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역사적 의미 못담은 표석 모두 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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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승하한 ‘안동별궁 터’를 왕실 거처로 소개 등
서울시내 320개 2016년까지 조사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교정에는 표석(標石) 하나가 있다. 표석에는 ‘안동별궁(安洞別宮) 터’란 제목 아래 ‘조선시대 초부터 왕실의 거처였다가 마지막 황제 순종의 가례(嘉禮)처로 사용되던 궁터’라고 짤막한 설명만 있어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짚기 어렵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세종대왕이 1449년 아끼던 아들 영응대군을 위해 지어준 저택이 있었던 곳이자, 1450년 세종대왕이 승하한 곳이다. 여기서 문종이 아버지 세종대왕의 장례를 치렀으며 자신의 즉위식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대한제국의 황실 인사 중 항일운동에 참가하기도 했던 의친왕이 1955년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역사적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장소의 표석들이 제대로 그 의미를 담지 못하고 간략하게 설명돼 있거나 일부 오류가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기로 했다. 2016년까지 시내 320개 표석을 전수 조사해 교체할 계획이다.

그럼 기존 표석들은 왜 ‘부실’하게 만들어졌을까. 표석이 본격적으로 설치됐던 1980, 90년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1차 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후대에 편찬된 각종 서적이나 논문을 참고하다 보니 축약과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표석의 내용 수정뿐 아니라 지적대장 등을 살펴 표석의 정확한 위치도 바로잡을 예정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표석#안동별궁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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