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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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1~2026-02-10
일본46%
국제정치16%
국제일반14%
대통령8%
칼럼4%
국제교류4%
역사2%
인사일반2%
중국2%
국제정세2%
  • [자연과학]면역력 강할수록 기침 잦다

    사람은 평생 200번 감기에 걸리고 5년을 감기 증상에 시달린다. 감기를 피해갈 수는 없을까. 20년 넘게 대중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저자는 “면역력 강화 성분이 들어간 약을 사지 말라”고 조언한다. 면역력이 강화될수록 몸은 더 많은 콧물과 기침, 가래를 만들어내기 때문. 종합감기약보다는 한 가지 성분으로 제조된 약이 낫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최선의 감기 예방법”이라는 ‘익숙한 잔소리’에는 다소 맥이 빠진다. 한형직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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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中철학사 뿌리는 ‘유배생활’

    “중국 철학사라고 하면 흔히 ‘유구한 역사와 자족적 문화’를 꼽는데 이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저자는 중국 철학사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하며 ‘타자와 디아스포라(유배)에 매몰된 문화 정체성의 끊임없는 재구축의 여정’이란 시각으로 새로운 접근을 꾀한다. 예를 들면 한족이 몽골족의 세력 확장 때문에 중원을 떠나 주변인으로 살았던 과거 등 연이은 외세의 침입에 의한 유배 생활이 중국 철학사의 근간을 이룬다는 시각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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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주역에게 따귀 맞으며 썼지만… 개밥의 도토리”

    노자, 장자 등 동양 철학자들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던 장석주 시인(58)은 7, 8년 전쯤 자연스레 주역(周易)에 손길이 갔다. “느닷없이 따귀를 연거푸 맞은 것 같았다”는 게 그 첫인상이었다고 시인은 회상한다. 유교의 3경(三經) 중 하나인 주역은 8괘(八卦)와 64괘 등을 통해 우주와 만물의 원리 등을 설명한 책으로 흔히 점복(占卜)을 볼 때 사용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 같았죠. 한마디로 ‘못 읽었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고, 해설서들을 살펴봐도 제각기 다른 소리만 하고….” 궁금증과 함께 오기가 생겼다. 새벽에 일어나면 손 가는 대로 주역의 한 페이지를 펴 놓고 천천히 살폈다. ‘왜 오늘 난 이 페이지를 펴게 됐나’를 곰곰이 생각하며 주역의 뜻과 자신에 대해 사색했다. 이런 생활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점차 눈이 뜨였다. “주역은 상당히 과학적인 체계를 갖고 있어요. 우주나 삶에 대한 구조를 가장 단순하게, ‘2진법’으로 풀어냈죠. ‘가려면 가지 말아라’ ‘죽음을 뒤집으면 삶이 된다’ 등 언뜻 보면 모순적인 얘기들이 실제 삶에서 상당히 진실성 있게 다가왔습니다.” 최근 펴낸 그의 열다섯 번째 시집 ‘오랫동안’(문예중앙)은 주역에 푹 빠져 지냈던 수년간의 시간을 시어들로 옮겨낸 결과물이다. 집필에 2년 반이 걸렸다. ‘주역시편’이라는 부제도 달았다. ‘하나는/둘,/안이면서/밖./누군가를 베면서/깊이 베인 자.’(‘강의 서쪽-주역시편·108’ 일부) ‘가나 못 가나./해남은/있나 없나./가면 있고 못 가면 없다./이곳에 너는 없고/저곳엔 내가 산다.’(‘달의 사막-주역시편·199’ 일부) 쉽지 않다. 깊은 함축과 은유에 묻힌 시어는 좀처럼 그 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역의 한 구절이 시가 된 것 같고, 시가 주역이 된 것도 같다. “시와 주역은 많이 맞닿아 있습니다. 주역을 해석하려 하지 말고 느낌으로 갖고 놀면 재미있어요. 이 시집에 담은 시들도 처음 접하면 ‘무슨 소리일까’ 싶을 텐데, 자꾸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읽으면 됩니다.” 앞날을 내다본다는 점에서도 주역과 시는 닮았다고 시인은 말한다. 무슨 뜻일까. “시를 쓰는 것도 초험적 세계와 조우하는 것이지요. 시에도 주술성과 예시성이 있습니다. 등단하고서 한 10년 뒤에 등단 무렵의 시집을 보고 소름이 돋은 적이 있어요. 시가 제 삶을 예언했거나, 내가 쓴 시에 맞춰서 내가 살아가고 있었죠.” ‘돗자리를 깔아도 되겠다’고 농을 건네자 시인은 껄껄 웃었다. “주역을 읽고 얻은 깨달음을 쓴 것은 아니에요. 사실 주역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무지의 캄캄함’이죠. 64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현관(玄關)의 발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적어 내려갔습니다. 주역시편은 ‘배로 기는 뱀 발이며 개밥에 얹힌 도토리’에 지나지 않습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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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기사 같은 詩’

    《‘6시 45분, 경찰특공대원 13명이 기중기로 끌어올려진 컨테이너를 타고 옥상에 투입되었다. 이때 컨테이너가 망루에 거세게 부딪쳤고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물대포를 갈랐다. 7시 10분, 망루에서 첫 화재가 발생했다.’》 신문 사회면 기사 같지만 시어(詩語)들이다. 2009년 서울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 현장을 그려낸 시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의 일부다. 이시영 시인(63·사진)이 최근 열두 번째로 펴낸 동명의 시집(창비)에 수록된 작품이다. 시인은 신문 기사 등에서 따온 직설적인 시어로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인용시’를 2007년부터 선보여 왔다. 이번 시집에서도 광우병 시위 당시 논란이 됐던 유모차 시위대(‘직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온다’),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의 몰락(2011년 2월 24일, 리비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등 국내외 사건들을 인용시로 되짚었다. 문단 일부에서는 사건의 팩트(fact·사실)를 모아놓은 시 쓰기가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단에선 ‘시도 아니다’라는 소리도 있죠. 하지만 시는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 형성돼 가는 무엇인 것 같아요. 또 인용시는 사회를 비판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죠.” 등단 43년째를 맞은 원로 시인의 시집에는 날 선 작품뿐만 아니라 푸근한 서정시나 인물시들도 자리 잡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 때문인지 이 중 ‘겨울날’에 눈길이 갔다. ‘영하 13도의 연희동 겨울날 아침, 백년추어탕집 수족관 수염 난 미꾸라지들이 꼬리를 말아 세운 채 꽝꽝 얼어붙어 있다. 자세히 보니 없는 팔을 필사적으로 내밀어 서로의 목을 따스히 끌어안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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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에 만나는 詩]남아있는 시간에… 남아있는 달력에 감사한다

    《해가 바뀐다. 달력을 바꾼다. 어느새 이렇게 홀쭉해졌나. 파르르 떨리는 한 장 남은 달력을 떼고 나니 네모반듯한 흰 자리가 드러난다. 하얀 공백이 일년 만에 얼굴을 내민다. 까맣게 일년을 채웠던 숫자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세월의 검댕을 홀로 피해간 하얀 공백을 보니 하루가, 한달이, 일년이 덧없다. 하릴없이, 다시 달력을 건다. 빈 독에 다시 쌀 채우듯이.》 ‘이달에 만나는 시’ 2월 추천작으로 문인수 시인(67)의 ‘공백이 뚜렷하다’를 선정했다. 지난달 나온 시집 ‘적막 소리’(창비)에 수록된 시다. 시인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이원 손택수 씨가 추천에 참여했다. 문 시인의 집에는 방마다 ‘기증용 달력’이 걸려 있다. 약속이 있으면 숫자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연락처를 적기도 한다. 바깥일을 보다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 달력에 쓴 메모를 불러달라고 한다. 익숙했던 우리 가정의 풍경이다. 살가웠던 달력을 뗀 자리. 시인의 흰 머리처럼 허옇다. “빈자리를 처음 봤을 때 우리네 삶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삶의 현장을 드나드는 문짝이나, 삶의 끝에 만나는 관 뚜껑 같기도 했습니다.” 하얀 문은 저승으로 통할 것 같다. 시인은 껄껄 웃는다. “사방 벽을 더럽히는 삶의 내용이야말로 싫든 좋든 산 자의 몫이요, 희망이죠. 누가 저 문을 열고 나가고 싶어 하겠어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요.” 김요일 시인은 “문인수의 시는 번지르르하지 않다. 곳곳에 세월의 때, 상처의 때, 욕망의 때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하지만 그는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언어를 통해 비루한 일상을 깊고 아름다운 사유로 치환시킨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살아야 할 저 새까만 날짜들이 흰 여백을 더욱 분명하게 하리라, 뒤에 숨어 있는 적막이 남은 시간들을 더욱 간절하게 하리라. 이것이 가난한 시인이 지닌 지상의 유일한 ‘투자증권’인 셈이다.” 손택수 시인의 추천사다. 이원 시인의 추천 사유는 이렇다. “해 넘긴 달력을 떼어낸 자국이 있는 곳에 ‘올해도 역시 한국투자증권’을 아무렇지 않게 내걸 수 있다.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아니라 다만 시간을 살아가고 싶은 것이므로….” 이건청 시인은 이상호 시인의 시집 ‘휘발성’(시현실)을 추천했다. 그는 “지근거리의 사물들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내는 강한 투시력을 지니고 있다. 일탈과 파멸을 이끌어 주는 따사로움이 넘쳐난다”고 평했다. 장석주 시인은 김형술 시인의 시집 ‘무기와 악기’(문학동네)를 꼽았다. “시적 상상력이 매끄럽고 온건한 서정주의에로 안착하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익숙한 것들의 배후를 의심하는 관념과 형이상학의 집요한 눈길이 느껴져 더 깊이 있게 읽고 싶어진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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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남편 외도에 상처입은 아내, 그녀가 달린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불임 진단을 받고 절망 속에 사는 여인. 어느 날 남편이 외도를 했으며 그 외도가 남편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날 시작됐음을 알게 된다. 여자는 달린다. ‘마라톤이 도대체 뭐기에….’ 마라톤으로 상처 입었던 여자가 다시 마라톤으로 치유되는 과정을 담담히 그렸다. 그렇다. 중간에는 알 수 없는 거다. 마라톤도 인생도…. 마라톤에 대한 지식과 역사를 곁들였는데 길고 상세해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느낌도 든다.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 당선작.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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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택 시인 “교사들 쉬쉬문화가 학교폭력 키워… 학교 활짝 열어야 학생들도 활짝”

    《 열한 권의 시집을 내며 올해 등단 30년을 맞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64). 그는 38년 동안 몸담았던 교단을 4년 전 떠났다. 전북 임실군 덕치초등학교와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그는 티 없는 아이들의 눈망울처럼 맑고 따뜻한 시어들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연달아 일어난 학교폭력과 학생 자살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그는 얼굴이 벌게지도록 분노를 토했다. 26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인을 만났다. “학교폭력에 대해 할 말이 많다”며 그가 먼저 제안한 인터뷰였다. 》―학교폭력 문제가 끊이질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폭력 문제가 알려지면 불이익을 당하게 돼 어떻게든 이런 것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학교 문화가 문제예요. 이런 ‘쉬쉬 문화’가 생긴 이유는 ‘자리’ 때문입니다. 교사들은 착실히 승진 점수를 따 승진할 생각을 하고 교감 교장은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하죠. 이런 문화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이 학교폭력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죠.”―해법이 있을까요.“교사들이 쉬쉬하면 문제를 덮을 수 있을 만큼 학교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학교를 더 개방해야 해요. 교육 경험이 없더라도 덕망 있고 능력 있는 외부 인사가 교장 자리로 올 수 있어야 해요. 교사 교감 교장 장학사 등 수직적으로 구성된 승진체계도 손을 봐야 해요. 능력 있는 교사가 교장이 되고 교장이 다시 교사가 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학교폭력으로 학생이 자살했지만 교원단체들의 사과는 없었습니다.“중요한 반성의 계기였는데 선생님들이 너무 조용해서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전교조와 한국교총뿐이 아니고 전국에 교감·교장협의회도 있거든요.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교감·교장단체에서라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방향성을 제시했어야 맞는 거죠. ‘언론이 저러다 말겠지’ ‘나는 몇 년 있으면 퇴임하니까’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은 효과가 있을까요.“임시방편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이 기회죠. 아이들이 숨 막혀하는 신음, 짐승처럼 우리에 가둬놓고 공부를 시키는 억압된 구조를 해방시키는 변화가 필요해요. 사회의 가치가 변해야 한다고 봐요. 공부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해요.”―진보 교육감들은 잘하고 있다고 보시나요.“지난해 진보 교육감이 6명이나 나오면서 사실 기대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기대만큼 큰 변화는 없다고 봐요. 교육감 한 명 바뀐다고 개선되기 어려울 만큼 그간의 관행이 깊게 뿌리내려 있는 탓도 있죠. 교육감이 너무 정치화되는 것도 우려되고요.”―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업무복귀 논란은 어떻게 보십니까.“노코멘트예요. 말 못하죠, 허허. 다만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진보냐 보수냐 빨리 색을 칠하는 것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화제를 바꿔 교단을 떠난 다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었다.“강연을 많이 다녀요. 한 달에 많게는 25번까지도 했죠. 돌아다니면서 많이 배워요. 교육 양극화도 실감했죠.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 강연에서는 ‘얘들이 중학생 맞나’ 싶을 정도로 어른처럼 집중해서 듣는데 지방의 다른 곳은 어수선하죠. 결국 부모가 아이에 대해 갖는 관심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당장 사는 게 급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챙길 여유가 적죠.”오늘날 가정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지 묻자 그는 “요즘 가정을 보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서울대에 보낼까’를 목적으로 고민하는 조직 같다”며 허허 웃었다. “아버지는 돈벌고, 어머니는 정보 모으고…. 정의 사랑 배려 등 기본적인 가치교육에는 소홀하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정다운 시간을 보내는 소박한 행위들이 아이들의 올바른 정서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올해 등단 30년을 맞으셨습니다.“앞으로 ‘시에 더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두 번째 시집을 탈고했는데 예전 것들과 달라요. 우리가 원치 않는 세상을 만들고, 우리의 순결성을 빼앗은 ‘자본’을 비판하는 얘기를 담았죠. 봄부터는 고향집(전북 임실군 덕치면)에서 방문객들과 함께하는 ‘김용택의 작은 학교’라는 글쓰기 학교를 열 계획입니다. 벚꽃 피면 한번 오세요.”전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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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실제 문근영이 아니라는데 너무 똑같은…

    맞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문근영이다. 상큼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국민 여동생’이란 애칭을 얻은, 이제는 여동생이라고 부르기에는 살짝 어색한 여배우. 물론 작가는 “소설 속 문근영은 실제 문근영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그래도 너무 똑같다. 우리가 아는 문근영이라고 생각하고 읽을 수밖에 없다.그런 문근영이 납치를 당한다. 고교시절 여성스러운 이름 때문에 ‘걸스카우트’라는 놀림을 받으며 왕따를 당했던 세 남자 승희, 혜영, 성순에게. 이 ‘찌질이 3인방’은 ‘회사’라는 초국가적 비밀단체가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연예인들을 통해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 음모를 막기 위해 매개체인 문근영을 납치한 것이다. ‘아쉽게도’ 주인공은 문근영이 아니다.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했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세 남자가 주인공이다. 컴퓨터 천재였지만 그 뛰어난 실력을 포르노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쓰며 한정판 피겨를 모으는 걸 삶의 목적으로 삼은 은둔형 외톨이 승희, 여드름투성이 얼굴에 뚱뚱해서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 보고 문근영의 광팬 역할에 만족하는 혜영,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조루 환자인 데다 과다망상증에 사로잡힌 성순까지. 무언가 결여된 채 살아가는 오늘날 비주류 청춘들의 모습이 익살스럽지만 쓸쓸하게 펼쳐진다. 소설에는 익숙한 소재와 패러디가 가득해 킥킥 웃어가며 페이지를 넘겼고, 한두 번은 눈물까지 찔끔 나왔다. 포르노사이트 업계에서 본좌로 불리던 승희가 경찰에 잡히자 누리꾼들은 ‘본좌가 잡혀 갔다’고 울분을 토하고, 문근영은 ‘해브 어 굿 타임’ 등 자신의 광고 카피를 섞어 3인방과 대화한다. KAL858기 폭파사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회사’의 음모론도 익살스럽게 제기된다. 패러디의 홍수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재기발랄한 작가의 무한 상상력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작가는 ‘뻔뻔하게’ 다음과 같은 참고 글을 달았다. ‘이 글의 독창성은 에베레스트 정상의 공기만큼이나 희박하다. 어디에서 본 듯하다거나 읽어 본 듯한 내용이 나온다면, 어딘가에서 본 것이거나 읽어 본 내용이 맞다.’ 작가는 ‘문근영과 납치범 3인조’의 이야기에 회사에 납치당한 작가의 얘기를 교차시켜 풀어낸다. 이 부분, 문근영 이야기보다 흥미가 떨어질뿐더러 전개가 혼란스러워진다. 탄탄했던 전반부에 비해 결말은 헐겁고, 황당한 느낌이다. 설마 했더니 복제인간과 외계인까지 나올 줄이야. 그런데 왜 문근영일까. “3년 전쯤 문근영 씨 인기가 최고였죠. 그때 근영 씨의 팬인 한 지인이 ‘문근영이 결혼한다면 그 상대자를 살해할 거야’라는 얘기를 했죠. 이거다 싶었죠. 그런 오타쿠 얘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문근영 측과는 상의 없이 책을 냈다. 그래서 막연히 불안해하고 있는 작가의 말. “근데 근영 씨가 책 나온 건 알겠죠?”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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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인협회상 유안진씨, 젊은시인상 이재훈씨

    유안진 시인(71)이 제44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둥근세모꼴’. ‘젊은 시인상’에는 시집 ‘명왕성 되다’의 이재훈 시인(40)이 뽑혔다. 시상식은 3월 2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 서울’에서 열린다.}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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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가 김원 씨 ‘박완서와 네 남자들’이라는 건물을 짓습니다

    22일은 소설가 박완서 선생(1931∼2011년)의 1주기였다. 고인이 남긴 마지막 소설집인 ‘기나긴 하루’(문학동네)가 출간되고 22권으로 새로 구성한 전집(세계사)도 나오는 등 고인의 문학적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와 달리 고인을 기리는 재단 설립이나 문학상 제정, 기념관 건립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고인은 생전 “책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을 남겼고, 유족이 그 뜻을 이어받아 기념물 건립 등을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시는 지난해 고인이 살던 집이 있는 경기 구리시 아천동 일대(아치울 마을)를 ‘박완서 마을’로 바꾸려던 계획도 접어야 했다. 그러나 ‘박완서 자료관’은 새로 지어진다. 구리시 인창동 인창도서관 안에 있는 66m² 규모의 ‘박완서 자료실’이 고인의 타계 이후 방문객이 늘어 좁아지자 구리시는 2015년 준공을 목표로 구리시 토평동 토평도서관 뒤쪽에 자료관을 짓기로 했다. 유족도 세상을 떠난 작가가 ‘책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는 데 도움을 줄 이 계획만큼은 허락했다. 고인의 장녀인 수필가 호원숙 씨는 “어머니가 생전에 자료실 건립을 허락하신 데다 애착도 많으셨다. 집에 있는 자료들도 추가로 (자료관에)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꽃처럼 환하게 웃던 고인과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을 형상화할 건물은 어떻게 지어질까. 박완서 자료관의 설계 자문역을 맡은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69)를 설 연휴 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독립기념관, 국립국악당을 설계한 김 대표는 전북 고창군 미당시문학관(2001년 개관), 전남 보성군 태백산맥문학관(2008년 개관), 서울 관악구 미당 서정주의 집 복원(2011년 개관)에 참여하는 등 한국 문학계에 관련된 건축물과 인연이 깊다. “지난해 9월 구리시에서 처음 제안을 받고 용지부터 둘러봤는데 옹색했죠. (토평)도서관 뒤에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자료관을 짓겠다는 거였어요. 용지도 한 100평 될까.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김 대표의 건의에 따라 용지는 약 2000m²(600여 평)로 넓어졌다. “고인이 본인을 드러내는 일을 싫어하실 거라는 것을 저도 압니다. 하지만 고인을 기리고 재평가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죠. 그분의 인간적인 크기만 하더라도 길이 잘 모셔야 할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지은 ‘문학관’들에서 방문객들은 작가를 만나고 작품과 소통한다.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다’(시 ‘자화상’)라던 미당의 시문학관에는 높이 18.35m의 전망대가 섰다. 그 위에선 들판을 가로지르는 바람을 온전히 맞을 수 있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산줄기를 끊어 땅을 파고 들어가 앉아 있다. 민족의 아픈 역사를 오롯이 써내려간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반추하는 공간이 높고 화려한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경우 기념관이 아니고 자료관이란 사실에 집중할 겁니다. 기념관은 고인을 추모하고 느끼게 하는 감각적인 접근 방법을 써야 하지만, 자료관은 자료 보관과 이용에 집중한 기능적인 건물이 돼야죠.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여성 문학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될 것입니다.” 생전에 고인을 몇 차례 만났다는 김 대표는 “굉장히 여성적이고 따뜻한 분이셨다. 함께 식사하는 내내 웃고 계신 게 인상적이었다”고 추억했다. 그는 고인의 아픔에도 주목했다. 고인은 아버지와 오빠,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고 이런 상실은 그의 문학 속에 승화됐다. “‘박완서와 네 남자들’로 자료관의 콘셉트를 생각 중인데, 더 고민해야 한다”며 김 대표는 말을 아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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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전 소설가 김훈의 담배를 한번에 끊게한 노승의 한마디는 “안피우면 되는거지…”

    소설가 김훈(64·사진)은 한때 담배를 물고 살았다. 하루 세 갑은 너끈했다. 그랬던 그가 담배를 끊은 지 3년이 지났다.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이들을 위해 그가 전하는 금연 성공기는 이렇다.2008년 연말 자전거를 타고 전북 고창 선운사를 찾은 작가. 맑은 공기와 시원한 풍광에 취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잠시 후 멀리서 노승(老僧) 한 분이 손가락을 까닥까닥 하며 그를 불렀다. 기분이 상했지만 노승 쪽으로 다가갔다. “이놈아 담배 꺼!” 얼른 담배를 발로 비벼 끄는 작가에게 다시 호통이 떨어졌다. “이놈아 주워!” 황급히 꽁초를 주운 그와 노승 사이에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담배를 끊어라.” “스님은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있으십니까. 끊는 게 쉬운 게 아닙니다.” “안 피우면 되는 거지.”이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작가의 귓가에 “안 피우면 되는 거지”라는 노승의 말이 맴돌았고,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되새겼다. 결국 집요한 유혹을 뿌리친 그는 연말연시엔 지인과의 모임이나 강연에서 ‘금연 성공기’를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말미엔 이 말도 꼭 덧붙인다. 아직도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뒤를 졸졸 따라가며 연기를 맡고 싶다고.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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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박완서, 그가 남긴 지상의 마지막 선물

    22일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1주기를 앞두고 나온 소설집. 생전에 문예지에 발표했지만 소설집으로 묶이지 못했던 단편 3개에 문인들이 추천한 단편 3개를 더해 ‘추모 소설집’ 형식으로 출간됐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일기장만을 남겼을 뿐 미발표 작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고인이 남기고 간 ‘마지막 소설집’이란 이름으로 출간됐다. 아쉽고도 고마운 느낌이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는 자전적 단편이다.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작가가 가슴속 응어리진 한(恨)을 담담히 풀어놓은 수기와 같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농촌에서 살며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상경한 뒤 펼쳐진 서울의 낯선 생활, 무난했던 결혼생활과, 또한 무던했던 작가생활…. 하지만 깊은 시련이 찾아온다. 1988년 남편을 잃고, 다시 석 달 만에 아들을 떠나보낸 것. “그의 생명은 아무하고도 바꿔치기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우주였다는 게 보이고, 하나의 우주의 무의미한 소멸이 억울하고 통절했다.” 아들을 잃은 어미의 원초적인 절망은 짐승의 절규와도 같다. 이 작품은 2010년 현대문학 2월호에 발표됐다. 20년이 넘게 흘렀어도 작가의 아픔이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하게 드러난다. 단편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는 날카로운 세태 풍자를 통해 저절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작품. 한 중년 여성이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임한 능력 있는 시어머니의 재력 앞에 할 수 없이 파출부 역할을 하고, 다시 도도하고 싸가지 없는 전 며느리를 만나는 불편한 하루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다른 단편 ‘빨갱이 바이러스’에서는 수해를 입은 한 마을에 우연히 모인 네 여성이 하룻밤을 보내며 자신들의 숨겨진 얘기들을 털어놓는다. 사람들마다 숨기고 있는 욕망이나 상처가 하나씩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생의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작가의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여전히 날이 서 있다. 순박한 듯하면서도 곳곳에 일탈을 꿈꾸는 인물들의 모습은, 오남매를 키우며 바쁘게 살았던 작가 본인의 욕망을 대리하는 듯하다. 그러기에 고인이 더 친근하고 솔직하게 다가온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단편 ‘카메라와 워커’(1975년 발표), 소설가 김애란은 ‘닮은 방들’(1974년 발표)을 추천했다. 소설가 신경숙이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3년 발표)에 덧붙인 짧은 글에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어느 날 새벽에 책장을 뒤적이다가 당신이 주신 세뱃돈을 찾아냈네요. 그리고 또 어느 날인가는 아주 오래전, 십오 년도 더 전에 당신이 제게 ’신경숙 씨, 보셔요’라는 제목으로 쓰셨던 글을 발견했습니다.(…) 아주 늦어버린 답장이네요. (선생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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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주렴,어른들이 못들었다고 말못하도록 더 크게 더 분명히…

    대구에서 어린 중학생이 동급생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아이의 유서를 읽으며, 가해자 아이들의 어두운 가학 심리와 선악에 대한 무감각에 새삼 전율을 느꼈다. 아이는 가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맞고, 노예와 같이 부림을 당하고, 돈과 물건을 빼앗겼다. 보복이 두려웠던 아이는 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도 못한 채 막다른 길목으로 내몰리자 자살이라는 선택을 했다. 대전에서도 한 여고생이 집단 괴롭힘을 호소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고민하다가 자살을 하고, 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다른 여고생이 자살했다고 한다. ‘왕따’나 집단 괴롭힘이 우리 학교에 퍼져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심각한지는 몰랐다. 가해자들은 무시로 때리고 물건을 뺏고 괴롭히는 일이 장난이라고 했지만, 피해자들에겐 그것이 죽을 만큼 힘든 고통이요, 인격에 가해진 수모라는 이름의 폭력이었다. 우리는 ‘왕따’나 집단 괴롭힘에 노출된 아이가 얼마나 큰 두려움과 압박감과 치욕감에 시달렸는지를 다 알지 못한다. 그 아이들이 느꼈을 고통에, 제 행위가 왜 그릇된 일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가해자들의 모습을 겹쳐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어쩌다가 폭력에 물든 괴물이 되었는지를 곰곰 생각해보게 되었다. 폭력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게 예사롭고, 인간을 목적 성취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우리 사회에 퍼진 병리 현상에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어른들의 그릇된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도 옮겨져 그들을 사악한 괴물로 만든 것은 아닌지, 아울러 학교폭력과 ‘왕따’ 현상의 배경으로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그만이라는 목적지향주의, 혹은 학벌중심주의에 매몰되어 인성교육 일체가 사라진 삭막한 교육 현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학교에서 ‘일진’이나 ‘왕따’, 혹은 욕설, 폭력, 일체의 괴롭힘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되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관행이 되어버린 측면도 있어서 하루아침에 사라질 일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괴롭히는 아이들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이 이것들을 결코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를 해야 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더는 집단 괴롭힘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나와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타락한 방식으로 영위되는 타락한 사회가 존재하는 한 아이들은 여전히 그 타락을 답습하고 반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명하지 않은가? 사회가 먼저 모든 형태의 폭력을 추문으로 만들고 추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런 사회 자정 노력 없이 아이들만 일방적으로 교화할 수는 없다. 한편으로 아이들이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고통의 회피 수단으로 자살이 선택된다는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아이들은 자살이 자기를 향한 또 다른 폭력이라는 사실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폭력이나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 얘기를 꼭 해주자. 무엇보다도 괴롭힘을 당하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선 나를 괴롭히는 자들에게 단호하게 ‘안 돼!’라고 하자. 폭력의 부당함을 그대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 내 힘으로 안 된다면 주변에서 힘을 보태줄 사람을 찾아보자. 부모님도 있고, 친구도 있고, 선생님도 있을 것이다. 힘들 때는 주저하지 말고 힘들다고 말하라. 집단 괴롭힘에서 내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은 나를 도와줄 사람들이 그 사실을 미처 모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죽음은 삶만큼 아름답지도 않을뿐더러 삶만큼 극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자. 죽음은 아무것도 없음, 텅 빔, 공허 그 자체다. 반면에 삶은 고귀한 선물이고, 아직 미래는 잠재성과 기회들로 빛나는 시간이면서 겪지 않은 야생이며 돌연한 기쁨이라는 사실 말이다. “과일의 씨앗도 햇빛을 쐬려면 부서져야만 한다.”(칼릴 지브란) 그러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더라도 빛나는 미래라는 햇빛을 쐬기 위해서라도 꿋꿋하게 살아보자.장석주 시인}

    •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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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한달 용돈 41만원… “책 사는 데 3만원도 안쓴다” 80%

    요즘 대학생들은 흔히 ‘88만 원 세대’로 불린다. 이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반값 등록금’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집중돼 있다. 하지만 대학 시절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쌓고 크고 작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을 쌓는 시기다. 경제적 어려움을 헤아리는 만큼이나 이들이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동아일보는 10, 11일 남녀 대학생 281명을 상대로 문화생활 실태를 조사했다. 문화생활에 지출하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구체적인 문화소비 실태를 물었다. 서울 소재 9개 4년제 대학(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교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숫자로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1만 원짜리 공연도 비싸서 못 본다”대학생들의 한 달 용돈은 평균 41만2775원. 이 가운데 4분의 1(10만2384원)을 문화생활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남학생(43만4551원)이 여학생(38만9558원)보다 용돈이 많았고, 문화생활 지출액도 10만7172원으로 여학생(9만7279원)보다 컸다. 문화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영화 관람’(40.6%)이었다. 이어 ‘책 구입’(22.8%), ‘공연전시 및 스포츠 관람’(14.6%) 순이었다. 영화는 카드 할인 등으로 6000∼7000원에 볼 수 있지만 공연은 싼 경우도 1만 원 선 이상이기 때문에 “비싸서 못 본다”는 응답도 있었다.임도연 씨(성균관대 영상학과 4년)는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문화생활비의 차이가 많이 난다. 여자친구가 있으면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없으면 컴퓨터로 내려받아 본다”고 전했다. 전영준 씨(연세대 건축학과 4년)도 “연애하면 과외를 하나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남학생의 경우 영화(38.6%)와 책(25.5%) 말고도 게임(13.1%)에 돈을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듣고, 과제하고 그러다가 시간 되는 애들끼리 모여서 게임 한판 한다. 싸게 할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당구 이런 건 비싸다. 술 먹는 건 말할 것도 없고.”(허자경·고려대 경제학과 4년)○ “책은 한 달에 한 권, 베스트셀러 위주로” “지난 3개월간 전공서적을 제외하고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평균 3.08권을 읽었다”고 답했다.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비율도 9.6%였다. 월평균 책을 사는 데 쓰는 비용은 ‘1만 원 미만’이 38.8%, ‘1만∼3만 원 미만’이 40.9%로 집계돼 10명 중 8명은 책을 사는 데 한 달에 3만 원 못 미치는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절반 이상(54.8%)은 주로 도서관을 통해 책을 빌려보고 있었다.염동혁 씨(서울대 국사학과 4년)는 “예전엔 대학생에 대한 이미지가 ‘지식인’이었지만 지금은 학생 스스로 ‘취업준비생’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책을 잘 읽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 말고 재미있는 게 많아져서 그렇다”(전영준)는 해석도 나왔다.설문에 응한 281명의 학생이 읽은 책으로 베스트셀러 목록을 꼽아봤다. 25명이 읽었다고 답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위를 차지했다. 2위가 김어준 씨의 ‘닥치고 정치’(16명), 3위가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11명)였다. 학생들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보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본다”고 했다. 독서도 ‘스펙’에 도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만 읽을 수 없다. 경제서, 인문서적 등 소위 뜨고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김슬기·숙명여대 경영대 4년)○ “하루 TV 82분 시청, 스마트폰은 끼고 산다” 대학생들은 하루 평균 138분을 문화생활에 쓰는데 이 중 82분을 TV 시청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보는 프로그램으로 남(62.1%) 여(53.7%) 모두 예능 프로를 꼽았다. “TV는 수동적인 취미, 떠먹여주는 취미다. 하고 싶어서 한다기보다는 다른 능동적인 취미를 즐기지 못해서 TV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허자경)TV 시청 외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문화활동으로는 ‘컴퓨터 이용’(30.2%)과 ‘스마트폰 이용’(14.2%)을 꼽았다. 강지연 씨(서울대 영문과 4년)는 “잘 때 빼고는 거의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것 같다. 게임도 하고 바로바로 정보도 검색한다”고 말했다. 신하정 씨(고려대 경영학과 4년)는 “친구들끼리 만나도 서로 얼굴 안 보고 스마트폰만 보면서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놀아본 적이 없어 못 논다”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학생들은 ‘시간 부족’(57.8%)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고, 이어 ‘돈 부족’(20.9%), ‘필요성을 못 느껴서’(11.8%), ‘정보 부족’(9.5%) 순으로 답했다. 허자경 씨는 “파티라든가 자생적인 (놀이)문화가 있으면 좋겠는데 어려서부터 입시, 사교육 등의 경쟁으로 스스로 즐기는 문화를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학을 졸업한 신가원 씨는 “미국에선 친구들과 만날 때 뭘 할지 미리 정하는데 한국 친구들은 ‘그냥 만나자’고만 해서 (문화생활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문화생활에도 연습이 필요하고, 대학 시절은 그 연습을 시작하는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문화생활 등 모든 것을 미뤄두지만 막상 취업을 하면 시간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 문화생활에도 학습이 필요하고, 관련 경력을 쌓아야 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진룡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쫓기는 이유가 결국 ‘스펙 쌓기’ 때문인데 스펙이 결론적으로 인생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시절은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기이고 이것은 다양한 독서를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박고은 인턴기자 중앙대 불어불문학과 4년   박민주 인턴기자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  문혜빈 인턴기자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4년  ▼ 석달간 책 한 권 안 읽고… “시간 나면 술 마시는게 전부”라는 학생도 ▼■ 설문 맡은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3명“도서관은 공부하는 학생들로 빼곡했던 반면에 여가를 즐기는 동아리방은 썰렁했어요. 문화생활에 대한 질문을 했더니 ‘취업 준비에 바쁜데 무슨 문화생활이냐’고 되묻는 학생이 많았죠.”(박민주·24·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대학생들의 문화생활을 취재하던 동아일보 인턴기자들은 학생들의 ‘가난한’ 문화생활 실태를 목격하고 놀라워했다. “우리 또래가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어떻게 즐길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는 것. 3명의 인턴기자는 서울 소재 9개 대학의 캠퍼스를 누비며 281명과 만나 설문조사를 하고 심층 인터뷰도 했다.“‘시간이 나면 친구들이랑 술 마시는 게 전부다’라고 말하는 학생이 많았어요. ‘문화생활에 왜 음주가 포함되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문혜빈·23·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4년)설문지에는 ‘지난 3개월간 읽은 책 제목을 모두 쓰시오’라는 문항도 있었다. 몇몇은 스마트폰에 저장한 도서 목록을 보고 꼼꼼히 썼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책 제목이 기억나지 않거나 아예 읽은 책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자기소개서에 취미와 특기 쓰는 칸을 보면 무얼 쓸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는 학생도 있었다. “설문을 마치고 나니 씁쓸했어요. 저 또한 읽고 싶은 책도 많고 하고 싶은 문화생활도 있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미뤘었거든요. 앞으로는 인생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박고은·25·중앙대 불어불문학과 4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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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없는 밀리언셀러 작가 정은궐씨

    한 편의 역사 로맨스 소설이 새해 벽두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설가 정은궐의 ‘해를 품은 달’(파란미디어·전 2권)이 인터넷서점 예스24의 둘째 주(5∼11일) 집계 결과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14위에서 13계단 상승한 수치다. 이 소설은 한국출판인협회가 교보문고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9곳의 판매부수를 종합한 결과(6∼12일)에서도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로맨스 소설이 종합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해를 품은 달’은 2005년 시공사에서 처음 출간됐다. MBC가 4일부터 동명의 드라마로 내보내는 데 맞춰 지난해 10월 재출간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드라마가 방영된 후 일주일여 만에 10만 부가 판매됐으며 재출간 이후 총 30만 부가 나갔다. 이 소설은 왕세자인 ‘이훤’과 비밀에 싸인 무녀 ‘연우’의 극적인 사랑을 그린 허구의 로맨스물이다.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기본적인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주변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을 덧붙이며 읽는 재미를 더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박현주 장르문학 비평가는 “코믹과 아련한 로맨스, 가끔 농익은 진한 장면들이 적절히 조화된 작품”이라고 평했다. 조현 소설가는 “역사물 코드를 가져와 기존의 정형화된 로맨스 물의 틀을 깬 것이 독자에게 좋은 평을 받은 비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작가의 작품들은 이미 국내에서 16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2007년)은 80만 부,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2009년)은 50만 부가 나갔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6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고 ‘해를 품은 달’도 최근 일본과 출판계약을 했다. ‘정은궐표’ 로맨스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 작가는 ‘얼굴 없는 작가’다. 2004년 등단 이후 9년째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려진 사실이라고는 30대 후반의 여성이며 소설가 외에 별도의 직업을 갖고 있다는 정도다. 정 작가는 신원이 공개될 것을 염려해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고 해외 출판계약 등도 출판사 대표에게 모두 위임한 상태다.박대일 파란미디어 대표는 “정 작가가 사생활을 침해당할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도 실제로 만난 횟수는 몇 번 되지 않고 연락은 주로 문자메시지로 하며 원고는 등기로 받는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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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경영]넥스트 월드, 중국과 인도를 주시하라

    유럽의 재정위기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미국의 경기 회복 전망도 요원하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브라질 또한 과거 경제대국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이자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세계경제 지형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을 진단하며 ‘미국, 일본 등 몇몇 선진국이 세계경제를 지배하던 시대에서 중국처럼 고속 성장한 개도국들이 글로벌 경제에 입김을 세게 불어넣는 시대’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책에선 이를 다음번 융합, 즉 ‘넥스트 컨버전스(Next Convergence)’의 시대라고 명명한다. 성장이 정체 국면을 맞은 선진국과 고도성장하는 신흥국이 한 접점으로 수렴되는 시대라는 뜻이다. 저자는 2006년부터 4년간 세계 유명 석학 20여 명과 함께 세계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성장개발위원회(CGD)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개도국들의 지도자와 학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의 미래상에 대해 숙고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시작된 유로존의 경제 한파가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위기감은 높아졌다. 각국은 이 위기를 극복할 ‘규제상의 실패’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저자는 ‘이는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운영하고, 그 시험기간을 거치는 긴 시간 동안 세계 체제 또한 주기적으로, 그리고 다소 변칙적으로 불안정해질 것이므로 완벽한 규제 시스템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구축보다는 개별 국가들의 경제 회복 또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 방법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를테면 미국은 분배 문제 해결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업급여를 ‘넉넉하게 오랜 기간’ 지급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투자와 개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에 따르면 ‘넥스트 컨버전스’ 시대 성공의 핵심 열쇠는 중국과 인도가 쥐고 있다. 각각 13억과 12억의 인구, 풍부한 자원, 그리고 기술력까지 확보하고 있는 이들 국가가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나라는 빈부격차 등 자국의 문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와 같은 국제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을 보는 시각은 어떨까. 저자는 반도체와 인터넷 등에서 한국이 세계 최정상에 오른 점을 언급하지만 한국의 미래 전망을 장밋빛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성장이 한국의 수출 시장을 넓혀주는 반면 이들의 기술력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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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처벌이 학교폭력을 없앨까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동심리학자인 저자는 가해자를 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힘들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의 폐쇄적인 ‘또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학교폭력이 근본적으로 또래로부터 인정받고, 우월해지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에서 발생한다는 진단이다. 학교가 의도적으로 아이들의 자리나 소속된 동아리를 바꿔주거나 새로운 친구 맺기를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안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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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청춘의 문 1, 2 外

    ○ 문학청춘의 문 1, 2(이츠키 히로유키 지음·지식여행)=탄광촌에서 자라다 대도시로 나와 대학을 가게 된 한 소년의 성장기. 일본 근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가 매력적이다. 각권 1만3900원. 밀어(김경주 지음·문학동네)=뺨, 쇄골, 입술, 목젖, 솜털, 속눈썹, 관자놀이 등 인체의 각 부분이 품고 있는 미학적인 의미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한 산문집. 1만5000원. 어느 나무의 일기(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다산책방)=수령 300년에 달하는 배나무 ‘트리스탕’이 돌풍에 쓰러진 뒤 하나의 씨앗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1만2000원. ○ 인문·교양미르(이혜화 지음·북바이북)=용이 비를 안 내려 준다는 이유로 임금에게 매를 맞고, 노인으로 둔갑해 사람과 바둑을 두었다? 역사와 고전문학 속 친근한 용의 모습을 그렸다. 1만3500원. 어떻게 살 것인가(사라 베이크웰 지음·책읽는수요일)=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난제를 붙들고 몽테뉴의 삶과 저서를 살펴보면 ‘나 자신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해답에 이를 수 있다. 1만8000원.예술의 역설(오타베 다네히사 지음·돌베개)=예술의 개념이 성장해 온 역사를 전한다. 예술이 근대의 소산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근대 예술을 창조, 독창성, 예술가, 예술작품, 형식 등 다섯 가지 개념으로 나눠 설명한다. 2만 원.타키투스의 역사(타키투스 지음·한길사)=고대 로마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타키투스가 쓴 ‘로마인 이야기’로 국내 최초의 완역본. 내전이 어떻게 삶을 황폐화하고 비극을 만들어 내는지 비판한다. 2만5000원.○ 학술뫼비우스의 띠(클리퍼드 픽오버 지음·사이언스북스)=수상스키의 뫼비우스 기술, 문학과 영화에 등장하는 뫼비우스 구조 등 무한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과학과 예술 부문으로 확장했다. 1만70000원.과학의 천재들(앨런 라이트먼 지음·다산북스)=아인슈타인, 허블, 보어, 하이젠베르크, 폴링, 와인버그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들의 논문을 설명하고 그들의 일상을 드라마처럼 풀어냈다. 3만3000원.희망의 경작(월드워치연구소 엮음·도요새)=아프리카의 기아와 빈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단기 원조를 중단하고 자급자족 농업을 보급해야 한다고 책은 강조한다. 2만5000원.○ 실용·기타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여행기(빌 브라이슨 지음·알에이치코리아)=호주의 또 다른 얼굴, 야생의 황무지를 만날 수 있다. 호주의 사회 문화적 현안과 원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인 색다른 여행기. 1만3800원.좌우를 넘는 공감의 정치(장성호 지음·한국학술정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소통의 리더십이 새로운 정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책은 유권자들이 중심이 되는 ‘공감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만8000원. 단사리 마음혁명(김병완 지음·일리)=“지금은 많이 입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 많이 벗어야 하는 시대다.” 각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비움과 나눔의 가치를 설파한다. 1만3000원. 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수잔 에바 포터 지음·교문사)=10대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10대들의 특성과 그들과 가까워지는 법,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등을 정리했다. 1만2000원.○ 어린이 박지성처럼 꿈꿔라!(전채연 지음·주니어 김영사)=축구선수 박지성이 멘토로 변신해 들려주는 정직하고 힘 있는 성공 이야기. 익숙한 그림을 함께 실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1만1000원.왜 아껴 써야 해?(방미진 지음·스콜라)=물건 귀한 줄 모르던 기쁨이가 점차 절약의 중요함을 깨달아간다. 아이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책. 8500원.}

    • 20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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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아이의 웃음에… 동트는 하늘에… 행복은 있다

    “책을 수집할 때 반드시 새 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과거에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면, 책을 읽는 동반자를 얻었다는 느낌이 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재산을 나누어 가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 영문학자이자 서강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중고 책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전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책들을 언젠가는 대학 도서관에 기증할 것이며, 이로 인해 책들의 생명이 연장되기를 소박하게 바란다고 덧붙인다. 다수의 평론집과 수필집을 낸 원로 학자가 일상의 작은 사물과 순간,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견한 행복들을 묶어낸 소박한 산문집이다. 미국 유학 시절 경험, 대학에서 만난 제자와 지인들, 평생 천착해온 문학과 관련된 인연과 깨달음을 잔잔히 반추한다. 제목이 안톤 슈나크의 쓸쓸한 산문을 뒤집은 것처럼 글이 주는 느낌 또한 그렇다. “앞니 빠진 어린아이의 웃는 얼굴을 봤을 때, 가을날 수탉이 초가지붕 위에서 길게 우는 소리를 낼 때, 먼동이 트는 자줏빛 새벽하늘을 보았을 때, 바닷가 여관방에서 맞은 하룻밤에 요람처럼 흔들리며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을 때….” 저자가 발견한 일상의 소중한 순간에선 포근한 삶의 체온이 느껴진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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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신경림이 말하는 40년지기 김근태, 남북, 그리고 한국사회

    《 “장지에는 못 갔어. 조문만 갔지. 사람 많이 왔더라고. 살아있을 때 언론에서 많이 다뤄줬으면 좋았을걸. 그 사람이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 중에서 고생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고, 가장 큰 역할도 했고.” ‘아우’를 먼저 보낸 ‘형’의 눈동자에는 둘이 함께한 세월이 스쳐 지나는 듯했다. 신경림 시인(77)과 열두 살 아래의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두 사람은 1975년 처음 만나 김 고문이 지난해 12월 30일 타계할 때까지 40년 가까이 ‘형’ ‘아우’ 하며 지냈다. 1956년 등단한 시인은 1975년 자유실천문인협회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및 이사장,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단의 원로다. 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난 시인은 먼저 간 아우를 ‘김근태 씨’ 혹은 ‘그 사람’이라고 불렀다. 이야기는 고인에 관한 회상으로 시작해 남북 관계와 선거, 사회 문제에 대한 문답으로 이어졌다. 》―김 고문을 언제 처음 만나셨나요.“1975년 (유신체제에 반대하며) 김상진 서울대 농대 학생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조시(弔詩)를 써달라고 찾아왔어. 조시를 내가 쓰고 조문은 황석영이가 썼지. 만약 김근태 씨가 (중앙정보부) 들어갔을 때 우리(신경림과 황석영)가 썼다고 하면 우리도 잡혀 들어가는 건데 끝내 안 불더라고. 우린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많은 사람이 한 일을 자기 혼자 책임지고서 당했지. 한 번 맞을 걸 두 번 맞은 거야.”―김 고문 생전엔 어떻게 부르셨나요.“난 ‘근태야’ 했고 김근태는 ‘형님’ 했지.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밖에서 만나면 ‘김 의장’이라고 불렀어. 김근태 씨도 어렸을 때부터 시나 소설에 조예가 깊었어. 형(김국태·2007년 사망)도 소설가잖아. 문인들 하고 교류도 많았지.”―마지막으로 만난 건 언제인가요.“지난해 봄에 내가 (고인과 연탄 나눔 행사를 위해) 개성 갔다 왔는데 그때만 해도 그렇게 아프다 그러지 않았거든. 그냥 몸이 굉장히 안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금방 일이 생길 줄 몰랐지.”―2002년 대선 때 ‘근태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하셨다는데….“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합리적인 사람이야. 남의 말을 잘 듣고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지. 상당히 강인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안 그래. 정치인은 사기꾼 기질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는 게 그 사람이 정계에서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이유일 거야.”―여러 번 북한을 다녀오셨는데요, 경색된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요.“평양 두 번, 개성 두 번, 금강산 두 번, 그러니까 꽤 많이 갔다 왔지. 북쪽 체제가 합리적이지 않고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야. 하지만 열어줘야 해. 퍼준다 그러지만 100만 원 갖다 주면 100만 원짜리의 무언가가 여기(남한)에도 생기는 거야.”―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이 아직 사과하지 않았습니다.“(북한) 군부의 사람들이 그랬겠지. 국가 대 국가는 응징해야지. 하지만 (북한) 주민과는 별개로 해야 해.”―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선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김정일이는 상당히 배포가 있었지. (당시 송별 만찬에서) 우리와 술을 먹는데 김정일이는 와인 같은 걸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원샷을 막 하는 거야. 노무현이는 뭐 술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잖아. 김정일이는 그때 막 벌컥벌컥 들이켜더라고.”―올해 총선과 대선이 있습니다.“골수 보수파는 설자리가 없을 거야. 그렇다고 나는 좌파가 득세하리라고 생각 안 해. 좌파 중에서도 ‘골 때리는’ 사람이 많거든. 헛소리를 자꾸 해. 중도적인 사람들이 득세할 거야. 안철수라는 사람도 사실 중도적인 사람이거든. 박원순을 좌파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 사람은 내가 볼 땐 중도주의자야. 개혁주의자이지. 내가 지지하는 사람은 박원순 정도지.”―요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보십니까.“직장 없는 사람이 참 많아. 일자리를 나눠야 된다고 생각해. 노조도 문제야. 자기들 임금이 조금이라도 삭감되면 큰일나는데 계약직에 대해서 좀 더 배려가 있어야지. 많이 받는 사람이 양보를 해야지.”―서울 광화문 등에선 시위가 자주 열립니다.“늘 꾼들이 나와서 한다고 뉴스에서 자주 그러지만 전부 꾼들이 나오는 건 아니야. 진짜 못살겠어서 나온 사람도 많아. 물론 꾼도 있지. 시위만 있으면 신바람 나게 쫓아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이 시위를 주도하진 못해. 진짜로 시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 하는 시위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해.”―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가진 자들이 좀 양보해야지. 또 이런 얘기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사회주의 정치활동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나라가 그만큼 성숙해졌잖아. 그까짓 거 수용해도 오히려 숨어 있는 사람들 드러내고 좋지. 지금 빨갱이라고 찾아보면 전국에서도 아마 몇 사람밖에 없을 거야. 지금 북한 체제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돼. 북한 체제 인정하는 사람은 ‘또라이’ 소리 듣지 정상적인 사람이야? 균형 잡힌 생각 가진 사람에게 그건 있을 수 없는 얘기지.”―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이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그들보다 ‘구체적으로 노골적인’ 사회주의 활동을 해야 한다는 거지. 무슨 파괴활동 같은 게 아니라 자본주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는. 공산당선언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자본주의 예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꽤 있잖아. 뒤집어서 보면 공산당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거지. 이런 것까지 다 나가면 잘못하면 빨갱이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네. 허허….”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고은 인턴기자 중앙대 불어불문학과 4년  }

    • 20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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