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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했지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경력이 끊긴 여성 A 씨(48). 최근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의 경력 복귀 지원을 받아 근무가 보다 유연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직했다. 수요가 폭발한다는 인공지능(AI) 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자녀에게 컴퓨터공학 전공을 권할 마음은 없다. A 씨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 지식과 기술들이 금세 ‘구식’이 되어버리는 데다, 육아 등 개인 사정으로 한번 경력이 단절되면 다시 복귀하기가 너무 힘든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했다.#2. 서울의 한 사립대 이과대학 명예교수 B 씨는 딸이 있지만 선뜻 이 길을 권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많은 여성 과학자들은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자녀에게는 추천하지 못한다”며 “전문성이 주는 보람과 가치는 크지만, 본인이 겪었던 고통과 사회 구조적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확보하는 등 정부가 AI 3대 강국을 향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이 GPU를 활용할 인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에서 부랴부랴 인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과학기술계에선 애써 키운 여성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이공계 기혼 여성 60% “딸에게 이공계 추천 안 해”WISET에 따르면 이공계에서 육아나 결혼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 인재는 2023년 기준 16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전 세계 각국이 인재를 확보하려고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경력 단절 여성 인재들부터 연구 일선에 복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 커리어가 개발되는 핵심 시기가 20대 후반부터 30대인데 이때가 임신 출산 시기와 겹친다”며 “유연근무제 확대와 연구자를 위한 인건비 보조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실제로 18일 본보가 입수한 WISET 주관 ‘여성과학기술인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성 인재들이 마주한 현실이 엿보였다. 이공계 전공 기혼 여성 응답자의 59.1%가 “자녀 성별이 딸이라면 이공계 진학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미혼 여성 중에는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이 46.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결혼 또는 출산 이후 여성의 경력 지속이 어려운 현실을 직접 체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여성과학기술인 정책 우선 개선 영역’을 묻는 질문에서는 경력 단절 예방 및 복귀(일자리, 재교육, 연구과제 등)가 필요하단 응답이 15.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여성 연구자를 고려한 공정한 경력·성과 평가 체계(13.8%) △임금·근속기간·연구비의 성별 격차 해소(13.4%) 등이 뒤를 이었다.AI·데이터사이언스를 연구하는 강윤철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취업 기회가 생기면 연구 실적이 우수한 제자를 추천할 때가 많은데 그들이 출산·육아로 기회를 포기하는 걸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고심 끝에 출산을 포기하는 학생도 여럿 봤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육아기 여성 과학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긴급돌봄 사업을 꼽는다. 생물학이나 화학 등 전공에선 24시간 실험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으면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성 인력 활용으로 과학 인재 위기 극복해야”육아 고충으로 연구를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유연근무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도 현장의 목소리다.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간사인 권순경 경상국립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연구 현장은 일반 기업과 달라 실험,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 등 집중 근무 형태가 필요하고 유연근무 적용이 유리한 점이 있다”며 “근무시간에 따른 평가 방식이 아니라 논문, 프로젝트 진척 등의 연구성과 기반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STEM 분야의 남성 중심 연구 환경으로 인해 커리어를 포기하는 여성 인재도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진로나 경력 변경을 고려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성 과학자의 22.2%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경력단절’ ‘성차별 및 조직문화’ 등을 사유로 꼽았다.설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남성 카르텔이 심하고 여성 과학자들은 주요 업무에서 배제된다” “유리천장이 너무 견고해 승진 기회가 없다고 느꼈다”는 의견을 냈다. 김윤영 숙명여대 기계시스템학부 석좌교수는 “STEM 분야는 남성의 학문이라는 잘못된 인식 개선도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해외 인재를 영입해 다양성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한국에 있는 여성 인재들부터 과학계에서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바이오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연달아 조(兆) 단위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반도체주에 몰렸던 투자금이 바이오주로 분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종식 이후 맞이한 ‘제2의 바이오 봄’의 주역은 ‘플랫폼 기술’이다. 신약 개발에 비해 투자 비용이 적고 활용도가 다양해 플랫폼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플랫폼 기술이 여러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플랫폼 기술은 일종의 신약 개발의 인프라 기술이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머물도록 한다든가, 투여가 편한 제형으로 변경해주는 등의 기술 등이 포함된다. ● 바이오 플랫폼 기업, 코스닥 시총 1위·4위 달성이달 12일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00억 원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수출한 기술은 ‘그랩바디-B’라고 불리는 플랫폼 기술로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는 기술이다. BBB는 뇌 속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촘촘한 장벽이다.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뇌 구조지만 약물의 입장에서는 거대한 방해요소다. 실제 많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들이 BBB 통과를 못 해 고배를 마셨다. 그랩바디-B는 BBB를 구성하는 뇌혈관 내피세포에 돋아나 있는 단백질(IGF1R)을 공략해 우회로를 확보한다. 뇌 속에 필요한 물질이 통과하는 문을 몰래 열어 약물을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그랩바디-B에 결합하는 약물의 종류만 바꾸면 어떤 약도 BBB를 통과할 수 있다. 그만큼 확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실제 그랩바디-B는 일라이릴리에 앞서 올해 4월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최대 4조1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됐다. 업계에서는 그랩바디-B가 더 많은 질환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 역시 바이오 플랫폼 기술 개발 기업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을 통해 수 시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정맥주사(IV)형 주사제를 1분 내로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SC)형으로 변경하는 ‘ALT-B4’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SC 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등 두 곳뿐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알테오젠은 미국 머크(MSD)에 ALT-B4를 기술 수출했다. MSD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이 기술을 적용해 SC 제형의 ‘키트루다 큐렉스’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았다. 알테오젠은 MSD 외에도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에 같은 플랫폼 기술을 수출했다. ● 올해 누적 기술수출 규모 역대 최대 약 19조 원플랫폼 기술 개발 기업들 중심으로 기술 수출이 활기를 띠며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약 19조 원에 이른다. 플랫폼 기술들이 강세를 보이자 새롭게 바이오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출범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달 12일 신약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에피스넥스랩이 향후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결합체(펩타이드) 분야에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술이 사업 확장성이 크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그간 쌓아온 기술력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도래했다”며 “사업성이 큰 플랫폼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신약 개발 전반에서도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활약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이유는 최근 질병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아파야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치료에서 예방 쪽으로 중심축이 많이 이동했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죠.” 1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한국원격의료학회 이사장)는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제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대학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고도의 치료는 대면 진료로 가되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일단락되며 지난달 17일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같은 달 20일 해제했다. 그 결과 의정 갈등 기간에 확대됐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범위를 다시 축소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대면 진료는 제한되며 비대면 진료 비율도 30%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 교수는 “현재 많은 비대면 진료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데 빠른 법제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발의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은 초진 환자 허용 범위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군인, 교정시설 수용자 등 일부 인원에 한해서 비대면 초진 진료를 허용한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려는 병원이나 플랫폼 기업의 입장에서는 초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가 제한되면 환자 유입 동력이 사라진다. 이날 이솔 닥터나우 대외정책이사(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대표)는 “비대면 진료를 재진에만 허용할 경우 기존에 방문하였던 병원이 영업하지 않으면 비대면 진료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비대면 진료의 취지가 환자들의 접근성 향상인데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백 교수는 “의료진이나 병원 입장에서도 비대면 인프라를 갖추고 비대면 진료를 할 시간을 빼놔야 하는 등 많은 자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전체 외래진료의 0.3% 수준이다. 비대면 진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학병원 쏠림 우려에 대해 백 교수는 “대학병원과 지역 의료 병원의 역할을 이제는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주요 대학병원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환자 수요는 빠르게 해당 병원으로 넘기고, 그 밖에 경증 질환이나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등은 지역의료 병원이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이런 의료 자원 분배에 있어서도 비대면 진료가 도움이 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게 의료 현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백신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사용자 컴퓨터(PC) 내 취약 소프트웨어를 탐지해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를 돕는 ‘보안 취약점 클리닝 서비스’를 17일부터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추가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기존 백신 사용자 PC에서 자동으로 제공된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잉카인터넷의 ‘엔프로텍트 온라인 시큐리티’, 에스지에이 이피에스의 ‘바이러스체이서’, 엑소스피어랩스의 ‘엑소스피어’, 에브리존의 ‘터보클리너’ 등 4개다. 이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용자 PC의 소프트웨어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 알림창으로 삭제가 안내되고 ‘취약점 해결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보안 패치된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KISA는 시범 운영을 통해 도출된 개선 사항을 반영해 내년 1분기(1∼3월)에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27일 새벽 발사 예정인 누리호는 현재 위성이 모두 장착됐으며 1∼3단을 체결하는 총조립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총조립동에서 누리호 전체를 연결하는 기체 총조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누리호 조립은 모두 완료되며 발사 전 마지막 발사 운용 훈련만 남겨두게 된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14일 열린 누리호 4차 발사 언론 설명회에서 “연구진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위성 관계자 모두 고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 4차 발사는 2023년 5월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만에 진행된다. 그동안의 누리호 발사와 가장 다른 점은 오전 1시경에 이뤄지는 첫 야간 발사라는 점이다. 4차 발사는 27일 0시 54분에서 오전 1시 14분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다. 야간에 발사하는 이유는 이번 4차 발사의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 3호)가 수행하게 될 오로라 관측 임무 때문이다. 희미한 오로라 빛을 관측하려면 태양빛이 너무 세지 않은 낮 12시 30분∼50분경에 관측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이런 곳에 자리를 잡으려면 오전 1시 전후에 발사해야 한다. 누리호가 500kg급 중형위성을 발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차중 3호의 무게는 516kg으로 3차 발사의 주탑재위성이었던 ‘차세대소형위성 2호’(180kg)의 2.8배다. 차중 3호와 함께 실리는 부탑재위성들도 12기로 지난 발사(총 8기)보다 늘었다. 우주 의약 기업인 스페이스린텍의 ‘BEE-1000’이 부탑재위성으로 실려 미세 중력 환경에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주성분인 ‘펨브롤리주맙’의 단백질 결정화를 실험한다. 차중 3호에 실리는 한림대의 ‘바이오캐비넷’ 실험 장치는 줄기세포로 사람의 조직을 만드는 3D 프린팅을 실험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에트리샛(ETRI Sat)’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기술 검증을 위해 우주로 향한다.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 통신의 킬러 콘텐츠가 IoT 서비스인 만큼 미래통신 기술 선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항우연의 국산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E3 테스터-1’에는 우주용 소자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와 ‘D램’ 등이 실릴 예정이다. 누리호는 25일 조립동에서 1.8km 떨어진 발사대로 이동한다. 이후 누워 있는 상태에서 세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해 주는 ‘엄빌리컬 타워’에 연결한다. 발사 전날인 26일부터는 추진제 충전 점검과 헬륨 충전 등의 발사 운용이 시작된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 소장은 “2년 반 만에 이뤄지는 발사인 만큼 발사 인력 모두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시대엔 국가 간 장벽이 없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선택하는 세계 톱 수준의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폴리시랩’ 기조강연에서 AI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해만 해도 한국이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많았고, AI 투자가 과도하다거나 미국에 의존해 협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그러나 미국 등의 오픈소스 모델이 폐쇄형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되겠나. 자체적인 AI 모델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크 투자 몰리는 韓, 아태 AI 수도 도약 가능”배 부총리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방한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AI 대전환을 이루려는 우리의 의지와 역량을 주목해서라는 설명이다. 배 부총리는 “엔비디아가 중국과 협업할 순 없으니 그 다음 차선으로 적합한 나라가 어디일지 고민했을 것이고, 그게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요즘 해외 언론에서 ‘왜 한국에만 테크 기업 투자가 몰리느냐’는 기사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이렇게 선제적 AI 투자와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한국은 정부, 기업, 학계가 똘똘 뭉쳐서 AI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한국이 기존에 보유한 강한 제조업과 기술력도 향후 AI 시대에 앞서 나갈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배 부총리는 “우리가 제조 바이오 방산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런 분야에 AI가 접목됐을 때 파괴적인 영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오픈AI도 한국이 매력적인 AI 수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협업을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도 피지컬 AI를 위해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했으며, 현대자동차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제조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피지컬AI 발전시키려면 양질 데이터 확보 필수”‘동아폴리시랩’에서는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당국과 학계, 국책 연구원 등 전문가와 함께 ‘산업현장의 AI 혁신과 국가 경쟁력’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피지컬 AI 실현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니라 거대행동모델(LAM)로 발전시켜 피지컬 AI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결국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않으면 피지컬 AI는 불가능하다”고 했다.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인재 확보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홍 연구위원은 “인재 없는 제도 마련은 의미가 없다”며 “좋은 인재들이 순환하는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도 “엔비디아의 젠슨 황, AMD의 리사 수도 미국 회사 CEO지만 대만계 등 외국 출신”이라며 “인재 양성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좋은 회사를 우리나라에 창업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미중 AI 패권 경쟁 가운데서 ‘기술주권’을 확보해 독보적 협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 교수는 “(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확실한 경쟁우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는 “AI가 창출하는 혜택을 국민 전체가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AI 헬프스테이션’ 등 AI 활용을 돕는 교육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되며 국내 산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고, 향후 추가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도 남아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14일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에 대한 미국의 품목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진 데 대해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준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했다. 미국은 4월 자동차, 5월 자동차부품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미 협상이 늦어지는 사이 미국은 9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서만 관세율을 15%로 인하했다. 현대차, 기아에 따르면 3분기(7∼9월) 각각 1조8210억 원, 1조2340억 원에 이르는 관세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팩트시트 합의로 업계는 현대차, 기아가 1일부터 이날까지 낸 14일 치 관세 중 일부인 1400여억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도체는 추후 관세 협상에서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 품목 관세를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정책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국과 대만 간 관세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설명자료에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최혜국 대우로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또 반도체 공급망은 한국, 대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가 얽히고설켜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고 본다”고 했다. 최대 250%까지 언급됐던 의약품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아 15%를 넘지 않게 됐다. 제네릭 의약품(저분자의약품 복제약)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주력 상품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관세 면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앞서 유럽연합(EU), 일본과의 협상 문서에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의약품 품목관세가 발표돼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도 제네릭만큼 미국의 의약품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무관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국가대표 AI)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AI 3대 강국을 향한 국가전략과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동아폴리시랩’ 기조강연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톱10 정도가 아닌 전 세계 톱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배 부총리는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독자적 AI 풀스택(반도체-클라우드 모델-서비스) 생태계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의 AI 수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전했다. 그는 “과학기술 연구에 AI를 잘 접목하면 한국도 이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배 부총리는 “국민들이 소외되지 않게 누구나 AI를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AI 기본 사회’ 구현 역시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되며 국내 산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고, 향후 추가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도 남아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14일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에 대한 미국의 품목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진 데 대해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준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했다. 미국은 4월 자동차, 5월 자동차부품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미 협상이 늦어지는 사이 미국은 9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서만 관세율을 15%로 인하했다. 현대차, 기아는 3분기(7~9월) 각각 1조8210억 원, 1조2340억 원에 이르는 관세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율이 일본과 같은 15%로 낮아지긴 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수출에 불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FTA에 따라 미국에서 무관세를 적용받아왔지만, 일본은 2.5%의 관세를 내왔던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상대적 우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반도체는 추후 관세 협상에서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 품목 관세를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정책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있다. 미국과 대만간 관세 협상이 아직 진행중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설명자료에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최혜국 대우로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또 반도체 공급망은 한국, 대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가 얽히고 설켜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고 본다”고 했다.최대 250%까지 언급됐던 의약품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아 15%를 넘지 않게 됐다. 제네릭 의약품(저분자의약품 복제약)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주력 상품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관세 면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앞서 유럽연합(EU), 일본과의 협상 문서에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의약품 품목관세가 발표돼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도 제네릭만큼 미국의 의약품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무관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가정보원이 올해 9월 KT 고객의 일부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SMS) 암호화가 해제되는 현상을 확인해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KT에서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9월 KT 일부 이용자의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를 포함한 통신 내역의 암호화가 풀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국제표준화기구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권고에 따라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에서 데이터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종단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정원이 KT 일부 단말기의 경우 중간 서버에서 암호화된 메시지가 평문으로 복호화되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한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국가 기간통신망에 대한 해킹 우려 등 사이버 안보에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정보가 발견되면 해당 민간 사업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에 국정원이 KT 등에 해당 내용을 통보했으나 국정원은 암호화 해제가 발생한 구체적 기종, 암호가 풀린 문자메시지 등이 제3자에게 유출됐는지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민관합동조사단은 국정원의 통보 내용을 토대로 일부 스마트폰이 아닌 KT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8월에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는 별개의 건으로, 불법 팸토셀(소형 기지국) 접속 이력이 없는 고객의 경우에도 문자 보안 위협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T는 이에 대해 “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가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첼리스트인 음악가 장한나 씨를 문화기술대학원 초빙특임교수로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장 교수는 “KAIST에서 미래의 과학기술 리더들과 음악의 기쁨을 나누고 인공지능(AI)과 손잡고 새로운 공연 예술 분야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KAIST는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을 돕고 AI와 예술의 융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근 들어 여러 예술인을 초빙 교수로 임명해왔다. 2021년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조수미 씨를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교수로, 지난해 6월에는 가수 지드래곤을 기계공학과 초빙 교수로 임명했다. 이 밖에 유희영 화백을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인 김인중 신부를 산업디자인학과 초빙석학교수로 각각 임명한 바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예술인들을 초빙 교수로 임명하는 배경에 대해 “기술과 예술,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학문적, 산업적 가능성을 열 수 있다”며 “이런 시도는 KAIST의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기술 기반의 콘텐츠 산업화와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임명된 장 교수는 지휘자가 직접 학생 연주자들과 함께 실연을 통해 음악을 해석하고 협업을 지도하는 ‘오케스트라 마스터 클래스’ 수업을 맡을 예정이다.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도 진행한다. 장 교수는 문화기술대학원 내 조수미공연예술연구센터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에 필요한 AI 기술 자문에도 참여한다. 2022년 설립된 조수미공연예술연구센터는 AI와 예술을 융합해 ‘가상 연주자 모델링’과 ‘연주자, 관객, 악기 간 상호 작용 기술’ ‘공간 모델링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과학기술의 중심인 KAIST에서 학생들과 함께 예술과 리더십, 협업의 가치를 나눌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음악의 희로애락을 통해 미래 과학기술 리더들이 예술성과 창의력, 표현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장 교수의 임용 기간은 이달부터 2년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가정보원이 올해 9월 KT 고객의 일부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SMS) 암호화가 해제되는 현상을 확인해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KT에서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13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9월 KT 일부 이용자 스마트폰에서 문자 메시지를 포함한 통신 내역의 암호화가 풀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국제표준화기구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권고에 따라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에서 데이터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종단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정원이 KT 일부 단말기의 경우 중간 서버에서 암호화된 메시지가 평문으로 복호화되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한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국가 기간통신망에 대한 해킹 우려 등 사이버 안보에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정보가 발견되면 해당 민간 사업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에 국정원이 KT 등에 해당 내용을 통보했으나 국정원은 암호화 해제가 발생한 구체적 기종, 암호가 풀린 문자 메시지 등이 제3자에게 유출됐는지 여부까지는 밝히지 않았다.민관합동조사단은 국정원의 통보 내용을 토대로 일부 스마트폰이 아닌 KT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8월에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는 별개의 건으로, 불법 팸토셀(소형 기지국) 접속 이력이 없는 고객의 경우에도 문자 보안 위협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T는 이에 대해 “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해 12일부터 내달 22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에는 안전성 확보 의무 대상이 되는 ‘고영향AI’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포함됐다. 정부는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제곱 부동소수점연산(FLOPs·플롭스)’ 이상인 경우 고영향AI라고 규정했다. AI 기업들이 누적 연산량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오픈AI의 가장 최신 모델인 ‘GPT-5’ 정도가 해당 기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AI 기업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고영향AI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최근 딥페이크를 악용한 범죄 행위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딥페이크 등 AI 생성물에는 AI를 활용했다는 것을 사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고영향AI 혹은 생성형AI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AI에 기반해 운용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AI기본법은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며, 시행 초기 현장의 혼선을 줄이고 기업들에 준비 기간을 제공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과태료 계도 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신약 개발 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최대 3조8000억 원대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올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4조 원대 기술 수출을 한 지 7개월 만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를 일라이릴리에 기술 이전했다고 12일 밝혔다. 계약금은 4000만 달러(약 585억 원)로 미국 반독점개선법 등 행정 절차를 마치면 바로 수령하게 된다. 이후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487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수출한 그랩바디-B는 뇌에 외부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촘촘한 장벽인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많은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들이 BBB를 통과하지 못해 임상에 실패해 왔다. 양사는 그랩바디-B를 퇴행성 뇌질환 등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그랩바디-B를 적용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ABL301’을 2022년 GSK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으로 그랩바디 플랫폼의 사업화 잠재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가 확장되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본격적인 신약 개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이어 신약 플랫폼 기술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 바이오의약품의 밸류체인을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11일 신약 개발 인프라인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에피스넥스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다. 회사는 펩타이드(아미노산 결합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술’은 신약 개발 인프라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정맥으로 투여해야 했던 주사제를 피하주사(SC)형으로 제형 변경을 한다든가, 안정성이 떨어지는 펩타이드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등이 플랫폼 기술에 해당한다.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최근 많은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뛰어드는 연구개발(R&D) 분야다. 에피스넥스랩이 플랫폼 기술을 선택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의 시너지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을 떠나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나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차별점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그룹 내 바이오 기업들이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바이오 사업이 삼성의 주력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됐다”며 “바이오 3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에피스넥스랩의 대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1본부장인 홍성원 부사장(56)이 겸직한다. 홍 부사장은 서울대 약학 학사, 석사를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약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 디렉터, LG화학 신약연구센터장을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구스틴 이바녜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교수팀은 유럽 27개국 51∼90세의 건강한 참가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다국어 사용과 노화 속도 간의 연관성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심장대사 건강, 교육, 인지 기능 등을 평가해 측정됐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으면 노화 속도가 느리고,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으면 가속 노화라고 봤다. 그 결과 연구진은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가속 노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54%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령이나 언어적, 신체적 요인 등을 고려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층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언어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아구스틴 이바네즈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교수팀은 유럽 27개국 51세~90세 사이의 건강한 참가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다국어 사용과 노화 속도 간의 연관성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심장대사 건강, 교육, 인지 기능 등을 평가해 측정됐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으면 노화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고,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으면 가속 노화라고 본다. 연구진은 특정 시점에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가속노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54% 낮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 다언어 사용자도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을 가능성이 두 배 가량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령이나 언어적, 신체적 요인 등을 고려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바네즈 교수는 “단 하나의 언어만 더 구사해도 가속 노화 위험이 줄어든다”며 “하지만 두 세 가지 언어를 구사할 때는 그 효과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층이 노화를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언어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다국어 사용을 통해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고 세계 보건 저책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가는 암 전이 과정이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움직이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는 허원도 생명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이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 이갑상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외부 신호 없이 스스로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자율주행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0월 31일자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세포 안에서 단백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인 ‘INSPECT’를 개발했다. 이 기술로 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로(Rho) 계열 단백질’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 단백질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세포의 앞뒤를 나누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직진’할지 ‘방향 전환’을 할지까지 결정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15종의 ‘로’ 단백질과 19종의 결합 단백질을 조합해 총 285쌍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중 139쌍에서 실제 결합이 일어났고, 특정 단백질 조합(Cdc42-FMNL)은 세포의 ‘직진’을, 또 다른 단백질 조합(Rac1-ROCK)은 세포의 ‘방향 전환’을 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Rac1 단백질 구조 일부를 변형해 ‘핸들’ 역할을 하는 ROCK 단백질과 결합하지 못하게 하자 세포는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계속 직선으로만 이동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이동이 무작위적인 운동이 아니라 로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들과의 결합에 따라 정밀하게 제어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새롭게 개발한 INSPECT 기술은 암 전이와 신경세포 이동 등 다양한 생명현상과 질병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북한이 배후로 의심되는 해킹 조직이 개인의 스마트폰을 먹통으로 만들고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위장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정황이 발견됐다. 해커가 개인정보를 빼가는 것을 넘어 합법적인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원격 초기화하고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 직접 피해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된 건 처음이다. 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김수키 또는 APT37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코니’의 새로운 공격 정황을 파악했다”며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침투는 국세청을 사칭한 피싱 메일 등으로 이뤄졌다. 그렇게 해당 PC에 침투한 뒤 해커는 구글의 도난·분실 기기 관리 기능인 ‘파인드 허브(Find Hub)’를 활용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했다. 또 동시에 피해자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사진과 문서, 연락처 등 주요 데이터를 삭제하기도 했다. 공격 대상은 북한 인권 운동가와 탈북민 심리상담가 등이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공격 목표가 국가나 기업 등의 민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北해커, 정보탈취 넘어 폰 조종… 먹통 만들고 악성파일 뿌려탈북민 상담사 카톡 계정 탈취해… ‘스트레스 해소’ 등 악성파일 전송폰 초기화 시켜 해킹 확인 방해… 특정 민간인 타깃 2차 공격 시도“비번 자주 바꾸고 2차인증 설정을”‘탈세 제보 신고에 따른 소명자료 제출 요청 안내.zip’.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킹그룹 ‘코니’는 국세청을 사칭한 메일을 보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니는 피해자가 악성파일이 첨부된 사칭 메일에 의심을 가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갔어야 할 메일이 잘못 발송됐다”며 안내 메일을 보내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먹통 만들어 피해자 소통 차단 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코니의 구체적인 해킹 수법을 추적해 공개했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국세청 사칭 스피어피싱(특정인을 목표로 개인정보를 훔치는 피싱)으로 피해자의 PC에 잠입한 해커는 오랜 시간 잠복하며 시스템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그렇게 피해자의 구글 계정을 탈취한 뒤 ‘파인드 허브(Find Hub)’ 기능으로 피해자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추적했다. 구글 파인드 허브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같은 계정이 로그인된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초기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 당초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활용하도록 고안된 기능이지만 이를 악용한 것이다. 해커는 피해자가 자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 있을 때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시켰다. 이와 동시에 PC 버전 카카오톡을 이용해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만약 지인이 해킹을 의심해 피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파일의 진위를 묻더라도 이미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초기화 절차에 돌입해 ‘먹통’이 된 이후라 소통이 불가능했다. 해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복구를 늦추기 위해 원격 초기화를 여러 차례 반복 실행하기도 했다.● 특정 개인·집단 타깃 ‘맞춤 공격’ 코니의 표적이 된 피해자들은 북한 인권운동가나 탈북 청소년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등이었다. 실제로 심리상담사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한 해커가 탈북 청소년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위장한 악성파일을 전송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언스는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표적을 정밀 공략한 공격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메신저 플랫폼 계정을 탈취하고 이를 악용한 것은 공격의 맞춤화 수준을 높이고 전파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공공기관과 기업의 데이터를 빼내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2차 감염 확산을 노렸다는 것. 정보보안 업계 또한 코니의 해킹 사례가 기존 유형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이번 해킹은 지능형 지속 공격(APT·특정 국가,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하는 행위) 그룹이 합법적인 클라우드 기능을 파괴 행위에 활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계정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2차 인증 수단을 설정하고, 외출 시에는 컴퓨터 전원을 차단하는 등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경찰은 이 같은 방식의 해킹 피해를 본 북한 인권운동가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사이버수사대는 9월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북한 인권운동가 김모 씨(39)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카카오톡 계정이 외부에서 무단 접속돼 지인 36명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이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악성코드의 구조와 전파 방식이 과거 북한 해킹 조직이 사용하던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파일을 받은 지인 모두가 이를 내려받지 않아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추가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체 분석과 함께 외부 전문기관에도 의뢰한 상태”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탈세제보 신고에 따른 소명자료 제출 요청 안내.zip’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킹그룹 ‘코니’는 국세청을 사칭한 메일을 보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니는 피해자가 악성파일이 첨부된 사칭 메일에 의심을 가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갔어야 할 메일이 잘못 발송됐다”며 안내 메일을 보내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스마트폰 먹통 만들어 피해자 소통 차단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코니의 구체적인 해킹 수법을 추적해 공개했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국세청 사칭 스피어피싱(e메일을 통해 정보를 캐내는 피싱)으로 피해자의 PC에 잠입한 해커는 오랜 시간 잠복하며 시스템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그렇게 피해자의 구글 계정을 탈취한 뒤 ‘파인드 허브(Find Hub)’ 기능으로 피해자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추적했다. 구글 파인드 허브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같은 계정이 로그인된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초기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 당초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활용하도록 고안된 기능이지만 이를 악용한 것이다. 해커는 피해자가 자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 있을 때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시켰다. 이와 동시에 PC버전 카카오톡을 이용해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유포했다.만약 지인이 해킹을 의심해 피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파일의 진위를 묻더라도 이미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초기화 절차에 돌입해 ‘먹통’이 된 이후라 소통이 불가능했다. 해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복구를 늦추기 위해 원격 초기화를 여러 차례 반복 실행하기도 했다.●특정 개인·집단 타깃 ‘맞춤 공격’코니의 표적이 된 피해자들은 북한 인권운동가나 탈북 청소년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등이었다. 실제로 심리상담사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한 해커가 탈북 청소년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위장한 악성파일을 전송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언스는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표적을 정밀 공략한 공격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메신저 플랫폼 계정을 탈취하고 이를 악용한 것은 공격의 맞춤화 수준을 높이고 전파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주로 공공기관과 기업의 데이터를 빼내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2차 감염확산을 노렸다는 것.정보보안 업계 또한 코니의 해킹 사례가 기존 유형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이번 해킹은 지능형지속공격(APT·특정 국가,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하는 행위) 그룹이 합법적인 클라우드 기능을 파괴 행위에 활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계정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2차 인증 수단을 설정, 외출 시에는 컴퓨터 전원을 차단하는 등 보안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한편 경찰은 이 같은 방식의 해킹 피해를 받은 북한 인권운동가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사이버수사대는 9월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북한 인권운동가 김모 씨(39)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카카오톡 계정이 외부에서 무단 접속돼 지인 36명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이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악성코드의 구조와 전파 방식이 과거 북한 해킹 조직이 사용하던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다만 파일을 받은 지인 모두가 이를 내려받지 않아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추가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체 분석과 함께 외부 전문기관에도 의뢰한 상태”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