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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복합소재는 이달 말부터 울산시가 현대차와 함께 시범 운영하는 신형 3세대 수소전기버스에 수소연료탱크를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버스에는 103L 용량의 수소연료탱크 6개가 탑재된다. 일진복합소재는 “연료탱크는 복합소재로 만든 고강도 플라스틱 탱크에 첨단 탄소섬유를 감아 강철보다 10배 더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강철의 25%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제작된 복합소재 연료탱크는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서 연료 소모량도 7% 절감한다. 국내에 수소버스가 정기노선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 인증 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운행하게 된다. 현대차와 손잡고 수소전기차 보급에 나선 울산시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12기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일진복합소재는 일진다이아몬드의 자회사로 수소연료탱크, 압축천연가스(CNG) 연료탱크 등 플라스틱 복합소재 연료탱크 전문 제조업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에서 발굴한 7개 우수 프로젝트를 사외 스타트업으로 독립시킨다고 26일 밝혔다. 참여 임직원들은 모두 25명으로 역대 C랩 스핀오프 중 최대 규모다. 2012년 말 C랩 제도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반기마다 스핀오프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독립하는 기업까지 합쳐 2년여 동안 모두 32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이번에 독립하는 기업들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통해 원격 가상 데스크톱을 구현하고 제어하는 솔루션 ‘하이퍼리티’ △착용자 표정이나 입 모양, 눈동자 위치를 인식해 VR를 조작하는 ‘링크페이스’ △노안 사용자들이 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력 보정 솔루션 △개인 휴대용 공기청정기 △스마트폰을 이용한 초저가 혈당 측정 솔루션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용자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3차원(3D) 데이터로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꼭 맞는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 △실구매 빅데이터 기반 소셜커머스 플랫폼 ‘소프트런치’ 등이다. 이들은 7월부터 사업화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사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창업에 필요한 실무교육을 받았다. 삼성전자 외 관계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오픈 C랩’ 과제의 첫 스핀오프 사례도 나왔다. 소프트런치는 지난해 관계사 연합 해커톤을 통해 발굴된 과제로,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직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앞서 독립한 C랩 출신 기업들도 국내외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링크플로우, 에임트, 솔티드벤처 등이 올 한 해 외부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금액만 70억 원에 이른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S그룹이 한국전력공사와 손잡고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 세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완공됐다. LS그룹은 26일 홋카이도 지토세(千歲)시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 구자열 LS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MW(메가와트)급 ‘지토세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토세 태양광발전소는 일본 최초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융복합 태양광발전소다. 홋카이도 신지토세 국제공항 인근 약 108만 m² 부지에 태양광 모듈 약 13만 장과 13.7MWh(메가와트시)급 ESS가 구축됐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전력 판매 계약을 맺은 홋카이도전력을 통해 향후 20년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40엔에 판매될 예정이다. 한전은 이에 따라 연간 1만여 가구에 공급 가능한 28MW의 전력을 판매해 317억 엔(약 3138억 원)의 전력판매금을 받고, 20년에 걸쳐 약 64억 엔(약 633억 원)의 배당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 비용은 113억 엔(약 1118억 원)이다. 구자열 회장은 “LS산전과 한전이 대한민국 기술력으로 홋카이도 최대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성공을 계기로 LS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전력 분야에 신기술을 접목시켜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은 이번 발전소를 통해 태양광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사업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시장 규모는 올해 68GW(기가와트) 수준으로 지난해 58GW보다 약 17% 확대됐으며 내년에는 73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7∼9월) 매출 6조9731억 원, 영업이익 5860억 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 줄었다. 6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탓이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액 기준)은 TV용 패널이 40%로 가장 높고, 모바일용 패널은 27%, 노트북 및 태블릿PC용이 17% 순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내년에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징둥팡과기그룹·京東方科技集團)가 당장 내년 2분기(4∼6월)부터 10.5세대 LCD 초대형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가격 하락세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 보고서에 따르면 BOE는 이미 올해 3분기 세계 LCD 시장 점유율 21.7%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BOE가 2분기에 8.5세대 공장을 본격 가동한 영향”이라며 “내년으로 예정된 BOE의 10.5세대 공장이 가동되면 격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올해 ‘아이폰X’에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애플이 내년에는 OLED 탑재 비중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LG디스플레이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OLED 시장 9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적에 도움이 되겠지만 LG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 수율이나 생산량이 크게 못 미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5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등 외신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탑재된 구글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2 XL’에서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이슈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개최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불거진 OLED 번인 현상 관련 논란에 대해 “일부에서 의도적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객의 판단이나 결정에 의해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 2인 가구가 집에서 섣불리 하기 어려운 요리 중 하나가 튀김요리다. 냄새에, 기름 튈 걱정까지 하다 보면 나가서 사먹거나 포기하기 쉽다. 이 같은 걱정들을 없애준 게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다. 해외 브랜드 위주로 인기를 끌던 에어프라이어가 최근 간편식 및 냉동식 소비가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에어프라이어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5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이 아닌 열기 순환 방식으로 음식을 튀기는 제품이다. G마켓 측은 “주방가전 베스트 순위(8월 28일 기준)에서도 상위 10개 중 3개가 에어프라이어”라고 설명했다. 옥션 역시 튀김요리를 많이 해야 하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에어프라이어 판매가 11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가 내놓은 ‘프라이어 오븐’에는 ‘튀김용 전용용기’가 들어 있다. 250도의 뜨거운 바람이 음식의 상하좌우로 동시에 닿아 바삭한 튀김요리를 빠르게 조리할 수 있게 했다. 또 적외선 특성을 이용한 ‘광파 히팅’ 방식과 세라믹 특성을 살린 ‘미라클론 히팅’ 방식을 적용해 음식물의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고 음식물의 겉과 속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게 했다. 감자튀김, 수제 돈까스 등 8가지 튀김요리 자동조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측은 “매년 2만 대 이상 판매량를 올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며 “최근 29L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연내 누적판매 1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필립스코리아는 버튼 한 번만 눌러 조리할 수 있는 ‘디지털 터보 에어프라이어’를 내놨다. 즐겨 사용하는 네 가지 조리방식을 미리 저장해 버튼 하나로 조작 가능한 방식이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200가지 이상의 레시피와 단계별 요리 지침도 활용할 수 있다. 예열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튐 방지 뚜껑도 추가돼 빠른 공기흐름으로 건과일, 건채소 등 날리기 쉬운 재료뿐 아니라 커피 원두를 볶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의 인기 속에 이마트도 PB 상품으로 ‘콤팩트 에어프라이어’를 내놨다. 1.6L 용량의 미니 사이즈에 30분 타이머, 80∼200도 온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4만9800원으로, 최대 30만 원에 육박하는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측은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뛰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올해 3분기(7∼9월)까지 이미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할 주주환원 정책 규모 역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각·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계획을 담은 3개년(2018∼2020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말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이어져 온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 주주환원액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조9992억 원을 현금배당하고 7조2390억 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체 주주환원 액수가 당기순이익(22조4160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주주환원율)은 49.7%에 육박했다. 전년도의 총주주환원율(39.2%)보다 10%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주주들에게 직간접으로 돌려준 돈이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의 50%인 13조3000억 원 가운데 배당에 4조 원, 자사주 매입에 9조3000억 원을 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상반기(1∼6월)에 두 차례 분기 배당을 통해 1조9377억 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4조3000억 원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하반기에 5조 원을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쓸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40조 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 같은 비율을 유지할 경우 20조 원에 가까운 돈이 주주친화 정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평택 반도체 단지 등에 대한 투자 금액도 사상 최대이기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 총액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40% 이상이 최근 10년 새 교체됐지만 제조 및 금융 중심의 전통적 대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첨단 정보기술(IT) 및 서비스 기업들이 시총 상위 기업으로 대거 약진하며 판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6년 3월 말과 올해 9월 5일 종가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증시의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을 비교한 결과 각각 41곳과 43곳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율은 비슷했지만 신규 진입한 기업의 면모는 크게 달랐다. 미국은 시총 4위에 오른 페이스북을 비롯해 액센추어(44위), 차터커뮤니케이션스(45위), 엔비디아(46위), 프라이스라인닷컴(50위), 넷플릭스(63위), 페이팔(65위) 등 11곳이 신규 진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베이, 타임워너, 바이어컴 등 서비스 업체들과 HP, 모토로라 등 제조업체들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선 테슬라가 83위로 새로 진입하면서 미국 내 매출 1위인 GM(88위)을 앞질렀다. 유통 업종에서도 아마존이 신규 진입해 3위에 오르는 등 업종 내 격변이 속출했다. 반면 한국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서비스·IT 기업이 100곳 중 6곳에 불과했다. SK C&C와 합병한 SK(14위)를 비롯해 넷마블게임즈(28위), 삼성SDS(30위), 카카오(36위), CJ E&M(89위) 등 서비스 기업 5곳과 전자부품 업체인 LG이노텍(66위)이 시총 1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게 전부였다. 시총 상위 10대 기업들로 범위를 좁혀 보면 양국 간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미국은 최근 10년 새 1위 애플을 비롯해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6개 업체가 상위 10위에 신규 진입했다. 금융사인 JP모건과 웰스파고를 제외하면 모두 4차 산업혁명과 직결된 글로벌 IT·서비스 공룡들이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시총 ‘톱10’에 새로 들어온 기업이 LG화학, 네이버,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4곳으로, 네이버를 제외하면 모두 석유화학·건설·자동차부품 등 전통 제조업체들이다. 나머지 6곳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 현대차, 포스코, 한국전력, 신한지주 등 제조업 및 금융업체들로 구성돼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퇴 여파로 다음 달 삼성 계열사 전반에 ‘인사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인사팀도 11월 이내에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먼저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 곧이어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인사 발표를 하는 형태로 조율 중”이라며 “삼성전자 인사팀이 예년에 비해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빨라진 일정에 맞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사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이후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권 부회장의 돌발 사퇴에 이어 계열사마다 인사 작업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 주요 계열사의 임직원은 물론이고 사장단 사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주말 내내 이어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이미 지난해 말부터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함께 후임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 전 실장 등이 연이어 구속됨에 따라 권 부회장이 스스로 목표로 했던 시점보다 사퇴를 미뤘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 부회장이 이끌어 온 부품(DS) 부문이 최근 이어진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도 사퇴 시점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4분기(10∼12월)에 또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고 실적을 올린 시점에 사퇴한다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3분기에 미리 의사를 밝혔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그룹을 통틀어 최고참 최고경영자(CEO)인 권 부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도 큰 폭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 인사를 내지 못한 탓에 사업부마다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며 “불필요한 고위급 인력으로 ‘옥상옥 구조’가 형성돼 부하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식년 휴가를 떠났던 김용관 부사장 등 옛 미래전략실의 핵심 멤버들이 현업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이들이 맡을 역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이 그룹의 인사, 전략을 맡아 일해 왔기 때문에 신규 조직이 만들어지든, 기존 자리에 가든 관계없이 과거 미래전략실이 하던 일부 기능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삼성그룹 전체가 아닌 삼성전자 내부 각 사업부를 조율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회사를 떠났던 정현호 전 사장 등의 복귀 움직임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지 6개월여 만에 적어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회사의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과거 미래전략실에 대한 회사 내부의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직 정비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을 앞두고 석방 탄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퇴직 사장단 모임인 ‘성대회’는 재판부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세계 237개국 중 152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세계투자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0.8%였다고 15일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에서도 23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1년 전의 29위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2005, 2010년과 같은 순위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연구원 측은 “GDP 순위는 2000년 이후 상위권을 지속한 반면 외국인 직접투자 순위는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OECD 회원국 중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46.1%), 네덜란드(12.0%), 영국(9.8%), 아일랜드(7.6%), 벨기에(7.1%) 순이었다. 영국을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GDP 규모가 작지만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많았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GDP가 한국의 4%에 불과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한국의 2.5배에 달했다. GDP가 한국 절반 수준인 네덜란드의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8.5배에 육박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북핵 등 전쟁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 투자 매력도가 더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해 일자리를 늘리려면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더 효과적인 규제 개혁과 경쟁력 있는 세제 구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3일 오전 10시 3분경 삼성전자 사내망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명의로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삼성전자가 이날 오전 사상 최대 3분기 실적을 공시한 지 1시간여 만이다. 권 부회장은 글에서 “깊은 고뇌 끝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직과 의장직, 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을 포함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권 부회장은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온 삼성전자의 최고참 최고경영자(CEO)다. 마침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쌍끌이’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권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자 재계는 물론이고 삼성 내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권 부회장은 전날 저녁까지도 공식 일정을 소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윤부근 신종균 대표이사 등 최고 수뇌부에도 사퇴 의사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내내 회사 안팎에선 당혹스러움과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권 부회장과 대화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돼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권 부회장이 최고참으로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오너를 대신해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2년 넘게 인사 적체가 이어지고 있는 회사 내부 사정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인사를 하지 못한다는 건 회사에 피가 돌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회사의 활력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 같은 의견을 이미 여러 차례 이 부회장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도 나의 이런 결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8월 말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과 사퇴 방식에 대해서도 사전에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주요 기업의 이사진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리 거취를 밝히고 후임자 추천 등을 준비할 시간을 주는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도자료에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톱다운 형태의 기존 삼성전자 인사 방식과는 다른 이례적인 표현”이라며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추구해 온 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31일 이사회에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짓는 한편으로 권 부회장 후임자 추천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권 부회장이 세대교체를 위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랜 시간 적체됐던 삼성전자 인사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인사팀은 이미 임원 인사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초 인사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의 경영 구상이 반영된 사실상 첫 인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졌던 2014년 이후 사장단 인사를 소폭으로 진행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의 인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사실상의 총수 역할을 해 온 뒤로도 큰 폭의 인사를 내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 부회장식 인사가 전격 단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많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비상경영이 이어짐에 따라 아예 인사를 내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실용주의와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해 온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연차와 나이에 관계없는 파격적 인사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꼭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데려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달 말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지 만 1년이 되기 때문에 삼성전자 경영에 자신의 색채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선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등이 이 부회장식 경영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권 부회장도 이날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할 때”라고 적어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권 부회장 아래로는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 대신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도 맡아 왔기 때문에 이 역할을 누가 맡느냐도 관심사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32년간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사를 함께해 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권 부회장은 “1985년 입사했을 때가 반도체 사업 초석을 다질 때였다. 그로부터 32년 동안 무수한 도전과 실패, 성취를 통해 세계 반도체 산업 주역으로 우뚝 섰다. 그 과정에 참여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성규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7∼9월)에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제 관심은 주가 ‘300만 원’ 시대가 언제쯤 열릴지에 쏠리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증권사 19곳이 발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312만 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최대 17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연내 주가 300만 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14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하루에 1600억 원씩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의 11.0%보다 12.4%포인트 오른 23.4%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 245조 원, 영업이익이 55조 원에 이르면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3년 실적(매출 228조6900억 원, 영업이익 36조7900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는 반도체가 약 10조 원, 디스플레이가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부품 사업에서만 10조 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 노트8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 분기보다 줄어든 3조 원대를,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특히 애플 ‘아이폰X’에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납품하는 디스플레이 매출이 4분기부터 집계되는 데다 반도체 시장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굳건하고, 경쟁 기업과 비교할때 실적 대비 주가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발표될 예정인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한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를 환원하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더 확대되면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에 주가 전망치도 크게 오르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80만 원에서 320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IBK증권은 가장 높은 350만 원을 전망했다. 외국계인 크레디트스위스와 노무라증권도 340만 원 이상을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46% 하락한 270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약 52% 올랐다.박성민 min@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해 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3일 오전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부품 사업 호황에 힘입어 3분기(7∼9월)에도 2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직후 발표됐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부품부문(DS)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권 부회장의 용퇴 소식은 삼성전자 이사진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에도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사내망에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 여파로 인사가 미뤄져 온 가운데 세대교체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결단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최고참 최고경영자(CEO)였던 권 부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2년째 이뤄지지 못해 온 삼성전자 인사도 이르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구상이 반영된 본격적인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매출 62조 원, 영업이익 14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공시했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전 분기 기록(14조700억 원)을 갈아 치웠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2일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밖으로는 이 부회장 무죄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안으로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인사팀은 이르면 다음 달 임원 인사를 내는 것을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겪기 전 삼성전자는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해 왔다. 다만 미래전략실 해체 후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아 인사 작업을 마무리하고도 발표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손을 놓고 있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 농단 청문회 등으로 정기 임원 인사를 하지 못한 탓에 인사 공백이 이어진 지 사실상 2년째가 됐다”며 “교체돼야 하는 사람들이 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회사 경영 차원에서는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기 인사를 내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구속 이후인 올해 5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주요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낸 임원 54명에 한해 승진 및 보직 이동 인사만 냈다. 이후로는 인사 수요가 발생했을 때마다 부사장 이하 임원급에 대해서만 수시 인사를 진행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1심에서 실형 판결이 나오면서 이 부회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짐에 따라 삼성전자도 멈춰 있던 경영시계를 다시 움직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 미래전략실 해체 시점을 전후로 안식년 휴가를 떠났던 미래전략실 출신 고위 임원들이 지난주부터 속속 업무 복귀 중이라 인사 요인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규모 사장단 인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당초 임원 인사 후 연이어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이번엔 더 이상 지체하기 어려운 실무급 임원 인사부터 진행하되 정말 필요한 부문에 한해 사장 인사가 소폭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정기 임원 인사를 하면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자율적으로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선언한 만큼 각사 인사팀이 주도하되 최고위급 인사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의 의중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3일 3분기(7∼9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치인 14조 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이 61조7900억 원, 영업이익이 14조3400억 원 수준이다. 사상 최대였던 2분기 매출액(61조 원) 및 영업이익(14조700억 원)보다 더 늘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10∼12월)에 또 한 번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실적에 힘입어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회사의 빠른 경영 정상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추세를 이어 나간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해외 가전업체의 한국 시장 ‘역습’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양분해 왔던 국내 대형가전 시장에 밀레와 다이슨, 블루에어 등에 이어 보쉬 등 해외 유명 업체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내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이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가전업체인 보쉬는 최근 빌트인 냉장고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순차적으로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프리 스탠딩 냉장고 등을 순차적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보쉬 측은 “그동안 유럽 등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대형 가전제품을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가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통 강호인 보쉬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는 전동공구 위주의 사업을 해왔지만 이번 냉장고 출시를 계기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실 한국 시장은 외산 가전업체들의 무덤으로 여겨져 왔다. 세계 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AS)를 꽉 잡고 있다 보니 외국 업체들이 뚫고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프리미엄’ 전략을 세우면서 외국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즉, 국내 소비자들이 굳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서 국산을 고집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국내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해외에서 사용했던 현지 브랜드를 찾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외국 가전업체들은 눈 높은 소비자가 많은 한국 시장을 전체 아시아 시장 진출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테스트 베드’로 여기고 있다. 2006년 한국 지사를 세운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10여 년에 걸쳐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시장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밀레코리아 창립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마르쿠스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 공동 회장은 “한국은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법인”이라며 “2005년 대비 B2C 매출액은 413%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날개 없는 선풍기로 국내 시장에 처음 이름을 알렸던 영국 다이슨도 최근 무선청소기(사진)와 공기청정기와 냉·온풍기, 헤어드라이기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한국 시장에서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특히 무선청소기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한국 시장 수익은 전년에 비해 2배로 늘었다. 다이슨 측은 “한국 시장은 다이슨의 상위 10대 매출 발생 국가 중 하나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도 국내 시장에서 무선청소기 성공을 발판으로 소형 주방 가전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공기청정기 업체 블루에어도 지난해부터 한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산후조리원 및 유치원 등과 공급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 소비자가격이 100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 많지만 최근까지 국내 시장에서 연매출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젊은 소비자 층을 중심으로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해외 직구 등이 일반화되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진 것도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에 참여한 것에 대한 얘기다. 한미 우호 협력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 6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을 찾은 최 회장은 “인수가 아닌 투자이며 아직 다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하나씩 단계를 밟아 가겠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이날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 사업 부문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조 엔(약 20조4000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3950억 엔(약 4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최 회장은 “실제 돈이 오가는 계약까지 이뤄지려면 국가 허락을 받아야 하고, 법정 투쟁도 다 잘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과 미국, 중국 등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웨스턴디지털(WD)이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제기한 매각중지 소송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의 의결권과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기밀정보 접근이 10년간 제한된 것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협력이 지금 그 정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한미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밴플리트상’ 수상자 자격으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행사장에 참석했다. 밴플리트상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6·25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한 상이다. 최 회장은 부친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어,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상을 받았다. 부자(父子)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는 것은 나쁜 정책이며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자유시장이 자유를 만들기 때문에 FTA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고 복수의 행사 참석자가 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추석 경기가 심상치 않다. 북한 리스크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 생산, 투자 등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이 일제히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열흘이라는 최장 기간의 연휴를 앞뒀지만 내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있다.○ 소비, 투자 나란히 뒷걸음질 29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0%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0.3% 줄어들며 7월(―5.1%)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6년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밥상물가 상승과 살충제 잔류 계란 파동, 기저효과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소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 감소는 그간 증가세를 이끌어온 반도체 업체의 투자가 한풀 꺾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기가 바닥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건설 공사 실적도 전달보다 2.0% 줄었다.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4%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다. 8·2부동산대책으로 우려됐던 건설 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체 산업생산은 증가율이 0%로 한 달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마저도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제외하면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어둡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집계한 결과 10월 전망치가 92.3으로 17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이는 다음 달 경기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긍정적으로 전망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통상 추석이 끼어 있는 달에는 ‘추석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월 전망치가 9월(94.4)에 비해 오히려 2.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데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까지 많아 이번 추석은 ‘대목’답지 않게 조용하게 지나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 “그래도 올해 3% 성장 가능” 고집 정부도 연말로 갈수록 경기 회복세가 꺼져 가고 있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기획재정부가 전날 추석을 앞두고 15개에 이르는 혁신성장 대책 추진 일정 등을 포함한 ‘미니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는 이런 어려움에도 여전히 올해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고집한다. 반면 한국은행 등 국내외 관련 전문기관들은 2%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이미 상반기(1∼6월) 성장률이 2.8%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3%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3.2% 성장률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김지현 기자}

세탁기는 그동안 ‘스마트홈 전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제품이다. 에어컨이나 냉장고와 달리 세탁물을 넣고 돌리지 않을 땐 늘 꺼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화가 늦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렸지만 고작해야 원격으로 켜고 끄는 수준이었다. 단순 ‘스마트 세탁기’에서 한 단계 더 진일보한 제품이 삼성전자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 2017)에서 처음 공개한 ‘퀵 드라이브’다. 퀵 드라이브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능인 ‘큐레이터’ 솔루션을 탑재했다. 사용자에게 옷감이나 오염 정도에 따라 세탁법을 직접 제안하고 세탁 데이터를 서버에 축적하면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의 세탁 패턴을 인식해내고 고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는 미래형 세탁기다. 이 제품을 내놓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탁기는 왜 더 똑똑해질 수 없는가’를 주제로 자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임경애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 그룹장은 “12월부터 담당 팀이 북미와 유럽의 24개 가정으로 흩어져 직접 소비자들의 세탁기 이용법과 패턴을 조사하는 홈 비지트 연구를 진행했다”고 했다. 그 결과 도출된 소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세탁기를 이용하는 건 쉬운데 ‘어떻게’ 세탁할지가 어렵다는 것. 황동윤 스마트홈 개발팀 랩장은 “우리는 세탁 버튼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소비자들이 편할까를 고민해왔는데, 정작 소비자들이 쓰면서 불편해한 점은 옷감에 따라 어떻게 적당한 물 온도와 세제의 양을 맞출까였다”고 했다. 임 그룹장은 “세탁물을 모아 세탁, 건조하기까지 총 17단계의 과정 중 7단계가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정신적 노동이었다”라며 “세탁기에도 친절한 AI 기능이 필요하다고 확신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큐레이터 솔루션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가 시간 관리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빨래는 세탁이 끝날 때까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큐레이터는 사용자가 원하는 종료 시간을 입력하면 그에 맞춰서 끝낼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해준다. 세탁기와 연동시킨 스마트폰 화면에선 티셔츠, 속옷, 아웃도어 등 21종으로 구분된 의류·옷감별로 맞춤형 온도와 코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함께 빨면 안 되는 재질은 동시에 클릭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빨래를 잘못해 옷이 줄거나 색이 변할 일이 없다. 큐레이터는 이렇게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패턴을 저장하고 분석해 피드백을 준다. 예컨대 매주 셋째 주 토요일마다 아웃도어 의류를 빨래한다는 정보를 토대로 미리 알림을 주는 식이다. 세탁통을 청소해야 하는 시기를 알려주기도 한다. 11월 유럽 출시를 앞둔 이 제품은 구글 홈 및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추후 한국에 출시되는 모델은 삼성전자 자체 AI 서비스인 빅스비와 연동될 예정이다. 현재는 세탁물의 오염 정도만 소비자가 입력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커피, 음식물, 피 등 오염 원인별로 선택하면 그에 맞춘 세탁 코스 추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날 날씨와 연동해 세탁 여부를 추천해주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센싱 기술이 지금보다 발전하면 세탁물 종류를 소비자가 입력하지 않아도 세탁통에 넣으면 자동으로 오염도와 재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전문 세탁소 수준의 서비스를 집 안 세탁기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게 삼성전자 세탁기팀의 최종 목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AI 세탁기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며 “다만 AI 기능을 적용하려면 데이터 서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수원=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4년 만에 장사를 접네요. 문재인 대통령도 다섯 번이나 오셨는데….” 말끝을 맺지 못한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폐업을 사흘 앞둔 주인의 심경이 그대로 느껴졌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사장 정모 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20년 넘게 운영한 식당의 문을 곧 닫기 때문이다. 30일이 식당의 마지막 영업일이다. 정 씨 식당은 좌석이 200개가 넘는다. 일대에서 가장 크다. 1인분(150g)에 4만9000원짜리 꽃등심 등 한우와 수입 쇠고기가 주메뉴다. 값비싼 고기만 있는 건 아니다. 9000∼1만 원의 갈비탕 육개장 비빔밥 등도 내놓는다. 점심때면 근처 직장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고기 메뉴의 1인분 가격이 대부분 3만 원을 넘다 보니 단체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고기 판매가 50% 이상 줄었다. 30명이 넘던 식당 직원을 20명가량으로 줄였지만 버틸 수가 없었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1년이 한계였다. 정 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매출액은 줄고 인건비와 고깃값까지 오르면서 더 이상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며 폐업 이유를 설명했다. 길 건너 다른 한식당도 29일 문을 닫는다. 한식당 사장 최모 씨(55·여) 역시 1년 정도 버티면 빛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직원 수를 줄이고 단가를 낮추며 하루하루 버텼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최 씨는 “3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식당인데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매출이 3분의 1 이상 떨어지면서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자리를 옮겨 저렴한 국밥집 등 다른 가게 창업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며 울먹였다. 근처 일식당 사장 이모 씨(67)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원래 직원이었던 그는 한 달 전 식당을 인수했다. 1958년 영업을 시작한 곳이라 단골이 꽤 있는 식당이었다. 청탁금지법 영향이 있었지만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이 씨는 “하루 매출이 200만 원은 나와야 현상 유지가 가능한데 100만 원 내기가 쉽지 않다”며 “(청탁금지법 탓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하소연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에게 제출한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 소상공인(소기업) 경영실태 2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기업·소상공인의 66.5%가 법 시행 후 경영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 후인 올 3월 기준 조사다. 시행 3개월인 지난해 12월(59.8%)보다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평균 16% 줄었다고 답했다. 기업들의 단체 회식 및 접대가 줄어든 게 직격탄이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분석 대상 기업의 73%가 접대비를 줄였다. 접대비는 15% 이상 감소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 / 세종=최혜령 / 김지현 기자}

‘기업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인재경영 철학은 삼성전자가 꼽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우수 인재들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율적이며 창의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열정(Passion·끊임없는 열정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인재) △창의혁신(Creativity·창의와 혁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 △인간미 도덕성(Integrity·정직과 바른 행동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 등을 목표로 다양한 인재 육성 제도를 운영 중이다. 특히 전 세계 임직원들이 동일한 성장 비전과 기회를 가지도록 계층별, 직무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삼성 코어 프로그램(Samsung Core Program)은 삼성의 가치, 문화, 조직의 전략 방향을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전 임직원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삼성 리더십 프로그램(Samsung Leadership Program)은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계층별 리더십 함양 교육이다. 삼성 엑스퍼티즈 프로그램(Samsung Expertise Program)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개발(R&D), 마케팅, 판매, 서비스, 물류, 구매, 제조, 경영지원 등 8대 직무별로 각 전문조직이 직무교육을 전담한다. 삼성의 대표적인 글로벌 인재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는 ‘지역전문가’다. 1990년 도입돼 올해로 운영 27년을 맞는 인사제도로, 지난 20여 년간 5000여 명의 글로벌 전문인력을 양성해냈다. 지역전문가로 선발되면 1년 이상 아무 조건 없이 해당 지역에 파견돼 현지 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데 전념하고 현지 인력들과의 네트워킹에 집중한다. 지역전문가는 모든 연수와 문화 체험 등의 일정을 스스로 세워야 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런 과정을 통해 현지의 문화와 정서, 일하는 방식 등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고, 이 경험들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려 다른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현장전문가’ 제도도 도입해 지역전문가 제도와 병행 중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더 많은 우수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었다. 현장전문가 제도는 주재원으로 바로 파견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선발해 해외 법인에 6개월에서 1년까지 파견한다. 지역전문가와 유사한 형태지만 법인에 직접 파견돼 업무를 하며 현지 언어를 학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600명 이상의 현장전문가를 양성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워크스마트(Work Smart) 캠페인을 적극 펼치며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구축해오고 있다. 효율적인 근무로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는 자율출근제를 2009년 도입했다.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로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 적용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 사정과 시간 활용 계획에 따라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2015년부터는 이를 자율출퇴근제로 발전시켰다. 1일 4시간 이상, 1주 40시간 이상 근무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도 2011년 5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제고하기 위한 C랩(C-Lab) 프로그램도 있다. 2012년 말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임직원들은 일정 기간 현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 전반에 대해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직급이나 호칭, 근태 관리에 구애받지 않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근무하게 된다. 설령 사업화에 실패하더라도 그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에 높은 목표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 C랩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낸 과제들은 사업화 단계로 이어진다. 삼성전자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과제들은 사내 각 사업부문으로 이관돼 후속 개발이 진행된다. 외부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과제들은 스타트업으로 독립시켜 사업을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우수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혁신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2015년부터 C랩의 스타트업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임직원의 도적의식을 자극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숨은 인재들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외부와 소통하는 계기 또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50여 개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그중 118개의 과제가 완료됐다. 완료 과제 중 56개는 사내에서 활용 중이며, 20개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구자열 LS그룹 회장(사진)은 25일 경기 안양시 LS타워에서 열린 ‘LS T-Fair 2017’에 참석해 연구원들에게 “빨리 실패해 보고,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 다시 시도해 보라”고 당부했다. LS T-Fair는 LS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성과 공유회로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구자열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연구원 400여 명이 참석했다. 구자열 회장은 격려사에서 “효율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연구개발(R&D)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애자일(Agile) 혁신 방식’을 도입하고 표준과 절차에 얽매인 기존 연구 프로세스를 과감히 탈피할 것”을 당부했다. 애자일 혁신 방식은 ‘우선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해 보고(fail fast),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해 보는(redo)’ 것을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 내는 기법이다. 구 회장은 “이런 혁신은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연구원뿐 아니라 각 사 CEO의 의지와 전사적 차원의 협업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해서 민첩하게 실행하라(Think Big, Start Small, Act Fast)”고도 주문했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회사별 CTO들의 기술 전략 키워드 발표와 함께 제조 및 프로세스 부문에서 8개의 우수 성과가 공유됐다. 발표 직후 현장 투표를 통해 올해의 연구 성과로 LS전선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과 예스코의 바이오가스 제조플랜트 상용화 프로젝트가 선정됐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