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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그린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으로 미국의 내년도 대외 정책에서 북한 문제의 중요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내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강경한 대북 정책 기조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1월 국정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고, 이후 새로운 외교독트린을 제시한 5월 웨스트포인트 연설과 9월 유엔총회 연설 때도 북한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이 미국인의 ‘표현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여론을 새해 대북정책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내년 1월 시작되는 114차 의회에서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도 대북제재 강화법안(HR1771)의 상원 통과 같은 압박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5일부터 미국에서 상영되고 있는 ‘인터뷰’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상영 첫날인 25일 오후 미국 버지니아 주 센터빌 인근 ‘마나서스 4 시네마스’ 영화관에는 워싱턴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일찍부터 몰려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클린트 에번스 씨는 “김정은 같은 독재자가 미국인들에게 ‘영화를 상영하라, 하지 말라’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이 영화관을 인수했다는 인도인 바니 코라나 씨는 “2개월 전에 영화를 주문했는데 북한의 위협으로 개봉이 취소돼 화가 났었다”며 “예정대로 영화를 상영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첫 회분을 감상한 미국인들은 극중 주인공인 데이브 스카이라크(제임스 프랭코 분)와 에런 래퍼포트(세스 로건 분)의 코믹 연기에 연신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영화가 북한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며 절정을 향하자 영화에 빠져드는 듯 보였다. 특히 북한과 김정은의 실상을 깨달은 스카이라크가 북한의 밤하늘을 향해 “(김정은은) 거짓말쟁이야!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또 두 미국 언론인을 도와 김정은을 제거하게 되는 북한 언론 담당 여비서가 “김정은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신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영화를 보고 나오자 다음 회를 기다리는 관객들이 극장 로비에 빽빽이 줄을 서 있었다. 관객들은 북한 문제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관객은 “북한의 테러가 무섭지 않지만 카드를 쓰는 게 꺼림칙해 극장표를 살 때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말했다.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소 워싱턴사무소장은 “제작진이 진지하게 연구한 흔적이 보이지만 사이버 테러 논란이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루 동안 미국 전역의 소형 독립영화관 300여 곳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다. 우려했던 테러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윤완준 기자}
북한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4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에게 꺼낸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 발언의 의도에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양건의 발언이 최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해결을 위해 북한에 줄 게 있으면 주겠다”고 밝힌 정부 측 대응에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양건은 24일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에게 “금강산 관광, 5·24 조치,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들자”고 말했다. ○ 김양건 발언은 정부 측 대응에 화답? 정부 당국자는 25일 “금강산 관광과 5·24 조치는 북한이 원하는 현안이지만 대남 라인의 수장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꼭 집어 해결하자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우선시하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매개로 북측이 남북 대화를 해보자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초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5·24 조치를 남북 대화 테이블에 모두 올려 포괄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따라서 김양건의 발언은 한국 정부의 ‘포괄적 협의’에 응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양건이 ‘남쪽이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도 말했고 남북 고위급 접촉을 하겠다는 말도 없었다”며 “김양건의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 “북한, 내년 이산상봉 나올 것” 이런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25일 “북한이 내년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희석시키는 방편의 하나로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 거래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연구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공개한 ‘2015 정세 전망’에서 “북한이 내년 상반기에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 등 대남 대화 공세를 전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수암 통일정책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우리도 인도적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에 물타기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이런 속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북한이 내년 금강산 관광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성과로 내세우는 마식령 개발사업과 연계해 제2 개성공단 기능을 하도록 시도하면서 한국의 경제적 지원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 통일 정책을 흡수통일로 규정하는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가 의미 있는 상태로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흡수통일 정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에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4일 “금강산 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들자”고 밝혔다. 김양건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에게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내년 초 대남 대화 공세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양건을 만난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양건이) ‘언제든지 남북관계 개선을 정말 바라고 있다. 남측이 그런 상황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양건이) 남북대화를 위해 남측이 뭘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 그때(남북 고위급 접촉 조건으로 대북전단 살포 중지를 내걸었던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고 전했다.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올해 10월 4일 인천에서 언급한 ‘대통로’ 표현을 김양건이 다시 꺼냈고, 한국 정부가 중시하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거론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이날 김양건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내년 좋은 계절에 꼭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전했다. 이날 별도로 개성공단을 방문해 김양건을 만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김정은의 친서를 받았다. 현 회장은 “친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에 현대가 정성껏 준비한 추모화환과 애도의 조의문을 보내온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대의 사업에 언제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현 회장이) 평양을 방문하면 반갑게 맞이할 것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내년에는 반드시 금강산관광 재개 등 좋은 결실을 보자는 데 (북측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이 받은 친서에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현 회장의 방북이 잦아졌기 때문에 곧 관광이 재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 회장은 올해 세 번 방북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김성규 기자}

정부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사진)의 방북 신청을 23일 불허했다. 박 의원과 별도로 방북 신청을 했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의 개성 방문을 위한 방북 신청은 승인했다. 이들을 포함해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 관계자 14명이 24일 개성공단에서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다. 김 비서는 김정일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 회장이 조화를 보낸 데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재방북을 요청했다. 박 의원만 불허한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정치인이 거듭해서 방북하는 것은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초청장에는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선생 앞’, ‘김대중평화센터 앞’이라고만 돼 있다. ‘누가 방북할지는 센터에서 맞게 해주기를 바란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의 16일 방북 시 새누리당 일각에서 “김정은 정권의 내시 역할 비슷하게 하는 사람”(하태경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가 부담감을 가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화마저도 막는 정부의 처사는 심히 유감스럽다”며 “북측에서 공식 초청장을 보내와 정부에서 어제(22일) 접수하고도 불허하는 것은 신뢰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의 거의 모든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 10시간 동안 전면 불통에 빠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이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의 해킹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지목한 뒤 벌어진 것이어서 미국 정부의 대북 보복 행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딘리서치 등 미국 인터넷 보안업체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www.kcna.kp) 등 북한의 공식 도메인인 ‘.kp’를 사용하는 북한 인터넷 사이트들은 19일부터 접속이 불안해지기 시작해 23일 오전 1시경 전면 다운됐다가 오전 11시 40분경 대부분 정상화됐다. 한국 정부는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대외용 웹사이트 내나라, 라디오방송 조선의 소리 등 50여 개의 북한 대외용 웹사이트 대부분이 다운됐다가 복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클라우드플레어의 매슈 프린스 대표는 22일 CNN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접속되는 모든 통로가 차단됐다”며 “마치 전 세계 인터넷망에서 북한이 사라진 것과 같다”고 밝혔다. 수많은 ‘좀비PC’를 만든 뒤 한꺼번에 특정 서버를 공격해 무력화시키는 ‘디도스(DDoS)’ 공격이나 악성코드를 활용해 ‘신호등 체계’와 유사한 게이트웨이를 공격해 설정 체계에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추정된다고 한국 인터넷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평양 주재 특파원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신화통신 평양지사 사무실의 인터넷과 휴대전화 3G망이 완전히 불통됐다가 오전 11시경 다시 연결됐다. 21일부터 평양 시내 인터넷에 이상이 생겼으며 22일 오후 9시부터 휴대전화 3G망에도 이상이 나타나 인터넷망과 3G망이 끊겼다가 연결되기를 되풀이하다 23일 새벽에 완전히 불통됐다. 미국 언론은 일제히 “원인이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북한 인터넷 불통 사태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북한 해킹 비난 발언과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9일(현지 시간) “소니픽처스 해킹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발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비례적인 대응을 하겠다”(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21일) 등 적극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만약 미국의 작전이었다면 특정 기업이나 기관이 아닌 한 국가 전체의 인터넷 접속을 막아버린 흔치 않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격이 떨어지는 그런 맞대응 방식으로 보복했을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국 정부는 보복 공격인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미 언론의 질문에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우리는 대응할 것이다. 대응의 일부는 보이는 것일 수 있고 일부는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보이지 않는 대응’인 사이버 보복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북한 인터넷망은 중국 국영 ‘차이나유니콤’의 망을 이용해 해외로 연결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일시적으로 대북 서비스를 차단했을 가능성, 북한 당국이 미국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다운시켰을 가능성, 외부 해커집단의 공격 가능성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러나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참여했을 수 있다는 일부 보도는 아무런 사실적 근거도 없는 완전한 추측성 보도”라며 “신뢰할 수 없고 무책임하고 비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일축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윤완준·김재형 기자}
북한 해커그룹 또는 종북단체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국내 공공기관 대상 해킹 시도가 ‘한국수력원자력 문건 유출사건’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5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올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발생한 해킹 시도 중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의심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던 사례가 5, 6건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한수원 해킹 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모니터링을 진행한 뒤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한수원과 달리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추가적인 해킹 시도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 관계자는 “한수원 해킹을 포함해 5, 6건 모두 북한의 소행인지 확인된 바는 없다”며 “다만 해킹 수법을 감안할 때 과거 북한 해커그룹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중 상당수가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연계됐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최근 ‘사이버전’ 관련 인력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도 그런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보 당국은 지난해까지 3000여 명 정도였던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이 최근 2배 수준인 600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는 김일성종합대와 미림대에서 양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보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이버전 인력 증원을 통해 국내 공공기관에 대한 해킹 시도를 늘리는 건 물론이고 주요 국가 행사 등을 타깃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최근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모든 국가들이 사이버 영토를 확장하느라 바쁘지만 북한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방어와 분열, 불법 이용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이버 간첩행위, 전산망 공격, 역정보의 유통 등이 북한 사이버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한수원 해킹 주체가 만에 하나 북한 해커그룹일 경우 원전의 핵심시설을 관할하는 내부 제어망도 공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가 21일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원전 운영 안전 관련 문제점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커그룹이 원전의 핵심 시설과 관련한 내부 제어망에 침입했더라도 2, 3일 만에 그 흔적을 찾아내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보안전문팀 총괄이사는 “2010년 이란 원전의 내부 제어망까지 공격했던 ‘스턱스넷’의 경우 악성코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6개월 이상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원전 내부 제어망은 원전 설비와 관련한 소프트웨어(SW)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보기술(IT) 보안전문가들이 분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며 “원전과 같은 핵심시설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공공 역량은 물론 민간 역량까지 총동원해서라도 전체 원전에 대한 보안점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윤완준 기자}
북한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20일 “우리(북한)에 대한 극악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서기국 보도를 통해 “통합진보당은 합법적으로 활동해온 정당이다. 이 당의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 련북(연북) 통일은 남조선(한국) 각 계층 인민들의 요구와 지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진당 해산은) 종북 색깔을 부각시켜 통일애국세력을 전멸시키려는 불순한 기도에 따른 것”, “괴뢰패당을 더욱 거세찬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의 열풍으로 단호히 쓸어버려야 할 것”이라는 억지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송두리째 짓밟은 이런 자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떠들며 그 누구를 걸고드는 것이야말로 후안무치의 극치”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조평통은 19일에는 서기국 공보를 발표하고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떠넘겼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바라고 북남(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올 의지가 있다면 그릇된 대결정책을 하루빨리 시정하고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 주장을 일방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은 유감스럽게도 대남 도발과 위협을 지속하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포함해 비방 중상에 매달렸다. 남북이 합의한 대화를 전단 문제 등 전제조건을 앞세워 무산시켰다”고 반박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참가국 정상 부인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전통 조각보(천 조각으로 만든 보자기)였다. 정상들을 위한 조각보 머플러와 부인들을 위한 스카프가 함께 준비됐다. 청와대 측은 “아세안 각국 정상 부인들이 좋아하는 색을 미리 조사해 머플러와 스카프 색을 정하고, 그에 어울리도록 조각보를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내외는 연보라색,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 내외는 초록색 등이다. 조윤선 수석은 정상 부인들에게 화장품 세트와 홍삼, 한국 음식을 알리는 책자도 선물했다. 홍삼은 박 대통령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12월 특별정상회의 때 한국에 오면 지친 정상들의 원기를 회복시켜주겠다”며 약속한 것을 고려한 선물이라고 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리더십은 내년에 큰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대내외 상황을 관찰해온 정부 당국자가 11일 이같이 전망했다. 권력세습 3년째인 김정은이 처한 대내외 환경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당국자는 “김정은이 대외 교역-내부 권력 문제-외교 세 분야에서 사면초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관측은 북한 정세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는 데다 믿을 만한 내부 조직까지 흐트러진다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만 높아진다는 우려에서다.○ “통치자금 부족 직면 가능성” 김정은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막대한 돈을 퍼부었다. 돈은 권력 안정화를 위한 홀로서기와 체제 단속을 위한 ‘마술의 지팡이’였다.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동안 수입은 점점 줄어든 것으로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이 3년간 평양의 일부 특권층이나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성 건설사업 및 북한 권력층을 상대로 한 선물 정치에 쓰려고 수입한 사치품 규모는 22억2000만 달러(약 2조442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 완공을 독려하는 ‘속도전’을 앞세운 아파트 공사 등 대규모 건설사업도 이어졌다. 이런 ‘사치’는 김정은 집권 3년간 북한 경제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보 당국은 “북한이 지하자원 등 광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경제 안정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은 광물 수출로 먹고사는 북한에 타격이 된다. 2010년 석탄 1t의 국제시장 가격이 120달러였으나 지금은 60달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하락한 국제 단가로 수입하려 하고 북한은 옛 가격으로 수출하려다 보니 북-중 간 가격 갈등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임가공 및 노동력 수출, 관광 수입 세 분야에서 ‘새로운 외화벌이’의 돌파구를 찾으려 시도하지만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라는 걸림돌이 등장했다. 정보 당국 소식통은 “북한의 무기 수출과 해외 투자 유치, 대북 지원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추가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대외 수익사업을 노동당 39호실로 뺏어왔지만 자금 부족은 심화되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이 바닥나면 제한된 자원으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라’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던 김정은식 리더십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력기관들이 각자 시장에서 돈을 벌 수밖에 없어 시장활성화 정책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의 통치자금 부족이 북한 내부의 시장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지도부, 제2의 장성택 되나” 김정은이 복사뼈 수술로 9, 10월 40일간 잠적한 이후 북한 파워엘리트의 권력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올해 4월 황병서가 최룡해를 밀어내고 군 총정치국장 자리에 오를 때만 해도 조직지도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하지만 김정은이 다시 등장하자 김정은의 여동생인 백두혈통 김여정과 최룡해 등 빨치산 2세가 전면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중반부터 장성택의 그림자를 지우는 2차 숙청이 이어졌는데 유독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방당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조직지도부의 힘이 너무 커지자 김정은이 권력에 위협이 된다고 봤고, 그래서 거꾸로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강경이냐 타협이냐 선택 고비” 인권 문제를 고리로 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과 북-중 관계 경색의 조짐을 보이는 외교적 고립도 심화됐다. 이달 중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고 북한 인권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되면 북한 체제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대북 소식통은 “올해 중반처럼 다시 한번 강경으로 갈 것이냐 타협으로 나올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김정은에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고 공을 들이는 북-러 경협도 극동 개발에 사활을 건 러시아가 한국의 참여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갈 곳이 없는 김정은이 내년에 남북대화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독재자들이 늘 그랬듯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도 김정일 사망 후 3년간 자신의 체제를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군사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정은은 잦은 계급 강등 및 복권과 지휘부 교체로 군을 길들이면서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비대칭 전력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동계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외형상으로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협상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선 헌법에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해 비핵화 협상 기대마저 낮아지고 있다. 특히 경제 개발과 핵 개발 병진노선을 고집하면서 체제 생존을 위한 핵보유국 지위 획득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이자 북핵 전문가인 미국 스탠퍼드대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10일 “북한은 2016년까지 약 20개의 핵폭탄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당)이 전했다. 2010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를 직접 보고 와서 공개했던 그는 “북한은 현재 1년에 4개 정도의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형화를 위해 앞으로 몇 차례 핵실험을 더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사후 비대칭 전력에 다걸기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김정은은 이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은하 3호 발사를 시작으로 3년간 비대칭 전력 개발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걸프전 이후 한반도를 석권하기 위해 작전계획, 전력증강, 훈련 등 3박자를 맞춘 치밀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군사적인 부분에서 김정일이 못다 이룬 것을 김정은 체제에서 완성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군사력을 강화하는 작업은 크게 세 단계를 거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일이 사망한 뒤에 김정은이 홀로 서기에 나선 첫해인 2012년엔 군부 길들이기로 군 조직을 장악했다. 이어 2년 차엔 비대칭 전력 중 파괴력이 큰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주력했다. 올해엔 재래식 무기와 신형 비대칭 무기 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은 가시화 단계에 들어왔다고 한미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올 10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직발사관을 지상에서 수차례 실험했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증축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능력은 한층 공고해지는 것으로 우려된다. 아직 북한이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바급(1500t) 신형 잠수함에 함대함 순항미사일을 장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고속함정(VSV)도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는 방사포 등 비대칭 재래식 무기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에 주력했다.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총 113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체 시험을 실시했다. 예년에 비해 3∼4배 많은 수치다. 여기에 들인 비용만 최소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 주민의 2개월분 식량 구입비용(1400억 원)과 맞먹는 액수다. 북한이 올해 시험 발사한 발사체 중에는 한국 계룡대까지 타격 가능한 사거리(220km)를 보유한 300mm 신형 방사포와 KN-02 개량형 미사일도 포함돼 있다. 또 북한은 최근 1년 반 동안 사단급 주력 포인 122mm 방사포 400여 문을 전후방에 추가 배치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동계훈련에는 포병 부대 참가 규모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동계훈련으로 전쟁 준비 박차 이달 초 시작한 북한군 동계훈련은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우리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런 북한군의 동향을 보고받았다. 북한은 훈련 기간도 이례적으로 한 달 앞당겼다. 북한군 동계훈련은 매년 12월 초 중대급 전술훈련을 시작으로 대대와 연대, 사단, 군단급 순으로 참가 규모를 확대하면서 이듬해 2월 말∼3월 초 대부분의 병력과 전력이 참가하는 국가급 대규모 상륙훈련으로 마무리된다. 합동참모본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시작부터 육해공군 합동으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기습 및 국지도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야전부대의 전술기동훈련을 비롯해 해안포와 방사포 등 포병전력의 조준사격 훈련, 공군 전투기의 비상출격 훈련, 특수부대의 육상 및 해상침투 훈련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계훈련에 앞서 실시한 특수부대 AN-2 수송기 강하훈련 규모가 전년보다 20배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AN-2는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아 북한의 또 다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힌다. 북한은 AN-2기 3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군은 한미 연합정보자산으로 24시간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쟁이나 국지도발의 징후는 없다”며 “하지만 전쟁 준비에 과도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 등에 불만을 품고 기습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국지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軍 다그치는 金… 리더십 부메랑 될수도 ▼김정은 “2015년 전면전 대비” 공언… 軍의존 심화-잇단 숙청 이중 태도나눠줄 ‘떡’ 없어 내부 불만 쌓여군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 리더십이 안정될까. 적어도 김정은은 이런 생각을 굳힌 듯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군 수뇌부의 계급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조직을 휘젓는 움직임은 군 내부 반발로 이어져 리더십 약화의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하고 전면전 준비로 몰아붙이는 것도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의 무력권을 뺏어온 김정은이 내년 전면전 대비를 공언하면서 군에 대한 의존이 커지고 있다. 군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려면 ‘떡’을 나눠 줘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이후 최대 과제였던 권력 안정화를 위해 군 길들이기에 매진했다. 그 방법이 군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실세들을 밀어내고 군부의 힘 빼기에 집중한 것.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포격술 능력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군단장급 이하 장교 전원이 2계급씩 강등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김정일 시대 군부 요직에 있던 원로들을 노동당의 통제 아래에 뒀다. 현재 군 핵심 간부들 중 계급 강등을 피한 간부가 없을 정도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2012년 4월 차수(우리 군 대장보다 한 단계 높은 계급)로 승진했다가 8개월 만에 대장으로 바뀌었고, 이듬해 2월 차수로 복권했다. 이런 군부 길들이기에 지친 북한 군부에선 “인민군 별은 똥별” “김정은은 남조선이 보낸 고급 간첩”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 수뇌부 계급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인사가 오히려 계급 간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계급장이 고무줄이냐”는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정성택 neone@donga.com·윤완준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권력을 물려받은 뒤 ‘전시성 건설사업’에만 3억 달러(약 3300억 원) 이상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소식통은 10일 “김정은 세습 이후 민생 개선과 무관한 △마식령 스키장 및 승마장 △평양 물놀이장 △강원도 일대 관광용 목장 건설 등 전시성 사업에 3억 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2012∼2013년 매년 약 6억4000만 달러를 권력층을 상대로 한 ‘선물 정치’용 사치품 수입에 썼다. 올해도 이 정도를 썼다고 보면 김정은 집권 3년간 북한 주민의 삶과 직접 관계없는 전시성 건설과 사치품 수입에 22억2000만 달러(약 2조4420억 원) 이상을 썼다고 추정된다. 정부는 김정은 집권 3년간 북한 경제가 안정적이어서 ‘김정은 홀로서기’를 위한 체제 단속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내년엔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북한의 지하자원, 임가공, 인력 수출 등 대외무역 여건이 나빠지면 김정은 리더십이 통치자금 부족으로 시련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올 들어 북한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평가했다. 2013년을 ‘싸움준비 완성의 해’, 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올해 동계훈련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렸다.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러시아 서베링 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생존자 6명과 희생자 21명의 시신이 20일경 부산항에 도착한다. 한국인 선원 시신 6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선박 오딘호가 9일 사고 해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일부 생존자와 시신을 부산항으로 이송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인 피해 선원 가족은 시신이 한꺼번에 이송되길 원하고 있어 이번에는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송되는 생존자는 인도네시아 선원 3명과 필리핀 선원 3명이다. 시신은 인도네시아인 14명, 필리핀인 5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동남아인 2명 등 21구가 이송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이 간소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11, 12일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9일 “복수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비자 발급 기간을 확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로 급성장한 ‘신성장 동력’인 아세안과의 인적 교류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 다자회의인 이번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 모두와 양자회담을 연다.“동남아시아는 더이상 한국의 원조만 받거나, 한류에 열광만 하는, 3박 5일 패키지 관광지가 아니다.”(외교부 고위 당국자) 한국의 신(新)성장동력 파트너로 급부상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주요 장관, 경제 사회 문화계 인사 3000여 명이 11일 한국에 집결한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11, 12일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09년 제주 특별정상회의 이후 5년 만이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국빈 방문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9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건설과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으고 브루나이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이중과세방지협정도 맺어 투자 및 경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13, 14일 공식방문 형식으로 한국에 머문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 한국 경제 미래성장의 동력원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은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아세안 협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을 다 합쳐도 한국 정도인데 뭐 하려고 회의를 여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5년 만에 아세안의 GDP는 한국의 2.5배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교역액은 1353억 달러(약 150조477억 원).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 상대다. 한국의 건설 수주 시장 규모는 143억 달러로 중동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아세안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500만 명으로, 중국을 방문한 400만 명보다 많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10년간 한-아세안 교역 성장률이 연 7%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교역액이 2020년 2000억 달러, 2030년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에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하면 인구 6억4000만 명, GDP 3조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다. 바로 옆에 중국 절반만 한 거대 시장과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세안 정상들과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정상회의·11일)’, 아세안 진출 한국 기업의 절반가량인 중소기업인 200∼300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카운슬’(10일)은 그런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북핵 해결의 주요 파트너 아세안 10개 회원국 모두 북한과 동시에 수교하고 있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의 자리이기도 하다. 일부 국가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반도 문제에서 종종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 파트너로 끌어안을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한-아세안 안보대화 정례화 계획이 발표된다. 동해 및 독도 문제 국제 여론전은 물론이고 한국의 안보 전략 전반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박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개별 회원국 간 경제통상의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상들의 공동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여주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이 와서 그저 밥 한 끼 먹고 가는 게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 선물도 매너리즘에 빠진 선물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엄선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회의 만찬장 앞에서 한국 전통 소반, 조각보, 백자, 전통매듭 장인들이 선보이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7개국 정상 부인들은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12일 부산시립미술관 관람, 영화의 전당 방문, 영화촬영 체험 등에 나선다. 특별정상회의 홍보대사인 배우 이영애 씨도 정상 부인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zeitung@donga.com·이현수 기자}
북한이 5% 이내였던 개성공단 북한 측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고 6일 일방적으로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임금 협상에서 높은 인상률을 한국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달 20일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조문 10여 개를 개정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북한의 개성공단 관리기관인 중앙특구개발총국)이 노동생산 능률과 공업지구 경제발전 수준, 노력(노동력) 채용 상태 같은 것을 고려해 해마다 정하는 문제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2003년 제정한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 따라 매년 최저임금을 5% 안쪽에서 점진적으로 인상해 왔다. 현재 5만 명에 이르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70.35달러(약 7만8440원)다. 여기에 시간외수당과 장려금 등을 포함하면 실질 임금은 월 140∼150달러에 이른다. 정부 관계자는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던 북한의 일방적 조치다. 규정 변경을 위해서는 남북 당국 간에 동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며 “공단 관리위를 통해 북측에 관련 내용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조치는 개성공단 기업들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노동력을 저임금으로 쓸 수 있다는 개성공단의 최대 강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은 “사실이라면 개성공단은 최대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에스제이테크 유창근 회장은 “가장 중요한 임금 문제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행동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국제화를 목표로 노력해 온 국내 기업인들에게 찬물을 뿌리는 것”이라며 “해외 바이어들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까 봐 염려된다”고 말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서동일 기자}
남북이 무산됐던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시그널을 서로 보내기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인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금강산관광 16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금강산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아직 남북 고위급 접촉 국면이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7일 전했다. 북측이 우회적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한 신호를 보낸 가운데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5·24조치 해제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간 상호 불신을 풀기 위해서는 만나서 대화하는 수밖에 없다. 남북 대화가 열리면 정부와 북한이 원하는 사안을 기본적으로 다 얘기하게 될 것이고 5·24조치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없이 5·24조치를 해제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게 있으면 적극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인도적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요구사항의 대가로 할 수 없다고 밝혀 왔던 입장과는 달라진 기류를 시사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남북 대화 재개였다. 그는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발휘했는지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며 “남북 관계가 오랫동안 경색 국면으로 지속되는 것은 국민 생활이나 국가 안보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차이자 광복 70주년을 맞는 내년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드레스덴 대북 제안, 올해 박근혜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의 ‘작은 통일론’ 등과 북한이 요구해온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현안을 일괄적으로 맞바꾸는 ‘빅딜’ 협상 방향으로 남북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동연의 언급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기엔 조심스럽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대북 소식통은 “(북측의 메시지는) 한국 정부가 전단 문제 등에서 태도를 바꿔야 대화의 여지가 생긴다는 인상이어서 액면 그대로 믿거나 낙관하기 어렵지만 북한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건 아니라는 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012년 12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강원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춘상 보좌관의 ‘2주기 기념 예배’가 열린 2일 경기 고양시 하늘문 추모공원에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 있다. 고양=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사진)은 2일 “지난해 5월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이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는 한국 정부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전날 “이들 9명 중 2명이 처형당하고 7명이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얘기를 북한 내부의 정보 협력자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정보원과 통일부는 하루가 지난 2일에도 “관련 정보가 없다. 확인된 바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들의 생사와 소재를 추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특별히 파악된 게 없다”고 밝혔다. 동국대 법학과 교수인 박 이사장은 이날 동국대 연구실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탈북 청소년 북송은 보통의 사건이 아니라 국제적인 관심을 끈 북한의 인권 침해 이슈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북송된 뒤 정부와 우리 사회가 너무 무관심했던 게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북송 과정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문제가 됐는데…. “속죄하는 의미에서 이들이 북한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확인해보는 게 도리 아닐까. 자신들이 잘못해 탈북 청소년 9명을 사지로 몰았으면 인간적 차원에서라도 이들의 소재와 상황을 주시했어야 하지 않나.” ―정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한다. “9명이 지난해 북송된 이후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법과 경로로 이들의 소식을 들어왔다. 내부 협력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듣는 대로 얘기해 달라’고 했다. 이들이 북한에서 특별 관리되고 있는 만큼 정보를 얻는 것이 무척 어려웠지만 그래도 노력했다. 그에 비하면 정부는 이들이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에 너무 무관심했다고 본다.” ―북한 인권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어떤가. “북한 인권은 한국이 올바른 통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다. 라오스 탈북 청소년 북송 사건은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해 이런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 21세기는 인류 보편의 문제인 인권에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처하는 시대다. 그런데 한국은 무엇을 했나. 올해 한국을 방문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관계자들이 내게 ‘당신 나라는 왜 이렇게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느냐’고 말할 정도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에 협조 편지를 보내겠다. 탈북 청소년들을 유엔기구나 인권단체가 면담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다. 한국이 아닌 제3자가 북한에 들어가서 면담하거나, 그게 어려우면 제3국에서 만날 수 있도록 유엔과 인권단체에 협력을 요청할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은 1일 “지난해 5월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돼 파문을 낳았던 탈북 청소년 9명 가운데 2명이 처형당하고 7명이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이야기를 북한 내부의 정보 협력자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들을 강제 북송한 뒤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같은 해 6월 20일 조선중앙TV 좌담회에 출연시켜 “남측 종교인이 나이 어린 청소년을 유인 납치해 남조선으로 집단적으로 끌어가려고 하다 발각된 반인륜적 만행사건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었다.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처형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방송을 통해 체제 선전에 이용했던 아이들의 인권까지도 유린했다는 뜻이어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장은 “(2명은) 올해 8, 9월경 처형됐으며 그중 1명의 이름이 문철(24)이라고 이 협력자가 알려왔다. 나머지 7명은 올해 봄에 북한의 14호 수용소에 수용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14호 수용소는 북한 평안남도 개천에 있다. 북한에서는 관리소로 부르나 한국에서는 정치범수용소로 통한다. 올해 봄이 되기 전에만 해도 이들 9명은 동해 쪽 초대소, 지역을 확인할 수 없는 아동구호소, 교화소 등 모두 4곳에 분산 수용돼 있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아동구호소는 부모 없는 부랑아들을 보호하는 곳이고, 교화소는 한국의 교도소에 해당한다. 게다가 초대소에도 있다고 하니 북한이 이들을 죽이지는 않겠구나 하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용소로 보내진 나머지 7명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이들을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처형하거나 수용소에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탈북 청소년은 선교사 주모 씨와 중국에서 3개월∼3년간 같이 생활하다 주 씨와 함께 라오스를 거쳐 한국으로 오려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라오스 국경을 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이후 중국을 거쳐 북송됐다. 윤완준 zeitung@donga.com·김정안 기자}

탈북청소년 9명이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된 지 23일 만인 지난해 6월 20일. 북한은 관영 조선중앙TV에 이들을 등장시켜 ‘남한의 유인 납치로 끌려가다 구출됐다’는 선전전을 폈다. 이후 국제적 관심에서 멀어졌던 이들이 처형 또는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로 드러나면 북한은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적 비난은 물론이고 ‘거짓 증언’을 조작한 혐의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뿐 아니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을 제소하자는 목소리 또한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강제북송의 비극적 결말 지난해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청소년 9명은 국제적인 관심 속에서 북한 인권 유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유엔까지 나서 이들의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탈북을 시도하다 강제 북송된 이들이 맞이하는 비극적 결말에 대한 수많은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북한은 9명 전원을 북한 조선중앙TV에 출연시켰다. 경직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입에서는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과 ‘남측에 강제로 납치됐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이후 탈북청소년 9명은 국제적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이들이 평양 내 한 보육원에 보내졌으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제 북송된 지 1년여 만에 이들의 생사 문제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또다시 국제적 시험대에 올랐다. 최대 관심사는 북한 내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제기된 2명의 처형설이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1일 “올해 가을에 정보 협력자로부터 탈북청소년 9명 중 2명이 처형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후) 지난달 28일 처형된 인물 2명 중 1명이 문철이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2명 처형설을 전했다. 중국에서 이들을 보호했던 주모 선교사 부부와 함께 후원에 나섰던 안모 장로 측도 이같이 밝혔다. 안 장로는 “외부 세계에 노출돼 ‘외부 물’을 가장 많이 먹은 아이들부터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 내 정보나 탈북 루트가 김정은 시대 들어 더욱 철저히 차단되면서 이들의 생사 확인 작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탈북청소년들을 체제 선전에 이용한 뒤에는 이들의 생사를 알 수 없다. 북한에 이들의 안전 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장은 “북한이 진정 자신들이 주장하듯 인권 선진국이라면 탈북청소년들의 생사를 확인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즉각 해소시켜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 연루설 백영원, 희생자 중 한 명인 듯” 안 장로는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처형된 2명 중 1명은 일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라며 “그가 함흥 출신인 백영원(21)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안 장로는 “지난해 탈북청소년 강제 북송 당시 영원이가 납북 일본인의 아들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영원이는 다른 8명의 꽃제비 출신과 달리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탈북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언론은 지난해 백영원이 일본인 납북 피해자 또는 요인의 아들일 가능성을 제기해 파장을 낳은 바 있다. 안 장로는 “관련 소식을 전한 대북 소식통에게 ‘그런 인물을 어떻게 처형할 수 있느냐’고 묻자 ‘북한 정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쓸모가 없어진 탈북자들은 누구든 처형될 수 있다’고 비웃듯 답했다”고 전했다. 이제 관심은 나머지 7명의 안전 여부로 집중되고 있다. 안 장로는 “강제 북송된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며 “나머지 7명이 살아있다면 이들에 대해서만이라도 국제적 관심을 호소해 구해내야 한다”고 말했다.김정안 jkim@donga.com·윤완준 기자}
한-러 양국 정부가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을 물색하고 나선 것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과 극동 지역에서 경제 활로를 찾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러시아 극동개발장관은 지난달 29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에 150억 달러(약 16조6275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남-북-러 3각 협력인 이 사업에 한국 측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는 후속 사업은 나진항 현대화, 북한 철도 현대화, 남-북-러 전력망 연계 등이다. 전문가들은 나선 인근 북-러 접경지대에 남-북-러 합작으로 제2의 개성공단을 건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나진항에선 석탄 등 원자재만 소화하는 원시적 수준의 협력이 가능하다. 러시아에서 석탄 수입하는 것밖에는 할 게 없다”고 말했다. 나진항을 전면 현대화해 명실상부한 수출입 창구로 만들어야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매력적인 물류 기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뱃길 개척에 머무는 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을 오가는 러시아 철도와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기업 컨소시엄을 내세워 약 26조 원을 들여 북한 철도 3500km를 현대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구애에 무작정 호응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갈루시카 장관은 지난달 27, 28일 방한해 한국 고위 관료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남-북-러 가스관 사업 참여”를 요구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극동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러시아 푸틴 정부가 안정성이 부족한 대북 투자에까지 한국 자본을 끌어들이려고 미끼를 던진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측 3개 기업 컨소시엄이 북-러 간 합작사인 ‘나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을 사들이는 데 앞서 실제 러시아의 투자 금액과 이들이 주장하는 투자 금액이 일치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외부인 입국 불허와 격리 조치를 해오던 북한이 이번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운송 사업에선 한국 측의 현장 점검에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북한이 한국 점검단의 방북은 ‘예외’로 인정해 아무런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었지만 한국 관계자들과 현지에서 접촉한 북한 나진항 관계자 및 시 인민위원회 관계자들은 격리 조치될 예정이라고 한다.윤완준 zeitung@donga.com·김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