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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세군 자선냄비본부는 2일 한 익명의 후원자가 1억 원을 계좌로 이체해 기부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개인 후원자가 구세군의 모금 계좌로 이체한 금액 중 역대 최고액이다. 구세군은 1억 원을 기부한 사연을 확인하기 위해 이틀간 기다렸지만 아직 후원자의 연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후원자가 자선냄비에 거액을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엔 길거리 자선냄비에 한 60대 남성과 90대 노부부가 각각 1억1000만 원, 2억 원을 넣고 조용히 길을 떠났다. 박만희 한국 구세군 사령관은 “귀한 나눔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 활동은 지난달 30일 전국 300여 곳에서 50억 원 모금을 목표로 시작됐다. 모금은 길거리 모금을 비롯해 온라인 및 자동응답전화(ARS)로도 진행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모 씨(30)가 7월 페라리 F430 쿠페 스포츠카에서 내리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뱅뱅사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신차가 3억2000만 원을 호가하는 이 최고급 스포츠카(슈퍼카)는 김 씨가 한 렌터카 업체에 하루 180만 원을 주고 빌린 것. 다른 렌터카처럼 번호판이 ‘허’자로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 대여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불법 업체 차량이기 때문이다. 우쭐한 기분도 잠시, 김 씨의 운전 실수로 운전석 문이 찌그러졌다. 김 씨는 렌터카 업체에 전화했지만 “직접 배상하세요”라는 말만 들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렌터카로 등록되지 않은 자가용을 불법 대여 영업하면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다.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처럼 불법 렌터카 영업을 하는 국내 최대 인터넷카페의 운영자 임모 씨(28)에 대해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임대 수입을 노리고 외제차를 빌려준 박모 씨(30) 등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카페는 경찰의 요청으로 폐쇄됐다. 경찰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들이 외제차 41대를 굴려서 거둔 매출액은 3억 원이 넘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양강 구도인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정책보다 이미지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사이트인 ‘소셜매트릭스’를 통해 28, 29일 이틀간 주요 대선 후보와 함께 언급된 단어 빈도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정책보다 씀씀이와 관련된 단어가 최대 30배까지 자주 언급됐다. TV광고가 공개된 뒤 트위터에서 이틀 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꼽은 문 후보의 1순위 공약인 ‘일자리’는 1264건 언급됐다. 하지만 명품 의자와 안경 패딩점퍼 논란 탓에 ‘의자’는 4만996건, ‘안경’은 9621건, ‘패딩’은 8800건을 기록했다. 복지(6770), 경제민주화(1094)를 훨씬 앞섰다. 28, 29일 이틀 동안 공지영 씨가 “의자가 비싸다고? 박근혜가 입고 다니는 의상 값 밝혀 봐라!”라고 트윗하는 등 문 후보 지지자를 중심으로 박 후보의 씀씀이를 공격하는 글들도 SNS를 장악했다. 박 후보와 ‘백’ ‘구두’ ‘옷’ 등 의상 관련 단어가 함께 언급된 빈도는 4498건에 달했다. 2010년 박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정치자금 명세 중 호텔 비즈니스센터 대여료를 문제 삼으며 ‘호텔’을 언급한 메시지도 3254건이 넘었다. 역시 선관위가 꼽은 첫 번째 공약인 경제민주화(2114), 복지(2286)건을 앞섰다. 정치심리학자들은 대선 후보의 씀씀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자신을 후보와 동일시하려는 유권자 심리 때문이라고 봤다.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후보를 지지하고, 그 믿음이 어긋나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정책보다 이미지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후보의 능력과 정책 비전이 뒷전으로 밀려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평론가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는 “두 후보가 확연히 차별화된 정책 공약을 내놓지 못해 이미지에 기댄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정치 문화의 퇴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민족 고유의 얼을 찾기 위한 시민단체가 세워졌다. 우리얼찾기국민운동본부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족식을 열고 ‘우리얼 찾기 범국민운동’에 나섰다. 운동본부가 이달 13∼25일 벌인 범국민 서명 운동에는 100만 명이 동참했다. 운동본부는 사단법인 국학원이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잃은 도덕과 양심, 조화와 상생 등 우리의 얼을 되찾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명예위원장을, 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등 각계 인사들이 상임고문을 맡았다. 이 단체는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전인 교육을 실시하는 좋은 학교 만들기 △홍익 가정으로 밝은 사회 만들기 △한민족 고유의 공동체 문화 다시 세우기 등 3대 주요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운동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좋은 학교 만들기 교육정책 제안문’을 대선후보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족식에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좋은 학교 만들기 청소년 모임’의 중고교생들은 “입시와 학교폭력에 얼룩진 학교를 다니고 싶은 학교로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여성 회원 20여 명은 장구와 북을 치며 “민족의 얼이 담긴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얼 찾기 범국민운동은 우리얼찾기국민운동본부, 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연대, 홍익교원연합, ㈜코리안스피릿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15일 오전 2시 반경 버스 450여 대가 주차된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은평공영차고지로 중학생 강모 군(15)이 숨어들었다. 목표는 시내버스. 눈여겨봐 둔 서울역 인근 카페에서 돈을 훔칠 계획이었는데 그곳까지 버스를 훔쳐 몰고 가기로 한 것. 손버릇이 나빠 실형을 산 전력도 있다.잠기지 않은 7025번 시내버스 운전대엔 열쇠가 꽂혀 있었다. 운전이 처음인 강 군은 운전 중 다른 버스와 부딪치자 같은 번호 다른 버스를 다시 훔쳐 탔다. 하지만 차고지를 빠져나온 이후 주행할 땐 게임으로 다진 운전 실력을 발휘했다. 자동변속기 버스라 어렵지 않았다. 강 군은 500여 m 정도 달리다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 경계지점의 군경검문소를 발견하고 우회전하다 주차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버스도 버리고 다시 차고지로 걸어간 강 군은 같은 번호의 버스를 훔쳐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집으로 달렸다. 키가 작아 액셀을 밟으며 앞을 보기도 어려웠지만 차가 거의 없는 새벽이라 약 18km를 운전하면서 시속 50km 정도로 달리며 교통사고는 내지 않았고 다른 차량을 추월하기도 했다.강 군은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버스를 버렸다. 경찰은 버스 내부와 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주변 탐문 수사 끝에 22일 강 군을 붙잡았다. 강 군은 “레이싱 게임 할 때와 비슷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강 군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재개발로 사라질 뻔한 서울 신촌의 명물 서점 홍익문고를 시민의 힘으로 지켜냈다. 서울 서대문구는 창천동 일대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에서 홍익문고를 제외한다고 27일 밝혔다. 지역 주민들이 홍익문고 존치 운동을 벌인 지 9일 만이다. 논란은 서대문구가 지난달 24일 이 일대에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재개발 계획을 공람하면서 불거졌다. 신촌 대학가에 남은 유일한 중형 서점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대학생과 주민은 홍익문고 존치 운동에 나섰다. 서명에 참여한 주민이 5000명을 넘었다.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은 서대문구청을 찾아 의견서를 전달하고 구의원들에게 전화로 항의했다. 동아일보는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69) 등 홍익문고를 애용했던 지역 명사와 주민의 사연을 모아 24일자 지면에 소개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7일 “50년 서점을 허무는 것은 ‘문화가 어우러진 재개발’이라는 계획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홍익문고 철거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서울시의 몫이지만 전망은 밝다. 서울시가 자치구의 의견을 뒤집은 전례가 드물고 박원순 시장도 26일 트위터를 통해 “홍익문고를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홍익문고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시민의 열정이 여전하기에 신촌의 명물 서점이 존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유권자의 눈에 비친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는 ‘양보’보다는 ‘패배’에 가까웠다. 동아일보의 심층면접에 응한 150명 중 46명은 안 전 후보가 대선에서 물러난 이유가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이 안 전 후보의 사퇴를 ‘패배 선언’으로 본 것이다. 다만 “정권교체를 위한 양보였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35명이나 됐다. ‘민주당의 구태 때문’(27명)이라거나 ‘차기 대선을 위한 노림수’(27명)라는 해석도 나왔다. 유권자 상당수는 안 전 후보가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지지자별로 안 전 후보의 사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50명 사이에선 ‘정권교체를 위한 용단’이라는 의견(16명)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문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꿨다. ‘민주당의 구태 때문’(13명)이라고 한 응답자 중 8명은 기권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대학생 박모 씨(24·여·안 전 후보 지지)는 “안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기성 정치에 실망하고 정치 개혁에도 한계를 느꼈을 것”이라며 “나도 더이상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 지지자 중 상당수는 “안 전 후보가 차기 대선을 노리고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강원 원주시에 사는 박모 씨(45)는 “여론조사에서 패한 뒤 퇴장하는 것보다 깔끔하게 사퇴하는 게 다음 대선 도전에 유리하다고 본 것 같다”고 했다. 문 후보 지지자 중 30명은 안 전 후보의 사퇴를 ‘문 후보의 승리’ ‘정권교체를 위한 양보’로 평해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해석에 무게를 뒀다. 박 후보 지지자 중 17명만 ‘단일화가 성공했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 지지자는 ‘아름다운 단일화’가 될까봐, 문 후보 지지자는 안 후보로 단일화될까봐 걱정했다”며 모두 ‘최악은 피했다’고 생각하며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후보가 사퇴한 뒤 두 후보 지지자의 충성도는 높아졌다. ‘후보 지지 정도’를 1∼10점 척도로 묻는 질문에 박 후보 지지자의 충성도는 평균 8.52점으로 10월 말 1차 조사의 8.18점보다 0.34점 높아졌다. 문 후보 지지자의 후보 충성도도 8.43점으로 1차(7.97점)보다 0.46점 올랐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 마포경찰서는 24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관공선 선착장 아래에서 강모 씨(80)와 박모 씨(42) 모녀의 시신을 발견해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둘의 허리는 얇은 천과 검은 고무줄로 8자 형태로 묶인 상태였다. 모녀가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허리를 묶고 껴안은 채 투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물결에 휩쓸리면서 둘의 몸은 떨어졌지만 시신은 사망 시점까지 서로 강하게 껴안은 듯 팔을 둥글게 앞으로 뻗은 자세로 경직돼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노모 강 씨와 미혼인 딸 박 씨는 장기간 둘이서만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몇 해 전부터는 박 씨가 심한 우울증을 앓아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강 씨가 ‘아픈 딸만 두고 세상을 떠날 수 없다’라고 자주 말해 왔다”라고 전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서울시 서대문구의회가 연세대 앞 홍익문고를 허무는 재개발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서대문구의회 재정건설위원장인 김호진 구의원(45)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개발 진행 과정에서 홍익문고 건물을 허물지 않도록 권고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건설위는 23일 창천동 일대 건물을 허물고 4597m²에 상업 및 관광숙박시설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 등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일부 구의원이 “재개발 계획에서 홍익문고 건물을 제외하는 방법을 찾겠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홍익문고가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상임위에서 통과된 의견이 본회의에서 뒤바뀐 전례가 거의 없는 데다 일부 의원이 “홍익문고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하기 힘들다”며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임위인 재정건설위의 의견이 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서대문구가 구의회와 주민의견을 고려해 재개발 계획을 최종 결정한다. 현행 계획안이 확정되면 지금의 홍익문고 건물은 사라지고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박세진 홍익문고 대표(44)는 “새 건물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아 도저히 서점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모임은 26일 구의회를 방문해 홍익문고 존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홍익문고는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 대학가에 문을 연 뒤 50여 년간 대학생들과 주민의 사랑을 받아온 명물 서점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고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 ‘그 남자네 집’에는 ‘사치였다. 시였다’는 대목이 나온다. 암울했던 6·25전쟁 시기를 견딜 수 있었던 건 원한이나 이념이 아니요, 사치와 시 덕분이라는 뜻이다. 주인공은 가난에 찌든 생활 속에서도 연인과 시 한 수 나누는 ‘작은 사치’를 부리며 위안을 찾아나간다.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 번화가 한복판을 53년째 지키는 홍익문고가 누군가에겐 ‘사치’로 비칠지 모른다. 더 많은 수익을 버리고 책을 팔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장 자리를 내놓고 창업주인 아버지 고 박인철 대표에 이어 홍익문고를 이끌고 있는 박세진 대표(44)의 고집도 사치다. “구청의 계획대로 순순히 서점을 허물고 재개발 하면 현재 서점 수입의 2∼3배를 임대료로 받을 수 있는데 웬 고집이냐”는 주변의 말도 한 귀로 흘린다.홍익문고를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이 4600명에 이른다.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홍익문고를 드나들며 총장까지 지낸 노교수, 커피 살 돈도 없어 책방을 아지트로 삼았던 시인, 첫사랑을 만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식당 주인…. 이들에게 홍익문고는 ‘사치’이고 ‘시’였다. 23일 오후 찬 바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홍익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날 “지역 서점을 내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하나 둘 사라지는 추억의 공간을 붙잡으려는 이들의 목소리는 정말 사치일까.조건희·박희창 기자 becom@donga.com}

해가 동쪽 하늘에 걸리기도 전 소주를 넘기는 일용노동자 윤모 씨(52)의 입맛은 썼다. 윤 씨는 22일 버스업계의 파업 때문에 첫차가 운행되지 않아 건설 현장에 가지 못했다. 일감 날려 속상한 마음을 동료들과 해장국집에서 술 한잔으로 달래던 참이었다. “당장 오늘 일당 9만 원 받아서 다음 달 방값 26만 원 내야 하는데….” 윤 씨의 한숨 섞인 한마디다.○ 첫차 못 타면 하루 날리는 설움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버스업계가 전국 단위의 운행 중단을 철회하면서 우려했던 출근길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하는 홍승국 씨(31)는 “파업 소식 탓에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지만 금세 버스가 다시 다녀 별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차 시간인 오전 4시부터 2시간가량은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피해는 이 시간대에 버스로 출근해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일용노동자 식당종업원 등이 떠안았다. 윤 씨도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건설 현장으로 가기 위해 이날 오전 5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에서 광역버스를 기다렸지만 버스는 오전 7시가 다 돼서야 오기 시작했다. 이미 현장 사무소로부터 ‘늦었으니 아예 나오지 말라’는 전화가 걸려온 뒤였다. 침체된 건설 경기 탓에 어렵사리 잡은 일감이라 허탈감이 더했다.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택시를 타야 한 사연도 있다. 최모 씨(53·여)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건설현장식당에 오전 6시까지 출근한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40분 거리. 버스를 기다릴 수도 일당을 포기할 수도 없던 최 씨는 택시를 탔다. 택시비 4500원은 최 씨가 1시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하루라도 빠지면 ‘다음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을까 봐 걱정돼 내린 결정이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청소일을 하는 박모 씨(57·여)는 21일 밤 아예 당직실에서 잠을 잤다. 경기 의정부시 집에서 첫차를 타지 못하면 출근시간인 오전 6시까지 도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파업도 못 하는 이들의 하소연 인력사무소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루 70∼80명의 일용노동자를 현장에 소개해 주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창창인력사무소엔 이날 오전 “왜 인부들이 오지 않느냐”는 전화가 빗발쳤다. 사무소 소유 승합차로 인부들을 최대한 실어 날랐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날 소개를 기다렸던 노동자 72명 중 20여 명은 건설 현장에 가지 못했다. 이 사무소의 김천기 실장(54)은 “7년째 사무소에서 일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결근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용노동자 김모 씨(48)는 “버스업계도 고충이 있겠지만 ‘반짝 파업’으로 실력을 과시하는 동안 피해를 보는 건 우리 같은 도시 하층민”이라며 “버스나 택시 운전사처럼 힘 모아 하소연할 수도 없는 처지라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조건희·박희창·김재영 기자 becom@donga.com}

“주머니 속 돈을 굳이 꺼내 ‘내 것’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을까요? 한일 양국이 이성을 찾고 독도를 둘러싼 강경 외교를 멈춰야 합니다.”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은 1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국제대학원 소천홀에서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서울대 일본연구소 개소 8주년을 기념해 ‘우리는 독도를 어떻게 다뤄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독도를 둘러싼 국제 관계와 각국의 논리를 강연으로 풀어냈다. 공 이사장은 김영삼 정권에서 외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경험을 살려 독도를 둘러싼 외교 정책이 독도를 실효 지배하는 ‘조용한 외교’에서 영토권을 적극 주장하는 ‘강경 외교’로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島根) 현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을 제정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일 외교전’을 선포한 것이 기점이라는 분석이었다. 공 이사장은 이러한 대일 외교 기조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이어지면서 일본인의 애국주의를 불필요하게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일본 외무성의 외교 사료관 등에서 50여 년간 방대한 사료를 모으며 독도 문제를 연구한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은 ‘17세기 중반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확립해 갔다’는 일본 정부와 학자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1870년대 에도 막부는 ‘독도에 가보고 싶다’고 신청하는 일본인들에게 ‘제1, 2차 도해(渡海) 금지령’을 내렸다. 어부들을 관장하던 돗토리(鳥取) 번(지금의 현과 비슷한 행정관청)이 “우리는 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독도로 가기 위해 출국 허가서로 쓰인 ‘도해 면허’를 신청했다는 점도 독도가 일본에는 ‘외국 땅’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참가자들은 향후 정부의 대응을 놓고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다. 최 원장은 “일본 학자들의 영유권 논리 중엔 검증받지 않은 문헌에 토대를 둔 것도 있다”며 “해외 학자들의 독도 이론을 정확히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일본연구소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를 뛰어넘어 일본 연구를 활성화하고 한일 상호 이해를 높이자는 취지로 2004년 설립됐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실전용 팁 하나 드릴까요? 지원할 회사의 내부용어를 능숙하게 쓰는 수험생은 면접관에게 ‘공부 많이 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삼성전자 인사팀 민복기 대리(32)의 말에 취업 준비생들이 눈이 빛났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대학동 관악문화관·도서관의 ‘청년드림 관악캠프’에서 열린 취업 멘토링에서 민 대리는 “내부용어나 전문용어를 쓰는 것도 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취업 준비생들은 궁금증을 쏟아냈다. 서울의 사립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영업 분야를 노리고 있는 김정은 씨(24·여)는 “법대를 나왔는데 사법고시를 포기한 게 약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민 대리는 “법적인 지식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되 사법고시를 대체할 만한 결정적인 강점인 ‘한 방’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남지용 씨(29)의 자기소개서는 민 대리로부터 ‘중국어 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 대리는 임직원을 상대로 중국어 강의를 열 정도로 뛰어난 어학 실력을 자랑했던 한 인턴사원의 예를 들며 “중국시장을 향한 전자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으니 중국어 실력을 내세우면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전에 맞춘 생생한 조언을 받은 멘티들은 정해진 2시간을 넘겨서도 질문을 이어갔다. “자기소개서에서 회사에 대한 열정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황웅 씨(25)는 “이제부터는 채용 홈페이지에 적힌 ‘인재상’을 가장 먼저 봐야겠다”고 말했다. 민 대리는 취업 준비생들의 열기가 오르자 “이제부터는 진짜 ‘대외비’ 조언들”이라며 기자에게 ‘나가달라’고 눈치를 줬다. 이들의 ‘실전 멘토링’에 참여하려면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삼성전자, 관악도서관이 공동 운영하는 관악캠프에서 매주 삼성전자 임직원이 제공하는 취업 멘토링에 신청하면 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중소기업 A기계의 연구소장 노모 씨(53)는 지난해 9월 회사로부터 “연구 실적이 나쁘다”며 감봉을 통보받았다.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한 대표이사가 7000만 원이던 연봉을 뭉텅이로 잘라 4500만 원으로 정했다. 억울했다. 노 씨는 이직을 결심하고 회사 서버에서 비밀 자료 1만8559건을 내려받았다. 여기엔 1시간에 박스 7만 장을 자동으로 접고 눌러 붙일 수 있는 ‘초고속자동접착장치’의 설계도면도 들어 있었다. A기계가 3년간 32억 원을 들여 개발해 지난해 지식경제부에서 신기술로 인증받은 기술이었다. 노 씨가 이렇게 빼돌린 설계도면을 들고 지난해 11월 찾아간 곳은 국내 유일의 경쟁사인 일본 S사의 한국지사. 설계도면을 받아든 이곳 대표 곽모 씨(54)는 노 씨를 반기며 연봉 1억 원을 주는 조건으로 채용을 약속했다. 핵심 기술을 챙긴 곽 씨는 태도를 싹 바꿨다. “실력이 부족해 채용할 수 없다”며 ‘토사구팽’한 것. 제보를 받은 경찰이 최근 수사해보니 곽 씨는 이미 넘겨받은 설계도대로 기계를 만들어 시운전을 앞둔 상태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노 씨와 곽 씨 등을 산업기술 유출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치인이 썼다 지운 트윗을 공개하는 ‘폴리트웁스(Politwoops)’ 한국판 사이트를 동아일보가 개설했다는 기사가 나가자 많은 독자가 환영해 주셨습니다. 그만큼 정치인의 무책임한 발언에 염증을 느낀 독자가 많았다는 뜻이겠죠. 어떤 의견이었는지 같이 들어볼까요.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감시 대상을 폴리페서(Polifessor·정치교수) 폴리테이너(Politainer·정치연예인)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투표로 뽑히진 않았지만 발언의 정치적 영향력이 국회의원 못잖은 이들이죠. 이들 중 일부도 ‘아니면 말고’식의 트윗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언론학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건강한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려면 정치인뿐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들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동아일보는 전문가에게 자문해 폴리페서와 폴리테이너도 감시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폴리트웁스 한국판 사이트는 경박함의 극치로 치닫는 한국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개설한 것입니다. 정치인이 무책임한 트윗을 하고 슬그머니 지우는 대신 한 번 더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책임 있는 자세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동아일보 취재팀은 네덜란드의 비영리재단 ‘오픈스테이트’와 7월 공동 개설한 폴리트웁스 한국판 사이트에 모인 트윗을 분석했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19대 국회의원 282명과 광역자치단체장 10명, 안철수 후보 등 291명이 7월 21일부터 9일까지 썼다 지운 트윗은 2134개. 단순 오탈자를 수정하기 위해 지운 트윗이 많았지만 논란을 일으킬 만한 내용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우려되는 트윗을 쓴 정치인들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빅엿” “팔푼이” 대선후보 비방형 대선을 앞두고 상대 후보를 비방한 글은 4건이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달 29일 “KBS가 박근혜 후보에게 빅엿(크게 엿 먹인다는 뜻의 비속어) 헌납!”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한 이용자가 ‘박 후보가 팝콘 아르바이트를 체험한 날 KBS에서 팝콘에 쓰인 버터향의 유해성에 대해 방송한다’라며 올린 트윗을 리트윗(RT)하며 한마디 덧붙인 것. 서기호 의원이 판사 재직 당시 남겼던 ‘가카 빅엿’ 트윗은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최 의원의 ‘빅엿’ 때는 잠잠했다. 해당 트윗을 8분 만에 지웠기 때문이다. 원문 작성자가 지운 트윗은 그것을 본 팔로어가 리트윗하지 않으면 모든 팔로어의 타임라인에서도 지워져 더는 볼 수 없게 된다. 대선후보를 비방한 글이 최 의원의 팔로어 6400여 명에게 전달됐는데도 ‘없던 일’이 돼 버린 것. 최 의원 비서관은 기자와 통화에서 “‘빅엿’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를 통해 대중화된 용어라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안철수 후보의 ‘룸살롱 공방’이 한창 번졌던 8월 안 후보를 ‘팔푼이’라고 지칭했다. 하 의원 보좌관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팔푼이 같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대선후보 3인 가운데 오탈자가 아닌, 다른 이유로 트윗을 지운 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는 이달 2일 “박근혜 씨가 해명할 일 하나 늘었군요. 군사평론가 김종대는 ‘NLL이 논란이 되도록 방치한 주범은 1977년에 영해법을 제정하면서 서북해역을 영해에서 빼 버린 박정희’라고 주장했군요.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이 박 씨였죠”라는 글을 리트윗했다가 하루 만에 지웠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실무자가 문 후보의 허락을 받지 않고 리트윗한 글이라 내용 진위와 관계없이 지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을 앞둬 여론이 민감한 시기에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도 유권자에게는 아무 해명을 하지 않았다.○ 유언비어부터 막말까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고 바로잡지 않은 경우는 6건이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북한강과 낙동강 유역에 녹조가 생겨 시민들의 불안이 컸던 8월 5일 “수돗물에서 녹조침전물이 나온다. 인체에 독성으로 작용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라는 한 이용자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사실무근으로 밝혀지자 8일 만에 지웠지만 팔로어 1300여 명에게 퍼진 뒤였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1년 전의 인터넷 기사를 최근 것으로 착각해 여당을 공격했다가 황급히 글을 내렸다. 지난달 8일 “이상득 전 의원의 친인척이 정부 투자금을 빼돌렸다는 얘기가 돌지만 검찰은 대선이 지난 뒤인 내년 2월에나 조사한다.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면 조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쓴 이용자의 트윗과 기사 링크를 리트윗한 것. 하지만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3일 것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8월 초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박근혜 그년’ 트윗을 놓고 막말하지 말라고 공방을 펴면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이종걸 의원을 비판하며 “이 자를 어찌해야 할까요?”라고 올렸다가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로 고쳤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튀고 싶은데 튈 방법이 이런 것밖에 없을까요? 안쓰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임모(임수경) 의원의 경우처럼 말입니다”라고 올렸다가 1시간 뒤 지웠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이종걸 의원을 공격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그년’의 홍위병”이라고 지칭하며 “노 전 대통령에게 ‘개×놈’, ‘불×값도 못하는 놈’ 등 발언했을 땐 사과도 하지 않았다”라고 비난했다. 그러곤 하루 뒤 지웠다.○ 모른 척 대신 솔직한 정정 필요 정치학자와 언론학자들은 정치인의 막말 뒤에는 억지로 이슈를 만들어 존재감을 알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한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파급력을 이용해 표심을 자극하려고만 하니 정제된 발언과 의견이 주목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지운 것은 바람직하지만 적절한 정정과 해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괴담을 퍼뜨렸다면 추후 당국의 해명 자료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론을 주도하는 공인이라면 자신의 던진 말이 잘못됐다는 점을 확인하는 순간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하며 트위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저는 올여름에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엄청 바쁘네요. 눈코 뜰 새 없어요. ㅠㅠ 한국 정치인들 때문이에요. -_-^ 참 제 소개부터 해야죠. 제 이름은 ‘폴리트웁스(Politwoops)’입니다. 정치(Politics), 트윗(Tweet), 탄식을 뜻하는 영어 감탄사 웁스(oops)를 합친 말이에요. 저는 정치인이 썼다 지운 트윗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아 영구히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합니다. 네덜란드의 비영리재단 ‘오픈스테이트’에서 태어났어요. 한국에서 제 주소는 www.politwoops.com/g/korea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미국 영국 등 18개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서 올해엔 미국 타임 선정 ‘50대 웹사이트’로 꼽혔어요. 제가 한국에도 보금자리를 틀게 된 건 동아일보 덕이에요. 동아일보가 선거를 앞두고 무책임한 비방 글을 올리는 정치인을 감시하자며 저를 7월 21일 한국으로 초대했습니다. 남몰래 4개월간 한국 정치인들의 트윗을 2000개 넘게 모았고 오늘 드디어 여러분께 모습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사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별로 할 일이 없었어요. 잘못된 트윗을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공인의 공적 발언으로 간주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분위기거든요. 트위터를 유권자와의 공식적인 대화 창구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선진국 정치인들은 글을 올릴 때 무척 신중해요. 그런데 한국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팔로어를 수천 명씩 둔 정치인들이 왜 그리 자기 말에 책임을 안 지는지…. ‘지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이없는 사례를 이루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예요. 맛보기 하나 보실래요? 지난달 3일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의 트위터에 ‘4·11총선 등에 사용된 전자개표기는 조작이 가능한 기계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모든 선거가 부정 선거’라는 독백이 담긴 동영상 링크가 올라왔어요. 이 의원은 여기에 “정말이면 충격! 이 분야 전문가는 의견 주시길”이라고 덧붙여 리트윗(RT·자신이 본 트윗을 타인에게 보라고 추천하는 것)했고요. 이 트윗은 이 의원의 팔로어 3만6000여 명에게 순식간에 퍼졌어요. 이 동영상은 2010년 대구 수성구청장 선거 당시 촬영된 건데요, 확인해 보니 실제 개표에 앞서 투표용지가 겹치지 않도록 개표기를 조정하는 장면이었어요. 이 의원은 올린 지 1시간 뒤 소리 소문 없이 문제의 트윗을 지웠어요. 하지만 이미 팔로어 수십 명이 다시 리트윗해 링크를 퍼 나른 뒤였습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윗을 바로잡는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무책임한 글을 올렸다가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슬며시 지우는 행태를 감시하는 게 제 일입니다. 정치인 여러분, 공인의 책무를 잊고 무책임한 발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슬그머니 지워 버리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저는 앞으로도 일복이 터질 겁니다. 잊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어젯밤에 썼다 지운 트윗을 알고 있습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수험생 1=11년간 영화 및 드라마 15편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스타는 아님.#수험생 2=3년간 시트콤 2편에 출연한 게 연기 경력 전부지만 아이돌 스타 가수임.두 수험생이 같은 대학 연극영화학과에 나란히 지원했다. 대학은 두 수험생의 출연 경력 서류를 살피고 면접에서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도와 소질, 인성 적성을 평가했다. 대본을 주고 발성도 채점했다. 합격의 여신은 한 명에게만 미소 지었다. 지난달 26일 한양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연기 경력 11년인 배우 노영학 씨(19)는 떨어지고 걸그룹 ‘f(x)’의 멤버 크리스탈(본명 정수정·18) 양은 붙었다.노 씨는 고3이던 지난해에도 중앙대 동국대 건국대 연극영화학과에 불합격했다. 노 씨는 “사극 연기에 갇혀 입시에서 중요하게 보는 무대 연기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노 씨의 불합격은 공교롭게도 일부 스타가수들의 합격과 대조되면서 각 대학이 연극영화학과 학생을 뽑는 기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했지만 이름이 덜 알려진 노 씨는 탈락하고 스타지만 연기 경력은 일천한 가수들은 대부분 합격하는 걸 보면 대학이 홍보 차원에서 연기력보다 인기를 선발기준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건국대 영화학과에는 올해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본명 조수빈·18) 양과 ‘걸스데이’의 혜리(본명 이혜리·18) 양이,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는 ‘카라’의 강지영 양(18)이 합격했다. 강 양이 지난해부터 일본 방송 드라마 2편에 출연한 것을 빼곤 이들의 연기 경력은 뚜렷하게 내세울 건 없다.해당 대학들은 일부 누리꾼들의 그런 비판에 펄쩍 뛴다. 한양대는 연예인의 인기도가 입시 결과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 A 교수는 “크리스탈 양이 면접을 보고 나간 뒤 입학처 직원이 귀띔하기 전까진 인기 여가수인 줄도 몰랐고 연기력이 뛰어나 뽑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연극영화학과 특기전형은 자유연기 소양면접 즉흥연기 심층면접 등 실기면접이 포함된 일반전형보다 절차가 간단하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유명인 위주로 뽑는 전형이기 때문에 실기가 덜 까다롭다”는 설명이다.건국대는 올해 수시 모집부터 연예인 특례 입학 제도를 없앴다. 연예인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심사위원 B 교수는 “3분 내외 자유연기를 본 뒤 학생에 따라 노래나 춤을 요구한다”며 “수빈 양과 혜리 양처럼 연기 경력이 적지만 표현력과 소질을 충분히 보여주면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논란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가수와 연기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에 ‘가수는 실용음악학과에, 배우는 연극영화학과에 가야 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학 측이 홍보를 노려 스타들에게 합격 우선권을 준다면 이는 일반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태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 “학위를 위한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학교생활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대학 입시에 응시하지 않은 ‘미쓰에이’의 수지나 유승호, ‘f(x)’의 설리, 아이유 등이 ‘개념 연예인’으로 불리는 상황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무게=806t, 나이=12세(추정), 위험요인=대기 평균 수치보다 20배 많은 방사능을 뿜어냄.’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의 신상명세가 아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구청 뒤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임시보관 건물에 1년째 모습을 숨기고 있는 폐아스팔트 얘기다. 아스팔트는 지난해 10월까진 월계동 주택가 도로에 깔려 있었다. 한 시민이 아스팔트에서 방사능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11월 주민들의 반발로 도로에서 뜯겨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당시 “인근 주민들이 받은 연간 방사선량은 안전 범위 안”이라고 발표했지만 주민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책위원회에 ‘방사능 탓에 병에 걸렸다’는 청원서를 낸 주민이 몰렸다. 주부 김모 씨(48·여)는 “월계동에서 살면서 3차례나 자연 유산했다”며 “방사능 탓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올 9월 서울시가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8875명의 1.1%에 해당하는 102명이 연간 법정 허용량인 1mSv(밀리시버트·방사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표시하는 단위) 넘게 노출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1만∼10만 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는 수준의 방사선량이다. 서울시는 “방사능 오염의 잠복기를 고려해 2∼10년간 추적 조사하겠다”면서도 “확률로만 따지면 번개에 맞아 사망할 확률(600만분의 1)보다 낮아 ‘문제가 있다 없다’ 할 수 없는 애매한 결과”라고 밝혔다. 6일 기자가 만난 월계동 주민들 가운데서도 “방사능의 위력이 과대평가됐던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강모 씨(69)는 “땅값이 떨어질까 봐 들고일어났지만 실제로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조사 결과와 별개로 폐아스팔트는 ‘괴물’ 취급을 받으며 떠돌아다녔다. 노원구는 뜯어낸 아스팔트를 상계동 마들근린공원의 폐수영장으로 옮겼지만 열흘도 지나지 않아 구청 뒤 공영주차장으로 옮겨놔야 했다. 공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탓이다. 이번엔 구청 주변 주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상계동 주민들은 “월계동 주민 살리자고 상계동 주민은 죽이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노원구는 폐아스팔트를 여러 겹으로 밀봉하고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관하겠다”며 주민들을 달랬다. 해결된 듯 보였던 갈등은 폐아스팔트를 어디서 분류할지를 놓고 다시 불거졌다. 폐아스팔트를 일반폐기물과 10Bq(베크렐·방사성 물질의 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이상의 중저준위 폐기물로 분류하는 작업엔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분류작업 장소를 내주려는 곳이 없었다. 인적 드문 전방 군부대를 내달라는 요청에 국방부도 난색을 표했다. 어렵사리 공릉동 한국전력 중앙연수원 내 원자력연구소를 분류 장소로 낙점했지만 이 역시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결국 폐아스팔트는 임시보관 건물에 그대로 남겨졌다.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이달 중하순 경북 경주시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로 옮겨지지만 일반폐기물로 분류된 폐아스팔트 328t의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행법상 해당 폐기물을 처리할 근거가 없어 노원구는 환경부의 법령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일반폐기물과 똑같이 처리하라는 결정이 나오면 매립지 선정을 놓고 다시 갈등이 일어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마지막 장면.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는 나치 치하에서 구해 낸 유대인들로부터 감사 선물로 금반지를 받는다. 이미 유대인 1100여 명을 구했던 그는 “이 금반지를 팔았으면 더 많은 유대인을 구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눈물 흘린다.북한 주민을 구출하는 ‘쉰들러 프로젝트’에 12년을 쏟은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48)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쉰들러의 독백은 항상 북한 주민의 얼굴과 함께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 구출 작업이 못마땅한 중국 당국의 ‘입국 블랙리스트’에 올라 동남아 제3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김 목사는 중국에 팔려가 착취당하던 여성들과 이들의 자녀 11명을 지난달 구출했다. 주로 한국 내 탈북자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이지만 고아로 자란 어린이도 있다. 이들은 현재 제3국에 머물며 한국으로 입국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공안에 붙잡히거나 다친 탈북자는 없지만 김 목사는 구출 작전을 ‘성공’이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자금이 모자라 데리고 나오지 못한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중국의 안마시술소로 끌려갔다가 구출된 한 여성은 얼마 전 낳은 아들을 중국에 두고 왔다. 김 목사는 “곧 데리러 온다”는 기약 없는 말을 남기고 홀로 국경을 넘은 이 여성과 함께 울었다고 했다.임신 6개월째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팔려갔던 20대 여성 A 씨도 지난달 구출됐다. A 씨는 중국으로 팔려가자마자 자궁 적출 수술을 받고 밤낮으로 화상채팅과 성매매에 나서야 했다. ‘좋은 일자리가 있다’는 말만 믿고 의지한 곳이 음란 화상채팅 알선 업체일 줄 몰랐다. A 씨를 데리고 있던 업체는 김 목사에게 “가치가 떨어졌지만 데려온 값이 있으니 500만 원은 줘야 A 씨를 내주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중국에 인신매매된 북한 주민들은 물건 취급을 받는다”고 말했다.김 목사는 기업가였던 2000년 두만강 유역에서 선교하다 북한 주민의 실상을 알고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인민군 중대장 출신의 탈북자인 아내 박에스더 목사(43)를 만난 것도 이때였다. 김 목사는 이후 아내와 함께 북한 주민을 구출하고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다.북한 동포들을 중국과 북한에서 빼내는 일은 고난의 연속이다. 공안의 눈을 피해 제3국에서 탈북자들과 접선해야 하고 폭풍우를 뚫고 배를 타야 할 때도 있다. 열 살배기 딸이 배웅할 때마다 김 목사는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 목사는 “‘약자를 돕는 일에 위협이 따른다면 그건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신념을 되새긴다”고 했다.갈렙선교회가 맞닥뜨린 문제는 부족한 구출 자금이다. 탈북자 1인당 500만∼700만 원이었던 구출 비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경계가 삼엄해져 1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 비용까지 합하면 선교회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다.쉰들러가 유대인들로부터 받은 반지엔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김 목사는 “뜻있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단 한 명의 북한 주민이라도 더 구해 내는 게 사명”이라고 말했다. 갈렙선교회 홈페이지(www.calebmission.co.kr)와 전화(041-575-5301)를 통해 김 목사의 ‘쉰들러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