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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에 이어 프로농구에서도 승부 조작 세력이 선수와 접촉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9일 A구단 B 선수에게 “불법 도박 관련자로부터 접촉 시도가 있었다”는 신고를 받아 국민체육진흥공단 클린스포츠 통합 콜센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B 선수는 28일 밤 자신의 휴대전화로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와 받지 않았으나 잠시 후 ‘(승부 조작과 관련된) 증거가 있으니 2000만 원을 부쳐라. 선수 생활 끝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바로 구단에 통보했다. KBL 관계자는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KBL 및 10개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 관계자를 대상으로 자체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 협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지난달 비슷한 신고를 받았다. KOVO는 당시 C선수로부터 “승부조작 의심 세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각 구단에 경계를 당부하는 공문을 돌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천재 소녀’ 리디아 고(17·사진)는 저물어 가는 2014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3승을 거두며 상금 200만 달러(약 21억9000만 원)를 넘겼다. 특히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10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한국에서 맞은 연말 휴가로 또 다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있다. 이달 초 입국한 그는 3주 정도 서울과 아버지 고향 제주 등에서 머물다 30일 미국 플로리다 주로 출국해 훈련에 들어간다. 리디아 고는 국내 체류 기간에 공식 행사 일정은 잡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보냈다. 평소 한국 연예인에게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주 ‘개그콘서트’ 녹화 현장을 찾았다. 리디아 고는 “TV에서 보던 개그맨들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생생한 현장을 보니 더욱 재밌었다”며 10대다운 호기심을 드러냈다. 한국 토종 음식을 즐겨 먹던 그는 이번에 간장게장, 제주 흑돼지 등 좋아하는 메뉴를 원 없이 먹었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쓸 나이여서 피부 관리를 받았고 치과와 한의원에도 들렀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발표된 2015학년도 고려대 재외국민 신입생 특별전형에서 심리학과에 합격해 내년에 대학 새내기가 된다. “나 자신을 포함해 사람을 좀 더 심리학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다”고 전공 선택의 이유를 밝혔던 그는 LPGA투어에서 뛰면서 원격 수업과 리포트 제출 등으로 학점을 취득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고려대를 찾아 학교 관계자와 교수를 만나 학업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 29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폰서인 캘러웨이의 의류 화보 촬영을 마쳤다. 3년 전 이맘때 295위였던 세계 랭킹은 올 연말 2위까지 올라 있다. 리디아 고는 다음 달 28일 LPGA투어 시즌 개막전으로 신설된 코츠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다. 내년 시즌에는 한국에서 필드의 강자였던 김효주, 백규정, 장하나, 김세영 등과 호주 교포 이민지 등이 그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한 승부가 기다리고 있지만 고국에서의 재충전은 새 출발을 향한 추진력이 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NH농협은행 정구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미연(26·사진)은 요즘 라켓 대신 틈나는 대로 마케팅, 경영학, 회계학 등의 책을 잡고 있다. 은퇴 뒤 은행원으로 전직하기에 앞서 경기 고양시 농협대 중앙연수원에서 관련 교육을 받고 있어서다. 김미연은 “내년 1월 5일부터는 청주에 있는 은행 교육원에서 6주 동안 업무 교육을 받는다. 모든 게 새롭다. 빨리 적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산제일여고를 졸업한 뒤 2007년 NH농협은행에 입단한 김미연은 올해로 92회째를 맞은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서 소속 팀의 사상 첫 6연패를 이끈 것을 비롯해 전국대회 복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아직 한창 운동할 나이지만 더 늦기 전에 제2의 인생을 걷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김미연과 함께 NH농협은행 테니스부에서도 국가대표 출신인 함미래와 정윤영이 나란히 은퇴와 함께 은행원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 측은 운동선수 출신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고향 등 연고지 지점으로 발령을 내 배려하고 있다. 1959년 창단된 이 은행 정구부와 1974년 출범한 테니스부는 고교 졸업 선수를 정규직 고졸 사원으로 채용하고 있어 중고 선수들에게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은퇴 뒤 취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유망주가 몰린다. 정구부는 올해 전국대회 단체전 2관왕에 이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김애경이 금메달 3개, 주옥이 금메달 2개를 땄다. 테니스부도 지난주 끝난 실업마스터스대회에서 3명이 단식 4강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장한섭 정구부 감독은 “현재 정구부와 테니스부 출신 은행원은 70명을 웃돈다. 지점장도 여러 명 배출했다. 단체 생활을 통해 배운 인내심과 책임감, 추진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운동도 업무도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농구연맹(KBL)은 경기마다 선수 기록을 종합해 공헌도를 매기고 있다. 득점, 가로채기, 블록슛,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에는 가점을 주고 실책과 야투 실패 등에는 감점을 하는 계산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28일 현재 공헌도 순위에서 모비스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명의 선수가 5위 이내에 들었다.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5·201cm)가 3위에 올랐으며 가드 양동근(33·180cm)은 5위에 자리했는데 국내 선수로는 최고다. 올 시즌 양동근과 라틀리프의 조합이 최고의 콤비로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서도 헌신적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어서다. 양동근은 경기당 평균 5.73어시스트와 1.73가로채기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라틀리프는 1.90블록슛으로 순위표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다. 3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둘은 시즌마다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둘 다 자신감이 큰 무기가 됐다. 양동근은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서며 전에 없던 감각적인 패스까지 하게 됐다. 라틀리프는 블록슛 능력이 향상됐고 외곽슛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라틀리프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은 18.17점으로 지난 시즌(10.41득점)보다 8점 가까이 늘었다. 라틀리프의 슈팅 거리가 길어지면서 상대 수비는 더욱 까다롭게 됐다. 라틀리프는 “양동근이 늘 좋은 패스를 해주는데도 지나치게 겸손해하며 미안하다는 말도 자주 한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 운영 능력과 코트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칭찬했다. 양동근은 “라틀리프는 도움 수비의 범위가 넓고 타이밍이 뛰어나다. 공격에서는 스피드가 좋아 속공 가담이 뛰어난 장점을 지녔다. 예전에는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으면 의기소침했는데 이젠 감정 컨트롤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두 달 가까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비스의 중심에는 외곽과 골밑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양동근과 라틀리프가 있다. 28일 인천 경기에서는 KT가 최근 맞대결에서 5연패를 안겼던 전자랜드를 80-69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조성민(19득점)과 찰스 로드(27득점)가 활약한 KT는 5위(15승 16패)로 올라선 반면 전자랜드는 6위(14승 16패)로 밀려났다. 원주에서 8위 LG는 데이본 제퍼슨(25득점), 문태종(20득점)을 앞세워 3위 동부를 90-78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비스와 LG의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은 7053명의 만원 관중으로 들썩거렸다. 안방경기에서 늘 빨간색 유니폼을 입는 모비스 선수들은 경기 전 선수 소개 때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모비스는 경기에서도 화끈한 공격 농구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모비스는 양동근(25득점), 문태영(24득점), 리카르도 라틀리프(23득점)가 모두 20점 이상을 넣은 데 힘입어 LG를 102-97로 눌렀다. 3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23승 6패를 기록해 선두를 지켰다. 모비스가 뽑아낸 102점은 올 시즌 리그 최다 득점 기록이다. 모비스는 성탄절에 치른 LG와의 맞대결 전적에서도 통산 4전 전승의 우위를 지켰다. 78%의 높은 2점슛 성공률에, 자유투 11개를 시도해 모두 적중시킨 양동근은 “많은 팬이 지켜보고 계셔서 선수들이 더 힘을 냈던 것 같다. 집에서 아빠의 경기를 봤을 두 아이도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짠물 수비로 유명했던 모비스는 빠른 공수 전환으로 맞선 LG와 전반을 45-45로 마치며 접전을 펼쳤지만 양동근-문태영-라틀리프 삼각 편대를 앞세워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모비스는 5점 차로 쫓긴 경기 막판 양동근이 상대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켜 LG의 추격을 따돌렸다. LG 문태종은 미국에 있다 한국을 찾은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동생 문태영과 맞대결을 벌여 팀 최다인 23점을 넣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7690명의 팬들로 꽉 찬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스타 출신 SK 문경은 감독과 삼성 이상민 감독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빨간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에서는 2위 SK가 애런 헤인즈(17득점)와 박상오(13득점) 등의 활약으로 삼성을 70-56으로 눌렀다. 2위 SK는 27일 1경기 차로 뒤진 모비스와 방문경기를 치른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도 7393명의 팬이 몰린 가운데 방문팀 오리온스가 전자랜드를 79-74로 꺾었다. 오리온스는 트로이 길렌워터와 이승현이 나란히 20점씩을 넣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리은행 박성배 코치는 24일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여자프로농구 방문경기를 앞두고 비밀 한 가지를 공개했다. “올 시즌 경기가 있는 날은 아들이 선물한 팬티 두 장만 번갈아 입고 있다. 팀이 연승 중이라 기분 좋은 습관이 됐다.” 이날 우리은행은 삼성을 65-62로 꺾고 시즌 개막 후 최다 기록인 16연승을 질주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2003년 여름리그에 삼성생명(현 삼성)이 세웠던 종전 기록인 15연승마저 넘어서며 코트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선두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5.5경기로 벌렸다. 우리은행 임영희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6점을 터뜨렸고 박혜진(13득점)과 샤데 휴스턴(16득점)도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연승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막상 기록을 세우고 나니 기쁘다. 선수들이 고생 많은 거 알고 있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오늘은 이러다 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감독님 주문대로 더욱 적극적으로 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삼성은 ‘안방에서 우리의 기록이 깨지게 할 수는 없다’는 각오 속에 강력한 수비로 우리은행을 압박해 3쿼터 한때 9점 차까지 앞섰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뒷심은 대단했다. 박혜진, 임영희 등의 연속 득점으로 전세를 뒤집은 우리은행은 4쿼터 들어 접전을 펼치다 62-62 동점이던 경기 종료 29.1초 전 샤샤 굿렛의 자유투에 힘입어 1점 차로 앞서나갔다. 삼성 모니크 커리가 드리블하던 볼이 굿렛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공격권을 빼앗은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종료 4.7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리를 결정지었다. 마무리가 아쉬웠던 삼성은 3연패에 빠져 6승 10패로 4위를 유지했다.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프로농구는 팀당 2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3명이 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는 해가 아쉬운 듯 코트를 마음껏 휘젓고 있는 말띠 포워드 김단비(24·180cm·사진) 때문이다. 김단비는 23일 현재 경기당 평균 14.67점으로 득점 랭킹 전체 3위이자 국내 선수 가운데 1위다. 리바운드는 평균 7.4개를 잡아내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신장과 탄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던 리바운드에서 국내 선수가, 그것도 센터도 아닌 김단비가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24일 전화로 연결된 김단비에게 크리스마스이브 이야기부터 꺼냈더니 그는 “헬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경기 없는 날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몸은 고단해도 정신적인 부분까지 힘들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게임에서 잘 안 된 부분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김단비의 출전 시간은 평균 36분 53초로 이 역시 리그 1위다. 팀에서 비중이 높다 보니 코트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그래도 김단비는 “새로 팀을 맡으신 정인교 감독님이 많은 배려를 해주고 계시다. 무릎이 신통치 않으니까 평소 운동량을 조절해 주시고 휴식 시간도 챙겨줘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고마워했다. 프로 통산 8시즌째를 맞은 김단비가 평균 4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릎이 안 아프니까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골밑에 들어가 점프도 많이 한 덕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 신한은행은 김단비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혀 나가고 있다. 프로 입단 후 신한은행의 통합 6연패를 이끌었던 김단비는 최근 2시즌 연속 우리은행의 벽에 막혀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정규리그에서도 신한은행은 우리은행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그래도 김단비는 “정규리그 성적을 의식하지 않겠다. 마지막에 웃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2일 저녁 장하나(비씨카드)에게 전화를 했더니 “학원에 있으니 잠시 후 연락하겠다”며 끊었다.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영어 공부를 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 30분 후 전화를 한 그는 “내일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봐야 해 연습하고 있었다. 미국 가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일이 많아서다”라고 설명했다. 장하나와 통화를 마친 뒤 기자와 전화로 연결된 김세영(미래에셋)의 목소리는 지친 듯 잠겨 있었다. “매일 4시간 동안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이너와 근력 강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 힘들다. 미국에선 이동하다 늙는다고 하더라. 체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22세 동갑내기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소문난 장타자인 장하나와 김세영은 새해 미국 무대 동반 진출을 앞두고 있어 연말에도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느라 바쁘기만 하다. 최근 한국과 일본 투어의 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고단하고 힘든 미국 투어 도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둘은 어릴 적 품었던 꿈을 이루려고 ‘빅 리그’의 문을 열었다. 김세영은 “한국이 편하고 익숙하긴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둘은 지나온 길도 비슷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회에서 만나기 시작해 주니어 시절을 거쳐 2011년 나란히 KLPGA투어에 뛰어든 뒤 4년 동안 통산 6승(장하나)과 5승(김세영)을 거두며 간판스타로 자리 잡았다. 올해 김세영은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4.71야드로 1위에 올랐고 장하나는 262.72야드로 3위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똑같이 71.43%로 공동 110위였다. LPGA 퀄리파잉스쿨도 공동 6위로 통과한 둘은 공통적으로 “미국 코스는 한국과 달리 업다운이 심하지 않고 OB가 적어 잘 맞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3년 후배 김효주 백규정과 미국에서 다시 만나게 된 데 대해 장하나는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라이벌 의식은 없다. 내 골프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뿐”이라고 했다. 장하나는 26일 베트남 호찌민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고, 김세영은 다음 달 4일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로 출국해 시즌에 대비한다. 아버지와 미국 투어에 동행할 계획인 둘은 딸 때문에 고생할 가족을 걱정하면서 “패기와 욕심이 많았던 국내 초년병 때의 시행착오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국에서 놓친 신인상도 노려보고 싶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수원시청)은 21일 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을 배경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163층에 828m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둘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보다 앞서 이용대와 유연성은 이 건물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함단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파이널 남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세계 랭킹 1위인 둘은 결승에서 세계 7위인 중국의 차이바오-훙웨이 조에 먼저 첫 세트를 내줬지만 역전승으로 1시간 24분의 접전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둘은 올 시즌 마지막 대회로 세계랭킹 상위 8명(조)만이 출전하는 왕중왕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22일 귀국한 이용대와 유연성은 “올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유종의 미까지 거둬 무척 기쁘다.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초만 해도 둘은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할 운명이었다. 1월 이용대가 도핑테스트 기피 혐의로 BWF로부터 1년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 당사자인 이용대뿐만 아니라 파트너를 잃은 유연성도 심한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3개월여 만에 징계가 풀리면서 둘은 5월부터 다시 호흡을 맞췄다. 공백기에도 따로따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땀 흘린 덕분에 이들은 3개 대회 연속 우승 등을 이루며 8월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세계개인선수권과 인천 아시아경기 개인 남자복식에서 연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피날레 우승은 ‘2위 징크스’를 깨뜨리며 내년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한 신호탄이다. 이용대는 “새해에 열리는 주요 국제대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치는 올림픽 포인트 적용을 받는다. 사실상 올림픽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거둔 자신감에 체력을 보강해 상승세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연성은 3년 동안 사귄 일본인과 내년 2월 7일 서울에서 결혼한다. 운동에 전념하려고 신혼살림을 태릉선수촌 부근에 차릴 계획인 유연성은 “새해에는 평생 동반자를 맞이하고 올림픽 준비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자만하지 않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관님 만났어요. 호호.”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효주(롯데)는 자랑부터 했다.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유가족을 위해 강원도청에 5000만 원을 기부해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감사패를 받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가슴에 흰 별 장식이 붙은 김효주의 검정색 정장은 12월 들어서만 기자가 시상식에서 네댓 차례 봐 익숙한 차림이었다. 19세 소녀의 발랄하고 수수한 모습이었다. 김효주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9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올해 국내외를 합해 7차례 트로피를 안은 그는 상금과 보너스 등을 합쳐 40억 원 넘게 벌었고, 롯데와 5년간 총액 65억 원(인센티브 제외)에 재계약했다. ‘100억 소녀’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의 곁에는 아버지 김창호 씨(56)가 항상 있었다. 인터뷰 도중 아버지가 주차해 둔 차를 옮기러 잠시 자리를 비우자 “아빠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 딸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하셨다”고 했다. 평소 쑥스러워 대놓고 하지 못한 말을 기자에게 털어놓은 것이다.○ 골프는 내 운명 김효주의 경기 용인시 집에는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 대형 액자가 하나 걸려 있다. 두 살 때 캘린더 모델 경연대회에 참가해 찍은 것이라고 한다. 사진 속 아이는 장난감 골프채와 캐디백을 메고 있다. 아버지는 “그 어린 아이가 하필 골프용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참 희한하다. 인연이 있었나 보다”고 했다. 김효주는 6세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강원 원주시 집 근처 스포츠센터 태권도학원을 갔다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말이다. “원장이 내 선배였는데 효주의 운동감각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골프가 맞겠다며 권했다.” 엄마들의 ‘치맛바람’에 빗대 골프 스타들은 대개 골프에 반쯤 미친 아빠들의 ‘바짓바람’을 받지만 사실 김 씨는 골프와는 무관한 사람이다. 그는 “오히려 그게 약이 됐다”고 했다. “아빠가 이런저런 간섭을 했다면 아마 반발심리가 생겨 다른 길로 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래도 딸이 골프를 시작한 이후 나도 책이나 TV 등을 보며 공부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회에 나가 천재성을 인정받은 김효주의 골프 수업은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이 10년 넘게 가르치고 있다. 그 대신 아버지는 올바른 정신자세와 발육에만 전력을 다했다.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쳤다. 성과가 안 좋다고 남의 탓을 할 때는 따끔하게 혼을 냈다. 이젠 딸아이 걸음걸이만 봐도 대충 그날 스코어가 짐작될 정도다.” 김효주의 키가 166cm로 작지 않은 편인데 아버지 김 씨의 키는 170cm가 안 된다. 남자로는 단신(短身)인 셈이다. 오랫동안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식당 일을 했던 김 씨는 “딸애 키를 크게 하려고 무조건 잘 먹였다. 한 끼에 스테이크를 몇 장씩 구워줬고 자연산 미꾸라지를 잡아 뼈를 갈아 끓여줬다.” 승승장구하던 김효주는 중3 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회를 앞두고 1타 차로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아시아경기만 바라보고 운동해 왔던 그에게는 큰 상처였다. 김효주는 “운동을 때려치우고 싶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재도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빠의 격려와 위로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멘털 슈퍼 갑’으로 통하는 김효주. 비결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긴장감을 굳이 극복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할 도리만 하면 그만이다. 골프장에 들어가 잔디를 밟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곳에서 날 건드릴 사람은 없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의 이런 강철 심장은 엄청난 훈련의 산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밤 2시간 넘게 빈 스윙을 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클럽 헤드가 닳을 정도로 공을 쳤다. “처음엔 아빠나 코치님이 시켜서 한 것인데 훈련을 반복할수록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나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더라. 선수로서 내 골프는 90점이 만점이다. 남은 10점을 채우기 위해 늘 노력할 것이다. 100점이 됐다고 여기면 은퇴해야 한다.” 김 씨는 “늦잠 자다가도 골프 연습하러 가자고 하면 벌떡 일어났다. 대회 때 열이 40도까지 올라 포기하자고 했는데 결국 출전해 트로피 들고 병원 간 적도 있다”고 했다. 부상은 늘 그를 따라다니는 짐이다. 올해 에비앙챔피언십 때는 아킬레스건을 심하게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고 한다. 김효주는 “연습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빠가 주물러 주려 해도 통증이 너무 심해 건드리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더 큰 세상을 향해 김효주는 내년 LPGA투어에 진출한다. “영어 소통이 가장 부담스럽다. 또 부상이 걱정이다. 아프면 집중이 안 된다. 안 다치고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내년에 만 20세가 되는 그에게 좌우명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잠시 머뭇거리다 최근에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아버지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자 “에이, 연습 많이 하라는 말 아니냐”고 받아쳤다. 딸의 아양 섞인 비난에도 아버지의 당부는 이어졌다. “골프장 직원, 캐디, 갤러리들에게 늘 감사해야 한다. 우리를 위해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맞다. 올해는 특히 감사할 일이 많았다. 누군가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할 때 더 기쁜 것 같다. 버디 했을 때보다 더 좋더라”고 답했다. 요즘엔 자식들과 대화가 어렵다는 아버지들이 많은데 두 부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저런 믿음이 지금의 김효주를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시간이 다 되갈 무렵 옆에 있던 김효주의 매니저가 이제 4시간 동안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며 인터뷰 마무리를 부탁했다. 그 말을 듣고 김효주가 환하게 웃으며 아빠에게 던진 말은 이것이었다. “점심은 빵으로 해결하겠으니 아빠는 따로 드셔야겠네요.”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47·사진)은 현역 시절 독종으로 유명했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현대에 입단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173cm의 단신이 늘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강한 근성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프로농구 초창기 현대의 전성기를 거들었다.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유 감독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유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2009년 11월 처음 지휘봉을 잡은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가운데 형편이 가장 나빴다. 매각설에 시달린 적도 있으며 한국농구연맹(KBL)의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팔짱만 끼고 있는 유 감독은 아니었다. 비록 거물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었어도 유망주를 발굴해 키워냈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인천 아시아경기 등으로 홈코트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악재 등으로 시즌 초반 9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6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19일 현재 13승 13패로 승률 5할을 맞추며 5위를 지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유 감독은 13일 오리온스를 꺾으면서 역대 전자랜드 감독 사상 통산 최다승인 151승을 기록했다. 간판 정영삼은 왼쪽 팔꿈치 인대가 3cm 찢어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보이고 있으며 함준우, 김지완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어서다. 끈끈한 팀워크와 동료애도 다른 팀에서 부러워하는 전자랜드만의 강점이다. 유 감독은 “나처럼 우리 선수들도 A급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력만큼은 B급이 아니다. 늘 부족하지만 채워 나가기 위해 서로 힘을 뭉친다. 코트에 나서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 한편 19일 동부는 고양 방문경기에서 오리온스를 74-71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안양에서는 인삼공사가 75-72로 KCC를 꺾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한 김효주(19·롯데)는 요즘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다닌다. 22일 서울 강남의 한 안과에서 시력 교정 수술을 받기로 해 렌즈를 낄 수 없어서다. 김효주가 안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김효주의 아버지 김창호 씨는 “태국 전지훈련을 가서 두세 달 동안 자외선을 많이 쬐다 보니 면역력이 채 생기기 전에 시력이 나빠졌다. 건방져 보인다고 선배들이 선글라스도 못 끼게 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운동하면서 안경과 렌즈를 번갈아 쓰느라 불편했던 김효주는 “각막이 얇아 라섹수술을 받는다. 시력을 되찾으면 한결 편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눈이 좋아야 골프가 잘된다’는 의약품 광고가 화제가 됐듯 골퍼에게 시력은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9년 라식수술을 받고 이듬해인 2000년에 9승을 거뒀다. 당시 우즈는 “라식수술을 받은 것은 내가 날린 샷 중 가장 멋진 샷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효주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신지애는 라식수술 후 트레이드마크였던 안경과 작별했다. 신지애는 “수술한 뒤 눈의 피로감이 줄었다”고 말했다. 박세리와 노승열 등도 시력 교정으로 성적이 향상된 사례로 꼽힌다. 경희대 조사에 따르면 시력 교정 수술로 91% 이상의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반면 재미교포 나상욱은 라식수술 실패로 시력이 다시 나빠지면서 한동안 고생했다. 김안과병원 김성주 교수는 “수술 후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한다. 교정하면 거리감이나 퍼팅 라인을 읽는 데 낯설 수 있다. 새 감각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한 김효주(19·롯데)는 요즘 검정색 뿔테 안경을 쓰고 다닌다. 22일 서울 강남의 한 안과에서 시력교정수술을 받기로 해 렌즈를 낄 수 없어서다. 김효주가 안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김효주의 아버지 김창호 씨는 “태국 전지훈련을 가서 두세 달 동안 자외선을 많이 쬐다보니 면역력이 채 생기기 전에 시력이 나빠졌다. 건방져 보인다고 선배들이 선글라스도 못 끼게 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운동하면서 안경과 렌즈를 번갈아 쓰느라 불편했던 김효주는 “각막이 얇아 라섹수술을 받는다. 시력을 되찾으면 한결 편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눈이 좋아야 골프가 잘 된다’는 의약품 광고가 화제가 됐듯 골퍼에게 시력은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9년 라식수술을 받고 이듬해인 2000년에 9승을 거뒀다. 당시 우즈는 “라식 수술을 받은 것은 내가 날린 샷 중 가장 멋진 샷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효주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신지애는 라식수술 후 트레이드마크였던 안경과 작별했다. 신지애는 “수술한 뒤 눈의 피로감이 줄었다”고 말했다. 박세리와 노승열 등도 시력교정으로 성적 향상에 도움을 본 사례로 꼽힌다. 경희대 조사에 따르면 시력 교정 수술로 91%이상의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반면 재미교포 나상욱은 라식수술 실패로 시력이 다시 나빠지면서 한동안 고생했다. 김안과병원 김성주 교수는 “수술 후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한다. 교정하면 거리감이나 퍼팅 라인을 읽는 데 낯설 수 있다. 새 감각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47)은 현역 시절 독종으로 유명했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현대에 입단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173cm의 단신이 늘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강한 근성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프로농구 초창기 현대의 전성기를 거들었다.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유 감독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유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2009년 11월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가운데 형편이 가장 나빴다. 매각설에 시달린 적도 있으며 한국농구연맹(KBL)의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팔짱만 끼고 있는 유 감독은 아니었다. 비록 거물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었어도 유망주를 발굴해 키워냈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인천 아시아경기 등으로 홈코트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악재 등으로 시즌 초반 9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6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19일 현재 13승 13패로 승률 5할을 맞추며 5위를 지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유 감독은 13일 오리온스를 꺾으면서 역대 전자랜드 감독 사상 통산 최다승인 151승을 기록했다. 간판 정영삼은 왼쪽 팔꿈치 인대가 3cm 찢어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보이고 있으며 함준우, 김지완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어서다. 끈끈한 팀워크와 동료애도 다른 팀에서 부러워하는 전자랜드만의 강점이다. 농구단의 끈질긴 면모에 구단도 예전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 감독은 “나처럼 우리 선수들도 A급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력만큼은 B급이 아니다. 늘 부족하지만 채워나가기 위해 서로 힘을 뭉친다. 코트에 나서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모비스는 올 시즌 수요일에 치른 경기에서 4연승을 달리며 패배를 모르고 있다. 모비스는 수요일이었던 17일 열린 SK와의 방문경기에서 19점 차까지 뒤졌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 경기를 마친 뒤 모비스 양동근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모비스의 수요일 연승 행진은 ‘9’로 늘어난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내가 3월에 태어나 (별자리가) 물고기자리다. 수요일에는 선수들이 물 만난 고기가 되는가 보다. 한 주의 중간이라 신체리듬이 올라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유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2007∼2008시즌 수요일에 8전 전패의 수모를 겪으며 승리에 목말랐던 시절도 있었다. 이번 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모비스는 21승 6패로 8할에 가까운 승률(0.778)을 기록하며 요일별로 고르게 승수를 쌓고 있다. 올해 신설된 월요일 경기에서도 3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모비스는 토요일 승률이 가장 낮아 3승 3패로 반타작에 머물렀다. SK 팬들은 휴일이면 더욱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SK는 일요일에 치른 9경기에서 8승 1패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문경은 SK 감독은 “아무래도 쉬는 날 관중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우리 선수들은 체육관이 꽉 차야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SK의 일요일 안방경기 평균 관중은 6707명으로 경기장 수용 규모(6200석)를 뛰어넘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안방경기 승률이 흥행의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반면 LG는 일요일에 1승 6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의 일요일 성적표도 1승 7패다. KCC는 ‘불금’이라 불리는 금요일 밤이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금요일 경기에서 지난 시즌 2패를 포함해 6연패 중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화요일에는 걱정이 늘 것 같다. 화요일에 하위권의 LG, KCC, 삼성 등에 덜미를 잡히며 4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동부는 토요일에 4승을 올리며 기분 좋은 주말 밤을 보내고 있다.삼성, LG 꺾고 모처럼 2연승 한편 18일 경기에서 삼성은 리오 라이온스(33득점)와 김준일(20득점) 콤비를 앞세워 LG를 83-73으로 꺾고 2연승했다. 전자랜드는 KT를 81-56으로 눌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SK 애런 헤인즈가 종료 버저와 동시에 필사적으로 골밑슛을 터뜨리며 모비스 전준범의 파울까지 얻었다. 남은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의 숫자는 ‘0’이었다. 모비스에 1점 뒤진 상황에서 헤인즈가 연장전을 노린 자유투를 던졌다. 문경은 SK 감독은 날아가는 볼의 궤적을 보더니 실패를 예감한 듯 인사를 위해 모비스 벤치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헤인즈의 자유투가 림을 맞고 튕겨 나오면서 승부는 끝이 났다. 전준범의 파울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던 모비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모비스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방문경기에서 경기 한때 19-38로 뒤진 열세를 극복하며 89-88로 이기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이겼다면 시즌 처음으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SK는 경기 막판 동점을 노린 김민수의 3점슛 2개가 연이어 실패한 뒤 헤인즈가 자유투마저 놓치면서 땅을 쳐야 했다. 21승 6패의 모비스와 19승 7패가 된 SK의 승차는 1.5경기로 벌어졌다. SK 박상오는 4쿼터 17득점을 포함해 30점을 퍼부었지만 아쉬운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모비스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9득점, 18리바운드)가 3쿼터에만 15점을 집중시키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4쿼터에 14점을 몰아넣은 문태영(24득점)과 양동근(19득점, 5어시스트, 5가로채기)도 맹활약했다. 최근 시즌 첫 연패에 빠졌던 모비스는 이날도 잦은 턴오버와 허술한 수비로 고전했지만 후반 들어 라틀리프-문태영-양동근 삼각 편대의 공격력과 지역방어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다. 김주성이 25점을 터뜨린 3위 동부는 7위 인삼공사를 77-72로 꺾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효주(19·롯데)와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내년 시즌 미국 남녀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이 예상되는 기대주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관왕에 오른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빅 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노승열은 4월 취리히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 후 처음 트로피를 안았다. 같은 강원도 출신에 고려대 선후배이자 주니어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이들이 뜻깊은 만남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골프라이터스클럽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뽑혀 15일 밤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시상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노승열은 정시에 행사장에 도착한 반면 전날 중국 선전에서 끝난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이날 귀국길에 오른 김효주는 현지 사정으로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면서 1시간 정도 지각을 했다. 김효주가 “늦어서 미안하다. 오빠는 몇 시에 왔느냐”고 걱정을 하자 노승열은 “밥은 먹었느냐”며 오히려 위로를 했다. 노승열은 미국 진출을 앞둔 김효주에게 뼈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떠나 미국 가면 행복 끝 불행 시작이다. 꿈꾸던 무대에 진출해 대회에 나갈 때마다 설레고 좋지만 나머지 시간은 외로움의 연속이다.”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힘들 수 있으니 향수를 잘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노승열은 또 “미국 투어는 이동 거리가 멀다. 호텔 생활만 하다 두 달 만에 집에 가기도 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케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노승열은 “국가대표 시절 효주가 상비군으로 들어왔는데 어린 나이답지 않게 여유가 넘치고 훈련량이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김효주는 “강원도에서 열린 대회 때 (노승열을) 몇 번 만났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부터 대단했다”고 했다. 당시 이들을 지도한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은 “둘 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게으름 한 번 피운 적이 없다”고 칭찬했다. 노승열은 고향 강원 속초에서 한 달째 매일 7∼8시간씩 퍼트 훈련과 근력 보강 등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30일 출국해 새해 1월 첫째 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2015년 PGA투어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시력 교정수술을 받은 뒤 1월 초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김효주는 “올해 현대·기아차 후원 대회에서 두 번 우승했다. 그 기운을 오빠에게 주겠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셔틀콕 태극전사들이 오일 달러 사냥에 나선다. 1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파이널이 바로 그 무대다. 이 대회는 올해 주요 대회 성적에 따라 종목별로 상위 8명(조)만이 출전해 총상금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다투는 왕중왕전이다. 한 국가에서는 종목당 최대 2명(조)까지 참가할 수 있다. 중동에서 특급 배드민턴 이벤트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드민턴 불모지에 저변 확대를 꾀할 목적도 있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올 한 해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유종의 미를 노리고 있다. 특히 남자복식 세계 1위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수원시청) 조와 남자단식 세계 4위 손완호(김천시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초 도핑 테스트 기피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 풀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용대는 유연성과 다시 힘을 합쳐 우승에 도전한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세계개인선수권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연이어 은메달에 그쳤기에 ‘준우승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남자복식 우승 상금은 8만4000달러(약 8700만 원). 이용대는 2009년 정재성과 함께 우승한 적이 있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손완호는 남자단식 세계 2위 리총웨이(말레이시아)가 도핑 혐의로 출전하지 못하고, 세계 1위 천룽(중국)은 지난달 홍콩오픈에서 꺾은 적이 있어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여자단식에는 성지현(MG새마을금고), 배연주(인삼공사)가 출전한다. 남자복식에서 세계개인선수권 챔피언인 고성현-신백철 조(김천시청)도 주목받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서는 경기장 건설 등 대회 인프라 준비뿐 아니라 한국 선수단의 경기력도 초미의 관심사다. 자칫 남의 잔치로 전락한다면 국민적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체육회는 15일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 20개를 따내 세계 4강에 진입한다는 목표와 함께 마스터플랜을 밝혔다. 한국의 역대 겨울올림픽 최고 성적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거둔 종합 순위 5위(금 6, 은 6, 동메달 2개)였다. 밴쿠버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대한체육회는 3개 세부 방안을 내세웠다. 우선 겨울 종목 국가대표에 대한 지원 확대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꿈나무, 청소년, 후보 선수를 연계해 육성하고 강습회 개최 등으로 신인 선수와 유망주를 발굴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업팀 창단 지원과 국내외 대회 개최로 겨울 종목의 저변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세부적으로 겨울종목 대표팀 훈련인원을 225명에서 23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외국인 코치 초청을 9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국외 전지훈련 기간과 횟수도 늘렸다. 겨울 종목 지원에 내년 한 해 15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김정행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7개 겨울종목 경기단체장, 선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창 겨울올림픽 대비 경기력 향상 대책 보고회도 개최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브랜드 ‘젝시오’ ‘스릭슨’으로 유명한 던롭스포츠코리아 직원들은 12월 들어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바쁘다. 던롭과 용품 계약을 한 프로 골퍼들이 올 시즌 눈부신 성적을 거둬 잇달아 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젝시오 8’로 클럽을 교체한 박인비(KB금융그룹)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국내에서는 스릭슨 볼을 쓰고 있는 김승혁과 김효주(롯데)가 남녀 투어를 제패했다. 김승혁은 SK텔레콤오픈과 한국오픈 등 특급 대회에서만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상금왕과 대상, 최저타수상 등 4관왕에 등극했고, 미국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트로피를 안았다. 올 들어 경기 불황과 세월호 사건 등으로 골프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오히려 2013년을 웃도는 영업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 마케팅이 효자 노릇을 했다. 소속 선수들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면서 ‘인비의 클럽’ ‘효주의 공’ 등으로 입소문이 나 매출 증대로 연결됐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10월 박인비의 결혼식 때 하객 답례품으로 특별 제작한 공을 제공했고, 소속 선수들에게는 개성 있는 로고가 새겨진 공을 공급했다. 이처럼 세심한 관리는 소속 선수들의 호평을 받았다. 박인비는 “LPGA 투어 생활은 체력 문제 해결이 중요한데 젝시오 8 클럽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한 비거리를 보장해줘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객 대상의 남다른 서비스와 스킨십도 주효했다. 업계 최초로 시작한 클럽 무료 렌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서울 서초구에 퍼포먼스센터와 AS센터를 확장 오픈해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바쁜 직장인을 위한 이색 야간 시타회도 눈길을 끌었다. 젝시오 8은 기존 모델보다 첫해 대비 116%의 매출 상승을 이뤘으며 스릭슨 볼도 12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월에 론칭한 스릭슨 ‘뉴 Z 시리즈’도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김세훈 마케팅 팀장은 “선수와 고객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인 덕분에 매출 신장세가 가능했다. 내년에는 4∼5년에 걸쳐 개발한 한국 전용 클럽이 출시되는 만큼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