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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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일본39%
국제일반18%
미국/북미13%
국제정세8%
칼럼5%
인사일반5%
중국3%
국제교류3%
중동3%
국제문화3%
  • 문인 5명중 4명 “문학상 공정성 의문”

    “골고루 상을 주는 것 같아서 조금 지루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잔칫날이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개그우먼 박미선은 2011년 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쇼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뒤 이런 소감을 남겨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이듬해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좋은 취지로 얘기한 건데 전달이 잘못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박미선의 ‘의도하지 않았던 일침’이 내심 반가웠다. 상은 떡과는 다르다. 나눠 먹으면 그리 맛나지도, 흥겹지도 않다. 문단도 방송계와 비슷하다. 방송계는 연말에 몰아서 상을 준다. 하지만 문단은 사시사철 수상 시즌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펴낸 ‘2012 문예연감’에 따르면 공식 집계된 문학상만 376개(2011년 기준)이다. 하루 한 명 이상의 문인이 상을 받는 셈이다. 때론 수상자가 돼 상을 받고, 때론 심사위원이 돼 상을 주는 문인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계간 ‘문학의오늘’이 ‘2013년 오늘, 한국의 문학상을 묻는다’라는 제목의 특집을 준비하며 문인 70명에게 문학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여름호에 게재될 설문조사 결과를 미리 입수해 소개한다. ‘한국의 문학상 선정 과정이 공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공정하다’고 답한 사람은 13명(18.6%)에 불과했다. ‘공정하지 못하다’가 20명(28.6%), ‘문학상에 따라 다르다’는 37명(52.8%)으로, 문학상 전체 혹은 일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율이 81.4%였다. ‘공정하지 못하다’라고 답한 20명 가운데 8명은 그 이유로 ‘심사위원과 단체의 인맥이 개입된다’, 6명은 ‘작품성이 아닌 외적 상황이 개입한다’를 들었다. ‘가장 받고 싶은 문학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대산문학상(7명), 이상문학상(5명), 미당문학상(4명)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하지만 ‘없다’라고 잘라 답한 사람도 25명(35.7%)이나 됐다. 문학상 제도 개선을 위한 제언으로는 ‘문학상을 통폐합하자’ ‘블라인드 심사를 하자’는 말들이 쏟아졌다. 문학상 수를 줄이고, 공정성과 권위를 높이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달라질 게 없다’든가 ‘문학상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비관적인 답변도 나왔다.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을 묻는 질문(중복 대답 가능)에는 이상문학상(20명)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대산문학상과 동인문학상(각각 10명), 만해문학상(5명) 순이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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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박정희와 측근 황용주, 둘의 만남과 결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 동기인 황용주(1918∼2001). 부산일보 주필이자 편집국장이 된 황용주는 1960년 1월 군수기지사령관이 돼 부산으로 내려온 박정희와 재회하고 가까워졌다. 그는 박정희와 5·16군사정변을 모의하고, 언론의 힘을 일깨워 준 측근이기도 하다. 박정희 정권 때 문화방송 사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했지만 1964년 11월 월간 ‘세대’에 남북한 상호 체제 인정 등 진보적인 통일론을 내세웠다 필화사건에 휘말려 추락했다. 저자는 생전 황용주와의 만남, 그리고 그가 남긴 일기에 기초해 그의 일생을 되짚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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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소설로 그려낸 19세기말 유럽의 사상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앞서 국내에서 두 차례 번역 출간됐지만 절판됐다. 오스트리아 작가인 무질은 수학자인 주인공 울리히를 앞세워 19세기 말 유럽에서 활발했던 과학철학 심리학 생철학 군국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와 성찰을 소설 형식으로 담았다. 무질은 이런 독특한 전개방식을 ‘에세이즘’이라 칭하며 “인간의 내적 삶이 결정적인 사유를 통해 추출해낸 단 하나의 변할 수 없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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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열불난다 이 며느리… 근데 왠지 씁쓸하네

    시어머니와 며느리. 이름만 들어도 왠지 불편할 것만 같은 미묘한 관계. 옛날에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잡고 살았다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며느리 전성시대냐고? 그것도 아닌 것 같다. 현실적으로 말해 발언권이 센 사람은 보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돈이 있어야 돈독한 가족의 정(情)도 생기는 게 요즘 한국사회다. 소설은 요즘 고부(姑婦)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여자’로 불리는 시어머니와, ‘그녀’로 불리는 며느리. 며느리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파출부로 일하며 아들(‘그녀’의 남편)을 고작 3류 대학에 보낸 시어머니를 경멸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잘난 것도 아니다. 그녀는 전문대를 겨우 졸업했으며 홈쇼핑 전화상담사로 일한다. 결혼을 신분상승의 한 기회로 노렸던 그녀지만 일이 꼬여 변변치 못한 직장을 가진 남편과 결혼한다. 결혼 후 대출을 받아 재개발 유력지라는 곳에 빌라를 샀지만, 개발은 물 건너가고 집값은 떨어진다. 흔히 볼 수 있는, 너무 평범해서 드라마 소재로도 쓰이지 못할 이 가족의 얘기를 작가는 지독히 물고 늘어진다. 일상적인 사물도 현미경을 들이대면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게 되듯이, 소설은 자신의 모든 불행을 시어머니 탓으로 돌리는 며느리, 그리고 며느리를 대신해 가사와 육아 부담을 모두 짊어지면서도 변변히 대꾸 한번 못하는 어눌한 시어머니의 대립을 촘촘히 짚어낸다. 사실 소설을 읽다 보면 열불이 여러 번 난다. 며느리는 아들을 낳자, 자신의 필요에 의해 시어머니와 살림을 합친다. 하지만 시어머니와 약속한 수고비를 미루거나 줄이고, 자신의 아이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어머니에게 무시와 무안, 무응대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급기야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우리는 종(種)이 다르다”라고까지 단언한다. 이 며느리가 정신병자일까. 물론 과장도 있다. 하지만 소설을 읽을수록 우리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어 내내 씁쓸했다. 자식 양육과 교육에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부모에게는 애정을 덜 쏟는 게 현실 아닌가. 자녀에 대한 집착은 어쩌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삶을 자식이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렇기에 “아들이 나를 비롯해 가족 누구도 닮지 않는 돌연변이였으면 좋겠다”는 며느리의 바람은 탈출구 없는 지난한 현실에서 외치는 절규처럼 들린다. 이때쯤이면 기괴했던 며느리에게 연민이 느껴진다. 수돗물이 단수된 집에서 침이 말라가는 구강건조증을 가진 시어머니, 단수와 시어머니의 병에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며느리를 다루는 현재와 이들의 과거 모습을 오가며 소설은 진행된다. 타들어가는 갈증과 단수된 집에서 나오는 온갖 악취가 밀도 있게 부풀어 오르며 그로테스크한(기괴한)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존엄성을, 또 그들과 더 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으면 했다”는 게 작가의 집필 의도. 소설 속 가정처럼 우리 집도 어딘가 ‘말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펴보자. 쩍쩍 갈라져, 부스러지기 전에.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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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남종화 거목’ 도촌 신영복 화백 별세

    현대 남종화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던 도촌 신영복 화백(사진)이 25일 오전 9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1933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등을 지냈고 옥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학(성균관대 겸임교수) 혜(섬유예술가) 훈 씨(조선대 외래강사) 등 2남 1녀와 사위 손용호(플로리다주립대 교수), 며느리 송정수 씨(중앙대 연구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광주 조선대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8시. 062-220-3352}

    • 201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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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용 문학상에 정희성 시인

    정희성 시인(68·사진)이 제25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그리운 나무’. 상금은 1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5월 11일 오후 3시 충북 옥천군 옥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 201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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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번째 시집 ‘방!’ 펴낸 정일근 시인 “시인 30년이라니, 내가 벌써 원로라니”

    정일근 시인(55)은 이색 기록을 갖고 있다. 1984년 등단해 지금까지 시집 11권을 내면서 모두 다른 출판사에서 냈다. 시 해설집 3권도 마찬가지다. 일부 대형 문학 출판사에 원고 쏠림이 심하고, 출간을 위해 길게는 몇 년씩 기다리는 상황에서 그는 ‘마이 웨이’를 외친다. 23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시인은 “난 출판계의 노마드(유목민)”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전 (출판사가)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을 제일 싫어해요. 책은 내준다는 곳에서 바로 내야죠. 한 대형 출판사에 가서는 ‘반년 만에 안 내주면 (원고를) 다른 데 들고 가겠다’고 말했더니 석 달 만에 나오데요. 허허.” 올해 등단 30년을 맞은 시인은 4년 만에 나온 11번째 시집 ‘방!’(서정시학)의 ‘시인의 말’에 “어느새 시력(詩歷) 서른 해에 닿았다. 시인 30년이라니!”라고 썼다. 마지막 느낌표의 의미가 무엇인가 물었더니 “세월 참 빠르다는 뜻”이란다. “보통 등단 후 10년까지는 젊은 시인, 20년까지는 중견 시인, 30년까지는 중진 시인, 30년 넘어가면 원로란 소리를 듣지요. 제가 벌써 원로라니. 등단 50년은 넘어야 원로 같은데….” 그는 해를 넘길수록 시가 짧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시가 독자를 점차 잃는 것도 길고 난해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반성에서 나온 변화다. ‘방!’이라고 압축한 시집 제목도 그렇다. 시집에는 울주군 은현리에 있는 집필실 얘기,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고래 얘기, 요새 자주 찾는 지리산의 자연을 노래한 시 81편이 실렸다. ‘두루 삼십 리가 되는 황금빛 악양 들판 빠져 나오는데/청 터진 지리산이 밀어올린 잘 익은 보름달 떠오른다.’(시 ‘절창’ 전문) 30년 동안 2000여 편의 시를 썼고, 절반은 시집으로 엮었다는 정 시인. 그는 ‘다작 시인’으로 불리는 게 제일 못마땅하다고 했다. “시인이 뭡니까. 시 쓰는 사람 아닙니까. 시로 꾸준히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게으름이죠. 앞으로도 묵묵히 시인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서정시학에서는 정수자 시조시인(58)의 시조집 ‘탐하다’와 서상만 시인(72)의 시집 ‘적소(謫所)’도 출간됐다. 정 시조시인은 “압축미와 간결미를 유지하면서 우리의 미학적 가치를 시조 형식을 통해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 시인은 “적소(죄인이 귀양살이 하는 곳)는 시인이 머무는 곳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어딘가 입실해야 하는 고독한 병실이기도 하다. 적소에서 건져낸 것들을 시집에 담았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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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껍데기는 가라” 봄바람에 실린 시인의 외침

    ‘4월은 갈아엎는 달’이라고, ‘껍데기는 가라’고 분연히 외쳤던 시인 신동엽(1930∼1969). 그의 저항 시들은 1960년대 주로 발표됐지만 1980년대에 더 많이 읽혔다. 서른아홉의 나이에 간암으로 요절한 그가 남긴 시어들은 혼탁한 요즘 시대에도 명징하게 살아있다. 최근 시인을 기리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인의 기일(4월 7일)에 맞춰 ‘신동엽 시전집(詩全集)’(창비·사진)이 나왔으며 5월 3일 고향인 충남 부여군에 그의 이름을 딴 ‘신동엽문학관’이 문을 연다. 우리 곁으로 한걸음 다가온 그를 마중하러 10일 부여를 찾았다. 시전집 출간에 참여한 김윤태 신동엽기념사업회 상임이사(문학평론가)가 도움말을 해줬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신동엽길12. 군청 인근의 한 주택가 골목을 돌아가니 신동엽문학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 1층, 지하 1층과 옥상 정원으로 구성된 문학관(연면적 800m²)은 승효상 건축가의 작품. 2009년 착공해 4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현대적으로 지어진 문학관 앞 편에는 파란색 기와를 얹은 신동엽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원래는 초가집이었지만 1985년 복원하며 기와를 얹었다. 신동엽은 농민의 아들로 1남 4녀 중 맏이였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비가 지원되는 전주사범학교에 입학한 속 깊은 청년이기도 했다. 문학관은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주요 전시물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조각가 심정수가 만든 ‘신동엽 흉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1층 상설전시실에는 시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시 ‘껍데기는 가라’ ‘금강’ 등의 초고가 전시돼 있고 성적표, 편지, 출간 도서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천상병 시인이 지었다는 시 ‘곡(哭) 신동엽’도 보였다. 신동엽이 부인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78)과 젊은 시절 주고받은 연애편지도 눈에 띈다. “인 여사가 워낙 꼼꼼하게 자료를 보관해 와서 귀한 자료가 많이 남아있습니다.”(김윤태 평론가) 신동엽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입선해 등단했다. 1967년 1월 ‘현대문학전집’ 제18권으로 기획된 ‘52인의 시집’에 ‘껍데기는 가라’를 비롯한 7편을 실은 그는 그해 12월 무려 4800여 행에 이르는 장시 ‘금강’을 선보이며 시인으로서 만개한다. 동학혁명과 3·1운동, 4·19혁명으로 이어진 민초들의 거센 목소리를 시로 담아냈다. 하지만 6·25전쟁 당시 민주청년동맹 선전부장을 맡은 그의 이력이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힌 시인은 사후에도 한동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신동엽 전집’은 1975년 간행됐지만 두 달도 못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 조치 당했고 긴급조치가 풀린 1980년 증보판을 냈지만 다시 판금되기도 했다. “아직도 신동엽을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저는 틀리다고 봅니다. 그의 시편을 보면 오히려 아나키스트나 사민주의(사회민주주의)에 가까워요. 초기 그의 시에는 ‘완충’ ‘정전’이라는 말이, 그리고 이후로는 ‘중립’이라는 시어가 많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김윤태 평론가) 새 시전집에 들어간 시들은 강형철 김윤태 평론가가 육필 원고를 일일이 살펴 오류를 바로잡았다. 시인의 30주기에 맞춰 내려던 시집이 40주기를 넘겨 나왔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훌쩍 흐른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신동엽을 잊고 지낸 탓이리라. 5월 3일 오후 2시에는 문학관 개관식이 열린다. 유품 전달식, 흉상 제막식, 헌화식이 열린다. 6·25전쟁의 상흔을 가슴에 안고, 민중의 각성과 행동을 촉구했던 신동엽.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지금, 시인의 결연한 외침이 들리는 듯했다.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시 ‘껍데기는 가라’에서)부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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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작가 미치 앨봄 “시간의 가치, 효율성으로 잴수야… 아름다운 추억으로 삶 채우세요”

    《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던 에세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1997). 이 책은 2002년 국내 출간돼 300만 부를 넘어선 것을 비롯해 세계 41개국에서 1400만 부 넘게 팔렸다. 미국 작가 미치 앨봄(55)은 이 책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정작 성공은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사실이 내 삶을 정의하지도 않고 만족시키지도 않아요. 내가 좋은 남편이나 가족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이죠. 늘 이 점을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 앨봄이 자신의 일곱 번째 책이자 세 번째 소설인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21세기북스)을 펴냈다. ‘시간의 아버지’인 도르와 불멸을 꿈꾸는 백만장자 빅토르, 실연의 상처로 자살을 기도한 소녀 세라가 함께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하며 시간의 소중함과 인생의 가치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그는 팍팍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메일을 통해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소설의 집필 동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기대수명은 50세였지만 이제 75세 정도 됐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오래 일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뿐이다. 우리는 더 빠른 인터넷, 전화, 교통수단을 원하고 급하게 일을 한다. 하지만 시간의 가치는 속도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최초로 시간을 측정한 사람을 등장시키는 우화 같은 책을 써보기로 했다.” ―시간을 주제로 삼았는데, 현대인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다고 보나. “우리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간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혼동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고작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라면 이건 시간에 대한 모욕이다. 인간적인 접촉과 사랑에 대한 감사로 채워야 시간도 가치 있는 것이다.”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대개 일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 휴가, 일몰, 아름다운 풍경은 기억한다. 이 순간들은 기억할 만한 것이다. 이 순간들로 우리 삶을 채워야 제한된 우리 삶이 가치 있어진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은 전통적인 소설 기법과는 차이가 있다. 도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반쪽, 혹은 한두 쪽의 짧은 분량으로 분절돼 이어진다. 왜 이런 낯선 기법을 사용했을까. “똑딱거리는 시계의 리듬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우화처럼 단순하게 쓰고도 싶었다. 시간의 의미 같은 거대한 주제일수록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2010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국내 개정판을 펴낼 때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작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은 일과 성과를 매우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성공에는 효과적이지만 인간다워질 수는 없다. 나는 은퇴나 휴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왔다. 매일 명상이나 기도를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라. 매일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라. 매일 웃고, 매일 침묵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런 일들을 한다면 정말 시간을 잘 썼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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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5월아, 오지 마라… 그 미친 상처 도질라

    불편한 소설이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책장 가득 배어 있어 쉽게 책장을 넘기기 힘들다. 게다가 이를 기술하는 작가의 태도도 불편하게 만든다. 철저히 웃음을 배제한 채 별다른 감정의 고조도 없이, 피해자들의 아픔만을 마지막 책장까지 지독하게 나열한다. “이런 지옥 같은 아픔을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강압하는 듯하다. 이를테면 주인공 정애의 삶은 어떤가. 열다섯 정애는 아버지가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해 집을 떠난 뒤 실성한 어머니와 동생인 순애 영기 명애를 돌봐야 한다. 1970년대 전라도의 한 시골은 이런 불쌍한 가정을 돌볼 만큼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넉넉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정애의 돼지와 닭을 훔쳐가고 심지어 정애와 순애를 겁탈한다. 순애가 병으로 죽고, 어머니는 애를 낳다가 애와 함께 죽고, 아버지도 사고로 죽는다. 이 와중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터지고 정애는 다시 공수부대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급기야 실성을 한다. 이런 삶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는 사회적 폭력 속에 무방비하게 놓인 한 여성의 비극적인 인생을 극단까지 몰고 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애의 동생 명애도 정신이상을 보이고, 별다른 교육도 받지 못하고 기술도 없는 영기는 건달이 된다. 정애의 친구인 묘자 역시 공수부대원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인 남편과 결혼하지만, 결국 남편의 정신이상을 견디다 못해 그를 살해한다. 소설에서는 이런 불행하고, 붕괴되고, 절망하는 삶이 이어진다. 심지어 소설 속 가해자로 등장했던 사람들도 결국은 하나둘 제대로 된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된다. 결국 1980년 광주는 모든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피해만 남겼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파렴치한 인사로 나오는 이장의 아내 박샌댁은 이렇게 읊조린다.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는 사람들은 다 미친 거여. 미친 세상에서 미친 사람만이 미치지 않은 거여. 그래 그런 거여. 정애 자네만이 미치지 않은 사람이여.’ 1980년 광주가 남긴 상처와 고통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을 만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앞서 ‘피어라 수선화’(1994년) ‘라일락 피면’(2007년) ‘내가 가장 예뻤을 때’(2009년) 등 소설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노래했던 작가이기에 이번 작품은 아쉬운 점이 많다. 정애 등 10여 명에 달하는 ‘광주의 증인’들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기보다는 지금 이 시점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작가가 2년 전 펴냈던 장편 ‘꽃같은 시절’을 재밌게 읽었다. 무자비한 개발 횡포를 비판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작가가 그립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 앞에 작가부터 경직된 것은 아닐는지. 슬픔은 작가가 쥐어짜는 게 아니라 작품의 행간을 통해 독자에게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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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묵화 기법으로 동양적 감수성 어필… 이제 그림책도 한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 그림책 작가 유주연 씨(30)는 지난달 도서전의 한국문학번역원 독립관에서 ‘코리안 스타일’을 주제로 체험 행사를 진행했는데 외국 출판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놀랐다고 했다. “한지에다 붓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외국인들이 ‘외국에서 책을 냈느냐’, ‘도서 계약을 했느냐’며 자꾸 묻더군요.”하지만 유 씨는 이미 ‘입도선매’된 작가다. 2011년 세계적인 권위의 그림책 상인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황금사과상(수상작 ‘어느 날’)을 받아 한 프랑스 출판사에 해외 출판에 대한 권리를 모두 넘긴 상태다.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먼저 책을 냈어요. 저처럼 국내 시장에 얽매이지 않고 해외 출판사와 직접 계약하는 한국 작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만국 공통어인 그림을 앞세운 한국 그림책이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동양적인 예술성에 우수한 교육 콘텐츠가 더해져 세계적 권위의 아동도서상을 연달아 수상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 통로를 넓혀 가고 있다. 세계의 어린이들이 한국 그림책을 읽으며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세계 양대 아동도서전 수상 잇달아2003년부터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참가한 한국은 이듬해부터 거의 해마다 수상작을 내고 있다. 매년 70여 개국이 도서전에 참가하지만 상은 10여 개 작품에만 주어진다. 한국은 2004년 ‘팥죽할멈과 호랑이’, ‘지하철은 달려온다’가 나란히 우수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대상 2개, 우수상 8개를 받았다.볼로냐 도서전과 함께 세계 2대 아동 도서전으로 꼽히는 BIB에서는 2005년 ‘새가 되고 싶어’가 황금사과상을 받았고, 이후 2007년 ‘영이의 비닐우산’이 어린이 심사위원상, 2011년 ‘달려, 토토’가 그랑프리, ‘어느 날’이 황금사과상을 차지했다.잇따른 수상으로 한국 그림책의 우수성이 입증되자 해외 출판 계약도 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05년 판권 수출은 단 1건이지만 지난해에는 45종의 판권을 수출했다. 수출 대상 국가도 중국 대만 일본 몽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프랑스 폴란드 브라질 등 9개국으로 늘었다. 선인세 총액은 약 13만9000달러(약 1억5800만 원)로 크지 않지만,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까지 수출 대상 국가가 다양해진 점은 고무적이다. 신혜영 웅진주니어 그림책팀장은 “중국은 교육 관련 그림책을 많이 수입해 간다. 반면 다문화에 관심이 많은 영미권과 유럽은 한국의 전통 관련 그림책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콘텐츠 해외서도 통해문승현 대한출판문화협회 해외사업부장은 “해외에서 한국 그림책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 중요하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한국 그림책 시장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외국 베스트셀러 그림책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그림책 수요는 증가하는 데 비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우수 그림책의 수량이 제한되면서 국내 출판사들이 본격적으로 그림책 창작에 나서게 됐다. 김효영 비룡소 그림책팀 과장은 “세계적인 그림책 베스트셀러 판권을 이미 거의 다 수입했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자체 콘텐츠 생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한국 그림책이 경쟁력을 확보한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그림책은 언어적 장벽이 없어 외국 그림책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색을 풍부하게 쓰는 영미권과 달리 한국은 붓과 먹을 이용한 수묵화 기법으로 단순미와 여백의 미를 살려 차별화했다. 또 교육열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은 콘텐츠여서 세계 시장에서도 먹힐 수 있었다. 국내 경쟁이 치열할수록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이다. ‘어린이책 시각’ 탈피 독립 장르화해야그림책이 세계 시장을 의식하게 되면서 작업 과정도 ‘글로벌’하게 변화했다.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받은 ‘눈’은 한국 출판사 창비가 제작했지만 작가는 폴란드인인 이보나 흐미엘레프츠카였다. 반대로 이수지, 염혜원 같은 한국 작가는 외국 출판사를 통해 신작을 내놓는다. 이수지 작가는 2008년 2월 미국 클로니클 출판사에서 ‘웨이브’란 그림책을 선보인 뒤 12개국에 판권을 팔았다. “미국과 유럽의 그림책은 기법이나 내용 면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듯합니다. 그 틈을 이용해 새로운 그림과 이야기를 담은 한국 그림책이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어요.”과제도 있다. 영미권에서는 그림책을 세대 구분 없이 읽는 예술 장르로 보지만, 한국은 어린이 교육서라는 시각에 머물러 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해외에는 그림책을 독립적인 예술 장르로 간주해 실험적이고 난해한 그림책들도 팔린다. 하지만 한국은 교육용이라는 시각에 한정돼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을 제한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황인찬·전주영 기자 hic@donga.com}

    • 201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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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형규 前교수 “러 문학 번역 60년 총결산… 1인 작업이라 더 큰 보람”

    국내 번역가 1세대이자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 권위자인 박형규 전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82·사진)는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회에 젖은 듯했다. 서울 경동중학교를 다니던 1940년대 후반 처음 접했던 톨스토이 작품을 통해 러시아 문학에 빠진 그가 60여 년 동안의 번역 작업을 결산하는 ‘대장정’의 첫발을 뗐기 때문이다. 박 전 교수가 내년 말까지 ‘톨스토이 전집’(뿌쉬낀하우스)을 펴낸다. ‘안나 카레니나’가 첫 번째로 나왔고, ‘전쟁과 평화’를 비롯한 톨스토이 장편과 중단편에 일기와 희곡을 더해 총 18권으로 완간할 예정이다. 그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펴냈던 작품들을 개정해 한데 모았고, 단편 ‘바실리 신부’는 새로 번역해 선보인다. 박 전 교수는 한국러시아문학회장을 지냈으며 톨스토이 작품 30여 편을 번역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노환으로 청력이 떨어져 같은 질문을 두 번, 세 번 확인해 전달받으면서도 전집 출간 의미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정착된 인류 공동의 문화입니다. 톨스토이 전집만 해도 일본에서는 수십 종이 나와 있고 아직도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서) 뒤늦게 전집을 펴내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국내에서 톨스토이 전집은 인디북이 2003년부터, 작가정신이 2007년부터 펴내고 있다. 하지만 한 번역가의 손에 의해 톨스토이 전집이 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톨스토이가 한평생 자기 문체로 창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 번역가가 자기 문체로 번역하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경우 문학동네에서 펴낸 작품과 같은 원고지만 ‘전쟁과 평화’(범우사), ‘부활’(민음사) 같은 작품은 거의 개역에 가까운 수준의 수정을 했습니다.” 그의 꿈은 원래 외교관이었다. 중학교 때 서울 종로의 헌책방을 뒤져 찾아낸 책으로 러시아어를 공부한 것도 “조국의 분단을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외국어대 노어과를 졸업한 그는 1956년부터 8년간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를 번역하며 본격적인 번역가의 길을 걷게 됐다. “제가 톨스토이로부터 배운 사랑의 가르침을 스스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서, 그리고 제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 가르침을 따라오기를 바라면서 평생 번역을 해왔습니다. 톨스토이가 작품 속에 남긴 사상과 은유를 최대한 정확히 담은 작품을 선보이겠습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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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비에서]휴∼ 우수도서 보급사업… 출판계 우려 씻었다

    “새 정부 들어 문학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얼마 전 만난 한 출판사 대표는 이런 우려를 털어놨다. 설명을 들어 보니 ‘소외지역 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사업’과 관련해 사업 주관이 바뀌었고, 3개월마다 하던 도서 선정이 반년에 한 번으로 변경됐다는 것이었다. 사업을 추진했던 한국도서관협회의 ‘문학나눔’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사업이 상반기와 하반기 2회에 걸쳐 이뤄지며 올해부터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으로 주관단체가 바뀌었다’는 간략한 안내문만 떠 있었다. 우수문학도서 선정보급사업은 문학도서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사회복지시설 아동청소년센터 사설도서관 등에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2005년에 시작됐으며 지난해에는 3개월마다 55종가량을 선정해 3000곳이 넘는 시설에 보냈다. 작가와 출판사는 일정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고, 소외 시설은 우수 도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윈윈 사업’이었다. 그럼 사업이 정말 축소되는 것일까. 복권기금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의 지난해 예산은 40억 원. 올해는 39억3000만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예산 가운데 도서 구입에 쓰이는 비용은 지난해 32억 원에서 올해 34억5000만 원으로 올랐다. 예산 대비 도서구입비 비중은 80%에서 88%로 상승했다. 실질적 사업 예산은 인상된 것이다. 선정 기준도 바뀌었다. 국내 문학 단행본에 한정됐던 대상을 번역서와 전집으로 확대했다. 선정 종수도 110여 종에서 160여 종(반년 기준)으로 확대해 더 많은 작가와 출판사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소외지역 도서관에서는 외국 유명 작가의 책을 찾아보기 힘들고, 몇몇 대형 출판사에 수혜가 집중된다’는 동아일보의 지적(2012년 11월 19일자 A23면)을 행정 당국이 반영한 것이다. 아쉬움도 있다. 도서 구입 예산을 늘리기 위해 2005년부터 실시해 왔던 ‘청소년시낭송축제’에 대한 지원을 폐지한 것. 한 해 100여 곳의 중고교에서 학생들이 시 낭송과 연극을 펼쳤던 이 축제의 예산은 한 해 약 1억 원에 불과하다. 급우들과 함께 어울려 시를 읽고, 연극을 하고, 학교를 방문한 시인을 만나는 것은 학창 시절 소중한 경험이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은 “학교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아쉽다는 말이 많이 나와 시낭송축제를 지속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의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정이 바뀌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문체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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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스마트시대, 뇌를 괴롭혀야 바보 안된다

    스마트폰,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기는 인간의 뇌를 편하게 해준다. 기억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질문만 입력하면 답이 나온다. 편리해졌지만 우리는 점차 ‘바보’가 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급기야 2000년대 중반 들어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뇌 기능이 손상돼 인지 기능을 상실하는 병이다. 정신병학 박사인 저자는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연구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외국어 공부를 비롯한 여러 디지털 치매 예방법을 소개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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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사전에 목숨을 건 사람들… 지난한 삶, 유쾌한 버무림

    일본 소설이나 만화를 볼 때면 가끔 질투 날 때가 있다. 특수 직종을 전문적으로 파헤치면서도 어렵지 않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장인 정신을 가슴 찡하게 전할 때다. 신선한 소재와 유머, 그리고 휴머니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읽고 나면 기분 좋은 충만감이 드는 작품. 이 장편 소설을 읽고서도 딱 그랬다. 그렇기에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큰 반응을 얻었다. 60만 부가 넘게 나갔고 일본의 전국 서점 직원들이 투표로 선정하는 서점 대상도 차지했다. 2006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 상을 받은 작가는 나오키 상과 서점 대상을 함께 차지한 첫 번째 작가라는 영예도 얻었다. 소설은 일본어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 얘기를 다룬다. 대형 출판사 겐부쇼보의 번듯한 본관 옆, 60년도 넘은 목조 별관에는 사전편집부만 홀로 떨어져 있다. 사전 출간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출판사가 기피하는 사업. 하지만 사전편집부에는 사전 편찬에 인생을 건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대도해(大渡海)’라는 23만 어휘의 사전을 새로 편찬하는 작업에 착수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숨어 있다. 경영진이 수익성을 내세워 작업을 중단시키거나 다른 돈 되는 사전의 개정판 작업 지시를 내리는 것. 대도해 작업에서도 ‘혹 빠진 어휘는 없나’, ‘어휘에 대한 설명은 정확한가’ 일일이 따지는 과정도 지난하다. 소설은 향수를 자극한다. ‘종이 사전을 펼친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단상부터 성(性)과 관련된 단어를 남몰래 찾아봤던 까마득한 옛날의 추억까지. 잊고 지냈던 종이 사전에 대한 추억이 반갑게 떠오른다. 또한 ‘정확하고 풍부한 어휘의 사용이 왜 중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도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소설 중 편집자 기시베는 이렇게 정리한다. ‘많은 말을 가능한 한 정확히 모으는 것은 일그러짐이 적은 거울을 손에 넣는 것이다. 일그러짐이 적으면 적을수록 거기에 마음을 비추어 상대에게 내밀 때, 기분이나 생각이 깊고 또렷하게 전해진다.’ 사전을 만드는 이들은 현재인의 대화뿐 아니라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은 대화도 가능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무려 15년 넘게 걸린 대도해의 편찬 과정, 편찬자들의 일과 사랑, 결혼, 죽음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자연스럽게 밀려온다.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소설은 전반적으로 유쾌하다. 특별한 언어 감각을 갖고 있지만 엉뚱한 마지메, 틈만 나면 새 어휘를 메모하는 마쓰모토 선생, 경박한 언어와 행동을 일삼는 니시오카 등 캐릭터의 개성이 생생하게 드러나 인물들에게 정감이 생길 정도다. 다만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 주며 일본어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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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지금 달콤한 연애 중” 그녀의 詩가 다시 뜨거워졌다

    “시인이니까 시 한 편 낭송하고 시작하겠다”며 최영미 시인(52)이 낭송을 시작했다. “…돌담 밑에서 입을 맞추던 첫사랑이 눈을 크게 뜨고/너, 괜찮니? 물어본다//내 옆에 누워 팔팔 끓어오르는 남자에게/시들시들한 나를 들키지 않으려/이불을 끌어당긴다” 시집을 덮은 그가 빙그레 웃었다. “좀 야하죠? 최근에 쓴 시예요. 호호.” 최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이미 뜨거운 것들’(실천문학사·사진)을 펴냈다. 3일 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달콤한 연애를 하고 있다고 했다. 만난 지 5개월째. “다시 연애의 세계에 복귀했다”며 시인은 밝게 웃었다. 그가 연애를 반기는 것은 시작(詩作)과도 연관이 있다. 1994년 ‘서른, 잔치는 끝났다’부터 매번 시집을 낼 때마다 연애 중이었다. 뜨거운 사랑과 애틋함, 그리움은 문학의 주 ‘원료’다. 다만 2009년 네 번째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을 낼 때는 혼자였다. “그래서 네 번째 시집은 드라이해. 호호.” ‘너는 차가웠고,/나는 뜨거웠고,/그리고 너를 잊기 위해 만난/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미지근한 남자들./내 인생의 위험한 태풍은 지나갔다…내일은 전국이 흐리고,/나는 샴푸를 사러/나갈 것이다’(시 ‘일기예보’에서) 남북한 정치현실을 풍자한 시들도 눈에 띈다. ‘할아버지도 돼지./아버지도 돼지./손자도 돼지.//돼지 3대가 지배하는 이상한 외투의 나라.//꽃 속에 파묻힌 아버지를 보며/꼬마 돼지가 눈물을 흘린다’(시 ‘돼지의 죽음’에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시인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북한 관련 뉴스가 이어지던 그때 시인은 노모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시를 썼다고 했다. 그가 서른셋에 펴낸 시집 ‘서른…’은 20년 가까이 그를 따라다니는 영광이자 상처다. 그의 도발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담론은 당시 운동권을 들끓게 만들었다. “제가 갖고 있는 도발적, 냉소적 이미지는 사실 출판사가 마케팅 과정에서 만든 이미지예요. 책은 많이 팔렸지만 제 문학은 끝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죠.” 386세대의 대표적 시인으로 불리지만 정작 최 시인은 386세대란 말을 안 좋아한다고 했다. 1980년대, 자신의 20대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 않고, 치유하지 못한 상처도 남았단다. 그런 그가 계간 ‘문학의오늘’ 여름호부터 자신의 20대를 담은 자전적 소설 연재를 시작한다. “더 잊기 전에 쓰려고요. 1980년대 후일담 소설들은 대개 집단의 의지나 경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저는 저 개인의 경험을 얘기하고 싶어요. 어떤 면에선 개인의 기억이 집단의 기억보다 정확하다고 믿거든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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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에 실려 떠다니는 비닐봉지 하나, 우리와 어찌 그리 닮았나

    흰 비닐봉지 하나 바람에 실려 떠다닌다. 스치듯 바닥을 훑고 미끄러지다 훌쩍 날아올라 춤을 추곤 이내 자맥질한다, 아니 다시 떠오른다. 온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을 거는 비닐봉지 하나. 세상의 풍파에 휩쓸려 떠다니는 우리 모습과 어찌 그리 닮았나. ‘이달에 만나는 시’ 4월 추천작으로 장옥관 시인(58·사진)의 ‘춤’을 선정했다. 지난달 나온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문학동네)에 수록됐다.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이원 손택수 시인이 추천에 참여했다. 시는 길가에서 본 비닐봉지에 착안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니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한 장면에서 끄집어낸 시다. 가부장적인 아버지(크리스 쿠퍼)의 아들인 리키(웨스 벤틀리)가 촬영한 것으로 영화 속에서 소개되는 ‘비닐봉지 비행’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아 시를 썼다고 시인은 말한다. “비닐봉지가 떠다니는 영상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찡해졌어요. 슬픔이 정화되는 것 같았죠.” 시인은 한걸음 더 그 의미를 확장한다. 팔다리도 없이 몸통만 있는 비닐봉지가 춤을 추는 것은 하나의 환상과도 같다는 것, 우리 머릿속도 그런 부질없는 환상으로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시의 마지막에 ‘사랑’ ‘불안’ ‘헛것’과 같은 시어가 나오는 이유다. 이건청 시인은 “미세한 현실이거나 사물들 속에 깊이 침잠해서 찾아낸 근원적 시적 자아의 모습을 만난다. 사유와 감각이 일체화된 말들이 부드럽게 읽히지만 그 속에 강한 긴장이 내재되어 있다”며 추천했다. “그의 시는 몸의 밀봉을 뚫고 새나오는 말들의 방류 사태다. ‘몸이 말을 벗는 것’ 혹은 ‘비언어적 누설’이다. 결국 숨기고자 했던 진실을 이미지나 징후들로 무심코 세상에 쏟아낸다.” 장석주 시인의 추천평이다. 손택수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말의 건반을 누른다는 것은 건반 위의 허공을 들어올리는 것과 같다. 시의 음역은 거기에서 탄생한다. 장옥관은 생과 우주에 연결된 키보드를 건반처럼 다룰 줄 아는 시인이다. 말과 말 사이의 터치가 그 자체로 눈부시다.” 이원 시인은 황혜경 시인의 시집 ‘느낌 氏가 오고 있다’(문학과지성사)를 추천하며 “오랫동안 시를 지독히도 사랑했던 시인이 첫 시집을 냈다. 강약 사이에 만들어진 ‘느낌 씨’의 음계는 두려움을 관통한 활시위를 닮았다”고 평했다. 김요일 시인은 주하림 시인의 첫 시집 ‘비벌리힐스의 포르노 배우와 유령들’(창비)을 추천하며 이렇게 평했다. “슬픈 분 냄새를 풍긴다. 거침없는 성적 수사와 싸구려 포르노의 스틸 컷 같은 이미지 사이로 빛나는 ‘사랑이 힘이 되지 않던 시절’의 파편은 눈멀도록 찬란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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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주교 문인들, 무크지 ‘한국가톨릭문학’ 선보여

    “‘인간시장’으로 벼락출세를 하며 ‘80년대의 전설’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지만 시샘, 질투, 미움을 견디지 못하고 투정을 하면 말없이 등을 토닥거리며 곱게 웃어준 김수환 추기경님은 내 영혼의 대스승이었다.”(소설가 김홍신) “겨울 새벽의 성당 가는 길은 그것으로 축복이었습니다. 하루 전부의 기쁨일 때도 있었어요.”(신달자 시인) 가톨릭 신자 문인들이 문학을 통해 영성과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잡지를 펴냈다. 한국가톨릭문인회가 창립 50여 년 만에 최근 선보인 무크지 ‘한국가톨릭문학’(사진)이다. 창간호에는 홍윤숙 김남조 허영자 시인을 비롯한 시인 37명이 신작 시를 담았고, 유홍종 노순자 구자명 소설가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오정희 신달자 김원석 이승하 시인이 자신의 신앙 체험을 주제로 좌담을 펼쳤고, 김홍신을 비롯한 문인 5명의 에세이도 실렸다. 김종철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은 “현재 회원은 450여 명으로 매년 한 번씩 무크지를 낼 계획”이라며 “교리나 신앙에 국한한 것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삶에 귀를 기울이는 문학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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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설주문학상에 문덕수 시인

    문덕수 시인(85·사진)이 제3회 이설주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아라의 목걸이’(시문학사). 상금은 2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2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 서울’에서 열린다. 시인 이설주(1908∼2001)를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된 이 상은 한국문인협회가 주관하며 사조그룹 취암장학재단이 후원한다.}

    •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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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애문학상에 소설가 손홍규

    소설가 손홍규 씨(38·사진)가 제6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소설집 ‘톰은 톰과 잤다’(문학과지성사). 제2회 백신애창작기금은 김은령 시인(52)의 시집 ‘차경’(황금알)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5월 4일 오후 3시 경북 영천시 완산동 영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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