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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1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잇따라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검찰이 별도 수사팀까지 설치해 강력한 수사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큰 사회적 논란을 빚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파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경찰 송치 사건을 수사해 온 형사2부(부장 이철희)에 전준철 부부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기존에는 검사 1명이 수사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부부장, 평검사 여러 명이 팀을 구성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만 집중 수사한다. 전담수사팀이 가습기 사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재 형사2부에서 진행되던 다른 사건 상당수는 다른 부서로 재배당됐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는 살균제를 제조, 유통한 기업들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업체가 제품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인체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제조나 유통을 했는지가 쟁점이다. 피해자들은 “업체 관련자들을 살인죄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까지 추가로 제출해 놓았다. 검찰 수사 결과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관련 민사소송 등에서도 중요한 잣대로 쓰이게 된다. 다만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이상 지나 살균제 제조 및 유통업체의 과실이나 위법성 등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된 살균제 제조, 유통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건 당시 국내대표 등 업체 8곳 관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제조 및 유통업체와 연구소 등 6, 7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피해자가 1200명이 넘는데도 해당 기업들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헌재에 내면서 국회의장이 2012년 5월 국회선진화법 가결을 선포한 행위를 무효로 확인해 달라는 청구도 함께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기본적으로 기관 간의 권한 다툼을 전제하고 있지만 헌재는 법률의 제정행위도 심판 대상에 포함시켜 왔다. 다만 법률제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은 법률이 공포 시행된 날로부터 180일 안에 청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지나쳤기 때문에 국회선진화법 제정 무효 청구는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공포됐기 때문에 지난해 1월 청구할 때 이미 청구기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법률 제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의 청구기간은 법률이 공포되거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일반에게 알려진 것으로 간주된 때부터 기산된다”고 보고 있다. 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은 “아직 청구기간이 남아 있는 지난해 국회의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의 본회의 부의 거절 행위가 무효라는 확인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헌재가 권한침해를 인정한다고 해도 선진화법 조항이 바로 무효로 되거나 직권상정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헌재 결정 전에 문제 조항이 개정된 경우라도 객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헌재는 심판을 계속해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청구인들이 취하하면 심판절차종료를 선언하는 것이 관례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준일 기자}
검찰이 2011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임신부와 영유아 143명이 잇따라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검찰이 별도 수사팀까지 설치해 강력한 수사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큰 사회적 논란을 빚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파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경찰 송치 사건을 수사해 온 형사2부(부장 이철희)에 전준철 부부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기존에는 검사 1명이 수사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부부장, 평검사 여러 명이 팀을 구성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만 집중 수사한다. 전담수사팀이 가습기 사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재 형사2부에서 진행되던 다른 사건 상당수는 다른 부서로 재배당됐다. 전담수사팀 설치는 고위층 권력 비리를 척결하는 특별수사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사건은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는 살균제를 제조, 유통한 기업들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업체가 제품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인체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제조나 유통을 했는지가 쟁점이다. 피해자들은 “업체 관련자들을 살인죄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까지 추가로 제출해 놓았다. 검찰 수사 결과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관련 민사소송 등에서도 중요한 잣대로 쓰이게 된다. 다만 사건이 발생한 지 4년이 지나 살균제 제조 및 유통업체의 과실이나 위법성 등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된 살균제 제조, 유통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건 당시 국내대표 등 업체 8곳 관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제조 및 유통업체와 연구소 등 6, 7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피해자 수가 1200명이 넘지만 해당 기업들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이 사건처럼 피해자나 관련자가 다수인 대형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게 되는 경우에는 탄력적으로 팀을 꾸려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2대 지침(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발표에 맞서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민노총은 25일부터 총파업 투쟁에 들어가라는 내용을 담은 ‘노동개악 저지! 정부지침 분쇄!’ 지침을 지역본부에 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본부는 25일부터 매일 집회를 열고, 29일 또는 30일 서울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26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뒤 실제 파업은 27일부터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의 금속노련과 화학노련 등 강경파는 민노총 금속노조 등과 ‘양대 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24일 “이른 시일 내에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의 공동 총파업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민노총의 반복적 정치 파업에 대한 현장 조합원과 여론의 반응이 싸늘해 총파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민노총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하는 건 불법”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유성열 ryu@donga.com·김준일 기자}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당사국의 주한 외교사절들이 한국의 법률시장 개방 범위를 확대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FTA에 따라 한국은 올해 7월 유럽연합(EU), 내년 3월에는 미국에 대해 각각 법률시장 개방을 마무리해야 한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오전 9시 국회에서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을 만나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은 법률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하는 조치”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서한은 리퍼트 대사 외에 찰스 헤이 영국대사, 게르하르트 사바틸 EU대표부 대사, 라비 케왈람 호주 대리대사 등 한국과 FTA를 체결한 4개국 주한대사가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법률시장 3단계 개방의 범위는 FTA 이행 여부의 마지막 핵심 열쇠”라며 “법안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킨다면 앞으로 통상외교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은 FTA 발효에 따른 법률시장 3단계 개방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월 제출한 법안이다. 개정안은 외국 로펌이 국내 로펌과 합작회사를 만들 때 △외국 로펌의 지분과 의결권을 49% 이하로 제한하고 △국내외 로펌 모두 3년 이상 운영해야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있으며 △합작법인은 송무, 공증, 노무 등의 업무는 맡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7일 ‘리퍼트 대사 등은 대한민국 내정간섭 행위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FTA 법률시장 개방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가 합작기업의 지분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주권국가의 정당한 입법권을 방해하는 외교사절의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김준일 jikim@donga.com·배석준 기자}

“주한 외교사절이 항의했다고 정당한 법률 상정을 중단한 것은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제대로 인식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쁜 선례가 될까 우려됩니다.” 2014년부터 법무부의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신희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4·사진)는 낮은 톤이지만 단호한 어조로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주한 외교사절들의 항의를 받고 개정안 상정을 중단시킨 것을 두고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고사했던 그는 15일 연구실을 찾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것이 19대 국회의 자화상”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2시간 넘게 인터뷰에 응했다. 신 교수는 “이번 일은 자유무역협정(FTA) 원칙의 문제로,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해 생긴 권한으로 만든 법인데 상대국에서 이를 문제 삼는다고 스톱한다면 ‘FTA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논리”라며 “외교적 노력의 성과로 만든 개정안에 국회가 제동을 건 것은 스스로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 합의 내용에는 ‘대한민국은 미 합중국 법무회사가 대한민국 법무회사와 합작투자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대한민국은 그 합작투자기업의 의결권 또는 지분비율에 대하여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합작법인의 외국 로펌 지분 제한 등 조항을 개정안에 넣었다. 외국 로펌들은 그동안 여러 루트를 통해 개정안 자문위원 참여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상대국 이해당사자를 어떻게 우리 개정안 수립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겠느냐. 한국 로펌 관계자가 미국 국내법 개정안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그는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것을 우려했다. ‘힘센’ 주한 외교사절의 말 한마디가 국내 중요 법안 상정을 막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절차에 따라 법안을 만들었음에도 해외 기업이 언제든지 외교사절을 움직여 관련 법안 통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야당 출신 법사위원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미 FTA 체결 당시 야당 측은 FTA의 핵심이 아닌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두고 (주권을 침해한 독소조항이라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그런데 정작 주권행사를 해야 하는 곳에서는 오히려…”라며 어이가 없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신 교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가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난 것처럼 한국 법률시장도 ‘인큐베이팅’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보다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도 법률시장을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가 현지 로펌들이 미국, 영국 로펌들에 흡수됐다”며 “FTA에는 역진방지조항(한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사례를 따라 점진적으로 개방하며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27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신 교수는 2007년 서울대로 자리를 옮겼다. 국제 법률시장, 국제분쟁 및 조정 전문가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ISD 의장중재인을 맡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아버지인 가수 고 김현식 씨의 추모 콘서트를 연다고 속여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 씨의 친아들 김완제 씨(34·가수)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아들 김 씨는 2014년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커피숍에서 A 씨에게 “김현식 추모 콘서트에 투자하면 원금과 함께 40%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말한 뒤 3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또 같은 해 6월 비슷한 수법으로 B 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수사 결과 당시 김 씨는 재산도, 일정한 수입도 없이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또 “수익금을 주겠다”는 김 씨의 말과 달리 추모 콘서트가 열릴 가능성이 적었고,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노래의 저작권을 팔아야 했을 만큼 생계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해산된 통합진보당 관계자 21명이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신)는 옛 통진당 관계자들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하기 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정당운영비를 모으기 위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절차를 어기거나 관련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사실을 확인해 박모 씨(31·여) 등 통진당 관계자 21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8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옛 통진당은 2012년 비례대표 부정 경선사건과 이듬해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내란선동 사건이 맞물려 당비 수입이 크게 줄자 시·도당을 동원해 소속 국회의원 후원금을 모금한다는 명목으로 일반인에게서 정치자금을 모은 뒤 이 돈(5억5100만 원)을 특별당비로 중앙당에 전달했다. 통진당은 근로자가 10만 원 한도로 정치후원금을 내면 해당 후원금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후원자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 후원회의 위임을 받지 않고 후원금을 모으는 등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헌법재판소가 정당에 대한 후원을 금지하고 있는 정치자금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오병윤, 김재연 전 의원 등 옛 통진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처분은 한시적으로 미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서울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 거짓 경력을 제출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대한민국미래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안 의원이 2011년 서울대 교원 임용에 지원할 당시 단국대 전임강사였던 경력을 ‘단국대 의과대학 의예과 학과장’이라고 지원서에 적었다”고 주장하며 안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안 의원이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 서리로 근무했고, 단국대도 안 의원이 학과장으로 근무했다는 경력증명서를 발급해 준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안 의원이 경력을 거짓으로 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해산된 통합진보당 관계자 21명이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신)는 옛 통진당 관계자들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하기 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정당운영비를 모으기 위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절차를 어기거나 관련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사실을 확인해 박모 씨(31·여) 등 통진당 관계자 21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8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옛 통진당은 2012년 비례대표 부정 경선사건과 이듬해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내란선동 사건이 맞물려 당비 수입이 크게 줄자 시·도당을 동원해 소속 국회의원 후원금을 모금한다는 명목으로 일반인에게서 정치자금을 모은 뒤 이 돈(5억5100만 원)을 특별당비로 중앙당에 전달했다. 통진당은 근로자가 10만 원 한도로 정치후원금을 내면 해당 후원금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후원자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 후원회의 위임을 받지 않고 후원금을 모으는 등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찰은 헌법재판소가 정당에 대한 후원을 금지하고 있는 정치자금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오병윤, 김재연 전 의원 등 옛 통진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처분은 한시적으로 미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용지의 양식을 무시한 매우 가파른 기울기의 글씨는 도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미국필적학회(AHAF) 회원인 구본진 변호사(법무법인 KCL)는 북한이 6일 공개한 수소폭탄 최종 실험 명령서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성격을 분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 출신인 구 변호사는 오랫동안 피의자들의 자필진술서를 분석해 성격을 연구해 왔다. 구 변호사는 7일 “김정은은 글씨를 쓰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추정되는데 이는 급한 성격을 나타낸다”며 “가파른 기울기의 글씨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화가 앤디 워홀의 글씨체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이 직접 사인한 군수공업부 명의의 수소폭탄 실험 관련 보고서가 프린트물이 아닌 필사본인 점도 주목된다. 애플사의 스마트기기를 좋아하는 신세대 김정은이 아날로그식 필사 보고서를 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김정일에게 올리는 ‘1호 보고서’는 모두 프린트한 것이었다. 김정은도 취임 초기 프린트된 ‘인공위성’ 발사 요청서에 사인했다. 어느 순간 필사본으로 바뀐 1호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의 권위 콤플렉스를 엿볼 수 있다. 쉽게 프린트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닌 정성을 담아 손으로 쓴 보고서를 받음으로써 자신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존재임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다.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 하기에 집착하는 김정은이 서류 결재 형식 역시 김일성의 방식을 흉내 냈을 가능성도 있다. 아날로그 세대인 김일성은 손으로 쓴 글씨가 눈에 익다는 이유로 사망할 때까지 필사된 서류를 고집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주성하 기자}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선현들의 말씀이 제 가슴을 울린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65·사진)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 심리로 열린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온 국민에게 진실인 것처럼 호도됐던 ‘비타500’의 실체가 재판 과정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며 “(해외자원개발 관련 수사에 대해) 고인에게 전달했던 제 원칙적인 입장 표명이 서운함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총리에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입증된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다른 장소도 아닌 선거사무소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해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라는 입법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어 “관련자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해 볼 때 고 성완종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전달하기 위해 충남 부여에 있는 이 전 총리의 보궐선거 사무실을 찾았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 성 회장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인터뷰 녹취록도 여러 판례에 비춰 특신상태(특히 믿을 수 있는 상태)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1심 판결은 29일 나온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에 대출 금리의 제한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1월로,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시장경제의 원칙에 반한다”며 한국 정부에 기존 이자제한법(최고 금리 25%)의 폐지를 요구했다. IMF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당시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국내에 기업형 대부업체가 대거 등장한 게 이 무렵부터다. 최고 29%의 금리제한을 받던 일본 대부업체들은 한국을 ‘엘도라도(황금의 땅)’로 여겼다. 국내 사채업자들도 앞다퉈 등록하면서 대부업 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신문기사를 검색하면 ‘연리 300%’, ‘선(先)이자만 20%’라는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이후 살인적인 고금리가 지속됐고,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 문제가 됐다. 이를 방관할 수 없었던 김대중 정부는 2001년 이자 제한을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2년 대출 최고금리를 66%로 제한했다. 다만 ‘시장경제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정 기간 뒤에 효력이 사라지는 한시법으로 만들었다. 이후 대부업법은 수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효력을 유지해 왔고, 현재는 최고이자율이 34.9%로 책정돼 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방패막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업법이 31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국회가 정쟁(政爭)에 골몰하면서 대부업법의 생명 연장을 담은 개정안의 통과 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1월 1일부터 대부업체들이 금리를 50% 또는 100%로 매겨도 이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다. 보호막이 사라진 서민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국회는 여전히 느긋하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 통과시키지 못하더라도 내년에 하면 되고, 또 대부업체들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이는 무책임한 낙관론일 뿐이다. 군소 대부업자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마음대로 약탈적인 이자를 매겨도 처벌할 방도가 없고, 설령 법이 다시 시행된다 해도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 가계부채가 연일 심각해지는데 금리 규제마저 사라지면 금융 취약계층들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마지못해 긴급 방안을 내놨지만 우려를 떨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새로 좋은 법을 만들 자신이 없다면 기존에 있던 필요한 법이라도 유지시켜야 한다. 대부업법의 일몰(日沒)은 이제 단 하루 남았다.김준일·경제부 jikim@donga.com}
대부업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 등 경제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민생 경제에 큰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대부업체의 살인적인 고금리 대출을 법적으로 막을 길이 일시적이지만 사라지고, 기업의 워크아웃 절차는 전면 중단돼 회생 가능한 기업들도 무더기로 부도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달 말 일몰(日沒)을 앞둔 기촉법 시한을 2년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마찬가지로 일몰이 코앞인 대부업법을 개정해 대출금리 상한을 34.9%에서 27.9%로 내린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국회가 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여야 간 정치 공방으로 공전(空轉)하면서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달 들어 두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여야가 대치 상태에서 벗어나더라도 법안들이 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또 31일 본회의 소집 여부마저 불투명해 사실상 연내 시행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 같은 국회 파행으로 인한 피해는 서민들과 기업들이 짊어지게 생겼다. 정부는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높게 형성될 경우 서민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해 현재 연 34.9%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의 최고 금리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실패해 효력이 정지되면 이런 제한선이 없어진다. 대부업체와 캐피털업체들이 50%, 100% 등으로 금리를 무작정 올려도 이를 법적으로는 제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규제가 사라졌다고 해서 대부업체들이 당장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는 않겠지만 업계는 중소 대부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상당수 업체가 법정 최고금리(34.9%) 또는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10건 이상의 대출을 한 등록업체 40곳 중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모두 법정 최고금리(34.9%)를 적용한 업체가 27곳(67.5%)이나 됐다. 기업들의 혼란도 불가피하다. 기촉법의 일몰로 ‘워크아웃’ 추진이 불가능해지면 기업들은 자율협약과 법정관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채권은행의 100% 동의를 얻어야 하는 한계가 있고 법정관리로 가면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워진다. 이처럼 국회의 법안 처리 지연으로 민생 피해가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임 위원장은 28일 기자단과의 송년간담회에서 “경제법안들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누구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이라며 “여야 및 정부가 합의를 거쳐 조문까지 함께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입법 조치가 진행되지 않아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윤정 기자}

“칼자루가 대부업체로 넘어가는 셈입니다. 고금리 대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밖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대부업 최고 금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대부업법이 올해 말로 실효(失效)될 위기에 처하자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정부는 29일 예정에 없던 자료를 내고 대부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서민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고금리 대출을 하는 업체에 대해 금융당국이 행정지도를 한다는 것뿐이고, 규제당국이 펼 수 있는 강제력 있는 조치는 포함되지 못했다. 법안 통과의 지체로 규제의 근거가 사라지면서 정부가 대부업체에 고금리 대출을 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의 ‘칼자루’가 대부업체로 이동 문제는 이런 와중에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대부업체 이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부업 금리 규제가 없어지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피해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15년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총 대부잔액은 12조3401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1809억 원(10.6%) 급증했다. 2010년 말 대비 62%나 부풀어 오른 것이다. 대부업체 이용자 수 역시 6월 말 현재 261만4000명으로 6개월 동안 12만1000명이나 늘었다. 이용자들은 대부업체에 손을 벌려 빌린 돈을 생활비(63.3%), 사업자금(14.2%)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부업체들은 고객들에 대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무차별적인 ‘고금리 장사’에 나서고 있다. 대부업체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2015년 6월 말 기준 28.2%에 달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대부업법 효력이 사라지면 공급자인 대부업체 측이 주도권을 쥐는 셈”이라며 “일시적으로 충격과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규제 권한이 사라지는 금융당국은 일단 차선책으로 행정지도에 나서 고금리 대출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또 내년 1월 초에는 금리 수준이 높은 대부업체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고리(高利)의 대출을 한다고 해도 직접 제재할 방법은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발하더라도 시정을 요청하는 것 외에 제재할 수단이 없어진 게 사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생·경제법안 줄줄이 대기 이 밖에도 국회의 경제 법안 처리 지연으로 우려되는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중앙재단, 신용보증재단의 햇살론 등 서민금융 기능을 통합하는 내용의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법안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를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은행법 개정이 미뤄지면 중금리 대출 상품 등 서민금융 혜택을 줄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 경쟁이 연기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최대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일수록 야당이 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도 빠른 법안 처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회가 경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선거에만 몰두하면서 꼭 통과시켜야 할 법안들마저 내팽개치고 있다”며 “경제에 꼭 필요한 것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정치논리에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해마다 연말이면 국회 법안 통과가 진통을 겪긴 했지만 올해는 선거구 획정 문제 등과 맞물려 유난히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서로 ‘협상카드’를 잃어버릴까 봐 정작 개별 법안에 대해 논의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홍수영·김준일 기자}
내년부터 모든 개인과 법인 고객은 은행에서 계좌를 새로 만들 때 본인 신분확인 외에 해당 계좌의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제도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2000만 원 이상의 금융거래를 할 경우에는 계좌를 개설한 이후에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새로 통장을 만들려거나 2000만 원 이상 금융거래를 하려는 고객은 은행에 기존 금융거래처럼 본인 신분을 확인한 뒤 거래신청서에 따로 실제소유자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법인이나 단체는 주주명부나 법인등기부등본을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만약 고객이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은행은 금융거래를 거부할 수 있다. 이는 차명거래를 통한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조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생명보험 계약 해지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보험료의 규모가 올 한 해 18조 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임태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및 해지환급금 지급 현황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추산한 연간 해지 환급금은 18조286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17조1127억 원)보다 1조1733억 원(6.8%) 늘어난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보험 해약이 있었던 2008년(17조4850억 원)보다도 801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올 한 해 보험료를 제때 내지 않아 발생한 환급금(보험 효력 상실)도 1조712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사들이 올 한 해 동안 고객에게 돌려줄 금액은 19조99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가계부채 급증이나 경제위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총 보험 계약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생명보험 계약 규모는 2013년 2374조 원에서 올해 3391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KDB대우증권을 인수해 KB금융을 한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만들겠다던 윤종규 회장의 꿈이 끝내 무산됐다. KB금융은 2조10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해 2조4500억 원에 달하는 통 큰 가격을 적어낸 미래에셋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오너(주인)가 없고 최고경영자(CEO)가 단기성과에 집착해야 하는 KB금융 특유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M&A 잔혹사 되풀이 KB금융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본계약까지 체결했다가 론스타에 대한 ‘먹튀 논란’과 검찰 조사 등이 이어지자 인수를 포기한 것이 ‘M&A 잔혹사’의 시작이었다. 그 후 2012년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려다 이사회의 반대로 포기했고, 2013년 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농협금융에 밀렸다. 지난해 윤 회장이 취임한 뒤 천신만고 끝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M&A 불운’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올 크리스마스에 다시 쓴맛을 보게 됐다. 사실 본입찰 전까지만 해도 KB금융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자기자본 28조 원(6월 말 기준)에 달하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데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거대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명분도 탄탄했다. 대우증권 노조도 KB금융을 지지하고 나섰고 금융당국의 시선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KB금융의 명백한 패배였다. 자본시장 기여도 등 다른 평가요소들이 있긴 했지만 3000억 원 이상 벌어진 가격 차를 뒤집을 순 없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오너십 없는 지배구조가 KB금융이 M&A 경쟁에서 연달아 밀리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기업의 미래와 향후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과감한 ‘베팅’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주인 없는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그런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속성도 ‘소심한 가격’을 부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본입찰 후 미래에셋의 응찰가격이 2조4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지자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공인회계사(CPA) 출신인 윤 회장의 숫자에 강한 면모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조직-인사상 잡음도 걸림돌 내부 조직 문제와 인사상의 혼란도 잇단 M&A 실패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입찰을 앞두고 10월 SGI서울보증 김옥찬 사장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SGI서울보증의 후임 인사가 늦어지면서 상황이 꼬였다. 결국 행장을 겸하고 있는 윤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까지 손수 챙겨야 했다. 윤 회장 취임 이전에는 정치권 등의 ‘낙하산’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면서 경영진과 이사회 간 갈등이 불거지고 출신, 지연 등에서 비롯된 여러 ‘라인’이 득세했다. 일사불란한 의사결정과정이 필요할 때 오히려 조직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실사 결과에 기반해 합리적인 입찰 가격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비은행 부문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일단 급한 대로 KB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KB국민은행과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사에 대한 M&A 가능성도 계속 열어둘 계획이다. 문제는 대우증권만 한 매물을 또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대그룹 구조조정의 변수가 커 매각 일정조차 불투명하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준일 기자}
금융감독원은 전국은행연합회와 함께 5년 이상 거래가 없는 장기 미거래 신탁계좌에 대해 조회시스템을 확대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신탁계좌란 은행이 고객에게 받은 돈을 대출이나 채권 매입 등으로 운영한 뒤 원금과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각 은행은 2012년부터 1년에 한 번 이상 ‘잠자는 신탁계좌 찾아주기’ 캠페인을 벌여 왔지만 올 9월 말 현재 장기 미거래 신탁계좌는 총 143만6000개(2299억 원)나 된다. 이에 따라 모든 은행은 내년 1월부터 자체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장기 미거래 신탁계좌를 조회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장기미거래 신탁계좌를 가진 고객이 은행 영업점 창구를 찾으면 직원이 해당 고객에게 신탁계좌보유 사실을 바로 알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 한 해 금융투자업계는 초저금리 시대를 극복하는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한 해 내내 이어진 미국 금리인상 예고에 따른 시장 불안감으로 시중자금이 갈 곳을 잃고 헤매자 단기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초 연말정산 파동이 생기자 금융 소비자들은 절세형 금융상품에 관심을 기울였다.중위험·중수익 상품 인기몰이 올해 초저금리를 피해 은행에서 빠져나온 시중자금은 ‘은행금리+알파’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대거 몰렸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47조3453억 원어치가 발행돼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렸다. ELS는 개별종목 주가나 코스피200 같은 주가지수 움직임에 연동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지만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22일 현재 ELS(66조3098억 원)와 파생결합증권(DLS·32조6116억 원)을 더한 파생결합상품의 발행 잔액은 1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ELS 발행규모는 7월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ELS의 70% 이상이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중국 증시 급락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금융당국도 ELS 투자 과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시장에서도 채권과 주식에 골고루 투자해 ‘은행금리+알파’의 수익을 노리는 채권혼합형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국내 채권혼합형펀드로 5조3000억 원이 몰렸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5조 원가량이 빠져나갔다. 갈 곳 잃은 돈 단기 투자상품으로 이달 16일(현지 시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상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유지돼 온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연중 내내 예견됐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섣불리 장기간 투자하기보다는 단기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을 기울였다. 올 한 해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인기를 끌었다. MMF는 고객 자산을 만기가 6개월 이내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이내인 우량채권 등 단기상품에 투자해 생기는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MMF는 주로 법인과 거액 자산가들의 대표적인 단기자금 운용 수단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반인들의 여윳돈도 MMF로 대거 몰렸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MMF의 설정액은 101조9659억 원이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수시입출금 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을 끌어들였다. CMA는 계좌이체를 할 수 있고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의 예금계좌와 비슷하다. 하지만 계좌에 예치된 자금이 국공채나 회사채 등에 자동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돼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준다. 장기로 투자할 때는 예·적금이 안정적인 수익을 줄 수 있지만 CMA는 하루만 맡겨도 수익이 쌓여 단지자금을 운용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일 기준 CMA 잔액은 48조8617억 원이었다. 절세형 노후대비 상품 인기 예금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4%와 주민세 1.4% 등 총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저금리 기조에 가뜩이나 예금이자 수익이 미미한 상황에서 이 같은 세금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노후준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면서 노후를 대비한 절세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연금저축은 연 400만 원 납입 한도 내에서 납입금액의 13.2%만큼 세액공제를 해준다. 400만 원을 납입하면 52만8000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근로소득만 있는 근로자 중 총급여가 5500만 원 미만이거나 종합소득금액 4000만 원 미만인 근로자는 세액공제율이 더 올라가 연금저축 납입액의 16.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세제혜택이 연금저축과 같은 퇴직연금계좌도 절세형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올해부터 퇴직연금계좌에 납입하는 금액의 세액공제 한도가 연 700만 원으로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좀처럼 투자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시장상황이라 투자자들은 어렵게 수익을 내 돈을 버는 대신 세(稅)테크로 돈을 벌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정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