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금지된 소독용 원료 사용… 옥시 행정담당직원 먼저 불러 조사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를 만들거나 이를 이용해 살균제를 제조, 유통한 기업은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롯데마트가 처음으로 18일 공식 사과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는 일반적으로 ‘원료 원천 제조사→중간도매상→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판매·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이 경로에 있는 기업들이 모두 검찰의 수사선상에 있지는 않다.
검찰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쓴 제품의 유통업체들을 주목하고 있다. SK케미칼이 만든 PHMG는 주로 수영장 타일이나 정화조를 소독하는 데 쓰인다. 검찰은 이 원료로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판매했고, 매출이 급증하자 다른 국내 기업들이 너도나도 따라갔던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08년 8월 PHMG가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고 발표했으며, 검찰도 수사를 통해 해당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PHMG를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한 업체는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개사다.
검찰은 PHMG 외에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의 유해성도 확인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유통시킨 버터플라이이펙트를 수사선상에 올렸지만 해당 업체는 폐업해 사건 종결 뒤에도 보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 피해자 측이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하는 애경, 이마트 등은 폐 손상 인과관계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다른 원료를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해 검찰 수사에서 비켜나 있다.
손가인 gain@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