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650억… 명동 부럽잖은 서울대 캠퍼스 상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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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명 상주에 외부상권과도 멀어
외주업체만 41개… 입점 경쟁률 5대 1
“법인화 이후 수익사업 치중” 지적도

꽃샘추위로 쌀쌀했던 9일 낮 12시 서울대 교정. 학생 50여 명이 서울대 언어교육원 1층 쌀국수 프랜차이즈 식당 앞에서 줄을 길게 섰다. 몰려드는 손님으로 인해 대기시간이 20분을 넘어가자 식당 측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부 테라스에 파라솔을 펴고 손님을 맞이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재학 중인 오세원 씨(21)는 “학교 밖으로 나가려면 왕복 2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며 “친구들 대부분이 식사나 커피 등을 학교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 식당을 포함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입주한 외부 업체만 41개에 이른다.

서울대 캠퍼스 상권이 급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명성과 함께 상권 역시 최고라고 불릴 정도다. 외부 상권과 거리가 먼 서울대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국내 대학 중 상주인구가 3만50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요인 때문이다.

서울대 편의시설은 수익사업의 제약을 완화한 법인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6년 3월 현재 총 89개에 이른다. 이 업체들이 올리는 매출만 지난해 기준 200억 원 수준이다. 서울대가 직접 운영하는 48개 편의시설의 매출 449억여 원과 합하면 서울대 상권은 연간 총 650억 원 규모다. 서울대에 입점하려는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서울대 음대 건물에 들어올 외부 카페 입찰경쟁에서는 5 대 1의 경쟁률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학생들은 이용하기 편하다는 입장과 외부 업체가 많아져 오히려 가격만 비싸졌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지나치게 수익 사업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서 내는 수익금 중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기도 하지만 결국 학생들의 주머닛돈이란 점에서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대 캠퍼스#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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