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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이후 대선주식시장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주가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뒤를 쫓는 양상이다.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R&R)와 함께 진행 중인 ‘18대 대선주식시장(stock.randr.co.kr)’에 따르면 7일 현재 주요 대선주자의 주가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4000원, 안철수 원장 3200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1800원이다. 이를 예상득표율로 환산하면 박 위원장 35%, 안 교수 29%, 문 고문 17%이라고 볼 수 있다.여권에선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의 잇단 대권 출마 선언에도 박 위원장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총선 전 3600원 정도를 유지하던 박 위원장의 주가는 총선 직후 41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거액 수수 의혹이 제기되며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4000원을 회복했다.박 위원장은 3월 12일 대선주식시장 개장 이후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야권에선 4·11총선 이후 안철수 원장의 부상과 문재인 고문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총선 과정에서는 ‘박근혜 대 문재인’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문 고문의 주가가 안 교수를 최대 1000원 이상 따돌리며 야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안 원장은 문 고문을 3위로 밀어내고 그 격차를 벌리고 있다.안 원장은 여야의 악재가 터질 때마다 계단식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총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3000원대를 웃돌던 문 고문은 총선 이후 한때 1500원까지 폭락하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틈을 타서 안 원장의 주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3000원대 초반까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박 위원장과의 격차도 불과 800원이다.4·11총선 이후 야권의 잇단 악재는 박 위원장의 주가 순항과 안 원장의 몸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이 제기된 지난달 30일 이후, 안 원장은 통진당의 비례대표 부정 파문과 당권파의 비상식적 행태가 드러난 2일 이후 주가가 뛰었다.박 위원장은 총선 승리 직후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 논란과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의 알력 다툼,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공격 등 내부 악재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야권의 극심한 내홍으로 여권 악재가 대부분 덮인 데다 반사이익까지 누리고 있다.한편 박 위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 비박계 대선주자의 주가는 3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정치행보를 넓히고 있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유럽 5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주가 역시 각각 400원과 100원으로 낮았다.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19대 국회 첫해를 이끌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경선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6일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에 각각 남경필-김기현, 이주영-유일호, 이한구-진영 의원의 대결 구도가 확정됐다.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모두 ‘수도권-영남’ 또는 ‘영남-수도권’의 조합을 이뤘다.친박(친박근혜) 핵심인 4선의 이한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연말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올인(다걸기)할 것”이라면서 “공약의 입법화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경제를 아는 능력 있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이 의원은 또 “국회선진화법까지 통과됐는데 강한 투쟁력을 갖춘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건 앞뒤가 안 맞다”며 “대야 협상력과 투쟁력을 모두 갖춘 뱃심과 소신 있는 원내지도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옛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3선의 진영 의원을 선택했다. 진 의원은 친박 내부의 갈등으로 탈박(脫朴)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계파를 떠나 두루두루 원만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쇄신파의 추대로 원내대표에 나선 5선의 남경필 의원도 이날 러닝메이트인 3선의 김기현 의원과 함께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남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새누리당 최우선 목표는 대선 승리”라며 “총선 지지율인 49%+α로 대선에서 당당히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중도로의 외연 확대를 통해 대선 승리를 견인할 적임자임을 내세운 것이다.남 의원은 강성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와의 대결에 대한 질문에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박 원내대표와는) 70대와 40대, 호남과 수도권, 동교동계와 쇄신파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돼 민주당이 걱정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러닝메이트로 친박계를 물색했지만 수석정조위원장 출신의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을 최종 낙점했다.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4선의 이주영 의원도 정책위의장 후보로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확정했다. 유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으로 당내 조세·재정·복지 전문가로 불린다. 두 사람은 이날 “성장과 복지의 정책 기조 속에 입법(이주영)과 재정(유일호)의 쌍두마차로 대선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쇄신파(남경필)-친박 성향 중립(이주영)-친박 핵심(이한구) 간의 대결 양상으로 짜였다. 하지만 계파 대결 양상보다는 지지세가 수도권(남경필)-대구·경북(이한구)-부산·경남(이주영) 등 지역별로 갈리는 가운데 결선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이는 박근혜 위원장이 사실상 경선 불개입 의사를 밝혔고, 예전처럼 친박계의 뜻이 이심전심으로 한데 모아지는 것도 아닌 상황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친박 성향이 원내 다수를 차지한 데다 유력 원내대표 주자였던 친박 핵심 서병수 의원의 불출마로 ‘친박 친정체제’ 구축 메시지가 약해진 데 따른 것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당권파인 심상정, 유시민 공동대표가 부정선거로 드러난 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4일 정면충돌했다.이 대표는 이날 당 전국운영위원회 개막 초부터 “진상조사단 보고는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이나 사실관계 조사가 없어 수용할 수 없다”며 공동대표단이 구성했던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스스로 부정했다.유, 심 대표는 분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 반발했다. 부정선거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표단 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발언을 자제했던 두 대표는 이날만큼은 이 대표와 당권파에 대해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비당권파는 대표단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선으로 순위가 결정된 비례대표 후보 전원(14명) 사퇴를 전국운영위 의결 안건으로 기습 발의했다.전국운영위는 당권파 소속으로 보이는 50여 명이 참관인 자격으로 회의장 뒤에 빼곡히 선 채 진상조사위원에게 욕설과 고성을 퍼부으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이 대표 발언엔 “대표님 힘내세요”라며 환호를 보내고 박수를 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이 대표는 “당원들은 소명 기회도 받지 못한 채 부정선거 당사자로 내몰렸다”며 “누가 진보정치에 십수 년 몸바쳐 온 귀한 당원들을 부정행위자로 내모는가. 진상조사단은 당원을 모함하고 모욕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은) 내가 다른 공동대표에게 당무를 부탁하고 (휴가를 냈던) 2주간”이었다며 진상조사단 구성의 책임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도 보였다.이 대표는 “오늘(4일)까지 (대표단과) 협력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 때마다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중요하지 않고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한 때라는 말을 들었다. 당권파와 함께 철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비당권파의 대표단 즉각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 요구를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일축하며, 12일 중앙위원회 이후 사퇴할 의사를 밝혔다.유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원래 인사말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해야겠다”며 마이크를 잡고 “부정이냐 부실이냐를 떠나 민주주의 일반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당이 쇄신하고 국민의 눈높이로 대화할 기초를 만들지 못하면 당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바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흔들린 것이야말로 당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심 대표는 “오늘 아침 만난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은 이 당을 고쳐 쓸 건지, 폐기할 건지 고뇌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었던 것이냐’라는 절규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통진당은 자유로운 결사체이지만 헌법으로 뒷받침되는 공당이다.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조직의 폐쇄적 논리로 치부를 가리는 낡은 관성과 유산을 과감하게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는 “(조사 결과를) 두 번, 세 번 충분히 검토했다”며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였음을 강조했다. 당권파인 이 대표가 ‘의혹만 내세우는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공격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민주노총 출신의 한 운영위원은 “진보는 도덕성으로 살아야 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이런 일을 저질렀으면 우리가 어떻게 했겠나”라며 뼈저린 자성을 촉구했다.참관인 50여 명은 진상조사위가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는 내내 “가능성 있는 의혹을 제기하라” “장난하냐, 우리가 호구로 보이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이들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19대 국회의원 13명’을 배출한 공당의 공식 회의라기엔 민망할 정도였다. 회의장에 온 대학생들에게 “너희들 끝날 때까지 어디 가지 마”라며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당권파인 김승교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 개별적 부실과 부정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조사했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그는 “온라인투표 시스템이 문제 있다면 이 시스템으로 경선을 치러 후보가 된 총선 지역구 당선자들도 안전하겠나”라고도 했다.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문제 삼는 일부 운영위원의 문제 제기 수준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한 운영위원은 조사단이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인터넷주소(IP)를 통해 투표한 선거인단을 전화로 조사해 일부에게서 ‘투표 자격이 있는 당원이 아님에도 투표했다’는 답을 받았다고 공개한 데 대해 “내가 아는 한 당원은 피곤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 짜증나 당원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강변했다. “당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국민 눈높이를 먼저 맞추려고 하면 진보정당 못한다”(안동섭 운영위원)는 말까지 나왔다.정회 시간에 유 대표가 “회의가 진행이 안 된다. 참관인을 내보내야 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당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유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다 당원이고 걱정한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라며 언성을 높여 험악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전국운영위원회 ::통합진보당 당헌에 따라 △당규의 제정과 개정 △주요 정책 및 당 방침 수립 △공직선거 후보 인준 △공동대표단에서 제출한 안건 처리 등을 담당하는 당의 대의기관으로,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다음의 권한을 갖는다. 운영위원은 모두 50명. 민주노동당 출신이 55%, 국민참여당 출신이 30%, 진보신당 탈당파 출신이 15%를 차지한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가 전국운영위 의장을,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가 부의장을 맡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4일 자진 사퇴한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여성 농민운동가다. 윤 당선자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을 지냈으며 전여농의 추대로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해 1번을 받았다. 서울시립대 재학 시절 ‘농활(농촌활동)’을 통해 농민운동에 발을 디뎠고, 현재 남편 최진국 씨와 경북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하고 있다. 2005년 12월엔 세계무역기구(WTO)의 홍콩 각료회의 개막에 맞춰 ‘한국농민투쟁단’을 이끌고 방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반미 자주파인 윤 당선자는 2005년 9월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를 주도했던 ‘통일연대’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통진당 내에선 ‘인천연합’ 출신으로 비당권파로 분류된다. 옛 민주노동당 출신 당권파의 핵심으로 통하는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와 3번 김재연 당선자가 속한 ‘경기동부연합’과는 같은 NL계(민족해방계열)이지만 계파가 다르다. 인천연합은 2001년 민노당에 합류하며 당의 주류로 등장한 NL계열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의 지역 지부다. 1991년 전국연합 창립 당시엔 최대 계파였다. 윤 당선자도 옛 민노당 최고위원을 지내며 한때 당권파로 불렸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을 거치며 세를 불려온 경기동부연합이 주요 당직을 장악하며 인천연합의 세가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당권파 측에서는 “윤 당선자를 당권파로 분류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2005년 스위스 민간단체인 ‘노벨평화상 1000여성 추천운동협회’가 작성한 후보 1000명 명단에 등재되기도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외부 인사가 주축이 된 당 지도부 체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출범했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11총선 승리의 성과를 남기고 막을 내린다. 당 비대위는 2일 새 지도부를 선출할 5·15전당대회 선거인단 명부 의결을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끝냈다. 지난해 12월 27일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출범 초기 당 안팎에서는 6인의 외부 비대위원이 결국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들러리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정치 경험이 없는 인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은 여러 차례 빗나갔다. 비대위가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 쇄신 작업을 진행하는 주요 국면마다 외부 위원들은 이슈를 주도했다. 그 중심에는 비대위 구성 직후부터 ‘이명박 정권 실세 및 전직 당 대표 용퇴론’을 꺼내든 이상돈 위원과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 삭제와 ‘경제 민주화’를 주장한 김종인 위원이 있었다. 두 위원의 돌출 발언은 번번이 논란을 일으켰다. 외부 인사 특유의 눈치 안 보기로 ‘MB(이명박)색’ ‘보수색’을 띤 당내 인사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친이계 의원들은 이에 “김종인, 이상돈 위원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내홍으로 인해 새누리당은 한동안 지지율 추가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이 총선 과정에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분리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얘기다. 김 위원이 박 위원장의 의중을 읽고 새누리당의 ‘MB 탈색’을 가속화하는 ‘악역’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비대위 활동 종료 이후 외부 위원 6명의 향후 행보도 관심이다. 3월 사퇴한 김종인 위원을 제외한 5명은 모두 본업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일부는 대선 국면에서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각종 발언으로 주목을 받은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위원은 언론을 통한 ‘발언 정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박 위원장의 정권 재창출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위원을 제외한 외부 위원에게 입당을 제의했고 이준석 위원은 이번에 입당 신청서를 냈다. 이상돈 위원은 당 쇄신 국면에서 이미 입당했다. 그는 “‘비대위가 끝나면 돌아갈 사람의 무책임한 문제 제기’란 공격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조동성, 조현정, 이양희 위원은 입당을 거절했다. 조현정 위원은 “처음부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트위터에 선언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여의도에서 비대위원들과 마지막 오찬을 함께한다. 김종인 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일 동안 유럽 상황을 둘러보기 위해 4일 출국할 예정이어서 오찬에는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18대 국회가 2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활동을 끝냈다. ‘역대 최악의 폭력·비효율 국회’라는 오명을 떨쳐버리려는 듯 여야는 이날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국회선진화법)과 민생법안 등 63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제한 △다수당의 단독처리 기준 강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도입 등으로 소수당이 다수당의 법안 단독처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법안의 통과로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쟁점 법안의 처리가 늦어질 수 있어 ‘식물국회’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수당의 물리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한 처벌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 법안에 대한 찬반토론에서 새누리당 김영선 심재철 의원 등은 ‘다수결 원칙 훼손’ 등을 내세우며 반대 의견을 냈다. 표결에서도 재석의원 192명 중 127명이 여야 원내지도부의 뜻에 따라 찬성표를 던졌지만 48명이 반대, 17명이 기권했다. 이날 여야는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 △경찰의 신고 접수 시 자동으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한 ‘112 위치추적법’ △중국 어선의 불법어업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불법조업방지법’ △온실가스배출권 거래 및 할당에 관한 법률안(배출권거래법) 등을 처리했다. 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국제평화 질서를 파괴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대량살상무기와 장거리 운송수단 개발 중단, 남북한 상호협력 증진을 북한에 촉구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을 뼈대로 한 국방개혁 관련 5개 법안은 18대 국회 임기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의원에 대한 입법로비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을 받아온 이른바 ‘청목회법(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되지 못하면서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맥 빠진’ 행사가 될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새누리당 5·15전당대회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서로 눈치만 보던 출마 희망자들이 후보등록(4일)을 앞두고 더는 결심을 미룰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비박(비박근혜)계는 1일 4선(19대 국회 기준)의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 동안을)을 ‘대표 선수’로 내세워 전대에서 적극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심 의원은 2일 “당내 견제와 균형으로 소통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한 비박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을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 안에서 우리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박계 중진들이 4·11총선에서 대거 낙천·낙선해 심 의원 말고는 마땅히 내세울 대안이 없는 데다 심 의원이 나름대로 ‘전투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당 대표를 노리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1인 2표제여서 당 지도부 입성(5등 이내)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인단에게 ‘친박계 견제를 위해서 2표 중 1표는 비박계에 달라’고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심 의원은 “(비박계 대선 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정몽준 전 대표와 상의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비박계 대선 주자들도 대선 후보 경선이 공정하게 진행되려면 비박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반드시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는 것이다. 김 지사 측의 김용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당의 가장 강력한 지분을 가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대를) 조용하게 치러야 한다’ ‘정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우려를 표명해 다들 납작 엎드린 셈”이라며 저조한 전대 열기를 박 위원장의 책임으로 돌려 각을 세웠다. 한때 당의 주류였던 비박계가 이번 전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내대표 경선 9일 검토당초 전대 이후로 예상됐던 원내대표 경선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생기면서 전대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을 9일 실시하는 방안을 3일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은 일주일 전에 일정을 공고하고, 3일 전에 후보등록을 하면 된다. 원내대표 경선이 9일로 확정되면 6일 후보등록을 해야 한다. 원내대표부터 뽑게 되면 전대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나오면 전대에서는 ‘당 대표도 수도권에서 꼭 나올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영남권 출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수도권 출신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4·11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수도권 쇄신파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병)이 전대 출마와 원내대표 경선 참여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변수다. 남 의원은 “2일 쇄신파 의원들과 마지막 논의를 한 후 바로 결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원내대표 후보로는 4·11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의원들이 거론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경남 창원 마산합포)이 출마 결심을 굳혔고, 원유철(경기 평택갑) 이병석 의원(경북 포항 북)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친박 ‘황우여 당 대표’ 지원 가능성5선에 성공한 황우여 원내대표(인천 연수)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이 주도한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국회선진화법안) 처리를 마친 후 3일경 전대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목표는 당 대표다.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친박과 가까운 황 원내대표에 대해 상당수 친박계가 암묵적 지원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을 장악한 친박계가 일사불란하게 황 원내대표를 지원할 경우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다만 황 원내대표 측은 쇄신파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 자신을 지원했던 쇄신파가 남경필 의원 등을 독자적으로 내세울 경우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심 남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쪽으로 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 당 대표 왜 꺼리나현재까지 사실상 당 대표를 노리는 후보는 황 원내대표뿐일 정도로 중진들이 당권 도전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당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박 비대위원장의 경고 메시지 여파가 꼽힌다. ‘당 지도부 내정설’ 등 당내 잡음을 지적한 것이지만 주자들은 출마 선언이 박 위원장의 뜻을 거스를까 잔뜩 위축돼 있다는 것이다. 또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번 당 대표는 향후 선출될 대선 후보에 이은 2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당내 갈등의 ‘관리자’로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는 야권의 공격을 막아줄 ‘방패’로서 부담까지 져야 한다. 황 원내대표가 막판까지 여당 몫인 국회의장직을 놓고 고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정두언, 김태호 의원 등 대중성 있는 당권 후보감들도 당권보다는 ‘대선 경선’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로 대권에 도전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높이고 ‘포스트 박근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힘 없는’ 당 대표보다 실속 있는 원내대표 출마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는 국회 원 구성 협상과 상임위 배분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또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이 정책과 공약의 실천에 무게를 두는 만큼 원내대표가 더 실세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당내 중진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살아남은 중진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당권 도전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2년 임기가 보장되는 상임위원장이나 국회부의장이 낫다는 것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 대선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총선 후 더욱 단단해진 ‘박근혜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선주자 11명이 출사표를 냈거나 출마를 예고하며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선을 7개월여 앞둔 시점 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벌써 각 주자는 자신만의 콘텐츠와 메시지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동아일보는 기업이 시장분석을 할 때 사용하는 SWOT(Strength, Weaknee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기법의 틀로 각 주자들의 장단점과 정치적 환경을 분석했다. 》○ 박근혜, 신뢰의 정치인 vs 포용력 부족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최대 강점은 ‘원칙과 신뢰’란 정치 브랜드다. 박 위원장은 고집스러울 만큼 한 번 내놓은 말이나 약속은 상황 변화가 있다고 해도 번복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 반대가 대표적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후광도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박 위원장의 강점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원칙주의는 포용력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로, 견고한 지지층은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으로 연결된다.4·11총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며 탄탄해진 당 안팎의 입지는 박 위원장에게 기회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기점으로 인물과 정책 모든 면에서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탈바꿈했다. 반면 ‘박근혜 대세론’에 맞선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집중 공격과 여권 분열 가능성은 상존하는 위협 요인이다.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며 이명박 정부와 거리 두기를 해 왔지만 ‘정권발 악재’는 박 위원장이 안고 가야 할 과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문재인, 친노그룹 지원 vs 脫노무현 미흡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 ‘노무현의 남자’라는 별칭은 강점이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는 사실과 ‘충직’ ‘성실’ 등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총선에서 낙동강 전투를 지휘하며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 이미지가 유력한 주자 반열에 오른 후로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 고문도 그동안 수차례 “참여정부보다 잘할 수 있다”며 ‘탈노무현’을 외쳤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준 게 없어 선언적 구호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의 5·4 원내대표 경선과 6·9 전당대회는 그에게 기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다소 높아 보인다. 사실상 지지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대안 부재론’으로 연결되며 대세로 굳어진다면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권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선 결과가 반대로 나온다면 최대의 위기가 기다릴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새 정치 기대감 vs 국정능력 의문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강점은 크게 3가지다. 의대 교수→성공한 벤처기업가→대학교수로 직업을 바꾸며 보여준 자기혁신적 성취가 첫 번째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얻은 ‘배려’ ‘희생’에 안철수재단 설립으로 추가한 ‘나눔’은 안 원장만의 정치적 자산이다. 여기에 성공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는 청교도적 이미지까지 겹쳐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현실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게 강점이라면,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호도 따라다닌다.민주통합당 5·4 원내대표 경선이 그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과에 따라선 ‘안철수식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급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대선 출마를 놓고 머뭇거린다면 ‘권력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초래하며 위협적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김문수, 서민적 이미지 vs 대중성 부족김문수 경기지사는 노동운동 경험, 택시 운전 등으로 쌓인 서민적 이미지가 강점이다. 지사로서 보여준 추진력과 행정 경험도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반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멀어진 탓에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고 대중성도 부족한 편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 공략이 절실하다는 여권 내 공감대가 경기지사에 두 번 당선된 김 지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4·11총선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김문수계’가 대거 낙선해 당내 기반이 약해졌다. 몇 번의 말실수에 따른 구설도 부담이 될 수 있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손학규, 행정-정무 경험 vs 정통성 논란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선 의원, 경기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내 정무 및 행정 경험이 뛰어나다. 이념성향도 중도보수와 중도진보를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나라당 출신’이란 정통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인지도는 높으나 지지율이 낮은 것이 약점이다.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불발에 그치고 이를 추인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이 타격을 받거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향후 검증 과정에서 약점을 드러낸다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야권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안철수 대 문재인’으로 굳어지면 손 고문은 도약의 기회를 잡기 힘들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몽준, 글로벌 리더 vs 재벌 2세 꼬리표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현대중공업을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능력, 국제무대 활동으로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가진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재벌 2세로 서민과 거리감이 있다는 인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4·11총선에서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취약지인 서울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둬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인기가 하락하면서 기업인 출신 정치지도자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된 것은 불리한 환경이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김두관, 이장출신 知事 vs 정치경험 부족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시골마을 이장부터 군수, 장관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빼어난 친화력은 큰 강점. 친노(친노무현)그룹에 속하지만 핵심 인사가 아니라서 비노(비노무현)그룹의 거부감도 적다. 반면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대선주자로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같은 친노그룹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최근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휘말리는 등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낸 것은 김 지사에게 기회다. 그러나 그의 출마선언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약속은 2월 민주당 입당으로 이미 깼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임태희, 검증된 전문성 vs MB맨의 한계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여권 내 대표적인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전문성이 검증된 테크노크라트라는 게 강점이다. 대통령실장으로 국정 전반을 관리해 본 경험도 그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MB 맨’으로 ‘정치적 낙인’이 찍힌 것은 단점이다. 임 전 실장은 2007년 대선 당시만 해도 중립이었지만 이젠 옛날 일이 됐다. 당 정책위의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을 지내 정책 대결 시 상대적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MB 정부와의 선 긋기가 공론화된다면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화합형 리더십 vs 무색무취 이미지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화합형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는 당 대표 시절에도 반대 의견을 가진 지도부 인사들을 끝까지 설득해 큰 마찰 없이 안건을 관철시키곤 했다. 당 대표를 2번이나 지냈으면서도 대선주자 지지율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한 건 약점이다. 무색무취한 이미지 탓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 고문은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꺾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다. 호남 의원 출신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당선돼 ‘호남 대표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 관철되면 당내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이재오, 뛰어난 추진력 vs 당내기반 약화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화운동가 출신으로 청렴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돌파하는 추진력과 집요함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2인자라는 굴레와 당내 투쟁에서 쌓인 강성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약점이다. 이 의원은 4·11총선에서 ‘나홀로 선거 운동’을 통해 5선 고지에 올라섰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전국 조직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이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해 원내에서 단기필마 신세가 됐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불신과 경계감도 매우 크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정동영, 진보세력 지지 vs 지난 대선 패자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MBC 앵커 출신으로 전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 남북관계에 밝다는 이미지도 있다. 2007년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큰 표 차로 패한 건 약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통과 때 보여준 비타협적 강성 이미지도 부담이다.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 및 사회적 약자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진보세력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서 떨어졌고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건 위협 요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직무대행이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대선 경선에서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원포인트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대선주자들에 이어 민주당까지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박 위원장에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비박 주자들의 압박에 “선수가 경기 룰에 맞춰서 경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반대했던 박 위원장이 야권의 가세로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수용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 대행은 이날 “박 위원장이 시대 흐름에 뒤처져 과거의 낡은 제도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요구에 따라 반응을 보일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완전국민경선과 모바일 투표 전면 도입을 위한 회담을 갖자”고 말했다. 2002년 돌풍을 일으킨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처럼 이번엔 완전국민경선과 모바일 투표로 ‘변화’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이 여당에 당내 경선 룰 문제를 꺼낸 것은 여야 경선이 같은 날 치러져야 ‘역선택’의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 상대 정당 지지자가 의도적으로 약체 후보를 찍는 ‘역선택’은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면 거의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행은 새누리당 비박 주자들의 완전국민경선 요구에 대해 “선두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정략적 계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측면이 있다.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둘러싼 여당 내부의 논란을 이용해 여당을 흔들고 명분도 거머쥐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 위원장 측은 문 대행의 여야 대표회담 제안에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다음 달 4일까지 임기가 5일 남은 문 대행이 대선 경선 룰 관련 논의에 나설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완전국민경선이 민주당의 당론도 아니고 대선주자들의 공통된 의견도 아닌 상황에서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논의를 하더라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새 지도부를 선출한 뒤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는 “문 대행의 제안이 새누리당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계산된 행동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비박 대선주자들이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여당 내 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 인사는 “자살 사건과 검찰 조사까지 불러온 모바일 투표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완전국민경선과 묶어 패키지로 제안한 것 자체가 ‘불쏘시개용’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권의 가세로 새누리당에선 완전국민경선 도입 논의가 가열되는 양상이다. 친박 진영은 무엇보다 경선 룰을 둘러싼 논의의 구도 변화에 촉각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에선 완전국민경선 도입 주장이 총선 이후 견고해진 ‘박근혜 대세론’에 맞설 비박 진영의 ‘판 흔들기’로 여겨지는 측면이 컸다. 이제는 문 대행이 ‘국민의 요구’를 앞세워 ‘낡음 대 새로움’ 구도로 몰고 가면서 박 위원장이 경선 룰 변경 불가를 고집할 경우 자칫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 점을 공격했다. 그는 “세상이 빨리 변하고 상대편이 변화에 적응하는데 우리는 지난 규칙대로 하겠다는 것이냐”고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30일 열릴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선 정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가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공식 제기할 태세다. 일단 친박 진영은 완전국민경선 도입에 부정적이다. 정당 무용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의원은 “당심과 민심을 균형 있게 반영해 후보를 선출한 뒤 대선 본선에서 국민 심판을 받는 게 책임정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선거관리 비용도 문제로 지적했다. 결국은 박 위원장이 정치개혁 차원에서 완전국민경선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1월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완전국민경선을 언급하자 “국민경선이 성공적으로 부작용 없이 정착하려면 여야가 한날 동시에 해야 한다”면서 공직선거법 개정 얘기를 먼저 꺼낸 적이 있다. 완전국민경선이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탈당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박 위원장에겐 부담이다. 박 위원장은 2002년 ‘1인 지배체제’ 하에서의 불공정 경선 가능성과 정치개혁 난망 등을 이유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전례가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새누리당 5·15전당대회 경쟁 구도는 30일 열리는 19대 총선 당선자 대회 이후에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후보등록일(5월 4일) 전의 마지막 주말(28, 29일)에도 공식 출마 선언이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까지 중진들은 출마 여부에 대해 한결같이 “고민 중이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4명을 선출하기에 5위 안에 들어야 지도부 입성이 가능한데, 현재 분위기로는 경쟁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표급들 주말 출마선언 없다 선수(選數) 등을 감안해 19대 기준 5선으로 당대표 후보급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의원은 아직 전대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황 원내대표 측은 “다음 주 국회선진화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급하다”고 밝혔다. 원내대표로서 일단 18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가장 안정감 있는 대표감으로 꼽히지만 일각에선 “너무 감동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당대표 대신 국회의장을 권유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월요일(30일)이나 화요일에 쇄신파 모임을 가진 뒤 수요일까지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지금은 당대표, 원내대표 경선 참여, 불출마의 3가지 선택 중 어느 한쪽에 무게를 더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필요한 건 ‘얼굴마담’이나 관리형 지도부가 아니라 중도외연형 지도부”라고 강조했다. 젊고 개혁적인 성향으로 수도권과 청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자신이 당의 간판으로 적격이라는 것이다. 19대 국회에 진출하지 못한 원외 중진 중에선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의 출마 여부가 관심거리다. 김 전 원내대표는 본보 기자에게 “전대에 대해선 아무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홍 전 부의장도 “떨어진 사람이 전대는 무슨…”이라고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의 상황에 따라 두 중진에게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후 백의종군을 자처하며 당에 잔류해 탈당 사태를 막아내고 총선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홍 전 부의장 역시 서울 종로에서 낙선했지만 경륜과 정치력에 대해선 비박(비박근혜)계도 인정하고 있다.○ 비박 중진들 “들러리 서기 싫다” 비박 중진들은 대부분 출마에 조심스러웠다. 총선 공천을 통해 당 지분의 80% 이상을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상황에서 들러리를 서기 싫다는 것이다. 한 중진은 “박근혜 위원장이 아무리 ‘전대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해도, 전대 직전에 친박 쪽에서 대의원들에게 ‘오더’를 내리면 결과는 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수도권 비박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내가 역할을 해서 (전대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면서도 “막바지까지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로 3선에 성공한 유기준 의원은 당초 30일경으로 예정했던 출마 선언을 약간 늦추기로 했으나 출마 결심은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새 지도부에서 부산·경남을 대표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유정복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높다. 충북지사 출신의 정우택 당선자도 “결정은 하지 않고 관망 중”이라면서도 “중부권을 대변할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몫의 최고위원은 인물난이 심하다. 총선 결과 재선(19대 국회 기준) 이상의 여성 의원은 박 위원장을 포함해 3명(김을동 의원, 김희정 당선자)밖에 안 된다. 여성 후보는 전대 결과 5위 안에 들지 못해도 여성 후보 중 최다득표자가 무조건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지만, 출마할 만한 인물 자체가 태부족이란 말이 나온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2002년 경선 룰을 고치려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했다.”(김문수 경기지사) 새누리당 박 위원장이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주장에 대해 “경기의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서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일축하자 김 지사는 최근 10년 전 일을 들고 나왔다. 당시 비주류 부총재였던 박 위원장도 당내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총재를 향해 국민참여경선 도입을 앞세운 경선 룰 변경을 요구했으며 관철되지 않자 탈당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 위원장 측은 탈당 이유는 경선 룰 문제가 아니라 제왕적 총재를 없애는 문제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상황은 어땠을까. 16대 대선을 앞둔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내부 논란의 핵심은 이 총재의 ‘1인 지배 체제’와 당심이 지배하는 대선 경선 방식의 개혁이었다. 앞서 2001년 12월 대선 경선 참여를 선언한 박 위원장은 △대선 전 당권-대권 분리 △당 총재직 폐지 및 집단지도체제 도입 △대선 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 실시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등을 요구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을 정당사상 처음 도입키로 하면서 한나라당에서도 이 문제가 핫이슈였다. 박 위원장은 주류 측이 수의 우세를 바탕으로 도입 거부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자 “일반 국민이 50%는 돼야 한다”, “정당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을 경우 이 총재도 개혁 대상”이라며 이 총재를 압박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나라당도 당심과 민심을 5 대 5로 하는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대선 이후로 미룬 데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당시 “정당개혁의 요체는 1인 지배체제 극복이며,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참여경선은 빛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경선 룰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탈당의 직접적 이유는 아니었던 셈이다. 박 위원장은 2007년 펴낸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제왕적 총재를 없애는 것이 핵심인데 가장 중요한 정당개혁의 문제는 뒷전인 채 논의의 중심이 ‘경선 룰을 어떻게 하느냐’, ‘국민참여 선거인단 비율을 얼마로 하느냐’에만 맞춰져 있는 현실이 답답했다”고 회고했다. 물론 박 위원장은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다른 길을 모색하기 위해 탈당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했다는 게 당시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런 점에서 김 지사의 주장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이후 당내에서 불거진 친박(친박근혜)계의 권력 전횡 논란과 관련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박 위원장은 25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충북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이 총선 직후 당의 존폐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극심한 위기상황”이라며 “온통 정쟁 얘기로 민생 얘기는 당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이 끝나자마자 우리 당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당은 자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의 작심 발언을 촉발한 것은 이른바 ‘최재오’(최경환 의원을 18대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한 이재오 의원에 빗댄 말) 논란 및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돌고 있는 ‘친박 지도부 내정설’이었다. 친박계 실세들이 4·11총선 공천 작업을 주무른 데 이어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과 함께 친박계 위주로 구성된 ‘지도부 내정자 명단’이 나돈 것. 이에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반발이 이어지며 당은 사분오열 조짐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뒤에서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고, ‘뭐가 어떻게 짜여 있느니’ 하는 있지도 않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 당을 흐리게 만들고 국민이 ‘정치권이 또 저 짓을 하느냐’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당을 해치는 일”이라고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다. 평상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이날은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민생 외면을 말하는 대목에선 말이 빨라지고 입술이 떨리기도 했다. 박 위원장이 이례적인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소문을 퍼뜨린 이들에 대한 비판인지, 친박계 내부에 대한 경고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친박 권력 사유화’ ‘지도부 라인업’ 등의 얘기를 지어내 내홍을 조장한 인사들을 향한 경고라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두 차례나 ‘언론플레이’라는 용어를 쓰며 “사실이 아닌 왜곡된 일을 지어내 (그게) 당을 떠돌아다니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박 지도부 내정설’을 실체가 없는 ‘악성 루머’라고 규정한 것이다. 또 당내 몇몇 인사가 박 위원장과 주변 인사들을 음해하기 위해 일부러 언론에 퍼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친박계 권력 전횡 논란의 중심에 선 최경환 의원에 대한 방어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총선 직후 수면으로 드러난 친박계 내부의 견제와 알력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인사는 “박 위원장은 친박계 내부의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 당내 다른 세력에 공격 빌미를 준 데 대한 불쾌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경고 속에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시돼 온 서병수 의원은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이념인 민생을 실천하려면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내정되었느니 운운하는 루머가 나도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떠나 불필요한 논란으로 당과 국민께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 비박 진영 대권주자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당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이 비판한 ‘정쟁’에는 비박 진영의 대선 경선 룰 개정 요구 등도 포함돼 있다고 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청주=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 한국정당학회와 국회입법조사처는 25일 오후 1시 반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19대 총선 평가 학술회의’를 연다. 이번 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를 읽고, 당선자의 이념성향 분석을 통해 다음 달 30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19대 국회를 조망하는 자리다. 학술대회의 주요 내용을 미리 소개한다. 》■ 장훈 중앙대 교수 분석19대 총선은 야당에 유리한 상황이었으나 여당의 인물교체,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대통령 중심의 정치구조 등에 힘입어 여당이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19대 총선의 의미, 구조와 행위자’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새누리당의 과감한 현역 탈락과 제도적인 유리함이 선거 결과를 바꿨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총선은 구조적으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 불리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상대적 빈곤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1%를 위한 사회, 양극화 등의 표현이 사회 저변에 널리 유통됐다. 이번 총선의 유권자 투표성향은 2007년 대선과 비교할 때 ‘좌클릭’ 현상이 심화됐다. 보수층은 2007년 대선 당시와 비슷했으나 진보층은 10%포인트 이상 늘고 중도층은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들어섰다. 새누리당은 복지정책 강화, 현역 의원 대거 공천탈락 등 초강수 선거전략으로 반전을 꾀했다. 지역구 현역 의원 60명이 공천에서 제외돼 현역 탈락률은 41%에 달했다. 반면 민주당의 현역 탈락률은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 교수는 “여야 모두 투명한 공천개혁을 위해 노력했지만 새누리당의 인물교체 폭이 커서 유권자에게 보다 개혁공천으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선거구에서 1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도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정당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비례대표 득표율은 새누리당이 42.8%에 불과했으나 전체 300석 중 152석(50.7%)을 가져갔다. 정당지지도보다 8%포인트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민주당도 비례대표 득표율은 36.5%에 그쳤으나 127석(42.3%)을 얻었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득표율이 10.3%에 달했으나 13석(4.3%)만 얻었다. 자유선진당도 의석비율(1.7%)이 비례대표 득표율(3.2%)을 밑돌았다. 대통령중심제라는 권력구조가 총선에도 영향을 끼쳤다.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총선이라 대선주자가 많은 거대 정당에 표가 쏠렸다. 적절한 대권주자를 확보하지 못한 자유선진당은 눈에 띌 정도로 퇴조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당선자 이념성향差 더 커져… 쟁점법안 대립 격화될 수도 ▼■ 강원택 서울대 교수 분석정치권의 전반적인 정책 ‘좌클릭’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에서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더욱 격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한국정당학회가 실시한 19대 국회 당선자들의 이념성향 조사를 바탕으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분석해 내놓은 전망이다. 역대 국회와 비교할 때 19대 국회의 정당별 당선자들의 평균 이념성향의 차이, 이른바 ‘이념 거리’가 매우 커졌다는 것이다. 학회는 4·11총선 선거일 이전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자들에게 이념성향을 물었고 당선자들만 골라 분석했다. 새누리당 118명, 민주통합당 96명, 통합진보당 13명, 자유선진당 1명, 무소속 3명 등 231명의 당선자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10점 척도에서 0점을 ‘가장 진보’, 10점을 ‘가장 보수’라고 했을 때 새누리당 당선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이념성향은 평균 6.21점이었다. 5점이 ‘중도’라고 할 때 중도 보수라 할 수 있다. 민주당 당선자들은 2.91점, 통진당 당선자들은 1.62점으로 각각 평가했다. 새누리당에는 스스로를 민주당 평균치에 가까운 3점으로 평가한 당선자도 있고, ‘가장 보수’라는 10점으로 평가한 당선자도 있었다. 다양한 이념 성향의 의원들이 섞여 있다는 얘기. 민주당은 1∼5점, 통진당은 0∼3점에 분포해 당선자 간 이념적 결집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19대 국회에서 정당별 ‘이념 거리’를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3.3점의 간극이 있었다. 16대 1.37점, 17대 1.39점, 18대 1.61점으로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등 주요 사안을 놓고 극한 대립을 보였던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 이념거리보다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는 민주당 당선자들의 진보 성향이 대폭 강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4·11총선 때 정책연대를 맺은 민주당과 통진당 사이에도 적지 않은 이념 차이를 보였다. 20개 정책을 합산한 평균차는 1.43점, 외교안보·반공 분야에서는 1.80점의 차이가 나타났다. 강 교수는 “정당 간 정책 지향점의 뚜렷한 차이는 긍정적 변화이지만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과 제도적 장치의 뒷받침이 없다면 정국이 갈등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 전 위원장은 물론이고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이름도 오르내리면서 MB정부 탄생의 중심축이 내려앉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단 측근 비리와 민간인 사찰 은폐사건 논란에 휩싸이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에 빠져들어 갔다. 하지만 4·11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뒤 이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최선을 다한다”며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이 사건이 터지자 청와대 참모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참모는 23일 “오늘 뉴스를 듣고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면 느꼈을 기분이 이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적어도 나는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에 손 벌린 적이 없는 첫 대통령”이라며 자신은 ‘대선=돈 선거’라는 과거의 관행을 끊었다고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흠집이 갈 수도 있다. 여권에서는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법에 따른 처리”를 강조하며 분명히 선을 그은 것에 대해 당연한 수순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의 ‘청와대와 거리 두기’가 빨라지면서 청와대가 기대하던 당청 간 ‘물밑 협업’ 구상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최 전 위원장이 “고향 후배에게서 받은 돈을 대선 때 여론조사 등에 썼다”고 말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현 정부의 2007년 대선자금으로 확대될 경우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당내에선 “비리는 친이(친이명박) 핵심에서 저지르고 그 부담은 박 위원장이 다 짊어지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다만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2002년 대선 때도 한나라당이 김대중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공격했지만 ‘새로운 정치’를 말한 노무현 후보에게 지고 말았다”며 “초대형 악재를 만났지만 새누리당도 단호한 차별화를 통해 미래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이 논평에서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검찰은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검찰 수사 이후에도 궁금증을 남겨 결국 특검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야당은 “최시중 게이트의 본질은 불법 대선자금 사건”이라며 맹공세를 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검찰에 제대로 ‘몸통’을 잡아낼 것을 주문하며 “그래야 지난 4년간 국민의 조롱과 비판 대상이었던 검찰의 불명예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 대변인은 청와대에도 “하루 속히 사건의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검찰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25일 오전 10시 소환 조사키로 했다. 최 전 위원장이 23일 금품수수 사실을 전격 시인함에 따라 수사속도가 한층 빨라진 데 따른 것이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21일 구속된) E사 이모 사장이 내 입장을 잘 알기 때문에 협조와 지원을 한 게 있다”면서도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 셈이다. 또 최 전 위원장은 “내가 2006년부터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했는데 MB(이명박 대통령)하고 직접 협조는 아니라도 내가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그랬다”고 말해 이 돈이 17대 대통령선거 과정에 쓰였음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가 이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파이시티 설립사업을 맡은 시행사 전 대표 이모 씨에게서 “2007, 2008년 최 전 위원장에게 인허가 청탁을 해 달라는 명목으로 이 사장에게 11억여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이 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21일 구속했다. 또 로비 청탁 사실을 알고 이 전 대표와 이 사장을 협박해 이들로부터 모두 1억 원 안팎의 돈을 뜯어낸 이 사장의 전 운전사 최모 씨도 함께 구속했다. 검찰은 이 사장이 최 전 위원장에게 이 전 대표의 인허가 로비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사장에게 2008년 2∼5월 수차례에 걸쳐 각각 수억 원에 이르는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최 전 위원장에게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을 불러 구체적인 돈 전달 경위와 액수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알선수재 등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이 사장에게 건넨 돈이 실제로는 60여억 원에 이른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최 전 위원장 외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이번 사건의 로비대상이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법에 따라 모든 걸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한 것이 있으면 누구나 예외 없이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라고 말해 청와대와 분명한 선긋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청와대는 다시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 수사를 보겠다.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만 했다. 야권은 이 사건을 ‘최시중 불법 대선자금 게이트’로 규정한 뒤 초강경 성명을 쏟아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정권의 진퇴 문제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의 몸통, 즉 그 원점을 정확하게 타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검찰은 최 위원장과 박영준 왕차관 등 비리에 연루된 이 대통령 측근 실세들을 즉시 구속 수사하라”고 요구했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 김두관 경남지사 “盧 뛰어넘자” 타이밍 고심김두관 경남지사 측은 22일 통화에서 “우선 도정에만 전념한다.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출마 여부는 6월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김 지사 주변에서는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 지사직 사퇴 시점과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출마 선언에 가까이 다가선 분위기다. 다만 지사직 사퇴에 따른 ‘말 번복’에 대해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2월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김 지사는 전·현직 기초단체장 모임인 ‘머슴골’의 지지를 바탕으로 6월쯤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 ‘참여민주연대’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인생과 도지사 경험을 정리하는 내용의 책도 출간한다. 최근에는 서울에 개인 사무실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같은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이 숙제다. 김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노무현 비욘드(노무현을 뛰어넘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文風, 盧風보다 세져라”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낙동강 전투’에서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다.총선에서 부산·경남에서 3석을 건진 데 대해 문 고문 스스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희망을 봤다”고 긍정 평가한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겁고 신중하게, 하지만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며 말을 돌리지 않고 있다.총선과는 판이 전혀 다른 대선을 치르기 위해선 ‘노무현 바람’ 외에 ‘문재인 바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보여준 ‘충직’ ‘신뢰’가 지금까지 문 고문의 정치적 자산이었다면, 이젠 자신만의 스토리와 브랜드가 절실하다는 것.문 고문과 가까운 한 친노(친노무현) 인사는 “역대 대통령은 물론이고 박근혜, 안철수, 김두관 등 여야 주요 대선 주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샐러리맨 신화’라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문재인만의 강점과 이야기를 빨리 끄집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 고문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앞두고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노무현의 그림자’로 국한된 자신의 정치적 둘레를 넓히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19일 민주당 당선자 대회에서 당의 정책 노선에 대해 “당이 폭넓게 지지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보수, 진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기대학원장 “정치 감당? 아직 고민중”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여전히 “대선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이며 결심이 선다면 직접 밝히겠다”는 태도다. 한 측근은 22일 “안 원장이 일각의 대선 출마 결심설에 대해 17일 e메일로 ‘서울대 강연(3월 27일) 등에서 직접 밝혔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상황은 같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안 원장은 당분간 학교 일에 집중하며 잠시 숨을 고를 듯하다. 총선 후 예상보다 빨리 대선 정국이 당겨지는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지만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대선 출마 결심을 가다듬고 이를 밝힐 최적의 타이밍과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주변에선 1학기가 끝나는 6월 이후 안 원장만의 방식으로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초에 내려다 미룬 자전 에세이집 발간, 대학 특강, 안철수재단의 활동과 관련한 기자회견 등을 계기로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할 수도 있다.이와 함께 안 원장 주변에선 출마 시 외곽 지지 조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확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청춘콘서트’ 참여 학생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청년당’이 대표적이다. 트위터에서 안 원장을 적극 옹호하는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그룹도 향후 얼마든지 ‘안철수 원군’으로 바뀔 수 있는 세력들이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대선 위해 총선도 불출마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6월 9일 전당대회 이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측근은 22일 통화에서 “4·11총선 불출마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당에서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이 확정된다. 이후 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손 고문은 전당대회 직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중심으로 한 대선 캠프를 본격적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7월에는 각종 경제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담은 책도 낼 예정이다. 최근에는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과 만나 비노(非盧)그룹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손 고문은 22일 10박 11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스웨덴,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노동, 복지, 교육, 보건 등의 정책현장을 주로 찾는다. 모교인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도 한다. 손 고문 측은 “실무 능력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2007년 여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11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다가 패배하면서 일단 대선행 교두보 마련엔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측근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신봉자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꺾어 이명박 정권 심판론의 선봉에 서고 ‘정동영이 강남 중산층에 먹힌다’는 메시지를 주려 했는데, 뜻대로 안됐다”며 씁쓸해했다.현재 정 고문은 강남을 지역에서 낙선인사를 하며 향후 행보를 위해 민심을 듣고 있다. 총선 직후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며 조심스럽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그는 22일에도 “12월(대선)에 못 이기면, 상상만으로 끔찍하구나”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정 고문은 당분간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다른 대선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꾀할 듯하다. 그는 지난해 한미 FTA 논란과 부산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을 계기로 당내에서 가장 좌파적인 목소리를 내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 “내 목표는 당권 아닌 대선”4·11총선 때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5선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조만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 고문은 22일 통화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민주당에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많이 나와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선 ‘지금은 당 대선 후보보다 당 대표가 중요하다’며 당권을 권유하지만 당 대표는 더는 나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정 고문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대선 캠프로 전환하기 위한 정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분수경제론’을 바탕으로 한 경제 공약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부자가 먼저 잘살게 되면 그 혜택이 아래로 떨어져 서민들이 잘살게 된다는 ‘낙수경제론’에 대비되는 것으로, 서민·중산층을 잘살게 해 그 힘이 분수처럼 위로 솟아올라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정 고문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 내에 우군이 많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이회창 前 선진당 대표, ‘참된 보수’ 4번째 도전 채비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4번째 대권 도전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4·11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선진당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참된 보수’를 앞세운 대권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다음 달 20일쯤 열릴 전당대회 직전에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대선 진로를 함께 언급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대권 도전 공론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대 준비위원장인 박상돈 전 의원은 20일 “당의 존립을 위해 당내 유력한 자산인 이 전 대표와 이인제 비대위원장의 대선 도전을 조속히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에서 보수표 분열을 불러온 이 위원장과의 당내 역할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이 전 대표는 1997년,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각각 김대중, 노무현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007년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55만여 표(15.1%)를 득표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선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다른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예고돼 있지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 채 국민과의 대화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박 위원장은 23일 새누리당이 전 의석을 석권한 강원 방문에 이어 2주 동안 충청, 경기 인천, 부산 경남 등을 찾는다. 이상일 대변인은 22일 “총선 공약 실천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민생 투어는 박 위원장의 아이디어다. 그는 지난주 당직자들에게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도 꾸려졌으니 이제 국민께 드린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문 지역도 박 위원장이 직접 선택했다고 한다. 이를 놓고 박 위원장이 ‘1석 3조’의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민생 챙기기’에 매진함으로써 당내 경쟁에선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측은 박 위원장의 대선 전략을 12월 본선에 맞춘 만큼 당내 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고 본다. 이번 투어 메시지가 “과거 정치권과 달리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것인 만큼 박 위원장의 ‘신뢰’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유권자를 직접 만나며 총선 결과로 드러난 지지 기반과 취약 지역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생 우선’으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하려는 박 위원장의 대권 전략과도 자연스럽게 닿아 있다. 친박 진영은 김 지사의 출마 선언에 대해 겉으론 “경선 흥행과 대선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상현 의원은 “대선 경선은 축제가 돼야 한다. 공명정대한 경선이 박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과 ‘이재오 회동설’ 등에 대해선 찜찜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김 지사 측에서 ‘지사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는데 불과 사나흘 새 180도 변화가 있었다”면서 “청와대의 묵시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시끄러운 국면을 만드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비박 진영이 계파 논리로 싸우려 한다. 짜증스러운 느낌이다”고 말했다.친박 진영은 당분간 당내 경쟁에는 ‘외면 전술’로 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 의원은 “박 위원장이 긴장하고 의식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그게 오히려 우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되면 불임(不姙) 국회가 될까?’최악의 ‘폭력 국회’로 기록된 18대 임기 막바지에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국회선진화법의 핵심은 국회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다수당은 직권상정을, 소수당은 물리력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다수당에는 신속처리제도(패스트 트랙)를, 소수당에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필리버스터)를 주는 것이다.문제는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안건을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5분의 3(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180석 이상을 가진 거대 정당이 나오지 않는 한 법안 처리가 힘들다는 데 있다. 소수당이 ‘게임의 룰’을 어겨 다시 몸싸움을 벌이더라도 이를 제재할 강력한 ‘벌칙 조항’도 마땅히 없다. 이 법이 다수결 원칙만 훼손하고 몸싸움은 그대로인 ‘국회마비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법안 처리 못하는 국회?20일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은 잇달아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기자들을 만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우리 정치 현실에 맞지 않으면 여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도입을 연기하는 게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필리버스터 도입으로 국회 폭력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쟁방지법’만 만들면 전쟁이 사라진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필리버스터 도입에 반대했다.이런 우려는 17일 국회 운영위를 통과한 국회선진화법에서 주요 절차마다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50% 다수결을 넘는 60% 이상의 ‘가중 다수결(Super Majority)’이 국회의 새로운 ‘게임의 룰’로 자리 잡는다는 의미다. 새로 설치될 여야 동수(6명)의 상임위 안건조정위에서 타협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 올릴 때도, 180일이 지나면 상임위에서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는 신속처리제의 대상 안건을 정할 때도,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때도 모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소수당이 ‘오케이’ 하지 않은 안건은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강장석 국민대 교수(한국의회학회 회장)는 “법안을 의결할 때는 50% 이상이면 되는데, 법안을 심사할 때는 60%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20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국회선진화법을 큰 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안에는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종료된 것으로 간주해 다음 회기에 법안을 표결 처리할 수 있는 등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이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임을 내세워 현행 유지를 압박하고 있다.○ 문화가 제도를 따라갈까근본적인 문제는 국회의원에게 자율성이 없는 정당 중심의 정치문화다. 당론이란 이름으로 의원들의 자유투표를 가로막는 상황에서 60% 이상의 ‘가중 다수결’은 국회의 모든 절차를 중단시키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가 “제도 정비에 앞서 강제적 당론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정의화 부의장은 “신속처리 안건을 지정하는 요건이라도 5분의 3 이상에서 과반수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만 종료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 역시 실질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는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무엇보다 소수당을 배려한 이런 절차에도 회의장 출입을 막거나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는 의원은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요구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지난해 11월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고도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 채 재선에 성공했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폭력 의원 징계와 관련해 윤리위원회를 거치도록 한 조항은 그동안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윤리위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 징계안이 자동으로 본회의로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의장에게서 직권상정 권한을 빼앗았으면 의장의 질서유지권을 강화하는 등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줘야 한다”며 “미국처럼 법제사법위원회를 아예 의장 산하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19대 국회부터 적용될 게임의 룰인 만큼 18대가 아닌 19대 국회에서 논의해 정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부산 사하갑·사진)가 작성한 논문이 표절이라는 결론이 20일 나왔다. 문 당선자는 이날 국민대 발표가 진행되는 시각에 탈당해 새누리당은 총선 9일 만에 19대 국회에서 과반의 지위를 잃게 됐다.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이채성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본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조사 결과 문 당선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주제와 연구목적의 일부가 명지대 김모 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중복될 뿐 아니라 서론, 이론적 배경 및 논의에 기술한 상당 부분이 일치해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며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이 정의한 표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국민대는 문 당선자에게 수여한 2007년 8월 박사학위 논문 ‘12주간 자기수용기적 신경근 촉진(PNF) 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 등에 미치는 영향’이 2007년 2월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모 씨의 ‘태권도 선수의 웨이트트레이닝과 PNF 훈련이 등속성 각근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표절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30일 국민대 교수 3인으로 구성된 연구윤리위원회 예비조사위원회에서 두 논문을 심사해 왔다.문 당선자는 발표가 시작되는 시각에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것도, 탈당 번복으로 인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도 저의 잘못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국민께서 정치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거나 새누리당의 쇄신과 정권 재창출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이 부담을 털고 민생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에 앞서 제수 성추행 논란 속에 김형태 당선자(경북 포항남-울릉)도 탈당해 새누리당의 19대 의석은 150석(전체 300석)이 됐다.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문 당선자의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국토해양부가 19일 수서발(發) 고속철도(KTX)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내놨다. 신규 사업자를 선정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보다 싼 운임으로 KTX를 이용하도록 하고 선로사용료를 올려 건설부채를 조기 회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당초 올 2월 초안을 공개하려 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자 발표를 미뤘다가 이날 ‘경쟁체제 카드’를 다시 꺼냈다.○ “기존 KTX보다 15% 싸게” 국토부 발표 내용의 골자는 서울 수서에서 출발하는 KTX 선로와 차량은 국토부 산하기관인 철도시설공단이 갖되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는 것이다. 코레일을 민영화하거나 기반시설을 매각하지는 않고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는 의미다.제2철도사업자 선정에 뛰어드는 컨소시엄은 대기업 등 최대주주 지분을 49%로 제한했다. 나머지는 국민주 형태의 일반 공모주 30%, 공기업 11%, 중소기업 10% 등이다. 김한영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은 “고속도로 건설을 국가가 하되 버스 운영은 버스회사가 맡는 방식과 동일하다”며 “이를 ‘철도 민영화’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2015년 수서역에서 영·호남으로 출발하는 KTX 요금은 기존 요금의 90% 수준에 묶인다. 주성호 국토부 2차관은 “코레일 요금의 90% 이하 책정을 계약 의무사항으로 하고 1% 내릴 때마다 참여 컨소시엄에 가점을 줄 것”이라며 “사업자 경쟁을 통해 최대 8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어떤 경우에도 코레일보다 운임을 낮게 책정하도록 명문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KTX 민영화 저지와 공공성 강화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서울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요구에서 보듯 민간이 참여한 사업의 요금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투자금액 회수율 연간 6%그동안 서울지하철 9호선 등 국가기반시설에 민간자본을 투입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이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방식이다. 국가가 최소 수익을 보장해 주는 이 방식은 2006년 폐지돼 이번에 적용되지 않는다.정부는 민간운영자가 철도시설공단에 내는 선로임차료 역시 코레일이 내는 운송 수입의 31%보다 많은 40%를 하한선으로 정했다. 김 실장은 “투자 금액의 6%를 사업자가 회수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3500억 원이 투자될 경우 사업자가 210억 원을 매년 회수하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가건설사업의 사업자 회수금도 연 5% 수준”이라며 “참여 기업으로서는 큰돈을 벌지는 못하겠지만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차를 시설공단이 사들여 30년 동안 빌려주는 부분은 여전히 특혜 논란이 제기된다. ○ 국토부, 정치권 눈치보기 계속국토부는 이날 브리핑 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올 상반기(1∼6월)에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브리핑에서는 “시기를 못 박을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러자 국토부 내부에서조차 “추진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토부는 또 올 초 제안요청서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정치권 눈치를 보다 총선 이후로 발표 시기를 미뤘다.정치권이 경쟁체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시기를 못 박을 경우 반발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정부 차원에서 일방 처리해서는 안 되고, 19대 국회에서 야당과 함께 논의해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며 경쟁체제 도입에 사실상 반대했다. 철도노조 역시 20일까지 찬반투표를 거쳐 ‘KTX 민영화 반대’ 파업을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향후 사업자 선정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