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크는 아세안… 한국, 10명의 친구와 미래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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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동남아 국민 입국비자 간소화… 韓-아세안 인적교류 확대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첫 다자회의… 11일 부산서 개막

11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정상회의장인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11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정상회의장인 해운대 벡스코 제1전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이 간소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11, 12일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9일 “복수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비자 발급 기간을 확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로 급성장한 ‘신성장 동력’인 아세안과의 인적 교류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 다자회의인 이번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 모두와 양자회담을 연다.

“동남아시아는 더이상 한국의 원조만 받거나, 한류에 열광만 하는, 3박 5일 패키지 관광지가 아니다.”(외교부 고위 당국자) 한국의 신(新)성장동력 파트너로 급부상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주요 장관, 경제 사회 문화계 인사 3000여 명이 11일 한국에 집결한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부산에서 11, 12일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09년 제주 특별정상회의 이후 5년 만이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국빈 방문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9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건설과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으고 브루나이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이중과세방지협정도 맺어 투자 및 경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13, 14일 공식방문 형식으로 한국에 머문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 한국 경제 미래성장의 동력원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은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아세안 협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을 다 합쳐도 한국 정도인데 뭐 하려고 회의를 여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5년 만에 아세안의 GDP는 한국의 2.5배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교역액은 1353억 달러(약 150조477억 원).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 상대다. 한국의 건설 수주 시장 규모는 143억 달러로 중동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아세안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500만 명으로, 중국을 방문한 400만 명보다 많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10년간 한-아세안 교역 성장률이 연 7%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교역액이 2020년 2000억 달러, 2030년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에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하면 인구 6억4000만 명, GDP 3조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다. 바로 옆에 중국 절반만 한 거대 시장과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세안 정상들과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하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정상회의·11일)’, 아세안 진출 한국 기업의 절반가량인 중소기업인 200∼300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카운슬’(10일)은 그런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북핵 해결의 주요 파트너

아세안 10개 회원국 모두 북한과 동시에 수교하고 있어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의 자리이기도 하다. 일부 국가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반도 문제에서 종종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들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 파트너로 끌어안을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한-아세안 안보대화 정례화 계획이 발표된다. 동해 및 독도 문제 국제 여론전은 물론이고 한국의 안보 전략 전반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박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개별 회원국 간 경제통상의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상들의 공동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도록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한국의 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여주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이 와서 그저 밥 한 끼 먹고 가는 게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 선물도 매너리즘에 빠진 선물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엄선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회의 만찬장 앞에서 한국 전통 소반, 조각보, 백자, 전통매듭 장인들이 선보이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7개국 정상 부인들은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12일 부산시립미술관 관람, 영화의 전당 방문, 영화촬영 체험 등에 나선다. 특별정상회의 홍보대사인 배우 이영애 씨도 정상 부인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이현수 기자
#한-아세안 정상회의#박근혜 정부#다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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