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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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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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실내악의 거장들 한국서 ‘6월大戰’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 세 곳이 연달아 공연을 앞둬 실내악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들 공연이 16일부터 일주일 동안 몰려있어 자존심을 건 연주 대결도 기대된다. 비발디의 ‘사계’ 연주로 친숙한 이탈리아의 ‘이 무시치(이 무지치)’ 실내악단은 1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7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창단 60주년을 맞아 2월 시작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지난해 1월 신년 콘서트 이후 1년 5개월 만의 내한. 1952년 로마에서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출신 음악인 12명으로 창단된 이 무지치는 반세기 넘게 세계 실내악의 정상을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 음반 판매량이 2억5000만 장에 이른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발디의 사계와 탱고 거장 피아졸라의 사계를 비교 감상할 수 있으며,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루이스 바칼로프 씨가 헌정한 ‘이 무지치 60주년을 기념한 콘체르토 그로소’가 펼쳐진다. 02-6292-9370 미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가운데 하나인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는 21일 오후 8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연주를 갖는다. 한국계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씨가 소속된 뉴욕 링컨센터의 앨리스 툴리홀 상주 악단으로 지난해 4월 공연 이후 1년 2개월 만의 재공연이다. 이번 내한에는 이 실내악단의 주축 멤버 5명이 참여한다.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우 한,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 활동을 겸하고 있는 첼리스트 데이비드 핑켈, ‘오라이언 스트링 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스티븐 테넨봄, ‘과르네리 스트링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널드 스타인하트, 에머슨 스트링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세처다. 드보르자크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3중주 C장조 작품 74’, ‘피아노 5중주 D장조 작품 81’을 들려준다. 02-732-4531 1945년에 창단해 세계적인 실내악단으로 성장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2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오른다. 2007년 이후 4년 만의 내한 공연. 이 오케스트라는 바흐에 대한 탁월한 해석과 연주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바흐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단골손님. 바흐의 작품과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이 주요 레퍼토리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연주한다. 2004년 독일 뮌헨 ARD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프랑스 출신 플루티스트 마갈리 모스니에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이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을 협연한다. 070-4130-0877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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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5일 수업 내년 전면시행]산업계-노동계-문화계 반응

    《 학교에서 실시되는 주5일 수업제는 산업계의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전 국민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적 영향 외에 사회 전반에 미칠 경제적 문화적 파급 효과도 크다. 2004년 7월부터 산업계에서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말 여가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자녀가 토요일에도 등교를 하는 까닭에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관광 레저 운송업 등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교육계의 주5일 수업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이유다. 문화 관광 업계는 이번 조치로 내수 진작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환영과 함께 우려도 나온다. 노동계에서는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을 걱정한다.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휴가문화도, 자녀의 교육문제도 버겁다는 분위기다. 》○ 재계 “환영만 하기엔…”‘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 가족 단위의 여행이나 스포츠 등 레저활동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3∼5월 ‘놀토(노는 토요일)’가 있는 주말의 여행수요가 토요일 수업이 있는 주보다 58.0%나 높았다. 또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 7월 1일 주5일 근무제가 처음 시행된 이후 가계의 여가 관련 소비지출이 3.4% 증가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전인 2003년 3분기부터 2004년 1분기까지와 시행 후인 2004년 3분기부터 2005년 1분기까지를 비교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주5일 수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여행사들은 이미 주5일 수업 전면시행을 대비해 교육여행 문화체험 봉사활동을 곁들인 여행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관광산업 발전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효과다. 하나투어는 “국내여행은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5일제 수업 전면 실시를 크게 환영했다. 문화부는 2008년부터 국내여행 활성화 대책으로 ‘주5일제 전면 실시’와 ‘휴가일수 연장’을 주장해 왔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 여행할 시간이 없다는 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390시간으로 일본(1828시간), 미국(1777시간), 프랑스(1346시간), 네덜란드(1309시간) 등보다 압도적으로 길다. 외식업계도 주5일 수업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푸드빌 김무종 부장은 “휴일에는 평일에 비해 가족 단위 고객이 1.5∼2배 많아 주5일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 외식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가족 나들이용 테이크아웃 메뉴를 새로 개발하는 등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주5일 근무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업계에서는 ‘쉬자’는 노동자와 ‘일하자’는 회사 간에 분쟁거리가 될 수 있다”면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의 인력 수급을 비롯해 보육, 근로자 집중력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노동계 “환영은 하지만…”노동계는 주5일 수업제 전면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5∼19명 사업장에도 적용돼 사실상 주5일 근무제가 전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만큼 일선 학교에서도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그간 밝혀 왔다. 박재완 전 고용부 장관은 1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주5일 수업의 전면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안경덕 대변인은 “고용부는 근로시간 줄이기를 통한 일자리 늘리기 차원에서 학교 역시 하루빨리 주5일제 수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혀왔다”며 “7월부터 주 40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는 만큼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육아에 대한 우려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부모나 저소득층에게는 늘어나는 자녀의 여가시간이 사교육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 정호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변인은 “학교도 주5일 근무를 해야 한다”면서도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의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호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올 초부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함께 주5일 수업제 등에 대해 정책연대를 펼쳐왔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역시 환영했다. 한국노총은 “주5일 수업제 실시를 계기로 한국의 노동시간이 실질적으로 줄어 여가활동이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문화계 “반가울 따름”문화계는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공연장이나 전시회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 문화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김주석 홍보마케팅팀장은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하는 공연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여름과 겨울 방학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들이 집중됐는데 토요 휴무가 정착되면 학기 중에도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공연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악기 교육 아카데미의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2006년부터 월 2회의 ‘놀토’가 실시된 뒤 공연 전문가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의 경우 관람객 수가 두 배 가깝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술의전당 김광수 홍보부장도 “공연 시장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현재는 매월 한 차례 토요일 직장인을 상대로 한 콘서트를 열어왔는데 이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요 콘서트’를 여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뮤지컬 ‘구름빵’의 주관사인 문화아이콘의 이상훈 기획팀장은 “단순히 토요 휴무를 실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시간을 공연 관람 등으로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5일 수업이 시행될 경우 박물관 미술관 문화원 등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방선규 문화정책관은 “현재 초중고교에 파견된 약 4100명의 예술교육강사를 활용하면 토요일에 방과후 학교처럼 동아리활동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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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차인표 “개콘 보면서 유머 영감”

    배우이자 소설가인 차인표 씨가 두 번째 장편 소설 ‘오늘예보’(해냄)를 냈다. 2009년 일제강점기 백두산 호랑이마을 사람들의 얘기를 그린 ‘잘가요, 언덕’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잘가요…’는 3만 부가 나가며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고, 이번 책은 초판 1만 부를 찍었다. 지명도 있는 배우가 소설을 연달아 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인 작가 차인표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차 씨의 대답.“자꾸 책을 쓰는 이유는 무언가 건네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에요. 전작에서는 다른 사람이 가진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고, 이번 소설에서는 자기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오늘예보’는 사업에 실패한 뒤 자살을 기도하는 남성, 일당 4만 원을 벌기 위해 촬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보조출연자, 그리고 떼인 돈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전직 조직폭력배 등 세 남자의 각박한 삶의 얘기를 다룬다. 각기 다른 세 편의 얘기가 단편소설처럼 전개되지만 이후 남자들의 인연이 연결되며 장편 형식을 갖춘다.‘연예인이 쓴 소설이 거기서 거기겠지’라는 편견이 무안할 정도로 작품은 수준급이다. 탄탄한 구성과 개성 넘치는 인물, 그리고 반전의 연속 등이 사뭇 세련되게 펼쳐진다. 곳곳에 숨어 있는 코믹한 장면이 가장 큰 매력. 드라마 촬영 중 앵글에 걸린 남자가 투신자살을 기도하며 촬영을 방해하자 컴퓨터그래픽(CG)으로 지워버리는 장면이나, 항문이 찢어져 고통스러운 전직 조폭을 위해 부하가 비데 대신 커다란 물총을 사오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진다. “메시지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가독성이었어요. 얼마나 빠른 시간에 재밌게 읽을 수 있는지의 문제죠. 45년 동안 살면서 만난 웃겼던 사람들과 황당한 사건들, 그리고 ‘개그콘서트’에서 유머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중반까지 무척 유머러스하고 전개도 매끄럽지만 아쉬움은 후반부에 남는다. 세 남자의 얽힌 관계가 다소 급작스럽게 짜맞춰지고, ‘생을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도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후기(後記) 형식의 내용 설명이 길어 작품의 여운을 갉아먹는 듯하다. ▲동영상=차인표 장편소설 출간 “자살은 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것”차 씨는 “영화나 드라마는 거대 자본이나 여러 사람의 결정이 필요하지만 소설은 자기 혼자 끝낼 수 있다는 점”을 소설의 매력으로 꼽았다. 소설 공부에 대해선 “많이 읽는 방법밖에 없었다. 화제가 되거나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은 빼놓지 않고 읽으려 했다”고 밝힌 뒤 “최인호 선생님과 중국의 위화(余華) 작가를 좋아한다. 특히 위화 작가는 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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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인 수녀 산문집 ‘꽃이 지고…’ 10만부 기념 북콘서트

    “고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낮에 장례미사를 하고 지금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울에 오기만 하면 가까운 분이 돌아가셔서, 저는 ‘추모사 담당’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해인 수녀(66)가 94세로 별세한 고모 얘기를 꺼내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2008년 대장내시경을 받던 중 암이 발견돼 현재도 항암치료 중인 주인공이 스스로 죽음 얘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고모님은 6·25전쟁 때 저를 비롯한 조카들을 많이 돌봐주셨어요. 여러분과 함께 머무는 이 시간, 살아있다는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하는 자리이고 싶습니다”라는 이 수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1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2층 꼬스트홀에서 이 수녀의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가 10만 부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그가 5년 만에 선보인 이 산문집은 4월 11일 출간됐고 현재 20쇄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날 북콘서트는 400석 공연장이 가득 차 일부 관객이 서서 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그는 “낭독회나 사인회는 많이 했지만 북콘서트는 처음”이라며 관객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행사는 이 수녀의 시를 지인이나 관객 등이 나와 읽으면 이 수녀가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진행됐다. ‘6월의 장미가/내게 말을 건네옵니다.//사소한 일로/우울할 적마다/“밝아져라”/“맑아져라”/웃음을 재촉하는 장미//삶의 길에서/가장 가까운 이들이/사랑의 이름으로/무심히 찌르는 가시를/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서정훈 신부가 시 ‘6월의 장미’를 대독하자 이 수녀는 이렇게 말을 보탰다. “이전에는 민들레 냉이꽃 등 수수한 꽃을 좋아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화려한 꽃들이 좋아지네요. 호호. 여러분은 가시 돋친 말로 타인에게 상처를 받아도 다시 가시 돋친 말로 되갚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입에 항상 장미 향기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번 산문집에 수록된 시 ‘잎사귀 명상’은 가수 노영심 씨가 깜짝 등장해 낭독했고 이 수녀가 다시 한 번 직접 낭독했다.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불화하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나와 네가 다름을 하나의 축복으로 생각하고 이해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 수녀의 재치 있는 말솜씨가 빛났다. 10대 소녀가 “짝사랑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하자 이 수녀는 “저도 중 2 때 저 좋다는 남학생에게서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 편지에 ‘나는 밤마다 책상 앞에 앉아서 댁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런데 댁이 뭐냐, 소녀도 아니고. 그래서 거절했죠.”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수녀는 “좋은 책과 시로 한번 고백을 해봐라”고 조언했다. 한 중년 남성이 “부부 사이에 다툼이 많아 걱정이 된다”고 하자 이 수녀는 “상대방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상상 이별’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세 가지는 무언가’란 질문에는 ‘성경, 필기도구, 세면도구’를 꼽았다. 행사 후 기자와 만난 그는 “대형서점에서 여는 사인회가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아 한정된 시간에 하는 북콘서트를 열게 됐다”면서 “고모님 장례식 때문에 심적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책을 읽어주시고 관심을 주신 독자들께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14일 오후 7시 반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북콘서트를 한 차례 더 연다. 02-720-7002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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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오르가니스트 펠릭스 헬 서울 - 부산 등 5개도시 투어

    독일 출신 오르가니스트 펠릭스 헬 씨(26·사진)가 13일 오후 7시 반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독주회를 연다. 8세 때부터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해온 그는 독일에서만 500회 이상 리사이틀을 한 젊은 실력파 연주가. 2008, 2010년 부산 고신대에서 공연을 열었던 그는 이번 공연에서 바흐 ‘서곡과 푸가 D장조’, 리스트 ‘바흐 주제에 의한 서곡과 푸가’ 등을 들려준다. 15일부터 서울, 부산, 제주, 울산, 광주 등 5개 지역 투어에도 나선다. 1999년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2001년 커티스 음악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한 그는 2004년 18세 때 음악 학사를 취득해 커티스 음대를 졸업한 최연소 오르가니스트가 됐다. 2007년 피바디 예술 디플로마를 받은 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 세계를 돌며 연주를 펼치고 있고 미국 찰스턴 심포니, 캐나다 국립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도 했다. 입장은 무료. 051-990-2202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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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부패정치… 극심한 빈부차… 이집트를 고발하다

    올해 2월 이집트 국민의 거센 반정부 민주화 시위 끝에 무함마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정권이 3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수만 명이 펼친 평화적인 시위는 이집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치과의사이자 소설가로 반무바라크 운동에 나섰던 저자는 이 소설에서 무바라크 정권의 부패한 정치 현실, 극심한 빈부·계층 격차에 놓인 이집트 사회를 생생하게 고발한다. 2002년 출간돼 20여 개국에 번역됐고 바슈라힐 아랍 소설상, 독일 코부르거 뤼케르트상 등을 받기도 했다. 소설은 1990년대 초반 카이로 중심가에 위치한 10층짜리 아파트 건물인 야쿠비얀 빌딩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934년 건축 당시에는 고위 관리나 부유한 상공인들을 위한 아파트였지만 도시 외곽에 신흥 부촌이 들어서자 이 건물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인간 시장’으로 변했다. 건물 안에는 주색잡기에 몰두하는 노신사의 사무실, 성공한 사업가가 마련한 정부(情婦)의 거처 등이 있고 옥상에는 도시 빈민들이 다닥다닥 붙어 산다. 주연 조연을 합해 2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아랍식 이름들이 헷갈린다.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을 병렬로 풀어가는 초반부만 100쪽이 넘는다. 하지만 중반부터 전혀 안면이 없던 사람들이 각종 사건으로 얽히게 되면서 읽는 데 속도감이 생긴다. 작가가 이슬람 혁명을 풀어놓는 중심에는 문지기의 아들 타하가 있다. 그는 수재였고 경찰대학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야쿠비얀 빌딩 문지기의 아들이란 이유로 떨어진다. 격분한 타하는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올리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결국 일반 대학에 들어간 그는 반정부 시위를 하는 이슬람주의 집단에 끌리게 되고, 결국 테러 작전 중 목숨을 잃는다. 그의 정신적 스승은 이렇게 설파한다. “이슬람과 민주주의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상극입니다. 민주주의란 스스로 자신들을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슬람에는 하나님의 통치 외에는 없습니다.” 부자인 노신사 자키 베는 이렇게 말한다. “나라가 몰락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부재하기 때문이야. 이집트의 폐해는 독재 정부야.” 그러나 그는 어떤 정치적인 행동에도 나서지 않으며 여자들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데 급급해한다. 간간이 이집트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적인 문구들이 나오지만 작품의 매력은 다양한 이집트인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데 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부사이나는 애인을 버리고 몸을 팔기 시작하며, 동성애자이면서 신문편집장인 하팀 라쉬드는 군인 애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실패한다. 마약을 팔며 큰 부자가 된 핫즈 앗잠은 고위층에 뇌물을 건네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밑바닥에서 생활하는 아바스카룬, 말라크 형제는 부자를 등쳐 돈을 빼앗을 기회만 노린다. 콧수염을 기른 남자와 히잡을 쓴 여성 등 평면적으로 인식돼 왔던 이집트인들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대부분의 인물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방황하던 부사이나가 노신사인 자키 베의 진정한 사랑에 눈을 떠 결혼식을 올리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다. 화사한 해피엔딩으로 묘사되지만 다소 수동적인 등장인물들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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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도돌이표 인생 악몽’ 한 여인의 그림자

    독하다. 매우 질기기도 하다. 먹고살기 위해 정조와 도덕관념, 아니 인간의 자존감까지 버린 한 여자의 추락이 지긋지긋하게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대도시 인근 물가의 한 닭백숙 집. 집에서만 뒹구는 무능한 남편 대신 갓난아기를 먹여 살리기 위해 윤영은 종업원으로 나선다. 어떤 것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돈 1만 원을 찔러주며 슬쩍 몸을 만지는 남성 손님에게도 익숙해지고, 결국 별채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매매에도 발을 디디게 된다. 가게 밖에서 손님과 만나기도 한다. 가욋돈이 생겼지만 윤영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친정 식구들은 툭하면 사고를 친 뒤 그녀에게 돈을 요구하고, 남편은 일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입원하고, 아이는 걷지 못해 치료받아야 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끊임없이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절망적인 상황의 연속이다. 인물들의 뚜렷한 개성이 흡인력을 높인다. 옆에 있으면 한 대 콱 쥐어박고 싶은 답답한 남편과 자기만 아는 뻔뻔한 친정 식구를 보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젖이 돌아 가슴이 축축해져 윤영은 손님에게 망신을 당하고, 집에 들어가 젖을 물렸더니 너무 많이 나와 아이가 사레들렸다는 등의 세밀한 묘사도 탁월하다. 남편을 중환자실로 보내고 삶에 지친 윤영이 죽 한 그릇을 앞에 두고 한 생각은 절박한 그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든다. ‘뜨거운 죽 한 그릇을 앞에 두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로지 뜨거운 이걸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작품은 잠시 닭백숙 집을 떠났던 윤영이 다시 출근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도돌이표에 따라 악몽 같은 인생이 반복되는 것. 제목 ‘환영’은 윤영이 출근길에 놓인 시의 경계 표지석 ‘어서 오세요’에서 따왔다는 게 작가의 말. 끔찍한 세계로 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섬뜩한 인사인 셈이다. 2006년 등단해 처절하고 위태로운 여성들의 삶을 주로 그려온 작가는 “핍진한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는지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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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희상 수상자 이경자씨

    소설가 이경자 씨(63·사진)가 출판사 또하나의문화가 주최하는 제6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9일 선정됐다. ‘고정희 자매상’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운동을 펼쳐온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11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열린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던 고정희 시인의 20주기를 맞아 고인의 시 전집(2권) 출간 기념회가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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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훈, 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객원 지휘자로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사진)이 내년부터 독일 관현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를 겸임한다. 9일 이 악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 씨는 2012∼2013년 시즌부터 수석 객원 지휘자로 지휘대에 오른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548년 창립돼 세계 최고(最古)의 관현악단 중 하나로 꼽히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이어 2013년부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상주악단을 맡게 되는 명문 악단이다. 현재 음악감독은 공석이며 독일인 크리스티안 틸레만 씨가 2013년부터 음악감독 격인 수석지휘자로 활동할 예정이다. 정 씨는 이 악단과 함께 2013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무대에도 서게 된다. 그는 현재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일본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고문도 맡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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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월시문학상 대상 배한봉씨

    시인 배한봉 씨(49·사진)가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26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복사꽃 아래 천년’. 우수상에는 고영민 손택수 여태천 윤제림 조용미 씨가 뽑혔다. 상금은 대상 1300만 원, 우수상은 각 1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초에 열린다.}

    •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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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올린계의 대모 김남윤 한예종 교수 “일생 연주했는데 나이들었다고 악기 놓을 순 없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62)는 “요즘 골치가 아프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9일 동안 각기 다른 공연 3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13일 리사이틀, 18일 캐나다 출신의 파이프오르가니스트 켄 코완 씨와의 협연, 21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여기에 제자들 실기 가르치랴, 콩쿠르 심사위원까지 하랴.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그를 7일 저녁 한예종 연구실에서 만났다. “독주회는 예전에 잡혀 있었고 협연 제의들이 와서 응했는데, 공연이 몰리게 됐네요. 그냥 대충할 수도 없고…. 머리는 복잡한데 연습은 잘 안 되네요. 호호.” 독일 앙리 마르토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2주 동안 자리를 비운 뒤 전날 돌아온 그는 이날 오전 리사이틀 리허설과 KBS라디오 출연, 그리고 오후 내내 제자들을 가르친 뒤 인터뷰 시간을 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간식으로 때웠다. “주위에서 ‘별나게 바쁘게 지낸다’ ‘나이 들어서 뭐 그렇게까지 연주를 하느냐’고 얘기도 하죠. 하지만 일생 연주를 잘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연습했는데 나이 들었다고 악기를 놓으면 허무한 것 아니겠어요.” 김 교수는 13일 리사이틀에서 같은 학교에 있는 피아니스트 강충모 교수와 헨리 에클레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등을 협연한다. 생애 첫 파이프오르간과 협연에 나선 18일에는 비탈리의 ‘샤콘’ 등을 펼친다. 21일에는 모차르트 ‘협주곡 제4번 D장조’를 연주한다. 어떤 공연이 가장 부담될까. “독주회는 즐기는 편이라 협연이 좀 더 부담스럽습니다. 독주야 이런저런 곡 다할 수 있는데 협연은 맞춰가야 하니까요. 솔직히 좀 창피한 얘기지만 파이프오르간하고 협연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생각도 못했죠. 공연이 어떻게 될까 저도 무척 궁금해요.” 김 교수는 국내 바이올린계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1977년 경희대 강단에 선 이후 서울대를 거쳐 한예종까지 34년 동안 후학 양성에 힘썼다. 김지연, 백주영, 양고운, 이경선, 김현아, 민유경부터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신현수, 클라라 주미 강, 장유진이 모두 그를 거쳐 간 제자들이다. 그는 대모란 말에 “그 소리를 듣는 게 정말 싫고, 내 생각에 아무래도 대모는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 “애들이 콩쿠르 우승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에요. 사람들이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그럴 때면 정말 할 말이 없어요. 단지 학생들 개성을 살려주려고 노력하죠. 나라는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들 같지 않게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할까요.” 그는 “학생들과의 정(情)이 예전 같지 않아 서운하다”고도 했다. 사제의 정이 과거처럼 끈끈하지 않다는 것. 최근 학생 폭행 논란으로 파면된 서울대 김인혜 교수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김 교수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고 진상은 몰라요. 하지만 옛날엔 선생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물론 선생이 학생에게 괴로움을 줬다면 잘못된 겁니다. 다만 학생이 선생을 욕하고 투서까지 하는 것을 보면 씁쓸하죠.” 그는 2001년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006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굵직한 국제 콩쿠르 심사를 맡아왔다. 그에게 ‘재능이 나타나는 연주란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누구나 곡을 깔끔하게 연주할 수는 있어요. 말도 못하게 열심히들 준비를 해오니까요. 결국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면 상스러운 연주가 되기도 하죠. 적절하게 튀는 개성적인 연주, 그게 답이 아닐까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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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숙 신작 ‘미칠 수 있겠니’

    소설가 김인숙 씨(48·사진)는 5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 처음 갔다. 김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강렬한 태양도, 에메랄드 빛 바다도 아니었다. 그의 마음이 꽂힌 것은 발리어. 발리어는 과거형, 미래형의 시제가 없이 현재형만 있다. 그는 현재형으로만 말하고 생각하는 발리 사람들의 얘기를 써보고 싶었다. 김 씨의 신작 장편 ‘미칠 수 있겠니’(한겨레출판)는 발리를 찾은 한 한국 여성과 현지 남성 가이드와의 로맨스를 그렸다. 달달하진 않다. 살인과 지진 등의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랑은 장밋빛이기보다는 핏빛 로맨스에 가깝다. 김 씨는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와 만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의 얘기를 쓰고 싶었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작품은 7년 전 살인사건과 현재 지진 상황을 오간다. 여주인공 진은 남자친구 유진과 함께 발리를 방문했고, 유진은 발리에 눌러 앉는다. 다시 발리를 찾은 진은 유진이 바람을 피운 현장을 확인하고 그 현지 여성을 죽이려 한다. 시간은 흘러 7년 뒤. 진은 다시 발리를 찾고 자신을 가이드 한 현지 남성 이야나를 만나 위로를 받으며 서로 가까워진다. 그때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나 모든 것이 쑥대밭이 되고, 7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체들이었다. 눈 닿은 곳 어디에나 시체였다…그 어느 시신 하나 멀쩡한 것이 없이 찢기고 뒤틀리고 물에 불었는데, 부릅뜬 눈동자들만이 멀쩡했다.’ 작품 속 쓰나미 피해 현장은 생생하고 참혹하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발리에서 4개월 간 머물며 집필했지만 쓰나미를 직접 겪은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한국에서 책의 마무리 작업을 할 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TV를 보지도 않았고(집에 TV가 없다) 인터넷 동영상도 찾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이야기는 다시 시작하는 사랑의 암시로 끝을 맺는다. “작품의 배경 자체가 지진이고 참혹하기는 해도 그 모든 상황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이겨내는 삶을 얘기하고 싶었다”라는 게 김 씨의 말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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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난새 “민간오케스트라 ‘생활 클래식’ 운동 출발

    전국 민간 오케스트라 10개가 참여한 ‘한국 민간오케스트라 협의회’(KOA)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교향악계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지방자치단체 산하 오케스트라들이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나 처음으로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협의회에는 광주아트 심포니, 대구 필하모니, 대전 아트 오케스트라, 부산심포니, 유라시안 필하모닉(서울), 새암 심포니(전남 순천), 인천 뉴 필하모닉,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전북 전주), 진주 체임버 오케스트라, 청주 필하모닉 등 전국 10개 지역에 기반을 둔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지역 간 클래식 격차를 해소해 지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간 오케스트라들의 활로 모색에 나서기로 했다. 음악 전공자들의 일자리 창출 및 차세대 음악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 등도 목표로 내세웠다. 회장을 맡은 금난새 유라시안 필하모닉 예술감독은 이날 기자와 만나 “국내 민간 오케스트라들이 그동안 좋은 연주활동을 펼치면서도 제도권(지자체 등 소속 단체) 내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해 대부분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해에 100억 원씩 지원을 받는 제도권 오케스트라와 1억 원도 받지 못하는 민간 오케스트라의 연주력 차이가 100배나 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단지 제도권에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 세금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제도권과 민간단체들이 서로 음악적으로 경쟁하며 합리적으로 지원을 나눠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 감독은 유라시안 필하모닉뿐 아니라 지자체 악단인 인천시립교향악단의 감독도 겸하고 있다. 민간단체에 유리한 발언을 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KBS교향악단이 최근 바이올린 연주자 1명을 뽑는 데 100명이 넘는 연주자가 지원했다. 젊은 음악인들이 제도권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려고 하는데, 뽑히지 않은 대다수 음악 전공자는 갈 곳이 없다. 젊은 연주자들의 고용 창출을 위해, 그리고 관객에게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금 감독은 수도권에 집중된 클래식 공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역 민간 오케스트라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간 빈부 차뿐 아니라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클래식 발전 세미나를 열어 모아진 제언들을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하고, 협의회 주최의 콩쿠르, 페스티벌 등을 열어 클래식 저변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 솔리스트의 세계적 활동이 두드러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문화가 강해졌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체육계가 금메달에 매달리는 엘리트 체육에 이어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생활체육에 눈을 돌렸듯이, 클래식도 친숙하게 악기를 배우고 연주를 접할 수 있는 ‘생활 클래식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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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헬프 1, 2 外

    ○ 문학 헬프 1, 2(캐스린 스토킷 지음·문학동네)=1960년대 초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극심한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한 백인 여성 작가와 두 흑인 가사도우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에서 3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각권 1만2000원. 황토(조정래 지음·해냄)=1974년 발표한 중편을 원고지 200여 장을 추가해 장편으로 재출간했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한 여성의 모진 삶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1만2800원. 거기 아내가 있었다(권혜수 외 지음·예감출판)=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자 출신 여성 소설가 11명의 신작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전업작가, 대학강사, 방송작가, 주부 등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의 다양한 글쓰기 실험이 펼쳐진다. 1만2000원. ○ 인문·교양 18인의 천재와 끔찍한 부모들(외르크 치틀라우 지음·미래의 창)=자녀를 천재로 길러낸 부모는 훌륭한 덕목만 지녔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인 부모, 극단적인 부모 밑에서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히틀러, 스탈린, 마이클 잭슨, 존 F 케네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세계 유명인사 18인의 이야기. 1만3000원.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이충렬 지음·김영사)=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나 외국의 잡지나 신문에 실렸던 그림을 통해 읽는 한국 근대사.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그림 특유의 포근한 맛이 있다. 1만6000원. 개로 길러진 아이(브루스 D 페리 외 지음·민음인)=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교수이자 소아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학대와 방임, 폭력 등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담았다. 1만6000원.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새잎)=체르노빌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사랑을 엮었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한 벨라루스의 군인, 기자, 교사, 간호사, 소방대원의 아내들이 방사성 물질의 무서움을 증언한다. 1만6000원. 섹슈얼리티 성 문화사(후쿠다 가즈히코 지음·어문학사)=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도 자궁 내에 서양 삼나무 기름 등을 넣는 피임법으로 성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삼아 온 인류의 성문화사.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등 5가지 시대 세계 각지의 성 관련 문화를 소개한다. 2만2000원. ○ 학술·역사 코끼리의 후퇴(마크 엘빈 지음·사계절)=중국 고대 시기 상 왕조부터 전근대 시기인 청 왕조까지 무려 3000여 년에 걸친 중국의 자연변화를 다뤘다. 중국의 문학 정치 종교 과학 지역사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등을 동원해 인간과 자연의 충돌 및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4만8000원. 통치성과 ‘자유’(사카이 다카시 지음·그린비)=미셸 푸코 후기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통치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분석. 2만 원.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입문(크로스토퍼 원 지음·서광사)=도덕 철학의 중요한 고전이자 가장 많이 읽히고 연구된 철학 텍스트인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대한 해설서. 핵심 개념들을 중심으로 적절한 사례를 제시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2만2000원.○ 실용·기타 한문대강(권중구 지음·보고사)=1971년 발간된 한문 입문서인 한문대강을 복간했다. 동양 고전 속에 들어있는 수백 개의 한문 문장을 예로 들면서 이해를 돕는다. 3만 원. CAMPING EUROPE(성연재 지음·그리고책)=텐트 한 채와 자동차 한 대로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위스 스코틀랜드 스페인 등 6개국을 여행하며 캠핑을 즐긴 경험을 담아냈다. 각 야영지의 특징과 음식, 주변의 풍광이 멋진 사진들과 함께 소개된다. 1만3000원. 뉴미디어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이홍규, 김성철 지음·한울아카데미)=터치스크린 기술은 1971년 발명됐지만 아이폰에 장착되며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사업 환경, 소비자 의식 속에서 성공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본다. 1만7000원.}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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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천사와 인간의 시선으로 본 세상

    ‘여행은 왜 가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었지, 후후, 그걸 안다면 내가 지금 이 시를 쓰고 있을까/내가 태어나 배우고 싶었던 것은 단 한 가지, 여행술/…’(시집 ‘모든 가능성의 거리’ 중 시 ‘날개 달린 발로 페이지를 넘기는 천사’에서) ‘저녁 무렵 털털거리는 모터사이클을 몰고 눈 쌓인 상원사 길을 내려온다/눈 쌓인 길 위에 난 바퀴 자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사처럼 외롭다/…’(시집 ‘삶이라는 직업’ 중 시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에서) 시집 두 권을 동시에 냈다. 한 사내가 어두운 빈방에서 혁명의 추억과 낭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얘기를 퀭한 시선으로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하다. 시들은 우울한 날 센티멘털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독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87년)의 전개와 비슷하게 ‘모든…’은 천사의 시선, ‘삶이라는…’은 인간의 시선으로 썼다는 시인의 설명.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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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숙 ‘엄마 신드롬’ 유럽에서도 계속된다

    4월 초 미국에서 번역 출간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전환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 씨(사진) 열풍이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북미지역에 이어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 일정으로 유럽 8개국(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프랑스 폴란드) 북투어에 나선 신 씨는 방문국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국가마다 3, 4일씩 머무르며 열 번 안팎의 인터뷰와 방송 출연, 낭독회 등을 진행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4월에 ‘엄마를 부탁해’가 출간된 스페인에서는 출판사가 이미 3쇄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마드리드에서 3박 4일 체류하는 동안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문예지, 여성지까지 인터뷰만 열세 번을 했다. 5월 초 책이 출간된 세 번째 방문국 이탈리아에서는 신 씨의 책이 5월 셋째 주 신간서적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5일 책이 출간된 영국에서는 헤이온와이 북페스티벌에 참여해 직접 낭독회를 열었다. 인도 작가와 함께한 낭독회에는 팬들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섰다. 페스티벌 관계자는 “낭독회가 끝난 뒤 사인회에서 인도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로 신 씨 앞에만 줄을 길게 섰다”고 전했다.지난달 3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한 신 씨는 전통박물관에서 책 소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낭독회도 열었다. 인터뷰도 일곱 번 소화했다.이런 가운데 유럽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신 씨가 ‘엄마를 부탁해’로 책 시장을 본격 두드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신 씨의 작품이 한국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파리의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엄마를 부탁해’ 출판기념회에서는 ‘오(Oh!)’ 출판사의 필리프 로비네 대표의 작품 소개와 신 씨의 책 낭독, 독자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엄마를 부탁해’는 최근 세르비아에까지 판권이 팔리면서 25개국에서 출간되게 됐다. 신 씨에 대한 세계문학계의 기대감은 출간계약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엄마를 부탁해’의 미국 출간을 맡았던 출판사 크로프는 5월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로 신 씨와 두 번째 출간계약을 마쳤다. 영국 출판사인 오라이언출판그룹 계열인 와이덴펠드 앤드 니컬슨, 랜덤하우스그룹의 스페인 출판사 그리할보는 각각 ‘엄마를 부탁해’를 자국에서 출간한 데 이어 ‘어디선가…’의 출간계약도 마쳤다. 신 씨는 폴란드를 끝으로 유럽 북투어 일정을 마친 뒤 15일 미국 뉴욕으로 간다.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동영상=신경숙 작가 “내 이야기의 원천은 엄마예요”}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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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전쟁 피바람속 남이섬엔 鬼氣 서리고…

    강원 춘천시 남이섬은 오늘날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테마 관광지로 연간 200만 명이 다녀가는 곳이다. 연인과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이자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한류 관광지이기도 하다. 소설집 속 표제작인 중편 ‘남이섬’은 그러나 시끌벅적한 남이섬의 현재에 주된 시선을 두지 않는다. 6·25전쟁 당시 남이섬과 주변 마을 사람들의 좌우대립, 실제와 환영,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남이섬의 뒷얘기를 끄집어낸다. 씨줄과 날줄처럼 장면들을 농익게 변환시키며 풀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일제강점기 후 남이섬은 집이 단 세 채 있는, 무인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런 한적한 섬 주변에도 전쟁의 피바람이 불어왔다. 빙하리 지역 반공 산악대는 인민군 패잔병 수십 명을 때려잡고, 인민군은 다시 산악대들을 잡아 중국섬(현 자라섬)에서 총살한다. 이런 ‘귀기(鬼氣)가 서린 남이섬’이란 착안에서 픽션은 시작한다. 인근 주민 김덕만과 이상호가 알몸의 처녀귀신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와 각기 사랑을 나눈다는 설정. 남이섬에 살다가 죽은 벙어리 처녀로 그려지는 처녀귀신은 현재로 돌아온 시점에서 환생한 듯한 한 여성으로 중첩된다. 그는 찻집에서 보이지도 않는 두 남성을 의식하듯 커피 세 잔을 시킨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자살로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액자 형식으로 프리랜서 작가가 남이섬에 얽힌 얘기들을 탐방하고,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와 멜로, 환상을 버무린 작품은 어느 선까지 픽션인지 모를 정도로 모호하기에, 매력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다”라는 이상호의 말. 그리고 프리랜서 작가가 어느 날 남이섬에서 긴 머리의 벌거벗은 여자와 그를 따르는 두 남성(김덕만과 이상호)을 보는 장면이 긴 여운을 남긴다. 또 다른 중편 ‘지뢰밭’ 또한 6·25전쟁 당시와 현재를 오가며 전쟁의 처참한 피해를 조명한다. 한 은퇴한 교감이 자신의 유년기에 6·25전쟁을 겪었던 동오골 서낭당에서 국군 유해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한다. 시점은 마을 사람들이 좌우로 갈려 총과 칼을 겨누던 극심한 혼란기로 돌아가고, 당시 마을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 처참한 동족살인의 모습을 다큐처럼 그려낸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 온 질서나 가치가 한순간에 뒤집히거나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 그 어떤 이성이나 감성으로도 대처가 안 되는 게 전쟁’이라는 게 작가의 시각. 소설집에는 단편 두 남자를 보낸 여인의 순애보를 그린 ‘꾀꼬리 편지’, 성춘양에게 이혼 당한 남자 얘기를 그린 풍속소설 ‘춘심이 발동하야’, 땅굴을 파고 사는 남자 얘기인 ‘드라마 게임’도 실었다.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전상국 씨는 ‘아베의 가족’ 등 분단의 아픔을 그린 작품들로 주목받았고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았다. 6년 만에 소설집을 낸 저자는 “두 편의 중편을 통해 늦게나마 내 본래의 관심사 언저리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것만으로도 큰 얻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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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궁지에 몰린 중년가장들의 절규

    여기 한 중년 사내가 있다. 법대를 나와 목회의 길을 가고자 다시 신학대학을 갔지만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 일반 신도의 삶을 택한 사람. 대기업에 들어가 명석한 두뇌로 회사의 자금줄을 쥐락펴락하는 경리부장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룹 오너 아들들의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돼 ‘비자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이 된 남자. 궁지에 몰린 그의 선택은 결국 자살이었다. 소설집의 표제작인 단편 ‘유리 벽’은 신문 사회면 구석을 차지할 만한 다소 상투적인 소재에 현미경을 들이대 인간의 고독과 상실감을 관찰했다. 언젠가는 회사에 배신당할 수밖에 없고, 부인과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이 있으며, 단골 술집 여자에게 기대지만 결국 남일 뿐인 오늘의 가장들. 그가 유서에서 절규한 ‘유리 벽에 갇힌 자신’은 소통부재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7편의 단편이 실렸다. 여덟 번째 소설집을 낸 일흔 살 저자의 글은 담백하면서 간결하며, 잘 맞춰진 큐브같이 빈틈을 찾기 어렵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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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씨, 소설 ‘강남몽’ 표절 인정

    소설가 황석영 씨(68·사진)가 지난해 6월 펴낸 소설 ‘강남몽’의 표절 의혹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강남몽’은 일부 내용이 2009년 1월 조성식 동아일보 출판국 신동아팀 차장이 출간한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황 씨는 1일 중국 윈난(雲南) 성 리장(麗江)에서 열린 소설 ‘낯익은 세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월간 ‘신동아’의) 해당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책에 인용 사실을 밝혔어야 했다. 다큐소설 형식이고 일종의 역사소설이었지만 어쨌든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소설에 주를 다는 건 물론 인용한 자료 목록을 논문처럼 작품 뒤에 밝힌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런 전례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그걸 놓쳤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지난해 11월호, 12월호, 올 1월호에서 황 씨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황 씨는 지난해 ‘신동아’가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실수는 인정했지만 표절 사실을 시인하거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의 저자인 조성식 차장은 “황 씨가 국내 대표 작가라는 점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것”이라며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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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씨 신작 소설 ‘낯익은 세상’

    소설가 황석영 씨(68)는 지난해 8월 소설 ‘강남몽’을 출간하고 두 달 뒤인 10월 중국 윈난(雲南) 성 리장(麗江)에 갔다. 그곳에서 새 소설의 집필을 시작했고 올해 초 제주도에서 탈고했다. 리장은 해발 2400m의 고원 도시. 현지 나시 족이 지은 옛 건물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 하지만 황 씨가 출간한 소설 ‘낯익은 세상’(문학동네)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서울의 온갖 쓰레기들이 모이던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끄집어낸 것이 거대한 쓰레기더미였다. 황 씨의 설명은 이렇다. “700년이나 되었다는, 언제나 봄 날씨인 그 고읍(古邑)에서 나는 뉴욕이나 파리와 별 다름 없는 욕망이 다른 행태로 점령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지구상에서 탈출할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사실을 진부하게 확인했다.”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떠난 리장에서도 결국 성장과 소비에 취한 자본주의의 ‘낯익은 세상’을 보았다는 씁쓸한 회상이다. 작품은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던 30, 40년 전 도시 빈민층의 모습을 그린다. 고물을 줍기 위해 쓰레기장에 모인 이들은 인근에 누더기 움막을 짓고 살아간다. 트럭이 오물을 게워내면 이들은 고철이나 유리병, 폐지 등을 허겁지겁 주워 담는다. 남이 뱉어낸 것들을 주워 먹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그들만의 법도가 있다. 각자 구역이 있으며, 좋은 구역에는 권리금도 있고, 쓰레기를 줍는 일도 순서가 정해져 있다. 여인네들의 악다구니, 술주정뱅이들의 고성, 방치된 아이들의 탈선은 흔한 풍경이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아예 몰랐거나 잊혀졌던 난지도의 옛날 풍경을 세밀하게 끄집어낸 점이다. 책장을 펼치면 썩은 음식물의 퀴퀴한 악취, 시큼한 땀 냄새가 나는 듯하고 뿌연 먼지가 눈앞을 가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가 단순한 데다 익숙한 것이 아쉽다. 편모와 아이가 난지도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동거하게 된 동거남(계부)이 술에 취해 노름판에서 살인 미수를 저지른다는 것이 줄거리. 쓰레기더미와 움막들이 불에 휩싸인 뒤 재 속에서 새 희망이 싹튼다는 결말도 강한 여운을 남기기에는 모자라 보였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은 1993년 매립이 끝난 뒤 조경공사를 통해 2002년 월드컵 공원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매립가스를 빼내는 관들만이 땅속에 쓰레기가 있음을 말해준다. 황 씨는 “난지도 쓰레기장에 묻어버린 것은 지난 시대 우리들의 욕망이었지만, 거대한 독극물의 무덤 위에 번성한 풀꽃과 나무들의 푸름은 그것의 덧없음을 덮어주고 어루만져 주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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