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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서 있는 수많은 차 중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뉴 아우디 A8은 그만큼 위풍당당했다.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을 지향하는 A8은 앞부분이 주차구역 앞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전체 길이(전장)가 5265mm나 된다. A8의 맞수로 상당히 긴 차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클래스(2014년형 기준 5116mm 또는 5246mm)보다도 길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서 크게 바뀐 게 없지만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동아일보 자동차 담당 기자 3명은 A8 L 60 TDI 콰트로를 타고 두물머리를 비롯한 경기 양평 일대를 다녀왔다. 이 모델은 2014 부산 모터쇼에서 아우디 부스의 메인카로 처음 공개됐다. 가격이 1억7840만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서일까. “우와”를 연발하면서도 막상 운전대를 잡으려니 조심스러웠다.없는 게 없는 ‘일등석’ 뒷자리 김성규(이하 김)=이 차의 모든 기능은 뒤에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안 되는 게 뭔지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최예나(이하 최)=역시 ‘회장님 차’예요. 강유현(이하 강)=우와, 뒷좌석 의자에 안마 기능이 있어요. 4가지 프로그램(물결 두드리기 펴주기 허리)이 있는데 각각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 센터의 콘솔에 리모콘이 있어요. 한 번에 10분씩 지속되고요. 전날 제대로 잠을 못 잤는데 좋네요. 그런데 강도가 조금 더 세면 좋았을 것 같네요. 김=친절하게도 안마 기능은 운전석에도 있네요. 최=뒷좌석 시트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어요. 뒷좌석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차가 별로 없지 않나요? 앞자리 시트를 앞뒤로 움직일 수도 있어서 다리를 쭉 펴기 쉬워요. 앞 시트 뒤에 다리받침도 있어서 편하게 다리를 올릴 수 있습니다. 강=지금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요. 디스플레이가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쪽에 붙어 있네요. DVD도 볼 수 있고요. 지금 차량 라디오 주파수가 바뀌고 있죠? 제가 뒷좌석에서 조절하고 있거든요. 앞자리가 아니어도 라디오를 작동할 수 있네요. 김=디스플레이에 연결하는 헤드폰이 멋있네요. 아우디 로고가 그려져 있는 게…. 최=뒷좌석에 화장 거울도 있어요. 각도 조절이 돼서 거울이 위에 있어도 잘 보이네요. 세심함이 돋보이는 기능이네요. 강=버튼을 당기니까 뒷좌석 창문과 뒷유리 차양막이 올라옵니다. 혹시 운전석에서 운전할 때 시야를 가리나요? 김=괜찮아요. 강=낮에 치고 다니면 눈부시지 않아 좋겠어요. 뒷좌석에 접이식 테이블을 펼 수도 있습니다. 센터 콘솔에 접혀 들어가 있어요. 김=이 정도면 비행기로 치면 거의 퍼스트클래스네요. 최=뒷좌석이 너무 편해서 잠이 솔솔 오는 것 같아요.조용하고 가속력은 폭발적 김=차가 정말 조용하네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이랄까? 미끄러지듯 나갑니다. 코너링하는 데도 차가 왜 쏠리지가 않죠? 최=회장님 몸 흔들리시면 안 되니까? (웃음) 근데 이거 디젤 엔진 맞죠? 믿기지 않을 만큼 소음도 진동도 없네요. V8 디젤 직분사 트윈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됐다는데 가속력도 좋은 것 같아요. 이 모델의 최고 출력은 385마력으로 기존 모델보다 35마력 상승했다. 최대 토크는 86.7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웬만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수치다. 강=과속방지턱을 지나가는데도 흔들리는 느낌이 없어요. 승차감은 확실히 좋아요. 최=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네요? ‘스타트 스톱 시스템’인데 연료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김=지금 속도를 꽤 올렸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요. 가속을 해도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강=가속이 빨리 되는 것 같아요. 확 튀어나가려는 본능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속도가 빨리 올라갑니다. 핸들이 가벼워요. 나쁜 뜻이 아니고 여자들이 한 손으로 운전하기에 버겁지 않을 것 같아요. 최=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약간 불친절한 느낌이에요. 대개의 경우 속도만 나오고 방향은 갈림길에서만 가르쳐주네요. 전 모델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건데 방향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온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점심은 꼬막짬뽕과 찹쌀탕수육으로 유명한 예지현(경기 양평군 양평읍)에서 먹기로 했다. 중국집과는 살짝 어울리지 않지만 기계에서 바로 뽑아 준다는 마스카포네치즈 아이스크림도 평이 좋았다. 차를 세우기 위해 공영주차장에 들어섰다. 강=후진기어를 넣으니 뒷유리 차양막이 자동으로 내려가네요. 김=트렁크가 정말 넓네요. 스키백을 포함해 스키를 최대 2벌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VIP를 위한 차 김=계기판이 명확하게 잘 보여서 좋아요. 핸들 때문에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고 명도도 좋고 내용이 명확하게 눈에 잘 들어와요. 강=센터 콘솔에 있는 아우디 로고가 그려진 아날로그 시계가 멋있네요. 낮에 운전한 탓에 이 차의 핵심 기능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써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좌우로 고강도 LED 램프가 각각 25개 있어 운전자의 시야를 더 밝고 넓게 확보해준다. 코너링을 할 때는 돌리는 방향으로 광도를 높여준다. 맞은편에 차량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빔을 하향 조절해 상대방의 눈이 부시지 않게 한다. 김=차는 정말 좋은데…. 유일한 단점은 가격인가요? (웃음) 10개 모델 가운데 가장 싼 뉴 아우디 A8 50 TDI 콰트로가 1억2670만 원, 가장 비싼 A8 L W12 6.3 FSI 콰트로는 2억5310만 원이다.정리=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포스코는 올해 3분기(7∼9월)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6조2698억 원에 영업이익 8787억 원을 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4%, 38.9% 상승했다. 포스코는 3분기에 해외 철강 사업이 안정화되고 에너지 부문 수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4.8%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1월 조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가동률이 82%까지 올라 처음 흑자(영업이익 133억 원)를 내는 등 철강 부문 전체 영업이익이 6740억 원이었다. 포스코에너지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38.2% 증가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8∼10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차 경쟁이 치열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수입차에 뺏긴 내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신차를 대거 출시했다. 수입차들도 디자인과 사양을 변경한 신차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30일 최고급 세단 아슬란을 출시한다. 현대차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건 2008년 제네시스 이후 6년 만이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라인업을 완성하고 수입차로 이탈하는 고객을 막기 위해 개발한 전략 차종이다. 현대차는 “디자인에서부터 주행 안정성에 이르기까지 현대차의 첨단 기술력을 집약시켰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4000만 원대 초중반이라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 도요타 아발론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도 렉서스 내 최초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NX300h를 선보였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NX300h 출시를 계기로 한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ES300h 모델과 함께 렉서스의 확고한 위치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인 뉴 SM7 노바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뉴 SM7 노바는 출시 달(9월)에 국내에서 577대가 팔려 8월의 기존 SM7 판매량(231대)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단종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이슬러의 올 뉴 체로키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약대수 400대를 돌파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지난달 최다 판매 실적(563대)을 내는 데 기여했다. 》 ■현대차 아슬란출시: 10월 30일 가격: 3.0 모던 3990만∼4040만 원, 3.3 프리미엄 4190만∼4240만 원, 3.3 익스클루시브 4590만∼4640만 원한줄평>>정세진: 내부 모습은 아직 공개 전. 강남 아줌마 마음을 사로잡는 게 결국 승부처 ★★★강유현: ‘사이 급’이란 말이 ‘어정쩡함’으로 인식되지 않길 ★★☆최예나: 대기업 임원들의 차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김성규: 아직은 알 수 없어요. 보류! ☆☆☆☆☆ ■기아차 올 뉴 쏘렌토출시: 8월 28일가격: 2.0 디젤 2765만 원∼3320만 원, 2.2 디젤 2925만∼3406만 원한줄평>>정세진: 기아의 슈퍼스타. 이름만큼 믿을 만한 품질과 가격 ★★★★강유현: 얼∼ 뒤태가 빵빵한데 ★★★☆최예나: 전장이 95mm 늘어 확실히 급이 달라졌다 ★★★★김성규: 넓어진 공간, 안정적인 주행 ★★★★ ■르노삼성차 뉴 SM7 노바출시: 9월 2일가격: VQ25 3040만∼3490만 원, VQ35 3520만∼3870만 원한줄평>>정세진: 르노삼성이 이 차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강유현: SM7의 재기를 바라며 ★★★최예나: 국내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 신기하네 ★★★☆김성규: ‘신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변화라고 하기엔… ★★★☆ ■한국GM 2015 쉐보레 아베오출시: 10월 13일가격: 세단 1423만∼1879만 원, 해치백 1522만∼1999만 원한줄평>>정세진: 한국에는 생소한 터보 엔진. 하지만 한국GM의 야심작 ★★☆강유현: 자동변속기 기준 연비는 내리고 주행 성능은 높아졌다 ★★최예나: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주행 성능이 기대된다 ★★★☆김성규: 세련된 외·내부 디자인 ★★★★ ■폴크스바겐 신형 시로코 R라인출시: 10월 2일 가격: 4300만 원한줄평>>정세진: 폴크스바겐다운 실용적인 쿠페 ★★★☆강유현: 다 좋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가격 ★★최예나: 스포츠 쿠페, 디자인이 예쁘다 ★★★☆김성규: 날렵한 모습에 걸맞은 주행성능 ★★★★ ■BMW 뉴 미니 컨트리맨출시: 9월 15일가격: 쿠퍼 D 컨트리맨 3990만 원, 〃 ALL4 4360만 원, SD 컨트리맨 ALL4 4900만 원, JCW 컨트리맨 5790만 원한줄평>>정세진: 생각보다 커진 미니. 대중화 가능할지는 의문 ★★★강유현: 5도어라 다행이다 ★★★최예나: 작지만 주행 성능은 좋다 ★★★★김성규: 실망시키지 않는 미니, 가격만 좀… ★★★★ ■렉서스 NX300h출시: 10월 6일가격: 슈프림 5680만 원, 이그제큐티브 6380만 원한줄평>>정세진: 개성 있는 외관, 하이브리드로선 애매한 연비 ★★★강유현: 하이브리드 연비가 L당 12.6km? ★★★최예나: 렉서스 최초의 콤팩트 SUV ★★★★ 김성규: 거친 앞모습과 정숙한 주행의 조화 ★★★★☆ ■크라이슬러 올 뉴 체로키출시: 8월 20일가격: 론지튜드 2.4 AWD 4990만 원, 론지튜드 2.0 AWD 5290만 원, 리미티드 2.0 4WD 5640만 원한줄평>>정세진: 젊은 여자도 어울리는 지프 ★★★☆ 강유현: 곡선이 많아진 디자인 ★★☆최예나: 7년 만의 재탄생, 오프로드에 강하다 ★★★☆김성규: 굵직한 인상에 주행능력, 최신기술까지 전천후 능력! ★★★★☆ 정리=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어 안타깝지만 언제라도 허락되는 한 모든 것을 바쳐서 지원하겠습니다.” 동부제철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한 이행약정(MOU)을 체결함에 따라 23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제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경영권도 상실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언젠간 경영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동부제철은 김 회장이 설립된 지 2년이 지난 동진제강을 1984년 인수해 30년간 키워온 회사다. 김 회장은 평소 “쇳물은 국가 산업의 근간”이라며 “자원이 없는 나라에 애국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긍심을 갖고 일하자”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에도 줄곧 임직원들을 독려해온 사람 역시 김 회장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직접 “경쟁력 세계 제일! 세계 제일! 세계 제일! 세계 제일!”이라는 구호를 제안해 회의나 조회 시작과 마무리 때마다 임직원이 다 함께 외쳤다. 당시 김 회장은 “우리는 전기로라는 독자적인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며 구호를 전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 조금 힘들고 어렵지만 그런 생각은 버리자. 임직원 모두가 이 구호를 외치다 보면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려는 우리의 꿈은 결국 실현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전기로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며 “평소에도 ‘아시아 최초로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성공시키자’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했다. 결국 김 회장의 동부제철 경영권 상실 소식에 재계에서는 △쇳물(동부제철) △반도체(동부하이텍) △종자(동부팜한농) 등 ‘씨앗 산업’에 주력했던 김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다 놓치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24세에 미륭건설을 토대로 동부그룹을 창업한 김 회장은 스스로를 ‘산업 농사꾼’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기초산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써 왔다. 최근 매각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하이텍 역시 김 회장이 지난 10여 년간 직접 2조 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하며 키워 온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씨앗 산업에 유독 애정이 많았던 1세대 창업주로 회사 기반을 탄탄히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기초 산업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 봤다”며 “하지만 잇달아 불거진 계열사 유동성 위기에 결과적으로 팔, 다리를 떼고 남은 계열사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김 회장이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사재 출연을 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면 채권은행 간 결의를 거쳐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예나·유재동 기자}

22일 서울 강남구 세로수길. 젊은 여성들이 DJ의 음악 소리를 듣고 삼삼오오 안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 무료 음료수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옆으로 신차 두 대가 서 있기는 했지만 아무도 차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이곳은 신차 전시장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1∼26일 여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 ‘메르세데스 미(me)’다. 상위급 모델의 경우 일부 고객만 초청해서 차량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미’에는 초대장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들러 차를 마시거나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다. 벤츠코리아는 더 뉴 GLA클래스, CLA클래스, B클래스, A클래스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콤팩트 차량(소형차)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바뀐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메르세데스 미’를 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차가 중심이 아니다. 고객들은 제빵업체가 진행하는 강연을 듣고 바리스타로부터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벤츠가 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며 “고객들이 벤츠가 더이상 중년의 차나 고급 중대형 차가 아니라고 느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업계에 브랜드 체험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수입차업계를 중심으로 당장 차를 팔지 않더라도 잠재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도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엔터테인먼트동 1층에 복합 문화공간 ‘커넥트 투’를 개관한다. 일본 본사와 2년간 공동 프로젝트로 완성시킨 곳으로 ‘고객의 얼굴에 미소를,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감동을’이라는 도요타의 비전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판되는 차나 시승용 차는 한 대도 없다. 그 대신 동양의 정원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유기농 디저트를 즐기고 독특한 디자인 소품을 구경하거나 구입할 수 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고객들이 하이브리드를 강조하는 도요타의 브랜드 이미지를 느낄 수 있게 공간을 만들었다”며 “예전에는 제품의 스펙을 강조하며 차를 팔았다면 이제 더는 차량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고객들이 브랜드에 동질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준공한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동차는 기계장치가 아니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패션 상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전체 조합원 1만7906명 중 1만313명이 참여한 가운데 97.1%(1만11명)가 찬성해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찬반투표는 당초 지난달 9월 23∼26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투표율 저조로 한 달가량 연장돼 실시됐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일단 파업안 가결을 무기로 사측을 압박하면서 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확대 등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는 9월 19일 교섭을 중단한 이후 처음으로 24일 오전 10시에 사측과 교섭을 재개한다. 파업안이 가결된 만큼 쟁의대책위원회가 곧 파업 일정과 규모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업을 하더라도 대규모로 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노조 내부에서조차 투표율이 낮아 투표 기한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가까스로 파업을 가결했다는 인식이 많아 파업 동력이 작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노조 게시판에 “집행부가 내세울 명분은 파업이었지만 투표율이 저조해 무기한 연장까지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며 “막장까지 갈 생각 하지 말고 빨리 협상해 좋은 결과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정몽준 대주주의 장남으로, 최근 승진한 정기선 상무를 기획실로 발령 내 기획과 재무 업무를 맡기는 등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LG화학은 세계적인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입사한 인재들이 전 세계에서 개인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평소 “내 경영 사전엔 ‘고객’과 ‘인재’ 딱 두 사람만 있는데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재다”라고 강조한다. LG화학은 올해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했다. 제조업의 특성상 연차가 높은 임직원들일수록 공정 운전 기술 같은 전문 기술을 갖고 있다. 정년을 연장하면 고연차 임직원들이 아래 직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전문성을 활용해 경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LG화학은 2011년 57세였던 정년을 58세로 늘렸고 올해는 만 60세로 연장했다. 정년퇴직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업 지원 및 전직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퇴직 이후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다. 임직원들이 육아에 대한 부담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방사업장에 어린이집도 운영 중이다. 기술연구원이 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공동직장 보육시설인 대덕특구 어린이집과 사이언스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여수공장과 청주공장에도 어린이집이 있다. 임직원들의 건강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도 신경 쓰고 있다. LG화학은 본사와 지방 사업장에 건강상담실과 심리상담실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 간호사와 심리상담사가 상주하며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다양한 안전보건 관련 활동을 펼친다. 직장 내 스트레스 상담뿐 아니라 성격검사 적성검사 정신건강검사 같은 전문적인 심리검사와 해석 상담도 해준다.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LG그룹 최초로 2006년 도입한 선택적 복리후생제도(일명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다.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복리후생 메뉴 중 일정 금액 한도에서 개인이 필요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삼성중공업이 물에 잠긴 선체의 아랫부분을 청소할 수 있는 수중 선체청소로봇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로봇은 수중 센서를 통해 물속에서 일정한 깊이와 방향을 유지하고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다. 브러시로 유기물을 떼어내면 필터로 완벽하게 회수해 물을 오염시킬 일도 없다. 지금까지 조선소는 선박을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 청소를 하기 위해 안벽에 계류 중인 선박을 독에 다시 거치해야 했다. 이 작업을 리도킹이라고 하는데 통상 1주일이 걸렸다. 선박이 바닷물에 잠겨 있는 동안 선체에 달라붙은 따개비 같은 유기물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수중 선체청소로봇은 선박이 정박한 상태에서 유기물을 제거할 수 있어 리도킹 작업이 필요 없다. 따라서 약 1주일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리도킹을 하는 데 필요한 선박 받침대 설치나 선박 예인 등의 공정이 필요 없어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11월부터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작업에 선체청소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로봇을 통한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효과가 LNG선 수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45m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것도 잠시, 일렁이는 푸른 바닷물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바다가 보인 곳은 ‘문풀’이라고 불리는 네모난 구멍이다. 바다가 보이고 달빛까지 비치면 마치 풀장 같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시추를 위해 바다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외로움을 달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7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이달 말 북해에 인도되는 반잠수식 시추선에 직접 올랐다. 해양 플랜트의 한 종류인 반잠수식 시추선은 절반 정도가 물에 잠긴 채 해저에 매장된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자원을 뽑아내는 선박이다. 이 시추선은 시추봉을 수심 3000m까지 내린 뒤 땅속으로 7000m까지 뚫어 시추할 수 있다. 조선산업에서 중국과 일본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잠수식 시추선을 포함한 해양 플랜트가 중국이나 일본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선박 9척(42만1528CGT)을 수주해 중국(35척, 92만2800CGT) 일본(20척, 55만1850CG)에 밀렸다. 한국이 CGT 기준으로 일본에까지 밀린 건 4, 6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은 소규모 벌크선을 값싸게 많이 건조해서 클라크슨 수치에서는 유리하지만 극심해용 반잠수식 시추선은 실적이 전혀 없다. 선주의 요구에 일일이 예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해양 플랜트를 건조할 기술이 중국과 일본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시추선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배 모양은 아니다. 파도에 부딪치는 부분이 4∼6개 다리 형태로 돼 있다. 물에 닿는 면적이 좁아서 거센 파도와 바람을 견뎌야 하는 해역에 주로 투입된다. 작업복을 입고 안전화를 신고 안전모에 보안경까지 쓴 뒤에야 시추선에 오를 수 있었다. 외부인이 시추선을 타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한다. 동행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시추선에 승선하는 건 몇 년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인도 직전의 것을 타보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탑승한 시추선은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1월 노르웨이의 시추선 전문선사 오드펠로부터 6억2000만 달러(약 6603억 원)에 수주한 것. 이달 말 조선소를 떠나 싱가포르와 아프리카 모리셔스 등을 3개월 정도 항해한 뒤 북해에 설치된다. 상부 갑판에 올라가니 곳곳에서 페인트 작업이 한창이었다. 조귀철 기감은 “높은 염분 탓에 선박 부식이 빨라 페인트칠을 3번 정도 한다. 건조 작업의 마지막이 세 번째 페인트칠이다”라고 말했다. 페인트 작업 때문에 이날부터 작업장에서의 흡연이 금지됐다. 문풀 위쪽으로는 ‘데릭’이라는 80m 높이의 시추탑 2개가 우뚝 솟아 있었다. 반잠수식 시추선의 핵심이 되는 드릴링과 서브시 작업 등을 조절한다. 서브시 작업은 드릴링 작업을 통해 얻은 자원을 관으로 뽑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상부 갑판 한쪽에는 선실이 있다. 계속 바다 위에서 생활해야 하는 엔지니어 158명이 몸과 마음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씻어내는 공간이다. 침실 레스토랑과 같은 기본 시설부터 사우나 헬스장 탁구장 영화관 병원 회의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거의 호텔에 버금간다고 보면 된다. 위성전화나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고 최근에는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해 달라는 선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추선은 한번 해상에 설치되면 적어도 20∼30년간 육상에 돌아오지 않는다. 엔지니어들은 4주간 배에서 생활하고 헬기를 타고 4주 동안 육상으로 나갔다가 돌아오길 반복한다. 반잠수식 시추선 건조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하루 평균 1000∼1100명이다. 이 가운데 10%가 외국인으로 영국 호주 싱가포르 미국 영국 등 국적이 다양하다. 건조 작업을 감독하기 위해 파견 온 선주사 측과 조타실에서 시운전을 하는 인력도 모두 외국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반잠수식 시추선 건조 실적이 세계 1위다. 지금까지 총 20기를 인도했고 현재 5기를 건조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84년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반잠수식 시추선 두성호를 건조해 한국석유공사에 인도했다. 두성호는 1998년 한국 최초의 가스전인 ‘동해-1’ 가스전 탐사 시추에 성공해 한국을 95번째 산유국 대열에 진입시키는 데 기여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 ‘빅3’는 2000년 후반부터 해양 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반 상선 시장 수요가 하락하고 유가 강세가 지속되며 해양 개발 수요가 높았던 때였다. 그러나 올해는 저유가가 계속되며 오일 메이저들이 시추선을 거의 발주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는 업황이 다소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거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양 플랜트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거제=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파업 찬반 투표 일정을 무기한 연장했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2일 오후 5시 투표를 마무리하고 바로 개표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22일 개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변경된 투표 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당초 노조는 9월 23∼26일에 투표를 진행하려다 사측이 투표를 방해한다며 일정을 연장했다. 또 노조는 늦어도 27일 이전에 교섭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9월 19일 교섭 중단을 선언한 뒤 사측의 교섭 재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같이 갑시다.” 16일 오후 한국GM 창원공장을 찾은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임직원 1300명에게 한국어로 말했다. 한국말이 서툰 호샤 사장은 평소 공식 행사 때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GM 세르지오 호샤입니다” 정도만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히 새로운 표현을 연습했다. 출범 12주년을 맞아 직원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2002년 출범한 한국GM이 17일 12주년을 맞는다. 호샤 사장은 이를 기념하려 7, 8, 13, 16일 부평 군산 보령 창원 등 지방사업장을 돌며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고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호샤 사장은 “12년간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며 “임원과 직원이 함께 같은 목표를 위해 같이 가자. 그래야 더욱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의 내수와 수출 판매 실적은 2002년 40만 대에서 지난해 약 200만 대로 5배로 늘었다. 누적 생산대수는 2010년 3월 1000만 대를 돌파한 뒤 지난달까지 1900만 대를 기록했다. 임직원 수는 출범하던 해 8300여 명에서 현재 1만7000여 명으로 늘었다. 호샤 사장은 “매년 1조 원 이상을 연구 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투자하며 국내 최대 외국인직접투자기업 중 하나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은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31%인 81명을 감축하는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12일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자신과 최길선 회장을 제외한 상무보 이상 임원 전원(260명)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한 지 4일 만이다. 현대중공업은 통상 11월 말∼12월 초에 10∼15% 선에서 임원을 퇴진시켜왔다. 예년의 2∼3배 수준으로 임원들을 정리한 셈이다.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60)과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사장(57)은 각각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32)은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에서 드릴십 품질검사를 담당하는 노동열 기정(58)은 상무보로 선임돼 현대중공업그룹 최초의 생산직 출신 임원이 됐다. 그는 1974년 7급 기사로 입사해 조선소 선박품질 분야에서 40년을 근무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현대중공업 △전무 이성조 이동일 박병용 김숙현 김삼상 정명림 최상철 이상기 이균재 차동찬 송기생 △상무 박영규 윤기영 김근안 조용운 이호형 이창원 손득균 김대영 노진율 이상용 김헌성 박인권 정기선 △상무보 박희규 박무성 남상훈 노동열 정성훈 권영준 강상립 정석환 최재봉 서유성 최동헌 이창호 김영권 권용범 허호 강영 박종환 김원희 장봉준 손정호 ◇현대미포조선 △상무 송인 △상무보 이경수 ◇현대삼호중공업 △사장 하경진 △상무 유영호 은희석 신용완 △상무보 이만섭 조민수 주정식 ◇현대오일뱅크 △사장 문종박 △부사장 강달호 △상무보 박광진 허광희 문성 이용만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BMW의 전기차 i3 운전석에 앉자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습니다. 국내에서 75대밖에 판매되지 않은 귀한 차(9월 기준)라는 이유도 있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있는 BMW코리아 본사에서 열쇠를 건네받았을 때 계기판에는 총 113km를 달릴 수 있다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3시간 충전을 마치면 132km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에어컨을 한 단 올렸더니 순식간에 주행가능 거리가 107km로 줄었습니다. 집까지 약 17km이니 충분하겠죠? 하지만 남산 1호 터널에 진입하자마자 98km로 떨어진 걸 보고 가슴이 철렁했어요. 주행 모드를 컴퍼트(COMFORT)에서 에코 프로 플러스(ECO PRO+)로 바꿨습니다. 에어컨이 꺼지고 조명도 살짝 어두워지더니 숫자는 104km로 올라갔습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주행가능 거리가 올라가는 게 신기했습니다. BMW가 개발한 싱글 페달 제어 기능 덕분인데요. 보통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배터리가 충전되는데 i3는 더 적극적으로 주행거리를 늘리는 셈입니다. 집 앞에 도착하니 주행가능 거리는 114km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시내에서 급가속을 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주행을 잘하면 가능한 일”이라며 웃었습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멈춰섭니다. 처음에는 가속페달에서 어느 정도 발을 떼야 할지 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곧 적응해서 집에 갈 때까지 거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어요. 주행감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 특성상 엔진 소음이 없어요. 골목길에 들어설 때와 차를 후진으로 뺄 때는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보행자가 차가 오는지 몰라 사고가 날 수 있어서입니다. 차는 생각보다 잘 나갑니다.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토크 25.5kg·m라네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7.2초. 전기차라 힘이 약할 줄 알았는데 치고 나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차선 변경과 추월 모두 문제없었습니다. 차량 무게를 줄여 주행 성능을 높였다고 합니다. 차체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드라이브 모듈도 대부분 알루미늄입니다. 배터리도 초경량 소재고요. 공차 중량은 1300kg으로 기아자동차 쏘울EV(1508kg)보다 가볍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사람들이 “예쁘다”며 구경했습니다. 둥글둥글하고 탄탄하게 생겼는데 왠지 모르게 미래의 자동차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실내 대시보드 상단은 원목이라 친환경적인 분위기입니다. 뒷자리에 탈 때 앞문을 먼저 연 뒤 뒷문을 열어야 하는 코치도어는 익숙하지 않으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문을 열면 공간이 넓어 타고내릴 때 편리합니다. 주행 거리가 길지 않은 탓에 자주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소가 많지 않은 건 한계점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충전소는 전국에 2670개인데 그나마도 서울(727개)과 제주(776개)에 집중돼 있습니다. BWM코리아는 가정용 충전기(설치비 포함 300만 원)도 판매합니다. 하지만 주택에 살면 몰라도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 회의 등을 거쳐야 하는 탓에 설치가 어려울 것 같아요. BMW코리아가 포스코ICT와 35개 도시 이마트 점포 80곳에 충전기 140개를 설치했으니 이용하시면 좋을 거예요. 비싼 가격도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비스와 솔 모델은 각각 6840만 원, 6340만 원입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동산엔지니어링, 코트디부아르 6억달러 철도계약동산엔지니어링이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6억 달러(약 6400억 원) 규모의 도시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동산엔지니어링은 최근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아비장 도시철도 동서 노선’에 대한 사업 독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총 30km의 아비장 철도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벤츠, 브랜드 체험공간 ‘메르세데스 미’ 운영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1∼26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인근에 팝업 스토어 형식의 브랜드 체험공간 ‘메르세데스 미’를 운영한다. 사전 등록 없이 누구나 입장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을 구경하고 직접 시승해볼 수 있다. 제빵 수업과 바리스타 수업, 밴드 공연, 마술쇼 등도 진행된다.■ 서울반도체-바이오시스, 신입-경력사원 공채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인 서울반도체와 계열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21일까지 신입 및 경력 전문가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선발 대상은 해외 경험을 갖춘 글로벌 인재 및 각 분야의 전문 경력을 보유한 국내외 전문가다. 직무는 연구개발, 기술, 영업, 경영지원 등 전 부문이다. 입사 지원은 서울반도체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선 3척을 6640억 원에 수주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LNG선은 17만4000m³급으로 2018년 인도돼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물량을 아시아로 운송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선주사의 요청으로 선주가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LNG선은 이중연료 엔진을 탑재해 기존 선박보다 운항 효율이 높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모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호주 동아프리카 등에서 LNG 수출이 확대되면서 LNG선을 연간 30척 이상 발주할 것”이라며 “LNG선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는 만큼 수주전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실적은 이번 LNG선을 포함해 현재 약 65억 달러 수준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관련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교체됐다. 현대중공업은 13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부사장(59·사진)을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전날 권오갑 사장이 ‘상무 이상 임원 전원(260명) 사직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첫 인사다. 현대중공업은 “강 사장은 197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조선사업본부에서 설계와 생산을 두루 거친 조선 분야 전문가”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일부 본부장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윤문균 안전환경실장은 조선사업본부장, 김환구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은 안전경영지원본부장, 주영걸 전무는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이 됐다. 안전한 사업장 조성에 힘쓰겠다는 취지로 경영지원본부를 안전경영지원본부로 바꿨다. 권 사장은 13일 임원 260명으로부터 모두 사직서를 받았다. 그는 전날 긴급 본부장 회의에 참석한 본부장들에게 “휘하에 있는 임원들로부터 내일(13일)까지 사직서를 다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12일 임원 일부가 사직서를 썼고 13일에는 대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현대미포조선 사장과 일부 본부장 인사가 단행된 만큼 임원 인사는 빠르게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통상 11월 말∼12월 초에 사장단-임원-직원 순으로 인사를 했다. 그러나 권 사장은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이전에 빨리 인사 작업을 마무리해 새 판을 짜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날지 앞으로 더 있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번 인사로 임원 260명 중 최대 30%를 사직시킬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분위기는 종일 뒤숭숭했다. 임직원들은 2분기(4∼6월) 대규모 영업손실(1조1037억 원)에 따라 회사가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전 임원으로부터 사직서를 받기로 한 권 사장의 결단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사직서를 쓴 한 임원은 “일각에서는 사직 규모가 기존보다 조금 늘어날 뿐 어차피 다시 돌아올 사람은 중용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사표를 쓴 임원들은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결연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집행부는 권 사장의 개혁안이 의미 없다고 보고 있다. 무기한 연장한 파업 찬반 투표를 계속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은 재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권 사장은 전 임원 사직서 제출, 출근길 인사 등 보여주기식 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 달 뒤에 있을 인사를 지금 한다고 뭐가 특별한 건지 모르겠다. 노조의 의견을 묻지 않고 하는 모든 행위는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관련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교체됐다. 현대중공업은 13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부사장(59·사진)을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전날 권오갑 사장이 '상무 이상 임원 전원(260명) 사직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첫 인사다. 현대중공업은 "강 사장은 197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조선사업본부에서 설계와 생산을 두루 거친 조선 분야 전문가"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일부 본부장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윤문균 안전환경실장은 조선사업본부장, 김환구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은 안전경영지원본부장, 주영걸 전무는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이 됐다. 안전한 사업장 조성에 힘쓰겠다는 취지로 경영지원본부를 안전경영지원본부로 바꿨다. 권 사장은 13일 임원 260명으로부터 모두 사직서를 받았다. 그는 전날 긴급 본부장 회의에 참석한 본부장들에게 "휘하에 있는 임원들로부터 내일(13일)까지 사직서를 다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12일 임원 일부가 사직서를 썼고 13일에는 대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현대미포조선 사장과 일부 본부장 인사가 단행된 만큼 임원 인사는 빠르게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통상 11월 말~12월 초에 사장단-임원-직원 순으로 인사를 했다. 그러나 권 사장은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이전에 빨리 인사 작업을 마무리해 새 판을 짜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날지 앞으로 더 있을지는 모르지만 가능한 빨리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번 인사로 임원 260명 중 최대 30%를 사직시킬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분위기는 종일 뒤숭숭했다. 임직원들은 2분기(4~6월) 대규모 영업손실(1조1037억 원)에 따라 회사가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전 임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기로 한 권 사장의 결단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사직서를 쓴 한 임원은 "일각에서는 사직 규모가 기존보다 조금 늘어날 뿐 어차피 다시 돌아올 사람은 중용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사표를 쓴 임원들은 경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결연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집행부는 권 사장의 개혁안이 의미 없다고 보고 있다. 무기한 연장한 파업 찬반 투표를 계속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은 재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권 사장은 전 임원 사직서 제출, 출근길 인사 등 보여주기식 행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1달 뒤에 있을 인사를 지금 한다고 뭐가 특별한 건지 모르겠다. 노조의 의견을 묻지 않고 하는 모든 행위는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과 계열사 현대미포조선 및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의 임원(상무 이상) 260명 전원이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 중 최대 30%의 임원을 사직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4∼6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1조1037억 원)을 기록했다. 모든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사상 초유의 일을 두고 지난달 15일 취임한 권오갑 사장(사진)이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3분기 실적 발표와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또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서 ‘19년 연속 무파업’ 기록이 깨질 위기에 처해 있다. 권 사장은 12일 오전 긴급 소집한 본부장회의에서 임원 전원의 사직서 제출 결정을 밝혔다. 권 사장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이라면 재신임을 통해 중용하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임원의 10∼15%가 사직했지만 이번에는 사직자가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조직을 젊고 역동적으로 바꾼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통상 11월 말∼12월 초인 임원 인사를 이달 중 실시해 능력 있는 부장급을 임원으로 발탁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권 사장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우리 회사를 바라보는 국민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사장은 또 지원 조직은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도 밝혔다. 우수 인력은 생산과 영업에 전진 배치해 회사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수익 창출이 잘 되지 않는 해외법인이나 사업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장 직속으로 제도개선팀이 생긴다. 사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건의사항을 받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구다. 매달 말일에는 모든 임원이 울산 본사 모든 출입문에서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한 달 동안 회사를 위해 수고 많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로 했다. 공정개선혁신팀도 만들어 전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하고 공정 자동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런 고강도 개혁조치에 나선 주요 배경으로는 노사 갈등이 꼽힌다. 현재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무기한 연장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라면서 직원 임금 수준이 형편없다. 경영진만 배부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원이 모두 사직서를 냄으로써 회사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권 사장은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 짓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해 타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노조가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더 시간을 지체하면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 같아 개혁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권 사장은 취임하면서 “무사 안일과 상황 논리만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1일 임시 주총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7월 29일(16만8500원) 이후 계속 하락해 10일 현재 3분의 2(11만7500원)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사측의 개혁안이 알려지자 노조 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대거 올라왔다. 한 조합원은 “임원 사직서? 쇼로밖에 안 보인다. 노조한테 양보해달라고 하지 마라”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전원 사직서를 쓰는 게 뭐가 중요한가. 사표 수리를 몇 명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전 임원이 사직서를 쓴다지만 매년 하는 인사 폭을 조금 확대하겠다는 것뿐 아닌가. 결국 대부분 그대로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노조 게시판에는 심지어 “차라리 회사가 망했으면 좋겠다. 현대자동차에 인수되고 자동차부품이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조차 “회사가 아무리 미워도 우리가 몇 십 년을 몸담은 생활 터전이다. 비판은 좋지만 비난은 자제하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측은 “전 임원이 사직서를 내는 건 정상적인 게 아닌만큼 결연한 심정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을 둘러싼 현대중공업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상호 신뢰까지 떨어진 것 같다. 선주 입장에서는 서로 싸우고 파업 위기가 있는 조선사에 비싼 프로젝트를 맡기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둘러싼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8일 노동조합이 마감 시한을 무기한 연장하고 진행 중인 파업 찬반 투표가 위법하다고 보고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발간하는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노조 집행부는 전례 없는 무기한 투표 연장을 선언하고 투표를 계속하고 있다. 절차상 하자가 있는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파업은 적법하지 않다는 게 법률 전문가의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또 “불법 파업은 회사와 사우 모두에게 큰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다. 회사는 법적 조치를 통해 예기치 않은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업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은 권오갑 사장의 뜻이다. 당초 예정됐던 투표 기간(9월 23∼26일) 중 직원들에게 출근길 악수를 건네며 소통하려고 애썼던 권 사장은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사 관계자는 “(권 사장이) 임단협 문제를 더이상 끌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임단협이 속히 마무리되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고 20년 만에 파업까지 시작되면 경영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노조와 소통하겠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회사가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건 빨리 교섭을 재개하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사저널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당면한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때다. 절박한 현실이다. 조속히 교섭을 재개해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노조 게시판에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나 대외 이미지 타격은 노조의 임단협 지연 때문이 아니라 경영자 잘못이다. 소송을 준비하자”는 글을 올렸다. 노조는 6일부터 울산 본사 정문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순회 집회를 열고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삼두마차(三頭馬車)마저 멈춰 섰다.” 최근 재계에서 ‘한국 경제 위기론’을 거론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삼두마차란 최근 10년간 국내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산업을 지칭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3.6%에 이르던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0.9%로 낮아졌다. GDP 성장률은 같은 기간 6.5%에서 3.0%로 떨어졌다. 》지난해 제조업 부문별 경제성장 기여도는 전기전자가 0.4%, 운송장비와 화학이 각각 0.2%씩을 책임졌다. 섬유, 석탄·석유, 기계, 정밀기기, 금속제품 등 다른 산업군의 성장기여도는 모두 합쳐도 0.1%에 불과하다. 주력 수출산업이 버텨주지 못할 경우 제조업은 물론이고 국내 경제가 통째로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실적 악화가 위기감을 증폭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기전자와 화학의 갑작스러운 추락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담당자들 사이에선 “서풍(西風)이 심상치 않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서풍의 진원지는 중국을 넘어 인도까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두 나라에서 각각 현지 업체인 샤오미(小米)와 마이크로맥스에 나란히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서풍은 지난해 3분기 35.0%까지 치솟았던 삼성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올 2분기 25.3%까지 끌어내렸다. LG전자도 상황이 심각하다. 우선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보이는 제품이 없다는 게 치명적이다. LG전자가 그나마 강세를 보이는 TV와 생활가전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수익률도 낮다. 스마트폰은 올해 5월 내놓은 ‘G3’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4%대에 머물러 있다.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의 공세도 걱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는 세계 시장에서 애플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지 못해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더 취약하다”고 털어놨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 및 중동 업체들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과 미국 셰일가스발 제품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석유화학 중간원료는 지난해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36.2% 늘었지만 올해 1∼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은 정유사업 부진을 메워주던 석유화학 부문마저 실적이 곤두박질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이달 2일 장중 7만47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자동차는 경고등, 조선은 암흑 자동차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엔화 약세를 무기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와 ‘LF쏘나타’ 시판에 따른 신차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1년 5.1%, 2012년 4.9%, 지난해 4.7%에 이어 올해 1∼9월 4.5%로 매년 0.2%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2012년 3.5%, 지난해 3.4%, 올해 1∼8월 3.3% 등 완연한 내림세다. 여기에 공을 들여온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이 동반 침체에 접어든 것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7월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글로벌 경쟁 가속화, 신흥시장 침체, 저(低)환율 등 3대 위협 요인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실적에 대해 각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 17%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간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7.6%나 떨어져 수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게 분석의 근거다. 기아자동차는 현대차보다 해외 현지생산 비중이 낮아 원화가치 상승에 더 민감하다. 미국과 유럽 시장점유율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아차의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나 내려갔다. 조선은 기나긴 불황의 터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2분기에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빅3’의 실적이 악화하자 업계에서는 세계 1위 타이틀을 중국에 완전히 뺏기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 업체들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생산 기술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책 금융기관이나 시중은행이 배 건조 비용의 최대 80%까지 선박제작 금융으로 지원하지만 국내에선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국내 중소 조선업체들은 기술이 아닌 금융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쓰비시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 등 합종연횡을 통해 덩치를 키운 일본 조선업체들도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강유현·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