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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간 관광객이 매년 10% 이상 크게 늘면서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관광 강국’으로 가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관광경쟁력은 32위로 2009년 31위에서 되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해 세계 10위권 관광대국이 되려면 다음의 5가지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연 ‘한류’와 ‘쇼핑’만으로는 관광대국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호텔 객실을 늘려라 가장 큰 문제는 숙박시설의 부족이다. 관광객들은 한국에 ‘모텔’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품위를 지키며 묵을 관광용 호텔은 적다고 지적한다. 일본인 관광객 전문인 세일여행사 고인대 차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5, 6월과 9, 10월에는 석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방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호텔 객실 수는 6만8581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호텔 객실 13만4000실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일본 도쿄(東京·12만4000실)나 영국 런던(11만1000실)에 비해서도 현저히 적다. 이렇다 보니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으로 가려는 관광 손님을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고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관광 인프라펀드를 조성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맹선 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교수는 “정부가 한국형 중저가 호텔 체인을 전국적으로 설치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광 종사자 자질을 높여라 관광업 종사자의 자질도 큰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객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가장 불편했던 사항 중 6위는 ‘가이드에 의한 상품 구입 강요’였다. 쇼핑 강요는 언어나 물가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1위로 ‘싸구려 관광’과 더불어 고질적인 문제다. 관광객을 대하는 상점 주인이나 직원의 자세도 관광 선진국으로 가기엔 멀다. 최근 제주도를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상점에 들어가 중국어로 말하니 주인이 다가와 양팔로 ‘X’자를 그었다. 이들과 동행한 화방관광 모수범 실장은 “중국인이 대체로 물건을 보기만 하고 사지 않으니 취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결국 중국의 한국 관광 붐을 꺼지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관광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제 국가가 나서 관광 가이드 전문교육을 시키고 사후 감독도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관광 표지판에 간체자를 넣어라 한국에서 언어 문제로 불편을 겪는 외국인 중에는 중국인이 가장 많다. 관광안내판에 번체(繁體) 한자가 있긴 하지만 이를 간략화한 간체를 쓰는 중국 대륙 사람들은 읽기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세방여행사 강건 이사는 “경복궁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인솔했는데 궁 안에서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몰라 당황해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101만 명으로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은 이후 2009년 121만 명(19.8% 증가), 2010년 172만 명(42.1% 증가) 등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10월까지 188만 명으로 일본 265만 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엄서호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는 “간체자 안내판 외에도 간체로 된 꼼꼼한 가이드북을 발간해 중국인에게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관광 아이디어를 찾아라 제주 올레길과 같은 ‘관광 벤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올레길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착안해 만든 ‘관광 벤처상품’에 가깝다. 한 명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 길에 지난해까지 찾아간 사람은 65만3000명, 직접 파생된 경제효과는 497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마디로 자연경관이 뛰어난 경승지나 사적지가 적다고 ‘하늘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지방의 숨은 관광지를 개발하고 테마별 관광지를 하나로 묶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앞으로 한국 관광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 관광객 유치가 필수”라며 “이를 위해 지방을 잘 아는 사람들에 의한 아이디어의 상품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국인 관광객 활성화하라 내국인 관광객의 활성화는 관광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일본 도쿄의 호텔 객실은 한국 전체 객실의 2배나 되지만 대부분 내국인 관광객들로 채워진다. 내국인 관광이 먼저 활성화돼야만 관광 인프라 개발로 이어지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사장은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비수기가 길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 자리를 채웠지만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와 내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가 상호 보완 관계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이참 관광공사 사장 “관광은 年10% 성장 산업… ” ▼“정부 주도 투자해야”“한국은 이제 외국인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됐습니다. 정보기술(IT)이나 조선업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광업을 육성해야 할 때입니다.”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관광객 수를 넘어 ‘관광의 산업화’를 강조했다. 이 사장은 19일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본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0여 년 전 ‘싸구려 자동차’ 이미지가 강했던 한국 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관광 국제시장에서도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올라갔다”며 “한국이 가진 역량에 비하면 1000만 명도 적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볼 때 민간이 먼저 투자해 산업이 일어난 경우는 없다”며 “연간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만큼 앞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에 대비해 정부가 호텔이나 위락시설 등 관광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500만 명(2001년)에서 600만 명(2005년)으로 100만 명 늘어나는 데 4년 걸렸다. 700만 명을 넘는 데 다시 4년 걸렸다. 반면 800만 명이 된 것과, 1000만 시대를 여는 데는 각각 1년이 걸렸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속도가 계속 빨라지는 것이다. 이 사장은 “최근 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이들이 ‘한국을 가보고 싶다’ 대신 ‘홍대 거리를 가보고 싶다’거나 ‘부산은 어떤 곳인가’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해 놀랐다”며 “한국인이 뉴욕이나 파리를 방문하고 싶은 것처럼 관광 시장에서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경쟁력을 지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지금 투자해도 호텔 객실을 늘리거나 테마파크를 만드는 데는 3, 4년이 걸린다”며 “내년에는 당장 부족한 객실 수를 보완하기 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오피스텔 건물 등을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관광을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성장률 10%를 웃도는 대한민국 최고의 성장산업으로 여기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올해 대한민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관광대국’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는 16일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당초 목표치인 1000만 명을 아슬아슬하게 달성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08만2500명. 공식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달 방문객이 약 92만 명으로 지난달 말 9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반기(7∼12월) 들어 관광객 수 증가 추세가 이어진 만큼 목표 달성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은 5000만 명 이상 관광객을 유치하는 프랑스 미국 스페인 중국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치다. 하지만 이는 2010년 기준 세계 17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연 경승지나 문화 사적지가 적은 한국이 달성한다면 의미가 매우 깊다.특히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880만 명에서 1년 만에 10% 이상 늘어난 데다 이웃 국가인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860만 명 수준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수치라고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밝혔다.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내년을 ‘한국 관광의 체질 개선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금까지의 관광이 단순히 수도권 위주로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쳤다고 보고 앞으로 관광객 개인이 관심을 가질 테마별로 관광 코스를 묶는 ‘한국의 10대 테마관광 코스’를 선정해 적극 알릴 계획이다.문화부는 이날 10대 테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와 ‘에코투어’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의 도래는 1978년 ‘방한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연 지 33년 만이다. 또 2000년 500만 명을 넘어선 지 11년 만이다.전문가들은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우선 한국은 섬나라나 마찬가지로 관광지로서는 매우 불리하다는 점이다. 또 관광대국이 많은 유럽과 달리 ‘경유 여행지’가 되는 경우도 드물다. 이런 난점을 모두 극복하고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케이스라는 것.가장 큰 원동력은 이미지 개선이 꼽히고 있다. 최근 10년간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선박과 반도체를 만드는 ‘산업 국가’에서 K팝과 한식으로 대표되는 ‘문화 국가’로 바뀌었다고 업계 인사들은 입을 모았다. ○ 1000만 명 원동력은 ‘한국 마니아’폭설이 쏟아진 2일 오후 7시. 강원 평창군의 ‘2011 한류위크 콘서트’ 공연장 맨 앞에는 싱가포르에서 온 제이슨 통 씨(42) 가족 7명이 아이돌그룹 애프터스쿨의 노래를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고 있었다. 통 씨는 “올해만 두 번째 방문으로 총 네 번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며 “딸들로부터 시작된 ‘한류’ 덕분에 온 가족이 한국 마니아가 됐다”며 웃었다. 국내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 돌파를 앞둔 것은 통 씨와 같이 몇 번이고 한국을 찾는 ‘한국 마니아’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 마니아가 는 것은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외국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을 찾은 관광객 1만2000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네 차례 이상 찾은 관광객이 전체의 18.6%였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2000년대 이후 향상된 국가 이미지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연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쇼핑과 관광이 ‘1000만 명 쌍끌이’10년 만에 관광객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쇼핑과 관광이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방문지 1∼3위는 서울 명동,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순이다. 관광객의 쇼핑 욕구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세부 품목은 10년 동안 바뀌었다.16일 서울 명동에서 만난 기타가와 히토미(北川仁美·26·여) 씨는 “오직 화장품을 사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밝혔다. 그가 들고 다닌 화장품 쇼핑 가방만 5개. 실제 2006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사는 물품 2위는 김치(24.7%)였지만 지금은 의류(37.2%) 다음으로 화장품(36.9%)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또 세계문화유산에 한국의 사적지가 10개나 등재되는 등 세계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지난해 관광지 방문을 위한 내한은 52.9%로 쇼핑의 60.9%에 약간 못 미쳤다.또 하나의 새로운 현상은 ‘놀거리’를 찾아 한국에 오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까지 실태조사에서 따로 집계하지 않던 휴양, 유흥 및 오락, 카지노 등의 ‘놀거리’ 항목이 2010년에만 총 27.7%(중복 응답)로 집계됐다. ○ 양에서 질로 관광 패러다임 바꿀 때 전문가들은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정책의 목표를 양에서 질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핵심’인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1106달러로 9년 전인 2001년 1241달러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어떻게 열 것인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가장 큰 당면과제로 꼽히는 것이 지방관광 활성화다.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관광과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인상을 각인시키고 관광 수입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지방 관광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10대 관광코스를 만드는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평창=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한국 10대 테마관광 코스’는 한중일 3국이 함께 추진하는 ‘골든(golden) 관광루트’ 사업 중 하나다. 올 5월 한중일 관광장관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3국은 26∼29일 실무진이 다시 만나 최종 코스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한국의 ‘추천 관광코스’는 이미 선정됐다.대표적인 테마관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투어 코스다. 16일 사상 처음으로 한 해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 제주도도 ‘도보투어’ 관광코스에 포함됐다. 제주도는 이날 중국인 관광객 웨이 카밍 레이먼드 씨(40)를 올해 100만 명째 외국인 관광객으로 선정하고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밖에 비무장지대(DMZ)가 포함된 에코투어, 쇼핑몰을 줄줄이 도는 쇼핑투어, 정보기술(IT)투어, 레포츠투어, 웨딩의료투어, 식도락투어, 뷰티투어, 치유투어 등도 포함됐다.이처럼 테마별 관광코스를 개발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앞으로는 관심사를 주제로 한 테마관광이 관광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호기심에 한국을 처음 찾는 관광객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두 번 이상 찾은 사람이 다시 오는 관광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이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지방경제 활성화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중 서울(80.3%)과 인천·경기(37.6%) 등 수도권을 찾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강원도(11.7%)와 호남(5.8%) 비율은 낮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592곳 가운데 장애인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회사가 3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들 중에는 현대자동차와 LG, SK 등 4대 그룹 계열사도 8곳이나 포함됐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 2.3%를 채우지 못한 30대 그룹 계열사는 전체의 74.7%인 442곳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을 전혀 고용하지 않은 회사 가운데 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OCI 계열사인 넥솔론(973명)이었다. 이어 416명이 근무하는 GS그룹 계열사인 GS왓슨스, 363명이 근무하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닷컴 순이었다. 그룹별로 보면 GS, 한화, 롯데그룹이 ‘장애인 직원 0명’인 계열사가 각각 4곳으로 가장 많았다. GS그룹은 GS왓슨스 GS아이티엠 GS글로벌 GS그린텍, 한화그룹은 한컴 대한티엠에스 씨스페이시스 여수열병합발전, 롯데그룹은 롯데닷컴 한국후지필름 대산엠엠에이 케이피켐텍 등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스틸산업 현대씨엔아이 등 2곳, LG그룹은 하이엠솔루텍 비즈테크앤엑티모 LG경영개발원 등 3곳,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와 유비케어 브로드밴드디앤엠 등 3곳이 장애인 채용 실적이 없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10월부터 기업에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 기업을 공개할 방침을 밝혔지만 그 사이 단 한 명도 뽑지 않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채용을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날 30대 그룹 계열사 외에도 100인 이상 기업 중 장애인 고용률 1.3%에 미치지 못한 2312곳 전체 명단을 홈페이지와 관보에 올렸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기업이 장애인을 자발적으로 고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장애인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주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장애인 채용 ‘0’인 계열사들 ::△현대백화점 ㈜현대드림투어 △LG 하이엠솔루텍㈜ ㈜비즈테크앤엑티모 ㈜LG경영개발원 △GS ㈜지에스왓슨스 ㈜지에스아이티엠 GS글로벌 GS그린텍㈜ △SK ㈜유비케어 SK㈜ 브로드밴드디앤엠㈜ △KCC ㈜KAM △효성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갤럭시아포토닉스㈜ △한화 ㈜한컴 대한티엠에스㈜ ㈜씨스페이시스 여수열병합발전㈜ △LS 알루텍㈜ △OCI ㈜넥솔론 오씨아이에스엔에프㈜ △롯데 롯데닷컴 한국후지필름㈜ 대산엠엠에이㈜ ㈜케이피켐텍 △KT 케이티파워텔㈜ △포스코 ㈜포스코피앤에스 ㈜포스하이메탈 △CJ 씨제이㈜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 △현대자동차 현대스틸산업 현대씨엔아이㈜ △현대중공업 ㈜힘스 자료: 고용노동부}


서울의 기온이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5.8도까지 떨어진 15일 오전 한 여성이 목도리와 모자로 중무장한 채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16일에도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등 더 추워질 것으로 예보됐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 최근 미국에서는 뉴저지 항만청 순찰경찰의 고액 연봉이 논란이 됐다. 교량 순찰을 담당하는 경찰의 평균 연봉이 일반 경찰관 연봉의 3배인 22만 달러(약 2억5000만 원)에 달해 비난을 샀다. 신규 채용 없이 노조원끼리 연간 2000∼2500시간의 초과근무를 한 결과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국면에서 연장근무를 자처하면서 일자리를 독점했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외면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제조업체에서 뉴저지 항만청 순찰경찰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기업은 신규 채용에 드는 비용 때문에, 노조는 정규직 신분과 높은 수당의 유혹에 끌려 현재의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장시간 근무관행을 깨고 신규 고용으로 생산성을 높이면 기업은 이익 증가, 기존 근로자는 삶의 질 향상, 새로운 구직자는 천금같은 일자리 확보 등 3자 모두의 행복이 증가하는 공존(共存) 자본주의의 길이 있는데도 기업과 노조는 근시안적인 이익 추구라는 함정에 함몰돼 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소수의 근로자가 살인적인 강도로 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백수’인 지금 상황은 무너지기 직전의 낡은 체제”라며 “총선과 대선으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내년이 장시간 근무 관행을 바꿀 적기”라고 말했다. 》1. 연장근로수당 지금보다 2배 이상 올려야신규 채용 비용보다 수당이 더 들게 충격요법 필요경제전문가들은 야근과 장시간 근로에 ‘중독된’ 현행 근무체제는 노사 자율에 맡기거나 노사정위원회 형태의 느슨한 ‘협약’으로는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올리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충격요법이 아니면 한국 사회에 고착된 연장근로 형태를 바꿀 수 없다”며 “노동시간 규제를 철저히 지킨 상태에서 수당을 올리는 것도 대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현재 연장근로수당은 기본 시간급의 50% 수준이다. 야간근로를 하면 50%가 추가로 붙는다. 시급 1만 원 근로자의 경우 연장근무로 야근까지 할 경우 시간당 2만 원을 받는다. 이를 시간당 4만 원, 6만 원까지 늘리면 쉽게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미래전략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초과근로를 근로기준법 규정(주당 40시간)에 맞춰 단속하면 56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한국노총의 주장처럼 한꺼번에 초과근로를 없앨 순 없지만 대형 제조업체만 바꿔도 당장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 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중소기업에 이런 제도를 준비 없이 도입하면 타격이 클 수 있다”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2. 휴일근무시간을 연장근로에 포함시켜야수당 체계서 큰 차이… 일요일-공휴일 출근 밥 먹듯부산 기장군의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는 올 2월 고용노동부의 장시간근로 감독 때 적발됐다. 197명이 일하던 이 회사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직 근로자 128명 중 127명이 주간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넘겨 일했다. 3개월 동안 휴일마다 출근한 직원도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야 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한도는 주 12시간이다. 하지만 여기엔 휴일에 일하는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정부의 행정 해석에 따른 것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배규식 본부장은 “휴일근무는 본질적으로 연장근로인데 이를 따로 구분한 것은 산업화시대의 사고방식”이라며 “자동차업종의 경우 연장근로보다 휴일근로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런 관행 때문에 한국은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직장이 있는 사람의 근로시간도 늘어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111시간으로 OECD에서 두 번째로 많다. 박태주 교수는 “대한민국은 과로 상태에 빠진 ‘야근 공화국’”이라며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등 대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3. 근로시간 줄이면 정부사업 인센티브 줘야주야 2교대제 폐지한 기업에 공공입찰때 가산점을근로시간 단축의 핵심인 ‘주야 2교대제 개편’을 선도하는 기업에 정부나 공공부문 조달사업 입찰에서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국노총은 이 제안을 근로시간 단축의 구체적 방안으로 삼고 내년 대선에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그저 근로시간만 단축하라는 것은 기업 처지에서도 실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주야 2교대제를 폐지한 기업엔 공공조달에서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주장에 찬성하는 기업도 많다. 경기 안산시에서 어린이용품을 생산하는 B사 대표 신모 씨(52)는 “상당수 근로자는 잔업이 없으면 월급이 줄어 당장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려고 한다”며 “근로시간 감독만 할 게 아니라 자진해서 근로시간을 줄인 기업에는 경제적인 이익을 줘 근로자를 더 배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사는 최근 고용부 단속 이후 9명을 신규 채용한 뒤 주야 2교대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개편했다. 하지만 근무시간 감소로 수당이 줄자 10여 명이 연장근로를 하는 다른 회사로 옮겼다.근로시간 줄이기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생각하면 실행 이유는 충분하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고용부의 장시간 근로 단속에 적발된 424개 업체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총 3179명의 근로자를 신규 채용했다. 이 업체들에서 일하는 전체 근로자 7만8728명의 4%에 이르는 규모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정부사업 가산점 외에 일자리 나누기 기업에 실업보험 적용을 완화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할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앞으로 교대제를 개편해 근로시간을 줄인 기업에는 최대 2년간 신규 채용 근로자 1명당 연간 1080만 원씩 지원된다. 그 대신 주야 2교대제를 시행하는 기업의 연장근로 위반은 철저히 감독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센터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일자리 나누기’ 대책을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현재 근로자 1명당 연간 720만 원씩 1년을 지원받을 수 있는 교대제 변경 기업은 지원 금액이 3배로 늘어난다. 주야 2교대제는 근로자를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눠 공장을 24시간 돌리는 근무 형태다. 소수의 근로자가 연장근로를 계속하며 일하는 제도여서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반드시 바꿔야 하는 제도로 꼽혀 왔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교대제 개편은 장시간 근로를 바꾸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대기업 협력업체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제도를 시행하되 대규모 사업장도 결국 주야 2교대제를 없애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한파’에 대비한 일자리 복지도 대폭 강화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당시 생활이 어려워진 근로자들이 자살하며 문제가 된 ‘무급휴직제’를 보완하기 위해 무급휴직자에게 6개월 동안 임금의 50% 범위에서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국정 목표의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일자리 만들기”라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를 가장 먼저 받은 것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절박함 때문”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50년간 지속된 성장 정책은 수명이 끝났다. 이제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성장에서 일자리 창출로 전환하라.’ 동아일보가 11일 ‘공존 자본주의의 시작은 일자리 창출’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국내 경제 분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자리 창출방안 설문조사에서 66명이 향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으면서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2040세대의 분노와 상실감이 일자리 빈곤에서 출발한 만큼 이제는 신규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는 강력한 주문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100명은 경제부처 관료 16명, 정치인 8명, 교수 23명, 기업인 20명, 경제·사회단체 인사 10명, 경제 관련 싱크탱크 연구원 23명이다.이런 조사결과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이래 50년간 지속돼온 성장 중심 패러다임으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깊어지는 계층 간 양극화를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경제 전문가들도 인식하고, 정부에 정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며 성장을 책임지는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강호인 차관보도 “성장과 고용을 모두 챙기려는 접근방식으로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없다”며 “지금은 성장을 못하더라도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 위주의 고용정책’(23%)을 가장 많이 꼽으면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대기업 투자 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황에서는 대기업이 아무리 나서봐야 일자리 창출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10명 중 5명은 중소기업을 가장 유력한 고용창출 영역으로 제시하면서 적극적인 중기지원 방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내년 대선 주자들이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60명), ‘주요 정책으로 담아야 한다’(31명)고 입을 모았다. 대선 주자들이 성장률 등 거시지표 대신에 고용률을 공약의 중심지표로 삼아야 하고, 국민도 일자리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고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경제학)는 “대선 주자들은 집권 기간인 5년 내에 현재 59.5% 수준인 고용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64.6%)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선거 슬로건을 내건 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놔야 한다”며 “국민은 그 방법론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판단하고 투표해야 일자리 창출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동아일보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참담할 정도의 낙제점을 줬다. 100명 가운데 일자리 정책이 잘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6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절반(3명)은 현직 관료였다. 50명이 ‘보통’, 44명은 ‘잘 안 됐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올드보이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경제브레인들이 바뀐 현실을 모르고 과거의 허상에 매달리면서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구호였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대기업·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면 기업이 투자를 늘려 고용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과거 경험에 기반을 둔 정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성장-고용 간 선순환 고리가 끊기면서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고 결국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업 대책과 일자리 정책은 다르다 전문가의 31.7%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정부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증요법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창출형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지원 부족’(20.6%), ‘부처마다 비슷한 고용정책을 중복해 내놓고 있다’(8.7%)고 답했다. 정부로선 이런 평가가 억울할 수도 있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으로 청년창업 활성화, 고졸자 취업지원 등 ‘4대 핵심 일자리’와 직접 일자리 창출 등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에 10조1107억 원을 배정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2008년 6조808억 원)보다 4조 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투자를 늘릴 때 주는 혜택인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신 사람을 채용할 때 주는 고용창출세액공제를 지난해 도입했고 올해는 공제율을 1%에서 6%로 대폭 늘렸다. 일자리 사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데도 반응이 싸늘한 것은 이런 제도가 신선하지 못한 데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청년인턴제, 지역맞춤 일자리 창출 등 정부가 내세우는 일자리 대책들은 지난 수십 년간 되풀이되던 실업자 구제책에 불과할 뿐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 방안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 위주 고용정책’ 현 정부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을 묻자 전문가들은 ‘대기업 위주의 고용정책’(23%)을 첫손에 꼽았다. 대기업에만 의존한 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 미흡’(18.2%), ‘서비스업 시장 개방 미진’(17.6%) 등도 현 정부 일자리 정책이 실패에 이르게 된 요인이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의 평균 자산총액은 2007년 13조9935억 원에서 지난해 20조9500억 원으로 49.7% 늘어났지만 평균 종업원 수는 같은 기간 1만5315명에서 1만6344명으로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주자들이 어떤 일자리 공약을 담아야 할지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대해선 ‘고급 서비스 일자리 100만 개 창출’ ‘복지-고용 연계형 일자리 생산’ ‘대통령 직속 일자리 창출본부 설치’ 등을 제안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과거 허허벌판에 공장을 짓던 시대에는 성장이 고용 창출과 직결됐지만 이제는 산업 고도화와 설비 자동화로 성장이 오히려 고용을 줄이기도 하는 시대가 됐다”며 “고용확대형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을 높이고 서비스 산업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고용창출형 경제구조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자리는 공존자본주의의 기본 이번 설문에서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어떤 전문가집단보다 일자리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각 당에서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 8명 중 6명이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잘 안 됐다’고 응답했고 일자리 정책을 내년 선거의 최우선 공약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적 표 계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밑바닥 현장의 일자리에 대한 분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의 절박함을 느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차기 선거에서 일자리가 최우선 공약이 되기 위해선 고용률을 공약의 중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성장=고용 창출’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금은 기존 실업대책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정치인들도 고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게 모호해진다”며 “립서비스가 아닌 고용률 목표와 현실성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잠재실업자 감안한 새 일자리 209만개 필요 ▼경제정책의 1순위를 일자리 정책으로 본다면 국내에 필요한 일자리는 몇 개나 될까. 정부의 취업애로계층 통계에 따르면 실업자 수의 두 배 가까운 일자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정부가 올해 1분기까지 취합한 취업애로계층 동향자료에 따르면 사실상의 실업자인 취업애로계층은 209만7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공식 실업자 102만800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취업애로계층은 통계상 실업자 외에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새로 취업하기를 원하는 ‘반(半)실업자’와 현재 취업 활동을 중지했지만 취업할 의사가 있는 ‘준(準)실업자’를 포함한 고용 보조지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통해 취업애로계층 수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 2009년 취업애로계층이 182만 명이라고 밝히고 공식 실업자 89만 명의 두 배가 넘는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자 이후 공개하지 않았다. 매달 집계해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한다. 청년실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실업자와 실업애로계층의 격차는 여전하다. 올 1분기 청년실업자는 공식적으로 37만2000명. 하지만 취업애로계층으로 분류된 15∼29세 청년층은 53만1000명에 이른다. 실업률로 바꾸면 8.8%에서 12.6%로 뛰어오른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일자리 워낙 심각하니… “서비스업 개방” 목소리 ▼경제 전문가 100명 가운데 73명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서로 상충되는 정책목표 때문에 진전되지 못하는 수도권 규제와 서비스업 개방을 막는 규제들을 전면적으로, 혹은 일부라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문제가 워낙 심각하니 일부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고용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자는 것이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은 ‘서비스업 개방 등 일부 항목을 선별해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으며 29명은 수도권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무원(81.2%), 기업인(80%), 교수(78.2%) 등 순으로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높았다. 최광 한국외국어대 교수(경제학)는 “일자리 창출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규제를 풀어 전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내외 기업의 재투자와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 수도권 입지규제 등이 추가 완화되면 수도권 주요 기업의 공장설립 투자규모는 14조8919억 원에 이르며, 투자가 집행되면 약 1만3451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16명은 수도권 쏠림 방지가 더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규제를 유지해야 된다고 응답했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법학)는 “수도권에 기업들이 몰리면서 지방대 졸업생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갈 정도로 지방의 인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자리 창출이 수도권 규제 완화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中企가 ‘고용의 밭’… 보조금-세제지원 ‘밑거름’ 줘야 수확 ▼본보 설문조사에 응한 경제전문가 100명 중 57명은 가장 유력한 고용창출 영역으로 중소기업을 꼽았다. 대기업(10명)이나 공공기관(3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 9명 중 6명도 중소기업을 지목했을 정도다. 조봉현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기업은 세계화될수록 해외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내수 및 서비스 산업형 중소기업이 고용창출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기준 중소기업 고용 인원은 1175만1022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87.7%에 이른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둘러싼 고용시장 현실은 암담하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 이율배반적인 현실이 10여 년 지속되고 있다. ○ 대학생 100명 중 5명만이 중소기업 가겠다는 현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환경 개선’(28.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규제 완화’(21.1%)와 ‘서비스업 문호 개방’(14.9%)도 주요 해결책으로 거론됐다. 규제 완화보다 중소기업의 사회적 위상과 연봉, 복리후생 수준을 구직자들의 기대치만큼 높이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경제전문가의 58.8%가 ‘고용을 늘리는 중소기업에 보조금이나 세제 지원 확대’를 꼽았다. 근로자 수 500인 이하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할 경우 1년간 360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고용촉진장려금과 같은 현행 제도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직자들의 취업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의 격차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벌어져 있다. 2009년 기준 중소기업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349만5000원으로 대기업(4685만 원)의 50.1%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기대하는 임금 수준보다 크게 떨어지다 보니 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서울·경기지역 소재 대학 학생 300명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64%가 신입직원 연봉으로 최소 2500만 원 이상을 희망한 반면 이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조사대상의 26%에 그쳤다.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는 대학생은 5.7%에 불과했다.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파격적인 임금조건을 내거는 중소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올 10월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인 원더풀 소프트는 ‘신입사원 연봉 4000만 원’ 조건을 담은 공채 광고를 냈다. 통상 소프트웨어 중소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2500만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5배 이상의 급여인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제 특허가 30개에 이를 정도로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탄탄한 회사이지만 단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 ‘창업 생태계만 정상화해도 일자리 고민 덜 수 있다’ 동반성장 정책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강화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무리한 단가 인하 요구’(39명)와 ‘무차별적인 시장 확대’(26명)가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고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부 대기업의 시장 독식과 가격 후려치기 행태가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를 막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청업체와 1차 협력사, 2차 협력사로 이어지는 단가 인하의 먹이사슬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폐업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최근 산업계에서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면서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1년 단위로 단가협상을 하면서 협력사들의 원가장부까지 파악해 납품단가를 지속적으로 깎는 사례가 아직 남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 17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이 2004∼2008년 22.4%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는 5.3% 감소에 그쳤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불공정한 방법으로 인력과 기술만 빼가는 것도 큰 문제다. 미국의 구글이 핵심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경영자율권과 자금지원을 약속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벤처업계의 한 최고경영자는 “거품은 있었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창업 열풍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일순간에 해결된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벤처를 창업할 최고의 인재들이 대기업의 횡포를 이겨낼 자신이 없어 대기업에 눌러 앉거나 대학에 남는 길을 선택하면서 수만 개의 고급 일자리가 생겨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에선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임금, 복지 수준을 보장하는 한편 동반성장 노력을 가시화하면 37만2000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 또는 15∼29세의 청년 취업 애로계층(53만1000명)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세금 들더라도 사회적 일자리 만들어야” ▼경제 전문가 100명 가운데 ‘국가 재정을 통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이 넘는 55명이었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가사간병도우미, 문화관광해설사 등 사회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한 사업을 말한다.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자는 주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진보적인 학자들이나 정치인들만이 하던 주장이었다. 경제정책은 먹히지 않고 현실은 날로 악화되다 보니 일반인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인식의 가늠자를 왼쪽으로 크게 이동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움이 안 된다는 시각(21명)도 적지 않다. 특히 설문에 응한 기업인의 50%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부정적이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질이나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주체로 만드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을 끌어들이든 세금을 투입하든 간에 ‘복지 분야가 일자리 창출이 유망하다’는 인식은 공감대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향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산업’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사회복지와 의료·보건 분야를 꼽은 응답자가 5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콘텐츠·문화 24.4%, 관광 7.3%, 제조업 6.1% 등의 순이었다. 복지가 ‘고용 없는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2009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사회복지 분야의 취업유발계수(10억 원 신규 투자에 따른 취업자 수)는 38.7명으로 자동차산업(9.3명)보다 4배가량 크고 고용창출력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건설업(14.2명)에 비해서도 2.5배 이상으로 많았다. 사실 한국에서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의 여지는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의 전체 산업 대비 보건·복지 분야 취업자 비율은 노르웨이 19.4%, 프랑스 12.2%, 영국 11.7%, 미국 10.8%, 독일 10.4%, 일본 8.5% 등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5.5%에 그쳤다. 미국 수준만 돼도 130만8000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전문가들이 꼽은 비정규직 대책의 핵심은 ‘임금 상승’이었다. 비정규직 고용을 통해서라도 일자리 늘리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전문가 56명 가운데 31명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차별 금지’를 1순위 정책으로 꼽았다. 이어 ‘상시 반복적 일자리의 비정규직 채용 금지’(9명), ‘정부가 비정규직 4대 보험 책임’(8명) ‘사내 복지차별 철폐’(8명) 등의 순이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설문에 참여한 경제전문가 100명 (분야별 가나다순) ::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민주당)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한나라당) 김성태 한나라당 국회의원(한국노총 출신) 이범관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정동영 민주당 국회의원 홍영표 환노위 민주당 간사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구성열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수곤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김영봉 중앙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영 공주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명재진 충남대 법학과 교수 박덕제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한성대 교수)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신정 고려대 경력개발센터장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최광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 교수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 권혁철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 김준동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 나영돈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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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의 야간 및 장기근로 개선 계획을 제출받은 고용노동부가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개선안을 2일 반려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부와 경영 부담을 이유로 장기근로 개선에 소극적인 1위 자동차업체의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고용부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제출한 장기근로 관행 개선계획안에 대해 “다른 업체들은 인력을 충원하고 근로자 건강에 위협이 되는 주야 2교대제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원론적인 대책에 그쳤다”며 반려했다. 현대·기아차 개선안은 △공장장 승인 후 연장근로 시행 △개인별 연장근로 시간을 합산하도록 된 전산시스템 보완 △몰아주기식 휴일특근 관행 철폐 등 관리방안 강화가 골자다.고용부는 9, 10월 국내 전 완성차업체 공장을 대상으로 근로 실태를 조사한 후 모든 사업장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며 5대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개선계획 제출을 지시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전주공장 엔진부문 근로자의 50%, 기아차 화성공장 엔진부문 근로자의 38%가 법적 연장근로 한도를 어겨 근로시간 위반율이 가장 높았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반면 함께 개선안을 제출한 한국GM의 경우 2012년 2월까지 2078억 원을 투자해 인력 채용과 시설 투자에 나서고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10월 초부터 야간근무를 없애는 등 신규 투자와 교대제 개편 계획을 밝혔다.고용부는 현대차가 지난달 말 “2013년부터 야간근로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내용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 따라 2013년부터 야간근로를 없앤다고 하지만 그사이에 벌어지는 법 위반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15일까지 새로운 개선계획을 받은 후에도 진전이 없으면 재조사 후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면 사업주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정부의 근로시간 줄이기 압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허그(hug·포옹)의 시대’로 가야 한다”며 11월 내내 자동차 업계에 ‘일자리 나누기’를 압박했다. 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정부가 당분간 고용 창출의 핵심 수단으로 노동시간 단축 요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솔직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 건 아닐 겁니다.” 뜻밖의 말이다. 결점은 감추고 장점은 최대한 부각시키는 공무원 특유의 화법이 아니었다. 1일 고용노동부가 올해 실업급여를 받아가는 사람 수가 2010년과 비교했을 때 11개월 연속 줄어들었다는 고무적인 내용을 담은 보도 자료를 배포한 후이기에 더욱 의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구직급여를 받겠다고 새로 신청한 사람 수가 11월까지 6개월 연속 줄었다. 구직급여를 받아간 사람도 1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해 29만6000명까지 줄었다. 구직급여 수령자가 줄어든 것은 실업자 수가 줄었다는 의미다. 고용부 공무원에게 즉각 자료의 의미를 물어봤다.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릴 것을 예상하며. 하지만 담당 공무원의 답은 의외였다. 그는 “지난해 실업 지표가 너무 나빠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최근 새로 고용되는 사람 수가 늘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줄어도 일자리의 질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그는 “2008년 이전 추세로 봤을 때 차라리 구직급여 신청자와 지급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게 정상”이라며 “지금 숫자는 현재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이 발표한 통계를 공무원들이 비판하고 나선 것은 ‘박재완 효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취업자 증가 숫자가 50만 명을 돌파했는데 신세대 용어로 ‘고용 대박’인 셈”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는 이채필 고용부 장관의 방침도 공무원의 비판에 일조했다. 이 장관은 최근 “숫자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일자리 현장의 체감 온도는 아직도 낮다”며 “숫자에 속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스스로 작명한 ‘희망 일터 만들기’를 통해 현장도 찾고 있다. 수장이 숫자에 비판적이면 아랫사람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 구직급여 수령자 감소의 진실은 뭘까. 민간 전문가들은 ‘일시적 반등’이라고 봤다. 2009년 금융위기로 국내 구직급여 신청자는 그해에만 30% 늘었다. 2년 동안 폭증한 실업자 수가 올해 그 반등으로 줄어든 것이 이번 실업자 감소의 진실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숫자를 버리고 현장에 맞춰 생각하니 공무원의 눈높이가 국민 눈높이에 비슷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게 맞다. 고용만큼 숫자와 현장이 엇나가는 분야도 드물다. 다음에 공직자들이 ‘고용 대박’을 말할 때는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외치기를 기대해 본다.박재명 사회부 기자 jmpark@donga.com}

호남권의 숙원사업인 호남고속철도 개통이 당초 예정된 2014년보다 늦춰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속된 차량 입찰 유찰로 차량의 납품 기한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철도시설공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3일 마감한 호남고속철 차량 도입을 위한 국제경쟁 입찰이 유찰됐다. 철도시설공단은 “1개 업체(현대로템)만 응찰할 경우 자동으로 유찰되는 시행령에 따라 유찰됐다”며 “10일간의 재공고를 거쳐 공급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2006년 총 사업비 10조5000억 원 규모의 호남고속철 사업시행자로 철도시설공단을 지정·고시했다. 철도시설공단은 2009년 12월 차량 설계를 시작해 2014년 개통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되고, 이로 인한 사업 재조정 등으로 입찰이 계속 늦춰졌다. 국토부는 “예산 협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25편성(1편성은 10량)에서 22편성으로 조정됐다”며 “이를 사업자에게 재공고하고 새롭게 입찰을 시작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KTX-산천의 잦은 고장으로 감사원 감사까지 시작되면서 입찰이 미뤄졌다. 문제는 너무 짧은 납기로 인해 차량의 안정적인 운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음번 마감일인 12월 5일에 입찰이 이뤄지더라도 2014년 개통까지는 약 36개월밖에 남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KTX-산천도 36개월 납기였는데, 납기가 너무 짧아서 차량의 조기 안정화에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안전 운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납기가 필수”라고 말했다. 여기에 호남고속철 최종 입찰에는 국내외 3개 업체가 응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납기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철도 차량 및 부품업계는 9월 시작된 KTX-산천에 대한 감사원 감사로 제작 중이던 경부고속철 50량의 납품도 중단한 상황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50량의 개선작업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호남고속철 입찰이 더 늦춰지면 국내 철도업계에서는 그 물량에 대한 정상적인 계약 수행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철도시설관리공단은 2014년에 호남고속철을 개통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 차량 제작 및 납품에 필수적인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기에 22편성을 한꺼번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하기 때문에 개통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달호 우송대 철도대학장은 “KTX-산천은 시운전을 충분히 하지 못해 사고가 잦았다”며 “호남고속철 역시 입찰이 늦어지고, 납기가 촉박해 이런 일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송 학장은 “2014년 개통을 위해서는 입찰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 한편 KTX-산천과 같은 잦은 사고를 막기 위해 호남고속철 개통에 앞서 효과적으로 시운전을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김치 좀 드시고 가세요.”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광장에서 ‘김치 파티’가 벌어졌다. 500여 명이 한꺼번에 김장을 담근 뒤 홀몸노인과 노숙인 등 소외계층을 대접하고 있었던 것이다. 행인 수십 명이 길거리에서 한꺼번에 접시에 김치를 놓고 먹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복지시설에 보낼 김치 상자는 한쪽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이날 행사는 일반적인 사회봉사 활동이 아니라 제3노총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의 출범식이었다. 1일 설립 총회를 연 국민노총은 ‘국민을 섬기는 노총’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와 의료봉사 활동으로 출범식을 대신했다. 조합원들이 담근 김치는 이날 총 5000포기나 됐다.정연수 국민노총 위원장은 “국민을 섬기기 위해서는 깃발로 세를 과시하는 출범식 대신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출범식을 계획했다”며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노총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노총 산하에는 4개 전국연맹과 100여 개 단위조합 아래 3만3000여 명이 소속돼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내년부터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9만70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복리후생 분야 차별을 없애는 내용을 담은 ‘비정규직 차별 개선 가이드라인’도 나왔다. ○ 공공부문 비정규직 4명 중 1명 이상은 내년부터 정규직으로정부가 28일 한나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34만1000명 중 28.4%인 9만7000명이 내년부터 무기(無期)계약직 형태의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대상은 2년 이상 근무를 계속했고 앞으로도 관련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기간·시간제, 파견근로자다. 무기계약직은 임금이나 복지는 계약직 수준이지만 계약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정년이 보장된다. 하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가장 비율이 높은 기간제 교사(4만1228명·17.1%)는 정규직 전환 혜택을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는 기본적으로 출산휴가 등으로 생긴 결원을 대신하는 인원”이라며 “향후 해당 업무를 계속 맡을 가능성이 적어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내년 1월까지 지침을 마련해 관계기관에 전달한다.정부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는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공무원 복지포인트 및 명절휴가비 등의 상여금을 지급한다. 또 조리사 등 학교종사자 13만 명에게 1인당 평균 103만 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조재정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으로 새로 소요되는 예산은 26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했으니…” vs “효과 없는 전시행정”이날 정부는 모든 민간 사업장에서 적용되는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 개선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같은 사업장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복리후생 차이를 없애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식대와 경조사비 등 복리후생비와 상여금은 고용 형태에 따라 차별할 수 없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에 포함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2007년 이후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법률로 정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상여금 차별금지 등을 선도했으니 민간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이번 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2년 이상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미 현행 비정규직법상 규정된 사항”이라며 “비정규직 증가를 부추겨온 정부 정책부터 반성하라”고 밝혔다. 경영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세가 민간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조치가 일자리 창출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며 “민간기업까지 이러한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보다 신규 고용을 통해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올해 9월 중순 어느 날 유영범 씨(70)와 부인 정부임 씨(63) 부부는 소가 좋아하는 음식을 바리바리 챙겼다. 달콤한 과자부터 사탕과 생나물까지. 소들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자랑 파주막걸리까지. 지난해 12월 소 120마리를 묻었던 ‘무덤’ 앞에서 한바탕 곡을 하고 준비한 제물을 땅에 뿌렸다.“‘미안하다 얘들아’ 하고 몇 번이고 외쳤죠. 생매장시켜 놓고 다시 키울 수밖에 없는 사람의 업보를 용서하라고 죽은 소들에게 빌었죠.”유 씨 부부의 아들 동일 씨(38)가 ‘눈물의 구제역 살처분 일지’라는 제목의 글로 도살처분 상황을 인터넷에 올려 국민적 안타까움을 불러왔던 바로 그날의 소들이다. 24일 오후 경기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부일농장. 우사는 송아지 60마리의 ‘음매’ 소리로 가득했다. 지난해 12월 24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 생석회가 뿌려진 채 텅 비어 있던 모습과는 크게 달랐다. 사료를 먹이통에 붓자마자 송아지들은 주인의 손까지 삼킬 기세로 달려든다. 부인 정 씨는 “다시 소를 키우게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이 부부는 지난해 12월 21일 키우던 소 120마리를 모두 ‘예방적 도살처분’했다. 구제역에 걸린 녀석은 없었지만 하필 소를 출하했던 트럭이 구제역 발생 농장을 다녀온 차량이었다. “아무 병도 없는 녀석들, 약 놓고 죽여서 파묻었으니 어떻게 다시 키울 생각을 했겠어.” 목덜미에 주사를 놓는 방역요원의 품으로 파고드는 송아지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정 씨는 실신했다. 모두 부부가 받아낸 녀석들이었다. 방역요원도 통곡하며 밤새 소 120마리 목에 주사기를 찔렀다.다시 소를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부는 지난해 겨울 소를 묻고 올해 봄까지 바깥출입을 삼가며 지냈다. 마당에 나갈 때마다 보이는 텅 빈 축사 모습에 질끈 눈을 감고 다녔다. 소를 먹이던 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나왔다가 ‘아차’ 하고 돌아온 날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아내의 거듭된 설득에 남편이 졌다. 집에만 틀어박힌 남편을 보다 못한 정 씨가 다시 소를 키우자고 했다.“이러다가 우리가 죽겠다 싶었어. 그래서 결심했지.”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나라에서 1억5000만 원을 빚지고 부부는 또 그렇게 시작했다.▼ “작년에 죽은 새끼 돌아온 기분” 기쁨속 ▼ “구제역 재발공포에 FTA까지…” 시름도이번에 소를 들일 때는 마치 처음 보는 동물처럼 신기했다. 20년 넘게 소만 길러 왔지만 이번 소들은 특별했다. 밥 먹고 우사 돌고, 또 밥 먹고 우사를 맴도는 생활이 계속됐다. 정 씨는 “작년에 죽은 새끼가 살아 돌아와 너무 기뻐 울고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소들 옆에서 부부의 일상을 들려주기도 하고 “건강하거라” 하고 타이르기도 한다.녀석들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부부는 밤잠을 설친다. 9월에 융자 받아 10월 초 새로 들여온 송아지들에게 감기가 퍼지자 바로 수의사를 불렀다. 수의사에게 “한 마리도 안 죽이면 이놈들 다줄 터이니 제발 살려만 주시오”라며 애원했다. 다행히 모두 건강해지자 부부는 송아지 두 마리 값을 쳐서 수의사에게 줬다. 정 씨는 “이제 소를 땅에 묻는 것은 두 번 다시 상상하기조차 싫다”며 고개를 흔들었다.희망을 안고 다시 시작했지만 걱정은 아직 남아 있다.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다시 지난겨울 구제역의 공포가 엄습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축사를 돌고 구제역균이 싫어한다는 불을 피우며 송아지의 상태를 점검하지만 두려움을 쉽게 떨치기는 힘들다.“그나마 지금은 모두 백신을 맞혀 예방적 도살처분이니 그런 건 없어져서 다행이지. 병 걸리는 녀석만 죽인다는데 그러면 억울하지는 않잖아. 그래도 다시 (구제역이) 돌지 않을까 하루하루 무섭고 걱정이야.”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소값 하락이라는 반갑잖은 소식도 들려온다. 정 씨는 “최상급 30개월짜리 소 시세가 요즘은 600만 원 정도”라며 “최소 800만 원은 되어야 이익이 될 텐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다시 소를 키운 이유를 물었다.“사람이잖아. 아무리 모진 일이 닥쳐도 이놈들 보고 다시 일어서야지. 아무렴.” 이제 9개월 된 송아지들을 쓰다듬는 부부의 손길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물건을 만지는 것처럼 정성스러웠다.파주=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최대 400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민자고속도로에는 매년 막대한 정부보전지급액이 투입되는데 통행요금 인상분까지 국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국토해양부는 28일부터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 대구부산고속도로 등 9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100∼400원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요금 인상폭이 가장 큰 곳은 대구부산고속도로(승용차 기준 9700원)와 서울춘천고속도로(6300원)로 각각 400원이며 인천공항고속도로는 7500원에서 7700원으로 200원 오른다. 9개 민자고속도로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개통 이후 매년 요금을 올렸다.○ 물가상승만큼 요금 인상 보장민자고속도로의 통행요금이 해마다 오를 수 있는 것은 계약 체결 때부터 정부가 요금 인상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민자고속도로 운영업체와 정부는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분 이내에서 통행요금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요금 인상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민자도로 운영사가 통행요금 인상을 ‘신고’하면 국토부가 이를 ‘수용’하는 구조다.국토부 측은 “최대 30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매년 통행요금 인상을 약속하지 않으면 쉽게 민자고속도로 투자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투자하는 ‘재정고속도로’ 예산이 매년 삭감돼 이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요금이 동결된 지난해에는 정부가 민자도로 운영 회사의 손해액을 보전해줬다.현재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일반고속도로와 비교하면 최대 3배 비싸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 당시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명세’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 기준으로 인천대교고속도로 요금을 계산하면 190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천대교고속도로 통행료는 이번 인상으로 5800원이 됐다. 도로공사 기준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역시 도로공사 기준 요금은 3500원이지만 28일부터 6300원으로 오른다.○ 통행량 보전지급액도 문제요금인상 외에 통행량에 따라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방식의 계약 내용도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국토부가 9월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통 이후 2011년까지 9개 민자고속도로에 지급한 돈은 총 1조5251억 원. 실제 통행량이 개통 이전 예측치를 크게 밑돌며 벌어진 일이다.부산울산고속도로는 하루 4만1764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는 2만1683대(51.9%)에 그쳐 예측이 가장 크게 빗나갔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은 예측치의 57.5%, 대구부산고속도로는 55.8% 수준이다. 2006년 이후 MRG 계약이 없어졌지만 이전 9개 도로는 모두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동안 해당 계약에 묶여 있다. 옥동석 인천대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정부 부담이 없어 민자사업을 지나치게 많이 유치했던 것이 현 상황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강력히 반발하며 확대간부들이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경영계는 “불법적인 정치 파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미 FTA 국회 비준이 노사 갈등의 불씨로 번지는 양상이다.민주노총은 23일 산별노조 대표자회의를 열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 상근간부와 대의원 등 확대간부 1만 명 이상이 24일 하루 동안 파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한미 FTA 날치기 통과 무효’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 밖에도 소속 사업장별로 ‘한미 FTA 날치기통과 무효! 이명박 정권 퇴진!’이라는 현수막을 하나 이상 걸기로 했다.경영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노조가 반FTA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불법 쟁의행위가 근로시간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노조 간부들만 참여한 파업이라고 해도 반드시 책임을 추궁하라”고 회원사에 지침을 내렸다. 경총 관계자는 “회원사들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준수하도록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코레일은 열차를 이용하는 유아 동반 고객을 위해 23일부터 모든 여객열차에 수유실을 설치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여객열차 중 비교적 최근 제작된 KTX에는 열차당 3곳, KTX-산천은 열차당 1곳의 수유실을 운영해 왔지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에는 수유실이 따로 설치되지 않았다. 코레일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객차 내 4호차마다 있는 총 136량의 ‘열차 카페’를 개조해 밀폐된 수유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열차 카페는 2009년부터 기차 내에서 운영하는 식당차로 노래방, 안마기 등의 휴식시설도 설치돼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내 수유실이 확대되면 유아 동반 여행이 한층 편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