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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5시경 친구와 함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을 찾은 대학생 박모 씨(28·여). 평소 자주 찾던 아늑한 카페에서 수다를 떨 생각이었지만 그의 계획은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시위대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다. 시위대는 신고된 경로를 벗어나 도로를 점거했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에게 욕설까지 퍼부었다. 최루액이 뿌려질 정도로 시위대와 경찰이 격하게 대치하자 겁을 먹은 두 사람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식 이후 1일까지 2주일 새 세 차례나 대규모 집회로 인해 서울 도심이 마비됐다. 특히 시위대가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경찰이 차벽으로 통행을 차단하면서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도 서울 도심을 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상점은 손님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은 여행 경로를 바꿔야 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겁에 질린 손님 발길 끊어” 1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세계노동절대회’ 참석자 약 2만 명(경찰 추산) 가운데 일부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와 인사동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인근 상권은 초토화됐다. 금요일 밤은 손님으로 북적이는 ‘대목’이지만 일부 가게는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인사동의 한 카페 주인 이모 씨(59)는 “평소 오후 11시까지 영업하지만 시위대가 가게 앞에 진을 치는 바람에 손님이 끊겨 한 시간 일찍 문을 닫았다.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 인근 상인들은 △시위대의 폭력과 불법 도로 점거 △차벽으로 인한 시민 통행 차단이 영업 손실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과 18일 세월호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인근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당시 손님은 모두 자리를 떴고 나도 무서워서 가게 문을 닫고 대치 상황이 끝나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무질서한 시위 문화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인사동의 한 보석가게 점원 박모 씨(59·여)는 “시위대가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로 가게 앞은 늘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 민주노총 시위가 끝난 다음 날(2일) 아침 가게마다 직원들이 빗자루를 들고 나와 쓰레기를 치웠다”고 말했다. 각종 문화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도 고충을 겪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 시 예약 고객에게 ‘서둘러 공연장에 와 달라’는 문자를 발송하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지각하는 관객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관광 꺼리는 ‘유커’ 광화문광장, 경복궁 등 서울의 관광 명소를 찾는 관광객도 집회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을 꼭 보고 싶어 하지만 집회와 시위로 인해 일정에 포함시키지 못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일은 ‘봄 관광주간’(5월 1∼14일)이 시작된 날이었지만 가이드들은 과거에 겪은 집회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불만이 가득했다. 가이드 황모 씨(47·여)는 “청와대를 시작으로 광화문을 거쳐 동화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집회로 인해 일정이 틀어진 적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차벽과 시위대 때문에 관광객의 도보 이동이 불가능한 데다 관광버스도 들어올 수 없다. 황 씨는 “4월 18일 세월호 집회 때는 관광버스를 타기 위해 2시간을 걸었다. 욕설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을 피하느라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가이드들은 “면세점 쇼핑을 원하는 관광객이 많은데 일정이 늦어지면서 ‘쇼핑 시간이 줄었다’는 불평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여행사는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지나는 코스를 주말 관광 일정에서 뺐다. B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평일에 도심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주말에는 외곽 지역으로 인솔한다”고 말했다. 가이드 홍모 씨(52·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은 정치적으로 시끄러운 곳인가’라고 문의한다. 불법 집회가 반복되면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박은서·천호성 기자}
지하철역 매점 운영권을 알선해주겠다고 속여 지인에게서 수억 원을 받아 챙긴 뒤 도주한 남성이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모 씨(41)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1년 3월 자신이 식료품 등을 납품하던 슈퍼마켓의 주인 A 씨(40)에게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광운대역(구 성북역) 매점 운영권을 따주겠다. 코레일에 지인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영권을 얻기 위해서는 코레일에 45일간 2억 5000만 원을 예치시켜 자금 능력을 증빙해야 한다”고 꼬드겼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매점이 자신이 운영하는 슈퍼마켓보다 수익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한 A 씨는 예치금을 이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45일이 지나도 이 씨로부터 매점 운영권을 확보했다는 연락이 없었다. A 씨는 “돈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이 씨는 “기다려보라”는 말만 반복했다. A 씨가 그 해 8월 경찰에 고소하자 이 씨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 수사망을 피해 경기 파주시 일대를 돌아다니던 이 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내연녀의 집을 찾았다가 잠복해 있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코레일 직원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으며 A 씨에게 받은 돈으로 재생타이어 업체에 투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A 씨에게 매점 운영권 획득을 위해 예치금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코레일이 운영권을 주는 방식은 공개입찰로 예치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지난달 2일 강남구 A룸살롱에서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국세청 간부 2명의 술값과 성매매 비용은 삼일회계법인 임원이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A룸살롱은 회계법인 임원의 카드로 인근의 다른 가게에서 결제했다. 이런 방식은 성매매 업소가 고객의 신분 노출을 막고, 업소의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편법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국세청 간부들이 머문 방에 손님 4명이 있었다”는 룸살롱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동석자 파악에 성공했다. 동석이 의심되는 인물 리스트를 확보한 경찰은 이들의 사진을 룸살롱 관계자에게 보여줬고 삼일회계법인 임원 한 명이 당시 룸살롱을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술값과 성매매 비용이 A룸살롱에서 직접 계산되지 않고, 인근의 다른 유흥업소에서 카드로 결제됐다는 룸살롱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룸살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카드매출 전표에는 회계법인 임원의 결제 명세가 남아 있지 않았다. A룸살롱 측에 “결제 시 신분이 노출되지 않게 다른 가게에서 결제해 줄 수 있느냐”고 묻자 “우리 가게와 다른 상호의 업소에서 카드로 결제한 것처럼 해 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찰은 실제 카드 결제가 이뤄진 업소에서 카드매출 전표를 임의 제출받았고, 이를 통해 삼일 측 임원이 카드로 계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업소 관계자 증언과 카드 결제 명세를 토대로 추궁하자 국세청 간부 2명은 결국 “삼일회계법인 임원 2명과 동석했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삼일 측 임원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간부들은 “개인적 친분이 있어 (회계법인 임원들을) 만났을 뿐이며 로비나 대가성이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두 임원은 각각 다른 부서 소속이며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과거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복기 장부’의 존재를 검찰이 일부 확인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49)와 이용기 비서실 부장(43) 등이 이 ‘복기 자료’를 숨겨 놓은 것으로 보고 이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박 전 상무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증거 인멸’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상무 등이 이 자료를 ‘인멸’하지 않고 어딘가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성 회장이 숨지기 전에 정치권 금품 제공 내용을 복기해 자료를 만든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성 회장과 박 전 상무, 이 부장 등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빼돌린 자료 중에 이 ‘복기 자료’가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기업 직원들은 지난달 18일 첫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직전 성 회장과 박 전 상무의 지시로 회사 내부 자료를 대거 빼돌렸다. 이때 반출된 서류는 경남기업의 분식회계 관련 자료가 많았지만 일부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 등이 담긴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달 25일 직전에도 조직적인 자료 빼돌리기가 이뤄졌다. 성 회장은 과거 정치권 금품 제공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박 전 상무와 이 부장 등에게 관련 자료 수집을 지시한 흔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측근들의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e메일 등을 분석하고 경남기업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파악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적은 이완구 국무총리 등 여권 핵심 8명에 관한 내용도 당초 성 회장이 상세하게 정리한 ‘복기 자료’에서 일부 발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성 회장은 지난해 말 검찰 내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구명 청탁을 위해 이 자료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중순에는 수행비서 금모 씨에게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한 2006년 기사를 찾아오라’고 지시했고, 숨지기 사흘 전인 이달 6일에는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방문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 원을 잘 전달했느냐’고 확인했다. 성 회장의 측근인 충청포럼 관계자 A 씨는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성 회장이 지난해 11월경 국세청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긴 걸 알고 수사를 눈치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상무에 이어 이 부장도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두 사람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검찰에서 “성 회장의 지시로 내부 자료를 파기하긴 했지만 금품 제공과 관련된 자료는 아는 게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증거 인멸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복기 자료’에 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초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50)과 전모 전 상무(50)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조사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각각 2009∼2013년과 2005∼2008년 경남기업 재무본부장으로 재직한 성 회장의 ‘금고지기’였으며, 성 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을 잘 아는 핵심 인사로 지목돼 왔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한 전 부사장과 전 전 상무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박 전 상무와 이 부장의 ‘약점’을 진술해 줄 수도 있다”며 “이들의 역학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복기 자료의 존재와 내용을 확인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정윤철 기자}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로 증거인멸과 은닉에 가담한 혐의로 이틀 연속 소환한 성 회장의 핵심측근 이용기 비서실 부장(43)을 23일 오후 긴급체포했다. 수사팀은 또 전날 긴급체포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49)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3000만 원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총리와 성 회장의 동선을 대부분 확인했으며 조만간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수사팀이 사건의 실체를 밝힐 ‘키맨’으로 꼽힌 두 사람을 긴급체포한 것은 성 회장이 ‘비밀장부’를 남겼는지, 아니면 성 회장이 과거 정치권에 돈을 건넨 과정을 최근 복기해 놓은 자료가 있는지 추궁했지만 기대했던 진술을 받아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세간에 소문으로만 떠도는 ‘비밀장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해야 할 만큼 검찰이 쥐고 있는 ‘압박 카드’가 없다는 뜻도 있다. 박 전 상무와 이 부장은 “성 회장의 경영과 정치 분야를 보좌했지만 로비는 알지 못한다. 회사 재무담당자들이 사정을 알 수도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경남기업과 측근 자택, 성 회장 아들 집 등 비밀장부가 있을 만한 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성 회장의 지시로 박 전 상무, 이 부장 등이 문제의 ‘장부’를 숨겼을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뜻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의 첫 경남기업 압수수색 뒤 직원들이 폐쇄회로(CC)TV를 끈 채 각종 자료를 빼돌린 사실 외에도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뒤 박 전 상무 등의 지시에 따라 각종 서류 파쇄 및 은닉 작업이 이뤄진 점에서 핵심 증거나 장부가 빼돌려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상무와 이 부장을 압박해 성 회장이 남겼을 가능성이 있는 ‘비밀장부’ 또는 사후 ‘복기자료’가 있었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칫 장부를 찾지 못하고 수사가 종결됐는데 특별검사의 수사로 로비 장부가 발견되는 것은 검찰로선 생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상무뿐 아니라 이 부장도 성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전달 여부는 물론이고 ‘비밀장부’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부장은 성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 원을 줬다는 주장을 확인받기 위해 윤모 전 부사장을 찾아간 6일 행적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성 회장이 금품을 전달하면서 만들어 놓은 ‘원조’ 비밀장부의 존재에 대해선 검찰은 물론이고 경남기업 측 핵심 인사들도 회의적이다. 만약 성 회장이 금품을 전달할 때마다 ‘장부’에 기록했다면 굳이 자살 직전 금품 전달에 관여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복기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설령 ‘장부’가 존재하더라도 성 회장이 최근에 복기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자료나 ‘8인 메모지’가 전부일 가능성도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증거인멸 수사가 이제 하나의 수사 갈래가 됐다. (로비 장부에 대해서는) 그것이 폐기됐거나 은닉된 증거인지 혹은 원래 없던 건지 아직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조동주·정윤철 기자}
검찰이 2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을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전날인 8일 밤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성 회장이 그날 밤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에게 ‘비밀장부’ 같은 중요자료를 맡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베라호텔의 한 직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8일 밤 성 회장이 차를 1층 현관 근처에 주차시킨 뒤 호텔로 들어갔고, 성 회장이 나올 때 처음 보는 누군가가 배웅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호텔에서 확보한 CCTV 기록은 8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9일 오전 1시까지 모두 7시간 분량이다. 성 회장이 만났다는 제3의 인물이 이 호텔을 드나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다. 호텔 관계자는 22일 “검찰이 CCTV 화면을 먼저 확인한 뒤 7시간 분량을 복사해갔다”고 전했다. 호텔 관계자들에 따르면 성 회장은 생전에 이 호텔 사우나 등을 자주 이용했다. 검찰은 호텔 CCTV 영상 분석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 회장이 만난 인사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도 자체 확인 결과 8일 밤 CCTV 영상에서 성 회장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관계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1일 성 회장과 장남 승훈 씨(34)의 서울 강남구 자택, 최측근인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49)의 경기 고양시 자택 등 13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남기업 수사 착수 이후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성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뒷받침하는 ‘비밀 장부’ 같은 제3의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리베라호텔에서도 자살 전날(8일) 오후 6시 이후 7시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자료와 호텔 내 카페 및 레스토랑 예약 장부 등을 압수했다. 성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8일 오후 11시경 이곳에 잠시 들러 누군가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의 자택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성 회장이 자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7억 원을 건넸다”라고 지목한 곳이다. 검찰은 장남 승훈 씨의 자택과 승용차를 압수수색하면서 승훈 씨에게서 성 회장의 유서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유족이 공개하지 않은 부분 중 정치권 금품 제공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승훈 씨는 자신의 집에서 이뤄진 검찰의 방문 조사에서 “비밀 장부 등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경남기업 임직원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내부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과 관련해서도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 본사의 지하주차장 CCTV 녹화기록 등을 압수했다. 또 검찰은 이날 성 회장의 최측근인 박 전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성 회장의 정·관계 금품 로비와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지, 성 회장이 별도로 맡겨 놓은 증거자료가 있는지 집중 조사했다. 이날 박 전 상무는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당초 예정 시간을 2시간여 넘겨 낮 12시 반경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상무는 “비밀 장부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조건희 becom@donga.com·정윤철 기자}
환전 청구금액의 10배인 싱가포르달러를 받아 간 뒤 돈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고객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싱가포르달러 사진으로 인해 궁지에 몰렸다.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이모 씨(51)는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에서 현금 486만 원을 6000싱가포르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창구 직원이 실수로 주황색 100달러짜리 지폐 60장 대신 보라색 1000달러짜리 지폐 60장(6만 싱가포르달러)을 건네자 이를 가로챈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씨는 “은행에서 돈을 받은 뒤 액수를 확인하지 않고 가방에 넣어 1000달러짜리 지폐를 받았다는 것을 몰랐고 돈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씨가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돈의 색상을 구분할 수 있었다고 본 은행은 이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삭제된 사진 및 동영상을 복원한 뒤 횡령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에 따르면 이 씨 휴대전화에 1000달러짜리 지폐가 봉투에 담긴 사진과 수십 장의 1000달러를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보이는 동영상이 있었다. 이 씨는 20일 “경찰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22일쯤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씨는 경찰이 증거로 제시한 지폐는 자신이 은행 측으로부터 받은 돈이 아니라 지인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지난달 19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지인을 만나 그가 호텔방 개인금고에 보관하던 싱가포르 돈을 보고 호기심에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환전 사건에 연루된 것이 기억나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했다. 돈이 담긴 봉투도 환전한 은행의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명예 회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경찰 조사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한 것은 맞지만 영장 신청 여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정윤철 trigger@donga.com·박성진 기자}
JTBC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녹음파일을 무단 방송한 데 대해 경향신문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JTBC는 15일 저녁 뉴스에서 성 회장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진행자는 “경향신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입수 경로를 밝히지 않았다. 경향신문 측은 자사가 15일 유족의 동의를 얻어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며 자진해 참여한 디지털포렌식(증거수집) 전문가 김모 씨가 해당 파일을 JTBC 측에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 관계자는 “김 씨는 서초동의 한 연구소에서 진행된 디지털포렌식 작업에 참여한 후 자신의 컴퓨터에 남겨진 녹음파일을 JTBC 기자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밤 경향신문을 찾아가 “(JTBC가) 유족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원칙 없이 사용할 줄 몰랐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경향신문과 성 회장의 유족은 JTBC 측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치 않는다”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향신문 측은 “JTBC가 타 언론사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한 것과 다름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경향신문은 JTBC와 녹음파일을 무단으로 유출한 김 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김 씨에게 구체적인 파일 유출 경위를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김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JTBC는 16일 “녹음파일을 가능하면 편집 없이 진술의 흐름에 따라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경쟁하듯 보도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측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를 통해 “이미 당사자(김 씨)가 자백한 녹음파일 절취 및 입수·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JTBC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고 재차 비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24 재·보선에 출마했던 이완구 국무총리를 4월 4일 직접 만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 회장이 사망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총리를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나 3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재·보선 당시 이 총리 캠프에서 활동한 A 씨는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013년 4월 4일 부여선거사무소에서 성 회장의 수행비서를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수행비서가 성 씨의 직함을 ‘의원’이 아닌 ‘회장’으로 불렀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며 “최근 성 회장 관련 보도를 보면 그날 부여선거사무소에서 본 낯익은 얼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의 운전기사 여모 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수행 직원과 함께 선거사무소를 찾았다”며 “(돈을 담아 갔다는 비타민 음료 상자를) 가지고 있는 건 봤다. 하여튼 우리 차에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당시 후보 등록 첫날이라 사무소에서 수십 명의 기자들과 수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성 회장과 독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 누군가와 독대를 할 환경이 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A 씨가 기억하는 당일 상황은 다르다. A 씨는 “기자는 4, 5명 정도 있었다. 오후 4시가 넘어 캠프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서 “이 총리가 선거 때 자신을 찾는 사람들을 아울러 ‘품앗이’ 개념으로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A 씨는 성 회장이 이 총리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모습을 목격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당시 선거사무실엔 긴 탁자가 있었고 가장 왼쪽에 지사(충남지사를 지낸 이완구 총리를 지칭) 방이 있었다”고 밝히는 등 당시 선거 캠프를 또렷하게 기억했다. 이처럼 성 회장이 이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계속되고 있다. 성 회장의 한 측근은 한 언론을 통해 “당시 선거사무소는 넓은 홀에 여직원 둘이 있었던 기억이 나고, 한쪽 칸막이 안에 이 총리와 성 회장 둘만 있었다”며 “(성 회장 지시로) 비타500 박스를 테이블에 놓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성 회장의 운전기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량 트렁크에 음료 박스가 들어 있었고, 동행한 수행 직원이 (이 총리에게)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무실에 있었던 한 방문객은 “성 회장이 사무실에서 나오는데 이 총리가 배웅을 하지 않고 자신의 비서를 불러 통상적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내용을 부인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성현 충남도의원은 15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한 신문은 ‘성 회장의 측근이 당시 이 총리 선거사무소에서 홍모 도의원과 성 회장이 인사하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는데, 여기에 언급된 홍모 도의원이 바로 나”라며 “저희 일행이 (캠프에) 간 날짜가 4월 6일”이라며 “4일에도 (캠프에) 가긴 했지만 오전 11시에 갔기 때문에 이완구 후보가 출장 중인 관계로 볼 수 없었고, 성 회장도 못 봤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홍정수 기자}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영정이 13일 충남 서산의료원 빈소를 나와 운구차로 향하자 지친 표정의 부인은 눈물을 흘렸다. 장남은 어머니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지긴 마찬가지였다. 빗방울까지 떨어지자 성 회장의 지인들은 “서산시를 위해 노력한 고인의 마지막 길에 비가 와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성 회장의 서산부성초등학교 동문 7명은 고인의 관을 조심스럽게 운구차로 옮겼다. 발인 예배는 서산중앙감리교회에서 유족과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 교회는 성 회장의 기부로 세워졌고, 성 회장의 모친이 생전에 하루도 빠짐없이 다니던 곳이다. 예배를 마친 뒤 성 회장의 시신은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에 있는 모친의 묘소 옆으로 운구됐다. 성 회장의 두 아들은 유품을 관 위에 올려놨다. 차남은 성 회장의 자서전인 ‘새벽빛’을, 장남은 “아버지께서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다”며 배지 4개를 자서전 위에 올렸다. 경남기업, 국회의원, 서산장학재단을 상징하는 배지와 나라사랑 큰나무(국가보훈처 발급) 배지였다. 장남은 “세상이 당신을 외롭게 해도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내려놓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죄송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장례가 끝나고 성 회장의 지인들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병구 충청포럼 운영위원은 “고인이 목숨을 걸고 말하고자 했던 소망이 성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 회장의 장남은 “아버지를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면서 검찰 수사 협조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성 회장이 생전에 서산 시민들에게 남긴 호소문도 새롭게 공개됐다. 성 회장이 새누리당 충남도위원장일 때 도당 대변인을 지낸 이기권 씨는 동아일보-채널A에 A4용지 3장 분량의 호소문을 공개했다. 호소문에서 성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 회장은 “정치적으로 원한을 살 일을 하지 않았고, 기업인으로서 결코 상식에 벗어나거나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자원 개발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저와 저의 가족을 무참히 난도질을 했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떼먹은 사람으로 매도한 사법 당국의 처사는 나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영정이 13일 충남 서산의료원 빈소를 나와 운구차로 향하자 지친 표정의 미망인은 눈물을 흘렸다. 장남은 어머니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지긴 마찬가지였다. 빗방울까지 떨어지자 성 회장의 지인들은 “서산시를 위해 노력한 고인의 마지막 길에 비가 와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성 회장의 서산부성초등학교 동문 7명은 고인의 관을 조심스럽게 운구차로 옮겼다. 발인 예배는 서산중앙감리교회에서 유족과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 교회는 성 회장의 기부로 세워졌고, 성 회장의 모친이 종지기 생활을 했던 곳이다. 박성호 장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에 벚꽃이 휘날리고 있다”면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안히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예배를 마친 뒤 성 회장의 시신은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에 있는 모친의 묘소 옆으로 이동했다. 성 회장의 두 아들은 유품을 관 위에 올려놨다. 차남은 성 회장의 자서전인 ‘새벽빛’을, 장남은 “아버지께서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다”며 배지 4개를 자서전 위에 올렸다. 경남기업, 국회의원, 서산장학재단을 상징하는 배지와 나라사랑 큰나무(보훈처 발급) 배지였다. 장남은 “세상이 당신을 외롭게 해도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내려놓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죄송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날 성 회장이 생전에 서산 시민들에게 남긴 호소문도 새롭게 공개됐다. 성 회장이 새누리당 충남도위원장일 때 도당 대변인을 지낸 이기권 씨는 동아일보-채널A에 A4용지 3장 분량의 호소문을 공개했다. 호소문에서 성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 회장은 “정치적으로 원한을 살 일을 하지 않았고, 기업인으로서 결코 상식에 벗어나거나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자원 개발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저와 저의 가족을 무참히 난도질을 했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떼먹은 사람으로 매도한 사법 당국의 처사는 나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나는 결코 국민의 세금 단 1원도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서산의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성 회장은 서산에 대해 “내 고향 서산 태안은 힘들고 어려울 때 포근히 감싸주고 위로해 주며 새로운 힘을 돋게 해 준 어머니의 태반이자 ‘성장판’이었다”고 표현했다. 또한 자신이 한때 2조 원 규모의 경남기업을 이끈 것도 고향 사람들의 응원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 경남기업을 통해 오대양 육대륙을 누비며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꽂게 한 것은 고향에서 배우고 익힌 대담한 도전과 응원의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기업 임직원들은 성 회장을 애도하는 추도문을 발표했다. 임직원들은 추도문에서 “고 성완종 전 회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임직원 모두는 뜻밖의 비보에 슬픈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서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하루 전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고 언론에 밝힌 지방의원 2명에게 이 총리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고압적인 태도로 다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 회장이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일 때 도당 대변인을 지낸 이기권 씨는 12일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리가 11일 충남 태안군의회 이용희, 김진권 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성 회장과 당시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말하라고 따져 물었다”고 공개했다. 이용희, 김진권 의원은 11일 보도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우리와 만나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서 서운함을 토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이 보도가 나간 날인 11일 이 총리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언성을 높이면서 ‘성 회장과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따져 물었고 김 의원이 ‘왜 우리가 총리님한테 그 말을 해야 하느냐’고 하자, 이 총리가 ‘내가 총리다. 5000만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다시 다그쳤다”고 전했다. 이 씨는 그 증거로 이 의원의 휴대전화 수신함을 공개했다. 수신함에는 이 총리가 자신의 휴대전화 2대로 번갈아 가며 이 의원에게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13차례 전화를 했고, 김 의원에게는 3차례 전화를 걸어온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 씨는 “하도 전화가 많이 걸려와 이 의원은 전화기 전원을 꺼 놓았을 정도다. 총리가 어떻게 이렇게 협박성 전화를 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본보 기자와 따로 만나 “총리가 흥분된 상태에서 다짜고짜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보고 계속 말을 하라고 억압적인 투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총리가) 두서없이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긴장된 상태에서 그 부분(지방의원의 언론인터뷰)을 집요하게 따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리라는 분이 저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 씨가 우리를 대신해 한 기자회견 내용이 모두 맞다”고 확인했다. 이 씨는 기자회견에서 “(두 의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이 총리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새누리당 홍문표 김태흠 의원이 (내게 성 회장의) 불구속 수사를 당부해왔다’는 말도 했다”면서 “이 총리가 ‘(이런 부탁을 받았지만) 경남기업 수사는 전 총리 시절에 시작된 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김 의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성 회장이 자살 전날 ‘(내일 영장실질심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누리당 쪽에서는 청와대 쪽에 불구속 기소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 것 같다. 이 총리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성 회장의 서운함이 충청권 인사로서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 회장과 이 총리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였다. 하지만 단순히 구명 부탁을 거절한 데 대해 서운해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보다 특별한 관계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에게 (성 회장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보도 내용이 맞는지 전화로 확인해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서산=지명훈 mhjee@donga.com·정윤철 기자}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현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크게 낙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이틀 전인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성 회장을 만났다는 경남기업 전 고문 A 씨(64)는 12일 동아일보-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현 정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상은 안 주고 벌을 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출신인 A 씨는 2008∼2013년 경남기업 고문을 지냈다. A 씨에 따르면 성 회장은 ‘불구속 수사’만 받게 되면 반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고 결국 무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이런 뜻을 전달하려 했다는 것. A 씨는 “성 회장은 ‘검찰에 가기 전에 이병기 실장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말했지만 끝내 (불구속 수사 요구를) 거절당해 좌절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성 회장이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외면당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수십억 원을 (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 뿌렸는데 외면하고, 전화도 받지 않으니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 회장은 자원개발 참여 기업 중 경남기업이 검찰 수사의 첫 표적이 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컸고, 그 과정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와 갈등을 빚었다고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성 회장에 따르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한 뒤에 이 총리가 성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이에 화가 난 성 회장이 이 총리에게 ‘총리답게 처신하시라’며 언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A 씨는 성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을 입증할 수단을 남겨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성 회장은 ‘내가 누구에게 돈을 줬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증거는 철저히 남겨 두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서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친박(친박근혜) 핵심을 포함한 정치권에 마지막 구명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충남 서산의료원에 마련된 성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성 회장이 (내게) 전화도 했고, 만난 것도 사실”이라고 해 숨지기 직전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성 회장은 숨지기 며칠 전 친박계 맏형 격인 서 최고위원과 친박계 핵심 의원 등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고인의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성 회장이 고인이 됐다. 그분과 나눈 여러 가지 얘기를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성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이어 “(성 회장이) 이미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렸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나눈 얘기를 안 하는 것이 온당하다”며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이 많이 억울해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에 나온 그대로”라고만 했다. 서 최고위원은 한 기자가 ‘리스트와 전혀 관계없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런 질문이, 예의 없는 질문이 어디 있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던 8일 직전에 친박 의원들을 비롯해 정치권 실세들에게 집중적으로 구명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이완구 국무총리 등도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4, 5일 전 주로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차분하게 수사를 잘 받아서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고, 성 회장은 크게 낙담하면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 회장은 자살 당일(9일) 2대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모두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3G 폴더폰’이다. 한 대는 성 회장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한 대는 성 회장의 시신으로부터 약 15m 떨어진 언덕에서 발견됐다. 이 휴대전화는 본체 덮개가 열려 있는 상태였고, 전원은 켜져 있었다. 이 때문에 성 회장이 언덕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살 직전 누군가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박성호 장례위원장은 “세상을 ‘마당발’처럼 돌아다닌 성 회장이 궁지에 몰렸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 전화를 했지만 거절당하자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집어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 / 서산=정윤철 기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웃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를 두고 검찰과 유족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치인에게 돈을 건넨 정황이 적혀 있는 메모지이지만, 유족들은 성 회장의 유품인 이 메모지를 검찰이 일방적으로 가져간 것에 반발하고 있다.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10일 성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9일 저녁 성 회장의 장남이 유족 대표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유품을 확인하던 중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한 명이 와서 ‘메모지는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에 따르면 이 검사는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양해해 달라”고만 말했다는 것. 메모지 열람은 물론이고 복사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상무는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검시를 지휘했는데 특수부 검사가 등장해 놀랐고, 유가족의 권리(유품 확인)까지 박탈해 의아했다”면서 “메모지의 내용이 성 회장이 적은 것과 달라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유족이 받은 성 회장 유품 확인서에는 ‘메모지 1장, 휴대전화기 2대, 현금(8만 원), 장갑 1쪽, 면봉 2개, 안경 1개, 모자 1개’라고 적혀 있다. 유족 측은 “메모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유족은 아무도 메모지를 직접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언론을 통해 메모지 내용이 보도될 때까지 크기와 분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민감한 내용이 담긴 이 메모지를 새로운 수사의 핵심 물증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메모지는 수사상 필요한 압수 물품으로 판단했다. 수사 자료이기 때문에 유족에게 공개할지는 검찰이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0일 오후 충남 서산시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에는 지역 주민과 그가 세운 장학재단 관계자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사정수사의 대상에 올랐던 탓인지 굴지의 건설회사 총수와 국회의원을 지낸 ‘마당발’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관계 인사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문객 중에는 “정권의 표적 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장례식은 성 회장이 생전에 애정을 쏟았던 서산장학재단의 재단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조문객은 2000여 명에 이르렀다.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원대대표와 박대출 대변인, 홍문표 이명수 정병국 의원이 조문했다. 충청권에서는 권선택 대전시장과 이완섭 서산시장, 한상기 태안군수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서울에서 조문하고 이날도 빈소를 찾아왔다. 홍 의원은 “가깝게 지낸 동료의 죽음이 비통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개인 자격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수십 개의 조화가 밀려들었지만 대부분 장학회나 지역 단체에서 보낸 것이었다. 정치인 중에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조화를 보냈다. 조문객들은 성 회장이 표적 사정을 당해 억울하고 불행한 죽음을 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11시 20분경 취재진이 경남기업 관계자의 안내로 빈소 표정을 취재하는 순간 박성호 장례위원장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완구 총리의 실명을 거론하며 “충청도인의 가슴을 이렇게 멍들게 해놓고 국무총리라고 뭘 하겠다는 건가. 비리 회사가 80여 개나 되는데 왜 성완종 회사만 잡는 거냐”며 “나 같으면 이렇게 안 죽는다. 굴비 엮듯 너도나도 다 엮어서 같이 갔을 거다”라고 말했다. 성 회장의 고향인 서산을 중심으로 충청권에서는 그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서산장학회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도왔던 점을 기억하며 그를 추모하는 분위기였다. 성 회장과 경쟁자였던 지역의 정치인이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자를 보내자 서산장학회 회원들이 “파렴치하다”며 비난 메시지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30대 지역 주민은 한 식당의 TV에서 성 회장의 뉴스가 나오자 “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그런 궁지에 몰릴 이유도 없었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박준호 전 경남기업 홍보담당 상무는 “유언장은 9일 아침 확인됐고, 가족 외에 두 명이 같이 열람했다. 분량은 A4용지 한 페이지다. 거기에는 주로 가족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다른 내용(정관계 인사 로비 리스트)은 없다. 그리고 25년 동안 운영했던 장학사업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성 회장의 메모에 등장하는 유력 인사들의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서 자료를 요청하면 제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필요하다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 회장의 동선과 스케줄을 수년 전 것도 정리해 둔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자료를) 그렇게 오랫동안 보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서산=지명훈 mhjee@donga.com·정윤철 기자}

한때 수입차 딜러로 일했던 조모 씨(49)는 2013년 8월 사업자금을 빌리기 위해 ‘형 동생’ 사이인 자동차 수입업체 사장 유모 씨(37)를 찾아갔다. 유 씨는 2008년 조 씨가 롤스로이스 리무진을 국내로 들여올 때 도움을 준 사이다. 유 씨는 조 씨에게 “리무진을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리무진은 1983년 출고 당시 25억 원짜리였지만 국내에 중고차로 수입할 때 가격은 1억 원이었다. 조 씨의 동의를 얻은 유 씨는 사채업자 한모 씨(43)를 찾아가 리무진을 담보로 2500만 원을 빌려 조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조 씨는 기한이 지나도 돈을 갚지 못했다. 결국 조 씨와 유 씨 모두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 다급해진 두 사람은 “리무진을 돌려주면 고의사고를 낸 뒤 3000만 원을 주겠다”며 한 씨로부터 차량을 받았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 리무진을 주차시킨 뒤 지인의 차량과 충돌시켰고 보험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 여기까지는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다. 당초 약속보다 적은 2000만 원을 받은 한 씨는 보험사를 찾아가 “리무진 주인은 바로 나”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수상히 여긴 보험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기극이 들통 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유 씨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64·사진)이 9일 서울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성 회장을 구속한 뒤 해외 자원개발 특혜와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성 회장의 사망으로 관련 수사가 사실상 종결됐다. 성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을 나간 뒤 자취를 감췄고, 3시간 뒤 유서를 발견한 운전기사와 아들이 오전 8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성 회장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에서 경찰 1300여 명과 수색견, 헬기 등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을 했다. 그러나 오후 3시 30분경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 이상 떨어진 인적이 드문 숲 속 나무에 성 회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찰 수색견이 발견했다. 성 회장이 남긴 유서엔 “혐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너무 억울해 결백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끊겠다.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 시작된 전방위적인 수사에서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였던 성 회장의 사망으로 경남기업뿐 아니라 다른 사건 수사도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성 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중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 회장을 ‘공소권 없음’ 처분할 예정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정윤철 기자}
경남기업은 9일 성완종 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삼성서울병원에서 그의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경남기업에 따르면 유서는 A4용지 1장으로 “(검찰 수사에 대해) 억울하다” “결백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검찰 수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문맥상 수사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압적’ ‘복수’ ‘배신’ 같은 강한 표현은 없었다”고 말했다. 자필로 작성된 유서에 정재계 인사의 이름이나 청와대를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부인과 두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고, 고인이 지난 25년간 운영한 장학사업(서산장학재단)을 가족들이 이어가기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히 큰아들에게 ‘삼촌들과 잘 상의해 난관을 이겨내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은 검소하게 장례를 치르라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유족은 그가 서산장학재단을 25년간 운영하며 강한 애착을 보여 온 점을 고려해 장례를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경남기업 측은 서산의료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13일 발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회장의 유서는 유족과 박 전 상무 등이 확인했다. 유서를 보관 중인 유족 측은 “장례가 끝난 뒤에도 유서 원본을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성 회장의 지인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고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성 회장과 친분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성 회장은 결백하다. 검찰이 이미 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수사해 성 회장을 두 번 죽였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성 회장과 경남기업의 입장, 해명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