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돌고래호 사고의 희생자 10명이 모두 익사한 것으로 수사기관이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인은 해경의 늑장 대응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전남 완도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돌고래호 희생자 10명의 추정 사인은 익사로 판단됐다. 해경 등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오후 8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해남 지역 병원 3곳에서 진행된 희생자 9명의 시신 검안에서 의사 A 씨는 “희생자들 모두 익사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밝혔다. 희생자 중 유일하게 해안가 근처에서 발견된 선장 김모 씨(46)의 시신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실시됐으며 김 씨 역시 ‘익사 추정’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해경 등은 김 씨의 시신에서 혈액도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유가족은 희생자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 추정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시신의 부검도 요청하고 있다. 희생자는 반팔, 반바지 등을 착용하고 있거나 속옷 차림인 경우도 있었다. 해경은 희생자 10명 가운데 4명은 낚시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희생자 10명의 상체 사진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일부가 낚시조끼를 손에 잡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이 구명조끼 기능을 하는 낚시조끼를 챙긴 것은 나름대로 안전에 신경을 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낚시조끼는 앞면에 각종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지퍼가 있고 뒷면에는 물에 뜨는 부유물질이 들어 있다. 하지만 해경은 낚시조끼는 구명조끼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낚시조끼가 구명조끼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 있다. 이에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50)는 “거센 파도의 충격 등으로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몸이 물에 뜨지만 낚시조끼는 가라앉아 생명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복사고 유족 및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 1명과 실종자·사망자 가족 대표 부위원장 등 집행부를 꾸렸다. 위원장은 희생자 이모 씨(48)의 유족인 최영태 씨(60)가 맡았다. 대책위의 요구에 따라 제주해경과 국민안전처는 이날 전남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서 유가족 등을 상대로 두 차례 수색현황 브리핑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사고 직후 최초 현장에 투입된 선박 26척의 구체적인 출항시간, 이동경로 등 자료 제공을 요구했고 제주해경은 관련 자료를 유가족 등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조속한 선체 인양과 합동분향소 설치를 요청했다. 실종자 가족 24명은 이날 전남도가 제공한 선박을 타고 사고 해역을 둘러봤다. 희생자 이모 씨(62)와 허모 씨(49)의 시신은 빈소가 마련된 부산으로 운구됐다. 해경은 경비함정 25척, 해군함정 7척 등 총 선박 72척과 항공기 9대를 투입해 해상수색을 하는 한편 추자도 주민과 군경 115명을 동원해 해안가 수색을 벌였으나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해남=이형주 peneye09@donga.com / 권오혁 기자}

“낚시하러 간다더니 왜 여기에 누워 있는 거야!” 6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우리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낚싯배 돌고래호 전복 사고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안치실에서 신원 확인을 한 뒤 고인의 이름을 외치며 절규했다. 선장 김철수 씨(46)의 한 유족은 시신을 확인한 뒤 실신해 응급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날 수습된 10구의 시신은 전남 해남군 종합병원과 우리병원, 우석병원 등 세 곳에 나뉘어 안치됐다. 사고 소식을 접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속속 병원을 찾았다.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망연자실해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전기진 씨(51)의 매형 A 씨는 “어제 (오후) 3시에 날씨가 안 좋아서 낚시하기 어렵다고 통화를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다”며 “마지막 모습을 보니 온몸에 멍이 많이 들어 있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해경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망자 김재태 씨(51)의 형 재호 씨(61)는 “동생의 몸에 난 상처를 보니 살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럽게 버텼을지 상상이 돼 안타까웠다”며 “해경이 초동 조치를 조금만 잘했어도 힘들게 버티던 사람들을 조금 더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돌고래호 탑승자 중에는 형제가 2쌍이나 탑승한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 바다낚시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한 심현익 씨(39)와 형 심성욱 씨(42)가 함께 추자도 낚시에 나섰다. 이들과 함께 활동한 한 동호회 회원은 “심 씨 형제가 3년 전쯤 동호회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했다. 형제끼리 같은 취미를 공유해 주변에서 부러워했다”고 밝혔다. 동생 심 씨는 숨진 채 발견돼 해남 우석병원에 안치돼 있고 형 심 씨는 실종 상태다. 전남 해남군 북평면에 거주하는 김현식 씨(44)와 서울에 사는 형 김현수 씨(48)도 함께 돌고래호에 탔다가 실종됐다. 부산에서 멀리 추자도까지 낚시를 온 동호회 회원들은 대부분 조선업체 등에 철판 등을 가공해 납품하는 소규모 업체 운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수습대책본부 측은 이날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한 대기 장소를 마련했다.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 측에 신속한 수색을 요구했다.해남=권오혁 hyuk@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사망자 명단=△김동준(60·부산) △김재태(49·〃) △심현익(39·〃) △이상준(62·〃) △진성래(50·〃) △허석환(49·〃) △김철수(46·전남 해남·돌고래호 선장) △이경용(48·전남 영암) △전장복(38·전북 군산) △전기진(51·경남 창원)}
경찰이 개학철을 맞아 9월 한 달간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 의무 위반과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 여부와 보호자 동승 여부,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등이 주요 단속 사항이다. 7월 말부터 시행된 ‘세림이법’에 따라 13세 미만 어린이 교육시설은 안전 기준에 맞게 차량을 구조변경하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은 또 등·하교 시간대에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해 신호위반이나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을 강력 단속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내 견인차의 불법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주요 단속 대상은 견인차의 △갓길운전 △과속 등 난폭운전 △역주행과 후진 △불법 주정차 △불법 구조변경 등이다. 견인차는 ‘긴급자동차’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경광등을 부착하거나 과속으로 현장에 도착하는 행위는 모두 법규 위반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 기준도 이달부터 강화한다. 서울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행자와의 충돌 사고가 우려되는 곳에 차를 세우면 운전자가 타고 있더라도 단속 대상이 된다고 31일 밝혔다. 보도와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등 도로교통법에 따라 차를 주정차할 수 없는 곳에 모두 적용된다. 운전자가 차에 탄 상태고 신분 확인이 가능하면 20만 원 이하의 범칙금이 부과되고 신분 확인이 불가능한 때에는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차 주인에게 부과한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외국인 전임교수가 임용됐다. 1946년 고려대에 국어국문학과가 개설된 이래 6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미국인 제프리 홀리데이 씨(34·사진)를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임용해 이번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홀리데이 교수는 2학기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사회언어학’과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음성음운론’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구윤리와 영어학술작문’을 강의한다. 세 과목 모두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홀리데이 교수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를 다니던 2001년 한국으로 여행 온 것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02년 고려대 한국어센터에서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한국어를 배우며 ‘하진표’라는 한국 이름을 지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미국에 돌아가 2003년 대학을 졸업한 홀리데이 교수는 원래 전공이 회계학이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전공을 음성학으로 바꿨다. 음성학은 언어에서 쓰이는 말소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홀리데이 교수는 2012년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한국어 음성학’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Fellow)으로 3년간 일했다. 앞서 서울대는 2011년 프랑스인 마크 뒤발 씨를 국문과 교수로 임용한 적이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내 아들 양효동 양효식…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두 아들의 이름을 힘껏 외치는 양철영 씨(97)의 목소리가 떨렸다. 25일 ‘이산가족 상봉 재개 계획’이 담긴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가 발표된 이후 양 씨는 “6·25전쟁 때 북에 두고 온 두 아들과 아내를 만날 수 있다는 단꿈을 다시 꾸게 됐다”고 심경을 전했다. “부탁드립니다.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마지막 바람을 전할 땐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현재 우리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12만9000여 명. 생존자는 6만6000여 명으로 절반가량이 양 씨와 같은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그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놓이자 이들은 ‘속앓이’를 하며 초조하게 기다려 왔다. 이산가족 허갑섬 씨(81·여)는 “19번이나 상봉행사 참가 신청서를 냈지만 다 떨어졌다. 상봉행사 소식이 없어 막막했는데 오늘 방송을 보고 가슴이 떨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북한에 있는 오빠, 언니를 만나면 어떤 선물을 보낼까 고민하며 기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에 사는 심영순 씨(70·여)는 다섯 살 때 생이별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밤잠을 설쳤다. 6·25전쟁 당시 아버지가 북한군 부역에 끌려가면서 헤어진 뒤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북한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제는 생사를 알지 못한다. 심 씨는 “이산가족 상봉 때마다 아버지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허사였다”며 “아버지를 만난다면 상봉의 한을 가슴에 안고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꼭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상봉 행사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일회성에 그칠까 걱정하는 이산가족들도 있다. 형제자매 4명이 북한에 있다는 김성훈 씨(87)는 “상봉 이후 연락이 끊겨 전보다 더 애태우는 이산가족이 많다고 들었다”며 “고령이 된 이산가족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상봉 이후에도 서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봉 계획이 단순히 인도주의적 측면뿐 아니라 그간 경색됐던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 때 정례화 이야기도 나왔는데 성공한다면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제도화 단계로 돌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비정치적인 분야의 교류가 확대되면 그 파급효과는 정치 경제 사회 곳곳으로 퍼져 남북 간 신뢰 구축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권오혁 / 춘천=이인모 기자}
경찰이 서울 시내 상습정체 교차로 40곳의 집중 관리에 나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 시내 주요 교차로 40곳을 ‘상습 정체 교차로’로 지정해 특별관리에 나서겠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이 선정한 교차로 40곳에는 통행속도가 느린 한국은행, 을지로1가, 경복아파트 사거리와 교통불편 신고가 가장 많은 구로역, 염곡, 동대문 사거리를 비롯해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많은 공덕 오거리, 말미, 잠실역 사거리 등이 포함돼 있다. 상습 정체 교차로 40곳은 평균 차량 통행속도, 교통불편 신고건수, 지난해 인명피해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경찰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상습 정체 교차로에 교통경찰을 2명 이상 배치한다. 필요하면 방범순찰대와 모범운전자를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다. 또 교차로별로 교통순찰대와 경찰 사이드카로 구성된 교통신속 대응팀을 전담으로 지정해 집중 투입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캠코더 영상단속을 통해 교차로 꼬리물기 끼어들기 등 교통정체 유발행위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이러한 현장 관리 외에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 자치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도 경찰서별로 운영할 계획이다. 분기마다 교차로별 구간통행속도, 대기행렬길이, 교통사고 발생건수, 교통불편 신고건수를 분석하는 교차로 관리 계량화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교차로를 집중 관리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개선 효과를 꾸준히 점검해 관리 교차로 수를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큰 동요는 없었다. 지나칠 만큼 차분했다. 북한이 서부전선에 기습 포격 도발을 감행한 다음 날인 21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풍경이었다. 이날 북한은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접경지역 주민에 국한된 얘기인 듯했다.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심각한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는 걸까. 21일 서울역과 재래시장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승객과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학교나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주말을 앞두고 다소 들떠 있을 뿐 북한의 도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와 같은 극성스러운 생필품 사재기 같은 현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의식이 성숙해졌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온라인에서는 과격한 주장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온한 거리 분위기와 달리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국면에 빠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로 마감해 2013년 8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6.3% 폭락했다가 4.52% 내린 627.05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9.9원 급등한 달러당 119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3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 시장-마트 북적, 유흥가도 “불금”… 의식 성숙? 안보 불감? ▼北도발, 동요없는 국민들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이튿날인 21일 휴전선 인근은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였지만, 국민은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과거와 다른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지나친 차분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한이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강경 대치하고 있는 상황 속에 동아일보는 이날 대한민국의 단면을 시간대별로 취재했다.○ 대피소는 초긴장 vs 북적거리는 시장 낮 12시경.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민방공대피소에는 뜬눈으로 밤을 새운 주민 40여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앞서 오전 1시경 추가로 내려진 긴급 주민대피령 때문인지 불안감이 한껏 고조된 모습이었다. 창문이 없는 대피소 안은 더운 기운과 습기가 가득했다. 어른들은 연방 부채질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북한 관련 뉴스를 챙겨봤다. 주민 이명록 씨(68)는 “북한이랑 가까운 이 동네에 50여 년간 살면서 총소리를 워낙 자주 들어 이골이 났지만 이번처럼 대피소에서 초긴장 상태로 밤을 보낸 건 처음”이라며 불안해했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뒤엉켜 북새통이었다. 사물놀이패가 꽹과리와 소고 등을 치며 골목으로 들어서자 몇몇은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했다. 광장시장에서 40년째 먹거리를 팔고 있다는 이희순 씨(65·여)는 “예전에 북한에서 귀순한다며 비행기가 넘어올 때는 사람들이 꽤 웅성거렸다”며 “요즘은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어차피 시장에 올 사람들은 다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리쯔민 씨(21·여)는 “한국에 오자마자 북한이 공격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지만 한국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길래 정해진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 1시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2층 로비에는 60여 명이 앉아 있었다. TV에서는 북한 도발 관련 속보가 계속 이어졌지만 집중하는 시민은 많지 않았다. TV를 지켜보던 허모 씨(76)는 “(북한이 예고한) 내일 오후 5시 전에 선제공격을 하자”고 호전적인 주장을 폈다. 하지만 로비에 있던 대다수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등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비슷한 시간 서울역 1층 로비 풍경도 영등포역과 비슷했다. 대구 고향집에 간다는 대학생 임모 씨(26)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겠지만 시민들이 너무 요란스럽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던 경원선 백마고지역행 열차 1편과 경의선 도라산역행 열차 1편 등 두 대의 운행을 취소했다.○ “과도한 불안감은 자제” vs “‘불금’ 분위기 문제”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 아직 방학 중이어서 교정은 비교적 한산했다.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정치외교학과 2학년 곽서연 씨(20·여)는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인지 실제 전쟁이 발생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 중인 이모 씨(21)도 “전쟁이 일어난다면 예비군의 의무를 다하겠지만 지금으로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시간 연천군 중면 민방공대피소에는 구호물품이 속속 도착했다.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 주민들은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쌀밥과 닭곰탕, 호박나물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쌓이는 구호물품에 주민들은 오히려 현 상황이 장기화될까 봐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 박점규 씨(55)는 “늦은 여름휴가를 연천으로 오려 했던 사람들이 취소할까 봐 걱정이다. 안보의식 고취도 좋지만 과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연천군 등에 내려진 주민대피령은 오후 6시에 해제됐다. 서해5도 주민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평도 주민 김하성 씨(45)는 “북한이 무차별 공격을 엄포하고 있어 혹시나 국지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5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정상 운항했지만 탑승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재기 현상도 눈에 띄지 않았다. 오후 5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거리에는 평소처럼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식당, 술집, 클럽 등에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이러한 분위기가 오히려 우려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택시운전사 박모 씨(56)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불금 잘 보내라”고 하자 화를 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불금’이라는 말을 꺼내는 건 문제가 많다. 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다 다리가 잘린 군인을 떠올린다면 차마 못할 얘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에선 하루 종일 격론 벌어져 길거리의 차분한 분위기와 달리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격한 의견이 오갔다. 불경기에 고통받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전쟁을 하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다. 트위터 이용자 @dkak****는 “통일 따위 하지 말고, 총알받이라도 해줄 테니까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인터넷 괴담 유포도 여전했다. 20일에는 대학생 김모 씨(24)가 국방부 명의로 허위 징집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카카오톡’에 유포했다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가족과 남자친구를 군에 보낸 여성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안감을 쏟아냈다. 부사관 남편을 둔 한 누리꾼은 “밤새 고생하는 신랑 때문에 마음이 아픈데 다른 사람들은 국가안보에 너무 무관심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이러한 반응을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차분함의 이면에는 갈등 관계인 북한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상황에서 불안이 커지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도 있다. 의도적으로 전쟁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심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발은 있었지만 확대되지는 않았고 정부가 국민을 향해 어떤 행동을 취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지도 않았는데 별도 행동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국민들 사이에는 한중 관계나 주한미군의 주둔, 우리 군의 전쟁 억제력 등을 고려한다면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으리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며 “전쟁을 하자는 일부 젊은이들의 반응도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섭섭함을 극단적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강홍구 / 박창규 kyu@donga.com·유재동 기자연천=유원모 / 인천=황금천 기자}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중 분신한 최현열 씨(80)가 분신 9일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허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장은 21일 “최 씨가 중증화상에 따른 패혈증 쇼크로 오전 6시 4분 사망했다”며 “14일 수술을 받은 뒤 일시적으로 안정 상태가 됐지만 이틀 뒤부터 패혈증으로 인한 신부전 및 다발성 장기부전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최 씨가 80세의 고령인데다가 화상 정도가 심해 생존 가능성은 5% 미만이었다. 최 씨는 12일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최한 수요집회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에 대한 안타까움과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담은 성명서 및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 최 씨는 지난해부터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해 왔다. 유가족의 뜻에 따라 최 씨의 장례는 전남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민주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국회의원 ‘아빠’들의 취업청탁 갑질이 알려지면서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취업 문제로 속앓이를 하던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동안 구직 현장에서 알게 모르게 심증으로만 느껴왔던 이른바 ‘아버지빨’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채란 말을 쓰지 말라” “이 나라에서는 금수저 물고 환생하는 수밖에 없다” “학력 앞에 부모라는 사실에 좌절한다” “아버지가 나의 ‘이력’인 거냐”는 등의 거친 불만이 쏟아졌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에서 배우 김광규가 장동건의 볼을 잡고 흔들며 모멸감을 주었던 말,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가 최근 다시 유행어가 되고 있을 정도다. 한 누리꾼은 “2000년대 중반에 아버지의 동산·부동산을 따로 기입하라는 은행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많이 울었는데 대한민국은 여전히 스스로의 힘으로는 취업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내 이력서에는 주소·전화번호·사진과 같은 기초 인적정보 이외에 학력·경력·어학성적과 같은 항목을 쓰게 한다. 문제는 부모의 주민등록번호, 최종학력, 졸업학교, 현재 근무지 전화번호 등을 적게 하는 ‘가족관계 항목’이다. 수험생들은 “부모님 직업이 일정치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두렵다”고 호소한다. 특히 부모의 동거 여부까지 묻는 경우도 많아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외국에서는 취업 이력서에 부모 직업을 묻는 것은 극히 예외적이다. 미국은 이력서의 형식도 자유에 맡기며 원칙적으로 가족사항을 묻지 않는다. 인종이나 외모 차별 논란을 우려해 사진도 붙이지 않는다. 수상 경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천인 2명을 요구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가족은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제외시키고 대학 시절 지도교수나 과거 직장 동료 및 상사에 한정한다. 한국과 더불어 유일하게 사진을 이력서에 붙이게 하는 일본조차도 부모의 직업이나 학력은 묻지 않는다. 법적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대다수 주요 기업에서 최종면접 시 지원자의 졸업학교를 가리고 공정하게 심사하도록 내부지침을 강화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보호자란’ 항목이 있는 지원서를 배포하는 것은 미성년자가 아르바이트로 많이 지망하는 패스트푸드점 등에 국한된다. 이때에도 비상연락처를 확보하기 위해 보호자의 이름과 연락처만 적게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1월과 6월 100개 주요 업체 입사지원서의 기재 사항을 조사해 지원자의 개인 능력 및 수행 업무와 연관성이 적고 차별적 요소로 작용될 소지가 있는 항목에 대해 삭제 또는 수정을 권고했다. 해당 항목으로는 △가족 사항(출신학교, 최종학력, 근무처, 직위 등) △재산 사항(동산, 부동산 등) 등이 포함됐다. 인권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입사지원서에 담기는 개인정보 항목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지원서에 가족 사항을 쓰지 말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난해 7월 시행된 고용정책 기본법 개정안에도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취업청탁으로 구설수에 오른 국회의원의 자녀들이 모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사법고시 폐지 논란으로까지 덩달아 불똥이 튀고 있다.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로스쿨은 역시 돈스쿨”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도 유력 집안 자제들이 로스쿨을 거쳐 대기업이나 유명 로펌에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법시험은 내년에 마지막 1차 시험을 치르고 2017년 2차 시험을 끝으로 완전 폐지될 예정이다. 노지현 isityou@donga.com·권오혁 기자}
무더운 여름에도 반소매 옷을 입을 수 없었다. 왼쪽 팔뚝에 새겨진 ‘김일성화(花)’ 문신 때문이다. 더위에 잠깐 소매를 걷기라도 하면 “이 문신은 무슨 의미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호기심 어린 시선은 어김없이 경계심 담긴 시선으로 바뀌었다. 탈북민 임정훈(가명·49) 씨에게 팔뚝에 새겨진 문신은 2010년 한국에 온 뒤 ‘주홍글씨’처럼 임 씨를 괴롭혔다. 김일성화는 1965년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이름 붙여 준 난초과의 꽃이다. 임 씨도 북한에서 군복무 중이던 20대 초반 동료와 함께 충성의 의미로 선뜻 왼쪽 팔에 문신을 새겼다. 북한에서 군인은 충성 문구를 담은 문신을 일종의 자랑거리로 여겼다. 하지만 젊은 시절 자랑거리로 여겼던 문신이 한국에 오자 정착의 최대 장애물이 돼 버렸다. 이 문신을 개의치 않던 북한과 달리 한국에선 거부감이 컸다. 임 씨를 호의적으로 대하던 이웃도 문신을 본 뒤로는 슬금슬금 피하거나 “깡패나 이런 문신을 하고 다닌다”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특히 문신 때문에 취업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약 250만 원이면 수술로 문신을 제거할 수 있지만 무직 상태의 임 씨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비용이었다. 낙담해 있던 임 씨에게 5월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용산경찰서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지원으로 문신 제거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수술로 문신을 제거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임 씨는 꿈꾸던 취업에도 성공했다. 임 씨는 “젊은 시절 자랑스럽게 여긴 문신이 한국에서 이렇게 큰 ‘족쇄’가 될 줄 몰랐다”며 “문신을 지우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에게 성형수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주는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용산경찰서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사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탈북민에게 무료 성형수술을 지원하면서부터다. 화상·문신·기형 등 외모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겪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이 대상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탈북민 8명에게 성형수술을 해 줬다. 이 중 4명은 북한에서 새긴 문신을 제거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지원 프로그램이 탈북민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신청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치료를 받은 8명 외에 치료 대기 중인 사람만 33명에 이른다. 경찰은 의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탈북민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탈북민 성형수술 지원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는 김경숙 용산경찰서 보안계장은 “외모 문제로 고민하던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배우 최민수 씨를 패러디한 캐릭터 ‘죄민수’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조원석 씨(38)가 클럽에서 20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여성 신체를 강제로 만진 혐의(강제추행) 등으로 조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15일 오전 3시 30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클럽에서 A 씨(25·여)를 강제로 끌어안고 이를 말리는 A 씨의 일행 B 씨(24·여)를 밀쳐 넘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조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당시 만취상태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조 씨 등 관련자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씨는 2002년 MBC 코미디언 선발대회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조 씨는 2010년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해 3월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되자 곳곳에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고속도로 전체 통행료가 면제된 것은 1968년 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었다. 1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수도권 하행선을 중심으로 정체가 가장 심했다. 요금소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로 6시간, 강원 강릉까지 5시간 20분, 대전까지 3시간 50분이 걸렸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차량 막힘이 심했다. 다만 예상했던 수준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도로공사 측은 이날 고속도로 통행량이 지난해 광복절 연휴 첫날(15일·금요일)보다 16% 증가했지만 정체의 길이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통행료 면제로 100km 이상의 장거리 이용 차량보다 대도시 인근의 단거리 수요 위주로 늘었다는 게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용 요금을 내지 않아도 돼 여행 계획이 없었던 사람들이 오전이나 오후 한때 대도시 주변으로 나들이 떠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방창식 도로공사 교통센터 실장은 “대구, 대전 등 광역시 인근에서 통행료 2000원 안팎의 짧은 거리를 움직이는 차량이 늘어나 일부 정체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관할하는 일부 민자도로는 통행료를 받아 곳곳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터널 요금소에서는 “고속도로는 무료인데 왜 여기는 요금을 받느냐”며 일부 운전자가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도 야외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복궁 등 무료로 개방한 고궁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렸다. 가족과 함께 경복궁을 찾은 김진현 씨(42)는 “무료 개방 소식에 두 딸을 데리고 오랜만에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복궁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수기에는 하루 4000∼5000명이 입장하는데 무료 개방에 연휴까지 겹쳐 오늘 하루만 평소보다 5배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광복절 당일인 15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 교통량이 평소 주말을 조금 웃돌아 대전에서 서울까지 승용차로 2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5, 16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적으로 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통행료 면제 조치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단행한 대단히 예외적인 조치”라며 “정례적인 통행료 면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1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창덕궁 후원, 고궁 야간 특별관람 제외)과 종묘 및 조선 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이상훈 january@donga.com·권오혁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되자 곳곳에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고속도로 전체 통행료가 면제된 것은 1968년 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었다. 1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수도권 하행선을 중심으로 정체가 가장 심했다. 요금소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로 6시간, 강릉까지 5시간 20분, 대전까지 3시간 50분이 걸렸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에서 차량 막힘이 심했다. 다만 예상했던 수준의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도로공사 측은 이 날 고속도로 통행량이 지난해 광복절 연휴 첫날(15일·금요일)보다 16% 증가했지만 정체의 길이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통행료 면제로 100km 이상의 장거리 이용 차량보다 대도시 인근의 단거리 수요 위주로 늘었다는 게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었다. 이용요금을 내지 않아도 돼 여행 계획이 없었던 사람들이 오전이나 오후 한때 대도시 주변으로 나들이 떠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방창식 도로공사 교통센터 실장은 “대구, 대전 등 광역시 인근에서 통행료 2000원 안팎의 짧은 거리를 움직이는 차량이 늘어나 일부 정체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관할하는 일부 민자도로는 통행료를 받아 곳곳에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터널 요금소에서는 “고속도로는 무료인데 왜 여기는 요금을 받느냐”며 일부 운전자가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에도 야외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복궁 등 무료로 개방한 고궁에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렸다. 가족과 함께 경복궁을 찾은 김진현 씨(42)는 “무료 개방 소식에 두 딸을 데리고 오랜만에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복궁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수기에는 하루 4000~5000명이 입장하는데 무료개방에 연휴까지 겹쳐 오늘 하루만 평소보다 5배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광복절 당일인 15일과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 교통량이 평소 주말을 조금 웃돌아 대전에서 서울까지 승용차로 2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15, 16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상적으로 받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통행료 면제 조치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단행한 대단히 예외적인 조치”라며 “정례적인 통행료 면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16일까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궁(창덕궁 후원, 고궁 야간 특별관람 제외)과 종묘·조선 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상훈기자 january@donga.com}

이성호 제7대 국가인권위원장(58·사진)이 13일 취임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 독립성과 공정성의 확보”라며 “모든 분야에서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를 막는 위원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시민단체와의 협력 △국제인권기구 및 단체와의 협력 △국가기관과의 소통과 협력 등 세 가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2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서울남부지방법원장,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전임 현병철 전 위원장이 한 차례 연임하면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위원장직을 유지해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첫 인권위원장 인선이다. 임기는 2018년 8월 12일까지 3년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에 참가한 80대가 분신했다. 12일 낮 12시 44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광복 70주년과 제3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8월 14일)을 맞아 진행되던 수요집회 때 무대 옆 화단에 있던 최모 씨(80)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최 씨는 인화물질이 묻어 있는 압축 솜을 두르고 있었다. 집회 참석자들이 물과 담요, 소화기 등으로 1분 만에 진화하고 최 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최 씨는 전신 40%에 3도 화상을 입어 중태이며 의식이 없는 상태다. 최 씨는 1932년 전남 영암 독립만세 시위에 참가했다가 옥살이를 한 최병수 선생의 아들로 지난해부터 일본대사관 앞 집회에 참여하고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에 광주 집을 떠나 서울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최 씨는) 예전 수요집회에도 서너 차례 모습을 나타낸 분”이라며 “평소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도 잡지 못할 만큼 부끄러움을 타는 분이었는데 이런 일을 시도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현장에 남겨진 최 씨의 가방에서 그가 친필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A4 용지 5장 분량의 성명서와 유서 3장이 발견됐다. 최 씨는 성명서에 ‘작년 10월부터 수요집회에 참석하며 비가 오나 눈보라가 치나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소연하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 친일파 민족 반역자는 역사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려 달라’고 썼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국가와 민족의 안녕을 위해 하얀 불타는 마음(으로) 불나비처럼 뛰어들어 대한민국 제단에 바치고 나라 살리는 길을 내 발로 걸어가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2013년 4월 대구 수성구의 한 사설 어학원 앞. 봄인데도 겨울 점퍼와 장갑으로 온몸을 무장한 남성 2명이 폐쇄회로(CC)TV 화면 안에 나타났다. 모자와 마스크를 써 얼굴 식별이 불가능했다. 그들은 ‘미 문화원’ 간판을 건 어학원에 화염병을 던지고 황급히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기자는 5일 ‘법보행(法步行) 분석 전문가 협의체’ 회장인 대전우리병원 원장 윤영필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이 사건의 영상을 살펴봤다. 윤 원장은 기자에게 용의자의 어떤 특성이 보이는지 물었다. ‘까막눈이’인 기자는 “약간 뒤뚱뒤뚱 걷는데요?”라고 말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윤 원장은 웃으면서 설명했다. “뒤뚱뒤뚱 걷는다는 건 바로 걸음걸이의 파행(跛行·절뚝거림) 현상이에요. 좌우의 보폭이 다르고 땅을 지지하는 힘이 달라 절뚝거리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죠. 또 오른발은 팔자걸음이네요. 이렇게 비대칭 보행을 하는 것으로 볼 때 틀림없이 척추가 휘어져 있고 발목을 자주 삐었을 겁니다.” CCTV 영상 속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지나간 시간은 10초 남짓. 법보행 분석(걸음걸이 분석) 전문가인 윤 원장에겐 그 안의 수많은 정보를 읽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실제 당시 용의자 검거에도 윤 원장의 분석이 결정적 실마리였다. 윤 원장은 용의자의 부자연스러운 걸음이 척추질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실제 용의자의 병원 기록을 확인해보니 척추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었다. 걸음걸이에는 많은 단서가 담겨 있다. 사람마다 걸음걸이에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걸음걸이 유형만 하더라도 내족지보행(안짱걸음), 외족지보행(팔자걸음), 첨족(까치발), 종골보행(발뒤꿈치로만 걷는 걸음) 등 다양하다. 보행 시 사용되는 하체의 5개 관절(발·발목·무릎·고관절·골반) 움직임만으로도 뼈 신경 근육 등 병리적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CCTV에 담긴 걸음걸이를 비교, 분석해 인물을 분석하는 것이 바로 법보행 분석이다. 한국의 법보행 분석 역사는 길지 않다. 2013년 처음 소개돼 같은 해 12월 전문의, 공학박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법보행 분석 전문가 협의체’가 발족했다. 이후 경찰은 법보행 분석이 필요할 때 협의체에 자문을 하고 있다. 2014년 3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건설업체 사장 청부살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유일한 단서는 누군가 현장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이었다. 경찰은 주변 CCTV 120여 대의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가 2주 전부터 현장 인근을 오가는 모습을 찾아냈다. 영상 속 용의자는 성인에게서 보기 드문 ‘내족지보행’을 한 것으로 판독됐다. 경찰은 이후 용의자가 범행 닷새 전 은행 현금인출기로 향하는 장면을 찾아냈다. 경찰은 중국동포 김모 씨(50)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또 다른 CCTV 화면에서 경기 성남시에 나타난 사실을 확인해 그를 검거했다. 걸음걸이 증거 앞에서 김 씨는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법보행 분석은 용의자를 특정하는 용도로도 쓰이지만, 용의자가 아닌 사람을 가려내 수사 범위를 좁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경찰은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 2인 1조로 교차 분석하는 ‘표준업무처리지침’을 마련해 전문가 2인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감정서를 제출한다. 또 정형외과 전문의와 공학박사가 각각 병리학적 분석과 공학적 분석을 함께 진행하도록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직장인 이진석 씨(30)는 5일 또 한 차례 ‘예매 전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한 경복궁 야간 관람 예매에 또 실패한 것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옥션 티켓’과 ‘인터파크’ 두 곳에서 인터넷 예매로 진행된 경복궁·창경궁 야간 관람 예매는 각각 시작 5분과 10분 만에 매진됐다. 여자친구에게 특별한 데이트를 선물해 주고 싶었던 이 씨는 ‘암표’라도 구해 봐야겠다는 심정에 한 인터넷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둘러봤다. 하지만 정상 예매가(경복궁 3000원, 창경궁 1000원)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20배까지 부르는 가격에 마음을 접어야 했다. 고궁 야간 관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상가를 크게 웃도는 암표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다. 5일 오후 2시 인터넷 예매가 5분 만에 매진된 직후 인터넷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는 티켓 거래 관련 글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거래가 완료돼 삭제된 게시물을 제외하더라도 예매 종료 하루가 지난 시점(6일 오후 2시)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만 100건이 넘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암표 가격은 정상 예매가보다 훨씬 비싼 1만∼2만 원에 이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마다 보름 정도씩 오후 7시 30분∼10시에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 개방을 실시하고 있다. 올여름 야간 개방은 8월 12일부터 28일(18일, 25일 휴무)까지 15일간 진행된다. 하루 최대 입장 인원은 2500명씩이며 1인당 4장까지 입장권 예매가 가능하다. 매번 암표 거래가 극성을 부리자 문화재청은 관람객의 신원 확인을 강화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야간 개장을 앞두고 문화재청은 “입장 시 예매자와 관람객이 동일 인물인지 신분증을 확인한 뒤 입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온라인상에는 “동반 입장은 괜찮다” “표만 예매자가 받아서 주면 문제없다”는 등의 얘기가 오가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찰을 현장에 배치하고 암표 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지만 암표 자체를 완전히 근절하기 어려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암표를 거래하다 적발되면 경범죄로 처벌돼 최대 2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가의 10배를 주고라도 사려는 사람이 있다 보니 암표 가격이 계속 치솟고 암표 거래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암표를 찾는 수요가 줄어야 암표상이 줄어든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부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예산을 특조위가 청구한 금액보다 절반 가까이 줄여 최종 확정했다. 특조위는 “활동을 제한하는 방해 수준의 삭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여론을 의식해 본연의 업무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 예산 당국 “실비용 반영” vs 특조위 “발목 잡기”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특조위 예산을 89억 원으로 확정했다. 특조위가 5월 제출했던 160억 원에 비해 44% 이상 줄어든 수치다. 취소된 사업도 없이 예산 당국이 부처 및 위원회가 제출한 예산을 절반 가까이 삭감한 것은 이례적이다. 항목별로 보면 △출장비 등 여비(―87.2%) △간담회 등을 개최하는 경비인 업무추진비(―77.3%) △현장 조사 비용인 사업비(―68.9%)의 삭감 폭이 컸다. 정부는 특조위 활동 기간이 줄어 예산을 감액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출 예산은 1년 치인데 사실상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인건비 등 실제 수요를 근거로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특정 삭감 내용에서는 양측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대표적인 것이 1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줄어든 현장 조사 비용이다. 기재부는 잠수부를 고용해 세월호 선체를 직접 조사하는 항목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세월호를 인양하면 육지에서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특조위 측은 “현장 조사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예산을 볼모로 특조위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존에 논란이 됐던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의 연봉(1억6500만 원·세전)이나 직원 생일 축하 비용(1인당 5만 원) 등은 모두 ‘공무원보수규정’ 등 정부 규정을 따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한시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해 생일 축하 비용, 체육대회 비용(252만 원), 동호회 지원비(720만 원) 등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특조위 업무 개시는 ‘청신호’ 예산 삭감 논란과는 별도로 특조위 업무는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권영빈 특조위 상임위원은 “예산이 줄어들었지만 지금 예산안을 바탕으로 진상 규명 활동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산 청구 3개월 만에 돈이 배정된 만큼 정치 쟁점화보다 업무 시작 쪽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특조위 측은 이날 “국회가 부위원장 후임을 선출해 대통령이 지명하면 바로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13일 본보 인터뷰에서 “특조위가 출범 후 6개월 동안 ‘진실 규명’은 하지 않은 채 조직과 예산 타령만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사퇴했다. 새누리당이 후임 부위원장으로 내정한 이헌 변호사가 정식 선출되면 사무처장 업무도 겸임하게 된다. 이와 함께 특조위는 세월호 인양 주체인 해양수산부에 인양과 관련된 모든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로 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권오혁 기자}

평범했던 30대 가장 김모 씨(36)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이 되는 데는 1년이면 충분했다. 김 씨는 처남의 고향 후배인 전모 씨(35) 등과 한국인 10여 명을 국내에서 끌어모아 태국 푸껫을 보이스피싱 조직의 거점으로 삼았다. 김 씨는 실적에 따라 우수 조직원들에게 성 접대와 요트 관광 등을 미끼로 조직 관리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체계적으로 조직을 관리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김 씨와 부사장 원모 씨(33)에게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수사에서 ‘조폭사건’에 적용하는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태국과 베트남 등에 콜센터를 차려 놓고 유명 캐피털 업체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김 씨와 부사장 원 씨 등 2개 조직 41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조직의 핵심인 김 씨와 원 씨에게 사기 혐의와 함께 ‘범죄단체 조직’ 혐의(형법 114조)를 추가했다. 사기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이지만 범죄단체 조직죄가 적용되면 5년까지 가중 처벌될 수 있다. 김 씨와 원 씨는 2013년 7월 푸껫에 콜센터를 차렸다. 김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담은 지 3주밖에 안 된 ‘초짜’였지만 초기 자본금 2500만 원을 투입해 총책을 맡았다. 이들은 중국 칭다오의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이들이 불법으로 모은 개인정보와 대포통장 계좌를 공유하는 등 범행 수법을 전수받았다. 국내 유명 캐피털 업체를 사칭해 수수료, 보증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었다. 총책 김 씨가 조직 관리를 맡고 부사장 원 씨는 개인정보 관리, 시나리오 작성 및 직원 관리를 맡았다. 전 씨는 팀장을 맡아 조직원 포섭, 교육 등을 책임졌다. 전 씨는 “한 달에 500만 원을 벌 수 있다”며 고향 선후배와 친구를 꾀어 조직을 키웠다. 이들은 경찰이 들이닥치는 상황에 대비해 콜센터를 3분 안에 여행사로 위장하도록 매뉴얼을 마련하고 실전 연습까지 하며 철저히 준비했다. 김 씨와 원 씨의 동업 관계는 1년 만에 어긋났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김 씨와 원 씨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지난해 6월 태국 조직이 와해됐다. 원 씨는 태국 조직이 와해된 후 베트남으로 넘어가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을 꾸렸다. 경찰은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 과정에서 태국과 베트남 조직의 단서를 확보해 김 씨와 원 씨 등을 검거했다. 김 씨는 태국 조직이 와해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싱크대 회사에 다니던 중이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했거나 국내에 은신한 다른 조직원 9명을 추적 중이다.김호경 whalefisher@donga.com·권오혁 기자}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29일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 진상규명, 안전사회 대안마련과 추모지원을 위한 82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과제에는 △세월호 인양 관련 3개 과제 △진상규명 위한 11개 분야 33개 과제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4개 분야 24개 과제 △추모지원을 위한 6개 분야 22개 과제 등이 담겼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을 가로막고 진실규명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며 “특조위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정부가 진실을 가리는 행위를 더 이상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직접 82대 과제를 밝힌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유가족은 인양과 관련해 미수습자 유실 및 선체 파손 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촬영한 세월호 외부 선체 영상 등을 공개하며 “정부가 지난해 11월 실종자 수색을 중단하며 약속한 시신 수습 방지 대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 담긴 세월호 선체 창문 일부에는 아예 그물망이나 차단봉이 설치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현 상태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인양을 한다면 판넬로 만들어진 객실 부분이 완전히 파손될 수 있다”며 “인양 준비와 집행 모든 과정에서 시신 유실 방지 및 선체 훼손 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