨 가족 소설의 느낌도 든다. 저성장과 고령화에 발목 잡힌 일본 사회의 단면을 유쾌하고 날카롭게 들춰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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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인생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호기심의 힘

    처음 만난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특정 질문지를 주고 대화를 시켰다. 한쪽은 ‘오늘 날씨가 좋지요?’라는 상투적인 질문, 다른 쪽은 ‘미래를 보여주는 크리스털 공이 있다면 무엇이 궁금하세요?’라는 구체적인 질문. 결과는 후자가 좋았다. 자기 내면을 끌어내는 질문은 대화를 원활하게 하고 유대감을 높인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호기심이 행복을 이끌어준다고 말한다. 모험을 시도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유대감을 깊게 해주는 호기심의 힘을 살펴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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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법률상식을 묻다

    일본 만화가 오바타 다케시의 ‘데스노트’에는 사람의 이름과 죽는 방식을 쓰면 그대로 실행되는 데스노트가 등장한다. 직접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는데 데스노트를 통해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가 성립할까. 데스노트의 기능을 알고 살인할 의도가 있었다면 살인죄가 성립된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 만화, 드라마를 소재로 법을 소개한다. ‘태권 V는 도로 위를 달릴 수 있을까’ ‘해리포터는 마음껏 하늘을 날아도 될까’ 등 질문을 던져놓고 법적으로 가능할지 흥미롭게 따져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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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관세청

    ◇관세청 △대구세관장 노석환 △인사관리담당관 박병진 △감찰팀장 한선희 △법인심사과장 최양식 △국제조사팀장 윤홍식 △서울세관 심사국장 윤승혁 △속초세관장 채광률 △부산세관 조사국장 강대집 △마산세관장 박병도 △인천세관 통관국장 정순열 △〃 조사감시국장 김영균 △제주세관장 정병태}

    • 20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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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농어촌에 ‘엘 시스테마’를

    ‘KRA(한국마사회)와 함께하는 농어촌희망재단’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 출범식을 열었다. 이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클래식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농어촌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주고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베네수엘라의 유명한 ‘엘 시스테마’식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우리 농어촌에도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재단은 지난해 말 강원 양구군, 전남 해남군, 제주 서귀포시 등 농어촌 20곳에서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을 창단했다. 앞으로 3년간 악기 구입비 및 운영비를 지원한다. 교사로는 해당 지역 클래식 단체의 단원들이 참여한다. 현재 20개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에서 850여 명의 학생이 악기를 배우고 있다. 재단은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 계층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전체 단원 가운데 30% 이상 뽑도록 권고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단원 49명 중 17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3월 초부터 새마을회관에서 주 2회, 2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괴산예총의 정민숙 씨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고 말수가 적었는데 이제는 다른 단원들과 스스럼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금난새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지휘 강습과 현장 지도에 나선다. 금 예술감독은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동참했다. 내년 봄에는 20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한자리에 모여 공연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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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자신감으로 ‘푸가의 기법’ 켜요”

    “서울시향 입단 연도가 어떻게들 되시죠?” 서울시립교향악단 여성 단원들로 구성된 현악사중주단 ‘가이아 콰르텟’ 멤버들은 첫 질문부터 혼선을 빚다가 얼굴이 빨개졌다. “이런 질문을 받은 게 처음이어서요. 음악 하는 사람들은 원래 숫자에 약해요. 호호.” 리더 박은주 씨(33·첼로)가 한참 상의한 끝에 내놓은 ‘답 아닌 답’.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가이아 콰르텟의 첫 언론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스 신화 속 땅의 여신 ‘가이아’에서 이름을 따 2009년 가을에 창단했다. 멤버는 박 씨를 비롯해 최해성(35·제1바이올린) 김성은(32·비올라) 정지혜 씨(27·제2바이올린). 서울시향의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짬을 내 사중주에 매달린다. 전날에도 오후 9시 시향의 스케줄을 마치고 따로 모여 밤 12시까지 연습했다. 해외공연을 가서도 따로 연습할 정도. “현악사중주는 완벽한 악기 구성이기 때문에 거장 작곡가들도 야심을 갖고 만든 곡이 많아요. 이 곡들을 꼭 연주하고 싶었죠.”(최해성) “음악은 소통이 중요한데 오케스트라보다 연주자들이 가깝게 소통하며 연주할 수 있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김성은) 오케스트라의 풍성함 못지않게 콰르텟의 아기자기한 매력도 포기하기 힘들었다는 것. 하지만 관현악 활동과 병행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시작할 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기획과 대관, 홍보 등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박 씨는 말했다. 하지만 점차 고정 팬이 늘어나는 게 큰 힘이 된다. 서울시향의 정명훈 예술감독은 뭐라고 할까.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어요. 워낙 말수가 적으셔서. 하지만 막힐 때마다 ‘이럴 때 감독님이면 어떻게 하실까’ 생각하면 신기하게도 해결 방안이 떠올라요.”(정지혜) 5월 2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무대에 콘서트 ‘영원한 봄’을 올린다. 지난해 7월 첫 정기공연에 이은 두 번째다. 스트라빈스키 ‘현악4중주를 위한 작은 협주곡’,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C장조 KV 465’, 바흐의 ‘푸가의 기법’, 라벨의 ‘현악사중주곡’을 연주한다. “라벨에서는 봄의 향기를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박은주) “‘푸가의 기법’을 현악사중주로 펼치는 것은 국내 최초죠.”(최해성) 다른 시향 단원들과의 협연, 문학이나 미술을 접목한 공연도 구상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겠다고 하자 박 씨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콰르텟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죠.” 멤버들은 깔깔댔고 기자도 엉겁결에 따라 웃었다. 02-515-5123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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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 이긴 불굴의 DNA가 한국문학의 힘”

    소설가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한 가운데 한국 문학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나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포럼이 미국에서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7일∼5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버클리에서 갖는 ‘미국 포럼’. 올해 3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소설가 김주영, 최윤, 정영문 씨와 평론가 김용희 평택대 교수, 우찬제 서강대 교수가 참가한다.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뤄 미국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마케팅, 번역의 노력뿐만 아니라 문학적 보편성 획득이 해외 독자를 잡기 위한 과제로 대두됐다. 김주영 씨는 ‘가난’을 그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가난을 원료 삼은 풍요로운 길-한국 문학을 통해 본 한국인의 불굴 DNA’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 문학이 격변의 현대사를 지나오는 동안 뼛속 깊이 사무친 궁핍은 (작품의) 주제이면서 당연한 배경이 됐다. 하지만 가난을 비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해학과 웃음, 그리고 공동체의 상호 연대로 어려움을 풀어냈다”고 분석했다. ‘엄마를 부탁해’의 바탕에도 ‘가난’이 있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그는 “문학의 기저에는 가난의 이미지가 흐르고 이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같다. 가난한 상황에 대해 울면서 호소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이를 에너지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는 주제로 국내외의 공감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말했다. 최윤 씨는 한국의 시대적 억압이 한국 문학을 개성 있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억압의 전통과 환경, 개성과 민주화의 밑거름되다’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억압과 고난의 환경이 없었어도 한국 문학이 지금의 자리에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현재 한국 문학이 지니고 있는, 천천히 얼얼하게 배어오는 쓴맛이나 짠맛, 톡 쏘는 신맛의 매력은 억압의 현대사 속에서 피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경숙 작가 이후 한국 소설이 나가야 할 방안에 대해 여러 고민이 있지만 결국 특정 주제나 소재에 집착하기보다는 인간 존재나 문학의 근원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진짜 문학’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문 씨는 ‘한국 내 실험적인 소설들의 흐름’ 발제에서 “많은 외국인이 한국 문학에 사회 참여적 소설들만 있다고 여기는데 순수한 문학적인 실험을 한 작품도 상당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교수는 ‘영상 시대의 한국 문학’, 우찬제 교수는 ‘한국문학 속의 한국, 폐허에서 번영을 바라보다’는 주제로 발표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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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수록 일탈 꿈꾼 박완서 40년 작품세계, 끊임 없이 진화”

    《“박완서는 전통적 어머니보다는 자기 욕망에 충실했던 ‘여성’이다.”(이선옥 숙명여대 교수) “여성의 속물성, 욕망을 솔직하게 까발린 작가다.”(김양선 한국여성문학학회 회장) 1월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 씨를 여성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여성문학학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이 30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6층에서 여는 ‘한국근현대사와 박완서’. 많은 독자들에게 푸근한 엄마나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박 씨의 작품 속에서 읽히는 여성적 욕망을 살펴봄으로써 ‘박완서의 재발견’을 시도하는 자리다.》 이선옥 숙명여대 교수는 ‘박완서 문학과 여성성’이란 주제의 발제에서 박완서 작품 속 여성의 일탈과 욕망을 살핀다. 이 교수는 “박완서 문학은 전통적인 어머니의 역할 안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일탈을 꿈꿨고 후기 작품으로 갈수록 일탈 열망이 솔직해진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후기 장편인 ‘그 남자네 집’(2004년)을 예로 들며 “여자 주인공이 결혼 이후에도 첫사랑 남자와 일탈하고 싶은 솔직한 속내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일상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날아가고 탈출하고 싶은, 발칙한 상상력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작가들이 노년기를 맞으면 이런 일탈 욕구를 작품 속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박 씨의 경우 점점 더 대담해졌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작품 활동을 하는 마지막까지 젊은 감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삶을 돌아보고, 성찰을 한 뒤에 좀 더 편하고 솔직한 글쓰기를 한 것”이라고 봤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페미니스트 박완서’를 조명했다. 그는 ‘한 페미니스트 인류학자가 읽은 박완서와 1980, 90년대 문단’ 발제에서 “박 씨는 ‘살아있는 날의 시작’(1980년)부터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서 있는 여자’(1985년)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1989년)를 통해 행복한 결혼과 독자적인 여성의 삶에 대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닮은 방들’ 등 1970년대 소설들에서 박 씨가 개발독재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공공영역에 가려 별로 이야기되지 않았던 가정영역의 일상을 가감 없이 들춰냈다고 평가했다. “여성운동에 대해서는 복잡한 감정을 가진 듯했지만 여성 문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은 놀라워 어떤 여성학 교재보다 흥미로운 텍스트였다”는 분석이다. 김양선 한국여성문학학회 회장(한림대 교수)은 “박 씨는 요즘 활동하는 어느 젊은 여성 작가 못지않게 자기 욕망에 대해 솔직하고 당당했다.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욕망을 단순히 드러내는 것만 아니라 전쟁, 가난 등의 시대적 배경과 결부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여성의 관점에서 본 시각 외에 박 씨의 문학이 가진 가치도 새롭게 조명한다. ‘박완서 문학비평과 담론권력’을 주제로 발제하는 이선미 동국대 교수는 “박 씨는 1990년대 이전까지 여성작가, 대중작가, 소시민적 작가라는 기존 남성 위주 비평권력이 정한 한계 속에서 저평가되고 왜곡돼 왔다”고 지적했다. ‘한국문학사에서 박완서의 위상’을 발표하는 이상경 KAIST 교수는 “40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변화, 발전, 확장하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박지영 성균관대 교수는 “(박완서는)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통해 현대사의 맥을 짚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다. 특히 친일이나 전향 문제에서 자유로워 문학적으로 근대와 현대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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