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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전국 일선 법원의 공보관실 예산을 모아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법원장들에게 5만 원권 현금 다발로 수천만 원씩 나눠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5년 3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서울중앙지법원장 2400만 원 △서울고법원장 1600만 원 △수원지법원장 1400만 원 △인천·대구·부산지법원장 각각 1200만 원 △대전지법원장 1100만 원을 수령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전국 법원장 회의가 대법원장 주재로 1년에 한두 차례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열렸던 회의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이 각 법원장에게 일종의 ‘하사금’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 이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각 법원장에게 “알아서 쓰시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5년 ‘전국 일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 3억5000만 원이 편성되기 전 “공보관실 운영비가 아닌 고위 법관 활동 지원경비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적힌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보관실 운영비가 처음 편성된 예산이므로 법원장들에게 편성 경위와 집행 절차 등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해명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전범기업 상대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재판의 지연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곽병훈 전 대통령법무비서관(49)이 6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곽 전 비서관을 불러 청와대가 법원행정처, 외교부 등과 협의한 내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곽 전 비서관이 ‘외교부-전범기업 측 법률대리인-청와대-대법원’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곽 전 비서관은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던 2015년 2월 법무비서관에 임명돼 1년 3개월가량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청와대 근무가 끝난 2016년 10월엔 곽 전 비서관이 소속된 대형 로펌이 소송 관련 외교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곽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맡았던 김영재 원장(58) 측 특허소송에 관여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곽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 재직 중이던 2016년 초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실로부터 소송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김 원장 측의 상대편 변호인의 수임내용과 수임순위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이 같은 자료를 법원행정처에 요구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법원은 5일 검찰이 곽 전 비서관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곽 전 비서관이 근무한 대형 로펌 등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다만 검찰이 이미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작성한 특허 소송 문건 1건에 대한 영장만 발부했다. 검찰은 “영장을 발부하는 외형만 갖추되 실제로는 발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대법관들이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회의에 참여해 재판을 보고하고 대법원이 외교부와 시나리오에 따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겠다는 협의까지 확인된 상황인데 어떻게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전국 각 법원에 배정된 예산으로 수억 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15년 전국 일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 3억5000여만 원을 다시 모아 법원행정처 비자금처럼 조성했다는 내용이 담긴 행정처 내부 문건을 여러 건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는 법원행정처가 조성한 자금을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각급 법원장과 법원행정처 간부 등 고위 법관들에게 격려비와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1000만∼2000만 원씩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금을 인출할 때 500만 원 이상을 한 번에 인출하면 안 되니 여러 차례 나눠서 뽑고, 이후 개인이 식사한 영수증 등으로 허위 증빙을 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고 한다. 또 2014년 작성된 문건에는 “공보관실 예산으로 청구하고 고위 법관들 활동비로 사용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처음부터 법원행정처가 국회와 기획재정부를 속여 예산을 따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각 법원 재무담당자들이 배정된 예산 전액을 여러 차례 현금으로 인출해 만든 ‘뭉칫돈’을 직접 대법원 측에 전달했고, 대법원 예산 담당관이 담당관실 금고에 두고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법원 예산 담당자도 최근 검찰에서 “문건에 나온 내용대로 비자금이 조성되고 사용됐다. 감사원이 2016년 대법원 공보관실에 배정된 7800만 원에 대해 시정명령한 이후 고위 법관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5년 처음으로 편성된 예산 전액이 비자금으로 사용된 데다 전국의 상당수 법원이 동원된 만큼 법원행정처장 등 고위 관계자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 지연 의혹에 대해 검찰은 2015년 중반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이민걸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식사 자리를 만들어 외교부 의견서 초안을 봉투에 넣어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외교부 의견서 초안에는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고, 지난 50년간 한일관계의 근간이 되어온 협정의 해석이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손상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로부터 2주 뒤 이 전 기조실장은 “내용 좋다. 추가 의견은 없다”는 취지로 검토한 의견서를 그대로 봉투에 넣어 외교부 담당 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와 세부 절차를 구체적으로 협의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 소송을 고의로 지연한 적이 없다”는 대법원 해명과는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16년 9월 29일 당시 법원행정처 임종헌 차장과 이민걸 기획조정실장 등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아 외교부 당국자들과 이 사건의 처리 절차를 논의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가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2013년 12월과 2014년 10월 두 차례 열린 서울 종로구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 회동의 시나리오대로 재판 지연을 이행하려 한 마지막 실무 회의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문건에는 회의에서 △피고인 전범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외교부 의견서를 제출받고 △이를 빌미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긴 다음 △최종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2012년 대법 판결을 뒤집는다는 로드맵이 논의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외교부로부터 의견제출 절차 개시 시그널을 받으면 대법원은 피고 측 변호인으로부터 정부 의견 요청서를 제출받아 이를 외교부에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라며 “외교부가 의견서를 늦어도 11월 초까지 보내주면 가급적 이를 기초로 최대한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한 임 전 차장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실상 기존 판결을 뒤집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건 내용대로 2016년 10월 피고 측 대리인은 대법원에 ‘의견서 제출 촉구서’를 제출했고, 대법원으로부터 이 서류를 넘겨받은 외교부는 같은 해 11월 말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의견서 제출 이후 전원합의체 회부 및 판결 번복은 성사되지 않았다. 검찰은 같은 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이후 계획은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23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재에 파견 중이던 서울중앙지법 최모 부장판사를 통해 헌법재판관 평의 과정 등 외부 누설이 금지된 내용을 보고받고 임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들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는 21일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 4개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검찰의 기업 수사가 가능해진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합의문에 서명한 뒤 “4개 담합은 가격 인상, 공급량 제한 등 소비자 이익을 크게 해치고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이런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내부고발이나 제보 등을 토대로 4개 담합에 대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공정위가 처리해 온 담합 사건의 약 90%는 4개 담합에 속한다. 사실상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대부분 폐지되는 셈이다. 공정위는 거래조건이나 상품 규격 담합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담합에 한해서만 전속고발제도를 유지한다. 법무부와 공정위는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위한 내부고발 창구는 공정위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내부고발자가 검찰에 직접 신고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다만 공정위는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검찰은 이 중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사건을 우선 수사한다. 나머지 사건은 공정위가 13개월간 우선 조사권을 갖고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공정위의 과징금과 행정처분은 유지된다. 1981년 도입된 전속고발권은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수사하도록 한 제도다. 그간 검찰 내부에서는 기업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정위가 독점하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공정위가 기업 담합 사건을 처리할 때 공소시효가 지난 뒤 고발해 면죄부를 주거나 시효가 임박한 상태에서 늑장 고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1996년에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앞두고 검찰이 한 유통업체 고발 요청을 거부한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현직 국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는 등 검찰과 공정위의 힘겨루기도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이겠다며 전속고발권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속고발권을 잃으면 ‘경제 검찰’로서의 위상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던 공정위는 기업비리 사건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을 들며 결국 전속고발권 폐지에 합의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간 공정위가 독점해 온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이 공유하며 국민 경제에 해가 되는 기업 사건 조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며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이 공유하는 것에 대한 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형사처벌을 감면할 때 공정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허동준 기자}
헌법재판소에 파견 근무했던 판사가 외부 누설이 금지된 헌재 내부 평의 과정을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문건을 검찰이 다수 확보해 이 과정에 관여한 현직 판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일 최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사무실과 고법부장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서울고법 사무실 및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헌재에서 파견 근무를 하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사건들 중 헌법소원이 제기된 사건의 헌재 평의 논의 과정 등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최 부장판사가 헌법재판관들의 발언과 평의 진행 및 예정 상황 등을 파악해 이 전 상임위원과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게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헌재 내부 정보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5년 11월 작성된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이라는 청와대 보고 문건 등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대법원이 파업 노동자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한 판결에 대해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리려 한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위헌은 법률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법 해석이나 적용이 잘못이라는 결정이어서 사실상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 부장판사는 △박정희 정부 긴급조치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패소 판결 △군사정부의 고문·조작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6개월로 줄인 판결 등에 대해 검토한 헌재 내부 자료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014년 이후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에게 “해외 파견 법관을 늘려 달라”고 수차례 직접 요청했다는 외교부 문건도 확보했다. 검찰은 2013년 12월 당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윤 장관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등이 모인 ‘4자 회동’ 결과를 양 전 대법원장이 보고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2013년 11월 당시 김 실장 등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면 위법 소지가 있으니 앞으로는 외교부가 나서도록 하겠다”라는 취지로 보고한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에서 5년째 계류 중이던 이 사건은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고 23일 전원합의체 회의에서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된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62·사진)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16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의원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1900여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홍 의원은 2013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수입·지출 계좌를 통하지 않고 지인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3월 불구속 기소됐다. 판사 출신으로 3선인 홍 의원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판부는 홍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액수 중 절반인 2000만 원 부분만 유죄로 인정했다. 회계장부 허위 작성 혐의도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원실 사무국장을 지인 회사의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2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며 “그런데도 수긍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선고된 홍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수사와 재판 대응방안을 대신 세워줬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당시 대법원 양형위원회 소속 A 판사가 작성한 문건에는 ‘방어전략’으로 ‘의원실 직원들이 주고받은 돈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홍 의원이 당사자로 연루된 민사소송 내용을 해당 재판부로부터 보고받아 검토한 문건도 확보했다. 검찰은 당시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홍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했던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홍 의원은 2014년 상고법원 설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허동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수감 중)이 2013년 11월 말 청와대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뒤 “(판결이 확정되면) 큰일 나겠다. 합리적으로 잘 대처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은 며칠 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에서 긴급 회동을 주선해 대법원 확정을 미루려고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3자 회동’ 아닌 ‘4자 회동’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보고받는 자리에 배석했던 김 전 비서실장은 평소 친분이 없던 차한성 당시 대법원 법원행정처장(64)에게 전화해서 “외교부 장관이 애로 사항이 많다. 설명하고 싶은데 시간 내줄 수 있느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65)도 김 전 실장한테 “법원에 설명해야 한다. 판사를 접촉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도 이 같은 요구를 이미 알고 있었던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만큼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보고 2, 3일 뒤인 12월 1일 오전 10시에 김 전 실장과 윤 전 장관, 차 전 법원행정처장 등이 비서실장 공관에서 모였다. 수십 쪽짜리 보고서를 들고 온 윤 전 장관은 차 전 처장 앞에서 이 보고서를 읽으며 판결 확정에 따른 문제점, 외교적 파장, 향후 대책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비서실장 공관 회동에는 당초 알려진 3명 외에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61)도 참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법무부에 국제법 관련 부서가 있기 때문에 황 전 총리의 참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판 지연과 전원합의체 회부 방안에 대한 법적 검토를 요구받은 법무부는 민사소송에 법무부가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 아래 검토 의견을 내지 않으면서 더 이상 재판 개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회동 이후 대법원은 결국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지 않고 재판을 지연했다. 그 대신 대법원은 주유엔대표부 법관 파견 등 법관 해외 파견이라는 반대급부를 얻게 된다.○ 박준우-이병기-정홍원, 판결 확정 심각성 보고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하기 한 해 전인 2012년 5월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관련 소송에서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하면서 대일 관계는 냉각됐다. 2013년 8, 9월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 환송심에서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대로 각각 미쓰비시중공업은 1인당 8000만 원, 신일본제철은 1인당 1억 원씩 배상하라고 선고했고 해당 기업들이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에 다시 접수됐다. 통상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과를 고등법원에서 그대로 받아 판결하면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신속하게 판결한다. 다만 심리불속행 시한은 4개월이어서 그해 12월 안에 심리불속행 기각(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확정 판결을 눈앞에 두고 일본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2013년 11월 초 일본경제단체연합회 일본상공회의소 등 일본의 4개 경제단체는 한일 경제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11월 중순 당시 주일 한국대사였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71)을 만나 일본 기업들에 대한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우려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이 전 실장은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74)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74) 앞으로 서신을 보내 관련 소송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65)도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한다. 결국 당시 정 국무총리는 11월 말 대통령 정례보고 때 이 같은 우려를 표명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한일 관계 냉각으로 인한 경제·외교적 후유증 외에도 1965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체결한 한일협정의 업적과 의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이 승소 판결이 나는 것에 부정적이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 같은 ‘4자 회동’ 결과가 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정, 황 전 국무총리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방안과 함께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지시가 있었던 정황을 검찰이 다수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은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재판을 거부 중인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일 외교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과 관련해 지시한 정황이 담긴 문서 등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을 불러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외교부 등에 전달한 경위와 재판 지연 상황을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해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됐던 김 전 실장은 구속 기간 만료로 6일 석방된 지 8일 만에 다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실장이 당시 대법관이던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64)과 재판에 대해 논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2013년 말경 김 전 실장이 차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서울 종로구 비서실장 공관으로 불러 재판 진행에 대해 논의하고 청와대의 요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65)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윤 전 장관, 10일엔 당시 외교부 1차관이었던 김규현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65) 등 전·현직 외교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대법원은 2012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지만 2013년 8, 9월 해당 기업들의 재상고로 사건이 대법원에 다시 접수된 지 몇 달 지난 시점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실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을 지연시키거나 대법원 소부에서 결론 낸 이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결론을 바꿔 달라고 차 전 처장에게 요청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삼자 회동과 관련된 회의 자료도 외교부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5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최근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검찰은 대법원이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반대급부로 법관 해외 파견을 늘릴 수 있도록 요청하는 식으로 재판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해외 법관 파견을 거론하면서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주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공관 회동 이듬해인 2014년 6월부터 대법원은 유엔대표부에 ‘사법협력관’이라는 이름으로 판사를 다시 파견했다. 2010년 파견 중단 이후 4년 만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소송은) 개인 간 민사소송인 만큼 (대법원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하지 그 절차와 내용에 청와대나 누구든 개입해서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요구나 접촉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용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으로 재직하며 ‘통합진보당 도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A 변호사를 검찰이 최근 비공개 소환 조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A 변호사를 불러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이현숙 전 통합진보당 전북도의원이 청구한 퇴직 처분 취소 소송에 개입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던 A 변호사는 당시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담당 재판장인 B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으니) 국회 국정감사 이후로 선고 기일을 연기하고, ‘(의원직 퇴직 여부는 헌재가 아닌) 사법부에 판단 권한이 있다’는 판단을 해달라”는 취지로 말해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실제 선고가 2015년 11월로 2달 가량 미뤄진 점, 판결문에 ‘퇴직 여부를 판단할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명시된 점을 근거로 법원행정처가 하급심 재판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도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의원이 A 변호사를 통해 B 부장판사에게 얘기를 해 보도록 한 사실이 있고 이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도 보고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검찰은 2013년부터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판사로 근무한 정모 부장판사(42)를 피의자 신분으로 13일 소환했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등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문건들을 작성했다. 검찰이 현직 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한 것은 법원행정처 기획제1·2심의관으로 근무했던 김모 부장판사(42)를 8일 소환한 이후 두 번째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른바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척결을 주장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퇴직자의 대기업 특혜 취업에 대한 내부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세월호 담화에 따른 기관 운영 영향 검토’ 문건을 확보해 작성 경위와 보고라인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퇴직자 기업 재취업 문제도 방침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관피아를 막기 위해 “취업 제한 기간을 늘리고 공무원 재임 시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 기준 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이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의 내용처럼 실제 방침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 작성된 공정위 내부 문건에는 “퇴직자들의 기업 재취업 문제는 예민한 문제이니 문서로 남기지 말고 과장이 구두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문건들이 공정위가 2009년경부터 퇴직자들을 대기업에 특혜 재취업시킨 것의 위법성을 스스로 알고 있었던 정황 증거라고 보고 있다. 퇴직자 재취업에 관한 사항은 공정위 ‘운영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등의 보고라인을 거쳤는데, 위법 소지가 있으니 근거를 남기지 말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 문건 작성에는 당시 사무처장이었던 신영선 전 부위원장(57)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에 부임한 2014년 3월에 작성된 ‘과장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기준’에도 주목하고 있다. 후배 퇴직 예정자의 재취업 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 퇴직자의 대기업 취업기관 계약도 공무원 정년(60세)에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신 전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동안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퇴직자 14명의 재취업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신 전 부위원장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을 9일 발부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이 9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김 전 실장 측의 변호사는 전날 수사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병원을 옮겨 다니며 진찰을 받고 있다. 출석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전 실장은 구속 기한 만료로 6일 석방된 뒤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입원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적인 신병 확보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사에게도 검사가 “수사팀은 수사팀의 스케줄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와병 상태도 아니고 특별히 조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외교부 민원을 반영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2일 외교부 압수수색 때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가 임의 제출한 문건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다수의 문건에는 2013년 김 전 실장이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위한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자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외교부와 소통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임 전 차장은 주철기 당시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만나 해외 법관 파견에 대한 청탁 내용을 전달한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이 만남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직접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들을 만났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이 임 전 차장의 USB메모리에서 확보한 A4용지 1장 분량의 ‘재외공관 파견판사 추진 일정’(2013년 9월 작성) 문건에는 해외 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했고 당시 청와대 인사위원장이었다. 한편 김 전 실장이 석방되던 6일 새벽 김 전 실장이 탑승한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김 전 실장의 조카가 7일 서울송파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의 조카는 경찰에 “차량 앞 유리를 깨뜨린 한국진보연대 A 씨에 대한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고 손해배상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카는 김 전 실장으로부터 이 같은 의사를 확인해 경찰 조사 때 진술했다고 한다. 석방 당일 새벽 A 씨 등 진보연대 회원들은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김 전 실장의 석방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이들은 김 전 실장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차량을 향해 물병을 던지고 차체를 두드리는 과정에서 차량 앞 유리창이 깨지고 차량 곳곳이 찌그러졌다.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검찰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9일 오전 9시 반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재판 지연 탓에 전날 구속 기간 만료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된 김 전 실장은 사흘 만에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김 전 실장을 불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법원행정처가 해외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판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확보한 A4 용지 1장 분량의 ‘재외공관 파견판사 추진 일정’(2013년 9월 작성) 문건에는 해외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했고 당시 청와대 인사위원장이었다. 검찰은 앞서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6일 극비리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1심의관 A 판사를 소환 조사했다. A 판사는 판사들을 뒷조사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의 작성자로 알려져 있다. 휴직 상태로 미국에 머무르던 그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검찰은 또 A 판사의 전임자인 B 판사도 8일 오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양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사용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이미징(복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약 25만 건의 문건을 추가로 발견해 총 60만 건의 문건 목록을 확보했다. 법원은 이 가운데 900여 건의 문건을 검찰에 임의 제출 형식으로 추가로 제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은 기존에 제출받은 410건을 포함해 1300여 건으로 늘어났다. 다만 추가로 제출받은 문건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임 전 차장의 USB메모리에 저장된 문건과 겹치는 것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대법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부산고법 A 전 판사(49)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당시 윤리감사관이던 B 전 판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A 전 판사와 가까운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수감 중)도 최근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6일 2016년 9월 윤리감사관이던 B 전 판사 명의로 작성된 윤리감사관실 문건의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 문건에는 ‘A 전 판사 의혹은 정식 조사 시 법원 감사위원회의 필요적 감사 대상이 돼 외부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위원이 포함된 감사위가 열리면 사건 내용이 외부로 흘러나갈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검찰은 B 전 판사가 법원 비위 감사 직무를 소홀히 하고, 이를 무마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B 전 판사가 작성한 문건 파일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문건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윤리감사관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B 전 판사는 징계를 받지 않고 올해 2월 사표를 낸 뒤 국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5년 부산지검 특수부는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의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A 전 판사가 정 씨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을 포착하고, 같은 해 9월 법원행정처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A 전 판사를 징계하지 않고, 구두 경고만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외교부를 압수수색했다. 법원행정처가 한일 외교관계에 소송이 미칠 파장을 감안해 달라는 외교부 민원을 받고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내 국제법률국과 동북아국, 기획조정실을 압수수색해 ‘법관 해외공관 파견 기록’ 등 문건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2013년 9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작성한 문건에서 강제징용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 판결의 고려 사항 중 외교부 협조가 필요한 ‘판사들의 해외 공관 파견’, ‘고위 법관 외국 방문 시 의전’이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민원과 협조를 검토한 게 강제징용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에 5년째 계류 중인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2016년 1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문건에서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1심을 각하 또는 기각으로 미리 결론 낸 사실을 파악했다. 외교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법원행정처 문건 작성에 관여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모두 기각했다. 검찰 내부에선 “지금까지 법원행정처 관련 영장이 95% 이상 기각됐다”, “대법관과 대법원 관계자는 건드리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현직 판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선고 일정을 앞당긴 정황도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최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최민호 전 판사 관련 대응 방안’이란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은 2015년 1월 18일 작성됐다. 당시 현직이었던 최 전 판사는 이 문건이 작성된 날 사채업자 최모 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 문건에는 최 전 판사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1월 22일 이 전 의원 내란음모 혐의 사건 선고를 하는 방안이 담겼다. 대법원은 문건 작성 다음 날 실제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선고일을 1월 22일로 확정했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행정처는 선고 사흘 뒤 만든 후속 문건에서 “대응전략이 주효해 사건 수습 국면”이라고 자평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고도예 기자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31일 추가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196개 중 상당수는 상고법원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원행정처는 2015년 5월 작성한 문건에서 ‘상고법원 안은 다른 현안과 비교 불가한 절체절명의 과제’ ‘CJ(대법원장의 이니셜·양승태 전 대법원장 의미함) 최대 역점 사업이자 사법부의 가장 중차대한 추진 과제’라고 밝혔다. ○ 의원 ‘접촉 루트’로 대법관 지정 문건 중에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대(對)국회 전략’ ‘야당 대응 전략’ ‘의원별 대응 전략’ 등 당시 법원행정처가 사실상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이 많이 나온다. ‘법사위원 대응 전략’(2015년 3월 작성) 문건은 2015년 4월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상고법원 관련 공청회를 앞두고 작성됐다. 이 문건의 ‘의원별 맞춤 전략’ 항목에서 법원행정처는 법사위 의원 16명을 상고법원에 대한 ‘찬성’ ‘유보’ ‘반대’ 세 그룹으로 분류해 의원별 특징과 대응 전략, 지역구 현안을 상세히 정리했다. 또 각 의원과 친분이나 학연이 있는 대법관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누구인지를 파악해 ‘접촉 루트’로 지정했다. 문건에 ‘유보’로 분류된 여당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의 지역구 현안에는 ‘진주지원 이전’이 포함돼 있다. 법원행정처가 이를 대가로 상고법원 찬성을 설득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또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도 ‘유보’로 분류됐는데, 그의 지역구 현안은 ‘특허 관할 집중 법안 통과(4월 국회 예상)’라고 정리돼 있다. 특허권 침해 소송 항소심 관할을 대전 특허법원으로 집중하는 내용의 법안(이 의원 발의)이 4월 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의미다. 또 ‘한명숙 판결 후 정국 전망과 대응전략’(2015년 8월 작성) 문건에 따르면 대법원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뒤 법원행정처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간 상고법원에 대한 이견을 감안해 대응 전략을 세웠다. 친노 성향 지도부는 판결에 반발해 법원에 강력 대응 기조를 유지했고, 비노 진영은 강경 대응 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법원행정처는 ‘투 트랙 대응방안’을 검토했는데 친노에 대해선 ‘일정 기간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비노인 중진 의원들에게는 ‘적극 접촉을 통한 설득과 관계 복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 국민들 이기적’ 비난하며 대국민 홍보 2014년 9월 작성된 ‘(청와대) 법무비서관실과의 회식 관련’ 문건에는 ‘일반 국민들은 (중략) 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비난한 것이다. ‘상고법원 관련 신문·방송 홍보전략’(2015년 6월 작성) 문건의 ‘구체적인 홍보방안 로드맵’ 항목에서 법원행정처는 2015년 6월 한 달간 신문 기획기사와 칼럼, TV와 라디오 방송 토론회 추진 계획과 예정된 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특히 언론 홍보 전략은 조선일보에 집중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관련 문건은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전략’ 등 총 9개다. 또 다른 문건에는 상고법원 ‘대세론’을 지역신문 등에 확산시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이 문건에는 지역 일간지 기사나 칼럼을 통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해당 지역구 법사위원 5명을 압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김윤수 ys@donga.com·허동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이 대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정재찬 전 위원장(62)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61)이 30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다만 신영선 전 부위원장(57)에 대한 구속영장은 “피의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들은 4급 이상 퇴직자 명단을 관리하며 민간 기업에 퇴직자들을 취업시킨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2014~2017년 재직한 정 전 위원장과 김 전 부위원장은 각각 16명과 14명의 재취업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13년 한국공정경쟁연합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취업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와 2016년 현대차 계열사에 자녀 채용을 청탁해 취업을 성사시킨 혐의(뇌물)도 받고 있다. 검찰은 공정위가 퇴직자들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재취업시킬 퇴직자를 특정한 자리에 보내거나, 퇴직자가 있던 자리를 새로운 퇴직자들에게 물려주는 식으로 기업들에게 ‘갑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2009년 작성, 시행해 온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한 퇴직자 관리 방안’ 문건에 따르면 공정위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에 정년을 앞둔 퇴직자들의 특혜 재취업을 압박해왔다. 이러한 내용은 운영지원과장이 작성해 ‘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라인을 거쳤다. 검찰은 2010년~2014년 재직했던 노대래 전 위원장(62)과 김동수 전 위원장(63)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고, 현직인 지철호 부위원장(57)도 조사할 방침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54)의 뇌물 공여 사건 재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는 전 부산고법 판사 A 씨와 전 부산고법원장 B 씨, 정 씨 등 3명을 검찰이 출국금지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15년 당시 A 판사의 비위 무마와 관련해 대법원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2015년 부산지검 특수부는 건설업자 정 씨의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A 판사가 정 씨로부터 여러 차례 골프 등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포착하고 같은 해 9월 법원행정처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는 A 판사에게 경고하도록 당시 B 부산고법원장에게 지시를 내렸고 A 판사는 구두 경고만 받는 데 그쳤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발견된 ‘A 판사 관련 리스크 검토’(2016년 9월 말) 문건에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될 경우 A 판사의 비위 의혹이 외부로 유출될 것을 법원행정처가 우려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당시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가 B 법원장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한 정황도 들어 있다. 실제 정 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두 차례 변론 재개를 통해 선고를 미뤘고, 2017년 2월 정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검찰은 A 판사와 B 법원장이 2017년 2월 퇴직한 뒤 정 씨를 변호했던 C법무법인에 합류한 배경과 이들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6일 C법무법인의 A 전 판사 사무실과 B 전 법원장 사무실, 정 씨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27일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검찰이 A 전 판사 비위 처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청구한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했다. 검찰은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대법원은 여모 씨(95) 등 1941∼43년 일제강점기에 강제 징용된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사건을 27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에는 통상 소부(小部)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한 쟁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 등을 심리한다.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최고 법률심인 전원합의체에 회부됨으로써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 소멸 여부 등이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2월 첫 소송이 제기된 후 1, 2, 3심과 파기 환송심까지 네 차례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2013년 8월 대법원에 사건이 다시 접수된 후 약 5년 동안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계류 중이었다. 이날 대법원은 2016년 11월부터 전원합의체 안건으로 올릴지에 대해 논의를 수차례 해왔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 안건으로 채택된 이유에 대해서는 “판결문이 나오면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 대한 설명을 써놓을 것”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 사건에 대한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대법원이 사건을 빠르게 심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2013∼14년 외교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건을 두 차례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고,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현직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재차 파기환송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았다. 사건들의 쟁점이 유사해 가장 먼저 대법원에 접수된 신일본제철 사건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원고에게 그동안 “여러 관련 사건을 통일적이고 모순 없이 처리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통보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상고심과 하급심에 유사 사안이 다수 계류 중이어서 쟁점별 상호 관계와 결론의 모순 저촉 여부 등을 점검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외교부의 입장을 고려하기 위해 대법원이 재판 거래를 하였고 이것이 선고 지연의 핵심적 이유”라고 비판했다. 또 2015년 1월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변협을 압박하기 위해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의 성공보수 약정 무효화를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한 점에 대해 해당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변협이 현직 대법관들의 사퇴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검찰이 부산지역 건설업자와 가깝게 지낸 A 전 판사 비위 및 처리 결과 등을 입수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A 전 판사 의혹이 별건 수사라는 법원의 기각 사유에 검찰은 반발했다. 이호재 hoho@donga.com·허동준 기자}
2016년 부산지역 건설업체 대주주인 정모 씨(54)의 뇌물 공여 사건 재판과 관련해 검찰이 정 씨와 부산고법 A 전 판사,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수감 중)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5일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의혹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들 3명의 유착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정 씨는 2015년 4월경 현 전 수석으로부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책임당원 15명을 모집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 씨를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 관계자도 “부산지역에서 정 씨와 현 전 수석이 친하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 전 판사와 그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정 씨와 현 전 수석 등 3명이 같이 자주 어울리며 정 씨로부터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2016년 9월 말 작성한 ‘A 판사 관련 리스크 검토’ 문건에는 한 언론이 정 씨의 영장 기각을 보도하려고 하자 ‘당시 현 수석을 통해 막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당시 정 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 전 판사를 중심으로 한 정 씨 비호세력이 어떻게 로비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A 전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B 판사의 부산고법 재직 시절에 배석판사로 있으면서 친분관계가 두텁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병대 전 대법관이 부산고법에 재직하던 2004∼2005년에 A 전 판사 등과 친분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정 씨 재판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