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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여성, 외국인, 장애인 등 대학 내 다양한 소수 집단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총장 직속기구인 ‘다양성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국내 대학이 소수자를 배려하는 공식 기구를 총장 직속으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는 다양성 정책연구와 현안조사를 통한 연례보고서 발간,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대는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다양성 측면에서는 다른 사립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기준 서울대 교수 2075명 중 여교수는 302명(14.6%)에 그쳤다. 이 수치는 국내 사립대 평균인 24.6%보다 낮을 뿐 아니라 정부가 권하는 여교수 비율인 20%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명문 대학인 하버드대나 스탠퍼드대의 여교수 비중이 27∼28%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해 서울대가 양성 평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가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신입생 중 수도권 고교 출신은 2013년 1927명(58.7%), 2014년 2019명(61.7%)에 이어 지난해에는 2062명(63.3%)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대는 여교수회의 제안으로 학내 다양성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7월 다양성위원회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2월 위원회를 발족했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노정혜 생명과학부 교수는 “양성 평등을 포함한 학내 다양성을 증진해 서울대의 건강한 발전을 꾀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양성위원회에는 위원장 외에 주요 보직교수와 학생, 직원, 외국인, 외부 위원 등 15명의 위원이 구성원으로 참가한다. 하버드대 다양성 담당 부총장인 주디스 싱어 교수는 23일 열리는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창립 포럼에서 ‘왜 다양성인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춘분인 20일 2만8000여 달림이들이 봄을 만끽하며 서울 도심에서 마라톤 축제를 벌였다. 이날 서울국제마라톤에는 역대 국내 대회 최다 참가자들이 남대문과 청계천, 동대문, 잠실종합운동장 등 서울의 역사를 느끼며 달렸다. 이날 오전 7시경 출발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며 봄의 축제를 즐길 준비를 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소속 치어리더의 응원 속에 참가자들이 아이돌 그룹 노래에 맞춰 동작을 따라 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105리의 드라마’를 달리는 참가자 곁에는 가족이 있었다. 풀코스 참가자 정달화 씨(69)는 결승선에서 칠순 잔치를 열었다. 정 씨의 아들과 딸, 손자 손녀는 ‘할아버지 짱! 칠순 기념 축하드려요’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와 응원했다. 정 씨는 “7개월 난 손자가 완주를 축하해 주는 듯 내 얼굴을 만져줬다”며 “내 인생 최고의 생일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노시봉 씨(34)는 13개월 아들을 등에 업고 달렸다. 노 씨는 “아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보여주며 함께 달린 추억을 이야기해 주겠다”면서 “아들의 응원을 받으니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볍다”고 말했다. 김재형 씨(53)는 남동생 3명과 함께 어머니 안옥순 씨(75)의 응원을 받고 풀코스를 완주했다. 고려대 의대 마라톤팀 회원 14명은 ‘마라톤이 무릎 건강에 안 좋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 김필수 대한병원협회 법제이사(47)는 “마라톤 시작 전에 준비운동을 잘하고 무리하지 않게 뛰면 무릎 건강뿐 아니라 심폐기능도 좋아진다”며 “하반기에 마라톤과 건강을 주제로 한 의학 세미나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육군 25사단 중대장인 이담용 중위(26)는 중대원 12명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이 중위는 “한 달 동안 200km를 달리며 체력이 약한 중대원도 특급 전사가 됐다”며 “극한을 넘는 경험을 통해 전투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색 복장 참가자들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본인 이시하라 나카히로 씨(40)는 일본 인기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 복장으로 참가했다. 함께 참가한 일본인 친구들도 슈퍼맨과 미니마우스 옷을 입었다. 이시하라 씨는 “서울국제마라톤이 워낙 유명한 대회라서 일본에서 서울까지 왔다”며 “마라톤은 재밌는 놀이이기에 재미난 의상을 준비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태권도 도복, 주꾸미 분장, 정장에 앞치마 차림을 한 참가자 등도 있었다.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중학교 교사인 심미선 씨(40·여)는 ‘피에로 가면’을 쓰고 반짝이 장식으로 꾸민 찜질방 옷을 입고 응원에 나섰다. 심 씨의 옷에는 응원하는 사람 이름까지 써 붙였다. 심 씨는 “지하철을 타고 풀코스를 따라 이동하면서 계속 응원했다. 응원을 하며 마라톤 회원들의 완주를 지켜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마라톤협회 총무인 김정호 씨(44)는 30km 지점에서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들고 서서 연신 “파이팅”을 외쳤다. 올해 대회 준비 시간이 부족해 참가하지 못하자 동료 회원을 응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유원모 onemore@donga.com·김재희·강성휘 기자}
상장이 어려운 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상장을 위해 도입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를 악용해 내부정보를 미리 빼돌려 60여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코스닥 상장사 임직원과 증권사 관계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스팩 제도를 악용해 합병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비리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화장품 연구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 재무담당 상무 김모 씨(45)와 직원 양모 씨(34)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다른 임직원 6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또 콜마비앤에이치의 우회 상장 과정에서 미공개 합병 정보를 누설한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모 씨(43), 이 씨가 건넨 내부정보로 부당 이득을 올린 구루에셋 대표이사 윤모 씨(43)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주식 매수를 공모한 전현직 펀드매니저 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7~8월 콜마비앤에이치의 우회 상장 과정에서 얻은 합병 정보를 활용 또는 누설해 총 67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의 기업공개(IPO) 상장이 어렵게 되자 2014년 3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 제2호 스팩’을 합병하는 형태로 우회 상장하기로 합의했다. 스팩은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다. 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상장과 자금조달을 돕는 제도로 2009년 12월 도입됐다. 합병 업무를 담당했던 콜마비엔에치 재무 담당 상무 김 씨는 주식 3만여 주를 미리 사들여 합병 발표 후 되팔아 2억2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 씨로부터 합병 사실을 미리 알게 된 윤 씨는 자신과 가족, 회사 명의를 총동원해 89만여 주를 미리 사들여 55억35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절차)’제도를 통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범죄 수익을 환수하고 스팩처럼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금융 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현재 고교 2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서울대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다. 서울대는 17일 학사위원회를 열고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영어는 2등급부터, 제2외국어는 3등급부터 각각 0.5점씩 감점하는 입시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영어영역 점수를 대학별로 환산해서 반영할 때 1등급 학생은 만점을 주고, 2등급은 0.5점, 3등급은 1점 등으로 점수를 깎아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수능을 기준으로 영어 수능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이 2만8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 4년제 대학 모집인원 7만 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서울대 입학정원이 약 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대에 지원할 학생 모두가 1등급이라 변별력이 떨어지게 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이같은 서울대 정시 입시안은 영어의 비중을 사실상 ‘제로’(0)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이번 결정은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데 따른 것이다. 다른 주요대학들도 서울대와 비슷한 방향으로 영어 반영 비중을 정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정부는 과도한 영어 사교육 등을 줄인다는 취지로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각 대학에도 그에 맞는 입시안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서울대는 입학생의 지역별 편중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 특별전형부터는 도서지역 학생을 1명씩 가급적 뽑기로 했다. 지난해 지역별로는 서울이 893명(36.9%)으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냈으며 시 866명(35.7%), 광역시 525명(21.7%), 군 139명(5.7%) 순이었다.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서울대 교수들이 성낙인 총장을 중간평가하기로 했다. 서울대의 총장 중간평가는 2000년 이기준 당시 총장에 대해 이뤄진 뒤 개교 이래 두 번째이며, 2012년 법인화 이후로는 처음이다. 불신임을 묻는 것은 아니지만 평가 내용이 총장의 직무수행 전반에 걸쳐 있어 결과에 따라 성 총장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총장 중간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2014년 8월 취임한 성 총장의 임기(4년) 반환점을 앞둔 6월 중간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간평가위는 5월까지 평가지표를 작성하고 6월 모든 서울대 교수가 참여하는 중간평가를 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간평가 지표는 서울대의 연구 환경, 발전 현황, 행정 등 총장 직무수행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교칙 등에 규정화되어 있지 않은 총장 중간평가에 나선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연구 환경에 대응하는 총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사회대 A 교수는 “각자도생(各自圖生) 식의 연구비 타오기 경쟁만 심화돼 기초학문은 고사하기 직전”이라며 “법인화 이후 첫 총장인 성 총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해법이나 계획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에 선출된 성 총장이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범대의 B 교수는 “성 총장이 지나치게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공식적으로 공약이나 이행계획을 공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앞으로 총장 중간평가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수협의회 회장이 된 조흥식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당시 총장 중간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조 교수는 “총장 임기 만료 후에도 최종평가를 진행하는 등 총장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임의단체이지만 모든 서울대 교수가 자동적으로 가입해 현재 2000여 명이 회원으로 있다. 서울대 교수들은 2000년 이기준 당시 총장의 독선적인 학교 운영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중간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역시 불신임의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 총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이 불거져 200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총장직에서 물러났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대는 그동안 ‘물 먹는 하마’로 불렸다. 서울대의 물 사용량은 지난해 기준 약 197만 t으로 서울시내 대형 건물 중 1위였다. 상주 인원이 3만5000여 명에 달하고 실험 용수를 사용하는 연구시설이 많아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1인당 물 사용량이 175L로 연세대 83L, 고려대 54L 등에 비해서 2~3배 이상 높아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많았다. 서울대가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서울대는 연간 40억 원에 달하는 물 사용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절수형 양변기와 오수 하이브리드 시설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등 물 절약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물 소비의 21%를 차지하는 화장실 용수 줄이기부터 나섰다. 기존 양변기의 경우 한 번 사용할 때마다 6~13L의 물을 소비하지만 절수형 양변기는 4~5L 수준으로 회당 소비를 최대 70%가량 줄 일 수 있다. 8100여개에 달하는 변기를 교체하면 연간 2억5000여 만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공대 등 20여개 건물에는 하이브리드 오수 시설을 설치한다. 세면 후 나온 저 오염 오수와 빗물을 함께 재활용하는 시설이다. 오수를 정제하고 빗물을 섞어서 쓰면 화장실 용수로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 물 사용량의 15%를 차지하는 실험 용수와 새는 물을 막기 위한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실험실의 냉각수를 줄이거나 재이용하고 노후 배수관을 교체해 연간 30만 t의 새는 물을 3분의1 수준으로 줄인다. 이런 대대적인 물 전략 프로젝트로 2020년까지 1인 당 물 사용량을 100L 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한무영 서울대 지속가능 물 관리센터장(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은 “최신 물 절약 기술을 서울대에 적용한 후 국내 건물에도 보급하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꽃샘추위로 쌀쌀했던 9일 낮 12시 서울대 교정. 학생 50여 명이 서울대 언어교육원 1층 쌀국수 프랜차이즈 식당 앞에서 줄을 길게 섰다. 몰려드는 손님으로 인해 대기시간이 20분을 넘어가자 식당 측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부 테라스에 파라솔을 펴고 손님을 맞이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인 오세원 씨(21)는 “학교 밖으로 나가려면 왕복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며 “친구들 대부분이 식사나 커피 등을 학교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 식당을 포함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입주한 외부 업체만 41개에 이른다. 서울대 캠퍼스 상권이 급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명성과 함께 상권 역시 최고라고 불릴 정도다. 외부 상권과 거리가 먼 서울대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국내 대학 중 상주인구가 3만50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요인 때문이다. 서울대 편의시설은 수익사업의 제약을 완화한 법인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6년 3월 현재 총 89개에 이른다. 이 업체들이 올리는 매출만 지난해 기준 200억 원 수준이다. 서울대가 직접 운영하는 48개 편의시설의 매출 449억여 원과 합하면 서울대 상권은 연간 총 650억 원 규모다. 서울대에 입점하려는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서울대 음대 건물에 들어올 외부 카페 입찰경쟁에서는 5 대 1의 경쟁률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학생들은 이용하기 편하다는 입장과 외부 업체가 많아져 오히려 가격만 비싸졌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지나치게 수익 사업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서 내는 수익금 중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기도 하지만 결국 학생들의 주머닛돈이란 점에서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대 공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갖춘 가사도우미 로봇을 개발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맞벌이 가정에서 엄마를 대신해 아이들의 교육과 놀이를 대신해 줄 로봇 ‘오페어(Au pair·사진 오른쪽)’를 개발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오페어는 ‘동등하게’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외국인 가정에 입주해 아이들을 돌보고 현지 문화나 어학공부를 하는 일종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오페어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가정의 상황에 맞춰져 있다. 아이가 “배고프다”는 말을 하면 “주방에 가서 밥을 먹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등 기초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집안의 장애물을 피하고 사람과 1m 간격을 유지한 채 따라다니는 수준의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장 교수팀은 얼굴·행동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숙제 챙기기, 등교 준비 돕기 등의 기능도 오페어에 구현시킬 예정이다. 장 교수는 “아이의 시간표를 입력해두면 준비물과 숙제 안내 등을 해주는 방식까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장 교수팀은 ‘뽀로로봇(Pororobot·사진 왼쪽)’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해 놓은 상태다. 뽀로로봇에 입력된 수백 편의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통해 캐릭터와 단어 등을 연결하고 아이와 대답과 질문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뽀로로봇은 입력된 프로그램뿐 아니라 ‘머신 러닝’을 통해 스스로 답과 질문을 생성해 내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장 교수팀은 기존의 뽀로로봇의 프로그램에 대화와 아이 돌보기 기능을 발전시켜 오페어에 접목시킬 예정이다. 장 교수팀은 오페어가 아이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알파고가 바둑의 기보를 학습한 것처럼 가정환경에서의 대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를 조만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올해 안에 완성되지만 상용화를 위해선 가격을 낮추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써로마인드 로보틱스(Surromind Robotics)라는 투자회사를 만들어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불법 도박사이트의 모집책으로 활동하며 수천 만 원을 받아 챙긴 이승훈 전 뉴라이트청년연합 공동대표(49)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해 11월부터 2주간 인터넷 홍보를 통해 수십 명의 고객을 불법 모집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관광진흥법 위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 ‘바카라’ 도박을 할 수 있는 A 사이트의 모집책으로 활동하며 인터넷 홍보를 통해 도박에 참가할 고객 수십 명을 모집했다. 한 사람을 모집할 때마다 가입비로 100만~200만 원씩 받아 이 중 50만 원씩 소개비 명목으로 총 2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의 한 PC방에서 이 씨의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바카라 화면을 본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생활이 어려워 생계유지를 위해 범행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국제대 체육경호계열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당시 동료 교수들을 형사 처분 받게 하려는 목적으로 허위로 고소장을 작성한 혐의(무고)로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1년 국제대에서 파면됐다. 2007년 시간강사이던 김모 씨(62)에게 300만 원을 받고 겸임교수 추천서를 써준 혐의(배임수재)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의 총책 및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05년 출범한 뉴라이트청년연합의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보수 성향의 정치활동을 해왔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마포을)로 등록했으나 당시 강용석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유원모 기자}
“하도 분해서 ‘스타크래프트’(게임)를 했어요.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AI)을 박살냈습니다.” 10일 오후 한 누리꾼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스타크래프트 전투에서 승리한 화면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이기기 쉬운 게임 속 인공지능에 분풀이를 한 셈이다. 이 사진은 이세돌 9단이 10일 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또다시 패한 것을 본 사람들의 심리를 극명히 보여 준다. 이날 오후 5시경 제2국에서도 이 9단이 패한 사실이 알려지자 단순한 패배를 넘어 “인류가 걱정된다”, “자존심 상한다” 등 인공지능 개발 자체에 대한 염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에 확산됐다. 회사원 김승백 씨(40)는 “9일 첫 대국 패배 때만 해도 인간의 실수라고 봤는데 오늘도 이 9단이 지니 인공지능이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는 ‘이세돌’ ‘알파고’ 등의 연관 검색어로 ‘인공지능 포비아(공포증)’,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 ‘매트릭스’ 등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온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은 인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를 되새기거나 “알파고를 이기려면 전원 플러그를 뽑으면 된다”는 ‘허무 개그’를 게시판에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기계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알파고의 승리가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처럼 ‘기계의 시대’가 도래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제2의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SNS와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회사원 임지혜 씨(26)는 “친구들끼리 러다이트 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는 1811∼1817년 당시 공장 기계화로 영국 노동자들이 알자리를 잃자 나온 ‘기계 파괴 운동’이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이 인공지능, 컴퓨터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인정할 수 없는 심리가 생겼고 이런 심리는 패닉과 스트레스 반응으로 이어졌다”며 “이에 ‘이젠 끝났구나’ 하는 두려움과 반대로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투쟁 반응이 동시에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인들도 삼삼오오 모여 각종 직업이 미래에 인공지능으로 대체될지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미래학자들은 운전사와 택배기사 등 단순직뿐 아니라 의료, 법률, 주식 등의 직업군도 인공지능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철학의 대가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프랑스 퐁피두센터 혁신연구소장은 “20년 안에 세계 일자리의 50%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미 자동항법장치, 인공위성 등 AI 관련 기술이 우리 삶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오늘 승부는 이를 압축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보여 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인류 대표이자 한국 대표로 나선 이 9단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도 나타냈다. 회사원 강석원 씨(53)는 “예전 박찬호를 보고 사람들이 희망을 얻은 것처럼 이번 대국이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랐는데 아쉽다”며 “아직 대국이 3번이나 남았으니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유원모 기자}
4·13총선을 앞두고 서울대를 포함한 8개 대학 총학생회가 정치권에 청년·대학생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연합체를 결성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0대 총선을 맞아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와 청년단체 연합체인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를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대를 비롯한 고려대, 연세대, KAIST 등 8개 대학과 ‘청년하다’란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포스텍과 한양대도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네트워크는 등록금 문제와 주거, 최저시급 등 대학생과 청년 이슈를 20대 총선의 의제로 내세우기로 했다. 지역구 후보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운동을 펼치는 등 대학생·청년들이 총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총선 이후에도 대학 간 연합체로서 의원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과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 대학 연합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노선을 보인 것과 달리 네트워크는 정치색을 내지 않는다.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총선에서 청년 문제를 공론화할 연합체가 없었기 때문에 공동행동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적 색깔을 나타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구성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 대학 연합체 조직들이 영향력을 잃었다는 인식이 계기가 됐다. 대학 연합체의 역사는 1987년 출범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 이어 1993년 조직된 한총련 등으로 이어져 왔다. 한총련이 대규모 폭력 시위 등으로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규정되자 2005년 대안으로 한대련이 등장했다. 한대련은 ‘반값 등록금’ 등의 이슈를 선점하며 한때 큰 지지를 얻기도 했으나 통합진보당과의 연계 문제 등으로 인해 2012년 고려대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탈퇴해 전국 규모의 대학 연합체로서의 위상을 잃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부터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서울대는 9일 열리는 학사운영위원회에서 인권·성평등 교육 이수를 포함하는 졸업요건 변경안을 심의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변경된 졸업요건은 2016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서울대의 선택은 일부 대학에서 성추행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1990년대 이른바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폭력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우 조교 사건은 국내 최초로 제기된 직장 내 성희롱 소송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고, 6년간의 재판 끝에 교수의 조교 성희롱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2014년에는 강석진 전 수리과학부 교수가 제자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대는 우 조교 사건 이후 성폭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고 강 전 교수 사건을 계기로 2014년 12월부터 교수, 교직원, 학생 등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인권·성평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구성원이 교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인권·성평등 교육 의무화’ 안내 팝업창을 띄워 이수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했다. 그 결과 2014년 18%에 그쳤던 서울대 교수들의 성평등 교육 이수율은 지난해 68%로 크게 증가했다. 교직원 이수율은 지난해 100%였다. 최기자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매월 단과대별 교육현황을 체크해 공문을 보내는 등 교육 이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가 문제였다. 성인의 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든 학생들이 제대로 된 성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이수율은 2013년 13.9%, 2014년에는 13.3%였다.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한 지난해에도 38.3%에 그쳤다. 서울대는 결국 졸업하기 전까지 1회 이상 인권·성평등 교육을 받아야만 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인권·성평등 교육 외에 심폐소생술(CPR) 교육 이수도 졸업요건에 포함된다. 졸업 전까지 1회 이상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인증한 교육을 받고, 실기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김정한 서울대 학생처장은 “서울대 학생들이 안전·인권 친화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졸업요건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에서 개발한 인권·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은 연세대, 포스텍, KAIST 등 10여 개 대학에서 구매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대가 올 3월 신학기부터 재학생들에게 저녁 메뉴도 1000원에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2016학년도 1학기가 시작하는 다음달 2일부터 서울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식당의 저녁 메뉴를 1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저녁메뉴의 가격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포함한 재학생과 교직원은 1700원, 일반인은 2500원이었다. 서울대는 지난해 6월 1일 시작한 ‘1000원의 아침 식사’로 인해 학생식당에서 아침을 챙겨 먹는 학생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대는 1000원 식사로 인한 적자가 한 해 2억~3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저녁 식사도 1000원으로 제공할 경우 적자폭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발전기금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김정한 서울대 학생처장은 “1000원의 아침 식사 시행 이후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며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줄여 끼니를 거르지 않고 건강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정말 감사합니다.” 두 외국인 학생은 치열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고맙다고 말했다. 26일 제70회 서울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받는 우간바야르 벨레그뎀베렐 씨(24·몽골)와 미크 수카봉 씨(28·라오스)는 “장학금을 받고 서울대에서 공부한 경험을 평생 못 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교관을 꿈꾼 벨레그뎀베렐 씨는 2011년 서울대 총동창회 장학금을 받고 정치외교학부에 입학했다. 벨레그뎀베렐 씨에게 서울대에서의 4년은 실제로 외교를 경험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3년 서울대 외국인학생회장을 지내며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을 이끌고 국내외 봉사활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벨레그뎀베렐 씨는 한반도와 몽골과의 특별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몽골은 과거 사회주의 1당 체제 시절부터 북한과 수교를 했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겪으면서 한국과도 외교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벨레그뎀베렐 씨는 “특히 통일학을 재밌게 공부했다”며 “동북아 평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관이 돼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벨레그뎀베렐 씨는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도 한다. 외국인 학생이 서울대 졸업생 대표 연설자로 뽑힌 것은 2013년 러시아 출신 고려인 3세 홍야나 씨(27·여) 이후 두 번째. 한국과 연고가 전혀 없는 외국인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카봉 씨는 서울대 의대의 개발도상국 의료진 지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이종욱-서울 프로젝트’의 첫 졸업생으로 석사학위를 받는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개도국 의료 연구진을 서울대로 초청해 한국의 의학 연구를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950년대 한국 현대 의학의 주축들을 키워 낸 미국의 ‘미네소타 플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2010년부터 매년 10명씩 라오스 의료진을 초청하고 있다. 수카봉 씨는 고국인 라오스 국립의대에서 보건통계학을 가르치던 교수였다. 선진 의료를 공부하기 위해 2011년 서울대 의대에서 1년 단기연수를 받았는데 연구 성과가 우수해 서울대 측으로부터 정규 대학원 과정을 밟을 것을 권유받았다. 수카봉 씨는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약물역학을 전공하며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추적·관리 시스템을 연구했다. 그는 “라오스는 연구는커녕 진료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만큼 열악한 의료 환경이다. 의약품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고국에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카봉 씨의 연구 결과는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약물역학 국제학술대회’에서 그의 연구 성과가 공식 발표 자료로 채택됐다. 지도교수인 박병주 서울대 교수는 “개도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수카봉 씨가 귀국한 후 라오스 의학의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프로축구 선수만 축구인은 아닙니다. 축구 해설가나 행정가로 계속해서 축구를 할 계획입니다”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전태원 씨(19)의 얼굴에선 자부심이 묻어났다. 잘 나가던 축구선수였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공부을 해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합격한 게 자랑스러워 보였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는 실기(면접 포함 30%)가 포함 되지만 내신(50%)과 교직인적성(20%) 등 학업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는 고교 시절 골키퍼 유망주였다. 2014년 제37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거제고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준우승을 이끌었다. 우승은 놓쳤지만 발군의 능력을 인정받아 우수 골키퍼상을 받았다. 하지만 전 씨는 그해 여름 축구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신 골키퍼를 선호하는 축구계의 현실을 감안해 180cm 이후 자라지 않는 자신의 신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축구를 포기할 순 없었다. 축구 해설가나 에이전트, 행정가 등 ‘축구인’으로 살 길은 많았다. 그래서 경기 용인 상현고로 전학해 서울대 체육교육과 입학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다. 축구를 하면서도 공부를 했지만 다른 학생보다 학습량이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밤 10시 이후에도 매일 새벽 2~3시까지 독서실에서 책과 싸움했다. 그는 “하루 3~4시간 밖에 자지 못했지만 축구로 다져진 체력 덕분에 힘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클럽팀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동했다.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전 씨는 결국 1년 반 만에 서울대 합격증을 받았다. 축구를 하면서도 시간을 내 공부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전 씨는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공부를 꼭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운동과 공부를 함께 하기는 정말로 힘들다. 하지만 자투리 시간을 쪼개 책을 보면 축구를 못하게 되더라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달 2일 신입생이 되는 전 씨는 올해부터 서울대 축구선수로 U리그(대학축구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엘리트 선수 출신이 거의 없어 ‘동네북’으로 불리지만 서울대 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그는 “축구를 계속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축구와 공부를 병행해 또 다른 ‘축구인’으로 새 길을 꼭 열어가겠다”라며 활짝 웃었다.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미국 버지니아 주 지방법원은 2000년 페럼대 교정에서 일어난 자살 사건의 책임을 학교에 물으며 “자살 징후를 보인 학생을 막지 못한 것은 학교의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페럼대는 자살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위한 비상대응팀을 구성하고 학생 상담실을 전면 개편했다. 미국 등 해외 주요 대학은 이미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자살 대응 등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교육 및 연구수준뿐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 지원에도 최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케임브리지대는 1년에 1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신 건강 치료를 위해 상담실을 찾는다. 이는 전체 학생의 약 10% 수준으로, 매주 200회가 넘는 상담이 진행된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 준비’를 테마로 한 상담그룹을 운영하고, 복학생을 위한 ‘복귀자 그룹’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세분된 상담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장은 “일부 해외 대학은 상담 도중 자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경찰을 대동해 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기도 한다”며 “외국에서는 상담사가 학생 자살의 법적 책임을 지는 등 국내 대학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대처한다”고 설명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서울대가 작은 난관에도 쉽게 좌절하고 강박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심리상담 전문기구인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에 ‘SNU(서울대의 영문 약자) 위기대응위원회’를 설치해 이른바 ‘서울대 병(病)’을 치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생이 5명에 이르고, 자살 충동 등으로 상담을 요청한 학생도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은 전교생을 건강군, 취약군, 위험군 등 세 유형으로 나눠 관리하고 특히 위험군에 속한 학생들은 경찰, 병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 서울대가 이른바 ‘SNU(서울대의 영문 약자) 병(病)’ 치유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자살 충동, 강박증 등을 호소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위기감이 있다. 서울대 심리상담 전문기구인 대학생활문화원이 진행한 상담 횟수는 2012년 5550건에서 2013년 5804건, 2014년 6994건, 지난해에는 7122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 가운데 자살 문제로 상담한 횟수는 지난해 97건이었다. 자살 충동이 64건, 자살 생각이 19건이었고, 실제로 자살을 기도해 상담을 받은 사례는 14건이었다. 이대로 둬선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의 진단이다. 실제 자살자도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1, 2명에 그치던 서울대생의 자살은 지난해 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한 서모 씨(당시 19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생존을 결정하는 건 수저 색깔”이라며 수저론을 언급한 유서를 남긴 채 자살했다. 가정형편도 나쁘지 않았고 성적 역시 장학금을 받으며 다닐 정도로 우수했다. 그러나 약학전문대학원 입문자격시험(PEET) 준비에 따른 성적 부담, 경미한 교통사고 처리에 대한 고민 등으로 혼자 시름하다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증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룬 채 서울대 사범대에 재학 중인 박모 씨(26)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밤잠을 설쳤다. 전체 성적에 3%만 반영되는 쪽지시험에서 틀렸던 문제가 계속 맘에 걸렸다. 박 씨는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였고,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는데 ‘A+’가 아닌 ‘A0’를 받아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답답해하던 그는 교수에게 성적 정정을 요구하는 e메일을 보내기도 했지만 성적은 바뀌지 않았다. 박 씨와 같이 성적 등으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서울대생의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서울대 병’이라 불리는 이 같은 학생들의 모습은 최고 명문 서울대에 합격해서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나온다. 최고와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고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감과 초조함, 수치심을 갖는 게 대표적인 증세다. 심하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학생 상담 대기시간 ‘0’ 목표 국내 최고의 수재들을 모아 놓은 서울대생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상담실을 찾는 학생 수에 비례해 인력과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학생들의 상담 대기 기간은 갈수록 길어졌다. 2015년 3월 기준 21일이던 대기일수는 2015년 9월 45일로, 2015년 11월에는 55일까지 늘어났다. “학기 초에 상담을 신청하면 학기 말이 돼서야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학생활문화원의 인력과 예산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교육학과 심리학 학위소지자로, 상담심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를 현재 20여 명에서 40∼50명까지 지속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곽금주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장(심리학과 교수)은 “현재 55시간까지 걸리는 상담 시간을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질적으로도 향상된 정신건강 관리에 나선다. 특히 심리검사 등을 통해 자살 충동 증세와 적응장애 등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위험군’에 속한 학생들을 위해 ‘SNU 위기대응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교수진, 심리치료사, 보건진료소 등 교내 인력 외에 서울대 보라매병원,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이 함께 집중 관리한다. 상담에 그치지 않고 위험군 학생이 연락이 되지 않는 등 비상상황을 맞으면 관계기관이 즉각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대 교수들에게도 학생과의 대화법 등 ‘서울대 병’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해 교수진이 학생들의 고충을 선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대 교수들이 자기 연구와 교육 활동에만 치중했다는 점을 반성하면서 실질적인 멘토가 되겠다는 것이다. 곽금주 원장은 “서울대는 한국을 이끌어갈 학생들을 건강하게 배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교육, 연구, 봉사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건강한 졸업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20대 아들 2명 등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9일 오후 7시 45분경 영등포구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방에서 어머니 양모 씨(54)와 형 김모 씨(25), 동생(24)이 숨진 채 발견돼 수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세 모자는 “악취가 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어머니는 작은방에서 숨져 있었고 맞은편 큰방에는 두 아들의 시신이 엎드린 채 뒤엉켜 있었다. 세 모자가 발견된 집은 9m²(약 3평) 크기의 방 2개가 있는 곳이었다. 현장에는 흉기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식칼이 놓여 있었지만 유서는 없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잠금장치에서는 집 안쪽에서 문을 잠근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 시도자에게 흔히 발견되는 주저흔이 있는 형이 마지막에 죽은 것으로 보고 다툼 끝에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집에서 다투는 소리가 자주 났었다”고 말했다. 큰아들은 2012년 3월 정신장애 3급으로 등록됐으며, 서울의 한 전문대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 씨 형제의 아버지는 지난해 숨졌다.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남편이 죽고 나서 재산 문제로 부인이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고 생활형편도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유원모 onemore@donga.com·강성휘 기자}
한 살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이불로 온몸을 덮어씌운 채 2시간 이상 방치하는 등 학대를 한 60대 어린이집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김모 씨(6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A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가량 1, 2세 어린아이 3명을 속싸개로 싸맨 뒤 엎드려 눕힌 채 이불을 덮어 2시간가량 내버려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김 씨의 행위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또 김 씨가 5시간 넘게 아이를 방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칭얼대며 우는 아이의 입에 눈물과 콧물이 묻은 손수건을 구겨 넣는 등의 모습도 드러났다. 김 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 CCTV로 밝혀졌다. 지난해 5월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 12월부터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경찰은 올해 1월 학대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나섰고, 학대 장면이 담긴 CCTV를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뒤늦게 자녀의 학대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부모는 “김 씨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 후에도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은 최근까지도 직접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구청은 경찰로부터 학대 사실을 확인한 후 김 씨를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A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 얼굴에 상처가 자주 났는데 그때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끼리 싸우다가 다친 것’이라고 둘러댔다”며 “최근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서상희 채널A 기자}
한 살 어린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이불로 온 몸을 덮어씌운 채 2시간 이상 방치하는 등 학대를 한 60대 어린이집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김모 씨(6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A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가량 1, 2세 어린 아이 3명을 속싸개로 싸맨 뒤 엎드려 눕힌 채 이불을 덮어 2시간가량 내버려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김 씨의 행위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또 김 씨가 5시간 넘게 아이를 방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칭얼대며 우는 아이의 입에 눈물과 콧물이 묻은 손수건을 구겨 넣는 등의 모습도 드러났다. 김 씨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 CCTV로 밝혀졌다. 지난해 5월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 12월부터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경찰은 올해 1월 학대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나섰고, 학대 장면이 담긴 CCTV 장면을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뒤늦게 자녀의 학대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부모는 “김 씨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 후에도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김 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은 최근까지도 직접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구청은 경찰로부터 학대사실을 확인한 후 김 씨를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A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 얼굴에 상처가 자주 났는데 그때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끼리 싸우다가 다친 것’이라고 둘러댔다”며 “최근까지 계속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유원모 onemore@donga.com·서상희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