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 AD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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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dodo@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경제일반39%
자동차17%
기업8%
건강8%
문화 일반8%
복지4%
사회일반4%
교육4%
검찰-법원판결4%
유통4%
  • [이젠 평창이다/포스코]세계가 인정한 ‘빙판 위의 메시’ 국민에 알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손꼽히는 포스코는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 철강부문 공식파트너사다. 포스코는 이번 겨울올림픽 이후에 열리는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도 후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스포츠 종목 후원은 인기 종목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장애인 아이스하키를 후원하는 것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2017년 4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며 “국민들이 더 큰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원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후원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정승환 선수는 국제장애인올림픽협회(IPC)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로 선정돼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린다. 정 선수는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2015년 12월 탄소배출권 2만5968t을 이번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기부했다. 포스코가 기부한 탄소배출권의 양은 1MW급 풍력발전기 약 20기가 1년간 발전한 효과와 같다. 이 배출권은 올림픽 준비와 운영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상쇄에 사용되면서 ‘올림픽 사상 최초 온실가스 제로화 실현’에 기여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의 계열사들도 이번 올림픽과 겨울 종목은 물론이고 다양한 스포츠에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2011년 10월부터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단을 후원해 왔다. 해외 대회에서 다른 나라 선수단의 썰매를 빌려 쓰기도 했던 열악한 상황은 포스코대우의 후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해외 전지훈련 일수와 대회 참가를 늘리면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봅슬레이는 2015∼16시즌 월드컵 금메달, 스켈레톤은 2015∼16, 2016∼17시즌 월드컵 은메달 등의 성적을 거뒀다. 포스코는 이 밖에도 체조와 탁구 등 대중의 인기가 집중되지 않는 종목에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녀 프로 바둑팀을 함께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1973년 첫 쇳물 생산 이후 경쟁력 있는 철강 제품 생산으로 한국의 근대화를 뒷받침했던 것처럼 스포츠 분야에서도 빛이 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후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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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90% 정규직으로 뽑을것”

    도색을 벗겨낸 비행기 동체는 짙은 은색이었다. 지난달 26일 찾은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2사업장. 길이 35.6m에 이르는 거대한 비행기가 ‘벌거벗은’ 채로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작업용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 비행기 안에 들어서자 출입구 위에 붙여 놓은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적 잠수함을 잡는 원년.’○ 50년 넘은 비행기 정비… “구석구석 사람 손으로” 이 비행기는 KAI가 54개월 주기의 대규모 정비를 진행 중인 우리 해군의 대잠 초계기 ‘P-3CK’다. P-3CK는 적 함정과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이 주 임무다. 이 은색의 알루미늄 동체를 가진 비행기가 처음 만들어진 해는 1966년이다. 미 해군이 1992년까지 운용하다 퇴역시키면서 애리조나주 사막에 있는 이른바 ‘비행기의 무덤’에 보관하던 것을 우리 해군이 2005년 다시 사왔다. 그리고 KAI가 성능을 개량해 2010년 전력화했다. 결국 만들어진 지 50년이 넘은 비행기를 수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 비행기 1대를 정비하는 데는 24명의 인력이 투입돼 꼬박 6개월이 걸린다. 비행기가 들어오면 우선 외부 도색을 벗기고 각종 부품을 모두 분해한 뒤 상태 검사와 부품 교체 등을 진행한다. 비행기를 원상으로 복구시킨 뒤 지상시험과 비행시험까지 거쳐야 정비가 끝난다. P-3CK는 56개월 주기로 이런 대규모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비행기 안에는 승무원이 올라설 수 있는 바닥까지 모두 제거한 뒤 작업을 위해 나무판 등을 설치했다. 주요 부품을 모두 제거한 비행기 내부엔 알코올 냄새가 가득했다. 낡고 먼지 쌓인 비행기 곳곳을 알코올로 닦아 내기 때문이다. 여러 명의 작업자가 바닥에 주저앉고도 몸을 굽힌 채 비행기 구석구석에 손전등을 비추며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직원 한 명은 아예 비행기 바닥 밑으로 내려가 동체의 안테나 케이블을 정비하고 있었다. 사람 손에 의존하는 작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조정일 KAI 항공기생산실 성능개량기술팀장은 “항공기 정비는 날개 안에까지 들어가서 손으로 작업해야 한다. 자동화나 기계화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까지 6100개 일자리 창출 효과" P-3CK 정비 사례는 KAI가 추진 중인 항공정비(MRO) 사업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한 번 구매하면 수십 년을 쓰게 되는 항공기는 지속적인 점검, 정비가 필요하고 여기엔 다수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 1월 MRO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KAI와 경남도는 2016년 7월 단독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MRO 전문업체를 설립해 최근 저비용항공사(LCC)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커지고 있는 민간 항공정비 수요를 흡수하고 기체 개량 등으로 MRO 사업 분야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올 8월 한국공항공사가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KAI는 올해 말까지 MRO 사업을 진행할 업체를 새로 설립하는 등의 사업 계획을 이미 세워 놓은 상황이다. KAI는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2020년까지 1700여 개(매출 2300억 원), 2026년까지 6100여 개의 일자리(매출 8300억 원)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연기 KAI 전략기획본부장은 "2026년까지 KAI가 직접 고용하는 1800개 일자리는 90%를 정규직으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MRO 사업을 진행하면서 회사가 고용하는 인력 대부분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항공 MRO는 군 헬기·항공기 수요까지 포함해 앞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영역 중 하나다. 다른 산업을 뒷받침하는 연관 산업을 육성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일자리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항공산업이 커지면 자연스레 MRO 사업 수요가 생기고, 화장품 산업이 커지면 화장품 포장용기 사업도 성장하듯이 주요 산업과 연관 산업이 만들어 내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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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미주노선 운송량 73% 증가

    현대상선은 4월 아시아발 미주 서안 노선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이 지난해보다 73%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4월에 미주 서안 노선에서 주당 7604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의 물량을 수송했지만 올해 4월에는 주당 1만3186TEU를 수송했다. 이에 따라 선사별 수송량 순위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현대상선이 취항하는 미주 서안 항구 도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코마, 오클랜드, 롱비치와 캐나다 밴쿠버 등이다. 아시아발 미주행 전체 물량도 지난해 4월 주당 1만733TEU에서 올 4월 주당 1만7932TEU로 67% 증가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주 노선 확대로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물량을 많이 흡수한 결과다. 계절적으로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어 수익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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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사업 고도화-신소재 발굴-스마트공장 3대축 삼아… 포스코 향후 50년 성장 밑그림 그린다

    기가 스틸로 대표되는 철강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리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과감히 투자한다. 그리고 그룹 전체의 힘으로 스마트 산업을 육성한다. 최근 포스코가 ‘신(新)중기전략’을 통해 내놓은 3가지 축의 발전 방향이다.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문을 연 포스코는 설립 50년을 앞두고 있다. 철강 산업을 뛰어넘어 앞으로 50년 동안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의 해답이 바로 이 신중기전략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철강 부문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등 최고 품질의 제품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또 WP 제품 중에서도 수익성이 월등한 제품은 월드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으로 이름 짓고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 분야에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리튬, 니켈 등 에너지 저장 소재 양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염수나 폐2차전지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 등을 독자 개발한 바 있다. 2월에는 전남 광양제철소에 국내 최초로 리튬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탄산리튬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미래 성장 분야에 앞으로 3년간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엔 11조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전체에서는 ‘스마트 산업 육성(Smartization)’이 핵심 과제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참여해 스마트 공장, 스마트 빌딩, 스마트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후판부를 스마트 공장 시범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신중기전략이 마무리되는 2019년 말에는 연결 영업이익이 지난해 2조8000억 원에서 5조 원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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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럭셔리하게”… 佛-伊 “디자인 폼나게”

    첨단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체인 자동차는 그 나라의 이미지를 알리는 도구이기도 하다. 한국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에 국가 이미지를 결부하는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특히 국가 고유의 이미지를 앞세우면서도 각각 ‘럭셔리’와 ‘스타일’을 내세우는 등 소비자 공략법의 차이가 뚜렷한 것이 눈에 띈다. 전자는 재규어, 랜드로버, 캐딜락 등이, 후자는 시트로엥, 피아트 등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럭셔리’ 앞세운 재규어, 볼보, 캐딜락 영국 브랜드로는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브리티시 럭셔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두 브랜드 성능은 기본으로 하고,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이를 체험해 보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영국 왕실의 의전차량으로도 유명한 재규어는 브랜드 슬로건인 ‘아트 오브 퍼포먼스’를 내걸고 TAOPT(The Art Of Performance Tour)를 국내 주요 도시에서 열고 있다. TAOPT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후 다음 통과 지점을 무작위로 표시하는 스마트콘 테스트를 비롯해 급경사와 내리막을 체험할 수 있는 트윈 테라포드 등을 통해 차량의 주행 성능과 첨단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랜드로버 역시 도심 속에서 인공 구조물을 통해 오프로드 역량과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랜드로버 익스피리언스(Land Rover Experience)’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스웨덴 브랜드 볼보도 ‘스웨디시 럭셔리’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최근 국내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볼보가 강조하는 스웨덴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차량으로 최근 출시한 더 뉴 크로스컨트리를 꼽는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모은 이 모델이 가족을 중시하고 일과 여가의 조화를 추구하는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웨덴의 척박한 자연 환경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험지와 거친 날씨에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전국 곳곳에서 팝업 스토어인 ‘메이드 바이 스웨덴(Made By Sweden)’을 운영하면서 스웨덴 브랜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 1분기 국내에서 1681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2%의 판매량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캐딜락도 최근 ‘아메리칸 럭셔리’를 내세우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젊은 감각의 새로운 트렌드세터’를 표방한 캐딜락은 유명인과 스포츠 마케팅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스타일’과 ‘패션’의 나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중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은 패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두 국가의 특성을 디자인과 개성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와 시트로엥은 개성 있는 디자인에 높은 연료소비효율과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푸조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협업을 통해 아웃도어 웨어 라인을 출시하고 2014년엔 푸조 3008 밀레 에디션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시트로엥도 스포츠용품과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활발히 진행하는 한편 제주 히든클리프 호텔과의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시트로엥 C4 칵투스의 다양한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프랑스 차는 전통적으로 연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젊고 개성 있으면서도 실용성까지 원하는 고객들이 푸조와 시트로엥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피아트는 국내에서 스타일리시 자동차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소형 해치백 500, 500의 컨버터블 모델인 500C, 소형 SUV 500X 등 3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패션과 명품의 나라인 이탈리아의 감성과 스타일, 컬러를 강조하는 마케팅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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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가 미래다]산학연 협력 3년 연구 결실… 獨밀어내고 시장 99%점유

    2009년 신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결정과 지원이 없었으면 회사가 어떻게 됐을까. 충북 충주시에 자리 잡은 중소기업 ㈜천보의 관계자들이 요즘 하는 생각이다. 2007년 설립돼 지난해 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천보는 액정표시장치(LCD) 에칭(식각·패널의 표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 첨가제와 반도체 원료, 2차전지 전해질 첨가제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LCD 에칭에 쓰이는 핵심 물질인 5-ATZ(아미노테트라졸)가 연 매출 300억 원 이상을 올리는 주력 생산품이다. 5-ATZ는 원래 천보의 생산품이 아니었다. 7, 8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유명 기업인 바스프(BASF)가 생산해 세계 곳곳에 공급하고 있었다. 당시 천보는 매출액이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천보의 제품을 납품받던 기업의 요청으로 5-ATZ 개발·생산에 나서면서 회사의 운명이 달라졌다. 2009년의 일이다. 이상율 대표가 5명 정도의 연구원과 함께 기업부설연구소를 이끌던 천보는 중소기업청의 산학연협력 기업부설연구소 지원사업을 통해 1억5000여만 원을 지원받으며 제품 국산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는 천보와 충주대 이용규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진행했다. 3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천보는 kg당 5만 원 가까이에 이르던 제품을 kg당 1만 원대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있던 기술을 국산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5-ATZ를 국내와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천보는 독일 기업을 밀어내고 9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초고화질(SUHD) LCD 제품에도 천보의 제품이 쓰인다. 2013년쯤부터 5-ATZ를 본격적으로 생산한 천보의 성장은 ‘선순환’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천보의 연구개발 노력을 주목한 고객사들이 새로운 제품 개발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반도체 원료(WET CHEMICAL) 개발에 나서 2014년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천보는 이 반도체 원료에서 250억 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5년엔 2차전지 전해질 첨가제 개발 요청이 이어졌고 천보는 30여 종에 이르는 첨가제를 개발·생산하면서 연간 200억 원가량의 첨가제를 판매하고 있다. 5명에서 출발한 연구원도 현재 30명까지 늘었다. 천보는 올해 7명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10명의 연구 인력을 더 선발할 계획이다. 결국 연구개발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계속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며 올해 천보는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양우 천보 기업부설연구소장은 “기술 개발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을 확인하니까 고객사들이 꾸준히 제품 개발과 협력을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과를 뒤에서 받쳐준 중소기업청의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은 이공계 전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가진 연구개발 인프라를 중소기업이 활용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총 1308억 원이 투입돼 과제별로 평균 6100만 원이 지원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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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칠레 복합발전소 준공 “중남미 플랜트 진출 교두보 마련”

    삼성물산이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26일(현지 시간) 칠레에서 켈라르 가스복합 발전소 준공식을 열었다.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 주 메히요네스 지역에 있는 켈라르 발전소는 호주계 글로벌 광산 기업인 BHP 빌리턴이 2013년 발주한 517MW급 가스복합 발전소다. 준공 이후엔 BHP 빌리턴이 소유한 구리광산에 전기를 공급한다. 삼성물산 측은 한국 기업이 최초로 수주한 칠레 민자발전 건설·운영 사업이며 발주처가 전력 구매를 보장하기 때문에 최대 30년간 안정적인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멕시코 만사니요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사업, 노르테2 가스복합 발전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켈라르 발전사업까지 완공함으로써 중남미 발전·플랜트 시장에 한국 기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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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부터 재계에 각세운 문재인 정부… 기업들 “출구 안보여 갑갑”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0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정부와 재계의 갈등을 촉발할 ‘뇌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26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의 발언을 직접 반박한 데 이어 28일에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재벌 비판에 가세했다.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자칫 정부와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칠까 경계하는 모습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각 이해관계자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핵심 쟁점에 대한 신중하고 진지한 논의가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로의 진영에서 함포 사격만 하다 보면 합의점을 찾아내기보다는 오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귀족노조·간접고용 등 문제 단순치 않아” 민간 기업들의 비정규직 문제는 단칼에 정리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기득권 문제다. 재계에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일부 강성 노조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급격히 높였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저성과자 해고가 불가능할 정도로 정규직 노동시장이 경직됐다는 지적도 있다. 과도한 인건비를 부담하고 인력 운용의 여유를 잃게 된 기업들이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채용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경총의 김 부회장이 “대기업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 인상이 지속된다면 기업 규모,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 게 이런 배경에서다. 물론 기업들이 이런 사정을 악용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규직들과의 싸움을 피하고 기업의 이윤만 좇으면서 ‘나쁜 일자리’를 양산했다는 비판이다. 대기업의 간접고용 이슈도 ‘뜨거운 감자’다. 제조업만 보면 평균적으로 한 기업에서 일하는 100명의 임직원 중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각각 96명, 4명이다. 여기에 사내하도급 등의 형태로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간접 고용 인원’이 33명쯤 된다. 경영계에서는 비주력 업무를 전문 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인건비를 줄이고 인력을 쉽게 감원할 수 있는 편법 또는 불법적 고용형태라고 보고 있다. 간접고용의 경우 대기업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근로자들 간 ‘노노 갈등’의 원인도 되고 있다. 지난달 말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비정규직 사내하청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의결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최우선 정책 과제로 내걸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기업이 안게 되는 비용 부담은 결국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좋은 일자리’와 ‘많은 일자리’ 중 어떤 곳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시점인지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결국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의 문제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고민하면서 생산적인 대화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소통’ 외쳐놓고 비판 계속하자 당혹스러운 재계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의 수위 높은 비판에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무서워서 무슨 말을 할 수나 있겠나”라고 했다. 5대 그룹 한 관계자는 “노동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는 아무것도 없는데 무조건 정규직만 늘릴 수는 없다. 어디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지 출구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군기만 잡는 상황이라 갑갑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특히 문 대통령이 누구보다 소통을 중요시해 왔다는 점에서 불만이 더 크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초청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비정규직 전환 문제는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 사회적인 대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집권하면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계와 노동계, 일반 시민사회, 이렇게 폭넓게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겠다던 문 대통령이 경제단체의 발언에 즉각 ‘면박’을 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본인 생각과 다르면 완전히 적폐 대상이라는 것 아니냐. 다른 목소리에 대해 이렇게 몰아붙이면 기업 입장에서는 공포와 패닉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설치한 뒤 개별 기업별로 일자리와 비정규직 추이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민간 기업 압박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심각한 오독”이라고 하는 시각차도 서둘러 극복해야 할 간극으로 보인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귀족노조 기득권 얘기는 안 하면서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의 말만 하고 있다”며 “근본 원인이 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등을 놓고 재계, 노동계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도형 dodo@donga.com·이샘물 기자}

    •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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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R&TECH]쭉쭉 치고 올라가는 국산 경차, 모닝-스파크… 신차시장 강세 잇는 벤츠 E클래스

    가정의 달인 5월은 중고차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비수기에 속한다. 각종 기념일과 행사로 가계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중고차 구입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차를 중심으로 저렴한 모델들은 시기에 상관없이 인기가 높고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SK엔카가 1∼22일 중고차 등록대수를 집계한 결과 국산 중고차는 지난달 6위를 기록했던 기아자동차 올 뉴 모닝이 3위를 차지했다. 10위를 기록했던 쉐보레 스파크도 7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3위를 기록한 현대 YF쏘나타는 4위로 밀렸고 4위를 기록했던 기아 K5는 6위로 밀려났다. 실제로 국산 중고차에선 경차의 약진이 두드러진 셈이다. 수입 중고차에서는 지난달 4위였던 아우디 뉴 A4와 5위였던 BMW 3시리즈(F30)가 자리를 맞바꿨다. 지난달 8위를 기록했던 폴크스바겐 골프 7세대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수입 신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인기가 높은 만큼 앞으로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고차 구매 흐름과 관련해 SK엔카 측은 국산 대형차와 수입 준대형차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수입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입 예산이 3000만∼4000만 원 사이인 경우 선택의 폭이 넓어 수입차로의 이동이 많은 편이라는 것이다. 박홍규 SK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델들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완전 변경을 거치면서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입 신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입 중고차 1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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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R&TECH]가장 빠른 국산차 스팅어… 초대형 수입 SUV 에스컬레이드…

    국산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부터 수입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갖춘 소형 SUV까지. 이달에도 다양한 성능을 가진 신차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대를 모으던 스팅어는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공식 출시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4.9초로 현존하는 국산차 중 가장 빠르다.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껏 달려볼 만한 주행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GM이 출시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2.2kg·m, 6.2L V8 엔진의 성능을 자랑하는 풀 사이즈 럭셔리 SUV다. 에스컬레이드는 1999년 1세대 출시 이후 전 세계 유명 인사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캐딜락의 대표 모델로 손꼽힌다.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은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4기통 2200cc급 엔진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이면서 차의 뼈대는 4중 구조로 설계해 안전성을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출시한 더 뉴 GLC 쿠페는 SUV인 GLC의 디자인과 주행 감각을 강화한 쿠페 모델이다. 쿠페 특유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역동적 주행 성능에 다재다능한 SUV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FCA코리아가 내놓은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는 오프로드에서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새로운 설계가 반영됐다. 현대자동차는 LF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 기술인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용량을 키웠고 전기차(EV) 모드의 효율을 높여 복합연료소비효율이 L당 18.8km로 기존 모델보다 3.2% 향상됐다.정리=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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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24시간 주행성능 체험위해 연구원들이 獨레이스 출전

    현대자동차의 젊은 연구원들이 고성능 브랜드 ‘N’의 주행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독일에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지는 내구 레이스에 직접 드라이버로 나선다. 현대차는 24일 30대 초반의 남양연구소 연구원 4명이 27, 28일 열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본선에 직접 출전한다고 밝혔다. 고성능 브랜드 ‘N’ 차량이 가혹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갖췄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는 24시간 동안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우승하는 대회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총길이 25km에 좁은 노폭과 심한 높낮이 차, 보이지 않는 급커브 등 가혹한 주행 환경을 갖고 있어 ‘녹색지옥(The Green Hell)’이라고도 불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가혹한 상황에서 주행을 경험해보는 것이 차량 개발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7개월 동안 체력을 단련하고 서킷 주행을 연습하면서 4명 모두 자격을 갖춰 대회에 출전한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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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비정규직 이분법 잣대론 경영혼란 불가피”

    《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의 3월 말 기준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1.3%, 0.9%다. 반면 모바일, 자동차용 소재·부품 생산 기업인 LG이노텍과 이동통신업체 LG유플러스의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4%, 21%다. 같은 그룹이라고 ‘비정규직 우선 채용’이라는 경영 원칙을 적용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각 산업별, 기업별로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하는 ‘각자의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공언하면서 민간기업 사이에도 정규직 전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필두로 한 공공부문이 스타트를 끊자 민간 기업들도 비정규직 인력 채용 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산업 구조, 직무 특성 등을 무시한 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흑백논리’만 대입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 천차만별 비정규직 비율, 왜? LG이노텍의 비정규직 비율은 ‘들쑥날쑥’ 변한다. 지난해 3월 기준 120명이었던 비정규직 인력은 12월 말 787명까지 치솟았다. 올해 3월에는 다시 330명으로 떨어졌다. 업종 특성 때문이다. 이 회사는 경기 파주, 경북 구미, 광주 등 5곳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 차량용 통신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 자동차 제조사 등 주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생산물량 변동 폭이 심하다는 데 있다. LG이노텍은 3∼6개월씩 단기 생산인력을 채용해 물량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이른바 필요할 때마다 ‘생산 대응 인력’을 고용한다는 뜻이다.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들의 고용 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LG유플러스(21%)는 경쟁사인 SK텔레콤(4%), KT(3%)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이는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직영점 판매 인력을 본사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어서다. SK텔레콤과 KT는 이 인력들을 각각 PS&M, KT M&S라는 자회사를 두고 관리하고 있다. 최근 비정규직 5200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발표한 SK브로드밴드도 SK텔레콤이나 KT와 같은 형태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떤 고용 형태가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동일 업종이라도 획일화된 잣대를 들이대긴 힘들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설치하면서 개별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동향 외에도 비정규직 비중 추이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숫자 경쟁’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비정규직 채용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방향성은 동의하지만 일부 기업의 비정규직 채용 인력은 각 산업적 구조의 특성에 따른 결과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사내하청·간접고용이 뇌관 기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도 상당한 걸림돌이다.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일부 유통업체는 모든 직원의 정규직화라는 ‘결단’을 내리더라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반면 ‘정규직 고임금 구조’를 가진 많은 기업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백, 수천 명의 처우를 당장 정규직 수준으로 올려주기도 어려운 데다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도 기득권을 놓지 않고 있어서다. 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은 “결국 정규직의 양보 없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런 문제에 일찌감치 직면했던 기업이다. 현대차는 2015년 6000명의 협력업체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법원이 사내 협력업체 직원을 현대차가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후였다. 현대차는 실제 2015년 4000명, 지난해 1200명의 협력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올해 마지막 800명에 대한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이 정규직 직원들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거의 비슷한 일을 한다는 점이 감안됐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될 만했다는 얘기다.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자동차 사례는 결국 기존 정규직 근로자와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이중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물론이고 기존 근로자와 기업이 모두 일정 부분 양보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협력업체 직원 고용 비중이 높은 조선업과 철강업 등에서는 현대차 사례를 주시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할 경우 대기업들은 직접적인 생산비 상승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의 경우 일감이 일정하지 않은 수주 산업이라는 문제도 남는다. 조선업 경기가 큰 폭으로 변하는데 모든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문제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경쟁력 강화와 인건비 문제 등과 직결된다. 직무에 따른 성과나 임금체계에 대한 고민 없이 이분법적인 정규직 전환을 강조하면 오히려 기업의 구조조정,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도형 기자}

    •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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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전북 익산에 국내 최대 연료전지 공장 준공… 年 63MW 규모 생산

    ㈜두산이 전북 익산시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했다. 23일 ㈜두산은 전북 익산시 제2일반산업공단 내 1만744m² 부지에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이날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기다. 가동률이 높으면서도 설치면적이 작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친환경 발전 설비로 꼽힌다. ㈜두산은 익산공장 준공으로 연간 440kW용 144대, 총 63MW 규모의 국내 최대 연료전지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미국 코네티컷 주 소재 연료전지 공장과 함께 가동해 국내외 연료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유럽 등 신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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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10년 연구끝에… LNG저장소재, 국제표준으로

    포스코가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이 국제 표준기술로 등재됐다. 최근 수요가 커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에 적합한 새로운 소재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포스코는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이 최근 국제 재료 및 규격 관련 표준기구인 국제재료시험협회 표준기술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에도 견딜 수 있는 강재로, LNG 저장과 이송에 적합하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기존에 사용되는 니켈합금강보다 용접성이 좋고 가격도 70∼8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 기술이 관심을 이유는 LNG가 최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 절벽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조금씩 발주가 살아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LNG 수요가 커지면서 LNG 공급을 위한 운반선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셰일가스도 해외에 수출할 때는 LNG 운반선을 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LNG 운반선이 앞으로 매년 30척 이상은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LNG 운반선은 우리 조선 3사가 가장 경쟁력을 갖춘 영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LNG를 연료로 쓰는 LNG 추진선 수요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선급기관인 노르웨이독일선급협회(DNV GL)는 2020년까지 1000척가량의 LNG 추진선이 건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포스코는 극저온용 고망간강을 지난해 현대미포조선이 건조에 들어간 세계 최대 규모 LNG 추진 벌크선의 연료탱크 소재로 납품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선박 등에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면서 수요가 커지는 LNG 관련 시장에서 경쟁 소재들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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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관계 회복 기미에도… 현대·기아車 고전

    “지금 상황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안 보이네요.”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중국 시장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판매량이 급감한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현대·기아차 측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 내 판매량을 따로 집계하진 않았지만 3월을 기점으로 크게 줄어든 자동차 판매 흐름이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데 이어 특사를 파견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진한 중국 판매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5만105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4만6378대)에 비해 65.1%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달 판매대수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던 2009년 2월(4만2514대)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는 3월에 이미 지난해 3월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는 44.3%, 기아차는 68.0% 줄어든 판매량을 기록하며 사드 관련 보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중 관계가 회복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뒤에야 현대·기아차의 단계적인 판매량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악재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 안팎에서는 올해 세운 825만 대 판매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현대차가 114만200여 대, 기아차가 65만여 대를 판매한 시장이다. 두 회사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각각 23.5%와 21.5%를 차지하는 대형 시장에서 판매량이 곤두박질친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10만 대 이상 높여 잡은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2012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로 충돌했을 때 일본 자동차 업계가 겪었던 고전과 비슷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중국 판매량이 급감했다가 1년가량이 지난 뒤에야 겨우 회복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다. 다만, 워낙 구매력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예상보다 빠른 판매량 회복세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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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새 길을 찾다/효성]국내 유일 ‘스태콤’ 상용화 기술로 해외 시장 공략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효성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도 11조9291억 원의 매출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 1조163억 원을 달성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런 성장의 바탕에는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집념과 의지,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효성이 자체기술로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다. 그러면서 등산스틱, 골프채 등 레저용 제품과 연료용 CNG 압력용기, 자동차용 구조재, 우주항공용 소재 등 철이 쓰이는 모든 곳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이 높다.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2012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효성 등 국내업체들이 연이어 상용화 설비를 가동하고 있어 수입 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용도 개발을 통해 연간 12%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시장은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효성은 원천기술 확보 후에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탄소섬유 성형재료, 압력용기용 탄소섬유 등을 개발했다. 효성의 중공업사업 부문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후 2014년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189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실적 회복을 보여줬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품질혁신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인 결과라는 평가다. 이런 흐름을 이어 올해도 초고압변압기, 차단기를 포함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규 아이템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효성만 상용화 기술을 가진 스태콤(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고부가가치 에너지 신사업 아이템을 새로운 도약의 기반으로 삼으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력에너지 토털솔루션 공급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노틸러스효성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뱅크에 2년간 환류기 7000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발주한 차세대 지점혁신 프로젝트의 단독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새롭게 ATM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노틸러스효성은 현재 30여 개 국가 주요 대형 은행에 독자 개발한 환류기와 셀프뱅킹 솔루션 NBS(New Branch Solution) 등을 공급하고 있다. 효성은 올해 수입차 사업도 메르세데스벤츠와 렉서스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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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새 길을 찾다/LS그룹]에너지 효율 분야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창출

    LS그룹은 올해 계열사와 해외사업 동반성장으로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디지털 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2008년 인수해 최근 흑자 전환한 미국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는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경우 통신선과 권선사업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기대감이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LS그룹 매출액과 영업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 필수 요소인 전선을 생산하는 LS전선과,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한 LS산전 등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친환경적이면서도 전기를 절감하는 에너지 효율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최근 충남 당진과 경기 평택 사이 35km를 연결하는 1243억 원 규모의 육상 HVDC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 발전한 전력을 수도권에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첫 육상 HVDC 케이블 연결이다. LS전선은 초전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kV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형식 승인시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증에 돌입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DC)와 교류(AC)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회사가 됐다. LS산전 역시 HVDC 분야에서 2015년 671억 원 규모의 변환 설비 건설 공사를 수주하고 기술 이전 및 제작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LS-니꼬동제련은 칠레 국영기업 코델코와 합작법인 형태로 귀금속 생산 플랜트를 준공해 연간 금 5t, 은 540t, 셀레늄 200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 LS엠트론은 유럽, 미국 등의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친환경 LPG 전문기업 E1은 싱가포르와 휴스턴 등 해외 지사들을 거점으로 네트워크와 트레이딩을 확대하는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S 관계자는 “LS는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친환경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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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企 14% “납품단가 대기업이 일방 통보”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A사는 매년 3%의 단가 인하를 조건으로 대기업과 계약했다. 거래 보장을 전제로 계속 단가를 낮출 것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의류잡화 부자재를 만드는 B사는 대기업으로부터 단가 인하를 위해 연매출액에 육박하는 고가 장비를 구입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생산비를 줄일 순 있지만 여기에 따른 이익은 고스란히 대기업의 몫이다. 선박 부품을 만드는 C사는 단가 협상을 할 때면 대기업 구매 담당자로부터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받지만 어쩔 수 없이 계약서를 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 4월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부당 단가결정 애로조사’를 벌여 모은 사례들이다. 조사한 제조업체 가운데 14.3%(43곳)가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부당한 납품 단가 결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납품 단가 협상에서 대기업의 일방통행이 여전한 것이다. 제조업체들은 ‘거래처의 가격 경쟁에 따른 원가 인하 전가’(58.1%)를 부당한 납품 단가 결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경기 불황’(14.0%), ‘업계 관행’(11.6%) 등이 뒤를 이었다. 부당 단가 결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체 중 34.9%는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한 후 합의를 강요했다고 답했다. 지속적인 거래 관계 보장을 전제로 부당하게 납품 단가를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3.3%에 달했다. 제조업체들은 부당한 단가 결정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한다(62.8%)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단가를 강제한 부담이 고스란히 협력업체에 전가되는 것이다. ‘재료비 절감(저가 원부자재로 교체)’을 통해 대응하는 경우가 14.0%로 나타났고 제조 공정 개선으로 부당 단가 결정에 대응하는 업체는 9.3%에 그쳤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들은 자율적인 상생협약 유도(45.3%), 판로 다변화(19.0%), 모범 하도급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19.0%)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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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연도금공장 15곳 연내 AI 적용”

    포스코 공장이 더 똑똑해진다. 17일 포스코에 따르면 전남 광양제철소 제3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에 시범 적용됐던 인공지능(AI) 활용 생산 기술이 연내 포스코의 전 세계 15개 CGL로 확대된다. 3월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67)의 스마트 공장화 구상이 점차 현실화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기술연구원, 이종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AI 기반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처음 적용한 곳이 제3 CGL이었다. 포스코는 이 공장에서 기술의 안정성을 확실하게 검증했다는 판단 아래 국내외 전체 생산라인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외판재, 건축물 외장재 등에 쓰이는 비교적 비싼 철강 제품이다. 공급 받는 업체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도금의 두께를 조정하면서도 오차를 줄이는 게 이 공정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아연 가격이 비싸고 두께에 변화를 줄 때 불량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에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서 포스코는 m²당 도금량 편차가 0.5g까지 줄어든다는 점을 확인했다. 과거 수동으로 조업할 때는 최대 7g에 이르렀던 수치가 14분의 1로 낮아진 것이다. 포스코는 우선 상반기(1∼6월) 광양제철소의 7개 CGL 가운데 일부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다. 이후 올해 안에 국내 나머지 설비와 해외 CGL에도 같은 작업을 할 예정이다. 각 공장에서 AI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운영 기술까지 익히는 데는 4∼5개월 소요된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포스코의 모든 CGL에서 AI 기반 자동 생산이 완성되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시범 적용을 통해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고객사에도 보다 균일한 품질의 도금으로 용접성을 높인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이런 기술을 실제 생산 현장에 확대 적용하는 것은 권 회장의 구상이 점차 실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권 회장은 연임이 결정된 후 포스코에 먼저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면서 철강은 물론이고 다른 제조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도시 등도 함께 건설하면서 포스코를 스마트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가운데 광양제철소 후판부에서는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고로에서 만든 쇳물을 이용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만드는 제강 및 연주 공정과 이 슬래브를 후판으로 완성하는 압연 공정 등 연속 공정 전반에서 스마트 공장의 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또 세종시 전의산업단지에 있는 포스코켐텍 음극재 공장 등 비철강 부문에서도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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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압기 반덤핑관세 맞은 현대일렉, 美 현지공장 생산물량 늘리기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변압기에 61%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 판정을 받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국내에서 생산하던 대형 변압기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6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에서 최근 분사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미국의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에서의 대형 변압기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현대중공업이 수출하던 대형 변압기에 61%의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예비 판정 당시 3.09%의 20배에 이르는 관세다. 이를 피하기 위해 국내 생산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국에 이미 생산 공장이 있는 만큼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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