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서울시, 월드컵경기장 5월 일반 개방… ‘황당한 대관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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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이슈]
2시간에 102만원… A매치 2.2배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축구 동호인에게 개방하면서 국가대표 A매치보다 2배가 넘는 대관료를 책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2011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폴란드 국가대표팀 간의 친선경기 모습. 동아일보DB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축구 동호인에게 개방하면서 국가대표 A매치보다 2배가 넘는 대관료를 책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2011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폴란드 국가대표팀 간의 친선경기 모습. 동아일보DB
서울시가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일반 축구 동호인에게 개방하면서 국가대표 A매치나 프로축구팀 경기보다 2배 이상 높은 대관료를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붐을 조성하고 축구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내달 월드컵경기장을 축구 동호인에게 개방한다”며 27일까지 접수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2일(금), 15일(목), 21일(수), 30일(금) 등 나흘에 걸쳐 월드컵경기장을 축구 동호인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개막식이 열렸던 역사적인 그라운드를 밟는다는 기대감에 축구 동호인들의 관심은 높다.

그러나 문제는 ‘비싼 대관료’다. 서울시가 축구 동호인에게 경기장을 개방하며 받는 대관료는 2시간 기준 102만 원. 양 팀 합해 22명이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한 번 경기에 1인당 5만 원 가까이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는 월드컵경기장 대관료를 A매치 등의 경우 한 경기에 46만 원(평일 낮 기준)만 받는다. 축구 동호인 대관료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국가대표 A매치나 프로 경기보다 2배 이상 많은 대관료를 축구 동호인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A매치 등의 경우 해당 팀이나 주최 단체가 별도의 입장 수입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대관료 기준은 축구 동호인에게 더욱 불리한 셈이다.

서울시는 대관료 기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서울시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책정한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조례에 따르면 대관 성격에 따라 대관료를 달리 책정하는데 A매치 등이 속한 ‘체육 경기’의 경우 가장 저렴한 반면 ‘공공 행사’ ‘문화예술행사’ ‘일반 행사’ 등은 ‘체육 경기’에 비해 2∼4배 비싸다는 얘기다.

축구 동호인 경기는 ‘체육 경기’가 아닌 ‘일반 행사’로 분류된다. ‘체육 경기’는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체육단체 및 그에 준하는 단체가 주최하거나 서울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의 경기로 한정돼 있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축구를 해도 축구 동호인의 경우 ‘체육 경기’로 인정되지 않아 비싼 대관료를 내야 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번에 월드컵경기장을 개방하며 ‘전례’를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는 2012년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축구장을 시민에게 개방했을 때 2시간에 22만3000원의 대관료를 받았다. 당시도 ‘일반 행사’로 분류돼 하루 대관료가 111만6000원이었지만 이용 시간을 세분화해 시민 부담을 줄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잔디 보호 차원에서 하루 한 팀만 받는다”며 2시간 이용에 하루치 요금을 책정했다.

서울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의 유지 관리비를 감안하면 102만 원도 저렴한 금액이자 최소 기본이 되는 금액이다. A매치나 프로팀 경기는 공공의 성격이 강해 기존 금액을 할인해 주는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월드컵경기장 대관료#축구 동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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