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하루 10km씩 ‘책의 바다’ 헤엄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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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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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로 산다는 것/김경욱 외 지음/268쪽·1만3500원·문학사상

김경욱 김애란 김연수 김인숙 김종광 김훈 박민규 서하진 심윤경 윤성희 윤영수 이순원 이혜경 전경린 하성란 한창훈 함정임.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17명의 에세이다. 월간 ‘문학사상’ 연재물을 묶은 것으로 유명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철학이 형형색색으로 펼쳐진다.

김훈은 이렇게 툭 내뱉는다. “‘창작론’을 쓰는 일은 소설 쓰기보다 어렵고 지겹다. 그것이 어려운 까닭은 나에게 아무런 ‘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쓸 때, 나는 늘 희뿌옇고 몽롱해서, 저편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시간과 공간 속을 헤맨다. 내 글쓰기란 몸과 마음의 절박함과 말의 모호성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파행이다.”

박민규는 “문학사상 원고는 쓰고 있나요?”란 아내의 채근에 허둥지둥 자신의 창작방법론을 적어 내려간다. ‘하루 10km씩 조깅하기’ ‘하루 두 권의 책을 읽고, 한 권의 외국어 원서를 독해하기’ ‘진지한 시각과 문학관 확보를 위해 만화와 영화는 절대 읽지 않는다’….

김연수는 음악을 통해 소설 속 리얼리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고 말한다. “자료를 다 들여다보고 나면 서사 구조는 대부분 완성된다. 그때 내가 찾아 헤매는 것은 디테일이다. 소설가라고 해도 모든 일들을 다 경험할 수는 없다. 내게 음악들은 다른 리얼리티를 통하게 하는 내밀한 통로와 같다.”

서하진은 “글쓰기라는 작업이 때로 하잘것없다 싶으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처럼… 소설가가 아닐지라도 어쩌면 모든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하고, 윤영수는 “혼자만의 체력으로 혼자만의 역기를 들어다가 얌전히 다치지 않게 내려놓는 게 작가의 일”이라고 털어놓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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