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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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과학 기술을 취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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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범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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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AI’ 선발전에 15곳 컨소시엄 도전장

    정부가 한국 대표 인공지능(AI)을 키우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공모가 21일 마감됐다. AI를 자체 개발 중인 대기업부터 KAIST까지 총 15곳이 컨소시엄을 이뤄 지원했다. 정부는 8월 초까지 5개의 정예팀을 선발할 계획이다.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총 15개의 컨소시엄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약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대기업과 AI 스타트업, 주요 대학 등이 주관 또는 참여 기관으로 대거 나섰다. 대기업 중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SK텔레콤, KT 등 통신사, LG AI연구원, NC AI가 주관사로 나섰다. 또 루닛,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AI, 정션메드, 파이온코퍼레이션 등 스타트업들도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 중에서는 KAIST도 유일하게 주관 기관으로 나섰다. 각각의 컨소시엄은 AI 스타트업, 주요 대학, 공공기관 등 10개 안팎의 참여사들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이날 개별 참여사를 발표하진 않았다.과기정통부는 금주 내 서류 평가를 통해 10팀으로 압축하고, 이달 말 발표평가를 통해 5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후 반기마다 평가를 통해 한 팀씩 탈락시켜 2027년 상반기(1~6월)까지 총 2개 팀으로 압축한다. 5개의 정예팀은 반기 평가에서 6개월 내 최신 글로벌 AI 모델과 비교해 95% 이상의 성능을 보이는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5개의 정예팀은 연산 성능 기준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1000장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민간이 보유한 GPU를 임차해 제공하고, 내년 하반기(7~12월)부터는 1만 장의 GPU를 순차적으로 확보해 제공할 예정이다. 만약 정예팀에서 탈락하게 되면 GPU 인프라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고, 반납된 GPU는 남은 정예팀에게 추가 제공된다. 하지만 정예팀으로 선발된 동안 정부가 제공한 데이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1년간 100억 원을 투입해 정예팀이 사용할 수 있는 저작물 데이터를 구매해 제공할 예정이다. 각 팀마다 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예산 30억 원도 추가 지원한다. 해외 우수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인건비에 반기마다 10억 원을 지원하며, 정예팀에서 탈락하더라도 인재 확보 예산은 신청할 수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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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경훈, 과기부 장관 첫 행보로 서울바이오허브 방문

    인공지능(AI) 산업 전문가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첫 행보로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를 찾았다. 21일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및 연구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배 장관은 빠른 시일 내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배 장관이 첫 현장 방문지로 서울바이오허브를 선택한 것은 현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AI 3대 강국 도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첨단바이오 분야는 AI가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이미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및 의료기기 개발 등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배 장관은 앞서 취임식 이후 “기초과학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는 곳이 있다면 먼저 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이날 배 장관은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기업들을 방문하고 연구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AI 바이오 연구개발의 연속성 확보 △고성능 AI 컴퓨팅 자원 확충 △의료·바이오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배 장관은 “AI 바이오 기술 개발, 바이오데이터 전주기 지원 등을 위한 국가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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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시안 웃게 한 ‘생물학적 나이 검사’…저속노화 비결은?

    “놀라운 결과입니다. 당신의 생물학적 나이는 34세예요. 또래 사람들보다 18% 더 느리게 노화되고 있어요.” 올해 2월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된 리얼리티 TV쇼 ‘카다시안 패밀리 시즌 6’ 마지막 회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유전자를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를 분석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트루다이아그노스틱의 매튜 도슨 최고경영자(CEO)는 검사를 의뢰한 할리우드 배우 킴 카다시안에게 이 같은 검사 결과를 알렸다. 이 검사에서 실제 43세인 카다시안은 생물학적 나이가 34세로 실제 나이보다 9살이 젊고, 평균보다 상당히 느리게 노화되고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생물학적 나이는 어떻게 계산할까카다시안이 받은 ‘생물학적 나이 검사’는 최근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저속노화’ 열풍이 이어지면서 생물학적 나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트루다이아그노스틱을 포함해 미국의 프로헬스, 마이DAN에이지(myDNAge) 등 여러 기업이 생물학적 연령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가 생체 나이를 측정하는 ‘에피클락’ 서비스를 지난해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생물학적 나이는 2013년 스티브 호르바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호르바트 교수는 유전자 내 특정 표식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 표식은 날 때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뒤 생활 습관 등에 의해 새롭게 생겨나는 것으로, 태어난 ‘후’ 만들어지는 유전자라고 해서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後成)유전학’이라고 부른다. 후성 유전의 표식에는 일부 유전자에 ‘메틸기(-CH₃)’가 붙는 메틸화 현상이 있다. 메틸화가 일어나게 되면 그 유전자는 발현이 덜 되는 특징을 갖게 된다. 즉, 특정 단백질이 몸 속에서 적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호르바트 교수는 7800여 개의 샘플을 분석해 메틸화 정도로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을 경우 기대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후 생물학적 나이에 대한 연구가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진행됐다. 호르바트 교수 역시 알토스랩스라는 기업을 창업해 노화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노화 세포를 회춘시키는 ‘노화 치료제’ 시장 급성장 이들 연구에 따르면 흡연, 비만 등은 생물학적 나이를 많아지게 한다. 최근에는 폭염 일수가 생물학적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56세 이상 미국인 3600명의 혈액을 6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폭염 일수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름 기온에 해당하는 26.7~32.2도 단계의 폭염 일수가 10% 많아지면 생물학적 나이는 약 0.1년 더 많아졌다. 학계에서는 생물학적 나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밝히는 연구와 더불어 노화를 억제하거나 지연하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여러 번 분열을 반복하며 일부 DNA가 손상된 ‘노화 세포’를 제거하거나, 다시 젊은 세포로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부(巨富)들이 항노화 치료제에 큰 돈을 투자하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칼리코는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호르바트 교수가 창업한 알토스랩스에 수조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연구 중인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약 2500억 원을 투자하고, 올해 1월 이 회사와의 협력을 알리기도 했다. 오픈AI와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 리프로그래밍에 필요한 단백질 재설계를 돕는 AI 프로그램인 ‘GPT-4b 마이크로’를 개발해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에이스 애널리틱은 항노화 치료제 시장이 2031년 24억7000만 달러(약 3조4397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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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심 해킹’ SKT 점유율 사상 첫 40% 아래로 추락

    SK텔레콤의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이 해킹 여파에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월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 휴대전화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249만9042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39.29%를 차지했다. 이는 4월 가입자 수 2292만4260명(40.08%)와 비교해 0.7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점유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킹 사태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유심 부족 문제로 신규 가입이 중단되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각각 1361만708명, 1113만1466명이었다. 점유율은 KT가 23.77%, LG유플러스는 19.45%로, 각각 4월 대비 0.32%포인트, 0.23%포인트 증가했다. 알뜰폰 가입자 역시 999만7971명으로 4월보다 가입자 13만5997명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달 22일 폐지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라 향후 통신 3사의 출혈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킹 사태로 인한 SK텔레콤 고객 이탈과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면서 업계 2, 3위인 KT와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격적인 보조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역시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 등에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T 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발표하는 등 고객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월 해킹 사태 이후 14일까지 이탈한 SK텔레콤 고객은 총 83만5214명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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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틱톡 직원들 “AI에 일자리 빼앗겼다” 시위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독일 지사 직원들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시위에 나섰다.17일(현지 시간) 유럽 현지 매체들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틱톡 독일 본사 앞에서 회사 직원 및 공공서비스노조 베르디 소속 조합원 등 6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가 당신의 기계를 훈련시켰으니 우리가 받을 만한 돈을 지불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것은 독일 틱톡 내 ‘신뢰 및 안전’ 부서원들이다. 이들은 “이미 회사가 지난해 한 차례 해고를 진행했으며 부서를 완전히 폐쇄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틱톡에 올라오는 콘텐츠 중 증오 표현, 허위 정보, 음란물 등 유해한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차단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노사 갈등은 틱톡이 신뢰 및 안전 부서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중국산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틱톡의 모회사는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다. 직원들은 정치, 사회적으로 민감한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인간 일자리를 유지해달라며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에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함께 시위를 진행한 베르디 측은 “AI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틱톡 알고리즘이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혐오 표현’으로 분류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틱톡 직원들은 회사가 협상을 계속 거부할 경우 파업까지 갈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독일 녹색당 소속 베르너 그라프 의원은 “정치계에 있는 사람들은 콘텐츠 검사를 AI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이 작업을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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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공대 ‘정년연장 조기결정’ 첫 시행…“50대 4명 70세까지 근무”

    포항공대(포스텍)가 국내 대학 최초로 ‘정년연장 조기결정제도’를 도입하고 첫 수혜자 4인을 17일 발표했다. 이 제도는 만 50세 무렵의 우수 교원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하는 것을 미리 확정짓는 제도다. 이전에도 우수 교원의 정년을 연장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었지만, 정년을 2~3년 앞두고 정년 여부를 알 수 있어 석박사 학생 등 연구 인력이나 연구비를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는 정년 여부를 조기에 확정해 우수 교원들이 장기 연구 계획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자는 이현우 물리학과 교수(55), 정운룡 신소재공학과 교수(53), 한욱신 컴퓨터공학과 교수(53), 민승기 환경공학부 교수(52) 등 4명이다. 모두 각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석학이다. 이 제도는 세계적 연구 역량과 리더십을 갖춘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하며, 올해 3%로 시작해 최종적으로 정년 보장 교원의 30% 이내에서 선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는 조기결정제도를 통해 연구자들이 정년에 대한 불안감 없이 장기적인 연구 계획을 세우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종봉 포항공대 교무처장은 “연구자 중심 문화를 확산해 세계적인 연구 경쟁력을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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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아빠가 3명인 아기 8명 태어났다…英서 무슨 일?

    영국에서 시험관 수정 기술을 통해 부모가 3명인 아기가 탄생했고, 이 아기들 모두 건강한 상태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6일(현지 시간)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은 세계적인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MDT)을 통해 8명의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은 산모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문제가 있을 경우 시행되는 시술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는 세포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외모나 성격을 결정하는 체세포 DNA와는 다른 특이적인 DNA가 들어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전체 DNA의 약 0.1%만을 차지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 눈, 근육의 운동 기능을 상실하는 ‘컨즈-셰이어 증후군’과 같은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로만 유전된다. 난자에 약 10만 개 정도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는데, 난자와 정자가 수정할 때 난자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가 태아에게 그대로 유전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엄마의 난자 속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가 태아에게 유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MDT 시술을 고안했다. 연구자들은 엄마의 난자에서 미토콘드리아 DNA가 없는 난자 핵만 추출하고, 아빠의 정자, 그리고 기증된 건강한 난자에서 난자핵을 제거한 뒤 이 셋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험관 수정을 진행했다. 이렇게 되면 엄마와 아빠의 대부분의 유전자와,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만 물려받은 아기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영국은 2015년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기증 치료에 대한 연구를 합법화했고, 미국은 아직까지 금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합법화 이후 여러 차례 MDT 시술이 시행됐다. 이번 연구는 그 연장선에서 진행된 연구로 22명의 산모가 참여했다. 이중 8명의 산모가 아이를 출산했고, 1명은 아직 임신 중인 상태다. 태어난 아기들의 혈액 검사 결과 8명 중 6명은 엄마의 미토콘드리아 대비 돌연변이 수치가 95~100%가 낮았고, 다른 2명은 77~88%가 낮았다. 즉, 대부분의 아기가 돌연변이를 물려받지 않았거나 아주 낮은 수준으로 물려받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이 데이터는 (MDT 시술이)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 관련 질병의 유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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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앞다퉈 ‘AI 공교육’ 경쟁… 韓은 초등 6년간 34시간 수업뿐

    “오늘은 아버지 키로 아들의 키를 예측하는 회귀 모형에 대해 배울 겁니다. 아까 내려받은 데이터셋을 프로그램에 연결해 주세요. 자, 결과를 봅시다.” 16일 찾은 과학중점학교인 서울 강서구의 마포고 정보 수업 시간. 이날 수업을 진행한 서성원 교사는 본인이 자체 개발한 교재를 통해 인공지능(AI)의 기본이 되는 기계학습과 회귀 모형에 대해 수업을 진행했다. 서 교사는 “현재 쓰이는 교과서는 2022년에 만들어져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AI 디바이드’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개개인의 ‘AI 리터러시(문해력)’를 높이고 격차를 좁히기 위한 AI 교육은 사실상 걸음마 단계다. AI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데 교과서는 2022년에 머물러 있고, 수업 시간은 턱없이 적은 데다 전문 교사마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챗GPT 등 AI 트렌드 안 담긴 교과서우리나라는 2022 개정 교과 과정을 통해 초·중등 정보 과목 시수를 기존 대비 2배가량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수업 시간이 주요국 대비 턱없이 모자란다. 초등학교의 경우 6년 전체 수업 시간 5892시간 중 정보교육은 34시간(0.58%)에 그친다. 이마저도 독립된 정보 교과가 아니라 실과 시간에 배우는 형편이다.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가 따로 있지만 3년간 68시간으로 전체 중학교 수업 시수의 2%에 불과하다. 고등학교의 경우 선택 과목이어서 상당수 학교에서는 3년 내내 AI와 관련한 수업을 접하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영국(374시간), 일본(405시간), 중국 베이징(212시간) 등은 한국보다 정보 관련 수업이 많은 편이다. 부족한 교육시간을 반영하듯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청소년들의 AI 교육 경험을 4점 척도(전혀 받아본 적 없다 1점∼자주 받았다 4점)로 측정한 결과 2점대의 낮은 점수가 나왔다. 교육 내용도 최근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다. 개정 교과서는 2022년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챗GPT 등 생성형 AI 트렌드가 담기지 못했다. 경기 고양시 백신중 정웅열 교사는 “교과서들은 챗GPT 등 최근 AI 기술 내용을 담지 못하고 있어 교사들이 따로 보조교재를 만들어 사용하는 실정”이라며 “AI 활용에 관심이 많은데 왜 이것밖에 못 배우느냐는 아쉬움을 표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 학교별로 교육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반면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AI 교육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 4월 미국 초중고 공립학교의 정규 교육 과정에 AI를 통합한다는 ‘AI 교육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K-12)까지 체계적으로 AI를 교육하기 위해서다. 중국 교육부는 전국 초중학교 184곳을 AI 교육 거점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초·중학생을 위한 AI 의무교육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사 1명으로 여러 학교 돌려막기 수업”교육계에선 AI를 가르칠 교사가 없다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정보 교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정보 교사를 한 학교당 평균 1명꼴도 배치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사범대학 중 컴퓨터교육과가 설치된 곳도 9곳뿐이다. 교사가 부족하니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상치교사, 기간제교사, 순회교사, 외부 강사로 돌려 막는 실정이다. 전북 등 지방 군 단위에선 정보 과목 순회교사 1명이 10개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중학교 정보교육 담당 교사는 “정보 과목 교사가 휴직할 경우 기간제 교사를 찾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라며 “급한 대로 퇴직 교사들이 와서 가르치거나 유사 전공자들이 맡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일부 학교들은 급한 대로 ‘자체 투자’로 AI 교육을 강화하는 형편이다. 특성화고인 대전 신일여고에서는 교비로 월 20달러인 챗GPT 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는 ‘챗GPT 존’을 운영한다. 전문 자료가 필요한 교사들을 위해서도 챗GPT 유료 버전을 지원하고 있다. 정보 교과 AI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고려대 김현철 컴퓨터학과 교수는 “사범대 인원이 동결돼 있으므로 한시적으로라도 일반 컴퓨터 관련 학과의 교직 과정 확대가 필요하다”며 “예비 교사를 상대로 한 AI 리터러시와 융합역량 교육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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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교육 공백에 AI도 사교육… 수강료 1년새 26% 증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3년 차 직장인 A 씨(27)는 지난해 한 강의 플랫폼에서 약 20만 원을 지불하고 챗GPT 활용 강의를 수강했다. 그동안은 챗GPT를 검색 도구 수준으로 사용했지만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면서 활용 방식에 따라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A 씨는 “마케팅 캠페인 카피 작성, 시장 상황과 제품 분석까지 강의 내용을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와 기술 습득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높아지면서 관련 사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청소년 시기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학습 또는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AI 강의 수강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 직무교육 플랫폼 패스트캠퍼스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유료 AI 강의의 1인당 평균 수강료는 2023년 23만5334원에서 지난해 29만5311원으로 1년 새 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AI 강의 구매 수도 1.49개에서 지난해 1.78개로 늘었다. 수업료 부담이 늘었는데도 AI 강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한때는 AI 강의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구매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점점 개인의 AI 역량이 강조되면서 수요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교육에 대한 수요는 특정 플랫폼에서만 보이는 현상은 아니다. 콘텐츠 플랫폼 클래스101에서는 챗GPT 활용 강의 수만 34개에 달하고,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AI 도구 사용법에 대해 다룬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직장인들뿐 아니라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의 AI 사교육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김모 씨(37)는 최근 사설 교육업체에서 100만 원 넘는 강의료를 지불하고 AI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수강했다. 100만 원이 적은 부담은 아니었지만 AI를 잘만 활용하면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는 “AI의 중요성은 큰데, AI를 배울 수 있는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보니 너도나도 사교육 업체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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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으로 인재 유입 1위 미국… 韓인재 최다 유출국은 중국

    한국으로 과학 인재가 가장 많이 유입되는 나라가 미국, 인도, 일본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유출되는 인재들은 중국으로 많이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네덜란드 레이던대 과학기술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2005∼2021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 소속 이력이 있는 연구자 17만7031명과 이들의 논문 112만5674건을 분석했다. 한국 소속 이력 연구자의 글로벌 이동을 분석한 결과 한국으로 인재가 가장 많이 유입되는 나라는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순유입된 연구자는 이 기간 1940명이었다. 이어 인도(567명), 일본(395명)이 많았다. 반면 중국은 한국에서 유출되는 인재가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순 유출 인원이 627명으로 집계됐다. 유출되는 인원이 유입 인원의 4.7배 수준이었다. 베트남, 파키스탄 역시 한국에서 유출되는 인재가 많은 나라로 꼽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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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AI비용 月100달러씩 척척… 中企는 자비로 헉헉 “생산성 격차”

    한국에서 ‘챗GPT’ 앱이 1000만 건 넘게 설치되는 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중화됨에 따라 고성능 AI 활용 여부가 기업 또는 개인 간 생산성과 경제력 차이로 이어지는 ‘AI 디바이드(divide·격차)’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AI 경쟁력 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고성능 AI가 국민의 일상에 침투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디바이드 현상은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대표 기업 A사는 최근 직원 대상 ‘AI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개발 직군 직원들에게 마일리지 형태의 지원금(월 100달러 수준)을 매달 지급하는 것으로 개발자들은 커서, 깃허브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 개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B사도 개발 직군 4500명에게 ‘커서’ 체험판 서비스를 배포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처지는 딴판이다. 바이오 분야 중견기업 개발자(부장급) C 씨는 최근까지 자비로 월 200달러짜리 챗GPT 프로의 ‘딥리서치’를 사용하다 부담이 커 포기했다. A 씨는 “구독료가 비싼 모델은 ‘박사급 조교’ 1명을 데리고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성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면 고가의 AI 구독료를 지원해 주는 회사를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AI 디바이드 현상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 지역, 국가 간에서도 두루 나타난다.AI 디바이드 해결은 ‘AI 3대 강국’을 선언한 이재명 정부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형 KAIST 전산학부 명예교수는 “빈부 격차가 AI 디바이드로 이어지고, AI를 잘 쓰는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의 일자리를 가져갈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月 수십만원 AI 구독료 부담 커”… AI 활용 ‘부익부 빈익빈’[현실로 닥친 ‘AI 디바이드’] 〈상〉 개인-기업-국가 덮친 ‘AI 불평등’고성능 AI 고가 요금제 잇달아… 취약층 AI경험 일반인보다 20%P ↓대입-취업경쟁서 AI 영향력 커지고, 업무효율-매출 등 생산성 차이 커져“임금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우려”#1. 직원 50명 규모의 바이오 분야 중소기업에서 무역 업무를 담당하는 A 씨는 각 나라의 세금·통관 제도를 찾아보거나 번역이 필요할 때 챗GPT 무료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회사에서 유료 버전 지원을 해주지 않자 챗GPT 아이디를 2개 만들어 번갈아 사용 중이다. 해야 할 질문은 많은데 질문을 많이 하면 무료 사용 횟수 제한에 막혀 오랫동안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A 씨는 “그렇다고 회사 업무를 위해 내 지갑을 선뜻 열어 결제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2. 고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B 씨는 의과대학 입학을 꿈꾸는 자녀의 과학 동아리 활동 등을 위해 유료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영문 논문 등을 검색해 공유해준다. B 씨는 “주변의 대다수 학부모들이 자녀 입시를 위해 다양한 AI 툴을 사용하고 있다”라며 “부모 지원 없이 나 홀로 뛰는 학생과 AI 툴로 서포트를 받는 학생이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유료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AI에 기꺼이 돈을 쓸 수 있는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간의 ‘AI 디바이드’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해외 빅테크들은 AI 추론 성능을 고도화하며 고가 요금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xAI는 그록 4를 공개하며 ‘슈퍼그록 헤비’ 요금제를 월 300달러(약 41만 원)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오픈AI 역시 다양한 추론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챗GPT 프로’ 요금제를 200달러에 제공하는 데 이어 전문가용으로 무려 월 2만 달러짜리 초고가 요금제 출시도 검토 중이다.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조준희 회장은 “구글이 지배한 검색 시장은 무료였다. 그러나 AI 시장은 이미 월 구독료가 자리 잡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며 “만약 챗GPT 구독료가 갑자기 인상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개인과 학교, 연구기관, 기업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 빅테크들이 구독료를 얼마든지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AI 유료 서비스를 결제할 능력이 되는 사람과 아닌 이들의 격차가 예상 밖으로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취약계층 AI 경험률 20%포인트 낮아이미 개인들도 ‘AI 디바이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요즘 유료 AI 서비스는 자기소개서 첨삭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로 떠올랐다. 최근 취업에 성공한 조모 씨(26·연세대 경영학과)도 6개월간 취업 준비를 하며 챗GPT 유료 계정을 친구들과 공유했다. 조 씨는 “취업에 필요한 해외 논문 등 자료 조사를 위해 챗GPT 유료 버전을 쓰고 싶었지만 금전적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용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각지능연구실장은 “추론 기능이 포함된 고성능 AI를 활용하면 웬만한 박사급 인력의 퀄리티로 단 몇 분 만에 문헌 조사와 분석을 해온다”며 “고성능 AI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과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실제로 본보가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와 이달 8∼14일 직장인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설문조사에서도 회사 규모나 소득 차이가 AI 활용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78.4%가 ‘크다’고 답했다. 회사가 유료 AI 서비스 활용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업무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47.2%), ‘타 기업과 비교돼 박탈감을 느낀다’(24.7%)는 응답이 많았다.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4년 디지털 정보격차 통계에서도 AI 접근성 차이가 드러났다. ‘AI 서비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51.0%였지만 저소득층, 장애인, 고령자 등 취약계층 평균은 30.7%로 2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해외도 AI 디바이드 경고… “AI 노출 산업, 3배 빨리 성장”해외서도 AI 디바이드에 대한 경고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한 성인의 75%가 AI를 사용하는 반면에 실업자의 경우 52%만 AI를 사용했다. 또 연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가구의 74%가 AI를 사용하는 반면에 연 소득이 5만 달러 미만인 가구에서는 AI 사용률이 53%에 그쳤다.이 같은 AI 디바이드는 또 다른 ‘임금 격차’로도 이어지는 등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5 글로벌 AI 일자리 바로미터’ 보고서에서 AI에 더 많이 노출된 산업의 직원 1인당 매출 성장률이 그렇지 않은 산업보다 3배가량 높았으며, AI 기술을 보유한 직원의 임금이 그렇지 않은 직원의 임금 대비 56%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현장에서는 더 비싼 AI가 등장할수록 경제력이 AI 활용 격차로 이어지는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전문가와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AI 활용이 우리 회사에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을 위한 AI 활용 아이디어를 정부가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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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민간투자’ 美 151조, 韓은 1.8조… ‘주목할 만한 AI’ 美 40개, 韓 1개뿐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AI 디바이드 현상은 국가 간 투자 규모 및 개발 수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대규모 AI 투자가 가능한 국가들과 이들의 AI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국가들 간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AI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AI 인덱스 리포트’에서 2024년 기준 미국의 AI 민간 투자 총액을 1091억 달러(약 150조9071억 원)로 집계했다. 2위인 중국(93억 달러), 3위인 영국(45억 달러)보다 각각 11.7배, 24.1배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은 13억3000만 달러(약 1조8397억 원)로 세계 1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투자금의 8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투자가 특정 국가에 집중되는 양상은 자연스럽게 AI 성능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올해 집계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 중요 지표인 ‘주목할 만한 AI 모델’ 출시 수에서 미국은 40개로 압도적 1위였고, 2위는 15개를 개발한 중국이었다. 한국은 1건에 그쳤다. 미국은 엄청난 액수의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AI의 ‘게임체인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추론 기능을 탑재해 실제 인간과 유사한 ‘초지능(super intelligence)’ AI를 개발하고, 결국 전 세계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픈AI, 메타, 구글 등 AI 빅테크 기업들은 거액을 투자해 업계 전문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도 올 1월 저비용으로 생성형 AI ‘딥시크’를 내놓아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막대한 투자 속에 항저우는 새로운 AI 산실로 떠오르며 딥시크 외에도 유니트리, 딥로보틱스 등 ‘항저우 육룡(六龍)’을 자랑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추론형 AI 모델은 아직 LG AI 연구원의 ‘엑사원 딥’이 유일하다. AI 디바이드는 향후 지역 간에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도시와 AI 및 테크기업, 데이터센터 등 신기술 산업이 뿌리내리는 도시 간의 경제력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7조 원을 투자해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짓기로 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25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7만8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울산시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데 이어 대도시들이 AI 전환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남도청도 최근 서기관급 ‘인공지능산업과장’ 채용 공모에 나섰다. 그간 경남도를 먹여 살려 온 제조업을 혁신할 AI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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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평양 가는 ‘탐해 3호’, 임무는 희토류 탐사

    ‘바다 위 첨단연구소’로 불리는 탐해 3호가 서태평양으로 출항했다. 탐해 3호는 핵심 광물로 꼽히는 희토류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은 탐해 3호가 14일 오후 5시 경남 창원시 진해항에서 서태평양 공해로 출항해 ‘해저 희토류 전용 탐사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첫 임무에 나선 탐해 3호가 그동안의 국내 해역에서의 연구를 마치고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서태평양 공해로 진출하는 것이다. 탐해 3호는 대륙붕, 대양, 극지 등 전 세계 모든 해역의 해저 탐사를 할 수 있는 6000t급 물리탐사연구선이다. 탐해 3호는 해양 탄성파(음파)를 활용해 3차원 물리 탐사와 더불어 시간에 따른 지층 변화까지 탐지하는 4차원 탐사가 가능하다. 해저 지형과 석유나 가스, 희토류 등 해저 자원의 존재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 임무는 서태평양 해저의 고농도 희토류 부존 지역을 찾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 당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한 희토류는 무게와 성질에 따라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로 나뉘는데 중희토류는 고급 자석, 촉매 등 특수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꼽힌다. 해저 희토류에 대한 각국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육상 희토류는 이미 중국이 많은 광구를 선점했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 인근 해역에 심해 과학 시추선을 정박해 수심 5500m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역시 수년 전 국제해저기구(ISA)와 서태평양 공해 지역의 해저광물 자원 탐사 계약을 맺는 등 앞서나가고 있다. 지자연도 이번 탐사를 시작으로 향후 6년간 서태평양 해역의 희토류 3차원 부존량을 확인하고 개발 가능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김윤미 지자연 해저지질연구센터장은 “이번 탐사는 한국의 탐해 3호를 직접 운용해 순수 우리 연구기술로 해저 희토류 자원 분포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국과 일본이 이미 선점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탐사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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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속 인물, 움직이는 영상으로”… 구글, 동영상 생성 AI 기능 추가

    구글의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에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11일(현지 시간) 테크크런치 등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구글은 동영상 생성 AI ‘비오3’에 이미지-동영상 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비오3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영상을 생성하는 AI 모델이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올린 사진 속 인물이나 물체가 원하는 동작을 하거나 움직이도록 영상으로 만들어준다. 가령 반려견의 사진을 올리고 ‘멀리 날아가는 공을 물어온다’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반려견이 공을 물어오는 영상을 만들어 낸다. 비오3는 사진을 기반으로 8초 분량의 720p 해상도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으며 음향도 추가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구글 AI 프로’ ‘구글 AI 울트라 플랜’ 요금제 사용자에게 제공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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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DX-아마존웹서비스, 산업용 AI 개발 협력

    포스코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며 제조 AI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에서 AX를 추진하는 포스코DX는 11일 포스코DX와 AWS가 제조 AX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AWS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되는 생성형 AI ‘베드록’과 AI 머신러닝 서비스인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해 산업 현장의 엔지니어링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엔지니어 에이전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AI 엔지니어 에이전트는 현장 설비 시스템 설계를 위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사양서, 설계서, 도면 등 단계별 산출물과 준공 보고서까지 자동으로 생성하는 등 엔지니어링 설계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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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의 xAI “챗봇의 ‘히틀러 옹호 답변’ 사과”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최근 불거진 AI 챗봇 ‘그록’의 히틀러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에 나섰다. 12일(현지 시간) xAI는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에 “많은 분들이 경험한 끔찍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추가적인 악용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록은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로 희생된 어린이들을 “미래의 파시스트”라고 표현한 ‘신디 스타인버그’라는 이름의 계정을 인용하며 “이런 고전적인 혐오 사례는 매번 같은 성씨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를 본 한 이용자가 “어떤 성씨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그록은 “스타인버그(종종 유대인)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은 반(反)백인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이용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한 20세기 역사적 인물은 누구냐”고 묻자 “아돌프 히틀러”라고 답했다. xAI는 코드 업데이트 중 그록이 어떻게 작동하고 응답해야 하는지를 규정한 ‘지침 세트’의 이전 버전이 복원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전 버전의 지침 세트에는 “근거가 있다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주장을 하는 것을 꺼려서는 안 된다”는 지시가 포함됐다. 이런 지침 때문에 그록이 사용자들의 극단적인 견해에 영향을 받고 비윤리적인 답변을 생성했다는 것이다. xAI는 이제 이 같은 지침을 코드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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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호발사 3년 공백, 고숙련 인력 대 끊길 우려[IT팀의 테크워치]

    “내년 3월이면 2027년에 발사되는 누리호 6호기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이 모두 끝납니다. 이후 추가 발사가 예정된 게 없으니 팀은 해체되겠죠. 뒤늦게 추가 발사를 하게 되면 지금 있는 고경력 기술인들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일 겁니다.”(최중렬 에스엔케이 전무) 올해 11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번째 발사가 이뤄집니다. 2027년까지 계획돼 있는 6번의 발사 중 절반 이상이 완료되는 겁니다. 2027년 발사에 앞서 당장 누리호에 부품을 납품하는 300여 개의 기업은 내년 3월이면 일감이 떨어지는데 누리호의 추가 발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대가 끊길 형편’이라고 표현합니다. 누리호 다음 세대로 개발 중인 차세대발사체의 첫 발사는 2030년에야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차세대발사체 계획이 변경되면서 발사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누리호의 추가 발사 없이는 최소 3년 이상의 발사 공백기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공백기가 발생하면 중소기업들은 우주 부품 개발·생산 팀을 그대로 유지할 여력이 없습니다. 최 전무는 “누리호 3차 발사 이후에도 공백이 1년 이상 생겨 팀이 해체됐었고, 4차 발사를 위해 다시 모이라고 하니 딱 절반만 왔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의 표현처럼 고숙련자의 대가 끊기는 셈입니다. 우주항공청은 이 같은 사태를 막고자 누리호의 추가 발사(7차)를 위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1578억 원을 투입하는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당초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2028년 발사한다는 목표였으나, 관련 부처를 설득하지 못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청도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빨리 국방·관측 위성과 같은 공공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누리호를 계속 ‘써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전 세계 발사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는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처음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공 수요에 기대 파산 위기를 넘겼습니다. 살아남은 스페이스X 덕에 미국의 민간 우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의 스페이스X를 키우겠다’는 정부의 외침이 공수표가 되지 않으려면 좀 더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시기입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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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의약품 관세 200%, 반도체도 이달말 결정” 韓기업들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이달 말경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약품에는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고강도 관세 정책이 예고됐다. 8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의약품, 반도체 등 몇몇 분야에 대해 (관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는 “의약품 관세에는 200% 정도에 달하는 매우 높은 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며 “(의약품이) 미국으로 들어오기까지 1년이나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인수하는 등 의약품 생산 시설을 미국에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이날 의약품과 반도체 관세 부과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상치인 25% 안팎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이 언급되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당황한 모습이다. 당장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더라도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미국 생산 시설에 의약품을 맡겨도 기술 이전 등에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미국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한국 대비 3배 이상 많다. 그간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매출 감소와 미국 내 시설 확보를 저울질했을 때 차라리 관세를 내는 편이 영업이익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해 왔다. 하지만 200%의 고관세가 언급된 만큼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200% 관세는 정말 상상도 못한 수준”이라며 “만약 이대로 관세 부과가 이뤄진다면 아예 수출을 포기하는 바이오 기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엔 무역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 규모는 총 39억7000만 달러(약 5조4476억 원)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반도체 수출 금액은 732억7000만 달러(약 100조7609억 원)로 전년 대비 11.4%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관세율이 나오지도 않았고, 관세율 인상에 대한 파급 효과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협상 결과를 비롯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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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의약품 200% 관세’ 언급에…업계 “수출 포기 고려할 수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국내 바이오 업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25% 내외로 예상했던 관세 범위를 훌쩍 뛰어넘자 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은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이다.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의약품에 대해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즉시 발효되지는 않을 것이며 약 1년에서 최대 1년 6개월의 시간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제약사들)이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 제약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새로 짓거나 인수하는 등 제약 분야 제조 시설을 미국에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내각 회의 후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약품 관세에 대한 세부 사항은) 이달 말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제약 업계에서 요구하던 관세 유예 기간은 늘어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00% 관세를 언급하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장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더라도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미국 생산 시설에 의약품 생산을 맡기더라도 기술이전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등에 2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본도 국내에 공장을 지을 때보다 3배 가량 많이 들어간다. 그간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매출 감소와 미국 내 시설 확보를 저울질했을 때 차라리 관세를 내는 편이 영업이익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00%의 고관세를 언급하며, 이것이 실현됐을 경우를 고려해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 관세는 정말 상상도 못한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관세 계획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이달 말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이 나오면 미국 진출 전략이 큰 폭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만약 이대로 관세 부과가 이뤄진다면 아예 수출을 포기하는 바이오 기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UN 무역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 규모는 총 39억7000만 달러(약 5조 4476억 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관세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 발표 후 바로 단기적으로는 2년 분의 재고 보유를 확보했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생산시설 보유 회사의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뇌전증 국산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은 도미니카공화국 근처에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고, 관세 발효 즉시 생산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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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성이론-양자역학 간극 메울 새 전자운동 이론, 국내 연구진이 내놨다

    국내 연구진이 아인슈타인이 내놓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잇는 ‘미싱링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사고를 비판했던 대표적인 학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상대성이론은 양자 중 하나인 전자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이론이 됐다. 단,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전제가 달라 일관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두 이론을 연결하는 새로운 이론을 발견한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8일 박노정 물리학과 교수와 김경환 교수팀이 전자의 ‘스핀’을 고체 속에서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6월 27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자에는 ‘스핀’과 ‘궤도각운동량’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회전이 있다. 스핀이 지구의 자전이라면 궤도각운동량은 태양을 도는 공전에 해당한다. 스핀과 궤도각운동량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스핀-궤도 결합’을 통해 물질의 자성이나 전도성 등을 결정한다. 문제는 스핀-궤도 결합이 물질의 상태에 따라 상대성이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고, 양자역학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두 이론이 서로 다른 전제를 갖고 있어 스핀-궤도 결합을 하나의 방정식 안에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반도체, 고체 등에서는 궤도각운동량을 정의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연구팀은 궤도각운동량을 쓰지 않고 물질 내 스핀-궤도 결합을 설명할 수 있는 ‘스핀-격자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계산법을 1차원 도체(백금 사슬), 2차원 부도체(질화붕소), 3차원 반도체(갈륨비소) 등 다양한 물질에 적용해 봤다. 그 결과 스핀 분포, 스핀 전류, 자기 반응 등을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예측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소자 등의 설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내 전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해야 반도체 설계 단계에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연구팀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되던 계산적 비일관성을 해소한 방식”이라며 “향후 스핀 기반 전자 소자 설계에 기초 이론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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