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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3대 철강 도시로 꼽히는 전남 광양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발 관세 여파 등으로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철강업계를 돕기 위해 발의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도 이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산업통상부는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광양을 이날부터 2년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이란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 주요 기업의 도산 및 구조조정으로 범부처가 합동 지원하는 경제·산업 분야 특별재난지역을 뜻한다. 광양은 수십 년간 철강을 기반으로 산업을 발전시켜 온 곳으로 충남 당진, 경북 포항과 함께 국내 3대 철강 도시로 불린다. 올 들어 5월과 8월에 석유화학산업 위기로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철강산업 위기로는 8월 포항에 이어 광양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광양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우대 등의 지원책을 추진한다. 광양 지역 중소·중견기업은 신규 대출 한도가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확대된다. 정책금융기관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우대보증 지원 등도 이뤄진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저가 수입재가 범람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이 올해 6월부터 철강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며 수출 역시 심각한 부진에 빠진 상태다. 국회에서도 철강업계의 구조적 위기 해소를 위한 ‘K스틸법’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세제 및 재정 지원을 통한 사업 재편과 수급 조절 유도 등의 방안을 담은 해당 법안은 이르면 27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임광현 국세청장이 해외 재산 은닉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 한국 기업 지원을 위해 소통 채널 확립 등 해외 과세 당국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20일 국세청은 임 청장이 18~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18차 OECD 국세청장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OECD 국세청장회의는 각국의 조세행정 주요 관심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OECD 산하 국세청장급 회의체다. 이번 회의에는 54개국 국세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OECD 등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임 청장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 청장들에게 체납 세금 관리와 징수 공조를 통한 조세 정의 실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징수 공조는 체납자의 해외 재산을 외국 국세청이 대신 조회하거나 압류·공매하는 행위를 말한다.임 청장은 해외 재산 은닉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OECD 체납관리 네트워크가 주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OECD 국세청장회의 산하 국가 간 협의체로 각국 과세당국이 ‘세금 체납과 조세채권회수’ 분야의 경험과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협업 조직을 말한다. 또 회의 기간 프랑스, 뉴질랜드, 벨기에 등 주요국 국세청장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징수 공조 양해각서(MOU) 체결 등 실효성 있는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최근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는 국가들과는 진출기업 지원을 위한 소통 채널 확립 등 과세당국 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정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여 OECD 등 주요 조세행정 협의체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과세당국 간 협력기반을 한층 확대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세정환경에서 사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국발(發) 공급 과잉과 미국발(發)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고사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정부가 국내 3대 철강 도시로 꼽히는 전남 광양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철강 산업 지원을 위해 국회에 발의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도 이르면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20일 산업통상부는 ‘산업위기대응 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전남 광양을 이날부터 2027년 11월 19일까지 2년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공고했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이란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 주요 기업의 도산 및 구조조정으로 범부처가 합동 지원하는 경제·산업 분야 특별재난지역을 뜻한다.전남 광양은 수십 년간 철강을 기반으로 산업을 발전시켜온 곳으로 충남 당진, 경북 포항과 함께 국내 3대 철강 도시로 불린다. 올해 들어 5월과 8월에 석유화학산업 위기로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철강산업 위기로는 8월 포항에 이어 광양이 두 번째 지정이다.이번 지정에 따라 정부는 광양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우대 등의 지원책을 추진한다. 광양 지역 중소·중견기업은 신규 대출 한도가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확대된다. 정책금융기관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우대보증 지원 등도 이뤄진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저가 수입재가 범람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초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6월부터는 이를 50%로 인상하면서 수출 역시 심각한 부진에 빠진 상태다. 국내 조강 생산량은 2021년(7042만 t) 이후 매년 감소세다. 지난해 생산량은 6365만 t에 그쳤고, 올해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조강이란 쇳물을 부어 만든 최초의 고체 형태 철강 생산품이다. 조강 생산량은 흔히 철강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국회에서도 철강업계의 심각한 구조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지식재산소위원회는 19일 K-스틸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법안은 △대통령 소속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지원 및 전환 촉진 △부적합 철강재의 수입·유통 억제 및 불공정 무역 대응 △세제 및 재정 지원을 통한 사업 재편과 수급조절 유도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이르면 27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될 전망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올해 10월까지 한국의 누적 자동차 수출액이 596억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 국가인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6% 가량 급감했지만 유럽연합(EU)과 기타유럽, 아시아 등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이를 상쇄했다.20일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10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자동차 수출액은 596억2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91억 달러) 대비 0.9%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특히 이 기간 친환경차 수출액이 212억2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1%나 급증하며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런 실적은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대미(對美) 수출이 급감했음에도 거둔 성과다. 올해 10월까지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247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올해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해왔다. 한국은 3월부터 자동차 수출액(27억8000만 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0.8%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10월(21억2400만 달러, ―29.0%)까지 8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다만 미국 수출 감소를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상쇄하고 있다. 올해 1~10월 EU로의 자동차 수출이 79억9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7% 늘었다. 기타유럽(53억7100만 달러, 32.2%)과 아시아(66억4900만 달러, 39.1%) 등에서의 수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향후 자동차 수출 실적은 더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8월과 9월 EU와 일본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매듭짓고 15%로 인하된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은 데 이어 한국도 조만간 자동차 관세가 인하되면서 대미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한미 양국은 최근 관세협상의 상세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설명자료)를 발표하고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던 25%의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확정했다. 인하된 관세율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소급 적용된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국회에 특별법을 제출할 계획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김모 씨는 이달 들어 10억 원을 달러로 환전해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어 가파르게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기 때문. 김 씨는 “매달 달러로 지급되는 연금은 다시 미국 국채에 투자해 달러 기반 자산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투자자의 ‘달러 쇼핑’이 늘고 있다. 달러 기반 보험, 채권, 주식 등의 자산을 사들이거나 아니면 달러 자체를 모으는 투자다. 19일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0.3원 오른 1465.6원에 주간거래를 마치며 고공행진할 정도로 달러는 비싸지고 있다. 그럼에도 ‘포모(FOMO·소외 공포)’족들은 “달러가 더 비싸지기 전에 사자”며 달러 자산을 모은다. 과거 달러가 비싸지면 수요가 줄던 것과 달라진 영상이다. ● 고환율에도 ‘달러 쇼핑’ 늘린다보험을 아예 달러로 구매하는 수요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19일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올해(이달 17일 기준) 달러 보험 상품 누적 판매액은 1조4732억 원에 달한다. 올해가 한 달 반 정도 남았지만 판매 실적이 지난해 연간 판매액(9506억 원) 대비 약 55% 늘었다. 달러 매입을 늘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7일 기준 6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24억 달러가량 늘었다. 전년 동월(604억 달러)과 비교하면 5억 달러가량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받지만, 한미 기준금리 격차(1.5∼2%포인트) 영향으로 금리가 한화 예금보다 은행별로 0.2∼0.5%포인트가량 높게 설정돼 유인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열풍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7일 기준 1541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울 강남에 사는 한 사업가는 지난달 아내와 자녀 명의로 미국 주식에 각각 10억 원씩 20억 원어치를 추가 투자했다. 그는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등장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건실한 미국 AI 기업들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도 최근 법인의 여유자금 10억 원을 해외 증시에 투자했다. 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해 반도체 업체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 보고 해외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을 넣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출 기업은 달러로 받은 자금 중 일부를 해외 증시에 다시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 자산 확보 심리 강하게 작용”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가 비싸져도 투자를 늘리는 핵심 이유는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20년 들어 모바일을 통한 해외 투자가 쉬워져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수시로 글로벌 증시에 뛰어드는 점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1∼9월 574억9000만 달러였던 내국인의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가 올해 1∼9월 998억5000만 달러로 74%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말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도 1조562억 달러에 이른다. 순대외금융자산은 한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2조7976억 달러)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1조7414억 달러)를 뺀 액수다. 서울 강남 지역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6월쯤 환율이 1300원대일 때 미국 국채를 산 고객들은 5개월 만에 이자수익 2%에 환차익이 7% 정도 났을 것”이라며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에 투자를 많이 해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달러 쇼핑을 늘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다 보니 2030세대들이 차라리 미국에 직접 투자하자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원화 약세가 심화하면 고환율에 대비해 달러를 추가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더 늘며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미국 관세 폭풍 속에 해외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내부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경제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휘발유 가격이 9개월 만에 1800원대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수입 단가가 높아진 결과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1801.28원)보다 2.13원 오른 L당 1803.41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2.67원 오른 1732.94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휘발유 가격은 올해 2월 6일(1800.84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1800원을 돌파했다. 국내 유가는 벌써 3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맞물려 원유 수입 단가가 높아진 탓이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도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상승을 더 크게 체감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15%에서 10%로 각각 낮췄다. 휘발유값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올해 최고치인 1807.96원(1월 28일)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에 더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불안정 등이 겹치며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관련 업계와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석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휘발유 가격이 9개월 만에 1800원 대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수입 단가가 높아진 결과다.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1801.28원)보다 2.13원 오른 L당 1803.41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2.67원 오른 1732.94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휘발유 가격은 올해 2월 6일(1800.84원) 이후 약 9개월 만에 1800원을 돌파했다. 국내 유가는 벌써 3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맞물려 원유 수입 단가가 높아진 탓이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도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상승을 더 크게 체감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15%에서 10%로 각각 낮췄다.휘발유값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올해 최고치인 1807.96원(1월 28일)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에 더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불안정 등이 겹치며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관련 업계와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석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미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2000억 달러(약 29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을 투입할 사업처를 선정하기로 했다. 한국이 투자처를 통보받은 뒤 45영업일 내에 달러 입금을 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관세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 ● 트럼프-러트닉이 투자처 선정… 韓과도 협의 14일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말 관세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후 약 3개월 반 만에 이룬 성과다. MOU에 따르면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규모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분야에 배정되고, 2000억 달러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양국이 결정한 분야에 현금으로 투입된다. 이 중 2000억 달러가 투입될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게 된다. 투자위는 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와 논의 후 ‘상업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투자만을 추천한다. 한국은 투자처를 통보받고 최소 45영업일 내에 사업 개시를 위한 초기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사업 단계별로 추가 자금 투입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미국은 언제든 한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높이거나 한국이 받아가야 할 이익 배분금을 줄일 수 있다. 모든 투자처 선정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19일까지 완료돼야 한다. 대미 투자처 선정 과정에서는 미국의 입김이 훨씬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의위가 투자처에 반대해도 미국 측 투자위는 선정을 밀어붙일 수 있다. 인력 구성도 미국에 기울어져 있다.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는 수시로 나머지 구성원을 정할 수 있다. 협의위는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지만 한미 양국이 지명한 이들이 위원회에 참여한다. 실질적인 투자 추천권을 가진 투자위원회는 미국 인력으로 꾸려지고, 의견 제시 정도의 소극적인 역할에 그치는 협의위 구성도 미국과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을 협상을 통해 얻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 임기 종료 시까지 ‘투자 약정(Investment Commitment)’, 즉 투자처 선정 및 투자 납입 계획을 완료하기로 했다. 반면 일본은 2029년까지 해당 시점까지 ‘투자(Investment)’를 완료하기로 했다. 또 한국은 일본 MOU에 없는 연간 투자금 한도(200억 달러)를 설정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연간 투자 한도 200억 달러 설정은 한미 관세협상의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정관 “공정한 내용 어디 있나” 투자 관리는 미국이 ‘투자 SPV(Special Purpose Vehicle·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총괄할 예정이다. 원리금을 한국과 미국이 각각 돌려받을 때까지 미 SPV의 세후 투자 수익은 양국이 각각 5 대 5로 나눈다. 원리금 상환 후엔 한국과 미국에 각각 1 대 9의 비율로 배분된다. 상환 이자율은 기준금리(미국 국채 20년물 고정금리)와 스프레드(가산금리)의 합이다. 스프레드 상한은 미일이 합의한 스프레드보다 30bp(베이시스 포인트·1bp는 0.01%포인트)만큼 더한 값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익 배분 일부 조항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여기(한미 관세협상) 내용중에 공정한 내용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며 “일본이 합의해 놓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나중에 관세협상을 진행하다 보니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미국은 한 푼도 돈을 안 내는데 수익 배분이 5 대 5로 돼 있는 게 말이 안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500억 달러의 조선 협력 투자의 경우 투자위가 승인한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가 민간투자·보증·선박금융 등을 지원한다. 이때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한국 기업에 귀속되는 구조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미가 14일 관세·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를 승인하고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15%, 반도체 관세는 사실상 대만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직접 브리핑에 나서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16일 만이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잠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approval)했다”며 “미국은 연료 공급을 포함한 (핵잠) 건조 프로젝트 진전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핵잠 건조 장소와 시기, 연료 공급 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후속 협상 과정에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는 “123협정(한미 원자력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미국은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이어질 절차(process)를 지지한다”고 했다. 정부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일본 수준의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팩트시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명확하게 담기지는 않았다. 한미는 이날 팩트시트 발표에 이어 대미 전략투자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했다. 팩트시트와 MOU에는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 중 20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분에 대해선 “연도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투자금액 조달을 요구받지 않는다”는 안전장치가 담겼다. 투자 약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19일까지 체결하기로 했으며 투자 수익은 원금 회수 때까지는 5 대 5, 이후에는 1(한국) 대 9(미국)로 배분하기로 했다. 미국이 투자처를 확정한 뒤 한국이 45일 내에 투자금을 내지 않으면 관세가 인상될 수 있다거나 20년 내 원리금 상환이 불투명할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한다는 내용 등도 MOU에 담겼다. 그 대신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15%로 인하되고, 미국이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반도체는 최대 경쟁자인 대만과 같은 수준을 보장받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가 14일 최종 확정되면서 자동차와 의약품 등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품목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게 됐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미국에 한국 이상의 반도체를 수출(교역)하는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이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란 의미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 자동차 관세 15%로 인하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그간 한미 양국이 줄다리기를 지속하던 관세 분야에서의 협상 결과물이 대거 담겼다. 먼저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부과되던 25%의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방침이 공식 문서화되면서 매달 5000억 원에 달하는 수출 피해를 봐왔던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이 앞선 8월 21일과 9월 4일부터 한국의 수출 경쟁국인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수출 시장에서 경쟁사들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율을 감수해 왔다는 의미다. 미국이 품목 관세를 매기기 전에는 일본이나 EU 자동차 대미 관세는 2.5%,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0%였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율이 12.5%가 돼야 과거와 같은 경쟁 조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협정을 맺은 주요국들에 제시한 최저 관세가 15%임을 감안하면 최적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한국산 목재 및 파생상품의 품목 관세도 15%로 낮춘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수입 목재 가구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최근에는 내년부터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높이겠다는 방침까지 공개하면서 국내 수출 가구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및 매출 타격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에 대한 15% 상호관세는 철폐된다. 미국은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은 일본, EU 등과도 무관세로 합의를 본 상태다. ● 반도체 대만 수준-농산물 쌀 소고기 개방 없어 주요 협상 분야였던 반도체(반도체 장비 포함) 관세의 경우 향후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할 합의 조건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했다. 단, 비교 대상 국가는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김 실장은 “사실상 주요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한국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으로 묶여 있는 협업 관계이면서도 파운드리 반도체 최대 경쟁국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AI 반도체 생산국인 대만과 한국을 묶어 미국 투자를 독려함과 동시에 향후 미중 갈등 시 반도체 수출 통제 등에 관세를 활용해 한국과 대만의 협조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본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관세율이 높지 않을 것”을 명시했고, EU는 “최대 15%” 조항을 받은 상태다. 아직 미국이 세부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의약품 관세의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5%를 넘지 않기로 했다. 또 복제 의약품, 미국 내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천연자원에 대한 15% 관세는 폐지하기로 했다. 개방 여부에 이목이 쏠리던 미국산 쌀과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 그 대신 한국에 미국 농산품 수입 전담 ‘데스크(US Desk)’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담 데스크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내 검역본부에 신설돼 미국 측 검역본부와 직접 소통하는 ‘접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11개 주(州) 감자 등 미국의 ‘개방 1순위’ 농산품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산 농산물 중 (검역) 통과 시점이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국전력이 연료가격 안정과 요금 조정 등의 결과 올해 3분기(7∼9월)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누적 영업적자가 여전히 20조 원이 넘는 데다 매년 4조 원이 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추가 재무 개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5조65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7조5724억 원으로 5.6% 늘었고, 순이익은 3조7900억 원으로 101.6% 확대됐다.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모두 한전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이는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전기 판매 수익이 늘었고,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세로 연료비 부담까지 줄어든 결과다. 한전 관계자는 “3분기 전기 판매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조4518억 원(5.8%) 증가했고, 연료비 등 영업비용은 7868억 원(3.5%) 감소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에도 한전의 재무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누적 적자가 23조1000억 원에 달하고, 총부채도 205조 원 규모인 탓이다. 지난해 발생한 연간 이자 비용만 4조6000억 원으로 올해에도 3분기까지 3조3000억 원을 지출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소비쿠폰을 비롯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9월까지의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100조 원을 넘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한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총수입은 480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조4000억 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이 289조6000억 원으로 34조3000억 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수가 76조 원으로 21조4000억 원 증가했고, 소득세 역시 95조2000억 원으로 10조2000억 원 더 걷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4년 및 올해 상반기(1∼6월) 기업실적 개선으로 법인세수가 늘었다”며 “소득세가 더 걷힌 것은 성과급 지급 확대 및 근로자 수 증가, 해외주식 호황 등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지출이 544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조9000억 원 늘어나 총수입을 능가했다. 31조8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 집행이 본격화한 탓이다. 2차 추경 대비 진도율은 77.4%였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3조5000억 원, 이 중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2조4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조6000억 원 증가했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10조9000억 원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9월에 주요 세입 일정이 없었는데 추경 집행은 늘었기 때문에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커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111조6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9월 말 중앙정부의 채무 잔액은 1259조 원으로 전월 대비 1조9000억 원 줄었다. 지난달 국고채는 17조7000억 원어치가 발행됐다. 10월까지 누적 국고채 발행량은 205조2000억 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88.8%에 달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달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액이 역대 10월 중 최대치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시장 호황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13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0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ICT 수출액은 23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208억 달러) 대비 12.2% 증가했다. 최장 7일에 달한 긴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20일)가 1년 전보다 이틀 줄었지만 10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이런 흐름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끌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57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4% 늘면서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AI 서버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통신장비 수출액도 1억8000만 달러로 2.5% 증가했다. 베트남의 무선통신기기용 부분품과 인도의 기지국용 장비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디스플레이(―8.8%), 휴대폰(―11.8%), 컴퓨터·주변기기(―1.0%) 수출액은 감소했다. 지난달 ICT 분야 수입액은 129억6000만 달러로 2.9% 줄었다.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 달러 흑자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9월까지의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섰다.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전년보다 법인·소득세수가 급증했지만 추경 등으로 총지출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다.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총수입은 480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조4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 수입이 289조6000억 원으로 34조3000억 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수가 76조 원으로 21조4000억 원 증가했고, 소득세 역시 95조2000억 원으로 10조2000억 원 더 걷혔다.기재부 관계자는 “2024년 및 올해 상반기(1~6월) 기업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늘었고, 소득세가 더 걷힌 것은 성과급 지급 확대 및 근로자 수 증가, 해외주식 호황 등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총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조9000억 원 늘어난 544조2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진도율은 77.4%였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3조5000억 원, 이 중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2조4000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조6000억 원 증가했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10조9000억 원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9월에는 주요 세입 일정이 없었는데 추경 집행은 늘었기 때문에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좀 커졌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10월부터는 다소 개선되면서 연말까지 가면 연간 예상했던 관리재정수지에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말 기준 중앙정부의 채무 잔액은 1259조 원으로 전월 대비 1조9000억 원 줄었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7조7000억 원. 국고채 금리는 3년물 2.716%, 10년물 3.061%로 전월(3년물 2.582%, 10년물 2.951%) 대비 소폭 상승했다.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 기대 변화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10월까지 누적 국고채 발행량은 205조2000억 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88.8%에 달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회사 3곳을 옮겨다니며 9년가량 직장 생활을 해왔던 박모 씨(36)는 지난해 말 물류 업체를 그만뒀다. 대기업이나 처우가 좋은 곳으로 이직을 꿈꿨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올 초 대기업과 중견기업 경력 공채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경력 공채의 문이 계속 좁아지면서 7월부터는아예 구직 활동에 손을 놨다. 박 씨는 “40대도 뽑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눈을 낮춰서 적은 연봉을 주는 회사라도 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중소기업 영업직으로 일하다 올 2월 퇴사한 박모 씨(31)도 ‘쉬었음’ 청년이 됐다. 그는 “일을 하고 싶어도 30대 초반의 나이에 처우가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년이라고 괜찮은 일자리가 생길지 확실하지 않아 더욱 막막하다”고 했다.구직활동을 포기한 30대 청년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좋은 일자리’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처우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취업문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되고,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줄어들수록 ‘쉬었음’ 청년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30대 쉬었음 넉 달 연속 30만 명대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30대 쉬었음 인구는 올 7월부터 4개월 연속 3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만4000명이 늘면서 60세 이상(9만4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30대 쉬었음 인구는 구직 의욕이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데이터처의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올 8월 기준 30대 쉬었음 인구의 27.3%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쉬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거나(17.4%) 일자리가 없다(8.1%)는 것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3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향후 1년 이내 취업·창업을 희망하는 비중은 46.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통상 30대는 활발히 직장을 옮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건설업,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의 고용이 부진해 취업 경쟁이 심해진 데다 기업들의 AI 전환도 쉬었음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주로 보건·복지 서비스업 등 내수 중심 일자리에 치우쳤고,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는 각각 16개월, 18개월째 줄었다.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업무 노하우를 가진 숙련된 40대 관리자급 노동자와 달리 단순 문서 작업 비중이 높은 30대 대리급 인력은 챗GPT 등 생성형 AI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학력 유휴 인력도 늘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과 최근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5∼34세 쉬었음 인구 중 대졸 이상의 비중은 2015년 54.3%에서 지난해 58.8%로 증가했다.고용시장 핵심 계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날수록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쉬었음 청년(15∼29세)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비용은 44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청년층 고용 한파 더 거세질 듯 청년층 취업 문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3000명 줄어든 35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 취업자가 15만3000명 줄어 전 연령대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 고용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떨어진 44.6%로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AI를 많이 활용하는 업종일수록 청년 고용이 크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청년층 일자리가 21만1000개 감소했는데 이 중 20만8000개(98.6%)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이었다. 최근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임금체계 등을 유지한 채 정년만 연장할 경우 청년층 취업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력 업종의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 AI 전환, 정년 연장이 더해지면 청년층 구직활동이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연공형 임금체계 개선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A 씨는 부동산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수십억 원을 납부하지 않아 과세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체납한 세금이 100억 원가량에 달했다. 합동수색반은 A 씨의 주소지를 알아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A 씨의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임차보증금으로 보이는 자금을 추적하고 실거주지를 찾아냈다. 그 집에서 명품 에르메스 가방 60점과 현금, 순금 10돈 등 총 9억 원 상당을 압류했다. 10일 국세청은 7개 광역자치단체(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인천시, 대구시, 광주시, 대전시)와 함께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합동수색을 지난달 20∼31일 실시한 결과 현금 약 5억 원과 명품 가방 수십 점, 순금 등 총 18억 원 상당을 압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압류된 가방은 각 지방청에서 감정을 거친 뒤 공매될 것으로 보인다. 수색 대상은 고액·상습 체납자 중 국세와 지방세를 모두 체납한 18명이다. 이들의 체납액은 400여억 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번 합동수색의 성과를 바탕으로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관계기관과 과세 정보 및 노하우 공유, 합동수색 등 공동 대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고액 체납자 추적 특별기동반’을 출범한 국세청은 체납 발생 시 실태 확인부터 조사, 징수에 즉시 돌입한다. 내년에는 ‘국세 체납관리단’을 새로 설립해 모든 체납자의 경제적 생활 실태를 확인하고 악의적 체납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세금을 고의로 회피하며 호화 생활을 하는 고액·상습 체납자가 더 이상 발 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추적하고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결제 대행업체 대표 A 씨는 소득 대비 과다한 소비를 이어가면서도 종합소득세 수억 원을 납부하지 않아 과세당국의 조사 물망에 올랐다. 합동수색반은 A 씨가 거주하는 고가 주택을 조사해 현금 1000만 원과 고가 시계 2점을 압류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적은 현금 보유량과 A 씨의 태연한 태도에 수상함을 감지해 주변 폐쇄회로(CC)TV를 파악한 결과 A 씨의 배우자가 캐리어 가방을 몰래 숨겨 옮긴 사실이 확인됐다. 합동수색반은 추가 조사에 나섰고, 캐리어 가방 속 현금 4억 원과 고가 시계 2점 등 총 5억 원 상당을 추가로 압류할 수 있었다. 10일 국세청은 7개 광역지자체(서울시·경기도·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와 함께 지난달 20~31일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합동수색을 실시한 결과 현금 약 5억 원과 명품 가방 수십여 점, 순금 등 총 18억 원 상당을 압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색 대상은 고액·상습체납자 중 국세와 지방세를 모두 체납한 18명이다. 이들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체납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을 누려왔다. 합동수색 대상자 중 한명인 체납자 B 씨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세 수십억 원을 체납한 상태였다. 그와 그의 배우자는 모두 별다른 소득이 없었음에도 자녀의 해외 유학 및 체류 비용을 지불하는 등 재산은닉 혐의가 있어 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합동수색반은 그의 실거주지를 수색했고, 순금 10돈과 명품 에르메스 가방 60점 등 총 9억 원 상당을 발견해 압류했다. 국세청은 “이번 합동수색의 성과를 바탕으로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관계기관과 과세 정보 및 노하우 공유, 합동수색 등 공동 대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국세청은 관계기관과의 공조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체납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고액체납자 추적 특별기동반’을 출범한 국세청은 체납 발생 즉시 ‘실태확인→추적조사→체납징수’ 과정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국세 체납관리단’을 새로 설립해 모든 체납자의 경제적 생활실태를 확인하고 악의적 체납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임광현 국세청장은 “성실하게 납세 의무를 다하는 대다수 국민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 조세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보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사망자가 7일 3명으로 늘었다.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며 2명은 여전히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2차 붕괴 위험으로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고 발생 매몰자 가족들은 기적적인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위에서 아래로 철거’ 안지켜진 듯… 해체 신고 의무도 없어[울산발전소 붕괴 사고] 울산발전소 7명 매몰, 3명 사망2차 붕괴 위험탓에 중장비 못써… 손으로 철근더미 헤쳐가며 수색보일러 타워, 건축물 아닌 ‘공작물’관리사각 지적… 경찰 전담팀 구성“곧 구조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힘내세요.” 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면서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 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 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 가며 수색 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 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 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 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이번 사고는 발파 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사전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취약화 작업은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게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공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안전을 위해선 상부에 먼저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하부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 하부 먼저 취약화 작업이 진행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현장 사진을 보면 하부에 취약화 작업을 진행한 흔적이 보인다”며 “작업 순서가 틀려 위험해진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면 문제”라고 분석했다. 손기영 울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구조물 하중을 분산하는 사전 작업 자체가 덜 이뤄진 게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가 일반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던 점도 드러나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철거·해체할 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공작물은 관련 법령이 없어 허가 의무가 없다. 공작물은 땅 위에 세워졌지만 사람이 상시 머물 수 없는 인공 구조물을 의미한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남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공작물이다 보니 철거 해체 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법령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 작업을 맡았던 원·하청 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곧 구조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힘내세요.”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 처럼 얼키고 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며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 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가며 수색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 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이번 사고는 발파 전 취약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사전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취약화 작업은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게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공정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안전을 위해선 상부에 먼저 취약화 작업을 진행하고 하부 작업에 들어가지만 이번 현장의 경우 하부 먼저 취약화 작업이 진행됐을 수 있단 설명이다. 최명기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객원교수는 “현장 사진을 보면 하부에 취약화 작업을 진행한 흔적이 보인다”며 “작업 순서가 틀려 위험해진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면 문제”라고 분석했다. 손기영 울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구조물 하중을 분산하는 사전 작업 자체가 덜 이뤄진 게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가 일반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였던 점도 드러나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철거·해체할 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공작물은 관련 법령이 없어 허가 의무가 없다. 공작물은 땅 위에 세워졌지만 사람이 상시 머물수 없는 인공 구조물을 의미한다. 이번 사고로 무너진 보일러 건물을 포함해 댐, 담장, 광고판 등이 공작물에 해당된다.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남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공작물이다보니 철거 해체 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관련 법령이 없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작업을 맡았던 원·하청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올해 10월까지 ‘K푸드 플러스(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5.7% 증가해 110억 달러(약 16조 원)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K콘텐츠 인기로 라면과 김치, 포도 등 먹거리 인기가 지속되며 수출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10월 K푸드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5.7% 증가한 112억3880만 달러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농식품 수출액이 85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0% 늘었다. 중동(20.4%)과 유럽연합(EU·14.8%), 북미(13.9%) 등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품목별로는 라면 수출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1~10월 10억2060만 달러였던 라면 수출 실적은 올해 12억5540만 달러로 23% 급증했다. 전 세계에서 매운 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젊은층을 겨냥한 인기 K-콘텐츠 활용 마케팅과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치 수출은 1억3470만 달러에서 1억3740만 달러로 2% 늘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소폭 증가했고, 캐나다·대만으로의 수출 성장률도 높았다. 농식품부는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산 김치가 우수한 발효식품이라는 인식이 지속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포도 수출도 3350만 달러에서 4870만 달러로 45.4%나 급증했다. 생산량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제고와 지난해 새로 도입한 ‘대만 수출용 포도 사전등록제(ID)’의 안정적인 장착으로 대만 수출이 192.1% 증가한 결과다.농산업 수출 역시 전년 대비 7.8% 증가한 26억4490만 달러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농기자재 수출이 21억690만 달러에서 23억3270만 달러로 10.7% 확대됐다. 농기계(7.3%)와 비료(10.5%), 농약(16%), 종자(9.9%) 등의 수출이 모두 증가한 모습이다.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정부는 연말까지 정책자금, 물류·통관 지원 등으로 수출 애로를 해소하고, 유통매장 판촉 및 한류 연계 글로벌 마케팅 등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수출 목표 14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